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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날 걷기 좋은 '인현왕후 길, 청암사'
  • 더운 여름날 걷기 좋은 '인현왕후 길, 청암사'
  • [이데일리 트립in 신영내 기자] 봄이 왔나 했더니 어느새 한낮에는 따끈따끈하다. 뜨거운 해를 피해 청량함을 맛볼 수 있는 계곡이 생각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숲길을 따라, 아름다운 무흘계곡이 흐르는 청암사에 마음이 끌려, 인현왕후의 길을 걸어가 본다.☆ 인현왕후의 꿈을 이뤄준 천년고찰 청암사수도산자락의 아름다운 절 청암사는 승가대학까지 갖추고 있는 비구니 청정수도 도량이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보통 이끼 계곡은 어둡고 침침한데, 대낮이어서인지 폭포수가 떨어지는 양쪽 바위에 물을 머금은 이끼가 연초록으로 빛나고 있다. 조선 19대 왕 숙종의 계비였던 인현왕후는 서인과 남인의 치열한 당쟁 속에 장희빈과 남인들에 의하여 폐서인이 되었다. 상주가 외가인 그녀는 이곳 청암사 극락전에 3년간 머물면서 보광전에서 복위를 기도하였다. 비극적인 삶을 살아냈던 여인이 머물렀던 극락전에는 불두화 한 그루가 한창이다. ☆ 백성의 사랑을 받았던 국모가 걸었던 ‘인현왕후길’폐서인이 되었으나 뛰어난 성품을 가진 인현왕후는 백성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한 나라의 국모. 그녀가 3년이라는 긴 시간, 고통을 인내하며 마음을 다스리며 걸었던 길로, 지금은 인현왕후의 길이 되었다. 무흘계곡의 9경인 용추폭포에서 수도암으로 난 시멘트 길을 숨 가쁘게 올라가 비포장길이 나오는 시점부터 인현왕후 길이 시작된다.수도산 해발 800m에 위치한 능선 길은 한 시간 반가량 이어진다.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 시원한 숲속 길에서, 지난가을 떨어진 낙엽은 바람에 스르르 휘날리며, 지저귀는 새소리는 청아할 뿐이다. 많이 찾지 않은 넓은 도로 가운데, 이름 모를 나물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한낮에 한 시간 이상 걸었으나, 더위도 느낄 수 없었고, 잘 닦인 평평한 길을 걸으며, 평온한 마음으로 피톤치드 스며드는 길을 내려왔다.[주변 여행지]☆ 직지사와 직지문화공원황악산 절경 아래에는 직지사가 있다. 500년이 넘는 전각이 세 개나 남아 있고 정종의 어태가 모셔져 있는 직지사는 호국정신이 투철했던 사명대사가 출가한 절이기도 하다. 특이하게 경내 여기저기로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옥돌로 만들어진 천 불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가사까지 걸치고 있다. 직지사 오르는 길에 조성된 문화공원은 넓고 푸른 잔디 가운데에 분수 쇼를 연출하는 원형 분수와 인공폭포도 있다. 2천 명이 동시 관람할 수 있다는 야외공연장과 17개국 조각가들의 50여 점의 작품이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공원은 관광객들에게 심심치 않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부항댐 일원백두대간의 삼도봉 아래 김천 연안의 홍수 피해를 경감하고,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조성된 부항댐이 있다. 짚와이어와 스카이워크는 아찔하고 스릴 넘치는 순간을 맛보게 한다. 자연친화적인 오토캠핑장의 편리한 시설은 대자연의 품에 안겨 하룻밤을 보내도 불편함이 없다. 복잡한 여행지가 아닌, 조용한 곳에서 힐링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일상을 벗어나 인현왕후의 길에서 느껴지는 숲의 숨소리와 함께 호흡하며, 지친 심신에 새로운 에너지를 넣어보자.
이제와 청춘이 희망이 다 뭐겠나…고릴라만 아니었다면
  • 이제와 청춘이 희망이 다 뭐겠나…고릴라만 아니었다면
  • 사석원의 ‘꽃’(2016). 험한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 가운데서 줄타기를 하는 고릴라. 양·염소·토끼를 끌어안은 그의 눈빛이 비장하다. “인생이란 항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이 시대 가장의 비애를 표현했다”고 작가는 말한다(사진=가나아트).[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지쳐 보였다. 시차 탓이라고 했다. 어디 먼 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그는 시간 사이의 간격에 놓여 힘겨운 싸움 중이었다. 오전 11시. 몇 십 년을 뒤집힌 밤낮으로 살았다니 그럴 만했다. 그런데 말이다. 엉킨 시간 사이에서 힘들게 버둥거리는 건 비단 밤낮이 뒤바뀐 탓만은 아닌 듯하다. 맞다. 그이는 지금 역행하는 세월이 만든 시차를 감내하는 중이다. 이미 다 지난, 오래전 ‘바이바이~’했다고 생각한 옛 시절이 밀고 들어와 간격을 벌려놨다. 쉰여덟. 몇 십 년을 시간이 시킨 대로 살았을 터. 이 또한 이해가 됐다. 작가 사석원(58)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희망낙서: 청춘에게 묻다’를 열고 있다. 신작 40여점으로 꾸린 3년 만의 개인전에 그는 의아한 주제를 가져다 놨다. ‘청춘’이다. 사실 당황스럽다. 이런 건 그가 할 얘기는 아닐 줄 알았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희망이라니, 청춘이라니. 뒤를 돌아보기에 너무 많이 가진 건 아닌가. 그 의심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내가 가장 활발했던 그 시절,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었던 그 시절의 청춘에게 물어본 것을 그림으로 풀어냈다”고. 사석원의 ‘가족’(2018). ‘동물화가’와 더불어 ‘당나귀 작가’라고도 불릴 만큼 작가는 당나귀를 즐겨 그린다.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는 당나귀 가족을 ‘지우기 기법’으로 그렸다(사진=가나아트).그 청춘을 테마로 그는 동물원에나 가야 볼 법한 거대한 ‘동물의 왕국’을 역시 거대한 화폭에 펼쳐놓고, 지난 회오 또 앞으로의 희망을 애써 불러일으킨다. 예전부터 그가 즐겨 가져온 소재였던 호랑이·부엉이·소·닭·당나귀 등을 다시 소환해 청춘시절 에너지와 열망의 상징체로 해석한 거다. 돌아보면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점점이 기록한 노트에 의하면 ‘에너지와 열망’의 청춘만은 아니었다. 스무 살 그의 청춘은 “불안과 불온, 허기와 갈증. 취했고 늘 숙취에 시달렸다”고, 대학 졸업 무렵엔 “누가 청춘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대라고 그랬는가. 노인들이 부러웠다”고 썼다. 불과 몇 년 뒤인 서른 즈음 그는 “호주머니에 주먹을 쑤셔 넣은 채 흐느적거렸던 내 청춘의 끝물”이라고, 그 이후는 물음투성이다. “수평선에 태양이 눕고 내 청춘은 당나귀 타고 총총히 사라졌다. 스스로 물었다. 당신은 어른인가.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고릴라에서 어버지를, 가장을 봤다 사 작가를 수식하는 타이틀 중에는 ‘동물화가’가 있다. 그는 동물을 기가 막히게 잘 그리는 작가로 꼽힌다. ‘풍경’도 그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라지만 엄밀히 말하면 동물을 세우기 위한 배경일 뿐. 하지만 이번 동물은 유난스러웠다. 특히 고릴라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왜 하필 고릴라인가. 묘하게도 그는 고릴라의 어깨에 가장의 무게를 얹어뒀다는 건데. 가장의 삶을, 그들을 짓누르는 책임·의무감을 고릴라를 통해 봤다는 거다. “파도와 격랑에 맞서야 할 책임이 있는 듯하다, 가장의 삶에는.” 작가 사석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희망낙서’에서 자신의 작품 ‘희생’(2016)을 설명하고 있다. 가장의 무게를 덧씌운 고릴라가 십자가에 매달린 채 폭포 같이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를 막아서는 장면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험한 파도 앞에서 양·염소·토끼를 끌어안은 채 외줄타기를 하고(‘꽃’ 2016), 악어와 닭 등이 잔뜩 올라탄 배를 온몸으로 지켜내고(‘바람’ 2016), 십자가에 매달린 채 폭포 같이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를 막아서기도 한다(‘희생’ 2016). 고릴라, 아니 어느 가장의 일대기가 이보다 더 적나라할까. 진지하다 못해 비장한, 처연하다 못해 측은한 그 눈빛 앞에서 사 작가는 “어른이 된다는 건 가장이 된다는 것”이라고 읊조렸다. 그 표현을 위해 그는 평소 쓰지 않은 세필로 ‘한땀 한땀’ 고릴라털을 고르기도 했다.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 우선은 아버지. 공적 사적 자리에서 굳이 감추지 않은 그의 아버지 상태가 그 하나다. “아들도 못 알아보는 치매환자로 수년째 병상에 계신다”고. 그 아버지를 지켜보며 아들은 자신이 점점 쇠락해 소멸해가는 걸 느끼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그 자신도 큰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전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이다.” △뭉텅이물감 포기하고 ‘지우기 작업’ 수묵화의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사 작가는 그 필법을 비단 한지에 가둬두지 않았는데. 팔레트 없이 원색의 유화물감을 캔버스에 직접 짜내 올려 가공하지 않은 적나라한 생명력을 단단히 박아두는 거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가 서양물감을 뭉텅뭉텅 캔버스에 발라놓으니 이런 농담이 따라붙을 수밖에. “좀 사시나 보네요. 물감을 이렇게 원 없이 쓰시니.” 사석원의 ‘꽃과 당나귀’(2017). ‘동물화가’와 더불어 ‘당나귀 작가’라고도 불릴 만큼 작가는 당나귀를 즐겨 그린다. 화려한 꽃바구니를 짊어진 당나귀를 ‘지우기 기법’으로 그렸다(사진=가나아트).그런 사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내보인 가장 중요한 변화라면 두꺼운 물감의 입체감을 포기한 것, 이른바 ‘지우는 작업’이다. 물감을 짜내고 얹는 과정을 생략한 게 아니라 짜내고 얹은 뒤 죄다 긁어낸 거다. 나무틀로 밀어서 지우고 그 위에 엷게 덧칠하는 식이다. 물감 두께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채 마르지도 않은 그림을 내다 걸어야 했던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어찌 보면 이 과정까지 사 작가에겐 어떤 의식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과거를 청산해보자는, 그래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길 테니까. “지운다고 다 지워지지도 않는다. 흔적도 남고. 하지만 그걸 바탕으로 다른 시도를 하자. 그게 희망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사석원 작가의 동물이 더욱 강렬해 보이는 까닭은 ‘정면’ 승부에 있다. 캔버스 앞에서 바로 뛰쳐나올 듯한 이들과 눈맞추기를 할 구도를 만드는 거다. 누구는 피해버린다는 정면구도를 그는 트레이드마크로 삼는다. 동양화 그중에서도 인물화로 등단한 것과 무관치 않단다(사진=가나아트).이렇게 ‘지워서’ 작업한 작품은 ‘고릴라’와는 좀 다르다. 그가 유독 좋아하는 당나귀가 꽃바구니를 싣고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꽃과 당나귀’ 2017), 산 같은 덩치에 뿔을 단 소가 순진한 눈망울로 정면을 응시하고(‘황소’ 2017), 비로소 자신의 세계와 시대를 만난 닭(‘왕이 된 닭’ 2018)과 부엉이(‘왕이 된 부엉이’ 2018)도 있다. 길이 1m를 넘긴 붉은 바닷가재(‘태평양’ 2017)는 덤이라고 할까.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공간’이 슬쩍 사라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 옛 고궁에서 동물과 달그림자를 함께 밟는다는 뜻의 ‘고궁보월’(2015)이나, 산의 심장인 전국 명산의 폭포를 찾아 헤맸던 ‘산중미인’(2012), 금강산의 사계절 풍경을 화폭에 옮겨온 ‘만화방창’(2007) 등 지난 10여년을 이어온 개인전 테마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사석원의 ‘태양과 호랑이와 여인’(2018). 원색적인 색감과 강렬한 필선으로 완성한 작가의 첫 누드작품이다. 청춘이란 테마로 그 시절을 돌아본다면 기꺼이 이해할 수 있는 야생성이고 열망이고 또 원초적 힘이라고 할까(사진=가나아트).‘희망낙서’의 마지막은 ‘누드’로 맺었다. 그의 그림에서 참 쉽지 않은 사람이고 여성인데 게다가 벗은 여인이라니. 그를 잘 아는 이들이라면 의아해하겠지만 청춘이라지 않나. 청춘이라면 이상할 것도 없다. 그래도 동물은 따라붙었다. 태양빛 아래 전라의 여인과 호랑이를 배치해 두곤 “지배하고 싶은 수컷의 본능을 표현했다”고 하니(‘태양과 호랑이와 여인’ 2018). 그 끝에서 사 작가는 “어떤 이유로든 그림을 못 그리게 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계획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더 치열한 붓질을 해나가는 듯하다고. 그래. 그의 청춘앓이가 부디 덧나지 말기를, 여전히 호방한 희망세상에 제대로 안착하기를. 전시는 10일까지. 작가 사석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희망낙서’에서 자신의 작품 ‘코뿔소’(2018) 옆에 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8.06.04 I 오현주 기자
 일곱 매력 품은 '등선폭포'를 가다
  • [주말여행③] 일곱 매력 품은 '등선폭포'를 가다
  • 등선폭포 입구의 거대한 석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46번 국도는 ‘경춘가도’로 알려진 드라이브 성지 중 하나다. 경기도 남양주부터 강원도 춘천까지 이어지는 이 국도는 북한강 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내달리는 기분이 그만이고, 강촌·남이섬·삼악산·의암호 등도 함께 즐길 수 있어 금상첨화다.46번 국도 시작점인 경강교를 지나면 삼악산이 지척이다. 삼악산(三岳山·645m)은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물이 소양강과 의암호를 지나 의암댐 수문을 막 벗어날 즈음 서쪽으로 우뚝 솟아오른 산이다. 흙산의 몸뚱이에 세 개의 큰 돌산을 이고 있는 듯 특이한 형상이다. 용화봉(645m)·청운봉(546m)·등선봉(632m)의 세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는 이름을 낳았다. 웅장하진 않으나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많고, 간간이 바위 능선 길이 이어지는 데다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어 아기자기한 산행에 제격이다." target=_blank>http://youtu.be/xcSCK-4MaO4삼악산 산행 들머리는 세군데로 나뉜다. 강촌교 북단, 등선폭포 매표소. 상원사 입구 매표소 등이다. 삼악산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은 등선폭포 쪽에서 상원사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상원사를 들머리 삼아 등선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한다. 계곡과 폭포를 지나기도 하고, 잘 자란 노송과 바위를 배경 삼아 의암호 조망도 할 수 있는 이 두 코스는 3~4시간 정도 걸린다. 등선폭포를 둘러보고 오는 코스도 좋다. 등선폭포 매표소에서 기념품 가게와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가면 등선폭포 입구다. 좁은 통로를 지나면 압도적인 풍광과 거대한 물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이 양옆으로 늘어서듯 서 있고, 석벽을 울림판 삼아 물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주처럼 장엄하게 울린다. 이 거대한 석벽은 일명 ‘차돌’이라고 하는 규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규암은 5억 7000만년 전에서 25억년전에 퇴적된 모래암석들이 높은 압력과 온도를 받아 굳어진 것이다. 이 규암층이 지각운동으로 일어나면서 절리들이 갈라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협곡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가면 등선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등선폭포는 총 7개의 폭포로 이어져 있다. 제1·2 폭포는 등선폭포, 이어 승학폭포, 백련폭포, 비룡폭포, 옥녀담, 주렴폭포 등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며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이 모든 폭포를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30분이다.삼악산 등선폭포 제1폭포
2018.06.02 I 강경록 기자
 추억을 타다…여름을 타다
  • [여행] 추억을 타다…여름을 타다
  • 봄이 무르익은 5월의 어느 날, 강촌레일바이크를 즐기고 있는 체험객들. 강원도 춘천시 김유정역에서 강촌역을 잇는 6km 경춘선 옛 구간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 경춘선은 74년 동안 강원도와 수도권을 잇는 역할을 다하고, 이제는 레일바이크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가평·춘천=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번잡한 도시를 떠나 호젓한 지방도로를 따라 달린다. 차창 밖에 펼쳐진 짙푸른 호수 위로 초여름 햇살이 눈부시다. 창을 내리면 부드러운 바람과 아름다운 새소리가 밀려든다. 한쪽은 짙푸른 숲이, 다른 한쪽에서는 탁 트인 호수를 끼고 달리는 75번 국도와 46번 국도는 수도권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도로와 강이 맞닿고, 코앞의 호수는 청록색에서 옅은 옥빛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뽐낸다. 숨 막히게 아름다운 삼악산의 등선폭포와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한 쁘띠프랑스, 그리고 강촌레일바이크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잔잔한 호수 위를 거니는 연인의 모습에서는 그들만의 밀어에 새소리마저 숨을 죽이고 있다.쁘띠프랑스 항공사진(사진=쁘띠프랑스)◇호수따라 구불구불 달리는 ‘75번 국도’경기도 가평 평창면 대성리에 자리한 신청평대교가 75번 국도의 들머리다. 여기서 고성리~호명리 방면으로 우회전해 본격적인 드라이를 즐긴다. 이 도로는 가평의 가장 남쪽인 설악면에서 청평면, 가평읍, 북면을 거쳐 강원 화천군 사내면까지 이어진다. 산과 물이 그려낸 아름다운 풍광은 물론 다양한 수상 스포츠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신청평대교를 지나면 곧이어 청평댐이 나오고, 드넓은 청평호가 펼쳐진다. 길은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구불구불한 도로가 이어지면서 드라이브의 매력을 더한다.청평댐 입구 삼거리에서 20여 분 더 달리면 ’쁘띠프랑스’다. 75번 국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여행지 중 하나다.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베토벤 바이러스’, ‘시크릿 가든’, ‘별에서 온 그대’ 등의 드라마는 물론 ‘런닝맨’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단골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쁘띠프랑스는 어린왕자를 테마로 삼아 곳곳에 어린왕자 조형물이 있다.거대한 성문처럼 생긴 정문을 통과하면 비탈진 지형에 프랑스의 시골 풍경의 아담한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붉은 지붕을 얹은 알록달록한 건물과 꽃들이 어우러져 보기 좋다. 자그마한 광장엔 어린 왕자 조형물이 반기고, 벼룩시장 앞에서는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방문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미로처럼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분수 광장이 나오고,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예쁜 카페나 공방, 전시관도 이어진다. 전시관 중 ‘오르골하우스’는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다. 오르골에 관해 설명하고 시연하는 곳으로, 하루 5차례 오르골을 연주한다. 특이한 것은 18세기에 만들어진 ‘롤러오르간’부터 19세기 ‘대형 실린더 오르골’, ‘디스크오르골’ 등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100여 년 전의 희귀한 새소리를 담은 오르골과 거리 악사들이 연주했던 오케스트라 폰, 스트리트 오르골 연주는 이곳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소리다. 여기에 마리오네트 전시관, 생텍쥐페리 기념관,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도 놓치기 아쉬운 곳이다. 등선폭포 입구의 거대한 석벽◇일곱가지 매력 품은 폭포를 만나다삼악산 등선폭포 제1 폭포. 등선폭포 입구에서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 사이로 들어서면 모습을 드러낸다.운전대를 가평군청 방향으로 잡는다. 30여분을 북한강과 수려한 산세를 끼고 달리면 가평오거리다. 여기서 우회전해 46번 국도로 옮겨탄다. 46번 국도는 ‘경춘가도’로 알려진 드라이브 성지 중 하나. 남양주부터 춘천까지 이어지는 이 국도는 북한강 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내달리는 기분이 그만이고, 강촌·남이섬·삼악산·의암호 등도 함께 즐길 수 있어 금상첨화다.46번 국도 시작점인 경강교를 지나면 삼악산이 지척이다. 삼악산(三岳山·645m)은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물이 소양강과 의암호를 지나 의암댐 수문을 막 벗어날 즈음 서쪽으로 우뚝 솟아오른 산이다. 흙산의 몸뚱이에 세 개의 큰 돌산을 이고 있는 듯 특이한 형상이다. 용화봉(645m)·청운봉(546m)·등선봉(632m)의 세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는 이름을 낳았다. 웅장하진 않으나 기이한 모양의 바위가 많고, 간간이 바위 능선 길이 이어지는 데다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어 아기자기한 산행에 제격이다.삼악산 산행 들머리는 세군데로 나뉜다. 강촌교 북단, 등선폭포 매표소. 상원사 입구 매표소 등이다. 삼악산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은 등선폭포 쪽에서 상원사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상원사를 들머리 삼아 등선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한다. 계곡과 폭포를 지나기도 하고, 잘 자란 노송과 바위를 배경 삼아 의암호 조망도 할 수 있는 이 두 코스는 3~4시간 정도 걸린다. 삼악산 등선폭포 제1 폭포. 등선폭포 입구에서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 사이로 들어서면 모습을 드러낸다.등선폭포를 둘러보고 오는 코스도 좋다. 등선폭포 매표소에서 기념품 가게와 음식점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가면 등선폭포 입구다. 좁은 통로를 지나면 압도적인 풍광과 거대한 물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가파르고 날선 거대한 석벽이 양옆으로 늘어서듯 서 있고, 석벽을 울림판 삼아 물소리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주처럼 장엄하게 울린다. 이 거대한 석벽은 일명 ‘차돌’이라고 하는 규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규암은 5억 7000만년 전에서 25억년전에 퇴적된 모래암석들이 높은 압력과 온도를 받아 굳어진 것이다. 이 규암층이 지각운동으로 일어나면서 절리들이 갈라져서 만들어진 것이다. 협곡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가면 등선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등선폭포는 총 7개의 폭포로 이어져 있다. 제1·2 폭포는 등선폭포, 이어 승학폭포, 백련폭포, 비룡폭포, 옥녀담, 주렴폭포 등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며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이 모든 폭포를 즐기는 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30분이다.춘천 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인공호수인 의암호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나무 카누로 타고 물레길을 돌아보는 것이다.◇물 위를 걷고, 철로 위를 달리다춘천 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인공호수인 의암호는 레포츠 천국이기도 하다. 긴 타원형 모양의 호수를 끼고 도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 여행객들에게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는 곳 중 하나. 여기에 갓 찾아온 더위를 이기려는 젊은이들이 환호하며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를 즐기는 모습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물 위의 길’을 즐기는 여행객도 늘어나고 있다. 바로 의암호를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의암호 물레길이다. 물레길은 의암호를 나무 카누로 즐기는 길을 말한다.의암호 주변에는 물레길을 운영하는 업체가 세 군데가 있다. 요금은 코스마다 다르지만 보통 2만~3만 원 선이다. 기본적인 안전교육과 노 젓는 요령을 익히면 누구나 카누에 몸을 싣고 물레길을 즐길 수 있다. 업체마다 제공하는 코스는 조금씩 다르지만 중도샛길은 공통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 길은 중도를 2개의 섬으로 분리한 좁은 뱃길이다. 호수 속 섬을 탐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강촌레일바이크는 경춘선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생태레일바이크다강촌레일바이크도 빼놓을 수 없는 즐길거리 중 하나다. 경춘선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생태레일바이크다. 경춘선은 1937년 7월 성동역, 광운대역, 화랑대역, 퇴계원을 거쳐 가평역, 강촌역, 신남역, 춘천역을 연결하는 노선을 ‘경춘선’이라 이름 짓고, 1939년 7월 25일 경춘철도에 의해 사설 철도로 개통했다. 이후 74년 동안 강원도와 수도권을 잇는 역할을 다하고, 이제는 레일바이크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강촌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경강역으로 이동, 레일바이크와 낭만열차를 타고 강촌역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소양강처녀 동상과 소양강 스카이워크◇여행메모△잠잘곳= 쁘띠프랑스에는 4인실부터 10인실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강촌에 이르면 엘리시안강촌리조트(033-260-2000)가 있다. 국내서 유일하게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리조트다. 춘천 시내에도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먹거리= 팔당유원지 입구의 팔당초계국수(031-576-0330)는 줄을 서서 먹는 집이다. 한강자전거길 옆에 있어서 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다. 가평군 설악면 청평 호반에 위치한 서호식당(031-584-0446)은 서호유원지 첫 매운탕 집이라는 별호에 걸맞게 무려 45년이라는 세월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온 지역 대표 음식점이다. 대표 음식으로는 평창에서 직송한 송어회와 장어구이를 꼽는다. 춘천하면 단연 닭갈비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주 찾는 ‘팔당초계국수’
2018.06.01 I 강경록 기자
대한항공, 亞 최초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정기노선 편성
  • 대한항공, 亞 최초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정기노선 편성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대한항공(003490)은 9월1일부터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 신규 취항한다고 31일 밝혔다.인천~자그레브 노선(KE919)은 매주 화·목·토요일 오전 11시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오후 3시45분 자그레브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자그레브~인천편(KE920)은 오후 5시20분 자그레브를 출발해 다음 날 오전 11시30분 인천에 도착한다. 총 비행시간은 약 11시간30분이 소요되며, 218석 규모의 A330-200 항공기가 투입된다.이번 신규 취항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크로아티아로 가는 최초의 직항 정기 노선이다. 대한항공은 2010년도부터 자그레브에 전세기를 운항했으며, 지난 2013년 TV 여행 프로그램 방영 이후 한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정기편을 취항하기로 했다.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수도이자 문화와 역사가 살아 있는 도시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나 트로기르 지역은 중세유럽 도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인기 있는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16개의 호수와 90여개의 폭포로 연결된 천혜의 장관을 보여준다.한편 대한항공의 이번 신규 취항으로 해외 취항 국가 및 도시는 43개국 111개 도시로 늘어나게 됐다.
2018.05.31 I 피용익 기자
물 흐르듯 영업하라
  • [신동민의 인생영업]물 흐르듯 영업하라
  • 뛰어난 영업사원이 되려면 세심하게 타이밍을 읽고 고객이 필요로 할 때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할 줄 알아야 한다.(사진=이미지투데이)[신동민 머크 생명공학 R&A 컨트리헤드·‘나는 내성적인 영업자입니다’ 저자] 인생을 살다 보면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영업에도 단계가 있고 흐름이 있게 마련인데, 이 흐름을 타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너무 일찍 계약을 끝내려고 해서 다된 일을 망치기도 하고, 결론을 내야 할 타이밍에 행동을 취하지 않아서 거의 성사가 된 계약을 날려 버리기도 한다. 결국은 타이밍이란 말인데, 이게 말하기는 쉬워도 실전에서 적용하기란 여간 힘들지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의 흐름을 타는 것이다. 상대방의 흐름을 항상 주시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방향만 살짝 조정하면 된다. 유능한 영업사원은 세심하게 타이밍을 읽고 고객이 필요로 할 때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를 필요로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아는 것도 영업사원의 자격요건이라 할 수 있다. 언제가 나를 필요로 할 때일까? 조금만 빨라도 고객은 당장에 “지금은 필요가 없다”라고 이야기할 것이고, 조금만 늦으면 “미안합니다. 이미 결정을 했어요”라는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고객의 일정에 모든 것을 맡겨 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고객의 긴급한 요구가 있다면 생각보다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겠지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제품이라면 계약이 언제 이루어질지 모른다. 결국 흐름을 읽어야 한다. ◇상대 흐름 주시하다 필요할 때 방향만 조정하라 같은 파도라도 그것의 흐름을 이용해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리저리 파도에 휩쓸려 조난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영업사원들은 서두르게 된다. 조바심으로 더 낮은 가격을 제안하거나 새로운 조건을 급히 추가하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은 오히려 방해 요인이 된다. 고객은 아직 가격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는데 너무 일찍 카드를 꺼내서 계약에 대한 압박감만 가중시킨 경우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면 오히려 제품의 신뢰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영업사원은 계약 부재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일이 점점 꼬이게 되는 것이다.골프를 치는 사람들이라면 스윙을 할 때 물 흐르듯이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물 흐르듯이’라는 말은 참으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물 흐르듯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큰 그림으로 보아 주변의 환경을 모두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그야말로 물처럼 끊이지 않고 흘러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은 흐르다가 작은 웅덩이라도 만나면 잠시 멈추어서 거기에 머문다. 그러다가 물이 불어나면 다시 흘러간다. 물길이 좁거나 급한 경사에서는 폭포처럼 굽이치기도 한다. 물은 흐름을 안다. 골프에서는 천천히 스윙을 하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모든 것을 천천히 하면 공을 칠 수가 없다. 천천히 백스윙을 하고 공을 맞혀야 할 때는 모든 힘을 쏟아 스피드를 내야 제대로 거리가 난다. 물이 흐르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천천히 갈 때도 있고 빨리 몰아쳐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천천히 해야 할 곳과 빨리 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아는 노하우는 배움과 경험에서 나온다.골프의 거장인 잭 니클라우스는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샷을 멈추고 코스와 관객들을 지긋이 바라보며 호흡을 조절했다고 한다. 샷에 대한 집착보다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마음을 긴장 상태에서 돌려놓았던 것이다. 영업도 벽에 부딪친 상황이라면 천천히 돌아가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지나온 과정을 돌이켜보거나, 전체 그림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급한 마음에 시야가 좁아진 상태에서는 무리하게 일을 처리하거나 오판을 할 수 있다. 속도를 내면 시야가 좁아진다는 건 세상의 이치 아닌가?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고속 주행하면 측면 시야는 점점 좁아진다. 그게 인간 몸의 어쩔 수 없는 구조이다. 속도를 늦추어야 주변이 보인다.그러나 계약이 막바지에 다다라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방금 마지막 코너를 돌아 나온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레이서들처럼 결승점이 보이면 전방에 시선을 고정한 채 전속력으로 달려야 한다. 결승점을 향한 혼신의 힘으로 반드시 마감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다시 언제 올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타이밍이다.◇생각은 넓고 깊게, 행동은 빠르게 해야필자가 아는 어떤 후배 영업사원은 똑똑하고 착하고 성실했다. 그런데 실적이 생각보다 저조했다. 무척이나 힘들어 보였다. 왜 모든 과정을 똑 부러지게 처리하면서도 실적이 나오지 않는 걸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친구는 항상 클로징 타이밍을 놓치고 있었다. 마지막 고심을 하고 있는 고객에게 “이제 계약하시죠. 가장 필요한 시점이고 가장 좋은 조건입니다”라는 한 마디를 던지지 못하는 것이다. 계약의 결정 단계까지 완전히 고객에게 일임해 두는, 안타까울 정도로 심성이 착한 친구였다.본인은 강요하는 것 같아서 고객의 결정을 기다린다고 하지만, 이건 고객을 돕는 것이 아니다. 계약을 해야 할 시점에 임박해서는 고객이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거드는 것도 영업사원의 임무이다. 100% 확신을 갖고 구매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객이 마음을 정해야 할 시기가 오면 영업사원은 고객의 선택에 확신을 심어주어야 하며, 결정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고객에게나 영업사원에게나 그동안 들인 노력이 허사가 된다. 고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인지한 이후라면 반드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요즈음은 세상이 빨리 돌아가다 보니 조급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쉽게 판단하고 결정한다. 이런 조급함은 많은 오해와 실망을 야기한다. 인생에서도 영업처럼 상대를 보고 생각은 넓고 깊게, 행동은 빠르게 한다면 체면은 지키고 살 수 있을 것이다.
2018.04.19 I 최은영 기자
지프, 중형 SUV ‘뉴 체로키’ 국내 출시..4490만원부터
  • 지프, 중형 SUV ‘뉴 체로키’ 국내 출시..4490만원부터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지프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체로키’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지난 2014년 5세대 모델 출시 이후 4년 만에 부분 변경된 뉴 체로키는 이날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국내 최초 지프 전용 전시장에서 공식 출시 행사를 통해 선보였다.뉴 체로키의 외관은 지프의 헤리티지를 품은 고유의 패밀리 룩을 세련되고 대담한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특히 범퍼 상단 부분에 수직으로 떨어지며 폭포를 연상시키는 ‘워터폴 후드’와 7-슬롯 그릴을 통해 지프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강조했다.뉴 체로키 론지튜드 2.4G AWD와 론지튜드 하이 2.4G AWD에는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3.4kg·m의 2.4리터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I4 엔진과 업그레이드된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파워풀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인테리어는 실용성과 안락함은 유지하면서도 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기술을 탑재했다. 센터 콘솔 프런트 미디어 센터 허브를 뒤쪽으로 옮겨 앞쪽 수납공간을 더 크게 배치했고,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버튼도 중앙의 쉬프터 베젤 주변에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이밖에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주고, 사고 이후 탑승자를 보호해주는 80여 가지의 안전 및 주행 보조 기술이 적용됐다.5세대 지프 체로키는 지난해 국내에서 1817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136.9%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특히 가솔린 모델은 1038대가 판매돼 국내 수입 중형 SUV 가솔린 모델 전체 판매량의 17.1%를 차지했다.파블로 로쏘 FCA 코리아 파블로 로쏘 사장은 “뉴 체로키는 세련미를 강조한 대담한 디자인과 고급 편의사양, 모험을 즐기기에 충분한 동급 최고의 주행 성능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중형 SUV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올해 지프는 독보적인 SUV 브랜드로서 다양한 신차 출시 및 마케팅 활동, 지프 전용 전시장 확대로 국내 고객들에게 지프 브랜드의 최상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뉴 체로키의 판매 가격(5년 소모성 부품 무상 교환 프로그램 포함)은 론지튜드 모델이 4490만원, 론지튜드 하이 모델이 4790만원이다.뉴 체로키 (사진=지프)
2018.04.17 I 피용익 기자
애견과 떠나는 고성여행..'화진포해변, 멍스테이펜션, 금강산 화암사'
  • 애견과 떠나는 고성여행..'화진포해변, 멍스테이펜션, 금강산 화암사'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봄바람은 꽃으로 향기로 가득하다. 햇살 좋은 날,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사람도 반려견도 마찬가지다. 산수유축제, 매화축제, 벚꽃축제, 노란 개나리꽃이 만개한 4월. 도심지역에도 이미 개나리, 벚꽃이 포문을 열었다. 축제 장소도 좋겠지만 한적한 봄나들이 장소를 찾는 애견인을 위한 고성여행을 소개한다. △ 화진포해변, 반려견과 산책하기한적한 바다를 느끼고 싶다면 봄철 화진포 해변을 가보자. 강아지와 숨이 턱에 차오르도록 뛰어도 누구의 방해도 없다. 도심의 소음, 미세먼지, 뿌연 황사 먼지는 이곳에선 보기 힘들다. 푸른 바다는 고요하게, 때론 세찬 물살로 품고 있는 자신을 드러낸다. 걷기 좋은 계절, 화진포 둘레길은 72 만평을 마음 가는 데로 걸을 수 있다. 주변에는 이승만 초대대통령별장, 소나무 숲길, 김일성별장, 생태박물관, 화진포 해양박물관 등이 있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대여해보자. 커플 자전거, 어린이용 자전거 등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애견동반 멍스테이펜션의 꿀맛 같은 하룻밤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천진해변의 멍스테이펜션은 애견동반펜션이다. 탁트인 바다전망, 잔디정원에서 뛰어 노는 강아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애견전문펜션답게 강아지에게 필요한 아이템들이 꼼꼼히 준비되어있다. 애견휴식처 애견하우스, 애견목욕 시설과 드라이룸, 배변 패드, 애견전용수건, 봉투가 제공된다. 아로마 스프레이가 있어 한층 쾌적하고 편안한 여행을 선물한다. 애견운동장은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객실은 커플, 가족과 애견동호회 모임으로 적합한 단체룸이 있다. 뽀송뽀송한 침구관리는 호텔형 시트관리로 꿀맛 같은 잠자리를 제공한다. 노을 질 무렵 잔디정원에는 강아지가 풀쩍풀쩍 공놀이하고, 데크에는 노릇노릇 바비큐가 익어가고, 시원한 맥주는 건배를 부른다. 좀 더 특별한 여행을 원한다면 카라반을 이용해도 좋다. 오롯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카라반은 비교적 실내 공간이 넓은 편이다. △ 꽃비가 내리는 금강산 화암사 화암사는 진표율사가 창건한 신라 시대 사찰이다. 화려한 단청과 절 뒤의 반석과 폭포가 아름다워 사찰 여행지로 많이 찾는다. 벚꽃 비가 내리는 일주문을 지나면 참나무숲 길로 접어든다. 진달래꽃, 야생화꽃, 연 노색 나뭇잎은 산사의 봄을 더욱 싱그럽게 만든다. 봄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는 그 옛날 수바위 전설처럼 아련하게 들린다. 미세먼지, 황사를 피해, 한적한 봄 나들이로 딱 제격인 고요한 고성. 지금 반려견과 동반여행을 떠나보자.
2018.04.05 I 심보배 기자
 한탄강 적벽에 새겨진 땅의 이야기
  • [땅의 역사①] 한탄강 적벽에 새겨진 땅의 이야기
  • 경기도 연천 아우라지 용암베게경기도 포천 대교천 현무암협곡경기도 포천 화적연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보전 가치가 높은 지질 명소를 교육·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여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한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은 한탄강, 임진강, 차탄천 등에 흩어진 지질 명소를 둘러본다. 화산이 남긴 유구한 흔적을 찾아보는 시간 여행이며, 한탄강에 숨은 보물을 만나는 여행이다. 연천군과 포천시에 속한 관련 명소가 20군데나 되고 찾아가기 어려운 곳도 있어서, 접근성 좋고 관광자원으로 의미 있는 곳을 선별했다. 한탄강지질공원 중 연천군에 속한 곳은 당포성, 임진강 주상절리, 전곡리토층전시관, 좌상바위, 재인폭포 등이고, 포천시 쪽은 대교천 현무암 협곡, 화적연, 멍우리 협곡, 비둘기낭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이다. 임진강변에 세워진 당포성◇천혜의 성벽 ‘임진강 주상절리’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은 방대한 지역을 1박 2일에 둘러봐야 하므로 동선을 잘 짜야 한다. 첫날은 임진강과 한탄강을 거슬러 오르며 연천군에 속한 지질 명소를 돌아보고, 고대산자연휴양림에서 숙박한다. 이튿날은 한탄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포천시에 속한 지질 명소를 찾아본다. 조선 시대 문신 홍귀달은 연천군을 ‘산은 첩첩이 돌아오고 물은 구불구불 흐르는’ 고장이라고 했다. 그 시구처럼 고대산(832m)과 지장봉(877m) 등이 우뚝하고 한탄강과 임진강이 흐른다. 처음 찾아갈 곳은 임진강 변에 있는 연천 당포성(사적 468호)이다. 고구려 때 쌓은 당포성은 당포나루로 흘러드는 당개 샛강과 임진강 본류 사이에 형성된 삼각형 절벽 위에 자리한다. 임진강 변 높이 약 13m 수직 주상절리 위에 현무암으로 성을 쌓았다. 임진강 주상절리 절벽을 천혜의 성벽으로 삼은 셈이다. 당포성 위에 서면 유장한 임진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당포성에서는 그 아래 있는 주상절리가 보이지 않는다. 임진강 주상절리를 보려면 임진강 주상절리 조망지(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64-1)로 가야 한다. 당포성에서 차로 10분 거리이며,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가깝다. 조망지에서는 높이 25m, 길이 2km에 이르는 주상절리 절벽이 잘 보인다. 이 절벽은 한탄강을 따라 흐르던 용암 일부가 임진강 쪽으로 거슬러 올라오면서 형성됐다. 용암이 밀물처럼 밀려왔다고 생각하니 오금이 저린다. 가을철에는 주상절리에 돌단풍이 붉게 물들어 ‘임진적벽’이라 불린다.전곡선사박물관◇한반도 구석기 역사 품은 ‘전곡리’임진강 주상절리에서 한탄강을 따라 동쪽으로 8km쯤 가면 연천 전곡리 유적(사적 268호)을 만난다. 여기서는 전곡리 토층부터 살펴보자. 토층은 현무암 위에 오랜 세월 모래와 흙이 2~7m 쌓인 걸 말한다. 여기서 주먹도끼를 비롯한 구석기시대 석기가 다수 발견됐다. 토층은 고고학과 고기후학 연구에 중요한 지질 자료라고 한다. 토층에서 가까운 전곡선사박물관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꼭 들러야 한다. 박물관 외형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처럼 생겨 타임머신을 타고 구석기시대로 여행하는 기분이다. 내부에는 동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중심으로 동굴벽화,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 등 교육적인 전시물이 가득하다. 전곡리 유적에서 다시 한탄강을 거슬러 10분쯤 간다. 궁평리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높이 60m 현무암 좌상바위와 둥근 베개 모양을 한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천연기념물 542호) 전망대(아우라지 베개용암은 포천시에 있지만, 전망대는 연천군에 속함)를 차례로 지나면, 연천 최고의 지질 명소로 꼽히는 재인폭포에 닿는다. 재인폭포는 원형으로 감싸는 거대한 주상절리가 압도적이다. 지장봉에서 흘러 내려온 작은 하천이 높이 18m에 달하는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에서 쏟아진다. 스카이워크 형태로 만든 높이 27m 전망대에서 폭포를 내려다보고, 탕탕 철 계단을 밟고 폭포 바닥까지 내려가 감상한다. 바닥에서 보면 장대한 규모에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작아진다. 재인폭포에서 연천군 일정을 마무리하고 고대산자연휴양림에 묵었다. 휴양림은 2017년 개장해 시설이 깨끗하다. 멍우리 협곡에서 바라본 부소천 주상절리◇웅장한 현무암 절벽 ‘대교천’다음 날 아침, 방문을 열자 상쾌한 공기가 밀려온다. 고대산의 너른 품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청량하다. 첫 번째 들러볼 포천의 지질 명소는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천연기념물 436호)이다. 철원 고석정에서 멀지 않다. 냉정저수지를 지나면 이정표가 보인다. 주변이 온통 너른 들판이라 여기 무슨 지질 명소가 있을까 싶은데, 안내판 앞으로 가니 수직 절벽 아래 대교천이 흐른다. 시야가 트인 곳에서 대교천의 진가를 감상할 수 있다. 물줄기 양쪽에 길이 1.5km, 두께 25m 현무암 절벽이 웅장하다. 포천 화적연(명승 93호)은 한탄강화적연캠핑장 앞에 있어 찾기 쉽다. 그동안 둘러본 지질 명소가 주로 현무암 주상절리와 협곡이었다면, 화적연은 한탄강 안에 우뚝 솟은 높이 13m 화강암 덩어리다. 생김새가 마치 볏단을 쌓아놓은 것 같아서 화적연(禾積淵)이라 한다. 화적연 주변으로 백사장이 있어 해수욕장에 온 기분이 든다. 화적연은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정선이 금강산 유람하러 가는 길에 들러 진경산수 기법으로 화폭에 담았다. 화적연을 적신 한탄강은 남쪽으로 흐른다. 강을 따라 3km쯤 흘러가면 포천 한탄강 멍우리 협곡(명승 94호)에 닿지만, 차를 타고 빙빙 돌아 도착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거대한 철교를 만난다. 한탄강과 합류하는 부소천에 놓인 다리로, 중간에서 부소천 주상절리가 잘 보인다. 다리에서 아주머니 여행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비둘기낭폭포에서 왔다고 한다. 한탄강둘레길을 따라 걸어온 것이다. 멍우리 협곡 일대는 여유롭게 걸으며 주상절리를 감상하기 적당하다. 포천 비둘기낭폭포 전경◇포천 제일의 지질 명소 ‘비둘기낭폭포’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에 가까운 산정호수에 들러보자. 산정호수 둘레길을 한 바퀴 돌거나, 최고 전망을 자랑하는 김일성별장 터에서 조망을 즐겨도 좋다. 별장 터에 서면 화적연을 뻥튀기한 것 같은 명성산 화강암 봉우리가 호수에 잠긴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포천 제일의 지질 명소로 꼽히는 비둘기낭폭포(천연기념물 537호)다. 폭포로 가는 길에 멀리 지장봉이 품을 활짝 열고 맞아준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계곡에 숨은 비둘기낭폭포가 나타난다. 주변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주머니 모양이라 붙은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하식 동굴과 협곡 같은 침식지형,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등 다양한 지질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분위기가 신비로워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비둘기낭폭포를 끝으로 연천과 포천에 걸친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연천) / 당포성→임진강 주상절리→전곡리 유적→좌상바위→아우라지 베개용암→재인폭포, ▷한탄강지질공원 여행(포천) / 대교천 현무암 협곡→화적연→멍우리 협곡→산정호수→비둘기낭폭포△1박 2일 여행 코스= 당포성→임진강 주상절리→전곡리 유적→좌상바위→아우라지 베개용암→재인폭포→고대산자연휴양림→숙박→대교천 현무암 협곡→화적연→멍우리 협곡→산정호수→비둘기낭폭포△가는길= 구리포천고속도로 양주톨게이트→동두천교차로→당포성, 구리포천고속도로 신북 IC→초과사거리→대교천 현무암 협곡△주변 볼거리= 교동가마소,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백운계곡, 포천아트밸리, 구라이골 등연천 재인폭포 전경
2018.03.24 I 강경록 기자
 설움의 꽃 '산수유', 설렘으로 피어나다
  • [여행] 설움의 꽃 '산수유', 설렘으로 피어나다
  • 산수유문화관에서 약 600m 떨어진 반곡마을은 대음교를 중심으로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서시천과 반석이 산수유 꽃과 어우러진 곳이다. 대음교 주변으로 산수유나무 군락을 따라 산책로가 나서 산수유 꽃을 만끽하기 제격이다.산수유문화관에서 약 600m 떨어진 반곡마을은 대음교를 중심으로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서시천과 반석이 산수유 꽃과 어우러진 곳이다. 대음교 주변으로 산수유나무 군락을 따라 산책로가 나서 산수유 꽃을 만끽하기 제격이다.지리산 만복대 아래 잡은 상위마을 계곡에 핀 산수유꽃. 상위교를 지나자마자 계곡을 따라 오르거나 마을로 진입하면 산수유나무 군락과 돌담, 시골집이 한데 어울려 정감 어린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전남 구례=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남녘의 산과 들이 향기로워지기 시작했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와 노루귀가 봄소식을 알리더니 이내 남녘은 꽃무릇으로 뒤덮였다. 강마을도, 산마을도 꽃그늘에 잠겨 꽃향기 은은한 아지랑이를 피워올리고 있다. 꽃향기를 따라 찾아간 곳은 전남 구례 산동면의 산수유마을이다. 구례의 봄꽃은 단연 산수유다. 지난주부터 노란 꽃들이 활짝 피어나 4월 초까지 절정기를 맞는다. 개나리처럼 샛노란 빛깔은 아니지만, 노란색 안개가 마을을 덮은 듯 은은한 봄빛이 장관을 이룬다. 여기에 오가는 길에 만나는 옛 정취 간직한 마을들에선 소박하지만, 내력 깊은 볼거리와 이야기들이 기다린다.산수유문화관에서 약 600m 떨어진 반곡마을은 대음교를 중심으로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서시천과 반석이 산수유 꽃과 어우러진 곳이다.◇슬픈 현대사가 담겨있는 ‘산동애가’“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서 피어난다. 그러나 이 그림자 속에는 빛이 가득하다. 빛은 이 그림자 속에 오글오글 모여서 들끓는다. 산수유는 존재로서의 중량감이 전혀 없다. 꽃송이는 보이지 않고, 꽃의 어렴풋한 기운만 파스텔처럼 산야에 번져 있다.(중략) 그래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 가꾸는 꿈처럼 보인다.”소설가 김훈은 수필집 ‘자전거여행’에서 산수유꽃을 이렇게 묘사했다. 산수유꽃을 이처럼 잘 그려낼 수가 없다. 일설에, 산수유는 지금부터 1000년 전 중국 산둥성에서 구례로 시집온 며느리가 가져와서 처음으로 심었다. 산수유마을로 불리는 산동면이라는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각종 한약재로 쓰이는 산수유는 이 동네의 주요 소득원으로 ‘대학나무’로 불린다. 20~30년 전만 해도 산수유나무 두세 그루만 있으면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60%가 산동면에서 나온다. 산수유문화관에서 약 600m 떨어진 반곡마을은 대음교를 중심으로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서시천과 반석이 산수유 꽃과 어우러진 곳이다. 대음교 주변으로 산수유나무 군락을 따라 산책로가 나서 산수유 꽃을 만끽하기 제격이다.산수유 꽃에는 우리 역사의 아픈 과거가 숨어 있다. 여순반란 사건 때 산동면의 부자였던 백씨 집안의 오 남매 중 둘째 딸인 백순례(애칭 부순)는 열아홉 나이에 부역 혐의로 희생됐다. 그의 희생은 집안의 대를 이으려는 어머니 고순옥(1987년 사망) 씨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백씨네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이미 일제 징용과 여순사건으로 목숨을 잃었고, 셋째아들마저 쫓기자 순례를 대신 내놓았다. 그가 처형되기 직전 끌려가면서 스스로 부른 노래가, 1960년대 대중가요로 나온 ‘산동애가’(山東哀歌) 다.“잘 있거라 산동아/너를 두고 나는 간다/열아홉 꽃봉오리 피어보지 못한 채로/까마귀 우는 골에 병든 다리 절며/달비 머리 풀어 얹고 원한의 넋이 되어/노고단 골짜기에 이름 없이 쓰러졌네/ 이 노래를 지은 백순례는 불과 19살 처녀였다. 이 노래에는 당시의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가 그대로 스며 있다.산수유문화관에서 약 600m 떨어진 반곡마을은 대음교를 중심으로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서시천과 반석이 산수유 꽃과 어우러진 곳이다. 대음교 주변으로 산수유나무 군락을 따라 산책로가 나서 산수유 꽃을 만끽하기 제격이다.◇산수유와 돌담, 시골집이 어우러져 천상의 풍경을 만들다이제 산수유 꽃 탐방에 나설 차례다. 산수유마을입구에 자리한 산수유문화관이 들머리다. 문학관 뒤편은 산수유꽃 조형물이 있는 산수유사랑공원으로, 해마다 ‘산수유 축제’의 주무대가 바로 여기다. 여기서부터 반곡·하위·상위마을이 이어진다. 여행객들의 발길이 가장 많은 곳이다. 특히 자리산나들이장터부터 구산공원, 산수유사랑공원까지 산수유 꽃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 둘러보기에 편하다.반곡마을은 산수유문화관에서 약 600m 떨어져 있다. 대음교를 중심으로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서시천과 반석이 산수유 꽃과 어우러진 곳이다. 대음교 주변으로 산수유나무 군란을 따라 산책로가 나 있어 산수유 꽃을 만끽하기에도 제격이다. 곳곳에 산수유 꽃이 흐드러진 풍경을 사진이나 화폭에 담는 사람부터 추억을 남기려는 연인·가족·친구들이 한 폭의 그림이 된다.지리산 만복대 아래 잡은 상위마을 계곡에 핀 산수유꽃. 상위교를 지나자마자 계곡을 따라 오르거나 마을로 진입하면 산수유나무 군락과 돌담, 시골집이 한데 어울려 정감 어린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다시 하위마을을 지나면 상위마을이다. 지리산 만복대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임진왜란 때 피란민들이 들어와 조성한 마을로, 산수유마을에서 가장 높고 깊은 곳에 들어앉았다. 한때 80여 호에 달했다. 하지만 여순사건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남자들이 죽거나 뿔뿔이 흩어지고, 지금은 20여 가구만 남아 산수유를 가꾸고 살아가고 있다. 상위교를 지나자마자 계곡을 따라 오르거나 마을로 진입하면 산수유나무 군락과 돌담, 시골집이 한데 어울려 정감 어린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천상의 풍경이라 할 정도로 눈부신 경관이다.현천마을은 4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 특히 마을 입구의 저수지 현천제는 산책로와 지리산 둘레길이 이어지는 코스인 데다, 원래 저수지에 비치는 산수유 꽃이 아름다워 찾는 이들이 부쩍 많은 곳 중 하나다. 저수지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현천마을의 원색 지붕과 산수유 꽃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마을 곳곳을 이어주는 돌담과 산수유 꽃이 어우러져 봄기운이 가득하다.지리산 만복대 아래 잡은 상위마을 계곡에 핀 산수유꽃. 상위교를 지나자마자 계곡을 따라 오르거나 마을로 진입하면 산수유나무 군락과 돌담, 시골집이 한데 어울려 정감 어린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천 년 전 중국 산동 처녀가 심었다는 ‘산수유’현천제를 따라 산자락을 넘으면 계척마을이다. 지리산온천에서 남원 방면으로 5km 정도 떨어졌다. 이 마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산수유 시목이 있다. 중국 산둥성에 사는 처녀가 시집오면서 씨앗을 가져와 심었다는 전설 속의 나무다. 산둥 처녀의 이야기처럼 1000년 세월을 그대로 담아 해마다 산수유 꽃이 만발한다. 계척마을의 산수유 시목을 할머니 나무라 부른다. 키는 무려 10m를 훌쩍 넘고, 밑동도 느티나무처럼 우람하고 기품있다. 할머니나무도 지금 노란 꽃을 몽실몽실 틔웠다. 시목지 주변에는 한반도와 중국의 지형을 형상화한 만리장성을 쌓아놓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구례 산수유마을 중 계척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유 시목이 있다. 산둥 처녀의 이야기처럼 1000년 세월을 그대로 담아 해마다 산수유 꽃이 만발한다.산수유 아들나무는 수락폭포 가는 길목의 원달리 ‘달전마을’에 있다. 아들나무의 수령은 300년 정도다. 애초 여기에도 산둥성에서 시집온 처녀가 산수유 씨앗을 심었다. 계척마을의 할머니나무와 함께, 인심 좋은 할아버지나무로 불렸다. 과거에는 마을 주민들과 마을을 찾은 보따리장수들이 쉬어가는 곳이었다. 하지만 나무는 오래전에 고사했고, 그 자리에 산수유나무가 새로 올라왔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아들나무다.산수유 씨앗을 가져온 처자가 통일신라 말기 학자인 최치원의 딸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신라 경문왕 당시 당나라에 유학을 갔던 최치원에게 딸이 하나 있었는데, 최치원이 갑작스레 귀국하게 된다. 이후 아버지를 찾아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늘 고향을 잊지 말라며 산수유 씨앗을 손에 쥐여줬다는 이야기다.구례 10경 중 하나인 수락폭포계척마을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가 수락폭포다. 구례 10경 중 하나로, 깊은 산속에서 굽이굽이 흘러온 물줄기가 높이 15m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소리만 들어도 폭포의 위압감은 대단하다. 기암괴석과 울창하게 자라난 수목이 주변을 둘러싸, 폭포 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그래서인지 소리 공부를 위해 다녀간 소리꾼이 많다고 한다. 동편제의 대가인 국창 송만갑 선생도 이곳에서 수련했으며, 폭포 맞은편에는 득음한 자리에 득음정이 세워졌다.지리산 만복대 아래 잡은 상위마을 계곡에 핀 산수유꽃. 상위교를 지나자마자 계곡을 따라 오르거나 마을로 진입하면 산수유나무 군락과 돌담, 시골집이 한데 어울려 정감 어린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여행메모△가는길=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논산천안고속도로 천안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 갈아탄다. 논산분기점에서 익산-포항고속도로를 타고 익산 방향으로 가다가 순천완주고속도로를 갈아타 완주 방향으로 약 30분 가면 오수IC교차로에서 ‘구례, 만원’ 방면으로 들어서 춘향로를 따라 산동교차로까지 직진하면 지리산온천단지가 나타난다.△먹거리= 산동면 상관마을 입구에 있는 옛날집(061-783-3886) 지리산 온천관광지구 내에서도 가장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언뜻 보면 별장처럼 넓은 대지와 수목 흐드러진 곳에 자연산 송이버섯전골과 흑돼지구이, 멧돼지 바비큐, 엄나무백숙, 산수유 오리주물럭을 전문으로 한다. 산동마을 당골식당 ‘산닭구이’는 구례특산물인 산닭으로 한상차림을 차려내는 곳이다. 여기서 산닭구이를 주문하면 산닭구이와 산닭회가 함께 나오고, 마지막에는 산닭백숙과 산닭죽이 나온다.△잠잘곳= 산수유마을 입구에 지리산온천관광단지가 있다. THE-K 지리산가족호텔, 지리산온천랜드 등 다양한 숙박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 중 현천마을 현천제 저수지 앞에 핀 복수초당골식당의 산닭구이는 갓 잡은당골식당의 산닭육회는 갓 잡은 닭에서 가슴살만 발라내 육회로 먹는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2018.03.23 I 강경록 기자
 와인향·국악선율 싣고, 봄기운 품은 보랏빛 열차가 ‘출발’
  • [여행] 와인향·국악선율 싣고, 봄기운 품은 보랏빛 열차가 ‘출발’
  •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영동 국악와인열차를 탄 승객들이 편안한 좌석에 앉아 들판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지나가는 경치를 바라보며 와인을 음미하고 있다.[충북 영동=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영동은 우리나라 최대 포도산지다. 포도재배면적인 2200㏊로 전국 포도생산량의 12.7%에 이른다. 연간 포도생산량은 2만 3000여t. 송이로 따지면 1억 송이 정도라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기후적 특성과 소백산맥 주변 고지대에서 주로 재배해 달고 향이 좋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와인코리아뿐 아니라 포도재배 농가가 와이너리를 갖추고 개성 있는 와인까지 만든다. 어림잡아 영동 와이너리 농가 수는 40여 개에 이른다. 어느 곳을 가든 달콤하고 선명한 보랏빛이 인상적인 명품와인과 함께 다양한 와인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국 유일의 포도·와인특구가 바로 영동인 것이다. 따스한 봄기운을 가득 품은 와인향에 취해 영동으로 열차 타고 떠난다. 지난달 22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영동국악와인열차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는 모습◇1960년대부터 뿌리내린 와인산업영동에 와인산업이 뿌리내린 것은 1960년대다.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포도를 자체적으로 발효, 시음하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그때다. 지금의 와이너리로 육성한 것은 비교적 근래인 2008년 일이지만 ‘101가지 맛과 향이 있는 와인의 고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와이너리가 들어섰으니 그날도 머지않았다고. 품질도 국내 최상급이다. 지난 2013년 대전와인트로피에서 세계 각지 2635종의 와인 가운데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은메달을 땄고, 2015년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주관한 한국와인품평회에서 대상 등 5개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영동의 대표적인 와이너리 중 하나인 블루와인농원의 와인세트그렇다면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포도를 ‘수확’하고 ‘세척’한 후 줄기를 잘라주는 ‘줄기치기’, 손으로 포도를 눌러 껍질과 과육을 분리하는 ‘파쇄’ 과정을 거친다. 이어 잡균을 제거하고 효모가 발효작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아황산을 첨가한 뒤 당도를 측정하고 설탕과 효모를 첨가한다. 이후에는 1차 발효·여과, 2차 발효 과정을 거쳐 100일 뒤면 와인으로 거듭난다. 영동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영동의 와이너리를 들러볼 일이다. 컨추리와인, 도란원, 블루와인농원 등 농가형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면 시음뿐 아니라 구매도 할 수 있다. 영동와인 여행에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이 바로 영동국악와인열차다. 열차는 서울에서 출발해 충북의 영동 사이를 왕복한다. 편안한 좌석에 앉아 들판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지나가는 경치를 느긋이 바라보며 와인 한 잔의 향기에 취할 수 있다. 여기에 열차여행의 낭만까지 더해져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준다. 특히 노선 중간에는 국악공연도 진행하는데 와인과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다. 영동국악와인열차 외관◇열차서 마시는 와인…맛도 기분도 최고열차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영등포역과 수원역을 거쳐 영동역까지 2시간 30분에서 3시간쯤 걸린다. 열차는 기관차와 발전차를 포함해 총 8량, 249석으로 구성했다. 열차 내외부 곳곳에는 와인과 국악이 담겼다. 각 차량의 외부는 자줏빛과 보랏빛 그라데이션, 포도넝쿨, 국악기 등으로 디자인하고 포장했다. 내부는 와인을 즐기기에 최적화했다. 기관차와 발전차를 제외한 6량의 모든 좌석은 와인 고객을 위한 테이블 석이다. 또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와인바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미각과 후각까지 사로잡는다. 여기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인테리어, 전 객차를 연결하는 영상과 음향장비, 호차마다 이벤트 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영동국악와인열차 일반실 내부객차마다 콘셉트도 다르다. 1호차는 가족·연인을 위한 공간이다. 2인실·4인실·6호실은 별도의 방 형태로 오붓한 여행이 가능하다. 2호차·5호차· 6호차는 와인과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2·4인석 테이블을 배치했다. 3호차에는 장애인 전용석과 장애인 화장실이, 4호차에는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와인바를 운영한다. 열차는 가는 길 내내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객차마다 호스트와 소믈리에가 상주해 담당 객차의 와인 서빙과 오락을 책임진다. 어떤 호스트가 탔느냐에 따라 열차의 분위기도 약간씩 달라진다. 손님의 취향과 연령에 따라 순식간에 클럽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7080 라이브 무대가 되기도 한다. 열차에서 내놓는 와인은 총 4가지다. 화이트와인, 드라이 레드와인, 스위트 레드와인, 복분자와인이다. 모두 영동에서 재배한 포도를 원료로 와인코리아에서 만든 100% 국내 와인이다. 한국의 와인 제조술을 재발견할 기회다. 처음엔 이 4가지 와인을 살짝 맛보고, 그다음부터는 각자 취향에 맞는 와인을 원하는 만큼 소믈리에가 객차 안을 돌아다니며 서비스한다. 영동국악와인열차 내 이벤트◇난계 발자취 따라 잠시 쉬어가다열차가 영동에 도착하면 영동 곳곳의 볼거리도 만끽할 수 있다. 난계 박연이 즐겨 찾았다고 전해지는 옥계폭포와 영동시장, 국내 최대 와인생산지인 영동의 농가 와이너리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영동와인열차 상품에는 영동의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포함해 부담도 없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옥계폭포다. 박연이 이곳에서 자주 피리를 불었다고 해서 박연폭포라고도 불린다. 높이 20여m의 시원한 폭포는 겨울 동장군의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두껍게 얼어붙었다. 그 장관에 압도돼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잠시 황홀경에 빠져본다. 이 폭포에는 재미있는 전설도 있다. 옛날 폭포 아래쪽에 양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가 폭포의 멋진 풍경을 방해한다고 마을 사람들이 치워버렸다. 그때부터 마을 남자들이 하나둘 사고로 죽기 시작했는데 이를 이상히 여겨 양바위를 제자리로 옮겨놓으니 더는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인 ‘천고’.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이석제 씨가 15개월 동안 만들었으며,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 7t에 이른다. 이 거대한 북에 수령 150년 이상 된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이 사용됐다고 한다.옥계폭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난계박물관도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들어섰다. 가야금을 비롯한 100여 종의 국악기와 의상을 전시하고 있고, 박연의 삶과 업적을 그래픽과 다오라마로 연출하고 있다. 악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체험실도 마련해 가족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다. 천고(天鼓)도 두드려보자. ‘소망과 염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이석제 씨가 15개월 동안 만들었다.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는 7t에 이른다. 이 거대한 북에 수령 150년 이상의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을 사용했다고 한다. 영동국악체험촌 우리소리관 공연장에서 열린 난계국악단의 상설공연. 난계국악단은 국악과 퓨전국악으로 관광객들엑 아름다운 국악선율을 전하며 인기몰이중이다.◇여행메모△가는길=영동국악와인열차는 매주 화∼토요일 오전 8시 3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한다. 가격은 8만 5000원부터다. 예약·안내는 코레일관광개발 홈페이지나 콜센터에서 가능하다. △먹을 곳=영동의 맛있는 음식도 여행을 즐겁게 한다. 황간면 일원과 영동읍 전통시장 주변에는 ‘올뱅이’(올갱이·다슬기의 충북 방언) 해장국을 파는 음식점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양산면 금강변에는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내놓는 식당이 즐비하다. 손질한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둥글게 놓고 튀긴 다음 양념을 발라 조린 도리뱅뱅이는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바삭바삭 씹히는 맛도 좋다. 쏘가리·동자개·메기 등 갓 잡은 민물고기를 통째로 두 시간쯤 삶은 뒤 국수와 수제비를 넣고 끓인 어죽은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다. 상촌면 일원에 조성된 자연산버섯음식거리에는 다양한 버섯요리를 내는 식당이 10여곳 모여 있다. 영동의 배표적인 와이너리 농원인 블루와인농원에서 와인족욕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2018.03.02 I 강경록 기자
‘패밀리 SUV’의 완벽한 귀환, 현대차 신형 싼타페
  • [타봤어요]‘패밀리 SUV’의 완벽한 귀환, 현대차 신형 싼타페
  • 신형 싼타페. 현대자동차 제공[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현대자동차(005380)의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가 6년 만에 4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그동안 새로 등장한 소형 SUV들의 품질이 대거 높아지면서 싼타페가 속한 중형 SUV의 입지가 많이 좁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현대차는 ‘패밀리 SUV’를 원하는 고객 수요를 더욱 집요하게 파고들어 신형 싼타페를 완성했다. 몸집을 키워 실내 공간 활용성을 늘린 한편, 탑승객을 배려한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보강해 싼타페가 노리는 수요층을 정확히 공략해낸 것이다.신형 싼타페의 진화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사전계약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2.0 디젤 모델을 일산 킨텍스를 출발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돌아오는 약 80km 구간을 시승했다. 차체 크기는 길이 4770㎜, 너비 1890㎜, 높이 1680㎜, 휠베이스 2765㎜다. 이전 세대보다 70㎜ 길어지고 10㎜ 넓어졌다. 휠베이스는 65㎜ 늘어났다. 트렁크 용량도 7인승 기준 125ℓ에서 130ℓ로 늘었다.디자인은 최근 현대차 SUV 제품군만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갔다.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를 상하로 분리한 컴포지트 라이트를 전면에 적용했고, 폭포수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캐스케이드 그릴로 얼굴을 완성했다. 이 때문에 ‘크기만 커진 코나’라는 비아냥 섞인 평가도 나오지만, 쿠페 느낌의 이전 세대보다 더욱 간결해지면서도 SUV스러워진 지붕라인과 수평으로 변화를 준 사이드 캐릭터라인 등은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실내는 큰 특징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무난하다.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편안하고 익숙하다는 뜻이며, 호불호가 갈릴 일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디스플레이의 터치감을 매우 훌륭하며, 시인성도 이전 세대보다 훨씬 좋아졌다. 대시보드를 낮춰 전방 시야각을 넓힌 점도 반가운 일이다. 부분별로 쿠션 강도와 마감재를 달리 적용했다는 시트 착좌감도 몸을 꽉 쥐어주는 느낌은 아니지만 편안함을 더해준다.시승 모델인 2.0 디젤은 자동 8단 변속기와 조합을 이뤄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m의 힘을 낸다. SUV지만 차체만 높을 뿐 주행 감각은 세단을 방불케 하는 편안함의 연속이다. 민첩한 핸들링이나 폭발적인 가속력을 발휘하진 않지만, 대부분 구간에서 여유 있게 차가 가진 힘을 잘 조절해 내보낸다는 느낌이다. 이 때문에 출발부터 저속, 고속 등 전 구간에서 스트레스 없이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국산 SUV로는 ‘국내 최초’로 윈드실드 타입(전면유리 투사형)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내비게이션과 속도, 앞차와의 간격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운전에 도움을 줬다. 애초에 HUD를 적용한 SUV가 국내에 코나(컴바이너 타입)와 싼타페뿐이라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다.운전 중 가장 개선된 느낌을 받은 건 바로 스티어링 휠(운전대)의 민감도와 조작성이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무게감을 바탕으로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시스템의 적극적인 개입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운전자의 손에 부담을 덜어준다. 이전 세대의 LKA보다 한 단계 진화한 버전으로, 차량을 차선 가운데로 유지하는 능력이 더욱 탁월해졌다. 완만한 커브 구간에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아도 안정적으로 차가 움직일 정도로,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장거리 운전 시 굉장히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고속도로에서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까지 켜주면 사실상 ‘반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30초 가까이 앞차와의 간격을 스스로 조절하면서도 직진은 물론 회전 구간까지 차선을 완벽하게 유지하며 차 스스로 주행을 이어간다.‘패밀리 SUV’를 표방하는 만큼 탑승객을 위한 사양도 눈에 띈다. 특히 뒷좌석에 태울 아이들을 배려한 기능이 매우 새롭다. 2열 혹은 3열에 사람이 앉은 상태에서 차 문을 잠그고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소리로 경고를 알린다. 또 뒷좌석에 탑승한 아이들이 차에서 내릴 때 뒤에서 접근하는 차가 있으면 ‘차일드 락(Child Lock)’을 풀어도 문이 열리지 않고 동승객에게 경고를 알리는 안전하차보조도 탑재했다. 이 기능들 모두 현대차가 싼타페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것들이다. 아울러 2열 시트의 슬라이딩 거리를 늘리고 원터치 폴딩과 보조 손잡이 등을 적용해 3열 거주성을 개선했다. 공인연비도 이전 세대보다 개선된 13.8km/ℓ다. 시승을 마친 후 트림에 찍힌 실연비는 이보다 살짝 높은 14.3km/ℓ로 나왔다. 웬만한 소형차 못지않은 수준의 연비 효율성으로, 경제성을 중요시하는 패밀리 SUV 고객들에게 또 다른 매력이 될 듯하다.판매가격은 시승 모델인 2.0ℓ 디젤의 경우 2895만원부터 시작하며, 2.2 디젤은 3410만원부터, 가솔린 2.0 터보는 2815만원부터 시작한다.
2018.03.01 I 노재웅 기자
'사는 일'을 그리고 '풍경'이라 읽는다…3색 예감
  • '사는 일'을 그리고 '풍경'이라 읽는다…3색 예감
  • 설종보의 ‘범일동: 교통부구름다리’(2015). 이미 사라지고 없는 범일동 옛 하천변의 추억을 가져왔다. 설 작가는 보름달·가족·동네·꽃 등 따뜻한 소재로 차마 떠나 살 수 없는 정겨운 풍경을 담아낸다(사진=선화랑).[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 사람은 ‘사는 일’을 좇아 여행을 한다. 어느 동네에 이르러 가장 따뜻한 이야기를 듣고 가장 편안한 장면을 포착한다. 다른 한 사람은 검은 먹으로 빛을 만든다. 삐죽한 산과 고요한 강조차 빛이 없으면 의미없다고 한다. 그이에겐 빛이 곧 ‘사는 일’이다. 또다른 한 사람은 하루하루 ‘사는 일’을 상상한다. 산책을 하고 휴가를 떠나고 사유하는 일까지 상상의 세계에서 꾸려낸다. 여기 ‘사는 일’ 자체가 풍경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이 펼친 ‘2018 예감전’에 나선 3명의 작가다. 해마다 ‘예감 좋은’ 젊은 작가를 선정해 오늘의 작업을 내보이고 내일의 성장을 가늠하는 자리다. 2004년부터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굳이 작가의 나이를 꼽지 않고 깊이만 내려다봤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관행을 털면서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던 올해의 작가는 설종보(53), 홍푸르메(52), 김민주(36)다. ‘재해석된 풍경’이란 테마 아래 나란히 세웠다. 선화랑의 ‘2018 예감전’에 선정된 작가 홍푸르메(왼쪽부터)·김민주·설종보가 김 작가의 ‘게으른 산책’(2014) 앞에 나란히 섰다. 3인 작가는 ‘재해석된 풍경’이란 테마 아래 세상 어디에도 없으나 세상 어디라도 닿을 수 있는 통로를 ‘사는 일’ 하나로 만들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들의 ‘풍경’을 위해 화랑 전관을 할애했다. 한 층씩 한 작가의 개인전처럼 꾸며 45점을 내놨다. 시선과 방식, 개성과 생각이 완전히 다른 그들만의 3인3색에 계단을 놓은 셈이다. 그럼에도 공통점이 있다. ‘산다고 그리고, 풍경이라 읽는다’는 것. 세상 어디에도 없으나 세상 어디라도 닿을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졌다. ‘사는 일’ 하나로. △차마 떠날 수 없는 정겨운 풍경…설종보 어두운 밤을 비추는 보름달. 가족은 귀가 중이거나 밤마실에 나섰다. 계절마다 다른 꽃이 동네 색을 바꾸고 눈이 내려도 삭막하지 않다. 벗은 몸을 드러낸 나무까지 정겨우니까. 작가 설중보의 그림은 따뜻하다. 보름달·가족·꽃·동네·눈·나무 등을 키워드 삼아 푸근한 정경을 뽑아낸다. 이 장면을 찾아 그는 떠난다. 고향인 부산의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강릉·인제·제주 등을 오간다. ‘사진으로 담은 어딘가’ 싶지만 이 중 절반은 이미 없다. ‘범일동: 교통부구름다리’(2015)의 구름다리나 하천변 상가는 벌써 사라진 명물이고, ‘겨울 안창마을’(2015)의 섬처럼 보이는 동네는 부산의 산복도로 형식을 극대화한 형태다. ‘서산 간월암: 달밤바다’(2016)는 봄밤의 간월암을 유토피아처럼 만들었다. 설종보의 ‘겨울 안창마을’(2015). 섬처럼 보이는 동네는 부산의 산복도로 형식을 극대화한 형태다(사진=선화랑).한때는 도시노동자·소시민의 척박한 현실을 그렸단다. 그러던 작가가 어느 순간 달라졌다. “불편한 현실을 직접 표현하기보다 희망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함을 거둬내고 온기 품은 색감으로 가족을 담아내려고 했다.” 설 작가의 풍경은 사실적이지만 사실적이지 않다. 원근파괴, 구도파괴가 크다. 한국화인 양 큰 배경에 작게 박은 인물도 그렇거니와 가족이 다 모인 집은 터질 듯 좁고 꽃더미에 묻힌 나무는 곧 쓰러질 듯하다. 게다가 그의 인물은 하나같이 미소를 띠고 있다. 그 앞에서 작가는 “달이 해보다, 밤이 낮보다 편안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맞다. 달과 밤은 휴식이니까. 결국 이런 말을 하고 싶었나. ‘세상은 바뀌어도 사람은 산다, 달은 뜨고 꽃은 피고.’ 그것이 기억이든 희망이든. 작가 설종보가 자신의 작품 ‘부산 청사포: 밤고둥잡기’(2016) 앞에 섰다. 등불을 들고 고둥을 잡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어두운 현실에서도 여전히 희망을 찾는 이들을 봤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일필휘지가 띄운 장엄한 풍경…홍푸르메 화선지를 내리누른 건 몇줄의 굵은 붓선. 그런데도 눈앞에 산이 섰다. 숲이 보인다. 강물이 찰랑이고 물풀이 흔들린다. 이내 바람까지 잡아내더니 흐르는 구름을 멈춰 세운다. 작가 홍푸르메는 먹 작업을 한다. 오로지 먹의 농담만으로 광활한 세상을 빚어낸다. 그저 ‘수묵화’로 단정하기엔 좀 섭섭하다. 묘사가 아니라 성찰이니까. ‘여백과 절제’로 가두기도 편치 않다. 그이의 붓이 비켜간 부분은 여백이 아니고 빛이니까. 표현을 아낀 절제가 아니라 이미 다 쏟아부은 거니까. 홍푸르메의 연작 ‘일기일회’(At This Moment·2017) 중 한 점. 홍 작가는 몇 줄의 굵은 붓선으로 일필휘지의 장엄한 풍경을 빚어낸다(사진=선화랑).홍 작가에게 잔챙이 붓질은 없다. 거대한 종이에 거대한 붓으로 거대한 풍경을 만든다. ‘일필휘지’란 수식이 붙는 이유다. 일필휘지는 자신감이다. 숨 한 번 고르고 단번에 내리칠 수 있다는 자신감. 그이의 고집스러운 작업은 종이와 붓을 까다롭게 고르는 일부터 시작한다. 붓과 화선지, 배접지까지 ‘우리 것으로 특별제작’해 조달한단다. 궁합을 맞추느라 손에 닿는 종이와 붓은 모두 다 써봤다고 해도 될 정도다. “조형이나 형태에 어떻게 가깝게 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지만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을지 모른다. 작가에게 조형은 빛이고 형태는 면, 다시 말해 작품의 전부니까. 홍푸르메의 연작 ‘일기일회’(At This Moment·2017) 중 한 점. 오로지 먹만으로 지름 146㎝의 원을 빛과 어둠으로 채워냈다(사진=원화랑).그러다 보니 ‘인기 없는 동양화’를 위한 돌파구가 보이더란다. “역지사지가 떠오르더라. 내가 컬렉터라면 이런 그림을 사고 싶겠나 하는.” 전통을 품되 먹향과 먹빛이 도드라지는 방법을 고안했다. 수고가 헛되지 않았는지 그이는 이제 유럽과 미국·러시아 등에서 ‘예의주시’하는 작가다. 전시에는 연작 ‘일기일회’(At This Momemt·2017)와 ‘500마일’(2016) 등을 내놨다. 간혹 남성작가의 작품으로 오해를 받는다며 웃는다. 굳이 성별을 따지자는 게 아닐 거다. 흔들리지 않는 ‘선 굵은’의 다른 말일 테니. 작가 홍푸르메가 자신의 작품 ‘일기일회’(At This Moment·2017) 연작 중 한 점 앞에 섰다. 홍 작가는 오로지 먹의 농담만으로 광활한 세상을 탐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발칙한 상상이 만든 위트있는 풍경…김민주 참 발칙한 상상력이 아닌가. ‘게으른 산책’(2014)이란다. 훌훌 옷을 벗어던진 이가 숲으로 들어가 숲으로 나오는 소풍을 감행한다. 나무숲 틈으로 삐죽이 손을 내 책장을 넘기고 과일을 따고, 발끝으로 물을 튕긴다. 먹과 여린 채색으로 작업한 가로 435㎝ 대작. 사계절 신선놀음 같기도 하고 맨몸으로 와서 맨몸으로 떠나는 인생으로도 보인다. 작가 김민주 역시 즐기는 소재가 있다. 작은 배, 삿갓 쓴 나체의 인물, 나무·물·그물, 여기에 최근 등장시킨 책상·책꽂이 등. 이들을 엮어 조화로운 풍경을 꾸려내는 거다. 하나하나는 친숙하지만 ‘정상’은 아니다. 고기잡이 그물은 한쪽이 터져 있고(‘빈 배 가득 밝은 달만’·2014), 산 중턱에 꽂힌 배(‘사유의 섬’·2017), 세상에선 볼 수 없는 정체불명의 나무(‘사유의 숲’·2017) 등. 평범한 연립주택은 쉬는 집(휴가·休家)이 됐다(‘휴가’·2012). 3층에서 시작한 폭포가 2층을 거쳐 1층까지 이어지는. 김민주의 ‘휴가’(休家·2012). 평범해 보이는 연립주택을 쉬는 집으로 바꿔놨다. 집 안에 들인 나무·물·배·삿갓 쓴 나체의 인물은 김 작가가 즐겨 옮겨오는 소재다(사진=선화랑).김 작가의 장기는 편안함이다. 노동집약적인 세세한 묘사, 압도적인 규모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지 않는다. 김 작가는 “누구라도 어디쯤에 들어갈 수 있는 그림을 그렸다”고 말한다. 그렇게 산책도 시키고 배도 태우고 휴가도 보냈다는 얘기다. 위트와 섬세함을 첩첩이 쌓은 그림을 그리며 김 작가는 일탈을 꿈꾸기도 했나 보다. “배야 이동하는 수단이지만 잠시 머물기도 하고 흘러가기도 하고. 그물을 터놨으니 잡힌 물고기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전시는 3월 10일까지다. 작가 김민주가 자신의 작품 ‘빈 배 가득 밝은 달만’(2014) 앞에 섰다. 김 작가는 작은 배, 삿갓 쓴 나체의 인물, 나무·물·그물, 여기에 최근 등장시킨 책상·책꽂이 등을 엮어 편안함을 무기로 조화로운 풍경을 꾸려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8.02.26 I 오현주 기자
"00주세요"…'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기한 맥주 지식
  • "00주세요"…'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기한 맥주 지식
  • 롯데주류는 지난해 11월 10일 ‘피츠 수퍼클리어’의 첫 수출 물량을 선적하고 12월 초부터 중국 상해 지역을 시작으로 현지 판매를 시작했다. 모델들이 ‘피츠 수퍼클리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롯데주류)[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그냥 맥주 말고 00맥주 주세요.” 최근 오비맥주가 모바일 리서치 업체 ‘아이디인큐’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젊은이들은 맥주 주문 시 특정 브랜드를 꼭 집어 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대 소비자 음주 행태’ 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79.5%)은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 이름으로 맥주를 주문한다고 답했다. 특정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저관여’ 제품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맛과 품질·경험 등을 따져 취향과 주관 등 선호도를 적극 표현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맥주 브랜드에는 역사와 철학, 맛의 특징 등이 담겨 있다. 브랜드에 담긴 속 뜻을 알아둔다면 술자리에서 ‘맥·잘·알’(맥주를 잘 아는 사람)로 매력을 뽐낼 수도 있다.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담은 ‘로컬 맥주’지역의 이름을 브랜드 명으로 그대로 가져온 로컬 맥주들은 지역색을 살린 제품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특색 있는 맛을 전달하고 있다. 독일 정통 밀맥주 ‘에딩거’(Erdinger)가 대표적이다. 독일의 지역명인 에딩(Erding)에 ‘~로부터’라는 뜻의 독일어 ‘er’을 합친 이름이다. 에딩거는 예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한 에딩 지역의 최대 규모 밀맥주 양조장에서 독점으로 제조하는 지역 대표 맥주로, 원료 역시 인근 지역인 세계 최대 홉 생산지 할러타우 지역의 홉만을 사용해 130년째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딩 지역 대표 맥주 축제인 ‘헙스트페스트’(Herbstfest)도 매년 개최하며 지역의 맛과 문화를 동시에 전파하는 진정한 로컬 맥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카고 로컬 수제맥주인 구스아일랜드는 시카고강 위의 ‘거위섬’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특징을 반영해 ‘구스아일랜드’로 이름 붙였다. 클래식 5종이라 불리는 구스아일랜드의 대표 맥주 5개 중 하나인 ‘312 어반위트에일’은 시카고의 지역번호 ‘312’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출신’을 강조했다. 또 모든 제품의 양조에 가장 중요한 원료인 물 역시 시카고 내에서 정수 처리를 거친 물만 사용해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로 자리매김 했다. ◇창립자의 이름과 함께 브랜드 역사를 써 내려가다창립자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맥주들도 있다. 하이네켄은 창립자 ‘헤라흐트 아드리안 하이네켄’의 이름에서 제품명을 따왔다. 현재까지도 하이네켄이 처음으로 제품을 생산할 당시 개발한 ‘하이네켄-아’(Heineken-A) 효모를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등 제품 곳곳에 창립자의 초심이 묻어 있다. 뿐만 아니라 하이네켄이 최초로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네덜란드의 양조장을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하며 창립자와 함께 해 온 브랜드의 역사와 업적을 유산으로 기리고 있다. 일본 맥주 산토리도 제품명에 창립자의 이름과 브랜드 역사가 녹아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창립자 ‘토리 신지로’가 일본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출시하며 기존 제품인 포트와인의 색을 태양에 비유해 선(Sun)이라 하고 자신의 성 ‘토리’를 붙여 판매했다. 성장 이후, 회사명을 산토리로 변경하며 맥주 분야로 진출, 회사 이름이 곧 제품인 산토리 맥주는 제품력을 인정받아 대표 제품으로 창립자의 이름을 빛내게 되었다. ◇자랑거리 가득 담은 ‘옹골찬’ 네이밍국내 맥주 브랜드들은 제품의 강점을 담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낄만한 쉽고 강렬한 단어로 재구성해 제품명을 각인시키는 경우가 많다. 카스는 생기 넘치고 톡 쏘는 특유의 맛을 표현하면서 제품의 기술력과 강점을 담았다. 빙점여과(Cold filtering)·최첨단 기술(Advanced technology)·부드러운 맛(Smooth taste)·소비자 만족(Satisfying feeling)에서 앞 글자를 따와 지었다. ‘작은 폭포’를 뜻하는 ‘캐스케이드’(Cascade)에서 영감을 받아 폭포가 주는 시원한 느낌과, 음료를 마실 때 나오는 감탄사 및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해 맛과 뜻을 이름에 모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클라우드는 100% 몰트로부터 비롯되는 밀도 있고 풍성한 거품이 뭉게구름(Cloud)을 연상케 한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으로, 제품의 특장점을 이름으로 표현한 경우다. 숙성 원액에 물을 타지 않고 그대로 발효 원액을 담아내는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 국내 대표 맥주가 되겠다는 브랜드의 일념을 나타내기 위해 클라우드(Cloud)의 첫 글자 ‘C’ 대신 ‘KOREA’의 ‘K’를 사용해 자긍심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네임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스토리를 알고 마시면 맥주를 더욱 맛있고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02.24 I 이성기 기자
하와이 4개섬에서 보내는 인생 최고의 여행
  • 하와이 4개섬에서 보내는 인생 최고의 여행
  • 포시즌스 오아후가 새로 선보인 ‘하와이 바이 포시즌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하와이 4개 섬 있는 포시즌스 초호화 리조트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상품이 나왔다.하와이 오하후 섬 서쪽 해안에 위치한 포시즌스 리조트 오하후 앳 코올리나(이하 포시즌스 오하후)는 하와이 전역에 위치한 다른 포시즌스 리조트와 손잡고 ‘하와이 바이 포시즌스’ 패키지를 선보인다.이 패키지는 포시즌스 오아후를 포함해 마이우 섬의 ‘포시즌스 리조트 마우이 앳 와일레아’, 하와이아일랜드의 ‘포시즌스 리조트 후알랄라이’, 라나이 섬의 ‘포시즌스 리조트 라나이’ 등 포시즌스 하와이안 컬렉션이라 불리는 총 4곳의 포시즌스 리조트가 함께 기획한 최고급 하와이 여행 상품이다.‘하와이에서 보내는 인생 최고의 여행’을 테마로 12일간 하와이 4개 섬에 있는 포시즌스의 초호화 리조트에서 숙박할 수 있으며, 각 리조트의 개성이 담긴 호화스러운 맞춤형 여정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하와이 로컬 장인과 숨겨진 명소를 만날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또 하와이 천연 원시림을 뚫고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와 용암 지대의 검은 모래밭 해변 위를 비행하는가 하면, 하와이 장인들이 직접 안내하는 여행 코스와 포시즌스 총주방장이 유기농 식재료로 선보이는 하와이식 정찬 요리를 맛보는 등 각 섬이 선사하는 가장 깊이 있는 문화와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패키지는 4인 기준으로, 각 리조트에서 3박씩 머무는 일정이다. 섬 간 이동은 포시즌스 전용 헬리콥터 또는 제트기로 제공한다. 가격은 미화 6만 5000달러부터다.한편, 포시즌스 호텔 앤 리조트는 하와이 4개의 섬에 총 5개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각 섬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포시즌스 리조트 하와이는 최고급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2018.02.21 I 강경록 기자
 겨울을 보내고 제주는 먼저 봄을 틔운다
  • [여기어때] 겨울을 보내고 제주는 먼저 봄을 틔운다
  • 산방산 유채꽃[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연일 시베리아 한파가 몰아치면서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제주는 이제 봄을 이야기한다. 봄이 피어나는 2월의 제주를 구석구석 찾아가보자. 제주관광공사는 ‘겨울을 보내고, 제주는 먼저 봄을 틔운다’라는 테마를 주제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가장 먼저 봄을 만나는 제주에서 2월에 만나봐야 할 10가지를 추천한다”며 “2월 제주에서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따뜻한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홍동 지장샘◇훈훈한 바닷바람 맞으며 마을 마실 ‘서홍동마을’ 100년의 세월동안 진한 감귤 향기를 품고 있는 마을. 훈훈한 바닷바람과 맑은 물, 그리고 따뜻한 햇살이 만들어내는 서홍동 마을이다. 이 마을은 제주 최초의 온주밀감 탄생지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인 만큼 마을 곳곳에서 짙은 세월의 향기도 가득하다. 서홍동이라는 이름은 사방이 봉우리로 둘러져 있어 지형이 화로(爐)모양 같다고 하여 홍로(烘爐)라 했다. 고려말 충열왕 26년에 홍로현청관가가 개설되었고, 광해군 1년 동·서 양리로 분리되어 서홍로리, 조선말 고종 32년 서홍리로 기록되어 있으며, 최근(1967년)에 와서 서홍1리, 그리고 1981년 서귀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서홍동으로 명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문헌기록에 앞서 고려 예종년간(1105년 ∼ )에 술사 호종단(胡宗旦)에 의한 지장샘 설화가 전래되고 있어, 그 연대에 벌써 취락이 형성되어 있음을 짐작케 한다.역사의 유적들로는 대궐터, 솔대왓, 향교 가름, 외왓(瓦田)등이 있고, 마을앞이 허하다 하여 흙으로 토성을 쌓은 위에 1910년 심은 소나무가 이제는 서귀포의 명물로 꼽히고 있으며, 국내최초의 감귤시원지, 분토전 등이 있어 선인들의 맥박과 숨결을 느낄 수 있다제주에서 보기 드문 대나무 숲길로 조성된 들렁모루 산책길을 따라 오르면 서귀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홍팔경’ 으로 꼽히는 들렁모루 정상에서 바라보는 푸른 바다는 언덕을 오른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특별한 선물이다. 지혜의 샘 지장샘, 마을을 지켜주는 흙담솔, 제주를 키워낸 온주밀감나무, 고인돌을 닮은 들렁모루를 포함해 서홍동 마을에는 8곳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 봄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서홍동 마을 구석구석을 탐닉해보자4·3유적지 ‘곤을동’◇잃어버린 마을의 노래 ‘섯알오름, 곤을동, 무등이왓’봄을 맞이하는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없지만, 차분함과 경건함이 짙게 깔린 유적지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섯알오름은 제주 4.3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단숨에 정상에 도달하는 작은 오름이지만 가파도와 마라도, 산방산까지 조망할 수 있어 탐방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섯알오름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내려오며 희생자를 위한 추모비에서 짧은 묵념으로 그날의 아픔을 위로해보자.집터였음을 알 수 있는 올레와 돌담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곤을동은 해안 산책로로 조성한 20분 정도의 짧은 코스로 둘러볼 수 있다. 70년전 그대로 시간을 잃어버린 무등이왓 또한 한적히 걸으며 옛 제주를 느낄 수 있다. 마을의 형세가 춤을 추는 어린아이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무등이왓 마을이지만 4.3 와중에 마을이 전부 전소되어 현재는 터만 남아있다. 왕복 2시간 정도의 4.3길을 걸으며 무등이왓의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사계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산방산(사진=강경록 기자)◇봄을 서두르는 유채꽃 ‘산방산, 섭지코지, 성산일출봉’겨울의 끝자락, 유채의 노란 꽃 몽우리가 얼어있던 마음을 녹인다. 봄이 반가운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의 으뜸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꽃들과의 만남이 아닐까. 산방산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피어난 노란 유채꽃밭은 인생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인기가 많다. 조금 특별한 유채꽃을 만나고 싶다면 섭지코지도 좋다. 섭지코지 하얀등대에서 내려다보는 해안절벽과 유채꽃밭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성산일출봉 근처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을 만날 수 있다.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좋지만, 주변에 위치한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노란 유채꽃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강정천 멧부리 산책로◇강정천 바다가 만나는 아름다운 길 ‘강정천 멧부리 산책로’ 삶이 신비로운 이유는 시작과 끝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강정천과 강정바다가 만나 ‘영원’을 이루는 멧부리는 그래서인지 더욱 아름답다. 제주의 화산이 만든 토양은 물을 가둬두지 못하고 지하로 내려 보낸다. 물을 머금지 못하고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제주의 일반적인 하천과 달리, 강정천은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른다.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 멧부리 산책로를 걷다보면 천천히 다가오는 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강정천 하천 바닥을 따라 걷는 하천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강정천의 맑은 물이 폭포를 이루며 강정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범섬에 걸린 해는 연신 셔터를 누르게 한다. 하천 바닥을 따라 걸을 땐 돌에 미끄러질 수 있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탐라국 입춘굿◇신들의 축제로 미리 맞이하는 봄 ‘탐라국 입춘굿’제주는 1만 8천의 신들이 살고 있는 신들의 고향이라 한다. 가장 외진 변방의 섬으로, 척박한 땅과 태풍과 큰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은 제주에는 전지전능한 신이나 조상에게 의지하고자 비는 것이 생활의 방편이었다. 탐라국 입춘굿은 지상에 있는 신들의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이 끝나고 하늘의 새로운 신들이 오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과 관, 무속이 하나 되어 진행했던 축제다. 탐라국입춘굿은 1월 25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2월 2 ~ 4일 3일간 본굿이 치러진다. 2월 2일(금)은 입춘맞이 거리굿을, 3일(토)은 열림굿, 입춘 당일인 2월 4일(일)은 본굿인 입춘굿이 진행된다. 누구나 함께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축제로 소원지 쓰기와 전통탈 만들기 등 다채로운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한, 축제기간 동안 관덕정 마당에서는 입춘천냥국수와 향토먹거리를 맛 볼 수 있다.수줍게 얼굴을 내민 ‘동백꽃’◇빨간 동백꽃의 버선발 마중 ‘따라비오름, 선흘 동백동산’봄을 기다리는 볼 빨간 동백꽃의 모습이 수줍게 고백하는 볼 빨간 소녀의 얼굴처럼 귀엽기만 하다. 빨간 동백꽃은 수줍게 한 곳에서 군락을 이루며 기다리고 있다. 따라비오름을 오르기 전 누런 들판에서 발견하는 동백군락에서 인사를 나누면 오름을 오르는 내내 그 향긋함이 조용히 따라나선다. 람사르습지를 품은 선흘 동백동산에서 볼 수 있는 빨간 동백은 겨울의 마지막과 봄의 경계에서 우리를 설레게 한다. 우리는 조용히 눈으로 겨울의 빨간 동백꽃을 내 마음에 저장한다.설을 준비하는 제주의 오일장◇설을 준비하는 바쁜 손길을 만나다 ‘서귀포 오일장, 제주시 오일장’ 5일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 그리고 얇은 지갑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웃음, 오일장에서 바쁘게 설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봄처럼 훈훈하기만 하다. 한 손에는 따뜻한 옥수수를 쥐고 여행객이 아닌 제주 도민의 모습으로 오일장을 즐겨보자. 4일과 9일 열리는 서귀포 오일장과 2일과 7일 열리는 제주시 오일장에서 따뜻한 국밥으로 허기도 달래고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사람 사는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제주신화월드 아이스링크◇따듯한 겨울 액티비티 ‘제주신화월드 아이스링크’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기 위해 찾은 제주지만 끝나가는 겨울이 아쉽게만 느껴진다면, 겨울 스포츠를 즐겨보자. 올 겨울 제주에 개장한 유일한 아이스링크장인 신화테마파크 야외 아이스링크에서는 떠나가는 겨울을 잠시 붙잡을 수 있다. 제주의 밤을 밝히는 루미나리에의 화려한 조명과 함께 은반위의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동계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 매일 밤 금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아이와 함께 즐거운 추억 만들기에도 제격이다.제주신화월드 아이스링크장은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3월 2일까지 아이스링크장을 이용할 수 있다. 브락캠퍼스◇상상을 초월하는 또 다른 세상 ‘플레이 박스 VR, 브릭캠퍼스’아직은 차가운 바람에 아이의 두 볼이 붉게 물들었을 때,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가상현실(VR) 체험존인 플레이박스 VR 에서 제주의 하늘을 날아보자. 성산일출봉, 외돌개 등 제주의 주요 관광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항공투어 ‘제주 하늘을 걷다’와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을 배경으로 즐기는 ‘제주윈드코스터’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무한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이 또 한 곳 있다. 도깨비도로 초입에 위치한 브릭캠퍼스는 브릭 예술가가 될 신입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브릭캠퍼스의 입학생들은 브릭 아티스트 40여 명이 제작한 250여 점의 작품을 만난다. 초대형 브릭 모자이크 캔버스를 가득 채우거나 80만개의 브릭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자. 캠퍼스 곳곳을 누비다보면 어느새 브릭 예술가로 캠퍼스를 졸업 하게 된다.제주 전통주 ‘고소리술’◇몸을 따뜻하게 덥혀줄 제주의 전통주 ‘고소리술’아직은 쌀쌀한 2월 제주의 전통주 한잔으로 몸을 따뜻하게 덥혀준다면 어느새 몸은 따뜻한 봄을 느낀다. 술을 만드는 그릇의 제주방언인 고소리에서 만든 고소리술은 오메기떡에서 만들어진 오메기술을 다시 증류하여 1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 술이다. 제주 어머니의 척박한 삶을 술 한 잔으로 따뜻하게 다스리며 살았던 제주인의 삶이 녹아 있는 선물. 제주의 고소리술. 고즈넉한 제주의 밤, 친구와 연인과 함께하는 저녁 제주 고소리술 한 잔으로 여행의 피로를 다독여보자.
2018.01.27 I 강경록 기자
경기도시공사, 동탄2신도시 입주간담회
  • 경기도시공사, 동탄2신도시 입주간담회
  • [수원=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경기도시공사가 25일 동탄고덕사업단 대회의실에서 동탄2신도시 동탄자이파밀리에 입주민 대표회, 건설사(GS건설) 현장대표등과 함께 첫 번째 ‘입주지원간담회’를 가졌다.동탄2신도시는 경기도시공사와 LH공사가 공동사업시행하는 신도시로 경기도시공사 시행구간은 올 3월 입주를 시작한다. LH공사 시행 구간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사진=경기도시공사공사는 경기도시공사 구간의 첫 입주 고객 불편사항 파악 및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 입주지원간담회를 가졌다. 논의된 주요 내용은 경기도시공사 구간내 공동주택입주계획, 학교건립계획, 호수공원 및 녹지조성계획, 입주지원 등이다.경기도시공사 구간에서 올 3월 동탄자이파밀리에를 시작으로 올해 총 8671세대 입주하며 오는 2022년까지 3만2528세대가 입주한다.경기도시공사 구간내에는 초등학교 6개 등 총11개교가 건축중이다. 올해는 2개교가 개교하고, 나머지 9개교는 순차적으로 개교한다.동탄 호수공원은 21만평 규모로 5월 조성완료 예정이다.입주민 주요 요청사항인 수위상승민원등 17건은 ‘시민과 함께하는 동탄호수공원 협의체’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 보완공사중이다. 호수공원 상부에는 폭포2개소 및 실개천, 물놀이시설 등을 설치한다.공사는 기존 동탄홍보관을 리모델링해 3월부터 입주지원안내센터로 활용한다.입주자대표회에서는 단지 전면부 녹지 조기조성, 자전거도로 안전난간 설치, 교통약자를 위한 경사로 설치, 육교 연결계단 안전난간설치, 둘레길 조성에 따른 사생활침해문제, 안전을 위한 CCTV, 공원보안등 추가설치, 장지천 조기 조성 및 물놀이 시설 등을 요청했다.공사는 오는 3월 입주시 불편사항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2018.01.25 I 김아라 기자
 '뜨거운 겨울 동화속으로' 雪來는 춘천여행
  • [여행] '뜨거운 겨울 동화속으로' 雪來는 춘천여행
  • 엘리시안강촌 스키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매서운 동장군이 드디어 싸늘한 본색을 드러냈다. 선뜻 집 밖에 나서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렇다고 마냥 움추러들 수만은 없다. 차라리 용감하게 뛰쳐나가는 게 낫다. 추위에 맞설 수 있는 이즈음 여행테마가 괜찮다. 스키와 스노보드가 대표적이다. 미끄러지듯 설원을 가로지르며 즐기다 보면 어느새 추위에 엉켰던 몸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얼음벽을 오르며 겨울을 이겨내는 방법도 있다. 새하얀 얼음으로 도배한, 깎아지를 듯한 빙벽을 한걸음 한걸음 딛고 정상에 오른다. 이만한 묘미가 따로 없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강원 춘천이다. 겨울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설원을 가로지르는 스키어◇겨울레포츠의 꽃 스키 & 스노보드겨울레포츠의 꽃은 역시 스키와 스노보드다. 추위에 맞서 건강한 겨울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춘천에는 스키장이 딱 한군데 있다. 엘리시안 강촌 스키장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접근성’이다. 용산역에서 준고속열차인 ITX 청춘열차를 타면 스키장 바로 앞 백양리역에서 내릴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해도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스키장이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에만 20개 노선에 110개의 정류장에 정차한다. 스키장에 도착했다면 각자 실력에 맞게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다. 엘리시안 강촌 스키장은 실력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슬로프를 구비하고 있다. 총 8개의 슬로프가 초·중·고급자용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 초·중급자용은 7개 면이다. 강원 산악지형의 계곡과 능선을 연결한 형태로 급경사와 완경사가 골고루 섞여 다이내믹한 활강이 가능한 것이 여기만의 강점이다. 가장 인기 있는 슬로프는 중급자용인 ‘페가수스’다. 완경사와 급경사의 완벽한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약 840m 정상까지 리프트로 올라가서 삼악산 방면으로 내려오는데, 처음에는 북한강과 수려한 산등선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하다. 하지만 500m 지점을 지나면서부터는 급경사로 이어진다. 초반부에서는 카빙스키 기술 중 롱턴을 연습하기 좋고, 하단 급경사 구간에서는 숏턴과 미들턴을 연습하기에 좋다. 초보자라도 스키장을 즐길 수 있다. 국내 스키장 대부분은 초보자를 위한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엘리시안 강촌 역시 리프트·장비임대·중식·셔틀버스·보험가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수준별로 프로그램을 세분화한 것도 이곳의 강점인데, 올 시즌 가장 큰 변화는 초보자 슬로프에 무빙워크를 새로 놓은 것이다. 스키장은 초보자들이 편리하게 스키를 배우고 즐길 수 있게 한 세심한 배려라고 소개한다. 여기에 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을 위한 썰매 슬로프도 갖추고 있다. 높이 50미터의 구곡폭포 빙벽을 오르고 있는 클라이머◇높이 50m에 이르는 거대한 빙벽 ‘구곡폭포’남산면 강촌리에 자리한 구곡폭포는 한겨울 장관을 연출한다. 한여름 시원스럽게 쏟아 붓던 물줄기가 동장군의 위세에 거대한 빙폭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아홉 굽이를 돌고 돌아 흘러내린다 해서 붙여진 구곡폭포는 겨울에도 내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국내서 손꼽히는 빙벽등반 명소로 주말이면 빙벽등반을 위해 몰려든 클라이머로 폭포 주위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구곡폭포는 강촌역에서 3㎞쯤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걸어서도 1시간 남짓 거리라 부담스럽지 않다. 자가용이나 시내버스를 이용한다면 구곡유원지 주차장에서 차를 세우거나 하차해야 한다. 이곳 매표소부터 구곡폭포까지는 약 1㎞, 걸어서 20분 거리다. 폭포까지 가는 길에는 ‘끼·꾀·깡’ 등 9개 단어를 테마로 한 이정표가 있어 재미를 더한다. 길섶으로 늘어선 돌탑을 지나 깊은 계곡으로 들어서면 시베리아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폭포가 장엄한 기둥을 만날 수 있다다. 구곡폭포다. 높이만 무려 50m에 이르는 거대한 폭포다. 사실 구곡폭포는 인공폭포와 다름없다. 겨울에는 폭포수의 계류가 거의 없어서다. 자연적인 빙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춘천시가 직접 물을 끌어와 인공빙벽을 만든다. 비록 인공빙벽이지만 하늘벽 바위를 거느린 자태는 여전히 웅장하고 멋스럽다. 암벽을 뒤덮은 얼음기둥은 그늘진 암벽에 걸려 있어 한번 추위가 몰아치면 이듬해 봄까지 녹는 법이 없다. 겨울이 깊어갈수록 새로 내려오는 계곡수와 끌어온 물이 얼어붙어 빙벽은 더욱 두툼해진다. 영하 20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춘천의 남이섬을 찾은 관람객들이 겨울을 만끽하고 있다.◇겨울낭만 명소 ‘남이섬’겨울 춘천의 낭만에 ‘남이섬’이 빠질 수 없다. 강촌에서 서울 방향으로 10여㎞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들머리는 남이섬 선착장이다. 여기서 여객선 ‘탐나라호’가 매일 아침 엄청난 굉음과 함께 단단한 얼음을 깨부수며 북한강 상류를 둥둥 오간다. 마치 남극바다를 오가는 쇄빙선을 탄 것 듯한 기분이다. 배를 타고 5분여를 달리면 얼음왕국으로 변한 남이섬에 닿는다. 사실 가평에서 배를 타지만 섬 자체는 춘천시에 속한다. 둘레 6㎞, 14만평 넓이로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섬을 이뤘다. 누구든 수도권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경춘선 기찻길과 함께 남이섬에서의 추억 한 자락씩은 묻어뒀으리라. 5분여 여객선을 타고 남이섬에 도착하면 처음 시선을 끄는 것은 산타 복장을 한 인어공주 동상이다. 떠나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듯 인어공주는 추운 기색 하나 없이 서 있다. 그 뒤로 북한강물을 얼려 만든 거대한 얼음빙벽이 장관을 이룬다. 남이섬은 유독 겨울과 인연이 깊다.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지만 흥행에 성공한 영화·드라마는 대부분 겨울을 배경으로해서다. 영화 ‘겨울나그네’와 드라마 ‘겨울연가’가 대표적이다. 섬 곳곳에서 눈사람을 찾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피워 놓은 모닥불 주위에 눈사람이 버젓이 앉아 사람들과 함께 불을 쬐기도 하고, 썰매장 옆에서 가만히 방문객에게 어깨를 빌려주기도 한다. 제이드가든 겨울 야경◇여행메모△가는 길=강촌으로 가는 길은 경춘선 ITX 청춘열차나 전철을 이용하면 편하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춘고속도로 강촌IC를 빠져나와 403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먹을 곳=강촌이나 춘천으로 여행을 간다면 닭갈비와 막국수는 필수 먹거리다. 대표적으로 후평동 1.5닭갈비(033-253-8635), 온의동 유림닭갈비(033-253-5489), 신북읍 유포리막국수(033-242-5168), 시골막국수(033-242-6833), 샘밭막국수(033-242-1702), 단우물막국수(033-242-1345) 등이다. 따뜻한 국물이 그립다면 강촌의 발래골식당(033-261-4865)을 추천한다. 쏘가리매운탕 등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하다. 다슬기 해장국은 별미다. △가볼만한 곳=아름답고 이색적인 겨울밤의 수목원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제이드가든이 있다. 일반 수목원의 화려한 조명과는 다르게 영롱하고 수수한 느낌의 간접조명으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 동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해진 후 방문객센터 건물 외벽을 비추는 미디어파사드는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발래골식당의 쏘가리매운탕발래골식당의 다슬기해장국
2018.01.19 I 강경록 기자
인천공항 예술입다…佛 자비에 베이앙 '대형모빌' 설치
  • 인천공항 예술입다…佛 자비에 베이앙 '대형모빌' 설치
  • 18일 공식 개장하는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에 설치한 ‘그레이트 모빌’ 앞에서 작가 자비에 베이앙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여행의 설렘을 간직한 인천국제공항이 예술공간으로 변신했다. 오는 18일 공식 개장하는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각각 자비에 베이앙(54)의 대형 모빌작품 ‘그레이트 모빌’(Great Mobile)이 선을 보였다. 출국장 입구에 설치된 모빌은 4층 건물 크기인 높이 18.5m, 너비 6.6m 대형작품으로 출국장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파란색과 하늘색의 납작한 공 모양과 다면체로 구성한 모빌은 제2여객터미널의 주요색인 회색과 베이지색의 배경과 어울려 화사한 분위기를 만든다. 게다가 모빌은 제각각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베이앙은 작품에 대해 “모빌은 계속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달라지며 마치 자연의 풍경이나 밤과 낮, 황혼과 새벽처럼 잡을 수 없는 ‘어떤 것’으로 변화한다”며 “이런 점에서 모빌은 동일한 사람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상황과 환경으로 이동하는 여행객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프랑스관 작가로 참여하기도 한 베이앙이 공항에 작품을 설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공항은 21세기를 상징하는 형이상학적 공간”이라며 “이번 작품의 목적은 공항이란 광활한 특수성을 반영해 여객터미널 속 공간을 예술작품으로 연결하고 안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작품이 공항이란 장소 그리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활발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인천공항을 통해 떠나고 돌아오는 많은 사람이 모빌에 담긴 역동성을 느끼고 각자의 의미로 작품을 바라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이앙은 조각뿐만 아니라 판화·회화·영상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다. 2009년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으며, 루브르박물관과 퐁피두센터, MOMA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18일 공식 개장하는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탑승구 통로에 설치한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사진=인천국제공항).베이앙의 작품 외에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여행객을 기다린다. 항공기 탑승구로 가는 통로에는 한국 미디어아트작가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을 감상할 수 있다. 구름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주황에서 파랑으로 서서히 색이 변하며 새벽에서 해질녘까지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다. 수화물 수취구역 서편에는 독일 차세대 미디어아티스트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 ‘비트. 폴’이 놓였다. 폭포처럼 떨어지는 물방울이 글씨를 만들어 지루한 수화물 수취 대기시간에 볼거리를 제공한다. 작품 속 글씨는 한국어·일본어·중국어 등 9개 언어로 구성했다. 이밖에도 외부진입도로에는 거대한 조각작품 이종경의 ‘하늘을 걷다’를 비롯해 1000개의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만들어낸 강희라의 ‘헬로우’, 거울 속 공간을 통해 꿈과 환상을 들어다볼 수 있는 오순미의 ‘꿈꾸는 공간’ 등 총 18점의 작품을 설치했다.
2018.01.11 I 채상우 기자
② 눈과 꽃의 향연 '눈꽃 트레킹' vs '빙벽 등반'
  • [겨울100배즐기기]② 눈과 꽃의 향연 '눈꽃 트레킹' vs '빙벽 등반'
  • 강원도 추천 구곡폭포 빙벽등반(사진=춘천시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겨울 강원도는 눈과 얼음의 향연장이다. 정중동의 체험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동계올림픽의 주 무대 평창에서는 고요한 선재길 눈꽃 트레킹이 눈부시다. 춘천 구곡폭포는 아슬아슬한 빙벽 등반으로 짜릿함을 더한다. 선재길 트레킹◇설국으로 변한 치유의 숲을 걷다 오대산 선재길은 사색과 치유의 숲길이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이 길에는 눈꽃 트레킹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선재길은 흙, 돌, 나무, 물을 밟으며 걷는 길이다. 겨울이면 눈이 고요함을 더한다. 상원사를 잇는 도로가 생기기 전, 선재길은 스님과 불자들이 오가며 수행하는 길이었다. 오대산 화전민이 나무를 베어다 팔던 삶과 애환의 길이기도 했다. 가을에 붉은 단풍이 수려한 계곡은 겨울이면 설국으로 변신한다. 선재길은 약 9km로 겨울에는 세 시간 남짓 부지런히 걸어야 닿는다. 오르는 길이 잘 닦였고 가파르지 않아 초보자도 여유롭게 산행에 나설 수 있다. ‘선재’는 화엄경에 나오는 동자의 이름으로,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젊은 구도자가 걸은 길의 의미가 담겼다.월정사 경내 풍경선재길 눈꽃 트레킹의 출발점은 월정사다. 오대산에 눈이 쌓이면 천년 고찰 월정사의 문을 두드린다. 월정사 초입의 전나무 숲은 초록과 흰색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숲에는 최고 수령 300년 된 전나무 1700여 그루가 계곡과 나란히 길목을 채운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한 뒤 연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신라 선덕여왕 때인 643년 창건된 월정사는 팔각구층석탑(국보 48-1호)과 전통찻집에서 내는 차 한잔의 여유까지 곁들여져 겨울 향이 따사롭다.월정사를 나서며 본격적인 선재길 산행이 시작된다. 지장암, 지장폭포, 회사거리 등은 월정사 권역에서 만나는 볼거리다. 회사거리는 일제강점기에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는 회사(제재소)가 있던 터로, 화전민이 이곳에 모여 살았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선재길은 섶다리, 오대산장(야영장), 동피골,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선재길 따라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있다. 새소리와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동행이 된다. 선재길 섶다리세 시간 남짓한 트레킹은 상원사를 만나 마무리된다. 월정사의 말사로 문수보살을 모신 상원사는 고즈넉함이 더하다. 이곳에서 오대산 정상 비로봉까지 발걸음을 재촉할 수도 있고, 초입의 찻집에 앉아 지나온 길을 더듬으며 사색에 잠겨도 좋다. 선재길 겨울 산행 때는 등산화 착용이 필수다. 상원사에서 진부로 가는 막차는 오후 5시 20분. 4시가 지나면 상원사가 어둑해지는 점을 감안해 출발 시각을 조절한다. 오대산 초입에 산채정식 등을 내놓는 식당가가 새롭게 조성됐다. 허기를 채우고 내려서면 오대산 산행의 나들목인 진부다. 진부전통시장은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한 유서 깊은 곳으로, 끝자리 3·8일에 오일장이 선다. 오대산에서 나는 약초, 할머니들이 내놓는 청국장, 주문진에서 넘어온 수산물이 모여 구수한 풍경을 연출한다. 오대천 둔치에서는 2018년 2월 25일까지 평창송어축제가 열린다. 얼음낚시, 스노래프팅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구곡폭포 산책로◇얼음 왕국으로 변한 ‘구곡폭포’춘천 구곡폭포는 아찔한 빙벽으로 겨울 손님을 맞는다. 봉화산 자락을 아홉 굽이 지나쳐 쏟아지던 폭포수는 겨울에 얼음 왕국으로 변신한다. 높이 약 50m 빙폭이 대형 고드름과 어우러지며 얼음 세상을 만든다. 구곡폭포 고드름얼음이 꽁꽁 얼면 빙벽 전문 산악회의 안전 테스트를 거쳐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폭포에 로프가 걸리며 스파이더맨이 된 듯 빙벽에 몸을 의지해 등정에 도전한다. 주말이면 동호인 2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천연 폭포가 선물한 빙벽은 눈부신 자태가 도드라진다. 빙벽 등반 때 발로 얼음을 찍는 키킹 같은 동작에서는 일반 산악 등반과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빙벽은 완전 결빙 상태를 확인하고 올라야 하며, 헬멧과 빙벽화, 안전벨트 등 보조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수직 빙벽에 오르기 전, 경사진 얼음 위에서 걷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낙빙은 빙벽 등반에서 가장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입구 매표소에서 안전 책임에 관한 서약서를 받는다. 일반 나들이객은 폭포를 지켜보기만 해도 짜릿함이 전이된다. 폭포 앞에는 거대한 얼음 절벽을 감상하는 전망대가 있다. 구곡폭포 앞 계단을 올라설수록 탄성이 쏟아진다. 전망대 넘어 폭포 아래까지 다가서는 것은 안전을 위해 제한된다. 구곡폭포 등반(사진=춘천시청)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20여 분간 호젓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폭포 가는 길에 ‘끼, 꾀, 깡’ 등 9개 단어를 테마로 한 이정표가 있어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구곡폭포 탐방 뒤에는 인근 문배마을을 거쳐 검봉산, 봉화산 산행에 나설 수도 있다. 춘천의 흥미진진한 체험 여행 중에 토이로봇관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애니메이션박물관 옆 새롭게 단장한 토이로봇관은 상상 속 로봇을 현실에서 조우한다. 로봇 권투, 로봇 아바타, 로봇 댄스 체험 등이 방학을 맞은 꼬마들에게 인기다. 자매 시설인 애니메이션박물관은 1월 2일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첨단 현대에서 과거로 달리면 김유정문학촌을 만난다. 김유정생가와 이야기집은 추억 나들이를 돕는다. 〈봄봄〉 〈동백꽃〉 등 소설 속 장면을 재현한 동상을 구경하고, 김유정의 고향인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 조성된 실레이야기길을 둘러보며 작가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진부전통시장→월정사 전나무 숲→월정사→선재길→상원사→평창송어축제, 구곡폭포→토이로봇관→김유정문학촌△1박 2일 여행 코스= 진부전통시장→월정사 전나무 숲→월정사→선재길→상원사→슥박→ 평창송어축제→구곡폭포→김유정문학촌△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진부 IC→진부읍→국도6호선, 서울양양고속도로 강촌 IC→지방도403호선→강촌역△주변 볼거리= 의야지바람마을, 평창무이예술관, 알펜시아리조트, 춘천낭만시장,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강촌레일파크 등
2018.01.06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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