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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특명 ''선발 반전 시리즈''를 이어가라
- SK 김광현, 윤희상, 송은범(왼쪽부터)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포스트시즌을 앞두고 SK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에 있었다. 에이스 김광현의 부상으로 확실한 1선발감이 없었던데다 마리오, 부시 등 용병들도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던 탓이었다. 송은범의 컨디션 난조까지 겹쳤다. 이만수 SK 감독이 “선발 라인업 중 투수를 가장 늦게 결정했다”고 말한 이유였다. 특히 정규시즌 삼성, 두산과 비교했을 때 롯데전에서는 유독 선발들이 힘을 쓰지 못한 모습이었다. 롯데를 상대로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4.04로 높은 편이었고, <표 참조> 퀄리티스타트도 4번밖에 하지 못했다. 선발들의 평균이닝은 5이닝도 채 되지 못한 4.1이닝에 그쳤다. SK 선발 투수들의 삼성, 롯데, 두산전 성적.이 감독이 시리즈 전 박희수와 정우람을 평소보다 길게 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선발보다 불펜들을 더욱 믿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불펜보다 선발에서 더 큰 힘을 쏟아내고 있다. 1차전 ‘도박카드’라고 까지 불렸던 에이스 김광현이 6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5피안타 1실점, 부활하는 모습을 보였다.2차전은 비록 졌지만 올시즌 가장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여줬던 윤희상이 6이닝 동안 안타 6개,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주고도 1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는데 성공했다. 김광현, 윤희상 모두 롯데전 평균자책점이 각각 2.53, 4.25였고 피안타율은 3할8리, 2할9푼7리였다. 시즌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냈다.이제는 송은범과 마리오 차례다. SK는 3차전과 4차전에 각각 송은범 마리오를 내세워 반격을 노린다. 특히 송은범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상황이다. 플레이오프 전적 1승 1패. SK로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2차전이었기에 3차전 승리가 더욱 간절하다. 흐름이 좋지 않았던 경기였던 터라 침체된 분위기를 반드시 끊어낼 필요가 있다.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행여 초반부터 무너진다면 SK의 가을 DNA도 힘을 쓸 수 없게 될지 모른다.게다가 불펜진도 100% 믿고 맡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1,2차전에서 주춤한 엄정욱은 숨고르기 할 시간이 필요해졌다. 박희수와 정우람도 2차전에서 많은 공을 던졌가. 또 롯데 타자들에게 어느 정도는 공략할 수 있다는 여지를 준 상황이다. 박정배, 채병용 등 아직 쓰지 못한 카드가 더 많지만 이들의 활약도 뚜껑을 열어봐야 확인이 가능하다. 때문에 선발이 최대한 실점을 줄이면서 긴 이닝을 버텨 줄 필요가 있다. 3차전 선발인 송은범은 올해 롯데전에서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1승1패, 평균자책점 4.91. 무엇보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신경이 쓰일 법 하다. 3이닝동안 7피안타에 1사사구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경계대상은 박종윤과 손아섭, 박준서다. 박종윤에게는 홈런 1개를 포함 8타수 4안타를 기록했고 손아섭을 상대로도 8타수 3안타를 허용했다. 단 한 번 상대해 2타점 적시타를 뺏긴 박준서도 조심해야 할 타자다.송은범을 두고 동료들은 승부사 기질이 있다고 말한다. 겉은 유머러스하고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지만 영웅이 필요할 때, 팀이 승리를 간절히 원할 때 그의 눈빛은 달라진다고 했다. 큰 경기일수록 그는 더 무서운 힘을 발휘할 때가 많았다. 과연 송은범과 마리오가 SK의 ‘선발 반전 시리즈’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까. 플레이오프 향방을 가를 변수다.
- 박재상 ''타격,수비,응원까지'' 완벽 3박자
- SK 박재상. 사진=SK와이번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지난 15일 열린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양승호 롯데 감독은 “상대 팀에서 가장 경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박재상을 꼽았다.준플레이오프에서 경계 선수로 꼽히던 오재원이 3차전에서 맹활약하는 바람에 승리를 놓쳤던 롯데. 양 감독의 판단이 정확히 들어맞았던 터라 과연 플레이오프에서도 양 감독의 예지력이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그리고 1차전에서 롯데는 박재상을 막지 못했다. 결국 졌다.박재상은 1차전의 숨은 MVP였다.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 결승타를 친 박정권, 호수비로 분위기를 이끈 박진만. 그러나 박재상의 활약이 없었다면 이들 모두 주목 받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좌익수 2번 타자로 나선 박재상은 3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렸다. 2루타에 도루, 여기에 결승득점까지, 그의 방망이와 발은 쉴틈이 없었다.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방면 2루타로 방망이를 예열하더니 1-1 동점이던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로 치고 나갔다.바로 전 이닝에서 동점을 허용한 상황. 박진만의 호수비로 간신히 분위기를 전환시킨 SK가 박재상의 안타로 다시 분위기에 불을 지핀 순간이었다. 그는 1사 1루 4번 이호준 타석에서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이호준의 더블 플레이 부담도 줄여준 셈이었다. 이호준의 우익수 뜬공 때 빠른 발을 이용해 3루까지 내달렸고 박정권의 좌전 적시타가 터져나오며 결승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이만수 SK 감독도 경기 후 “박재상의 발이 살아난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면서 두 번의 주루 플레이가 승부에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8회엔 선두타자 정근우가 누상에 나가자 단 한 번에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결정적인 순간, 2번이나 번트에 실패한 롯데의 기를 죽인 플레이였다. 수비에서도 그가 갖고 있는 힘은 돋보였다. 동점을 허용했던 6회초 분위기는 롯데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1-0으로 앞서가던 SK. 선발 김광현이 흔들렸기 때문이었다. 1사 후 정훈이 볼넷으로 걸어나간데 이어 손아섭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내줬다.다음 타석엔 홍성흔. 손아섭이 빠른 발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짧은 안타에도 홈 승부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마침 홍성흔의 타구는 좌익수 방면으로 향했다. 타구가 길지도 짧지도 않았고 크로스타이밍이 될 수 있었다.그러나 롯데 3루 주루 코치의 사인은 ‘멈춰’였다. 박재상의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를 감안한 결정이었다. 자연스레 상황은 1사 1,3루 병살까지 가능한 상황으로 이어졌고 이 이닝을 추가실점없이 넘긴 SK는 결국 6회말 점수를 뽑아내 이길 수 있었다. “이 이닝에서 역전까지 허용했다면 이기기 힘들 것이다”, “이 이닝이 승부처였다”는 게 경기 후 양 팀 선수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 이유였다.공,수,주에서는 물론 벤치에서도 그의 활약은 이어졌다. 평소 재치있는 말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린다는 박재상이다. 경기 후 그의 목은 잔뜩 쉬어있었다. “응원하고 소리지르느라 힘들었다”며 땀을 닦았다. 그는 이번 1차전의 보이지 않는 MVP였다.
- SK, PO 2차전에도 주목하는 이유
- SK 윤희상(왼쪽)과 조인성. 사진=뉴시스[이데일리 박은별 기자]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는 5차전까지 진행된다. 버릴 수 있는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다. 5차전까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그 중에서도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첫 경기는 선발 투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부담스러워하는 게임 중 하나다. 경기 분위기, 타자 성향 등을 일단 파악해 놓아야하고 상대 타자들의 밸런스를 흐트러놓을 수 있는 게 바로 1차전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발보다 불펜이 더 강한 두 팀의 특성상, 선발 투수들이 기선제압을 확실히 해준다면 불펜도, 남은 시리즈도 편하게 갈 수 있다. 그러나 첫 경기 못지 않게 두 번째 경기도 절대 내 줄 수 없다는 것이 SK의 생각이다. 2차전도 첫 경기 못지 않게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모습이다. 현재로서는 올시즌 SK의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윤희상이 2차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윤희상은 마리오, 김광현, 송은범 등 올시즌 SK 선발진 가운데 부상없이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준 투수다. 시즌 성적 10승(9패 평균자책점 3.36.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28경기, 풀시즌을 소화하면서 16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시즌 내내 윤희상에 대해 “올시즌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며 두둑한 믿음을 보여왔다. SK가 그런 윤희상을 2차전 선발로 내정했다는 건 1차전만큼이나 2차전의 중요성을 인지한 결과다. SK 투수 김광현은 “첫 경기보다 두 번째 경기가 더 중요하고 선발로서도 더 부담되는 게임”이라고 말했다.“3일째가 이동일임을 감안하면 두 번째 경기에서 어떤 분위기를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첫 경기를 지면 당연한 얘기고, 이기더라도 두 번째 경기에서 지면 1승 1패, 분위기는 상대쪽에 넘겨줄 수 밖에 없다.두 번째 경기는 꼭 잡아줘야한다는 부담감이 더 커진다”는 설명이었다.외야수 김강민도 꼭 1차전만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했다.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첫 경기도 중요하지만 첫 승을 언제, 몇 차전에서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1차전에서 승리하면 더 좋겠지만 꼭 1차전이라기보다 언제 분위기를 타느냐가 시리즈를 지배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SK는 롯데와 플레이오프를 넘어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리즈를 최대한 빨리 끝내려는 생각도 있다. 우승 후보 삼성을 상대로 최대한 체력적인 출혈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2차전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