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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정상회담 역대 첫 `외환` 언급…상설 통화스와프 물꼬 텄다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1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이 역대 정상회담 중 처음으로 언급됐다. 양국 정상은 외환시장 안정 필요성을 인정하며 긴밀히 협의한다고 약속했다. 이에 정상회담 이후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이 구체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 방식은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위기 등 외화자금시장에 불이 나 달러가 급할 때 맺었던 `위기 진화용 통화스와프`와는 달리, 상설 통화스와프 또는 그에 준하는 통화스와프 체결이 예상된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 자리에서 미국과의 경제 안보를 통해 한국 경제가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금융시장의 경우 외환시장에 충격이 온다든지 할 때 양국에서 도울 수 있는 문제 등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 성명에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명은 “양 정상은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협력키로 한 만큼 작년 말 종료됐던 한미 통화스와프가 다시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위기 때도 미국과 체결했지만 한미 정상회담 이후 통화스와프 논의가 구체화한다면 기존 위기 때 맺었던 통화스와프와는 성격이 달라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캐나다, 영국, 유로존, 일본, 스위스 등 5개국과 맺고 있는 상설 통화스와프에 우리나라가 낄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지만 위기에 일시적으로 체결했던 스와프보다는 기간이 더 긴 중장기 스와프가 등장할 가능성에 주목했다.미국 연준 출신인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상설 스와프가 되면 좋지만, 우리가 예전보다 훨씬 발전했어도 당장 그렇게까지 될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통화스와프) 상설국과 위기 시 (체결했던 스와프) 두 가지 양 극단의 중간 단계 어디쯤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한은 국제담당 부총재보를 지낸 강태수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초빙교수는 “상설 통화스와프 체결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3~5년 단위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계속해서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차선”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히 경제 위기 대응 차원이 아닌 외환시장 안정과 금융시장의 선진화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을 근거로 내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번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 안정`이 수차례 언급된 만큼 통화스와프 체결 기대감에 환율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이후 이달 20일까지 6.7%, 79.3원이나 급등했다. 중국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우리나라 경제 악재가 가득한 상황에서 미국의 빠른 긴축으로 한미 간 정책금리가 역전될 경우 자본유출 우려가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14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채권시장에선 여전히 순투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월별 순투자액이 3월과 4월엔 4억~5억달러 수준으로 크게 쪼그라 들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과 우리나라가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방식으로 경제·금융협력을 한다면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이 국내총생산(GDP)의 28%밖에 안되고 제조업은 세계 5위지만 금융은 30위로 약해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2.05.23 I 최정희 기자
  • 中 리스크보단 `창립멤버` 실익 더 크다…IPEF 참여 공식화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우리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IPEF 창립멤버로 참여해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자칫 있을 지도 모를 중국과의 관계 악화 우려를 넘어서는 실익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입을 머뭇거리다간 새롭게 형성되는 통상 규범·질서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한미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한미 모두에게 중요한 지역인 만큼 한미 양 국은 규범에 기반한 이 지역 질서를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 첫 걸음은 IPEF 참여”라고 밝혔다. IPEF 창립 멤버 참여를 공식화한 윤 대통령은 “우리의 역내 기여와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도 짜겠다”고 부연했다.IPEF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처음 언급한 일종의 경제협의체로, 미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아세안(동남아 10개국) 등 인도·태평양지역을 아우른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의 IPEF 참여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고,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참여를 확정했다. 미국에게 인도·태평양 지역은 공급망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협력 강화를 천명한 반도체만 봐도 미국(전 공정)-한국(메모리 반도체 설계·생산)-대만(시스템 반도체 설계·생산)-일본(제조장비)-말레이시아(후 공정) 등으로 이어지는 다자간 협력체계가 갖춰져 있다. 아세안(ASEAN)과 인도에선 미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전자·전기 제조업 생산도 활발하다.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IPEF 참여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출범 초기에 적극 참여해 우리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교란이 심화하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IPEF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IPEF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한 의제를 다루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역경제안보협의체”라며 “초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의 이해관계를 반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통상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 총수출의 절반 가량인 48.6%가 해외 공급망과 관련돼 있는데, 이는 미국(37%), 일본(35%)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IPEF에 창립 멤버로 참여해 우리나라의 지분을 최대한 챙겨 공급망 안정을 꾀하는 것이 국익 관점에서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협력 강화를 목표로 △무역 △공급망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 △조세·반부패 등 4개 분야의 국제 규범을 만들 계획이다. 미국은 IPEF 참여국들이 4개 분야에 모두 참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무역과 공급망 분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 분야는 우리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 조세·반부패 분야는 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 연구위원은 “한국이 디지털 부문에서 상당한 역량을 갖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의 규범 세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향후 성장 동력의 한 축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IPEF가 미·중 무역갈등 속 중국을 견제하는 경제안보 동맹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중국의 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우리를 향해 보복 조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중국이 우리 정부에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지만, 그 이상 행동을 취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제 규범을 만들기 위해 여러 국가와 모여 논의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보복에 나서기에는 명분이 너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우리가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건 사실 중국에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서 연구위원은 “미국도 IPEF가 추구하는 것이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닌 리커플링(재동조화)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대(對)중국 견제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지만 현재 상태로는 특정 국가를 배제한다는 배타적 성격이 명시적이지 않은 만큼 중국이 참여 국가에 대해 보복 조치에 나설 명분과 근거가 약하다”고 점쳤다.
2022.05.23 I 윤종성 기자
北피살 공무원, 월북이라던 文정부… 살인방조 형사소송 받는다
  • 北피살 공무원, 월북이라던 文정부… 살인방조 형사소송 받는다
  •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2020년 9월 서해 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사망을 법원이 공식 인정했다.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지 1년 8개월 만이다.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 이래진씨(왼쪽)와 김기윤 변호사가 지난 4월 1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통령기록물법 위헌’ 헌법소원 청구 및 가처분신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 가사5단독(부장판사 전호재)은 지난 20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씨에 대한 유족의 실종선고 청구를 인용했다. 실종선고는 장기간 생사가 분명하지 않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법원이 판단해 법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이날 판결에 대해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그동안 진상 규명은 물론이고 공식적인 사망 확인도 되지 않아 장례도 치르지 못했다”라며 “모든 것이 마무리돼야 남은 가족들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이어 “법원이 실종선고 청구를 인용한 만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당시 국방부 장관 등을 살인 방조와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지난달 북한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도 이 같은 법원의 결정이 반영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이었던 이씨는 지난 2020년 9월 21일 서해안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다.당시 해경은 “이씨가 사망 전 총 7억 원이 넘는 자금으로 도박을 했고 1억 원대 채무가 있었다”라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이에 반발한 유족 측은 이씨의 피살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일부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는 국가안보실과 해경청에 개인 정보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공개하라고 했지만, 국방부에 대한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하지만 정부는 즉각 항소했다. 유족 측이 요구한 정보들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대통령기록물법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외교 기록물 등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정해 ‘최장 15년(사생활 관련 기록물 30년)’ 동안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결국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2022.05.23 I 송혜수 기자
“한미일 협력, 경제·안보로 확장…과거사 해결은 과제”⑤
  • “한미일 협력, 경제·안보로 확장…과거사 해결은 과제”[전문가진단]⑤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한미일 협력 분야가 북핵 문제뿐만 아니라 안보·경제영역으로 확장됐다”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외교전문가들은 이렇게 총평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한미일은 2번 언급됐다. 먼저 “양 정상은 북한의 도전에 대응하고 공동 안보와 번영을 수호하며 공동의 가치를 지지하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미일 3국 공조는 기존에도 이뤄졌던 것이다. 그러나 “공동 안보와 번영을 수호하며 가치를 지지하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화한다”라는 문구는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중국이라는 언급은 없었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한미일이 긴밀히하게 공조한다는 것으로, 안보 협력을 북한뿐만 아니라 인태지역 전반으로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이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자 협력이 경제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중요하다”며 “곧 이뤄질 일본 방문에서도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이같은 정상간 합의가 한미일 군사훈련 등으로 연계될지 관심이다. 그간 우리 군은 “재해·재난 등의 특수한 성격을 제외하고 전투·작전 행위와 관련된 군사훈련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대통령실 역시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한미일 군사훈련은 의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두 번째로 새롭게 한미일 3국 협력이 강조된 부분은 “공동의 경제적 도전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다.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기술동맹과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에 있어서 한일 공조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한일 간 기술협력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내에서 한일이 협력해야 한다는 미국측 인식이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나 110대 국정과제를 보면 윤석열 정부와 미국과 일본이 지향했던 가치관이 상당히 일치한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큰 위험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한국의 역할이라는 것을 굉장히 명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이같은 경제안보 영역에서에서의 한미일 협력은 한일 관계 개선도 견인할 전망이다. 다만 한일의 가장 큰 문제인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양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 연구위원은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는 양국 모두 국민을 어떻게 설득하고 지지를 얻느냐에 달려있는 만큼, 굉장한 리더십을 요하는 문제”라며 “한미일 3국 협력 추진과는 별개로 민관공동위원회 구성 등 국내 여론을 전향시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교수는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는 사실상 실효성은 없고 상징적 의미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한일 관계 개선 흐름에 따라 일본이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카드”라고 지적했다.
2022.05.23 I 정다슬 기자
"기업·국민 피해없도록 대중관계 관리해야"④
  • "기업·국민 피해없도록 대중관계 관리해야"[전문가진단]④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윤석열 정부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와 관련해 중국은 일단 한국 측의 설명을 기다릴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주재우(사진) 경희대 교수는 22일 이데일리와의 유선 인터뷰에서 “중국을 특별히 자극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며 “이제는 중국이 어떻게 함의를 받아들이느냐다”라고 말했다.한미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자유민주주의,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반부패, 인권 등 공동의 가치에 강력한 방점을 찍으며 동맹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구체적으로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중국 비판·견제에 한국이 보폭을 맞추며 동참할 것이란 해석이 나올 만한 표현도 다수 나왔다. 중국은 이미 미국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을 미국이 반중국 경제포위망을 만들기 위한 시도라고 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을 다룬 기사에서 IPEF를 화양(花樣), 즉 수작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역시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IPEF의 참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나타냈다.주 교수는 이를 지적하며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타이밍을 모색할 것”이라며 “정당한 명분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외교논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앞으로 한국 외교의 과제”라고 말했다.과거 문재인 정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등 한미간 외교적 이벤트가 이뤄지면 이를 중국 측에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진 후 20여일만에 한중 외교장관 통화가 이뤄졌고, 왕 부장이 한국 방문 9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기도 했다.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도 한중간 외교적 소통·조율이 이뤄지며 불협화음을 최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이 언급된 것 역시 중국이 불편해야 할 요소라고 지적했다.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양 정상은 북한의 도전에 대응하고 공동 안보와 번영을 수호하며 공동의 가치를 지지하고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이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자 협력이 경제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중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이같은 언급이 한미일 군사훈련 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중국으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중국은 한중일 군사동맹이 소(小)나토(NATO)로 진화할 가능성을 항상 우려해왔고, 사드 사태 이후 우리는 대중국과의 관계를 위해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지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3불(不) 정책을 지켜왔다.주 교수는 “명확한 명분은 없는 만큼, 중국이 당장 보복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내부에서 이뤄지는 비관세적 조치는 정치외교적 판단에 따라 강도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우리 기업·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중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년 반 같이 갈 사이이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과는 5년간 같이 갈 사이”라고 덧붙였다.
2022.05.23 I 정다슬 기자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안보·경제 혜택 동시 제공"①
  •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안보·경제 혜택 동시 제공"[전문가진단]①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이 외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한미동맹의 리뉴(Renew)”라고 표현했다.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안보뿐 아니라 경제적 혜택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견제 수위를 높였다는 평가다.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미소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김 교수는 22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경제·안보를 비롯해 다양한 이슈들을 한미 간에 글로벌 차원에서 상당 부분 내실 있게 담겼다”며 첫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9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변환하기로 결정했지만, 중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지지부진 했다”고 덧붙였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했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김 교수는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외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은 이전과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외교통상 전략의 폐기 선언이라며 “안보 중심을 경제도 다루고, 지역 중심에서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한미동맹의 기류가 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부터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면 경제적 이득을 부여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는 정상회담 후 공동 선언문의 가시화에 착수할 방침이다. 우선 원전 및 우주산업 분야에서 공동 대응키로 했다. 특히 소형모듈형원자료(SMR) 시장에 공동진출하기로 하고 기업 간 협력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배터리, 이차 전지 등 핵심산업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장관회의에 우리나라도 참여키로 했다. 우리나라가 참여를 선언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는 미국의 이런 글로벌 전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김 교수는 “IPEF는 미국이 안보와 경제를 모두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이 작년부터 구축한 글로벌 공급망은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해 절연했다”며 “IPEF는 이런 전략을 제도화 및 공식화하고 지역 기구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김 교수는 “바이든 정책이 이제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22.05.23 I 송주오 기자
中왕이, 한미 회담 견제 “IPEF, 산업망 안정 해쳐선 안돼”
  • 中왕이, 한미 회담 견제 “IPEF, 산업망 안정 해쳐선 안돼”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우리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IPEF에 대해 견제성 발언을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중국 외교부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22일 중국-파키스탄 외무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기간 중 IPEF 출범을 선언하는데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자유 무역을 추진해야지 보호주의를 추구해서는 안된다”며 “미국은 보호주의를 앞세워 자신들이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고 자유무역에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왕 부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해야 할 일은 자유무역의 법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것”이라며 “지역 협력 구조에 충격을 줘선 안된다”고 말했다.그는 또 “(IPEF가) 세계 경제 회복에 도움이 돼야 하고, 산업 사슬의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세계 경제 회복을 가속화 할 것인가 아니면 인위적인 디커플링(탈동조화), 기술 봉쇄, 산업 사슬 단절 등을 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왕 부장은 아울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공은 협력과 상생이지 제로섬 대결이 아니다”며 “아태 지역의 진영화, 냉전화 등 음모는 실현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미 이 지역의 절대 대다수 국가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각 국의 이익과 이미 융합돼 있다”며 “어떤 틀로 중국을 고립하려고 해도 결국 고립되는 것은 그들 자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왕 부장은 한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한미정상회담이 나온 직후 이같은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IPEF에 한국이 가입하는데 대한 경계를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왕 부장은 이밖에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재부각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자유와 개방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패거리를 지어 소그룹을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다”며 “반드시 실패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미국이 중국의 주변 환경을 바꾸겠다는 목적은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것”이라며 “아태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주의의 앞잡이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2.05.22 I 신정은 기자
바이든, 日공식일정 시작…'IPEF 출범선언·쿼드 회담 예정'
  • 바이든, 日공식일정 시작…'IPEF 출범선언·쿼드 회담 예정'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에 이어 일본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이 협력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가 강조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22일(현지시간) 닛케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에 도착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부터 24일까지 2박3일간의 일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양국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억지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에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성과를 발표하는데, 경제·정치적 측면에서 중국의 확장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일 둘째 날인 23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후 오후에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동맹, 협력국을 규합한 일종의 경제협의체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10개국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IPEF 출범 선언 회의에 화상을 통해 참석한다고 알려졌다. 방일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쿼드(Quad)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중국 견제를 위한 안보협의체인 쿼드 정상회담이 대면으로 열리는 것은 작년 9월 미국에서 개최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알바니즈 신임 호주 총리가 참석한다.바이든 대통령은 또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추진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코로나19 대응과 인프라, 신기술, 기후변화 등에서도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밖에 북핵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 및 러시아 제재 외에도 미일간 반도체 공급망 강화 등 경제안보 현안이 회담 주제로 오를 전망이다.
2022.05.22 I 고준혁 기자
외신, 바이든 반도체공장 방문 집중 조명…"경제안보협력 상징"
  • 외신, 바이든 반도체공장 방문 집중 조명…"경제안보협력 상징"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베이징=신정은 특파원, 김혜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한국 방문과 관련, 미국과 일본 언론은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공장을 처음 찾았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는 등 일정 하나하나에 주목했다. 취임 이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직후 미국 언론들이 주목한 것은 ‘반도체’였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오산 미군기지에서) 비행기에 내린 후 처음 찾은 곳은 정부청사도, 대사관도, 군사기지도 아니었다”며 반도체 공장이었다는 점을 강조했고, 워싱턴포스트(WP)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역할을 부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미 언론들은 양국이 핵심 전략물자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제안보 협력에 뜻을 보인 것은 중국 견제의 의미가 크다고 해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순방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권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고 한일과의 경제 유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삼성전자 방문이 “중국 견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염두에 둔 경제안보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썼다.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21일에는 대북정책과 관련한 미국의 변화가 주로 다뤄졌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러브레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북한의 폭군(despot)과 악수하기를 바라는 것 같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은 열려 있지만, 그 전에 아래에서부터 접촉하는 전통적인 외교 방식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한 행정부 고위당국자의 언급을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도 한·미 반도체 협력에 주목했다. 22일 요미우리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강점을 갖고있는 반도체 생산에 대한 협력을 호소했다면서 “반도체는 한·미 경제안보협력을 상징하는 제품이 됐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장기간 대립 속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으로 초점을 옮기는 한편 미국과 협력해 중국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와 비교할 때 큰 변화라는 분석이다. 대북정책과 관련해 아사히 신문 등은 한국과 미국이 ‘비핵화’를 추구하며 결속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에 연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방한 당일인 20일에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가 IPEF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분열과 갈등만 가져올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21일 중국 중앙(CC)TV는 바이든 대통령의 20일 방한을 반대하는 집회가 서울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 마지막 날인 22일에도 관영 중국신문망은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중국을 포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미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확대해 정치적, 군사적 동맹을 더 끌어들이고 중국을 ‘그물망’으로 포위하려는 야심은 실현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2.05.22 I 김정남 기자
한미, 北핵·반도체·우크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 한미, 北핵·반도체·우크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양국이 대북 ‘군사동맹’을 넘어 첨단기술, 공급망, 글로벌 이슈 등을 망라하는 글로벌 파트너십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배터리 등 미래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문제에 함께 대응하는 ‘경제안보 동맹’이자 우크라이나 이슈 등 글로벌 현안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는 ‘가치동맹’으로서 함께 나아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그 이행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먼저 북한·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인 ‘액션플랜’으로 북한이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비판해온 한미 연합훈련의 확대 협의가 제시됐다. 지난 4년간 중단됐던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합의도 성명에 담겼다. 윤 대통령은 대북 이슈와 관련, “두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안보는 타협할 수 없다는 공동의 인식 아래 강력한 대북 억지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대북 공조 차원에서의 한미일 3국 협력 중요성도 강조했다.한미 정상은 전방위적인 협력을 통한 경제안보 동맹 구축에도 방점을 찍었다. 국제질서에서 경제와 안보 경계가 사실상 허물어지고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 상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특히 두 정상은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등 핵심·신흥기술 협력과 ‘안전하고 지속가능하며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위해서도 공조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날(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평택 반도체 공장(평택 캠퍼스)을 둘러보고, 방한 마지막 날(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미국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것도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확충,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한미 정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체의 일원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곧 출범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의사도 공식화하며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메시지도 냈다. 외신들은 이번 바이든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은 중국 견제와 중간선거를 겨냥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보다는 상호보완적 국가들끼리 공급망 안정을 가져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었다”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2022.05.22 I 박태진 기자
"김건희 조언"…윤석열 '10년 된 결혼 구두'에 바이든 감탄
  • "김건희 조언"…윤석열 '10년 된 결혼 구두'에 바이든 감탄
  •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날 단독 환담에서는 윤 대통령이 신고 있던 ‘결혼식 구두’가 화두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낮은 굽의 편한 구두를 선호하는 윤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권유에 따라 신고 간 구두를 소재로 바이든 대통령과 친근감 있는 대화를 열어갔다는 후문이다.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영접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2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한미정상회담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아침 출근하는 윤 대통령에게 “오늘은 특별한 행사(정상회담)가 있는 날이니 제대로 된 구두를 신고 가라”고 권했다.평소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는 윤 대통령은 굽이 낮은 편한 신발을 선호하기 때문에 정장용 남성 구두를 잘 신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취임 후 첫 주말이었던 14일 토요일에 백화점 쇼핑을 하면서 윤 대통령이 선택한 구두도 구두끈이 없는 간편한 로퍼 스타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 만난 지난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 때도 컴포트화에 가까운 신발을 착용했다.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결혼식 때 신었던 양복에 신는 구두를 신고 가라’고 해서 어제 특별히 구두를 닦아서 신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2012년 결혼식 때 신고 넣어뒀던 구두를 10년 만에 꺼내 닦아서 신고 정상회담에 나선 셈이다. 오래 신지 않았던 구두인 데다, 정상회담을 준비하며 광칠을 해 구두가 새 신처럼 윤기가 돌았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바이든 대통령은 단독 환담에서 이런 윤 대통령 구두를 문득 보더니 “대통령 구두가 너무 깨끗하다”며 “나도 구두를 더 닦고 올 걸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건희 여사. (사진=뉴스1)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함께 일하는데서 서로 “굉장히 멋진 파트너를 만난 것 같다”는 공감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김성한 국가안보실장도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양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 이후 브리핑을 열고 “전반적으로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고 대단히 우호적이었다”며 “한미동맹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당초 예정 시간을 넘겨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두 정상의 회담 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 113분간 진행된 이유에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의 공감대가 두 분 정상이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넓고 깊었다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지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정치에 등장한 배경이라든지 그런 것을 공유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할애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 일정을 끝으로 작별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산공군기지 주한미군 장병들을 격려한 뒤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배웅을 받으며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2022.05.22 I 이선영 기자
美 우군 얻은 배터리 업계, 기술개발·투자 ‘활발’ 기대
  • 美 우군 얻은 배터리 업계, 기술개발·투자 ‘활발’ 기대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배터리(이차전지) 업체가 한미 동맹 강화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등 수혜가 전망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패권을 놓고 1위인 중국 기업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과 전략적 공조에 따른 배터리 기술개발 및 투자가 가속화하고 미국 내 배터리 공장 확충에도 탄력이 붙으면서 중국을 바짝 추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2025년까지 북미에 17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미국 내 배터리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까지 미국 내 건설 예정인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13개 중 11개가 국내 배터리 3사의 몫이다. 예정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미국 내 전체 배터리 생산설비 중 국내기업의 설비 비중은 현재 10% 수준에서 70% 수준까지 확대된다.다만 국내 기업 못지않게 중국의 배터리 업체들도 미국에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배터리 1위 업체인 CATL은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50억 달러(6조365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미국 내 공장 부지를 최종 검토 중에 있다. 중국의 궈쉬안도 미국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수주하고 현지에 합작사를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는 밝힌 바 있다.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EV·PHEV·HEV)은 중국의 CATL이 점유율 35%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위는 LG에너지솔루션(15.9%)이다. 다만 중국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1위로, 중국산 배터리는 ‘내수용’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중국 업체들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북미, 유럽 등으로 생산공장을 확대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국내 기업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패권을 장악하려는 분위기여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국내 배터리사의 미국 공장 증설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미국의 경우 정부의 지원과 빠른 성장으로 배터리사들이 앞다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 미국 내 신차의 50%를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고, 배터리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 5년간 50억 달러의 자금도 쏟아부을 계획이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배터리 및 소재 관련 설비가 유럽·중국 대비 현저히 뒤떨어진 상황이고 중국 배터리 관련 밸류체인의 미국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와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의 상생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질 등 소재사까지 전반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에서 한국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의 양극재(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 전해액(동화기업), 동박(SKC) 업체 등 미국 시장에 이차전지 및 소재를 공급할 모든 기업을 수혜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05.22 I 박민 기자
시작은 이재용, 마무리는 정의선…韓서 내·외치 다 챙긴 바이든
  • 시작은 이재용, 마무리는 정의선…韓서 내·외치 다 챙긴 바이든
  • [이데일리 이준기 박태진 이다원 기자]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기존의 대북 ‘군사동맹’을 넘어 반도체·배터리 등 미래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함께 대응하는 ‘경제안보 동맹’, 그리고 우크라이나 이슈 등 글로벌 현안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같은 목소리를 내는 ‘가치동맹’으로 진화를 선언한 것이다.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미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그 이행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먼저 북한·북핵 문제 해결은 물론,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등에 대한 글로벌 공급망을 위해서도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출범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의사도 공식화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시찰 후 연설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투자 보따리 챙기고, 반도체 패권 강화…바이든 두 토끼 잡다‘시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무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20일~22일 방한(訪韓)한 세계 최대 권력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동선을 보면, 사실상 ‘비즈니스 외교’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방한을 통해서만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에선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삼성전자와는 ‘한·미 경제안보 동맹’을 통한 반도체 패권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과거 북한문제 등 안보동맹에 치중한 역대 미 대통령들과는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수년째 지속 중인 미·중 패권경쟁이란 안팎의 고민 속에 내·외치를 모두 챙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현대차그룹과 미국 조지아 주정부는 55억달러(7조원)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을 맺었다. 주 내 브라이언카운티 1183만㎡(약 360만평) 부지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설립한다는 게 협약의 핵심이다. 가동은 2025년 상반기 이뤄질 전망이다.조지아주는 지난 미 대선에서 재검표까지 갔던 대표적 경합주 중 한 곳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안정적인 의회권력을 유지하려면 조지아주에서의 승리가 필수이다. 현재 인플레이션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주춤하고 있다. 자칫 상·하원 의회권력이 공화당으로 넘어가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을 피하기 어렵다. 조지아주 현지언론이 “85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한 만큼, 이번 현대차의 투자는 바이든에게 큰 선물 보따리 하나를 얹어준 셈이 됐다. 정의선 회장은 2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2025년까지 미국 첨단 자동차 기술에 50억달러(6조3650억원)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투자규모가 총 105억달러에 달한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40년 동안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해 온 자랑스러운 기업 시민”이라며 “미국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탄소 감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를 비롯해 미국에 투자하는 어떤 회사든 가장 숙련된 성실한 근로자와 협력하는 데 따른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 일정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전략자산’으로 꼽은 반도체 생산 본거지에서 ‘경제안보 동맹’을 과시한 것이다. 지난해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1조6410억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부분을 상기시키며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한 지나 러몬드 미 상무장관은 반도체 공장 내부를 배경으로 동영상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며 “의회에서 투자 촉진 법안을 통과시켜야 삼성이 미국에 이런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썼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일치한다. 중국으로 가려는 협력자를 미국으로 트는 방식으로 미 주도의 패권 유지를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반도체 질서를 다시 세우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일찌감치 협력을 강화한 일본, 대만에 이어 한국 역시 그 질서에 포함 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삼성전자·현대차 ‘기술 우위’ 효과 누렸지만…반대급부 노려야 물론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바이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3나노미터(㎚·1나노=10억 분의 1m)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 공장에서 연신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제스처를 취한 건 삼성의 ‘기술 우위’를 전 세계에 선전해 준 것과 마찬가지이다. 현대차 역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과 협력 강화를 넘어 미 본토에서 이들 분야의 퍼스트무버, 산업 리더가 될 길을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에 그치지 말고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미국 쪽에 더 많은 반대급부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즉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관련해 미국 쪽에 대만 TSMC와 삼성전자 고객을 균형 있게 맞춰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거나, 한국에 진출한 미국 장비 및 재료 업체의 협력을 받고, 더 나아가 이들 업체의 연구 역량을 한국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까지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미국에 있는 회사가 한국에 연구시설을 짓게 되면 우리의 인적자원이 그곳에 고용될 수 있다”며 “미래 준비 차원에서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안진호 교수는 “(우리 정부는) 미국에 생산시설을 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인텔이나 마이크론 같은 미국 회사와 같은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측을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숙소인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면담 관련 연설을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2.05.22 I 이준기 기자
바이든 떠날 때까지 용산서 시위 집결…“불법집회 엄정 대응해야”
  • 바이든 떠날 때까지 용산서 시위 집결…“불법집회 엄정 대응해야”
  • [이데일리 이소현 이수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국립서울현충원, 미군기지, 숙소인 그랜드 하얏트호텔 인근에서 사흘간 집회·시위가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기자회견을 빙자해 ‘꼼수’ 시위를 연 일부 대학생 단체는 사흘째 사전 신고 없이 개최한 ‘불법 집회’로 경찰과 충돌했다. 정권 초기 불법 집회에 대한 일정하고 분명한 기조를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22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앞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환송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이수빈 기자)2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면서 한미정상회담을 전후로 관련 시위도 용산에서 집중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 20~22일간 경찰에 신고된 일일 집회·행사중 용산서가 관할인 집회는 17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한미동맹 관련 집회가 11건(65%)을 차지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10시쯤에도 보수성향 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 단원 4명이 바이든 대통령이 머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 앞 미리 설치한 ‘한미동맹 강화’ 등이 적힌 영문 현수막 앞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시위를 이어갔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지난 3일간 현장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드는 정도로만 시위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오전 11시쯤 한미동맹에 반대하는 대학생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집회·시위 신고도 하지 않은채 기자회견 명목으로 3일째 시위를 이어갔다. 대진연은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칭송대회를 개최한 친북단체로 2020년 4·15 총선 선거운동 기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아 일부 회원이 구속되기도 했다.이날 대진연의 시위에 경찰은 한강중학교 버스정류장에서 이들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한 명이 넘어지는 등 충돌이 있었다. 이들은 “바이든이 지나기 때문에 막는 것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대진연은 바이든 대통령의 동선마다 기습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했다. 지난 20일 오후 8시40분쯤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빙자해 기습적으로 집회를 열어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지난 21일 오후 1시쯤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하자 맞은편에서 회원 10여명이 “바이든 방한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용산서 관계자는 “대진연 회원들에게 3번 이상 해산명령을 했음에도 해산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채증을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법 처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모두 합법시위를 이어가는데 대진연은 미신고 불법시위를 했다”며 23일 용산서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집회의 자유가 폭넓게 인정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잇단 불법 시위와 관련해서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신고된 시위에 따라 경찰 인력이 배치되고 대응을 예상하는 만큼 신고 내용과 다르게 진행되면 경찰이 원칙대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며 “특히 정권 초기에는 일정하고 분명한 기조, 즉 공정과 상식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도 “집회를 신고제로 하는 건 집회를 통해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그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면서 제3자의 법익은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신고도 하지 않고 또는 신고와 다른 불법집회를 한다면 경찰도 강력하게 해산을 요구하는 등 엄격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05.22 I 이소현 기자
바이든 “미국 선택한 현대車에 감사…실망시키지 않을 것”
  • 바이든 “미국 선택한 현대車에 감사…실망시키지 않을 것”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현대차그룹의 13조원 규모 미국 투자에 대해 “미국을 선택해준 데 대해 감사하며 미국은 현대차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전 방한 숙소인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제조업에 대한 100억달러(약 13조원)가 넘는 투자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첨단 자동차 기술에 대한 50억 달러(약 6조원)가 넘는 투자와 조지아주 사바나에 55억달러(약 7조원)를 들여 짓는 공장이 내년 1월까지 8000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 시설은 2025년부터 최신 전기자동차와 배터리를 만들 것”이라며 “이는 미국인에게 경제적 기회”라고 강조했다.특히 이번 정부에서 제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정부 들어 54만5000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 덕분에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전환되고 있고 미래 전기 산업에서 미국의 목표가 속도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그러면서 2030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전기차로 하겠다는 정책을 설명했다.그는 “과감한 목표지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22.05.22 I 박태진 기자
김건희 여사 인사부터 돌발질문, 文과 통화까지
  • 김건희 여사 인사부터 돌발질문, 文과 통화까지[바이든 방한 이모저모]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최대 화제 중 하나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였다. 이어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 당시 돌발질문과 바이든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전화통화도 관심을 끈 이슈였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 방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만나 찬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보다 부인을 높이는 미국식 표현을 쓰면서 김 여사를 치켜세운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정상회담 및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윤 대통령과 저는 ‘married up’한 남자들이다”라고 인사하며 웃었다고 한다.대통령실은 해당 표현에 대해 “보통 남자들이 자신을 낮추면서 부인을 높이는 표현”이라며 “남자보다 훨씬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는, 유머러스한 의미”라고 설명했다.김 여사가 “조만간 다시 뵙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오시면 뵙기를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바이든 대통령은 만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다시 김 여사 얘기를 꺼내며 거듭 “beautiful(아름답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앞서 공동기자회견에서는 윤석열 정부 내각에 여성 비율이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측 동행기자단의 워싱턴포스트(WP) 소속 한국계 기자는 “지금 (한국의) 내각에는 여자보다는 남자만 있다”며 윤 대통령을 향한 질문을 시작했다.이어 “대선 기간 남녀평등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한국 같은 곳에서 여성 대표성 증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남녀평등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금 공직사회에서, 예를 들어서 내각의 장관이라고 하면, 그 직전의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질 못했다”고 설명했다. 장관을 발탁할 만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여성의 수가 남성에 비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윤 대통령은 “아마도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래서 (여성들에게) 이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약속했다.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하며 신뢰와 우의를 다졌다. 문 전 대통령 측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문 전 대통령은 양산 사저에서 저녁 6시 52분부터 약 10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방한을 환영하면서 “퇴임인사를 직접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통화를 할 수 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좋은 친구”라고 부르며, “1년 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강화에 역사적인 토대를 만든 것을 좋은 기억으로 가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차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1일 오후 약 10분간 통화했다. (사진=연합뉴스)
2022.05.22 I 박태진 기자
벤투호, 6월 A매치 소집 명단 23일 발표…‘깜짝 발탁‘ 나올까
  • 벤투호, 6월 A매치 소집 명단 23일 발표…‘깜짝 발탁‘ 나올까
  • 파울루 벤투 감독(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일부 주축들의 예상치 못한 이탈로 벤투호에 비상이 걸렸다. 6월 A매치 4연전을 앞둔 벤투호에 깜짝 발탁 선수가 나올지, 누가 카타르행 비행기에 오를 마지막 기회를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파울루 벤투 감독은 23일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6월 A매치 4연전에 함께 소집할 명단을 발표한다.지난 3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 최종전 이후 약 2개월 만에 이뤄지는 소집이다.한국은 카타르 월드컵 H조에 속해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등 쉽지 않은 상대들을 만난다.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은 FIFA 랭킹 1위 브라질(6월 2일), 파라과이(6월 6일), 6월 14일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한 팀과 경기를 추진 중이다.그러나 벤투호는 첫 소집부터 부상 암초를 만났다. 주전 중앙 수비수 김민재(26·페네르바체)와 미드필더 이재성(30·마인츠) 등이 부상으로 합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민재는 최근 수술을 마치고 재활에 집중하고 있고, 시즌 막판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던 이재성은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전에서 복귀전을 치르긴 했지만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껴 대표팀 합류가 힘들다.김민재의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었던 박지수(28·김천)도 지난 17일 소속팀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손흥민(30·토트넘)과 황희찬(26·울버햄튼)도 6월초 기초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어 4연전을 모두 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주축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벤투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A매치 기간은 훈련 기간이 길고 4경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벤투 감독은 약 30명 정도의 선수를 소집할 계획이다.이번 A매치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30일 파주NFC에 소집돼 보름 동안 대표팀 스케줄을 소화한다.벤투 감독은 지난 기자 간담회에서 “대표팀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기 전까지 선수들을 계속 관찰하고 상태를 지켜보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5.22 I 주미희 기자
"헬로, 끝"…바이든, 김정은에 '전할 말'은 이게 전부?
  • "헬로, 끝"…바이든, 김정은에 '전할 말'은 이게 전부?
  •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전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헬로”(Hello)라고 답하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끝”(period)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정원에서 현대차의 미국 투자와 관련한 소감을 말한 뒤 “김정은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라는 미국 CNN방송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의 이런 ‘간단한 답’은 미국 측에서 더는 할 일이나 할 말이 없으며 북한 측이 미국의 제안에 응답해야 할 차례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사진=연합뉴스)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과 면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북한 지도자와 만날 지는 그가 진실하고 진지한지에 달렸다”고 대답했다.또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를 순방하는 동안 북한의 핵실험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이 어떤 일을 하든지 준비하고 있다”라며 “그들의 행동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숙고해 온 만큼 이 질문이 그걸 뜻한다면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2022.05.22 I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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