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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O 시장 '시계제로'…새해 포문 여는 중소형주 수요예측 파고 넘을까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로 내년 증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중소형주들이 새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포문을 연다. 올해 증시 침체 속에서 수급 부담이 덜한 종목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중소형주 선호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은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티이엠씨, 한주라이트메탈(옛 한주금속), 오브젠 등 3개다. 올해 1월 역대급 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비롯해 케이옥션(102370), 아셈스(136410) 등 10개 기업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공모 기업수도 급감했지만 중소형주 IPO가 줄을 잇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내달 4~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서는 한주라이트메탈은 65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2700~3100원으로 최대 공모금액은 202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603억원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알루미늄 주조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에 경량화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차량 부품 제조 기업이다. 특히 연비 향상, 배기가스 감소, 제동거리 단축 등 경량화가 필수적인 자동차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자동차 경량화 부품 매출 비중은 87.8%다. 글로벌 상위 10위 완성차 기업 중 현대·기아차, 르노코리아 등 국내 기업과 GM, 포드, 닛산 등 해외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당초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당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년 초로 일정을 연기했다. 금융투자업계 평가는 나쁘지 않다. 시총이 1000억원 이하로 가벼운 데다 자동차 관련 기업의 경우 전기차주 테마주로 확장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오는 10~11일 수요예측에 나서는 오브젠도 가벼운 체급의 IPO 기업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77만5956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8000~2만4000원이다. 예상 공모금액은 140억~186억원, 예상 시총은 698억~931억원이다. 상장 후 수급 부담도 덜하다는 평가다. 오브젠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물량은 23.64%로 IPO 회사의 평균 유통가능 물량 약 35%보다 낮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오브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마테크(마케팅과 기술의 합성어) 솔루션을 전문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고객 행동정보 기반 실시간 마케팅 솔루션, 실시간 빅데이터 수집·처리 솔루션, 초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인공지능(AI) 분석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티이엠씨는 예상 시가총액이 최대 4200억원대로 중대형급 공모 기업이다. 오는 4~5일 한주라이트메탈과 나란히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IPO를 통해 총 1105만4364주를 상장한다. 공모 예정 주식은 220만주로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2000~3만80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3537억~4201억원이다. 티이엠씨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소재 기업으로 ‘소부장 기술특례’를 적용해 코스닥에 상장한다. 반도체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다양한 특수가스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국내외 기업에 대해 공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55%가 넘는 매출성장률로 2021년 기준 883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 기준 매출이 이미 지난해의 두 배를 넘었고, 영업이익 역시 2021년 약 124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세 배의 규모를 넘어섰다.다만 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매출 호조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잿값 급등, 원·달러 환율 강세 등 외부 변수도 자리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매출액이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도 있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전문가들은 IPO 시장 침체로 내년 상반기까지 올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중소형 공모주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국내외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몸값이 작아 수급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주 위주로 그나마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내년 초에는 올해 상장시기를 고심하던 기업들과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들 위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해 초부터 수익률 관리에 들어갈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어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소형회사 위주로 수급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 '尹 수입 농산물 선물' 논란에 행안부 "향후 원산지 확인"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으로 전달된 연말 선물에 외국산 농산물이 포함된 데 대해 행정안전부가 “향후 품목 선정 시, 원산지 확인 등 종합적인 검토와 배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18일 밝혔다.앞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전날 페이스북에 “어제(16일) 지역 주민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연말 선물을 받았는데 뜯어보니 내용물이 모두 외국 수입산이었다”라는 지적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윤 의원은 “질문 겸 하소연을 듣고 의아스러워서 대통령 선물 꾸러미에 담긴 내용물의 원재료를 확인해봤다. 주민의 말씀대로 내용물인 농산물 및 견과류 가공품의 원재료 모두가 ‘외국산’이었다”며 선물에 담긴 볶음 땅콩, 호두, 아몬드, 호박씨 등이 중국산 또는 미국산이라고 나열했다.그러면서 “대통령의 품격에 맞는 연말 선물로 사용할 수 있는 국산 농산물이 없었나?”라며 “대통령이 국민께 연말 선물로 ‘외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농산물 및 견과류 가공품을 보낸 정신 나간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윤 의원은 또 댓글을 통해 “위 선물은 지방자치단체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행정안전부를 통해 전달한 연물 선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윤석열 대통령 이름으로 전달된 연말 선물 (사진=윤준병 의원 페이스북)이에 행안부는 “1981년부터 탄광근로자, 환경미화원, 사회복지사 등 현장 근로자의 헌신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연말에 대통령 명의의 선물을 지급해 왔다”고 설명했다.이어 “올해는 5종의 선물 세트를 마련하고, 그 중 지방자치단체의 수요조사를 거쳐 선택한 선물을 총 8만9306명의 대상자에게 전달 중”이라고 부연했다.행안부는 “이번 선물 중 일부 제품은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직업재활을 지원하고자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진 제품(견과류세트, 샤워용품세트)을 선택했고, 이 가운데 견과류세트(2276명)의 원재료에 수입산이 포함되었다”고 해명했다.아울러 “향후 정부의 연말 선물 품목 선정 시 제조판매업체, 제품의 원산지 확인 등 더욱 종합적인 검토와 배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윤 의원이 언급한 견과류 선물 세트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에서 판매하는 ‘장애인생산품’이다.공공부문은 장애인 표준사업장 판로 확대를 통한 안정적 장애인 일자리 제공을 위해 총 물품·용역 구매액의 0.6% 이상을 장애인 표준사업장 생산품으로 구매해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당 제품을 구매해 선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용노동부는 2018년부터 각 기관의 전년도 구매실적과 해당연도 구매계획을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있다
- 과기정책연 “내년에 韓-가나 혁신연구상용화센터 본격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가나 혁신연구상용화센터 설립·운영을 본격 추진한다. 과기정책연은 지난 13일 가나 과학기술혁신 관계부처 공무원 및 전문가 55여명을 대상으로 ‘2022년도 한국-가나 국제기술혁신협력사업’ 성과확산 워크숍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국-가나 국제기술혁신협력사업은 작년부터 2023년까지 가나의 혁신상용화연구센터 설립과 운영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1년 차에는 가나의 기술혁신지원 환경 분석과 한국의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제안이 이뤄졌다. 2년 차에는 이 센터의 마스터플랜을 수립됐다. 3년 차에는 마스터플랜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역량 강화, 과학기술혁신 관련 기관들의 협력체계 구축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지난 13일 ‘2022년도 한국-가나 국제기술혁신협력사업’ 성과확산 워크숍을 열었다. (사진=과학기술정책연구원)마스터플랜에는 △거버넌스, 예산, 인력, 인프라, 네트워크 등 내부시스에 대한 연구, 혁신 기획, 조정 지원 △연구 및 혁신활동 지원 △연구 상용화 지원 △혁신인력개발 지원 △혁신금융 지원 등이 담겼다. 향후 10년간 가나의 기술 사업화 체계적 발전을 위한 기반 구축, 도약기, 고도화의 3단계로 구성됐다. 김왕동 과기정책연 선임연구위원은 마스터플랜 사업 관련해 △산학연 공동연구 지원사업 △현장 애로기술 지원사업 △해외 대학원 연수 지원 사업 등을 제시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 한국연구재단(NRF), 한국테크노파크진흥회(KTPA), 경북테크노파크(GBTP), 전북테크노파크(JBTP),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한국의 과학기술혁신 기관들과의 협력도 제안했다. 올리버 보아치 가나 환경과학기술혁신부 장관특별자문관은 “이번 마스터플랜은 한국 전문가들이 파악한 가나의 현황과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립됐다”며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즉각적인 사업 이행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국 파트너와 함께 협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명도 전 서울시립대 부총장은 “지난 2년간 한국-가나 양국의 노력이 마스터플랜을 통해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최근 월드컵을 통해 깊어진 한국과 가나의 우정처럼 가나 혁신연구상용화센터를 통해 양국 간 혁신연구 상용화 협력 체계가 공고해 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인베스트 바이오]오스테오닉, 본격적인 해외매출 발생...2023년 판이 바뀐다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오스테오닉(226400)이 내년부터 매출 발생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5일 오스테오닉에 대해 ‘2023년 판이 바뀐다’는 리포트를 발행하며, 2023년은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 확인의 원년으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스테오닉에 대해 “외상·상하지, 두개·구강악안면에 사용되는 임플란트와 관절보존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라며 “인체 근간이 되는 뼈와 관련된 대부분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하고 있고,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생분해성 복합소재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기존 정형외과용 임플란트는 티타늄과 같은 금속 소재가 주로 사용 됐다. 그러나 응력차폐현상, CT/MRI 이미지 왜곡 등의 부작용으로 생분해성 폴리머 소재가 등장했다.생분해성 폴리머의 경우 2차 제거 수술이 불필요해 금속소재에 비해 안정성을 갖지만 여전히 낮은 기계적 강도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3세대 소재인 생분해성 복합소재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생분해성 복합소재는 1)뼈와 유사한 기계적 강도를 가지며, 2)골 형성 유도능 구현이 가능하고, 3)2차 제거 수술이 불필요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연구원은 오스테오닉의 생분해성 소재 매출 비중은 2019년 18.2%에서 2021년 32.1%로 가파르게 성장중이라고 설명했다.글로벌 정형외과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 2위 짐머바이오메트를 통한 매출 고성장도 기대된다.이 연구원은 “주력 신제품인 정형외과용 Sports Medicine(관절보존제품)을 올 4 분기부터 짐머바이오메트에 공급한다”면서 “2020년 독점공급 계약 체결 후, 2021년 미국 FDA로부터 제품 허가를 취득했으나 독점계약 후 팬데믹으로 인해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짐머향 해외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유럽 진출이 가시화 될 경우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그는 이어 “현재 짐머바이오메트의 연매출은 10조 원에 육박하지만 관절보존 제품군은 취약한 상태”라며 “특히 오스테오닉의 제품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제품에 뒤쳐지지 않는 품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어 꾸준한 수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이날 신한금융투자는 오스테오닉은 올해 매출액 185억원, 영업이익 15억원으로 전망했다. 내년 실적은 매출액 257억원, 영업이익 30억원으로 추정했다. 오스테오닉이 제품 개발, 생산 설비 투자 완료로 올해부터 수익성 개선이 확인될 것이라는 것이 실적 추정의 근거다. 아울러 파트너사를 통한 수출국가 확대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해외 매출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 '두꺼비'처럼 번식, K200 장갑차…성능개량으로 기동력↑[김관용의 軍界一學]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K200 장갑차는 대한민국이 처음 국내 기술로 개발한 보병수송차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K200 계열 장갑차인 4.2인치 박격포 장갑차(K242)와 81㎜ 박격포 장갑차(K281), 구난 장갑차(K288) 등의 성능개량을 진행해 야전에 실전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성능개량의 핵심은 출력이 증대된 엔진과 완전자동 변속기를 장착하는 것입니다. 2027년까지 이들 K200 계열 장갑차에 대한 성능개량은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진행될 예정입니다.◇변속기 문제로 A1 버전 추가 개발K200 장갑차는 보병전투용 차량인 K21 장갑차와 함께 우리 육군의 주력 장갑차로 활약하고 있는 국산 무기입니다. 이름에 ‘K’가 붙어있는 이유입니다. 200이라는 숫자는 개발 당시 시험평가에서 200개의 결함을 찾아내 완벽한 성능의 장갑차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었습니다. 이후 개발에 성공한 K21 장갑차는 한국이 만든 21세기형 장갑차라는 의미입니다. 장갑차는 말 그대로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장갑을 두른 차량입니다. 보통 병력 수송이 목적인 장갑차를 보병수송용차량(APC), 공격능력까지 갖춘 장갑차를 보병전투차량(IFV)이라고 합니다.K200 장갑차가 헬기 엄호를 받으며 강습 도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격 능력이 제한적이라 병력수송용으로 활용되는 K200 장갑차는 사실 첨단과는 거리가 먼 무기체계입니다. 그러나 산업 기반이 빈약했던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외국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보병이 전차와 포병과 함께 협동작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K200은 한국 국방연구개발사에 한 획을 그은 위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 초기에 문제도 있었습니다. 1984년 육군 20사단에 처음 도입됐는데, 변속기 클러치 문제로 애를 먹었던 것입니다. K200의 변속기는 전·후진 7단의 영국제 ‘T-300’으로, 반자동의 원심 클러치 방식이었습니다. 엔진의 분당 회전수(RPM)가 적정 범위에 있을 때 변속해야 하지만 이를 못맞추면 원심 클러치가 마모됩니다. 당시 K200 장갑차 운전 교육이 미흡했던터라 한때 K200 변속기 클러치는 생산 중지를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K200을 개량한 K200A1이 나온 배경입니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K200 장갑차는 대부분이 K200A1입니다. 출력이 기존 280마력에서 350마력으로 개선됐으며 변속기도 완전자동으로 바뀌었습니다. 승무원 해치 크기도 키워 기동력과 사주경계도 용이하게 개선됐습니다. 방사청이 이번에 성능개량하는 K200 계열 장갑차도 업그레이 버전인 A1 장비들입니다. ◇계열 장갑차 2500여대 양산K200의 최초 사업명은 ‘두꺼비’였다고 합니다. 두꺼비의 번식력 처럼 K200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계열 무기를 만들겠다는 목표였습니다. 이에 따라 K200 장갑차는 이번 성능개량 장비들인 20㎜ 발칸포 탑재 장갑차, 81㎜ 및 4.2인치 박격포 탑재 장갑차의 기본형이 됐습니다. 구난용 장갑차와 화생방정찰장갑차 등도 K200이 기반입니다. 30㎜ 쌍열 자주대공포인 ‘비호’와 한국형 단거리 지대공유도무기인 ‘천마’ 개발의 단초를 제공한 무기로도 평가됩니다. K200 장갑차는 계열 차량까지 포함해 총 2500대 가량 생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K200 장갑차 (사진=뉴시스)약 40년 간 보병·기계화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해 온 이들 장갑차는 그동안 낮은 엔진 출력과 변속기의 잦은 고장, 부품 단종 등 문제로 애를 먹고 있었습니다. 전차·헬기 등 다른 무기체계와 함께 운용하는 것이 어려웠고, 군수지원에도 문제가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이번에 성능개량을 거친 장갑차들에는 출력이 증대된 엔진과 국산 완전자동 변속기가 탑재됩니다. 그만큼 기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창정비 사업도 함께 추진돼 작전 공백 최소화와 비용 절감, 일정 단축 등의 효과도 기대됩니다.
- ‘자본시장 올해가 최악이라고?’…내년이 더 우울한 이유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개인이나 회사나 이때쯤이면 올 한해를 복기해본다. 각자 좋았던 기억과 아쉬웠던 일이 머리를 스칠 시기다. 설령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면 ‘내년은 다를 것’이라며 심기일전하기도 한다. 그런데 자본시장 참여자들에게 ‘내년은 다를 것이다’는 덕담을 건네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본시장 안팎에서는 일찌감치 올해를 ‘최악의 한 해’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게 중론이다. 긍정보다 의심에 익숙한 시장 특성도 있지만, 최근 10~20년 새 이렇게 어려웠던 시기가 있나 싶었다는 말도 나온다. 자본시장 안팎에서는 일찌감치 올해를 ‘최악의 한 해’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게 중론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우울한 분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쩌면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넘어 올해보다 더 척박하고 우울한 시장이 전개될 수도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식은땀을 흘리는 이유도 어쩌면 가늠이 안 되는 내년 시장 전망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상상조차 못했다. 2021년 한 해 국내에서 이뤄진 M&A(인수합병) 거래규모가 6년 만에 50조원을 넘어서며 탄력을 받았다. 넘치는 유동성에 자신감을 더한 투자가 시장에 쏟아졌다. 올해 1조원 넘는 초대형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목표수익률만 제시한 뒤 투자금을 모으는 펀드)를 만들겠다는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시장 주요 변수였던 코로나19는 저 멀리 연을 띄워 보낸 듯 했다. 그런데 올해 예기치 못한 시장이 펼쳐지면서 일 년 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시장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악화와 가격 상승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전쟁도 없었고 각종 원자재들이 무리 없이 유통됐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초강력 ‘퍼펙트 스톰’을 몰고 온 장본인은 기준 금리다. ‘원금에 대한 이자율 기준’을 뜻하는 이 네 글자의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올렸다. ‘치솟는 물가를 잡겠다’며 금리를 7차례 연속으로 올린 결과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오죽 올랐으면 0.50% 금리 인상 결정을 두고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안도하고 있을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4.25~4.50% 올렸다. 현재 금리인 3.75%~4.00%보다 0.50%포인트 인상하며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이 됐다. 지난 15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걸린 대출 금리 안내문. (사진=연합뉴스)혹자들은 아니라 하겠지만, 국내 기준 금리는 미국의 기준 금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양국 간 기준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국제 무역이나 교역 등에서 빚어질 우려가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한·미 모두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렸고 치솟은 물가를 단속해야 한다’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또 올린 상황에서 현재 3.25%인 국내 기준금리는 연초에 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무난하게 3.50%를 찍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제로금리가 언제였나’를 곱씹어볼 겨를도 없이 껑충 뛴 금리를 보면서 시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남의 돈을 모아 투자해서 수익을 내야 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치러야 할 차입금 이자는 일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자본시장에 따르면 연초 연 4% 수준이던 인수금융 조달 금리는 최근 연 8~9%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자가 두 배가 되면 수익은 줄고 부담은 늘 수밖에 없다. PEF 운용사에 뭉칫돈을 떡하니 건네던 공제회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시장 분위기가 변했는데, 자칫 거금을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면 어떻게 하냐’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정서적인 부분까지 변하는 순간이다. 돈을 빌릴 데가 줄면서 조 단위 펀드를 만들겠다던 PEF 운용사들도 자취를 감췄다. 더 큰 문제는 보유 중인 투자처를 시장에 팔아야 하는 PEF 운용사들이다. 실적을 끌어올려 넉넉한 가격에 팔자는 계획이 있었을 텐데 급제동이 걸렸다. 매각 타이밍을 놓치면 ‘시간을 더 달라’며 투자자들에게 차입한 자금 연장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런 상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돌아오는 것은 두 배 혹은 그보다 훌쩍 넘게 붙은 차입금 이자일 것이다. 사방이 위기인 상황에서 ‘과감한 베팅’ 따위는 남의 얘기다. ‘지금 당장 죽게 생겼는데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생존의 기로에 직면했다면 보수적 기조를 세울 수밖에 없다. 과감한 투자나 M&A가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M&A 시장에 국한해 언급하고 있지만, 거대 차입금으로 지탱하고 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나 주택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쯤 되면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금리가 언제까지 오르겠느냐. 결국 금리가 내리면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게 골자다.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내년 시장 전망의 핵심일 수 있다.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주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최대한 건조하게 시장을 바라보자. 기준 금리 향방은 아무도 모른다. 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다만 문제의 본질이 ‘더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가 이제는 아니라는 점에 관심을 둬야 한다. 이미 금리가 너무 올라 부담감이 차오를 대로 차오른 상황에서 언젠가 내리는 것 아니냐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 금리 동결만 해도 ‘이제 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며 환호할 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1년 전 수준의 기준 금리 회귀를 논하기엔 한참이나 앞서 간 ‘희망회로’다. 설령 금리 인하 구간에 들어섰다 하더라도 앞선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할 정도의 과감한 금리 인하가 일어날 것이냐의 대답도 회의적이다. 이례적이었던 자이언트 스텝보다 더 파격적인 자이언트 ‘백’스텝이 일어나야만 지금의 부담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8~9%대 이자가 반 토막이 나려면 자이언트 ‘백’스텝을 몇 번이고 넘어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어쩌면 현재 상황이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 현실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앞서 언급했던 전쟁이 막을 내리고 모든 원자재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인플레이션 국면이 잠잠해진다면 금리는 결국 내릴 것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경제 공황이 찾아온다면 중앙은행은 돈을 풀 수밖에 없고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문제는 현 시점에서 그 시기가 내년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모두 고개를 숙이고 현상 유지에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내년 시장 전망을 묻는 말에 한 자본시장 관계자의 짧은 답변으로 끝을 맺으려 한다. “이렇게 좋지 않나 싶었던 시기가 있었나 싶네요, 안 좋았다가 반등하는 게 익숙해질 법도 한데 이번에는 좀 다를 것 같아요. 내년에는 놀고 싶어서 노는 게 아니라 강제로 놀아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주 최대 69시간제 온다…세계 최고 수준 과로국가 벗어날 수 있을까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으로 내세운 주52시간제 유연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준비를 마쳤다. 일주일 12시간 연장근로시간 규제 기준을 최대 1년 단위로 확대해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가 원할 때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게 핵심이다.그러나 주52시간제 유연화가 OECD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의 핵심인 유급 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연장근로 개편을 사용자와 협의할 근로자대표의 독립성 확보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잡월드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선수단 격려 오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유연한 주52시간제 온다…주 최대 69시간 근무 가능지난 12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연구회)는 노동시장 개혁 정부 권고문을 발표했다. 연구회는 고용노동부가 출범한 노동시장 개혁 전문가 논의기구로 5개월간 정부가 추진할 임금과 근로시간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주52시간제 유연화로 꼽히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이다. 핵심은 연장근로시간의 관리 단위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주52시간제는 일주일 기준 법정근로시간 40시간과 연장근로시간 12시간으로 구성됐다. 이 중 연장근로시간의 관리 단위를 일주일에서 한 달,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선택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 방안이 도입되면 연장근로시간을 일주일에 12시간 이상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사용자가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만일 사용자가 노사 합의를 거쳐 연장근로시간을 한 달 단위로 하도록 변경하면, 한 달 동안 48~60시간의 연장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특히 연구회는 장시간 노동을 통한 근로자의 건강 훼손을 방지할 조치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월 단위 이상으로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바꾸면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을 부여하도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권이 마련되면, 하루 최대 근로시간은 11.5시간으로 제한된다. 이는 4시간마다 30분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하는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을 포함한 것이다. 또 법적으로 유급주휴일 하루를 반드시 보장하도록 했기 때문에 일주일 기준 최대 69시간으로 제한된다.24시간(하루)-11시간(연속 휴식권)-1시간 30분(법정 휴게시간)=11시간 30분x6일=69시간자료=고용노동부 제공연구회는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늘려 장시간 노동 부담이 커지는 방지책도 마련했다, 분기, 반기, 연 단위로 변경할 때는 연장근로시간 총량을 비례적으로 감축하는 장치다. 분기 단위는 월 단위 대비 90%, 반기 단위는 월 단위 대비 80%, 연 단위는 월 단위 대비 70%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 즉 주 단위에서는 연장근로시간을 12시간 활용할 수 있지만, 월 단위에서는 52시간, 분기 단위에서는 140시간(156시간 대비 90%), 반기 단위에는 250시간(312시간 대비 80%), 연 단위에서는 440시간(625시간 대비 70%)으로 제한된다.◇OECD 최고 수준 노동시간…유연화가 해법될까새로운 근로시간 제도가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집계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1915시간으로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칠레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근로시간이 가장 적은 국가인 독일(1349시간)보다 566시간이 길고, OECD 평균(1716시간)보다도 199시간이 길다.연구회는 법정근로시간 단축으로는 근로시간 감축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회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법정근로시간인 40시간을 39시간으로 줄여도 1년에 52시간밖에 줄지 않는다”며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일하는 시간의 선택권을 부여해 불필요한 연장근로나 장시간 근로를 줄이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2021년 기준 OECD 가입국 연간 근로시간(자료=OECD)또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의 다양화는 연간 근로시간 적은 선진국의 기준이라는 게 연구회의 설명이다. 실제로 일본의 연장근로 관리 단위는 한 달과 일 년으로 구분됐다. 한 달 연장근로는 45시간, 1년은 360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독일의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도 6개월 또는 24주 이내에 1일 평균 근로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1일 10시간까지 근로를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관리 단위도 1년으로, 법정 연간 근로시간 한도는 220시간이다.◇휴가 제대로 못 쓰는 현실…“근로자대표 독립성도 확보해야”그러나 주52시간제 유연화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과로사회’를 벗어나게 할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일가에선 주52시간제 유연화는 법정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논의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프랑스는 주 35시간 근무를 운영하는 등 절대 근로시간 자체가 적은데다, 일본이나 독일 등의 연장근로시간 한도도 우리나라보다 적다.또 연간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휴가의 활성화가 필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고용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 연차 소진율은 63.3%다. 이마저도 2019년(75.3%)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미소진 이유로는 ‘업무량 과다 또는 대체인력 부족’(54.8%)로 가장 높았다.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럽은 총 근로시간 자체가 적은데다, 근로자들도 연장근로까지 하면서 일을 하는 문화도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사용자의 필요가 반영된 제도 개편으로 근로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게다가 유럽은 노조가 합의했기 때문에 유연화가 가능했지만, 우리나라는 노조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정 교수는 이어 “법정근로시간을 줄일 수 없었다면, 적어도 유급 연차휴가 일수를 늘리는 등 실효성있고 구체적인 휴가 활성화 방안이 담겨야 했다”며 “또 제도 개편은 근로자대표와의 협의가 핵심이지만, 현재 근로자대표를 선출하는 방식 등 관련 제도가 미비해 이마저도 사용자의 편의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뉴욕증시]연준과 시장간 괴리 커진다…멀어지는 산타랠리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또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만연하면서 투심이 악화했다. 가파른 긴축이 침체를 부를지 여부, 강경한 긴축이 가능하지는 한지 여부 등을 두고 연준과 시장간 괴리가 커지는 모양새다.(사진=AFP 제공)◇뉴욕연은, 최종금리 추가 상향 시사1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5% 하락한 3만2920.4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1% 내린 3852.36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97% 내린 1만705.41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전날 큰 폭 하락했음에도 반등을 모색하지 못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63% 하락했다.3대 지수는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 발언을 소화하며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내년 기준금리를 현재 예상보다 더 인상할 수 있다”고 했다. 연준은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내년 최종금리를 5.1%로 제시했는데, 이를 다시 상향 조정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에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공포가 더 번졌고, 3대 지수는 장중 낙폭을 키웠다.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CNBC에 나와 “연준이 내년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높인다”며 “연준은 내년 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정책 실기론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를 취해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기업연구소의 화상 연설에서 “연준 금리가 최고점에 도달한 이후 11개월은 유지하는 게 합리적인 출발”이라며 “필요할 경우 더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몇 차례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최종금리에 도달한 이후 평균 11개월을 동결했다. 데일리 총재의 언급은 빨라야 오는 2024년 초에야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경제지표는 부진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이번달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2를 기록했다. 전월(47.7) 대비 추가 하락했다. 31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수가 50을 하회한다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달 서비스 PMI 역시 46.2에서 44.4로 떨어졌다.애플(-1.46%), 마이크로소프트(-1.73%), 아마존(-0.67%), 알파벳(구글 모회사·-0.37%), 테슬라(-4.72%) 등 빅테크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월가에서는 이미 산타 랠리는 딴 세상 얘기처럼 치부되고 있는 분위기다.◇시장은 “연준, 내년 인상 자제해야”뉴욕채권시장 역시 연준을 불신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4.155%까지 떨어지면서 4.1%선마저 무너질 조짐이다. 막상 경기 침체가 닥치면 연준이 금리를 못 올릴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은 연준 최종금리 수준을 두고 4.75~5.00%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내년 3월 FOMC에서 4.75~5.00%까지 인상한 뒤 5월, 6월, 7월 회의 때 동결한 후 9월부터는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확률이 가장 높다. 연준이 공개적으로 제시한 최종금리 전망치(5.1%) 자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요한 것은 시장이 연준을 믿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시장이 믿고 싶어하는 것과 파월 의장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에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침체 여파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골드만삭스가 어려운 경제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온라인 매체 세마포는 “골드만삭스가 최대 40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골드만삭스 주가는 0.98% 빠졌다.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으로 가면서 더 조심해야 하는 환경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던 적이 있다.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7%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08% 떨어졌다.국제유가는 침체 공포에 따른 수요 우려에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4% 떨어진 배럴당 7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