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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ETF’처럼 자금 빨아들일까…“비트코인 20만달러 갈 수도”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비트코인이 제도권 진입의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면서 ‘제2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ETF 상장 승인 기대감에 가파르게 오른 가격은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자본 유입으로 과거 금 ETF가 우상향 곡선을 그렸던 것처럼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과 거래를 공식 승인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현물 ETF 상장 승인에도 비트코인 가격 시큰둥해외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64% 오른 4만6084달러(약 60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의 상장 승인 소식이 전해졌지만, 비트코인 가격 변동은 오히려 미미하다. 현물 ETF 승인이 예상된 소식이었던 만큼 이미 호재가 가격에 먼저 반영되며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시장에선 비트코인이 20년 전 ETF 시장에 입성한 금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금 ETF ‘SPDR골드셰어즈(GLD)’는 2004년 출시 3일 만에 10억달러(약 1조31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고, 현재 592억달러(약 77조원) 규모 초대형 ETF로 성장했다. 미국 내에서만 현재 1000억달러(약 131조)가 넘는 자금이 금 ETF를 통해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 ETF 출범 이후 금값도 가파르게 올랐다. SPDR 골드셰어즈 출시 당시 온스당 430달러(약 53만원)에 불과하던 금값은 3년 뒤 두 배로 뛴 데 이어 현재 2000달러대(26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역시 금 투자 방식이 혁신적으로 바뀌면서 금값이 치솟았던 것처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국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말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를 10만달러(약 1억3100만원)에서 12만달러(1억5700만원)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 말까지 20만달러(2억6200만원)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올해 신고점을 경신하고, 2025년에는 최대 15만달러(1억9815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권거래위 승인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그래픽= 이미나 기자)◇ 금융권 대규모 자금 유입 기대감…‘제2의 금 ETF’ 장밋빛 전망 시장에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으로 헤지펀드, 연기금, 독립투자자문사 등 제도권 자본이 대거 유입될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회계규정이나 규제 등 불확실성 문제로 금융기관에서 쉽게 매입할 수 없었지만, 현물 ETF 출시로 기존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 원자재 ETF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는 선물과 달리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도 들지 않아 장기 투자처로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비트코인 현·선물 ETF 비교(그래픽=김일환 기자)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 ETF 덕분에 수급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ETF 출시 초반 강한 자금 유입이 발생할 경우 단기 가격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총 1000억 달러의 자금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비트코인 반감기 도래로 가격이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로 주어지는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시기로, 시장에서는 올해 4월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가격 추세와 신규 자금 유입 규모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JP모건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에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들어와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며 “비트코인 선물 ETF나 채굴업체 주식 등 이미 시장에 투자된 자금이 현물 ETF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시세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와 취약한 보안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떠올랐다. SEC는 2021년 비트코인 선물 ETF는 승인했지만, 현물 ETF의 승인을 거듭 반려했다. 비트코인이 시세 조작에 취약하고 투자자 보호 조치가 미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연방항소법원이 작년 8월 비트코인 ETF 상장 불허에 불만을 품고 소송을 제기한 금융기관인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주면서 SEC도 승인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이날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거래 승인 사실을 밝히면서도 이는 SEC가 비트코인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자산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구매한 실물 비트코인을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같은 수탁기관을 통해 보관하게 되는데, 시장에서는 기존 펀드 수탁 업체만큼 신뢰도를 지닌 곳이 많지 않아 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업비트와 격차 줄이자"…빗썸, 수수료 무료 ‘승부수’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거래량 기준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코인을 매주 10종씩 늘리는 이벤트를 정해진 기한 없이 진행한다. 거래소 매출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파격 행보다. 최근들어 업비트와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욱 벌어지자,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빗썸(대표 이재원)은 빗썸 원화마켓 거래를 지원하는 일부 가상자산에 대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이날부터 시작된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별도 공지 전까지 진행 될 예정이다. 대상 가상자산은 1주일 간격으로 10종씩 추가된다.첫 수수료 무료 적용 가상자산 10종은 △앱토스(APT) △스택스(STX) △플로우(FLOW) △수이(SUI) △비트코인 골드(BTG) △피르마체인(FCT2) △블러(BLUR) △웨이브(WAVES) △메탈(MTL) △룸네트워크(LOOM) 등이다.빗썸은 BTC마켓 거래에 대한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수수료 없이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은 종목명에 표시된 파란색의 ‘무료’ 배지로 구분이 가능하며, 차트 상단의 ‘수수료 무료’ 카테고리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빗썸이 파격적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다분히 1위 업체인 업비트를 의식해서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1일 오전 기준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시장점유율은 업비트 84.5%, 빗썸 13.4%, 코인원 1.7%, 고팍스 0.18, 코빗 0.17 순이다. 코인원, 코빗, 고팍스 보단 크게 앞서 있는 빗썸 입장에선 업비트와 격차를 좁히는 것이 1순위 과제인 상황이다. 현재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 규모는 1조6587억원으로, 빗썸의 2639억원 보다 6배 이상 많다.첫 번째로 수수료 무료를 적용한 가상자산 10종을 모두 업비트에 상장된 것으로 선정한 것도 업비트 점유율을 뺏어 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빗썸은 앞으로 국내외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종목을 위주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빗썸 거래소 이용자 유입을 증가시켜 거래 유동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투자자들의 매수, 매도 가격에 대한 선택의 폭도 넓어지는 효과가 발생하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빗썸의 시장 점유율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문선일 빗썸 서비스부문장은 “이번 이벤트는 투자자들의 투자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신규 유입 증대를 통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번 수수료 무료존 이벤트를 시작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슈로 읽는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왜 ETF에 목을 멜까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4월 한때 6만4000달러라는 역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 회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약세국면을 벗어나게 해줄 잠재적인 호재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월스트리트에서 흔히 구루(Guru)라고 불리는 투자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기관투자가들도 비트코인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가지기 시작했지만, 비트코인이 주식, 채권, 원자재, 금(金)과 같이 전통적인 투자자산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높은 가격 변동성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게 급선무입니다. 그런 점에서 올 들어 다시 재개된 미국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ETF 승인 신청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어떤 화답을 할 지가 시장에는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이들 알다시피, ETF란 개별적인 주식과 채권, 원자재(상품) 가격은 물론이고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주요 가격지수가 오르고 내리는 만큼 수익률이 이를 따라가도록(=추종하도록) 설계한 금융투자상품입니다.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투자하는 일종의 인덱스펀드지만, 이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개별 종목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것이 ETF입니다. 이렇다 보니 투자할 개별 종목을 일일이 선별하는 대신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구요. 인덱스펀드에 가입할 때의 번거로움 없이, 또 저렴한 수수료로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다는 점도 굉장한 장점입니다. 일례로 테슬라 주식을 살지, 애플 주식을 살지 고민이라면 이들 종목이 다 포함돼 있는 미국 테크주 ETF에 투자하면 됩니다. 국내 증시에서도 ETF 시장규모가 주식형 공모펀드를 앞질렀고, 우리보다 앞선 미국 시장에서는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보다 주식 ETF에 투자하는 개인이 더 많습니다. 특히 금처럼 현물을 직접 사고 파는 게 번거로운 투자자산일 경우 ETF로 매매하는 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이처럼 ETF가 투자의 세계에서 대세가 되다 보니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만들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저변을 넓히겠다는 시도도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비트코인 ETF가 생기면 비트코인을 직접 사들여야 하니 투자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금 ETF는 투자자 돈을 받아서 실물 금을 사고, 런던에 있는 지정금고에 금을 보관합니다. ETF 1주로 금 0.1온스 정도를 산다고 합니다. 금ETF 최초 상장 후 금값 추이실제 지난 2004년 11월1일에 세계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금 ETF인 `SDPR 골드셰어즈`가 상장된 후 불과 7년여 만에 금값은 온스당 500달러 수준에서 1900달러 이상으로 3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금 ETF가 된 `SPDR 골드셰어즈`가 보유하고 있는 금만 1248톤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중국 정부가 들고 있는 금 보유량(1948억톤)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런 학습효과 탓에 비트코인 ETF는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3년부터 꾸준히 인가 신청이 이뤄졌습니다. `가상자산 전도사`로 불리는 윙클보스 형제는 2013년 7월1일 SEC에 ‘윙클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라는 이름의 ETF 상품 인가를 최초로 신청했고, 이후 지난해까지 20여건에 이르는 비트코인 ETF가 인가 신청을 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습니다. 여전히 전체 시장 유동성이 많지 않고 거래소들의 신뢰도가 높지 않으니 인위적으로 시세를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제이 클레이튼 전 SEC 위원장은 “가상자산 가격 조작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어쨌든 비트코인 ETF가 승인을 받으려면 이 문제가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해 ETF 승인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이 때부터 아예 비트코인 ETF를 인가해 달라는 시도 자체도 뜸해졌는데, 그러다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뉴욕에 본사를 둔 반에크 어소시에이츠가 오랜만에 SEC에 ‘반에크 비트코인 트러스트’라는 비트코인 ETF를 인가해 달라는 신청을 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SEC에 신청된 비트코인 ETF는 피델리티, NYDIG 등 총 9건이나 됩니다. 알다시피 최근 기관투자가와 큰손들의 비트코인 시장 참여가 늘어나니 투자자 저변이 넓어지면서 유동성도 늘어났고, 그만큼 가격 조작 리스크가 줄었다는 게 이들 운용사들의 주장입니다. 더구나 올 들어 유럽은 물론이고 북미 캐나다와 남미 브라질에서 미국보다 한 발 앞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를 잇달아 승인하고 거래소에 상장시켜 거래하고 있는 터라 미국도 그런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마크 유스코 모건크릭캐피탈 매니지먼트 창업자는 “비트코인 ETF가 오랜 기다림 끝에 미국 SEC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잇다”고 했고, 에릭 벨처너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ETF 담당 수석애널리스트도 “캐나다에서의 성공적인 런칭으로 올해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ETF가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쳤습니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작년이 비트코인에게는 전 세계에서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인기 자산으로 등극한 한 해였다면, 어쩌면 올해는 ETF가 허가를 받으면서 비트코인이 본격 대세 상승을 시작하는 원년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다만 이달초 미 하원 금융서비스 소위원회에 출석했던 게리 겐슬러 SEC 신임 위원장은 “가상자산시장에서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너무나도 미흡한데다 거래소 중 어느 한 곳도 SEC에 공식 등록을 하지 않았다”면서 비트코인 ETF 상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같은 겐슬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미국 집권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셔로드 브라운이나 엘리자베스 워런과 같은 강경파 의원들은 비트코인 ETF 인가 심의과정에서 SEC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기도 합니다.이런 점에서 아직까지는 비트코인 ETF 승인과 그에 따른 비트코인 가격의 추가 상승에 대해 섣불리 기대를 가지긴 조심스러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토드 로젠블러스 CFRA ETF 리서치담당 대표도 “SEC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볼 때 비트코인 ETF가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ETF를 발행하는 운용사들이 투자 위험성을 얼마나 커버할 수 있는 지를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본다면 비트코인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얼마나 낮추고 증시에 비해 부족한 유동성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펀드 규모가 적절할 지에 따라 승인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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