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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th W페스타]`철인 28호` 이은경 회장 "감성의 시대..여성은 블루오션"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별명은 ‘철인 28호’. 타고난 강철체력에 큰 어려움 없이 50여년을 지냈다. 일과 가정의 균형보다는 일이 우선이던 시절을 지낸 그녀는 이제 후배들이 ‘사람’을 중시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을 돕고 싶다. 주인공은 이은경 여성변호사회장이다. 그는 30회 사법시험을 합격(연수원 20기)하고 여성화장실조차 없었던 1991년 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11년간 법관을 지냈다. 임관 12년만인 2002년엔 법복을 벗고 이은경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당시 지원 앞에 개인 이름의 변호사무실을 낸 최초의 여성 법조인이었다.앞만 보고 달려오던 그는 사무실 개업과 함께 여성 후배들에게 어떤 모델을 보여줄 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변호사로 사람을 돕는 일을 하다 보니 서로 호흡과 눈높이를 맞추며 문제를 해결하는게 판사보다 더 적성에 맞았다. 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산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저의 모든 희망은 사람이다. 과거를 뒤돌아보지 않고, 미래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과거에 있어 너무 잘한 것은 교만을 낳고, 없애고 싶은 건 자기연민과 혐오만 낳기 때문이다. 미래 역시 어떤 일이 어떻게 생길 지 모른다. 제 인생 목표는 오늘 하루 이 순간이다.”이처럼 밝은 에너지의 그녀에게도 고통은 있었다. 한 번의 쓰디 쓴 실패 후 2010년 만난 지금의 남편은 더없이 큰 동반자이자 ‘강철 멘탈’의 에너지원이다. 어릴적부터 기도편지를 매일 아침 써주신 어머니의 세심함도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정말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두 사람이 뭉쳐 21명의 역할을 합니다. 변호사이자 목사인 저의 남편은 나란 사람이 가진 장점을 북돋아주고, 단점은 덮어주고 기다려주고 받아줍니다. 의견을 나누면 새로운 시각을 주고 끊임없이 상호작용하죠. 이건 축복이에요.”이런 남편인 덕에 분노나 원망이 생길 때면 감정과 자신을 분리해 생각을 정리하곤 한다. 그 중심에는 신앙이 자리한다. 게다가 남편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굉장히 자상하게 돌봐주고 있다. 재혼으로 딸 다섯의 부자가 된 그들은 일단 기대하고 기다린다. 아이들이 속을 썩일 때면 당장 채근하고 싶은 맘이 들지만, 잔소리하지 않고, 조급하게 밀어부치지 않는다고 했다. “저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간섭, 조율,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 본인 스스로 결정하게끔 한다. 그 과정에서 기다리고, 기대하며, 매일 기도하고 조언하는 게 전부다.”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산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이 회장은 출산과 육아에 있어서는 보다 섬세한 사회적 시스템과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산과 육아에 대해선 우리 사회게 획기적인, 상상을 초월할 법한 일을 해야 한다. 예컨대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것 보다 셋째를 낳으면 대학을 무료로 지원한다든가 하는 식”이라며 “대신 여자도 군대를 가고, 모든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남녀 동수로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고리타분한 법과 함께 평생 지내온 사람의 아이디어라기엔 상당히 획기적이다. 그는 엘리트인 법조인들이 자기 오류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하며, 사회가 엉뚱한 곳으로 갈때 ‘강한 브레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실 황제 CEO 시대는 지났잖아요. 힘과 권위에 의해 억누르는 시대는 가고, 4차 산업혁명, 멀티테스킹, 여자에게 유리한 감성의 시대에요. 수평적 리더십과 겸손, 배려, 포용은 여성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와 희망이 여성에게 있고, 여성은 블루오션이에요. 여성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져야 하죠.”너무 열심히 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은경 회장. 그녀는 여성의 행복이 가정과 사회의 행복을 이끈다고 믿는다. “성공을 위해 뛰어난 리더가 되겠다고 달려가는 꿈과 용기도 좋다. 다만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까 구체적인 틀을 연구하는 게 필요하다. 우울, 근심, 공포, 불안, 걱정을 대신할 행복의 자리를 어떻게 만드는 지 머리를 맞대보자. 이제 여성은 우리 인류와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데 노력해야 한다.”언제나 사람을 향하는 그녀의 이야기. 감사로 하루를 시작해 배려와 기다림으로 지내는 시간들이 다섯아이의 엄마임에도 다양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지 싶다. 이은경 여성변호사회장은 10월 25일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제 6회 이데일리 W페스타 Scene3 느낌표(!) ‘최선을 다할 때 우리가 빛난다’에서 초기 여성리더로서의 어려움과 인생 2막,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찾는 길까지 다양한 경험을 들려줄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W페스타 홈페이지(www.wwef.or.kr)를 참고하면 된다.
- [카레이서 스토리] 쉐보레 레이싱팀 이재우 감독 -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ap...
-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우수한 기술력과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쉐보레 레이싱팀을 이끄는 절대적 존재이자, 국내 카레이서 계보에 있어 가장 풍부한 경험과 출전 경험을 가진 이재우 감독.지난 2007년 GM대우 레이싱팀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 이후 GM대우 그리고 쉐보레를 대표하는 선수이자 철저함으로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 기록되고 있다.매 경기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그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GT챔피언십 현장에서 만났다.기계적 호기심에서 시작된 자동차와의 인연이재우 감독은 “늘 그렇겠지만 남자라 그런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라며 “지금 아이들이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나 역시 그냥 수동, 자동으로 움직이는 그런 장난감이나 자동차의 형상을 한 프라모델 같은 것들을 통해 어떤 기계, 혹은 움직이는 사물에 대해 흥미가 생기면서 자동차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그리고는 “사실 청소년 기에 접어 들 때에는 처음 스쿠터 쪽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돈을 모아서 스쿠터를 사기도 했고, 또 꾸미면서 즐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재우 감독은 “다른 친구들과 차이가 있었다면 기계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정비 책을 사서 스쿠터를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기계적 구조나 구동 원리 등을 파악하고자 했다”라며 독특한 이력을 들려줬다.이재우 감독은 스쿠터 이후에야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자동차 자체와 구조, 기술적인 부분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만큼 정비를 공부하기도 했고, 또 관련된 자격증을 따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라며 “이러한 행동 덕분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서 고등학교 졸업 전에 운전면허를 땄고, 졸업하자마자 스쿠프를 사면서 첫 차를 소유하게 되었다”라며 웃었다.이어서 스쿠프에 대해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며 “지금도 생각해보면 참 웃긴 것이 스쿠프를 사고 정말 기뻐하면서 며칠 동안 차에서 잠을 자며 ‘누가 차를 망가뜨리진 않을까?’ 혹은 ‘훔쳐가진 않을까’라며 조심초사 했던 것 같다”라며 “당시에 살던 곳이 축산 농가가 많은 시골 마을이라 차를 상하게 할 요인도 없었는데 괜히 들 뜬 마음에 웃지 못할 기억을 만들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튜닝 그리고 레이스의 시작국내 카레이서 중 개인 통산 최다 출전의 경력을 가진 이재우 감독의 레이서 커리어의 시작이 궁금했다. 이재우 감독은 “군대를 제대한 후에 친구와 함께 작은 경정비 사업을 시작했다”라며 “당시에는 경정비라고는 했지만 듀얼 머플러를 제작해서 판매하고, 서스펜션 교체나 튜닝 그리고 직접 가공해서 제품을 제작하는 일이 많아 지금 생각해보면 커스텀 튜닝샵에 가까웠다”라고 말했다. 튜닝 사업을 한 덕분에 당시 소유했던 에스페로는 정말 많은 부분을 튜닝되어 있었다고 말했다.이재우 감독은 “그렇게 차량을 튜닝하고 운전하던 시기 같은 튜닝 업계에 계신 선배 한 명이 ‘공도는 위험하니 서킷을 가라’고 권유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당시 이재우 감독은 ‘카라이프’ 매거진을 통해 국내에도 모터스포츠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자동차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권유를 받았을 때 정말 ‘내가 무슨 레이스야..’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고 회상했다.이재우 감독은 “허황된 이야기 같았으나 막상 이야기를 들으니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도전 의식이 생기면서 샵을 같이 운영하던 친구에게 모든 걸 맡기고, 인천 다이내믹 레이싱 팀에 찾아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이재우 감독은 다이내믹 레이싱팀의 소속으로 규정에 맞춰서 하나씩 하나씩 튜닝을 하고 차량을 준비했고 1995년 현대전에 출전하면서 레이스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이재우 감독은 “사실 레이스 커리어 초반에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한 경기 출전 비용이 다소 부담되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성적에 한 시즌을 치르면서 점점 의욕이 사라지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때문일까? 이재우 감독은 첫 시즌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최종 경기까지만 나가고 그만하자”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하지만 반전이 시작됐다. 이재우 감독은 “운명의 장난인 건지 그만 두기로 결정했던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라며 “우승을 하며 ‘이 맛에 레이스를 하는구나’라는 생각과 ‘레이스를 계속해야겠다’라는 결심이 생기게 되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상신 브레이크 측에서 출전 비용을 지원한 덕에 경기 준비 역시 수월해졌다. 결국 이재우 감독은 이듬 해 7경기 중 다섯 경기를 우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이 때 이재우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 레이스를 해야겠다’라고 결심했다.정신 없던 레이스 커리어이재우 감독은 97년 현대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98년 창단을 하게 된 대우 레이싱팀(모아모아)으로 이적하게 되었다. 이 감독은 “라노스를 타고 98 시즌 챔피언에 올랐고, 다음 해 누비라를 가지고 대회 출전을 준비하다가 내부 문제로 인해 단 한 경기만 출전하게 되었다”라며 “내 기억으로 99년 8월 즈음 낙산 해수욕장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여 후 팀 탈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하지만 혼자가 된 이재우 감독은 곧 새로운 거처를 찾게 되었다. 이재우 감독은 “당시 타이밍이 좋았는지 그 때 카맨파크에서 제안이 들어와서 고민할 것도 없이 합류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카맨파크는 체계적이고 독립적인 시스템을 통해서 선수 및 팀원들의 활동에 있어서 무척 자유롭고 탄탄한 지원이 돋보였다”라며 “함께 했던 오일기 선수와 함께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즐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이재우 감독은 “2001년도, 카맨파크의 해산으로 인해 잠시 방랑하던 시기가 생겼다”라며 “당싱[는 이레인과 벤투스 팀을 전전하며 미래가 다소 불투명했던 시기”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그런 방황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는 찾아왔다.이재우 감독은 “그러던 중 인디고 레이싱팀의 영입 제안을 받아 새로운 터전을 가지게 되었다”라며 “지금이야 인디고 레이싱팀이라고 한다면 국내 최고의 명문 팀이었으나 당시의 인디고 레이싱팀은 발전해가는 과정이었고, 팀과 내 스스로가 하나하나 발전해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새로운 시작, GM대우 레이싱과 쉐보레 레이싱이재우 감독을 상징하는 건 역시 ‘쉐보레’라는 타이틀이다. 이에 이재우 감독은 “GM대우 레이싱팀은 이미 2006년 하반기부터 주원규 감독 체제로 운영이 되고 있었고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팀”이라며 “2007년 GM대우 레이싱팀으로 이적을 하게 되었고, 팀 내에서도 원-맨팀으로는 운영할 수 없다라는 결정을 내렸는지 오일기 선수를 영입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 감독은 “오일기 선수와 이전부터 절친한 관계였으나 결코 오일기 선수를 내가 영입하자고 권유했던 건 아니었다”라며 웃었다.GM대우 시절을 회상한 이재우 감독은 “당시 레이스는 아직 시스템이나 규정도 체계적이지 않았고 GT에서 S2000 클래스로 출전 클래스를 옮겼던 만큼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덕분에 GM대우 레이싱팀은 창단 첫해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이어가며 지금의 쉐보레 레이싱팀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토대를 쌓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게다가 현 금호 엑스타 레이싱의 김진표 감독 영입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재우 감독은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오일기 선수가 팀을 이탈하게 되었다”라며 “그 때 오일기 선수가 자신의 대체 선수로 현재 금호 엑스타 레이싱의 김진표를 추천했다”고 말했다.이재우 감독은 “내심 ‘일기만큼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경기를 해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입 후 정말 빠른 기량 성장으로 큰 문제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라며 김진표의 영입에 대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한편 현재의 라인업 구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재우 감독은 “김진표 감독이 이적을 통보한 후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라며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고민을 했었는데 ‘어떤 선수를 영입해야 호흡이나 성적 부분에서 매끄럽게 운영할 수 있을까?’가 중요한 기준이었다”라고 말했다.이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 “예전 알스타즈 시절부터 꾸준히 활동하며 많이 대화를 나눴던 안재모 선수가 떠올랐고, 편하게 팀 이적 제안을 했고 안재모 선수가 흔쾌히 수락하며 새로운 라인업이 갖춰지게 되었다”라고 말했다.이재우 감독은 새롭게 영입한 안재모에 대해 “현재까지의 모습을 본다면 무척 만족한다”라며 “지난 시즌의 경우에는 바쁜 일정 속에서 성실한 자세로 대회에 임해 GT 클래스 시즌 챔피언에 오르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고 선수 개인으로서는 기대 이상의 발전과 기량 향상이 돋보이고 또 선수로서, 팀원으로서 노력하는 자세도 우수하다”라며 높게 평가했다.투어링 카에 빠진 이재우 감독베테랑 드라이버, 이재우 감독의 눈은 늘 F1보다는 WTCC나 BTCC를 향해있다. 이재우 감독은 “흔히 레이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보통 F1을 목표로 삼는 것 같은데 스스로를 생각하면 F1에 대한 꿈을 무척 일찍 버렸던 것 같다”라며 “대신 해외 모터스포츠 비디오를 보면서 투어링카 레이스 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말했다.그는 “레이스에 대해 어떤 철학이나 기준을 가지게 된 계기를 준 BTCC와 같은 투어링 카 레이스에 대한 열정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지금도 기회가 된다면 WTCC나 TCR, BTCC 같은 해외의 우수한 투어링 카 레이스에 출전하고 싶은 욕심이나 의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엄연히 한 팀의 감독이자 레이서다. 이재우 감독은 “아무리 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하더라도 ‘쉐보레 레이싱팀’ 활동이 멈추거나 방해 받는다는 그건 또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당장 내 꿈이 있더라도 내가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철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박수 칠 때 떠나고 싶은 베테랑최근 이재우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감독은 “최근 베테랑 선수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될 경우 ‘은퇴’에 대한 이야기가 가끔 나오기도 한다”라며 “사실 개인적으로는 은퇴에 관련해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이 감독은 “물론 내 스스로는 많은 이들에게 박수 받을 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과연 지금이 박수 받고 있는 상황인지도 모르겠고, 내 스스로가 뭔가를 이뤄낸 것 같다는 생각도 없는 것 같다”라며 아직은 은퇴의 시기가 아니라고 말했다.특히 “게다가 지금 내 스스로의 모습을 보았을 때 체력적인 부분이나 레이스에 대한 열정, 의지 등이 젊은 선수들에 비해 퇴색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은퇴에 대한 또렷한 계획이나 시기적인 기준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다만 “최근에는 순수한 지도자 역할에 집중하거나, 대회 관련 업무 같이 레이서 이후의 활동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하는 건 사실”이라며 “아직 레이서 커리어 이후의 활동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해줄 선배가 없어서 아직은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재우 감독에게 선배로서 후배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곰곰히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그는 “최근 후배들의 주행이나 경기 운영을 살펴보면 정말 우수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후 “하지만 전체적으로 멘탈이 약하다는 느낌이다”라고 개인의 의견을 제시했다.이 감독은 “어떤 선수들은불안한 심리 상태로 레이스를 시작하고 경기 중에 일어나는 일에 쉽게 흥분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하며 “하지만 자신을 이기지 못한다면 레이스에서도 이기지 못할 것이다”라는 것을 명심하며 이겨내길 바란다.잠시 말을 멈췄던 이재우 감독은 곧이어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레이스 중에 일어나는 혹은 레이스 외적으로 일어나는 레이서는 물론 모든 팀원들에게 분명 스트레스 요인이다”라며 “하지만 그런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대회가 화려해지고 관람객들이 즐거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말했다.혹, 이재우 감독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있을까? 스트레스를 해소 하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이 질문에 “스트레스에 힘들어 하기 보다는 그 스트레스의 원인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차량을 개량하며 대응하고자 했다”라고 말한 이재우 감독은 “물론 나 역시 예전에는 성급하고 냉정하지 못했던 일이 많았다”라며 웃었다.모두에게 인정 받는 카레이서, 이재우이재우 감독은 종종 다른 드라이버에게, 그리고 감독들에게 ‘믿을 수 있는 선수’, ‘함꼐 호흡 맞추고 싶은 감독,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이재우 감독은 “함께 달리는 또 경쟁하는 선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무척 감사한 일이다”라며 “내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 최선을 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을 했고, 좋은 팀, 좋은 후원사를 만난 덕이 컸다고 본다라며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그리고는 ”다른 선수들이 좋은 평가를 해준 만큼 그 평가, 기대에 충족시킬 수 있는 카레이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반대로 눈 여겨 보거나 영입하고 싶은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는 이재우 감독은 ”누군가를 평가하고 가치를 매기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 질문은 쉽게 대답할 수 없지만 최근에 정말 좋은 선수들이 등장했고, 또 빠른 성장을 선보이며 다음 경기를,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한다“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다만 선수가 어떤 팀, 차량 또 동료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이다 보니 모든 선수들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선수들이 등장하고 성장하여 더욱 멋지고 치열한 레이스를 기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그리고 한 가지 더, 이재우 감독은 ”되도록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뽑겠지만 단순히 성적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기본적으로 우수한 기량과 함께 레이스 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효과적이고 현명한 경기 운영 능력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며 또 팀과의 호흡이나 레이스를 대하는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살펴볼 것이다“라고 말했다.오랜 파트너, 크루즈 레이스카에 대해이재우 감독에게 어느새 크루즈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재우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크루즈 레이스카와 함께한 7년의 시간 동안 내구성에 대해 정말 만족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팀 상황이 다른 팀에 비해 바디 교체가 쉬운 편인데 뛰어난 내구성 덕분에 현재의 크루즈 레이스카를 그대로 유지해도 될 만큼 우수한 내구성으로 레이스의 변수를 줄이는데 강점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그리고 이미 널리 알려진 강력한 강성 역시 만족해했다. 이재우 감독은 ”크루즈 레이스카로 정말 많은 시즌, 대회를 치러오며 수 많은 사고와 경쟁이 있었음에도 단 한 번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던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이재우 감독은 ”크루즈 레이스카는 한 번의 레이스가 끝나고, 한 세션을 연습하고 그리고 다시 경기에 나서더라도 첫 번째 경기에서 세팅한 수치들이 둬번째 레이스가 끝난 후에도 큰 변동 없다“라며 ”전륜구동이라는 특성이 있긴 하지만 팀 입장에서 운영하기 무척 좋은 차량이며 신뢰도가 높은 레이스카“라며 크루즈를 평가했다.그리고 엔진에 대한 자신감, 자부심도 확실했다. 이재우 감독은 ”크루즈와 함께 꾸준히 팀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코텍 엔진의 만족감도 무척 높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다른 팀들이 2.0L 엔진을 사용하는데 우리가 쓰는 1.8L 에코텍 엔진은 더 큰 부하와 스트레스를 마주하게 된다“라며 ”레이스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꾸준하게 출력을 유지하며 높은 만족도를 주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무척 만족한다“고 말했다.이러한 경험 때문일까? 이재우 감독은 ”쉐보레 레이싱팀 감독으로 활동하다보면 주변에서 가끔 차량 구매에 관해 추천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자신 있게 ‘멀리 본다면 쉐보레 차량을 적극 추천한다“라며 쉐보레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의식하지 않으려는 기록들 그리고 꿈현재 대한자동차경주협회 기록을 살펴보면 이재우 감독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는 최다 출전, 최다 예선 1위, 최다 우승, 최다 시즌 챔피언으로 매 경기 역사를 써가고 있다. 이에 이재우 감독은 ”아무래도 커리어에 관련된 수치들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웃었다.그는 ”기록이 쌓이기 이전, 그러니까 기록 통계가 없을 때에는 기록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또 그저 ‘올해는 몇 년 째네..’라는 정도의 인식이 전부였는데 그런데 어느 순간 기록이 쌓이는 것을 보고는 자주 찾아보고 기록에 신경을 쓰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냉정했고 또 침착했다. 그는 ”내 스스로는 언젠가부터 그런 수치들에 무덤덤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새 이제 140경기 출전을 하게 되었는데, 최다 출전 기록이나 우승 기록보다는 2016 시즌, 혹은 지금 이번 경기에 나와 팀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마찬가지다“라며 ”지금껏 그래왔듯 지금 눈 앞에 주어진 환경에서, 출전하고 있는 대회에 그리고 경쟁하는 다른 팀과 선수들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치는 카레이서가 되고, 또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사진: 슈퍼레이스, 한국모터스포츠기자협회
- 이승현,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열매 맺은 ‘멘탈 훈련’
- 이승현이 24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3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사진=KLPGA)[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퍼팅의 달인’ 이승현(25·NH투자증권)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와이어투와이어(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것)’ 우승이었다.이승현은 24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파72·6424야드)에서 열린 2016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Y 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대회 셋째 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최종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200타 미만 스코어를 제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마지막 라운드를 남기고 생애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승현은 전날 2라운드를 마치고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다”라며 “골프선수로서 명예로운 기록이다. 욕심이 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이어 “멘탈이 약했다기보단 더 잘하기 위해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며 “심호흡법, 이미지 트레이닝, 긍정적인 혼잣말하기 등을 배웠다”고 덧붙였다.대회를 앞두고 샷 감은 자신 있었다. 이승현은 2015시즌 준우승 1회(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가 전부였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 준우승만 세 번(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 롯데마트여자오픈,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기록하며 틈틈이 우승을 노렸다.물오른 샷 감은 이번 주도 이어졌다. 1, 2라운드에서 버디를 15개나 낚아챘다. 보기는 단 1개도 기록하지 않았다. 그린은 단 1번만 놓쳤고 97.2%(35/36)의 적중률을 뽐냈다. KLPGA 투어 36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1, 2라운드 선두 자리 역시 이승현의 몫이었다. 멘탈 훈련은 마지막 날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첫 세 홀에서 파로 순항하다가 4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다. 그새 조정민(22·문영그룹)이 2타 차로 추격했다. 이승현으로선 흔들릴 법도 했다. 하지만 8번홀(파3)에서 약 5m 중거리 퍼트를 넣으며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이승현은 경쟁자의 추격을 10번홀(파4) 버디 한 방으로 뿌리쳤다. 왼쪽 러프에 빠진 티샷을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홀 컵 약 1m 거리에 붙였다.조정민의 버디 퍼트가 빗나갔고 이승현은 여유 있게 공을 넣으며 격차를 3타차로 벌렸다. 남은 홀에서 버디 2개를 추가했고 마지막 홀에서 여유롭게 파 퍼트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이승현은 2014년 5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 이후 약 26개월 만에 트로피를 획득했다. KLPGA 통산 4승(2011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2013 KB금융 STAR챔피언십, 2014년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째다.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태 시즌 상금 순위 4위(총상금 4억2944만원)로 올라섰다.우승 경쟁을 펼치던 정연주(24·SBI저축은행)는 버디 2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배선우(22·삼천리)와 함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이승현과 한 조였던 조정민(22·문영그룹)은 11번홀(파5), 16번홀(파5) 보기에 발목이 잡혔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지한솔(20·호반건설), 김지영(20·올포유)과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 우승확률 45.9% K골프, 쇼트 게임과 강철 멘탈로 日압도
- 이보미(사진=르꼬끄골프)[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는 한류 바람으로 뜨거웠다. 이보미(27)를 필두로 한 한국 선수들은 한 수 높은 기량으로 일본 선수들을 제압했고, 한국은 가장 많은 우승컵을 수집한 국가로 일본 골프 역사에 기록됐다.한국에선 ‘신바람’, 일본 입장에선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굴욕’. JLPGA 투어 2015시즌을 정리했다.◇우승 확률 45.9%..“두 경기당 한 번은 태극기”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역대 최다승인 15승을 합작했다. 일본의 ‘K골프’ 바람은 더 거셌다. 지난달 29일 끝난 시즌 최종전 리코컵까지 올해 치러진 JLPGA 투어 37개 대회에서 무려 17승을 한국 선수들이 거뒀다. 2012년 16승을 넘어선 최다승 신기록이다.그 중심에는 이보미(27)가 있었다. 시즌 초반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던 이보미는 5월 호켄노 마도구치 레이디스를 시작으로 거의 매달 우승컵을 들어 올리더니 우승 숫자를 7까지 늘렸다. 각종 타이틀도 모두 이보미의 몫이었다. 상금왕, 다승왕은 물론 최우수선수상인 메르세데스 포인트 랭킹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그뿐 아니라 평균타수(70.191타), 평균 퍼팅(1.758개)까지 모두 휩쓸며 201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이보미가 올 시즌 벌어들인 순수 상금으 2억3049만7057엔(약 21억7100만원). JLPGA 투어 역사상 시즌 상금 2억엔을 넘어선 것은 이보미가 처음이었고, 역대 일본 남녀 프로골프투어를 통틀어 최다 상금이었다.이보미와 동갑내기 친구이자 한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지존’ 신지애(27)도 JLPGA 투어 공식 데뷔 2년 차인 올해 3승을 거두며 우승 가도에 불을 붙였다. 특히 마지막 대회이자 메이저대회인 리코컵에서 6타 차 완승을 거두며 ‘제2의 전성기’를 예약했다. 여기에 베테랑 이지희(36)와 안선주(28)가 2승으로 이름값을 했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인 전인지(21)는 초청 선수 자격으로 3차례 출전해 2승을 거두며 일본 열도를 공포에 빠뜨렸다. 2승 모두 메이저대회라 일본 골프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졌다. 올해 JLPGA 투어에 데뷔한 김하늘(27)도 우승으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日 “역사적인 참패이자 굴욕”시즌 최종전 리코컵이 신지애의 우승으로 막을 내리자 일본 유력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는 “올해 일본 선수는 JLPGA 투어가 4대 메이저대회를 운영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전부 외국인에게 내줬다”며 “게다가 상금랭킹 톱5를 외국 선수가 모두 차지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역사적인 참패다”고 비판했다. 또 스포니치 아넥스는 “일본인에게 굴욕을 안겨준 시즌이 됐다”고 꼬집었다. 올해 일본은 15승을 챙겨 승률 40.5%에 그쳤다. 승률 50%를 넘기지 못한 해는 2012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다. 게다가 상금랭킹 상위 5위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자손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보미가 압도적인 격차로 상금랭킹 1위를 차지했고, 신지애(1억1486만1293엔)가 3위, 안선주(1억520만4082엔)와 이지희(1억112만7369엔)가 4~5위에 자리했다. 2위는 테레사 루(대만)다.‘K골프’에 안방 무대를 내준 일본 골프계는 자성에 들어갔다. 상금랭킹 6위로 일본 선수 중 순위가 가장 높은 와타나베 아야카는 “시즌 상금 1억엔을 넘어섰지만 이보미는 나의 2배 이상이다”며 “한국 선수들의 아이언 샷은 세계 최강이며 쇼트 게임과 퍼트까지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리코컵에게 신지애에게 역전당한 오야마 시호는 “한국 선수들은 특히 메이저대회에 강하다. 샷은 큰 차이가 없지만 멘탈은 확실히 강하다. 중요한 순간에 퍼트를 잘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고바야시 히로미 JLPGA 회장은 “일본 선수들은 기술, 체력, 정신력, 관리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약점을 극복하지 않으면 한국을 넘기 어렵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 정대현 "BK, 내게 부끄러움 느끼게 한 투수"
- ▲ 정대현(왼쪽)과 김병현[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인터뷰 내내 칭찬과 감탄이 끊이질 않았다. 평소 과묵한 성격의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좋아했었나 싶을 정도였다. 롯데 정대현에게 김병현 이야기를 묻자, 그는 쉼 없이 그와의 추억과 생각을 털어놓았다. 두 사람은 97학번 동기에 같은 언더핸드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는 아니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두 세번 정도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다. 하지만 정대현에게 김병현의 존재와 의미는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정대현에게 물었다. "김병현은 당신에게 어떤 투수인가요?" ◇ 캐치볼부터 무서웠다두 사람이 같이 대표팀으로 활약했던 2006년, 1회 WBC 1차 예선 전때 일이다. 예선전이 끝나고 한 기자가 정대현에게 다가와 이런 질문을 던졌다. "김병현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뭔가요." 순간,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비교를 당해서가 아니었다. 잠시 생각을 해보니 본인 스스로 김병현보다 나은 점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볼스피드, 구위, 경기 운영, 마인드, 정신력 내가 나은 게 하나도 없었다. 그게 너무 기분이 나빴다. 그를 처음 본게 고등학교 2학년때였는데 그 후로 10년 이상 야구를 해오면서 내가 뭘했지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낮게 던지는 능력밖에 없는 것 같다"는 말로 얼버무렸다. 하지만 충격은 쉽게 가시질 않았다. 정대현에게 김병현은 그런 존재였다. '말도 안되는 선수'였다. "어떻게 이런 애가 다 있지?" 싶었다. "당시 1차예선 때 일본에서 같이 캐치볼을 했었다. 고교때부터 좋은 볼 던지기로 유명했지만 실제로 받아보니 내가 무서울 정도였다. 같은 야구선수였지만. 빠르고 구위가 받아본 것 중 최고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말을 좀 더 이어갔다. "100점은 아니더라도 97점은 줄수 있는 투수였다. 마운드에서 표정, 집중력, 꾸준한 노력 등 내가 갖고 싶었던 건 다 갖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최고라고 인정하는 투수다. 내가 인정하는 야구선수는 김병현뿐이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나보다 2~3수 위라고 생각한다"며 김병현을 치켜세웠다. ▲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 참가한 넥센 김병현. 사진=넥센 히어로즈◇ BK가 있었기에…고등학교때부터 대학, 메이저리그까지, 승승장구하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김병현. 그런 그를 거울삼아 정대현은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하면 병현이처럼 할 수 있을까. 학교다닐 때부터 병현이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쫓아간다는 기분으로 열심히 했다. 그런데 따라가면 갈수록 병현이는 더 앞서나갔다. 쫓아가기 너무 어려웠다"고 했다. 노력에 있어서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대현이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김병현'이란 산은 높아만 보였다. 그때부터였다. 살아남기 위한 그만의 또 다른 노력이 시작됐다. "쫓아가기보다 내 색깔을 찾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현이보다 볼이 안좋은 건 인정! 그만큼 못할 바에는 '병현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자. 타자를 상대해서 이길 확률을 높이자. 타자와 상대할 때 만큼은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싶었다. 그때부터 타자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다른 투구스타일은 어쩌면 그때부터 시작됐는지 모른다. '정대현에게 김병현이란?' 딱 한 마디로 정리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부끄러움'이라고 정리했다. "그냥 부끄러웠다. 내가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존재였다. 격차가 벌어져 있었고 줄이고 싶었다. 또 그만큼하기까지 노력을 엄청 열심히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나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내가 얼마만큼 노력하고 있나를 따졌을 때도 참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경외심까지 보였다. 비록 출발점은 달랐지만 정대현은 그렇게 김병현을 거울삼아 현재는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투수가 돼 있었다. ◇ BK와 비교? BK가 최고라도 상관없어 그런 두 사람이 이제 한 무대에서 뛴다니. 팬들의 관심이 엄청나다. 정대현으로서도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팀을 못찾고 방황하는 김병현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동료가 아닌 '야구선수 김병현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국내 무대에서 뛰었으면 싶었다는게 그의 말. 이젠 그 바람이 현실이 됐다. 그는 "야구선수가 누굴 부러워하면 안되는데 그렇게 좋아하고 선망하던 병현이랑 같이 뛰는게 기쁘다. 기분 좋고 즐겁다. 현역 선수 중에 97학번이 별로 없는데 힘이 난다. 한국야구에 내려준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몸상태, 국내야구 적응 여부 등 김병현의 국내 첫 시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야구 쪽 멘탈이 굉장히 강한 선수다.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몇수 떨어지는 나도 버티고 있는데.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 사람이 국내에 복귀하게 된 상황과 배경은 어쩌면 정반대다. 올시즌 한 무대에 뛰게 된만큼 여러 면에서 비교되는 일이 많아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늘 그랬듯 덤덤했다. "내스타일대로 야구할 생각이다. 그냥 병현이가 정말 잘했음 좋겠다. 나이도 그렇고 '내가 최고야' 할 때는 지났다. 병현이가 최고라해도 상관없다. 언더핸드 투수들이 더 부각됐음 좋겠고 병현이가 한국야구에 있어 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 사이판에서 훈련에 한창인 롯데 정대현. 사진=롯데 자이언츠◇ 실망하더라도 야구 자체만 즐겼으면 정대현은 김병현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야구의 끝은 미국이라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만큼 미국 무대는 실력, 환경 등 모든 면이 한국보다 뛰어난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박찬호가 지적했듯 한국 야구는 부족한 것 투성이다."내가 볼티모어에 갔을 때 다른 환경에 놀랐던 것처럼 병현이도 한국에 오면 놀랄지도 모른다. 한국 야구는 시설, 규모, 환경, 문화적인 면에서 실망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야구 선수라면 야구로 어필해야한다. 자체만으로 즐거움을 느꼈음 좋겠다"고 했다. 또 한 가지. 이어 그는 "투수는 강한 상대와 싸워보고 싶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우리나라도 수준이 높은 야구고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야구도 그런 성취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테니 스트레스 받지말고 즐겁게 야구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