[삼성 쇄신안]미전실 해체·계열사 자율경영…삼성, 79년만에 '그룹' 소멸(종합)

미전실 수뇌부 전원 사퇴
각 계열사 자율 경영 강화
대관 업무 조직 완전 해체
수요사장단회의도 폐지
  • 등록 2017-02-28 오후 4:28:18

    수정 2017-02-28 오후 4:44:38

삼성이 특검 수사 직후 쇄신안을 발표해 미전실을 해체하고 삼성전자 등 각 계열사 중심의 독립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 1층 로비 입구. [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그룹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 종료 발표 직후인 28일 오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 해체를 포함한 ‘5대 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번 쇄신안을 통해 그룹 개념을 폐기하고 각 계열사별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삼성이 내놓은 쇄신안은 △미래전략실 해체 및 최지성 부회장·장충기 사장과 모든 팀장 사임 △각 사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 자율 경영 및 그룹 사장단 회의 폐지 △대관(對官) 업무 조직 해체 △외부 출연금·기부금 일정기준 이상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 승인 후 집행 △박상진 승마협회장 및 삼성전자 사장 사임 및 승마협회 파견 임직원 소속사 복귀 등이다.

미전실 수뇌부 전원 사임·사장단 회의 폐지

삼성은 이번 쇄신안을 통해 미전실 해체와 동시에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이 기소한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은 물론 사장급인 김종중 전략팀장과 정현호 인사지원팀장, 성열우 법무팀장과 부사장급인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 박학규 경영진단팀장, 이수형 기획팀장, 임영빈 금융일류화추진팀장 등 7명 전원이 사퇴했다.

애초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최 부회장과 장 사장 등 2명이 사의를 표하고 나머지 팀장들은 각 계열사로 이동, 소폭의 사장단 인사가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은 미전실의 ‘완전한 해체’라는 쇄신 원칙에 따라 소속 팀장까지도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는 극약 처방을 선택했다.

최순실·정유라씨 모녀에게 승마 특혜 지원을 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도 함께 사임했다. 또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로서 파견했던 임직원들은 모두 소속사로 복귀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미전실 실장과 차장, 각 팀장들, 박상진 사장 등 10명은 고문이나 다른 형태로도 회사에 남지 않고 3월 1일부로 모두 퇴사한다”고 말했다.

그룹 개념이 소멸되면서 매주 수요일마다 최지성 부회장이 주재해 열리던 사장단 회의도 58년만에 폐지됐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1959년 만든 사장단 회의는 매주 수요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삼성 서초사옥 39층에 모여 명사의 강연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삼성은 앞으로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중심이 되는 자율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삼성전자·물산·생명 등 3개 핵심 계열사들이 주축이 돼 각 사 이사회 등이 협의해 회사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관 조직 해체…기부·출연금도 계열사 관리

삼성 쇄신안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 미전실 7개 팀이 맡고 있던 업무를 각 계열사로 이관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미전실 핵심 기능으로 기획팀이 맡았던 대관 조직을 해체하고 관련 업무도 없애기로 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미전실은 팀장이 모두 사임하고 그룹 단위 업무가 사라지면서 전략팀이 담당했던 인수합병(M&A) 등 일부 기능만 삼성전자 등으로 이관될 전망이다. 그룹 단위 사장단 인사도 이날 삼성전자가 전영현 DS부문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삼성SDI 사장으로 내정하면서 사실상 계열사 독립 인사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전실이 관리하던 수천억원에 달하는 외부 출연금과 기부금도 각 계열사 별로 일정 기준 이상일 경우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 승인을 거쳐 집행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가장 처음 10억원 이상 기부·후원금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한 ‘대외 후원금 운영 투명성 강화’ 방침은 발표한바 있다. 삼성전자는 또 1000만원 이상 모든 후원금을 사내 팀장(사장·부사장급) 4명으로 구성된 자체 심의회의를 거치도록 해 나머지 계열사들도 같은 방식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그룹에서 하던 모든 업무는 사라지고 미전실 임직원들도 개별적으로 원소속사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업무 이관 등에 향후 구체적인 일정 계획은 현재로선 전혀 나온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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