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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데이터 쓰지마"…법은 머스크 편에 설까[궁금한AI]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구경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이 싸움 구경이라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를 둔 싸움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처음에는 머스크가 챗GPT를 상업화하는 MS를 비판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제 머스크도 본격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에 뛰어들며 본격적인 ‘수익’ 전쟁이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머스크의 입에서 ‘소송할 시간(Lawsuit time)’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여러 사정이 있었지만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시작은 머스크의 트위터였습니다. 트위터가 오는 29일부터 AI가 트위터의 데이터를 학습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유료화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MS는 마케팅 플랫폼에서 트위터 계정을 빼버렸습니다. 돈을 내고 너희 API를 쓰지 않겠다,는 거죠. 그러자 머스크가 이처럼 흥분하게 된 겁니다. MS가 트위터 데이터를 이용해 AI를 불법적으로 훈련했고 이것이 불법이니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거죠. 생성형 AI가 우리보다 한발 앞서 서비스화하고 있는 곳이다 보니 이 같은 갈등과 분쟁 등은 우리에게는 모두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비슷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거죠. 그렇다면 머스크의 말대로 MS가 트위터의 데이터를 학습한 것은 불법일까요? 트위터는 현재 웹 스크래핑을 금지하고 API 방식으로 수집 방식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일정한 신청이나 승인 절차를 거쳐서 데이터베이스의 스크래핑 용량이나 범위, 이용목적을 제한하고 있죠.미국의 컴퓨터 사기 및 남용법에는 ‘의도적으로 권한 없이 컴퓨터에 접근하거나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 일정유형의 정보를 취득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소송을 거론할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관련 판례는 복잡하다고 하네요. 트위터가 웹 스크래핑을 금지한 것은 기업의 ‘약관’일 뿐이고, 단순히 기업의 약관을 위반한 것을 국가가 처벌하면 형사처벌이 확대되니, 이를 막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이 같은 해석은 MS에는 유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소송의 시간’인 셈입니다. 그럼 국내에서도 생성형AI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머스크와 MS의 전쟁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경우에는 머스크와 MS, 법은 어느 쪽에 유리할까요. 현행 정보통신망법에는 ‘누구든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2021년 ‘야놀자 사건’의 판례를 보면 ‘여기어때’ 직원들이 ‘야놀자’가 운영하는 서비스 서버에 크롤링 프로그램으로 접속해 제휴 숙박업소 목록 등을 무단으로 복제한 행위를 ‘침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근거는 야놀자 API 서버에 별도의 보호장치가 없었고, 이용약관이 비회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고 하네요. 이쯤이면 머스크와 MS의 ‘소송의 시간’이 국내 사업자들에 더는 강 건너 불구경, 싸움 구경만은 아니지 않을까요.
- 수상하게 잘 풀리는 돈봉투 수사[검찰 왜그래]
-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야당 현역 의원 비리 수사는 난이도가 높은데다 자칫하면 ‘정치 탄압’이라는 역풍에 부닥칠 위험이 크지만, 이번 수사는 순풍을 타는 분위기입니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사업가 박 모 씨에게 불법 정치자금과 알선 대가로 약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이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 검찰, 녹음파일 3만개 살피는데…이정근은 ‘뒷짐’모드?이 씨는 통화 자동녹음 기능을 사용한 탓에 휴대전화엔 7년간의 통화녹음파일 3만개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들 녹음파일을 분석한 결과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6000만원 뇌물수수 의혹,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학영 의원의 취업청탁 의혹을 들춰냅니다.검찰은 문제의 녹음파일을 계속 살펴보던 중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후보 캠프가 현역 의원들에게 9400만원을 뿌린 정황을 포착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이들 과정을 놓고 야권 일각에서는 검찰이 ‘별건수사’를 했다고 지적합니다. 별건수사란 피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정황을 이용해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 행위로, 이는 위법한 증거수집 행위로 보기 때문에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녹음파일의 주인인 이 씨는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검찰이 모든 파일을 살피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이 경우 검찰은 확보한 증거들에 대해 일일이 사후영장을 받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합니다.하지만 별건수사 지적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증거를 확보했다”며 증거능력을 자신했습니다. 검찰이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았는진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씨가 검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녹음파일 제공에 사실상 협조하면 문제가 없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입니다. ◇ 왠지 이정근에 관대한 검찰…수상한 거래 오갔나이 때문에 각계는 검찰과 이 씨 간에 ‘유죄협상(플리바게닝)’이 이뤄진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유죄협상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내부 범죄를 증언하면 그 대가로 검찰이 형을 낮춰주기로 거래하는 것을 뜻합니다. 유죄협상은 미국·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이에 법원은 유죄협상을 통해 얻어낸 증거·진술의 효력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씨의 ‘10억원 불법수수’ 재판에서 검찰과 이 씨가 수상쩍은 관계를 맺은 듯한 정황이 드러납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뇌물의 액수가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알선수재 혐의 최대형량인 징역 5년을 구형하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3년은 다소 적어보였습니다.법원도 검찰의 구형이 석연치 않았는지 구형량보다도 높은 4년 6개월형을 선고하는 보기 드문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적정 기준에 맞춰 형량을 구형했는데 법원이 사안을 중대하게 본 것 같다”며 유죄협상 의혹에 선을 그었지만, 의심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습니다. 공교롭게도 대검찰청은 최근 유죄협상 도입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고, 참석자들은 부패범죄 수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유죄협상이 도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각계의 비판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죄협상 공론화·정당화에 나선 것인지, 이 씨 수사와 우연히 시기가 맞아떨어졌을 뿐인지, 진실은 검찰만 압니다.◇ 민주당 관계자 줄소환 예정…죄수의딜레마 시작되나 어쨌든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다수의 의원과 당직자들은 조만간 줄줄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전망입니다. 당시 사정을 훤히 아는 또다른 인물이 검찰과 ‘협상’하고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입니다. 이는 공범의 죄까지 대신 폭로해서 자신은 비교적 가벼운 형을 받고, 공범만 큰 형벌을 받도록 한다는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와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한편 돈봉투 의혹의 ‘최윗선’으로 지목되는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이정근 씨 녹음파일에서 드러난 송 전 대표의 개입정황은 비교적 뚜렷합니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불러 무게감 있는 진술을 얻어야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검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근 발언을 인용한 뒤 “저희도 수사에 적극적인 협조가 있기를 바란다”며 송 전 대표에게 조속한 귀국을 촉구했습니다. ‘대장동 의혹’ 등을 놓고 사사건건 극한 대립을 빚어온 검찰과 이재명 대표가 한 목소리를 낸 아이러니한 광경입니다.
-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우리 집’이 필요했을 뿐[씬(scene)나는 경제]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 속 장면 곳곳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담겨있습니다. 씬(Scene)을 통해 보이는 경제·금융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깊은 땅속으로 떨어지고 만 동원 등 주인공 일행. 드론 등으로 구호 물자를 받지만 땅 위로 올라갈 길이 막막하다. (사진=쇼박스)서울의 한 빌라로 이사한 중소기업 과장 박동원(김성균). 직장 후배는 아파트를 사서 시세 차익을 올렸고, 이웃 정만수(차승원)와는 사사건건 충돌하지만 그래도 내 집을 마련했다는 만족감이 큽니다. 직장 동료들과 밤늦게까지 집들이를 하고 난 다음날, 갑자기 집이 사라졌습니다.◇‘영끌’해서 마련한 우리 집, 500m 밑으로영화 ‘싱크홀’은 싱크홀에 빠져 땅속 500m까지 내려간 빌라에서 주인공 일행들이 겪는 탈출기를 그렸습니다.수도권 외곽에서 서울로 힘들게 출퇴근하던 박동원은 대출을 ‘풀로 땡겨서’ 서울의 신축 빌라로 이사 옵니다. 빌라가 위치한 지역은 장수동, 공단이 위치한 낙후한 지역 아니냐는 동료들의 지적에 ‘친환경 동네’라며 애써 위안을 삼습니다. 어찌됐든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우리 집’이니까요.그런데 이사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상한 징후들이 보입니다. 집이 기울면 창틀이 틀어진다고 하는데 창문이 뻑뻑해져서 잘 열리지 않고 아들 수찬(김건우)이가 거실에 구슬을 놓으니 한쪽으로 주르륵 굴러갑니다. 동원은 집에 하자가 있다는 불안감을 감지하게 됩니다.김승현(이광수) 대리 등 동원의 직장 동료들이 빌라에 머물고 있던 사이 갑자기 싱크홀이 발생해 빌라는 땅속으로 꺼집니다. 이때부터 일행들의 눈물겨운 탈출기가 시작됩니다.보통 재난 영화는 극적인 효과 속에서 주인공들의 역경이 두드러지지만 이 영화는 굳이 분위기를 무겁게 가져가지 않습니다. 수백미터 밑으로 빌라 한 개 동이 통째로 떨어졌는데 대규모 참사도 피했습니다.“티비는 언제 들어오냐”는 아들 질문에 “우리집을 보면 된다”는 동원. 강남의 아파트는 아니지만 아늑한 우리 집이다. (사진=쇼박스)싱크홀 영화가 개봉한 2021년보다 2년 앞선 2019년에 상영했던 ‘엑시트’ 역시 살인 가스가 가득 찬 도시에서의 탈출기를 유쾌하게 그리면서 900만 관객을 넘겨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싱크홀’도 비슷한 구조를 따라가며 관객을 끌어모으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200만 관객 동원에 그칩니다.빌라가 땅속으로 사라진다는 시도는 신선하지만 무기력한 정부, 자식들을 찾는 부성애와 모성애, 일행들을 살리기 위한 희생정신, 간간이 소소하게 터지는 코믹 요소들은 흥행에는 다소 모자랐던 게 사실입니다.물에 빠질 위기에 처한 일행들이 노란 물탱크 안에 들어가 탈출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긴 합니다. 싱크홀에서 죽다 살아난 김 대리 부부가 어디든 갈 수 있는 캠핑카를 거처로 삼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길거리 쫓겨날 처지의 피해자들, 지원 어떻게영화는 유쾌하게 마무리를 짓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싱크홀로 내 집을 잃은 동원은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우리 주변에는 살고 있던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바로 전세 사기로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입니다. 무책임하게 빌라 같은 주택을 수십~수백채 사들여놓고선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높은 ‘깡통전세’를 내놨던 집단들의 폐해가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싱크홀로 떨어진 남편과 아들 걱정에 주저앉고 마는 영이. 집을 잃게 된 충격은 어디에 비할바가 없을 것이다. (사진=쇼박스)전세 사기를 벌인 집단들은 일단 시중에 매물로 나왔거나 신축 빌라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사들입니다. 그리고 매매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전세가격을 책정해 세입자들을 부릅니다. 사실상 빌라를 살 때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는 ‘무갭투자’를 벌인 것이죠.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빌라 가격이 떨어지자 자본금도 얼마 없이 수백채 빌라를 사들인 ‘빌라왕’ 조직들은 대출 연체, 세급 체납 등의 위기에 놓입니다. 이들이 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집니다. 전세 보증금을 내고 살고 있던 임차인들은 집주인이 파산하면서 살고 있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됩니다. 전세 사기 조직들이 깡통전세를 담보로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았던 것의 역풍이 불어온 것이죠.수백채의 무갭투자 사례가 속속 나왔지만 미온적인 대처를 보이던 정부는 피해자들이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습니다. 금융권에게 전세 사기 관련 주택의 경매를 일단 유예하고, 피해자들에게 저금리의 대출 등을 지원하는 방안입니다.금융권도 경매 유예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금융 지원, 보험료 납부 유예, 카드 대금 납부 유예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습니다. 전세 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만큼 앞장선 것이지만 피해자들이 집을 되찾을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내가 살고 있는 집을 한순간에 잃지 않기 위해 예방에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전세 계약을 맺을 때는 근저당 등 권리 관계를 확실히 파악하고, 전세 대출 보증에도 가입하는 게 좋겠죠. 아울러 피해자들이 온전한 삶을 찾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도 빨리 나오길 바랍니다.[영화 평점 2.0점, 경제 평점 2.5점(5점 만점)]영화 ‘싱크홀’ 포스터. (사진=쇼박스)
- 투자가뭄이 뭐예요? 러브콜 받는 '알짜' 바이오 기업들[바이오 투자 한파]②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알짜’ 바이오텍에는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임상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냈거나 조 단위 기술이전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곳들이 기관투자가 러브콜을 집중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은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14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85.3% 올랐다. 회사는 프리 IPO(기업공개) 때만 해도 7000억원 대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지만 바이오 투심 악화로 공모가 기준 시총은 3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기술력에 대한 확신으로 과감히 IPO를 진행, 현재 시총 5000억원 대에 안착했다. 내년에는 시총 1조원을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스코텍(039200)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는 투자 한파 속 100억원 규모 시리즈B 펀딩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프리 밸류(투자 받기 전 기업가치)는 2000억원으로, 메리즈층권 IND본부가 주도한다. 제노스코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기대주로 성장한 ‘레이저티닙’ 최초 개발사다. 2015년 유한양행에 계약금 10억원을 받고 기술이전을 했고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받는 계약금과 마일스톤 및 판매로열티 40%를 각각 20% 비율로 나눠 받는다. 제노스코는 2017년 시리즈A 에서 92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투자자들은 ‘넥스트 레이저티닙’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조 단위 기술이전으로 성과를 보여준 만큼 후속 파이프라인 중에서도 레이저티닙을 이을 독보적 후보물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현재 제노스코의 후속 파이프라인으로는 인산화효소2(ROCK2) 억제제와 섬유아세포성장인자 수용체(FGFR2/3) 억제제,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이 있다. 회사는 투자금을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TPD 전임상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인공지능(AI) 의료기기 기업 휴이노는 시리즈A 당시 220억원이었던 밸류가 시리즈C에서 3000억원으로 폭발 성장했다. 회사는 설립 2년 만인 2016년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시리즈A에는 시너지아이비투자, 데일리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네오플럭스, 신한캐피탈 등이 참여해 83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유한양행(000100)이 시리즈A 라운드 후속 투자 성격으로 50억원을 투자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2020년에는 시리즈B에서 밸류 600억원에 200억원을 조달했고, 2021년 시리즈C 밸류 3000억원에 435억원을 투자받았다. 1년 새 밸류는 5배 뛰었고 누적 투자금은 약 80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한파 속 꾸준한 투자를 받은 이 업체들은 명확한 임상 데이터로 성과를 냈거나, 기술이전으로 시장성을 입증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실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상장 후에도 고무적인 임상 데이터 발표를 통해 꾸준히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자체 플랫폼인 ‘GI-SMART’ 기술을 활용한 이중융합 면역항암제 ‘GI-101’의 경우 최근 임상 1·2상 단독요법에서 긍정적 성과를 냈다. 암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CR)와 부분관해(PR) 각각 1건씩의 결과를 획득한 것이다. 기존 표준 치료에 모두 실패한 말기 고형암 환자들이 참여한 임상이라는 점에서 고무적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알레르기 치료제 ‘GI-301’에 대해서는 기술수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GI-301은 2020년 유한양행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오는 6월 임상1상 결과 공개를 앞두면서 기술이전 계약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이노는 진입장벽이 높은 의료 분야에서 기술력으로 신시장을 개척했다. 보유 중인 제품으로는 ‘메모패치’와 손목시계형 ‘메모워치’가 있다. 메모패치는 2019년 2월 ICT 규제 샌드박스 1호 기기로 선정됐고, 1년 만인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어 2021년 2월엔 신설 보험수가 개정고시 시행으로 보험수가까지 적용받게 됐다. 지난해 4월에는 유한양행과 메모패치 국내 판권 계약도 체결해 5월 출시됐다. 많은 AI 의료기기 업체들이 보험 수가를 희망하지만 높은 진입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끊겼다고는 하지만 돈이 몰리는 기업을 보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 등 아웃풋을 내는 곳이 많다”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꾸준히 실적을 쌓아가는 기업을 초기에 찾는다면 높은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뉴욕증시]내주 빅테크 성적표 나온다…잠잠한 시장 출렁일까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강보합 마감했다. 다음주 빅테크 실적이 줄줄이 나오면서 시장은 관망세가 짙었다. 지금까지 실적시즌은 비교적 잠잠한 가운데 다음주 빅테크의 성적표에 이목이 모아진다.(사진=AFP 제공)◇테슬라 소폭 반등…3대지수 보합2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7% 상승한 3만3808.9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9% 오른 4133.52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11% 뛴 1만2072.46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10% 오른 1791.51에 마감했다. 이번주 3대 지수는 모두 약세로 마감했다. 3대 지수는 각각 0.23%, 0.10%, 0.42% 떨어졌다.3대 지수는 장중 줄곧 보합권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시장의 이목이 모인 테슬라의 주가는 1.28% 반등한 165.08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는 전날 10% 가까이 폭락하면서 3대 지수 전체를 떨어뜨렸다.테슬라는 전날 주가 폭락 직후 주력 전기차인 모델S와 모델X의 미국 시장 내 최저가를 각각 3000달러씩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미국에서만 총 6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성 대신 점유율을 우선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테슬라 브랜드의 손상을 우려했는데, 이번 인상을 통해 만회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테슬라의 ‘로보택시’를 거론하면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기회 중 하나”라며 “테슬라 주가는 오는 2027년까지 200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했다.개장 전 세계 최대 생활용품 업체인 프록터앤드갬블(P&G)은 예상 밖 호실적을 거두며 투심을 지탱했다. P&G는 올해 1분기 1.37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올리면서 월가 전망치(1.32달러)를 웃돌았다. P&G는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10% 인상하면서 판매량을 줄었음에도 매출액과 순이익은 늘었다. P&G는 타이드, 팸퍼스, 팬틴, 오랄-B, 질레트, 페브리즈 등 유명 브랜드를 소유한 회사다. 이에 P&G 주가는 3.46% 뛰었다.BMO의 캐럴 슐레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까지 실적 시즌은 별다른 이벤트가 없는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지난 며칠간 주요 지수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이유”라고 말했다.이날 3대 지수는 다음주 빅테크 실적을 주시하며 큰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다. 인공지능(AI) 챗봇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오는 25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6일에는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성적표를 공개한다. 메타는 지난해 2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매출액이 감소했는데, 이번에 반등에 성공했을지 주목된다. 메타는 빅테크 중에서도 유독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 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실적 발표는 27일로 예정돼 있다. 아마존 역시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줄여 왔다. 그러나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아, 증시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모아진다.◇MS·구글·아마존·메타 실적 공개이날 우버의 라이벌 격인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리프트가 전체 직원 4000명 중 약 30%인 1200명 이상을 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프트는 지난해 11월 당시 700명을 해고했는데, 이번 구조조정은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이는 실적 부진 때문이다. 리프트는 지난해 4분기 당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공동 창업자인 로건 그린과 존 짐머가 지난달 각각 최고경영자(CEO)와 회장에서 사임했고, 데이비드 라이셔 전 아마존 부사장이 지난 17일 새 CEO로 부임했다. 이번 2차 해고는 라이셔 CEO 주도의 비용 절감 프로젝트인 셈이다. 리프트 주가는 이날 6% 이상 급등했다.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예상을 넘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이번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전월(49.3) 대비 소폭 상승했다. WSJ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49.0)를 웃돌았다. 서비스 PMI는 53.7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전망치(52.0)를 상회했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54%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1% 올랐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15% 올랐다.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65% 오른 배럴당 77.87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WTI 가격은 이번주 5.53% 내리며 5주 만에 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