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2,737건
- (격변! 주류시장)④`폭탄주의 시련과 도전`
- [이데일리 이성재기자] 외국사람들이 한국의 음주문화중 이해를 못하는 것중 하나가 `폭탄주`다. 맥주에 위스키(양폭)를 섞어 마시는 것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로 생각한다. 한국에 처음 부임한 한 주류업체 사장은 "한국에 오기전 폭탄주 교육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려면 `폭탄주`를 이해해야 한다는 뜻에서 받은 교육이란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이러한 독특한 음주문화에 기반해 판매량이 `인구 대비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시장을 그냥 둘 리 없다. 세계 유수의 글로벌 주류업체들이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업체들이 시장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던 이들이 최근 고전중이다. 고환율과 경기 위축으로 `폭탄주`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술의 대명사인 위스키는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연간 위스키 출고량은 284만8485상자(1상자는 9ℓ)로, 2007년 285만840상자와 비교해 0.1% 감소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본격화 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판매량은 88만7141상자로, 전년동기 대비 11.37% 줄었다. 이에 따라 위스키업체들이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기존 위스키 중심의 마케팅에서 보드카, 와인, 데킬라 등 서브 브랜드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위스키에 집중해 단기적인 매출성과를 내는 것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장기적인 시장 안착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위스키시장은 글로벌 주류업체인 페르노리카코리아와 디아지오코리아가 2강체제를 구축하고, 토종업체인 롯데칠성음료, 하이스코트, 수석무역이 1중 2약으로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은 페르노리카 33.2%, 디아지오코리아 30.8%, 롯데칠성 17.4%이다.◇페르노리카코리아 "우리는 한국업체"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올해 `골수 한국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경기 등을 감안해 당장의 높은 실적보다 장기적인 투자 전략지로 상정해 기반을 탄탄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처음으로 유러피언 투어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국내에서 개최했다. 총 상금 210만유로(38억원)의 국내 최대 골프대회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은 한국 선수들에게 세계 톱 랭커들과 시합을 통해 글로벌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 발렌타인 챔피언십페르노리카는 이와 함께 한국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로얄살루트가 `마크 오브 리스펙트상`을 제정했다. 한국 문화 예술발전에 큰 성과를 남긴 인물을 선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페르노리카는 각 브랜드별로 제품 특징에 맏는 타깃을 정해 마케팅을 차별화하고 있다. 또한 위스키 이외 앱솔루트 보드카, 프리미엄 데킬라 호세 쿠엘보, 호주 와인 제이콥스 등 서브 브랜드의 시장 안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호성 페르노리카 부장은 "앱솔루트 보드카의 경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 `윈저 신화` 다른 국가에 수출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일정기간 면허를 취소 당하는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 세계 1위 주류업체란 이름을 입증한 한 해 였다. 올해는 주력 브랜드인 윈저와 조니워커를 내세워 국내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다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그동안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고 전방위 마케팅을 전개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몇몇 주력 브랜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조니워커`의 경우 블랙, 레드, 골드, 그린, 스윙, 블루, 킹 조지 등 7개 패밀리 제품군으로 주당들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방침이다. ▲ 장광효 디자이너가 건전음주를 주제로 제작한 티셔츠를 김종우 디아지오코리아 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디아지오코리아는 이 같은 계산하에 지난해 처음으로 열린 `KPGA배 조니워커 블루 대회`를 올해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10월쯤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니워커의 인지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또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윈저`를 중국 등 다른 국가에도 수출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해당 국가에 `윈저`를 전담할 직원을 배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윈저가 일부 아시아 국가에 수출되고 있었지만 전담 조직을 갖추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장기적으로 각 시장의 특성에 맞게 윈저를 포지셔닝해 전 세계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종 롯데칠성 "스카치 블루를 띄워라" `한국인을 위한 위스키, 스카치 블루`. 수입위스키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위스키시장에 롯데칠성(005300)음료가 `스카치 블루`를 출시하며 내세운 구호다. 그러나 토종브랜드를 강조한 전략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난 97년말 제품을 출시하고 이듬해인 98년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지만, 그 해 성과는 4000만원(주세포함). 실패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위스키 매출은 52배 늘어난 2100억원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제품(품질)과 유통전략·광고·판촉전략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마케팅의 결과물이다. 발렌타인 덕도 봤다. 발렌타인과 비슷한 스카치블루의 패키지가 소비자 이목을 끌었던 것. 이 때문에 발렌타인을 수입·판매하는 페르노리카와 소송까지 진행됐지만, 이로 인해 스카치 블루의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후발주자인 롯데칠성의 `미 투(me-too)` 전략이 오늘의 스카치블루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올해 롯데칠성은 3가지 마케팅전략을 수립했다. 제품별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채널별 운영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소비자 판촉 강화를 통해 실제 소비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 20%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스카치블루 4종의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해 일부 제품 리뉴얼을 실시하는 한편, 30년산 제품에 대해 면세점 등 판매 채널을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스카치블루가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도록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리보는 경제신문)G20 "모든 수단 동원..경제위기극복"
-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다음은 3월16일자 경제신문 주요기사이다.(순서는 가나다순) ◇매일경제 ▲1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G20, 모든 보호주의 배격..재무장관회의 폐막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사교육 받으면 입시서 불이익 ▲ 2면 -국내외 LCD공장 풀가동 -은행권 잡셰어링 협상 시작 -도요타는 이렇게 후계자 키운다 -한국 공식 인구 내년 5천만명 넘을 듯 ▲ 종합 -3.16 경제활성화 지원 세제개편안 -환란 때 구조조정 세제 부활 -외국인 기존 국채 투자도 세금 면제 -단기·미등기 양도땐 중과세 -정부 `배수의진`경기부양책 강행 -BIS 바젤은행감독委에 한국 회원 가입 ▲ 정치. 외교안보 -개성공단 육로통행 차단 사흘째..정부 속수무책...속타는 기업들 -정쟁 뒤편서 외유 챙길 의원들 ▲ 국제 -G20 "성장회복 위해 모든 통화정책 동원" -G20서 위상 높아진 한국 -美 `다우너 소` 도축·유통 전면 금지 -AIG 거액 성과급 결국 지급 강행키로 -아시아 4龍 주가급락,수출급감,내수침체 3重苦 -중국, 車사면 10%보조금 준다 ▲ 경제.금융 -구조조정기금 부실채권 매입 초점 -금융감독원 국실장 80%이상 교체 -지난해 은행 예금 83조 급증 -공정위, 밀린 하도급대금 받아준다 ▲ 기업과 증권 -자금난 獨키몬다 생산중단..인수업체도 없어 -美증시서 돌고 있는 삼성, 샌디스크 인수설 -LPG업체 E1, 임금동결 선언 -조선 빅3 현금성 자산 고갈 -KT.KTF 합병 오늘 결론 ▲ 유통 -편의점의 유혹 -대형마트 점원 앉아서 계산한다 ▲ 기업과 증권 -아인스, 금융솔루션 업체로 -美금융주 실적.원화값이 변수 -컴투스, 스마트폰 확산 수혜주 -개미들 이탈에 계좌 1년새 100만개 급감 -리노셀·인피트론 등 6사..불성실공실법인 지정 -대우 證 헤지펀드 전담조직 신설 ▲ 부동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시장영향은 -장기전세 주택 인기 식을 줄 모른다 -10년 이상 장기 전세계약은 무효 -강남재건축·미분양에 재외동포 투자 늘어날 듯 -건축물 정기점검 비용 건물주가 부담 ◇서울경제 ▲1면 -100대 수출기업 설문..수출, 혹한 뚫고 희망의싹 틔운다 -한나라당, 전직급에 연봉제 등 보수체계 개편 검토 -G20 "모든 수단 동원 경제위기극복 협력" -징벌적 양도세 없앤다 ▲종합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美금융시장 투톱 부활 -北 개성공단 통행 재차단...체류 763명 안전 우려 -연예인 표준계약서 상반기내 만든다 -농지,나대지 등도 기본세율로 과세 -신규투자 임투세액공제 10%추가 -G20 재무장관 회의 "보호무역 배격, 금융규제 강화"한목소리 -중기, 외화대출로 원자재 사재기 -신용카드 수수료 상한선 둔다 -대기업 보증 P-CBO 발행 추진 ▲금융 -BWB(브랜치 위드 브랜치) 복합점포 뜬다 -외환銀 "하이브리드 債 어찌하나" ▲국제 -원자바오 中총리 "美 국채 부실우려" 발언에 美 "더 안전한 투자처 없다"반격 -모나코도 은행 비밀주의 포기 -유라시아경제 공동체 단일통화 제정 추진 ▲산업 -아반떼 하이브리드 1800만원대 -LG 32인치 LCD TV `첫 밀리언셀러` -세계최대 반잠수식 원유시추설비 완공 -방통위 "집전화 번호이동제 활성화" -KT-KTF 합병 조건부 인가날 듯 ▲ 사회 -민노총 지도부 구성 실패 -서울시내 모든 건축물 정기점검 내년부터 전문가가 관리 -송도 동북아타워 공사중단 위기 ▲부동산 -학교용지특례법 국회 교과위 통과 -덕이지구 웃돈 마케팅 효과 톡톡 ◇한국경제 ▲1면 -다주택자·비업무용 양도세 대폭 줄어든다 -개성공단 억류 장기화 우려 -현금배당금 4월에 7조원 이상 풀린다 -44개 대기업 부실점검 이번주 착수 -카드 수수료 상한제 도입,영세업자 부담 줄인다 -시중은행 대졸초임 20%삭감 제안 ▲종합 -`용돈 상권` 이대앞도 불황 그늘 -신림선·우이-방학 경전철 2곳 조기 건설 -中,자동차 구입 보조금 100만원 -G20 "보호주의 배격, 부실자산처리 공조" -불거진 `개성리스크`...주문취소 속출 -"단기외채 줄여야 위기설 잠재워"..삼성경제 硏 보고서 -3주택 양도세 2116만원 →646만원 ▲ 경제. 금융 -은행 통화파생상품 위험 집중점검 -LG 경제 硏 "국내 경기 4분기 상승세 돌아설 것" ▲ 국제 -중국, 콧대 낮추고 외자 모시기 나섰다 -러시아 신흥재벌 올리가르히, 1300억 불 채무 올해 만기 도래 -도요타, 1500만원대 하이브리드카 만든다 -AIG, 300억 불 구제금융 받자마자 1억 불 보너스 -非 OPEC 회원국 "올해 원유 공급 줄어들 것" ▲ 사회 -법정관리 기업 100곳..환란 때 77곳보다 많아 -음주,무면허 사건 처리기간 4개월서 15일로 크게 단축 ▲ 산업 -에버랜드-호텔신라, 외삭사업 통합 모색 -국산 LCD TV, 해외시장 무한질주 -삼성 重, 세계 최대 원유시추설비 건조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 "공장간 물량이도오 통해 생산유연성 확보" -中 내수부양 `훈풍`...유화업계, 증산 저울질 -신형 에쿠스, 1어짜리 잘 팔린다 -BMW, 한국지사에 700억 긴급지원 ▲중기.과학 -신성 FA. 태양전지 생산설비 출사표 -이건산업, 해외서 직접 키운 원목 첫 반입 ▲부동산 -전국 16만가구 혜택...매물 늘어 거래활성화 기대 -해외건설 수주 지난해 절반 수준 -GS 건설, 3조2천억 규모 이란 공사 6년만에 마무리 -재건축 반포자이 156대 1...오세훈 아파트의 힘! -올해 오피스텔 공급 지난해보다 56% 감소
- [뜨거운 감자 '심의'④]그렇다면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 ▲ 미국 개봉 당시 NC-17 등급을 받아 화제가 됐던 영화 '색, 계'[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최근 대중문화계 전반에 걸쳐 뜨거운 감자는 단연 '심의'다. 특히 영화계와 가요계의 반발이 거세다. '19금 영화·음반이 속출한 데 따른 것으로 일부에선 최근 심의 경향이 점차 보수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심의기관의 형평성, 일관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앞서 '심의 논란'을 겪은 외국의 경우에는 심의제도를 어떻게 운용하고 있을까. 해외 사례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심의제도의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대부분 국가 '자율규제'…방송에는 강력한 처벌기준 각국의 심의제도는 나라마다 다른 문화적, 역사적 환경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일본과 미국은 자율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고 프랑스 등 유럽은 공적기관과 민간이 반반씩 담당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선진국의 심의제도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검열'은 없애고 자율규제 방식을 택하는 대신 규제에 있어 일관성과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방송은 대부분 한국처럼 방송사의 사전 자율규제와 외부 독립위원회의 사후심의 및 규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통신위원회(FCC), 영국은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 프랑스는 미디어 감독기구인 시청각최고위원회 등이 존재한다. 이들 기구의 역할은 각각 조언과 권고, 경고, 처벌 등으로 나뉘는데 한국과 비교해 특이할 만한 점은 벌금부과 등에 있어 보다 처벌수위가 강력하다는 점에 있다. 특히 미국은 2만 달러 이상의 벌금부과와 면허회수 등 다양한 처벌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재정적 처벌, 면허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 오지 오스본◇ 등급분류 '의무' 아닌 '권고'영화나 음반 관련 규제 또한 미국, 프랑스,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가 자율 규제를 따르고 있어 영화의 경우 등급분류가 한국처럼 의무 조항은 아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전체 영화등급을 'G(General, 전체관람가)' 'PG(Parental guidance suggested, 부모동반 전체관람가)' 'PG13(Parental strongly cautioned, 13세 미만 부모동반가) 'R(Restricted, 17세 미만 부모동반가)' 'NC-17(No Children under 17 admitted·17세 미만 관람불가)' 등으로 매긴다. 이들 등급은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17세 미만 관람불가'인 NC-17 등급을 받을 경우 상영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일본 또한 원칙적으로 등급 의무 없이 영화 대본 등을 영화윤리규정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후 청소년자문위원회에서 1,2차 심의를 진행해 등급을 결정한다. 음반의 경우는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 몇 가지 사건이 계기가 돼 대중음악 검열이 이슈가 된 바 있다. 헤비메탈 뮤지션인 오지 오스본의 음악이 10대의 자살을 이끌었다고 해 벌어진 소송 사건과 하드코어 펑크밴드 데드 케네디스의 음반에 대한 외설 논란이 바로 그것. 이같은 논란은 주로 보수주의 시민단체가 이끈 바 있다. ▶ 관련기사 ◀☞[뜨거운 감자 '심의'③]'극과 극' 논란에 대한 엇갈리는 반응☞[뜨거운 감자 '심의'②]현행 심의제도의 문제점 세 가지☞[뜨거운 감자 '심의'①]'들쑥날쑥~'...방송·영화·음반 심의, 어떻게 다르기에☞백지영 '총맞은 것처럼' 후속곡 '19금' 판정...향후 활동 어떻게 되나?☞잇단 '청불가' 영등위, "규정대로 심의, 문제될 것 없다"
- 헌재 "태아 性감별 금지, 부모 알 권리 침해"
- [노컷뉴스 제공] 그동안 음지에서만 자행돼 오던 태아 성감별이 양지로 나오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31일 태아 성감별을 금지한 의료법이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와 부모의 알 권리 등 헌법상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면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낙태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태아의 성별 아는 것은 부모의 권리지난 2004년 12월 출산을 한 달 정도 앞둔 이모 씨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초음파검사를 받은 뒤 의사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하지만 담당의사는 '의료인은 태아 또는 임부에 대한 진찰이나 검사를 통해 알게 된 태아의 성별을 임부 본인, 그 가족, 기타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하여서는 안 된다'는 의료법 조항을 들며 이를 거절했다.그러자 이 씨의 남편 정모 씨는 '부모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반대로 산부인과 전문의 노모 씨는 지난 2005년 산모 최모 씨에게 태아 성별을 확인해줬다는 이유로 의사면허자격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았다.'분홍색 옷을 준비하셔야겠어요', '장군감이네요', '초음파 화면에서 무언가 보이시죠'라며 다른 의사들도 공공연히 태아 성감별을 해왔던 터라 노 씨는 이 같은 처분이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노 씨는 이에 따라, 자격정지처분취소 청구를 진행함과 동시에 이 같은 법률이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31일 이 같은 청구인들의 주장을 인정해 태아 성감별을 금지한 구 의료법 제19조의2 제2항(현행 의료법 제20조 제2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재판부는 "의료인의 직업의 자유와 부모의 태아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재판부는 특히 9명의 재판관 가운데 8명의 위헌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법적 공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오는 2009년 12월 31일을 기한으로 새 법률이 만들어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현행 법률을 적용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태아 성감별, 무분별한 낙태 부를까 우려헌법재판소가 태아 성감별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유명무실하게 여겨졌던 태아 성감별 금지 조항은 없어지게 됐지만 낙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오히려 높아지게 됐다.재판관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낸 이동흡 재판관은 "태아의 생명 보호와 성비의 불균형 해소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임신 전 기간 동안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직업의 자유나 부모의 호기심에 대한 제한의 정도는 이 같은 공익의 중대성에 비해 미미하다"고 의견을 밝혔다.하지만 재판부는 결정문 가운데 '낙태가 불가능한 임신 후반기에 이르러서도 태아 성감별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이라고 언급하며 임신 후반기에는 태아 성감별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뜻을 내비쳤다.또 단순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3인(이공현, 조대현, 김종대 재판관)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낙태죄를 형법이 처벌하고 있는 마당에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것은 입법목적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이미 남아선호사상이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시대 상황에 비춰 단순히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낙태를 하는 부모들은 없을 것이며, 있다고 해도 여전히 형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재판부는 결정문에 "전체 성비가 2006년 107.4로 자연 성비 106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성별 고지가 낙태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이날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오랜동안 논란의 대상이 됐던 태아 성감별이란 주제는 결국 입법을 맡은 국회로 넘겨졌다.태아 성감별을 허용하되 임신 전반에 걸쳐 허용을 할 지, 아니면 임신 후반에만 허용을 할 지, 또 새로운 법이 언제부터 시행될 지 등은 2009년 12월 31일 전에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