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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론 4번타자의 번트가 팀을 바꾼다...LG 3연패 탈출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4번타자는 뭐니 뭐니해도 찬스에서 한방을 쳐 주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 그러나 꼭 큼지막한 홈런이나 안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때론 아주 작은, 그러나 희생정신이 없어선 안될 움직임으로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25일 잠실 LG-우리전. 1-1로 맞선 3회말 LG 공격. 선두타자 박용택이 중전안타를 친 뒤 현대 중견수 이택근이 주춤하는 사이 2루까지 파고들어 세이프됐다. 다음 타자는 4번 최동수. LG 벤치와 응원석에선 최동수의 한방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었다. 이때 최동수는 모두의 생각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 3루쪽으로 기습 번트를 댄 것이다. 결과적으로 최동수는 1루에서 아웃됐다. 전혀 대비가 없던 3루수 정성훈쪽으로 타구를 잘 굴렸지만 정성훈의 포구와 송구가 조금 더 빨랐다. 그러나 그 아웃 하나는 팀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보통 번트나 진루타를 성공 시킨 선수가 덕아웃으로 돌아오면 선 자리에서 맞는다. 하지만 최동수를 반기는 LG 선수들은 모두 출입구로 몰려가 서로 손을 부딪히며 격려했다. 4번타자이자 야수 최고참의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동수는 평수 "찬스가 오면 욕심이 나지만 그 욕심을 앞세우면 안된다. 내 뒤에서도 해결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팀을 강하게 만든다"고 말해왔다. 이날 최동수의 번트는 평소의 지론을 몸으로 실천해 보인 것이었다. 후배들의 열띤 환영은 말 없는 그들만의 교감이었다. 결국 LG는 다음 타자 이종렬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박용택을 홈으로 불러들여 한점을 달아났다. 기세가 살아난 LG는 4회에도 2점을 더 뽑아내며 점수차를 3점까지 벌렸다. 히어로즈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6회 흔들리던 LG 선발 옥스프링을 물고 늘어져 2점을 추격, 승부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몰고갔다. 그러나 이날만은 승리를 향한 LG의 열망을 넘어서지 못했다. LG 정재복과 우규민은 실점 없이 히어로즈 타선을 막아내며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LG는 3연패 탈출. 한편 롯데는 사직 삼성전서 연장 10회말 터진 조성환의 끝내기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삼성에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사직구장은 매표 36분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관련기사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이 사랑받는 세가지 이유☞[24일]1년여 만의 선발승 SK 김원형 "박경완과 호흡 좋았다"☞[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2008.04.25 I 정철우 기자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이 사랑받는 세가지 이유
  •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이 사랑받는 세가지 이유
  • ▲ 김태균 [사진제공=한화이글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한국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사랑받는 선수는 누구일까.  열성팬이 가장 많은 롯데 선수들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고 이후 각 팀별 주축 선수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생각날 것이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26)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김태균에겐 보다 특별한 것이 있다. '좋아하는 선수'로 첫 손 꼽히진 않더라도 선택의 폭을 조금만 넓히면 그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측면에서 즐거움을 주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야구를 잘한다야구 선수가 사랑받는 가장 빠른 방법은 실력이다. 외모나 말발 등은 야구선수에겐 부산물이나 마찬가지다.  김태균은 24일 현재 타율 2할8푼1리 6홈런 20타점을 기록중이다. 옆구리 통증으로 시즌 첫주를 모두 쉰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빼어난 수치다.  특히 4할1푼2리의 득점권 타율이 말해주 듯 주자를 앞에두고 있을 때 강했다. 모두가 꼭 필요한 순간에 터진 안타는 아니었겠지만 어찌됐건 그의 방망이가 힘을 낼때 한화 스코어보드엔 많은 점수가 아로새겨졌다는 뜻이 된다. 팬들의 열광을 불러올 최적의 조건이다.  김태균에 대한 기대치는 지금의 성적을 웃도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그의 부재는 존재감을 더욱 확실히 해 줬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솔직히 팀이 계속 지면서 태균이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별명 놀이김태균이 사랑받는 두번째 이유는 어쩌면 그와는 큰 상관이 없어 보인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관심이기 때문이다. '별명 짓기 놀이'가 그것이다.  원조는 확실치 않다. 다만 누군가 TV 중계화면을 캡쳐해 '김뜬공'이란 별명을 붙인 것이 시초라는 설은 있다. 당시 김태균은 세타석 내리 뜬공을 기록, 그의 얼굴 밑 자막에 '뜬공'이란 글자가 나란히 배열돼 있었다.  김태균 별명 짓기 놀이는 어지간한 야구팬들 사이에선 등장때마다 화제가 된다. 포털사이트로 김태균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김태균 별명'이 뜰 정도다.  몇가지를 소개해보면 김태균이 자기 소개란에 별명을 '장동건,얼짱,꽃미남'이라고 적은 것을 빗댄 '김얼짱', 유니폼 윗 단추를 많이 풀어 헤치고 달린다고 해서 '김펄럭' 등이 있다.  워낙 인기를 끌다보니 그가 등장하는 범상치 않은(?) 사진이나 화면 캡쳐를 통해 '김삐짐' '김새침' '김하품' 등의 별명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팬들이 먼저 시작한 놀이(?)지만 김태균의 친근한 외모와 장난스런 동작들이 주는 편안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쩌면 그 발단은 그가 사랑받는 세번째 이유에서 출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몸 개그김태균이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팬들에게 다가간 첫번째 사건은 지난 2006년 열린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이었다. 김태균이 주루 도중 크게 휘청이며 넘어진 것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세계 4강이라는 큰 위업을 이룬 대표팀의 선전과 더불어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 장면으로 아직까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의 몸 개그는 지난해에도 나왔다. 4월6일 대전 SK전서 범타를 치고 1루로 슬슬 달려가던 도중 넘어졌기 때문이다. 그 실수로 김태균의 연관 검색어엔 '몸 개그'가 추가됐다.  김태균은 "WBC때는 솔직히 정신이 없었다. 훈련도 부족했고 하늘 같은 선배들하고 뛰는 것도 어리 버리했다. 마치 만화에서 처럼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도 공중에서 맴도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수에 대해선 "그땐 그냥 안타를 못쳐 상심해서 뛰는데 땅에 걸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캐릭터로 자리매김을 하다 보니 최근엔 색다른 고민이 생겼단다. 해프닝 역시 그 답다. "이젠 원정가도 팬들이 반가워 해주신다. 가까이 가서 들어보면 "김태균 선수. 한번 웃겨주세요"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관련기사 ◀☞[24일]SK 짠물 야구 '부산 갈매기 잡다'...롯데전 3연승☞[24일]1년여 만의 선발승 SK 김원형 "박경완과 호흡 좋았다"☞[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23일]3연승 채병룡 "무슨 공 던졌는지 기억이 안나요."☞[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
2008.04.25 I 정철우 기자
  • SK 짠물 야구 '부산 갈매기 잡다'...롯데전 3연승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SK 다운 야구'로 3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SK는 24일 문학 롯데전서 선발 김원형의 호투와 만점 계투, 여기에 효과적인 득점 루트를 더해 2-1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3연승과 롯데전 3연승. 2위 롯데와 승차는 3경기로 늘어났다. 1회초 2사 1,3루 위기를 넘긴 SK는 1회말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이진영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켰고 2번 박재상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 이어 김재현이 큼지막한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이진영을 홈까지 불러들였다. 선발 김원형의 호투(5.1이닝 무실점)에 힘입이 1점을 잘 지켜오던 SK는 6회 한점을 더 달아났다. 선두타자 박재상이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한 뒤 김재현의 투수 땅볼때 3루까지 진루. 4번 박재홍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자 정근우의 재치로 또 한점을 더했다. 정근우는 2아웃임을 감안, 뒤로 물러나 있던 3루수 이대호 쪽으로 기습 번트를 댔다. 투수 이용훈이 황급히 따라가 공을 잡아봤지만 이미 1루 베이스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훑고 지나간 뒤였다. 박재상은 홈인. SK는 조웅천이 가르시아에게 우중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1점차로 다시 쫓겼지만 정우람 정대현의 완벽 계투로 승부를 매조지했다. 롯데는 올시즌 첫 3연패를 당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홈구장인 사직구장으로 떠났다. 한편 한화는 LG를 13-1로 대파하고 최근 4연승과 함께 LG전 10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시즌 4승(1패)째를 따낸 반면 LG 선발 박명환은 4연패(올시즌 무승)를 당했다.▶ 관련기사 ◀☞1년여 만의 선발승 SK 김원형 "박경완과 호흡 좋았다"☞[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23일]3연승 채병룡 "무슨 공 던졌는지 기억이 안나요."☞[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2008.04.24 I 정철우 기자
  • 1년여 만의 선발승 SK 김원형 "박경완과 호흡 좋았다"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24일 문학 롯데전을 앞둔 SK 라커룸. SK 투수 김원형(36)은 심각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뭘 하고 있느냐"고 묻자 "운세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완이 "기왕 보는 거 내 것 좀 봐달라"고 하자 "그게 아니고 테트리스 하는 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목표 점수를 넘기면 오늘 운이 괜찮은 날 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참을 해도 좀처럼 기록을 깨지 못한다"며 짐짓 불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집에 있는 것 못지 않게 익숙할 나이. 그러나 모처럼의 선발 기회는 그런 노장에게도 떨리는 일이었던 듯 했다. 그러나 마운드에 선 김원형은 달랐다. 당당하게 자기 공을 던지며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5.1이닝을 던지는 동안 2안타 1사구만 내주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지난해 4월8일 대전 한화전 이후 1년여만의 선발승. 방어율을 0.59까지 떨어트리며 올시즌의 좋은 감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힘 있는 직구 위주의 승부가 돋보였다. 최고 143km의 직구는 지난해보다 한층 위력적이었다. 김성근 SK 감독이 "작년의 김원형과는 전혀 다르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직구를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변화구 승부도 주효했다.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던질 수 있는 공들을 모두 던져가며 직구에 양념을 쳤다. 김원형은 "우리 투수진이 매우 좋지만 언젠가 선발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캠프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박경완과 호흡은 역시 좋았다.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때마침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편하게 던졌다. 어떤 보직이 주어질 지 모르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오늘 경기는 선발 투수 하나를 얻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면 김원형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기 : 경기 후 김원형에게 "결국 테트리스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 그거 못깼어요"라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관련기사 ◀☞[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23일]3연승 채병룡 "무슨 공 던졌는지 기억이 안나요."☞[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2008.04.24 I 정철우 기자
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
  • [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
  • ▲ 가득염 [사진제공=SK와이번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근데 롯데 애들이랑 우리가 사이 안좋다는 소문까지 있다면서요?" SK 투수 김원형이 허탈하게 웃으며 물었다. 아내가 인터넷을 보고 걱정스럽게 얘기했다는 것이다. 김원형은 "저번에 사직 갔을 때 손에서 공이 빠져 (정)수근이가 맞았어요. 다음날 훈련할 때 만나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형, 우린 다 알잖아요. 걱정마세요."하더라구요.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네요"라며 불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옆에서 듣던 가득염도 한마디 했다. "레이번도 그랬어. (이)대호가 맞았는데 절대 고의가 아니니까 오해 말라고 전해달라더라고. 대호한테 얘기하니까 "행님 거기(그런 경기 상황)서 맞히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괜찮습니더"하더라고." 이야기는 두산 선수들과의 관계까지 이어졌다. 송태일 매니저는 "솔직이 한국시리즈 때 보고 김동주를 오해 했었는데 다들 김동주에 대해 칭찬하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걔가 그렇게 괜찮은 선수라고 하던데..." 그러자 박경완이 말을 받았다. "동주처럼 선,후배에게 깍듯한 선수가 없어요. 그땐 오해가 있어 행동이 좀 과격했겠지만 우린 다 이해했어요. 정말 그런 애 없어요." 시점을 좀 바꿔 두산의 한 선수 이야기. "그때 최정이 도루(20일 잠실 SK-두산전)했다고도 뭐라 한다면서요. 근데 솔직히 도루 했는지도 잘 기억 안나요." 그러더니 나즈막히 속내를 털어놓았다. "솔직히 경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상한 분위기에 눌려서 머리만 복잡하고...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젠 정말 그런 게 싫으네요." 한국 프로야구가 험악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입씨름이 오고간다. 이런 저런 말을 모으다보면 이젠 야구가 아닌 전쟁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다르다. 그라운드에선 눈을 부라리고 험악한 얼굴을 지을 지언정 벗어난 순간엔 모두가 동료일 뿐이다. 그라운드에서의 모습은 그저 야구의 한 부분일 뿐이다. 기 싸움에서 눌리지 않기 위해 강한 척, 화난 척 할 뿐이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건 '그냥 야구를 하고 싶다'는 것 뿐이다. 괜한 오해와 억측에 밀려 야구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괴롭고 피곤하다. 가득염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말을 만들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나도 할 말은 많지만 그 말이 또 이런 저런 오해를 부를까 참고 있을 뿐이죠. 경기할 때는 물론 전쟁이에요. 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끼리의 법칙이 있고 모두 그걸 지키려 합니다. 제발 쓸데없는 오해로 우리팀은 물론 모든 팀 선수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 ◀☞3연승 채병룡 "무슨 공 던졌는지 기억이 안나요."☞SK 롯데 초반 제압하며 완승...2위 롯데와 승차 2게임☞[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한화 짜임새 야구로 LG전 8연승...정민철 2승째☞[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2008.04.24 I 정철우 기자
  • SK 롯데 초반 제압하며 완승...2위 롯데와 승차 2게임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3위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1,2위 싸움을 하고 있는 문학 SK-롯데전. 올시즌 가장 야구를 잘 하는 팀간의 경기 다웠다. 1회만 빼고. SK는 23일 문학 롯데전서 5-2로 승리를 거두며 2위 롯데와 차이를 2경기로 벌렸다. 타선의 집중력과 환상적인 계투진의 합작승. SK의 장기가 빛난 한판이었다. 조연도 있었다. 롯데 선발 장원준과 좌익수 정수근이었다. 둘의 도움(?)이 없었다면 팽팽한 승부가 끝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SK 1회말 공격. 장원준은 첫 타자 박재홍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두 타자를 잘 잡아냈다. 간단한 이닝 마무리가 예상되던 상황. 그러나 갑자기 크게 흔들리고 만다. 폭투로 주자를 3루까지 보내더니 박경완과 정근우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아직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창민에게 마저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빼앗겼다.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다음 타자 김강민의 좌전 안타때 정수근이 무리하게 홈으로 던졌지만 포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흐르고 말았다. 이 사이 1루주자 모창민까지 홈을 밟아 한순간에 3점을 빼앗겼다. 2점으로 막을 수 있는 승부에 1점이 더해진 셈이었다. 결국 장원준은 다음 타자 박재상에게마저 볼넷을 내주며 '0.2이닝 5볼넷'이라는 치욕적인 기록만 남긴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롯데는 0-5로 뒤진 4회 강민호의 투런 홈런에 힘입어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6회부터 등장한 SK 불펜 콤비 정우람과 정대현에 막혀 단 1개의 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히어로즈는 광주 KIA전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둔 장원삼의 호투에 힘입어 7-0으로 승리를 거뒀다.▶ 관련기사 ◀☞(22일)한화 짜임새 야구로 LG전 8연승...정민철 2승째☞(20일)이대형 '5안타 보다 빛난 수비 하나'...LG 한화 공동 5위☞(19일)LG 삼성전 5연패 탈출...옥스프링 5연승☞(18일)오버뮬러 LG와 재대결도 완승 "감독님 조언 덕분"☞(18일)에이스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보여준 한판...LG 삼성에 완패
2008.04.23 I 정철우 기자
 폼생폼사의 비밀 '구대성 그리고 김광현'
  • [베이스볼 테마록] 폼생폼사의 비밀 '구대성 그리고 김광현'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구대성(40.한화)과 김광현(20.SK). 얼핏 별반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사이처럼 보인다. 실제 둘 사이에 이렇다 할 교류도 없었다. 그러나 20년 차이의 두 투수 사이엔 공통점이 한가지 있다. 독특한 투구폼 만으로 타자를 피곤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코치 생활을 한 이만수 SK 수석 코치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우리 타자들은 좋은 능력은 있는데 폼이 다 똑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나같이 교과서 속에서 볼 수 있는 폼으로 친다는 뜻이다. 한국 투수도 마찬가지다.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보다 쉬운 폼'을 익혀야 비로서 KS 마크가 찍힌다. 그러나 구대성과 김광현은 다르다. 여타의 투수들과는 다른 폼으로 최고의 공을 던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타자들에겐 부담스런 존재다. 쉽게 볼 수 없는 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있는 공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인 무기가 된다.  ▲ 구대성 (제공=한화이글스)▲감춤의 미학-구대성구대성은 공을 놓는 순간을 최대한 타자에게 노출하지 않는 투구폼을 갖고 있다. 마치 일본과 미국 무대를 평정한 노모 히데오(캔자스시티)를 연상시킬 정도로 몸을 비틀어 공을 던진다.  구대성이 이 폼을 익히게 된 것은 충남중학교 3학년때. 대전고 진학이 확정된 구대성에게 대전야구의 대부 고(故) 이성규씨가 찾아오면서 부터다.  이성규씨는 야구를 직접 하진 않았지만 야구에 대한 학구열이 강해 어느 야구인 보다 뛰어난 지도력을 갖고 있었다. 현재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인 이효봉씨의 부친이기도 하다.  이성규씨는 당시 일본에서 크게 유행했던 '과학하는 야구'라는 책에서 힌트를 얻어 구대성에게 이 폼을 전수하게 된다.  낙점 이유는 타고난 근력. 워낙 힘이 좋았던 어린 구대성은 이성규씨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게 된다. 몸을 비트는 동작은 허리와 무릎에 큰 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보통 선수라면 따라하기도 어려웠겠지만 구대성이라면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투구판 밟는 법에도 비밀이 숨어 있었다. 구대성은 투구판을 45도 정도로 빗겨 밟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통의 투수들은 힘을 받기 위해 투구판에 발을 걸치고 던진다. 그러나 구대성은 투구판을 이용해 자신의 폼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중3때부터 부단히 던지고 또 던지며 익힌 기술이다.  끝까지 공이 보이지 않는 투구폼에서 대각선으로 뿜어져 나오는 공은 그야말로 위력 그 자체였다. 특히 구대성의 전성기 시절 한국 프로야구는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폭이 넓었다. SK 포수 박경완은 "대성이 형 공은 치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효봉 위원은 "구대성이 아니면 그폼으로 공을 던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몸에 무리가 되는 폼이다. 그러나 구대성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겨냈다. 프로 입문 후에도 폼이 흐트러지면 아버님을 찾아와 대전고 비닐 하우스에서 공을 던지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 김광현 (제공=SK와이번스)▲높이와 역동성의 미학-김광현김광현의 투구는 보는 것 만으로도 시원하다. 사람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찍는 듯 던지는 투구폼은 그만큼의 힘을 느끼게 한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인 좌완 샌디 쿠펙스는 현역 시절 높은 타점으로 더욱 유명했다. 김광현의 현재 모습은 당시의 쿠펙스 보다도 더 높고 역동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해 11월, 주니치 코치연수 중 코나미 컵에서 김광현을 처음 본 LG 서용빈은 "일본에서도 저렇게 높은 타점이 있는 선수는 없다. 저 폼에 밸런스까지 좋다. 정말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른 바 있다.   타자들, 특히 좌타자들에겐 그 자체만으로도 버겁다. 한 고참 선수는 "마치 앞으로 달려드는 듯 한 느낌이 위압적인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 임창용이 그랬다. '우욱' 하며 내 쪽으로 덤벼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투구폼은 독학으로 익힌 것이다. 조금씩 조언을 받기도 했지만 스스로 힘 있는 공을 던지는 길을 찾다보니 현재의 폼이 완성됐다.  김광현은 "좀 더 빠르고 힘 있게 공을 던지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이게 어렵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결은 하체 힘에 있다. 보통 튼실한 하체가 아니라면 김광현의 키킹 부터 릴리스 까지의 역동성을 이겨낼 수 없다.  김광현은 "그게 얼마나 필요한 건지는 몰랐지만 어릴때부터 공 던지는 것을 빼면 무조건 하체 운동을 했었다. 중,장거리 뛰기는 물론 하체에 힘이 붙을 수 있는 모든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한참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을 나이.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하체 단련이 반가웠을리 없다. 그러나 김광현은 선뜻 즐거움을 말했다.  "도전하는 것이 좋았다. 너무 너무 힘이드는 순간을 이겨냈을때의 성취감이 컸다. 가슴이 '뻥'하고 열리는 느낌이랄까. 프로에 온 뒤 보다 체계적으로 하체 단련을 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기분은 그때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 구대성-김광현 (사진제공=한화,SK)▲'양신'이 보는 구대성과 김광현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00안타 고지를 넘어선 삼성 양준혁(39)은 투수, 특히 좌투수에 대한 분석 능력이 탁월하다. 좌타자에게 버거운 좌투수를 공략하기 위해 스스로 연구하고 또 공부하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를 '양신'(양준혁 신)이라 부른다.  양준혁은 늘 우스갯 소리로 "우투수는 10억짜리가 들어왔다 해도 잘 안 보지만 좌투수는 2,000만원 짜리라 해도 유심히 살핀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 그가 보는 구대성과 김광현은 어떤 좌완 투수일까.  먼저 양준혁이 본 구대성. "구대성 선배는 공을 언제 놓는지 보기가 너무 어렵다. 그 폼으로 스트라이크 존 양 사이드를 구석 구석 찔러대기 때문에 타자들에겐 버거운 투수다." 실제로 공이 어느 정도까지 늦게 보이는 것일까. 양준혁은 "시간을 실제로 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심리적으로 2~3초 정도 늦게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투수가 던진공이 홈 플레이트까지 오는 데 0,4초가 걸리고, 따라서 타자가 공을 인지하고 치는 데는 0.2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1초마저도 토막을 내야 하는 타격에서 (비록 심리적이지만)2~3초란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할 수 밖에 없다.  다음은 김광현. 양준혁은 김광현에 대해 묻자 조금 고개를 갸웃 거렸다. 아직 더 가야한다는 뜻이었다.  양준혁은 "타점이 높아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다.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폼이고 또 그런 투수다.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정말 톱 클래스가 되기엔 아직 부족함이 있다. 타점이 높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류현진(한화)이 더 높은데서 던지는 느낌이다. 류현진이 릴리스 포인트를 더 끌고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 제구가 부족하다. 홈 플레이트 양 사이드를 확실히 공략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좋은 투수다.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내가 이 말을 한 뒤 한달 뒤에 더욱 뛰어난 투수가 돼 있을 수도 있다.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폼을 갖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돼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베이스볼 테마록]원 포인트 릴리프 이승호에 대한 단상☞[베이스볼 테마록]포수에게 물었다. 초구 치는 타자 어때요?☞[베이스볼 테마록]위기의 조범현호 05년 SK VS 08년 KIA☞[베이스볼 테마록]숫자가 말해주는 로이스터 매직☞[베이스볼 테마록]기록으로 본 두산과 LG의 허약한 득점력
2008.04.17 I 정철우 기자
포수에게 물었다. 초구 치는 타자 어때요?
  • [베이스볼 테마록]포수에게 물었다. 초구 치는 타자 어때요?
  • ▲ 박경완 [사진제공=SK와이번즈][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지금은 아웃이 되긴 했지만 풀 카운트 승부까지 갔죠.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해설자의 이런 멘트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특히 1회 첫 타자로 나오는 1번 타자들에겐 어김없이 이 법칙이 적용됐다. 그러나 최근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한다는 새로운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끄는 롯데가 가장 대표적인 팀이다. 빠르고 적극적인 승부를 화두로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네 정서상 초구 공격은 '서두름'을, 볼을 많이 고르는 공격은 '침착함'을 떠올리게 된다. 당연히 후자가 더 안정감이 있어보인다. 타자들을 온 몸으로 부딪히는 포수들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물어봤다. "초구부터 치는 타자 어때요?" ▲무섭다. 진땀 난다.포수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타자가 버겁다는 것이었다.  두산 홍성흔은 "이대호나 가르시아의 경기 장면을 봤다. 그런 타자들이 초구부터 휘두르며 들어오면 정말 갑갑하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삼성 진갑용은 "초구부터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예전에는 크게 치는 타자들이 아니면 공을 골라내며 공격해야 한다는 지시가 많았는데 요즘엔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해도 소극적이던 롯데 타자들이 올해는 확실히 달라졌다. 공 하나 하나에 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대응 방법어렵다고 도망갈 수도 없는 법. 이길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포수의 임무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자를 막는 방법엔 어떤 것이 있을까.  SK 박경완은 두가지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고 했다. 타격감이 너무 좋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다. 좋을때야 아무 공이나 다 눈에 들어와서겠지만 좋지 않을 경우에도 초구에 욕심을 내는 경우가 생긴다. 불리한 볼 카운트가 되면 더 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박경완은 "타격감이 좋고 원래 성향이 공격적인 선수가 많으면 투수와 경기 전에 상의를 한다. 초구부터 승부구(그날 가장 좋은 공)를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수가 이해를 못하면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감이 좋지 않은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일 경우엔 한결 수월하다 유인구에 속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진갑용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진갑용도 비슷한 말을 했다. "초구부터 결정구를 택할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변화구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어줍잖은 변화구는 안된다. 볼 카운트가 불리해지면 배터리가 더 답답해진다." ▲투수 실력도 체크 포인트야구는 게임 속의 그것과는 다르다. 늘 포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투수의 공이 오는 것은 아니다. 마운드에 선 투수의 실력과 당일 컨디션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LG 조인성은 "적극적인 타자가 쉬울 수도 있다. 적극적인 타자는 비슷한 공에는 손이 나올 확률이 높은데 이럴 때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잘 던져주면 어렵지 않게 잡아낼 수 있다. 단 투수의 제구력이 중요하다. 요구한대로 공이 오지 않을 경우 한방에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완은 "투수의 실력이 따라와주지 않는데 포수의 욕심만 앞세울 순 없다. 차라리 확실하게 볼을 던지며 카운트를 끌어가면서 타자의 다른 헛점을 찾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홍성흔의 경우 "타자의 약점도 따져봐야겠지만 초구부터 투수가 제일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주문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자신감이 공에 실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베이스볼 테마록]위기의 조범현호 05년 SK VS 08년 KIA☞[베이스볼 테마록]숫자가 말해주는 로이스터 매직☞[베이스볼 테마록]기록으로 본 두산과 LG의 허약한 득점력☞[베이스볼 테마록]이승엽의 부진과 타이밍,그리고 배짱☞[베이스볼 테마록]지나친 팀 배팅이 장타력에 미치는 영향
2008.04.15 I 정철우 기자
  • [정철우의 1S1B] 고참, 그 존재의 이유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13일 경기 전 목동구장 원정팀 라커룸. SK 포수 박경완과 볼배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누군가 옆에서 유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걸 안 것은 한참 뒤였다. 유격수 나주환이었다. 그는 동그래진 눈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박경완이 말을 마치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선배님 볼카운트 1-2에서 말입니다. 직구 파울이 뒷그물로 갔거든요. 잘 친건 아니고 방망이가 좀 늦었어요. 근데도 직구가 또 들어오는거에요. 계속 그런게 헛갈리니까 2스트라이크만 되면 무지 힘듭니다." 흔히 파울 타구가 뒷그물로 가면 타이밍이 맞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타자가 그 구종을 노렸거나 컨디션이 좋은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보통이다. 나주환의 말은 직구 파울이 뒷그물로 갔으니 어찌됐든 상대 배터리가 변화구 승부를 할거라 생각했었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박경완은 물론 옆에 있던 투수 가득염까지 펄쩍 뛰며 소리를 질렀다. 마치 짠 것처럼 똑같은 말을 했다. "네가 그런 모습 보이는 순간 바로 호구 잡히는거야." 이후 설명이 이어졌다. "투수와 포수는 타이밍이 맞아서 뒷그물로 갔는지 늦게 쳐서 그랬는지 다 알아. 다음 공을 어떻게 선택하는지 다 예상할 순 없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을 치러가는 순간 고민해선 안된다는 거야. 그런 타자는 우습게 보일 수 밖에 없어. 알았냐." 나주환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은 '상식'이었지만 박경완과 가득염이 들려준 것은 '경험'이었다. 나주환은 말 없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 속 응어리 하나가 풀린 듯한 표정이었다. 야구는 수학과는 달라서 공식을 쫓아가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경험이다. 오랜 세월 실전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쌓인 고참들의 경험담은 후배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 역할을 한다. 한화 투수 안영명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쟁쟁한 선배들의 모습만 잘 지켜봐도 투수가 어떻게 생활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세상의 시선은 베테랑 선수들에게 냉정하다. 예전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당장 날 선 비난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들의 역할은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람들의 눈이 미치지 못하는 덕아웃 뒤켠 어딘가에선 지금도 그들이 뿌리는 희망의 씨앗들이 자라나고 있다.▶ 관련기사 ◀☞[정철우의 1S1B]'대안2'였던 사나이,그리고 그의 한☞[정철우의 1S1B] 로이스터 돌풍과 귀네슈의 2007 시즌☞[정철우의 1S1B]이봄,캐치볼로 마음을 전해보세요☞[정철우의 1S1B]야구장의 전봇대도 뽑아버리자
2008.04.14 I 정철우 기자
위기의 조범현호 05년 SK VS 08년 KIA
  • [베이스볼 테마록]위기의 조범현호 05년 SK VS 08년 KIA
  • ▲ 조범현 감독 [사진제공=KIA타이거즈][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조범현 호가 흔들리고 있다. 타선은 고비때마다 침묵하고 어이 없는 실책은 꼭 실점과 이어진다. 가뜩이나 타격감도 안 좋은데 부담감까지 더해져 타자들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투수가 잘 던지면 타선이 침묵하고 좀 쳐낸다 싶으면 마운드가 무너진다. 약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대로 라면...' KIA 입장에선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조범현 KIA 감독에겐 낯선 경험은 아니다. SK 감독이던 지난 2005년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SK는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4월을 10승11패로 부진하게 출발했다. 5월은 더 심각했다. 7승17패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꼴찌까지 떨어졌다. 당시 조범현호의 5월은 현재 KIA의 4월과 닮아 있다. ▲답답한 타선 KIA의 팀 타율은 2할2푼7리다. 1위 히어로즈(.293)에는 미칠바 아니지만 하위 3팀(두산 한화 LG)에 비해선 크게 나쁘진 않다. 그러나 답답증은 단연 최고다. 득점권 타율은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KIA의 득점권 타율은 2할5리. 더 심각한 것은 승부처에서의 부진이다. 동점 주자가 있을땐 1할3푼8리, 역전 주자가 나가 있을 땐 1할5푼에 불과하다. 삼진도 많다. 각각 7번과 12번이나 나왔다. 간절한 소망이 담긴 초긴장 상황에서의 헛방망이질은 더 큰 허무함으로 다가온다. 타선의 중심인 4번타자 타율도 답답하기 이를데 없다. 올시즌 KIA의 4번타자로 나선 선수들의 타율은 고작 1할6푼7리에 불과하다. 2005년 5월의 SK도 그랬다. 당시 SK 팀 타율은 2할5푼6리였다. 아주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 수치였다. 그러나 득점권에선 2할3푼7리로 크게 떨어졌다. 김기태(.235) 박재홍(.200) 박경완(.135)등 중심 타선의 부진이 뼈아팠다. 특히 만루서 약했는데 주자가 만루만 되면 1할6푼3리로 추락했다. KIA는? 올시즌 8번의 만루 찬스에서 단 한개의 안타나 볼넷도 얻어내지 못했다. ▲희망은 없나 그러나 현재의 KIA가 2005년 5월의 SK보다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부분이 있다. '선발 투수들의 힘'이 그것이다. KIA는 올시즌 선발투수 방어율이 2.56에 불과하다. 서재응 윤석민 리마 등 믿음직한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선발이 강하다는 것은 벤치가 경기 운영의 계산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불펜 방어율이 4.91로 높은 것이 단점이지만 승리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다면 어느정도 개선의 여지는 있다. 마무리 한기주가 듬직한 것도 믿을 구석이다. 2005년 5월 SK는 마땅한 선발이 없어 고전했다. 선발 방어율이 무려 5.49였다. 단 한명의 선발 투수도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SK는 6월들어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다. 15승7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고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마운드는 방어율 3.11로 살아났고 팀 타율도 2할7푼4리로 높아졌다. 당시 조 감독은 1사 만루서 스퀴즈를 대는 등 적극적인 작전으로 선수단에 자극을 준 바 있다. 정상적인 작전은 아니었지만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았다. 그렇게라도 조금씩 승리를 따내며 분위기를 바꿔갔고 점차 선수들도 부담감에서 벗어나 제 모습을 찾아갔다. KIA와 상대해 본 감독들은 최근 KIA의 가장 큰 단점을 '분위기'라고 꼽았다. 실력말고도 그 무언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KIA가 스스로 그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벗어난다면 그 계기는 무엇이 될까. 2008시즌 초반 레이스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관련기사 ◀☞[베이스볼 테마록]숫자가 말해주는 로이스터 매직☞[베이스볼 테마록]기록으로 본 두산과 LG의 허약한 득점력☞[베이스볼 테마록]이승엽의 부진과 타이밍,그리고 배짱☞[베이스볼 테마록]지나친 팀 배팅이 장타력에 미치는 영향
2008.04.11 I 정철우 기자
서재응 김선우 호투하고도 첫승 또 다시 불발...두산 6연패
  • 서재응 김선우 호투하고도 첫승 또 다시 불발...두산 6연패
  • ▲ 서재응-김선우 (사진제공=KIA, 두산)[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메이저리그서 돌아온 동갑내기 친구 서재응(31.KIA)과 김선우(31.두산)가 두번째 등판에서도 나란히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서재응과 김선우는 8일 각각 SK와 한화를 상대로 한국 프로야구 데뷔 첫 승에 도전했다. 나름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그러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서재응은 광주 SK전서 8이닝 1실점의 만점투를 선보였다. 안타를 8개나 허용하고 볼넷도 3개를 내줬지만 실점은 최소화하는 빼어난 위기 관리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1-1 동점이던 6회 1사 1,3루서 이전 타석에서 두개의 안타를 뽑아낸 나주환을 체인지업으로 삼진아웃 시킨 뒤 2루로 뛰던 박경완이 아웃되 이닝을 넘기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실점 상황도 운이 좀 없었을 뿐이었다. 3회 2사 2루서 박정권의 빗맞은 플라이 타구를 2루수 김선빈이 낙구지점을 놓치며 안타를 만들어줘 불의의 점수를 내줬다.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나왔고 133km까지 찍힌 체인지업과 120km대 커브를 절묘하게 섞으며 SK 타선을 막아냈다. 홈 플레이트 양 사이드를 찌르는 칼날 제구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게 했다.   김선우는 잠실 한화전서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했다. 삼진 3개를 잡아냈지만 5개의 안타를 집중적으로 맞아 실점이 좀 많았다.   그러나 지난번 등판(4이닝 4실점)에 비하면 한층 나아진 모습이었다. 직구의 볼끝이 살아나면서 힘 있는 공을 던졌다. 변화구 제구는 아직 부족함이 눈에 띄어 아쉬움을 남겼다.   김선우는 두산이 1-2로 뒤진 7회 첫 타자 이범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다음 타자 한상훈에게 초구 볼을 던지고 이재우로 교체됐다. 그러나 이후 3루까지 진출한 이범호가 더블 스틸로 홈을 밟아 김선우의 실점은 1점 더 늘어났다. 서재응과 김선우는 공교롭게 팀도 모두 패해 두배의 아픔을 겪었다. KIA는 연장 10회초 SK 신인 모창민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맞고 1-2로 졌다. 두산은 한화에 3-4로 지며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한편 롯데는 삼성을 9-5로 꺾고 단독 1위가 됐다. 이대호와 가르시아가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LG는 모처럼 타선이 폭발하며 히어로즈를 9-4로 꺾었다.▶ 관련기사 ◀☞홍성흔과 랜들의 재회가 특별했던 이유☞홍성흔 멋들어진 포수 복귀전 "신인의 자세로 돌아왔다"☞[정철우의 1S1B]'대안2'였던 사나이,그리고 그의 한☞채병룡 '시범은 시범일 뿐' 부상 털고 시즌 첫 승☞조범현 감독이 최희섭을 믿었던 이유
2008.04.08 I 정철우 기자
우규민, 마무리로 적당한가
  • [과연 그럴까]우규민, 마무리로 적당한가
  • ▲ 우규민 [뉴시스][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LG 마무리 우규민은 4일 롯데전 9회초에 마운드에 올랐다. 4-4 동점이었고 1사 만루 상황이었다. 한 점도 주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타자를 삼진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규민은 그 뒤 맞이한 타자 3명 중 단 한 명도 삼진으로 잡아내지 못했다. 결국 세 명 중 한 명인 정수근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우규민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도, 패전을 기록하지도, 실점을 기록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LG는 졌다. 이에 앞서 우규민은 2일 LG전 9회초에 등판했다. 비슷한 상황이었다. 4-4 동점, 1사 2루였다. 우규민은 이후 타자 5명을 맞이해 2명을 고의볼넷으로 내보냈다. 상대한 타자는 3명이었다. 이들 중 누구도 삼진으로 잡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그 중 하나인 신명철의 타구는 3루수 실책이 되었고, 또 다른 하나인 조동찬의 타구는 우익수쪽 희생플라이가 되었다. 이번에도 우규민은 블론세이브, 패전, 실점 중 아무 것도 떠안지 않았다. 그러나 LG는 졌다. 우규민은 이에 앞선 3월30일 SK전에서는 잘 던졌다. 1 1/3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세이브를 올렸다. 삼진도 하나 잡았다. 하지만 올 개막전이었던 3월29일 SK전에서는 잘 던지지 못했다. 4-4인 연장 10회 첫 타자부터 상대했다. 그는 4명의 타자를 맞이했지만 이번에도 한 번도 삼진을 잡지 못했다. 박경완에게 볼넷을 내주었고 나머지 3명의 타자의 배트에 우규민의 공이 맞았다. 그 중 하나인 11회말 정상호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이번에는 우규민이 패전과 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LG는 졌다. 이상이 4월 4일까지의 우규민의 올 시즌 등판 내용이다. 한 번은 성공했고 세 번은 실패했다. LG는 우규민 덕에 한 경기를 잡았지만, 우규민 때문에 세 경기를 잃었다. 물론 동점 상황 1사 만루에 등판해야 하는 우규민의 입장도 딱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공식 기록상으로는 패전을 기록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방수'인 그가 불을 꺼달라는 팀의 요청에 거의 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위의 우규민의 등판 내용을 꼼꼼히 살폈다면 알 수 있듯이, 그의 실패 요인은 무엇보다도 삼진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는 올해 3 2/3이닝에서 탈삼진을 딱 한 개만 기록하고 있다. 담장 앞에서 잡히는 플라이볼이나 타자를 꼼짝 못하게 하는 삼진이나 아웃 카운트 하나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것은 주자가 없을 때의 얘기다. 주자가 있을 때 긴 플라이볼은 진루타 내지 득점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담장 앞에서 잡히는 플라이볼'을 유도할 수 있는 투수는 없다. 공이 일단 배트에 맞으면 홈런이 될지, 적시타가 될지, 빗맞은 안타가 될지, 야수 실책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것이다. 투수가 가장 확실하게 타자를 잡아내는 방법은 배트에 공이 안 닿게 하는 것, 곧 삼진을 잡는 것이다. 특히 마무리투수는 선발투수에 비해 실수나 실패를 해도 될 여지가 적다. '맞혀 잡을' 여유가 적거나 없다. 마무리투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이 탈삼진 능력이다. 그런데 우규민은 이 능력이 매우 빈약하다.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규민은 2005년(7.2이닝 4개)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탈삼진 수가 이닝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2007년(78이닝 26개)과 2008년(3.2이닝 1개)에는 탈삼진 수가 이닝 수의 1/3도 안 된다. 그는 삼진을 잡는 능력과 거리가 먼 선수다. 우규민은 좋은 투수다. 마무리 투수라는 자리에 적합하지 않을 뿐이다. 이대호에게 중견수를 시켜놓고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면 그건 이대호가 아닌 벤치의 잘못이다. 우규민은 지난해에 10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LG는 4강 도전에 실패했다. 이제 LG는 우규민의 보직을 바꿔줘야 한다. ▶ 관련기사 ◀☞[과연 그럴까]외국인 투수 동반 부진이 미칠 영향☞[과연 그럴까]메이저리그의 가망 없는 팀들☞[과연 그럴까]야구는 감독이 아닌 선수가 한다☞[과연 그럴까]ML 꼴찌 타자 만도 못한 히어로즈 타선☞[과연 그럴까]무승부 폐지,그렇게 두려운 일 아니다
2008.04.07 I 백호 기자
  • 두산 포수와 타선 집중력 구멍으로 4연패...히어로즈 5연승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두산이 2승을 거둔 뒤 내리 4연패, 주춤하고 있다. 5일 문학 SK전은 두산의 시즌 출발이 왜 삐걱이고 있는지 대표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두산은 우선 포수 부문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최근 상병이가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튼실히 제 역할을 해줬던 채상병이지만 올시즌 들어 몇차례 실수가 나온 뒤 중압감이 어깨를 짖누르고 있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5일 문학 SK전에는 채상병을 대신해 김진수를 선발 포수로 투입했다. 그러나 김진수는 1회에만 3점을 빼앗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채상병은 6회초 대타로 나선 뒤 마스크를 썼지만 이날도 실수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산이 1-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루서 나주환의 번트를 잡아 무리하게 2루로 던지다 악송구, 1루주자 박경완을 2루에서 살려줬다. 기록은 포수 실책. 안방마님이 흔들리니 팀 전체가 다시 한번 술렁였다. 상황상 다음 타자 조동화의 번트는 충분히 예상된 것이다. 그러나 공을 잡은 김명제가 1루에 악송구하며 내야 안타가 됐다. 조동화의 번트도 기가 막혔지만 안타를 만들어줄 정도는 아니었다. SK는 이후 정근우의 6-4-3 병살타와 박재상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태며 승부를 갈랐다. 두산 타선의 체증도 문제가 심각하다. 두산은 8회까지 매이닝 주자를 출루시켰다. 득점권 주자만도 무려 9명이었지만 득점은 1회 최준석의 중전 적시타로 뽑은 1점 뿐이었다. 특히 1-3으로 뒤진 6회 1사 2,3루 찬스에선 대타 채상병과 민병헌이 내리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또 7회 2사 2,3루서는 주포 김동주마저 삼진을 당했다. 9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팀 전체의 타격감이 살아나는 것 만으로 맍고하기엔 부족함이 많은 경기였다. 반면 SK는 3연패 뒤 3연승을 거두며 초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SK 선발 김광현은 6.1이닝동안 안타를 8개나 맞고 볼넷도 3개나 내줬지만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1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한편 우리 히어로즈는 대구 삼성전서 6-5로 승리를 거두며 5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첫 경기 패배 후 무패 행진. KIA는 대전 한화전서 9-로 이겼다.▶ 관련기사 ◀☞[4일]채병룡 '시범은 시범일 뿐' 부상 털고 시즌 첫 승☞[4일]SK 신구 조화포 앞세워 3연패 뒤 2연승...한화 5연패 탈출☞홍성흔 다음주 중 복귀...주초 잠실 한화전 예정☞'풍운아' 조성민, 친정팀 巨人경기로 해설가 컴백☞조범현 감독이 최희섭을 믿었던 이유
2008.04.05 I 정철우 기자
  • SK 신구 조화포 앞세워 3연패 뒤 2연승...한화 5연패 탈출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신.구 타선의 조화에 힘입어 3연패 뒤 2연승을 거뒀다. SK는 4일 문학에서 열린 두산과 시즌 첫 경기서 선발 채병룡의 호투(7이닝 1실점)과 타선 집중력을 무기로 6-2 승리를 거뒀다. 승부처는 6회. 주전 비 주전이 따로 없는 SK 타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이닝이었다. SK는 0-0 동점이던 6회 1사 후 채종범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3회를 빼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레스의 두뇌피칭에 막혀 점수를 뽑지 못하고 있던 터. 6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하면 분위기가 두산쪽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었다. 타석엔 박재홍. 박재홍은 큼지막한 2루타로 이같은 고민을 단박에 날려버렸다. 볼 카운트 2-1의 불리한 상황에서 레스의 직구를 힘껏 끌어당겨 좌중간을 갈랐고 채종범이 힘껏 홈까지 내달려 선취 득점을 올렸다. 중심 타자의 한방으로 분위기가 살아난 SK는 최정의 몸에 맞는 볼로 찬스를 1,2루로 불렸다. 다음 타자 박경완은 삼진. 하지만 SK엔 또 하나의 비밀병기가 있었다. 타석엔 신인 모창민이 들어섰다. "치는 재주 하나는 확실하다"던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 경기 전까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 그동안의 관심이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첫 타석 중전 안타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모창민은 한결 마음의 짐을 덜어낸 듯 했다. 볼 카운트 0-1에서 레스의 변화구를 끌어당겨 역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두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SK는 8회초 2점을 빼앗기며 1점차까지 쫓겼지만 8회말 박경완의 2루타와 두산 투수 이재영의 폭투,밀어내기를 더해 3점을 뽑으며 승부를 갈랐다. 두산 선발 레스는 2004년 부터 이어오던 6연승을 멈췄고 두산은 최근 3연패가 됐다. 한편 우리 히어로즈는 대구 삼성전서 5연승을 달리던 선두 삼성을 3-1로 꺾고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이로써 롯데 못지 않은 초반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한화는 대전 KIA전서 9이닝 1실점으로 완투한 에이스 류현진과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클락의 활약에 힘입어 4-1로 승리,개막 이후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관련기사 ◀☞홍성흔 다음주 중 복귀...주초 잠실 한화전 예정☞'풍운아' 조성민, 친정팀 巨人경기로 해설가 컴백☞두산 '마구마구'와 공동 마케팅☞조범현 감독이 최희섭을 믿었던 이유☞[베이스볼 테마록]지나친 팀 배팅이 장타력에 미치는 영향
2008.04.04 I 정철우 기자
홍성흔 "임신한 아내 보며 마음 아팠다"
  • 홍성흔 "임신한 아내 보며 마음 아팠다"
  • 사진=두산베어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포수를 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요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두산 잔류를 선택한 홍성흔(32)이 미안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홍성흔은 25일 이데일리 SPN과 전화 통화에서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선수가 먼저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 내가 실수한 부분이다. 구단과 감독님 코치님 동료,팬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김경문 감독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한 뒤 3개월을 훌쩍 넘기도록 맘 고생을 해야 했던 만큼 그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특히 "둘째를 임신한 아내가 자신의 일로 아파하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괴뤄웠다"고 말할땐 긴 한숨까지 내쉬었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다잡은 만큼 각오까지 무뎌진 것은 아니었다. "어떤 자리에서건 팀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애써 목소리에 힘을 넣었다. 다음은 홍성흔과 일문 일답. -현재 심경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선수가 먼저 트레이드를 요구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 뉘우치고 있으며 나 하나로 끝났으면 좋겠다. -어떤 부분이 가장 미안한가. ▲원했던 바는 아니지만 구단 이미지에도 상처가 됐을 것이다. 감독님 마음도 편치 않으셨을 거고 팬과 동료 선수들에게도 미안한 마음 뿐이다. -포수를 원했는데. ▲이제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감독님이 하라는대로 하겠다. 포지션을 정해주시면 그 부분을 따르겠다. 벤치에서 화이팅이나 내라고 하셔도 열심히 힘을 내서 소리 지르겠다. -이제 트레이드는 접은 것인가. ▲그런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힘든 점이 있었다면. ▲혼자라는 것이 괴로웠다. 나는 훈련도 선수들과 함께 화이팅 내며 하는 스타일인데 혼자 하려다보니 더 힘들었다. 개인 훈련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또 집에선 아내를 보는 것이 힘겨웠다. 둘째를 임신했는데 나 때문에 고민을 함께 하느라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 괴롭고 미안했다. 태교를 잘 해줘도 모자랄 판에... -몸 상태는 어떤가. ▲그래도 훈련은 충실히 해왔다. 몸 상태는 좋다. 오늘 처음 팀 훈련을 하며 배팅도 치고 러닝도 했는데 다 감이 좋다. 오늘(25일)비가 와서 경기에 못 나선 것이 좀 아쉽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심려 끼쳐드려서 죄송하다. 이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 열심히 뛰는 홍성흔을 보여드리겠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한다.▶ 관련기사 ◀☞홍성흔 두산 잔류 선택...1억8,600만원 재계약☞히어로즈에 드리워진 '박경완의 그늘'☞프로야구 사령탑, 8인 8색 출사표☞프로야구 미디어데이 말의 전쟁 '신인선수 편'☞프로야구 미디어데이 말의 전쟁 '감독,고참 편'
2008.03.25 I 정철우 기자
유니폼 실수 장성호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 유니폼 실수 장성호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 ▲ 기아 장성호 선수[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25일 2008시즌 미디어데이가 열린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8개구단을 이끄는 감독들, 그리고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의 내일을 짊어진 신인 선수들의 등장으로 식장이 조명 이상의 빛이 났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선수가 한명 있었다. KIA 주장 장성호가 주인공이었다. 장성호가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이기도 했지만 이날은 또 다른 이유로 이목을 끌었다. 유니폼 색깔 때문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양한 볼거리를 위해 주장은 홈 유니폼, 신인 선수는 원정 유니폼을 입고 참석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따라서 주장들은 모두 하얀색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하지만 장성호는 달랐다. 홀로 빨간색 원정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식장을 들어서자마자 실수를 깨달은 장성호의 얼굴은 유니폼 색깔만큼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쩌면 그의 이미지와 꽤 잘 어울리는 실수였다. 장성호는 야구 기술과는 별개로 어쩐지 허술한 구석이 있어보이는 캐릭터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선수다. 그래서 물었다. "원정 경기 유니폼을 안챙겨서 당황한 적이 많았죠?" 시즌을 치르다보면 종종 이런 일이 일어나 다른 선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러자 장난기 가득하던 장성호의 낯빛이 바뀌었다. "정말 단 한번도 없어요. 프로 입단해서 오늘같은 일은 처음이라니까요." 옆에서 듣고 있던 구단 관계자도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훈련도 제일 먼저 나오는 선수잖아요. 겉 보기랑은 전혀 다르다니까요." 장성호는 지난해 부상에 발목을 잡혔지만 이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그의 항변처럼 야구에 있어서만은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 장성호의 익숙해보이는 실수는 야구장이 아니었기에 생겨난 해프닝이었던 셈이다. (사진=김정욱 기자)▶ 관련기사 ◀☞[포토]프로야구 대표 선수들, '올해는 우리가 최고'☞[포토]2008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 갖고 힘찬 출발☞히어로즈에 드리워진 '박경완의 그늘'☞SK 개막 2연전 이벤트...DJ DOC 공연☞홍성흔 두산 잔류 선택...1억8,600만원 재계약
2008.03.25 I 정철우 기자
히어로즈에 드리워진 '박경완의 그늘'
  • 히어로즈에 드리워진 '박경완의 그늘'
  • ▲ 현대시절의 박경완 (사진=현대유니콘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광환 히어로즈 감독은 24일 창단식에 앞서 "요즘 제일 고민되는 부분이 어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 부족하다"며 엄살을 부렸다. 그러다 슬쩍 속내를 드러냈다. "포수가 가장 아쉽다"고 말한 뒤 "노무라(라쿠테)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20승 투수와 좋은 포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좋은 포수를 택해야 한다"고. 그만큼 포수가 중요하다." 히어로즈가 포수가 구멍이란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노장 김동수만으로 버텨왔지만 그마저 여의치 않다. 김동수는 구단의 80% 삭감안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스스로 매물로 나온 홍성흔의 영입 작업도 일단 무산됐다. 홍성흔은 25일 두산 잔류를 선택했다. 트레이드야 계속 추진될 수 있겠지만 카드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여기서 의문이 한가지 생긴다. 현대는 전통적으로 강팀의 면모를 보여왔다. 4번의 우승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아무리 최근 몇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해도 쓸만한 포수 하나 키워내지 못한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현대 출신 한 지도자는 그 이유를 "박경완의 그늘때문"이라고 했다. 워낙 걸출한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보니 포수 키우기를 소홀히 하게 됐다는 뜻이었다. 현대는 지난 1997시즌이 끝난 뒤 현금 9억원과 선수 2명(김형남 이근엽)을 쌍방울에 주고 박경완을 영입했다. 박경완은 이후 6년간 현대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빼어난 리드로 2차례의 우승을 팀에 안겨줬다. 그 사이 현대에도 이택근,오윤 등 쓸만한 포수 재목이 입단했다. 그러나 향후 몇년간은 박경완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냥 묵혀두기엔 그들의 타격 재능이 너무 아까웠다. 결국 일찌감치 다른 포지션으로 전향 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갔다. 그러나 박경완은 영원하지 않았다. 2002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어 옛 스승인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SK로 떠났다. 당시 조건은 3년 19억원(최대 4년 23억원)이었다. 이미 구단 운영에 어려움이 시작됐던 현대로서는 잡을 수 없는 수준의 금액이었다. 현대는 박경완이 떠난 뒤 포수 키우기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1차 지명권을 쓰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2차 지명에선 급한 투수를 뽑는 것이 우선시됐다. 그만큼 좋은 포수 자원엔 신경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급한 불은 노장 김동수가 껐다. 김동수는 빼어난 리드로 무너져가는 명가를 훌륭하게 지켜냈다. 그러나 이제 그 만으로는 시즌을 버텨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장채근 히어로즈 배터리코치는 "처음 들어와보고 많이 놀랐다.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주위의 설명을 듣고나니 이해할 수 있었다"며 "포수는 시간과 정성이 많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앞으로 어떻게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SK 개막 2연전 이벤트...DJ DOC 공연☞홍성흔 두산 잔류 선택...1억8,600만원 재계약
2008.03.25 I 정철우 기자
홍성흔 두산 잔류 선택...1억8,600만원 재계약
  • 홍성흔 두산 잔류 선택...1억8,600만원 재계약
  • 사진=두산베어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두산 홍성흔이 결국 잔류를 선택했다. "포수를 지키고 싶다"며 트레이드를 요청했지만 현실의 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두산은 25일 "홍성흔과 지난해보다 1억2,400만원 깎인 1억8,6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김경문 감독에게 트레이드를 요청했던 홍성흔은 그동안 두산과 계약을 거부해왔다. 새로운 팀으로 옮긴 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두산은 홍성흔의 이름값에 걸맞는 카드를 원했지만 선뜻 나서는 팀이 없었다. 신생팀 우리 히어로즈의 창단 작업이 지지부진했던 것도 한 원인이 됐다. 히어로즈가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반발하는 등 잡음이 계속되자 홍성흔에 대한 트레이드 작업이 원만히 이뤄지지 못했다.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었던 히어로즈행이 어렵게 되자 홍성흔의 마음이 흔들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홍성흔의 트레이드 요청과 관련, 여러 경로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했으나 각 구단의 이해관계로 쉽게 해결 방안을 찾지 못했다. 홍성흔도 현실적인 상황을 인식,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고 팀 훈련에 합류하기로 전격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성흔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트레이드 요청으로 구단과 팬 그리고 감독님 이하 동료선수들에게 무엇보다 미안하게 생각한다. 지난 3개월이 나에게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프로야구 선수로써 나의 모습을 냉정하게 돌이켜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팀에 합류한 만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 홍성흔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홍성흔은 곧바로 2군 합숙훈련에 합류,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관련기사 ◀☞히어로즈에 드리워진 '박경완의 그늘'☞SK 개막 2연전 이벤트...DJ DOC 공연
2008.03.25 I 정철우 기자
  • 대한민국 야구 자존심 지켰다...홈 텃세 딛고 대만에 승리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대만을 꺾고 대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대표팀은 14일 타이중 인터컨티낸털 구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야구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대만과 경기서 선발 김광현의 호투와 황두성 한기주 정대현으로 이어지는 만점 계투에 힘입어 4-3 짜릿한 한점차 승리를 거뒀다. 심판의 잦은 오심과 일방적 응원,여기에 수비 집중력 저하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어머님 병환으로 귀국한 김동주와 부상을 당한 고영민의 공백도 더욱 크게 느껴졌다. 특히 1루에서 두차례나 애매한 견제사가 나온데다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존은 대표팀을 가장 힘들게 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어려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대표팀은 1회 선발 김광현이 1번 장첸민에게 빗맞은 유격수 내야 안타를 허용한 뒤 2번 린체시안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맞고 휘청했다. 미처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한방을 얻어맞은 셈이었다. 이어 3번 펑정민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4번 장타이샨은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 병살 찬스를 잡았지만 공을 넘겨받은 2루수 정성훈이 1루로 악송구를 하는 바람에 1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김광현은 이후 두 타자를 잘 솎아내며 어려운 출발을 잘 마무리했다. 선배들의 실수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은 막내 김광현의 침착함 덕분이었을까. 대표팀은 이내 제 모습을 찾았다. 2회초 이승엽이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로 포문을 열며 반격에 나섰다. 이어 이대호의 타구를 대만 3루수 린이촨이 뒤로 흘려 무사 1,2루. 숨을 고른 대표팀은 이택근의 중전 적시타와 진갑용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두점을 따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1,3루서는 정성훈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대만 유격수 린즈셩이 더듬은 덕에 모두 세이프되며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3-2로 앞선 3회엔 선두 타자 김주찬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3루를 잇달아 훔쳐 득점 기회를 발로 만들어냈다. 1사 3루서는 이대호가 우전 적시타로 김주찬을 불러들였다. 대만은 5회 이대호의 실책에 힘입어 1점을 따라붙었다. 다시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듯한 위기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마운드는 강했다. 김광현은 추가 실점 없이 5회를 마감했다. 다음 차례는 '믿을맨'들의 몫이었다.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황두성(2이닝 1볼넷 4탈삼진 무실점)-한기주(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정대현(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은 힘 좋은 대만 타자들을 무력화 시키며 1점 승부를 기어코 지켜냈다. 대회를 6승1패로 마친 대한민국은 캐나다에 이어 2위로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캐나다도 6승1패였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대한민국이 2위가 됐다.▶ 관련기사 ◀☞[정철우의 1s1b]1점차 볼 카운트 1-3, 당신의 선택은?☞박경완 "류현진은 틀림없는 국제용 투수"☞대표팀 최종 예선 첫 패배...류현진 1.2이닝 3실점 부진☞국제대회서도 빛난 대한민국 발야구
2008.03.14 I 정철우 기자
  • SK 원조 발야구 앞세워 3연패 탈출...KIA 최희섭 4타점 폭발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롯데에 발야구 시범을 보이며 시범경기 3연패에서 벗어났다. SK는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시범경기서 무려 5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기동력을 앞세워 8-2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 빠른 발을 이용한 야구로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쥔 SK는 신인 모창민까지 가세 한층 빨라진 움직임을 선보였다. 선취점은 발의 몫이었다. 1회 선두타자 김강민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와 상대 실책으로 단박에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두 타자의 얕은 외야 플라이로 2아웃, 기회를 놓치는 듯 했다. 그러나 박재홍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과감한 더블 스틸을 시도, 김강민이 홈을 밟으며 첫 득점을 뽑아냈다. SK는 2회 박경완의 투런 홈런으로 다시 기세를 올렸다. 이어 3-1로 앞선 4회에만 4점을 뽑으며 승부를 갈랐다. 특히 4회 모창민과 박재상이 도루를 성공시켰고 두번의 진루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집중력 보여줬다. SK 선발 송은범은 5이닝동안 7피안타 3볼넷을 내줬지만 크게 무너지지 않는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은 2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롯데는 5회까지 매이닝 주자를 출루시키고도 결정타가 나오지 않거나 주루 미스를 범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광주 KIA-두산전서는 KIA가 6-3으로 승리를 거뒀다. 시범경기에 첫 선을 보인 최희섭은 3타수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선발로 등판한 서재응은 3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우리는 LG에 2-1로 승리를 거뒀고 한화와 삼성은 4-4로 비겼다.▶ 관련기사 ◀☞브룸바,스코비 우리 히어로즈 입단☞SK 2008시즌 입장권 가격 확정☞한화 홈 개막전 예매 이벤트 실시☞LG,두산 '키움증권 홈런존' 운영☞박경완 "류현진은 틀림없는 국제용 투수"
2008.03.14 I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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