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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질듯 부푼 여인, 색색의 부처·해골…'성난 도발'에 녹다
- 니키 드 생팔의 ‘그웬돌린’(1966/1990).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펼친 ‘니키 드 생팔 전: 마즈다컬렉션’에 나왔다. ‘나나’ 시리즈를 탄생시킨, 임신한 친구의 모습이란다. 터질 듯 부푼 배와 가슴에 원색의 발랄한 색채를 입혔다. ‘그웬돌린’은 그 친구의 딸 이름에서 따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우스꽝스럽게 부풀어 올라 있다. 터질 듯한 가슴과 엉덩이, 빵빵한 허벅지와 팔뚝, 또 산만한 배를 가진 여인들. 어디 몸매뿐인가. 화려한 패턴으로 알록달록 ‘장식’까지 씌운 수영복차림이다. ‘나나’란 이름을 가진 이들은 가만히 멈춰 있는 법이 없다. 팔을 쳐들고 다리를 뻗고 춤 삼매경에 흠씬 빠져 있다. 그냥 서 있기도 불편할 체구인데 가뿐이 물구나무도 세운다. 게다가 말이다. 난데없이 등장한 부처상이라니. 늘 보던 부처라 방심하기 십상이지만 이 역시 평범치 않다. 족히 3m 높이는 될 부처는 무엇보다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금빛 번쩍이는 민머리에서 시선을 내리면 달랑 외눈과 눈이 마주치는데. 화들짝 놀라는 것도 잠깐 이내 모자이크로 구획을 나눈 반짝이 의상에 마음을 뺏기게 된다. 두 손을 모으고 가부좌를 틀었으니 부처로 볼밖에, 외계생명체라고 우기면 그러자고 할 판이다. 니키 드 생팔의 ‘샘의 나나(백색의 춤추는 나나)’(1971/1992). ‘나나’ 시리즈가 그렇듯 비대칭과 불균형이 특징이다. 1m 남짓한, 얼굴도 없고 팔다리 길이도 다른 이 여인은 되레 홀가분한 듯 마냥 자유로워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프랑스 현대미술가 니키 드 생팔(1930~2002)의 일대기를 돌아본 대규모 전시가 열리고 있다. ‘니키 드 생팔 전: 마즈다컬렉션’이다. 30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이 그 기념전으로 서울 서초구 한가람미술관에 크게 판을 벌였다. 생팔이란 이름이 다소 생소하다면 대신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인근의 조각분수공원을 떠올리면 된다. 그 한가운데 자리잡은 형형색색의 ‘스트라빈스키분수’(1982∼1983)를 만든 이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건 ‘마즈다컬렉션’. 생팔에 빠져 그이의 작품만을 수집했다는 일본인 컬렉터 요코 마즈다 시즈에(1931∼2009)의 소장품으로 꾸린 전시다. 평생 모았다는 327점 중 127점을 옮겨왔다. 폴리에스테르 소재에 돌과 유리, 금박을 붙이고 색색으로 페인팅한 갖가지 조각상부터 종이에 찍어낸 실크스크린과 석판화, 잉크·색연필 드로잉, 세라믹 평면회화까지. 전시는 상상을 초월하는 다채로움을 늘어놓는다. 과연 이들 형상을 세상에 내놓은 이의 생각은 뭔가. 그저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부르면 되나. 아니면 ‘성난 도발’이라고 할까. 니키 드 생팔의 ‘일기-내 남자들’(1993) 중 일부. 종이에 실크스크린한 작품이다. 생팔은 상처 많은 순탄치 않은 과거사를 유머러스한 그림과 조각으로 치환하는 장기가 있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총 쏴대던 분노가 사랑스러운 여인 빚기까지 맞다. 의도한 게 있다. 기본 바탕은 페미니즘이다. 생팔은 자신의 모든 작품에 인간으로서 예술가로서 누릴 ‘자유’를 새기고 여성으로서 마땅히 꿈꿔야 할 ‘해방감’을 얹었다. 하지만 꿈꾼다고 이뤄질 세상이겠나. 그래서 들이받고 들추고 헤집고 내던졌다. 1960년대부터 본격화한 이같은 행보가 견고한 서구미술계에 적잖은 충격을 가한 건 물론이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생팔의 인생사는 순탄치 않았던 모양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받은 성적 학대, 실패한 결혼생활 등으로 인한 상처가 끊임없이 그이를 괴롭혔다고 했다. 미술은 스스로가 마련한 도피처이자 분노를 쏟아낸 대상이었던 셈이다. 니키 드 생팔의 ‘스웨덴 TV프로그램을 위한 사격회화’(1961)의 일부. 물감을 담은 철망을 숨긴 석고작품을 향해 총을 쏘는 이른바 ‘사격회화’ 퍼포먼스를 통해 만들어졌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니키 드 생팔의 ‘스웨덴 TV프로그램을 위한 사격회화’(1961)의 옆모습. 목판에 얹은 두께 10㎝는 넘길 석고페인팅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처음부터 ‘비대한 여인상’은 아니었다. 출발은 세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서였다. 물감을 담은 철망을 숨긴 석고작품을 향해 총을 쏘는 이른바 ‘사격회화’ 퍼포먼스. 목판에 두께 10㎝는 넘길 석고페인팅을 얹고 장총을 쏴댄 작품은 그대로 그림이 됐다. ‘스웨덴 TV프로그램을 위한 사격회화’(1961)가 그것. 이후 채색 없이 석고만으로 성모상·예수상·포도알·자동차 등 온갖 정물을 한 데 모은 ‘대성당’(1962), 목판에 페인팅으로 심장 뚫린 섬뜩한 여인상을 빚은 ‘붉은 마녀’(1963) 등이 차례로 ‘총을 맞았다’. 남성이 내리누르는 사회에 대한 반항, 사격은 그 시작에 불과했다. 남성들이 늘 원해온 미끈하고 조신한 ‘규격화한 여인상’에 반기를 든 작품이 연이어 터져 나왔으니. 1965년부터 출현한 ‘나나’ 시리즈다. 다만 그 방식이 ‘반전’인데. 남성 위주의 비정상적 욕망, 드러나지 않은 폭력성, 편파적 미의식에 방아쇠를 겨누던 손으로 빚어낸 ‘나나’들은 자못 사랑스럽기까지 했으니까. 비록 코끼리처럼 우람했지만 적어도 피를 흘리는 마녀는 아니었으니까. 거기다 ‘오방색’도 울고 갈 원색의 색감은 또 어떤가. 니키 드 생팔의 ‘거꾸로 서 있는 나나’(1967). 그냥 서 있기도 불편할 가로 128㎝ 세로188㎝의 거구를 물구나무 세웠다. 비대칭과 불균형이란 ‘나나’ 시리즈 특징은 골격뿐만 아니라 색채에서도 드러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니키 드 생팔의 ‘거꾸로 서 있는 나나’(1967)의 뒷모습. 그냥 서 있기도 불편할 가로 128㎝ 세로188㎝의 거구를 물구나무 세웠다. 비대칭과 불균형이란 ‘나나’ 시리즈 특징은 골격뿐만 아니라 색채에서도 드러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여자아이’란 뜻의 ‘나나’란 작품명을 가진 시리즈는 생팔의 한 친구가 임신한 모습에서 따왔다고 전해진다. 다소 탁한 색채의 소심한 ‘나나’(1965)와 ‘그윈’(1965∼1966)은 이내 생기발랄하고 과장된 몸짓으로 무장한 ‘거꾸로 서 있는 나나’(1967), ‘샘의 나나(백색의 춤추는 나나)’(1971/1992) 등으로 진화하는데. 친구의 딸 이름을 딴 ‘그웬돌린’(1966/ 1990)에선 생동감이 극에 달한다. 특징은 비대칭과 불균형. 얼굴도 없고 팔다리 길이도 다른 여인들은 되레 그게 홀가분한 듯 마냥 자유롭다. 그 틈에 얼굴 없는 ‘나나’와 정반대인 두상 하나가 눈에 띈다. 반은 하얗고 반은 검은, 눈 색깔도 다르고 표정도 어긋난 245㎝ 높이의 ‘거대한 얼굴’(1970)이다. 한 여성이 대조적인 두 개의 얼굴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형상화했다. 두상의 정점은 ‘해골’(2000)에서 찍었다. 두개골만 남긴 골격에 스테인드글라스·거울·돌·세라믹 등을 하나하나 붙여 120㎝짜리 원초적 얼굴을 빚어낸 거다. 니키 드 생팔의 ‘거대한 얼굴’(1970). 반은 하얗고 반은 검은, 눈 색깔도 다르고 표정도 어긋난 245㎝ 높이의 두상은 한 여성이 대조적인 두 얼굴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형상화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니키 드 생팔의 ‘해골’(2000). 골격을 갖춘 두개골에 스테인드글라스·거울·돌·세라믹 등을 정성껏 하나하나 붙여 120㎝짜리 원초적 얼굴을 빚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두 여인의 우정이 함께 이룬 ‘가치’ 전시는 생팔의 가치가 요코의 컬렉션에 빚져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일본서 식품유통업을 하는 사업가였다는 요코가 생팔의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한 건 1980년. 그이의 나이 49세였다. 우연히 들른 갤러리에서 처음 본 생팔의 판화 ‘연인에게 러브레터’가 인생을 바꿔놨다고 회고한다. “1960년대 니키가 쏜 총탄이 20년을 걸쳐 지구를 돌아 내 심장에 명중했다”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니. 그저 막연한 팬덤은 아니었던 듯하다. 한 점씩 모으며 목표도 다졌단다. 생팔의 미술관을 만들자는 것. 약속은 지켰다. 일본 도치기현에 ‘니키미술관’을 보란 듯 세워냈으니. 두 사람의 우정은 오고 간 500여통의 서한에 고스란히 남았다. 서로 만난 것도 여러 차례. 첫 상면은 1981년 요코가 파리로 날아가면서다. 1998년 요코를 찾아 일본을 처음 방문한 생팔은 영감이 끓어오르기도 했다는데, 그때 나온 작품이 바로 근육질의 ‘부처’(1999)다. 교토의 한 사원에서 접한 부처상이었단다. 니키 드 생팔의 ‘부처’(1999). 1998년 요코를 찾아 일본을 처음 방문한 생팔이 교토의 한 사원에서 본 부처상에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 3m의 부처는 색유리·세라믹의 화려한 모자이크를 입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생팔의 국내 단독전시는 12년 만이다.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관에 71점을 세우고 거는 회고전으로 한국미술계에 데뷔시켰다. 당시 전시주최는 프랑스였던 터라 이번 전시작과는 또 다른 전경이었다. 세상도 달라졌다. 한 여인의 주체할 수 없는 ‘치기’에 비중을 싣던 시각에 이젠 깊이가 들어찼다. 철학을 쌓은 세계가 읽히고, 치유를 시도한 세월이 보인다. 그렇다고 굳이 공감대를 맞추려 애쓸 필요는 없겠다. 어쭙잖은 해석과 평가가 몰입을 막는 법. ‘천재과’의 한 여성작가가 뽑아낸 무한한 창의성에 빠져 유쾌하게 무장해제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다. 전시는 9월 25일까지.
- 여름 휴가철, 아이폰·아이패드로 사용하기 좋은 앱은?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가까워지고 있다. 휴가지와 일정을 결정했다면, 미리 스마트폰으로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준비해두면 어떨까. 휴가지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좋은 앱을 소개한다.<아이폰 전용>◇세관이(무료) : 해외 현지에서 구매한 물품들의 면세 범위와 예상 세액 계산을 할 수 있는 앱. 자동으로 최신환율을 적용해주는 것은 물론 물품 종류에 따른 세액 차이 등 알뜰정보도 얻을 수 있다.◇앱 인 디 에어(App in the Air, 무료) : 실시간 비행편과 공항 이용정보 제공 앱. 항공편 실시간 상태와 공항 팁, 공항 내 내비게이션 지도, 항공편 프로필 등을 알 수 있다.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고도 SMS로 게이트 변경과 항공편 상태도 업데이트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번역(무료) : 100개 이상 언어를 지원하는 통·번역 앱. 번역 결과를 같은 언어의 여러 방언으로 전환할 수 있다. 동의어와 반의어 사전이 내장돼 있다.◇무빗(Moovit, 무료) : 2200개 이상의 도시에서 1억명의 대중교통 이용자가 신뢰하는 세계 1위의 지역 대중교통 앱. 사업자들이 시간표나 노선을 변경할 때마다 즉시 업데이트된다. 서비스 알람을 이용하면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리거나 연착되는 지하철을 기다리는 일을 피할 수 있다.◇마이택시(Mytaxi, 무료) : 유럽에서 가장 큰 택시 앱. 앱으로 결제하고 운전사에게 별점을 매길 수 있다. 3단계 만으로 택시를 쉽고 빠르게 탈 수 있다.◇오픈테이블(OpenTable, 무료) : 4만3000개 레스토랑을 무료로 예약할 수 있는 앱. 어디서든 예약과 취소, 재예약이 가능하다. 장소와 메뉴, 날짜, 시간을 필터링해 검색할 수 있다.◇스투비플래너(무료) : 40만개의 유럽여행 데이터를 활용해 나만의 유럽여행 계획을 짤 수 있는 앱. 직접 여행 이동경로를 짜거나 유럽교통편 및 현지 관광상품을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유럽 30개국 가이드북도 제공받을 수 있다.◇인라이트 퀵샷(Enlight Quickshot, 무료) : 빠르고 간편하게 사진을 찍고 편집할 수 있는 앱. AI(인공지능)에 기반한 도구들을 이용해 빠르고 완벽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도시나 멋진 경관에서 찍은 야외활동 사진으로 미니 시리즈를 만들 수 있다.◇그루보(Groovo, 무료) : 영상에 다양한 효과와 배경음악을 넣어 편집할 수 있는 앱. 재미있는 순간을 뮤직비디오로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영상과 사진에 좋아하는 음악과 스티커 등 그루브 넘치는 효과를 추가할 수 있다.<아이패드 전용>◇모멘토(Momento, 무료) : 기존 사진과 영상을 활용한 GIF 파일 편집 앱. AR, 음악, 필터 등을 이용해 GIF를 만들 수 있다. 아이메시지나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로 공유할 수 있다.◇오토데스크 스케치북(Autodesk SketchBook, 무료) : 애플 펜슬이 있다면 이용해볼 만 하다. 어디서나 그림 그리기 및 스케치를 할 수 있는 앱. 강력한 크리에이티브 스케치 툴을 항상 곁에 두고 크리에이티브 프로세스를 할 수 있다. 10개국 이상 언어를 지원한다. ◇페이퍼(무료) : 애플 펜슬로 어디서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아이패드에 기록할 수 있는 몰입형 스케칭 앱. 스케치, 다이어그램, 노트필기 등 모든 영감을 담아둘 수 있다. 다양한 도구와 템플릿을 제공해 신속하고 완벽히 스케치할 수 있다.<휴식을 취할 때 도움이 되는 앱>◇북맥(무료) : 머신러닝 방식으로 개인 독서취향을 분석해주는 맞춤형 도서추천 앱. 4대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셀러 및 SNS 인기도서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관심있는 도서는 지식서재라는 공간에 모아둘 수 있다.◇런타스틱 리절츠 맨손 근육 강화 운동(무료) : 근력운동을 위한 다이어트 개인 코칭 앱.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맨몸 운동 프로그램을 목적별로 생성해 가이드해준다.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주간 유용한 건강식단 및 영양 꿀팁을 제공해준다.◇피그먼트 : 어른들을 위한 독특한 색칠놀이 앱. 연필과 브러시의 획을 시뮬레이션해서 사실적인 색칠하기 경험이 가능하다. 2400개가 넘는 전문 색칠용 일러스트레이션이 담겨있다.아이패드를 이용해 AR기능을 이용하는 모습. 애플 제공.
- [목멱칼럼]최저임금 인상 소상공인 지원 뒤따라야
-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저임금위원회가 2019년 최저임금 인상폭을 심의·의결할 시점이 됐다.올해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과정에서 노사대표의 치열한 주장과 불참 및 퇴장 등의 사태가 이어졌다. 학계와 언론에서는 작년 수준의 인상률을 다시 결정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노동연구원 등의 최근 통계자료에 대한 분석결과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셀프 주유소와 셀프 반찬 코너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목격하는 것도 사실이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올해 16.4% 인상한 시간당 7530원의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근로자 전체의 연간 임금인상총액은 최대 7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액수는 전체 근로자 임금총액의 1%에도 못미친다.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접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전체의 15.9%, 간접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11.9%로 파악된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는 사각지대 5.4%까지 포함하면 전체 근로자의 약 27.7%가 올해 최저임금 변화와 직·간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있다.이 결과는 국내 임금근로자의 상당수가 최저임금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임금근로자 간 소득격차 또한 상당히 크다는 의미를 갖는다. 반면 상당폭의 최저임금 인상도 경제성장을 주도할만한 소비를 생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추진 배경에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핵심 철학이 존재한다.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한 학계의 견해는 아직 다양하지만 선진국에서도 소득격차의 확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는 경험을 하면서 임금주도성장이라는 정책목표를 도입하고 있다.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임금근로자 비중이 낮고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현실을 고려해 임금이 아닌 소득주도성장의 개념을 사용하게 됐다고 본다. 이에 따라 소득주도성장의 주요 정책 목표에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 증대도 포함해야 하지만 이와 관련한 정책이나 지원대책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비용구조를 분석해 인건비 외의 고정비용(임대료, 카드수수료 등)으로 지출부분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각 부처에서 대·중소기업 원하청 관계에 있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현재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발발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대출금리 인상 추세 등 소비자의 입장에서 지갑을 열기 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어려운 내수경기를 어떻게 활성화 할 것인가는 풀기 어려운 과제임에는 분명하지만 과거 일본과 미국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을 때 소비 진작을 위해 취한 정책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소득과 소비 증대를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을 활용해 저소득층 또는 무소득 가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근로장려세제(EITC)의 대상자 확대와 지급액 상향, 기초노령연금 인상, 아동수당 신설 등 이미 추진중이거나 논의중인 제도의 변화가 이와 같은 맥락이다.여기에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안전망에 대한 논의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영세 자영업자 대상의 사회안전망으로는 EITC가 해당되고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임의가입을 한 경우에만 혜택이 있다.폐업, 질병, 사망, 퇴임, 노령시 생활안정과 사업재기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퇴직금 마련제도로 운영되는 노란우산공제는 사회안전망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EITC의 범위 조정, 4대 사회보험에 대한 보험료 지원, 실업인정 기준 완화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게 하는 등의 조치 또한 필요하다.소득 주도로 선순환되는 경제성장이라는 성과를 얻으려면 경제, 산업, 사회안전망, 고용의 복잡한 퍼즐을 맞춰야 한다. 최저임금은 그 퍼즐 중 노동시장 부문의 중요한 조각이다.하지만 다른 조각을 찾아서 맞추기 전까지는 퍼즐을 다 맞춘 그림이 무엇일지 알 수 없다. 첫 단추를 최저임금 인상으로 시작했다면 이제는 자영업과 영세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변화와 지원을 담은 소상공인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현재 수출 중심 성장으로 해결되지 않는 내수활성화를 통한 고용증대를 목표로 하는 정책과제를 발굴·추진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퍼즐의 다른 조각들을 빨리 조립해 나가기를 바란다.
- 어도비,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기여도 IQ' 기능 추가
-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어도비가 데이터 분석으로 고객 행동을 정확히 이해하고, 창의적인 캠페인을 펼칠 수 있는 ‘기여도 IQ(Attribution IQ)’ 기능을 어도비 애널리틱스 클라우드에 새로 추가했다고 12일 밝혔다.기여도 IQ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다양한 방법과 경로를 기초로 한 10개 모델로 구성된 세트를 제공한다. 기업이 고객 여정의 처음과 마지막 마케팅 접점에만 의존하던 것에서 소셜 및 모바일 등 여러 마케팅 채널의 영향력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이를 활용하면 마케팅 채널 성과가 소비자, 제품, 크리에이티브 캠페인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기여도 IQ는 어도비 애널리틱스의 애널리시스 워크스페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고, 고객 여정 및 고객과 브랜드간 접점에서의 성과를 시각화해 보여준다. 어도비 애널리틱스의 광범위한 지원을 기반으로 데스크톱 웹, 모바일, 소셜, 음성 분석, 커넥티드 카 등 모든 마케팅 채널에서 사용할 수 있다.아울러 애널리시스 워크스페이스는 브랜드가 데이터를 심도있게 분석할 수 있는 역량과 유연성을 제공한다. 마케터는 디스플레이 광고와 소셜 광고를 단순 비교하는 대신 다양한 기여도 모델을 사용해 각 캠페인과 특정 키워드 성과까지 파악할 수 있다.기업은 기여도 IQ를 통해 어느 접점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궁극적으로 고객 여정의 전체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 [나홀로 백패킹] ③ 오키나와 `토카시키섬`
- [이데일리 트립in 이호 기자] 스쿠버다이빙 일정이 있긴 했지만, 캠핑은 이번 토카시키 섬이 마지막 여행지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자마미 섬의 아름다움에 반해 일정을 추가했다. 토카시키는 게라마 제도의 가장 큰 섬으로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고, 700여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리조트, 민박등 이용 할 수 있는 숙박 시설도 게라마 제도 섬 중에서 가장 많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투명한 바다를 가지고 있다. 산호와 바다거북, 흑고래 등의 해양 생물 외에도 아열대 특유의 식물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해변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하여 아이와 함께 놀기도 좋다. 해질녘 붉게 물드는 하늘은 토카시키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남국의 자유로움 아하렌 비치아침 9시. 토마린 항구를 떠난 코카시키행 쾌속선에 올랐다. 갑판은 서 있기도 힘들게 심하게 출렁거렸고 바람은 거셌다. 갑자기 “뭐라 뭐라” 일본어 안내 방송과 함께 배가 멈췄다. 사람들이 우르르 갑판으로 올라왔다. “고래다”, 누군가가 바다를 가리켰다. 고래가 바다를 뚫고 오르락 내리락 헤엄쳤다. 배는 고래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시동을 껐다. 배는 여객선이 아니라 유람선이 되었다. 조용한 바다 위에서 자유로운 고래를 보았다.쾌속선으로 35분. 토카시키섬은 일본 국립 공원인 카라마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숙박을 할 수 있는 장소로는 아하렌과 토카시쿠 비치가 있다. 호텔과 방갈로가 들어선 토쿠시키 비치 보다 남국의 느낌이 든 아하렌 비치를 사람들은 더 좋아한다.버스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10여 분 지나서 아하렌 비치에 도착했다. “쪽빛 하늘, 옥빛 바다”. 상상하던 그대로다. 버스에서 내리면 한쪽이 마을이고 다른 한쪽이 캠프장이다. 울창한 열대 숲을 지나 텐트를 치고 짐을 풀었다. 캠프장은 나무 보호를 위해 지정된 장소에서만 텐트를 쳐야 한다. 물론 지정된 곳 안에서는 마음에 드는 곳에 텐트를 치면 된다.100m 정도를 걸어 비치 옆에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 비치는 초록 원시림이 옥빛 바다를 초승달 모양으로 감싼 모양이다. 살랑 살랑 기분 좋은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오키나와 4월은 물놀이에는 쌀쌀한 날씨지만, 물속은 따뜻했다. 산호초 사이로 알록달록 물고기가 제법 많다. 오키나와 해수욕장은 4월부터 정식 개장한다.◇ 순수한 여행친구,새로운 인연아하렌 마을은 좁은 골목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을 걸으면 시간은 느리게 간다. 자유로움과 평온한 느낌. 따뜻한 봄볕을 따라 골목 골목을 걸었다.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사이로 문 닫은 작은 카페들이 있다. 초등학교 담벼락에는 아이들이 그린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가족을 그린 그림이 재미있다. 아이들의 마음은 모두 같은가 보다.마을을 지나 항구까지 트레킹을 하고 어두워서 마을로 돌아왔다.“당신도 일본 요리 식당인 줄 알고 들어왔군요. 우리도 그랬어요”. “여기서 오키나와 음식은 돼지 귀 요리뿐이에요. 우리랑 같이 먹을래요?” 식당에 앉아 있던 커플 중에서 여자가 말했다. 나는 “돼지 귀” 요리를 시키고 흔쾌히 그 들 자리에 앉았다.여자와 남자는 20년 전 캐나다에서 만난 친구로 여자가 도쿄에서 놀러 왔다고 했다. 여자 이름은 ‘치하루’이고 남자 이름은 ‘멘’이다. 캐나다에서 스쳐 만난 친구와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니, 여행의 또 다른 얼굴이다. 낯선 길 위에서 순수한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어떤 친구는 평생 순수한 인연을 이어간다는 것.간장 종지보다 조금 큰 그릇에 담긴 해파리냉채 같은 찬 음식이 나왔다. 맛은 둘째치고 너무 적은 양에 당황했고 피자를 다시 시켰다. 그들의 사케를, 나는 맥주를, 서로 번갈아 마시며 친해졌다. 치하루가 오키나와 전통 노래 공연을 같이 보러 가자고 말했다. 새로 시킨 피자를 들고 노래 공연이 있는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게 토카시키의 마지막 밤은 깊어갔다.◇ 토카시키섬 액티비티토카시키섬은 둘레 27㎞, 높이 225m의 작은 섬이다. 섬을 따라 8개의 전망대가 있지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모두 둘러보기에는 큰 섬이다. 아하렌 비치와 가까운 쿠반다키 전망대나 아하렌 원지 전망대만이라도 올라보자. 밤에는 평생 잊지 못할 반짝이는 수많은 별을 만 날 수도 있다.토카시키의 진정한 매력은 바다에 있다. 스쿠버다이빙이 부담스럽다면, 스노클링도 좋다. 물안경 세트나 잠수복 등 빌릴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은 토쿠시키 비치가 좋고, 스노클링은 아하렌 비치가 좋다.물 위에서는 바다 카약이나 제트스키가 있다. 대형카누를 타고 유리 바닥을 통해 바닷속 물고기를 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바나나보트, 웨이크보드, 잠수함형 유리 보트, 옐로 서브마린을 탈 수 있다. 타는 것 중에는 보드에 서서 노를 젓는 SUB(스탠드 업 패들 보드)가 가장 인기가 많다.답답한 현실을 떠나 삶의 자유를 느껴보기 위해 홀로 섬 백패킹을 떠났었다. 탁 트인 58번 국도와 섬 속의 섬을 여행하는 동안 곳곳의 캠프장에서 한국인 백패커 세 팀도 만났다. 두 팀은 커플이었고, 한 팀은 아가씨 둘이었다. 에메랄드비치에서 느낀 자유로움에 행복해했고, 나를, 그들을, 자연을 사랑하게 되었다. 미세 먼지로 찌든 도시의 구속을 피해 찾아온 오키나와 캠핑은 신선함이었고, 희망이었다. 새내기 가족이나 연인, 친한 친구와의 자유로운 섬 여행은 사랑이 덤이 되는 이곳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