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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49건

화우, 강남일 前대검 차장·박명희 前부장검사 영입
  • 화우, 강남일 前대검 차장·박명희 前부장검사 영입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법무법인 화우는 기업 형사 대응과 정부관계법제 컨설팅 등의 역량 강화 차원에서 강남일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고검장)와 박명희 전 대구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를 각각 파트너변호사로 영입했다고 23일 밝혔다.법무법인 화우 강남일(왼쪽) 변호사와 박명희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제공.화우에 따르면 강남일(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는 법무부·검찰 요직을 두루 역임해 행정업무, 정책기획 등에 능하며, 수사·기획 분야에서도 역량과 경험을 인정받는 대표적인 기획통 검사로 꼽힌다. 박명희(34기) 변호사는 끈기와 집념의 수사역량으로 대검찰청 우수사례에 다수 선정된 인물로 부동산, 환경, 보건범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두 변호사 모두 화우 형사대응그룹에 소속돼 검찰 수사 및 기획분야에서 활동할 예정이다.경남 사천 출신으로 진주 대아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한 강 변호사는 육군법무관을 거쳐 1997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법무부 검찰국 검찰3과·서울중앙지검 검사·대검찰청 기획조정부 검찰연구관과 정책기획과장을 거쳤으며,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 재직 당시엔 주제네바 대표부 법무협력관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2012년과 2013년엔 서울중앙지검에서 금융조세조사 1·2부장으로 국내 최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주가조작 및 시세조종 조직을 적발해 수사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서미갤러리 미술품 관련 탈세 사건, 저축은행 대출비리 사건, 재향군인회 수익사업 비리사건 등 굵직한 기업수사 및 금융범죄를 맡은 바 있으며, 당시 현직 대통령 친인척의 자본시장법위반 사건을 처음으로 수사한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이후 강 변호사는 2014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2018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 이어 2019년에는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발탁되는 등 법무부·검찰 요직을 맡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 시절 세월호 특별법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 등의 제정 과정에 관여해 입법 자문에 탁월한 견해를 보이는 등 국회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정책분석과 국감대응, 법제컨설팅을 담당하는 화우 GRC센터에서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화우 측은 설명했다.박명희 변호사는 고척고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2005년 부산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의정부지검·창원지검·제주지검 검사, 서울동부지검(외교부 장관법률보좌관 파견) 부부장 검사를 거쳐 서울북부지검 공판부 부장검사 재임 당시 지역주택조합 분양사기 사건 등을 맡았다. 2022년 대검찰청 인권정책관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거쳐 서울동부지검 형사제2부 부장검사 등을 두루 역임했으며, 재벌 후계자를 사칭한 전청조 사건을 맡기도 했다.올해 대구지검 형사제1부 부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퇴직한 박명희 변호사는 재직 20여년간 부동산, 환경, 보건 범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담당 사건 수십 건이 대검찰청 우수사례로 선정되고, 법무부장관 표창(업무유공, 인권) 등을 수훈하기도 했다. 특히, 성범죄 수사와 관련 우수사례가 20여건으로 2024년에는 대검찰청 공인전문검사 블루벨트를 인증받았다. 이외 검찰청 내 공판시스템 개선과 양성평등 정책 확립을 맡는 등 시스템 기획 및 수립에도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검 재직 당시 검찰 내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성폭력·양성평등 정책을 수립했으며, 서울북부지검 공판부장검사로 재직 당시엔 공판 시스템 매뉴얼 개선에 기여, 우수 공판부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우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강화와 기업 내 성희롱 문제 등 기업리스크 관리차원에서 ESG분야 사회(Social)파트 내 인권 성별 평등 및 다양성 분야에 집중해 기업 노동분야 내 형사대응 부분에서도 활약할 예정이다.화우는 작년 금융 특수통 김형록 전 차장검사와 금융 특수 베테랑 최종혁 전 검사를 영입해 금융수사 대응력을 강화한 데 이어, 이번 영입으로 반부패수사, 기업수사 등 다양한 수사대응 영역에서 전문성 및 역량을 보강했다. 정부관계법제 분야에서도 정책 기획 및 법제컨설팅 등 대정부 관계 컨설팅 능력을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업형사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ESG 및 인사노무 차원에서의 기업별 컴플라이언스 자문 분야 강화도 꾀했다.이명수 화우 대표변호사는 “형사 대응 분야는 물론 법인이 더욱 집중해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부관계컨설팅 분야 등에서 새로운 두 전문인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 “이번 영입으로 기업 수사 대응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으며, 화우의 종합 법률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4.08.23 I 성주원 기자
'박원순 피해자 신상공개' 정철승 변호사, 1심서 "정당행위" 주장
  • '박원순 피해자 신상공개' 정철승 변호사, 1심서 "정당행위" 주장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된 정철승(54) 변호사가 법정에서 “정당행위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이었던 정철승 변호사가 지난해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더펌에서 후배 변호사 성추행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정 변호사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중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성폭력처벌법상 피해자의 신원·사생활 비밀누설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사의 업무 수행과 관련해 발생한 일인 만큼 형법상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했다.정 변호사는 2021년 8월께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 등이 담긴 게시글을 수차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혐의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정 변호사가 게시한 글에는 피해자의 근무 부서·수행 업무 등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인적 사항, ‘피해자가 성추행당했다는 주장에는 물증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그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선 혐의 사실은 크게 다투지 않지만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비방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도 아니고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렸을 뿐”이라고 말했다.앞서 검찰은 정 변호사가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고, ‘성추행 물증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 피해자에 대한 비밀누설과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주장은 단순한 ‘의견표명’에 가깝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한편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과 관련한 사안인 만큼 법원도 부정적 여론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고 밝혔다.이에 검찰은 “배심원을 부를 경우 여론재판이 될 우려가 크다”며 반대했다. 이날 출석한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도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국민참여재판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앞서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 여사 등 유족을 대리해 국가인권위원회 상대 소송을 진행했다가, 소송 과정에서 유족 뜻에 따라 사임했다. 이 사건 1심은 박 전 시장이 피해자를 성희롱한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며 강 여사 측 패소 판결했다. 박 전 시장 유족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2024.04.22 I 백주아 기자
SM "아티스트 명예훼손·권리 침해 강경 대응… 선처·합의無"
  • SM "아티스트 명예훼손·권리 침해 강경 대응… 선처·합의無"
  • ‘광야 119’ 홈페이지 캡처[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아티스트 권익 보호를 위해 개설된 ‘광야 119’(KWANGYA 119)를 통해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 범죄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SM은 8일 광야 119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지문을 통해 “당사는 아티스트 권익 보호 강화와 팬 여러분의 의견 수렴을 위해 신설된 ‘광야 119’ 사이트의 ‘아티스트 명예훼손 신고’ 카테고리 내 게시판을 통해 권리 침해 행위와 관련한 다수의 신고가 접수됐다”며 “이렇게 접수된 팬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와 자체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허위사실 유포, 악의적인 비방, 성희롱, 사생활 침해 등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끊임없는 범죄 행위에 대하여, 법무법인(유한) 세종과 함께 지속적인 대응을 해오고 있다”고 진행 상황을 밝혔다.주요 사안으로는 △사실이 아니고 근거조차 없는 악성 루머를 만들어 소속 아티스트의 인격권 및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 △소속 아티스트를 사칭하거나 스토킹하는 행위, 소속 아티스트의 초상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음란한 사진과 영상물을 제작하거나 이를 배포하는 행위 △아티스트를 공연히 비방할 목적으로 모욕하는 행위 등이 있다. SM 측은 “이에 대하여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으며, 현재 경찰 및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여러 건의 수사 및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범죄 행위에 대하여 좌시하지 않고 어떠한 선처나 합의 없이 원칙대로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024.02.08 I 윤기백 기자
한동훈, 좌천신세에서 스타장관까지 2년의 역전극
  • 한동훈, 좌천신세에서 스타장관까지 2년의 역전극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검사로서 이 이상의 불명예는 없을 듯하다”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지난해 1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2022년 1월, 당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은 법정에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명예훼손 발언으로 어떤 피해를 봤느냐’는 검찰 신문에 “현직 검사로서는 유일하게 4차례 좌천당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제가 노무현재단 계좌를 추적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봤고 가족도 큰 상처를 입었다”고 규탄했다. 2019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탄탄대로를 걷던 당시 한 검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를 지휘하면서 정권과 반목했다. 이어 ‘추미애-윤석열’ 갈등 사태가 본격화되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로 꼽히던 그는 4차례 연속 좌천되는 수모를 겪었고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돼 후배 검사들에게 수사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런 와중에도 한 검사장은 정권 주요 인사들과 날카로운 설전을 벌이며 윤석열 사단의 여론전을 주도했다. 그리고 2022년 3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법조계는 한 검사장의 거취에 일제히 주목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서울남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 요직에 배치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고, 당시 한 검사장과 대립한 인물들은 ‘칼바람’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이 전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한 검사장은 검찰 내 요직을 꿰차는 차원을 넘어 법무행정과 검찰 인사 전반을 주무르는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한 장관의 진노가 반영된 듯 이성윤, 이정수 등 ‘추미애 사단’ 인물들은 모조리 한직으로 밀려났고,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윤석열 사단’ 인물들은 다시 중앙 요직으로 불러들였다. 한 장관은 민주당의 ‘검찰수사권박탈(검수완박)’에 대해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을 벌이느냐”며 검찰 수사권 회복을 공언하는 동시에 대대적인 권력형비리 수사를 예고했다. 법조계는 특수통 출신 장관이 검찰 관련 현안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이는 기우에 그쳤다. 한 장관은 취임 직후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이민청 설치 추진 △교정시설 인권 향상 △청년 빛 대물림 방지 △스토킹범죄자 전자장치 부착 등 민생과 직결되면서도 국민적 요구가 높았던 정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법무행정가로서의 역량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도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 △합동수사단 추가 설치 △검찰 조직개편 △대검 정보관리담당관실 활성화 등 검찰 수사권 회복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보수 지지층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야당이 반발할 때마다 한 장관은 “왜 검찰이 마약·깡패 수사를 못하게 막느냐”고 반박했고, 실제로 최근 몇년간 폭증한 마약 범죄 통계가 이 반박에 설득력을 더했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에서 열린 2023 국회 세미나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이러한 과정에서 한 장관은 기성 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되는 직설화법을 구사하면서 일약 보수 진영의 스타로 떠올랐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내 마음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해준다”는 게 그의 화법에 대한 평가다. 민주당의 십자포화에도 움츠리지 않고 오히려 소신 있는 태도를 밀어붙인 한 장관은 지난해 9월 여론조사에서 이미 ‘여권 차기 지도자’ 적합도 1위로 뽑혔고 국회에서도 정계 진출론이 무게감 있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물론 한 장관이 만사형통 탄탄대로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당초 검수완박 무효화가 핵심 과제였던 한 장관은 직접 헌법재판소에 나가 변론하기도 했지만, 검수완박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헌재 결정이 나오면서 질풍 같았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한 장관 탄핵론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또 한 장관은 “전 정권의 인사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 “지탄이 커지면 제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 설치를 야심차게 강행했다. 그러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재산 누락,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의 아들 학폭, 송옥렬 공정위원장 후보자의 성희롱 발언 등 인사 논란이 줄줄이 터지면서 국민적 실망을 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한 장관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연단에 서서 “범죄의 정점·최대수혜자 빼고 실무자만 구속된 건 형평에 안 맞다”며 이 대표를 맹폭했지만 결국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헌정사상 최초 ‘제1 야당 대표 구속’을 자신하던 한 장관과 검찰은 체면을 제대로 구겼고 수세에 몰려있던 야권은 공세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이같은 실수와 구설에도 한 장관의 범보수 대권 주자 1위 지위는 단단하게 굳어졌다. 법정에서 “검사로서 이 이상의 불명예는 없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한 지 불과 2년 만이다. 앞길이 꽉 막혀 있던 ‘좌천 검사’가 ‘스타 장관’으로 이름을 날리는 역전극을 선보인 가운데, 이번엔 정계 진출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법조계와 정치계의 관심이 각별하다.
2023.12.21 I 이배운 기자
尹, 화물연대 원칙 대응 `호평`…인사 난맥상 `눈살`
  • 尹, 화물연대 원칙 대응 `호평`…인사 난맥상 `눈살`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여론조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강점으로 꼽힌 추진력과 결단력은 양날의 검과 같다. 상황에 따라 원칙과 소신으로 보이거나, 반대로 독단과 불통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추진력과 결단력을 발휘한 지난 1년 동안 국민의 박수를 받기도, 지탄을 받기도 했다.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지난해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발동` 통해 추진력 보여내치(內治)에서 윤 대통령이 진면모를 보인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사태에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을 때다. 업무개시명령 발동은 지난 2004년 화물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지 19년 만에 처음이었으며,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지 6일 만이었다.역대 정부에서 업무개시명령을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도입 이래로 위헌성 및 국제노동기구 기본협약 위배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실제 시행 시 정치적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윤 대통령은 민생과 국가 경제에 초래될 더 심각한 위기를 막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운송거부 사태가 더 길어졌다간 시멘트, 철강 등 물류가 중단돼 전국의 건설과 생산 현장이 멈추는 등 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것은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 특히 다른 운송 차량의 진·출입을 막고 운송 거부에 동참하지 않는 동료에게 쇠구슬을 쏴서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꼬집었다.외치(外治)에선 최근 한미일 외교 정책을 들 수 있다.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인 분열 정세 속에서 우리나라는 진영의 선택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취임 일성부터 `자유`와 `연대`를 강조해온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선택했다. 특히 줄곧 경색 분위기였던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무려 12년 만에 양국 간 셔틀외교를 복원시켰다.전통 동맹국인 미국과는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에 합의하면서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에 나서고 있다. 남북 관계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그래픽= 김정훈 기자)◇`檢편중` 등 인사 난맥 여전히 국정 리크스윤 대통령의 집권 1년 간 가장 뼈아픈 부분으로 언급되는 건 인사 난맥이다. 윤 대통령의 약점으로 꼽힌 `현실 감각 부재`와 `인사 등용`이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들이 선택을 받고 불명예스럽게 사라졌다.실제, 지난해 집권 초 내각 인사를 꾸리면서 파열음이 났다. 윤 대통령은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던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임명했다. 박 전 장관은 ‘만 5세 입학 추진’ 등 정책을 추진하다 한 달여 만에 물러났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송옥렬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정치 자금법 위반 논란 등에 휩싸인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다.윤 대통령은 `인사 검증이 부실하다`는 취재진의 지적(2022년 7월 5일 도어스테핑)에 “전 정권에서 임명된 장관 중에서 그렇게 훌륭한 사람들을 봤느냐”며 “다른 정권 때와 한번 비교를 해보라”면서 사실상 `몽니`를 부렸다.인사 문제는 여전히 가장 큰 국정 리스크 중 하나다. 특히 대통령실과 정부부처 요직 곳곳에 검찰 출신 인사들이 자리를 잡으며 `검찰 편중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에는 복두규 인사기획관을 비롯해 이원모 인사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등이 포진해있다. 부처에는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완규 법제처장,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이 있다. 윤 정부의 요직에 검찰 출신 인사가 130여명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결국 사고는 또 터졌다. 검찰 출신인 정순신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임명된 지 28시간 만에 물러났다. 일련의 인사 난맥은 윤 대통령의 소신과 추진력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날아온 사례로 꼽힌다.◇“방향성 맞지만 과정이 투박해…인사는 나아질 것”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경우 리더십의 양면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원장은 “탈원전, 대북 정책, 친미 외교 등 방향성은 맞지만 과정이 투박했다”며 “윤 대통령의 장점이 곧 단점이 되고 단점이 장점이 됐다. 5년 임기가 촉박하고 당장 내년 총선 전에 업적을 남겨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검사로서 한 길만 걸어오다 대통령으로 `직행`한 것이 인사 난맥을 불러일으킨 불가피한 원인이라고도 지목했다. 함 원장은 “살아온 길이 그러하니 너무 한쪽으로 편중돼 있는 것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면서 “다만 이번 개각을 통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05.11 I 권오석 기자
尹정부서 6번째 낙마…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 재검토"
  • 尹정부서 6번째 낙마…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 재검토"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의 낙마 사태로 인해 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실 개혁의 일환으로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인사검증의 초기 작업을 법무부로 이관했지만, 부실한 인사 검증은 되풀이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낙마한 고위직 공무원만 6명에 달한다. 인사 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국가수사본부장 검증 관련 대통령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6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정 변호사의 자녀 학교 폭력 논란에 따른 사퇴에 대해 “공직 후보자 본인이 아니라 자녀와 관련된 문제다 보니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합법적 범위 내에서 한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대통령실은 검증에서 현실적 제약을 토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검증에 한계가 있는 부분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게 아니니 검증을 위해서 무리하게 자료를 수집하는 등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정 변호사의 낙마로 윤 정부 출범 이후 중도 사퇴한 고위직 공무원은 6명으로 늘었다. 이 중 5명은 업무 시작 전 중도 사퇴했다.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제 개편 논란으로 임명된 지 35일 만에 초단기 자진사퇴 하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윤 대통령은 행정부의 과학적 시스템을 강조해왔다. 인사 또한 시스템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런 탓에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주요 담당업무이던 인사 검증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넘겼다.이번 국가수사본부장 인사의 경우 경찰 인사추천위원회의 1차 검증 이후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순으로 추가 검증을 벌였다. 3번의 검증 과정에서 ‘필터링’에 실패한 것이다. 검증은 탈세, 투기, 음주 운전, 성범죄 등 소위 7대 비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특히 인사정보관리단의 경우 지난해 인사 참사에서도 검증 작업에 실패한 바 있다. 인사정보관리단이 지난해 6월 출범한 이후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정치자금법 위반, 송옥렬 전 공정거래위원장의 성희롱 발언 등을 잡아내지 못했다. 박 전 부총리의 경우 주요 검증 대상 중 하나인 음주 운전 전력이 있었음에도 내정됐다.시스템상의 허점도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새로 도입한 ‘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를 통해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관계된 소송,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특이사항 등을 묻는 항목이 있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이 항목에서 제대로 기술하지 않고 질문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차례에 걸친 검증 과정에서 해당 항목에 대한 검증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세평 조사에서 학교 폭력 논란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 아들의 학폭 논란의 경우 지난 2018년 언론 보도를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대통령실 측은 이와 관련 “예비비 질문서에 학폭과 관련된 질문이 없다”면서도 “그걸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또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시스템의 문제인데, 학폭과 관련된 질문은 예비 질문서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이는 검증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논란으로 확대된다. 인사정보관리단을 포함해 대통령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이 모두 검찰 출신이다. 정 변호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다. 검찰 출신으로 이뤄진 검증 관계자들이 검찰 출신 인사를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합법적 범위 안에서 검증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 있는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한편,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 아들의 학폭 논란을 계기로 학폭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학교 폭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관련 부처에서 이와 관련한 근본 대책을 지금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2023.02.26 I 송주오 기자
르노삼성의 지독했던 성희롱 피해자 징계·보복…대법, 유죄 확정
  • 르노삼성의 지독했던 성희롱 피해자 징계·보복…대법, 유죄 확정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징계·인사보복 행위로 사건 발생 8년 만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보복을 주도했던 인사들 역시 유죄가 확정됐다.르노삼성 직원이었던 A씨는 2013년 3월 인사팀에 “팀장 B씨로부터 1년간 신체접촉, 성적 언동 등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주는 성희롱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신고했다. 같은 해 6월엔 법원에 B씨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해자 B씨에 대한 징계가 보직해임과 정직 14일에 그친 사이 A씨의 성희롱 피해 사실은 같은 달 인사팀을 통해 사내에 유출됐고 이후 ‘A씨가 먼저 B씨를 꼬셨다’는 등의 허위소문이 돌았다. 이에 A씨는 허위소문 유포자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C씨에게 경위를 확인했고 C씨는 A씨에게 관련 내용을 진술서로 작성해 건넸다.C씨는 다음날 A씨를 찾아와 진술서 반환을 요구했다. 이 자리엔 근로자대표기구인 사원대표회의의 한 대의원이 동행했다. A씨가 반환을 거부하자 C씨는 사원대표회의에 “A씨로부터 협박을 받아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신고했다.◇중노위 구제 결정 직후에도 또 보복징계 나서 여기서부터 르노삼성 차원의 A씨에 대한 징계 보복이 본격화됐다. 르노삼성은 C씨 신고를 근거로 A씨에게 견책 처분을 통보했다. 징계는 인사팀 부장이었던 손모씨와 A씨 소속 본부의 부소장이었던 김모씨가 주도했다.손씨는 회사 내규성 징계위원회 위원장으로 규정돼 있던 본부 소장이 징계에 반대하자 사내 규정을 무시하고 김씨를 위원장 대행으로 징계위를 구성했다. 징계위 논의 과정에서도 A씨의 ‘변호사 대동’과 ‘허위사실 유포자들 징계’ 요구는 무시됐다. A씨는 곧장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 받아들여졌다. 르노삼성의 재심신청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기각됐다.르노삼성은 이와 별도로 A씨를 도와주던 직장동료 D씨에 대한 보복 징계에도 나섰다. 인사팀은 D씨에 대해 근태 불량을 이유로 2013년 7월 정직 처분을 했다. 이 역시도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모두 구제신청이 인용됐다.지난 2014년 2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인권단체 등이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르노삼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독하게 A씨와 동료 D씨에 대한 보복 징계를 이어갔다. 르노삼성은 D씨에 대한 중노위 결정 이틀 후 D씨에게 또 다시 직무정지와 대기발령 통보를 했다. D씨가 구제절차 과정에서 지노위에 회사 문서를 무단 유출했다는 이유를 들었다.D씨는 통보를 받고 짐을 챙겨 나오는 과정에서 A씨에게 도움을 받았다. 인사팀 직원들은 차량을 타고 회사를 나서던 A씨와 D씨를 보안검사를 이유로 제지했다. 르노삼성은 보안검사에서 회사 서류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동행한 A씨에 대해서도 직무정지와 대기발령 통보를 했다.여기서도 인사팀 부장이던 손씨가 주도적으로 나섰다. 절도나 방조에 대한 의심스러운 정황이 전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손씨는 ‘불법 문서 반출 행위에 가담해 형사소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그는 A씨에 대해 대기발령 장소로 기존 업무와 전혀 무관한 보안팀 사무실을 지정 통보하며 사무실을 벗어날 때마다 부서장 승인을 받도록 했다. 또 다른 사무실을 방문하려면 인사팀 승인을 받으라고 통보하는 등 신체 이동의 자유를 제안했다.◇피해자·조력자, 헌법소원까지 가서야 억울함 벗어르노삼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손씨 명의로 A씨와 D씨를 고소했다. A씨에 대해선 절도방조 혐의, D씨에 대해선 명예훼손·모욕·절도 혐의 등의 명목을 내걸었다.검찰은 6개월 간의 수사 끝에 A씨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했고, D씨에 대해서만 절도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유예 처분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혐의가 없다고 결론 냈다. D씨는 이에 불복해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는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A씨는 민사소송과 별도로 2016년 3월 르노삼성과 손씨·김씨 등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2018년 3월 이들을 기소했다. 르노삼성 등 피고인들은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하며 끝까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가해자 1심 변호인단 중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이름을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내에서 성폭력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전 의원은 올해 1월 이른바 ‘권력형 성범죄 은폐 방지법’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1·2심은 손씨와 김씨에게 각각 벌금 800만원과 400만원, 르노삼성 법인에 대해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손씨와 김씨가 성희롱 피해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A씨에 대해 불리한 조치를 한 것”이라며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했다”고 질타했다.르노삼성과 손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이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한편, 대법원은 2018년 5월 A씨가 르노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4000만원을 배상 판결을 내렸다.부장판사 출신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 (사진=연합뉴스)
2021.08.15 I 한광범 기자
 송영길 "조국 문제는 우리가 반성해야 할 문제"
  • [밑줄 쫙!] 송영길 "조국 문제는 우리가 반성해야 할 문제"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 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시간. 밑줄 쫙, 집중하세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첫 번째/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사태' 사과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했어요.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최근 자서전을 내놓으면서 '조국 사태'가 다시 논란이 됐는데, 이번 사과로 논란이 정리될지 주목됩니다. ◆ 송영길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송 대표는 이날 '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 보고회에서 "조국 전 장관의 법률적 문제와는 별개로 자녀 입시 관련 문제는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어요.'조국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가 사과한 것은 2019년 10월 당시 이해찬 대표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민심경청 프로젝트는 지난달 25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의 프로그램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민심을 경청하기 위해" 시작했어요.이 프로젝트를 통해 송 대표는 민생과 개혁 과제 중심으로, 최고위원은 수도권·영남·호남 등 5개 권역별로 지역 민심을 들었습니다.다만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가족이) 검찰의 가혹한 기준으로 기소가 돼서 법정에 서 있다"며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어요.'조국 사태'에 사과하면서도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 의견도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여요. ◆ 민주당의 '내로남불' '언행불일치' 논란 모두 사과송 대표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 비위 사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당 대표로서 공식적으로 피해자와 가족,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어요.그러면서 송 대표는 '내로남불' '언행불일치' 문제 해결을 위해 "본인 및 직계 가족의 입시·취업 비리, 부동산 투기, 성추행 연루자는 즉각 출당 조치하고 무혐의 확정 이전까지 복당 금지 등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이는 내년 3월에 있을 대선을 준비하며 지지율 상승세를 노리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 강성 지지자들은 송 대표 탄핵 요구... 당내 일각서도 반발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을 좋아하는 분들의 마음이 아플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당 대표의 판단을 존중한다. 대표로선 전체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어요.그러나 당원 게시판에 송 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어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송영길 대표 탄핵 요구 청원까지 올라왔습니다.당 내에서도 반발이 이어졌어요.강성 친문인 김용민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왜 그 시점에 사과성 발언을 했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다"며 "제3자인 당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잘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비판했습니다.전재수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왜 사과를 하느냐는 당원 글이 상당히 있었다. 이는 우리 지지자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며 "당 지도부가 지지자들과 여러 채널을 통해 조금 더 활발히 소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어요.◆ 조국 "저를 밟고 전진하십시오"조 전 장관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의 사과문 일부를 옮긴 뒤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말씀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적었어요.조 전 장관은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부동산, 민생, 검찰, 언론 등 개혁 작업에 매진해 주시길 바라마지 않는다"고도 밝혔습니다.또한 조 전 장관은 자서전 '조국의 시간'을 언급하며 "물론 그 이전에도 저는 같은 취지의 사과를 여러번 했다"고 덧붙였어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두 번째/서민?실수요자 대출규제 완화, 7월 1일부터 시행정부가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 조치를 가계부채 관리방안 본격 시행에 맞춰 내달 1일부터 시행해요.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정책 보완책 후속 조치를 신속히 실행하고, 추가 협의가 필요한 사안도 최대한 조기 결론 내 시장 불확실성을 걷어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무주택자·실수요자 지원과 투기 완화 함께 추진홍 부총리는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차 신고제 추진상황 점검 △부동산 대책 보완방안 조치 계획 △2·4대책 등 공급대책 진행상황 점검 및 추가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어요.정부는 주택 공급은 일관되게 추진하되, 다주택자·단기거래자 투기 억제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어요.무주택자·실수요자를 위한 LTV 등 대출규제 완화는 내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앞서 당정은 지난달 27일 협의를 거쳐 실수요자 LTV 우대 폭을 현행 10%포인트에서 최대 20%포인트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요.공시가격 6억~9억원 구간에 해당하는 주택의 재산세율을 0.05%포인트 감면해 주는 내용의 재산세 완화 조치는 7월 재산세 부과 절차에 차질이 없도록 이달 중 지방세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추진할 계획입니다.그러나 논란이 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완화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임대등록사업자 제도 개편은 시장 영향, 세입자 보호 등을 고려해 구체적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어요.◆ 2·4 주택공급대책도 적극 진행중...목표물량 2배 이상 후보지 확보3일 회의에서는 주택공급대책 진행상황도 점검했어요.회의 모두발언에 따르면 정부는 도심사업 후보자의 경우 약 11만호를 발표하여 2021년 목표물량인 4.84만호의 약 2배 이상의 후보지를 확보했습니다.정부는 지자체 제안 이전공공기관 부지 등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도심 인근 가용택지 추가 발굴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에요.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된 고(故) 이모 중사의 주검 앞에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세 번째/ '공군 부사관 성추행' 가해 중사 구속‘공군 부사관 성추행’의 가해자인 B중사가 2일 구속됐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석달 만이에요.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2일 오후 10시 30분,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B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B중사는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구속수감됐습니다.지난 4월 강제추행 혐의로 공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던 B 중사는 그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혼인신고날 생을 마감한 부사관충남 서산의 모 공군부대 소속인 B중사는 3월 초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여성 부사관인 A중사에게 업무와 연관 없는 술자리 참여를 강요했고, 이후 귀가하는 차량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A중사는 피해를 신고했으나 제대로 된 보호조치를 받지 못했으며 부대 상관들의 사건 은폐, 회유 등 조직적인 2차 가해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어요.조직적 회유와 은폐 시도에 괴로워하던 A중사는 지난달 21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어요.장례를 미룬 유족들은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군의 부실대응이 사태 키워국회 국방위 소속 이채익 의원은 2일 오전 '공군 부사관 성추행·사망 사건'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의원은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추가사실과 군 수사 간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어요.유족 측은 "당시 A중사는 바로 차량에서 내려 회식 자리에 함께 있던 같은 부대 C상사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합니다.그러나 공군 측 자료에는 A중사가 '성폭력 사건' 발생을 신고한 시점이 하루 뒤인 3월 3일로 돼 있어요. 이 의원은 "유족 측 주장이 사실일 경우, C상사는 A중사의 피해사실을 2일 야간에 보고 받고서도 다음날인 3일 오전에 D준위에게 보고 한 것"이라고 해당 자료를 반박했습니다.또한 가해자인 B중사의 핸드폰 제출이 피해자 A중사의 사망 뒤에야 이루어진 점 역시 군의 부실수사 정황으로 꼽힙니다.◆ 군대 내 성범죄도 지속 증가 중...전문가 "인사평가 체제 개선해야"A중사 사망 이후에 공군에서 또다른 성범죄가 발생했어요.군인권센터는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군사경찰 소속 하사가 여군 숙소에 무단 침입해 불법 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A 하사는 지난달 초 여군 숙소에 침입하다가 현행범으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어요.군 당국 등에 따르면 군대 내 성희롱, 성추행 사건들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지난 10일 군인권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센터가 지원한 상담 가운데 강간·준강간 관련 상담 건수는 2019년 3건에서 2020년 16건으로 늘었습니다.같은 기간 성희롱 관련 상담 건수도 44건에서 55건으로 증가했어요.이에 국방부는 A중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대 내 성폭력 피해를 파악하겠다며 3일부터 2주간을 ‘성폭력 피해 특별 신고 기간’으로 정했습니다.전문가들은 폐쇄적이고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군대 안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인사평가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스냅타임 이수빈 기자
2021.06.04 I 이수빈 기자
임용 전 성희롱 악플 단 공무원 징계 받나
  • [정재욱의 이슈Law]임용 전 성희롱 악플 단 공무원 징계 받나
  •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변호사] 작년 12월31일 `대전 9급 공무원 합격한 아동성희롱범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OOO라는 악플러를 고발한다며, OOO 본인이 직접 10월 대전광역시 지방공무원 채용시험 합격 문자와 함께 대전광역시 공무원 시보 임용장을 인증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해당 글에 의하면 OOO는 모 걸그룹의 만15세, 16세, 17세 미성년자 멤버들을 대상으로 수년간 신체부위등을 빗댄 입에 담지도 못할 악플들을 끊임없이 일삼아 왔다고 한다. 청원인은 OOO가 공무원이 되어 국민혈세를 축낸다니 사회구성원으로서 도저히 좌시할 수가 없다며 청원 이유와 배경을 밝혔다. 지난 11일 피해 걸그룹 멤버 소속사가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OOO 등을 고소를 하면서 경찰도 정식으로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문제의 악플러 OOO는 해당 혐의 내용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경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OOO가 댓글 작성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반대로 OOO가 걸그룹 멤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것 이외에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징계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사 피해자와 합의를 하거나 피해자로부터 처벌불원서를 받아 형사처벌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비화된 만큼 징계를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이전의 행위인데 재직 중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나`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금고나 징역형의 실형이 나오지 않는 이상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수행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록 임용 전 행위라 하더라도 이로 인해 임용 후의 공무원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게 된 경우에는 국가공무원 법 제78조 제1항 제3호의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또는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 제3호의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 해당해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 대법원도 이런 전제 하에 공립학교 교사로 임용된 A씨가 장학사 또는 공립학교 교사로 임용해 달라는 등의 인사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서울시 교육감에 전달한 사안에서 비록 뇌물공여행위가 임용되기 전에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임용 이후에 검찰수사가 이뤄져 기소가 되었으므로 공립학교 교사로서의 체면과 위신이 크게 손상되었다고 보아 A씨를 징계파면 할 수 있다고 봤다.지난 2018년 대구지방법원에서도 이러한 취지의 판결이 있었다. 119 구급대원이었던 B씨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에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범죄를 했고, 임용 이후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의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에 처해졌다. 대구광역시장은 B씨에 대해 해임 처분을 했고 B씨는 품위손상행위는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에 발생한 일이라면 해임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대구광역시장 손을 들어주며 비록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임용 후의 공무원 품위를 손상하게 된 경우에는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 제3호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깊은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임용 전의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한다면 공무원 징계제도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보았다. 특히 소방공무원 중 119 구급대원은 좁은 공간에서 구급환자의 신체를 자주 접촉해야 하며 구급환자들이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온전히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강한 신뢰가 요구되는 직업임을 고려하면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의 강제추행 행위도 지방공무원법상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물론 일반적으로 임용 전의 행위가 재직 중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아주 예전의 일이거나 다소 경미한 사안이라면 그러한 행위로 인하여 공무원으로서의 위신, 체면, 품위가 손상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임용 전의 행위로 인해 형사처벌이 이뤄지고, 범죄 특성상 공무원의 성실, 청렴, 품위 유지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충분히 징계가 이뤄질 수 있다. 이러한 공직의 특수성에 비춰보면 공무원으로서의 장래를 희망하는 자라면 현재 자기 행위가 미래에 징계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매우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21.01.29 I 이정훈 기자
③사회지도층의 잇단 ‘성추행 의혹’…또 ‘권력형 성범죄’
  • [사건2020]③사회지도층의 잇단 ‘성추행 의혹’…또 ‘권력형 성범죄’
  • 이데일리 사건팀은 올 한 해 발생한 주요 사건 중 꼭 되짚어 봐야 할 것들을 키워드별로 선정해 총 5회에 걸쳐 전해 드립니다. <편집자 주>관련기사 ①'악마를 보았다' 조주빈…'용서는 없다' 디지털성범죄②학대아동 A양·B군…'슬픈 알파벳 행렬' 언제까지[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해 예상치 못한 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추악한 뒷모습이 드러난 이른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벌어진 지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난 탓이다. 이 때문에 여성 단체를 중심으로 이제는 사건 실체를 밝혀 사회 지도층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권력형 성범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왼쪽부터),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이 지난 7월 22일 오전 서울 모처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박원순 前 시장, 성추행 피소된 뒤 숨진 채 발견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7월 9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홀로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섰다. 이후 경찰에 박 전 시장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고, 박 전 시장은 공관을 나선 지 14시간 만인 이튿날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권 후보로도 거론되던 그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죽음은 많은 이들의 의문을 불러왔다. 그러나 그의 사망 직후 드러난 성추행 피소 사실은 온 사회를 뒤흔들었다. 박 전 시장이 실종되기 전날인 7월 8일, 그의 전직 비서가 “지난 2017년 비서로 일하면서 박 전 시장에게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했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이 그간 여성 친화적 행보를 보여 온 탓에 피소 사실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박 전 시장은 지난 2011년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두 차례 재선에 성공하며 최초의 3선 서울시장이었다. 국내 첫 직장 내 성희롱 소송인 1993년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등을 이끈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세상을 떠나며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며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만 남겼다.피해자 측과 여성 단체들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시장이 비서를 상대로 위력에 의한 성추행을 약 4년간 저질렀고, 비서가 인사 담당자를 포함해 20여명에게 고충을 호소했으나 묵인·회유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또 이들은 박 전 시장 사망으로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을 대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해당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지금까지도 박 전 시장 성추행 피소 사건 관련 수사는 이어지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7월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해왔으며, 경찰은 박 전 시장의 비서실장들이 성추행을 묵인했다는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또 검찰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경위를 살펴보는 중이다. 갑자기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가 지난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정문 앞에서 오 전 시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강제 추행 혐의’ 오거돈 前 부산시장 관련 수사 이어져 앞서 지난 4월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권력형 성범죄 사건’으로 스스로 시장직을 내려놓는 일도 있었다. 업무 시간에 해당 직원을 집무실로 불러 성추행했다는 내용이었다. 네 번째 도전 끝에 부산시장으로 당선된 오 전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 입으로 강제 추행 사실을 밝히면서 해당 사건은 드러났다. 당시 오 전 시장의 사퇴 시점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직후인 탓에 총선 전 사건을 은폐하고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약 4개월 동안 수사한 경찰은 오 전 시장이 직접 밝힌 혐의 외에 다른 의혹에 대해선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찾지 못했고, 검찰에 오 전 시장을 강제 추행 혐의로만 송치했다. 한편 최근 검찰은 오 전 시장이 지난 2018년 또 다른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가 파악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6월에 이어 오 전 시장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재차 기각했다. 오 전 시장은 변호인을 통해 해당 혐의를 시인하면서도 당시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피해자를 보호해온 부산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전국 290개 여성인권단체로 구성된 ‘오거돈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법원은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인 오거돈을 일벌백계해 사회에 경종을 울려도 모자랄 판국에 또 풀어줬다”면서 “권력형 가해자 오거돈이 구속되고, 엄벌이 내려질 때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며 유감을 드러냈다.
2020.12.25 I 박순엽 기자
징계하고 ‘보너스’ 주는 황당한 공무원 성과급제 바뀐다
  • [2020국감]징계하고 ‘보너스’ 주는 황당한 공무원 성과급제 바뀐다
  •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징계를 받으면 징계 수위에 관계없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경징계를 받은 공무원 수백명에게 수십억원의 성과급이 지급한 게 문제로 지적된 뒤 제도개선을 하기로 한 것이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처, 공무원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 처장, 김우호 인사혁신처 차장, 정남준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연합뉴스 제공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문제점을 지적해 준 점을 참고삼아서 비위가 있었던 공무원에게 당해연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원칙을 가져가야 한다”며 “제도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데일리가 인사처의 ‘공무원 징계자에 대한 성과급 지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2019년 6월까지 징계를 받은 공무원(국가직) 4209명 중 680명(16%)에게 성과급 15억8775만원이 지급됐다. 1인당 평균 233만4928만원이다.(참조 이데일리 1월30일자 <[단독]징계로 감봉하고 ‘보너스’ 주는 황당한 공무원 성과급제>)이같이 징계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부처는 35곳에 달했다. 경찰청이 징계자 509명에게 10억4422만원을 지급해 가장 많았다. 이어 행정안전부 17명(4418만원), 해양수산부 15명(3529만원), 소방청 12명(4414만원), 산업통상자원부 8명(3106만원), 통계청 6명(1394만원) 순이다. 나랏곳간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3명·1731만원), 부정부패 사건을 처리하는 국민권익위원회(2명·775만원)와 법무부(10명·2012만원)·대검찰청(3명·712만원), 공직복무를 관리하는 국무조정실(2명·857만원)과 인사처(2명·554만원), 공정거래위원회(2명·505만원) 징계자도 성과급을 챙겼다. 징계자 1인에게 지급한 성과급은 교육부 공무원이 79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교부 764만원, 해양경찰청 761만원, 기재부 577만원, 산림청 455만원, 국조실 429만원, 통일부 410만원, 방위사업청 393만원, 국가보훈처 273만원 순이었다. 징계를 받고도 성과급을 받는 인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늘어나는 추세다. 성과급을 받은 징계자는 2017년에 241명에서 2018년 251명으로 늘어났다. 작년에는 6월까지 188명을 기록했다. 이렇게 징계를 받고도 성과급을 챙길 수 있는 것은 보수 규정에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제7조의2),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인사처 예규)에 따르면 성과급 제외 대상은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 △금품·향응수수 및 공금횡령·유용 △성범죄(성폭력·성매매·성희롱) △음주운전 등에 따른 징계로 한정돼 있다. 반면 자체적으로 기준을 정해 징계자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기관도 있다. 국세청은 징계를 받은 249명(2017~2019년 6월 집계) 전원을 성과급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자체 성과상여금 처리 지침을 만들어 징계 경중에 관계없이 모든 징계자에게 최하 등급(D)을 부여하고 성과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공무원이 징계를 받는 행동을 한 것은 국민에게 피해를 준 행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일벌백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10.12 I 최훈길 기자
"방탄소년단 악플러, 벌금형·검찰 송치"
  • "방탄소년단 악플러, 벌금형·검찰 송치" [전문]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악성 게시물 작성자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진행한 결과 일부 피의자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 측은 29일 “최근 팬 여러분의 제보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수집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주요 증거 대상은 디시인사이드와 같은 각종 커뮤니티, 티스토리를 포함한 블로그 게시물 등이며 그밖에 SNS 게시물,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 음원 사이트 댓글 등도 해당된다”고 전했다.이어 “이전 진행한 고소 건 중 일부 피의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피의자들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조사 중인 피의자가 대리인을 선임하여 합의를 요청하는 사례가 있었으나 원칙에 따라 절대 선처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빅히트 측은 또 “장기간 악질적으로 방탄소년단에 대한 악성 게시물을 작성해온 이들의 정보를 수집하여 경찰에 전달했고, 그중 일부는 경찰 조사에서 범죄 혐의가 인정되어 검찰에 송치 후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만약 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계속해서 범죄 행위를 일삼을 경우, 추가적인 고소는 물론 강력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조치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놨다.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안녕하세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입니다.당사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악의적 비방 등을 포함하는 악성 게시물 작성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진행 상황을 알려드립니다.최근 당사는 팬 여러분의 제보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수집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주요 증거 대상은 디시인사이드와 같은 각종 커뮤니티, 티스토리를 포함한 블로그 게시물 등이며 그밖에 SNS 게시물,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 음원 사이트 댓글 등도 해당됩니다.이전 진행한 고소 건 중 일부 피의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피의자들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사 중인 피의자가 대리인을 선임하여 합의를 요청하는 사례가 있었으나 원칙에 따라 절대 선처 불가 의사를 전달했습니다.특히 장기간 악질적으로 방탄소년단에 대한 악성 게시물을 작성해온 이들의 정보를 수집하여 경찰에 전달했고, 그중 일부는 경찰 조사에서 범죄 혐의가 인정되어 검찰에 송치 후 처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약 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계속해서 범죄 행위를 일삼을 경우, 추가적인 고소는 물론 강력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까지 조치할 계획입니다. 악성 게시물에 대한 법적 대응은 당사 법무팀 주관으로 전문 법무법인과의 긴밀한 협업 하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3자가 제기하는 고발은 피해자인 아티스트 본인의 경찰 출두와 조사가 원칙이므로 개인 또는 단체 등 제3자 고발에 대해 회사 차원의 협조와 지원은 어렵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사건별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사건이 종결되기까지 적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티스트 권리 침해에 대한 당사의 대응 의지는 확고하니 이 점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당사는 상시적인 악성 게시물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있으며, 악성 게시물 신고 및 삭제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도 빅히트 법적 대응 계정으로 적극적인 제보 부탁드립니다.방탄소년단을 향한 팬 여러분의 애정과 헌신에 늘 감사드립니다.아티스트의 권익 보호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6.30 I 윤기백 기자
축구협회 공정위, ‘횡령·성폭행 의혹’ 정종선 고등연맹회장 직무정지
  • 축구협회 공정위, ‘횡령·성폭행 의혹’ 정종선 고등연맹회장 직무정지
  • 정종선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학부모들의 돈을 가로채고 성폭행한 의혹을 받는 정종선(53)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의 회장직 직무가 정지됐다. 대한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서창희·이하 공정위)는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성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고등연맹회장으로서 언남고를 포함한 고등학교들에 대한 지휘 및 감독 권한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공정위는 “최종 징계를 결정하기에 앞서 임시 조치로 정 회장의 고등연맹 회장직에 대한 직무 정지 및 피해자들에 대한 일체의 직간접적인 접촉 및 접촉 시도 행위를 금하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이 경찰 수사 중이지만 죄질이 나쁜 중대 사안이어서 공정위를 개최했다. 공정위는 직무 정지 처분이 ‘성희롱·성폭력의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지침’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공정위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해 사실들의 진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려워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당사자들의 진술을 들은 후에 최종 징계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며 “금일 최종적인 징계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정 회장의 변호인 측은 정 회장의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법무법인 에이원은 “정 회장이 축구부 운영비를 횡령했다거나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2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수사, 6월에 두 차례에 걸쳐 피의자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가 사실로 구증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에이원은 “축구부 운영비를 착복하거나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다면 응당 구속돼야 마땅하다”며 “범죄 혐의는 경찰 및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 것인 만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양 함부로 보도하는 행동은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2019.08.13 I 임정우 기자
'정해진 결론'…경찰, "檢, '김학의 사건' 실체규명 의지 없었다"
  • '정해진 결론'…경찰, "檢, '김학의 사건' 실체규명 의지 없었다"
  • ‘김학의 수사단’의 여환섭 단장(청주지검장)이 지난 4일 서울 동부지검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박기주 기자] “처음부터 우리가 ‘장난쳤다’는 결론을 내고 싶어했던 것 같다.”경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5일 “(검찰이)이 정도는 우리가 막아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최소한 자기 반성을 하는 대국민 사과 정도는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이 전날 공소시효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수사 외압·부실 수사 의혹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자 경찰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됐던 ‘별장 성접대 동영상’ 보고 여부를 두고 경찰이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당시 수사팀의 좌천성 인사 의혹에 대해서도 ‘부당한 인사 조치가 아니었다’고 하자, “애초 기대도 없었지만 너무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靑 보고 없어’ 발표에 경찰 반박 “한쪽 말만 들어”경찰 내부에선 김학의 수사단이 전날 2013년 3월 경찰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동영상 관련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수사결과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수사단 조사결과 당시 경찰청 범죄정보과 소속 팀장은 건설업자 윤중천(58)씨와 서로 맞고소를 벌이던 내연녀 권모씨를 2013년 3월 초 만나 별장 동영상을 직접 봤다. 이 팀장은 같은 달 4~8일 3차례에 걸쳐 권씨로부터 동영상 내용이 포함된 34쪽 분량의 피해상황 진술서를 이메일로 받았다. 수사단은 “(경찰이) 이메일 진술서를 받았을 때부터 내사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즉 경찰이 김 전 차관 내정일인 3월 13일 이전에 동영상 존재 및 내용 파악과 함께 사실상 관련 내사를 진행했지만 청와대에는 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와 관련, 수사단은 경찰의 보고계통에 따른 정식보고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팀장은 윗선에 보고했다고 주장했지만 과장 등 중간간부는 보고가 없었다며 진술이 서로 엇갈린다는 것이다.당시 수사팀을 지휘했던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김 전 차관 내정발표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팩스로 동영상 존재를 보고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단 관계자는 “대통령 기록관에서 팩스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당시 경찰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이세민 전 기획관이나 팀장이 윗선에 보고를 하고 근거를 제출했는데 모두 무시하고 당시 수사국장 등이 ‘보고 받은 바 없다’고 한 것만으로 결과를 정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 착수 전 어떤 내용을 확인하고 있고 마지막에는 동영상을 누가 갖고 있다는 것까지 보고했다”며 “우리 입장에선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수사단에 출석해 업무일지 등을 제출하는 등 당시 상황을 상실히 진술했던 이세민 전 기획관은 “아직 입장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말을 꺼렸다.◇“檢, 처음부터 수사의지 없어”“최소한 대국민 사과해야”수사단은 “오로지 증거와 법리검토로만 판단했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두 달여 동안의 수사 결과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이 사건에 대한 대규모 수사단이 꾸려졌지만 정작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과 청와대 수사외압 의혹, 과거 경찰·검찰의 부실수사 의혹 등 핵심은 규명하지 못한 채 오히려 합법적인 면죄부를 준 셈이 됐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선후배와 동료 등 내부를 수사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이번 검찰 수사의 결과는 처음부터 예상 가능했다는 반응이 나온다.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이 사건 수사결과와 관련해 2017년 한 지상파 방송에서 검찰 간부의 술자리 성희롱 사건이 보도되자 검찰이 제보자 색출을 위해 감찰에 나선 사례를 소개했다. 임 부장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학의 사건 수사단의 수사결과를 예상했다. 수사 의지와 방향은 수사단장을 보면 유추 가능하다”며 “그래도 그때처럼 허탈해 망연자실 쳐다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적었다.한편에선 정권이 검찰을 의혹 해소나 진상 파악을 위한 기관으로 쓰려는 시도를 그만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여 단장은 박근혜 청와대가 김 전 차관 임명을 강행한 의혹 등에 대해 범죄 혐의가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진상조사가 아닌 수사를 하는 거여서 범죄혐의 부분만 수사했다”고 밝혔다.수사단은 이 논리로 1·2차 검사 수사팀의 직무유기 혐의 역시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실체적 판단을 하지 않았다.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은 법적으로 수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여론의 거센 압박과 대통령 지시로 재수사에 나섰지만 만족할 만할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웠다”며 “검찰은 범죄혐의 수사기관이라는 말에는 공감하는 검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2019.06.05 I 이승현 기자
단톡방 퍼나르다 '철컹'..버닝썬게이트에 언급되는 정보통신망법에 관하여
  • 단톡방 퍼나르다 '철컹'..버닝썬게이트에 언급되는 정보통신망법에 관하여
  •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사회를 뒤흔든 ‘버닝썬 게이트’ 사건에서 유독 많이 등장하는 법률이 바로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다.정보통신망법은 ‘망법’이라고도 줄여 부르는데, 통신망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와 이에 따른 규제·해결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개인정보나 보안 등에 있어서 흔히 많이 언급되지만, 명예훼손이나 인권과 관련된 문제에서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룹 빅뱅 승리가 운영한다고 유명세를 탄 클럽 ‘버닝썬’이 폭행 사건에 이어 마약 투약 의혹까지 각종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클럽 ‘버닝썬’ 앞의 모습.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가수 정준영과 승리를 비롯한 여러 연예인들이 연루된 이번 사건의 경우, 특히 카카오톡 ‘단톡방’을 통해 동의받지 않은 피해자의 신체 사진이나 영상, 성희롱적인 발언 등이 이어지면서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이에 많은 이들이 단톡방 등에서 소위 뒷소문 등을 담은 ‘찌라시’나 선정적인 내용을 공유했을 경우 무엇이 잘못인지, 또 어떤 처벌이 따라올 수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메신저처럼 통신망을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타인에 대한 소문이나 음란 콘텐츠 등을 함부로 공유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정보통신망법 제44조 제1항은 ‘이용자는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또 만일 거짓 내용을 유포해 명예훼손이 발생한 경우에는 같은 법 제70조 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다.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형법상 명예훼손에 비해 그 파급력이 훨씬 크고 피해자의 손해도 확대될 우려가 있기에 법정형이 더 무겁다”고 설명했다.정준영씨의 경우 소위 ‘몰카 영상’을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면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제44조 제1항)은 물론이고 불법정보의 유통(제44조의7 제1항 제1호)에도 저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불법정보 유통의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과 버닝썬 MD 김모씨가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04.06 I 이재운 기자
`젠더폭력 컨트롤타워`인데, 심석희 사태에 고심하는 여가부
  • [현장에서]`젠더폭력 컨트롤타워`인데, 심석희 사태에 고심하는 여가부
  •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작년 1월29일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희롱 사건 폭로로 촉발된 `미투(Me too) 운동`이 온 나라를 뒤흔든지 1년쯤 되던 지난 8일밤 대한민국은 또 한 번 깊은 좌절과 상실감에 빠졌다.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였던 심석희(22) 선수가 최근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뿐 아니라 17세부터 상습적인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심석희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으로 지난 1년간 정부가 관련 조직을 꾸려 각종 현장조사와 점검에 나서고 온갖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우리 사회 내 위력에 의한 성범죄는 여전히 뿌리 깊게 침투해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양상을 만들고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운동선수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감독과 코치를 절대적인 존재로 떠받드는 체육계의 비정상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형성된 그루밍 성폭력(신뢰관계를 쌓아 심리를 지배한 뒤 가하는 성폭력)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데서 이번 사안은 더 엄중하다. 물론 아직 수사 중이며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지만 얼굴이 알려진 빙상계 간판스타가, 그것도 여성으로서 앞으로 겪게될 모든 수모를 감수하고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심 선수의 충격적 폭로 후 바로 다음날인 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사건에 대해 사과한 뒤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관련해 정부 내 컨트롤타워라던 여성가족부는 사흘이 지나도록 그 어떤 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여가부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등과 연락해 조만간 만나 실무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여가부는 피해자 지원 주무부처로서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소극적 답변만 내놨다. 이어 “여가부가 입장을 내는 게 맞는지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미 문체부서 입장을 냈기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를 두고 공직사회 내에서는 지난해 8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건 판결과 관련해 여가부가 피해자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밝힌 이후 안희정 측 지지자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에 시달리면서 미투 사건에 대해 소극적 자세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 제일 먼저 “젠더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차별없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성평등 사회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심석희 선수가 그토록 어렵게 뗀 입이다. 진 장관의 발언대로 여가부가 진정한 범정부 컨트롤타워라면 더이상 소극적으로 대응해선 안 될 것이다.
2019.01.10 I 송이라 기자
'여성검사 30%'에도 간부급은 8% 그쳐
  • '여성검사 30%'에도 간부급은 8% 그쳐
  •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 성범죄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기자실에서 성폭력 피해 실태 설문 전수조사 결과 및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여성 검사 10명 중 8명 이상은 근무평정과 업무·부서배치에서 여성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등한 순환보직과 주요 보직에 대한 여성 우선배치로 법무·검찰 분야 여성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15일 이러한 내용의 성범죄·성희롱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검사의 82.3%가 ‘조직문화가 성평등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85%는 ‘근무평정과 업무배치, 부서배치에서 여성이 불리하다’고 답변했다. 법무·검찰내 내 여성 구성원 67%는 이러한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성범죄가 발행해도 문제제기를 못 한다고 했다.여성 검사들은 상급자인 남성 검사에게 “넌 남자검사의 0.5야” 혹은 “여자니까 너는 성폭력 사건이나 담당해”라는 말도 들었다고 대책위와의 간담회에서 증언했다.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현저하게 낮다.대책위에 따르면 전체 검사 2158명 중 여성은 약 30%인 650명이다. 이 중 부부장검사 이상의 간부급 여성검사 52명(7.98%)에 불과했다. 주요 부서로 꼽히는 법무부 근무 검사 65명 중 여성은 8명으로 12.3%에 그쳤다. 대검찰청의 경우 69명 중 여성검사는 4명으로 5.79%였다. 서울중앙지검은 전체 검사 249명 중 여성은 50명으로 20.1%였다.대책위는 “검찰과 교정, 보호, 출입국 영역의 각 소속기관별 인사와 예산, 감찰 담당 등 주요 보직에 여성을 우선 배치해야 한다”며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에 여성검사 비율 30%를 달성을 권고했다.대책위는 법무부가 국장급인 성평등정책관 신설 등을 통해 법무·검찰 분야 성평등 확립에 주도적으로 나서달라고 했다.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성평등위원회를 구성해 성평등 인사기준 마련과 일·돌봄·쉼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정책 수립 등을 할 것을 권고했다. 성평등위원회는 또 법무·검찰 내 성희롱 등 고충 사건의 처리 과정과 그 결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감독하도록 했다. 대책위는 이와 관련, 지난 7년간 회의개최 실적이 3회에 불과한 현재의 성희롱 등 고충처리 내부시스템에 대해 법무부 성희롱고충처리담당관이 일괄 처리하도록 제도를 바꿀 것을 권고했다.대책위는 “법무·검찰 조직의 위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조직문화와 인식이 조직 내 성차별을 구조화하고 성적 침해를 지속시키며 피해를 확산하는 원인”이라며 “성평등한 조직문화가 정착돼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8.07.15 I 이승현 기자
"서지현 사건은 빙산의 일각"…女검사 70% 성희롱·성범죄 피해
  • "서지현 사건은 빙산의 일각"…女검사 70% 성희롱·성범죄 피해
  • 법무부 및 산하기관과 검찰에 근무하는 여성 직원 10명 가운데 6명이 성폭력이나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이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간담회를 열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검사를 포함한 법무·검찰 분야 여성 직원 10명 중 6명이 조직에서 성희롱 등 성범죄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은 현재의 신고·구제 시스템을 믿지 못해 그냥 참고 넘어갔다. 법무부 산하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법무부와 검찰 등 산하기관 등의 여성 구성원 전수 실태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7일 발표했다. 여성직원 총 8194명 가운데 90%인 7407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이 대책위는 올해 1월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공개에서 촉발된 ‘미투 운동(Me Too·나도 당했다)’을 계기로 출범했다. 법무·검찰 분야 여성 구성원 전부를 상대로 성범죄 피해 여부를 조사한 건 처음이다.◇‘외모평가’에서 ‘포옹·입맞춤·허벅지 만지기’까지조사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61.6%가 성희롱과 성범죄 등 성적 침해행위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 중 여검사의 경우 70.6%가 성희롱·성범죄 피해경험이 있다고 했다. 임용 후 3년 이하인 여성 직원 중에는 42.5%, 여성 검사는 42.6%가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여성가족부의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방지조치 특별점검’을 보면 응답자 약 56만 9000명 가운데 6.8%가 최근 3년간 성희롱·성폭력 직접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법무·검찰 분야 성범죄 실태가 공공부문 일반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는 정황을 보여준다.성희롱 등 성범죄 가해자는 ‘상급자’라는 응답이 85.7%로 가장 많았다. 가해자 중 9,.1%는 여성이었다. 유형별로는 외모 평가나 성적 농담 등 언어적 혹은 시각적 성희롱이 상당수였다. 포옹하기와 입맞춤하기, 허리 껴안기, 허벅지 만지기 등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거나 실제로 당한 피해도 22.1%에 이른다.발생장소는 ‘회식장소’가 64.9%로 가장 많았다. ‘직장내’라는 응답도 34.5%였다.이에 더해 소문 유포나 불리한 인사조치, 피해자 회유 등 2차 피해를 경험했다는 비율도 12.1%였다. 2차 피해의 가해자로는 상급자가 58.6%로 가장 많았다.권인숙 위원장은 이날 발표에서 “자신의 신상이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구제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아주 큰데도 응답률이 매우 높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신체적 접촉 성희롱 비율이 너무 높다. 서지현 검사 사건은 빙산의 일각임을 보여주는 결과다”라고 말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신고해도 안 달라져”…8년간 신고건수 불과 18건 그러나 성범죄를 당하고도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하는 경우는 적었다. 성희롱 등 피해를 입은 검찰 내 여성 직원의 66.6%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피해를 입은 법무부 본부 및 산하기관 여성 직원의 63.2%도 이렇게 답했다.피해 직원의 31.3%는 각 기관 내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등 신고절차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달라질 게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4.8%)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아서”(22.5%) △“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서“(18.2%) 순서였다.실제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법무·검찰 분야 259개 기관에 설치된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는 모두 3번 열렸을 뿐이다. 이 기간 성희롱 고충사건 처리 건수도 18건에 그쳤다. 검찰 내 여성 직원의 61.4%는 성범죄 사건의 공정하고 신속한 처리를 기대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대책위는 “현재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고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신뢰를 갖지 않아 유명무실화된 만큼 성희롱 등 고충사건 처리 절차와 담당기구 등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대책위는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성범죄 등 고충처리 담당기구를 설치해 각 기관 사건을 일괄처리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피해자가 조직 내부결제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이 기구에 직접 신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직보호 논리를 이유로 한 피해자 회유나 피해사실 은폐 등 2차 피해를 막고 가해자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대책위는 이날 전수조사 결과와 권고사항 발표를 끝으로 지난 2월 시작한 1기 활동을 마무리했다. 권 위원장은 “2기 활동연장 기간에는 조직문화 및 제도 개선이 핵심이다. 남성 직원 대상 간담회도 하겠다”고 말했다.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 간담회에 참석한 미투 운동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 서지현 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05.17 I 이승현 기자
검사도 못 피했다…법무·검찰 여직원 62% "성범죄 피해 경험"
  • 검사도 못 피했다…법무·검찰 여직원 62% "성범죄 피해 경험"
  •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의 권인숙 위원장이 지난 4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법무·검찰 분야 여성 직원 10명 중 6명이 조직에서 성희롱 등 성범죄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은 문제제기를 못한 채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한다.법무부 산하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여성 구성원의 90.4%(8194명 중 7407명)가 참여한 사실상의 전수조사 등을 통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7일 발표했다.대책위는 지난 3월 서울남부지검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국 12곳의 대규모 검찰청의 여성 검사 55명과 여성 수사관 187명, 여성 실무관 283명, 각 지역 교도소·보호관찰소·출입국사무소 소속 여성 직원 124명, 법무부 내 여성 직원 6명 등을 상대로 24회의 간담회를 실시해 조사를 벌였다. 대책위는 또 핫라인 신고센터 운영과 전국 성폭력전담검사 39명이 참석한 워크숍을 통해 조사를 했다.조사결과를 보면 성희롱과 성범죄 등 성적 침해행위 발생율이 61.6%로 집계됐다. 특히 임용 후 3년 이하 직원의 42.5%가 성적 침해행위를 당했다고 했다.그러나 성범죄를 당하고도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경우는 적었다.성희롱 등 피해를 입은 검찰 내 여성 직원의 66.6%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피해를 입은 법무부 본부 및 산하기관 여성 직원의 63.2%도 이렇게 답했다.피해 직원의 31.3%는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등 현행 신고절차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달라질 게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24.8%)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 같아서”(22.5%) △“남에게 알려질까 두려워서“(18.2%) 순서였다.실제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법무·검찰 분야 259개 기관에 설치된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는 모두 3번 열렸을 뿐이다. 이 기간 성희롱 고충사건 처리 건수도 18건에 그쳤다. 검찰 내 여성 직원의 61.4%는 성범죄 사건의 공정하고 신속한 처리를 기대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대책위는 “현재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고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신뢰를 갖지 않아 유명무실화된 만큼 성희롱 등 고충사건 처리 절차와 담당기구 등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대책위는 이에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성범죄 등 고충처리 담당기구를 설치해 사건처리를 일원화하라고 권고했다. 각 기관에서 제보나 신고, 인지된 성범죄 사건을 이 기구에 보고하고 기구에는 조사를 담당할 ‘성희롱 등 고충처리 담당관’을 두라고 했다. 특히 각 기관 내부결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무부 장관 산하 기구에 성범죄 사건을 바로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책위는 또 소문 유포나 불리한 인사조치, 성희롱 은폐·묵인 등 2차피해를 유발하는 가해자를 엄정 징계할 수 있도록 성희롱 등 고충사건 처리 지침개정과 행동수칙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2018.05.17 I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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