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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천신 만고 끝 SK전 승리...4강 실낱 희망 이어가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한화가 연장 승부 끝에 어렵사리 SK를 꺾고 실낱같은 4강 희망을 이어갔다. 한화는 23일 문학 SK전서 연장 10회 초 터진 김태완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4위 삼성과 승차는 이제 2경기. 한화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삼성이 잔여 7경기 서 2승5패로 부진할 경우 4위를 차지할 수 있다. 부담이 컸기 때문일까. 한화는 시종 어려운 경기를 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은 SK가 선발 테스트 중인 전병두를 마운드에 올리고 20대 젊은 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구성했지만 쉽게 쓰러트리지 못했다. 에이스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였기에 더욱 답답했다. 한화는 4회 이여상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2-1로 앞선 5회 SK 정근우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6회 2사 1,3루서 이여상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드는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연장 10회에 가서야 결정타가 터졌다. SK 바뀐 투수 김원형을 상대로 선두타자 김민재가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잡았다. 이어 계속된 1사 1루서 김태균의 중전안타로 1,3루를 만든 뒤 김태완이 좌월 2루타로 3루 대주자 추승우를 홈으로 불러들여 결승점을 뽑았다. 10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토마스는 세타자를 간단히 솎아내며 시즌 30세이브째를 따냈다. SK는 6연승 끝. 그러나 SK도 소득이 있었다. 에이스 김광현과 다승, 탈삼진 타이틀을 놓고 경쟁중인 류현진을 5이닝 만에 강판시키며 14승(김광현 15승) 도전을 무산시켰기 때문이다. 한편 두산은 잠실 히어로즈전서 12-5로 대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직행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KIA는 롯데를 9-8로 꺾었다.▶ 관련기사 ◀☞[베이스볼 테마록]'9년간 4명 교체' LG 단장의 단장(斷腸)사☞LG 트윈스 신임 단장에 이영환 LG 세이커스 단장 선임☞'155일간 1위' SK의 진짜 힘은 지지 않는 야구☞페넌트레이스 2연패 김성근 감독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다"☞페넌트레이스 2연패 SK 주요 선수 코멘트
2008.09.23 I 정철우 기자
페넌트레이스 2연패 SK 주요 선수 코멘트
  • 페넌트레이스 2연패 SK 주요 선수 코멘트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 주요 선수 코멘트 ▲김원형 = 기분은 좋지만 주장인 (이)호준가 트로피도 받고 영광을 함께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빨리 부상을 털고 합류해 한국시리즈 우승은 호준이가 맨 앞에서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김광현 = 우승의 순간을 지켰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뒤에 정말 기뻐하겠다. 한국시리즈 2승이 남은 목표다.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면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재현 = 동료들이 자랑스럽다. 힘든 상황을 함께 이겨낸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박경완 = 무덤덤하려 하는데 자꾸 웃음이 난다.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채병룡 = 너무 좋다. 특히 팀이 하나로 뭉쳐 얻은 결과라 너무 기쁘다. 남은 경기서도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정근우 = 기분이 좋지만 내일부터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훈련을 시작하겠다. ▲최정 = 2년 연속으로 우승할 수 있다는게 너무 큰 영광이다. 큰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고 남은 경기동안 최선을 다해서 좋은 기록으로 시즌을 마치고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 치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싶다. ▲ 21일 오후 2008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기아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 인천문학구장에서 정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 선수들이 불꽃을 흔들며 자축하고 있다. [뉴시스]▶ 관련기사 ◀☞SK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하기 까지☞'2년 연속 정규시즌 1위' SK의 3가지 키워드☞신영철 SK 사장 "김성근 감독과 재계약 하고싶다"☞[베이스볼 테마록]롯데 경제효과, 다른 지역은 불가능할까☞[정철우의 1S1B]스승 김 감독과 제자 김 감독 이야기
2008.09.21 I 정철우 기자
SK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하기 까지
  • SK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하기 까지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했다. SK는 21일 문학 KIA전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77승37패로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2008시즌 정규시즌 1위가 결정됐다. 지금까지 정규시즌에서 2년 이상 연속 1위를 차지한 구단은 삼성(85~88,05~06) 해태(현 KIA,96~97) 현대(03~04) 등 3팀 뿐이었다. SK는 지난 4월16일 문학 삼성전서 7-6으로 승리를 거두며 단독 선두가 된 뒤 4월 19일 2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4월20일 잠실 두산전서 11-2로 승리를 거두며 곧바로 1위에 복귀했으며 이후 155일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최다 연승은 9연승이며 7연승도 무려 3차례나 기록했다. 3연승 이상의 연승이 모두 10차례나 될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질주를 계속했다. 지난 7월 7승 11패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4월과 6월에만 19승씩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고 9월에는 14승3패의 빼어난 성적으로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었다. 지난 3일에는 히어로즈전서 승리하며 김성근 감독이 개인 통산 1,000승의 금자탑을 세웠고 조웅천은 투수 첫 800경기 출장과 13년 연속 5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년차 김광현은 다승 선두를 질주하며 에이스로 급성장, 팀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 홀드 1위 정우람 대표팀 마무리 정대현, 여기에 10승 투수로 복귀한 김원형 등 안정된 마운드는 변함 없는 SK의 힘이 됐다. 또한 박경완 박재홍 김재현 이진영 등 기존의 주축 선수들을 중심으로 최정 정근우 박재상 조동화 김강민 등이 뒤를 받힌 타선도 상대팀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러나 SK는 아직 질주를 멈출 생각이 없다. 김성근 감독은 "열심히 노력해 준 선수들과 팬들의 힘이다. 이제 한국시리즈 2연패와 더 큰 목표인 한국 팀 첫 아시아 시리즈 재패를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관련기사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 SK의 3가지 키워드☞신영철 SK 사장 "김성근 감독과 재계약 하고싶다"☞[베이스볼 테마록]롯데 경제효과, 다른 지역은 불가능할까☞[정철우의 1S1B]스승 김 감독과 제자 김 감독 이야기☞[베이스볼 테마록]롯데와 '8888577' 그 아픔의 기억들
2008.09.21 I 정철우 기자
  • SK 'LG 잡고 4연승 질주...매직넘버 -2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거침없는 4연승을 질주하며 페넌트레이스 1위 매직 넘버를 '2'로 줄였다. SK는 18일 잠실 LG전서 8-4로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송은범이 4이닝도 채우지 못한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SK의 집중력은 중반 이후 더욱 힘을 발휘했다. SK는 2-0으로 앞선 4회 LG에 5안타를 맞으며 4점을 빼앗겨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승부의 향방은 후반으로 가며 확연하게 SK쪽으로 흘렀다. 3-4로 뒤진 7회 1사 후 박재홍의 볼넷으로 기회를 만든 SK는 최정 나주환의 연속 안타로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대타 이재원의 좌익수 플라이 때 박재홍이 홈을 밟아 동점. 이재원의 플라이는 내야를 크게 넘기지 못한 얕은 타구였지만 LG 좌익수 박용택의 송구가 좋지 못했다. 상대의 부실한 수비로 동점을 만든 SK는 기세가 올랐고 승리를 향한 집중력이 더욱 매섭게 발휘됐다. SK는 바뀐 투수 정재복을 상대로 정상호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2점을 보탰고 계속된 2사 1,2루서 박재상의 우전 안타로 한점을 더 달아났다. SK는 9회에도 박재상의 2루타로 1점을 더 뽑아 확실하게 승부를 갈랐다. 5회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원형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으며 시즌 11승째를 따냈다. 또한 SK는 그동안 타격 부진에 신음했던 박재상과 정상호가 나란히 4안타씩을 때려낸 점도 고무적이었다. 한편 삼성은 대구 KIA전서 장단 18안타를 집중시키며 14-2로 대승을 거뒀다. 5위 한화와 승차를 2경기로 벌리며 4강 확정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관련기사 ◀☞[정철우의 1S1B]스승 김 감독과 제자 김 감독 이야기☞SK는 어떻게 한 경기에 매직넘버를 '3'이나 줄였을까☞[베이스볼 테마록]롯데와 '8888577' 그 아픔의 기억들☞2,000안타 전준호 '상식을 깬 연구와 땀으로 일군 대기록'☞김민재 '하루 하루의 설레임으로 쌓은 2,000경기 출장'
2008.09.18 I 정철우 기자
  • 김성근 감독의 1,000승을 함께 한 투수들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성근 SK 감독은 3일 문학 히어로즈전 승리로 1,000승을 달성한 뒤 팬들을 위해 손을 흔들다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를 듣고 잠시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나운서의 멘트는 "김성근 감독님의 1,000승을 기념하는 티셔츠에는 지금까지 승리한 경기의 투수들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였다. 김 감독은 잠시 티셔츠에 아로새겨진 선수들의 얼굴을 지켜봤고 담담하던 얼굴에선 잠시 추억이 스쳐가는 듯 했다. 지금까지 김 감독의 승리 경기에 승리 투수가 된 투수는 모두 93명. 그 중엔 김 감독의 긴 야구 인생만큼이나 많은 이야깃 거리들을 남긴 선수들이 포함 돼 있었다. 김 감독에게 역대 가장 많은 승리를 선물한 투수는 현재 SK 2군 투수코치로 재직중인 최일언(당시 OB)으로 무려 68승을 거뒀다. 2위는 계형철 SK 2군 감독의 48승이다. SK 선수로는 쌍방울 시절을 함께 했던 김원형이 41승으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고 새로운 에이스 김광현은 16승으로 21위에 올라 있다. 이 밖에 원년의 불사조 박철순(당시 OB)도 9승을 기록했고 1,000승의 제물이 된 히어로즈 박노준 단장도 현역 시절 5승을 안겨준 바 있다. 김성근 감독은 1,000승을 거둔 뒤 "생애 첫 승 승리투수가 신인이던 김진욱이었다. 1,000승 역시 신인급인 김광현이 해냈으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공은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1,000승 달성' 김성근 감독 "매일 최선을 다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베이스볼 테마록]김선우의 투구패턴은 변한걸까 아닐까☞[베이스볼 테마록]박경완 공백과 포수 정상호의 능력☞박재홍과 빵재홍 그리고 오해☞박재홍의 보물 1호 '링' 이야기
2008.09.03 I 정철우 기자
김재현 SK를 울리다 웃기다...15회 혈투 끝내기 안타
  • 김재현 SK를 울리다 웃기다...15회 혈투 끝내기 안타
  • 사진=SK 와이번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캐넌 히터' 김재현(SK.33)이 팀을 울리다 웃겼다. 김재현은 29일 문학 한화전서 연장 15회말 2사 만루서 끝내기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김재현의 7번째 타석이었다. 이전 6번의 타석에선 단 한번도 4번타자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갚아줬다. 김재현은 6번 모두 주자를 누상에 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안타는 단 한개도 때려내지 못했다. 연장 승부에선 아쉬움이 더욱 크게 남았다. 연장 10회말 1사 1,3루, 13회말 1사 1루에서 내리 병살타로 물러났다. 특히 10회엔 1사 1루서 박재홍의 좌전 안타때 1루 주자 정근우가 어깨가 아픈 좌익수 이영우의 송구 능력을 간파, 3루까지 파고들어 한껏 분위기가 오른 상황이었다. 김재현은 유격수 앞으로 땅볼타구를 날려 허무하게 더블 아웃이 됐다. 그러나 김재현은 역시 김재현이었다. 세번째 끝내기 찬스에선 결코 헛헛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한화는 연장 15회말 2사 2,3루가 되자 박재홍을 거르고 김재현과 승부를 택했다. 김재현의 타격감은 그만큼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재현의 집중력이 한 수 위였다. 김재현은 볼 카운트 1-2에서 몸쪽 빠른 공을 받아쳐 1루수 김태균의 머리를 빠르게 지나 우익수 옆으로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재현은 경기 후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해 경기가 길어졌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는데 마지막 찬스에서 좀 더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타석에서 김재현이 영웅이었다면 마운드에선 김원형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연장 11회초 등판한 김원형은 15회까지 5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승리는 물론 불펜의 부하까지 막아준 인상적 호투였다. 김재현의 끝내기 안타는 또한 한국 프로야구사에 남을뻔한 경기를 종료시킨 한방이었다. 김재현이 아웃 됐다면 1982년 이후 처음으로 16회 이후로 진행된 경기가 될 뻔 했다. 한편 삼성은 잠실 두산전서 9회 터진 우동균의 결승 3루타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사직 KIA전서 역시 9회말 역전승을 거두며 4연패 사슬을 끊었다. 우리는 LG를 4-1로 이겼다.
2008.06.29 I 정철우 기자
(르포)名車 `제네시스`의 출발점, 현대모비스를 가다
  • (르포)名車 `제네시스`의 출발점, 현대모비스를 가다
  • [울산=이데일리 민재용기자] 'OK' 'OK' 'NG'…. 한 작업자가 현대차 '제네시스'용 운전석 모듈에 부품을 장착하며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화면에 'OK'라는 문자가 뜨자 이 작업자는 다른 부품을 장착하며 모니터에 또 시선을 멈춘다. 이번에 화면에 나타난 표시는 'NG(No Good)'. 그는 재빨리 적절한 부품이 사용되었는지, 또 볼트 등이 적절한 강도로 조여졌는지를 재차 확인한다. 생산을 하면서 치밀하고 꼼꼼한 품질검사를 병행하는 이른바 '풀-푸르프( FULL-PROOF)' 시스템 때문이다. ▲ 제네시스 샤시 모듈라인에서 작업자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지난 11일 울산 현대모비스(012330) 모듈 제 1공장. 이 곳은 현재 전세계 191개국에 수출되는 현대차의 핵심 모듈 부품을 질 높고 값싸게 양산하며 한국산 자동차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산실이다.  이 공장 생산관리팀 임재혁 부장은 "풀-푸르프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고 나서부터 현대차의 품질이 눈에띄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있다"면서 "모듈에 장착되는 모든 부품 정보는 10년간 보관돼 애프터서비스 등 완성차의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 명차 '제네시스'의 출발점 울산 모듈 제1공장은 제네시스, 싼타페, 투싼, 베라크루즈 등 현대차의 내노라하는 9개 모델에 연 100만대 이상의 운전석 모듈과 샤시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이 공장은 작년 12월부터 글로벌 명차 '제네시스'의 운전석 모듈과 샤시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네시스 차량의 운전대와 앞 뒤 바퀴의 차제 모듈은 모두 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 앙상한 쇠뼈대가 여러 공정을 거치고 나니 어느새 제네시스 운전석 모듈(사진)로 탈바꿈 한다. 핸들에 오디오 계기판까지, 처음 본 사람은 오히려 제네시스에서 운전대만 따로 분리해 냈다고 착각할 정도다. 이러한 운전대 모듈은 차로 5분 거리인 현대차 공장으로 바로 수송되며 완성차 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조립된다. 이영문 모듈생산팀 대리는 "제네시스 차체가 도장 공정을 마치면 실시간으로 우리 공장에 주문번호가 넘어온다"며 "주문번호에 따라 운전석 모듈을 생산, 현대차에 넘기면 시간 오차 없이 바로 그 번호의 완성차에 조립되는 '시퀀스(주문번호)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문번호 시스템은 재고를 줄이는데 큰 효과를 거둔다. 실제로 이 공장의 재고율은 0.4%로 거의 제로(0)에 가깝다. 박창수 울산모듈생산팀 차장은 "시퀀스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았다면 재고를 쌓아놓기 위한 공간과 재고관리비용 등으로 막대한 예산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 시스템의 활용으로 생산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시간당 13대, 하루 평균 250대 정도의 제네시스 모듈을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다. 실시간 주문 시스템으로 매 공정마다 생산되는 '제네시스' 운전대의 사양도 전혀 다르다. 전용덕 이사는 "운전석 모듈에 고급 가죽을 감싸고 차체 샤시모듈에 승차감을 높여주는 에어서스펜스 기능 등 제네시스의 최첨단기술이 들어가 있다”며 “명차 '제네시스'의 출발점은 바로 이 곳”이라고 강조했다. ◇ 포니에서 제네시스까지..."글로벌 고객과의 아름다운 동행" “양복을 살 때 단추는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그 단추가 떨어졌을 때 단추의 중요성은 매우 커지죠. 그 단추를 찾아서 공급하는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 현대모비스 울산 물류센터 현대모비스 울산 물류센타의 김원형 차장은 갑자기 작은 자동차 부품을 손에 들고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곳이 현대·기아차 보수용 부품을 관리하는 물류창고이기 때문이다. 1만1000평의 면적에 449억원 상당의 부품을 보관하고 있다. 보관하고 있는 아이템만 12만60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자동차 부품 개수가 이토록 많은 줄은 몰랐다고 하자, 김원형 차장은 "공간이 허용하는 한 전세계에서 운행중인 현대·기아차의 모든 부품을 저장하려고 노력한다"며 "회사에 저장 공간을 조금더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싱긋 웃는다. 그는 이 곳에서 수출하는 국가수가 무려 193개국이 넘는다고 했다. 사실상 전세계 모든 국가로 부품이 보내지는 셈이다. 이 중에는 쿠바, 이라크 등 정상적인 무역 루트가 확보되지 않은 국가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법적으로 자동차 부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시기는 그 모델이 단종된 후 8년간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아직도 포니, 스텔라 등 추억 속 차들의 부품까지도 잘 보관되고 있었다. 류원열 수출물류센터 부장은 "중동이나 남미 등지에서는 아직도 포니와 스텔라의 부품을 찾는 수요가 있다"며 "그럴 때 우리가 보관하지 않는 부품을 요구할 경우 서울의 장안평이라도 뒤져서 보내주기도 한다”며 고객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처럼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자동차 모듈 생산과 A/S 부품 관리를 주업무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곳에는 `현대차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사후관리 등 자동차 운행에 필요한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곳곳에서 배어나고 있었다. 현대차 품질경영의 전도사, 그곳이 바로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이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현대모비스, 튜닝용품 전시회 개최
2008.06.18 I 민재용 기자
SK의 6월 연승이 의미있는 이유
  • [베이스볼 테마록]SK의 6월 연승이 의미있는 이유
  • ▲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을 격려하는 김성근 감독 (사진제공=SK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는 11일 문학 LG전 승리로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2008시즌들어 7연승만 벌써 3번째다. 4월에만 두차례의 7연승을 기록했고 6월들어 아직 한 경기도 패하지 않으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7연승 기간 동안의 내용이다. "팀이 잘 나갈때 보이지 않는 상처가 곪는다"는 말이 있다. 연승을 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출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의 SK는 다르다. 전력의 손실 없이 어렵지 않게 연승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첫 7연승-마무리의 부진 SK가 처음 상승세를 탄 것은 지난 4월4일부터 4월11일 까지다. 이 기간동안 팀 방어율은 1.53에 불과했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 대부분이 제 몫을 했다. 그러나 불안한 구석이 있었다. 마무리 정대현의 부진이 그것이다. 정대현은 7연승을 하는 동안 3.2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방어율이 무려 4.91이나 됐다. 피안타율이 무려 4할이었고 피OPS는 1.00을 넘었다. 조웅천 김원형 등의 페이스가 좋아 그런대로 버틸 수 있었지만 정대현의 부진은 시즌 구상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는 불안한 부분이었다. 실제로 정대현의 페이스 저하는 SK의 5월 승부를 힘겹게 했었다. ▲두번째 7연승-불펜 붕괴의 조짐 SK가 다시 힘을 낸 것은 4월20일부터 4월29일까지. 다행히 정대현이 방어율 1.90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고민은 남아 있었다.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중간계투진에서 누수가 생겼다. 철벽 불펜 조웅천과 정우람의 부진 조짐이 그것이었다. 둘은 나란히 이 기간 동안 방어율 3.00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라면 '수준급'이란 평가를 들을 수 있지만 불펜 투수에겐 그저 그런 성적이었다. 특히 조웅천은 피안타율이 2할7푼3리로 크게 치솟았다. 첫 연승 기간 동안 그의 피안타율은 1할5푼4리에 불과했다. 전체 팀 방어율도 2.76으로 높아졌다. 잘 나가기는 했지만 SK의 장기인 마운드엔 불안 조짐이 나타난 셈이었다. 부작용은 머지 않아 나타났다. SK는 5월13승 12패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여전히 선두였지만 5월의 SK는 그저 그런 강팀 정도에 불과했다. ▲세번째 7연승-부담 나눠지기 6월의 SK는 또 달라졌다. 6월들어 아직 한번도 지지 않으며 7연승을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팀 방어율이 0.71에 불과하다. 흥미로운 것은 투수들의 개별 성적이다. 불펜의 핵심 조웅천은 방어율은 제로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무려 6.00이나 된다. 아직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른 투수들이 짐을 확실하게 나눠지고 있다. 김원형은 방어율은 2.45지만 1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최상덕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대안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선발 투수들의 대활약이다. 김광현과 채병룡은 무실점 호투를 했고 송은범은 방어율이 0.75다. 지난해 만큼의 위력을 보이지 못하던 레이번도 복귀해 5이닝을 1자책점으로 잘 막아냈다. 특히 7경기 중 6경기서 선발투수들의 퀄리티 스타트가 기록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첫 연승땐 6번으로 같았지만 두번째 연승엔 4번으로 그 숫자가 줄어들며 불안감을 노출한 바 있다. 여기에 롯데전서 승리를 챙긴 이영욱의 깜짝 호투(6이닝 1실점)도 더해야 한다. 마무리 정대현이 5이닝동안 실점이 없었다는 점도 SK 불펜의 회복세를 점치게 하고 있다. ▶ 관련기사 ◀☞[베이스볼 테마록]KIA와 LG의 4강 희망과 희망 고문☞[베이스볼 테마록]김재박 감독의 실용주의와 이성렬 트레이드☞[베이스볼 테마록]페타지니와 슐레타의 손가락 이야기☞[베이스볼 테마록]이종범이 말하는 '바람이 다시 부는 이유'☞[베이스볼 테마록]감독이 말하는 4점차 9회 승부
2008.06.12 I 정철우 기자
  • SK 사직 원정 3연전 싹쓸이...채병룡 7승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롯데와 사직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6월 상승세를 이어갔다. SK는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서 선발 채병룡의 호투에 힘입어 롯데를 3-1로 꺾었다. 채병룡의 역투는 가장 큰 힘이 됐다. 채병룡은 1회 2사 1,3루서 가르시아의 1루 땅볼때 1루수 박정권의 주루 방해로 1점을 내줬지만 이후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2회 2사 후 이원석에게 안타를 맞은 뒤 7회 1사 후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을때까지 14명의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타선은 큰 힘을 내진 못했지만 필요한 점수는 확실하게 뽑아내는 특유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1회 2사 2루서 김재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SK는 1-1 동점이던 3회 1사 1,2루서 최정의 적시타가 터져나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7회 2사 1루서 정근우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조동화를 홈까지 불러들였다. 추가점이 없어 불안한 리드를 하고 있던 팀에 단비같은 1점이었다. 롯데는 9회말 1사 1,2루의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팀 사정상 SK 마무리 정대현이 등판하지 못해 마운드엔 김원형이 서 있었다. 그러나 강민호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고 마지막 타자 정보명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 아쉬움만 곱씹었다. SK는 최근 5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2위 두산과 승차를 7경기로 벌려, 다시 독주 체제를 갖췄다. 채병룡은 시즌 7승(1패)째를 거두며 다승 공동 2위가 됐다. 한편 KIA는 광주 삼성전서 부상에서 돌아온 서재응의 호투(6이닝 무실점)에 힘입어 4-0으로 승리를 거뒀다.▶ 관련기사 ◀☞생애 첫 완봉 김광현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롯데 7일 사직 SK전 입장권 30분만에 매진...시즌 최단기록☞2,000탈삼진 송진우 "올해안에 3,000이닝 채우고 싶다."☞[베이스볼 테마록]김재박 감독의 실용주의와 이성렬 트레이드
2008.06.08 I 정철우 기자
이대진이 말하는 유형별 타자 상대요령
  • 이대진이 말하는 유형별 타자 상대요령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대진은 대표적 파워형 투수에서 기교파로 변신했다. 줄어든 스피드는 타자를 상대하는 노하우로 채워놓고 있다. 그런 그에게 타자 유형별 상대 요령을 물어봤다. 우투수인 이대진에게 까다로운 좌타자들 중 거포형과 컨택형 등으로 나눠 길을 물었다.   거포형-페타지니(LG) 초구 :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 직구 혹은 투심. -바깥쪽은 장타 맞을 확률이 낮아 거포 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잡기가 편하다. 2구 : 바깥쪽 볼. -바깥쪽으로 하나 더 던지며 시선을 멀게 만든다. 3구 : 몸쪽 스트라이크. 슬라이더가 좋다. -바깥쪽으로 모인 시선을 단박에 몸쪽으로 가져가는건 쉽지 않다. 타자가 노리더라도 슬라이더가 예리하게 들어가면 범타 유도 가능성이 높다. 4구 :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볼). -3구에서 범타가 안되면 이번엔 낮은쪽으로 시선 분산. 5구 : 몸쪽 높은 직구(볼) -다시 몸쪽 높게 시선을 흐트러 트리고 6구 :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 투심이 좋다. -몸쪽으로 모인 시선을 역이용.   적극적 컨택형-이용규(KIA) 초구 : 가운데서 바깥으로 떨어지는 스트라이크. 투심. -용규는 바깥쪽에 강하고 적극적인 타입이다. 이런 경우 다른 코스로 도망가는 것 보다 타자가 좋아하는 쪽에 자신감 있게 들어가는게 낫다. 투심처럼 공이 끝에서 변화한다면 더 좋다. 2구 : 바깥쪽 하나 높게. - 역시 바깥쪽으로 들어가 걸려들게 만드는 것이 좋다.   신중한 컨택형-김재현(SK) 초구 :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 역시 투심. -좌타자에게 우투수의 투심은 매우 효과적이다. 좌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나 마찬가지인데 궤적은 비슷해도 던지는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매우 생소한 느낌이다. 2구 : 몸쪽 높은 공. -재현이는 몸쪽에 강한 타자다. 장점이 있는 곳에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을 던지면 걸려들 확률이 있다. 3구 :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 직구. -걸려들지 않았으면 카운트를 효과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4구 : 바깥쪽 빠지는 볼. -시선을 바깥쪽으로 모으며 한 호흡 쉰 뒤. 5구 :몸쪽 스트라이크. -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가 되면 바깥쪽에 중점을 두고 짧게 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럴때 역으로 몸쪽 승부를 들어가주면 좋다. *덧붙이기 :볼 배합에 정답은 없습니다. 경기 상황, 타자의 노림수 등에 따라 다양한 길이 있습니다. 다만 이대진의 노하우를 통해 큰 그림을 그려보고자 기획된 기사임을 알려드립니다.▶ 관련기사 ◀☞[달인에게 묻는다Ⅱ]이대진의 '부활한 에이스로 사는 법'☞이대진이 말하는 '외국어 잘하는 방법'☞[달인에게 묻는다Ⅱ]김원형의 '평범한' 에이스가 사는 법☞김원형이 말하는 '쌍방울의 추억'☞김원형이 말하는 '친구 박경완 이야기'
2008.05.19 I 정철우 기자
  • 이대진이 말하는 '외국어 잘하는 방법'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대진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재능이 한가지 있다. 그는 매우 빼어난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고 있다. 이대진과 절친한 팀 선배 이종범은 "외국어를 잘 듣는 재주가 있다. 주니치 시절 도토리에서 재활중이던 대진이가 나고야까지 혼자 찾아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그때 일본어는 거의 할 줄도 몰랐는데 가방 싸매고 혼자 물어물어 우리집에 왔었다"고 말했다. 그 뿐 아니다. 미국에서 재활할 당시에도 그는 혼자 모든 것을 처리했다. 현재 로이스터 롯데 감독 보좌역을 맡고 있는 커티스 정의 집에서 묵었지만 생활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이대진은 올 초 사이버대학 실용영어과에 합격, 본격적인 외국어공부에 나서기도 했다. 생각만해도 골치 아픈 외국어가 그는 왜 좋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 것일까. 다음은 이대진이 말하는 '외국어 잘하는 법.' 이대진은 먼저 손사래부터 쳤다. "내가 잘하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 못하니까 잘해보이는 것"이라며 부끄러워 했다. 그러나 조금 더 이야기를 풀어가자 수줍지만 자신있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털어놓았다. 우선은 외국어 즐기기. "초등학교때 팝송을 들으면 무슨 뜻일지 궁금했다. 그래서 사전 찾아보고 단어 하나 알고. 나중에 다른 노래 들으며 아는 단어 나오면 신기하고. 중학교때는 영어가 너무 좋아 선생님께 부탁해 4교시(야구부는 오전수업만 함)내내 반을 옮기며 영어 수업만 들었다. 프로와서도 생각보다 훈련량이 적길래 남는 시간엔 영어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두번째는 자신감. "가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위에 한국사람이 있으면 외국어를 안하려고 한다. 틀리면 창피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난 그런건 없다. 아직 외국어라봐야 대화가 아니라 단어의 나열일 뿐이지만 뜻만 통하면 되지 않는가." 세번째는 절실함. " 재활을 하면서 내가 왜 아픈지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는지, 뭘 먹으면 좋은지 궁금했다. 미국이나 일본의 의사,트레이너들에게 그걸 묻고 배워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열심히 공부하는 수 밖에 없었다."▶ 관련기사 ◀☞[달인에게 묻는다Ⅱ]이대진의 '부활한 에이스로 사는 법'☞이대진이 말하는 유형별 타자 상대요령☞[달인에게 묻는다Ⅱ]김원형의 '평범한' 에이스가 사는 법☞김원형이 말하는 '쌍방울의 추억'☞김원형이 말하는 '친구 박경완 이야기'
2008.05.19 I 정철우 기자
이대진의 '부활한 에이스로 사는 법'
  • [달인에게 묻는다Ⅱ]이대진의 '부활한 에이스로 사는 법'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대진(34). KIA 팬들은 그를 'Ace Of Ace'라 부른다. 3차례의 수술과 7년간의 재활. 이제 한창때처럼 불같은 직구를 뿌려대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가 마운드에서 힘껏 공을 뿌릴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에이스가 주는 듬직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실제로 이대진은 다시 진화하고 있다. 이대진의 올 시즌 성적은 1승4패. 그러나 방어율 3.60으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을 뿐 제 몫은 다해내고 있다. 본격적인 부활을 알린 지난해(7승6패 4.11)에 비해 뚜렷하게 나아진 모습이다. 이대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후하게 따져봐도 135km정도에 불과하다. 그 스스로도 "몸 상태가 완벽해서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전성기에 비해 최소 10km는 느려진 공백을 그는 무엇으로 메우고 있는 것일까. 사진=KIA 타이거즈▲내 공이 여전히 제일 빠르다 '달인에게 묻는다'가 만난 투수들이 빼놓지 않고 했던 말이 있다. 바로 '자신감'이다.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질 수 있어야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대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길고 긴 재활 기간에도, 100%의 힘으로 공을 던지지 못하는 지금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흔들린 적은 없다고 했다. 직구는 느려졌지만 좀 더 다양해진 변화구를 추가했고 이를 이용해 타이밍 싸움을 한다면 어떤 타자도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내 직구는 최고가 141km에 불과하다. 평균은 135km정도. 하지만 내가 던지는 공은 아직 빠르다고 생각한다. 변화구 위주로 배합을 하다 갑자기 몸쪽 직구를 던지면 135km지만 145km로 느껴질 때가 있다.  타자들이 움찔하며 그냥 보고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내가 아직 빠르구나'하는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 자신감이 없으면 마운드에서 살 수 없다." 물론 무턱대고 배짱만 부릴 순 없는 노릇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헛된 오기일 뿐이다. "우리팀 타자들이 농담처럼 "네 볼 못치는거 이해 못하겠다"고 한다. 커브 하나만 노리고 있으면 된다는 뜻이다. 틀린말도 아니다. 투수는 저마다 기본적인 틀이 있다. 잘 던질 수 있는 공이 있다. 볼카운트 1-1이나 1-2면 내가 제일 좋은 공을 던질 타이밍이니 주무기인 커브를 기다릴 것이다. 이럴때 커브를 가느냐 역으로 직구 승부를 가느냐의 선택이다. 홈런 타자라면 역으로 가고 교타자라면 변화구(커브)로 가는 경향이 많다. 커브를 노리고 있더라도 다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공이 좋고 자신만 있으면 맞지 않는다.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그날 내가 제일 잘 던질 수 있는 공이 무엇인지 아는게 더 필요하다." ▲제2의 이대진이 되려면 20대의 이대진은 거침이 없었다. 150km를 육박하는 돌덩이 같은 직구로 타자를 윽박지르고 각 큰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 역시 "몸만 정상이라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고 할 만큼 매력적인 파워 피처였다. 최근들어 이대진과 비슷한 재능을 가진 투수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힘껏 던지면 150km를 훌쩍 넘고 슬라이더로 140km를 넘겨 찍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이대진만큼' 하는 선수는 드물다. 꾸준히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몇경기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제구가 흔들리며 자멸한다. 왜일까. 이대진은 "자기 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에 있었던 일화를 얘기했다. "(이)범석이에게 물었다. "너 요즘 볼이 아주 좋더라. 어떻게 던지는거냐." 그랬더니 "그냥 가볍게 던집니다"고 하더라. "그럼 나중에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하면 어떻게 할거냐"했더니 대답을 못했다." 투수건 타자건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없다. 더 무서운 것은 좋았을 때의 밸런스가 시즌 내내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너진 밸런스를 빨리 찾기 위해선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의 몸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대진의 생각이었다. "기본은 물론 하체에 둔다. 하체부터 크로스체크를 한다. 왼발이면 오른손, 오른발이면 왼손. 오른 다리로 섰을 때 왼팔이나 글러브 위치는 어디에 있나. 왼 다리를 디뎠을때 오른 팔이 어디까지 오나. 공 던질때 내가 어디를 어떻게 이용하나 등등을 알고 있어야 한다. 투구의 기본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언제 가장 좋은 공을 던졌는지 알고 있을 때 비로소 진짜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몸에는 길이 있다. 처음엔 비포장도로지만 운동을 통해 고속도로까지 만들 수 있다. 그 길을 만들고 찾아야 한다." 사진=KIA 타이거즈▲희망을 잃지 않는 법 재활은 두려움과 싸움이다.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를 이겨내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대진은 그 시간이 무려 7년이나 걸렸다. 이대진은 "너무 젊은 나이에 아파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낫기만 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TV로 야구 보면서 나보다 못한 투수도 저렇게 던지는데... 하면서 기다렸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때 있었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낫기만 해봐라'하는 자신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를 피하지 않았다. 틈 날 때마다 야구를 지켜보며 희망을 키웠다. 투수의 마음으로 타자와 상대해보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일과였다. 이대진이 실제 마운드에 선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지금처럼 노련한 투구를 할 수 있는데는 그때의 이미지 트레이닝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대진은 길고 긴 시간을 이겨낸 불굴의 승리자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한가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다. "한 1년정도... 처음(1998년)에 다쳤을때 다 잊고 한 1년정도 쉬었으면 수술 없이도 나았을지 모른다. 그땐 너무 어렸다. 운동이 너무 하고 싶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야구를 떠나 여유롭게 생활하는게 스스로 허용 안됐다. 재활할 때도 그랬다. 몸이 100%가 아닌데 예전처럼 빠른 공을 던져보겠다고 무리하다 또 다치기도 했다. 지금 마음을 그때 갖고 있었다면...." 지금 마음? 그때와 달라진 이대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몸이 아프다던가 야구가 안된다던가. 거기에 얽매어 있다고 반드시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만이 탈출구는 아니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선 야구에 미쳐야 하지만 또 다른 방법은 조금 벗어나 나를 여유있게 지켜보는 것이다. 노력하는자는 즐기는자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 노력은 기본이지만 즐길땐 즐길 수 있어야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제 그걸 알 것 같다." ▶ 관련기사 ◀☞이대진이 말하는 유형별 타자 상대요령☞이대진이 말하는 '외국어 잘하는 방법'☞[달인에게 묻는다Ⅱ]김원형의 '평범한' 에이스가 사는 법☞김원형이 말하는 '쌍방울의 추억'☞김원형이 말하는 '친구 박경완 이야기'
2008.05.19 I 정철우 기자
김원형이 말하는 '쌍방울의 추억'
  • 김원형이 말하는 '쌍방울의 추억'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1999년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는 이제 추억에서만 살아 있다. 야구로선 척박하기 그지없는 전주연고 구단의 역사를 잇겠다고 나선 기업은 단 한군데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들의 기억속엔 아련하게 남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90년대 후반, 회색빛 촌스런 유니폼을 입고 마치 승냥이처럼 상대를 물어뜯던 그들의 공격성은 강인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또 '기왕이면 불쌍한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우리네 정서는 가난했던 그들의 처절한 싸움을 가슴 아리게 기억하게 한다. 김원형은 그 쌍방울에서 '어린 왕자'로 불리며 가장 긴 세월을 견뎌낸 선수다. 쌍방울과 김원형은 한국 프로야구 1군 데뷔 동기(1991년)이며 쌍방울이 해체되던 해(1999년) 마지막 에이스 역시 김원형이었다. 김원형은 "글쎄, 다른건 잘 모르겠고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정말 가족같았다. 솔직히 선수 중에 사고 친 선수들도 꽤 많았는데 프런트도 그렇고 감독님들도 그렇고 전부 감싸주려 했었다. 물론 팀 자체적으로는 무거운 징계가 내려졌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철저하게 막아줬다. 선수들끼리고 참 정겨웠다. 때 되면 같이 놀러도 가고 회식도 자주 하고, 보는 사람들은 어땠는지 몰라도 우린 참 즐거운 기억이 많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추억은 원하는 것만 기억하게 해서일까. 가난한 구단의 아픔에 대해선 별다른 감회가 없다고 했다. 다만 지기 싫었다는 기억만 갖고 있었다. "삼성이나 현대처럼 돈 많은 구단을 보면 부럽다고 생각한 적 없는 것 같다. 대신 저 팀들을 꼭 이겨야겠다는 오기를 갖고 야구했던 것 같다. 김성근 당시 감독님이 그런 분위기를 잘 만드신 것 같기도 하고. 제일 행복했을때야 물론 96년이었다. 창단하고 처음 성적이 나는데 정말 신났다. 내 개인 성적은 별로 안 좋았지만 지는 것이 일이던 팀이 매일 이기니 너무 좋았다. 그땐 관중들도 많았다. 김성근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점퍼에도 이름과 배번을 새겨놓도록 하셨었다.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하라고 하셨다. 그땐 운동장에 샤워시설이 없어서 점퍼를 입고 숙소나 목욕탕에 가야 했다. 첨엔 너무 창피했다. 하지만 야구를 잘하고 나니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다음은 김원형이 뽑은 쌍방울 레이더스의 올타임 올스타 명단과 짧은 선정 이유다. 투수 - 조규제 : 정말 그 당시 최고의 공을 던졌다. 불같은 직구는 명품이었다. 포수 - 박경완 : 그때나 지금이나 최고다. 1루수 - 김기태 : 야구나 생활이나 시원시원했다. 최고의 리더다. 2루수 - 최태원 : 근성의 사나이. 3루수 - 김성래 : 전성기가 지나서 팀에 오셨는데 그 지옥훈련을 다 견디시더라. 실력도 좋았다. 유격수 - 김호 : 티 안나게 잘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좌익수 - 김실 : 테이블 세터로 주로 나갔는데 찬스에 강했다. 중견수 - 조원우 : 공,수,주 모두 빼어났다. 쌍방울 시절 야구에 눈을 떴다. 99년에 고관절 부상만 아니었어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선수다. 우익수 - 심성보 : 어깨는 내가 본 외야수 중 단연 최강이다. 방망이도 잘 쳤다. ▶ 관련기사 ◀☞김원형이 말하는 '친구 박경완 이야기'☞[달인에게 묻는다Ⅱ]김원형의 '평범한' 에이스가 사는 법
2008.05.12 I 정철우 기자
김원형이 말하는 '친구 박경완 이야기'
  • 김원형이 말하는 '친구 박경완 이야기'
  • ▲ 박경완-김원형 (제공=SK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원형을 말하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포수 박경완이 주인공이다. 초등학교부터 프로까지. 박경완이 잠시 현대에서 뛰던 시절을 빼곤 늘 한솥밥을 먹은 친구다. 아니 친구보다는 그냥 늘 같은 밥 먹는 '식구'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이다. 그런 김원형이 말하는 "박경완이 한국 프로야구의 최고 포수로 불리는 이유"를 들어보자. 경완이는 원래 야구를 잘했다. 전주가 야구 불모지인 탓도 있었겠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야구를 제일 잘하던 선수였다. 어깨도 좋고 방망이도 잘 치고. 어찌 하다보니 프로를 신고선수로 들어와서 그렇지 절대 프로와서 갑자기 잘한 것은 아니다. 잘하는 점... 타자를 잘 읽는다. 원래 성향도 잘 알고 있고 타석에 선 자세에 따라 노림수를 읽는 능력도 탁월하다. 원래 재주가 있는 상황에서 엄청난 노력까지 하다보니 그런 실력이 쌓인 것 같다. 투수도 잘 안다. 심리를 안다기 보다는 공을 받아보고 무엇이 좋은지 나쁜지를 빨리 파악해낸다. 나도 그렇고 다른 투수들도 그렇고, 위기가 왔을 때 맘 속으로 '아, 이걸 던지고 싶다'고 생각했을때 딱 그 사인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럴땐 절대 안 맞는다. 가장 좋은 점은 누구 탓을 안한다는 점이다. 투수와 포수는 사인이 안 맞을 때가 있다. 가끔 경완이보다 어린 투수들도 고집을 부릴때가 있다. 그럼 결국 투수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게 한다. 그런데 그 공을 맞아도 투수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대신 투수가 다가가서 사과를 하면 자기가 왜 다른 공을 요구했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반대로 자기 사인대로 했는데 실패했을 경우 많이 괴로워한다. 덕아웃 한켠에 혼자 앉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듬직하다.▶ 관련기사 ◀☞김원형이 말하는 '쌍방울의 추억'☞[달인에게 묻는다Ⅱ]김원형의 '평범한' 에이스가 사는 법
2008.05.12 I 정철우 기자
김원형의 '평범한' 에이스가 사는 법
  • [달인에게 묻는다Ⅱ]김원형의 '평범한' 에이스가 사는 법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 투수 김원형(36)은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달인'이라는 얘기를 들을만 한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김원형은 그리 만만하게 볼 수 있는 투수가 아니다. 올시즌 3승(1패)을 더하며 통산 125승을 거둔 그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7번째로 많은 승리를 거둔 투수다. 그의 밑으로 김시진(전 현대 감독.124승) 정민태(KIA.124승) 최동원(한화 2군감독. 103승) 등이 있으며 1승만 더하면 김용수(LG 2군 투수코치) 조계현(삼성 투수코치 )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5위에 오르게 된다. 1991년 데뷔해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마운드를 지켜내며 쌓은 엄청난 기록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달인'이라 불리울 자격을 갖고 있다. 그는 "'평범한 에이스로 사는 법'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쓰겠다"는 말을 한 뒤에야 비로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인터뷰를 허락했다. ▲ 김원형 (제공=SK와이번스)▲ 2가지 금기에 도전하다김원형은 '파이터'형 투수다. 곱상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매우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을 갖고 있다. 김원형이 프로야구에 첫 발을 디딜때만 해도 그와 같은 스타일을 별반 환영을 받지 못했다.  이전 세대가 하던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런 저런 지적이 쏟아졌다.  그러나 김원형은 버텼다.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고집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공을 오래 갖고 있어라김원형은 투구 템포가 매우 빠르다. 한참때는 "공 잡으면 바로 던진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다.  첫번째 지적사항이었다. 결과가 좋을 때야 상관없지만 안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땐 가장 먼저 질책이 쏟아졌다. "일부러라도 시간을 끌며 천천히 좀 던져라." 김원형은 이에 대해 "성격상 오래 끄는 것이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수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내 리듬이 괜찮다면 빠른 템포를 가져가는 것이 야수의 수비에 도움이 된다. 간혹 주자가 나가고 하면 조절을 해야겠지만 어떤 야수도 수비하는데 오래 서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에선 버려라볼카운트 2-0이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한가지. 포수가 엉덩이를 살짝 들고 서면 투수는 타자의 눈 높이로 공을 던진다. 매우 오래 전부터, 어쩌면 요즘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관습(?)이다.  그러나 김원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요즘도 좀 남아있긴 하지만 예전엔 기계적으로 공을 빼야 했다. 물론 공을 빼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타자가 눈 높이로 오는 공에 습관적으로 스윙이 나오거나 다음 피칭의 볼 배합상 던져야 할 타이밍도 있다. 그러나 아무 이유없이 빼는건 아니다. 차라리 같은 볼을 던지더라도 몸쪽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존에서 하나쯤 빼는 것이 낫다. 타자에게 '아, 이쪽도 공략하는구나'하는 생각이라도 심어줄 수 있지 않나." 투수코치들은 물론 보는 사람 입장에서 2-0에서 안타를 맞는 것은 매우 한심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에 습관적으로 공을 빼는 것이 자리를 잡았는지도 모른다. 성공 가능성 보다는 실패했을때 쏟아질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말이다.  김원형은 "볼을 던지더라도 도망가듯 유인하는 것 보다는 투수가 가장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공을 선택하는 것이 결국은 성공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쉬워서 어려운 투수SK 선수들이 김원형에게 장난을 걸고 싶을때 꼭 하는 말이 있다. "안타 못친 타자 있으면 원형이형한테 가라고 해라." 시즌은 물론 데뷔 이후 첫 안타를 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만도 김재환(두산) 김남형(우리) 등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가장 인상적인 한방은 데뷔 첫 타석에서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린 송원국(두산)과의 승부(2001년)였다.  김원형은 "내 공이 이제 만만해졌기 때문"이라며 웃어보이더니 자세를 고쳐 앉아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안타를 칠 수 있지만 또 쉽게 아웃 될 수 있는 투수가 되려 노력하고 있다." 상대를 압도할만한 구위는 이제 기대하기 어렵지만 타자와 수싸움을 통해 이겨낼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는 뜻이었다. 물론 상대의 방심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원형은 "특별한 비결은 없다. 단 초구부터 집중하며 승부구를 던지려 한다. 공 하나도 허투루 던질 수 없다. 크게 이기거나 지는 상황에 올라가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문득 인터뷰를 하기 전 SK 한 야수가 한 말이 떠올랐다. "원형이 형 올라오면 정신이 버쩍 들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절대 대충 던지는 법이 없거든요." ▲ 김원형 (제공=SK와이번스)▲ 야수와 교감김원형은 에이스 앞에 '비운'이 더 어울리는 투수였다. 쌍방울을 거쳐 SK까지, 강팀 보다는 약팀에서 뛴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이다.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되는 것? 그에겐 매우 흔한 일이었다. 좀 더 강팀에 있었다면 그는 통산 승수 부문에서 지금보다 훨씬 높은 곳에 올라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원형은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했다. "그런 팀에 있었으니까 지금의 나도 있는 거라 생각한다. 쌍방울서 뛰었으니 첫해부터 계속 선발을 할 수 있었지 않았겠나. 물론 내가 잘 던지고 뒤에 역전당하고 하면 순간 울컥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금세 잊은 것 같다. 단, 내 1승 보다는 팀이 이기는게 더 중요했다. 내가 나가는 경기에선 팀이 꼭 이기기를 바랬고 그러기 위해 노력했다. 누굴 원망해 본 적은 없다." 투수와 야수는 같은 팀에 있어도 교감이 어려운 사이다. 스케줄이 다르기 때문에 부딪힐 일도 거의 없다.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경기는 다르다. 마음이 통해야 더 강해질 수 있다. 투수들과 야수가 서로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팀은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어쩌면 김원형은 약하디 약한 팀, 그것도 찢어지게 가난했던 팀의 에이스로 뛰며 그 사실을 몸으로 배웠는지도 모른다. 어떤 야수를 붙잡고 물어도 "원형이형 올라오면 잘하고 싶다"는 대답이 나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단순히 착하고 잘해줘서가 아니다.  공 던지는 스타일이며 넓은 마음까지 두루 두루 야수와 소통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인터뷰가 있었던 10일, 김원형은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라 삼성 진갑용에게 결정적 스리런 홈런을 맞았고 팀은 졌다.  인터뷰 전 웨이트 트레이닝 시간에 김원형은 야수들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오늘 미안했다. 나 좀 덜 미안하게 내일 좀 이겨주라."  어떤 의도도 담겨 있지 않은 말이었다. 의도가 있더라도 팀의 최고참급인 선수가 쉽게 하기 힘든 말이다. 그러나 김원형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 타고나지 못한자가 사는 법'김원형'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커브다. 어떻게 하면 잘 던질 수 있을까. 그의 답은 허무했다.  "잘 모르겠다. 초등학교 6학년땐가 리틀 야구에도 커브를 던질 수 있게 해서 던졌다. 누구한테 배운 기억도 없다. 그냥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게 던지려다보니 그렇게 됐다. 유명한 투수코치들이 와서 커브 던지는 법을 들어보면 나랑도 좀 다른 것 같다. 나도 테이크백을 할때부터 팔을 좀 꼬면서 나오는데 처음 배우는 투수가 그런 방식으로 하면 손에서 빠질 수 있다." 그러면서 '타고난 재주'에 대해 말했다. "원래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타고나는게 아닐까 싶다. 난 커브를 잘 던지게 태어난거고 누군가는 슬라이더, 누군가는 포크볼 이렇게 말이다. 변화구를 모두 잘 던지는 투수는 거의 없다." 이어 "진짜 하늘이 내린 재주는 150km를 넘게 던질 수 있는 능력 아닐까. 결국 타고난 선수들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노력만으로는 그들을 이기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자신의 표현대로라면)평범한 능력을 가졌다고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원형은 부단히 자신을 갈고 닦으며 높은 곳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땀을 흘렸다.  "내가 잘한게 있다면 꾸준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한번도 시키는 훈련을 게을리해 본 적이 없다. 젊었을때나 나이를 들어서도 꾀를 부려본 적이 없다. 예습 복습 잘 하고 학과 수업에 충실한 학생처럼. 쳇바퀴 돌듯 똑같은 삶은 반복이었지만 지겹다고 도망가본 적은 없다. 오래 야구 하는 선수들이 다 그렇듯 술도 즐기지 않았고.... 나는 달인이라고 불릴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나 정도의 재능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래 야구를 하기 위해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쉬지 않고 노력했기 때문이란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실제로 김원형은 스무살때 몸무게에서 고작 4kg이 늘어난 76kg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제 우리 나이로 마흔을 바라보는 것이 가깝다. 스무살때 입은 바지는 허벅지부터 들어가지 않는 아픔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그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 아쉬움김원형은 지난 17년 동안 10승을 넘긴 것이 단 3차례(93,98,05)에 불과하다.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돌이켜보면 아쉬운 일들이 많다. 욕심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 투수는 조금씩 부상을 갖고 있다. 투수만 아는 고통이다. 병원에 가보면 별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투수는 아플 때가 있다. 난 그때마다 포기했다. 더 못던지게 될까봐 두려웠다. 물론 참기 힘들만큼 아팠다. 하지만 '정말 못 참을 정도였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반대로 그 고비를 넘겼다면 어땠을까. 주위를 보면 그 고통을 참고 넘긴 선수들이 꽤 있다. 그 이후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관련기사 ◀☞김원형이 말하는 '쌍방울의 추억'☞김원형이 말하는 '친구 박경완 이야기'
2008.05.12 I 정철우 기자
  • 삼성 진갑용 3점포 앞세워 3연패 탈출...KIA 4연승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진갑용(34)의 한방이 삼성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진갑용은 10일 대구 SK전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문자 그대로 '천금같은' 한방이었다. 진갑용은 3-3 동점이던 7회 2사 1,2루서 최형우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상대가 상대인만큼 그것만으로는 마음을 놓기 어려웠다. SK는 김원형을 투입, 진화에 나섰다. 평소같았다면 윤길현이 등장할 타이밍이었지만 '공포의 9연전' 중 8번째 경기이다보니 불펜의 부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성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승부를 갈랐다. 박진만이 중전 안타로 찬스를 불린 뒤 진갑용의 타석이 돌아왔다. 진갑용은 볼 카운트 0-2에서 몸쪽 커브를 힘껏 걷어올렸다. '딱'하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만큼 잘 맞은 타구는 쉼없이 뻗어나가며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SK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제대로 된 한방이었다. SK는 9회 박경완의 솔로포로 1점을 추격한 뒤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삼성이 너무 멀리 있었다. SK는 4연승 끝. 한편 KIA는 목동 히어로즈전서 선발 서재응의 호투(7이닝 1실점)에 힘입어 4-1로 승리를 거뒀다. KIA는 최근 4연승으로 침체됐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일단 성공했다. 롯데는 잠실 두산전서 이틀 연속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두산 선발 랜들을 두들기는데 성공. 5-3으로 이겼다.
2008.05.10 I 정철우 기자
SK 반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4연승...LG 8연패
  • SK 반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4연승...LG 8연패
  • ▲ 윤길현 (사진제공=SK와이번스)[대구=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특유의 반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앞세워 삼성을 꺾고 4연승을 달렸다. SK는 9일 대구 삼성전서 선발 송은범이 4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특급 불펜을 총동원, 8-5로 승리를 거뒀다. 2연패 뒤 4연승을 거두며 잠시 주춤했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9연전 중 "뒤(다음 경기)를 너무 생각하다보니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매 경기 집중력 있는 승부로 하루 하루를 넘어갈 생각"이라던 각오가 그대로 배어나온 경기였다.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지만 위기를 미리 끊는 빠른 투수교체로 삼성 공격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2회 박경완(투런) 정근우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기세를 올린 SK는 3회에도 2점을 보태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3회말 송은범의 제구가 흔들리며 2점을 내줘 여유가 줄어들었다. 4회초 다시 1점을 보탰지만 송은범의 구위는 정상을 찾지 못했다. 4회말 양준혁과 최형우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계속된 1사 1,3루서 진갑용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3점째를 내줬다. 김성근 SK감독은 주저 없이 윤길현 카드를 뽑았다. 4회 3점차면 선발을 좀 더 끌고 갈수도 있었지만 흐름마저 내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윤길형는 첫 타자 조동찬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우동균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4회를 매조지 했다. 5회 2사 2,3루서 대타 이재원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더한 SK는 더욱 과감한 교체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5회엔 정우람,7회 김원형 가득염 조웅천을 투입, 삼성 공격을 1점으로 막아낸 뒤 9회 2사 후 마무리 정대현까지 투입, 8-5 석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SK는 최근 4연승과 삼성전 4연승. 반면 삼성은 최근 3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에서 1승이 밑돌게 됐다. 한편 3연패로 주춤하던 롯데는 잠실 두산전서 선발 맥클레리의 역투(9이닝 2실점)에 힘입어 9-2로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8연승 끝. KIA는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서 시즌 최다인 12점을 뽑아내며 12-1로 대승을 거뒀다. 선발 리마는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한국 무대 데뷔 이후 첫 승을 거뒀다. 한화는 11-5로 승리를 거두며 5연승을 달렸다. LG는 최근 8연패와 함께 한화전 11연패라는 길고 긴 나락으로 떨어졌다.▶ 관련기사 ◀☞박경완 꼭 필요한 순간에 나온 마수걸이 홈런포☞[베이스볼 테마록]마무리 투수가 말하는 '9회의 고독'☞[베이스볼 테마록]박경완의 '전병두 투수만들기 part 1'☞비룡 변신 전병두의 '첫 선발 등판기'☞[베이스볼 테마록]숫자로 확인해 본 고참의 숨은 힘
2008.05.09 I 정철우 기자
  • 한화 SK 8연승 저지...류현진 5연승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승천하는 용을 잡는데는 독수리가 제격이었다. 그냥 독수리가 아니었다. 집중력 있게 허점을 잘 파고든 매서운 부리가 인상적인 한판이었다. 한화는 30일 대전 SK전서 선발 류현진의 호투(6이닝 2실점)와 상대의 실수를 비집고 들어가는 집중력을 앞세워 6-2로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2회 선두타자 김태균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이범호가 병살타를 쳐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나 중심타자의 부진으로 2아웃이 된 뒤 한화 타선은 더욱 힘을 냈다. 김태완과 한상훈이 연속 안타로 기회를 만들자 신경현이 중전안타로 뒤를 받쳐 선취점을 뽑았다. 이때 SK 중견수 김강민이 3루 주자를 잡으려 욕심을 내다 악송구로 공이 3루까지 빠지자 1루주자 한상훈까지 홈을 밟아 2점째를 올렸다. 3회초 1점을 빼앗겼지만 집중력은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도 선두타자 이영우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오승택의 투수 앞 번트때 2루에서 포스아웃되며 찬물이 뿌려졌다. 그러나 클락의 2루수 내야안타와 김태균의 좌전 적시타가 잇달아 터져나오며 추가점을 냈다. SK는 선발 김원형을 내리고 윤길현을 투입했지만 불을 끄지 못했다. 오히려 스스로 허둥대며 화를 불렀다. 윤길현은 첫 타자 이범호를 투수 땅볼로 막았지만 홈으로 쇄도하는 클락을 잡으려 서두르다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게 늦어졌고 그 사이 클락이 홈을 밟아 4점째를 내줬다. 이어 폭투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더 진루했고 계속된 2사 2,3루서 한상훈의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완전히 무너졌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개막전 패배 이후 5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김광현(SK)과 함께 다승 공동1위(5승)에 올랐다. SK는 두번의 1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삼키며 7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한편 히어로즈는 대구 삼성전서 4-3으로 승리하며 전날 역전패의 아픔을 갚아줬다. 삼성은 최근 3연승 끝.▶ 관련기사 ◀☞류현진 업그레이드 허허실실투로 5연승...SK도 꺾었다.☞[베이스볼 테마록]한화 타선으로 본 홈런의 효과☞[베이스볼 테마록]신 타격 지존 '김현수 VS 최정'☞이숭용 "현대 유니콘스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숭용 '황제가 되지 못한 황태자 이야기'
2008.04.30 I 정철우 기자
  • 때론 4번타자의 번트가 팀을 바꾼다...LG 3연패 탈출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4번타자는 뭐니 뭐니해도 찬스에서 한방을 쳐 주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 그러나 꼭 큼지막한 홈런이나 안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때론 아주 작은, 그러나 희생정신이 없어선 안될 움직임으로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25일 잠실 LG-우리전. 1-1로 맞선 3회말 LG 공격. 선두타자 박용택이 중전안타를 친 뒤 현대 중견수 이택근이 주춤하는 사이 2루까지 파고들어 세이프됐다. 다음 타자는 4번 최동수. LG 벤치와 응원석에선 최동수의 한방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었다. 이때 최동수는 모두의 생각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 3루쪽으로 기습 번트를 댄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동수는 1루에서 아웃됐다. 전혀 대비가 없던 3루수 정성훈쪽으로 타구를 잘 굴렸지만 정성훈의 포구와 송구가 조금 더 빨랐다. 그러나 그 아웃 하나는 팀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보통 번트나 진루타를 성공 시킨 선수가 덕아웃으로 돌아오면 선 자리에서 맞는다. 하지만 최동수를 반기는 LG 선수들은 모두 출입구로 몰려가 서로 손을 부딪히며 격려했다. 4번타자이자 야수 최고참의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동수는 평수 "찬스가 오면 욕심이 나지만 그 욕심을 앞세우면 안된다. 내 뒤에서도 해결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팀을 강하게 만든다"고 말해왔다. 이날 최동수의 번트는 평소의 지론을 몸으로 실천해 보인 것이었다. 후배들의 열띤 환영은 말 없는 그들만의 교감이었다. 결국 LG는 다음 타자 이종렬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박용택을 홈으로 불러들여 한점을 달아났다. 기세가 살아난 LG는 4회에도 2점을 더 뽑아내며 점수차를 3점까지 벌렸다. 히어로즈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6회 흔들리던 LG 선발 옥스프링을 물고 늘어져 2점을 추격, 승부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몰고갔다. 그러나 이날만은 승리를 향한 LG의 열망을 넘어서지 못했다. LG 정재복과 우규민은 실점 없이 히어로즈 타선을 막아내며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LG는 3연패 탈출. 한편 롯데는 사직 삼성전서 연장 10회말 터진 조성환의 끝내기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삼성에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사직구장은 매표 36분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관련기사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이 사랑받는 세가지 이유☞[24일]1년여 만의 선발승 SK 김원형 "박경완과 호흡 좋았다"☞[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2008.04.25 I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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