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744건
- 뮤지컬 '썸씽로튼', 패러디와 기호 번역 해법 제시하다[홍정민의 뮤지컬 톺아보기]
- 한국 뮤지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라이선스 작품(해외 원작을 현지화한 작품)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관객의 기대와 수요에 맞게 적절히 현지화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뮤지컬 번역 전문가인 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가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들 작품이 어떻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비 오는 거리, 중절모를 쓴 신사가 접은 우산을 어깨에 메고 노래를 부르며 걷다가 옆에 있는 가로등을 한 팔로 붙잡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얼굴을 반만 가리는 가면을 쓴 남성이 검은 망토를 두르고 ‘크리스틴’을 부르며 울부짖는다.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이런 장면을 본다면 어떤 작품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관심이 있다면 함께 나오는 멜로디까지 흥얼거릴 수 있다.이처럼 유명한 작품들은 모두 대표적인 이미지가 있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대사나 가사, 동작, 소품, 조명, 멜로디 등 다양한 기호가 개별적이라기보다 한꺼번에 통합적으로 대중에게 각인된다. 주지하듯 뮤지컬은 종합예술로 언어와 비언어 기호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메시지, 정서 등 총체적인 의미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작품의 인지도가 높을수록 이러한 총체적 의미가 전달되는 속도와 정도도 빠르고 클 것이다. 공연예술이 영상처럼 고정되거나 반복 재생할 수 없는 ‘찰나의 미학’임을 감안할 때 그러한 의미가 신속하고 온전하게 전달된다면 관객들의 이해나 감동도 커질 것이다.◇쉽지 않은 다층적 패러디 번역, 성공적으로 풀어낸 ‘썸씽로튼’뮤지컬 ‘썸씽로튼’ 2020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엠씨어터).하지만 어떤 작품이 한국에서 공연된 적 없거나 공연되었더라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을 경우, 대사나 가사를 한국어로 그대로 옮기고 동작, 소품, 조명을 똑같이 재현하더라도 총체적 이미지가 온전히 전달되기는 힘들 것이다. 원작 문화권이나 국가에서만 익숙한 대상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는 어떠한 장르의 번역에서든 발생하지만, 언어뿐 아니라 그 밖의 기호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공연예술에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차원적이다.지난해 초 라이선스 재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썸씽로튼’은 이러한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문제의 ‘끝판 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코미디로서는 드물게 흥행에 성공한데다 번역에서 특히 큰 호평을 받았다는 점은 번역가(스타 번역가 황석희 번역가가 맡았다)를 비롯한 제작진이 이 어려운 문제를 잘 풀어냈음을 보여준다.뮤지컬 ‘썸씽로튼’은 16세기 극작가이자 극단 운영자인 닉과 나이젤 바텀 형제가 당대 최고의 스타 작가 셰익스피어에 맞설 역작 집필에 고심하던 중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듣고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셰익스피어의 명작에 등장하는 캐릭터, 대사, 에피소드의 다채로운 변주와 수많은 유명 뮤지컬과 문학 작품의 패러디로, 관객들은 익숙한 대상의 색다른 모습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특히 노스트라다무스가 닉에게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소개하면서 부르는 대표 넘버 ‘어 뮤지컬’(A Musical)은 그 정수라고 할 수 있다. ‘레미제라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렌트’, ‘캣츠’ 등 총 27개에 달하는 유명 뮤지컬 작품의 제목과 넘버가 대사, 가사, 소품, 동작, 음악 등 다양한 기호를 통해 패러디 된다. 문제는 이 가운데 국내에 내한 또는 라이선스로 소개된 작품이 12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빠르게 지나가는 각 패러디의 총체적 의미를 한국 관객들도 신속하고 온전하게 이해하고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는 번역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그 간극을 메울 필요가 있다.◇지극히 미국적인 요소, 한국인이 친숙한 언어·비언어 기호로 대체뮤지컬 ‘썸씽로튼’ 2020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엠씨어터).이 넘버는 뮤지컬의 특징을 음악과 노래, 춤과 동작, 배우, 내용과 분위기, 관객 반응 등의 순서로 정교하게 설명한다. 춤과 동작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부분에 “Feel that fascinating rhythm moving to your feet”(환상적인 리듬과 발의 조화로운 움직임을 느껴봐)라는 가사가 나온다.여기서 ‘fascinating rhythm’은 뮤지컬,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한 미국의 대표 작곡가 조지 거쉰이 작곡한 노래의 제목이다. 브로드웨이 관객에게는 친숙하다. 하지만 국내 관객들에게는 생소한 만큼 한국 공연에서는 서두에 언급한 ‘싱잉 인 더 레인’의 음악, 동작, 소품 등이 사용된다. 즉, 해당 장면의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동안 노스트라다무스는 “경쾌한 리듬에 아임 싱잉 인 더 레인”이라는 가사를 부르면서 노란 우산을 들고 경쾌하게 걷는 동작을 취한다. 미국 관객에게 익숙한 노래의 제목이라는 언어 기호가 한국인에게 좀 더 친숙한 뮤지컬 작품의 언어 및 비언어 기호로 대체된 것이다.또, 뒤에 나오는 “It’s a musical! A Seussical? No, a musical with girls on stage”(뮤지컬이야. 수지컬이라고? 아니, 무대에 여자들이 나오는 뮤지컬)라는 가사에는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수지컬’이라는 뮤지컬의 제목이 언급된다. 한국 공연에서는 이를 국내 대표 라이선스 흥행작 ‘맘마미아!’의 ‘댄싱 퀸’(Dancing Queen),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멜로디와 “뮤지컬에선 여자도 주인공 될 수 있어”라는 가사로 대체한다.여기서 주목할 점은 수많은 인기 라이선스 작품 가운데 ‘맘마미아!’가 선택된 이유다. 원곡자나 작품의 인지도뿐 아니라 의미적 연결성 측면도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즉, 아바의 인기나 뮤지컬의 흥행 성적뿐 아니라 원작 가사에 여성이 언급된다는 점까지 감안하여 여성이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작품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 공연 가사는 원작보다 여성의 존재를 좀 더 부각시킨다. 이는 작품의 주요 여성 인물인 ‘비아’와 ‘포샤’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와도 의미적으로 일관성 있게 연결된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원작에는 뒤이어 브로드웨이에서는 잘 알려진 ‘사우스 퍼시픽’ 속 장면, 즉 해군 모자를 쓰고 굽힌 양팔을 좌우로 흔드는 안무가 나온다. 한국 공연은 이러한 소품과 동작을 앞서 바꾼 가사의 의미에 맞춰 굽힌 양팔을 하나씩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대체하고 “And the women are risque”(여자들은 도발적이야)라는 가사를 “위풍당당 여자들”로 바꾼다. 여성의 주체성이 한 번 더 강화되는 대목이다.◇‘서편제’ ‘라이온 킹’ 패러디 추가로 대중적 공감대 형성뮤지컬 ‘썸씽로튼’ 2020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엠씨어터).브로드웨이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으로 미국 관객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선데이 인 더 파크 위드 조지’의 음악과 동작 역시 해당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적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아가 전 연령층에 친숙한 ‘사운드 오브 뮤직’ 속 가장 유명한 넘버 ‘도레미 송’의 음악, 동작으로 대체된다. 여기서도 해당 작품이 선택된 이유를 인지도뿐 아니라 의미적 연결성 측면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원작과 한국 공연 모두 바로 다음에 ‘애니’의 음악, 동작, 소품이 나온다. 한국 공연의 경우 가능한 여러 대안 가운데 ‘애니’와 가족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공유하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선택함으로써 또 다른 측면의 의미적 연결성을 높이고자 했을 수 있다.또 다른 부분에는 “a true, blue, new musical”(제대로 된, 관능적이며 새로운 뮤지컬)이라는 가사와 함께 ‘시카고’의 음악과 동작이 등장한다. 하지만 한국 공연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이라는 가사와 함께 ‘팬텀 오브 오페라’(The Phantom of the Opera)의 멜로디와 한 손을 얼굴을 가리는 동작이 등장하고 바로 이어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 멜로디를 배경으로 가사가 “뮤지컬의 시대가 다가와”로 패러디된다. 즉, 음악과 동작이 음악, 동작, 가사 등 좀 더 다양한 언어와 비언어 기호로 바뀐 것이다. ‘시카고’도 국내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이지만, 이들 두 작품의 총체적 이미지가 한국 관객들에게 좀 더 즉각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원작에 없던 마디를 덧붙여 한국 관객들에게 특히 친숙한 패러디를 추가함으로써 이해나 흥미의 효과를 배가시킨 경우도 있다. 우선, 해외 유명 작품뿐 아니라 한국 창작 작품인 ‘서편제’의 대표 넘버 ‘살다보면’의 가사와 음악을 첨가해 국내 관객들 사이에 ‘내적 친밀감’을 강하게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해당 넘버가 뮤지컬뿐 아니라 드라마,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 유튜브 등에서 수없이 불리며 일반 대중들에게도 상당 부분 알려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러한 효과는 한층 더 클 수 있다. 또, 이 넘버의 가장 마지막에는 ‘라이온 킹’의 ‘서클 오브 라이프’(The Circle of Life)에 나오는 “마즈밴야~”라는 가사와 음악에 텀블링 동작까지 추가된다. 해당 가사가 국내에서 유머 효과를 위해 자주 패러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웃음을 한 번 더 강화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뮤지컬 번역, 언어와 비언어 기호의 관계 총체적으로 검토해야뮤지컬 ‘썸씽로튼’ 2020년 공연의 한 장면(사진=엠씨어터).서두에 강조한 바와 같이 뮤지컬에서는 언어와 비언어 기호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하나의 의미를 형성하며, 이러한 다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특정 작품의 이미지가 대중에게 각인된다. 따라서 이를 번역할 때도 원작의 언어는 물론, 언어와 비언어 기호 간 영향 관계를 총체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를 토대로 기호들을 정교하게 선택하고 이어 붙이는 작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관객들도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원작의 감동’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뮤지컬에 대한 패러디로 가득한 ‘썸씽로튼’이 뮤지컬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 관객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는 사실은 그러한 작업이 불가능한 일은 아님을 보여준다. * 본 칼럼은 2022년 출판된 ‘뮤지컬 번역에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멀티모달적 고찰: ‘썸씽로튼’을 중심으로’ 제하의 논문 일부를 발췌 및 수정한 것입니다. 원작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공식 계정에 2017년 2월24일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을, 한국 공연은 2022년 1월5일 업로드된 한국 재연 공식 프레스콜 유튜브 영상을 참고한 것입니다.△필자 소개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뮤지컬 번역으로, ‘Taboos, Translation, and Intersemiotic Interaction in South Korea‘s Successful Musical Theaters’, ‘국내외 뮤지컬 번역 연구 현황 및 향후 연구 방향’,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뮤지컬 번역에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멀티모달적 고찰: ‘썸씽로튼’을 중심으로’ 등 라이선스 뮤지컬 번역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을 A&HCI급 국제 학술지, KCI 등재지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활발하게 출판하고 있다.
- 이명박, 사면 후 첫 기조연설 “동반성장 정신, 후퇴하지 않았을 것”
- [제주=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대통령 시절)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을 하면서 납품하는 거래처와 밥 먹은 적 있냐고 물어봤는데 아무도 없더라. 그런데 다음 모임에서 어느 총수가 거래처 가서 둘러보고 정말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고 하는데 그 때 이게 동반성장이라고 생각했다.”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개최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특별연설을 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중앙회가 12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개최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그래서 동반성장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지난해 12월 특별사면된 이 전 대통령은 국립대전현충원을 찾고 MB계 정치인과 회동하는 등 정중동 행보를 보여왔으나 직접 연사가 돼 뚜렷한 메시지를 밝힌 것은 이번 리더스포럼이 처음이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오늘은 정말 귀한 분이 오셨다”라며 “대한민국의 17대 대통령이신 이명박 대통령님께서 퇴임(사면)하시고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우리 중소기업인들을 만나기 위해 이곳 제주까지 와 주셨다”고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5시45분부터 약 20분여간 본인의 경험담을 살려 동반성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동반성장은) 지금도 후퇴는 안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지금 정부도 그 점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에서 중소기업인들을 만났던 점도 거론했다.김 회장은 “이 전 대통령님은 재임하실 때도 중소기업과 가장 많이 만나서 정책적 지원도 많이 해주셨다”라며 “대표적으로 중소기업의 14년 숙원과제인 납품대금 연동제가 다음 달에 시행되는데 사실 이 정책을 시작하신 분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알렸다.그러면서 “재임하실 때 대·중소기업 양극화의 해법으로 ‘동반성장’이라는 시대적 아젠다를 제시하셨고, 동반성장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오늘날 납품대금 연동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동반위는 MB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운찬 현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초대 위원장을 맡아 이끈 조직이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오른쪽)이 12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 참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사진=중기중앙회)2007년 이후 올해 16회째를 맞은 이번 리더스포럼은 전국 업종·지역별 중소기업인 4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간 ‘다시 뛰는 중소기업, 더 큰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다.이 전 대통령의 기조연설에 앞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특별 강연을 맡았다. 이 장관은 ‘미래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주제로 납품대금연동제 안착, 해외시장 개척 지원 등 그동안 중소벤처기업부가 펼쳐온 주요 정책성과를 공유했다. 아울러 글로벌 환경의 대전환기에 대비한 중소기업 정책 비전과 지역중소기업 육성, 디지털화 및 제조혁신, 규제 혁파 등 핵심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동시에 중소벤처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이 장관은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경제의 50% 이상을 2027년까지 담당하겠다는 50+가 정책적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 소개 앱 ‘왔다’를 소개하기도 했다.이영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12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개최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김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 기업승계 제도개선 등 중소기업 현안들이 하나 둘 해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규제개혁 성과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회의에 △산업단지 입주규제 개선(네거티브 방식 전환 통한 입주 업종 확대 등) △화평법·화관법 개정 △외국인력 쿼터 및 고용한도 확대 등 중소기업계 건의과제가 다수 반영됐다. 한편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리더스포럼은 이 전 대통령, 김 회장, 이 장관 등을 비롯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광석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강연에 나섰다.아울러 이 전 대통령을 보좌해 MB정부 인사였던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홍 전 장관은 제 10대 중소기업청장을 거쳤고 현재도 중기중앙회에서 노란우산 고객권익보호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 중이다.
- 자본 시장에 부쩍 늘어난 '타짜 너구리'[마켓인]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기억에 남는 오락 영화’를 하나 꼽으라면 적잖은 이들이 최동훈 감독의 영화 ‘타짜’를 떠올릴 것이다. 지난 2006년 개봉해 684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타짜는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느낌이 매력적인 영화다. 타짜를 보면 ‘너구리’라는 인물이 나온다. 극 중에서 정 마담(김혜수 분)의 부탁을 들어주고 사례를 받는 탐정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가 하는 유명 대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난 돈만 받으면 돼’이다. 불현듯 타짜 속 너구리의 대사를 떠올린 이유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묘하게 겹치는 모습이 있어서다. 타짜를 보면 ‘너구리’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가 하는 유명 대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난 돈만 받으면 돼’이다. 타짜 속 너구리의 대사를 떠올린 이유는 최근 자본시장 분위기와 묘하게 겹치는 모습이 있어서다. (사진=영화 타짜 스틸컷)최근 자본시장은 펀딩(자금모집)에만 집중하면서 분위기를 관망하는 운용사들이 적잖다. 투자는 나중에 진행하고 일단 ‘기관들 돈만 받으면 된다’는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마뜩잖은 분위기에 섣부른 투자에 나서기보다 일단 실탄을 모아놓고 분위기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상반기에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혁신성장펀드 위탁운용사(10곳)에 이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 위탁운용사(5곳), 국민연금의 국민연금 PEF 위탁운용사(3곳) 선정 등이 있었다. 총 8000억원을 출자하는 국민연금 PEF 운용사로는 한앤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맥쿼리자산운용 등이 선정됐다. 캠코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일반리그에서 SG PE,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한투PE를, 루키리그에서는 제이커브인베-디케이파트너스(공동운용), 퍼즐인베스트먼트코리아-프롤로그벤처스(공동운용) 등 2곳을 선정했다.하반기에도 굵직한 연기금·공제회 출자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이 총 4000억원 규모의 국내 사모펀드(PEF)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에 나섰고, 산업은행이 총 3000억원을 투입하는 하반기 정책펀드 출자사업 시작을 알린 상태다. 이 밖에 교직원공제회, 수출입은행, 과학인기술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 출자 사업을 검토 중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상반기 선정 기조를 보면 꾸준히 업력을 쌓은 운용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투자금을 잃어선 안 되는 기관투자가들이 트랙레코드(투자이력)나 운용사 규모에 높은 점수를 준 결과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경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학연금의 경우 4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각 1000억원씩 출자하기로 했다. 지원 조건을 운용자산(AUM) 기준 5000억원 이상, 현재 결성 중인 펀드의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인 곳으로 한정했다. 사실상 대형사를 위한 매칭에 나설 것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상반기 콘테스트에서 성과를 낸 운용사들은 하반기 콘테스트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받은 펀딩 기회를 하반기에도 어필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노우볼’ 전략으로 많게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싹쓸이할 수 기회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금 분포가 여전히 일부 초대형 운용사에만 쏠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본시장 재분배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부분은 있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견급 이하 PEF 운용사에게는 기회가 줄고 있다”며 “독립계 PEF 운용사를 위한 리그를 따로 만드는 움직임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