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급할 것 없다” 한목소리…김정은, 우군 확보 차원 푸틴 만나

北, ‘자력갱생’ 강조하면서 ‘제재 내구성’ 증명하는 길 택해
美, 속도조절론 거듭 언급…“대화 문 열려 있지만 서두르지 않겠다”
김정은, 하노이 이후 두달여만에 러시아와 정상회담 나설 듯
  • 등록 2019-04-16 오후 5:14:43

    수정 2019-04-16 오후 5:14:4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과 미국은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회담 결렬 이후 약 두달만에 ‘후속대화는 필요하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년에 치러질 재선 캠페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연일 반복하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연말까지 미국측의 용단을 기다리겠다며 ‘버티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11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北, ‘제재 해제’에서 ‘체재 보장’으로 무게추 옮기는 모양새

‘하노이 회담’ 이후 침묵하던 북한은 지난 11~12일 최고인민회의를 거치면서 ‘자력갱생’과 ‘체제결속’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에 앞서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의 기치로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된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의 107회 생일(태양절)이었던 지난 15일 사설을 통해서도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의 구호’를 앞세워 내년이 기한인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를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노이 회담의 프레임이었던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 맞교환’이 실패하면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북제재에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입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노이 회담을 전후로 북한의 강력한 대북 제재 완화 요구가 북한 경제의 절박한 상황을 반증한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도 실질적으로는 (경제적인 이유에서) 제재 해제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미국측에서 현 단계에서는 제재 해제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북한도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은 미국에 다시 공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서두르지 않는다” 반복…김정은도 ‘우회로’ 모색?

북한의 기류 변화에 미국측은 ‘서두를 것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대화는 좋은 것”이라며 거듭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북제재 유지와 북·미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단 입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네소타주 번스빌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나는 빨리 가고 싶지 않다. 빨리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텍사스 A&M 대학 강연에서 “(대북 제재 해제는) 우리가 성공했다는 걸 의미할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가 누군가가 하는 말만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이(비핵화가) 사실이라는 것을 검증할 기회를 가졌다는 걸 의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재 해제를 위해선 북한의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WMD) 폐기와 이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이 변함 없다는 점을 재확인 한 것이다.

북미 모두 ‘급할 것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이 우군 확보에 나섰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북·러 정상회담이 그러한 징후다. ‘제재가 아프긴 하지만 버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우호관계인 러시아를 방문해 대외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26~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참석할 예정인데, 포럼에 참석하는 길에 24일쯤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7차 한-러시아 전략대화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조현 외교부 1차관도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주재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러시아측이 김 위원장의 방러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현 수준의 제재가 유지돼도 김 위원장이 제시한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러시아 방문도 장기전을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제재를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식량 지원 정도는 약속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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