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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진공 도둑 이사에 대전 지자체·상인들 ‘발칵’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사옥 이전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대전에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1999년 전국 13개 소상공인지원센터로 문을 연 소진공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4년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을 통합해 출범했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몸집이 커졌다. 설립 초기부터 소진공 사옥은 지역 균형발전과 원도심 활성화,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취지에 맞게 대전의 원도심인 중구 대흥동으로 정해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사옥.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그러나 최근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이 사옥을 대전 중구에서 대전 유성구로의 이전을 밝히면서 지역사회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 박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에 비해 사무·편의 공간 등이 부족하고, 직원 근무여건이 열악해 최근 5년 신입사원 퇴사율이 31.6%에 육박하는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사옥 이전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올해 3월 KB국민은행에서 소유·운영 중인 대전 유성구 지족동의 콜센터 건물로 사옥이전을 제안했고 안전 및 업무효율성 제고, 경비 절감, 복지향상 등 종합적인 판단 하에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사옥 이전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특히 현 사옥의 심각한 노후화로 직원 및 방문객의 안전사고 위험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31년 된 건물의 노후화로 천장 마감재 파손 및 추락, 누수, 잦은 승강기 고장이 발생했고 이는 단순 불편을 넘어 직원 및 방문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채용인원 대비 1년 미만 신규직원의 퇴사율은 32%로 높은 퇴사율과 업무만족도 저하 원인으로는 ‘열악한 사옥 환경’이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10년간 사무실 연간 임차료는 171% 상승했다. 현재 임차료는 17억원 수준인 반면 신사옥으로 이전 시 13억원으로 줄어주는 등 향후 15년 간 100억원의 예산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 및 유관기관들이 세종시에 위치해 있어 세종과 가까운 유성으로 이전, 업무효율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이장우 대전시장이 대전시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전시 제공)반면 대전시와 대전 중구 등 지자체와 원도심 소상공인들은 원도심 활성화 가치를 버리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권경민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소진공이 원도심에서 새 청사를 매입하거나 부지를 확보해 신축하는 계획을 세우면 맞춤형 지원도 할 수 있다”며 소진공 이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들은 지난달 소진공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소진공 이전 결정 단계까지 비공개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원도심 소상공인들이 느끼게 될 상실감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대전시장을 역임한 박성효 이사장의 이번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대전시를 이끌었던 분이 지역 균형발전과 원도심 활성화의 취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며 소진공 사옥 이전 추진을 강하게 성토했다.박용갑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국회의원 당선자와 김제선 중구청장 등도 지난 22일 사옥 이전과 관련해 소진공을 항의 방문했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대전 원도심 공동화는 도심 중심축이 중구에서 서구·유성구로 이동하고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 소진공의 입지는 부차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며 “원도심 활성화는 대전시가 중장기 전략에 따라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며, 대전시 산하 공공기관 입주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 美, 경쟁사 이직 제한 없앤다…재계 "기밀 유출 어쩌나"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뉴욕 북부 지역의 대형 체인 미용실에서 7년간 미용사로 일해온 셸비 브레넨(29)은 몸이 안좋아 회사를 그만뒀지만, 이후 건강을 회복하자 집 근처에 소규모 미용실을 인수했다. 그러나 한 달 후 브레넨은 다니던 대형 미용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회사측이 브레넨에게 매장 반경 10마일(16㎞) 내에 경쟁 미용실을 내면 안된다는 ‘비경쟁 계약 금지’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 근로자 5명 중 1명이 같은 업종으로 이직을 제한하는 ‘비경쟁 계약’ 조항으로 인해 이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노동계의 반발로 최근 이 규정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됐지만, 재계가 기밀 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위원장(사진=AFP)◇미국, ‘경쟁사 이직 자유롭게’ 새 규정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비경쟁 계약’을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했다. FTC 위원 5명 중 민주당 소속 위원 3명의 찬성으로 승인됐으며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에선 회사에 입사하게 될 때 통상적으로 비경쟁 계약을 체결한다. 미 노동부가 2022년 6월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인의 18%에 해당하는 약 3000만명이 비경쟁 계약을 적용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근로자 5명 중 1명꼴이다. FTC는 해당 규정이 경제적 자유를 빼앗아 근로 경쟁을 저해하고 근로자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입장이다. FTC는 비경쟁 계약을 금지하면 일자리 3000만개가 추가로 생기고, 근로자의 총 연간 급여가 약 3000억 달러(약 410조 원) 인상될 것으로 추산했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2월 국정 연설에서 “기업이 노동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노동자의 가치만큼 급여를 주도록 비경쟁 계약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FTC의 새 규정에 따라 앞으로 고용주가 고용 계약서에 비경쟁 계약을 포함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하며, 비경쟁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근로자에게 해당 계약이 무효임을 알려야 한다. 새 규칙은 180일 이후 적용될 예정이다.리나 칸 FT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사람들의 경제적 자유를 뺏는 것은 다른 자유도 뺏는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새로운 직업이나 새 사업을 시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바이든 대통령도 “근로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고 싶은지 선택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그간 비경쟁 계약은 ‘동일 업종으로 이직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노동자 이직의 자유를 침해하는 한편, 급여 인상과 창업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일례로 미국에서 퇴사한 임직원이 동종업계의 새로운 회사에 경력직으로 이직하려고 하면 전 회사가 천문학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식이다. 결국 이직하려던 회사와 고용 계약건이 수포로 돌아가 이직 기회를 포기하는 일이 일쑤였다. 운이 좋아 입사 시기를 조정하기도 하지만, 그 공백 기간에 수입이 끊겨 본인의 직종과 무관한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 수입을 충당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 이 규정을 놓고 끊임없는 논란이 이어졌다.특히 비경쟁 계약이 지적재산권이나 영업비밀이 중요한 기술 산업뿐만 아니라 미용, 의료, 춤 교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며 고임금과 저임금 노동자에게 모두 적용돼 문제로 지적됐다.◇기밀 유출은 어쩌나…美 재계 반발그러나 기업들은 FTC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경쟁금지 조항이 지적재산권은 물론 기업 투자를 보호하는 효과적인 규정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내 재계 단체들은 FTC의 새 규정에 즉각 반대하고 나서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미국 상공회의소 측은 위원장 명의 성명에서 “미국 기업의 경쟁력 유지 능력을 약화시킬 노골적인 권력 장악”이라며 FTC의 새 규정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상공회의소는 이 불필요하고 불법적인 규칙을 막기 위해 FTC를 연방법원에 고소하고 다른 기관에도 이러한 과잉 규제가 방치되지 않을 것임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고용주를 대표하는 법조계도 해당 규정이 너무 광범위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너 앤 블록의 데비 버먼 변호사는 WP에 “이러한 규정과 향후 소송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기업이 가장 중요한 영업 비밀과 기밀 정보를 보호하려고 할 때 위험한 환경을 조한다”며 “기업들이 독점 정보 보호를 위해 비경쟁 계약에 대한 대안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이에 FTC 측은 대기업들이 우려하는 기업 기밀 유출 가능성과 관련해 “영업비밀법과 비공개약정(NDA) 등을 통해 고용주가 독점적이고 민감한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며 “이미 연구직의 95%가 NDA에 서명한 상태인 만큼 이직 제한이 아닌, 기밀 유지 조항을 사용하면 된다”고 반박했다.한편 미국은 주법에 따라 현재 미국 50개주 가운데 캘리포니아, 노스다코타, 오클라호마 3개주에서만 비경쟁 계약 금지가 시행되고 있다. 나머지 10여개의 주에서는 시간제 노동자나 일정 수준 이하의 연봉을 버는 노동자에 한해 비경쟁 계약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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