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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 [edaily 김진석기자] 2003년 5월 14일 노무현 대한민국 대통령과 조지 W.부시 미합중국 대통령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2003년이 한.미 상호방위조약 50주년임에 유의하면서 양 정상은 양 국민이 공유하고 있는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의 가치 증진과 한반도 및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을 위한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동맹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데 공동 노력키로 다짐하였다.
◇한.미 동맹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한.미 동맹 50주년을 환영하면서 한.미 동맹에 기여한 이들, 특히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 지역사회 및 한반도에서 평화와 자유수호를 위하여 헌신해 온 주한미군 장병들에 대하여 경의를 표명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 및 아태지역에서의 미군의 강력한 전진 주둔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 하였다. 양 정상은 기술력을 활용하여 양국 군을 변혁시키고 새로이 대두하고 있는 위협에 대한 대처 능력을 제고함으로써 한.미 동맹을 현대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동맹 현대화의 맥락에서 양 정상은 주한미군을 주요 축을 중심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용산기지를 재배치하기로 합의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미군의 주둔이 더욱 큰 능력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주둔으로 전환되는 동안 주한미군이 취할 적절한 대비태세에 대하여 노 대통령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약속하였다. 양 정상은 한강 이북 미군기지의 재배치는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정치.경제.안보 상황을 신중히 고려하여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양 정상은 또한 대한민국의 국력 신장에 따라 한반도 방위에서 한국군의 역할을 계속 증대하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유의하였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를 넘어선 국제안보상의 도전에 맞서 한.미 양국간 협력이 증대하고 있음을 환영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였으며, 한국이 의료 및 공병부대를 파견하고 이라크전에서 전후 인도적 지원 및 재건을 위한 여타 노력을 수행키로 결정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였다. 노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안보를 구축하기 위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였다. 양 정상은 또한 `항구적 자유 작전" 및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대한 한국군의 기여에 주목하면서 대테러 전쟁의 진전 및 협력 상황을 검토하였다.
양 정상은 한.미 동맹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미래 한.미 관계에 대하여 토론하고 양국 정부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할 전문가 회의 개최를 환영하였다.
◇북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였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재처리 및 핵무기 보유에 관한 언급과 이러한 무기의 과시 및 이전 위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주목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의 사태악화 조치는 북한을 더욱 고립되고 절박한 상황으로 이끌 뿐이라고 강조하였다.
양 정상은 국제적 협력에 기반하여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제거를 위해 노력해 나간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천명하였다.
양 정상은 4.23-25간 베이징 3자회담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환영하였다. 양 정상은 다자외교를 통한 성공적으로 포괄적인 해결에 있어 대한민국과 일본이 필수적이며, 러시아와 여타 국가들도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 증대될 경우에는 추가적 조치의 검토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데 유의하면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표명하였다.
양 정상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의 최대 공여국임에 주목하면서, 인도적 지원이 정치적 상황 전개와 연계되지 않고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동 지원이 이를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확실히 전달되도록 할 필요에 대해 유의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과감한 접근방안 및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의 다양한 필요를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인 조치를 검토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노 대통령은 평화번영정책의 개요를 설명하였으며, 부시 대통령은 남북화해과정에 대한 지지를 재천명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러한 대화 채널이 북한에게 핵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데 활용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노 대통령은 향후 남북교류와 협력을 북한 핵문제의 전개상황을 보아가며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양 정상은 이 문제에 대한 한.미 정부간 긴밀한 공조 유지와 한.미.일 3국간 협의 약속을 재확인하였다.
◇경제관계
양 정상은 양국간, 지역내 그리고 전세계적인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공동노력의 중요성에 동의하였다. 양국 정상은 한국경제 기초 여건이 견실하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한국의 무역, 투자, 성장의 지속적 증가 전망에 대한 강력한 확신을 표명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지속적 한국경제의 구조 개혁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지와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무역, 금융, 투자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노 대통령의 목표를 환영하고 지지하였다. 두 지도자는 무역개방, 투자, 투명성의 제고가 동북아 경제중심 개념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 요소임을 동의하고, 이러한 노력에 있어 민간부문 역할의 중요성을 인정하였다.
양 정상은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천명하고, 협의를 통해 양자간 통상현안을 해결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또한 양 정상은 기존의 긴밀한 경제.통상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양 정상은 범세계적 무역자유화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도하개발아젠다(DDA)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임을 천명하였다. 양국 정상은 또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포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완전한 동반자관계 지향
부시 대통령은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한국계 미국인의 미국사회에 대한 기여뿐만 아니라 한국민이 실현한 민주주의, 평화 및 번영의 이상에 대해서도 깊은 존경을 표하였다. 노 대통령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미국사회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미국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를 표명하였다.
노 대통령은 광범위한 범세계적 문제에 있어서의 양국간 협력 증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양 정상은 국제 열핵융합로(ITER) 프로젝트 및 이달말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 반부패 포럼에 있어서, 그리고 환경을 개선하고 전세계적인 전염병과 범죄를 퇴치하려는 여타 다른 노력에 있어서 한.미간 협력을 환영하였다.
양 정상은 작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이루어진 빈번한 통화와 워싱턴에서의 심도있는 협의가 양 정상간 개인 차원에서의 상호 신뢰와 존경의 기반을 형성하였으며, 이러한 상호신뢰와 존경에 힘입어 향후 북한 핵문제 및 여타 도전을 해결하기 위한 한.미간 공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환대에 사의를 표하였고, 부시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초청하였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을 다시 방문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 (전문)盧 대통령 `우드로 윌슨 센터` 연설문
- [edaily 김진석기자] 워싱턴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시간으로 14일 오전(현지시간 13일) `우드로 윌슨 센터`와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공동주최한 만찬간담회에 참석, 연설을 했다. 다음은 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샘 넌](Sam Nunn) 이사장님과 [존 햄리](John Hamre) 소장님, [데이비드 메츠너](David Metzner) 부이사장님, 그리고 귀빈 여러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늘 저녁 저명하신 국제문제 전문가 여러분과 말씀을 나누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넌] 이사장님과 [햄리] 소장님, 그리고 [메츠너] 부이사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만찬에 앞서, 최근의 한반도 상황과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 간략히 몇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동북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세계경제의 5분의 1을 담당하고 있고, 세계인구의 4분의 1이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경제 규모가 전 세계의 3분의 1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무한한 기회가 열려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그 한가운데에 있는 한반도에는 아직도 동.서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이제 한국은 동북아시아가 "평화의 공동체", "번영의 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능동적인 역할을 해 나가고자 합니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가려는 것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입니다.
한국의 새 정부는 "평화번영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존과 공영을 추구하자는 것입니다.
그 동안의 "대북 포용정책"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데 기여해왔습니다. 남북한간에 대화와 인적.물적 교류가 상당히 활발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이러한 화해협력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갈 것입니다.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면서, 최대한 투명한 방식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한 우방들과의 공조도 긴밀히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평화번영 정책"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가는 토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난달에는 베이징에서 북한의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그에 앞서 저와 [부시] 대통령은 몇 차례의 전화통화를 통해서 북한 핵 문제를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지금도 양국 정부는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화가 시작된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모두가 진지하게 대화에 임해나간다면, 신뢰가 구축되고 평화적 해결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북한은 지금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고립을 지속할 것이냐, 개방으로 나갈 것이냐의 갈림길입니다. 현재의 북한 지도부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저는 이 기회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공생의 길로 나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한.미 양국이 더욱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입니다. 한국 역시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미국과 함께 피흘려 싸워온 맹방입니다.
한국 국민들은 반세기 동안 다져온 한.미 우호와 동맹관계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뿌리내리고, 나아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도 미국의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이 긴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경제와 교류 면에서도 이미 불가분의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 양국간의 교역은 56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70만명의 한국 국민과 50만명의 미국 국민들이 양국을 방문했습니다. 올해로 이민 100주년을 맞이한 200만 한인들은 미국 사회의 곳곳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던 것도 이러한 한.미간의 전통적인 우호와 동맹관계를 깊이 존중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두 나라는 보다 성숙하고 완전한 동맹관계로 발전되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우리의 동맹관계가 상호존중의 바탕 위에서 한층 강화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여러분께 거듭 감사드리면서, 여러분의 고견과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특파원리포트)미국의 "예외주의"
-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9.11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은 "신보수주의"에 입각한 "일방주의" "예외주의"로 치닫고 있다고 외교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같은 미국의 "예외주의"나 "일방주의"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미국민들의 정서는 무엇일까.
리만브라더스증권의 테오도르 루스벨트 4세 상무(Managing Director)는 지난 주 주미 한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 참석해 "미국의 새로운 국제주의가 북한에 의미하는 것"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테오도르 루스벨트는 미국의 새로운 대외정책을 "예외주의"로 규정하고 이같은 "예외주의"의 근저엔 "인간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미국의 건국이념이 흐르고 있으며 가깝게는 9.11 테러로 인한 미국인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루스벨트 상무는 또 "미국의 정권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뀐다 하더라도 이같은 대외정책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스벨트 상무는 리만브라더스 고객접촉그룹에 소속돼 있는 인물이지만 역사학자이며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국무부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현재 외교협회 이사다. 뉴욕대에서 역사와 경제학에 대해 특강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증손자이기도 하다.
루스벨트의 강연 전문을 요약해서 싣는다. 미국의 외교정책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강연에서 루스벨트 상무는 미국식 예외주의가 대북정책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됨으로써 한-미간 긴장이나 마찰이 빚어져선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정책당국자의 시각이 아닌 민간의 시각임을 고려해야 한다.
루스벨트의 강연에선 또 투자은행(혹은 국제자본으로 표현되는 이익집단)들이 현재의 부시 행정부를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시각들이 엿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강연문 요약.
일부 한국인들은 현재의 미국 행정부를 북한의 군사독재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쪽 다 "과대 망상증 환자" (megalomaniacs)로 간주되고 있는 데, 한쪽은 자위 (자국방위)라는 명분으로 핵무기를 완전히 보유하고 있고, 또 다른 한쪽 역시 자위라는 명분으로 핵을 보유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아울러 한쪽의 자위 추구는 또 다른 쪽의 두려움을 점증시키고 있다.
현재 미국은 전세계 4개 지역에서 동시에 군사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간단히 말해서 미국은 군사적인 측면에서 현대판 "로마"다. 문제는 "미국이 로마만큼 큰 야심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미국이 세계 정복을 꾀한다고 생각치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교만과 무지가 미국을 무분별한 국가로 만들어 다른 나라에 고통을 줄 것이란 두려움은 존재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세계는 10년 동안 세계화(globalization)에 몰두했다. 이는 기업의 함정(pitfalls)과 보상 (rewards)에 대한 것이었다. 세계는 신기술의 잠재적인 이윤에 매료됐고 미국의 주식시장에 매혹됐다. 여러 지역적 국가들의 경제가 뼈아픈 상처를 입었지만 경제 통합은 막을 수 없는 현실로서 "좋은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했다.
이 시기 미국의 외교정책은 경제통합, 다자적 협의, 조정, 화해를 축으로 진행됐다. 게다가 클린턴 전대통령은 회유적이었다. 무력사용에 대한 주저, 권력에 대한 회의, 부적절한 폭탄출격으로 끝나고 마는 화해에 대한 선호 등이 미국 외교정책의 특징이었다. 독재는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소비주의(consumerism)란 중력에 의해 해소됐다. 경제가 안보를 없앤 것이다.
반면 미국식 문화 제국주의의 희생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적개심은 깊어갔다. 이들은 세계화에 의해 경제적으로도 이득을 얻지 못했고, 정체성과 장악력도 상실했다고 생각했다. "세계화"는 역설적으로 세계인들에게 선호되는 주제가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제방을 쌓아서 세계화를 막으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전 한국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신념의 표현이었다. 햇볕정책은 그 시대를 반영했고 새로운 가능성 속에서 용감하게 한국의 운명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 정책이었다.
햇볕정책은 노무현 대통령에 의하여 약간 수정됐다. 그 본질은 안보문제가 군사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북한과의 통일보다는 화해를 강조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선출을 계기로 한국은 "핵의 비확산은 중요한 문제이지만 한국 국민의 첫번째 관심사인 한반도의 안정보다 더 우선할 수는 없다"는 식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미국이 한국의 햇볕정책과 북한의 핵 상황을 우려하는 핵심에는 9.11이 있다. 미국이 9.11로부터 받은 영향은 무엇일까. 호주의 어느 평자는 "9.11 이후 미국에서 고려할 최우선 요소는 두려움"이라고 평했다. 물론 미국은 지금도 테러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다. 그러나 미국의 정서를 "두려움"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틀린 것이다.
미국에서 9.11에 대한 보편적인 정서는 "분노"다. 만일 미국의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고 하면, 미국인들은 더 많이 희생할 것이다.
"인간이 변화를 위해 행동할 수 있다는 믿음"과 "변화를 위해 행동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은 미국의 건국 원리다. 이는 미국인들의 정서를 이끄는 동력이다.
문제는 이같은 초제도적인 권한에 의거해 미국인들은 해외에서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정통성 모색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미국의 건국 원리에서 정통성을 찾는다. 이것이 사실상 핵심적인 개념이면서 문제가 되는 미국의 "예외주의 (American exceptionalism)"다.
사학자 로버트 터커 (Robert Tucker)는 미국의 예외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국가로서 우리가 존재하기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미국의 안보와 생존이 세계 자유의 안보와 생존과 동의어라고 믿어 왔다. 이 때문에 미국의 존재이유는 때론 질적으로 종래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이는 새로운 화두 즉, "미국의 예외주의가 만일 존재하고 있다면 신뢰받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에 맞닥뜨린다.
현재 두가지의 외교정책이 상호 논쟁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미국의 예외주의를 수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전자를 요약하면 유화정책은 실수라는 것이다. 유화책은 무자비한 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주고, 궁극적으로 그들을 격퇴시키는 데 더 비싼 대가를 치루지 않을 수 없도록 한다는 주장이다. 동 접근방식은 미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킬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과 궤를 같이한다.
반면에, 후자는 자유적인 원리로 바뀌는 정권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에 갈등보다는 안정을 추구한다. 이같은 접근방식은 실제로 독재를 옹호하면서까지 안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좌로든 우로든 미국 고립주의로 경도되는 경향을 보인다.
부시 독트린은 미국의 가치와 국가 이익의 결합, 즉 "환각이 없는 이상주의"와 "미국의 이상에 봉사하는 데 대한 현실주의"를 약속하고 있다. 미국 국민의 80%가 이 정책을 지지한다.
물론 한반도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북한엔 압제적이고 불안정한 정권이 확실히 있다. 반면 미국의 오랜 우방인 한국의 국민들은(미국의 이같은 정책에 의해) 가장 직접적으로 해를 입을 수 있다.
부시 행정부가 한국 정부가 구사할 수 있는 외교정책 옵션을 제한할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그렇지만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위협에 항복했던 과거 클린턴 시대로 회귀하지 않을 것임도 분명하다.
한국은 미국과 북한간의 정면대결을 저지시키고자 한다. 불행히도 북한은 이 상황을 이용하여 한국과 미국간의 긴장감을 증가시키고 한국을 협상에서 배제시키고자 한다.
부시 행정부는 비유화적인 외교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이 "변화 (conversion)의 전략적 강점"을 보여 주어야 할 시점이다. 미국은 다자적인 맥락 내에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과 다른 민주국가의 자유와 생존에 대한 관심사를 배려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적인 정치자본, 즉 지지를 다시 축적할 필요가 있다.
미국 국익의 일부로서 또는 미국의 국익과 한 묶음으로서 존중되어야만 하는 한국에서 이같은 작업은 더 잘 수행될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어느 쪽도 "변화를 위한 협력"에서 자국의 원칙 또는 국익을 스스로 희생해서는 안된다.
- (뉴욕 프리뷰-12일)영웅은 필요없다
- [edaily 정명수기자] "누구도 영웅이 되려고 하지 않았다(No One Wants to Be a Hero)" 스마트머니는 11일 뉴욕 시황을 이렇게 썼다. 주변 여건이 좋지 않지만 주가가 낮아서, 바닥에 근접했으니까, 누군가 나서서 시장을 끌어주겠지 하는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미국은 정의를 위해 스스로 행동할 것"이라고 슈퍼맨처럼 연설한 부시 대통령은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는 영웅이 아니었다.
◇최후 통첩
미국의 외교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프랑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 이사국으로서 거부권 행사를 공식화했다. 미국과 영국은 이번 주 중 결의안을 표결에 부치고, 결과에 관계없이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표결 직후 미국은 후세인 대통령에서 최후통첩을 할 모양이다.
개전 시기는 당초 17일에서 1주일에서 열흘 정도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쟁 자체를 피할 도리는 없는 것 같다. 뉴욕은 전쟁이 언제 시작되서 언제 끝날 것인지 촉각을 세우고 있을 뿐 전쟁의 명분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막대한 전쟁 비용과 전후 처리를 생각해보면 미국은 상당한 고립감을 느껴여할 것이다. 전쟁 자체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은 후세인의 운명과 함께 부시와 미국의 정치·경제적 운명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시 행정부는 당장 전비 마련과 감세에 의한 `재정적자`를 용인해 달라고 의회를 설득해야한다.
◇무역수지 발표
푸트남로벨증권의 잭 베커는 "주식시장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근본 원인은 경제 그 자체와 펀더멘털이지 다른 어느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이 지연될 것 같다는 기대로 개장초 주가가 반짝 올랐지만, 결국 전쟁은 일어날 것"이라며 "개전이 언제냐가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뉴욕을 괴롭히는 것은 전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제 체력이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부시 행정부는 감세라는 나름대로 경기 부양책을 내놨으나 공화당안에서도 세금감면에 부정적인 견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금리인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기금금리선물에 반영된 다음주 금리인하 가능성은 20%에서 50%로 높아졌다.
12일 미국 상무부는 1월 무역수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434억달러 적자로, 직전월 442억달러 적자보다 소폭 호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에는 지난해 4분기 경상수지도 발표된다. 재정과 무역,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가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웅은 필요없다..심리가 살아나야
월가는 세계 평화를 지키는 영웅보다는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을 원하고 있지는도 모른다. 그들이 돌아와 활기차게 거래를 해야 주식이 오르건 내리건 시장이 돌아갈테니까.
전날도 뉴욕거래소의 거래량은 14억주에 불과했다. 주초보다 늘어나긴했지만 평소 수준인 30억주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전쟁과 우울한 실적 전망은 월가의 투자심리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저가 매수 또는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려면 최소한의 심리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12일 주식시장에는 풋락커, 탈보트, 콜드워터크리크 등 남여 의류, 신발 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을 뿐 주목할 기업은 눈에 띄지 않는다.
현지시간 오전 2시 현재 S&P500 지수선물은 2.80포인트 오른 803.00포인트, 나스닥100 지수선물은 2.50포인트 오른 960.5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 (주간전망)뉴욕,"이라크 넘어 실업률 극복할까"
- [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뉴욕증시가 이라크 사찰보고서, 부시 대통령의 국정 연설 등 숱한 외부 변수들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3주 연속 조정을 받았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낙관적인 경기 전망, 어닝시즌을 맞아 일부 기업들이 긍정적인 분기실적을 발표했지만 증시의 방향성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한 주 동안 다우지수는 0.95%(77.20포인트) 하락한 8053.81포인트를 기록했다.나스닥지수는 1.58%(21.23포인트) 떨어진1320.91포인트, S&P500지수는 0.66%(5.70포인트) 떨어진 855.70포인트를 나타냈다.
월간 단위로도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는 부진을 보이며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투자심리를 압박한 것은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이 고조됐다는 점이다.유엔 무기사찰단은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 정부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이후 부시 대통령은 연두 교서에서 이라크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확인해 증시는 계속해서 전쟁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닝시즌을 맞아 상당수의 기업들이 월가의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별다른 반등의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했다.특히 세계 최대의 미디업기업인 AOL타임워너는 연간단위로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적자를 기록, 실적을 통해 경기회복을 확인하려고 했던 투자자들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역시 지난주에 비해 한층 고조된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에 가장 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는 오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또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회담 이후 유엔의 2차 결의안은 환영하지만 이라크 문제를 수개월동안 지연할 의도가 없다며 조속한 이라크 문제 처리를 거듭 확인했다.
이라크 문제에 가려 잠시 잠복했던 북한 핵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지난주 북한이 핵연료봉을 이동시킨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고 이에 대해 백악관은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행위는 국제사회로 부터의 고립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밝혀 북핵문제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글로벌파트너즈증권의 리서치 이사인 피터 카딜로는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됨과 동시에 새로운 달이 시작된다.그러나 이라크와의 전쟁 위기, 경제지표, 기업실적 등이 모두 증시에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국제 정세에 민감한 외환, 상품시장의 동향도 배제할 수 없다.달러는 지난주 증시의 반등,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잠시 반등했다.그러나 지정학적 변수에 가장 민감한 통화라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흐름은 언제든지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또 상승탄력이 다소 둔화됐지만 유가와 금값의 움직임도 주목해야할 내용이다.
이번주 경제지표는 금요일에 발표될 고용지표가 가장 주목할만하다.3일 건설지출, ISM지수를 시작으로 4일은 공장주문, 5일은 ISM서비스지수가 예정돼 있다.또 6일은 신규실업수당신청건수, 생산성지표가 발표되며 7일은 실업률을 포함한 고용지표, 도매재고가 발표를 준비중에 있다.
어닝시즌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대단히 한산해졌다.그러나 4일로 예정된 네트워킹 대장주 시스코시스템즈의 실적은 항상 기술주들의 분기실적을 중간 점검한다는 의미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