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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자유 갈망…'생팔&아펠'의 예술세계
  • 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자유 갈망…'생팔&아펠'의 예술세계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프랑스계 미국 여성 작가인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 1930~2002)의 생애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다섯 명의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나 구박과 학대를 받고 자랐다. 11살이 되던 해에는 아버지에게 성적인 학대를 당했고,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조신한 행동을 강요받으며 자랐다.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이었던 그녀는 이러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이른 나이에 결혼하지만, 경제적인 능력이 없었던 남편을 대신해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 결국 신경쇠약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그녀는 그림을 그리며 아픔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새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은 갈망을 표현한 ‘사랑의 새(oiseau amoureux)’에는 작가의 불우한 환경과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네덜란드 출신 작가인 카렐 아펠(Karel Appel, 1921~2006)은 학교에서 유대인 친구의 도망을 도왔다는 의심을 받게 되면서 도망자 생활을 해야 했다.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1950년대에 파리에 정착한 그는 ‘코브라’(CoBrA)라고 불리는 새로운 예술가 그룹을 만들었다. 전통적인 예술 규범을 벗어나 자유로움과 재미를 작품에 담기 위해서였다. 그는 붓을 사용하지 않고 판때기에 물감을 묻혀 바르기도 하는 등 대담하고 표현적인 스타일로 예술계에 불멸의 흔적을 남겼다.카렐 아펠(왼쪽)과 니키 드 생팔(사진=오페라 갤러리).20세기 중반에 활동했던 카렐 아펠과 니키 드 생팔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오는 10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오페라 갤러리에서 개최하는 2인전 ‘새로운 출발, 아이의 눈으로: 카렐 아펠 & 니키 드 생팔’이다. 알록달록한 원색의 색감을 사용하는 두 사람의 그림은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세계를 연상시킨다. 사회적·개인적인 억압을 탈피하고 자유로움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김우진 큐레이터는 “아펠과 생팔이 어떤 시도와 도전을 하면서 새로운 작품들을 탄생시켰는지 소개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아펠의 ‘농가의 소년과 날고있는 개’(왼)와 생팔의 나나 연작 중 하나인 ‘I Am Upside Down’(사진=오페라 갤러리).생팔은 대형 조각 작품을 창작하며 여성성, 사회 문제, 인간의 상태에 대해 깊이 탐구했다. 개방적이고 도발적인 유쾌함이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작은 조각 작품 나나(Nanas) 연작이다. 밝은색으로 풍만한 여성의 피사체를 표현한 작품으로 기쁨, 힘, 해방을 상징하고 있다. 특히 그녀의 조각은 폴리에스터, 레진, 일상에서 발견된 오브제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다. 전시장 곳곳에서 알록달록한 색채로 여성의 신체를 표현한 조각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아펠은 미술사적인 자유를 갈망하면서 강렬하고 원색적인 색채를 사용해 다이나믹한 표현을 추구했다. ‘헤드 온 더 씨’(Head one the Sea)와 ‘페르소나주’(Personnages)에서는 거친 붓터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작품에는 어린이의 순박한 감성이 담겨 있다. ‘농가의 소년과 날고있는 개’(Garcon de ferme et chien volant)에서는 상단에 동물을, 하단에는 소년을 그렸다. 얼핏 보면 강아지처럼도 보이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동물이며 동물의 별자리와 유사한 느낌도 받는다.김 큐레이터는 “카펠은 생팔에 비해 국내에는 조금 덜 알려진 작가”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두 작가의 예술사적 의미를 생각하면서 그들이 남긴 생동과 활기가 가득찬 작품들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니키 드 생팔의 ‘Oiseau amoureux’(사진=오페라 갤러리).
2023.09.12 I 이윤정 기자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정숙씨 별세, 김규식(한미약품 이사)씨 모친상 = 11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층 21호실, 발인 13일. 02-3010-2000 김창영씨 별세, 김중호·중대·길중(뉴스워치 발행인)씨 부친상, 김영수(사업)·배연식(사업)씨 장인상 = 11일 오전 10시, 경북 문경제일병원 장례식장 301호실, 발인 13일 오전 7시, 장지 괴산국립호국원. 054-550-7948.▲김광익씨 별세, 김재현(프로야구 SSG 랜더스 스카우트)씨 부친상 = 10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로 23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302호, 발인 13일 오전 9시.02-958-9721.▲이영상(경북과학대 초대총장)씨 별세, 정은재(경북과학대 총장)·모세(무열교육재단 이사)씨 모친상, 김현정·정인영씨 시모상 = 11일 오전 6시,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특 206호, 발인 13일 오전 7시 053-200-6146.▲선용문씨 별세, 선원(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장)씨 부친상 = 10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 발인 13일 오전 7시 02-2258-5940.▲이경우(전 동두천 사동초등학교장)씨 별세, 김희숙씨 남편상, 이소영·은영·상욱(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씨 부친상, 박승란씨 시부상, 문성만·서후석씨 장인상 = 11일 오전 1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13일 오전 8시20분, 장지 국립괴산호국원. 02-3010-2000.▲오철수(제주 남원교회 장로)씨 별세, 오성은(신정동 열방교회 장로)·일선(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씨 부친상 = 10일, 제주남원의례회관, 발인 12일 오전 7시 30분. 064-764-0187.
2023.09.11 I 송승현 기자
격투기로 인생 시련 이겨낸 스트릭랜드, 챔피언 벨트 이상의 승리
  • 격투기로 인생 시련 이겨낸 스트릭랜드, 챔피언 벨트 이상의 승리
  • 인생 역경을 딛고 UFC 챔피언이 우뚝 선 션 스트릭랜드. 사진=UFC션 스트릭랜드(왼쪽)가 UFC 미들급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에게 펀치를 적중시키고 있다. 사진=UFC[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때 밑바닥 인생까지 떨어졌던 새로운 UFC 미들급 챔피언에 등극한 션 스트릭랜드(32·미국)가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스트릭랜드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293: 아데산야 vs 스트릭랜드’ 메인 이벤트 미들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4·뉴질랜드/나이지리아)를 5라운드 내내 몰아붙인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49-46, 49-46, 49-46)을 거두고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UFC 역사에 남을 대이변이었다. 아데산야는 UFC 미들급 역사상 앤더슨 실바(48·브라질) 이후 가장 위대한 챔피언으로 인정받는다. 반면 스트릭랜드는 현재 UFC 랭킹 5위였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타이틀 도전이 어려운 위치였다. 하지만 원래 도전자였던 랭킹 1위 드리퀴스 뒤 플레시(29·남아공)가 부상으로 도전을 포기하면서 랭킹 5위 스트릭랜드까지 기회가 찾아왔다.경기 전 스트릭랜드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스트릭랜드는 철저히 언더독이었다. 경기 전 UFC 공식 사이트가 발표한 스트릭랜드의 승리 배당률은 +450이었다. 100달러를 걸면 원금을 제외하고 450달러를 벌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서 배당률이 높은 것이었다. 반면 아데산야의 승리 배당률은 -650이었다. 650달러나 걸어야 겨우 100달러를 벌 수 있따는 뜻이다.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스트릭랜드는 아데산야를 압도했다. 원거리에서 아웃파이팅을 펼치는 아데산야와 거리 싸움에서 이겼다. 스탠스를 좁혀 아데산야의 킥을 견제한 뒤 가까이 붙어 복싱 싸움을 펼쳤다. 거리 싸움이 생각처럼 잘 안되자 아데산야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스트릭랜드는 경기 내내 아데산야를 케이지에 몰아넣고 펀치 싸움을 벌였다. 스트릭랜드는 총 85대의 머리 유효타를 적중시킨 반면 아데산야의 펀치는 22대밖에 스트릭랜드의 머리에 닿지 않았다. 내용 면에서 스트릭랜드의 완벽한 승리였다.스트릭랜드는 많은 UFC 파이터가 그런 것처럼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 인생 자체가 싸움이었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학대당하며 자랐다.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라면서 인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분노를 이겨내지 못해 모든 학교에서 퇴학당했고 일찍 학업을 포기했다.스트릭랜드는 계속 삐뚤어졌다. 한때 인종차별주의 네오나치에 가담해 활동하기도 했다. 그를 구한 것은 종합격투기였다. 학교에서 쫓겨난 뒤 14살에 시작한 종합격투기를 통해 제대로 된 사회를 배웠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소통하는지 알게됐다.스트릭랜드는 함께 운동하던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자신을 도와주는 것을 보고 인생을 돌아보고 반성했다. 그리고는 프로 파이터의 길로 들어섰고 데뷔 15년 만에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스트릭랜드는 평소 거침없는 독설을 아끼지 않는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아데산야는 중국인”이라고 말해 아데산야의 심기를 건들였다. 물론 경기를 앞두고 대중의 관심을 끌고 상대를 흔들려는 심리전이다.평소 터프하고 강한 척하는 스트릭랜드도 챔피언 벨트를 차지한 뒤에는 눈물을 흘렸다. 아데산야는 자신을 이긴 스트릭랜드를 안아주며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경기 후 소감은 많은 팬에게 울림을 선물했다. 스트릭랜드는 UFC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고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진짜 현실인 건가? 누가 나 좀 때려주라”며 감격했다. 이어 “난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며 “난 종합격투기를 하면서 너무나 많은 뇌세포를 잃었다”고 덧붙였다.힘든 인생사를 겪은 스트릭랜드는 챔피언 벨트라는 ‘결과’보단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격투기를 통해 새 인생을 얻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소감이었다.그는 “내 허리에 감겨 있는 챔피언 벨트는 아무 의미가 없단 걸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며 “여러분이 일상생활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이 벨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팬 여러분 덕에 나는 더 잘 살아갈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여러분을 위해 잘 살아가겠다”고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2023.09.10 I 이석무 기자
(영상)北출신 태영호, 이재명에 "내게 빨갱이라고 한 의원 출당시켜라"
  • (영상)北출신 태영호, 이재명에 "내게 빨갱이라고 한 의원 출당시켜라"
  •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단식 8일째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농성 현장을 찾아 자신에게 막말을 한 민주당 의원의 출당 조치 등을 요구했다.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마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투쟁천막을 찾아 이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영상=이상원 기자)태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28분쯤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을 찾아 이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태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하던 중 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향해 비난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한 항의 취지로 방문했다.앞서 태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사실상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뿐”이라고 했다.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을 한 의원은 박영순 의원으로 알려졌다.다만 태 의원의 이 대표와 만남은 농성장을 지키던 민주당 관계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1~2분만에 중단됐다. 태 의원이 나타나자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승남, 김원이 의원등이 태 의원의 진입을 가로막기도 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오는 분들은 내가 관리한다. 나한테 얘기하라”고 제지했다. 김승남 의원은 “쇼하고 싶은 모양인데 당신 지역구 가서 하라”고 몸으로 막아서기도 했다. 김원이 의원은 “예의가 어긋난 것이다. 뻔히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태 의원은 “어제 봤지 않느냐. 본회의장. 대표가 가만 있으면 안된다.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려 한다)”며 “내가 전달하겠다. 내 말을 막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이 대표는 농성장에 들어선 태 의원이 발언을 시작하자 손을 들어 “그냥 놔두라. 짧게”라고 답하며 태 의원을 불렀다. 이 대표는 “한때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이유로 홍범도 장군 (흉상)을 학대하는데 한때 공산당이었던 (태 의원이) 어떻게”라고 하기도 했다. 농성장에 들어선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북한에서 온 쓰레기’ 같은 막말을 했다”며 “어떻게 이런 말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그는 “제게 소리친 박영순 의원을 가만두면 안 된다”며 “이 대표께서 책임지고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 대표는 태 의원의 발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김원이 의원이 “태영호, 민주당에 뭐라 했느냐”고 항의했고, 김상희 민주당 의원 “여기서 얘기할 게 아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라”고 했다. 거센 항의에 결국 태 의원의 항의 방문은 3분 남짓 만에 끝났다. 김원이·조정식 의원이 태 의원을 단식장에서 끌어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태 의원이 떠나자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지”라고 혼잣말했다.태 의원은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떠밀려 나가면서 “밀지 말라. 밟지 말라. 대표가 만나겠다는데 왜 그러느냐”고 반발했다. 태 의원은 이후 농성장 옆 본청 입구 앞에서 “이제라도 민주당이 철 지난 빨갱이 (소리를) 당장 거두고 성찰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박영순 의원을 출당시키고 제명하는 게 바로 대한민국에서 허물어져가는 공리를 바로잡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태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원하는 조치가 없으면 또 면담을 요청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의에 “등 떠밀려 나오더라도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답했다.또 ‘현장 충돌이 예상될 수 있는 상황인데 서면이 아닌 직접 찾아온 이유’에 대해 “첫째로 대표께서 어제 그런 일 있었는지 (보고 받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의원직 박탈은 원내대표나 사무총장 결정사항이 아니다. 당대표에게 직접 제가 드려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8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가 지난 6일 대정부질문 당시 태 의원에게 ‘쓰레기’ 발언을 한 박영순 의원에 대한 출당 및 제명 조치를 촉구하자 민주당 관계자들이 태 의원을 끌어내고 있다.(사진=뉴스1)
2023.09.07 I 이상원 기자
가족의 원수라 믿었다…美서 ‘100년 형’ 받은 서 씨, 사연 뭐기에
  • 가족의 원수라 믿었다…美서 ‘100년 형’ 받은 서 씨, 사연 뭐기에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1993년 9월 누나의 동거남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미국 시카고에서 100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장기수 앤드루 서(49·한국명 서승모)씨가 30년 만에 석방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서 씨가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에게 제출한 특별사면 청원이 수개월째 계류 중이다. 매체는 “서 씨는 교도소에서 30년을 살며 보인 모범적 모습이 용서와 자비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쿡 카운티 검찰 역시 사면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전했다.미국에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고 30년째 복역 중인 한인 장기수 앤드루 서. (사진=미 사법당국)이어 “서 씨의 사면 청원이 또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1993년 제정된 법에 따라 그가 모범수로서 쌓은 신용, 노동 시간, 재활 프로그램 이수 등을 인정받아 6년 후쯤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한국에서 출생한 서 씨는 어떻게 미국에서 장기수가 된 것일까. 사연은 이러했다. 그가 2세 때인 1976년,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미국 시카고로 이민을 갔다. 9년 만에 아버지는 암으로 사망했고 어머니가 세탁소를 운영하며 서 씨와 5살 위 누나 캐서린을 키웠다고.2년 뒤 어머니마저 강도 흉기에 37차례 찔려 살해당했으나 서 씨는 누나를 의지하며 유명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해 학생회장을 맡고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하고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했다.그러던 대학교 2학년 무렵, 서 씨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누나의 지시대로 집 차고에 숨어있다가 누나의 동거인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당시 캐서린은 서 씨에게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상속받은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학대한다”고 권총과 도주용 항공권을 건넸다.서 씨는 2010년 해당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House of Suh)에서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보호하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서 씨의 가족 사진. (사진=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의 한 장면)그런데 의외의 정황이 발견됐다. 누나 캐서린이 80만 달러(약 10억 원)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돈 문제로 갈등을 빚던 어머니를 오두베인과 함께 살해했다는 추정이 나온 것. 서 씨 어머니의 살해 사건 당시 캐서린과 오두베인이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서로의 알리바이를 보장해 수사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오두베인이 살해된 후 서 씨는 죄책감에 자백을 했지만 캐서린은 도주했다.그러다 지난 2017년 서 씨는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캐서린이 생명 보험금을 받기 위해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진술했다. 누나 캐서린도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거 받고 수감된 상태다.서 씨는 1995년 재판에서 100년 형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에서 80년 형으로 감형됐다. 이후 2002년, 2017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사면 청원을 했으나 모두 거부됐다. 서 씨가 올해 넣은 사면 청원은 지난 4월 일리노이 수감자 심사 위원회(IPRB) 심의를 거쳐 주지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사면이 희망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씨도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내 인생의 다음 단계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2023.09.06 I 강소영 기자
"제도개선 골든타임 놓쳐 곪아터진 교권, 이제라도 대수술 시급"
  • "제도개선 골든타임 놓쳐 곪아터진 교권, 이제라도 대수술 시급"[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김용서 위원장은 “교육문제를 법적으로 재단하려는 교육의 사법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미흡하다”며 “국회가 제때 제도개선에 실패하면서 교사들의 교육할 권리가 묶이고 생활지도도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송길호 이데일리 논설위원 겸 에디터]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교권침해의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과 압박, 도를 넘는 학생들의 일탈, 그로 인한 교사들의 과중한 스트레스와 법적 리스크, 그에 따른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의 무력화….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일선 학교 현장은 공교육 붕괴의 현실을 고스란히 투영한다.교권추락은 이미 곪을대로 곪아 터진 만성화된 질병과 같다. 교권과 학생인권의 불균형, 권리만 강조한 채 의무와 책임은 방기한 반쪽짜리 교육도 문제다. 주목할 점은 제도적 결함이다. 교육 현장의 갈등을 법적으로 해결하려는 사법 만능주의는 확산되고 있지만 교사들이 대응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는 미비, 교권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권위기, 그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와 그 해법을 김용서 교사노조 위원장으로부터 들었다. 김 위원장은 대학시절 학생운동으로 재적당한 후 노동운동을 하다 뒤늦게 복교, 37세에 처음으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전교조에서 정책교섭국장 등 7년간 전임자로 활동하다 탈퇴하고 2016년 교사노조 창립 멤버로 출발, 2020년 2대 위원장에 이어 올초 연임에 성공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교사노조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교육문제를 법적으로 재단하려는 교육의 사법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는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개선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특히 “2021년 아동학대처벌법과 교육공무원법이 동시에 개정된 후 일부 보호자의 악성 민원으로 정서적 아동학대로 수사를 받고 직위해제되는 교사들이 급증했다”며 “교권침해의 빈도와 강도는 더욱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아동학대처벌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등 관련 법들의 전면적인 개정을 통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를 위축시킬 수 있는 규정들을 정비하고 미비점들을 보완해야 한다”며 “지금 국회에 계류된 교권보호에 관한 법안이 26개에 달하는데 신속히 절충점을 마련,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 논란▶교권 침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셉니다. 교권 추락의 근본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어요. 우선 교육 문제를 사법적으로 재단하려는 ‘교육의 사법화’가 급속히 진행된 게 가장 큰 문제예요. 학생 간의 다툼을 학교 폭력으로 신고하고, 교사의 교육 지도활동을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있잖아요. 일부 학부모들이 법조항을 악용해 아동학대로 몰면 교사들은 꼼짝없이 당하게 돼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제때 제도개선을 하지 않다 보니, 교사의 교육할 권리가 꽁꽁 묶이게 됐어요. 여기에 그동안 개인의 권리 교육은 강화됐지만 의무 교육은 소홀히 하면서 균형이 깨졌죠. 초등학교 1학년조차 아동학대, 인권침해 이런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자주 써요. 권리와 의무는 동시에 가야 하는데 자신의 권리만 내세우지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은 부족해요.” ▶교권침해 논란은 어제오늘일이 아닌데 최근 더 심화된 요인은. “1∼2년 전부터 교사의 교육과 지도활동에 대해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실제 신고하는 사례가 급증했어요. 2021년 아동학대처벌법과 교육공무원법이 동시에 개정되면서 예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 지자체나 수사기관은 즉시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하게 돼 있어요. 여기에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를 받는 교사들은 직위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됐죠. 두 법률 개정 이후 아동학대로 신고된 교사들은 무조건 경찰 수사를 받고 직위해제될 수 있다는 사실이 학부모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개정안이 시행된 2022년 1월부터) 일부 학부모들이 이를 악용한 거죠. 이후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을 받고 심지어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교사들이 늘기 시작했어요.” 교육부에 따르면 교권보호위원회에 공식 보고된 교육활동 침해건수는 2022년 3035건으로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2662건)에 비해 14% 증가했다. 2018년 이후 지난 6월말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는 공립 초·중·고 교원만 100명, 이 중 초등교사가 57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일부 학부모들이 법조항을 악용해 자녀가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정서적 아동학대로 몰아간다는 거군요.“예를 들어 아이들끼리 치고받고 싸워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 교사들은 메뉴얼에 따라 양쪽 모두에게 진술서를 받아야 해요. 가해자는 학폭으로 징계를 받게 되는데 그 보호자는 때린 사실에 대해선 문제제기할 수 없으니 아이가 진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담당교사가 모욕과 압박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었다며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거예요. 지금 아동학대 처벌법은 ‘의심’만으로 신고할 수 있게 돼 있으니 그런 사례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실제 입건되는 경우는 2.6%에 불과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죠. 교사들은 학폭 조사 과정에서 진술서를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민원이 발생하면 보호할 장치가 없으니 교권침해로 연결되는 거예요.”▶교사의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를 법적으로 해결하려니 부작용이 심하겠군요. “요즘엔 학부모들도 맘카페처럼 온라인 네트워크가 잘 돼 있으니 정보를 많이 공유하면서 이런 일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거예요. 일부 학부모는 아동학대 신고를 빌미로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에 대해 도를 넘는 간섭을 하기도 하죠. 학부모들이 예전에는 교사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조금이라도 불만이 생기면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거예요. 서이초처럼 법조인 자녀들이 많이 다니거나 보호자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은 학교에선 특히 심해요.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소송으로 가려고 해요. 그런 학교에선 교사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생활지도도 되도록이면 안 하려고 하죠.” ▶아동학대는 부모나 보호자와 자녀 간의 문제가 대부분 아닌가요. 이를 교사와 학생 사이에 적용하니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군요. “아동학대 민원의 95% 이상은 부모나 친척 같은 보호자와 자녀 사이에서 발생해요. 가정 내에서는 그 아이가 정말 학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을 개정해 ‘의심’만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한 거예요. 그런데 아동학대와 관련된 이슈들이 학교로 들어오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보호자의 개념에 교사가 들어있는 건데 학교는 가정처럼 은폐해서 학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교사의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가 정당한지 여부도 판단하지 않고 (의심만으로) 신고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신고가 들어와 일단 조사나 수사를 받게 되면 그 이유만으로 직위해제 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교육공무원법에는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돼 있어요. 하지만 교장 등 학교관계자들도 학부모로부터 압박을 받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일단 해당 교사를 직위해제 시키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교권 보호…관련 메뉴얼 법제화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에 대해선 아동학대로 걸 수 없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겠군요. “초·중등교육법에 ‘정당한 교육 활동’,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명문화하고 교사들이 아동학대로 신고돼도 수사기관이 교육당국의 의견을 구해 정당한 교육활동이면 수사를 개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식으로 아동학대처벌법에 규정하면 무분별하게 정서적 아동학대로 연결시킬 수 없겠죠.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인지 여부는 교육청이 전담기구를 통해 위원회 등을 열어 먼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소속 교원이 요청하는 경우 학교장이나 교육감이 사전에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이런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 정서적 아동학대로 몰리는 교사들이 많아요.”▶교권 보호를 위해 전면적인 법개정이 필요하군요.“교권침해를 유발할 수 있는 조항이 아동학대처벌법, 초·중등교육법 외에 교원지위법에도 들어 있어요. 교원지위법에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폭언이나 폭행 등 교권을 침해당할 경우 교권보호위원회를 자동적으로 열 수 있도록 근거조항을 마련해야 해요. 실제 교사가 그런 일을 당하면 창피해서 얘기를 못해요. 그러니 교원지위법에 그런 일이 발생하면 의무적으로 위원회를 열 수 있도록 명문화해야 합니다.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들을 하루빨리 개정해야 합니다. 지금 교권 보호에 관한 법안들이 국회에 26개 정도 올라와 있어요. 최근 이슈가 되니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발의한 거죠. 모두 다수 아이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그리고 교사들의 교육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관련 법안들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합니다.”교총이 교육활동 침해시 교사들의 대응을 조사한 결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대응한다는 비율은 2.2%에 불과했고 모른 척하거나 혼자 해결한다는 비율이 51.7%에 달했다.(2022년 기준)▶교사들의 원활한 생활지도를 위해 지도 불응 학생들에 대해 분리제도를 도입한다고 했는데요. “교실마다 사고 치는 아이들이 꼭 있어요. 수업을 방해하고 안하무인격으로 교사에게 욕을 하고. 그런데 법적으로 제재할 수단이 없어요. 온전히 교사의 리더십으로 해결해야 해요. 다행히 9월부터 교육부 고시를 통해 ‘지도 불응 교육활동 방해 학생 분리제’가 도입됐어요. 하지만 막연히 학교장 재량에 맡기고 있어요. 실효성 있는 제도로 안착하기 위해선 학교장의 지도책임을 명확히 해야 해요. 교실 밖으로 내몰면 그 학생을 누군가는 돌봐야 하잖아요. 분리 학생에 대한 지도 책임이 다른 교사에 전가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동료 교사에게 부담을 주게 되니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지 않게 돼요. 자칫 유명무실해질 수 있어요.”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요. “미국 등 선진국에선 타임아웃제를 적용하죠.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아이에 대해 단계적인 절차를 거쳐 주의를 주고 계속해서 그런 행위를 할 경우 다른 아이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교실 밖으로 분리시키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위기행동 학생에게 무작정 복도로 나가라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학부모가 아이에게 모욕을 줬다며 정서적 아동학대로 몰거나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걸 수 있어요. 재작년 부산 여교사의 극단적 선택이 바로 그런 사례입니다. 그래서 초·중등교육법에 분리제도를 법제화하고 이에 대한 교육당국의 지원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어요.” ▶민원관리 시스템도 개선한다고 했는데요. “모든 공공기관이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원처리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하지만 학교 교육 관련 보호자의 민원은 민원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니 그 처리에 관한 법적 규정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서이초 사태에서 보듯 모든 민원을 담임이 온전히 받아 심적 고통이 심했건 거예요. 이 과정에서 관리자는 뒷짐을 지고 있었던 거죠.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에요. 2년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20대 교사 2명이 6개월 새 차례로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역시 이런 경우예요. 이번에 교육부가 민원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했는데 법적 근거까지 마련해야 합니다. 일단 학교장이 민원을 받아 해당 사안이 교육 활동 관련이면 담당 교사나 교과 담당 교사와 협의해 답변을 주면 되고, 교육활동 사안이 아니면 거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해요.”◇교권, 학생 인권 두 바퀴 같이 굴러가야 ▶2011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학생 체벌 등이 전면금지되면서 교사의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가 무력화됐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시대적 흐름으로 봐야겠죠. 더 이상 회초리로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를 무기로 삼을 수 없는 시대가 됐어요. 그렇다면 만약 어떤 아이가 다른 아이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문제를 일으킬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있어야 될 게 아니에요. 매뉴얼대로 했는데도 문제가 생기면 교사의 방어권이 생길 수 있잖아요. 미국에선 여러 차례 경고를 했는데도 말을 안 들으면 해당 학생을 곧바로 귀가조치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장치가 없으니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거예요. 결국 문제는 체벌 금지 자체가 아니라 체벌을 금지한 정부가 이를 대체할 교육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행사할 권리를 교사에게 부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거예요. 교사 지도에 불응하는 학생에 대해 지도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지니 생활지도는 무력화됐다고 할 수 있어요.”▶교권추락의 한 원인으로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학생 인권만 너무 강조하고 의무나 책임, 교사의 권리 등은 도외시한 측면이 있는데요. “학생인권 조례는 큰 틀에서 보면 헌법이나 법률에 의해 규정되고 있는 일반 국민의 권리를 그대로 가져와 학생의 권리로 대체해 담아놓은 것에 불과해요. 문제는 학생들이 누려야 될 권리뿐 아니라 그에 따른 의무, 다른 아이들의 권리, 교육 활동을 하는 교사들의 권위에 대한 보장도 같이 따라가야 하는데 그 부분이 많이 빠져 있다는 거예요. 교권과 학생 인권은 배척 관계가 아니잖아요. 두 개의 바퀴가 같이 굴러가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바퀴는 엄청 크고 다른 하나의 바퀴는 매우 작아요. 그럼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균형을 잡기 위해 학생인권을 축소할 수는 없으니 교권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도록 조례든 법률을 통해 제도적 뒷받침을 하자는 얘기입니다. 단순히 교사가 교육할 수 있는 권리만 부여해달라는 게 아니라 교실 내 한두 명 때문에 학습권을 침해받는 대다수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거예요.” ▶학생들에게 권리뿐 아니라 의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면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방안은. “교육기본법에는 학생은 학습자로서의 윤리의식을 확립하고 학교 교칙을 준수해야 하며 교원의 교육 연구 활동을 방해하거나 학내 질서를 해쳐선 안된다고 분명히 규정돼 있어요( 14조3항) 하지만 이는 선언적 규정에 불과해요. 학생이 이를 위반했을 때 제재 조항이 없어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요. 결국 다른 법률에서 이를 구체화해 학생의 의무를 분명히 명시해야 합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사회화 과정을 학습하는 공간이에요. 나의 권리를 인식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죠. 이런 과정이 메뉴얼화돼야 해요. 다른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존중하지 않을때 자신도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결국 교권 회복은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과정이군요. “우리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때로는 호의를 받아 유리한 상황을 겪기도 하지만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겁니다. 물론 학부모의 입장은 다르죠. 우리 아이를 특별히 대우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요. 당장 조금이라도 불이익한 행위나 처분이 내려지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하지만 다소 힘겹고 불편한 일을 겪더라도 아이들이 학교라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 이를 헤쳐나갈 내적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결국 학부모들이 한발짝 떨어져 긴 안목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학생의 권리 못지않게 교직의 권한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교사의 교육활동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학생을 위하는 길입니다.”교사노조2017년 창립, 9월4일 현재 26개 가맹노조 11만3000명의 조합원을 보유, 출범 5년만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배가 넘는 제1 교원노조로 부상했다. 전교조 전임자 일부가 집행부의 중앙집권적, 정치투쟁 노선에 반발해 탈퇴한 후 2016년 결성한 서울교사노조를 전신으로 한다. 20∼40대 조합원이 전체의 96%에 달하는 사실상의 ‘MZ노조’로, 정치성을 배제하고 산하 연맹 중심의 분권형 운영, 교사의 실질적 권익을 위한 실용노선 추구로 젊은 교사들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 위원장은…△1964년 충북 진천 출생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에서 2년간 공장생활(노동운동) △박종철열사기념사업회 이사 △서울 난우중, 영동중 교사 △전교조 정책교섭국장 △ 교사노조연맹 사무총장 △교사노조연맹 위원장(현)
2023.09.05 I 송길호 기자
"배 갈라 새끼 꺼내고 어미 개는 냉동"...'합법' 현장 급습하니
  • "배 갈라 새끼 꺼내고 어미 개는 냉동"...'합법' 현장 급습하니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허가받은 반려견 번식장에서 임신한 어미 개의 배를 갈라 새끼만 꺼내고 죽은 개들의 사체를 냉동하거나 뒷산에 묻는 등 잔혹한 학대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사단법인 동물구조단체 위액트(we.a.c.t)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의 한 반려견 번식장에서 심각한 동물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1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함께 현장을 급습해 1410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해당 번식장은 허가 조건보다 1000마리나 많은 개를 좁고 열악한 공간에서 사육하고 있었다.사진=김동연 경기도지사 페이스북당시 현장에선 배가 절개된 어미 개뿐만 아니라 신문지에 싸인 사체가 100구 가까이 냉동고에서 발견됐고 피부 질환을 앓아 털이 다 빠지는 등 건강 상태가 열악한 개들이 발견됐다.해당 번식장은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개를 근육이완제로 살해해 냉동실에 보관하고 번식장 뒷산에서 사체를 불법 소각해 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번식장 직원이었던 제보자는 “임신한 개가 영양실조로 쓰러지자 문구용 커터칼로 배를 갈라서 새끼를 강제로 꺼내 판매했다”고 제보했다.경기도는 구조된 개들을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여주 반려마루와 화성 도우미견나눔센터 등에 분산해 보호하기로 했다.사진=김동연 경기도지사 페이스북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일 오후 SNS를 통해 “어제 화성시의 한 번식장에서 1500여 마리의 개가 구조됐다. 정말 끔찍한 동물 학대가 이뤄진 현장이었다”며 “경기도는 즉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 특별사법경찰단이 현장에 즉각 출동했고, 축산동물복지국이 현장에서 개들을 보호했다”고 밝혔다.이어 “끔찍한 현장에서 구조된 개들을 지금 ‘반려마루 여주’로 이송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동물복지 수준을 이제 한 단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경기도 특사경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023.09.02 I 박지혜 기자
“너 죽이고 감빵가면 되지” 녹음기 꺼내든 딸에 폭행 퍼부어
  • “너 죽이고 감빵가면 되지” 녹음기 꺼내든 딸에 폭행 퍼부어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술에 취해 어린 딸에게 욕하고 이를 녹음하자 폭행한 4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 가중 처벌을 받게 됐다.(사진=게티이미지)2일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벌금 600만 원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원심 판결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40시간의 아동학대범죄 재범예방강의 수강 및 80시간의 알코올 중독 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내렸다.A씨는 2021년 3월 19일 오후 10시 10분쯤 강원 원주시의 자택에서 술에 취해 친딸 B(11)양에게 “너 하나 죽이고 그냥 감빵가면 되지, 너 하나 죽고 나 죽고 끝나면 되잖아 이 X같은 X아”라며 폭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이를 녹음한 딸에게 휴대전화를 내놓으라고 했지만 거부하자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같은해 1월 A씨는 아동학대죄로 아동보호사건 송치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해자는 피고인이 술을 따르는 모습만 보면 떨린다는 진술을 하는 등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며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돼 상담위탁 처분을 받았음에도 재차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유죄로 판단했다.다만 ”피고인이 범행 일부를 인정하고, 피해 아동은 피고인이 더는 술을 마시지 않고 함께 지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어 유대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검찰은 1심 판결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원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친권자이자 양육자로서 미성년 자녀인 피해자의 건전한 정신적, 신체적 발달을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방기했다“며 ”수사과정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피해자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자신을 두둔하는 모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아울러 ”범행 이후에도 범행 원인 중 하나인 음주를 자제하지 못하고 수시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보이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피해자를 탓하는 메세지를 전송하거나 다른 자녀에게 신체적, 정신적 학대행위를 했다“며 ”학대행위로 인한 임시조치 결정도 불성실하게 응한 점을 토대로 원심의 형은 다소 가벼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23.09.02 I 이로원 기자
야한 옷 강요한 남편이 ‘범인’…“목 졸리고 나체로 화장실 감금”
  • 야한 옷 강요한 남편이 ‘범인’…“목 졸리고 나체로 화장실 감금”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남편으로부터 감금과 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가 자작극 의혹에 휘말렸던 여성 BJ의 사연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트위치 스트리머와 유튜버로 활동하는 빛베리(천예서)는 자신이 겪은 감금 및 폭행 사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지난 30일 JTBC ‘사건반장’은 예명 ‘빛베리’로 활동하는 BJ 천 씨가 남편 A씨에 감금 폭행당한 사건을 조명했다.천 씨는 ‘사건반장’과 전화 인터뷰에서 “남편이 ‘인터넷 방송은 무조건 가슴 노출이 기본이다’라면서 선정적인 옷을 입혔다.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처음엔 멋모르고 따랐다. 사람들이 ‘아기엄마인데 왜 가슴 노출하냐’, ‘성매매 여성이냐’, ‘헤픈 여성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그래서 이런 옷 입기 싫고, 방송하기 싫다고 해서 그때부터 남편과 다툼이 많아졌다”고 주장했다.천 씨 측 주장에 따르면 그가 방송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전부 A씨가 관리했고, 돈은 모두 시댁과 남편이 탕진했다. A씨는 천 씨에게 거짓 이혼 콘텐츠를 강요하면서 동정표를 얻자고 했고, 삽시간에 거액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급기야 A씨는 천 씨의 방송에서 과거 자해 소동까지 벌였다. 당시 그는 “같이 가자. 인생 포기했다. (천 씨가) 나보고 이혼하자고 하더라. 아무것도 없던 애를 월 천만원 벌게 해놨더니”라며 심한 욕설도 했다. 천 씨는 “사건 이후 정신질환으로 입원했고, 작년부터는 남남처럼 지냈다”고 토로했다.두 사람은 냉전 기간에도 방송을 진행하면서 돈을 벌었으나, 지난달 13일 감금 사건이 발생했다.천 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A씨가 “바람났냐?”고 따지는 질문에 그는 “그래 바람났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A씨가 천 씨의 목을 조르고,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른 뒤 폭행이 시작됐다. 천 씨는 핸드폰도 빼앗긴 채 나체로 아침까지 화장실에 감금했다. 이후 A씨는 돈 되는 물건은 전부 가지고 밖으로 달아났다.그러다 지인의 신고로 경찰이 와서 천 씨는 탈출할 수 있었지만, 그 사이에 다시 집에 온 A씨는 경찰을 보고 “왜 우리 집에 있냐?”며 따지기도 했다고 전해졌다.두 사람이 같이 출연했던 인터넷 방송. (사진=트위치 캡처)경찰의 출동으로 임시 숙소로 지내게 된 천 씨는 남편의 “협의 이혼하자”는 말에 18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천 씨는 “남편이 저한테 마지막으로 밥 먹게 메뉴를 골라라 하면서 배달앱이 켜진 휴대폰을 제게 건네줬다. 그래서 저는 그걸 무방비 상태로 보고 있는데 (남편이) 나무 도마로 제 뒤통수를 가격했다”며 “목이 졸려졌고, 이번에는 정말 죽이려고 목을 졸랐다. 그러고 나서 진짜 죽을 것 같으니까 제가 싹싹 빌었다”고도 말했다.당시 천 씨는 남편에게 “하라는 대로 다 할게, 돈도 전처럼 벌어올게. 오빠 말대로 밖에도 안 나가고 사람들도 다 안 만날게 하니까 이미 늦었다더라. 그러면서 케이블타이로 손발이 뒤로 묶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JTBC 방송에는 천 씨의 남편이 천 씨를 2차 감금하고 폭행하기 전 구매한 범행도구 영수증도 공개됐다. 공개된 영수증에는 케이블타이, 청 테이프, 장도리 망치, 송곳, 다용도 로프 등의 목록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남편은 2차 감금 당시 천 씨에게 “너나 개(반려견) 둘 중에 하나는 죽는다”며 “누가 오래 참나 보자”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천 씨는 남편이 잠든 틈에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으며 남편 A씨는 현재 구속 상태로 검찰 송치됐다.이와 관련 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는 이 사건을 놓고 “2차로 유인했을 때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을 때 단호하게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건 가정폭력 여성들이 겪는 일종의 ‘피학대 여성 증후군’이다. 무서운 남자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마지막 순간에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자유의지 포기하는 이유는 사실 무섭고 공포스러워서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많은 경우 피해자 탓을 하는데, 이런 상태까지 학습된 무기력이 진행되면 피해자 탓을 해서는 안 된다. 누구라도 이 지경이 되면 어떤 여성도 저항하기 어렵다”고 정리했다.
2023.09.01 I 이로원 기자
"하나님이 시켰다"…7살 딸 살해 후 암매장한 친모
  • "하나님이 시켰다"…7살 딸 살해 후 암매장한 친모[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6년 9월 1일, 7세 딸을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친모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1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김성원 부장판사)는 살인죄, 사체은닉죄 등으로 기소(구속)된 친모 박모(42) 씨에게는 징역 15년을, 집주인 이모(45·여) 씨에게는 징역 20년을 각각 선고했다.범행에 가담한 박씨의 친구 백모(42·여) 씨에게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사체은닉죄로 기소된 이씨의 언니(50·여)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남편과 이혼했던 박씨는 두 딸과 함께 2009~2011년 사이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이씨의 아파트에서 4명이 함께 살았다. 이씨는 2011년 7월부터 10월 25일까지 큰딸(2004년생·사망 당시 7세)이 가구와 옷가지 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회초리와 실로폰 채, 효자손 등으로 매주 1∼3차례 간격으로 10대에서 많게는 100대까지 상습 폭행하고 아파트 베란다에 감금한 것으로 드러났다.또 상습 폭행과 함께 보름 동안 식사를 하루에 한 끼만 제공해 큰딸의 눈에 다크서클이 생길 정도로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망 당일인 10월 26일에는 박씨가 큰딸을 의자에 묶어 1차로 폭행하고 출근한 뒤 집주인 이씨가 2차로 폭행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박씨의 큰딸이 폭행에 따른 외상성 쇼크 상태에 빠져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는데도 119신고 등 긴급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의자에 묶어둔 채 4시간가량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그 뒤 큰딸은 쇼크 등으로 사망했고, 이들은 인근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이같은 사실은 2월 고성경찰서가 수사하면서 들통이 났다. 박씨의 두 딸은 친아버지 고향인 경남 고성에 주소를 두고 있었는데 작은딸(9)이 초등학교에 취학하지 않아 교육청의 요청 등으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던 것이다.경찰의 추궁에 처음 박씨는 2009년 7월경 서울 노원구 아파트 놀이터에서 큰딸을 잃어버렸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경찰이 실종신고도 하지 않은 점을 집중 추궁하자 박씨는 2011년 10월 26일 학대로 큰딸이 사망하자 야산에 묻었다고 여죄를 털어놓았다.재판부는 친모 박씨에 대해 “피해자의 하나밖에 없는 엄마였던 박 씨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상태에 있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모든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이어 “불과 7세 나이에 생을 마감한 어린이를 어른들이 잘 돌보지 않은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아동복지법위반죄, 살인죄, 사체은닉죄 등 범죄행위가 대부분 인정되는데도 대부분 범행을 부인한 집주인 이씨에 대해서도 변명으로 일관한 점을 근거로 중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짜 성폭행 사건 만든 ‘세 모자 사건’과 닮아‘세 모자 사건’은 자신과 두 아들이 남편과 친척 등에게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던 여성의 주장이 허위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이들은 인터넷에 결백을 주장하는 등 동영상을 올리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결국 무속인에게 세뇌당해 허위 사실을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박씨의 상황도 이와 흡사했다. 박씨는 당시 몸도 아프고 의지할 곳도 없는 외로운 상태였다. 친정 식구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멀리 있었고, 남편과는 별거 중이었다.이후 박씨는 대학 동창 백씨로부터 “기도만으로 아픈 게 싹 낫는 영험한 분”이라고 이씨를 소개받은 후 2009년 1월 이씨의 아파트로 이주했다.박씨는 늘 자신만만하고 믿음직해 보이는 이씨를 친언니 이상으로, 그리고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맹목적으로 따랐다. 이씨가 소유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월급도 받지 않고 일했고, 자신의 친정집을 처분해 마련한 9억여 원을 이씨에게 넘기기도 했다.큰딸에 대한 폭행도 이씨의 “하나님이 시켰다”는 말에서 시작됐다. 딸이 숨지던 날에도 이씨는 박씨에게 “(큰딸이) 여기 사람들을 다 죽여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니 교육 좀 시키라”고 지시했고, 박씨는 딸을 의자에 묶은 뒤 30여 분 동안 수십 차례 허벅지 등을 때렸다.박씨의 이같은 충성에도 이씨는 같은 해 10월 사소한 일을 트집 잡아 박씨와 일곱 살이던 둘째 딸을 쫓아냈다. 그리고 2017년 1월 박씨는 충남 천안의 한 막걸리 공장 숙직실에서 경찰에 붙잡혔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동학대 가해자 80%가 부모였다지난해 아동학대가 약 2만 8000건 발생한 가운데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학대 사망 아동은 2018년 28명, 2019년 42명, 2020년 43명, 2021년 40명이며 지난해 사망 아동 수는 2018년과 비교해 78.6% 증가했다.학대 가해자의 80% 이상은 부모였고, 학대 장소 역시 주로 가정인 것으로 조사됐다.사망 유형을 살펴보면 치명적 신체학대로 인한 사망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녀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14명이다. 화장실 등에서 출생 후 사망한 경우는 5명이다. 감독소홀에 의한 사망 8명 등 치명적 방임에 따른 사례도 나왔다.이처럼 보호자의 학대로 인한 안타까운 아동 사망 사건은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아동 방지 시스템에 대한 질책과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이에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피해를 막으려면 가정양육 제도와 관련한 감시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해 벌어지는 사건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아동학대 사례들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의 시스템이 촘촘하게 맞물려 현장에 잘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우경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장은 “신고 활성화를 위한 신고의무자 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재학대 방지를 위해 부모상담·양육기술 교육 등을 제공하는 가정기능회복 지원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며 “주요 위기지표를 활용해 아동의 소재·안전 확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23.09.01 I 김민정 기자
“대나무로 머리 가격” 中동물원에 설마 푸바오를
  • “대나무로 머리 가격” 中동물원에 설마 푸바오를 [영상]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용인 에버랜드의 인기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될 가능성이 큰 쓰촨성 야안의 비펑샤 기지에서 판다를 학대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사진=유튜브 黑白小?子 캡처)지난 30일 중국 판다 전문 유튜브인 ‘흑백경단(黑白小團子)’은 태국에서 출생한 판다 린빙(14)이 홀쭉하게 마른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며 지난 29일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영상 속에서는 비쩍 마른 린빙이 홀로 야외 사육장에 힘없이 앉아 있고, 사육사가 린빙에 대나무 먹이를 위에서 아래로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린빙은 자리에 앉아 있다가 사육사가 던진 먹이에 머리를 맞았다.태국에서 반환된 판다 린빙이 대나무에 머리를 맞는 장면. (사진=유튜브 黑白小?子 캡처)유튜브 작성자는 “사육사들이 죽순을 떨어트렸고 린빙이 타격을 입었다”며 “린빙은 10년 동안 10번 임신을 했으며 3번 유산을 겪었고 무려 7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새끼를 낳는) 도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비판했다.비평샤 기지에는 푸바오의 엄마 아이바오를 때리고 학대한 사육사 장신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장신은 지난 2015년 화니(아이바오)를 구타한 혐의로 당국 조사를 받고 정직 처분을 받았다.이 영상에 한국 누리꾼들은 “판다가 국보라며 국보를 저렇게 다루나. 푸바오를 저런 곳에 보내야 하느냐”, “갇혀서 평생 새끼를 낳는데 불쌍하지도 않느냐”, “이런 데에 우리 푸바오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등 분노했다.
2023.08.31 I 김혜선 기자
반려동물 불법영업·학대 막는다…부모견 등록제 도입
  • 반려동물 불법영업·학대 막는다…부모견 등록제 도입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내년부터 동물사업장에서 번식 목적으로 기르는 부모견도 동물등록 의무 대상이 된다. 또 자견에도 개체번호를 부여하고, 이를 동물등록제와 연계해 반려동물의 모든 생애주기에 대한 이력관리를 추진한다. 반려동물 영업장에서 사육 동물을 학대 시 영업취소를 하는 등 처벌도 강화한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농림축산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반려동물 영업 관리강화 방안’을 30일 발표했다. 반려동물 영업은△동물생산 △수입 △판매(경매) △미용 △전시 △위탁관리 △운송 △장묘업 등을 일컫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로 반려동물 영업은 2012년 2100개소에서 2022년 2만2100개소로 10년간 약 10배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반려동물 영업장에서 모견 등 동물 학대와 동물 파양수요를 악용한 변칙영업 등의 무분별한 반려동물 생산·판매로 인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이에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영업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4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반려동물 생산·판매 구조를 전환한다. 현재 가정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강아지 외에도 동물생산업장의 부모견을 등록 대상 동물의 범위에 추가하는 생산업 부모견 등록제를 도입한다. 번식 목적으로 길러진 부모견의 사육 두수, 개체관리 카드 작성 등 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동물등록 비용 및 등록절차 이행기간 등을 감안해 2026년까지 동물생산업 부모견 동물등록을 완료하도록 한다.또 자견에 개체번호를 부여해 관리하고, 이를 동물등록제와 연계하는 등 반려동물의 생산·판매·양육·사후 말소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대한 이력관리를 추진한다. 생산업 모견 등록번호와 자견 개체번호를 동물등록제와 연계하는 반려동물 이력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개인 간 분양 시에도 모견의 동물등록번호를 기재토록 한다. 이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동물등록번호 체계 개편을 포함한 반려동물 이력관리 체계 도입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보호소 위장 변칙영업도 근절한다. 신종펫숍 등과 같은 변칙영업 근절을 위해 민간동물보호시설의 영리 목적 운영·홍보를 제한(연내 발의)하고, 반려인의 파양 관심이 변칙영업으로 가지 않도록 민간동물보호시설의 파양동물 수용 방안을 검토한다. 민간동물보호시설 기부금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한다.영업장 내 사육 동물의 학대 처벌 및 관리를 강화한다. 노화·질병 동물 학대 시 처벌을 현행 과태료 300만 원·영업정지에서 벌금 300만 원·허가취소로 강화한다. 또 기존 동물등록제에서 동물전시업의 허가제 전환을 통해 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등 영업장 관리를 강화한다.반려동물 불법영업 집중단속 및 반려인 동물 입양 전 교육과 상담을 강화한다. 반려동물 파양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파양상담 채널 마련을 검토하고, 예비 반려인 가족 및 자녀를 대상으로 한 입양 전 교육을 강화한다.이재식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반려동물 이력관리 체계 마련을 통해 불법 번식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반려동물 불법·편법 영업행위를 반드시 근절하고, 동물복지에 기반한 반려동물영업 제도가 정착되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3.08.30 I 김은비 기자
목도 못 가누는 신생아 수십회 흔들고도 '무죄'...이유는
  • 목도 못 가누는 신생아 수십회 흔들고도 '무죄'...이유는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아동학대 정황이 촬영됐어도 동의 없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이라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게티 이미지)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함현지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산후도우미 50대 A씨와 60대 B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A씨는 2020년 11월 산모 C씨의 생후 10일 된 신생아에게 신체의 손상을 주거나 건강·발달을 해치는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그는 C씨집 작은방에서 양반다리를 한 채 신생아의 머리를 왼쪽 허벅지에 올려두고 다리를 심하게 흔든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와 함께 2020년 1월쯤 또 다른 산모 D씨의 집에서 생후 60일 아기를 흔들어 학대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A씨는 D씨 집에서 60일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빠르게 밀고 당겼다. B씨는 짐볼 위에 앉아 아이의 목을 완전히 고정하지 않은 상태로 안고 분당 80∼90차례 위아래로 반동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재판의 쟁점은 이러한 모습이 담긴 CCTV가 증거 능력이 있는지였다.A씨는 “자신이 지냈던 방의 CCTV가 고장 났다고만 설명을 들었을 뿐 촬영되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C씨 측은 “동의를 받고 CCTV를 설치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촬영목적과 촬영되는 부분, 촬영 영상의 보관 기간이나 촬영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알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재판부는 양측 입장을 토대로 해당 CCTV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고 판단했다.아울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두 집에서 촬영된 CCTV는 모두 원래보다 1.5∼2배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파일이었는데, 이후 검찰이 원래 속도로 복원해 추가 제출했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재판부는 “‘흔들림 증후군’이 발생하는 20초간 40∼50회 흔든 사례에 미치지 못하며 아이들의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육자 입장에서는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돌봄이라고 볼 수는 있어도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2023.08.30 I 홍수현 기자
인하대, 수시 2595명 선발…9월11~15일 원서접수
  • 인하대, 수시 2595명 선발…9월11~15일 원서접수
  • 인하대 전경.[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하대는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 3824명 중 2595명(67.9%)을 선발한다고 29일 밝혔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11~15일 진행한다. 전형 일정이 중복되지 않는 한 모든 전형에 중복 지원할 수 있다. 인하대는 올해 반도체 첨단인재 양성을 위해 공과대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모집정원 40명)를 신설했다. 또 바이오시스템융합학부를 신설하고 기존 공과대 생명공학과, 자연과학대 생명과학과 등을 편제해 첨단 바이오산업을 이끌어갈 미래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인하대 수시모집의 대표적인 전형은 학생부종합(인하미래인재)전형으로 973명을 선발한다. 1단계 서류종합평가 70%, 2단계 면접평가 30%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정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서류 종합평가에서 기초학업역량, 진로탐구역량, 공동체역량 등 세 가지 평가 요소를 적용한다. 평가 요소 중 진로탐구역량의 반영 비율이 50%를 차지한다. 학생부교과(지역균형)전형은 교과 성적 100%로 604명을 선발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운영하고 고교별 추천 인원 제한이 없어 추천을 받으면 모두 지원할 수 있다. 논술 전형은 논술 70%에 교과 30%를 일괄 합산하는 방식으로 459명을 선발한다. 지원 전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된 모의 논술고사 문항으로 올해 논술고사 난이도와 출제 유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하대는 설명했다.인하대 관계자는 “인하대는 송도국제도시에 항공우주융합캠퍼스를 운영하면서 재학생들이 현장 맞춤형 교육을 들으며 산학융합 연구·개발(R&D)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2023.08.30 I 이종일 기자
나와 퓨마의 나날들 외
  • [200자 책꽂이]나와 퓨마의 나날들 외
  • △나와 퓨마의 나날들(로라 콜먼|448쪽|푸른숲)저자는 20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남아메리카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중 우연히 야생동물 보호구역 자원봉사자가 된다. 그곳에서 불법밀매로 학대당하다 구조된 퓨마 ‘와이라’를 돌보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야생을 두려워하는 퓨마, 삶이 두려워 도망친 한 여성이 서로 믿으며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아슬아슬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낸다. 충실한 새 삶의 의미를 전한다.△우리 몸은 전기다(샐리 에이디|432쪽|세종)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제 “인간은 생체전기(생물체 내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의 꼭두각시”라고 선언해야 할지 모른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 신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유전자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전기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생체전기가 앞으로 인류의 미래를 바꿀 과학개념이라고 주장한다.△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이응준|352쪽|민음사)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응준의 산문집이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문학잡지 ‘릿터’에서 ‘이응준의 서든 플롯’이라는 코너로 연재한 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민음사 블로그 ‘수필인간’이라는 코너에서 연재한 글을 묶었다. 다양한 소재에 관해 쓴 글을 하나로 관통하는 것은 ‘우리 인생에 관한 이야기’다. 21세기의 인생과 당대의 인간에 대한 견고한 성찰을 담고 있는 책이다.△모호한 상실(폴린 보스|308쪽|작가정신)한국전쟁과 남북분단,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천안함 사건, 세월호 참사부터 최근의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까지 한국사회는 뼈아픈 진통을 겪어왔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실’ 상태에 놓여 있다. 가족심리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저자가 현대 사회에 만연한 이 같은 ‘상실’에 대해 짚어본다. 또한 이러한 상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치유의 길잡이’를 제시한다.△대한민국 미스터리 사건 수첩(곽재식|288쪽|인물과사상사)소설가 곽재식이 과거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 중 그 시대에는 상당히 화제가 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끈 이상한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어느새 잊혀 거의 언급되지 않는 15가지 사건을 담았다. 정치적 의미가 있는 몇 사건을 제외하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이다. 저자는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사회에 초점을 둔다.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던 그 시대의 배경을 주목한다.△백년 동안의 증언(김응교|280쪽|책읽는고양이)2023년 9월 1일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다. 1923년 간토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의 혐오사회와 국가폭력에 맞선 한·일 작가와 일반 시민의 기록을 담았다.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교수를 지낸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간토대지진 관련 장소를 답사하고 여러 증인을 만나며 문헌을 연구 정리했다. 반일(反日)을 넘어 집단폭력에 맞서는 두 나라 시민의 연대를 제안하고 있다.
2023.08.30 I 장병호 기자
KAIST·서울대 이공계 학생들 “R&D 예산삭감 재고해야”
  • KAIST·서울대 이공계 학생들 “R&D 예산삭감 재고해야”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4대 과학기술원과 주요 대학 이공계 학생들이 정부의 과학기술분야 R&D 예산 삭감 정책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 4대 과학기술원 학부 총학생회와 포스텍 총학생회, 서울대 자연과학대·공대 학생회, 고려대 총학생회 등은 28일 ‘과학기술 분야 R&D 예산 전면 삭감 정책에 대한 성명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25곳의 내년도 주요 사업비 삭감을 통보했다. 출연연별로 20~30%의 예산 규모가 축소됐고,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도 10% 전후 삭감안을 통보받았다.학생들은 이에 대해 “국내 이공계 연구중심대학, 대덕연구개발특구 출연연들은 1970년대 이후 이공계 인재 양성,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학생연구원들과 과학자들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노력하며, 국가를 위해 밤낮으로 학업,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정부의 R&D 예산 삭감은 이같은 상황속 연구 환경을 학화시키고, 연구 몰입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출연연 예산 삭감 시 연구 내용이 달라지고 질적 하락이 있을 수 있다”며 “전 세계가 R&D 주도권 확보를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안정적 연구 환경 속에 창의 연구 성과가 꽃피워질 수 있기에 예산 전면 삭감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앞으로 정책 입안과 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정부가 과학자들을 존중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이들은 “출연연의 예산과 인력에 대해 정부는 일방적인 통보나 규제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을 과학기술정책의 주체로서 존중해야 한다”며 “출연연의 과학자들이 창의적 연구를 통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미래 과학자를 목표로 노력하는 학생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학업에 매진하도록 R&D 예산 삭감 재고 및 과학자들에 대한 존중을 요청한다”고 했다.국내 주요 대학 이공계 학생들이 연대해 성명서를 발표했다.(자료=KAIST 총학생회)
2023.08.29 I 강민구 기자
주호민 아들 학급 학부모 “아무도 담임 안 맡으려 해”
  • 주호민 아들 학급 학부모 “아무도 담임 안 맡으려 해”
  •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의 3차 공판이 28일 진행된 가운데 해당 학급 학부모들은 “아무도 담임을 맡지 않으려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이날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현 판사) 심리로 진행된 공판이 끝난 뒤 주씨 아들과 같은 반이었던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 아이들 반에 아무도 (담임교사로) 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이어 “선생님들이 이해가 간다. 어떤 아이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와서 아동학대로 고소할 수 있는데 누가 오시겠냐”며 “(A씨가) 우리 아이들과 라포(상호 신뢰 관계) 형성이 다 돼 있었는데, 3~6개월마다 선생님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학부모들에 따르면 주씨 아내는 같은 반 어머니들과 소통을 피했으며, 아들을 일반학급 아이들과 어울리도록 하면서 특수학급 아이들과는 멀리하도록 했다.이에 “이런 상황에서 너무나도 해맑게 (주씨 부부가) 같은 동네에서 지내는 거 보면 화가 난다”고 전하는 학부모도 있었다.주호민 작가. (사진=뉴시스)주씨 부부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이들 부부는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수업 내용을 녹취한 뒤 이를 증거로 삼았다.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주씨 아들에게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했다.A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당시 피고인은 해당 아동이 맞춤반에 분리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쉬는 시간 없이 장애 아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했다”며 “당시 교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부만 반복할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공소장에는 마치 교사가 한꺼번에 발언을 쏟아붓는 듯 작성돼 있는데 ‘밉상’이라던가 ‘머릿속에 뭐가 든 거야’라는 등의 발언은 혼잣말”이라고 설명했다.이에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의 전체 재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 정도 끊어서 들을 생각은 없다. 가급적 시간을 확보해서 들으려고 한다”면서 오는 10월 30일 4차 공판에서 녹음파일 전체를 재생하기로 결정했다.
2023.08.28 I 이준혁 기자
주호민 아들 아동학대 사건 녹음본, 법정서 듣는다
  • 주호민 아들 아동학대 사건 녹음본, 법정서 듣는다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41)씨의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사건에 대해 법원이 당시 상황이 녹음된 음성 파일을 모두 재생하기로 했다. 주호민 작가 (사진=뉴시스)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은 28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A씨 측 변호인 전현민 변호사는 녹음 파일이 위법적으로 수집됐다며 증거능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당시 피고인은 해당 아동이 맞춤반에 분리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쉬는 시간 없이 장애 아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했다”며 “당시 교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부만 반복할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소장에는 마치 교사가 한꺼번에 발언을 쏟아붓는 듯 작성돼 있는데 ‘밉상’이라던가 ‘머릿속에 뭐가 든 거야’라는 등의 발언은 혼잣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은 비공개로 검증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공소장 내용이 알려져 추가 가해 우려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주씨 아들에게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담긴 음성 파일은 주씨 측이 지난해 아들이 학교에 갈 때 녹음기를 들려 보내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씨 측은 녹취록을 들은 뒤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고 검찰은 녹음 파일에 담긴 A씨의 발언이 정서적 학대를 한 것이라며 같은 해 12월 27일 A씨를 기소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선임한 또 다른 변호인은 이날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만약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되면 교사들에 대한 녹음이 횡행해져 향후 교사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우려되므로 재판부에서 신중하게 판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요청했다.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담당한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3차 공판이 재개된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곽 판사는 “재판부가 지금 증거채택 여부에 대해 확답 드리기 어렵다”며 “위법수집 증거로 볼 여지도 있는 것 같고 증거로 인정될 여지도 있다. 증거능력 판단은 판결을 통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그는 “지난 기일에 내용이 방대해 다 재생하지 못했는데 녹취록만으로는 안 되고 말하는 뉘앙스나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원본 또는 변호인이 동의한다면 검찰이 음질 개선한 파일로 듣겠다”며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의 전체 재생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 정도 들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주씨 측 국선변호사는 이날 피해 부모 및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의 탄원서와 유아특수교육학 교수의 의견서 등을 재판부에 제출했으나, 곽 판사는 “필요시 검찰을 통해 증거로 제출해달라”며 모두 반환했다. 주씨 측은 피해 부모 탄원서 취지에 대해 별도로 밝히지는 않았다.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0월 30일 열린다.
2023.08.28 I 이재은 기자
‘황금녘 동행축제 즐기자’…6.25부터 시작된 ‘쫄면’, 사람도 탐나는 반려견 사료도
  • ‘황금녘 동행축제 즐기자’…6.25부터 시작된 ‘쫄면’, 사람도 탐나는 반려견 사료도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판매를 촉진을 넘어 경제활력 캠페인으로 확대·발전된 올해 ‘황금녘 동행축제’가 30일부터 29일간 풍성한 할인혜택을 담았다. 선선해진 바람을 따라 나들이 떠나기 좋은 9월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떠오른 ‘소울푸드’들도 과객들을 유혹할 채비를 마쳤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5월에 이어 가을에 개최되는 황금녘 동행축제는 ‘추석 명절’에 맞춰 보다 풍요로운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알차면서도 저렴하게 마련된 추석 선물과 제수용품 등으로 친지 및 지인들과 마음을 나누기도 안성맞춤이다.◇지역색 물씬 나는 대표 먹거리경북 영주를 지날 계획이 있다면 나드리푸드의 ‘쫄면’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무려 6.25 사변 직후의 국수맛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당시 남대문에서 국숫집을 열었던 1대 전선자 사장은 어렵고 힘든 시절 타고난 손맛으로 금세 유명한 국숫집을 가꿔냈다.그 손맛을 이어받은 며느리 김정애 사장이 1986년 경북 영주에 쫄면 전문점 ‘나드리’를 개업한 것이 나드리푸드의 시초다. 37년간 3대째 운영하고 있는 나드리푸드는 ’18년에 ‘백년가게’에 선정됐고 ’19년도에는 ‘대통령표창’도 수상했다.나들이길에 우리만 맛있는 음식을 먹어 반려동물에게 미안하다면 경기도 고양에 소재한 바램과믿음의 수제습식사료 ‘댕댕이조아’가 좋은 대안이다. 첨가제를 전혀 넣지 않았고 고기, 채소 모두 천연재료로 만들어 사람이 먹어도 무방하다. 더욱이 바램과믿음은 학대받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 ‘학사모’와 ‘독드림’ 등 단체에 꾸준히 기부를 진행하고 있어 의미까지 챙길 수 있다.이외에도 전남 담양 호정식품의 ‘호정가 찹쌀약과세트’, 충남 논산 태능소가집의 ‘72시간 숙성 양념돼지갈비’, 경기 안양 문식품의 ‘1983 수제 초코파이’, 서울 바이올푸드의 ‘유가네 닭갈비 볶음밥’은 지역 방문시 꼭 들러야 하는 외식명소다. 나드리푸드와 호정가는 내달 4일 개막식이 열리는 대구 동성로에 전시부스를 열어 이 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다른 식품들도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하다.◇파격가로 무장한 감사소비 ‘300’이번 황금녘 동행축제에는 추석 명절 맞이 ‘감사소비’에 어울리는 식품, 뷰티용품, 주방용품, 패션용품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총 300개 제품 선정했다. 동행축제 기간 동안만 단독 특가로 만날 수 있다.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셀렉티 블렌드 워터카밍크림, 서산김정규 흑편강세트, 블루베리 콜라겐 데일리스틱 30스틱, 프레아쥬 더마샷 액티브 앰플(사진=각사)뷰티 품목의 ‘셀렉티 블렌드 워터카밍크림’(비네추럴아이)은 동행축제 기간 무려 75%나 저렴한 가격에 1+1로 만나볼 수 있다. 피부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하고 꼭 필요한 성분만을 적용해 순하고 건강한 진정크림이다.서산특산물인 서산생강으로 독자 개발한 흑생강과 흑생강농축액을 담은 ‘서산김정규 흑편강세트’(김정규자연건강영농조합법인), 국내산 친환경 무농약 블루베리를 그대로 착즙한 콜라겐젤리 ‘블루베리 콜라겐 데일리스틱 30스틱’(부엌애), 피부과 시술원리 그대로, 피부에 미세바늘(스피큘)의 침투로 모공관리, 피부재생에 도움을 주는 모공관리 앰플 ‘프레아쥬 더마샷 액티브 앰플’(비브뱅땅코리아) 등도 25~43% 가량 할인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2023.08.28 I 김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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