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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자꾸 몸을 낮춘다…명작 자리 채운 '아시아 예술'
  • 리움미술관, 자꾸 몸을 낮춘다…명작 자리 채운 '아시아 예술'
  •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기획전 ‘구름산책자’ 전경. ‘아시아예술’을 다루는 기획전에 내건 작품 중 한국작가 연진영의 ‘패딩기둥’(2022)이다. 패딩점퍼 300벌을 뭉치고 엮고 감고 꼬아 높이 6m, 지름 2.88m의 거대한 기둥을 세웠다. 건축미학적인 조형물의 역할을 넘어 연간 6000만톤 이상 버려지는 무분별한 옷소비에 대한 자각과 반성까지 끌어내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마디로 ‘변화’였다. 4년 반의 긴 공백을 묻으며 지난해 10월 다시 일어난 리움미술관이 꺼낸 첫마디가 ‘변화’였다는 얘기다. 사실 구구절절 늘어놓은 것도 아니다. 대중에게, 사람에게 좀더 다가서겠다는 행간뿐이었으니. 편한 대로 철벽방어인 듯 겹겹이 둘러친 싸개를 풀어내겠다는 의미려니 읽어냈다. 하지만 반은 의심했고 반은 주저했더랬다. 어차피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고, 그 시간을 드라마틱하게 단축하기엔 리움미술관이 가진 게 너무 많았으니까. 지난 3월 개막해 4개월여간 진행한 올해 첫 기획전에서 조짐은 보였다. 한쪽에는 AI가 주역인 미래 가상세계를 펼쳐 놓고(‘이안 쳉: 세계건설’ 전), 다른 한쪽에선 역사·제도·기술·편견·국적 등이 엉킨 현실의 제약을 극복해보자 했더랬다(‘아트스펙트럼 2022’ 전). 한쪽에선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폭발시킨 애니메이션 영상을 계속 돌려댔고, 다른 한쪽에선 6m 높이 벽화 같은 회화를 배경으로 체력단련장을 통째 들이기도 했다. 3040세대에 걸친 국내외 젊은 작가들이 빚은 이들 작업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말이다. 그 손과 기량, 실험정신 등을 ‘변화’로 삼아 리움미술관이 대신 입으려 했나 싶더란 거다. 다소 번잡하다 할 ‘주변정리’를 이처럼 깔아둔 건, 9월에 다시 시작하는 리움미술관의 기획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대목이라서다. 가는 길에 한번은 즈려밟아야 할 진달래꽃쯤 되려나. 돈 탄 하가 제작한 ‘물 위의 대나무집’(2022·600×600×535㎝). 지구온난화에 해수면이 급격히 높아지는 메콩강 삼각주 지역주민을 위해 고안한, 물에 뜨는 수상가옥이다. 대나무와 재활용이 되는 플라스틱병, 플라스틱드럼통 등 친환경적 재료를 사용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개관 이래 처음 다루는 테마 ‘아시아’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청동조각 ‘거대한 여인 Ⅲ’(1960)이 삐죽이 섰던 전시장 초입이다. 조지 시걸의 청동조각 ‘러시아워’(1983)가 버티고 섰던 그 길목이기도 하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걸작 두 점으로 더 강렬했던, 로비에서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긴 슬로프를 말하는 거다. 지난해 재개관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에서였다. 이들 조각거장의 ‘명작’ 자리를 이제는 아시아작가의 ‘신작’이 대신 채운다. 일본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켄고 쿠마(68)의 ‘숨’(SU:M·2022)이다. 주름이 잔뜩 잡힌 패브릭을 배배 꼬아 12m 층고의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았다. 쭉 잡아서 펴면 84m까지 늘어난다는, 일본의 전통 종이접기 방식인 오리가미를 접목한 이 조각설치작품은 환경문제와 맞닿아 있다. 보이는 것 이상의 방대한 표면적으로 “자동차 9만대가 연간 뿜어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흡수할 수 있다”니까. 사람과 건축, 환경까지 아우른 기능성에다가 변형 가능한 유기적 조형미까지 유감없이 내뿜고 있다. 켄고 쿠마(68)의 ‘숨’(SU:M·2022). 리움미술관 기획전 ‘구름산책자’를 여는 작품이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슬로프의 천장에 걸렸다. 쭉 잡아 펴면 84m까지 늘어나는 이 조각설치작품은 신소재 오염 흡수천을 필터처럼 접어 연간 자동차 9만대 배기가스 오염물질을 흡수할 수 있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아시아예술’에 집중한 기획전 ‘구름산책자’는 이미 현대건축의 거장 반열에 오른 쿠마의 명성에 더는 기대진 않는다는 뜻이다. 바로 지금 우리시대에서 보고 말하는 아시아작가의 아시아작품을 다룬 ‘아시아예술’은 리움미술관이 개관 이래 처음 기획한 테마다. 건축과 디자인, 음악과 문학까지 섭렵한 예술가 24명(팀)의 45점을 걸고 세우고 펼쳤다. 굳이 ‘아시아’인 건 “미술이 세상에 던지는 ‘새로운’ 가능성과 역동성을 찾아내고 싶어서”란다.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위치, 세계질서에 짓눌려온 역사 등에 늘 시달려온 아시아의 한계를 예술로 한번 깨보겠다는 뜻이다. ‘구름산책자’에 든 의미도 단순치 않다. 기후요소인 ‘구름’이란 본뜻에다가 흔히 클라우드(Cloud·구름)라고 불리는 뜬구름에 많은 걸 쏟아붓는 현대인의 하이퍼링크적 감각까지 자극했다고 할까. 한마디로 오늘과 내일, 현재와 미래를 두루 오가는 현상을 다채로운 작품들로 구현한 거다. 리움미술관 기획전 ‘구름산책자’ 전경. 앞쪽으로 A.A.무라카미가 제작한 ‘C-타입하우스’(2022·212×288×212㎝)가 보인다. 1960년대 태동한 일본 건축운동인 메타볼리즘을 참조해 ‘미래형 셀-하우스’로 세웠다. 안쪽에 보이는 투명한 돔 안에선 전시기간 내내 키우는 버섯이 들어 있다. 폐허가 된 세계에서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인류를 구원할 대체재료란 의미를 들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만큼 전시는 쉽게 예견하거나 단칼에 재단할 수 없다. 자극받는 만큼 보인단 얘기다. 일례로 한국작가 연진영(29)이 세운 ‘패딩기둥’(2022) 앞에선 잠시 할 말을 잊는 게 정상이다. 작가는 패딩점퍼 300벌을 뭉치고 엮고 감고 꼬아 높이 6m, 지름 2.88m의 거대한 기둥을 세웠는데. “막대한 양의 재고의류를 직접 눈앞에서 보게 하는”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이 작품으로 연간 6000만톤 이상 버려지는 무분별한 옷소비에 대한 자각과 반성까지 촉구한다니 말이다. 베트남식 문제제기도 있다. 전시장 한쪽에 탄탄하게 지어 세운 오면체 대나무 덩어리. 돈 탄 하(43)의 ‘물 위의 대나무집’(2022)이다. 지구온난화에 해수면이 급격히 높아지는 메콩강 삼각주 지역주민을 위해 고안했다는, 일종의 모델하우스다. 과연 어떻게? 물에 뜨는 수상가옥으로. 대나무로 뼈대를 잡고, 지붕과 벽은 재활용이 되는 플라스틱병으로, 바닥은 플라스틱드럼통에 고정하도록 했다. 돈 탄 하의 ‘물 위의 대나무집’(2022) 내부. 안쪽 벽면에 걸린 모니터에는 루앙(38)의 영상작품 ‘도쿠-헬로우 월드’(1922·싱글채널비디오 3분25초)가 돌아가고 있다. 리움미술관 ‘구름산책자’ 전이 시도한, 성향·작업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조인해 마치 하나처럼 꾸려낸 전시작들 중 하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현실 혹은 가상 오가며 ‘따로 또 같이’ 대작 45점그렇다고 45점 모두가 해결해야 할 숙제를 끌어안고 있는 건 아니다. 로렌스 렉(40)은 현실과 가상을 뒤엉켜낸 ‘네펜테 존’(2022)이란 영상설치작품을 꺼내놨다. 지금부터 1000년이 지난 먼 미래에 유적지로 발견된 리움미술관을 미지의 장소로 찾아가는 시나리오다. 삼손 영(43)은 세상에는 없는 악기가 만든 사운드를 눈앞에 데려다놨는데. ‘가능한 음악 #2’(2019)는 “상상이나 디지털로만 존재할 이상한 악기, 그 악기가 만들어낸 변칙적인 사운드”가 거대한 소라스피커에서 빠져나오는 듯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삼손 영이 꾸려낸 ‘가능한 음악 #2’(2019). 특별하고 이상한 악기, 그 악기가 만들어낸 변칙적·간헐적 사운드가 마치 한쪽 바닥에 묻어둔 거대한 소라스피커에서 빠져나오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실제로 16개의 스피커가 뽑아내는 ‘가능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시에서 특별한 건 성향·작업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조인해 마치 하나처럼 꾸려낸 ‘연출’이다. 2명 이상의 ‘연합작품’도 여럿인데, 그중 아지아오(38)가 벽과 바닥에 박은 돌기로 압축한 정원(‘카레산스이’ 2014), A.A.무라카미가 고안한 기계가 뿜어내는 안개고리(‘영원의 집 문턱에서’ 2021∼2022), 트로마라마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형을 딴 그래픽 풍경(‘솔라리스’ 2020)이 뭉친 작품은 거대한 블랙박스의 어둠을 통째 벗겨낸다. 리움미술관 기획전 ‘구름산책자’ 전경. 세 작가의 세 작품을 한 공간에 들여 하나의 거대한 설치작품을 보는 듯하다. 왼쪽부터 A.A.무라카미의 안개고리를 내뿜는 기계 ‘영원의 집 문턱에서’(2021∼2022), 트로마라마의 그래픽 풍경 ‘솔라리스’(2020), 아지아오의 돌기정원 ‘카레산스이’(2014)(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굳이 이전에 봐왔던 ‘리움다움’이 필요하다면 압도적 규모에서 찾을 수 있다.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대작을 시원하게 꺼내놓는 디스플레이는 대단한 강점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여전히 갸우뚱할 수도 있겠다. 명품과 걸작으로 구획했던 그 너머의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리움미술관의 의도가 보일 수도, 안 보일 수도 있을 테니. 그 간격을 어떻게 더 좁혀나갈지는, 몸을 점점 낮추고 있는 ‘새로운 리움’이 해결할 테지만, 이제 공은 미술관을 찾는 이들에게 넘어온 듯하다. ‘변화’란 게 관람객 다니는 길에 까는 레드카펫이 전부가 아닐 테니, 그 위에 놓인 ‘진짜’를 찾아내는 일 말이다. 전시는 9월 2일 개막해 내년 1월 8일까지 이어간다.
2022.08.31 I 오현주 기자
'대한외국인' 박상민 "소장한 선글라스만 1500개 이상"
  • '대한외국인' 박상민 "소장한 선글라스만 1500개 이상"
  • ‘대한외국인’[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대한외국인’ 박상민이 남다른 선글라스 사랑을 고백한다.오는 8월 31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대한외국인’은 ‘개그맨을 사랑하는 가수와 가수가 사랑하는 개그맨’ 특집으로 가수 박상민, 개그맨 박성호, 정범균, 김지민이 출연해 퀴즈 대결을 펼친다.이날 MC 김용만은 박상민에게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 선글라스와 중절모를 언급하며 “소장한 모자와 선글라스가 몇 개나 되냐”고 묻는다. 이에 박상민은 “1,500개 이상 가지고 있다. 모자도 수백 개가 있다”며 남다른 애정을 자랑한다.이어 MC 김용만이 “다 똑같은 선글라스 같은데 본인이 보기엔 다른 선글라스냐”며 궁금해하자 박상민은 “노래할 때는 눈이 안 보이는 선글라스를 끼고 늦은 시간일수록 옅은 색의 선글라스를 착용한다”며 본인만의 철칙을 밝힌다.또 “영화를 볼 때도 착용한다”고 말하며 “선글라스 벗는 게 쉽지가 않다. 집에서 가족들만 있는 게 확인되면 그때 벗는다”고 언급해 놀라움을 안긴다.한편, 박상민은 ’1대 100‘, ’우리말 겨루기‘ 등 퀴즈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이력으로 강력한 팀 에이스로 떠오르며 ‘대한외국인’ 팀과의 정면 승부를 기대하게 한다.박상민의 퀴즈 도전기는 8월 31일 수요일 오후 8시 30분 MBC에브리원 ‘대한외국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2022.08.30 I 김가영 기자
'구해줘! 홈즈' 위너 이승훈 "강승윤과 10년째 숙소, 가족보다 많이 봐"
  • '구해줘! 홈즈' 위너 이승훈 "강승윤과 10년째 숙소, 가족보다 많이 봐"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오는 28일 방송될 MBC 예능 ‘구해줘! 홈즈’(연출:이민희,전재욱 /이하 ‘홈즈’)에서는 그룹 ‘위너’의 강승윤, 이승훈이 매물 찾기에 나선다.이날 방송에서는 오는 10월에 결혼하는 예비부부가 의뢰인으로 등장한다. 현재 마포구 공덕동에서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다는 아내는 직장 근처에서 남편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외출할 때마다 직장동료들과 마주쳐 불편하다고 밝힌 이들은 직주근접이었던 공덕동에서 벗어나 신혼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한다. 희망지역은 지하철 공덕역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의 마포구와 용산구로 남편 직장이 있는 선유도역까지 자전거로 30분 이내의 동네를 바랐다. 이들은 식당과 카페 등 인프라가 좋은 동네의 신축 매물이거나 리모델링된 집을 원했다. 고층이거나 탁 트인 뷰를 희망했으며, 예산은 매매가 최대 15억 원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덕팀에서는 그룹 ‘위너’의 강승윤과 이승훈이 출격한다. 과거 장동민과 함께 복팀의 코디로 출격했던 이승훈이 덕팀의 코디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번 복팀으로 출연했는데, 노래는 한 곡도 안 시켜주고, 콩트만 시켜서 덕팀으로 출격했다.”고 말한다.강승윤과 이승훈은 여전히 숙소에서 생활 중이라고 밝히며,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이승훈은 “같이 일을 하다 보면 집에서만큼은 가끔 떨어져 있고 싶을 때도 있다.”고 말한 뒤, “양세형, 양세찬 형제도 대기실을 따로 쓰는데, 우린 왜 형제도 아닌데 대기실까지 같이 써야 돼요?”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한다.한편, ‘나 혼자 산다’ 촬영 중 자동차를 구매해 화제를 모았던 강승윤은 “집을 구하게 된다면, ‘홈즈’에 의뢰하고 싶다.”고 말한다. 의뢰 조건을 묻는 코디들의 질문에 그는 “방 3개, 화장실 2개는 기본, 신축 매물을 선호하지만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할 수 있는 집을 찾는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 시킨다.강승윤과 이승훈은 덕팀장 김숙과 마포구 합정동으로 향한다. 상수역까지 도보 5분, 합정역까지 도보 8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인근에 맛집과 카페가 즐비해 있다고 소개한다. 올해 올 리모델링을 마친 탑층 매물로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는 흠잡을 곳이 없다고 해 기대를 모은다.덕팀의 코디들은 매물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신혼부부 상황극’을 선보인다. 신혼부부로 분한 강승윤과 이승훈은 그 어느 때보다 리얼한 스킵십을 선보였다고 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에 김숙은 “아내 역할을 내가 하겠다고 했는데, 두 사람이 극구 사양하더라.”라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한다.10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신혼집 찾기는 28일 밤 10시 45분 MBC ‘구해줘! 홈즈’에서 공개된다.
2022.08.26 I 김보영 기자
'싸대기에 하악질'…우리집 냥이들, 친해질 수 있을까요?
  • '싸대기에 하악질'…우리집 냥이들, 친해질 수 있을까요?[펫닥터]
  • 만 7세 고양이(언니·♀·방울이)와 생후 열 달 된 고양이(동생·♀·다롱이)랑 살고 있습니다. 한 달 격리 기간을 거쳐 이제껏 아홉 달을 함께 살고 있습니다. 동생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언니를 따라다녔습니다. 언니는 그때부터 여태까지 동생과 거리를 뒀습니다. 동생은 활동적이고 몸을 주체하지 못하는 탓에 언니한테 자주 혼납니다. 매번 다가가지만 냥싸대기와 하악질을 듣기가 일쑤입니다. 집사가 언니랑 장난감으로 놀다 보면 언제나 동생이 그 자리를 밀고 들어옵니다. 언니는 자리를 뜹니다. 그렇다고 털이 빠질 정도로 물고 뜯으며 싸우지는 않습니다. 절대로 그러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언니는 동생이 귀찮은 거 같습니다. 배식기와 급수기는 집에서 최대한 떨어뜨려 두었고, 화장실도 여러 개를 써봤습니다. 둘 다 중성화 수술을 했습니다. 둘은 앞으로 서로를 핥아줄 정도로 친해질 수 있을까요?전○○(30대 직장인 남성)(사진=독자제공)[펫펄스랩 크루]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사수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어요. 냥이들은 타고난 사냥꾼으로 집단생활을 하지 않고도 홀로 생존을 잘하는 동물이라 냥이에게 영역 사수는 본능적으로 생존 문제와 직결되니 텃세가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정된 영역에서도 서열은 대단히 중요하니, 자세히 관찰해보세요. 뒤에 온 새끼 냥이가 경계하지 않고 몸을 들이미는 행동이 혹시 새끼가 본능적으로 상황 판단을 못하고 서열 싸움을 하는 것은 아닌지 말예요. 항복하지 않고 버티다가 싸움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것이 아니라면 초반 대응이 다소 아쉽습니다. 한 달 격리 후 집사가 강제적으로 합방(?)을 시키기 보다는 새끼를 가두어두고 큰 녀석이 스스로 다가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풀어줬더라면 어땠을까 싶거든요. 아주 천천히 한 공간에서 머물도록 해 큰 녀석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해줬더라면 둘의 사이는 지금보다 낫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큰 녀석은 이미 혼자 생활에 익숙한데 새끼가 치근대면 귀찮고 점점 더 싫어할 수도 있어요. 버릇없어 귀찮기도 하고,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가 안 되니 답답하기도 하고요.개가 “나를 먹여주고 돌봐주니 인간은 신이야”라고 한다면, 고양이는 “나를 먹여주고 돌봐주니 내가 신이야” 여긴답니다. 냥이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받아들이는 습성이 있습니다.지금 집사가 할 일은 큰 녀석이 스스로 달라진 환경을 받아들일 때까지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는 겁니다. 현재로서는 둘의 사이가 어느 순간 갑자기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둘의 공간을 분리해 당분간은 집사 분이 따로따로 놀아줘야할 것 같아요. 보내주신 내용으로 보아 큰 냥이가 더 예민하고 상처받기 쉬운 성격일 수 있겠습니다. 집사가 그런 그녀와 더 잘 놀아주면서, 그녀의 공간과 영역에 대한 충분한 확신을 심어주는 게 어떨까요? 그러면 천천히 새끼를 받아 들여줄 수도 있어요. 고양이는 개체마다 특성이 너무 많이 다르고 개성도 강하다보니 타고난 성격이 잘 안 바뀝니다. 그런데 또 어느 순간 180도 확 바뀌기도 한답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은 경쟁적 존재로 서로를 알지만 분리해 나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면 안정감을 느끼고 경계를 허물 거예요. 차츰 시간대별로 영역을 나눠 갖다가 결국에는 자기 공간을 찾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펫닥터’는 ‘펫펄스랩’과 ‘이데일리’가 함께 진행하는 반려동물 건강관리·행동교정 상담 코너입니다. 상담 받고 싶은 우리 집 댕댕이와 야옹이의 사연을 사진과 함께 보내주세요. 선정되신 분의 상담 내용은 이데일리에 소개됩니다. 이메일 : jebo@ edaily.co.kr / 카카오톡 : @펫스티벌 ※ 펫펄스랩은 펫과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해 노력하는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기반 펫테크 기업입니다. 반려견의 음성과 활동 데이터를 분석해 주인에게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를 개발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2022.08.20 I 최은영 기자
권영세 "`담대한 구상`이라 해도 한미훈련 등 양보 안 돼"
  • 권영세 "`담대한 구상`이라 해도 한미훈련 등 양보 안 돼"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7일 “아무리 `담대한 구상`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양보해서는 안 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그 중에서 한미 연합훈련과 기타 몇 가지 부분들이 있다”고 주장했다.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권 장관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북한도 군사훈련을 할 거고, 아무리 신뢰 구축이 돼 있다 하더라도 군대를 아예 없애면 몰라도 유지하고 있는 한 훈련은 있어야 될 것 아니겠나”라고 이 같이 밝혔다.앞서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담대한 구상’이라는 대북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다. 북한이 비핵화로 전환 시, 식량·의료 지원 등 6개 분야에서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전략이다.권 장관은 “훈련은 각자 하되, 대신에 그 훈련이 순수하게 방어적인 훈련이라는 부분이 서로 양해가 될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드는 게 군사적인 신뢰 구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면서 “훈련의 시기라든지 종류라든지 이런 걸 상대방에게 통보하고 나중에 신뢰가 상당히 구축하게 되면 ‘군사 훈련하는 거 당신도 참관단을 만들어서 와서 봐라. 대신 우리도 너희들 군사 훈련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가서 보겠다’ 이런 부분들 같은 경우는 굉장히 신뢰가 진전된 부분이겠다”고 설명했다.북한과의 공식 혹은 비공식 소통 채널이 진행되고 있는지 물은 사회자 질문에 권 장관은 “공식 채널은 소위 연락사무소 채널을 비롯해서 몇 군데가 있지만 그 채널을 통해서 오고 가는 내용들은 아주 기초적인 수순”이라며 “담대한 구상이 조금 더 구체화해서 현실적으로 세부적인 내용까지 제안하게 될 때는 그런 내용이 논의되는 대화 채널이 반드시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일각에서 `담대한 구상`이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비핵 개방 3000`과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권 장관은 “`비핵 개방 3000`은 주로 경제 쪽에 유인책을 대부분 두고 있다면 `담대한 구상` 같은 경우는 경제뿐만 아니라 군사·정치 등 북한의 체제 안전에 대해서 우리가 다룬다는 차원에서도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2022.08.17 I 권오석 기자
민주 "망신주기용 쇼..尹정부·검찰이 진실 외면"
  • 민주 "망신주기용 쇼..尹정부·검찰이 진실 외면"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전형적인 망신 주기 용 ‘쇼”라며 강력히 반발했다.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6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을 마치고 여의도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윤건영 의원실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김한규, 박상혁, 신정훈,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원택, 이장섭, 진성준, 최강욱 의원 등의 명의로 된 성명문을 발표했다.윤 의원은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 의도가 너무도 명백하다. 전임 정부를 향한 윤석열 정부의 정략적 공격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이어 그 취임 100일 동안 민생은 없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외교 안보 공세만 일삼더니, 급기야 취임 100일 하루 전날 검찰이 10여 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며 “북한군에 의해 우리 국민이 희생되신 안타까운 일을 두고 정부 여당이 한 달 넘게 정치 공세의 도구로 활용하더니, 마지막 타자로 검찰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윤 의원은 “새로운 증거도 하나 없다. 달라진 팩트도 없다. 오직 바뀐 것은 정권뿐”이라며 “바뀐 정권의 근거 없는 입장 번복을 핑계 삼아 검찰이 온 사방에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다. 전 안보실장, 전 국정원장, 전 국방부 장관 자택과 국방부, 해경 등까지 10여 곳을 한날한시에 압수수색해야 할 만큼, 이 사안이 시급하느냐”고 물었다.그러면서 그는 “심지어 서해 피격 공무원 관련 모든 자료는 이미 모두 윤 정부 손에 있다. 해경의 조사 자료와 우리 군의 SI 분석 자료까지 기초 자료는 자기 손에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웬 압수수색 쇼란 말이냐”며 “스스로 벌인 논란이니 스스로 자료를 공개하면 될 일인데 말이다. 아무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정치 공세만 하는 것은 윤 정부 본인들”이라고 비판했다.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16일 오후 검찰의 압수수색이 종료된 후 경기도 용인시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아울러 윤 의원은 “정부의 공식적인 기록과 자료를 개인이 빼돌릴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그럴 가능성도 없음은 누구보다 검찰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그러니 수첩 몇 권 확보하고 30분 만에 끝날 압수수색을 굳이 전방위적으로 벌이는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그는 “검찰의 이런 행태는 처음은 아니니다. 의혹만으로 온갖 칼을 휘두르고,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으로 당사자에게 모욕을 줘, 여론에서는 이미 죄인을 만들어버리는 검찰의 못된 버릇을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느냐”며 “몇 번이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문재인 정부는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관련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국민께 공개했다”고 강조했다.나아가 윤 의원은 “외교 안보 분야는 그야말로 국가의 기밀을 다루는 영역이다. 특히 우리 군의 SI 정보는 군복을 입었다고 다 볼 수 있는 자료도 아니다”며 “그런 기밀 자료를 수사를 핑계로 검찰이 다 들여다보고 캐비닛에 쌓아두는 것은 정당한가. 그로 인한 국익의 훼손이 벌어진다면, 검찰이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느냐. 윤 정부의 무책임한 자해 행위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두고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라고 평하며 “원하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털겠다는 검찰의 집념이 무섭게 느껴질 정도”라고 밝혔다.이 대변인은 “국가안보실, 국방부, 해양경찰청 등 9개 기관의 실지 감수에 착수한 감사원을 생각하면 윤석열 정부 전체가 정치보복에 달려든 형국”이라며 “민생경제 위기, 코로나 대유행, 폭우피해로 국민은 아우성인데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를 겨냥한 신북풍몰이와 보복수사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말했다.
2022.08.17 I 김민정 기자
통일부 "尹 `담대한 구상` 6개 지원 분야 구체화 작업 중"
  • 통일부 "尹 `담대한 구상` 6개 지원 분야 구체화 작업 중"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16일 통일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정책 방향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 번영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 있는 제의에 대해 북한이 호응할 것을 촉구하며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담대한 구상의 구체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취재진을 만나 통일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앞서 전날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식량·의료 지원 등 6개 분야에 걸쳐 경제 협력에 나서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다.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실무적인 대화 제안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북한에 제의할 것은 앞으로 남북 관계와 한반도 상황을 보면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통일부는 6개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관계자는 “관계 기관과 함께 협의하며 진행하고 있다”면서 “큰 틀에서는 완료가 됐다. 다만 그 하나하나 사업 자체가 크다. 고려할 요소가 많다”면서 “디테일하게 계획을 만들어가는 작업은 지금까지도 진행해왔고 앞으로도 진행할 예정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윤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의 일환으로 `남북 공동경제발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데 대해선 “비핵화 과정 진전에 따라 추진할 우리의 경제 민생 협력 프로젝트를 북한과 협의하는 기구”라면서 “기본적인 안은 준비가 돼 있다. 공개 여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검토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대북 정책과 관련해 정작 통일부가 주도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자 해당 관계자는 “담대한 구상은 경제·정치·군사 3가지 축을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부 혼자 작성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특정 분야를 주도한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통일부가 주관이 돼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2022.08.16 I 권오석 기자
벼랑 끝 이준석…회견에도 "잠시 쉬어라" "安에 병X이라더니"(종합)
  • 벼랑 끝 이준석…회견에도 "잠시 쉬어라" "安에 병X이라더니"(종합)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난 13일 작심 기자회견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친이준석계’에서도 “감정 조절을 못했다”며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사진=연합뉴스)◇친이준석계도 “‘이XX’ 굳이 그런 얘기까지”신인규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대표는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기자회견에 담긴 문제의식과 우리 당에 대한 문제 제기는 매우 타당했지만, 본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너무 솔직하게 얘기했던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신 대표는 ‘나는 국대다’(나 국대) 로 들어온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으로 친이준석으로 분류된다. 이어 신 대표는 “제가 ‘이XX’, ‘저XX’라고 들었어도 당연히 기분 나빴을 것 같지만, 굳이 그런 얘기까지 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며 “솔직했을 때 오는 거부감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또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될지를 묻는 말에 “반반으로 본다”면서도 “헌법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법원이 개입하는 것이 당연히 맞고, 개입한다면 실체적인 판단과 절차적 판단을 볼 때 문제점이 너무 많기에 제동을 걸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그러면서 나경원 전 의원이 인용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것에 대해 “그런 걸 ‘희망적 사고’라고 부른다”며 “형사법 체계에 유추적용 금지의 원칙이 있는데 판사 출신이면 그렇게 얘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이준석 대표 회견에 대해 원 내·외 인사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 정치판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1년전 상황으로 착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며 떼를 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고 쓴소리를 했다.그는 “박근혜 정권 탄핵 때는 몰락해 가는 정권이어서 흔들기 쉬웠지만 윤석열 정권은 이제 갓 시작한 정권”이라며 “당랑거철(螳螂拒轍,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에 불과하다, 대의(大義, 큰 뜻)를 위해 소리(小利, 작은 이익)를 버리라”고 적었다.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당·대통령실·정부의 리스크를 걷어내고 있는 와중에 ‘이준석 대표 폭탄’이 떨어졌다”며 “기자회견은 지나쳤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도 못하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 되어 통탄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잠시 쉬는 것이 더 큰 미래를 가져올 것이다, (대표직을) 내려놓고 물러나는 것이 맞겠다는 조언도 했다”며 “결국은 이런 모양으로 가니 저도 기대를 접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정치권 “도 넘어” “정신적 문제” “추미애같다”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준석의 입장을 이해하려 한다, 얼마나 화가 나고 서운했겠는가”라면서도 “양두구육·‘삼성가노(三姓家奴, 삼국지의 인물 여포를 성 셋 가진 종놈으로 일컬어 비꼰 것)’ 등의 말은 자신의 도덕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고 윤 대통령을 개고기로 해석할 소지가 있다, 도를 넘어선 안된다”고 했다.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는 ‘안철수 그 병X’이라는 욕을 한 사실이 알려지고서도 ‘사석에서 한 말이라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었다”며 “자기는 남들에게 그래놓고 누가 자기에게 조금만 기분 나쁘게 하면 참지 못하고 분해서 눈물 흘리는 모습을 카메라 앞에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치 이전에 정신적인 문제”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신평 변호사도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빗대며 “과도한 자기애와 자아 몰입으로 현실을 잊어버리고 대신에 ‘전도된 현실’에 매달리는 점에서 비슷한 면모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추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이 전 대표도 심하게 왜곡된 현실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 “그는 눈물까지 흘려가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정치적 보복에 의한 것임을 극력 주장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2022.08.15 I 배진솔 기자
김미애 의원, 이준석 대표 향해 “‘尹 개고기’ 비유는 망언”
  • 김미애 의원, 이준석 대표 향해 “‘尹 개고기’ 비유는 망언”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말 기자회견에서 한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고 뒤에선 개고기를 판다·‘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 발언을 두고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사진=연합뉴스)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였던 분의 입에서 자당 대통령 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며 “저를 비롯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은 결코 그 생각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김 의원은 “윤 대통령께서 비록 정치에 미숙함은 있을지 모르나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결코 개고기 비유로 비하될 분이 아니다”라며 거듭 이 대표의 발언을 지적했다.또한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거론하며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본인의 일로 윤리위원회 징계가 있었다. 왜 그에 대한 말씀은 없느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도서를 누비여 민심을 듣고자 노력했던 그 귀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렸습니까”라고 전했다.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양두구육’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문에서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다”며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했다.이 대표는 양두구육의 ‘개머리’가 치징하는 대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고기는 상품이다. 개고기를 파는 상인이 아니라 우리가 걸었던 많은 가치들이 사실은 최근에 조종되고 수포로 돌아가는 양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개고기가 사람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저도 양머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개고기’가 지칭하는 대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개고기는 상품이다. 개고기를 파는 상인이 아니라 우리가 걸었던 많은 가치가 최근에 조종되고 수포로 돌아가는 양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개고기가 사람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저도 양머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2022.08.14 I 전선형 기자
'살려줘요, 뽀빠이!' …고양이가 계속 물어요
  • '살려줘요, 뽀빠이!' …고양이가 계속 물어요[펫닥터]
  •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공원을 가도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반려동물 용품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율은 2010년 17.4%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2020년 기준으로는 27.7%에 달할 정도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족들조차 반려동물을 이해하기는 정말 어렵기 마련이죠. 이데일리는 앞으로 ‘펫닥터’ 코너를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기반 펫테크 기업 ‘펫펄스랩’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편집자주>(사진=독자 제공)태어난 지 3개월 정도 된 고양이(올리브)와 함께 지내는 집사입니다. 고양이가 커가며 제 손을 계속 뭅니다. 제 손을 물 때 고양이 표정을 보면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듯한, 진지한 모습이네요. 고양이가 점점 체격이 커지면서 손에 상처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을 때마다 혼도 내보고, 아프다는 의사 표시를 하는데도 전혀 바뀌지 않네요. 더 크면 더 많이 물 거 같아 걱정입니다. 고양이의 집사 물기, 해결방법 없을까요?한○○(40대 직장인 남성)[펫펄스랩 크루]집사들은 냥이와 마치 연애를 하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하곤 합니다. 길들였다고 마음 놓는 순간 밀당을 또 해온다고 할까요.태생적으로 냥이는 쥐를 잡는 사냥꾼으로 인간과 공생관계로 살아왔으며, 가축이 아니라서 길들이는 것에 한계가 있는 동물이랍니다.대개 어린 냥이들은 같이 태어난 형제 냥이와 놀면서 사냥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무는 강도를 조절하는 법을 습득하게 되는데, 형제가 없는 어린 반려 냥이들은 이런 놀이를 집사와 함께 하면서 애정을 느끼고 힘 조절을 배우게 되거든요.냥이들 중에서도 내성적이고 애정에 더 적극적일 때 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성장하면 자연스레 괜찮아져요. 어릴 땐 잘 몰라서 사람의 무릎이나 등에 올라탈 때도 발톱을 세워 오르고 내려 쫙쫙 긁히기도 하죠. 나이가 들면 자기 몸이 나뒹굴어도 집사의 몸 위에서 보송보송한 손바닥으로만 잡을 거예요.만약 냥이가 집사와 관계가 안 좋거나 가족으로 인정 안 한다면 피할 것이고 집사에게 잡히지 않으려 할 것이라, 문다는 것은 상당한 접촉이 있는 것으로 집사와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보여져요.연약한 장미에 가시가 난 것과 같아서 새끼 고양이는 애정이 필요하면 무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죠. 그래서 집사들은 냥이들이 어떤 그루밍을 원하는지 성격을 디테일하게 읽어줘야 무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따로 가만히 내버려 두기를 원하는데 귀엽다고 자꾸 안으면 약한 새끼 냥이는 물 수 밖에 없어요. 가만히 있길 원하는지, 슬쩍 발가락을 대는 정도를 원하는지, 손으로 살살 쓸어 어루만져주길 원하는지, 꼬리 쪽의 등을 벅벅 긁어주길 원하는지, 좋지만 이제 그만하기를 원하는지 세심하게 관심을 보여줘야 한답니다.고양이들은 ‘집사가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내가 좀 참아주지’라고 개처럼 하지 않아요. 피차간에 감정 서비스 없이 아주 솔직하거든요. 고양이는 자라서 강해지면 급할 때를 빼고는 잘 물지 않죠. ‘쓰담쓰담’하다가 고양이가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바로 멈추세요.개념 없이 장난치다가 손을 무는 경우는 사냥에 나선 듯한 흥분한 야생의 본능을 나타내는 것이랍니다. 이런 경우에는 낮은 목소리로 “안 돼”라고 말하고 놀이를 중단하는 게 좋아요. 집사의 표정과 말투로 냥이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요.그리고 특정한 부위를 만졌을 때, 소리와 함께 무는 행동을 한다면 그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세요. 이런 경우, 그 부위가 아픈지 알아보고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필요해요.
2022.08.06 I 최은영 기자
與대변인 “尹 믿었는데… ‘내부총질’ 말한 사람 멀리하셔라”
  • 與대변인 “尹 믿었는데… ‘내부총질’ 말한 사람 멀리하셔라”
  •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내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라며 “(해당 사안은) 당 안에서 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사진=CBS라디오 ‘한판승부’)‘이준석 키즈’라고 불리는 박 대변인은 2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윤 대통령과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잠을 거의 못 잤다”라며 “정말로 대통령을 믿었는데 제가 판단했던 것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의) 앙금이 깊었구나 생각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그는 “사실 이 대표의 화법이나 어떤 여론 대응 방식이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떤 메시지가 내부적으로 향했을 때 대통령이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으로 단순화할 수는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박 대변인은 “저도 20대 젊은 남자로서 홀로 여러 회의에 참석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수자인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여러 차례 느꼈다”라며 “그래서 점점 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내 생각이 관철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했다.이에 그는 대선 당시 이 대표가 소위 가출을 했던 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젊은 세대가 어떤 당을 향해서 이 젊은 세대를 대표하기 위해서 내는 그런 몸부림을 좀 이런 표현으로 단순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문제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이 파악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그렇게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생각을 한다”라면서도 “그런데 뭔가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한 불편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건 가시적으로 확인했다는 걸 부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거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정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하얀 도화지 같다고 생각을 했다. 실제로 그 도화지에 이 대표를 비롯한 청년들이 새로운 색깔을 칠했을 때 훨씬 다른 색을 보여줬었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인수위를 거쳐 현재 용산 체재로 가는 과정에서 대통령께 기존의 색을 지우고 또 다른 색을 칠하는 분들이 주변에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주장했다.이어 “그런 것들이 대통령의 의중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라며 “대통령께서 이런 분들을 다시 멀리하셔야 저희가 지금의 이런 실수를 회복하고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누구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냐”라고 묻자 박 대변인은 “누군가를 특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내는 청년들의 메시지를 ‘내부총질’이라는 식으로 누군가 대통령께 이야기했다면 그런 분들을 멀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아울러 박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 이 대표가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라며 판다)’을 언급한 것을 두고 “원론적인 대응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이상으로 나갔을 때는 또 갈등적으로 비출 수 있기 때문에 딱 이 정도까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일각에서 권 대행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선 “직무대행이 사퇴한다고 해서 대안이 없는 게 제일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체제 안에서 수습 점을 찾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고 남성과 여성 혹은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그런 구도로 가고 있는 게 제일 안타까운 지점”이라고 짚었다.앞서 국회 사진기자단은 지난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한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을 촬영했다.해당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권 대행에게 말했다. 그러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강기훈과 함께”라는 메시지를 작성하기도 했다.논란이 일자 다음날 권 대행은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문자가 공개된 데 대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대통령실은 “우연찮은 기회에 노출된 문자메시지 하나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2022.07.28 I 송혜수 기자
"'대선 끝나면 이준석 손 본다'더라...尹 '내부총질'로 확인"
  • "'대선 끝나면 이준석 손 본다'더라...尹 '내부총질'로 확인"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사이 오간 이른바 ‘내부총질’ 문자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이와 관련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선 때 ‘이준석은 선거 끝나면 반드시 손 본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사실로 드러났다”라고 말했다.조 의원은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같이 말하며, ‘믿을 만한 사람한테 들은 얘기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그는 ‘대선 중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쪽으로부터 들었는가’라고 묻자 “구체적인 건 좀 그렇지만 복수(사람들에게 들었다)”라고 했다.조 의원은 그 이야기가 이번에 확인된 것이라며 “이 일로 인해서 국정수행 지지율에 플러스는 안 되고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게 확실한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지난해 12월 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가 울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 후 서로 포옹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이 권 대행에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우리 당 잘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해선 “모르겠다”며 “도대체 여당이 뭘 잘하는 거냐”라는 반응을 보였다.그는 “지금 국정수행 지지도 떨어지고 민생 도탄 빠졌는데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혹시 ‘원 보이스(One Voice)’로 민심 거스르기 이런 거 잘한다는 거냐”라고 물었다.조 의원은 또 “대통령실에서 ‘사적 대화 노출 유감이다. 확대 해석하지 마라’, 권 대행은 ‘사적인 문자가 본의 아니게 유출됐다. 내 프라이버시도 보호받아야 된다’고 했는데 공인의 사적 영역은 권한의 크기에 반비례한다고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대한민국 의전서열 1위와 7위인 대통령과 여당 대표 직무대행에게 사적인 영역은 거의 없다”며 “더군다나 대화 내용이 여당 매부 문제에 관한 거다. 사적 대화다?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지난 26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이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였다.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라고 보냈다. ‘성 상납’ 의혹 관련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특히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그러나 이 대표는 ‘양두구육’이란 반응을 보였다. 울릉도에 체류 중이던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 섬’에서는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다가도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 “양의 머리를 앞에 걸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를 받아와서 판다”고 적은 것이다. “이 섬은 보이는 것 그대로 솔직해서 좋다”고도 했다. 여의도 정치권을 뜻하는 걸로 보이는 ‘그 섬’에 대한 불쾌감을 울릉도 ‘이 섬’에 빗댄 것이다.한편, 권 대행이 윤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작성하던 도중 입력창에 ‘강기훈’이란 인물이 누군지도 쟁점이 됐다.‘강기훈’은 지난 2019년 우파 성향의 정당인 ‘자유의 새벽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기훈이란 이름의 행정관이 근무 중인 사실은 확인된다”라면서도 “(해당 행정관이) 권 대행 텔레그램 문자에 등장한 사람과 동일한 인물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2022.07.28 I 박지혜 기자
'트러블 메이커' 권성동, 코너 몰렸다…조기전당대회 재점화하나
  • '트러블 메이커' 권성동, 코너 몰렸다…조기전당대회 재점화하나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언급한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당내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함께 메시지를 노출시킨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최근 잇단 실수를 지적하며 권 대행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을 둘러싼 정쟁이 다시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與 게시판 1400여개 게시글 “權, 사퇴하라”…대통령실 ‘침묵’27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전날부터 현재까지 이틀간 1400여개의 게시글이 달렸다.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문자가 공개된 직후 대다수 게시물은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내용으로 도배됐다. 권 대행엔 ‘트러블 메이커’라는 지적이, 윤 대통령엔 ‘무능하다’는 비판이 각각 쏟아졌다. 특히 해당 메시지를 언론에 노출시킨 권 대행의 부주의를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게시판 글엔 “언제까지 사고 칠 거냐” “대국민 사과를 세 번이나 하면서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사퇴라는 행동을 보이라” “비리 온상인 권성동은 사퇴하라” “검수완박, 9급 공무원, 문자노출까지 권 대행은 왜 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냐” 등 글이 올라왔다. 앞서 국회 공동취재사진단은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권 대행이 윤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진을 보도했다. 공개된 휴대전화 화면에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며 “우리 당도 잘한다. 계속 이렇게 해야”라고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했다.이번 논란은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 징계 결정 당시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을 그은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파장이 불가피하다. 대통령실에서는 공식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권 대행의 연이은 실책으로 난감한 모습이다. 권성동 대행은 전날에 이어 27일에도 자신의 부주의에 대해 사과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권 대행이 이번 사적 대화 노출을 포함해 취임 100일 간 국민들을 향한 사과를 세 차례나 하면서 리더십 붕괴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월 22일엔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의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중재안에 합의했다 당 안팎의 반발을 사자 권 대행은 “저의 판단 미스가 있었다”며 사과하고 합의를 번복했다. 최근에도 대통령실 9급 별정직 사적 채용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친 언사를 사용해 사과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혁신24’ 주최 권영세 통일부 장관 초청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중진 의원, 침묵 일관…`당권 주자` 김기현·안철수, 스킨십 확대당내 중진 의원들은 난감한 듯 침묵으로 일관했다. ‘침묵은 금’이라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권 대행체제가 불안정하다는 기류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나 조기 전당대회 지지 목소리가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이후 공부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24’ 이후 기자들과 만나 권 대행 사퇴에 대해선 “여기서 할 말이 아니다”고 했다. 권 대행의 잦은 실수에 대해선 “곤혹스러운 상황이긴 하지만 여기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5선)도 이날 모임 이후 “소이부답이다. 내가 소이부답이라하고, 마침표를 찍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소이부답(笑而不答)은 ‘그저 웃기만 하면서 답을 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강연자로 나선 권영세 통일부 장관(4선)도 논란에 대해 묻자 “대통령의 정치적인 부분이고, 당의 대표 직무대행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얘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마음 놓고 얘기할 때가 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기 당권 주자들은 공부 모임을 통해 당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공부모임 ‘새미래’에 권영세 통일부장관을 초청했다. 현직 장관이자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당의 핵심 인물이다. 권 장관의 강연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의 소통’이라는 상징성을 키웠다. 다음달 24일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초청한다. 안철수 의원도 전날 자신이 주도한 ‘민·당·정 토론회’의 연장선으로 이날 코로나19 백신을 유통·보관하는 평택 물류센터 현장을 방문한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안 의원이 의사 출신인 점을 강조하며 존재감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최근 주요 현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해서도 명백한 진상규명을 주문하기도 했다.
2022.07.27 I 배진솔 기자
류삼영 총경 "행안부 장관보다 윗선, 대통령만 있나"
  • 류삼영 총경 "행안부 장관보다 윗선, 대통령만 있나"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은 배후설을 제기하며 “행정안전부 장관보다도 윗선일 것이라는 구체적이지만 밝힐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류 총경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찰청장(윤희근 경찰청장 내정자)은 금요일, 측근을 통해서 ‘회의를 잘 마친 후에 이야기를 좀 하자’, ‘대표단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왔다. 사실상 오늘 제가 휴가를 냈는데 서울에 가서 청장한테 우리 의견서를 전달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러니까 청장은 회의에 대해서 알고 계시고 회의 결과를 전달받기로 한 사람이 회의 중에 그런 결단을 내렸겠느냐”라며 “합리적으로 추론해 볼 때 자기 의사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청장이 이런 말도 안 되는 명령을 하는 것은 청장 의사를 강하게 제압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시 명령이 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그는 다만 “추측은 시청자 몫으로 돌리겠다”고 했다. 진행자가 ‘혹시 행안부 장관을 말하는 건가? 아니면 그 윗선일 수도 있다고 보는 건가?’라고 묻자 “위선일 것이라는 구체적이지만 밝힐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정보가 있다”라고 답했다.그러면서 “행안부 장관도, 지금 이 말은 공개 여부가 애매해서 말이 꼬인다”라며 “그러니까 윗선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겠다”라고 밝혔다.류 총경은 진행자가 재차 ‘행안부 장관보다 윗선이면 대통령밖에 없지 않는가?’라고 묻자 “아니, 대통령만 있습니(까)”라며 말을 아꼈다.지난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끝나고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결과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앞서 류 총경은 지난 23일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됐다. 그는 회의가 끝난 직후 대기발령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이에 대해 그는 직무 상태가 아닌 휴일에 모인 만큼 근거가 없는 인사조치라고 주장했다. 또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은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류 총경은 경찰국 신설 반대에 주도적으로 나선 데 대해선 전날 연합뉴스를 통해 “국가와 국민, 경찰에 중대하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30년 만에 바꾸는데, 아무런 논의도 없이 얼렁뚱땅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경찰력 장악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류 총경의 대기발령과 함께 사상 초유의 회의 참석자 50여 명을 감찰한다는 소식에 경찰 내부도 들끓고 있다.특히 경찰 내부망에는 “나도 회의에 참석했다”는 실명 글이 속속 올라오며 “나도 대기발령 하라”고 요구하는 등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익명 게시판에는 류 총경에 대한 인사 조치가 적절한지에 대한 투표도 이뤄졌는데, 투표 참여자 380명 중 96.1%에 달하는 365명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행안부의 경찰 통제 방안에 대해 집단 반발을 이어온 전국 경찰직장협의회도 서울역과 경찰청 앞에서 류 총경의 대기발령을 비판하는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이른바 ‘윗선 개입’ 주장은 터무니없다”면서 “이번 인사조치와 감찰은 경찰 내부에서 논의해서 결정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한편,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라고 말했다.김 실장은 전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대한민국에선 아주 힘이 센 ‘청’이 세 개 있다”며 검찰청·경찰청·국세청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찰청은 법무부 검찰국이 있고 국세청은 기재부 세제실이 관장한다. 경찰(청)만 없다”고 강조했다.김 실장은 과거 경찰청을 관할했던 부처가 없었던 대신 민정수석이 있었다며 “경찰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아주 힘이 세진다. 3개 청 중 어떻게 보면 힘이 제일 셀지도 모르는데 견제나 균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경찰국 신설 반대 움직임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선 “기강의 문제도 있고 하니까.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국무조정실에서 해야 될 사항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2022.07.25 I 박지혜 기자
박지현 "매주 월요일 오후, 난 개무시 당했다"
  • 박지현 "매주 월요일 오후, 난 개무시 당했다"[인터뷰]
  •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매주 월요일 4시에 고위 전략회의가 있는데 전 거기서 그냥 개무시를 당했어요. 눈도 안 마주치고 제 얘기를 아무도 듣지 않았죠.”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고위 전략 회의서 “저 `패싱`하지 마세요” 외친 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비공개회의를 다 없애고 싶었다. 그냥 대놓고 무시 당하기 싫어서”라며 이같이 말했다.민주당이 주창하는 `쇄신과 변화`를 위해 비대위원장직에 앉혔지만, 결국 자신들의 `꼭두각시`가 되기 바랐던 것이 아니었느냐는 박 전 위원장의 작심발언이 쏟아졌다.고위 전략 회의를 가기 2시간 전부터 우울했다는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의원에 “제 말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으니 “뭐라고 하셨죠?”라고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반복된 무시에 그는 “저 좀 `패싱`(passing)하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밀실 정치`, `짬짬이 정치`라는 말이 비공개회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에 박 전 위원장의 단어는 더욱 거칠 수밖에 없었다. 표현이 불편할지언정, 욕을 먹을지언정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밑바닥`을 직면했다는 박 전 위원장은 이번 8·28 전당대회 출마 불허 결정에 기득권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할 때는 자리에 앉혔다가 본인들 말을 듣지 않고 자기들의 입맛대로 움직여주지 않으니까 출마를 `허용해줄 수 없다`는 거절에서 민낯을 보았다”고 했다. 민주당이 청년을 어떻게 대하는 지 뼈저리게 느꼈다는 것이다.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맡고 나서도 하루에도 5~6번씩 많은 의원들께서 좋은 의도로 전화를 주셨지만 3시간 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있던 결과는 `가만히 있어` `하지 마`였다”며 “혁신하기 위해 왔지만 결론은 혁신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토로했다. 끝내 이들이 `청년 정치인`을 져버렸다는 것이다.당초 전당대회 출마의 목적이 당선이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밝힌 박 전 위원장은 출마 불허 결정에도 `혁신 투쟁`에 일조한 것으로 자신의 몫은 다 한 것이라 평가했다.그는 “민주당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제 국민 앞에 낱낱이 보여 드리고자 했다”며 “민주당의 갈 길을 정립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이 쇄신을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더 말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朴 “이재명, 기회주의자…그러나 애정 있어 비판하는 것”약 80여 일간의 짧은 비대위원장의 처음과 끝엔 이재명 의원이 있었다.이 의원이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을 때도 수십 번 거절했던 그는 이 의원을 `약속`을 믿었다. 수많은 여성 의원들이 `얼굴 마담`으로 앉힐 것이라는 우려에도 말이다.약자를 위해, 여성을 위해 싸우겠다고 약속했던 이 의원은 사라지고 이에 대한 `일언반구`조차 없다고 말한 그는 “이 의원도 자기가 부릴 수 있을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저를 비대위원장에 앉힌 건데 본인의 뜻대로 하지 않으니까 거기에 많이 불만을 표출하신 것이 아닌가”라며 “대의를 위한 사람인 줄 알았으나 지금은 자기의 안위를 더 중요시하는 것 같다. 기회주의자”같다고 비판했다.특히 `꼼수 탈당`이라고 불리는 민형배 의원에 대해 “살신성인”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아, 저조차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국민은 어떻게 보실까”라고 실망을 표했다.이 의원이 최강욱 의원에 대한 소신 발언 등 자신의 뜻을 막자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계속 저를 막아 밟히는 기분이 들어 싫었다”며 “다른 분을 통해 `밟을수록 안 밟힌다`고 전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언급했다.그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 당시에도 이 의원은 자신을 공천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본인을 이제 (인천 계양을 지역으로) `콜`(call)해 달라고 직접 전화해 압박을 한 부분도 있다”며 “호출(공천)을 안 하면 당장 손들고 나올 기세로 말해 공천 결정을 했지만, 그 후 옳지 않다는 판단에 지금까지도 후회하는 부분”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그럼에도 그는 “애정이 있기에 비판도 있다”고 말하며 이 의원과의 연대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싸운 적은 없다”며 “민주당이 집권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니까 총선에서도 이겨야 하고 언제든 뜻이 같으면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민주당의 청년 입성을 위해 앞으로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도 이런 애 있어. 민주당 앞에 세워 놓는 `마네킹`”이 되길 거부하는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 안에서, 자신의 정치를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이번 전당대회가 조금이나마 청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길 바라는 박 전 위원장은 “청년들의 자리가, 청년들의 의제가 빛을 발하는 전당대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민주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속에서 제 또 다른 역할을 찾겠다”고 약속했다.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2022.07.22 I 이상원 기자
KF-21 첫 비행 성공한 KAI, FA-50 1000대 수출 포부
  • KF-21 첫 비행 성공한 KAI, FA-50 1000대 수출 포부
  • [국방부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방위산업 전시회인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한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의 첫 비행 성공 소식과 함께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이 이목을 끌었다.에어쇼 기간 중 한국에서 날아온 KF-21 최초 비행 성공 소식은 영국 현지에서도 큰 화젯거리였다. 이 때문에 KF-21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홍보관에도 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해외 업계 관계자 중에서는 홍보관에 설치된 대형TV로 상영되는 KF-21 비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가는 사람도 있었다. 관람객들은 KAI 홍보관 앞에 설치된 KF-21과 FA-50, 소형무장헬기(LAH),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 모형을 주의깊게 살펴보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영국 판버러 에어쇼 전시관에 마련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모습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20일(현지시간) 안현호 KAI 사장은 홍보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KF-21이 최초 비행에 성공한 어제(19일)는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역사적인 날”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안 사장은 “KAI는 2200여 회에 달하는 시험비행을 통해서 KF-21의 완벽한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안 사장은 “선진국도 최초 비행에서 양산까지 6~10년이 소요되는데 한국은 4년 이내에 성능을 검증하고 착수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그만큼 국내 항공 업체 모두 혼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특히 KAI가 ‘전 세계 1000대 판매’라는 야심찬 계획을 제시한 경공격기 FA-50도 주목받았다. FA-50의 잠재적 고객인 콜롬비아와 말레이시아 공군 사령관 등이 KAI 홍보관을 찾았다. KAI는 훈련과 전투 모두에 투입될 수 있는 FA-50 수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현지에서 만난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홍보관에 설치된 FA-50 모형을 살펴보면 공중급유, 광학조준 장치가 탑재된 것이 눈에 띈다”고 했다. 신 국장은 KAI가 FA-50의 항속거리를 늘리는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요구성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향을 밝혔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이와 관련, 안 사장은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서 나토의 개념에 맞는 FA-50을 제시했다”면서 “이를 기회로 유럽시장에 진출하고 미국에 500대를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고등훈련기 시장에서 KAI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전날에는 FA-50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조종사들도 찾아와 KAI 홍보관을 찾아 힘을 보탰다. 블랙이글스는 FA-50의 ‘밑바탕’인 T-50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판버러 에어쇼에 앞서 영국 페어퍼드 공군기지에서 열린 ‘리아트(RIAT) 2022’에서 최우수상과 인기상을 휩쓸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영국 판버러 에어쇼 참가를 위해 판보로 공항 위 근접비행(Fly-By)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블랙이글스 1번기 조종사인 양은호 소령(공사 56기)은 “세계 각국의 조종사들이 우리가 기동하는 모습을 보며 ‘어디서 만든 항공기냐’라고 물어보면 저는 항상 자랑스럽게 ‘대한민국 KAI에서 만든 항공기’라고 답변한다”고 말했다. 양 소령은 “(에어쇼에 모인) 수많은 조종사들도 우리 블랙이글스팀이 기동하는 것을 봤다면 항공기(FA-50)의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한편,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는 KAI 이외에 한화시스템도 참여해 미국 ‘오버에어’ 사와 공동개발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버터플라이’ 기체의 실물크기 로터(대형 회전날개) 모형을 최초 공개했다. 김연기 한화시스템 부장은 “우리 회사의 항공우주 분야와 UAM, 저궤도 위성통신 관련 첨단 기술력에 대한 많은 관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면서 “글로벌시장에 도전하는 한화시스템의 혁신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경남·인천·대전 테크노파크 등 국내 기관과 업체들도 판버러 에어쇼 전시장에 홍보관을 마련해 떠오르는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잠재력을 알렸다.
2022.07.21 I 김관용 기자
권성동, '문재인'만 16차례 언급…"민생고통 주범은 文"
  • 권성동, '문재인'만 16차례 언급…"민생고통 주범은 文"[전문]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당내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렸고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민생 대책은 지연됐다”며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무한책임을 통감한다. 초심의 자세로 국민의 뜻을 섬기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권성동 원내대표는 “요즘 민생이 너무나 어렵다”며 “장거리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조금이라도 더 싼 주유소를 찾기 위해 애를쓰고 있고, 많은 자영업자들은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은행 대출도 받았다. 그런데 이제는 이자가 올라서 또 다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 3고 시대의 고통스러운 현실이며, 대외적 요인이 민생고통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사실이다”며 “에너지 가격과 곡물 가격이 급등했고, 주요 국가의 통화 긴축도 가속화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국경제가 힘들어진 이유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나 대외적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한국경제는 마치 기저질환을 알고 있는 환자와 외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과 같다”며 “한국경제가 왜 힘들어졌느냐, 바로 정치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의 기본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해 고용시장은 얼어붙었고, 최저임금의 벽으로 자영업자는 폐업을, 어떤 근로자는 저임금을 받을 기회조차 빼앗겼다는 것이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국민은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주택소요자와 무주택자를 갈라쳐 모두가 힘들어졌다는 주장도 펼쳤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5년 동안 실패한 정책을 반복하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국정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새로운 국정 방향은 특정 집단의 당파적 이익이 아니라, 오직 민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성동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재외동포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선배 ㆍ 동료 의원 여러분,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성동입니다. 오늘 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저희 국민의힘을 선택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반(反)지성시대를 종식하고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생생합니다. 당내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렸고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민생 대책은 지연되었습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무한책임을 통감합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초심의 자세로 국민의 뜻을 섬기겠습니다.■ 민생 위기, 누구의 유산입니까?여야 의원님들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요즘 민생이 너무나 어렵습니다.어떤 택시 기사분은 일하러 나가기가 무섭다고 합니다. 회사가 콜을 넣으면 무조건 가야 하는데, 단거리 손님이면 기름값도 안 나온다고 합니다. 장거리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조금이라도 더 싼 주유소를 찾기 위해 애씁니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니 상춧값이 올라서 ‘금추’라고 합니다. 상추 한 장에 200원이면 식당 사장님들 어떻게 장사를 하겠습니까?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께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은행 대출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자가 올라서 또다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 3고(高) 시대의 고통스러운 현실입니다. 대외적 요인이 민생고통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에너지 가격과 곡물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공급망이 불안해지고, 주요 국가의 통화 긴축도 가속화되었습니다. 퍼펙트 스톰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외적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한국경제는 마치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외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과 같습니다. 경제 체질이 나빠졌기 때문에 외부적 위기에 더욱 취약해진 것입니다.한국경제가 왜 힘들어졌습니까?바로 정치 때문입니다.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국익과 국민보다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 했습니다. ‘오늘만 산다’식의 근시안적 정책, 국민을 갈라치는 분열적 정책이 바로 민생고통의 주범입니다. 경제의 기본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정치 논리가 앞선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고용시장은 얼어붙었습니다.최저임금이 누군가에게는 벽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벽을 넘지 못한 자영업자는 폐업했습니다. 어떤 근로자는 저임금을 받을 기회조차 빼앗겼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무려 28번이나 발표했습니다.5년 내내 수요억제, 공급 무시로 일관했습니다. 민주당의 임대차 3법 같은 졸속입법과 맞물려, 국민은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 집을 갖고 있을 때 내는 보유세,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세를 대폭 인상하여 옴짝달싹 못하게 했습니다. 오죽하면 내 집 팔아서 옆집으로 이사 못 간다는 말까지 나오겠습니까? 잘못된 정치가 국민을 ‘이사완박’으로 떠밀었습니다.고용주와 근로자, 임대인과 임차인, 주택소유자와 무주택자를 갈라쳤습니다. 그 결과 모두가 힘들어졌습니다.민주당은 기득권과 싸운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사실은 민생과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코로나 방역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2주 단위로 말 바꾸는 비과학적 방역 때문에 희망 고문을 당하다가 장사를 접은 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국민 얼차려 방역으로 비판받으니까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나라 곳간을 털어댔습니다. 당시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꼭 필요한 분들께 두툼하게 지원했다면, 대출도 덜 받고 고금리 고통도 줄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68년간 627조 원이었던 국가채무, 문재인 정부 5년을 거치며 10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미래를 저당 잡아, 국가채무 1천조 시대를 열었지만, 그 성과가 무엇이냐는 국민의 물음에 답하지 못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위기 상황에, 전기요금 인상 독촉장이 밀려옵니다.그 직접적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있습니다. 가성비 좋은 원자력 에너지를 줄이고, 비싼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했습니다. 한전의 적자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올해 한전 적자 규모는 3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도 문제가 많습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과정을 보십시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 신내림을 받아 자료를 삭제하고, 부처는 조직적으로 감사원에 저항했습니다. 대통령의 묵인 없이 이것이 가능한 일입니까?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을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청와대는 이를 묵살했습니다. 한전은 10차례나 전기요금 인상을 요청했습니다.그러나 문재인 청와대는 단 한 차례만 승인했습니다. 그 대신 전기요금 인상 독촉장을 다음 정부로 떠넘겼습니다.문재인 정부가 떠넘긴 것은 나라 빚과 독촉 뿐만이 아닙니다. 알박기 인사까지 떠넘겼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가치와 철학이 다른 분들이 왜 공공기관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까?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입니까, 아니면 새 정부를 방해하려는 것입니까?실패한 정부의 실패한 관료는 민생 회복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고위직 공무원은 명예직이지, ‘고액 알바’가 아닙니다. 깨끗하게 사퇴해서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키길 바랍니다. 민주당이 지난 5년의 실패를 인정한다면, 알박기 인사들에게 자진사퇴 결단을 요청하십시오.이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고, 새 정부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입니다.■ 실패한 정책의 반복으로는 민생을 살릴 수 없습니다제가 지금 정치공학적으로 지난 정부 탓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야 대안을 세울 수 있습니다.지난 5년 동안 실패한 정책을 반복하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국정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합니다.새로운 국정 방향은 특정 집단의 당파적 이익이 아니라 오직 민생이 되어야 합니다.‘오늘만 산다’가 아닌 ‘내일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가겠습니다.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우선 국민의 밥상부터 신경 쓰겠습니다.이미 돼지고기, 식용유 등 식품원료 7종 할당관세와 단순가공식품류 부가가치세는 연말까지 면제했습니다. 가격이 불안정한 감자, 양파, 마늘 등은 비축물량을 풀어 시장공급 확대를 앞두고 있습니다.직장인 식대 비과세 기준도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확대하겠습니다. 도로, 교통, 우편 요금 등은 올해 말까지 동결하고, 전기와 가스 요금 인상은 최소화하겠습니다.유류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합니다. 국회 정상화 즉시 유류세 인하폭 확대 법안을 통과시키겠습니다. 경기침체와 코로나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며 민간부채가 크게 늘었습니다. 소득감소를 추가 대출로 버텨왔습니다. 가파른 금리 상승이 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서민경제 붕괴와 대량의 신용불량자를 사전에 막기 위해 특단의 금융 대책이 필요합니다.올해 9월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만료되더라도 사각지대가 없도록 촘촘한 보완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30조 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설립하여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 일정을 조정하겠습니다.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여 실질적 상환 부담을 줄이겠습니다.동시에 성실하게 빚을 갚아가는 국민께서 박탈감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엄격한 재산·소득 조사에 기반하여 대출기간 연장과 채무 조정을 하겠습니다.특히 청년들의 재도전을 지원하되, 원금 완전 상환을 원칙으로 도덕적 해이를 철저히 방지하겠습니다. 취약계층일수록 물가 상승이 버겁습니다. 긴급복지 재산 기준을 완화하여 지원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저소득층 가구에 지급하는 에너지 바우처 역시 지급 대상과 규모를 늘렸습니다.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를 위해 이미 기저귀와 분유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한 바 있습니다.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역대급 전파력을 갖고 있다는 ‘켄타우로스’ 변이의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일일 확진자가 2-30만 명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2년 만에 회복한 일상의 자유를 빼앗길까 봐 우려하고 계십니다.또다시 백신 패스 도입, 비과학적 거리두기 등 강제 조치가 시행될까봐 상당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윤석열 정부에서 비과학적 거리두기는 없습니다. 저희는 정치방역 하지 않겠습니다. 저희의 원칙은 ‘과학방역’입니다.일상 제약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합리적인 방역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대확산 상황에 미리 대비해 충분한 치료제와 병상을 확보하고,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를 최소화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겠습니다. ■ 주거 사다리, 되찾아오겠습니다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이 지탄받았던 정책이 바로 부동산 문제입니다.오죽하면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마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집값이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수요를 억제하다 보니 동티(재앙)가 난 것”이라고 지적을 했겠습니까?국민의힘의 부동산 정책은 확고합니다. 국민의 주거 안정과 합리적 조세 제도 수립이 목표입니다.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부터 확대해야 합니다. 당·정은 공급혁신을 통해 250만호 이상 주택 공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공급 주체는 공공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뀔 것입니다. 공공은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1기 신도시 특별법, GTX 확대 및 조기 착공 등 대선 공약을 이행하여 양질의 주택 공급 여건을 마련하겠습니다.조세의 기본은 ‘현실성’과 ‘합리성’입니다. 납세자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집값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1주택 실소유자에게 과중한 세금을 물리는 것은 온당하지 않습니다. 미실현이익에 대한 징벌적 과세는 위헌적 요소가 있습니다. 1994년 토지초과이득세, 1999년 택지소유상한제가 각각 국민의 재산권 침해와 미실현 이득 환수 등의 이유로 헌법불합치 또는 위헌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공시지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으로 집값이 급등했는데, 왜 주택소유자가 과중한 세금을 부담해야 합니까? 비합리적 공시지가를 재조정해야 합니다.집값 안정의 취지로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를 보십시오. 로또분양, 청약 경쟁 등 주택시장 과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정책이 의도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면, 재검토하는 것이 당연합니다.정치 선동으로 밀어붙인 징벌적 과세는 ‘가렴주구’와 같습니다. 1세대 1주택 실수요자의 보유세 부담이 부동산 가격급등 이전 수준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보유세제 개편을 추진하겠습니다.또한 무주택 실수요자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 감면을 확대하겠습니다.문재인 정부가 걷어찬 주거 사다리, 국민의힘이 반드시 되찾아오겠습니다.■ 연금·노동·교육 개혁, 이제 논의합시다21대 국회는 한국 사회의 해묵은 개혁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연금개혁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표가 떨어질까 봐 두려워서, 개혁에 대한 저항이 두려워서 지금까지 미루고 미루어왔습니다.특히 문재인 정부는 회피로 일관하면서 단 하나의 개혁도 시도조차 안 했습니다. 이제 연금 문제는 세대 갈등을 넘어 미래를 위협하는 뇌관이 되고 말았습니다. 연금개혁은 법령개정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습니다. 여야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추진도, 성공도 어렵습니다.우선 여론을 형성하고 수렴할 수 있는, 투명한 논의 기구부터 출범시켜야 합니다. 여야의 협치를 넘어선,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노동 개혁도 연금 개혁만큼 중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대전환을 맞아,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혁신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2021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노동시장 부문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대한민국은 28위에서 37위로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낮은 노동생산성도 문제입니다. 2020년 OECD 국가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평균 54.0달러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41.8달러입니다. 미국보다 32달러, 독일보다 25달러, 일본보다 6달러가 적습니다.그러나 고용시장의 경직성은 높습니다.우리나라 고용시장이 왜 경직되었습니까?수많은 비현실적 규제 때문에, 기업은 고용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기업은 과감한 혁신과 투자 대신,기존 강성노조와 타협을 강요받았습니다. 그 사이 해외로 양질의 일자리가 끊임없이 빠져나갔습니다. 이런 관행이 쌓이고 쌓여서, 고용시장이 화석처럼 굳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재직 근로자의 혜택은 늘어나지만, 고용시장에 새로 진입한 청년 세대의 기회는 줄어들었습니다. 노동의 경직성이 세대 간 불평등을 가져온 것입니다.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무제는 높은 고용 경직성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같은 신산업 업종은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성과를 내야 합니다. 이런 업종까지 주 52시간제를 무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노동시간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자발적 의지가 중요합니다.국가가 국민의 일할 자유, 경제적 자유를 제약해서는 안됩니다.국민이 갖고 있는 ‘시간의 권리’를 존중해야 합니다.무엇보다 강성노조의 불법행위를 엄단해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조의 불법 파업으로 6,600억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대우조선에는 10조 원이 넘는 국민 혈세가 투입되었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 7000억 원에 이르렀는데,이번 불법 점거로 인해 매달 130억 원의 지체배상금마저 물게 되었습니다. 지역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120명의 불법파업 노조원이 10만 명의 거제시민 생계를 볼모로 잡고 있습니다. 대우조선뿐만 아니라 민주노총이 장악한 사업장은 대한민국의 ‘치외법권 지대’, ‘불법의 해방구’가 되었습니다.민주노총은 사업주와 비조합원에게 갑질과 폭력을 일삼는 조폭식 이익집단으로 전락했습니다. 같은 노조원에게 일감 몰아주고 쇠 파이프를 들고 비노조원들의 출근길까지 막아섰습니다. 폐업으로 내몰린 하청업체 사장을 조롱하면서 눈 앞에서 춤까지 췄습니다.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불법에 대한 미온적 대응은 결국 불법을 조장합니다. 불법과 폭력에 대한 준엄한 법의 심판이 바로 공정과 상식의 회복입니다.교육 개혁 역시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한 오랜 과제입니다. 우리나라는 높은 대학 진학률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자율성 제약, 낮은 교육경쟁력 등으로, 산업현장의 수요와 교육 간 불일치가 심각합니다. 2020년 우리나라 대졸 청년 고용률은 OECD 37개 국가 중 31위입니다.대졸 비경제활동 인구 비율은 20.3%로 3위입니다. 대학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지 않는 비율은 50.0%로 OECD 1위입니다.특히 신산업의 경우 현장에서 인력 수요는 높지만 대학 교육이 따라가지를 못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획기적인 정원 확대가 필요합니다.당·정은 첨단분야 교육시설과 실습 장비 고도화를 지원하겠습니다.교육교부금의 투자 쏠림현상도 문제입니다.학생 1인당 초·중등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132%인데 고등교육은 66%라고 합니다. 대학 진학률이 70%를 넘어설 만큼 고등교육이 보편화되었습니다. 은퇴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평생교육의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습니다.KDI에 따르면 교육교부금 산정방식에 학령인구의 비중 변화를 반영하면, 향후 40년간 약 1,046조 8천억 원의 재정 절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국민 혈세를 적재적소에 쓰기 위해,교육교부금 산정방식을 개혁해야 합니다.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봅시다. 지방선거 때 유권자는 통상 투표용지 7장을 받습니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명과 기호도 없습니다.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고 찍는 경우도 많습니다.이번 교육감 선거 무효표가 90만 표에 이릅니다. 시·도지사 선거보다 2.6배가 많습니다. 교육감은 권한이 막강하지만,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무엇보다 정부·시도지사와 교육감의 정책·이념이 다를 경우, 끊임없이 소모적 갈등을 반복하게 됩니다.지난 시절 무상급식, 시국선언 교사 징계, 학생인권조례, 학업성취도평가, 누리과정 예산편성 등 사회적 충돌과 혼란이 벌어져 왔던 사례가 많습니다.현재의 교육감 직선제는 ‘교실의 정치화’, ‘교육의 정쟁화’라는많은 국민들의 지적이 있습니다. 교육감 직선제를 시·도지사와 런닝 메이트로 선출하는 방식과임명제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 규제 개혁과 공공부문 혁신, 미래에 대한 책임입니다 1990년대 이후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 기반은 급속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성장률은 1990년대 7.1%, 2000년대 4.7%에서 2010년대 들어 2-3%대까지 떨어졌습니다.한국경제연구원, 금융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은 10년 내 잠재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산업구조 전환이 지체되는 가운데,최근 수년간 과도한 규제와 정부 개입이 민간의 활력과 자율성을 해쳤습니다.2021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상품시장규제 강도 6위, 정부 기업활동 개입 수준 3위를 기록했습니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정부 주도’였다면, 윤석열 정부는 ‘민간 주도’입니다. 이것은 본질적 전환입니다.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자유로운 시장 질서를 회복하겠습니다.정부는 규제혁신 최고 결정기구인 ‘규제혁신전략회의’와 실무추진기구인 200명 규모의 ‘규제혁신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피규제자 입장에서 규제심판을 통해 규제개선 권고안을 마련하는 ‘규제심판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제도로 규제 신설시 예상되는 규제 순비용의 2배 수준으로 기존 규제를 폐지·완화할 것입니다.부처별 규제 감축 목표율을 탄력적으로 설정하여, 자발적이면서 실효적인 감축을 유도할 것입니다. 규제가 신설될 때 재검토 기한 설정을 의무화하여, 규제일몰제의 효과를 높이겠습니다. 중앙정부의 각종 인·허가권 등 규제 권한도 지방으로 이관하여 현장 중심의 규제 유연화를 도모하겠습니다.규제 개혁 논의가 있을 때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기업 편들기’라는 선동을 내세워,번번이 개혁을 좌초시켰습니다.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정부의 강한 규제 개혁 의지 덕분에, 지난 5월 우리 기업은 향후 5년간 1천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기업의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가 될 것이고, 민간의 성장은 국가 재정의 강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좋은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듭니다. 기업의 활발한 투자를 위해 과감한 세제개편이 필요합니다. 법인세 인상은 소탐대실입니다. 법인세 인하는 이미 국제적 추세입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는 법인세 인하 경쟁 중입니다. OECD 평균 법인세율도 22.5%까지 지속적으로 내려왔습니다. 국제적인 조세 경쟁을 고려하여 법인세 과표구간을 단순화하고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하겠습니다.현재도 상위 1% 기업이 법인세수의 75.4%,상위 10% 기업이 91.3%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세율인상,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제로 등 정부 압력이 커질 경우,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 가속화, 자본 유출, 신규 고용 축소, 청년 실업 증가 등이 우려됩니다.동시에 상속세 부담이 가업의 승계를 막고 경제 활력을 해치고 있습니다. 상속세를 ‘유산과세형’에서 ‘유산취득과세형’으로 전환하겠습니다. 물려주는 유산 전체가 아닌 상속인이 물려받은 금액으로 그 기준을 바꿔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합니다.또한 미국처럼 상속세 공제 한도를 높여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할 것입니다. 가업 승계는 ‘부자세습’이 아닌 ‘고용승계’입니다. 원활한 가업 승계를 지원해야 합니다. 가업상속공제와 가업 승계 증여세 특례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겠습니다. 일정 요건을 갖춘 가업 승계 상속인에 대해서는 양도·상속·증여하는 시점까지 상속세 납부를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하겠습니다. 대상 기업의 매출액 기준을 현행 4천억 원에서 1조 원으로 대폭 올리고, 공제액도 상향하겠습니다.대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각종 세제지원과 규제완화를 하겠습니다. 최근 시도별 예산정책협의회를 하면서 시·도지사들을 만나보니 지방의 지속가능발전과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 이전이 꼭 필요하다고 이구동성이었습니다.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신기술탈취, 부당 내부거래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와 처벌은 강화할 것입니다.납품단가연동제를 도입하여 중소기업이 정당하게 제값을 받는 여건을 조성하겠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 공공부문 역시 혁신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 정원은 현재 총 116만 3천여 명입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증가한 공무원 13만 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증가 규모의 3배 수준입니다.국가공무원 인건비는 2017년 33.4조 원 수준에서 올해 41.3조 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액은 4조 원을 넘었습니다. 향후 정년을 마칠 때까지 지급해야 할 인건비와 연금 등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부담입니다. 공무원의 증가는 규제의 증가입니다. 급증한 공무원 규모는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입니다.이제는 결단해야만 합니다. 공공기관 구조조정 역시 미룰 수 없습니다. 지금 정부는 비대화된 인력과 조직을 슬림화하고, 과도한 혜택을 축소하며, 호화청사 매각을 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공공기관 개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개혁 필요성에는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6.1 지방선거 때 악의적인 ‘민영화 괴담’이 유포되고, 공당인 민주당마저 이를 정략적으로 악용했습니다. 정부는 국회와의 소통 노력은 물론,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민주당에도 당부드립니다. 국가 위기 극복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무책임한 괴담 유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공부문 개혁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정부 소속 위원회 감축은 공공부문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총 629개에 달하는 각종 위원회 상당수는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식물위원회’ 이거나 기존 조직과 기능이 겹치는 ‘자리 나눠먹기 위원회’가 되었습니다.정부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최대 70%, 전 부처 기준으로 최대 50%의 위원회 감축을 약속했습니다. 국민들께서도 많은 호응을 보내주셨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위원회가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는 만큼, 국회의 협력이 없다면 위원회 효율화는 요원합니다. 민주당 의원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국민의 뜻보다 높은 행정 논리가 있을 수 없습니다. 공공부문 혁신은 국민이 명령하는 시대 과제입니다. 비효율적 행정을 걷어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열어냅시다.■ 4차산업혁명 중심국가를 준비합시다정부의 국가개혁 패러다임은 4차 산업혁명 중심국가입니다. 국정과제 110개 중 29개가 과학기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신기술을 확보하고 신산업을 중점 개발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과 지원을 약속합니다. AI, 디지털 전환 등 국가·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메가프로젝트, 반도체 같은 초격차기술 확보를 위해 중점 투자하겠습니다. 특히 초격차 기술 육성을 위해서는 투자 인센티브와 인력양성, 산업 생태계의 고도화가 필수입니다.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요 연계 협력모델을 발굴하고,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R&D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국제협력도 모색하겠습니다. 인공지능, 바이오, 모빌리티, 항공·우주, 로봇, 배터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산업 인프라 구축도 지원하겠습니다. 국내로 복귀하는 리쇼어링 기업의 인정조건을 완화하겠습니다. 특히 공급망 교란 가능성이 높은 첨단산업·신기술을 중심으로 국내 복귀를 촉진하겠습니다. 국가의 경제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국가전략기술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 인센티브와 세제지원을 약속드립니다.과학기술은 ‘산업’이면서 동시에‘안보’입니다. 대한민국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가 대한민국의 외교적 지위를 결정합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초격차 기술은 그 자체로 전략적 자산입니다. 우리가 높은 기술과 산업 고도화를 확보할수록, 우리는 매력적인 동맹이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수요를 감당해야 합니다. 경제적, 안정적 발전 능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 유럽 일부 국가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의 실패에서 보듯이, 에너지 주권을 확립해야 합니다. 기후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탄소 감축을 달성해야 합니다. 이 과제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은 필수입니다.우리는 안정적 전력공급, 값싼 전기요금, 에너지 주권, 탄소 중립을 확립하기 위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미신’입니다. 지난 5년 미신에 빠졌던 결과, 전기요금 폭탄과 한전의 부실화를 가져왔습니다. 원자력 연구인력이 유출되었고, 후속세대 양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신재생에너지로 원자력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기후, 지리 여건을 감안하면, 현재 태양광, 풍력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이제 원자력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믹스’로 정책을 대전환해야 합니다. 그동안 중단되었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될 것입니다. 에너지믹스의 시작입니다. 무엇보다 무너진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부터 강화해야 합니다.차세대 원자로 개발과 수출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혁신형 소형원자로(SMR), 4세대 원자로, 원전 연계 수소생산 등 탄소 중립을 위한 미래 유망 기술을 집중 육성하겠습니다.■ 외교와 안보, 국가의 존엄과 번영이 달려있습니다 2020년 9월 대한민국 공무원이 서해 바다에서 공무를 수행하다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북한군은 이러한 만행도 모자라 시신을 불태웠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죽어가는 6시간 동안 구조지시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국가가 앞장서서 ‘월북몰이’를 했습니다. 심지어 ‘도박빚’을 운운하며 고인과 유족을 모욕했습니다. 청와대는 사건 당시 기록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봉인했습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유족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하고 소송으로 맞섰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은 해야 합니다.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역시 충격적입니다. 탈북어민이 살인자라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을, 제대로 된 검증 한번 없이 ‘사실’로 공인했습니다. 2016년 태영호 주영국 북한 공사가 탈북했을 때에도, 북한은 범죄자 낙인찍으며 탈북의 의미를 축소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주장을 믿지 않았습니다. 강제북송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 국회에 태영호 의원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해수부 공무원이 월북자가 아니라는 유족의 입장은 무시하고, 탈북어민이 살인자라는 북한의 주장은 맹신했습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거짓과 진실을 뒤바꿨습니다. 무엇을 숨기려고 이렇게까지 했습니까? 북한의 잔혹함입니까, 아니면 문재인 정부의 무능함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둘 다입니까?지금까지 세 명의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평화를 외쳤습니다. 그래서 평화가 왔습니까? 외교 안보는 현실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무장 능력을 강화해왔습니다. 북한은 지금도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숨길 수 없는 우리 안보의 현실입니다. 평화는 외치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입니다. 평화는 압도적 힘의 결과입니다. 종이와 잉크로 만든 ‘종전선언’보다, 허공 속에 흩어지는 가짜 평화의 구호보다, 우리는 힘을 믿어야 합니다. 왜곡된 희망은 왜곡된 미래를 만들 뿐입니다.민주당 일부에는 운동권 시절의 낡은 세계관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 이념은 80년대에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습니다. 그때도 위험했고, 지금도 위험합니다. 자강과 동맹을 통한 강력한 힘만이 우리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그 증거입니다. 지난 6월 나토(NATO)는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는 신(新)전략 개념을 사상 처음 채택했습니다. 광범위한 정치, 경제, 군사력을 수단으로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대응입니다. 국제 질서가 급변할수록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연대, 그리고 한미 동맹이 중요합니다. 지난 5월 한국과 미국의 두 정상은 한미 동맹을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격상할 것을 합의했습니다.이제 한미 동맹은 군사동맹을 넘어, 경제동맹, 기술동맹, 가치동맹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대북 굴종 외교 노선을 폐기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단호한 태도를 갖출 것입니다. 지난 6월 한미 외교장관은 회담을 통해 지난 정부 시절 중단되었던 ‘확장억지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 등 중대한 도발을 할 경우,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연대협력, 나아가 국제사회와 공동대응도 적극적으로 할 것입니다.자유와 인권은 인류 보편의 가치입니다. 국제사회 연대는 이 가치에 충실해야 합니다. 우리 역시 선진국으로서 그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북한인권법이 통과되고도 민주당의 비협조로 인해,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재단 설립을 위해 이사회를 구성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추천 이사 명단을 조속히 국회에 제출해주시길 바랍니다.민주당에 호소합니다. 북한 ‘정권’보다, 북한 ‘인권’이 먼저입니다. 북한인권재단 설립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의회가 할 일입니다. ■ 대한민국의 세 번째 도약을 준비하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대전환의 시기에 직면해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도약인가, 도태인가’ 라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 쟁취한 나라입니다. 세계사적 유례가 없는 기적을 거듭한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이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오늘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냐고, 어떻게 도약할 수 있냐고 묻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가장 가난한 나라로 태어났습니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절대빈곤에 허덕였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선배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빈손으로 세계사적 기적을 거듭했습니다. 산업화는 우리의 첫 번째 도약이었습니다. 전쟁의 폐허 위에 도로를 닦고 공장을 세웠습니다. 농수산물을 팔던 우리는 어느덧 자동차와 가전, 석유화학, 철강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성공적인 산업국가가 되었습니다.정보화는 우리의 두 번째 도약이었습니다. 외환위기 속에서도 정보통신 분야의 혁신을 이룩했습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은 주력 산업이 되었습니다. 한국 기업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도약을 거듭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도약은 위기에 대한 응전이었고, 고통스러운 자기혁신의 과정이었습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그랬듯이 우리도 ‘도약이냐, 도태냐’는 갈림길에서 다시 한번 도약을 선택해야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와 김대중 대통령의 정보화에 이어 대한민국의 세 번째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첫 번째 도약으로 대한민국은 중진국이 되었고, 두 번째 도약으로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도약으로 글로벌 선도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 도약은 정부와 국회, 여야의 협치를 통해서 가능할 것입니다.우리는 좋은 나라를 물려받았습니다. 이제 우리가 좋은 나라를 물려줄 차례입니다. 우리가 20세기 가장 모범적인 추격자였다면, 우리의 자녀는 21세기 글로벌 선도국가의 주역이 될 것입니다.70여 년을 이어왔던 대한민국의 기적과 도약, 그 위대한 역사를 다시 한번 만들어냅시다.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07.21 I 배진솔 기자
격랑처럼 몰아치는 '흰' 메모리…"작가 한강이 보러와줬으면"
  • 격랑처럼 몰아치는 '흰' 메모리…"작가 한강이 보러와줬으면"
  • 작가 시오타 치하루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개인전 ‘인 메모리’에 설치한 자신의 설치작품 ‘인 메모리’(2022) 가운데 섰다. 100평(330㎡) 남짓한 전시장은 천장부터 바닥까지 엮이고 뻗친 하얀색 실이 뒤덮고 있다. 작품에 쓴 ‘흰 실’을 두고 작가는 한강의 소설 ‘흰’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서서히 빨려든다. 하얀 동굴 속으로. 새가 꾸려둔 집인 듯, 거미가 쳐놓은 줄인 듯 눈앞에는 온통 얽히고설킨 ‘실 그물’뿐이다. 아니다. 뭔가 잡히기는 한다. 나룻배다. 선체는 어디로 갔는지 둥글고 흰 프레임으로 뼈대만 남긴 7m 길이의 배 한 척이 바닥에서 떠올라 천장에 매달려 있다. 아, 천장에 매달린 게 또 있긴 하다. 드레스. 하얀색 세 벌이 배 위로 뻗친 그물 틈에 걸려 있다. 마치 이들의 귀환을 환영이라도 하는지, A4사이즈 흰 종이 수백장이 그물 틈에 박혀 파도처럼 일렁이는 그 사이로. 사각 공간의 네 면은 물론, 천장부터 바닥까지 엮이고 뻗친 실과 실. 그 장관을 펼친 여기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다. 100평(330㎡) 남짓한 전시장은 온통 흰 털실의 거대한 장막이 뒤덮고 있다. 그 속에 들어가 기꺼이 새가, 거미가 된 이들이 나지막이 꺼내놓는 혼잣말은 일부러 읊으려 한 독백이 아니었다. “말도 안 돼.” 맞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일을 해낸 이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일본작가 시오타 치하루(50)다. 설치작품에 붙인 타이틀 ‘인 메모리’(In Memory·2022·가변크기)는 개인전에 나온 그이의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전시명이 됐다. 시오타 치하루의 ‘인 메모리’(2022) 중 일부. 나룻배 후면에서 작품을 바라봤다. 둥글고 흰 프레임으로 뼈대만 남긴 7m 길이의 배 한 척 위에 하얀 드레스 세 벌이 실그물 틈에 걸려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의 초대형 설치작품은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같은 공간인 가나아트센터에 ‘우리 사이’(Between Us·2022·가변크기)를 내놓아 모두를 기함케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빨간 색실 하나로 화이트큐브를 완전히 덮어버리는 ‘관계의 방’을 만들었더랬다. 이 붉은 방에 들어서 보려는 관람객이 대거 몰리면서 작가의 첫 한국 개인전은 성황을 이뤘다. 하루 300∼500명, 주말에는 평창동 고갯길에까지 긴 줄이 늘어섰다니까. 그것도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한여름에 말이다. ◇캔버스 너머 공간 그리려 찾은 재료 ‘실’“실은 엉키고 얽히고 끊어지고 풀린다. 이 실들은 흡사 인간관계를 형상화한 것으로, 끊임없이 내 내면의 일부를 반영하기도 한다.” 전시장 입구에 작품보다 먼저 눈에 띄는 글귀. 작가가 직접 썼다는 이 내용이 복잡하게 얽힌 그이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실을 엮는 작가’란 치하루를 부르는 별칭 그대로 그이는 실로 작업한다. 왜 하필 실인가.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바뀐 적이 없다. 그렇게 미대로 진학해 그림을 그렸는데 늘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 캔버스 너머 공간에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오타 치하루 개인전 ‘인 메모리’ 전경.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드·총·악보 등 오브제를 넣은 상자를 흰실로 감아낸 ‘존재의 상태’(State of Being·2022) 4점, 종이에 실로 그려낸 평면작품 ‘우주에 연결’(Connected to the Universe·2022) 4점, 악보·배 등 오브제를 넣은 상자를 검은 실로 감아낸 ‘존재의 상태’(State of Being·2022) 2점과 함께, 중앙에 조각작품 ‘존재의 상태’(State of Being·2022)를 걸고 세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렇게 찾은 재료가 실이란다. 그 실이 특별한 것도 아니다. 작품에 따라 굵기와 소재만 달라질 뿐, 시중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실이다. 설치작품인 ‘인 메모리’에 쓴 건 굵은 털실. 털실타래 수천 개 역시 국내 어느 도매상을 통해 들여왔단다. 더 매끈하고 질긴 실을 쓰기도 한다. 직육면체 상자에 트럼프카드, 권총, 악보, 사진, 메모지 등의 오브제를 공중에 띄우고 바깥면을 실로 휘둘러 감아낸 연작 ‘존재의 상태’(State of Being·2022)가 그랬다. 시오타 치하루의 ‘존재의 상태’(State of Being·2022) 연작 중 한 점. 시그니처컬러라 할 붉은 실로 휘두른 상자 안에는 오래된 사진앨범이 들어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시오타 치하루의 ‘존재의 상태’(State of Being·2022) 연작 중 한 점(왼쪽)과 그 디테일(오른쪽). 검은 실로 휘두른 상자 안에 오래된 사진앨범이 들어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실이 굳이 입체작품에만 쓰이는 것도 아니다. 캔버스에 물감 대신 실을 엮어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 ‘무한한 줄’(Endless Line·2022)이란 평면연작은 그렇게 나왔다. 비슷하지만 다른, 캔버스가 아닌 천 위에 실을 바느질로 박아낸 평면작품도 여럿이다. 휘몰아치듯 중앙으로 파고드는 크고 작은 원을 두고, 작가는 ‘우주에 연결’(Connected to the Universe·2022)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시오타 치하루의 ‘무한한 줄’(Endless Line·2022) 연작. 물감 대신 붉은 실을 뒤엉켜 캔버스 회화작품으로 완성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트라우마 ‘붉은 실’서 한 단계 넘어 나온 ‘흰 실’ 내용·구성이야 늘 변화를 겪는 거라 치자. ‘인 메모리’를 비롯해 이번 개인전에 나온 전시작이 예전과 결정적으로 다르다면, 바로 실의 색이다. 이제껏 작가의 시그니처컬러는 단연 ‘빨강’이었으니까. 흰색을 집중적으로 사용한 이유를 묻자 예상치 못한 대답이 나온다. 한국 소설가 한강의 영향이라는 거다. “한강이 쓴 소설 ‘흰’을 읽고 감명을 받았는데, 무엇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처지가 비슷해 크게 공감했다.” 한강의 ‘흰’(2016)은 흰 것과 관련한 65편의 짧은 에피소드를 묶은 소설집. 강보, 배내옷, 각설탕, 입김, 달, 쌀, 파도, 백지, 백발, 수의 등 ‘흰 것’ 65가지의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시오타 치하루의 ‘존재의 상태’(State of Being·2022) 중 연작 중 한 점(왼쪽)과 그 디테일(오른쪽). 하얀실로 휘두른 상자 안에선 트럼프카드가 부유하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가 말하는 ‘비슷한 처지’란 그중 죽은 어머니가 스물세 살에 낳은,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었다는 ‘언니’의 사연인데. 작가 역시 임신 6개월에 양수가 터져 병원에 실려가는 경험을 했다는 거다. “당시 ‘아이가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흰색은 죽음을 의미하기도 삶을 의미하기도 하지 않나. 작품에 쓴 하얀 실은 생과 사, 양쪽을 다 표현하기 위한 거다.” 작가가 이처럼 유독 삶과 죽음에 매여 있게 된 사유는 또 있다. “두 번의 암투병”이란다. 혈관, 세포, 피부 등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 등장한 건 그 이후인데. 특히 그 자체를 표현하는 데 ‘핏빛 실’만한 것도 없었던 거다. 어찌 보면 이번 개인전의 ‘흰색’은 그 트라우마를 딛고 한 단계 올라선 거라 할까. 시오타 치하루의 조각작품 ‘세포’(2022) 연작 중 두 점. 유리컵을 붙인 위로 붉은 와이어(왼쪽)와 검은 와이어(오른쪽)로 휘감아 제작한 형상이 마치 사람의 심장처럼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15명 스태프 2주 매달린 대형설치 ‘인 메모리’ 회화 같은 평면작품 38점, 입체의 조각작품 16점을 꺼내놨지만 총 55점 전시작 중 관심은 단연 초대형 ‘인 메모리’에 쏠린다. “왜 메모리냐고? 배가 열쇳말이다. 기억을 담아 기억을 움직여 어디론가 데려가는 매개체로 배를 썼다. 드레스는 사람이 가진 제2의 피부를 상징하는 것이고.” 다 좋다. 그런데 도대체 이 거대한 작품은 어떻게 꾸려내는 건가. “구상과 다른 이미지가 나오더라도 전시장의 구조·형편을 파악하고 바로 현장에서 제작한다”란 대답이 나왔다. 작품을 미리 만들어 옮기는 게 아니란 뜻이다. 때문에 규모·내용에 따라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도 제각각인데. 하얀 동굴을 형상화한 ‘인 메모리’에는 독일에서 날아온 어시스턴트를 포함해 스태프 14∼15명이 동원됐단다. 하루 8시간씩 2주 14일을 꼬박 매달린 끝에 마침내 작가가 요구하는 세상을 펼쳐낸 거다. 작가 시오타 치하루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개인전 ‘인 메모리’에 설치한 자신의 설치작품 ‘인 메모리’(2022)를 바라보고 섰다. 100평(330㎡) 남짓한 전시장을 흰실이 뒤덮고 있는 작품은 스태프 14∼15명이 2주간 꼬박 매달려 완성을 봤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세상을 작가 치하루는 작가 한강에게 한번 보이고 싶단다.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은 없지만 작품을 보러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문학과 미술, 도구는 다르더라도 말이다. 서로 가진 의식이 닿은 통로를 확인했으니 이제 깊은 공감대를 이룰 수 있지 않겠느냐는 ‘연결’로 읽혔다. 전시는 8월 21일까지.
2022.07.20 I 오현주 기자
尹 "기다릴만큼 기다렸다"…대우조선, 공권력 투입 임박
  • 尹 "기다릴만큼 기다렸다"…대우조선, 공권력 투입 임박
  • [이데일리 최정훈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와 관련해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공권력 투입을 시사했다.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부와 노동계 간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대우조선 파업 사태의 공권력 투입 여부와 시기를 묻는 질문에 “산업 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이 이날로 48일째 이어지면서 이로 인한 피해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라 공권력 투입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린 제32회 국무회의에서도 모두발언을 통해 “불법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을 동원하는 것은 더 이상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노동계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박근혜 정부이던 2013년 코레일 파업 당시가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경찰은 노조 집행부와 실무간부 28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2명을 구속했다. 윤 대통령은 “대우조선 하청노조 불법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어렵게 회복 중인 조선업과 또 우리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막대하고 지역사회, 그리고 시민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노사를 불문하고 산업현장에서 법치주의는 엄정하게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정오께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로 향했다. 이상민 장관은 공권력 투입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여러 가지 희생이나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19일 오후 서울 노들섬 헬기장에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정부와 노동계 간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사태 진행 상황에 따라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 강도가 한층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처벌을 말하기 전에 해결을 논하고 답해야 한다”며 “정부의 강경 대응이 현실화한다면 우리는 모두 거제로 향하겠다”고 경고했다. 금속노조는 당장 2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4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는 이번 주말인 23일 경남 거제로 향할 예정이다. ‘희망버스’가 파업 지지를 위해 대규모 인원을 싣고 현장으로 내려가는 것은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사태 이후 11년만이다. 문제는 섣부른 공권력 투입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대우조선 하청노조 조합원 6명은 좁은 계단으로 연결된 10m가 넘는 구조물에 올라가서 농성 중이고, 유최안 부지회장은 화물창 바닥에 가로·세로·높이 1m의 철 구조물을 만들고는 그 안에 들어가 쇠창살로 입구를 용접한 채 ‘옥쇄 농성’을 벌이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공권력 투입 시사를 두고 강한 논조로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비극’으로 귀결된 공권력 투입 사례와 연결지으며 노동계를 향한 윤 대통령의 강경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우상호 민주당비상대책위원장은 “파업을 벌이는 노동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하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 본 전형적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서민을 수호하는 정통 야당으로서 투쟁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종교계도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등 3대 종단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는 지금 즉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중재해 문제해결에 발 벗고 나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2.07.19 I 윤종성 기자
규제완화시 명심해야 할 것
  • [유지수의 경세제민]규제완화시 명심해야 할 것
  • [유지수 국민대 전 총장·명예교수] 요즘 경제적으로 대내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에 시달리며 경기침체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주요 정책수단의 하나로 윤석열 정부는 규제철폐를 논의중이다.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철폐하게 되면 당장의 효과는 어떨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 다만 규제철폐를 추진하면서 명심해야 할 사안이 있다. 당장의 가시적 실적보다는 어떤 경우에 어떤 규제를 선별적으로 완화할것인지 또는 아예 폐지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무분별하게 규제를 철폐하다 보면 자칫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규제완화나 폐지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지만 여기에 시장참여자들의 정직성과 도덕성도 깊이 고려해야 한다. 한때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이 경제를 살릴 전가의 보도인 것처럼 여기던 때가 있었다. 1990년대말 2000년초 ‘닷컴 버블’ 땐 인터넷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묻지마 투자금이 몰려 들어왔다. 이러다 보니 상당수 기업이 회사 간판만으로 투자를 유치하려고 했다. 물론 이 중 일부는 실적을 내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기업이 성장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중도에 거품이 꺼지며 소멸했다. 세상을 변화시킬 경이적인 기술로 소개되는 기술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특히 요즘에는 기술에 대한 과대평가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는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기술을 과대 포장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수년 전 미국에선 투자업계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피 한 방울로 여러 개의 건강검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었다고 해서 1조원 가까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이 있었다. 결국 이는 거짓으로 밝혀졌고 여기에 투자한 많은 사람이 손실을 입었다. 해당 스타트업의 창업자는 엘리자베스 홈스로 한 때 ‘여자 잡스’로도 불렸다. 사람들은 그녀의 학벌(스탠퍼드대 중퇴)과 화려한 언변, 지적인 외모에 현혹됐다. 만약 당시 언론이 이를 집중 취재해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면 피해자는 천정부지로 늘어났을 것이다. 규제완화 시에는 이를 악용하려는 기회주의자들의 활동 범위를 오히려 확대해주는 게 아닌지 항상 경계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것도 문제인 것처럼 모든 사람이 정직하다는 가정 아래 규제를 푸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규제를 풀어도 정직하고 건전한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확신 하에 이를 추진해야 한다. 거짓과 왜곡은 민주주의는 물론 자본주의의 가장 큰 적이다. 이는 도박과 투기를 통한 경제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가상화폐와 같은 새로운 경제 수단의 출현도 마찬가지다. 가상화폐가 과연 국가·사회·시민에게 긍정적 효용을 주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은 금융기관을 통해 정부 규제의 틀 속에서 모든 금융거래가 이뤄진다. 가상화폐는 금융기관과 정부의 중앙통제를 벗어나 개인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가상화폐는 이상주의자가 만든 제도이지만 이마저도 기회주의자들에게 악용당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기회주의자들은 돈벌이를 위해 시장을 교란한다. 가상화폐도 이들의 돈벌이 대상이 되자 일확천금의 마케팅에 현혹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기존의 금융권에선 상상조차 못했던 높은 수익률에 이성을 잃고 유혹에 빠져든 셈이다. 그러나 높은 수익률은 항상 위험을 수반한다. 테라와 루나가 전형적인 사례다. 애초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예치금에 최대 20%란 터무니없는 이자를 제공한 것이 화근이었다. 테라와 루나와 같이 알고리즘으로 수요 공급을 조절하는 기법은 이미 다른 가상화폐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더 많은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코인을 예치하면 돈을 주는 소위 ‘앵커프로토콜’에 20%란 비현실적 이율을 제공한 것이 화근이 돼 결국 몰락하게 됐다. 가상화폐가 마치 탈중앙화로 인간에게 거래의 자유를 줄 것처럼 포장한 사람들은 건전한 경제 생태계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가상화폐의 가치도 ‘떼돈을 벌고자 한 사람들에게 플랫폼을 만들어 줬다’는 것 외에는 달리 찾기 어려울 정도다. 가상화폐 공간에는 가상화폐의 거래와 인증방법에 관한 투자자들이 알 수 없는 어려운 용어들로 가득 차 있다. 가상화폐 거래는 중앙통제 시스템이 없어 거래의 기록·인증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복잡한 절차와 생소한 용어가 만들어진 셈이다. 블록체인도 거래를 기록하기 위한 디지털 장부에 불과하다. 남을 현혹하려는 사람일수록 투자 유치 시 복잡한 용어를 써서 자신을 혁신가로 포장한다. 이런 이유로 정책결정자들은 알고리즘 등의 기술적 용어에 현혹돼 무분별하게 규제를 풀어주면 안 된다. 자칫 2000년대초의 닷컴버블 때처럼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건전한 경제 생태계에선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능하면 시장 참여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규제만 작동하는 게 좋다. 그러나 기만과 한탕주의가 언제든 경제 생태계에 만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손질은 필요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규제완화는 정직하고 건전한 시장 참여자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서다. 규제완화가 대세인 만큼 실적내기에 급급해 무작정 규제를 풀어준다면 기회주의자들에게 활개 칠 공간만 내주게 된다. 규제를 완화하 든 아예 규제를 철폐하든 건전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도록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한 판단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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