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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투, 글로벌시장 확대…무서운 속도로 성장중 -유안타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유안타증권은 7일 실리콘투(257720)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 이어 글로벌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국가별 매출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라는 판단이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6만원으로 커버리지를 새로 개시했다. 현재 주가는 5일 종가 기준 4만1500원이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실리콘투는 K-뷰티 브랜드 제품을 자사 플랫폼(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전세계 약 160개 국가에 이커머스 역직구 판매, 기업고객에 수출하고 있다”며 “해외 지사를 이용한 현지화 사업, 국내 최초 자동화 물류로봇시스템(AGV)을 이용한 스마트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리테일과 홀세일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가별 매출에서 1위를 유지 중인 미국에 이어 네덜란드(유럽) 매출액이 2위를 기록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라며 “이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인기 있는 K-뷰티 브랜드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활용한 것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2023년 6월에 설립한 유럽 지사 1분기 매출액은 99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 매출액은 12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유럽에 이어 글로벌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실리콘투는 베트남, 러시아 법인, 중동시장 진출 계획을 통해 글로벌 K-뷰티 플랫폼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효율적인 마케팅 전략과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가진 것도 장점이다. 실리콘투의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율, 판매비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광고 선전 비율은 2022년 2%에서 올해 1분기 1.1%까지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샘플링을 통해 제품을 다양한 채널에 노출 시키고 있다”며 “브랜드와 협력해 특정 제품군을 주제로 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마케팅 비용 대비 높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리콘투와 협력한 430여개 브랜드 중에서 조선미녀, ANUA, COSRX, 라운드랩 등 브랜드가 성장세를 보이며 실리콘투의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이를 발판으로 향후 브랜드 협력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4년 실리콘투 매출액 예상성장률이 103.6%를 감안하면 타 화장품 기업 대비 밸류에이션 할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공공요금 현실화하고, 공익성 낮은 사업은 민간에 맡겨야"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윤종성 기자] 전문가들은 공공요금의 단계적인 인상을 통해 돈줄이 마른 한국전력(015760), 한국가스공사(036460), 철도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의 자금 흐름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공공성이 우선인 안전·복지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의 일부를 민간에 이양해 효율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전과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분을 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부채가 급격히 늘어났다”면서 “정부의 정책적인 판단에 의한 재무구조 악화다. 이젠 선을 넘었다고 보여지며, 더 늦기 전에 정책의 방향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우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1∼2022년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인상률은 21.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702.7%), 영국(173.7%), 독일(46.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물가 상승을 우려한 정부의 과도한 전기요금 인상 통제로 한전은 밑지고 전기를 팔아야 했다. 이로 인해 2021∼2023년 누적된 한전 적자는 43조원에 달한다. 가스공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2년 이후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약 200% 상승하는 동안 국내 가스요금은 약 43%만 인상됐다. 그 사이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20년 1조2106억원에서 △2021년 2조9298억원 △2022년 12조 207억원 △2023년 15조7659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미수금은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으로 분류한 것으로, 사실상 영업손실이다. 판매가가 원가보다 낮은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하면서 한전과 가스공사는 회사채 발행, 금융권 차입으로 근근이 버텨왔다. 두 회사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쓴 돈은 6조1300억원(한전 4조4500억원, 가스공사 1조6800억원)이다. 올 1분기에도 1조 5600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한전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등 급격히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대응해 송전망 투자를 서둘러 진행돼야 하는데, 현재의 적자 구조로는 어림없다”면서 “국민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구체적인 요금 인상폭을 제시했다. 그는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올 3분기에 kWh(킬로와트시)당 15~20원, 약 10% 가량 조정이 필요하다”며 “폭발적으로 쌓이는 가스공사의 미수금을 해결하려면 20%(MJ당 3.9원) 수준의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기·가스요금의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요금보다 역마진 폭이 큰 가스요금 인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출연·출자 또는 정부의 재정지원 등으로 설립된 공공기관들은 사회적 공익을 추구한다. 그래서 수익성이 낮아도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공공기관의 재무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공공기관들이 무리하게 국책사업을 진행하다 자금 부족으로 공사채를 발행하고, 이자비용이 커지는 자금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기능에 있어 안전·복지 등 공공성이 우선인 핵심 기능은 강화하되, 현업과 관련성이 적고 민간에서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사업은 민간에 이양·위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의 ‘밥그릇 챙기기’로 300개가 넘는 공공기관이 생겼다”면서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공공기관의 슬림화를 추진하고, 민간에 적합한 사업은 과감하게 이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윤석열정부가 비핵심 자산 매각, 정원 감축 등 경상비를 줄이려고 애쓴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공공기관 정상화의 핵심인 요금 인상, 적자 유발 사업 축소 등은 외면해 큰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 한전 202조· LH 153조 '빚더미'…공염불 된 '공공기관 개혁'
- [이데일리 윤종성 강신우 기자] 정부의 고강도 개혁에도 공공기관들의 재무구조가 계속 악화하는 배경에는 시장 논리를 외면한 과도한 공공요금 인상 억제 영향이 크다. 여기에 대규모 적자를 유발하는 정책사업의 확대, 비효율적인 기관 운영 등도 재무 악화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실 공공기관을 집중 관리해 정상화하겠다던 윤석열 정부의 공언(公言)이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공공기관 총부채, 1년새 38조 늘어 709조6일 이데일리가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와 함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조사·분석한 결과,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금융기관 제외)는 2023년말 기준 709조원으로 전년대비 38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총부채는 △2019년 524조6000억원 △2020년 541조8000억원 △2021년 584조3000억원 △2022년 670조9000억원 △2023년 709조원 등 매년 증가세다. 같은 기간 공공기관의 부채비율도 161.5%에서 183.0%으로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 493조2000억원이었던 공공기관 총부채는 2021년말 583조원으로 늘었다. 공공사업 규모를 키우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고용을 늘려 덩치를 키운 영향이 컸다. 이에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에 고삐를 좼다. 비대해진 공공기관의 몸집을 줄이고, 방만 경영을 관리해 재정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성과를 냈다고 보기 힘들다. 수익성 악화·재무 구조 취약을 이유로 윤석열정부가 집중 관리해왔던 재무위험기관 14곳마저도 부채가 증가했다.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개사(남동·동서·남부·서부·중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철도공사가 속한다. 지난해 이들 14개 기관의 총부채는 545조6100억원으로 1년 전(532조6400억원)보다 12조9700억원(2.4%) 증가했다. 정부의 집중 관리 속에 자산 매각, 신규 투자 제한 등을 총동원했지만, 부채 규모는 되레 늘었다.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77%가 이들의 몫이다. ◇ 밑지고 장사하더니…한전·가스公 부채 250조기관 별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값 급등한 상황에서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기와 가스를 공급했던 한전과 가스공사가 부채 순위 1, 3위에 올랐다. 특히 한전은 △2021년 145조8000억원 △2022년 192조8000억원 △2023년 202조 4500억원 등 러-우 전쟁 이후 부채 증가세가 가팔랐다. 지난 2년간 비핵심 부동산 매각, 사업 구조조정, 정원 감축, 본사 조직 축소 등 자구 노력에도 재무 상태는 악화일로다. 가스공사의 부채는 47조4300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약 7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이행해 2022년 52조원에 달했던 부채를 크게 줄였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미수금이 문제다. 미수금은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으로 분류한 것으로, 사실상 영업손실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20년 1조2106억원에서 지난해말 15조7659억원으로 13배 늘었다. 김동철 한전 사장과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이 연이어 기자간담회를 열어 ‘요금 현실화’를 호소한 것도 전례없는 재무 위기 때문이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자산 매각과 사업구조 재편 등 기관들의 자구노력만으로는 부채 감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철도公·석탄公 등 7곳, 이자보상비율 1 미만LH는 신도시 주택건설, 임대주택 등 정책사업의 확대로 부채가 증가한 경우다. LH의 부채 규모는 152조84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조원 가량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부채 중 42%(65조원)는 매수자 선수금, 임차인 보증금으로 이자를 부담하지 않는 회계상 부채”라며 “45조원 가량은 정책기금인 주택도시기금에서 조달해 이자가 연 1∼2% 수준으로 낮고 30년 장기 상환 구조라 재무관리가 용이하다”고 말했다.원전 운영사인 한수원은 부채 46조300억원으로 최다 부채기관 4위에 올랐다. 1년 전(43조2600억원)과 비교하면 2조7710억원 늘었다. 한수원의 부채는 원전해체충당부채(원전해체비용, 고준위폐기물처리비용, 중저준위폐기물처리비용)과 발전소 건설·설비보강에 쓰이는 차입금이 주를 이룬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체 부채 중 25조원 이상이 원전해체충당부채이고, 약 15조원은 차입금”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공공기관 328곳 가운데 58%인 189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전년대비 증가했다. 또 한전(543.3%), 가스공사(482.7%), 지역난방공사(280.7%), 한국철도공사(237.9%), LH(218.3%), 중부발전(202.0%) 등 6개 공기업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다. 이자비용 지출은 △한전 4조4500억원 △가스공사 1조6800억원 △한수원 7000억원 △도로공사 6800억원 △석유공사 4900억원 순으로 많았다. 공공기관의 이자비용 총액은 1년새 3조5600억원 늘어 11조490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 중부발전, LH, 광해광업공단, 대한석탄공사, 한전, 철도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7곳은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익성·안전성 지표다. 1이 넘으면 회사가 이자비용을 내고도 수익이 난다는 뜻이고, 1보다 낮으면 번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정부가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등 공공기관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놓고는 재무 건전성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 아니냐”면서 “전 정부의 방만한 공공기관 운영을 지적하던 윤석열정부가 주요 지역에서 민생 토론회를 열어 선심성 정책사업을 쏟아내며 공공기관의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 꼬치꼬치 캐물어 보니 더 맛있는 '꼬치구이'[이우석의 식사]
- 닭꼬치[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난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라면이 아닐까 정의했다. 그간 인류는 다양한 지식을 동원해 음식과 관련한 발견과 발명을 거듭했다. 그 과정에서 숙성과 발효의 원리도 발견했다. 급기야는 화학과 물리학을 동원해 ‘분자요리’란 것도 고안했다. 초저온, 고압, 기화, 저온 장시간 가열 등의 초자연적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요즘 요리에 쓰고 있다. 그럼 가장 먼저 나온 요리는 무엇일까.◇인류가 최초로 고안한 조리도구 ‘꼬치’양꼬치인류가 고안해 낸 최초의 조리도구는 꼬치(꼬챙이)다. 불을 쓰기 시작하고 바로 익혀 먹을 방법은 아무래도 꼬치밖에 없다. 넓적한 돌을 얹어 익히는 방법도 있지만 ‘조리도구’라기엔 아무래도 그 창의력이나 정성이 모자란다.안타깝게도 인류는 식기보다 불을 먼저 발견했다. 솥도 석쇠도 생겨나기 전이다. 고기를 익힐 수 있었으되, 당시 마땅한 그릇이 없었다. 그저 돌 주먹도끼로 고기를 잘라 불에 던져넣을 수밖에. 불 속에 던져진 고깃덩이는 쉽사리 타버리기 때문에 제대로 익지도 않았고 버려지는 부분도 많았다.어느 날 호모에렉투스 중 누군가 인류 최초의 주방용품을 발명했다. 고기나 어패류, 채소를 불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구울 수 있게 됐다. 모두가 편안히 골고루 익은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꼬챙이의 역할이었다.꼬챙이의 발명.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한 하이테크 기술이었다. 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불에 올리기 전에, 이미 그 상황을 상상하고 꼬치를 뾰족하게 다듬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식재료를 나뭇가지에 줄줄이 꿰어 굽는다는 것은 모닥불, 즉 직화의 가장 선명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리기술이다. 인류의 ‘요리 역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사건이었다.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요리법은 불을 사용해 식재료에 열을 가한다는 점에서 현대 요리법의 기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열을 가할 것이냐는 골치 아픈 숙제였다. 자연석으로 화덕을 구성하거나 흙을 빚어 토기 정도라도 만들기 전에 신석기 인류는 고기를 나뭇가지에 꿰어 불에 익히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다.그 방법은 정말 과학적이면서 매력적인지라 지금도 원형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꼬치구이’다.모든 요리법의 기본이면서 이글거리는 불과 연기가 첨가돼 맛도 좋아진다. 마이크로파, 광파 등 첨단 기술을 응용한 주방기구가 발명된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원시 그대로의 꼬치구이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맛 때문일 것이다. 세계 각국에도 다양한 꼬치 문화가 발전하며 유지되고 있다. 우선 따로 한자 ‘찬’(串)자가 있을 정도로 한자 문화권에서 중요한 식문화였다. 꼬챙이를 뜻하는 ‘찬’은 ‘천’, ‘곶’이라고도 읽는데 중국 신장웨이우얼 지역에서 태동해 중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양꼬치 ‘양러우촨’이 대표적 중국 꼬치 음식이다.일본은 야키도리, 또는 구시카쓰, 터키는 시시케밥, 이란은 샤와르마, 러시아는 샤실리크, 브라질은 슈하스코, 말레이-인도네시아에선 사태 등 세계 각지에서 꼬치는 독자적 영역을 지키고 있다. 그리스는 이로스 또는 수블라키로 부르는데, 재밌는 점은 터키 케밥의 원조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발 김치공정 같은 일들이 우리에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미국에서도 서부 개척 시대부터 먼 길을 떠나는 총잡이나 카우보이들이 꼬치구이를 상식해 왔다. 이것이 결국 바비큐 스큐어(꼬챙이)의 역사로 이어졌다.◇동북아 최고 육식 국가 한국의 대표 꼬치요리 ‘산적’전통 꼬치구이 산적.우리나라에는 ‘산적’이 대표적인 꼬치구이다. 이름 뜻 그대로 고기와 채소 등을 저며 꼬챙이에 꿰어 구운 것이다. 동북아 최고 육식 국가답게 문헌으로 전해지는 다양한 꼬치구이 식문화가 있었지만 결국 산적만이 대중적으로 남았다.다만 직화가 아닌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굽는 형태로 바뀌었다. 편의상 고기가 사라지고 게맛살과 햄이 그 자릴 차지해 아쉬움이 남는다. 외국인들이 “전통음식 맞냐”고 어리둥절해할 만하다.원래 산적은 고기와 대파, 무 등을 함께 꿰어 숯불 화로에 굽는 형식이다. 지역에 따라 단무지를 꿰는 경우도 있고 고기와 문어(오징어), 상어 등을 함께 저며 끼워 넣기도 한다.낙지호롱구이아예 해물로 꼬치를 꿰기도 하는데 호남 지방의 낙지호롱이 대표적이다. 이는 처음부터 조리를 직화 꼬치구이로 하기 위함도 있지만, 제사상에 올리려고 일부러 연체동물인 낙지에 ‘뼈’를 만들어 주는 의미도 있다. 호남 지역 제사상에는 뼈 없는 생선을 올릴 수 없었던 까닭이다.‘설하멱’도 있다. 설하멱이란 ‘눈 오는 날 찾는 음식’이란 뜻이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말로 넓게 저민 소고기를 꼬치에 꿴 후에 기름장을 발라 굽는다고 설명되어 있다. 육식을 금지한 고려 때 나온 말이다. 세계 최대 ‘육식 국가’ 원나라 침략을 받은 중기 이후에 처음 문헌에 등장한다.해동죽지에 그 조리법이 잘 나와 있다. ‘설하멱은 쇠갈비나 염통을 대나무에 꿰어 기름장으로 조미해 굽다가 반쯤 익으면 냉수에 잠깐 담가 식혔다가 센 숯불에 다시 구우면 눈 오는 겨울밤의 술안주에 좋고 고기가 몹시 연하여 맛이 좋다’고 했다. 현대에 들어 생겨난 산적으로는 소떡소떡이 유명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식거리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야키토리일본은 닭구이를 뜻하는 야키도리라 부르지만 꼭 닭만 재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야키도리 집에는 닭꼬치뿐 아니라 채소, 돼지고기, 가공육 등 다양한 재료를 취급한다.닭도 순살만 쓰는 게 아니라 날개(데바사키)와 연골(난고쓰), 껍질(가와), 간(레바), 염통(하쓰), 근위(즈리), 다진고기(쓰쿠네), 목살(세세리), 벼슬(도사카) 등 수없이 많은 분류가 있다. 소금간이나 간장양념(다레)을 기본으로 전용화로(야키바)에서 일일이 부채질로 구워낸다.야키도리의 가장 기본은 네기마다. 대파와 다릿살을 번갈아 꿰어낸 것으로 불에 구운 대파의 향긋함이 고기와 퍽 어울린다. 단순해 보이지만 익는 시간이 서로 달라 잘 굽기가 만만찮다.시나몬 사과 구시가츠과연 굽기만 했을까. 손에 들고 먹기 좋으니 튀기기도 했다. 여러 재료를 꿴 꼬치를 튀겨낸 구시카쓰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신세카이) 명물로 전국적 인기를 끌었다. 도쿄를 비롯한 간토와 나고야, 간사이 스타일이 생겨났다.중국은 주로 양고기를 꼬치에 꿴다. ‘양꼬치엔 칭다오’를 내세운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중국 양꼬치 양러우촨은 대중적 안줏거리다. 2000년대 들어 대한민국에 양고기 대중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저렴하고 향신료(쯔란)의 중독성이 있어 특히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양고기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이들도 많지만 다행히 국내에서 파는 양꼬치는 현지의 것보다 문턱이 낮다. 대부분 6개월 미만 양을 사용하는 까닭이다. 양꼬치 역시 일본 야키도리처럼 다양한 재료를 쓴다. 소고기나 소 내장, 혈관 등도 함께 구워준다. 결국 양꼬치나 야키도리나 식재료 이름이 아니라 이젠 굽는 방식을 일컫는 이름이 됐다.큼지막한 고기를 칼처럼 긴 쇠꼬챙이에 구워다 주는 신장웨이우얼식과 가느다란 철사와 한입 크기로 구성한 북방식 양꼬치가 유명하다. 한국에는 대부분 북방 양꼬치가 들어와 있다.가게마다 다르지만 보통 누구나 무릎을 칠 만큼 신통한 전동식 구이화로를 중국 양꼬치 집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절로 꼬치를 빙글빙글 돌려주는 방식이다. 인류가 처음 꼬치구이를 할 때보다 유일하게 진화한 기술이다.◇타르타르·케밥·수블라키 등 세계가 즐기는 꼬치 요리러시아 샤슐릭서양식 꼬치는 중동식과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연방(CIS)을 비롯한 러시아에는 ‘타르타르’식 양꼬치인 샤실리크가 유명하다. 샤실리크는 1m 가까이 되는 거대한 쇠꼬챙이에 어린아이 주먹만 한 양고기 덩어리를 뭉텅뭉텅 썰어 찔러 넣고 석탄에 굽는 방식이다. 한국, 중국이나 일본 등 동양식과는 다른 점은 조리만 꼬챙이로 하고 먹을 때는 꼬치를 해체해 빵이나 밀전병 등에 싸 먹는다는 것이다.아랍식 양꼬치도 있다. 좀 더 매콤한 양념에 재운 양고기를 꼬치구이로 구워서 내준다. 칼칼하니 우리 입맛에 맞는 편이지만, 향신료와 고수를 곁들인다면 또 다르다. 매우 이국적 정취를 맛볼 수 있다.터키 케밥은 샤실리크보다 더 크다. 커다란 고깃덩이를 꼬챙이에 꿰어 빙빙 돌려 구워낸 다음 고기만 따로 저며 접시에 담는다. 그리스 수블라키처럼 화덕에 구울 수도 있고 케밥 노점처럼 간접 가열 방식으로 오랜 시간 구워 고기만 따로 제공하기도 한다. 얼핏 보면 꼬치가 아닌 듯한데 사실 고기만 컸다 뿐이지, 그 원리나 형태는 꼬치구이와 동일하다.중유럽에 속하는 발칸반도 국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꼬치구이가 있다. 오스만 튀르크(터키)의 영향을 받은 셈이다. 이름도 체바피라 해서 케밥과 비슷하다.케밥과 체바피는 밑간을 충분히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꼬치구이의 원형에서보다는 좀 더 진화된 형태다.강력히 원조임을 주장하고 있는 그리스 수블라키는 향신료로 밑간을 한 돼지고기를 꼬치로 만들고 이를 빼서 레몬즙과 후추, 요구르트 소스 등을 곁들여 먹는다.이외에도 중국 베이징의 불가사리와 전갈 꼬치, 가당 과일 디저트 빙탕호로, 대만 취두부 튀김꼬치, 동남아 야시장의 사태 꼬치와 더불어, 한국 선술집의 은행알 꼬치, 참새구이 꼬치, 학원가 노점의 인기 메뉴인 커다란 한국식 닭꼬치 등 세계 전역 메뉴에 여전히 꼬챙이가 쓰이고 있다.한 원시인의 발명이 현생 인류의 식탁에 맛있는 꼬치구이를 올려놓고 있다. 유월의 피크닉과 캠핑장에도 어김없이 꼬치가 함께 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쓰임새를 인정받고 있는 물건도 드물다.◇꼬치맛집▶쿠이신보=다양한 일본 정통 야키도리를 파는 전문점으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이다. 강남과 용산 등에도 분점이 있다. 부위별로 잘라 밑손질을 한 야키도리를 바로 구워서 낸다. 가라아게, 치킨난방, 요세나베 등 곁들이는 안주 메뉴도 다양하다. 문배술 등 다채로운 주류를 파는데 특히 하이볼 맛이 일품으로 소문났다. 서울 마포구 양화로6길 38 2층.0.▶도리방=한국식 꼬치구이를 파는 선술집으로 오랫동안 다동 음식문화거리를 지켜오고 있는 집이다. 특히 군참새 꼬치구이를 파는 집이라 일명 ‘참새골’이라 불린다. 식용 참새를 잘 발라낸 다음, 얇은 대나무 꼬챙이 꿰어 앞뒤로 숯불에 구워내 안주로 낸다. 고소하고 바삭한 맛이 특징이다. 은행알과 버섯, 키조개, 새우, 장어, 염통 등 메뉴도 다양하다. 서울 중구 다동길 36. ▶쿠시카츠 쿠시엔=일본 꼬치튀김 구시카쓰를 전문 취급하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집이다. 정통 구시카쓰 집답게 메뉴만 작은 글씨로 한 페이지에 달한다. 하나씩 즉석에서 튀겨내 제공하니 다양하게 주문해 놓고 코스처럼 조금씩 종류별로 맛볼 수 있다. 돼지 갈비, 항정살과 존슨빌 소시지, 새우 등 끼니로 거뜬한 재료부터 카망베르 치즈와 시나몬사과 등 디저트로도 딱 좋은 메뉴까지 모두 꼬치로 맛볼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5나길 18.
- 유럽의회, 오늘부터 나흘간 선거…'극우 바람' 부나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유럽연합(EU)의 입법부 역할을 하는 유럽의회 선거가 6일(현지시간)부터 나흘 간 27개 회원국에서 열린다.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를 표방한 정당들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EU의 기후·국방 정책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6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첫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시민들이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CNBC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5년 임기의 유럽의회 의원 720명이 선출된다. 유권자 수는 3억7300만명으로 각국 선거법에 따라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이날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7일 아일랜드와 체코(~8일), 8일 라트비아, 몰타, 슬로바키아, 이탈리아(~9일), 마지막 9일에는 나머지 20개 회원국에서 이뤄진다.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는 회원국의 투표가 끝난 9일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회원국 간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먼저 투표를 하더라도, 선거 결과는 미리 공개하지 않는다. 유럽의회는 입법권을 비롯해 예산안 심의·확정, EU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갖는다. 국적이 아닌 정치·이념 성향으로 뭉친 정당 간 연합체인 ‘정치그룹’이 교섭단체 역할을 수행한다. 개별국가 선거 결과는 정치그룹이 유럽의회에서 확보할 수 있는 의석수를 좌우한다. EU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선거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EU 지역에서 극우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함에 따라 기후 정책이 후퇴하고, 국방비 지출이 늘어나는 등 보호주의 정책이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여론조사 분석업체인 ‘유럽 일렉트’ 발표에 따르면 강경 우파 성향 유럽의회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의 예상 의석수는 79석으로 지금보다 10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ECR보다 더 우파 색채가 짙은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69석으로 지금보다 무려 20석이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이번 선거의 전체 의석수가 720석으로 기존 705석에서 15석 늘어난 점을 반영하면 ECR은 9.8~11.0%, ID는 7.0~9.6%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반면 현재 주류 세력인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 등은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PP는 현재 176석(25.0%)에서 182석(25.2%)으로 의석수가 늘어나지만, 나머지 중도 성향 정당들은 영향력이 줄 것으로 보여 EU 정책 전반에서 우파 정당들의 입김이 강해질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난민 문제, EU 지역 경기 부진과 고물가, 사회불안 등이 맞물리면서 극우 세력이 약진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중국 등과의 대외 관계가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유럽연합 의원들과 관료들은 2020년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역과 기후, 방위 정책에서 모두 이견을 보여 이번 대선에서 백악관의 주인이 바뀔 경우 EU 역시 정책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분담금 납부를 미루면 러시아의 공격에서 보호하지 않겠다며 압박해온 전력이 있는 만큼 차기 EU 정책 입안자들은 국방비 지출을 지금보다 더 늘리고, 회원국간 협력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EU의 행정부에 해당하는 유럽위원회는 유럽의회 선거가 치러지고 며칠 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U는 중국을 전략적 라이벌로 인식하고 있지만, 기후와 지정학적 문제에서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는 기조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후 정책은 후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5월 말 리서치 노트에서 “EU 의회의 우경화는 추가적인 환경 법안의 속도를 늦추고 203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의 단계적 폐 지 등 기존 합의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원자력과 가스 채굴에도 지원들 더 늘릴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