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처진 韓 경제…장·단기 금리差 왜이리 좁혀지나

국고채 10년물·3년물 금리差 18.8bp
2년2개월來 최소…경기둔화 우려 탓
"경기반등 난망…커브 더 누울 수도"
  • 등록 2018-12-04 오후 6:07:50

    수정 2018-12-04 오후 6:07:5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요즘 서울채권시장의 최대 화두는 ‘커브 플래트닝(채권수익률곡선 평탄화)’이다. 채권수익률곡선(일드커브)은 각 채권 만기별로 서로 다른 금리 수준을 이은 선인데, 그 곡선이 가파르게 서지 못하고 축 늘어져 있다는 것이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통상 금리도 높다. 먼 미래일수록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게 곡선의 기울기다. 커브 플래트닝은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져 곡선이 편평해졌다는 뜻이다. 향후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떨어지는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반대로 경기가 호조를 띨 것 같으면 장기금리는 상승하고 곡선은 가팔라진다(커브 스티프닝).

장단기 금리差 2년2개월來 최소

그런데 최근 장·단기 금리 차가 2년2개월 만에 가장 최소 폭 좁혀져 관심이 모아진다. 채권시장에서는 “커브가 누워버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4일 서울채권시장과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2.102%)와 3년물 금리(1.914%)의 차이는 18.8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2016년 10월4일(17.9bp)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작은 격차다.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29.5bp) 즈음부터 금리 차가 20bp대로 축소되더니, 다시 10bp대로 좁혀진 것이다.

특히 국고채 10년물 금리 흐름을 주목할 만하다. 현재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월13일(2.096%) 이후 1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장기물을 대표하는 10년물 금리가 이렇게 떨어진 건 경기를 보는 채권시장의 눈이 그만큼 어둡다는 의미다. 장단기 금리 차가 2016년 수준으로 좁혀진 것도 장기물 금리의 급락 때문이다.

그렇다면 추후 커브는 어떤 모습을 띨까. 한 시장 인사는 “경기가 나아질 만한 모멘텀이 별로 없다”며 “커브는 더 누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16년 9월30일 당시 장단기 금리 차는 15.1bp까지 좁혀졌다. 그해 경기 상황이 지금과 비슷했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이 -7.1%(전기 대비)로 고꾸라졌고, 3분기 경제성장률은 0.4%에 불과했다. 5~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전년 동기 대비)에 그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던 때가 그해 6월이다.

이주열 “관심있게 지켜보는 지표”

또다른 채권시장 인사는 “경기 상황을 보면 한은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며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1%대로 하락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바다 건너 미국마저 장기물 금리가 급락하고 있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년물 금리는 간밤 2.00bp 하락한 2.9733%에 마감했다. 9월13일(2.9722%) 이후 거의 석 달 만의 최저다. 국제금융시장의 이목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대에서 다시 2%대로 안착할지 여부에 쏠려있다. 만에 하나 미국 장기금리가 더 내릴 경우 국내 커브 플래트닝도 심화할 게 뻔하다.

한은도 커브가 가파르게 서지 못하고 축 늘어진 현상을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장단기 금리 차가 경기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채권 수급도 영향을 준다.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면서도 “앞으로 경기 상황을 예상하는 기대가 나타난 결과로 상당히 관심있게 지켜보는 지표”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