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천선란 작가 "활자 속 로봇 콜리, 무대서 구현된 모습에 눈물"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천 개의 파랑’이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는 마음으로 연극도 뮤지컬도 기대하고 있습니다.”천선란 작가가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예술단)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 열린 서울예술단 ‘천 개의 파랑’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천선란(31) 작가는 베스트셀러 소설 ‘천 개의 파랑’이 연극과 뮤지컬로 연이어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천 개의 파랑’은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했고, 출간 이후 15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SF(공상과학) 소설이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말을 타는 기수(騎手) 휴머노이드로 제작됐지만 실수로 ‘학습 칩’이 삽입된 로봇 콜리의 이야기를 그렸다. 로봇·인간·동물의 연대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서울예술단과 국립극단이 각각 뮤지컬(창작가무극)과 연극으로 제작해 나란히 무대에 올린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은 오는 5월 12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다. 국립극단이 제작한 연극은 지난 16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천 작가는 “‘천 개의 파랑’은 영화나 드라마로 먼저 제작될 수도 있었지만, 영상 매체로 제작되면 작품 속에서 말이 중요하게 등장하는 만큼 동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 우려가 있었다”며 “공연은 무대 문법을 통해 로봇과 말을 표현할 수 있어 소설의 주제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반가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천 작가의 관심사는 주인공 로봇 콜리를 무대에서 어떻게 묘사할 지다. 국립극단은 콜리 역을 위해 실제 로봇을 제작했다. 서울예술단은 콜리와 말을 퍼펫(인형)으로 표현한다. 뮤지컬 ‘빅 피쉬’를 비롯해 여러 편의 연극과 거리극을 선보여온 인형작업자 이지형이 퍼펫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공연에선 콜리 역의 배우가 다른 2명의 배우와 함께 콜리를 조종한다.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제작발표회가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원작 소설을 쓴 천선란 작가,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 김태형 연출가. (사진=서울예술단)천 작가는 “연극을 봤을 때도, 뮤지컬 제작을 위한 회의에 왔을 때도 활자 속 로봇 콜리가 무대에 서서 입체적인 모습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는 것에 눈물이 났다”며 “특히 뮤지컬에서는 목소리를 지닌 콜리가 속삭이는 듯한 대사에서 관객이 느끼는 감동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최근 한국 문학계에서는 여성 SF 소설가의 약진이 눈에 띈다. 천 작가가 대표적이다. 천 작가에게 SF는 시대와 인간을 돌아보게 하는 창(窓)이다. 천 작가는 “사회가 점점 개인 중심으로 흩어지고, 규범도 사라지면서 사람들 또한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왜 사는가’ 등의 고민이 커지는 것 같다”며 “SF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거대담론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람들이 요즘 SF를 많이 찾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은 천 작가의 원작이 담고 있는 정서를 무대 위에 그대로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공연계 대표 창작진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김태형 연출, 김한솔 작가, 박천휘 작곡가, 김혜림 안무가,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 고동욱 영상 디자이너 등이다.김 연출은 “처음엔 로봇과 말의 구현을 위해 기술에 대한 리서치를 많이 했지만, 원작이 지닌 따뜻함을 관객에 전달하려면 기술보다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생각해 퍼펫을 사용하기로 했다”며 “희망을 잃지 말고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자는 원작의 메시지를 무대에서도 잘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그룹 펜타곤 멤버 진호와 단원 윤태호가 콜리 역을, 그룹 오마이걸 멤버 효정과 단원 연정이 고장난 콜리를 수리하는 연재 역을 맡는다. 연재의 언니이자 장애인인 은혜 역으로는 단원 송문선, 연재와 은혜의 어머니 보경 역으로는 송문선이 캐스팅됐다. 이들 외에도 최인형, 박재은, 이동규, 이혜수, 김용한, 안재홍 등이 출연한다.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제작발표회가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혜림 안무가, 박천휘 작곡가, 원작 소설을 쓴 천선란 작가, 이유리 단장 겸 예술감독, 김태형 연출가,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 고동욱 영상 디자이너, 이지형 퍼펫 디자이너. (사진=서울예술단)
- '나는 솔로' 19기 모태솔로, 최종선택 0커플이지만…옥순·상철 현커
- ‘나는 솔로’[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는 SOLO(나는 솔로)’ 19기가 최종 선택에서 커플 탄생에 실패했다. 그러나 촬영이 끝난 후 상철과 옥순이 현실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결혼까지 꿈꾸는 현실커플로 탄생됐다.지난 17일 방송된 SBS Plus ENA ‘나는 SOLO’에서는 모태솔로 특집인 19기의 최종 선택 결과가 공개됐다. 그동안 3MC 데프콘 이이경 송해나는 “제발 한 커플이라도 탄생하면 좋겠다”라고 두 손 모아 염원해 왔으나 ‘솔로나라 19번지’ 안에서는 한 커플도 탄생하지 않았다. 모두가 아쉬워하던 찰나, 촬영 종료 후 ‘현커’로 발전한 상철과 옥순이 등장했다. 이후 두 사람은 ‘솔로나라 19번지’를 다시 찾아와 서로를 최종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앞서 옥순 영숙 현숙에게 데이트 선택을 받았던 상철은 부담백배인 ‘3:1 데이트’를 시작했다. 그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수시로 옥순을 신경 썼으며, 석갈비 맛집에서도 옥순만 챙겼다. 급기야 ‘1:1 대화 타임’에서 상철은 영숙과 현숙에게 옥순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놔 두 사람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반면 옥순과 마주 앉은 상철은 적극적으로 호감을 어필했다. 곧 있을 최종 선택을 언급하며 “배신하기 없기로 했다. 약속해라”고 새끼손가락을 내밀었고, “못 믿겠는데?”라는 옥순의 발언에 “같이 있으면 재밌으니까 계속 같이 있고 싶다. 좋아하는 것 같다”고 진지하게 속마음을 고백했다. 데이트 후, 옥순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은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 확신은 없으니까”라고 조심스레 말했다.영자는 이성적 감정이 없었지만 “기다려 달라”는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줬던 첫 연애의 마지막과 후회를 떠올리며 고민에 빠졌다. 뒤이어 여자 숙소를 찾아온 영식에게 “(영수를) 최종 선택하고 싶지는 않고, 사귈 생각도 없다. 그렇다고 아예 연을 끊는 것도 불편하다”고 상담을 했다. 영식은 “영수님하고 얘기할 때 너무 미안하다는 듯이 얘기하면 오히려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가볍게 거절 의사를 내비치라고 조언했다. 영식의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진 영자는 즉각 영수를 불러내 “나 솔직하게 얘기할게. 내일 최종 선택 안 할 거야”라고 선포했다. 이어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어”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레 영자의 ‘최종 선택 포기’ 발언에 영수는 “네가 부담 안 갖게 해줄게. 괜히 먼저 그런 말을 하게 해서 미안해”라고 답했다. 이후 터덜터덜 남자 숙소로 돌아온 영수는 멍하니 고민에 빠졌고, 제작진에게 “제가 알아듣기로는 (마음이) 바뀐 게 아니라 최종 선택을 하지 않은 채로 시작을 해보자는 것 같다”고 영자의 마음을 오해한 해석을 내놨다.마침내 다가온 최종 선택의 날, 순자는 전날 빌렸던 영수의 외투를 돌려주며 직접 만든 캐릭터 볼펜과 배지를 선물해 마음을 표시했다. 상철은 여자 숙소를 찾아왔고, 옥순은 “내가 선택을 할 때 누군가는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힘들다”라고 영식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이에 상철은 “그냥 저 믿고 따라오시는 건 어떠냐”라고 박력 있게 말했다. 창문을 통해 길어지는 상철, 옥순의 대화를 멀리서 지켜보던 영식은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 옥순에게 다가갔다. 그런 뒤, “나 같은 경우는 (마음이) 안 꺾이는 거야”라며 “최종 선택은 우리한테 큰 의미가 없다. 여기서 선택을 안 한다고 해도 계속 연락은 할 거고, (네가 좋아하는 취미인) 사진 찍는 것도 유튜브를 보고 배워보겠다”고 어필했다. 옥순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일단 나가서 만나보는 것도”라며 영식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최종 선택 직전 모인 19기 솔로남녀는 무전기를 통해 ‘마지막 고백’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 영호는 “저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조금 덜었으면 좋겠다”고 현숙에게 무전을 쳤고, 현숙은 “내 마음이 그만큼 따라가주지 않아서 미안해”라고 답했다. 뒤이어 광수는 “오랜 세월이 지나 이 순간을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 마음을 전하려고 한다”며 영숙에게 호감을 표현했고, 영숙은 “광수는 좋은 사람. 서툴고 뚝딱대지만 진심을 다해줘서 고마워”라고 화답해 또다시 광수를 울렸다.영수는 영자에게 “이 자리에 네가 없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거야”라며 눈물을 삼켰고, 영자는 “영수 덕분에 앞으로도 ‘솔로나라’를 나가도 더 자신감 있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상철은 “시간이 지나가는 게 아깝다는 감정을 처음 느껴봤다. 이게 좋아하는 거라면 그런 것 같다”라고 옥순에게 고백했고, 뒤이어 무전기를 받은 영식은 “우리의 만남이 부산에서도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옥순은 “서로를 좀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호감을 표시해줘서 고마워”라고 영식에게 무전을 보냈고, 상철에게는 “좀 더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봤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최종 선택 전 ‘무전기 고백으로 통한 솔로남녀는 마지막 데이트를 함께 했다. 그런 뒤, 최종 선택을 차례로 시작했다. 여기서 영숙, 영철, 정숙, 영호, 현숙, 순자는 모두 최종 선택을 포기했다. 반면 영수는 “‘솔로나라’에서의 5박 6일은 저에게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상형에 굉장히 가까운 분도 만났다”고 한 뒤 영자에게 직진했다. 앞서 최종 선택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던 영자는 “저에게 이곳은 정말 과분한 경험”이라며 예상대로 최종 선택을 하지 않았다. 상철은 “( 여러분들이) 사람 하나 만들었다”며 옥순에게 다가갔고, 영식은 “우리의 끝은 여기가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라면서도 최종 선택을 포기했다. 마지막으로 옥순은 “여기 와서 제가 몰랐던 제 자신을 알았고 깨달음을 얻고 간다”고 밝힌 뒤 최종 선택을 포기했다. 이후, 옥순은 “연인이기보다는 아직까지 (상철과) 좋은 친구로만 남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상철은 최종 선택이 종료되자, 혼자 구석에서 눈물을 쏟았다. 옥순은 그런 상철에게 다가가, “2라운드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다독여줬다. 급기야 두 사람은 함께 부여잡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0커플’이란 초유의 결과로 끝나는가 싶었던 ‘솔로나라 19번지’는 꽃피는 봄, ‘현커’가 된 상철과 옥순의 깜짝 등장으로 3MC 데프콘-이이경-송해나를 소름돋게 만들었다. 행복한 커플 무드로 나타난 옥순은 “최종 선택하지 않겠다고 하고 돌아서는 순간 후회했다. 그래서 펑펑 울었다. 그때 왜 그랬을까”라고 민망해했고, 상철은 “지금도 그걸로 놀린다”며 웃었다. 뒤이어 ‘솔로나라 19번지’ 최종 선택 그 자리에 다시 선 상철은 “지금 너무 행복하다. 제 첫 연애가 마지막 연애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면서 옥순에게 직진해 최종 선택을 재연했다. 옥순은 “저를 이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평생 생각만 해왔는데 그런 사람을 만났다”며 활짝 웃었다. 심지어 옥순은 상철에게 먼저 ‘박력 뽀뽀’를 날렸고, 두 사람은 “내년 여름께 결혼까지 희망하고 있다”고 해 안방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나는 솔로’는 24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SBS Plus와 ENA에서 방송한다.
- "계촌클래식축제 10년, 조성진·임윤찬도 찾는 대중적 축제로"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클래식 마을을 만들 때 반대했던 계촌마을 주민도 10년이 지난 지금은 ‘와, 이게 되네?’라고 말합니다.” (주국창 계촌클래식축제위원회 초대 위원장)제10회 계촌클래식축제 기자간담회가 17일 서울 중구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주국창 계촌클래식축제위원회 초대 위원장, 계촌초등학교 6학년 정찬율군, 상명대 기악과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하고 있는 홍종석군. (사진=현대차 정몽구 재단)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 ‘계촌클래식축제’가 올해로 10회째를 맞는다. 재단은 2015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와 함께 ‘예술마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계촌클래식축제를 매년 개최해왔다. 작은 시골 마을을 예술이 일상에서 살아 숨 쉬는 ‘예술마을’로 만드는 프로젝트다.주국창 계촌클래식축제위원회 초대 위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촌마을을 클래식 동네로 만들자고 했을 때, 주민은 ‘클래식 말고 트로트 같은 가요를 하면 안되냐’고 반대했다”며 “재단과 한예종이 뒤에 있었기에 이를 믿고 추진했고, 이렇게 10회까지 오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계촌 출신인 주 위원장은 서울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며 공연 기획 등의 일을 해오다 10년 전 이 일에 앞장섰다. 주 위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계촌마을의 인프라가 많이 구축됐고,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의식 수준도 굉장히 높아졌다”면서 “재단과 한예종이 없었다면 이런 기적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계촌마을은 2009년 계촌초등학교 폐교 위기를 막고자 전교생이 참여하는 계촌빛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2012년엔 계촌중학교에도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사연을 접한 재단과 한예종은 2015년부터 계촌마을에 클래식 교육을 지원해왔다. ‘계촌클래식축제’ 또한 아이들에게 무대를 마련해주기 위해 처음 시작했다.재단과 한예종의 노력으로 계촌마을 아이들에게는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10년 전 계촌중 1학년이었던 홍종석군은 현재 상명대 기악과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하고 있다. 홍군은 “10회까지 오면서 축제 규모도 커지고, 마을도 많이 예뻐졌다”고 말했다. 현재 계촌초 6학년 전교 대표로 바이올린을 하고 있는 정찬율군은 “계촌은 ‘왕따’도, 사교육도 없는 특별한 곳”이라며 “오케스트라는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사랑을 심어줬다”고 했다.2022년 8월 27일 강원 평창군 계촌마을에서 열린 ‘제8회 계촌 클래식 축제’에 출연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현대차 정몽구 재단)시골에서 열리는 작은 클래식 축제로 출발한 ‘계촌클래식축제’는 2022년 전국 클래식 애호가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축제로 거듭났다. 그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출연하면서다. 임윤찬은 재단 장학생 출신으로 현재도 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10주년을 맞이한 축제는 다음달 31일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계촌마을 일대에서 예년보다 성대하게 열린다.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해 ‘건반 위 구도자’ 백건우, 지휘자 김선욱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이 출연한다. 최재호 재단 사무총장은 “누구나 임윤찬, 조성진 등을 볼 수 있는 대중적인 클래식 축제가 바로 계촌클래식축제”라고 강조했다.축제의 총감독인 이동연 한예종 교수는 “앞으로 계촌클래식축제를 영국 BBC 프롬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의 야외 공연 발트뷔네 콘서트 등을 벤치마킹한 한국 대표 클래식 축제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재단과 평창군의 협력을 바탕으로 음악감상실 등 클래식 관련 시설을 추가로 구축하고, 계촌과 유사한 해외지역 및 축제와의 협력을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이 교수는 “계촌이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마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제10회 계촌클래식축제 포스터. (사진=현대차 정몽구 재단)
- 대니 구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믿고 보는 '찐 페스티벌'"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실내악을 연주하면 ‘이게 클래식의 중심이었지’, ‘내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강동석 예술감독, 피아니스트 박상욱.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33)가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린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실내악의 매력이다.대니 구는 “연주자는 어두운 방에서 거울만 바라보며 혼자 연습을 하면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며 “실내악은 다른 연주자를 의지하며 합주를 하면서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음악적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실내악의 장점”이라며 “사우나에서 땀을 뺀 듯 클렌징 한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대니 구의 말처럼 2~10명의 소규모 연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은 한국 클래식 청중에게 낯선 분야로 여겨진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국내외 연주자들의 실내악 무대를 펼쳐왔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70)이 예술감독을 맡아 19년째 축제를 이끌고 있다. 올해는 ‘올 인 더 패밀리’(All in the Family)라는 주제 아래 23일부터 5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갤러리 아트스페이스3, 윤보선 고택 등에서 총 14회 공연한다. 국내외 연주자 60명이 참여한다.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렸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대니 구는 최근 TV 예능 출연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연주자다. 2020년부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매년 출석해왔다. 올해는 개막공연을 포함해 총 4회 공연에 출연한다. 어린이날 전날인 5월 4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가족음악회 ‘유머레스크’에서는 음악 퍼포먼스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주형기의 연출로 노래, 연기도 선보인다.대니 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믿고 볼 수 있는 ‘찐 클래식 페스티벌’이라 의미가 크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2020년 한국에 오기 전부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와 강동석 예술감독에 대한 명성은 이미 유명했다”며 “아티스트가 인기가 많다고 초청받는 축제도 아니다. 저 역시 한국에 돌아온 뒤 어떻게 하면 이 축제에 설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피아니스트 박상욱(34)은 2017년부터 8회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와 함께 하고 있다. 박상욱은 피아니스트 신미정과 결성한 ‘신박 듀오’로 2015년 독일 뮌헨 ARD 국제 콩쿠르 2위를 차지한 뒤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연주자다. 올해는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리는 갤러리 콘서트 ‘선구자’를 비롯해 총 2회 공연에 출연한다.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렸다. 피아니스트 박상욱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박상욱은 “어릴 때 솔리스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해온 연주자들이 함께 음악을 만들 때 쾌감이 있다”며 실내악의 매력을 소개했다. 그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검증된 연주자들이 서는 무대”라며 “어떤 프로그램이더라도 실내악에 대한 선입견을 내려 놓고 연주를 보러 온다면 그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올해 축제 주제인 ‘올 인 더 패밀리’는 가족 같은 실내악의 매력을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음악가 부부들의 앙상블, 피를 나누지는 앉았지만 가족처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베테랑 앙상블 무대를 만날 수 있다.강동석 예술감독은 “연주료를 많이 주진 못해도 열정을 갖고 참여해준 연주자들, 그리고 스태프와 청중의 힘으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19회째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덕분에 실내악 연주회와 작은 규모의 축제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에 흐뭇하다”고 말했다.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윤보선 고택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강동석 예술감독, 피아니스트 박상욱. (사진=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 '원더풀 월드' 김남주 "쉽지 않은 작품, 용기 있게 끌고 가"[일문일답]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가 지난 13일 막을 내린 가운데 주인공 은수현 역을 맡은 배우 김남주가 14일 시청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다. 김남주는 가장 행복하다고 믿었던 순간 모든 것을 잃고 스스로 지옥불로 뛰어든 어머니 캐릭터로 열연을 펼쳤다.김남주는 “쉽지만은 않은 작품이었지만, 나답게 용기 있게 끌고 나갔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깊은 감정선에 함께 공감해 준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 김남주. (사진=MBC ‘원더풀 월드)다음은 김남주와의 일문일답이다.― ‘원더풀 월드’가 화제와 관심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이 궁금합니다.△“‘미스티’ 이후에 6년 만에 작품을 하면서 부담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항상 그게 기준이 돼서 ‘나는 이래야 돼’ ‘전작을 뛰어넘어야 돼’ 하며 저를 옭아매고 있었어요. ‘원더풀 월드’는 ‘내가 왜 꼭 그래야 돼? 나 하고싶은 대로 할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작품 같아요. 뭔가 계산하지 않고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갔던 최초의 드라마입니다. 쉽지만은 않은 작품이었지만, 나답게 용기 있게 끌고 나갔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멋진 동료들과 함께 한 뜻깊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여배우로서도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를 믿어주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남겨 기쁩니다.”― ‘원더풀 월드’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더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어둡기도 하고,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해서 걱정이었어요. 모든 배우들이 열심히 했는데, 시청자들께서 그 감정을 따라와 주시고 공감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요즘 시청자들은 재미있고 밝은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는데, 어렵다면 어려운 장르물이니까요. 그럼에도 은수현의 마음에 공감이 됐고, 시청자들께서도 분명 은수현의 마음에 공감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은수현은 억울하게 자식을 잃고 모든 것을 내던져 복수에 나선 어머니입니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남다른 마음으로 임했을 것 같습니다.△“대사에도 나오지만, 그 마음 하나였습니다. 저 역시 엄마로서 은수현의 감정에 너무 공감이 됐고, 자식 가진 엄마들이라면 모두 공감해주실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게 드라마니까 가능한 일이지 실제라면 은수현같은 마음이 아닐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드라마이기에 가능했던 1부 엔딩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던 작품입니다. 대본을 읽는데 너무 슬프고 분노가 차올랐어요. 오로지 그 마음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은수현이 아들을 죽인 이를 들이받고 스스로 지옥으로 가는 1부 엔딩은 강렬하고도 여운이 짙었습니다.△“그날 하루, 그 한 신을 찍었어요. 오후 4시부터 모여서 리허설을 하고 새벽 3시쯤 끝난 것 같습니다. 그 한 신을 찍기 위해 도를 닦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장면이 시청자를 설득하지 않으면 드라마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MBC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 김남주. (사진=MBC ‘원더풀 월드)― 강렬한 감정선, 짙은 슬픔을 연기하느라 후유증에 시달리지는 않았는지요.△“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날그날 풀어갔던 것 같습니다. 저도 엄마여서 그랬는지, 매 장면 몰입하며 촬영했습니다. 그러고 나선 남편이랑 술 한 잔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털어냈어요. 아낌없이 표현하고 그다음엔 탁 풀어가면서 촬영에 임했습니다. 다만 감정이 넘치면 시청자들도 더 힘들지 않겠어요. 울다 보면 더 울게 되는 경우가 있어 첫 테이크에 집중했습니다. 편집에서 덜어낸 부분도 있었어요.”― 차은우와의 만남이 큰 화제가 됐습니다. 배우로서 함께 호흡해보니 어땠는지요.△“얼굴천재로 불릴 만큼 잘생긴 친구가 어떻게 연기를 할지 저도 궁금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니 너무 열정적이고 몸을 사리지 않더라고요. 스케줄도 바빴을 텐데, 단 한 번 늦은 적도 없고 늘 성실했습니다. 그 노력이 작품에서도 점점 빛을 발하더라고요. 친절하기까지 했습니다. 스태프 짐도 척척 들어주고, 키 크다고 전구도 대신 달아주고. 은우는 잘 될 수밖에 없겠구나,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극찬이 아깝지 않습니다. 마음도 멋있고, 자세도 인성도 예쁜 후배와 함께해서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원미경과의 모녀 호흡도 화제를 모았습니다.△“원미경 선생님은 정말 천생 배우세요. 선생님 얼굴을 보면 연기가 절로 나올 만큼 매번 진심이시고요. 선생님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으신데, 연기도 매번 진심이시니 그 앞에서 연기가 안 될 수가 없지요. 진짜 수현이 엄마 같았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계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나도 저런 엄마 있었으면 좋겠다’는 시청자 글을 보면서 ‘맞아 맞아’ 그랬습니다. 선생님은 정말 최고십니다.”― ‘원더풀 월드’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수현이를 끝까지 믿고 따라와 주신 시청자분들한테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끝까지 많은 관심과 궁금증을 갖고 따라와 주신 여러분께 그저 감사하다는 마음뿐입니다. 더 좋은 작품으로 또 다른 모습의 김남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이유식 지옥' 극복기…초기 이유식, 이렇게 했어요[하이, 육아]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최근 ‘육아 지옥’에 빠져 살고 있다. 우리 아이가 처음 뒤집기를 시도하기 시작한 게 54일로, 비교적 이른 96일 만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후로 등이 바닥에 닿기만 해도 뒤집기를 해 ‘이게 그 유명한 뒤집기 지옥이구나’라고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최근 아이 근육이 발달했는지, 잘 때도 뒤집기를 하기 시작해 밤잠을 설치고 있어서다. 다행히 2주일 정도 힘들어하다가(물론 나와 아내도 밤잠을 설쳐 힘들었지만), 엎드려 자는 게 편한지 밤잠을 잘 자고 있다.뒤집기 지옥을 극복한 것도 잠시, ‘이유식 지옥’이 나와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 다른 말로는 ‘이유식 큐브 지옥’, ‘이유식 큐브 공장’이라는 말이 있더라. 우리 아이는 비교적 늦은 6개월 중반에 이유식을 시작했다. 아이가 작은 편에 속해 소아청소년과(소아과)에서 조금 더 분유를 먹여 무게를 늘린 다음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서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이유식을 시작해 약 한 달간 해오고 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아이는 이유식을 잘 먹고 있다. 먹는 양이 많지는 않지만, 이유식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이유식을 거부하는 아이도 많다고 하는데, 이유식을 앞둔 엄마아빠들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이유식을 시작하기 약 한 달 전부터 이유식 의자와 친해지기를 시도했다. 틈만 나면 트립트랩에 앉혀 장난감을 갖고 놀게 했다. (사진=송승현 기자)◇첫 만나는 이유식, 첫 걸음으로 이유식 의자와 친해지기 신생아는 이르면 생후 4개월 늦어도 6개월부터는 이유식을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생후 6개월이 이유식 시작의 마지노선인 이유는 그때 엄마에게서 받은 철분을 대부분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철분이 부족하면 아이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숙면에도 방해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작기도 했거니와 목을 가누고, 목 가누기와 편하게 앉는 게 좀 느린 편이어서 마지노선인 생후 6개월에 이유식을 시작하게 됐다.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생후 6개월이 되기를 기다리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 이유식을 시작하면 이유식을 만들어야 해 손이 많이 간다. 더 큰 문제는 이유식의 낯선 질감에 자칫 아이가 거부라도 한다면 육아 난도는 배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영양 보충을 위해 먹여야 하는 부모와 이를 거부하는 아이의 줄다리기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이유식 거부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아이가 이유식 장소를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노력했다. 먼저 이유식 의자인 ‘하이체어’를 구매했다. 우리는 ‘스토케 트립트랩’과 ‘부가부 지라프’를 놓고 고민했다. 두 제품 모두 국민 육아템으로 불리는 만큼 장·단점을 비교해서는 고르기가 어려웠다. 베이비 세트까지 포함한 가격은 트립트랩이 62만원(네이버 쇼핑 기준), 지라프가 59만원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결국 우린 트립트랩을 선택하기로 했다. 두 제품 모두 직접 매장에 가서 살펴본 결과 두 제품 모두 안전성으로는 합격이지만, 직접 아이를 앉혀야 하는 부모의 입장으로 트립트랩이 조금 더 무게감이 있어서 안정감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육아 동지들의 ‘돌고 돌아 트립트랩’이라는 말이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또한 트립트랩은 아이가 커서도 사용할 수 있고, 성인의 무게도 버틸 수 있는 만큼 손님이 왔을 때 의자 대용으로 쓸 수 있겠다 싶었다. 트립트랩을 사서 앉혀 보니 아직 허리를 완전히 가누지 못하는 아기임에도 안정감있게 잡아줘서 옆으로 기울거나 하는 불편함이 없었다. 이밖에도 의자가 딱딱해서 아이가 불편해하지 않을지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아이는 불편함 없이 잘 앉아 있어서 원래 사려고 했던 트립트랩용 쿠션도 사지 않고 있다.트립트랩을 마련하고 나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한 건 점심 식사 시간 때 아이를 식탁에 앉혀 밥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중요한 건 트레이를 설치해 아이를 앉혀 놓고 각종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한 것이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찡찡대기도 했지만,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부터는 그런 모습도 사라졌다. 다음은 이유식 스푼과 친해지게 했다. 이유식 스푼에 분유를 조금 타서 먹였고, 스푼을 빨면서 놀게 했다. 우린 ‘누비 실리콘 롱핸들 스푼’을 쓰고 있는데 입으로 들어가는 스푼 부분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말랑말랑해서 아직 삼키기 훈련 중인 초기 이유식 아기들에게 적합한 것 같아 매우 만족하고 있다.이런 노력의 결과 첫 이유식을 먹이는 날 여느 때처럼 친숙한 의자에 앉아서 친숙한 스푼을 가지고 놀다가 그 스푼에 이유식을 주니 아이가 너무 낯설지 않게 이유식 환경을 받아들여 준 것 같아 다행이었다. 지금은 이유식을 먹일 때가 되면 아이는 이유식을 보고 손을 뻗어 얼른 달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조금만 갑갑하면 짜증을 내는 아기라 이유식 의자에 앉는 연습을 틈틈이 해둔 것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유식을 주는 낯선 환경을 친근하게 만들고자 노력한 게 빛을 보는 순간이다. (사진=송승현 기자)◇ 쌀미음→소고기→양배추→단호박→사과 순이유식을 시작하면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는데 바로 ‘이유식 식단표’가 너무 다양하다는 것이다. 웹 서핑과 유튜브를 찾아봐도 식단표가 각양각색이라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지 결정장애가 올 지경이다. 우린 논의 끝에 소아과 전문의가 발간한 ‘삐뽀삐뽀119 이유식’을 참고해 식단표를 짰다.가장 먼저 시도한 건 쌀미음이다. 깨끗이 씻은 쌀 40g을 30분간 물에 불려준 뒤, 물 50ml를 넣고 믹서기에 곱게 갈아준다. 이후 350ml 물을 냄비에 추가해 센불에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불에서 5분간 더 끓여주면 완성이다. 쌀 40g을 하면 15g씩 나눠 약 10일 치가 나온다. 3일 치는 냉장으로, 나머지 7일은 냉동해 쓰고 있다.쌀미음을 3일 준 뒤 곧바로 소고기 이유식을 만들었다. 6개월에 이유식을 시작한 만큼 소고기를 통한 철분 보충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주의할 건 철분을 보충해 주기 위해서는 핏물 제거를 덜 해야 한다는 거다. 다른 레시피를 보면 소고기 핏물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담가두는 경우가 있는데, 핏물이 없으면 철분 보충이 안 된다고 한다.(소아과 전문의 자문이다) 쌀 미음과 곱게 간 소고기를 섞어 매일매일 주고 있다.여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각종 채소들을 토핑식으로 추가해 먹이고 있다. 처음에는 곱게 간 양배추를, 그다음엔 단호박을 3일씩 먹였다. 양배추는 잘 먹었으나, 단호박은 질감이 질어서인지 거의 먹지 않았다. 최근에는 사과 퓌레까지 마치고, 다음으로는 닭고기를 준비하고 있다.고맙게도 아이는 우리의 노력을 알아주는지 쌀과 소고기 이유식은 매번 거의 다 먹고 있다. 이유식을 해보니 정말 손이 많이 가더라. 나도 이유식 큐브 공장 지옥에 입성했다. 방금까지도 쌀미음 큐브를 냉동시키고 와서 기사를 작성 했다. 지금도 이유식을 직접 준비하고 먹이는 엄마아빠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 스태빌리티 AI CEO가 그만 두고 ‘탈중앙화 AI’ 회사 만든 이유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AI가 인간수준으로 진화하는데, 데이터 구조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스 모델(LLM·거대언어모델)을 훈련할 수 있는 권한이 몇 개 국가에만 제한되고, 접근 역시 제한돼 불합리하죠.”“AI거버넌스에 대한 고민으로 퇴사”에마드 모스타크 전 스태빌리티 AI CEO가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글로벌 AI 안전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권력 집중 문제를 지적하면서 ‘탈중앙화 AI’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중앙화된 접근이 필요하며, 가능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여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태빌리티 AI를 떠난 이유에 대해서는 “한두 달 전에 내가 그만뒀다. 지난 몇 년 동안 AI에서 거버넌스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탈중앙화된 그런 접근을 통해 AI가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접근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제가 하려는 벤처도 AI의 탈중앙화, 더 분산된 접근을 위해 노력하는 기관으로 봐 달라. 교육 등 버티컬 쪽에서도 활약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스태빌리티 AI는 2019년 설립된 영국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가 만든 ‘스테이블 디퓨전’은 오픈AI의 ‘달리’와 함께 이미지 생성 AI로 유명하다. 그는 스태빌리티 AI에서 나와 몇 주 안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에마드 모스타크 전 스태빌리티 AI CEO와의 대담은 황민영 셀렉트스타 부대표가 진행했다.에마드 모스타크 전 스태빌리티 AI CEO가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글로벌 AI 안전 컨퍼런스’에 회상회의로 참석해 AI에 대한 권력 집중 문제를 지적하면서 ‘탈중앙화 AI’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유튜브 화면 캡처 “오픈소스 AI는 데이터 통제 못해”모스타크는 탈 중앙화된 AI는 오픈소스 AI와 다르다고 했다. 오픈소스 AI는 딥러닝 모델의 소스코드 뿐아니라 학습용 데이터와 모델, 모델 튜닝을 위한 툴, 그리고 논문 등 각종 자료 등을 공개하는 것이다.그는 “오픈 소스는 그냥 AI의 배포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그 모델에 들어가는 데이터는 누가 통제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그러면서 거대언어모델(LLM)의 원료가 되는 데이터셋을 만드는 과정부터 치우침이 불가피하다고 했다.모스타크는 “엔트로픽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언어가 충분치 않으면 파인튜닝(미세조정)자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대부분 영어에 기반해 이뤄진다”며 “이런 기본 구조의 거버넌스도 문제고, 코디네이션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LLM들이 영어에 기반해 이뤄지니 다양한 국가들이 프로토콜(규약)에 참여하기 어렵고, 결과물에 대한 제어가 쉽지도 않다”고 했다.“국가별 자주적인 AI 필요”그는 “오픈소스 자체는 괜찮지만, 미얀마나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에선 LLM에 참여할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어떤 프로토콜과 표준을 세울까에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이어 “국가 언어에 접목된 LLM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국법에 그런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규제도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더 다뤄보려고 한다”고 했다.탈중앙화된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AI의 안전성은 확보될까. “블록체인, AI 투명성 높이는데 유용”모스타크는 “AI 개발이나 서비스에 있어 어떤 교육 과정(커리큘럼)과 표준이 들어 있는지 모든 사람들이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이어 AI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하다고 했다. 블록체인이란 네트워크 내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조다. 트랜잭션을 기록하고 추적하는 절차를 가능하게 만든다.모스타크는 “블록체인이나 웹3를 보면 사람이 투표해 분산 원장을 만들지 않느냐. 마찬가지로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이 AI의 투명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가 아이라면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서 훈련시킬 수 없듯이 표준이 필요하다. 표준을 도입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그는 “AI는 데이터의 질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고 안전성도 거의 다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데이터가 지금 모델들에 들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가 돼야 된다. 데이터가 제대로 된 각각의 주체를 대표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된다”고 했다. “거대AI보다는 로컬AI 상호작용이 바람직”모스타크는 오픈AI나 구글, 메타 등이 주도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이나 범용인공지능(AGI)보다는 작은 모델(SLM)의 AI들이 상호작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그는 “거대한 AI 시스템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보다는 작은 모델들이 서로 인터렉션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각국, 로컬에서의 콘트롤이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하지만 AI 데이터의 공평한 거버넌스를 확보하려면 아주 많은 자금이 필요할텐 데, 모스타크가 만들려는 스타트업이 할 수 있을까.이에 대해 모스타크는 “이게 바로 탈중앙화된 AI의 정말 근본적인 질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하지만 안전한 거버넌스에 더 신경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저도 지금 한 3천억 불 정도의 자금으로 제대로 된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느냐? 사회 정의를 위해 투자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답했다.그러면서 “저도 99% 정도의 웹3(블록체인)는 가짜라고 보지만 1%는 정말 가치 있게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표준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적어도 데이터셋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은 구축돼야 한다. AI 모델의 투명성 확보가 안전성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