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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폭행 살해’ 前김포시의회 의장, 살인 무죄로 징역 7년
  • ‘아내 폭행 살해’ 前김포시의회 의장, 살인 무죄로 징역 7년 [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0년 6월 3일 서울고법은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유승현 전 김포시의회 의장에 대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당초 유씨는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상황이었지만 2심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해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며 감형한 결과였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살인 혐의가 무죄로 인정되기까지는 어떤 과정이 있었던 것일까.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유승현 전 김포시의회 의장이 2019년 5월 23일 오전 경기 김포시 김포경찰서에서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아내 불륜사실 확인…술 마시던 중 범행사건이 발생한 날은 2019년 5월 15일이었다. 유씨는 이날 오전 11시 51분께 경기 김포시 자택에서 아내 A씨와 술을 마시던 중 화가 난다며 A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길이 97㎝가량의 골프채로 수차례 때렸다. 또 아내의 얼굴과 몸을 발로 걷어찼으며 안방으로 힘겹게 들어가는 A씨를 다른 골프채로 가격하기도 했다. 범행 후에는 안방에 A씨를 방치한 채 주방에 묻어 있는 피를 닦고 부러진 골프채들을 치웠다. 유씨는 같은 날 오후 4시 55분께 아내가 미동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119에 신고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심정지 상태였던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1시간여 뒤 숨졌다. 사인은 속발성 쇼크와 심장눌림증이었다. 조사 결과 유씨는 당일 A씨에게 내연남에 대한 질문을 하던 중 아내가 집 밖으로 나가려 하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고도 결혼 생활을 유지했지만 범행 2주 전부터는 불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A씨 차량에 소형 녹음기를 몰래 넣어두기도 했다. 범행 당일은 유씨가 해당 녹음기에 담긴 내용을 확인하고 아내가 또 다른 상대와 외도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상황이었다. 경찰은 유씨의 휴대전화에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어가 여러 차례 검색된 점 등을 근거로 상해치사죄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또 골프채가 부러질 정도로 유씨가 A씨를 폭행했고 피해자의 신체에서 심장파열 및 갈비뼈 골절 등이 확인된 점도 경찰이 혐의를 변경한 근거가 됐다.◇1심, 징역 15년→2심, 징역 7년 선고유씨 측은 법정에서 “아내가 자해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저지하는 정도의 폭행만 했을 뿐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를 때리거나 골프채로 가슴을 때리는 등 사실은 없었다”며 “피해자의 불륜관계를 확인하고 화가 나 상해를 입힐 의도로 때린 것이지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체격이 훨씬 작은 피해자의 온몸을 골프채 등으로 강하게 가격했는데 이 경우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반인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씨 측과 검찰은 쌍방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범행 전후 사정과 A씨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하면 유씨가 A씨가 아내의 자해를 말리려 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고 119신고 경위를 고려하면 유씨가 살해 의도로 피해자를 방치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2심 재판부는 범행 도구인 골프채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살해의 범의가 있었다면 무차별적으로 골프채 헤드로 피해자를 가격했을 것이나 시신에 그런 흔적은 없다”며 “피고인은 골프채 헤드가 아닌 샤프트 부분을 이용해 피해자를 가격한 것으로 보인다. 골프채가 살인의 도구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얼굴, 팔, 다리 등에서 다수의 멍과 피하출혈, 갈비뼈 골절 등이 발견되긴 했으나 피고인이 치명적인 부위에 직접 외력을 행사한 흔적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치명상을 가하지 않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서 속발성 쇼크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2심 재판부는 “가정폭력은 어떠한 이유나 동기에 의한 것이든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다.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의 불륜 사실을 추궁하던 중 화가 나 피해자의 온몸을 발, 골프채 등으로 가격해 사망까지 이르게 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피고인은 수차례 피해자의 외도를 용서했지만 피해자와 내연남이 피고인을 성적으로 비하하고 피고인의 돈을 둘이 쓰자는 등의 대화를 듣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측면이 있어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후 대법원이 검찰 측 상고를 기각하며 유씨에 대한 형이 확정됐다.
2024.06.03 I 이재은 기자
백종원 방문 식당에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가?…'조회수 급증'
  • 백종원 방문 식당에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가?…'조회수 급증'
  • 사진=백종원 유튜브 채널[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년 전 있었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주동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의 신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됐다. 특히 이 남성은 과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문했던 한 맛집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뒤늦게 관련 영상도 재조명되고 있다.지난 1일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 주동자 ○○○,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봐?’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영상 제작자는 “사건을 주도하고 이끌었던 가해자, 일명 밀양에서 ‘대빵’이라고 불렸던 남성의 신상이 공개됐을까. 전혀 아니다”라며 “오히려 다른 가해자들의 신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시끄러웠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남성은 얼굴도 공개되지 않고 혼자만 조용히 넘어갔다”고 주장했다.‘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당시 소년부로 송치된 20명 중 4명은 소년원, 16명은 봉사활동 및 교화 처분을 받았다. 기소된 10명 중 5명은 보석되었다. 이후 이들 10명은 모두 소년부로 송치되었다. 2014년 해당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한공주’가 개봉했고 2016년 3월에는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이 사건을 다뤘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영상 제작자는 주동자로 지목된 A씨가 현재 결혼해 돈 걱정 없이 딸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의 SNS 계정에 “네 인생에 걸림돌 다 없애주고 가장 믿음직한 아버지가 되겠다” “평생 아빠 옆에서 아빠가 벌어주는 돈이나 쓰면서 살아라! 운동하고 관리나 받으면서 아빠 등골 빼먹어라. 아빠는 그것밖에 바라는 게 없다” 등의 글을 올리는 등 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영상 제작자는 A씨가 경북 청도군에서 친척과 함께 식당을 운영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맛집으로 알려져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해당 가게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이었다고 꼬리 자르기 한다”고 주장했다.이후 누리꾼들은 A씨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식당이 2022년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에 맛집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며 관련 영상을 공유했다.당시 백종원은 ‘님아 그 시장을 가오’ 코너를 통해 청도 한 시장의 ‘국밥 없는 국밥집’을 방문해 육회 비빔밥을 먹었다. 이 영상에는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모자이크된 모습으로 등장했고, 현재 이 식당 리뷰에는 별점 1개가 쏟아지고 있다.A씨는 해당 식당 주인의 친척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의가 이어지자 식당 관계자는 SNS에 “아버지가 A씨를 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지 않나”라며 “극구 말렸었는데, (A씨가) 돈 없어서 살려달라고 해 아버지가 순간 잘못된 판단을 하신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24.06.02 I 권혜미 기자
20억 위자료에 법조계 '화들짝'…"징벌적" Vs "시금석"
  • 20억 위자료에 법조계 '화들짝'…"징벌적" Vs "시금석"
  • [이데일리 성주원 박정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결과가 며칠째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일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법원 판단이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이 상고 의사를 밝힌 가운데 대법원에서 결론이 뒤바뀔지 아니면 기존 이혼소송 판결 공식의 대대적인 변화를 인정하는 선례가 될지 주목된다.◇“바람 피고 때려도 5000만원인데…” 법조계 ‘깜놀’지난달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액 둘 다 역대 최대 규모다.많은 변호사들이 하나같이 놀란 부분은 단연 위자료 액수다. 2022년 12월 이 사건 1심 재판부가 위자료를 1억원으로 산정한 것도 당시 논란거리였는데 이번에는 무려 20배 늘었다. 2심 재판부는 “혼인관계 파탄사유 및 기간, 피고의 정신적 고통, 원고의 그간 태도 등을 고려해 이같이 위자료 액수를 산정했다”고 밝혔다.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일반인 이혼 사건에서 위자료는 통상적으로 3000만원이 최대치고 오래 바람 피고 폭행도 있었을 경우 이례적으로 5000만원 수준의 위자료가 나오는 정도”라며 “법원이 역대 최대 수준인 20억원 위자료를 인용한 것은 ‘재벌가는 정신적 충격·손해도 일반인보다 더 크다’는 취지인지 납득이 잘 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혼 위자료는 대부분 3000만원에 고정되고 재산분할만 그 제한이 없다”며 “1심 대비 20배 증액한 것은 ‘재벌에 대한 응징 판결’로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기존 관행을 벗어난 이같은 위자료 산정 방식이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판사 출신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는 “5000만원은 큰 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작은 돈일 수도 있으니 재산이나 지위 등에 따라 위자료를 차등 적용하는 게 사실 맞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 위자료 20억원 인용은 향후 위자료 기준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실무적으로 혼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법원이 대략적으로라도 이혼 위자료에 대한 방향성을 밝히거나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지진 법무법인 리버티 대표변호사는 “우리나라 이혼 위자료가 너무 적어서 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들은 이전부터 있었다”며 “위자료 부분에 있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할 것인지, 법원에서 그런 방향성을 잡은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사건 항소심에서 노 관장 측 대리인 김기정 변호사가 지난 30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아버지의 뒷배…자식 이혼소송의 재산분할 대상되나1심에서 665억원이었던 재산분할 규모는 2심에서 무려 1조3808억여원으로 20배 넘게 늘어났다. 재산분할 대상에 최 회장이 보유한 SK(034730)㈜ 주식 등이 포함된 데 따른 것이다.2심 재판부는 “혼인기간, 생성 시점, 형성과정 등에 비춰볼 때, SK㈜ 주식 등에 대한 피고(노 관장) 측의 기여가 인정되므로 부부공동재산에 해당해 재산분할 대상”이라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이 일종의 정경유착(정치인과 기업가 사이에 이뤄지는 부도덕한 밀착 관계)을 통해 사돈 집안의 재산형성에 기여를 한 것을 딸과 사위의 이혼 소송에서 재산형성 원인으로 인정하고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은 것은 사회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한 변호사는 “장인(노태우 전 대통령)이 SK그룹의 뒤를 봐준 것을 딸(노 관장)이 재산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잘못된 선례를 남긴 것 같다”고 짚었다.조용주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에 각각의 배우자가 재산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느냐를 따지는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노 관장이 아닌 그 아버지가 재산형성에 기여한 것”이라며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부정부패 역할을 인정하고 그 돈을 그의 자식에게 준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서초동 대법원(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부정한 방법·혈족의 기여, 경제능력별 위자료 차이…대법원 쟁점최 회장 측이 상고 의사를 밝힌 만큼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대법원의 판단을 받을 전망이다. 양측은 ‘위자료’와 ‘재산분할대상’과 관련해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판사 출신 이규호 법무법인 선해 대표변호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받은 혜택이 재산분할대상 및 재산비율을 정하는데 참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혜택이 적법한 것이 아니라면, 재산분배 비율을 정할 때 적법하지 않은 방법으로 기여한 부분도 반영될 수 있는지의 문제, 그리고 한쪽 당사자의 혈족이 기여한 부분도 당사자의 기여와 동등하게 볼 수 있는지의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이 부분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추가적으로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이 변호사는 이어 “위자료의 경우 그 액수를 정할 때 당사자의 재산상태를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위자료의 본질이 불법행위에 따라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금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동일한 불법행위이더라도 가해자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위자료 액수에서 현격한 차이가 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대법원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2024.06.02 I 성주원 기자
"엄마 숨 안 쉬어져요" 캐리어에 갇힌 9살의 마지막 외침
  • "엄마 숨 안 쉬어져요" 캐리어에 갇힌 9살의 마지막 외침[그해 오늘]
  •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자신의 몸보다 작은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감금됐던 9살 소년이 그해 오늘 충청남도 천안시 한 아파트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관을 꿈꾸던 아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여행가방에 7시간 동안 감금돼 심정지 상태에 빠진 9살 아이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사진=연합뉴스)판결문에 따르면 사건 발생 1년 전인 2019년 A(8)군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A군의 친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새엄마 B씨, 새엄마의 딸(12)·아들(9), A군의 친동생(7)이 천안시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 뒤 2019년 4월 A군의 친동생은 혼자만 친모에게 돌아갔다. 새엄마 B씨의 체벌을 가장한 학대가 시작된 것이다.전기 공사 업무에 종사하던 A군의 친아버지는 지방 업무로 인해 1주일 또는 2주일에 한 번씩 집에 오는 경우가 많아 평소 A군은 새엄마 B씨, B씨의 친자녀들과 함께 생활했다.B씨로부터 수시로 훈육의 범주를 넘어선 학대 행위를 받던 A군은 어린이날 전날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과는 달리 혼자 남아 집을 지켜야 했다. B씨는 어린이날 여행에서 돌아와 A군이 돈을 훔쳐갔다며 금속으로 된 운동기구로 A군의 머리를 폭행하기도 했다.한 달 뒤인 2020년 6월 1일 오전 11시 50분경 B씨의 친아들은 “A군이 게임기를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에 B씨는 A군을 추궁했고 지속적인 학대행위로 가정 내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던 A군은 자신이 만진 것이라며 허위로 사실을 인정했다. 실제로 게임기는 B씨 본인이 옮겨 놓은 것이었다. B씨는 이를 알면서도 A군이 거짓말하였다며 안방 내부 옷방에 있던 여행용 가방을 거실로 가지고 나와 A군에게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이에 A군은 ‘아니에요,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뒷걸음치다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가방 안에 들어가 옆으로 웅크린 자세로 누웠다.A군의 키는 132cm였지만 가방의 크기는 가로 50cm, 세로 71cm, 높이 30cm에 불과했다.B씨는 여행용 가방에 A군을 넣어 가둔 뒤 지인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3시간 뒤 돌아온 B씨는 친자녀들로부터 “A군이 가방에서 나오려고 하고 가방 안에 일부러 소변을 보았다”는 말을 듣자 가로 44㎝, 세로 60㎝, 폭 24㎝의 더 작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나와 A군에게 새로운 가방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B씨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A군의 머리가 바닥 쪽으로 향하도록 거꾸로 가방을 세우기도 했다. 온몸을 웅크린 자세로 있어 숨쉬기가 어려워진 A군이 “엄마, 숨이 안 쉬어져요”라는 말을 했지만, B씨는 “정말 숨이 안 쉬어져? 거짓말 아니야?”라고 추궁했다.이에 A군은 “네 거짓말이에요”라고 대답했고, B씨는 다시 가방을 닫고 지퍼를 잠갔다. A군이 가방 내부에서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 채 가방 내부 지퍼 부분을 손가락을 뜯자 B씨는 비닐 테이프로 가방을 붙였다.A군이 가방에 갇힌 지 6시간이 흐른 오후 6시경 친자녀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B씨는 가방 밖으로 나온 A군의 손가락을 발견했다. 이를 본 B씨는 손을 내민다는 이유로 친자녀들과 함께 가방 위로 올라가 뛰었다.당시 B씨의 체중은 74kg이었으며 자녀들의 몸무게까지 합하면 160kg이 넘는 무게로 가방을 짓눌렀다. 또 B씨는 헤어드라이어로 가방 안에 뜨거운 바람을 집어넣기도 했다. A군이 “아 숨, 숨”이라고 고통을 호소했지만 무시했다.결국 A군은 의식을 잃었다. 이에 B씨는 물 한 컵을 가져와 A군의 얼굴에 뿌리고 수 분간 자의적인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119신고를 지연시키는 등 제대로 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 A군은 오후 7시 56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천안의 한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했지만 이틀 뒤 질식에 의한 저산소성 뇌손상 및 그 합병증 등으로 결국 사망했다.지난 2020년 6월 3일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들어서는 B씨(사진=연합뉴스)이후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는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혼내서 훈육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으므로 학대치사의 죄책만이 성립한다”고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그러나 검찰은 B씨에 대해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1심 재판부는 B씨에 대해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이 잔혹하다”면서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울음을 참느라 수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재판부는 “A군은 밝고 명랑하고 춤추기 좋아하고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하던 어린아이였다”면서 “가족과 함께 외식하던 날 맛있는 걸 먹어 신난다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일기를 쓰던 아이는 B씨의 학대 가운데 무기력한 상태가 돼 마지막까지 ‘숨, 숨’을 외치며 구해줄 것으로 믿던 B씨에 의해 참혹하게 생명을 잃었다”고 밝혔다.2심 재판부는 “재판부 구성원 역시 인간으로서, 부모로서, 시민으로서 사건 검토 내내 괴로웠다“며 ”일반인은 상상조차 못 할 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해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살인 혐의를 인정하며 징역 25년 형을 선고했다.B씨 측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상고했으나 2021년 5월11일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살인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24.06.01 I 채나연 기자
“양손 묶인 사진이”…여고생 숨진 교회, 조직적 ‘학대’ 정황
  • “양손 묶인 사진이”…여고생 숨진 교회, 조직적 ‘학대’ 정황
  • 사진=JTBC 캡처[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인천의 한 교회에서 여학생이 의식을 잃은 뒤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교인들의 조직적 학대 정황을 포착했다.31일 JTBC에 따르면 경찰은 여고생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A씨의 휴대 전화에서 양손이 묶인 피해자 B양(17)의 사진을 발견했다.또 경찰은 사진과 주변 진술을 토대로 A씨가 지난 3월부터 B양을 5차례 학대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만 신도들은 해당 사건이 교회와는 관련 없고 특정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해명했다.이 외에도 교회의 조직적인 학대 정황도 발견됐다. 교단 설립자인 목사의 딸이자 교회 합창단장인 C씨가 통화와 문자로 학대 상황을 보고받은 것이다. JTBC는 경찰이 C씨가 직접 B양을 폭행한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한편 A씨는 올해 3월부터 지난 15일까지 인천의 한 교회에서 피해자인 B양과 함께 생활하며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교회에서 온몸에 멍이 든 여고생이 병원 이송 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학대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신도가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B양은 지난 15일 오후 8시께 교회에 있는 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6일 끝내 숨졌다. B양의 몸에는 멍이 발견됐고, 두 손목에서는 결박된 흔적도 발견됐다.다만 A씨는 결박 흔적과 관련해 “자해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학대 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면서 B양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지만, A씨에게 살해의 고의성은 없다고 보고 아동학대살해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또한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지난 27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해당 교회의 합창단장과 단원에게도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B양의 모친은 지난 1월 남편과 사별한 뒤 3월부터 B양을 A에게 맡겼다. B양은 A씨와 함께 교회에서 생활해왔지만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인천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4.05.31 I 권혜미 기자
"'롤스로이스男 마약 처방' 의사에 불법촬영 당한 피해자..끝내 사망"
  • "'롤스로이스男 마약 처방' 의사에 불법촬영 당한 피해자..끝내 사망"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롤스로이스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남성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40대 의사의 불법 촬영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사진=뉴시스)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에는 ‘원장님! 스스로 목을 매는 건 어때요?’란 제목으로 영상이 게시됐다. 여기서 ‘원장’은 지난해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에게 마약을 처방한 40대 의사 염모 씨를 말한다.염씨는 마약류 관련 혐의 외에도 자신의 병원에서 수면마취 상태인 환자들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은 염씨에 대해 징역 20년에 벌금 500만 원을 구형하고, 10년간 전자발찌 착용을 요청했다. 염씨의 최종 선고는 오는 6월 13일이다.영상에 따르면 염씨에게 수면마취 상태에서 성폭행당하고 불법 촬영 피해를 본 여성 A씨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염씨의 불법 촬영 피해 여성 6인의 법률 대리를 맡은 김은정 변호사는 “지난 1월 24일 공소장 접수 후 재판이 시작돼 지금까지 3번의 기일이 열렸고 다음 주에 한 번의 기일이 남았다”며 “수개월이 흐르는 사이에 (염씨의) 이렇다 할 사과나 합의 과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어 김 변호사는 “어느 날 갑자기 A씨 어머니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았다. 그때 A씨가 위독한 상태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얼마 전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설명했다.또한 김 변호사는 “지난 기일이 끝나고 나서도 합의 연락이 안 와서 염씨 측 변호사에게 합의 생각이 없는 거냐고 여쭤봤다”며 “그랬더니 피해자가 여럿이기 때문에 일부 피해자와만 합의를 진행할 수 없으므로 전체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금원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하지만 금원 마련을 위해 시간을 갖고 있는 거라고 하더라도 피해자별로 합의금을 어느 정도로 할 건지 이런 것들이 사전에 논의돼야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하고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김 변호사는 염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곤 있지만 정착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 생각으로는 어차피 합의를 하더라도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이니 최대한 시간을 끌 생각인 것 같다”고 했다.김 변호사는 “가해자의 의중이 어떻건 간에 아무런 노력도 안 한다는 게 너무 괘씸하고 나머지 피해자분들도 안 좋은 생각을 하실까 봐 걱정된다”며 “돌아가신 피해자가 굉장히 젊은 여성이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어머님이 우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가해자가 최대한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양형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4.05.31 I 김민정 기자
여대생은 죽었는데…22년째 ‘거리 활보’하는 살인범
  • 여대생은 죽었는데…22년째 ‘거리 활보’하는 살인범[그해 오늘]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여대생이 살해당했는데 22년째 ‘죽인 범인’은 없고 사건의 ‘유력 용의자’만 남았다. 2002년 5월 31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해안 안벽에서 20대 여성의 시체가 떠올랐다. 피해자는 당시 22세로 학비를 벌기 위해 부산 사상구 ‘태양다방’에서 일하던 A씨였다. 마대자루에 담겨 있던 시신은 옷가지가 벗겨진 채 손과 발목, 무릎이 청테이프로 묶여 있었다. 흉복부를 비롯해 팔·허벅지 등 수십 군데가 흉기로 난자당한 상태였다. 성폭행 흔적은 없었다. 한일월드컵 개최로 나라가 들썩거렸던 2002년 5월, A씨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2002년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해안 안벽에서 다방 종업원의 시신이 담긴 마대자루가 발견됐다. (사진=부산경찰청)그 해 5월 21일 밤 10시에 퇴근해 곧장 집으로 향한 A씨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A씨 언니는 동생을 찾아 나섰지만 행방을 알 수 없었다. A씨 언니는 사건 발생 9일 뒤인 5월 30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튿날인 5월 31일 마대자루에 담긴 A씨 시신이 명지동 해안가 안벽에 떠올랐다. 부검 결과 사망 추정 시각은 실종된 다음 날인 5월 22일 새벽 4시께였다.사건 초기부터 양 씨는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다. 양 씨는 A씨가 실종된 다음 날인 5월 22일 낮 12시 10분께 사상구의 한 은행을 찾아 A씨 통장에서 296만 원을 인출했다. 빨간 모자를 쓰고 온 양 씨의 모습은 은행 CCTV에 그대로 잡혔다. 양 씨는 은행 ATM에서 현금 인출을 시도하지만 비밀번호 오류로 두 번 실패했다. 은행 밖을 나갔다가 3분 뒤 돌아와 ATM에서 맞는 비밀번호를 입력해 잔액을 확인한 양 씨는 은행 창구로 가서 낮 12시 18분에 현금을 찾았다.며칠 뒤 양 씨는 자주 가던 술집을 찾았다. 양 씨는 종업원 B씨에게 A씨 신분증과 적금통장을 건네며 은밀한 제안을 했다. 대신 A씨 적금통장을 해지한 뒤 돈을 찾아오면 일정 부분을 나눠주겠다고 한 것. 공교롭게도 종업원 B씨는 피해자 A씨와 외모가 닮아 있었다.종업원 B씨는 동료 직원 C씨와 함께 6월 12일 오후 2시쯤 은행으로 향했다. 그리고 신분증을 제시해 비밀번호를 바꾸는 수법으로 A씨 적금통장에서 돈 500만 원을 찾았다.양 씨와 양 씨를 도와 돈을 찾았던 B, C씨는 이후 자취를 감췄다. CC(폐쇄회로)TV 영상 기록이 있는 만큼 범인을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영상은 흐릿했고, 그 이외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서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2002년 5월 22일 살인 피해자의 통장에서 출금하는 피의자 양 씨. (사진=부산경찰청)하지만 2015년 8월 살인사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태완이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태양다방 사건의 공소시효는 완전히 사라졌고, 부산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재수사에 들어갔다.경찰은 유력 용의자 양 씨의 수배 전단을 뿌리는 등 끈질긴 수사 끝에 결국 2017년 8월 양 씨를 검거했다. 사건 발생 15년 만이었다. 양 씨는 사건 초기부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에 검거된 양 씨는 강도 혐의는 인정하지만 A씨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A씨가 실종된 5월 21일 오후 8시 사상역에서 신분증과 통장, 수첩 등이 든 A씨 가방을 주웠다고 설명했다. 양 씨는 발각되더라도 단순 강도 혐의로 처벌이 미약할 거라 판단하고 통장 비밀번호를 유추해 돈을 찾았다고 말했다.처음엔 피해자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를 조합해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냈다던 양 씨는 말을 바꿔 피해자가 수첩에 써둔 부모의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를 조합해 통장 비밀번호를 우연히 풀었다고 설명했다. 처음 돈을 뽑고 나서도 아무 일이 없자, 술집 종업원 B씨에게 A씨의 적금을 찾아오라는 추가 범행을 제안했다고 답했다.당시 A씨 통장의 비밀번호는 ‘6X6X’이었다. 6이 두 번 포함됐다. 하지만 양 씨가 조합했다는 A씨 부모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엔 숫자 6이 들어있지 않았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를 두고 양 씨가 A씨를 협박 또는 폭행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고 추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양 씨는 무죄가 확정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양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재판을 부산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범죄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데 한 치의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양 씨가 A씨의 통장에서 돈을 뽑았다는 이유로 A씨를 죽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 추정 시각은 5월 22일 새벽 4시이고, 용의자 양 씨가 돈을 인출한 시각은 같은 날 낮 12시 18분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만약 양 씨가 피해자로부터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냈다면 불과 8시간 만에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두 번이나 틀릴 이유가 없다고 봤다. 심증은 있으나 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간접증거의 유죄증명력이 약하다고 본 것이다.결국 부산고법 형사1부는 2019년 7월 양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그 해 10월 23일 양 씨의 무죄를 확정했다. 사건 유력 용의자가 증거 부족으로 풀려난 셈이다. 양 씨 외엔 뚜렷한 혐의점을 가진 용의자가 없었던 만큼 ‘태양다방 종업원 살인사건’은 장기 미제사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사건을 수사한 부산경찰청은 아쉬움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부산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증거 인정을 이렇게 엄격하게 하면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점점 어려울 것”이라며 “다른 미제사건의 용의자들이 이번 판결을 보고 무죄로 풀려나는 방법을 터득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2024.05.31 I 이로원 기자
"경찰관 비위 미리 막는다"…경찰, 비위예방 추진단 첫 회의
  • "경찰관 비위 미리 막는다"…경찰, 비위예방 추진단 첫 회의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올해 들어 경찰관들의 일탈 행위가 지속 발생해 경찰청이 ‘비위예방 추진단’을 구성해 강력 대응에 나섰다. 기존엔 비위가 발생하면 징계를 내리는 사후 처벌 방식이었으나, 앞으로는 사전예방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경찰청 (사진=이데일리DB)3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날 비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위예방 추진단을 만들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단장은 김수환 차장이다.최근 경찰관들의 음주운전과 폭행, 청탁금지법 위반 등 비위행위가 연이어 발생하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추진단 결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추진단은 △제도개선·공직 기강 △수사 단속 △조직문화·채용 및 교육 등 3개 분과로 구성되며 경찰청 국장급 간부인 감사관과 수사기획조정관, 경무인사기획관이 각 분과를 운영한다. 각 분과는 비위 원인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경찰 비위 예방을 위한 진단 모델 마련’ 정책 연구용역 입찰을 시작하기도 했다. 경찰 조직 내 비위 행위 사례와 통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주요 비위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내외부 환경, 업무절차와 관행, 관리감독 체계, 개인적 특성, 직간접적 인적 관계구조, 리더십, 사기 관리, 조직문화 등 다양한 영향 요인을 진단할 예정이다.이를 통해 비위 위험도 등을 진단할 수 있는 도구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장기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과학적인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경찰은 비위행위 발생 가능성, 취약성, 사안의 심각성, 비위행위 발생 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발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비위 발생 위험 경보를 단계화하고 관리자가 실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보 단계별 맞춤형 예방·대응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비위예방 추진단은 연구용역 과정과 결과를 점검하고, 향후 비위 예방 진단 모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해나갈 예정이다.한편 경찰청은 올해 초 감사담당관실 산하에 비위예방대책계를 설치하기도 했다. 경찰 내 비위 문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예방 정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연구용역과 추진단 출범도 이 일환이다.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 차장을 중심으로 추진단을 구성해 밀도 있고 추진력 있게 비위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라며 “또 조직 내 여러 파트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종합적으로 들여다 보기 위한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2024.05.30 I 손의연 기자
"아내 있는데도"...10대에 성관계 요구한 남성, 父 주먹 한방에 숨져
  • "아내 있는데도"...10대에 성관계 요구한 남성, 父 주먹 한방에 숨져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영국 남성이 자신의 10대 딸을 성희롱한 러시아 남성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지난 29일 영국 더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영국 남성 A(34)씨는 딸(15)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다”고 귓속말을 한 러시아 남성 B(36)씨의 얼굴을 때렸다고 주장했다.사진=태국 파타야 경찰 페이스북A씨와 딸은 당시 태국 파타야에서 풀빌라 파티에 참석했는데, 술에 취한 B씨가 A씨 딸에게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A씨는 B씨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고, B씨는 그 충격으로 쓰러지면서 머리가 땅에 부딪혔다.파타야 경찰과 의료진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시각은 당일 새벽 3시 16분으로, 경찰은 “현장에서 머리에 피가 고인 채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은 러시아인을 포함해 4명의 남성과 2명의 여성 외국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B씨는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이내 사망했다.현지 경찰은 A씨를 풀빌라에서 멀지 않은 그의 집에서 체포해 구금했다고 밝혔다.A씨는 경찰에 “내 주먹이 그 남자를 죽일 줄은 몰랐다. 내 행동을 후회한다”고 말했다.먼저 파티를 떠난 A씨 아내는 사건 당일 새벽 3시께 남편으로부터 ‘집에 가고 싶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A씨 아내는 “남편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더니, 술을 마시는 동안 러시아 남자가 자신의 아내가 파티에 있었음에도 우리 딸을 성희롱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라며 “괴롭힘은 점점 심해졌고 끝내 그 남자가 우리 딸에게 한 말에 화가 나 주먹으로 한 번 때려서 기절시켰다고 했다”라고 전했다.A씨와 B씨는 파티에서 처음 만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태국에서 A씨가 체포된 후 태국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더 선은 아이의 신원을 밝히지 않기 위해 A씨와 B씨 등 연루된 사람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4.05.30 I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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