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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앱 기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효과 입증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서울대병원 이유진·삼성서울병원 김석주·고려대안암병원 이헌정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제1저자: 의정부을지대병원 신지윤 교수)이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 Somzz(이하 솜즈) 앱을 사용한 모바일 인지행동치료(MCBTi)의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 결과, 실시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솜즈 앱 기반 MCBTi가 불면증 심각도, 수면 효율, 입면 후 각성, 수면 만족도, 우울 증상, 삶의 질을 개선하여 만성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불면증은 일반 인구에서 약 10%의 유병률을 보이는 흔한 수면 장애로,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그 치료가 중요하다.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는 만성 불면증의 일차적인 치료법이지만, 대면 치료의 시간적 제약과 숙련된 전문가의 부족으로 접근성이 제한적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개발된 모바일 앱 기반 인지행동치료는 보다 많은 환자에게 손쉽게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모바일 앱을 통한 인지행동치료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는 드물었으며, 이를 다기관, 단일 맹검, 무작위 배정 연구 방법으로 엄격하게 검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에서 모집된 총 98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만성 불면증 진단을 받은 성인으로, 솜즈 앱을 사용하는 그룹(49명)과 단순 수면습관교육 앱을 사용하는 대조군(49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두 그룹 모두 6주간 6회 세션을 진행하며, 이후 4개월간의 추적 관찰이 이루어졌다. 솜즈군은 수면 행동에 대한 실시간 피드백을 받았고, 맞춤형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설정해 주는 수면제한요법을 제공받았다. 또한, 자극조절요법, 이완요법, 수면습관교육 및 재발방지 교육을 받았다. 대조군은 수면 위생 교육과 시청각 자료를 통해 기본적인 수면 교육을 받았으며, 매일 수면 일지를 작성할 수 있게 했다.주요 평가 지표는 ‘불면증 심각도 지수(ISI)’였으며, 보조 지표로는 수면 일기와 정신 건강 자가 보고 설문지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솜즈군은 치료 종료 후와 3개월 추적 관찰 시 ISI 점수가 유의하게 낮아졌다. 중재 후 솜즈군의 ISI 점수는 9.0점으로, 대조군의 12.8점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3개월 추적 관찰에서도 솜즈군의 ISI 점수는 11.3점으로, 대조군의 14.7점보다 낮아 치료 효과가 지속됨이 확인됐다. 이는 솜즈 앱을 통한 불면증의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의 심각도를 더 효과적으로 감소시킴을 보여준다. 특히, 솜즈군의 치료 후 불면증 관해율(ISI 점수 8점 미만)은 45%, 치료 반응률(ISI 점수 7점 이상 감소)은 57%로 나타났다. 불면증 치료 결과와 증상 감소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솜즈군(Somzz) 및 대조군(SHE)의 수면 효율 비교.또한,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 SE)은 총 수면 시간을 침대에 머문 시간으로 나눈 비율을 나타내며, 솜즈군의 수면 효율은 78.3%로, 대조군의 70.6%보다 높았다. 입면 후 각성 시간(WASO)은 수면 시작 후 깨어있는 시간을 측정한 것으로, 솜즈군이 53.0분으로, 대조군의 65.3분보다 짧아졌다. 이는 수면의 질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정신 건강 지표에서도 솜즈군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우울증 점수(PHQ-9)는 솜즈군이 6.6점으로, 대조군의 8.7점보다 낮았다. 삶의 질 점수(SF-36)는 솜즈군이 72.4점으로 대조군의 63.5점보다 높았다. 솜즈군의 치료 중 중도 탈락률은 12.2%(49명 중 6명)로 낮았다. 이는 대면 불면증 인지행동치료의 탈락률(최대 40%)보다 낮아, 솜즈와 같은 비대면 디지털 치료기기의 높은 순응도를 보여준다.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수면 관련 지표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 미치는 효과까지 조사한 첫 번째 다기관, 단일 맹검,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번 임상시험 연구책임자인 이유진 교수(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이 연구는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인 솜즈를 통한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 치료에 있어 매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며 “특히, 불면증 심각도, 수면 효율, 수면 후 각성 시간, 수면 만족도 및 정신 건강 측면에서 의미 있는 호전을 보인 만큼 솜즈가 효율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불면증 치료로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 및 의료 정보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 '학전'에 작별 고한 김민기, 마지막 길 울려퍼진 '아침이슬'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너무나도 슬픈 ‘아침이슬’이었다.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옛 소극장 학전(현 아르코꿈밭극장) 앞마당. 지난 21일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김민기 학전 대표의 발인식이 이날 이곳에서 거행됐다.30여년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 배출에 힘썼던 가수 고(故) 김민기의 발인식이 엄수된 24일 서울 종로구 ‘학전’이 폐관된 후 새롭게 연 극장인 아르코꿈밭극장에서 유가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운구 차량을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른 아침에도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학전 출신 배우 설경구, 장현성, 황정민, 방은진, 오지혜, 최덕문, 배성우와 가수 박학기, 이적, 고인과 친분이 깊었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등이 참석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학전을 거쳐 간 공연계 관계자들까지 200여 명이 함께 했다.고인의 유해를 모신 운구차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해 이날 오전 8시 정각 학전 앞에 도착했다. 유가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학전 앞마당에서 묵념의 시간을 갖자,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 슬퍼하듯 하늘에서 한 방울씩 비가 떨어졌다. 이어 유가족들은 고인이 33년간 이끌어온 학전 소극장 안을 고인의 영정을 들고 둘러봤다. 아주 잠깐 하늘에서 햇빛이 비쳤다. 더 슬퍼하지 말하는 고인의 뜻 같았다.오전 8시 10분, 영정을 든 유가족이 극장 밖을 나오자 발인식에 참석한 이들이 고인의 대표곡 ‘아침이슬’을 부르기 시작했다.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추모객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하늘에선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유가족들이 운구차와 함께 학전을 떠난 뒤에도 추모객들은 자리를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빗방울도 더 거세지기 시작했다. 학전 앞 골목길 앞에서 색소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인의 노래 ‘아름다운 사람’ 연주였다. 색소폰 연주에 잠시 마음을 가라앉혔던 추모객은 연주가 끝나자 다시 눈물을 흘렸다.색소폰을 연주한 이는 학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서 밴드로 활동한 이인권 씨였다. 이 씨는 “학전에서 결혼도 했고, 선생님께서 주례도 서주셨다”며 “제게 아버지 같은, 아름다운 분이라 생각해 이 노래를 불러 드렸다”고 말했다.발인식은 이날 오전 8시 20분 끝이 났다. 발인식 내내 눈물을 멈추지 않았던 장현성은 “선생님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하셨으니 우리는 여기서 선생님을 보내드리겠다”며 “마지막까지 감사하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30여년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 배출에 힘썼던 가수 고(故) 김민기의 발인식이 엄수된 24일 서울 종로구 ‘학전’이 폐관된 후 새롭게 연 극장인 아르코꿈밭극장에서 배우 설경구, 장현성이 고인을 추모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시스)자신의 생각을 담은 노래로 부조리한 시대에 저항했던 가수이자, 공연 연출가로 대학로 소극장 문화의 상징 학전을 이끌었던 김민기 학전 대표는 이날 영면에 들었다. 경기도 일산 자택에서 통원 치료를 받으며 위암 투병을 해온 고인은 병세가 악화해 지난 21일 밤 8시 26분 위암 합병증인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해는 천안공원묘원에 봉안된다.고인은 최근 방영한 TV 다큐멘터리 제목처럼 자신보다 늘 남들을 먼저 생각하며 ‘뒷것’을 자처했다. 대표곡 ‘상록수’처럼 늘 한결같은 예술인이었다. 세상을 떠나기 3~4개월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고맙다, 나는 할 만큼 다 했다, 미안하다”고 한 것이 고인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말이 됐다.70년대 가수로 활동했던 고인은 1971년 ‘아침이슬’,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등을 수록한 1집 음반을 발매했다. 그러나 ‘10월 유신’과 함께 앨범 수록곡 대다수가 금지곡이 되고 음반 또한 전량 압수되면서 데뷔 음반이 마지막 정식 음반이 됐다. 정권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음악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음악을 만들었다.1991년 대학로 소극장 학전 개관 이후 음악 활동보다 공연 제작 및 연출에 매진했다. 학전(學田)은 ‘배움의 밭’이라는 이름답게 가수 고(故) 김광석과 배우 황정민,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등을 배출하며 한국 문화예술계의 ‘못자리’가 됐다. 한국 창작뮤지컬 대표작인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등 어린이 공연도 다수 제작했다.학전은 재정 악화와 고인의 건강 문제로 개관 33주년인 지난 3월 15일 문을 닫았다.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 그리고 신진 음악인을 위한 공연장으로 써달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지난 17일 다시 문을 열었다.김민기 학전 대표. (사진=학전)
- 문체부, 인구소멸 강진 `지역살이 청년 25명` 찾는다
- 자료=문체부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부가 인구소멸 지역살이에 관심 있는 청년들과 함께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한다.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오는 8월 5일까지 ‘문화자유교실’에 참가할 청년을 청년인문공감 누리집에서 모집하고 서류 전형과 인터뷰를 거쳐 참가자 25명을 선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문화자유교실은 지역살이에 관심 있는 청년들에게 인구소멸지역에서 쉼과 휴식, 읽기·쓰기·명상 등 다양한 인문·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은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지역살이 등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할 수 있다. 오는 9월 1일부터 12일까지 11박12일 간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무료로 열린다.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과 삶의 방식을 토론하는 ‘지역 정착 청년과의 연수회’(워크숍)를 포함해 ‘일’에 대해 고민하는 청년을 위한 인문 강연 ‘인생 나침반 토크콘서트’, 자신을 들여다보는 ‘글쓰기 연수회’(워크숍), 시 낭독과 인문강의 ‘일일 시인학교’ 등을 진행한다.이외에 마음 챙김 연수회(워크숍), 영화 치유(무비 테라피), 음악창작 연수회(워크숍), 유적지 인문 탐방(트래킹), 인문학과 명상, 표현예술 연수회(워크숍), 진로 연수회(워크숍), 내면 일기 낭독 등 인문을 통해 내 삶을 성찰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한다.아울러 문체부는 10월에 경기도 여주에서 고립·은둔 청년들을 대상으로 ‘문화자유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문화자유교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청년인문공감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이해돈 문체부 문화정책관은 “이번 행사는 디지털 과다 사용으로 인한 경쟁과 상호 비교 습관, 관계의 단절, 진로에 대한 고민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기획했다”며 “참가하는 청년들이 휴식과 성찰, 다양한 인문 프로그램을 통해 재충전하고, 진정한 삶의 방식을 찾아가길 기대한다”고 했다.자료=문체부 제공
- '배움의 밭' 일구고 떠난 김민기 학전 대표, 오늘 발인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아침이슬’, ‘상록수’ 등의 노래를 발표한 가수이자 대학로 소극장 학전(學田)으로 문화예술계의 ‘못자리’를 일군 김민기 학전 대표가 24일 영면에 든다.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민기 학전 대표의 빈소. (사진=학전)지난 21일 73세의 일기로 타계한 김민기 대표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발인식에는 유족과 학전 관계자들,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는 오전 8시 15분 아르코꿈밭극장(옛 소극장 학전) 앞마당을 둘러본 뒤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에 모셔진다.경기도 일산 자택에서 통원 치료를 받으며 위암 투병을 해온 고인은 병세가 악화해 지난 21일 밤 8시 26분 위암 합병증인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조카인 김성민 학전 총무팀장에 따르면 10남매의 막내인 고인은 보고 싶었던 가족들을 모두 만나고 눈을 감았다. 세상을 떠나기 3~4개월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고맙다, 나는 할 만큼 다 했다, 미안하다”고 한 것이 고인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말이 됐다.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경기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1969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대학 수업과 맞지 않았던 고인은 대학 동창이자 현재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김영세와 ‘도깨비 두 마리’의 약자인 ‘도비두’라는 포크 밴드로 활동하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1970년부터 본격적인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1971년 ‘아침이슬’,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등을 수록한 1집 음반을 발표했다. 이 앨범은 발매 당시엔 ‘건전가요 서울시문화상’을 받았지만, 1972년 ‘10월 유신’과 함께 앨범 수록곡 대다수가 금지곡이 되면서 음반 또한 전량 압수됐다. 고인의 데뷔 음반이 그의 마지막 정식 음반이 됐다.정권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음악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고인의 관심은 늘 소외된 곳을 향했다. 생계를 위해 봉제 공장과 탄광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노래로 담아냈다. 1978년에는 노동자 인권의 현실을 담은 노래극 ‘공장의 불빛’을 작사·작곡하기도 했다.김민기 학전 대표. (사진=학전)고인은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學田)을 개관한 뒤 음악 활동보다 공연 제작에 힘을 기울였다. 학전은 ‘배움의 밭’이라는 이름처럼 한국 문화예술계에 씨앗을 뿌리고 이를 키워온 ‘못자리’였다. 고(故) 김광석·동물원·들국화 등 가수들은 물론, 황정민·설경구·김윤석·장현성·조승우·방은진 등 많은 배우가 학전을 통해 예술가로 성장했다.1994년 독일 작품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한국 창작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새겼다.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등 어린이 공연도 다수 제작했다. 학전을 운영하며 예술가의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기 위해 서면 계약서와 러닝 개런티 제도를 도입한 것도 유명하다.문화예술계는 소외된 이들을 노래했고, 남들 앞에 나서지 않으며 ‘뒷것’을 자처했던 고인의 한결같은 삶을 애도했다. 학전 출신 배우 장현성, 황정민, 가수 이은미, 권진원, 박학기, 장기하, 알리 등이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고인과 대학 시절부터 친분을 나눈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도 빈소를 찾아 명복을 빌었다. 가수 윤상, 배우 박원상, 문성근, 강신일, 이병준, 류승범, 김희원, 김대명, 배성우 등도 빈소를 찾았다.
- [문화대상 이 작품]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음악극 ‘섬: 1933-2019’의 한 장면. (사진=국립정동극장, 라이브러리컴퍼니)[김일송 (책공장) 이안재 대표·공연칼럼니스트] “떠나기 전날인 11월 20일 일요일. 그녀들은 성당에 다녀온 후 집의 전화기 전원을 뽑아놓았다. (……) 이렇게 비밀리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 큰 할매와 작은 할매가 오스트리아 고향으로 아주 떠난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소록도에는 한바탕 큰 소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큰 할매’ 마리안느 스퇴거와 ‘작은 할매’ 마가렛 피사렉은 소록도에서 떠나기 전날 밤을 이렇게 기억한다. 책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성기영 저, 위즈덤하우스)에는 할매들이 떠나지 못하게 누군가는 그들의 여권을 숨기려 했을지도 모른다고 쓰여 있다. 결국 두 사람은 사랑하는 이들과 제대로 된 작별 인사조차 나누지 못하고 섬을 떠난다. ‘섬:1933~2019’(5월22일~7월7일, 국립정동극장)는 바로 이들,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극이다. 작품은 제목대로 1933년부터 2019년 사이 소록도에서 벌어진 일을 담고 있다. 어린 사슴을 닮았다 해 붙여진 이름 소록도(小鹿島). 한센인들의 섬이 된 것은 1909년 한센병 전문 요양소인 자혜의원이 설립되면서부터다. 전염에 대한 공포로 비롯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피해 한센인들은 자발적 격리된 삶을 선택했다. 문제는 1933년 시작된다.김일송 (책공장) 이안재 대표·공연칼럼니스트격리되었지만 그 안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던 한센인들의 삶은 1933년 4대 원장 스오 마사스에가 부임하며 노예의 삶으로 전락했다. 치료받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섬에 들어간 백수선은 입도와 동시에 이곳이 지상낙원이 아닌 지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옥 같은 삶을 버티게 하는 유일한 희망은 연인 박해봉. 그러나 그는 탈출을 시도하다 죽음을 맞게 된다.작품은 현재와 과거 서사를 오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야기는 크게 네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1930년대 인권유린이 자행되던 시절의 백수선 이야기와 1960년대 소록도에 간호사로 파견 온 마리안느와 마가렛 이야기다. 두 사람은 파견이 끝난 후에도 남아 40여 년간 환자들을 간호했다. 그리고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고지선의 이야기 펼쳐진다. 고지선은 백수선의 손녀다. 마지막 고지선의 이야기는 약간 결을 달리한다. 장우성 작가는 여기에 2017년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주민들의 찬반논쟁이 뜨거웠던 서울서진학교의 사례를 가져와, 장애의 범주를 확장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백수선, 고지선이 마가렛과 마리안느의 한국 이름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공연에서는 마가렛 역의 배우(정운선·정인지)가 백수선 역을, 마리안느 역의 배우(백은혜·정연)가 고지선 역을 맡는다.‘섬:1933~2019’는 장우성 작가와 이선영 작곡, 박소영 연출이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는 선한 영향력의 인물들을 무대에 복원’하고자 기획한 ‘목소리 프로젝트’ 일환으로 2019년 우란문화재단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세 사람은 ‘목소리 프로젝트’를 통해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태일’(2017년)과 국내 최초 여성 법조인이자 여권운동가 이태영의 삶을 조명한 ‘백인당 태영’(2023년)을 무대에 올렸다. 5년 만에 재연한 이번 작품은 공연제작사 라이브러리컴퍼니와 정동극장에서 공동 제작했다.‘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로 시작하는 정현종 시인의 ‘섬’은 ‘그 섬에 가고 싶다’로 끝난다. 음악극 ‘섬:1933~2019’는 그 거리,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이다. 여전히 이 땅 여기저기, 사람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장애도’(島)가 사라지길 간원하는. 음악극 ‘섬: 1933-2019’의 한 장면. (사진=국립정동극장, 라이브러리컴퍼니)
- 7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85.5…서울 비롯 대부분 지역 '상승'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7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전국 지수는 전월대비 2.8포인트(p) 상승한 85.5로 나타났다.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세 또는 보합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5.3p 하락한 87.4로 전망됐는데 서울은 7.1p(100.0→107.1) 상승하고, 경기는 0.7p(90.4→89.7)) 소폭 하락했다. 서울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대다수가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고 경쟁률도 평균 133.24 대 1로 집계되면서 청약 시장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하락과 더불어 수도권과 일부 지방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고, 신생아 특별공급 물량 확대와 대출 상품의 소득 요건 완화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추세이며, 비수도권 일부 지역도 2분기부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어 경기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은 22.3p(87.8→65.5)나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5일 기승인된 1300여 세대의 영종하늘도시 주택건설사업계획이 사업성 문제로 취소되는 등 인천 주택시장 침체가 경기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비수도권은 4.5p 상승한 85.1로 전망됐는데 제주(28.6p), 경남(15.8p), 충북(14.3p), 광주(13.7p) 등 일부 지역에서 크게 상승했다. 세종시를 포함한 지방광역시는 1.8p(80.2→82.0)상승했고, 도지역은 6.5p(80.8→87.3) 상승했다. 주담대 금리 하락과 주택 공급 부족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사업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방에서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시장 회복 조짐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 주택기준 도지역중에서도 강원, 전북과 전남, 경북은 주택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광역시권은 광주 13.7p(65.2→78.9), 부산 6.4p(76.9→83.3), 대구 3.0p(77.7→80.7) 순으로 큰 상승폭을 보였다. 다만, 대전 8.6p(86.3→77.7), 세종 2.5p(94.1→91.6), 울산 0.9p(80.9→80.0) 등은 큰 하락폭을 보였다. 도지역은 지역별 격차가 크게 나타나 제주, 경남, 충북은 기준선(100)을 회복했다. 제주가 28.6p(71.4→100.0)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충남은 6.3p(77.7→71.4)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제주에 이어 경남 15.8p(84.2→100.0), 충북 14.3p(85.7→100.0), 전북 3.4p(87.5→90.9) 순으로 상승폭을 보였다.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는데 영어교육도시의 복합공간 조성 및 국제학교 신규 설립 계획 발표에 따른 지역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중국 관광객의 유입으로 관광 시장의 회복, 10개월만에 감소한 준공후 미분양 물량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에서 지난달 제주지역의 무주택 서민과 청년 세대 등을 위한 공공분양주택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발표하여 경기 회복에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경남은 15.8p(84.2→100.0)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을 보였는데 장기간 공급 침체현상을 겪었으나 2분기부터 착공실적과 인허가 실적이 증가하고, 미분양 물량도 소폭 감소하는 등 최근 들어 시장 회복 조짐이 보임으로써 사업자들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충북은 최근 두달 연속 전망 지수가 증가했는데, 특히 7월 전망은 6월보다 상승폭이 커 주택사업자들이 시장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증가폭이 크지 않지만 1분기 대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자체 단위의 신혼부부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청주시, 7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주택사업경기 전망의 개선에 이어 자재수급지수와 자금조달지수도 올랐다. 전국 자재수급지수는 전월대비 3.1p 상승한 95.2로 나타났고, 자금조달지수도 5.1p 오른 74.2로 기록됐다. 자재수급지수는 지난 6개월 동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공급망이 점차 안정화 되고 있고, 착공 물량 급감에 따라 자재 부족 문제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7월중 건설 자재 수급관리 협의회를 개최하여 배송비 협상과 공사비 가격 인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발표하여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지수가 상승한 것은 최근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대책 등으로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금리 하락 시세와 자금 수요 급감에 따른 여유자금 확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위는 지난달 30일 ?PF 정상화 지원을 위한 금융회사 인센티브? 10개 과제가 완료된 것을 발표하는 등 정책이 구체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사업자들이 느끼는 재원조달 리스크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