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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말 탄 中황제…세상 가장 독특한 절대군주[정하윤의 아트차이나]<13>
-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의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건륭제’(The Qianlong Emperor in Ceremonial Armor on Horseback·1739). 청나라로 파견된 밀라노공국 예수회 선교사란 본래 신분보다 50여년간 활동한 중국 황실화가로 더 유명한 카스틸리오네가 ‘모신’ 중국 황제는 셋, 강희제·옹정제·건륭제다. 그중 건륭제의 위엄을 부각한 작품은 중국과 서양의 기법·색채·묘사를 적극적으로 섞어 독창적 화면을 만들었다. 이탈리아 로마의 기마상에서 따왔을 구도 뒤로 중국의 산수화를 배경으로 썼다. 비단에 먹과 채색, 332.5×232㎝, 베이징 고궁박물관 소장.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당연한 말이지만, 본디 중국에는 ‘중국화’라는 것이 따로 없었다. 비단이나 종이에 먹과 색을 올려 산수화, 화조화, 인물화 등을 (종종 글과 함께) 그리는 것이 그림이었다. 세상의 중심은 중국이라 믿어도 별 무리 없던 시절이었다. 서구 열강이 중국의 문을 두드리고서야 ‘서양화’와 ‘중국화’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서양에서 온 것은 서양화, 원래 우리의 것은 중국화. 이런 구분이었다. 구분은 했지만 배타적이지는 않았다. 서양의 사람은 중국의 것을, 중국의 사람은 서양의 것을 흥미로워했고, 조화를 이루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서양인 선교사들의 역할이 컸다. 중국에 성서의 내용을 전해야겠는데 말은 안 통하니 그림이 필요했고, 서양화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그림을 보도록 하려니 창의적인 융합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중국에 머물던 각국의 선교사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자면 주세페 카스틸리오네(1688∼1766)를 들겠다. 이탈리아 밀라노 사람이었지만, 26세부터 78세까지 무려 56년 동안 베이징에서 청나라의 황실화가로 살다 떠난 인물이다. 모셨던 황제만 셋이다. 카스틸리오네는 열아홉 살 때 예수회에 들어갔는데, 그림을 잘 그리는 수도사로 이름을 제법 알렸다. 중국에 건너가게 된 것도 이탈리아와 청나라 사이의 외교에 그의 그림 솜씨가 활용됐기 때문이었다. 명나라를 무너뜨리고 청을 세운 만주족은 외국인의 포교활동에 문을 열어 주면서 청 황실에 서양화가 파견을 요구했다. 일종의 트레이드 오프였다(말이 되는 거래인가 싶지만 그림과 종교를 하나의 ‘문화’로 퉁 쳤던 게 아닌가 싶다). 누구를 보낼 것인가. 그림을 잘 그리는 카스틸리오네가 당연히 후보에 올랐고, 그는 부름에 화답했다. 다시는 고향땅을 밟을 수 없을지도, 어쩌면 종교 탄압으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젊은이의 패기였을까, 독실한 신앙심이었을까. 카스틸리오네는 1715년, 이탈리아를 출발해 포르투갈과 마카오를 거쳐 베이징까지 이동했다. 그리고 명실공히 청나라 황실에서 총애받는 화가로 일하며 전례 없이 특별한 그림들을 남겼다. ◇정물화, 유럽식 검은 배경 대신 중국식 부드러운 여백 살려카스틸리오네의 그림은 매력적이다. 묘사력이 빼어나고 색감도 아름답지만, 분위기가 독특해 생경한 끌림을 만들어낸다. 서양식과 중국식을 절묘하게 혼합해 만든 결과다. ‘상서로운 정물화’(1723)처럼. 이 아름다운 꽃 그림을 위해 화가는 비단과 전통안료, 다시 말해 중국의 재료를 택했다. 분명 이탈리아에서는 접해본 적 없던 낯선 재료였을 텐데, 수년 새 중국의 재료를 완벽하게 습득했던 것이다. 기물 역시 중국적인데, 꽃병과 반상은 중국 황실의 소장품에서 선택한 것이다. 의미 또한 옛 중국으로부터 빌려 왔다. 예를 들어 두 개의 귀가 있는 쌀 줄기는 예로부터 현명함을, 한 줄기에서 두 개가 핀 연꽃은 길운을 상징한다. 다시 말해 ‘현명한 황제께서 길운을 갖고 나라를 통치할 것을 확신한다’는 뜻이다.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의 ‘상서로운 정물화’(Gathering of Auspicious Signs·1723). 비단에 전통안료를 올린 중국식 재료에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유럽의 전통기법을 융합해 섬세한 꽃 그림을 완성했다. 검은 바탕에 꽃에만 빛을 비춘 유럽 전통 정물화와 달리 어둠을 빼버린 중국식 여백이 독특하다. 비단에 먹과 채색, 173×86.1㎝,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한편 유럽식 표현도 눈에 띈다.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사실적인 표현방법은 유럽의 전통으로부터 온 것이다. 일례로 하이라이트와 반사광을 사용해 도자기의 양감을 나타내는 것은 옛 중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던 방식이다. 동시에 카스틸리오네는 유럽의 전통 정물화를 중국에 맞게 변형시켰다. 본토 유럽의 꽃 정물화는 대개 배경은 시꺼멓고 꽃은 환하다. 꽃에만 조명을 세게 쏴서 빛과 어둠을 강하게 대조시키는 거다. 반면 카스틸리오네는 ‘상서로운 정물화’에서 어둠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중국화의 여백과 부드러운 느낌을 살려 관람자(황제)로 하여금 편안히 볼 수 있게 했다. 아름답고 독특한데, 보기에도 좋으며, 칭송의 의미까지 충만한 작품! 황제라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피에르 프란체스코 시차지니의 ‘과일과 보석이 담긴 꽃병’(1630~1681).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의 ‘상서로운 정물화’와 비교할 만한 유럽의 전통 정물화다. 캔버스에 유화, 69.5×91㎝, 이탈리아 모데나시립박물관 소장.이후 건륭제가 즉위한 이후에도 카스틸리오네는 충실한 황제의 화가로 일하며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 가장 멋진 것은 말 위에 멋진 갑옷을 입고 늠름하게 앉아 있는 건륭제의 초상(‘갑옷을 입고 말을 탄 건륭제’ 1739)이라 할 수 있다. 높이가 무려 3m가 넘는 작품이다. 소재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다. 잘생긴 말 위에 앉은 지도자상이다. 서양미술사에서 조각으로, 회화로 무수히 반복해 제작한 기마상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도 카스틸리오네는 동서양을 완벽히 조화해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재료는 중국의 것을, 기법은 부드러운 색채와 사실적인 묘사를 하는 유럽식을 사용한 것은 이전과 동일하다. 다만 이 초상화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동서양을 섞었다. 중국의 갑옷을 입은 황제는 다소 평면적으로, 말은 유럽의 어느 화가가 봐도 울고 갈 정도로 입체적으로 그렸다. 배경을 그릴 때도 후경은 중국식 산수로, 전경 아래는 사실적인 서양식 묘사를 한껏 사용해 완성했다. 소재를 선택하고, 구도를 잡고, 묘사를 하는 전 과정에서 카스틸리오네는 자신이 알고 있는 레퍼런스를 총출동시켰을 거다. 로마의 기마상, 유럽에서 봤던 왕의 초상화, 식물화, 동물화, 중국의 산수화, 중국의 황실 초상화 등등. 편집은 창조라더니 동서·신구의 다양한 소스를 혼합시킴으로써 카스틸리오네는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스의 기마상’(166~180년). 주세페 카스틸리오네가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건륭제’를 그릴 때 참고했을 법한 이탈리아 로마의 기마상이다. 청동, 높이 424㎝, 이탈리아 로마 콘세르바토리궁 소장.◇미술가들 외치는 ‘동서융합’ 18세기에 이뤄내 왕실화가는 유럽에도 있던 전통이다. 그래서인지 카스틸리오네는 중국 황실화가에게 기대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림을 통해 오직 황제를 섬겨야 한다는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림자를 보라. 말의 얼굴을 그릴 때는 그림자를 사용해 올록볼록한 잔 근육을 표현했다. 반면 황제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없다. 눈꺼풀과 코 옆쪽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완전평면이다. 마음만 먹으면 렘브란트 저리 가라 할 만큼 드라마틱하게 빛을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과감히 그림자를 생략한 거다. 어찌 감히 왕의 얼굴에 어둠을 드리울 수 있겠느냐 하는 뜻이었으리라. 여기에 황제의 얼굴 주위의 갑옷은 혀를 내두를 만큼 세세하게 표현해 권위와 위엄을 강조했다. 끝이 아니다. 그 뒤로 놓인 화살에도 의미가 있다. 만주족은 기수들의 사격 솜씨 덕분에 정권을 손에 넣었던지라 기마부대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카스틸리오네는 황제 뒤편으로 여섯 대의 화살을 크고 자세히 그림으로써 청나라의 기마부대와 이를 관장하는 황제를 확실히 강조했다. 이로써 또 한번, 아름답고 독특하면서 보기에도 좋으며 의미까지 완벽한 작품을 완성했다. 이런 그림을 그렸으니 황제에게 예쁨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 카스틸리오네는 점점 더 고위직으로 올라갔고, 건륭제는 그의 그림 옆에 글을 직접 적기도 했다. 1766년 베이징에서 카스틸리오네가 노환으로 사망했을 때도, 건륭제는 직접 추도문을 쓰고, 특별한 비석까지 세워줬다.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의 ‘여덟 마리의 말’(1723∼1735). 카스틸리오네가 중국식 산수화를 배경 삼아 유럽식 사실적 표현법으로 그려낸 말그림이다. 동물화, 특히 말그림에 능했던 일급화가답게 입체적인 묘사가 도드라진다. 비단에 먹과 채색, 139.3×80.2㎝,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카스틸리오네의 본디 목적이던 선교가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미술사에 남긴 족적만큼은 뚜렷하다. 수백년이 지나도 여전히 흥미롭고 아름다운 작품을 남긴 것도 놀랍지만, 이후로 동아시아의 미술가들이 주구장창 부르짖는 ‘동서융합’을 무려 18세기에 이처럼 멋지게 해낸 것 또한 대단하다. 각기 다른 요소의 조화로 청나라 황제들을 매료시켰던 그의 그림은 오늘날 베이징과 타이페이의 고궁박물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동서양을 막론한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자랑스러운 소장품으로 빛나고 있다. ‘혐오의 시대’라고들 한다. 지역·성별·세대·재산·소득·이념, 이 모든 것을 기준 삼아 너와 나를 나누고 서로를 적대시하느라 바쁜 세상. 그 옛날, 달라도 너무 다른 요소들을 멋지게 한 화면으로 담아낸 카스틸리오네의 아름다운 그림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 장기근속 외국인 근로자, 최대 10년 동안 국내 머무를 수 있게 된다(종합)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앞으로 한 곳에서 오래 일한 외국인 근로자는 교육과 한국어 시험을 거쳐 최대 10년 동안 국내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또 일부 물류운송업의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서비스업종의 상·하차 업무에서도 합법적으로 외국인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박종필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전문 외국인력을 공식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고용허가제 개편방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장기근속 외국인 근로자, 10년 동안 체류 허용고용노동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용허가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고용허가제는 국내 인력을 채용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직종과 목적 등을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베트남·필리핀 등 인력송출 업무협약(MOU)을 맺은 국가 출신으로 농업·제조업·건설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려는 외국인에게는 외국인력 도입 쿼터 범위 내에서 E-9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이번 개편방안은 2004년에 도입돼 내년에 시행 20년째를 맞이하는 고용허가제를 산업현장의 변화에 맞추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E-9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력은 4년 10개월이 지나면 반드시 출국해야 하고, 재입국도 1회로 제한되는 등 체류 기간 제한돼, 중소기업계에서 인력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체류 기간 제한은 우리나라에서 더 오래 일하기를 원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불법체류로 빠지게 하는 부작용으로 작용하기도 했다.이에 정부는 동일 사업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서 숙련을 형성하고, 한국어 능력을 갖춘 외국인력을 우대하는 E-9 외국인력 장기근속 특례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특례가 인정된 외국 근로자는 출국-재입국의 과정 없이 국내에 최대 10년까지 머무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체류 기간이 개선될 방침이다.제조업의 경우 한국에 들어온 후 처음 취업한 사업장에서 24개월 근무하거나, 같은 사업장에서 30개월 이상 일한 외국인 근로자를 장기근속자로 인정한다. 제조업 외 업종은 장기근속 요건이 6개월씩 짧다. 사업주의 잘못으로 이직한 경우, 다른 사업장에서 장기근속 기간을 채울 수도 있다. 장기근속자가 특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법무부가 운영하는 사회통합교육 프로그램을 3단계 이상 이수하고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한다.고용부는 E-9 특례 사업장 변경과 연계한 인센티브도 검토한다고 전했다. E-9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은 입국 이후 첫 취업 활동기간 3년간 3회, 재고용 기간 1년 10개월간 2회만 가능하다. 이를 장기근속 특례가 인정된 후 일정 기간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한 뒤 사업장 변경 허용 사유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이다. 다만 숙련 외국인 근로자의 쉬운 사업장 이탈을 유도할 수 있어 경영계가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박종필 고용부 기획조정실장은 “노동계는 인권문제가 있어 사업장 변경이 지금보다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경영계는 인력 활용 문제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예민한 쟁점”이라며 “노사와 전문가가 참가하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노사가 합의하는 결론을 도출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일부 서비스업 상·하차도 E-9 적용…주거 등 처우개선 지원도이번 개편방안에는 농업·제조업·건설업 등 업종에 제한된 E-9 비자가 일부 서비스 업종의 상하차 직종에도 시범적으로 발급되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최근 물류유통업 등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구인난이 심화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다.또 외국인력에 대해 3개월 이내의 파견근로를 허용하고, 가사 돌봄의 경우 정부 공인을 받은 업체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문인력 비자(E-7)를 받지 못한 유학생에게 E-9 비자를 발급하고 전문인력으로 양성한다.아울러 외국인력 활용 상 애로 해소도 추진한다. 사업장별 연간 신규 고용허가서 발급 한도를 내년부터 폐지하고, 상시 50인 미만 제조업 영세사업장에 대한 사업장별 총 고용허용인원을 한시적으로 20% 상향 적용할 예정이다.한편 정부는 내국인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외국인력이 필요한 부문에 적정 규모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인력수요 분석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력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와 입국 초기 근로자 대상 방문 취업적응 지원사업 등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박 실장은 “숙련된 외국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외국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기업은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허가제 2.0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이번 개편방안의 이행을 위해 내년 관련 법령의 개정안 마련을 추진하는 한편, 상세안 마련에 앞서 충분한 노사·전문가 의견수렴 및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외국인 근로자, 최대 10년동안 국내 머물며 일할 수 있게 된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앞으로 숙련인력이라고 판단된 외국인 근로자는 국내에 합법적으로 최대 10년까지 머무르면서 일할 수 있게 된다. 또 택배 상·하차 등 일부 서비스업종의 상·하차 업무에서도 합법적으로 외국인 인력을 활용하게 된다.자료=고용노동부 제공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8일 제36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고용허가제 개편방안을 의결했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력을 고용하려는 사업자가 직종과 목적 등을 제시할 경우 정부가 그 타당성을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외국인력 도입정책이다.우리나라에서 2004년부터 시행된 고용허가제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긴 했지만, 20년간 제도의 기본 틀에 변화가 없어 산업현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특히 특정 분야에 숙련되지 않은 비전문 외국인력만 활용하고, 4년 10개월이 지나면 반드시 출국해야 하고 재입국도 1회로 제한되는 등 체류 기간도 제한적으로 운영됐다. 이에 기업은 장기간 근무한 숙련인력을 활용하기 어렵고,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외국 인력은 불법체류로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또 제도 도입 이후 현재까지 업종을 기준으로 외국인력 고용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인력을 배분하다보니 급격히 변하는 산업현장이 실제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제조업 직접고용 중심으로 설계된 인력관리 체계를 다른 업종에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서 다양한 인력 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에도 한계가 있었다.이에 정부는 동일 사업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서 숙련을 형성하고, 한국어 능력을 갖춘 외국인력을 우대하는 E-9 외국인력 장기근속 특례 제도를 신설한다. 특히, 특례 인력에 대해서는 출국-재입국의 과정 없이 국내에 최대 10년까지 머무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체류 기간을 개선한다. 또 사업장 변경과 연계한 인센티브도 검토하고, 훈련지원, 외국인 재직근로자 직업훈련 강화 등도 추진한다.자료=고용노동부 제공이어 외국인력 활용 기준도 업종 외에 직종도 활용한다. 이에 내년부터는 일부 서비스업의 상·하차 직종에 E-9 외국인력 고용이 허용된다. △폐기물 수집, 운반, 처리 및 원료 재생업 △음식료품 및 담배 중개업 △기타 신선 식품 및 단순 가공식품 도매업 △식육운송업 등의 하역 및 적재 단순종사자가 대상이다.일시적 일자리 등에 대해 다양한 방식의 인력공급을 검토하고, 국내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 활용 및 방문취업동포(H-2) 고용업종의 네거티브 방식 전환 등 탄력적인 인력 활용을 지원한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외국인력 활용상 애로 해소도 추진한다. 사업장별 연간 신규 고용허가서 발급 한도를 내년부터 폐지하고, 상시 50인 미만 제조업 영세사업장에 대한 사업장별 총 고용허용인원을 한시적으로 20% 상향 적용할 예정이다.한편 정부는 내국인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외국인력이 필요한 부문에 적정 규모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인력수요 분석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력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와 입국 초기 근로자 대상 방문 취업적응 지원사업 등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박종필 고용부 기획조정실장은 “숙련된 외국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외국인력이 반드시 필요한 기업은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허가제 2.0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이번 개편방안의 이행을 위해 내년 관련 법령의 개정안 마련을 추진하는 한편, 상세안 마련에 앞서 충분한 노사·전문가 의견수렴 및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한·베트남 수교 30년…교역규모 164배·투자 145배 늘어”
- [이데일리 박민 기자]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수교 30년간 교역 규모가 160배 이상 늘고 상호투자액도 145배가 늘면서 한국은 베트남의 제1위 투자국이 됐다. 다만 최근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9일 발간한 ‘한-베 수교 30주년 기념, 한국과 베트남 경제협력의 발자취와 미래’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지난해까지 교역규모가 4억9000만 달러에서 807억 달러로 164배 증가했고, 상호투자는 1700만달러에서 25억 달러로 145배 늘었다.이에 따라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제3위 교역국이 됐고, 한국은 베트남의 1위 해외직접투자국이 됐다. 지난해까지 한국의 대(對)베트남 투자액은 누계 기준 785억 달러다.투자·교역 형태도 변화했다. 노동집약적 산업 중심이던 대 베트남 투자는 2010년대 이후 컴퓨터, 통신장비, 유통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다각화됐다.수교 초기 베트남 투자는 섬유 제조업 비중이 76.1%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전자부품, 컴퓨터, 자동차를 비롯해 금융, 보험, 건설까지 57개 업종으로 확대됐다.한국의 베트남 수출에 있어서도 현지 생산에 필요한 고위기술 중간재의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고, 수입은 소비재에서 자본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기술 수준별로 중간재 수출 비중의 변화를 살펴보면 저위기술은 1992년 37.8%에서 올해 9월 기준 6.9%로 축소됐고, 고위기술은 같은 기간 2.1%에서 51.0%로 늘었다.수입은 소비재가 1992년 42.2%에서 올해 28.6%까지 줄어드는 동안 자본재는 0.1%에서 25.0%까지 확대됐다.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도 활발해졌다. 특히 코로나 사태에도 베트남 유학생과 다문화가정 학생 수 역시 꾸준히 늘었다.올해 10월 기준 한국 내 체류 외국인 중 베트남인은 23만여명으로 중국인(24만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다만 연구원은 최근 미중 갈등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한국과 베트남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베트남의 무역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자 주요국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사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베트남을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경로로 보고 조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연구원은 “베트남은 2005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9건, EU로부터 2건 등 총 11건의 중국산 제품 우회수출 조사대상이 됐다”며 “이로 인해 한국산 원재료를 활용해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미국으로 수출된 한국 철강제품도 함께 우회수출 조사대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베트남 인건비와 임대료의 가파른 상승도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안병선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향후 한-베 경제협력 모델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양국을 둘러싼 리스크 대응을 위한 공조, 그리고 미래 유망분야에서의 협력 강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베트남의 경제발전 방향과 한국의 강점 등을 고려했을 때, 스마트시티, 미래 농·축산업, 교통인프라, 에너지, 문화·엔터 등 5개 분야에서 협력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이환 UST 총장 "출연연도 어려워, 시대 맞는 R&D 인재 키워 살길 찾겠다"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난 20년 동안 연구 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학교의 주주라고 할 수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도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국가 전략기술처럼 시대적으로 중요한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김이환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중 패권경쟁, 코로나19 확산, 학령인구 감소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학교의 역할이나 위상도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김이환 UST 총장.(사진=UST)US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32개 출연연을 캠퍼스로 활용하고, 우수 연구원이 지도 교수로 활용하는 국가 연구소대학원이다. 지난 2003년 설립돼 내년에 20주년을 맞이한다. 학생들은 출연연의 장비와 시설을 활용해 국책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실력을 키운다. 그동안 배출된 3185명의 석·박사는 KT 융합기술원, SK하이닉스, 기초과학연구원, 보건복지부, 서울과학기술대 등 산학연 곳곳에서 재직하고 있다.김이환 총장은 UST 설립 당시 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인력과장, 연구개발기획과장을 지내며 학교 설립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그는 국가적 자산인 출연연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부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다만, 시대가 변한 만큼 연구하는 학문에 변화를 주고, 교수나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분석했다.김 총장은 “연구개발 투자는 같은 돈을 투자해도 성과가 달라지며, 단순히 과학기술 투자금만 늘리는 게 아니라 인력양성을 해야 한다”며 “UST는 국가가 필요한 연구개발을 해나가며 R&D 인재로 성장하고, 기업과 사회에서 필요한 인력, 교육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부임 후 출연연 원장들이 참여하는 설립연구기관장회의를 정례화해 출연연 원장과 교수에게 인재 양성에 대한 책임감을 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출연연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는 인재가 교수로 오도록 학사운영 실태 조사, 분석, 평가, 체계도 새로 만들었다.이 밖에 기업 등과 연계해 새로운 연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중견 기업이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 인력을 연결해주는 사업도 시작했다.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이(6명), LG에너지솔루션(1명), 대웅바이오(1명) 등 15명의 UST 출신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 기업에 채용됐다.앞으로 시대적 변화에 맞춰 교육을 하도록 법제도 개선을 준비하고, 2033년을 목표로 UST 중장기 발전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김 총장은 “국가 미래 전략과 연계한 학문에 대해 연구현장에서 배우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학문에도 변화를 주도록 유연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며 “출연연 1만 3000명의 연구자와 연구개발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해 나간다면 UST가 새로운 연구소대학원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 2023~24년 '한국방문의 해' 지정…"K-컬처로 관광객 3000만 시대 열 것"
-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가 12일 서울 청계천로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렸다. 정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관광전략회의에 앞서 ‘한국방문의 해’ 선포식을 열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마이스 업계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한신자 이즈피엠피 대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문화체육관광부)[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정부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2023년과 202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지정한다. 오는 2027년까지 외래 관광객 3000만명, 관광 수입 3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예술과 뮤직, 푸드, 스포츠 등 K-컬처와 연계한 프리미엄 방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해외 50개 도시에서 K-관광 로드쇼를 연다. 워케이션과 K-컬처 연수비자를 신설해 장기체류형 관광객을 늘리고 무비자 입국, 단체전자비자 발급 대상을 동남아시아 관광객으로 확대한다.정부는 12일 서울 청계천로 하이커그라운드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방문의 해 선포식에 이어 진행된 회의는 ‘K-컬처와 함께하는 관광매력국가’를 주제로 문화체육관광부 등 8개 정부부처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등 유관기관, 관광·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관광벤처 등 업계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범부처가 참여하는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열린 건 작년 12월(6차 회의) 이후 1년 만이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한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관광은 문화와 경제, 외교, 환경, 안전 등 모든 분야가 집약된 산업이자 국제수지의 중요한 축”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큰 타격을 입은 관광산업의 재도약 발판을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확실히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2023~24 한국방문의 해’ 선포식이 12일 서울 중구 하이커그라운드에서 열렸다.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선포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 세번째),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참석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K-컬처 매력 더해 관광 경쟁력 업그레이드정부가 첫 국가관광전략회의를 통해 제시한 관광정책의 핵심은 ‘K-컬처와 관광의 융합’ 그리고 ‘규제 개혁’이다.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6차 관광진흥기본계획은 대체불가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K-컬처와 관광의 융합을 통해 콘텐츠 매력을 높이고 비자제도, 전자여행허가제(K-ETA) 등 입·출국 절차는 문턱을 낮추는 제도 개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내년 1월 중순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맞춰 시작하는 한국방문의 해는 친절 캠페인, 환영 이벤트 등 기존 프로그램에 문화행사와 지역축제, K팝 콘서트 등 K-컬처 이벤트 100선을 추가해 연중 캠페인 형태로 운영한다. 미주와 유럽, 동남아 등 50개 도시에서 릴레이 개최하는 K-관광 로드쇼의 메인 테마도 ‘K-컬처 본국, 한국으로’다. 양적 성장에 치중했던 관광시장 활성화의 기조를 질적 성장으로 바꾸기 위해 명인·명사와의 만남, 고급 한식체험, 웰니스, 의료관광, 골프대회와 선수, 아카데미 연계한 특화관광 등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도 나선다. 새로운 프리미엄 관광시장 확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내에 개인 전용기 전용터미널 설치가 추진된다.12일 제7차 국가관광전략회의가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 주재로 서울 중구 하이커그라운드에서 열렸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8개 정부부처와 유관기관, 업계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단체비자 동남아 일반 관광단체로 확대 장기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늘리기 위해 워케이션 비자와 K-컬처 연수비자 등 새로운 입국비자도 도입한다. 워케이션 비자를 받은 외국인 관광객은 최대 2년간 국내에 머물면서 자유롭게 여러 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 K-컬처 연수비자는 외국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류 콘텐츠 개발 등 교육·연수 프로그램과 연계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워케이션, K-컬처 연수비자는 법무부와 큰 틀에서 도입에 합의한 상태로 발급 기준 등 세부사항은 추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광 활성화와 입국자 관리 이슈가 첨예하게 맞서던 입·출국 제도는 방한시장 활성화로 개선을 추진한다. 지금까지 기업체 포상관광과 수학여행 단체만 해당되던 동남아 단체전자비자는 일반 관광단체로 발급 대상을 확대한다. 지방 거점 공항 중 하나인 전북 무안공항에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특례 제도가 도입된다. 관련 업계가 전면 폐지를 주장해온 전자여행허가제는 다국어 서비스, 일괄 단체심사 등을 도입해 시스템을 개선한다. 치료 목적으로 방한하는 의료 관광객의 비자발급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우수 유치기관 선정 기준을 대폭 완화, 비자 전자신청과 재정서류 면제, 동반가족 확대(직계→사촌 이내) 등의 입국 편의제공 대상을 확대한다.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12일 서울 중구 하이커그라운드에서 열린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지방 소멸 위기 및 도서 지역 관광시장 활성화타 업종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4·5성급 도심 호텔의 교통유발부담금은 실태조사를 통해 부담 규모를 현실화한다. 호텔과 마이스 등 업계가 겪고 있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2명이던 외국인 고용 한도를 5명으로 늘리고, 현행 주 25시간인 외국인 유학생의 근무시간 제한은 30시간으로 완화한다. 마이스 분야는 국제행사 유치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7년까지 국제회의복합지구(5→10곳)와 유니크 베뉴(39→50곳) 지정을 단계적으로 늘려 나간다.국내여행과 지방관광 활성화는 인구 소멸 위기 지역과 도서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한다. 지방 소멸 위기 지역인 부산과 광주, 울산, 전남, 경남 등 5개 광역지자체, 40개 기초지자체에는 2024년부터 10년간 K-관광 휴양벨트를 구축한다. 도서 지역은 공모를 거쳐 5곳을 선정, 4년간 500억원을 투입하는 가고 싶은 K-관광 섬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전국 관광지와 관광상품 할인, 마일리지 적립 기능을 갖춘 여행 전용 신용카드도 선보인다. 환경부가 친환경 소비 확산을 위해 개발한 그린카드와 유사한 ‘여행이음카드’는 시중 카드사, 은행 등과 협력해 오는 2024년 출시할 예정이다.
- 나무에 새긴 신념…이것이 예술의 힘[정하윤의 아트차이나]<10>
- 허바이타오의 ‘거리풍경’(1933). 허바이타오(1913∼1939)는 루쉰이 연 판화 실습회 등에 참여하고, 루쉰과 긴밀히 연락하던 젊은 목판화가다. ‘길거리 사람들’이란 주제나 흑백의 강렬함, 강한 칼날의 흔적을 남긴 작업이 케테 콜비츠의 판화와 비슷하다. 허바이타오처럼 루쉰에게서 목판화를 배웠던 이들은 이후 마오쩌둥의 중국에서 가장 많이 활용한 형식인 ‘포스터’ 제작에 큰 자산이 됐다. 열혈 지지자는 아니었지만 루쉰의 예술적 성취가 마오시대의 미술에 밑바탕이 된 것은 분명하다. 목판화, 27×21.2㎝, 중국 상하이 루쉰기념관 소장.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다소 식상한 별칭이긴 하지만 ‘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이 있다. 소설 ‘아Q정전’의 작가, 루쉰(魯迅·1881∼1936)이다. 어마어마한 명성에 비해 소설은 별거 없다. 청나라 말기에 태어난 아큐란 평범한 사람이 가난하게 살다가 억울하게 총살당한다는, 한마디로 속 터지는 이야기다. 더 답답한 건 아큐의 정신상태다. 깡패한테 얻어맞으면서도 “아들뻘과 싸워서 무엇하리. 아들에게 맞은 셈 치자”라면서 자기합리화를 한다. 여기서 잠깐. 작가가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부르짖은 것이라 생각한다면 크게 오해한 거다. 루쉰의 진짜 의도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는 데 있다. 청나라 말, 나라가 망해가도 중화사상에 취해 정신승리를 하고 있는 중국인을 향한 쓴소리다. 크게 재미는 없어도, 뼈는 제대로 때리는 이야기다. 이렇게 예술작품을 통해 사람들의 사고를 계몽하고 나아가 사회를 개혁하는 것이 루쉰이 평생토록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그런데 사실 루쉰이 발표한 문학작품은 그 수준이 들쑥날쑥하고, 창작보다는 번역이 더 많다. 그래서 문학계에서는 과연 루쉰을 진짜 ‘아버지’라고 불러도 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있다. 오히려 루쉰의 업적에서 이견이 없는 분야는 미술, 특히 목판화다. 루쉰은 생의 후반기인 1920∼1930년대 목판화의 수집과 전파에 진심을 다했고, 당대와 후대 모두에 미친 영향이 실로 지대해 ‘아버지’란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다. ◇빠르고 경제적인 목판화에 강한 인상…많은 사람 계몽에 제격루쉰이 미술을 전공한 것은 아니었다. 10대 무렵에 가세가 기울었기에 예술에 몰두할 여유 따위는 갖지 못했다. 문예에 눈을 뜬 것은 어쩌다 국비 장학생이 돼 일본으로 떠났던 1902년 무렵부터였다. 원래는 서양의학을 배우려 했다. 청나라에 필요한 것은 서양의 현대의학이라 믿어서였다. 아픈 아버지가 한의학으로 치료받다 돌아가셨던 경험도 양의학에 기대를 걸게 했다. 그러나 정작 일본에서 그는 서양의학이 아닌, 예술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중국이 낙후한 것은 몸이 병들어서가 아니라 정신이 병들었기 때문이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정신이 썩은 자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이나 의학이 아닌, 문학과 예술이다. 이때부터 그는 문예에 평생을 바쳤다. 특별히 목판화에 열정을 불태운 것은 1927년 상하이에 정착하면서다. 그 무렵 상하이는 청나라의 최대 항구로 유럽의 미술을 실시간으로 흡수하고 있었다. 많고 많은 장르 중에 유럽의 목판화가 루쉰을 매료시켰다. 루쉰이 제작한 판화잡지 중 ‘현대판화’ 16호 표지(1936). 판화잡지는 목판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루쉰의 주요한 수단이었다.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기법을 전달하며, 네트워킹까지 노린 출판이었던 셈이다.왜 하필 목판화였을까. 루쉰은 “재미있기 때문에, 간편하기 때문에, 유용하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판화가 뭐가 재미있느냐고. 우선 목판화는 예로부터 중국에서 만들어왔던 장르였기에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았다. 동시에 외국 판화들은 새롭고 이국적이었다.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목판화에 루쉰은 재미를 느꼈다. 게다가 판화는 루쉰의 말 그대로 간편하고 유용하다. 판 하나만 만들면 판이 닳을 때까지 몇 장이고 찍어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퍼져 나가기 쉽다. 유화를 한장 한장 제작해 배포하는 것보다 빠르고 경제적이다. 요즘 말로 ‘가성비 갑’이라고 할까. 더구나 목판은 강한 색채 대비와 날카로운 칼자국 때문에 강한 인상을 준다. 많은 사람에게 강렬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목판화는 예술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을 각성시키고 싶었던 루쉰에게 매력적인 매체가 아닐 수 없었다. 직접 목판화를 만들진 않았다. 창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루쉰은 일찍이 알았던 것 같다. 대신 수집가, 전시기획자, 출판인, 교육가로 헌신했다. 일찍부터 루쉰은 마음에 드는 목판화를 한두 점씩 모으기 시작했고, 컬렉션이 꽤 볼만해지자 젊은 미술가들에게 보일 기회를 부지런히 만들었다. 1930년부터 1933년까지 집중적으로 네덜란드, 헝가리, 아랍 등의 나라를 포함하는 목판화 전시를 꾸준히 열었다. 그 중 ‘독일, 러시아, 프랑스 목판화 전시’는 이틀 만에 400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이는 결코 자기 컬렉션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혼자 보기 아까울 만큼 좋은 작품이라 여겼던 것이 제일 컸고, 욕심을 보태자면 중국에서도 목판화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다. 케테 콜비츠의 ‘어머니들’(1922). 20세기 독일 여성판화가였던 콜비츠는 가난한 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비극적이고 사회주의적인 테마를 많이 제작했다. 특히 자신의 경험을 생생하게 살린,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모든 어머니를 대변하는 반전포스터 등으로 전쟁의 광기와 참혹함을 알렸다. 검고 희거나 회색만 남긴 굵고 강렬한 선이 특징. 작품세계부터 작업방식까지 루쉰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목판화, 28.6×33.1㎝,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같은 목적에서 목판화 화집도 여러 권 출간했다. 그중에서도 독일의 판화가인 케테 콜비츠(1867∼1945)의 작품집은 그가 말년에 선보인 야심작이었다. 콜비츠는 의사였던 남편과 함께 빈민가의 병자들을 치료하고, 자선병원을 세워 가난한 이웃을 돌보며 그들의 삶을 작품으로 남겼던 미술가다. 1차대전에서는 아들을, 2차대전에서는 손주를 잃으며 말년에 판화를 통해 반전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가난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일본과 전쟁, 또 연이은 내전(국민당 대 공산당)의 시대를 살던 루쉰에게 콜비츠의 작품은 공감을 크게 불러일으켰다. 콜비츠의 작품 저변에 깔린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열망도, 작품을 통해 그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목표도 루쉰과 동일했다. 그렇기에 루쉰은 1930년부터 꾸준히 콜비츠의 작품을 수집하고, 보다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화집까지 출간했던 거다. 나아가 루쉰은 판화 실습회와 강연도 열었다. 실기수업을 했고, 판화의 역사에 대한 강의도 직접 했다. 요즘 미술관에서 하는 전시연계 프로그램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겠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각지에서 모여든 젊은 미술가들은 사회변혁의 메시지를 담은 목판화를 중국 전역과 후대에 전달하는 충실한 매개자가 됐다. 루쉰이 제작한 ‘케테 콜비츠의 판화선집’ 광고(1936). 콜비츠의 작품에서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열망,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읽고 공감한 루쉰은 1930년부터 꾸준히 콜비츠의 작품을 수집하고,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화집까지 출간했다.◇루쉰의 진정한 유산은 ‘예술에 대한 깊은 믿음’ 컬렉션을 활용해 전시를 꾸리고, 화집을 만들고, 교육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까지! 현대의 미술관에서나 하는 방대한 일을 루쉰은 사명감을 갖고 개인적으로 진행했다. 예술을 대할 때, 루쉰에게는 분명한 기준이 있었다. 루쉰이 주목하는 것은 한결같이 사회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작품이었다. 색채의 조화나 형태의 아름다움을 실험하는 데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1931년 만주사변, 1932년 상하이폭격 등과 같은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시대였던 만큼, 루쉰은 세상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현실을 드러내는 작품에 깊이 공감했다. 또한 그런 작품이야말로 사람들을 계몽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식의 작품은 평가가 갈린다. 때로는 보기에 불편할 수도 있다. 예술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개입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고, 미감이 맞지 않아 고개를 돌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의 취향과 관계없이 꼭 봤으면 하는 것은 예술에 대한 루쉰의 믿음이다. 루쉰은 언제나 예술에는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힘이 있다고 믿었고 더 나은 세상을 함께 꿈꾸자고 독려했다. 예술작품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가닿아 그 누구도 아큐처럼 루저로 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루쉰의 유산은 유명해진 문학작품 하나, 관람객이 많이 왔던 전시 하나, 고퀄리티의 화집 하나에 있지 않다. 그의 진정한 유산은 그 모두를 엮는 키워드 ‘예술에 대한 깊은 믿음’, 거기에 있다. 상하이에는 루쉰기념관이 있다. 언젠가 상하이에 가게 된다면 꼭 한번 방문을 권한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 3차병원 감기 치료비 환급 제외…명의도용 적발 5배 환수(종합)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흔한 두통에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면 환자 부담이 다시 늘어난다. 단순 통증으로 인한 허리나 무릎 등 근골격계 초음파 검사 본인부담도 확대한다. 보건복지부는 8일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대한 공청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공개했다.복지부는 그간의 일률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일부 성과에도, 불필요한 의료남용 등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누적 준비금 20조2000억원(2021년 연말 기준, 급여비 3.2개월분)이다. 재정지출이 급증하면서 2018년부터 2022년 까지 최근 5년 간 건강보험료 증가율은 2.7%로 이전 5년(2013~2017년)의 1.1%보다 2.5배로 늘었다. 건보료의 꾸준한 인상에도 외국인의 무임승차, 자격 도용 등과 같은 재정누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여기에 빠른 인구고령화로 인한 노인 진료비 증가와 맞물려 재정지출의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태다.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한 추진방향 모식도이에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검사 등 급여 항목과 기준에 대한 재점검 △공정한 건강보험 자격관리 △합리적 의료이용 유도 △재정누수 점검과 비급여 관리 등 단기간 내 실천할 수 있는 대책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상복부 초음파의 경우 보장성 확대 후 병원에서는 척추수술 시에도 불필요한 검사를 진행 후 비용을 부풀리는 대표적인 건보재정 악화사례로 지적됐다. 2018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3년간 1만9000건이 청구돼 감사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는 의료적 필요도와 이용량 등을 분석해 필수 항목을 중심으로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한다.약제의 재평가와 일정기간 투약 후 효과가 없으면 업체가 약가 일부를 환급하는 등의 다양한 유형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한 고가약 관리를 강화한다. 아울러 치료재료 실거래가에 대한 조사방식 개선과 장기입원 방지를 위한 요양병원 기능 재정립과 성과-보상 연계 강화도 추진한다. 외국인 피부양자와 장기간 해외 체류 중인 영주권자가 지역가입자로 입국한 경우 6개월 경과 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입국 직후 고액 진료를 받거나 타인 자격을 도용해 진료를 받는 건강보험 무임승차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만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는 현재와 같이 입국 증시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해외유학생과 주재원 등 비영주권자도 현재와 같이 입국 증시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타인 명의의 건강보험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요양기관의 건강보험 자격확인을 QR코드로 확인하는 등의 의무화도 추진한다. 또 환수액이 1배에 불과하던 것을 앞으로 건보 부담금의 5배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매일 병원을 찾는 과다 외래의료 이용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도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다만 중증질환 등 불가피한 예외적 사례에 대한 논의도 병행키로 했다. 암 등 중증·희귀질환 진료 시 자기부담을 낮춰주는 산정특례 대상 질환의 경우 관련성이 낮은 경증질환 등은 특례가 적용되는 합병증 범주에서 제외한다.소득 상위 30%(지역가입자 기준 12만2360원 초과, 직장가입자 기준 13만6490원)에 해당하는 건보가입자가 감기 등과 같은 105개 경증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외래로 진료하는 경우 연간 병원 초과 이용 시 비용 일부 돌려주는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질환에서 제외키로 했다.절감된 재원은 필수의료와 같이 꼭 필요한 곳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필수의료 지원대책’으로는 △중증·응급, 분만, 소아환자를 중심으로 △거주지 인근에서 △골든타임 내 △24시간·365일 상시 필수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수술 및 처치 행위는 난이도와 자원투입의 수준을 반영해 수가 기준을 세분화하고, 고난도 고위험 행위는 추가 보상한는 방침이다. 분야별, 지역별 근무실태 및 인력수급 전망 등을 검토해 전공의 연속근무 등 의사의 당직, 근무시간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필수의료 분야에 헌신한 의료인 대한 (가칭)‘한국의 의사상’ 도입을 추진한다. 지역 의사 부족과 필수분야 의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사 인력 공급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다.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앞으로도 지원이 필요한 필수의료 분야를 지속 발굴해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 중장기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도 담겠다”고 강조했다.
- 3차병원 감기 치료비 환급 제외…명의도용 적발 5배 환수(종합)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앞으로는 건보료를 직장가입자 기준 월 13만원 이상 낼 경우 단순 감기로 대형병원에서 치료받으면 환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타인의 건강보험 도용 시에는 벌금이 5배로 대폭 늘어난다. 갈수록 늘어나는 의료비용 부담에 정부가 건강보험 허리띠를 바짝 조이며 이같은 대표적인 재정 누수부터 막기로 한 것이다.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공청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이지현 기자)◇ 줄줄 새는 건보료 이렇게 차단8일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대한 공청회에서 보건복지부는 그간의 일률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의료남용 등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누적 준비금 20조2000억원(2021년 연말 기준, 급여비 3.2개월분)이다. 재정지출이 급증하면서 2018년부터 2022년 까지 최근 5년 간 건강보험료 증가율은 2.7%로 이전 5년(2013~2017년)의 1.1%보다 2.5배로 늘었다. 건보료의 꾸준한 인상에도 외국인의 무임승차, 자격 도용 등과 같은 재정누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여기에 빠른 인구고령화로 인한 노인 진료비 증가와 맞물려 재정지출의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상태다.이에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검사 등 급여 항목과 기준에 대한 재점검 △공정한 건강보험 자격관리 △합리적 의료이용 유도 △재정누수 점검과 비급여 관리 등 단기간 내 실천할 수 있는 대책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우선 과잉 의료이용이 나타나고 있는 뇌·뇌혈관 MRI 등 일부 항목을 중심으로 급여기준을 명확하게 개선키로 했다. 당초 급여화 예정이던 근골격계 초음파·자기공명영상(MRI)은 의료적 필요도와 이용량 등을 분석해 필수 항목을 중심으로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키로 했다.약제의 재평가와 일정기간 투약 후 효과가 없을 경우 업체가 약가 일부를 환급하는 등의 다양한 유형의 위험분담제를 적용한 고가약 관리를 강화한다. 아울러 치료재료 실거래가에 대한 조사방식 개선과 장기입원 방지를 위한 요양병원 기능 재정립과 성과-보상 연계 강화도 추진한다. 외국인 피부양자와 장기간 해외 체류 중인 영주권자가 지역가입자로 입국한 경우 6개월 경과한 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입국 직후 고액 진료를 받거나 타인 자격을 도용해 진료를 받는 건강보험 무임승차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다만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는 현재와 같이 입국 증시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해외유학생과 주재원 등 비영주권자도 현재와 같이 입국 증시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타인 명의의 건강보험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요양기관의 건강보험 자격확인을 QR코드로 확인하는 등의 의무화도 추진한다. 또 환수액이 1배에 불과하던 것을 앞으로 5배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매일 병원을 찾는 과다 외래의료 이용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도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다만 중증질환 등 불가피한 예외적 사례에 대한 논의도 병행키로 했다. 암 등 중증·희귀질환 진료 시 자기부담을 낮춰주는 산정특례 대상 질환의 경우 관련성이 낮은 경증질환 등은 특례가 적용되는 합병증 범주에서 제외한다.소득 상위 30%(지역가입자 기준 12만2360원 초과, 직장가입자 기준 13만6490원)에 해당하는 건보가입자가 감기 등과 같은 105개 경증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외래로 진료하는 경우 연간 병원 초과 이용 시 비용 일부 돌려주는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질환에서 제외키로 했다.◇ 구멍난 필수의료 시스템 보강절감된 재원은 필수의료와 같이 꼭 필요한 곳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권역응급의료센터(40개소)를 수술, 시술 등 최종치료 역량을 갖추도록 중증응급의료센터로 전면 개편해 50개로 확대한다. 만약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현재 센터도 탈락시킨다는 방침이다.지역 내 의료기관 간 협력 체계도 공식화된다. 지역별 응급의료자원을 조사해 응급질환별로 수술, 처치 등 최종적인 치료가 가능한 의료인력, 의료기관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업데이트하는 ‘응급전원협진망’ 시스템이 강화한다. 질환별 전문의의 병원 간 순환교대 당직체계도 운영된다. 지역 내 협력체계를 사전에 구축, 의료기관이 순환교대 당직체계를 가동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119 등과 공유해 환자 발생 시 신속히 해당 당직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하게 된다. 현재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를 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로 개편하고 중증도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치료를 연계해 지역 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을 신규로 5개소로 지정해 집중 육성키로 했다. 또 기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등과 연계해 치료와 회복을 위한 협력 진료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야간·휴일 당직, 장시간 대기 등 의료인력의 업무부담이 큰 필수의료 분야에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산을 확대한다. 대기, 당직 시간 등을 고려, 뇌동맥류, 중증외상 등의 야간·휴일 응급 수술, 시술에 대해 가산율을 현행 50%에서 100%로 확대하고, 응급실에 내원한 중증 환자의 신속한 후속 진료 연계를 위해 응급전용입원실 관리료도 신선키로 했다. 의료기관이 중증응급질환별로 진료 가능 여부를 24시간 현행화해 종합상황판을 통해 지역 내에 이를 공유, 전원·의뢰를 시행하는 경우에 대한 보상방안도 마련한다. 매년 병원급 의료기관의 환산지수 조정에 소요되는 재정 중 일부를 수술, 처치 등 저평가된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 인상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환자 발생 시 치료 전달체계도수술 및 처치 행위는 난이도와 자원투입의 수준을 반영해 수가 기준을 세분화하고, 고난도 고위험 행위는 추가 보상한다. 우선 심뇌혈관질환 분야에 적용 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의료기관의 중환자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해 중환자실 자원 확충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증진료 강화 성과를 보상하는 시범사업도 실시한다.광역시를 제외한 전체 시군구에 현재의 분만수가 100%를 ‘취약지역수가’로 추가 지급하고, 불가항력 의료사고 관련 분쟁·보상과 관련된 산과의 부담을 반영하여 현재 분만수가 100%를 ‘인적·안전 정책수가’로 추가로 지급한다. 특히 ,감염병 위기 상황시에는 감염병 정책수가 100%를 추가로 지급한다.중증 소아환자 진료기반 유지를 위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적자를 사후 보상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소아 환자에 대한 재택치료와 단기 입원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분야별, 지역별 근무실태 및 인력수급 전망 등을 검토해 전공의 연속근무 등 의사의 당직, 근무시간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필수의료 분야에 헌신한 의료인 대한 (가칭)‘한국의 의사상’ 도입을 추진한다. 지역과 과목 간에 존재하는 인력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지방병원과 필수과목에 전공의 배치를 확대한다. 아울러 의대생-전공의-전문의 양성 과정에서 필수의료 교육·수련을 강화하고, 간호인력을 확충해나가는 한편, 수가보상을 통해 팀 단위의 수술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지역 의사 부족과 필수분야 의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사 인력 공급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다.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앞으로도 지원이 필요한 필수의료 분야를 지속 발굴해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 중장기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도 담겠다”고 강조했다.
- 외교부, 제2차 인도·태평양 지역 백신 협력 포럼 개최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 호주 외교통상부가 공동 주최한 `제2차 인도·태평양 지역 백신 협력 포럼`이 7일 서울에서 열렸다.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이날 인도·태평양 지역내 외교·보건 분야 정부 인사, 국제기구, 민간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역내 백신 안보 및 파트너십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제약회사를 포함해 기업 관계자, 보건·의료 종사자 및 전공 대학생, 주한외교단, 외국인 유학생 등 일반인들이 다수 참여했다. 아세안, 호주, 미국 정부 관계자 및 일반인들도 온라인으로 참여해 역내 백신 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조 차관은 개회사를 통해 글로벌 공조를 통한 코로나 팬데믹 극복 경험을 상기하고, 자유·평화·번영의 인태지역을 위한 보건 분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11·11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밝힌 인태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의 연장선에서 우리 정부의 보건 분야 협력과 기여 의지를 밝혔다. 아세안 등 인태지역 주요 파트너국들과의 외교·보건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공조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공동 주최국을 대표해 캐서린 레이퍼(Catherine Raper) 주한호주 대사가 환영사를 통해 “팬데믹은 세계가 서로 연결돼 있으며, 얼마나 상호 의존적인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포럼에서 미래 위기 대응과 회복력 강화를 위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포럼은 인태지역의 주요 파트너인 한국과 호주, 미국 정부가 아세안과 보건 분야에서의 확고한 연계 협력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서 참여국 간 외교·보건 분야 협력 네트워크 강화에 기여했다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주최국과 아세안은 백신안보의 중요성과 역내 백신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포럼에서 논의된 방안들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공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