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비트코인 2만달러 붕괴…‘매파’ 파월 후폭풍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미국발(發) 긴축 공포가 커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29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오전 7시30분 기준) 전날보다 0.02% 오른 1만9945달러를 기록했다. 1주일 전보다 7.00% 하락한 것이다. 이날 국내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81% 하락해 2753만원을 기록했다.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암호화폐)을 비롯한 시가 총액 10위권 코인 상당수가 전날, 전주보다 하락세를 보이거나 약세를 보였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이날(오전 7시30분 기준) 9666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밤 11시(한국시간 기준)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나온 직후 전 세계 가상자산 시총이 1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투자 심리는 공포 상태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가 제공하는 ‘공포-탐욕지수’는 28일 기준 38.04점으로 ‘공포’로 나타났다. 전날(37.90·공포)과 비슷하고 1주일 전(42.75·중립), 1개월 전(68.00·탐욕), 1년 전(64.94·탐욕)보다 하락한 것이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시장에 2021년 2월 이전 상장한 111개의 코인에 대한 지수다. 0으로 갈수록 ‘매우 공포’로 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매우 탐욕’으로 시장 호황을 뜻한다. 29일 오전 시가 총액 10위권 코인 상당수가 전날, 전주보다 하락세를 보이거나 약세를 보였다. (사진=코인마켓캡)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 밤 11시(한국시간 기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립금리 수준까지 인상했음에도) 멈출 지점이 아니다”며 “지금 단호하게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뉴욕 3대 증시 모두 고꾸라졌다. 연준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75bp·0.75%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점쳐졌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더 늦춰질 전망이다. 이번 주 최대 관심 지표는 미국의 8월 고용지표다.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실업률’이 내달 2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기준)에 발표된다. 내달 FOMC를 앞두고 금리인상 폭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고용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다면 파월 의장이 밝힌 매파적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 30일 오전 3시15분(이하 한국시간 기준)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연설, 30일 0시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월스트리스저널 라이브 방송 출연 및 대담, 31일 오후 9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설, 내달 1일 오전 7시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내달 1일 오전 7시30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 내달 2일 오전 4시30분 라파엘 보스틱 총재 연설 등도 주목된다. 현재로선 가상자산 시장이 장기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약세가 앞으로 12~18개월간 지속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는) 비용 절감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4번째 추기경 탄생…유흥식 추기경 공식 서임(종합)
- 유흥식 추기경(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유흥식 라자로(70)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이 추기경에 공식 서임되며 한국 가톨릭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인 추기경으로는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에 이어 네 번째다.유 추기경은 지난 27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19명의 성직자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 속에 서임식을 마침으로써 정식으로 로마 교회 추기경단의 일원이 됐다.이날 서임식에서 유 추기경은 영국의 아서 로시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됐다. 유 추기경은 빨간색 각모인 비레타와 추기경 반지를 받고 교황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빨간색은 순교자의 피를, 비레타는 추기경의 품위를 상징한다. 비레타의 아래는 사각형이고 위쪽에는 성부·성자·성령의 삼위(三位)를 상징하는 세 개의 각이 있다. 추기경 반지는 존엄성을 상징한다.유 추기경은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 죽을 각오로 추기경직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유 추기경은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79년 로마 유학 중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83년 로마 라테라노대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고 2005년 대전교구 교구장이 됐다. 지난해 6월에는 전 세계 사제·부제의 직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한국인 최초로 임명돼 대주교로 승격했다. 교황청 장관은 관례상 추기경이 맡아왔기 때문에 유 장관의 추기경 임명은 일찌감치 예견됐다.유 추기경은 29∼30일 교황이 주재하는 추기경 회의에 참석하며 추기경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유 추기경 등 20명의 추기경 서임을 축하하는 서한을 정부 대표단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교황님의 충실한 협력자로 대한민국 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한 20명의 추기경을 새롭게 세우심을 축하드린다”며 “새롭게 임명된 추기경들이 교황님을 보좌하며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서임식에는 염수정 추기경이 추기경단의 일원으로 참석했다.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김종수 대전교구장 등과 함께 국내 가톨릭 신도 경축 순례단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정부 대표인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과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을 단장으로 한 국회 대표단도 현지에서 유 추기경의 서임을 축하했다.새 추기경 20명이 탄생하면서 전 세계 추기경은 226명으로 늘었다. 가톨릭교회 최고의 성직자인 추기경은 종신직이다. 새 교황 선출권은 80세 미만 추기경에게만 주어진다. 교황 선출권을 지닌 추기경은 이번 서임식을 통해 132명이 된다. 우리나라는 염수정·유흥식 추기경 2명이 향후 교황 선출회의(콘클라베)에 참여할 수 있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53명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21명), 아프리카(17명), 북아메리카(16명), 남아메리카(15명), 중앙아메리카(7명), 오세아니아(3명) 순이다.
- `매파` 파월 후폭풍, 고용지표에 달렸다 [이정훈의 美증시전망]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잭슨홀 미팅에서 우려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현실화하면서 지난주 말 뉴욕 증시는 또 한 번 충격에 휘청거렸다. 이번 주에도 그 후폭풍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많은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과 8월 노동부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높은 시장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단 “미국 경제에 어느 정도 고통을 초래하더라도 정책금리 인상을 계속 하겠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75bp 정책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고, 내년 초중반 금리 인하 기대도 후퇴하고 있다. 이는 이번주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S&P500지수 추이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수석 시장전략가도 “파월 발언으로 인해 이번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면서 “연준의 계속적인 정책금리 인상 기조 외에도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도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시장도 그에 맞춰 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주 중 9월이 시작되는 만큼 투자심리는 더 위축될 수 있다. 이는 9월 뉴욕 증시가 월간 수익률 면에서 최악의 달로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CFRA에 따르면 1945년 이후 작년까지 9월 중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평균 0.6% 하락해 12개월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이 76년 간 9월에 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44%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 가장 주목되는 이벤트는 금요일인 2일에 공개될 8월 고용지표다. 이 지표가 여전히 양호하게 나온다면 파월 의장이 밝힌 매파적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되기 때문이다. 일단 8월 고용지표는 앞선 7월 지표보다는 둔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8월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는 32만5000명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7월의 52만8000명보다는 20만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앞선 3개월 평균 43만7000명, 6개월 평균 46만5000명, 12개월 평균 51만2000명에 비해 둔화가 뚜렷해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20만명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8월 실업률도 3.5%로 전월과 같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경제 성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걸 재확인할 가능성이 좀더 높아 보인다. 미국 월별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 추이그보다 하루 전인 1일에 발표되는 8월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7월의 52.8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52.6으로 점쳐지면서 여전히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음을 보여줄 전망이다.만약 이대로 지표가 발표된다면 시장에선 9월 FOMC 회의에서 또 다시 75bp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데 좀 더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게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 경제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나오는 고용지표와 13일에 공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라 9월 금리 인상폭이 결정될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75bp 금리 인상이 점쳐진다면 시장에 다소 충격이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이 역시 그동안 시장이 이미 예상해 오던 수순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이번 주 잇달아 연설에 나서는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도 주목도가 높을 전망이다. 29일에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연설하며, 30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방송 인터뷰와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또 31일에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가 각각 연설한다. 9월1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또 한 번 연설에 나선다. 이번 주 막바지인 2분기 어닝시즌, 소매 유통기업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주에는 미국 대형 전자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를 시작으로, 온라인 쇼핑몰인 츄이, 익스프레스와 캠벨스프 등 소매업체들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한다.
- [표] 주간(8월29~9월2일) 미국 주식시장 주요 일정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다음은 8월29일부터 9월2일까지의 미국 주식시장 주요 일정을 정리한 것이다. △29일(월)-8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연설△30일(화)-베스트바이,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 츄이, 바이두, 차지포인트 실적 발표-2분기 주택가격지수-6월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지수-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8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방송 인터뷰-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31일(수)-브라운-포먼, 디자이너 브랜즈, 익스프레스, 베라 브래들리, 파이브비로우, 퓨어 스토리지, 옥타 실적 발표-8월 ADP 민간고용 보고서-8월 시카고 연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연설-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연설△1일(목)-호브내니언, 캠벨스프, 시에나, 시그넷 주얼러스, 브로드컴, 페이저 듀티 실적 발표-8월 챌린저 감원 보고서-2분기 단위노동비용 및 노동생산성 수정치-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8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PMI-7월 건설지출-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2일(금)-8월 고용 보고서 (비농업 신규취업자수 및 실업률)-8월 공장수주
- [딴소리]BTJ, 방탄정치단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이란의 정식 국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다. 공화국이란 이름을 쓰지만 종교인 이슬람이 국호에 버젓이 들어가 있다. 아프간도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에서 탈레반 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 정도로 이름을 바꿨고 파키스탄도 ‘이슬람’을 국호에 넣고 있다. 그나마 파키스탄이 거론된 국가 중 가장 민주적인 형태를 띤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이들 국가는 종교가 사회 규범을 앞서고 있다. 이란을 예로 들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입법·사법·행정 등 3권의 위에 최고지도자가 있다. 최고지도자는 국민의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불신임할 권리가 있을 정도로 초월적 권한을 갖는다. 서구권 국가를 중심으로 대다수의 국가들이 정교분리, 곧 정치와 종교를 분리할 때 이슬람 국가들은 제정일치를 공고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슬람 원리주의자 면모를 이따금 보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향한 터키 내 사회적 목소리도 결국 근본은 정치와 종교 사이의 갈등이다. 단적인 예로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 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맞으면서 여성인 폰데라이언 위원장의 의자를 마련하지 않는 의전 사고를 범하고도 끝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미셸 의장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의전 서열 상 동급이다.2. 법과 윤리의 차이점은 ‘강제성’이다. 중학교 때쯤, 그러니까 미성숙의 시기에 배운 기억이 난다. 당연히 법이 강제성을 갖고 있고, 윤리는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될뿐 공권력의 처벌과는 거리가 있다. 벤다이어그램을 그리자면 법의 훨씬 밖의 영역을 윤리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대위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놓고 법원이 일부 인용한 데 대해 “정당자치라는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의 주 위원장이 헌법의 무게를 모를리는 없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당 윤리위가 윤리적 이유를 근거 삼아 당 대표를 내쫓은 것에는 어떤 견해가 있는지 궁금하다. 국민의힘과 그 전신이었던 당을 통틀어 당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된 것 자체가 처음이다. 당 윤리위는 이 전 대표에게 쏠리는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 전 대표의 혐의는 경찰의 사실관계조차도 확인되기 전이다. 그래서인지 당 윤리위도 징계 여부와 경찰 수사의 관련성에는 거리를 뒀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윤리위는 수사 기관이 아니다. 수사 기관 결정에 따라 윤리 강령과 규칙을 판단한다면 윤리위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거꾸로 말하자면 적어도 정당의 논리에 있어 윤리가 법을 우선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대한민국 역사상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시도가 있었고 그 중 한 차례는 적법한 절차를 따라 헌법재판소에 회부되기도 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당원들과 일부 국민들이 뽑은 당대표를 ‘윤리’를 문제 삼아 내치는 것은 정당한가. 마치 ‘종교’와 ‘정치’가 구분되지 않는 이슬람의 모습이 엿보였다면 망상일까.3. 청와대 출입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꼭 직접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됐는데, 이러면 서울시장 공천 안하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코로나로 끝내 직접 묻는 것은 실패했지만 기자단이 동의를 해준 덕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질문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면서 ‘단체장 귀책으로 인한 궐위에 대해 무공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러나 집권자가 되자 “당헌은 우리 헌법이 고정불변이 아니고 국민의 뜻에 의해서 언제든지 헌법이 개정될 수 있듯이 당헌도 고정불변일 수는 없다”고 물러섰다. 박 시장의 사망과,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영선 후보에게 명분을 주는 일이었다.물론 노무현의 친구로 굳이 정계에 끌려와서 정치를 시작했고 또 대선에서 재수까지 하게 된 문 전 대통령에게 있어 정당을 우선하고자 하는 심리는 십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자신이 강하게 주장했던 바를 대통령이 됐다고 당원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적잖이 실망스러웠다.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의 ‘정치’(政治)는 ‘치수’(治水)에서 왔다. 물을 다스린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의 덕목은 물을 다스려 농사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었다.지난 2011년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한 어촌마을 촌장이 해일로부터 마을 주민 3000여 명의 목숨을 구했다. 이 촌장은 과거 15m가 넘는 해일을 목격한 유일한 생존자였고 주변의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비용을 타 내 높이 15.5m가 넘는 방조제와 수문을 만들어 수많은 목숨을 살렸다.4.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때 더불어민주당은 ‘기소 시 구제’ 조항인 당헌 80조 개정안을 놓고 치열했다. 민주당은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 결과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돼 당직이 정지되더라도 ‘정치 탄압’ 등으로 인정될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를 취소하겠다는 당헌 80조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이 개정안의 덕을 가장 볼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은 당대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의원이다. 본인은 이에 대해 선을 긋고 있으나 실제 이 의원은 대선을 거치면서 본인은 물론, 부인인 김혜경 씨도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어느 정당은 법이 내릴 판단에 앞서 윤리를 근거로 당 대표를 내치고 있는데, 어느 정당은 법의 판단이 있기도 전에 당대표에 대한 보호막을 치고 있는 셈이다. ‘어느 정당’이란 표현도 무색하게 대한민국 1,2위 정당이 벌이고 있는 꼬락서니다.일본의 한 어촌마을 촌장이 지은 15.5m의 방조제와 수문은 1967년에 지어진 이후 44년만에 제구실을 했다고 한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해 당의 규칙을 제멋대로 바꾸고 있는 대한민국 정당의 유효기간은 얼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