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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경기 무관 업종 대응”
  •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경기 무관 업종 대응”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지난 26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위축됐다. 이에 당분간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며 경기와 무관한 업종 위주로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29일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생각을 전달했는데 연설은 8분 정도로 짧았지만 내용은 강하고 간결했다”며 “연준이 보유한 도구를 이용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것이었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7월처럼 큰 폭의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짚었다.역사적 기록이 섣부른 통화완화를 경고하고 있다며 볼커 전 연준의장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연준이 기대인플레이션을 꺾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당 발언은 당일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그간 연준 피봇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한 시장은 파월 의장 연설 이후 급격하게 냉각됐다.김 연구원은 “우선 9월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이 61%로 높게 유지됐다”며 “향후 금리 레벨은 4분기 3.75%, 내년 1분기 4%로 나타났고 달러 인덱스도 108.8포인트로 빠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뉴욕 증시도 3대 지수 모두 긴축강화 우려에 3% 이상 빠졌는데 그중 나스닥과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성장주 지수는 4% 내외 낙폭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선 만기에 관계없이 금리 전반이 상향됐고 하이일드 스프레드도 전보다 확대됐다.김 연구원은 “이런 결과를 감안하면 월요일 한국 증시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 미 증시 급락세를 반영할 것이고 원달러 환율도 증시에 2차 충격을 줄 수 있는데 지난주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긴 했지만 환율만을 방어하기 위한 통화정책은 없을 것이란 한은 총재의 언급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어 “그간 주가 변동성이 낮게 유지되는 등 지수 등락이 크지 않았던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확인됐기애 투자 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며 “최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진행됐으나 앞으로 그 강도가 약해지거나 방향성이 반대로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하고, 당장 이번주 금요일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되기 전까지 금리 상승에 취약한 업종은 피하고 매크로와 무관한 조선, 방산, 음식료, 원전 등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2.08.29 I 유준하 기자
"잭슨홀 미팅 예상대로…미국 증시 하락 지속성 제한적"
  • "잭슨홀 미팅 예상대로…미국 증시 하락 지속성 제한적"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유안타증권은 29일 잭슨홀 미팅 이후 미국 증시 하락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김호정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과 향후 금리 레벨을 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을 고수했다”면서 “파월 의장의 확고한 발언으로 일각에서 기대하던 속도 조절은 당분간 확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기존에 언급했던 내용과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잭슨홀 미팅 이후 달러지수, 국채 금리는 제한적 상승에 그쳤고 페드워치(FedWatch)에서의 9월 자이언트스텝 확률은 잭슨홀 미팅 이전 64%에서 이후 61%로 소폭 하락했다.연방기금선물 시장에서의 예상 금리 상단 곡선도 잭슨홀 미팅 직후 소폭 상방으로 이동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매파적 스탠스를 예견했고 이를 반영해왔다. 김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이후 미국 증시는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영향력 자체의 지속성은 제한적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PCE 물가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7월 PCE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6.3% 상승하며, 지난 6월(6.8%) 대비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됐다. 전월대비 기준으로는 0.1% 하락했다. 전월대비 물가 하락은 27개월만에 처음이다.근원 PCE물가지수는 전년대비 4.6%, 전월대비 0.1% 상승하여 지난 6월(전년대비 4.6%, 전월대비 0.6%)대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모습을 확인했다. 근원 PCE는 지난 5월(5.3%,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을 고점으로 이후 두 달 연속 둔화되고 있다.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를 기록했다. 지난 7월(5.2%) 대비 크게 둔화했으며, 올해 들어 최저치이다. 또 중장기 인플레이션인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로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에 안착한 모습이다.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들이 발견되며 9월 FOMC를 앞두고 발표될 8월 CPI도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단기 신호가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극단적인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요인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며 긴축 경로 안에서 기대 심리를 개선 시킬 변수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2022.08.29 I 안혜신 기자
수천억 청산물량에 비트코인 `털썩`…8월 수익률 7년만에 최악
  • 수천억 청산물량에 비트코인 `털썩`…8월 수익률 7년만에 최악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또 한 차례 하락세를 연출했던 가상자산시장에서 대규모 청산물량이 나오면서 하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비트코인 2만달러, 이더리움 1500달러선이 차례로 무너지는 등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9일 시장 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7시30분 현재 24시간 전에 비해 0.15% 하락한 1만992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도 약보합권을 맴돌며 1470달러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태다. 이에 가상자산시장 전체 시가총액도 9639억달러로, 아직도 1조달러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틀 전 파월 의장이 역대 가장 짧은 8분 정도의 잭슨홀미팅 연설에서 무려 45차례나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써 가며 “우리는 미국 경제에 어느 정도 고통을 초래하더라도 정책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밝힌 것이 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지금까지 8% 이상 하락하고 있고, 이더리움 가격은 그보다 더 큰 10%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8월에만 비트코인은 14% 하락하며 2015년 이후 7년 만에 최악의 8월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단기에 가격 하락세가 다시 커지자 차입 등을 통해 코인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담보가치를 견디지 못하고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청산된 물량은 4억달러(원화 약 537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12만5000명 이상의 시장 참가자들이 물량을 쏟아냈다. 유명 가상자산 애널리스트인 알리 마르티네즈는 “비트코인이 대규모 보유자들이 몰려 있는 주요 지지선인 2만1150달러와 2만3000달러선을 지키지 못하고 무너진 만큼 이제는 1만9200달러에서의 지지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2022.08.29 I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2만달러 붕괴…‘매파’ 파월 후폭풍
  • 비트코인 2만달러 붕괴…‘매파’ 파월 후폭풍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미국발(發) 긴축 공포가 커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29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오전 7시30분 기준) 전날보다 0.02% 오른 1만9945달러를 기록했다. 1주일 전보다 7.00% 하락한 것이다. 이날 국내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81% 하락해 2753만원을 기록했다.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암호화폐)을 비롯한 시가 총액 10위권 코인 상당수가 전날, 전주보다 하락세를 보이거나 약세를 보였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이날(오전 7시30분 기준) 9666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밤 11시(한국시간 기준)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나온 직후 전 세계 가상자산 시총이 1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투자 심리는 공포 상태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가 제공하는 ‘공포-탐욕지수’는 28일 기준 38.04점으로 ‘공포’로 나타났다. 전날(37.90·공포)과 비슷하고 1주일 전(42.75·중립), 1개월 전(68.00·탐욕), 1년 전(64.94·탐욕)보다 하락한 것이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시장에 2021년 2월 이전 상장한 111개의 코인에 대한 지수다. 0으로 갈수록 ‘매우 공포’로 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매우 탐욕’으로 시장 호황을 뜻한다. 29일 오전 시가 총액 10위권 코인 상당수가 전날, 전주보다 하락세를 보이거나 약세를 보였다. (사진=코인마켓캡)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 밤 11시(한국시간 기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립금리 수준까지 인상했음에도) 멈출 지점이 아니다”며 “지금 단호하게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뉴욕 3대 증시 모두 고꾸라졌다. 연준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75bp·0.75%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점쳐졌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더 늦춰질 전망이다. 이번 주 최대 관심 지표는 미국의 8월 고용지표다.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실업률’이 내달 2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기준)에 발표된다. 내달 FOMC를 앞두고 금리인상 폭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고용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다면 파월 의장이 밝힌 매파적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 30일 오전 3시15분(이하 한국시간 기준)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연설, 30일 0시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월스트리스저널 라이브 방송 출연 및 대담, 31일 오후 9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설, 내달 1일 오전 7시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내달 1일 오전 7시30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 내달 2일 오전 4시30분 라파엘 보스틱 총재 연설 등도 주목된다. 현재로선 가상자산 시장이 장기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약세가 앞으로 12~18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는) 비용 절감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08.29 I 최훈길 기자
"연말 미국도 침체 올 겁니다…미국 주식 투자 조심해야죠"
  • "연말 미국도 침체 올 겁니다…미국 주식 투자 조심해야죠"[미국은 지금]
  • 재미 경제석학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는 경기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손성원 교수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요즘 뉴스를 통해 만나는 세계 경제는 곳곳이 아우성이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유럽 강대국들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끊자 곧바로 위기에 빠졌다. 유럽 경제가 이렇게 취약했나 싶을 정도다. ‘세계의 공장’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유독 약해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쓰자, 올해 2분기 성장률이 0.4%까지 고꾸라졌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자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일본은행(BOJ)은 전혀 긴축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정부 빚을 중앙은행이 떠안다 보니,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손실(국채가격 하락) 우려가 큰 탓이다. 이는 자칫 엔화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그 외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위기감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그나마 ‘비빌 언덕’이 미국이다. 최근 두 달 뉴욕 증시부터 그야말로 호조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6월 16일(현지시간) 3666.77을 단기 저점으로 26일까지 두 달여간 10.66% 뛰었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 경제 침체”그렇다면 미국 경제는 정말 누구나 투자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줄까. 또 한국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미국 주식은 살 만할까. 이데일리는 이같은 화두를 놓고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후인 지난 26일 오후 때다. 그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시절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수시로 상의했을 정도로 경제 분석에 밝은 재미 석학이다.손 교수는 추후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지금은 침체가 아닐지 모르지만 침체로 들어설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초에는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두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만 침체를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면서도 추후 경제 사정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으로 봤다.그는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를 더 인상할 것 같고, 현재 연준이 실시하고 있는 양적긴축(QT)은 적어도 50~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효과를 낼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텐데, 이 역시 50bp 정도 인상한 것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증시가 하락하고 소비심리가 나빠지는 것도 사실상 금리를 인상한 효과와 같다”며 “이를 종합해서 보면 침체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했다.인터뷰 당일 미시간대가 내놓은 이번달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58.2로 나타났다. 전월(51.5)과 비교하면 상승했지만, 1년 전(70.3)보다는 큰 폭 낮았다. 손 교수는 이 수치를 거론하면서 “지난달보다는 소비심리가 약간 나아졌지만 지수 자체를 보면 절대 높은 게 아니다”고 평가했다.그는 “밀튼 프리드먼이 진단했듯 통화정책 파급 시차는 6개월 혹은 1년 정도”라며 “올해 3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부터는 경기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현재 환경서 주식 투자 조심해야”손 교수는 최근 일각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대해서는 “물가가 정점을 찍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연준이 원하는 것은 2%”라고 단언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전월인 6월 당시 상승률(6.8%)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손 교수는 다만 “6.3%에서 2%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보다 제일 걱정하는 것은 임금 인상과 주택 임대료(렌트) 상승”이라며 “임금과 임대료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이고 인플레이션 역시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렇다면 최근 두 달여간 상승세를 보인 뉴욕 증시는 어떤 흐름을 이어갈까. 그는 “증시가 추가로 더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상승장은 새로운 강세장의 출발점이 아니라 대세 약세장에서의 반짝 상승일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손 교수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침체에 대응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해서 증시가 올랐다”면서도 “이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그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은 너무 낙관적”이라며 “금리를 더 올린 후 이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올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인사들은 이같은 골자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손 교수는 그러면서 “금리 인상, 달러화 강세, 경기 후퇴 등의 환경에서 미국 주식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손성원 교수는…△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 △웰스파고 수석부행장 △LA한미은행 행장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포에버21 부회장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
2022.08.29 I 김정남 기자
"미 군함 2척, 대만해협 통과"…中 "지켜보고 있다"(종합)
  • "미 군함 2척, 대만해협 통과"…中 "지켜보고 있다"(종합)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 국제수역에 군함을 보내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미국 해군은 28일 미사일 순양함 챈슬러스빌이 대만해협 국제수역을 통과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AFP)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군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미 해군 미사일 순양함 챈슬러스빌, 앤티텀 등 2척이 현재 대만해협 해상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작전은 8~12시간 소요될 예정이며 중국군이 이를 감시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대만해협을 놓고 미중 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예상대로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미국 앤티넘과 챈슬러빌 순양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며 노골적으로 화제를 만들었다”며 “동부전구는 미국 군함의 전 과정을 감시·경계했고 모든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부전구 모든 부대가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언제든 어떤 도발도 좌절시킬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중국의 대표 국수주의적 언론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이번 미국 함대의 대만대협 진입이“새로운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측은 이를 통해 대만 당국과 지역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 대륙의 군사적 압박에 밀리지 않는 다는 것을 알리려고 시도한 것”이라면서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더 이상 대륙에 대한 어떠한 억지력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동맹국은 대만해협 상당 부분이 국제수역이라는 점에서 ‘항해의 자유’ 작전에 따라 함선을 주기적으로 통과시켜왔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후 전 편집장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미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횟수는 거의 100회에 달한다.중국군이 공개한 실탄 사격 훈련 장면. 사진=중국인민해방군하지만 이번 작전은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후 중국이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전날(26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국 군용기 35대와 군함 8척은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활동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연방상원의원(테네시)이 대만을 방문한 다음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Su-30 8대, J-11 3대, J-16 4대 등 전투기 15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으며 J-10 전투기 3대는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 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이후 빈번하게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으면서 ‘대만의 주권이 중국에 있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중국이 군함·잠수함을 대만의 각 항구 주변에 배치, 선박의 대만항구 입출항을 봉쇄하려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더 나아가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대만 동맹국들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군용기와 미사일을 동원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2.08.28 I 신정은 기자
중국, 美금리 인상에 돈빠져나갈라…성장률 3% 전망 속 골머리
  • 중국, 美금리 인상에 돈빠져나갈라…성장률 3% 전망 속 골머리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코로나19 확산과 부동산 경기 하락, 전력난 등으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면서 경기부양에 나서야 하는 중국 당국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중국인민은행. 사진=AFP◇중국, 코로나 봉쇄·전력난까지…성장률 전망 3%대로 하락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 목표는 ‘5.5% 안팎’인데 5%는 커녕 4%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는 지난 24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에서 3.6%로 0.4%포인트 내렸다. 쓰촨성과 충칭 등 중국 서부지역에서 이어지는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쓰촨성은 역대급 폭염이 닥치면서 전력 수요는 25% 가량 크게 늘었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에 의한 전력 생산은 반 토막난 상태다. 전력의 82%를 수력발전에서 얻고 있는 쓰촨성에서는 많은 공장들이 생산을 멈췄다. 전력난은 농작물에도 피해를 줘 가을 작황을 앞두고 식량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EIU는 “지난해 여름 전력난이 발생한 이후 중국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올해 같은 문제가 재연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단기간에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EIU 뿐 아니라. 최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3%로 낮췃고, 노무라는 3.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해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4월 4.4%에서 7월 3.3%로 조정한 상황이다. 수창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최근 부양책은 경제를 반등시키기 충분치 않다”면서 올해 성장 전망치를 3.6%로 유지했다.(출처=CNBC)◇자본 유출 우려에도 “中경기부양 기조 이어갈 것”문제는 중국 정부가 꺼낼 수 있는 경기부양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한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매의 발톱’을 드러내자 중국의 금리 인하 공간은 더 줄어들었다. 파월 의장이 최근 긴축 속도조절론을 넌지시 암시했지만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랑스계 금융회사인 나타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가장 금리 인하를 필요로 하는 시기인 만큼 (연준 움직임은) 중국엔 나쁜 소식”이라며 “인민은행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통제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지난달 말 연준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과 중국 간 단기금리는 이미 역전된 상황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기존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오르면서 2.1%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보다 높아진 것이다.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지난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을 전격 인하했다. 그만큼 중국의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폭은 1년물 0.05%포인트(p), 5년물 0.15%p로 예상보다 크게 두지 않았다. 중국과 미국 간 정책 금리 차가 커지면 자본 대량 유출, 위안화 가치 및 주가 급락 등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경제 살리기가 우선인 만큼 자본 유출이 우려되더라도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양더룽 첸하이카이위안 펀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계속해서 경제 안정을 우선시하기 위해 서방과의 금리 격차를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것과 달리 인민은행이 직면한 주요 문제는 경제 성장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봤다. 장지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하반기 중국의 자본유출은 늘어나겠지만 이는 중국 경제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며 “코로나19 확산과 같은 국내 문제와 부동산 침체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22.08.28 I 신정은 기자
“파월은 강경했고 직설적이었고 매파적이었다”
  • “파월은 강경했고 직설적이었고 매파적이었다”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어느 때보다 강경했고, 직설적이었고, 매파적이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회의 발언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8일 이같이 분석했다.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한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를 꺾어서라도 최대한 빠르게 인플레이션 안정이 필요함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파월 의장이 이례적으로 장기적인 통화정책 방향성, 프레임이 아닌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피력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물가가 잡혔다고 인정하기 전까지 투자자들의 통화정책 완화, 금리 인하 기대를 꺾으려 할 기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간결하고 직접적인 언급을 통해 완화적 해석의 여지를 차단하는 모습이었다”며 “시장이 정책 변화의 시기를 너무 앞서 반영하기 시작하면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더욱 강경한 톤으로 연설에 나섰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실제로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다.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물가안정을 강조함에 따라 하반기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기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속도 조절이나 조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현격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공 연구원은 특히 “비둘기파 어휘를 통해 금융시장을 진정시키는 행보를 보였던 파월 의장이 이번에는 이주 간단명료하게 현재 통화당국이 직면한 가낭 큰 쟁점이 물가임을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고 강조했다.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속도조절론이라는 논리 하에서는 경제 지표가 나쁜 결과(-)를 보이면 연준의 긴축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이젠 그 논리가 잘 안 통할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는 더 올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경기 위축은 견뎌야 되는 일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안 연구원은 “9월 FOMC에서 75bp 인상 시나리오가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고 본다”며 “더불어 9월에는 자산 긴축(QT)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유동성 환경은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직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03% 빠진 3만2283.40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37% 내린 4057.6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4% 폭락한 1만2141.71을 기록했다. 29일 한국 증시도 이 여파를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 연구원은 “당분간 금리와 달러가 주식시장에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2022.08.28 I 피용익 기자
"미국 4%대 고금리 내년 중 지속"…매파 가득 찬 잭슨홀
  • "미국 4%대 고금리 내년 중 지속"…매파 가득 찬 잭슨홀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우리의 목표는 지금 단호하게 행동해 1970년대 (물가 폭등의) 실패를 피하는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이사)“미국은 적어도 1~2년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것이다.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하지 말아야 한다.”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 수석이코노미스트)지난 25~27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도시 잭슨홀은 ‘매파’들로 들썩였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저명한 이코노미스트들이 총출동한 올해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은 ‘경기 침체를 각오한 공격 긴축’ 목소리로 가득 찼다.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왼쪽)와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은행(Fed) 부의장(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오른쪽)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연준, 4% 초반 인상 후 내년 중 유지”가장 주목 받은 이는 단연 연방준비제도(Fed)의 파월 의장이다. 최근 초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대다수 나라들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사실상 추종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파월 의장은 예상을 깨고 초강경 긴축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8분 남짓한 짧은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이미 중립금리 수준까지 인상했음에도) 멈출 지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2.25~2.50%. 파월 의장의 언급은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했지만, 공격적인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읽힌다.그는 또 1970년대 물가 관리 실패를 거론하면서 “그런 결과를 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0년대 연준이 강력하게 행동하는 데 실패한 것이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야기했고, 이로 인해 1980년대 초 가혹한 금리 인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1970년대식 ‘스톱 앤드 고’(stop and go·물가 폭등을 억제하고자 금리를 인상했다가 다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자 긴축을 완화하는 정책)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짧은 연설 동안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무려 45번 언급했다.최종 금리 레벨에 대해서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넌지시 힌트를 줬다. 그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계기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면서 “연준은 내년 초까지 4%를 약간 넘는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그 레벨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고) 내년 중 금리가 내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3% 중후반대까지 금리를 올린 후 내년 상반기에 인하 사이클로 들어갈 수 있다는 당초 월가 관측보다 훨씬 강경한 목소리다. 이 때문에 시장은 연준이 당장 다음달(9월) FOMC에서 또 75bp(1bp=0.01%포인트)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오는 11월과 12월 FOMC 역시 50bp 정도는 인상 폭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더 심각한 유럽…“긴축 외 선택지 없다”미국뿐만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슈나벨 이사는 연설에 나서 “경기 침체에 진입하더라도 통화정책 정상화의 길을 계속 가는 것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다”며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미국보다 물가 폭등세가 더 심각하다. 유럽의 맹주인 독일의 요아힘 나겔 독일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올해 가을 물가가 1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말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유럽마저 자이언트스텝을 강행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또 다른 ECB 이사인 마틴스 카작스는 “ECB는 50bp와 75bp 인상하는 방안에 모두 열려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최소 50bp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는 일본은행(BOJ)과 함께 완화 정책을 고수했던 곳이다. 지난달(7월) 금리를 올렸던 게 2011년 11월 이후 거의 11년 만일 정도였다. 이번 초강경 긴축 발언은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뜻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고피나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잭슨홀 행사 중 블룸버그TV와 만나 “중앙은행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는 섣불리 통화 완화로 선회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미국을 거론하며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중앙은행 인사들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공급망 문제를 정부와 협의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의 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이 ‘독립성’의 틀에 갇혀 있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고물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주요국 중 이와 상반된 입장을 내비친 곳은 일본이 유일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올해 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2% 또는 3%에 접근하고 내년에는 1.5%를 향해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통화 완화를 계속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2022.08.28 I 김정남 기자
'초강경 매파' 파월發 원·달러 환율 추가 급등 비상등
  • '초강경 매파' 파월發 원·달러 환율 추가 급등 비상등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예상 밖 매파 발언을 쏟아내면서 20년 전 수준의 ‘킹달러’가 고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덩달아 추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파월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 심포지엄 연설에서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 단호하게 움직이면서 (1970년대 같은 물가 관리 실패의) 결과를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970년대식 ‘스톱 앤드 고’(stop and go·물가 폭등을 억제하고자 금리를 인상했다가 다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자 긴축을 완화하는 정책)를 배제하는 대신 ‘스톱 앤드 홀드’(stop and hold·고물가를 잡고자 금리 올린 이후 당분간 이를 유지하는 정책)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이다. 월가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이에 달러화 가치는 다시 치솟았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연설 당일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8.87까지 올랐다. 2002년 9월 이후 최고치인 7월 중순께 109.29에 근접한 수치다. 월가는 달러인덱스가 110 레벨을 뚫고 올라가는 것을 시간문제로 보는 기류다. 문제는 달러화 초강세가 원·달러 환율의 추가 급등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미 석학인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석좌교수는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이데일리와 긴급 인터뷰에서 “연준이 1970년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달러화는 더 뛸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긴축이 이어져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으로 가면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로 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손 교수는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지 말하는 것은 섣부르지만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 종가는 1331.3원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잭슨홀 심포지엄 방문 중 로이터와 만나 “파월 의장의 발언이 원·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환율에 투기 요인이 있다면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AFP 제공)
2022.08.28 I 김정남 기자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돼도 비대위는 살았다?…與 '대혼돈'
  • 비대위원장 직무 정지돼도 비대위는 살았다?…與 '대혼돈'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법원이 지난 26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자체가 아닌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직무 집행에 제동을 걸면서 비대위 운영 등을 두고 국민의힘과 이준석 전 당대표 측 변호인단이 각각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①주호영 위원장 직무 정지…비대위는 운영할 수 있나양측이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대목은 비대위 운영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주호영 위원장 직무가 정지됐을 뿐, 비대위 자체는 유효하다고 해석했다.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도 “전(前) 대표”임을 명확히 했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법원 결정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비대위원장 직무 집행만 정지했고, 비대위원 임명도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28일 정부·대통령실과 함께하는 고위 당정협의회에 주호영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가 임명한 비대위 구성원인 김석기 사무총장과 박정하 대변인이 참석한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장 29일 예정된 비대위원회의에서 주 위원장의 빈자리는 권성동 당 원내대표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국민의힘 법률대리인인 황정근 변호사는 “법원이 가처분 인용 결정을 하면서 직무대행자를 별도로 선임하지 않는 이상 ‘당대표 사고’에 준하므로 당헌 제96조 제5항과 제29조에 따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법원의 판결문 핵심이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비상상황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워 비대위 설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 직무가 정지됐을 뿐 아니라 비대위 구성 자체도 무효라고 봤다. 지난달 8일 이 전 대표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를 ‘사고’로 해석해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기로 했던 때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 전 대표 변호인단은 “비대위원 활동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법원 결정문에 정면으로 반하고 사법부를 무시하겠다는 의도”라며 “‘4사5입’ 개헌 때 독재정권 해석과 같은 터무니 없는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②최고위원회의 체제로 돌아갈 수 있나 현재 당내 최고 의결기구가 어디인지를 두고도 양측 의견은 엇갈린다. 원래대로라면 당내 최고 의결기구는 최고위원회의지만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공식 출범하면서 그 역할이 비대위로 넘어갔다. 더욱이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사퇴하고 이준석 대표의 징계로 김용태 청년최고위원과 당연직인 권성동 원내대표·성일종 정책위의장만 남아있다. 3명만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법원은 가처분 결정문에서 “일부 최고위원 사퇴로 최고위원회의가 정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당헌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전국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표 변호인단이 법원 결정 직후 입장문에서 “사퇴하지 않은 최고위원으로 최고위를 구성해야 하고, 사퇴한 최고위원은 당헌 제27조 제3항에 의해 선출돼야 한다”고 촉구한 배경이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 지도부는 법원 결정으로 최고위원회의가 되살아날 순 없다고 판단했다. 황정근 변호사는 “주 위원장이 직무 집행 정지 결정이 되기 전, 지난 16일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 8명을 임명하고 기타 인사권을 행사한 것은 적법하다”며 “비대위원 임명과 동시에 비대위 설치가 완료돼 최고위원회의는 이미 해산됐다”고 맞받아쳤다. 이종배(앞줄 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당 법률지원단장인 유상범 의원과 대화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2.08.28 I 경계영 기자
한국 4번째 추기경 탄생…유흥식 추기경 공식 서임(종합)
  • 한국 4번째 추기경 탄생…유흥식 추기경 공식 서임(종합)
  • 유흥식 추기경(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유흥식 라자로(70)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이 추기경에 공식 서임되며 한국 가톨릭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인 추기경으로는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에 이어 네 번째다.유 추기경은 지난 27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19명의 성직자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 속에 서임식을 마침으로써 정식으로 로마 교회 추기경단의 일원이 됐다.이날 서임식에서 유 추기경은 영국의 아서 로시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됐다. 유 추기경은 빨간색 각모인 비레타와 추기경 반지를 받고 교황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빨간색은 순교자의 피를, 비레타는 추기경의 품위를 상징한다. 비레타의 아래는 사각형이고 위쪽에는 성부·성자·성령의 삼위(三位)를 상징하는 세 개의 각이 있다. 추기경 반지는 존엄성을 상징한다.유 추기경은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 죽을 각오로 추기경직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유 추기경은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79년 로마 유학 중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83년 로마 라테라노대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고 2005년 대전교구 교구장이 됐다. 지난해 6월에는 전 세계 사제·부제의 직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한국인 최초로 임명돼 대주교로 승격했다. 교황청 장관은 관례상 추기경이 맡아왔기 때문에 유 장관의 추기경 임명은 일찌감치 예견됐다.유 추기경은 29∼30일 교황이 주재하는 추기경 회의에 참석하며 추기경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유 추기경 등 20명의 추기경 서임을 축하하는 서한을 정부 대표단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교황님의 충실한 협력자로 대한민국 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한 20명의 추기경을 새롭게 세우심을 축하드린다”며 “새롭게 임명된 추기경들이 교황님을 보좌하며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서임식에는 염수정 추기경이 추기경단의 일원으로 참석했다.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김종수 대전교구장 등과 함께 국내 가톨릭 신도 경축 순례단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정부 대표인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과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을 단장으로 한 국회 대표단도 현지에서 유 추기경의 서임을 축하했다.새 추기경 20명이 탄생하면서 전 세계 추기경은 226명으로 늘었다. 가톨릭교회 최고의 성직자인 추기경은 종신직이다. 새 교황 선출권은 80세 미만 추기경에게만 주어진다. 교황 선출권을 지닌 추기경은 이번 서임식을 통해 132명이 된다. 우리나라는 염수정·유흥식 추기경 2명이 향후 교황 선출회의(콘클라베)에 참여할 수 있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53명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21명), 아프리카(17명), 북아메리카(16명), 남아메리카(15명), 중앙아메리카(7명), 오세아니아(3명) 순이다.
2022.08.28 I 박미애 기자
"미 군함 2척, 대만해협 통과"…펠로시 방문 후 처음
  • "미 군함 2척, 대만해협 통과"…펠로시 방문 후 처음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 해군 순양함 2척이 대만해협 국제수역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군이 공개한 실탄 사격 훈련 장면. 사진=중국남부전구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군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미 해군 미사일 순양함 챈슬러스빌, 앤티텀 등 2척이 현재 대만해협 해상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작전은 8~12시간 소요될 예정이며 중국군이 이를 감시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과 동맹국은 대만해협 상당 부분이 국제수역이라는 점에서 ‘항해의 자유’ 작전에 따라 함선을 주기적으로 통과시켜왔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미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대만해협을 놓고 미중 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전날(26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국 군용기 35대와 군함 8척은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활동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샤 블랙번 연방상원의원(테네시)이 대만을 방문한 다음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Su-30 8대, J-11 3대, J-16 4대 등 전투기 15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으며 J-10 전투기 3대는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 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다.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이후 빈번하게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으면서 ‘대만의 주권이 중국에 있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중국이 군함·잠수함을 대만의 각 항구 주변에 배치, 선박의 대만항구 입출항을 봉쇄하려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더 나아가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대만 동맹국들의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군용기와 미사일을 동원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2.08.28 I 신정은 기자
이창용 "美보다 먼저 금리 인상 종료 어렵다…환율 투기엔 '개입'할 것"
  • 이창용 "美보다 먼저 금리 인상 종료 어렵다…환율 투기엔 '개입'할 것"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의 금리 인상이 미국보다 먼저 종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환율 급등에 대해선 투기 요인이 있다면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최의 잭슨홀 회의에 참석차 미국 와이오밍주를 방문하던 중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이 연준보다 금리를 먼저 인상하기 시작했지만 연준보다 일찍 인상 기조를 끝낼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한국의 통화정책은 한국 정부로부터 독립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작년 8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미국은 올 3월부터 금리를 올렸다. 이 총재는 25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역전폭이) 1%포인트를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그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금리의 역전폭을 1%포인트 이상으로 벌리기엔 부담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강한 매파(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내면서 미 금리 인상폭이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3~3.25%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초에는 3.75~4%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총재는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원화의 평가 절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등 대외적 요인이 크고 유가가 언제 다시 상승할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의 물가상승률은 7월(6.3%)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물가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겨울이 다가오면서 가스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추이가 반환점을 돌았다고 말하기 이르다고 밝혔는데 이 총재도 이에 동조했다. 미국, 유럽 등과 우리나라 모두 인플레이션이 주요 과제이지만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보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미국은 금리와 에너지 가격을 통제할 수 있지만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유가는 물론 원화 절하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곡물 가격 등 봐야 할 변수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큰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이 원·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환율 상승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투기 수요라기보다 달러의 글로벌 강세에 따른 영향”이라며 “원화의 평가절하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한국의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에 투기요인이 있다면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주간에는 생각보다 다른 주요 통화 대비 바람직하지 않게 빨리 환율이 올라간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며 “이런 경우 개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원화 절하에 따른 수출 호조 가능성에 대해선 “이론적으로 수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한국 주요 수출기업들은 현재 세계화됐고 구조적 변화도 있어서 원화 절하의 수출 영향을 훨씬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2022.08.28 I 최정희 기자
`매파` 파월 후폭풍, 고용지표에 달렸다
  • `매파` 파월 후폭풍, 고용지표에 달렸다 [이정훈의 美증시전망]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잭슨홀 미팅에서 우려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현실화하면서 지난주 말 뉴욕 증시는 또 한 번 충격에 휘청거렸다. 이번 주에도 그 후폭풍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많은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과 8월 노동부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높은 시장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단 “미국 경제에 어느 정도 고통을 초래하더라도 정책금리 인상을 계속 하겠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75bp 정책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내년 초중반 금리 인하 기대도 후퇴하고 있다. 이는 이번주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S&P500지수 추이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수석 시장전략가도 “파월 발언으로 인해 이번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면서 “연준의 계속적인 정책금리 인상 기조 외에도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도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시장도 그에 맞춰 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주 중 9월이 시작되는 만큼 투자심리는 더 위축될 수 있다. 이는 9월 뉴욕 증시가 월간 수익률 면에서 최악의 달로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CFRA에 따르면 1945년 이후 작년까지 9월 중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평균 0.6% 하락해 12개월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이 76년 간 9월에 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44%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 가장 주목되는 이벤트는 금요일인 2일에 공개될 8월 고용지표다. 이 지표가 여전히 양호하게 나온다면 파월 의장이 밝힌 매파적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되기 때문이다. 일단 8월 고용지표는 앞선 7월 지표보다는 둔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8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는 32만5000명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7월의 52만8000명보다는 20만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앞선 3개월 평균 43만7000명, 6개월 평균 46만5000명, 12개월 평균 51만2000명에 비해 둔화가 뚜렷해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20만명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8월 실업률도 3.5%로 전월과 같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경제 성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걸 재확인할 가능성이 좀더 높아 보인다. 미국 월별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 추이그보다 하루 전인 1일에 발표되는 8월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7월의 52.8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52.6으로 점쳐지면서 여전히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음을 보여줄 전망이다.만약 이대로 지표가 발표된다면 시장에선 9월 FOMC 회의에서 또 다시 75bp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 좀 더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게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 경제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나오는 고용지표와 13일에 공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라 9월 금리 인상폭이 결정될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75bp 금리 인상이 점쳐진다면 시장에 다소 충격이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이 역시 그동안 시장이 이미 예상해 오던 수순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이번 주 잇달아 연설에 나서는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도 주목도가 높을 전망이다. 29일에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연설하며, 30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방송 인터뷰와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또 31일에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각각 연설한다. 9월1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또 한 번 연설에 나선다. 이번 주 막바지인 2분기 어닝시즌, 소매 유통기업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에는 미국 대형 전자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를 시작으로, 온라인 쇼핑몰인 츄이, 익스프레스와 캠벨스프 등 소매업체들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한다.
2022.08.28 I 이정훈 기자
 주간(8월29~9월2일) 미국 주식시장 주요 일정
  • [표] 주간(8월29~9월2일) 미국 주식시장 주요 일정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다음은 8월29일부터 9월2일까지의 미국 주식시장 주요 일정을 정리한 것이다. △29일(월)-8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연설△30일(화)-베스트바이,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 츄이, 바이두, 차지포인트 실적 발표-2분기 주택가격지수-6월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지수-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8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방송 인터뷰-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31일(수)-브라운-포먼, 디자이너 브랜즈, 익스프레스, 베라 브래들리, 파이브비로우, 퓨어 스토리지, 옥타 실적 발표-8월 ADP 민간고용 보고서-8월 시카고 연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설-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연설△1일(목)-호브내니언, 캠벨스프, 시에나, 시그넷 주얼러스, 브로드컴, 페이저 듀티 실적 발표-8월 챌린저 감원 보고서-2분기 단위노동비용 및 노동생산성 수정치-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8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PMI-7월 건설지출-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2일(금)-8월 고용 보고서 (비농업 신규취업자수 및 실업률)-8월 공장수주
2022.08.28 I 이정훈 기자
블랙홀 된 잭슨홀…“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해야”
  • [주간증시전망]블랙홀 된 잭슨홀…“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해야”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주말 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나스닥 지수가 4% 가까이 폭락하는 등 금리 인상 공포가 커졌다. 특히 오는 9월부터 양적긴축(QT) 속도가 빨라지고 금리 인상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나 정책 수혜주, 경기 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를 조언했다.자료=NH투자증권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0.47%(11.66포인트) 내린 2481.0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1.44%(11.72포인트) 내린 802.45를 기록해 3주 연속 하락했다.지난 한 주간 주식시장의 화두였던 잭슨홀 미팅은 애초 증권가 전망 대비 시장에 큰 충격으로 이어졌다. 파월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단 한 번의 월간 (물가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고 발언했다. 시장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발언이었다. 이에 나스닥 지수가 4% 가까이 폭락하는가 하면 엔비디아는 9% 넘게 떨어졌다. 문제는 연준의 QT도 9월부터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인 만큼 또 다른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현재 연준의 대차대조표(B/S) 규모는 QT 시행 직전인 5월말 8조9100억달러에서 지난 19일 기준 8조8700억달러로 감소하는 데에 그쳤다.이에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연준의 QT 시행 과정에서 아직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향후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B/S 정상화 시기와 현재의 경제여건이 상이한 가운데 9월부터 QT 속도가 가속화되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증권가는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유동성 축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인상의 실물경제 충격이 나타나며 주식시장에서는 역실적 장세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나 정책 수혜주, 경기 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또한 매파 연준에도 전 저점으로의 회귀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연준 구성원들은 명목뿐만 아니라 실질 기준으로도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에 도달시켜야 한다는 견해인 만큼 이 경우 연말 기준금리는 3.5% 내외로 추정한다”며 “이는 지수 반등 전 시장 예상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전 저점 회귀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이어 코스피 9월 전망 범위를 2350에서 2600선으로도 제시했다. 그는 “9월 코스피 상단은 현재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에 주가이익비율(PER) 10.3배 수준인 2600, 지수 하단은 밸류에이션 하위 10% 수준인 2350을 제시한다”며 “일시적으로 지수 상단을 열어둘 필요는 있으나 실적 추정치 하향에 따라 지수 상단은 점차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2.08.28 I 유준하 기자
파월의 입에 짓눌린 암호화폐 시장…비트코인 2만달러선 지탱
  • 파월의 입에 짓눌린 암호화폐 시장…비트코인 2만달러선 지탱
  • 코인마켓캡 비트코인 가격 추세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캡처)[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코인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28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8시 51분 기준 2만 5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하루 전과 비교해서는 0.71%, 일주일 전과 비교해서는 5.21% 하락한 것이다. 이더리움도 1494달러에 거래되며, 하루 전 대비로는 0.86%, 일주일 전 대비로는 5.00% 떨어졌다.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전날 대비 0.78% 하락한 2775만원을 기록했다. 이더리움도 2068만원으로 전날 대비 0.86% 떨어졌다. 암호화폐시장이 무거운 흐름을 이어나가는 데에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진 경향이 크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가계와 기업의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당분간 공격적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높은 금리, 더 느린 성장, 덜 빡빡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겠지만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줄 것”이라면서도 “이것들은 불행한 비용들이지만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훨씬 더 큰 고통을 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의 이같은 발언으로 비트코인은 국제시장에서 한 때 2만달러선 아래로 붕괴하기도 했다. 다만 곧 회복하며 약보합세를 지속 중이다.
2022.08.28 I 정다슬 기자
BTJ, 방탄정치단
  • [딴소리]BTJ, 방탄정치단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이란의 정식 국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다. 공화국이란 이름을 쓰지만 종교인 이슬람이 국호에 버젓이 들어가 있다. 아프간도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에서 탈레반 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 정도로 이름을 바꿨고 파키스탄도 ‘이슬람’을 국호에 넣고 있다. 그나마 파키스탄이 거론된 국가 중 가장 민주적인 형태를 띤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이들 국가는 종교가 사회 규범을 앞서고 있다. 이란을 예로 들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입법·사법·행정 등 3권의 위에 최고지도자가 있다. 최고지도자는 국민의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불신임할 권리가 있을 정도로 초월적 권한을 갖는다. 서구권 국가를 중심으로 대다수의 국가들이 정교분리, 곧 정치와 종교를 분리할 때 이슬람 국가들은 제정일치를 공고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슬람 원리주의자 면모를 이따금 보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향한 터키 내 사회적 목소리도 결국 근본은 정치와 종교 사이의 갈등이다. 단적인 예로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 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맞으면서 여성인 폰데라이언 위원장의 의자를 마련하지 않는 의전 사고를 범하고도 끝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미셸 의장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의전 서열 상 동급이다.2. 법과 윤리의 차이점은 ‘강제성’이다. 중학교 때쯤, 그러니까 미성숙의 시기에 배운 기억이 난다. 당연히 법이 강제성을 갖고 있고, 윤리는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될뿐 공권력의 처벌과는 거리가 있다. 벤다이어그램을 그리자면 법의 훨씬 밖의 영역을 윤리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대위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놓고 법원이 일부 인용한 데 대해 “정당자치라는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의 주 위원장이 헌법의 무게를 모를리는 없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당 윤리위가 윤리적 이유를 근거 삼아 당 대표를 내쫓은 것에는 어떤 견해가 있는지 궁금하다. 국민의힘과 그 전신이었던 당을 통틀어 당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된 것 자체가 처음이다. 당 윤리위는 이 전 대표에게 쏠리는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 전 대표의 혐의는 경찰의 사실관계조차도 확인되기 전이다. 그래서인지 당 윤리위도 징계 여부와 경찰 수사의 관련성에는 거리를 뒀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윤리위는 수사 기관이 아니다. 수사 기관 결정에 따라 윤리 강령과 규칙을 판단한다면 윤리위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거꾸로 말하자면 적어도 정당의 논리에 있어 윤리가 법을 우선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대한민국 역사상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시도가 있었고 그 중 한 차례는 적법한 절차를 따라 헌법재판소에 회부되기도 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당원들과 일부 국민들이 뽑은 당대표를 ‘윤리’를 문제 삼아 내치는 것은 정당한가. 마치 ‘종교’와 ‘정치’가 구분되지 않는 이슬람의 모습이 엿보였다면 망상일까.3. 청와대 출입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꼭 직접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됐는데, 이러면 서울시장 공천 안하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코로나로 끝내 직접 묻는 것은 실패했지만 기자단이 동의를 해준 덕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질문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면서 ‘단체장 귀책으로 인한 궐위에 대해 무공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러나 집권자가 되자 “당헌은 우리 헌법이 고정불변이 아니고 국민의 뜻에 의해서 언제든지 헌법이 개정될 수 있듯이 당헌도 고정불변일 수는 없다”고 물러섰다. 박 시장의 사망과,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영선 후보에게 명분을 주는 일이었다.물론 노무현의 친구로 굳이 정계에 끌려와서 정치를 시작했고 또 대선에서 재수까지 하게 된 문 전 대통령에게 있어 정당을 우선하고자 하는 심리는 십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자신이 강하게 주장했던 바를 대통령이 됐다고 당원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적잖이 실망스러웠다.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의 ‘정치’(政治)는 ‘치수’(治水)에서 왔다. 물을 다스린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의 덕목은 물을 다스려 농사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었다.지난 2011년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한 어촌마을 촌장이 해일로부터 마을 주민 3000여 명의 목숨을 구했다. 이 촌장은 과거 15m가 넘는 해일을 목격한 유일한 생존자였고 주변의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비용을 타 내 높이 15.5m가 넘는 방조제와 수문을 만들어 수많은 목숨을 살렸다.4.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때 더불어민주당은 ‘기소 시 구제’ 조항인 당헌 80조 개정안을 놓고 치열했다. 민주당은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 결과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돼 당직이 정지되더라도 ‘정치 탄압’ 등으로 인정될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를 취소하겠다는 당헌 80조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이 개정안의 덕을 가장 볼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은 당대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의원이다. 본인은 이에 대해 선을 긋고 있으나 실제 이 의원은 대선을 거치면서 본인은 물론, 부인인 김혜경 씨도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어느 정당은 법이 내릴 판단에 앞서 윤리를 근거로 당 대표를 내치고 있는데, 어느 정당은 법의 판단이 있기도 전에 당대표에 대한 보호막을 치고 있는 셈이다. ‘어느 정당’이란 표현도 무색하게 대한민국 1,2위 정당이 벌이고 있는 꼬락서니다.일본의 한 어촌마을 촌장이 지은 15.5m의 방조제와 수문은 1967년에 지어진 이후 44년만에 제구실을 했다고 한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해 당의 규칙을 제멋대로 바꾸고 있는 대한민국 정당의 유효기간은 얼마일까.
2022.08.28 I 김영환 기자
與 “주호영 제외한 8인 비대위원 법적지위 유지 가능해”
  • 與 “주호영 제외한 8인 비대위원 법적지위 유지 가능해”
  • 지난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 국민의힘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 법률대리인 황정근 변호사는 27일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 검토 및 현환 분석’ 보고서를 통해 “법원의 결정으로 직무집행 정지가 된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8인의 비대위원 법적 지위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며 “비대위가 바로 해체되는 것이 아니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다시 비대위 직무대행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이날 서면자료를 배포해 “법원이 가처분 인용 결정을 하면서 직무대행자를 별도로 선임하지 않았다. 이는 ‘당 대표 사고’에 준하므로 당헌(제96조 제5항·제29조)에 따라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여당은 당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판단해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이에 대해 법원은 일부 최고위원들의 당 지도부 체제 변화를 위해 비상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기존 지도체제 구성에 참여한 당원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황 변호사는 “현재는 당 대표 직무대행, 정책위의장 및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3인뿐이므로, (비대위를 대신할 수 있는)당 최고위원회가 그 기능을 상실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또한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했는지 여부나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비상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비대위를 설치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정치의 영역이 섞여 있는 ‘Political Problem’(정치적 문제)이어서 사실상 그 판단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황 변호사는 당헌 개정을 통해 당의 비상상황이 발생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당헌 제96조 제1항을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제27조의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에 따른 최고위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로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2022.08.27 I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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