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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화 한켤레가 차 한대값?…"300만원짜리 1265만원에 되팔았죠"
- 나이키와 디올이 합작해 제작한 ‘에어디올 하이’ 판매가 300만원짜리인 이 운동화는 중고장터에서 1265만원에 팔렸다. 사진=디올[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 제품은 1265만원에, 저 제품은 978만원에 팔렸습니다.”보석이나 시계 이야기가 아니다. 운동화 얘기다. 금이나 은을 붙인 것도 아닌데 수백,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운동화라니, 무슨 일일까.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운영하는 서울 여의도동 ‘더 현대 서울’ 지하 2층에 자리한 ‘브그즈트랩(BGZT LAB)’에서 지난 10월 말 벌어진 일이다. 총 2243만원에 달하는 두 제품이 한번에 거래되는 일이 생겼다. 입이 떡하니 벌어지게 만든 두 제품의 이름은 ‘에어디올 하이’와 ‘에어디올 로우’. 지난해 최고 히트작으로 불린 이 운동화는 나이키와 디올의 합작품으로 유명세를 탔다. 한정판 추첨 방식으로 판매됐는데, 하이 모델 기준 출시가격은 각각 300만원과 270만원. 하지만 현재 3배 이상을 웃도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고객 한 분이 두 제품을 모두 구매했다”면서 “한정판 등의 이유로 몇 배에 달하는 가격에도 사려고 하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전했다.과거 신발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치부됐던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가 MZ세대의 대세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소수 매니아만이 한정판 운동화에 열광했지만 이제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새로운 것을 찾는 1020세대는 물론 마이클조던의 전성기를 눈으로 직접 보며 ‘에어 조던’에 대한 기억과 애정을 지닌 40~50대 남성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웃돈을 얹어서라도 한정판 운동화를 구입해 신으려고 한다. 최근엔 이를 재판매해 시세 차익을 얻는 ‘리셀테크(리셀+재테크)’로까지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기업도 리셀테크 시장의 급성장을 포착해 재판매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MZ세대의 보복 소비, 명품 구매가 늘면서 명품 품귀 현상이 생기고 아이템에 따라서는 리셀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뜨는 ‘리셀테크’…번개장터, 올해 거래액 1조4000억리셀테크란 되판다는 뜻의 영어단어인 리셀과 제테크를 합친 말이다. 희소성을 지닌 한정판 제품이나 소장가치가 있는 제품을 구입한 후 나중에 더 비싼 가격에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재테크 방식이다. 나이키 신발, 스타벅스 굿즈, 샤넬 백 등이 대표적인 품목으로 꼽힌다. 리셀테크는 초기 투자 비용이 적게 들고 거액 투자가 어려운 MZ세대도 할 수 있다. 이에 수익이 적더라도 손해 비용이 적어서 펀드, 주식 등의 금융투자와 달리 진입 장벽이 낮은 편에 속한다.이와 같은 이유로 국내에서 한정품이나 중고제품 등을 매매 할 수 있는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7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당근마켓·번개장터· 중고나라)의 올해 9월 기준 이용자 수는 1892만9448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1572만5553명과 비교해 약 20.3%(320만3895명)증가한 수치다. 국내 인구를 5000만으로 계산해보면 절반 못 미치는 인구가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단적으로 번개장터만 떼어내서 봐도 그렇다. 지난 2010년 중고거래를 시작한 번개장터는 올해 10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만 1644만명에 이른다. 올해 10월 기준 거래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하며 거래 건수 또한 약 1400만건을 기록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지난해 연령대별 거래 건수 비중을 보면 35세 미만이 67%며 35세 이상은 33%를 기록했다”면서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중고거래 활동이 늘고 있는 모습도 뚜렷하다”고 말했다. 리셀테크를 하려면 일단 스니커즈 등의 희귀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첫번째다. 이를 위해서는 ‘래플’이란 방식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래플은 추첨식 복권을 뜻하는 말로 적은 수의 상품을 많은 사람이 갖고 싶어할 때 응모를 받아 판매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국내에선 나이키, 아디다스, 무신사 등이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 래플방식은 간단하다. 일단 회원 아이디 1개에 1회 응모할 수 있다. 로그인한 뒤 응모 정보를 작성하고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보통 카카오톡 등을 통해 당첨 여부를 통지해준다. 당첨자는 카카오톡으로 받은 구매 사이트에 접속해 제한된 시간 안에 결제를 완료하면 된다. 앞서 무신사와 넷플릭스가 할로윈데이를 기념해 오징어게임 상징이 된 초록색 체육복 456세트를 추첨을 통해 판매하는 래플 이벤트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래플을 통해 희귀 아이템을 구매했다면 판매할 플랫폼이 필요하다. 판매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번개장터,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의 중고장터가 한 축이다. 먼저 중고 장터의 경우 큰 장점은 수수료가 없고 사진 업로드나 판매과정이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품인지 우려하는 고객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 특히 번개장터는 접근성이 뛰어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브그즈트 랩’을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 선보였다. 국내에 재고가 없거나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스니커즈를 직접 보고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매장이다. 또 신한금융으로부터 300억원 투자를 유치한 후 신한카드와 리셀 시장 진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한 축은 네이버의 손자회사격인 크림과 무신사의 솔드아웃 등이 있다. 전문 리셋 플랫폼을 표방하는 플랫폼들은 안전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정품 증명이 쉬워 비교적 판매 과정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정품 증명까지 받아야 하는 과정이 있어 중고시장에서의 판매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편이다. ◇리스크 분산 효과…‘리셀 조각 투자’로 ‘주목’리셀 매매는 개인 간의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판매자 제품의 정보를 충분히 숙지해야 하고 해외직구 상품을 되팔 경우에는 밀수나 관세포탈로 적발될 수도 있으니 구매 및 매매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리셀테크를 두고 투자, 투기라는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여러 브랜드에서는 악용적 거래를 막기 위한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정판 운동화, 명품 시계를 다수의 투자자가 공동 구매하고 매각 시 지분율만큼 수익을 나눠 갖는 ‘리셀 조각 투자’ 플랫폼을 도입시켜 상품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분산하고 있다.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는 명품 등 희소한 현물자산을 여러명이 공동투자한 뒤 소유권을 나눠 갖고 해당 자산의 가치가 상승했을 때 처분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법이다. 앞서 피스는 지난 4월 롤렉스 시계 11점으로 구성된 ‘PIECE 롤렉스 집합 1호’(이하 롤렉스 1호)를 선보였는데 30분만에 완판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 롯데쇼핑, 퇴직 비용 반영에 3Q 영업익 급락…매출은 ‘회복세’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롯데쇼핑이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3분기 실적이 급락했다. 다만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주요 판매채널의 매출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롯데쇼핑은 올해까지 체질개선을 마치고, 내년에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강희태 롯데 유통BU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부회장(사진=롯데쇼핑)4일 롯데쇼핑은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4조 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고, 영업이익이 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73.9% 줄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관련 비용 60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한 수준이다.백화점 부문은 3분기 매출액 656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으로 매출액은 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손실로 돌아섰다. 명품·남성스포츠 중심으로 기존점 매출은 전년 대비 7.0% 증가하며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규점포인 동탄점과 타임빌라스 프리미엄 아웃렛도 연착륙하는 모양새다.마트 부문은 3분기 1조 4810억원 매출과 12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작년 12개 점포를 닫은 롯데마트는 경영 효율화를 이어가는 한편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을 현재 2개점에서 20개점까지 늘려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롯데마트의 4분기 실적전망도 밝지는 않다. 4분기에 희망퇴직 충당금이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2월에 이어 지난 1일부터 한 직급으로 8년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중이다. 롯데마트는 희망퇴직과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역피라미드 형태의 인력구조를 해소할 방침이다.슈퍼는 3분기 매출 3800억원, 영업이익 30억을 기록했다. 슈퍼 역시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 영향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꾸준한 판관비 절감으로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6.7%)했다.e커머스는 3분기 매출 240억원, 영업손실 460억원을 나타냈다. e커머스는 쇼핑 법인 내 온라인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각 사업부의 온라인 사업 조직을 e커머스로 이관하는 등 조정 작업을 올해 8월 진행했으며 이로 인한 내부 회계처리 기준 변경 및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매출은 감소하고 이익 적자 규모는 확대됐다.하이마트는 3분기 매출 1조 400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집콕 영향에 백색가전 매출이 활황을 보였으며, 이로 인한 기저효과가 커 매출은 0.7% 줄었고 판관비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9.0% 줄었다.홈쇼핑은 3분기 매출 271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의 실적을 보였다. 채널 번호 개선으로 매출은 4.9% 증가했으나 채널 번호 개선으로 인한 방송수수료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0% 감소했다.컬처웍스는 3분기 매출 790억원, 영업적자 32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코로나 영향이 컸기에 올해 매출의 경우 20.2% 증가했고 영업적자 규모도 전년 대비 축소했다.롯데쇼핑은 올해 중고나라와 한샘 등 인수에 참여하는 등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은 롯데하이마트와 백화점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롯데쇼핑 관계자는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오프라인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과 병행해 온라인 사업 본격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라며 “리빙, 중고거래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제휴도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뉴스+]기로 놓인 한샘, 롯데와 시너지 명과 암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한샘의 경영권을 확보한 가운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롯데와 한샘 간 시너지 여부가 관심을 끈다. 롯데 입장에서는 경쟁사들 대비 리빙 전문업체를 운영하지 않는 만큼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한샘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샘 입장에선 롯데와의 협업을 통해 얻게 될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한샘, 롯데와 시너지 명과 암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위드코로나·경영권 양도 앞두고 주가 ‘뚝’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두 가지 큰 변화에 직면했다. 바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경영권 양도다. 이런 중요한 사안을 앞두고 한샘의 성적표는 주춤거렸다. 한샘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5357억원, 영업이익은 4.7% 감소한 226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2.3%, 46.8% 올랐고 2분기는 9.6%, 22% 증가한 것과 사뭇 다르다.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인테리어 가구 매출이 15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역성장한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형매장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향후 위드 코로나라는 사회적 흐름의 변화가 이런 위기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샘은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수혜를 입었다. 그러나 이제는 위드 코로나로 인한 야외 활동 재개와 아파트 거래량 감소 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아직 시장에서는 한샘이 강점을 보이는 리하우스 등을 앞세워 4분기 이후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 대비 하회했지만 핵심 전략 사업인 리하우스 매출이 전년 대비 11.2% 증가하면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며 “추석 연휴 등으로 이연된 리모델링 공사를 감안하면 전통적 성수기인 4분기에 실적을 만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럼에도 한샘의 주가는 10만원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2월 4일 종가 9만 64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환경 변화에 따른 한샘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것은 물론 대주주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읽힌다. 한샘이 앞으로 성장을 이어갈지 아니면 제자리 걸음에 그칠지 기로에 놓였다고 보는 시선이 많은 셈이다.한샘 상암 사옥(사진=한샘)◇IMM PE, 롯데·한샘 시너지 기대…효과는 ‘글쎄’기로에 놓인 한샘이 돌파구로 삼을 전략은 경영권을 쥔 IMM PE의 방향 설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롯데와의 시너지다.IMM PE는 한샘 경영권 지분 인수를 알리며 “국내 유통 1위 업체인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와의 직접적인 시너지뿐만 아니라 물류, 렌탈, 기업 간 거래(B2B) 특판 등 롯데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한샘 입장에서 당장 국내 유통 채널 1위인 롯데를 통해 판로 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롯데는 2분기 기준 31개의 백화점과 21개의 아웃렛, 6개의 쇼핑몰뿐 아니라 112개의 대형마트를 운영한다. 롯데하이마트 점포 수는 전국 426곳에 달한다.하지만 이외의 시너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붙는다. 롯데가 야심차게 밀어붙인 신사업은 물론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성공적인 성과를 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워서다.대표적인 사례가 온라인 사업이다. 롯데는 온라인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3조원 투자를 공언하며 ‘롯데온’을 출시했음에도 신세계 SSG닷컴 등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사실상 올해 초 중고나라를 인수한 것이 유일한 성과인데 성공 여부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온라인은 한샘 역시 핵심 사업으로 키우는 분야다. 한샘은 자사 온라인몰 ‘한샘몰’ 방문자를 현재 월 300만명 수준에서 월 10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3차원(D)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그럼에도 한샘의 3분기 온라인 인테리어 가구 매출은 10% 하락했다. 온라인 노하우를 이식받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롯데가 그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IMM PE가 언급한 물류에서도 시너지 극대화가 어려울 수 있다. 가구 배송은 부피가 크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시공까지 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한샘 제품이 브랜드에 비해 품질면에서 우월하지 않은 만큼 제품에 강점이 있는 동종업계와 손을 잡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리포트를 통해 “한샘의 제품이 타 가구사 대비 품질 측면에서 우월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통회사가 인수할 경우 한샘 입장에서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한샘 측은 롯데와의 전략적 협업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아직 본계약만 했을 뿐 세부적인 내용은 연말까지 계속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한편 한샘은 IMM PE와 지난달 25일 최대주주 조창걸 외 특수관계인 7인이 보유하고 있는 기명식 보통 주식 전부와 경영권 양도에 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주식은 전체 주식수의 27.7%에 해당하는 보통주 652만주다. 매매대금은 1조 4500억원, 매수인은 아이엠엠로즈골드4 사모투자 합자회사다. 거래종결 예정일은 오는 12월 31일이다.
- [미래기술 인재양성 뒷전]②韓학생 AI 63시간 공부할 동안 日 405시간 학습
- [이데일리 신하영 김의진 기자] 4차 산업 분야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인재양성을 위해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전문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에서도 인력양성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AI기술 인력 2025년까지 4만명 부족교육부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초·중학교 정보교육 평균 이수시간 비교’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선 5학년부터 2년간 평균 22.1시간을, 중학교에선 3년간 평균 41.6시간을 정보교육으로 편성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5년간 정보교육을 받는 시간은 63시간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초·중학교를 합쳐 정보교육에 각각 416시간, 405시간을 할당하고 있다. 영국 이스라엘의 정보교육도 각각 374시간, 207시간에 달한다. 심지어 신흥국인 인도(256시간), 중국(212시간)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선 향후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와의 신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정보교육을 독립 과목으로 편성하고 시간을 대폭 늘려야 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전환기를 살아야 할 우리 자손들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하면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분야의 인재양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AI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총장은 “미래에 AI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싼 돈을 내며 그 나라 AI 기술의 지배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인구구조의 변화, 산업구조 변화로 인해 전 세계에서 700만개 가량의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분야에선 오히려 2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첨단분야의 일자리는 늘어나는데도 정작 이를 채울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실제 정부는 반도체·미래차·바이오·인공지능(AI) 등 이른바 ‘빅3+인공지능’ 분야에서 2025년까지 필요한 인력이 14만4000명에 달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과학계는 미래교육을 염두에 두고 개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2022 교육과정’에서부터 초중고 정보교육을 필수과목을 선정하는 등 관련 교육을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해당 교육과정을 배운 학생들이 사회에 나올 때쯤엔 인공지능·메타버스(가상세계)가 일상화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초·중·고 단계에서의 정보 교육은 시수도 모자랄 뿐만 아니라 제대로 가르칠 사람도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정보교사연합회가 최근 전국 중고등학교 정보 교사 5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정보교육 수업시수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81%, 정보교육을 담당할 교사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66%에 달한 건 이 같은 지적을 뒷받침한다. ◇日도 정보교육 405시간…“미래 암담하다” 정보교육은 컴퓨터·소프트웨어·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통칭한다. 학생들의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키워주는 교육’이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 한 뒤 컴퓨터를 이용, 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사고력을 배양하는 게 정보교육의 목표다. 학계에선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와 숙달, 이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현하는 능력이 수반돼야 인공지능·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익명을 요구한 공과대학 교수는 “AI·메타버스 시대가 되더라도 실제로 이를 개발하는 인력은 전 국민의 1% 미만일 것”이라면서도 “나머지 99%의 국민은 AI·메타버스를 활용할 필요가 있기에 초중고 과정에서의 정보교육을 지금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환 KAIST 전자공학과 교수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위한 언어처리, 자율주행 차량에서의 영상처리와 같이 이미 실생활에서 AI 활용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며 “미래 인재는 AI 기술과 불가분의 관계로서 AI 기술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정보교육에 따라 국가경쟁력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초·중학교 시도별 평균 정보교육 이수시간(자료: 교육부, 안민석 의원실)
- "공급망 병목發 상품 상승 쓰나미 온다"…한은 "물가 상승, 오래 지속 가능성"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물가상승률이 6개월 연속 목표치 2%를 넘고 10월엔 3%를 웃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물가상승세가 이제 초입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세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국제유가가 오르고 서비스 물가가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상품 가격 상승 쓰나미가 덮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출처: 한국은행)한은은 27일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물가 동인 점검’이라는 제하의 BOK 이슈노트를 통해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의 국내 파급, 방역체계 개편에 따른 수요 증대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중국의 전력난,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물가 오름세는 국제유가 급등 등에 따른 에너지, 식료품 등 공급 측면의 물가가 물가 상승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식료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서서히 상승하고 있지만 주로 외식 등 서비스 물가가 주도하고 있다. 아직까진 소비자물가에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상품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9월 물가상승률(2.5%)의 0.1%포인트 정도가 공급 병목 현상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은 대규모 재정지출로 국민들에게 돈을 쥐여주면서 소비 증가를 이끈 영향에 병목 현상이 수요 증대에 맞춰 바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물가상승률의 4분의 1은 병목 현상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미국의 내구재 가격은 9월 전년동월비 11.5%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고작 0.7% 상승에 그쳤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부족을 겪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 신차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대 상승률을, 미국은 8%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중고차(우리나라 집계 안함)는 20%대나 급등했다.(출처: 한국은행)문제는 미국의 상품 가격 상승이 강 건너 불이 아니란 점이다. 수입물가는 석 달째 20%대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생산자물가 역시 석 달째 7%대 상승하고 있다. 수입·생산자물가에는 공급망 충격이 반영돼 기업의 원가 부담을 높이고 있는데 아직까진 소비자물가로 덜 전가됐다는 평가다. 소비자물가로 전가될 수 있는 상황은 공급망 병목이 장기화돼 기업이 도저히 상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선 버티지 못할 때이거나 방역지침 완화에 수요가 증가, 상품 가격을 올려도 물건이 팔릴 때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이승철 물가동향팀 과장은 “수입, 생산자물가를 보면 공급망 병목 현상이 원자재, 중간재 측면에선 반영돼 있으나 기업들이 아직 소비자물가로 전가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 병목이 장기화되면 소비자물가에도 시차를 두고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택 가격, 전·월세 가격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다만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임금 상승이 물가로 전이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도 올 들어 전 산업 명목 임금 상승률이 높아졌으나 이는 기저효과와 제조업·금융보험업 등 특정 업종의 특별 급여 인상 때문이지, 미국처럼 광범위하게 임금 상승이 확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미국에선 일부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임금상승 압력이 물가에 전가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임금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 PEF의 `K시리즈` IPO…부진했던 케이카, 케이옥션은 성공할까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수조원 대 자산을 운용하는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가 연이어 투자 기업에 대한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PEF는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 등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지만 IPO시장에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기도 한다. 최근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케이카(381970)의 경우 공모주 청약에서 낮은 경쟁률로 부진했던데 이어, 상장 이후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며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IMM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케이옥션이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디자인=문승용 기자)◇‘케이옥션’ 연내 상장 목표…‘케이카’ 부진에 촉각2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와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옥션(063170)과 함께 국내 경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케이옥션은 지난달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옥션은 총 890만 9420주를 상장하며 이 중 공모 물량은 160만주(18%)로 예정돼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PEF로서는 처음 경매업체인 케이옥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 상환전환우선주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케이옥션의 기업가치는 1080억원 정도로 산정했고, 기업공개를 고려한 프리IPO(상장 전 자금투자)로 인식돼 왔다. 이후 케이옥션은 지난 2018년 한국투자증권과 주관 계약을 체결해 한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신영증권으로 대표 주관사를 교체해 상장을 준비해 왔다.2005년 설립된 케이옥션은 미술품 경매와 중계, 위탁·자기 판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낙찰총액은 517억원으로 서울옥션(434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지만, 2020년 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액 242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21%, 63% 감소세를 보였다.업계 1위 업체로 PEF가 투자해 상장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얼마 전 코스피에 입성한 케이카(381970)를 떠올리게 한다. 또 공교롭게도 업체명에 우리나라를 뜻하는 ‘케이’(K)가 들어가 있는 점도 같다.국내 최대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기업인 케이카의 경우 SK그룹의 중고차 브랜드인 ‘SK엔카’가 전신으로 한앤컴퍼니가 중고차 직영 부문을 2018년 인수해 조이렌터카를 흡수합병하며 사업을 키워왔다. 케이카는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며 미국에서 ‘중고차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카바나와 비교되며 상장에서도 기대를 모았다.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공모 청약 경쟁률은 크래프톤(259960)(7.79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8.72대 1’에 그쳤고 증거금도 3668억원에 불과했다. 또 지난 13일 상장 직후부터 공모가(2만 5000원)를 하회하는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증권업계에선 공모 청약의 흥행 실패 원인으로 앞선 대규모 IPO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낮은 참여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코스피에 먼저 상장한 렌트카 1위 업체 롯데렌탈(089860)의 부진한 주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렌탈은 상장 첫날인 8월 19일 당일부터 공모가(5만 9000원)을 밑도는 5만 5500원으로 장을 마쳤고, 두 달이 지난 현재도 공모가 대비 30% 이상 낮은 4만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다만 케이카측은 “업태가 완전 다르다”며 롯데렌탈과의 업종 유사성이 없다는 입장이다.◇미술 경매시장 호황…경쟁사 ‘서울옥션’ 주가 고공행진반면 케이옥션은 경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서울옥션의 주가가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공모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술품 경매시장은 지난해 부진을 씻고 올 들어 MZ(1980년대 이후 출생자)세대까지 투자에 뛰어들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한해 국내 경매시장은 약 3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는 케이옥션의 피어그룹으로 예상되는 서울옥션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2만 4950원·종가 기준)를 기록했던 2015년 당시 2500억원과 비교해 2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또 서울옥션의 정기경매 점당 낙찰가는 올 9월 기준 1억 5000만원으로 2019년(6700만원), 2020년(6000만원)과 비교해 2배가 넘고 있다.서울옥션 주가도 이날 장초반 2만 5950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1년 전인 2020년 10월 20일 종가(4860원)와 비교하면 5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서울옥션의 시가총액도 올 초 1000억원대에서 이달 들어 4000억원을 넘어섰고 주가수익률비율(PER)도 50배에 달하고 있다.케이옥션도 올 들어 9월까지 낙찰총액이 853억원으로 이미 전년 한해치(517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올 한해 낙찰총액은 전년의 두 배에 달하는 1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서 케이옥션의 공모 흥행을 낙관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전문가들은 ‘K-미술’시장이 MZ세대에게 대체투자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술품 투자는 고액자산가 고유의 영역에서 벗어났고, 새로운 유입층인 MZ세대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투자자산으로서의 수단 외에도 취미와 배움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현충사관리소, '이충무공 난중일기 독후감' 공모전 수상자 발표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현충사관리소는 ‘제9회 이충무공 난중일기 독후감 및 유적답사기 공모전’을 심사한 결과, △문예찬 씨(독후감 일반부) △우상규 씨(유적답사기 일반부), △양서연 학생(독후감 초등부) △윤채빈(독후감 중고등부) 등 4명의 작품을 나라사랑상으로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국보 난중일기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공모전은 올해로 9회를 맞았다. 초등부·중고등부·일반부로 나눠 나라사랑상(문화재청장상) 4명, 참인재상(아산을 국회의원상) 8명, 참리더상(해군사관학교장상) 8명 등 모두 20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독후감 일반부 나라사랑상으로 선정된 문예찬 씨의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만난 이순신’은 충무공의 냉철한 상황분석과 애민정신,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이 지닌 의미를 깊이 있게 고민해 자신의 글로 담아내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유적답사기 일반부 나라사랑상인 우상규 씨의 ‘이순신 장군의 자취를 찾아서’는 충무공이 걸었던 백의종군로를 직접 걷고, 충렬사, 유애사, 충무사, 명량대첩비 등을 답사하고 그 의미를 반추한 깊이 있는 글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독후감 초등부 나라사랑상에는 양서연 학생의 ‘서연이의 육아일기’, 독후감 중고등부 나라사랑상에는 윤채빈 학생의 ‘생각의 전환, 난중일기’가 수상했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현장 답사가 어려워 일반부에서만 유적답사기 나라사랑상 수상자가 선정되는 등 아쉬움도 있었지만, 충무공의 숭고한 정신 유산이 잘 담긴 공모작들이 많았다는 평이다. 수상자들은 상장과 함께 상금으로 문화상품권(일반부 50만 원, 중고등부 30만 원, 초등부 20만 원)을 받게 되며, 내년 4월 거행되는 제477회 이충무공탄신기념행사에 시민제관과 주요인사로 초청될 예정이다. 관리소는 이번 공모전의 대표 수상작들을 통해 난중일기의 가치를 널리 확산시킬 수 있도록 현충사관리소 홈페이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 [株소설]'일시적(Transitory) 앵무새' 파월의 변심, 일시적일까?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올해 미국 국채 10년물 때문에 금융시장에 난리가 난 것은 총 3번입니다. 첫 번째는 올 초부터 3월까지 1.0%대를 하회하던 금리가 1.7%대를 뚫고 치솟았을 때입니다. 두 번째는 각종 물가 상승이 계속되는데도 금리가 안 오르던 여름입니다. 세 번째가 1.5%대 중반을 넘어서며 급등하던 지난 9월 말쯤입니다. 금리 상승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단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이 꼽힙니다.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말하며 통제 가능하다는 인상을 줬던 그는 9월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를 기점으로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금리가 상승한 핵심적인 이유로 설명됩니다. ◇ 올 초엔 ‘인플레’가 견인한 명목금리 상승 미국채 10년물은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1.480%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3%대 안팎에서 움직이던 금리는 지난달 말부터 치솟았습니다. 9월 22일 1.320%에서 같은 달 29일 1.550%까지 23bp(1bp=0.01%p) 올랐습니다. 채권 가격이 내리면 금리는 상승합니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채권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고 있다는 의밉니다. 왜 파는지가 중요한데, 투자자들에게 일일이 다 물어보지 않는 이상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을 놓고 추정은 가능합니다. 그간 금리가 어떤 동인으로 움직였는지에 대한 놓고, 그 연장선에서 최근의 급등이 그간의 동인이 사라졌기 때문일지 혹은 새로운 변수가 나타난 것인지 판단하는 식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금리를 기대 인플레이션과 실질금리로 분해해 설명했습니다. 명목상 금리가 올라도 물가가 그보다 더 올랐을 때의 은행 예금 이자 등 실질적인 이자는 되레 내리게 된 셈인 원리를 정리한 것입니다. 보통 시장에선 실질금리에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를 사용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명목상 금리에서 TIPS 금리를 뺀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BEI)을 사용합니다. 올 초 10년물은 0.915%로 시작했습니다. 3월 31일 1.746%까지 상승, 올해 최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말 백신 개발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소식이 나오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경기가 다시 회복된다는 예상이 퍼져 나갈 때입니다. 1월부터 2월 중순까진 BEI가 오르면서 10년물이 올랐지만, 그 이후 3월 말까진 실질금리가 상승하면서 10년물이 올랐단 점이 다릅니다. 전자는 ‘이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겠구나’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면, 후자는 ‘인플레이션이 이렇게 나타나는데 중앙은행이 이를 방치하겠다니, 나중에 엄청 강한 긴축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질금리는 다시 단기실질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으로 쪼갤 수 있는데 단기실질금리는 통화정책과 연결된 것으로 이해됩니다. 2월이나 3월이나 똑같이 채권 ‘팔자’가 나타났지만,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느냐 아니냐 등에 이유가 다른 것입니다. 3월 말 이후 10년물이 내리는 구간을 보면 BEI보다 실질금리가 더 가파르게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은 연초 예상했던 수준을 보이거나 조금 더 오를 수 있지만, 중앙은행이 이를 충분히 통제하겠구나’란 생각으로 움직였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시 미국 물가지수가 오를 때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대표하는 중고차 가격이 이를 이끄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일시적’을 반복하는 파월의 말이 먹혀들기 시작했다는 해석 혹은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 9월 ‘실질금리’가 견인한 명목금리 상승 문제는 9월 말 10년물이 오를 땐 연초처럼 다시 실질금리가 상승하면서 이를 견인했다는 점입니다. 시장이 또 연준의 오판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증거는 꽤 명확합니다. 파월의 태도가 싹 변했습니다. 8월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에선 우려의 원인”이라면서도 왜 현 단계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지, 왜 일시적인지에 대해서 길고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지난 28일 미 의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은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강도가 세고 지속 기간도 길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해졌다”라고 입장을 뒤바꿨습니다. 파월뿐 아니라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시작 시기와 기간, 마지막 레벨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점도표도 변했습니다. 특히 9월 FOMC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2024년 예상 금리 수준이 시장을 놀라게 했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옵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점도표에서 금리 인상 경로 전체를 볼 필요가 있는데, 6월 FOMC에선 빠르게 오르며 기울기가 가팔라졌지만 최종 도달 금리는 오히려 떨어진 반면, 최근엔 최종 도달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며 “10년물이 하락하던 지난 여름엔 연준이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으로 메시지로 시장을 관리했지만, 최근엔 시장이 말로는 안 먹히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그간의 것과 성격이 다르기도 합니다. ‘그린플레이션’이라고 불리는 원자재 공급발 인플레이션은, 수요 회복 및 계절성 등으로 인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졌음에도 탄소 제로(0)로 가기 위해 국제사회가 맺은 약속 탓에 화석연료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그렇다고 재생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발전 시설이 충분한 것도 아닙니다. 코로나19 이후 침체했던 수요가 한꺼번에 나타나 생긴, 지난 2분기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도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여파가 큰 동남아에서 생산 차질이 이어진 가운데,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이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린플레이션의 전형은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언은 “친환경 에너지 수요는 늘고 비용은 상승하는 가운데 화석 연료 에너지 생산은 줄면서 수요의 풍선 효과까지 발생, 그린플레이션이 가중되고 있다”며 “전력난을 겪는 중국은 성장률 전망도 낮춰야 할 파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준이 미래를 모른다는 걸 사람들도 안다”그럼에도 한 달 만에 바뀐 파월의 태도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고 해도, 그 구조는 그가 강조했던 일시적 인플레에 가까운 것입니다. 추석 명절 막힌 고속도로는 답답하지만,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공급 병목도 자본적 지출(CAPEX)이 늘어 생산능력(CAPA)이 증대되면서 서서히 해결될 일이란 얘깁니다. 연준이 걱정했던 진성 인플레이션의 요인인 임금 상승([株소설]파월 연준 의장은 ‘언제’ 노숙자촌을 방문할까?)의 경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미국이 재난지원금 정책을 종료하면서 안정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연준의 점도표에서 최종 도달 금리 레벨이 바뀌었다는 점을 주목했던 투자업계 관계자는 파월의 자신감 하락의 이유가 결국 코로나19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경제 위기는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수요가 문제였는데 코로나19는 시작부터가 수요는 멀쩡한 가운데, 일순간 공급이 끊겨버린 특이한 위기입니다. 연준은 그동안 기업들이 노동자를 어떻게 하면 더 고용하게 할까를 고민했지, 일자리가 많아도 일하지 않는 노동자를 다룬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는 “사실 수요와 공급 중에서 중앙은행이 주로 전망하고 영향을 미치는 사이드는 수요고, 공급은 그냥 주어진다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공급 요인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건 수요보다 훨씬 까다로운 면도 있고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공급에 영향을 미치기도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의 나라’ 미국에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미국은 GDP의 3분의 2 이상이 자국 내 소비인 만큼, 연준이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단 것입니다.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8~9월 두 달 연속 크게 악화하고 있습니다. 그는 “오는 13일에 발표되는 FOMC 9월 회의록을 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파월의 바뀐 입장을 고려, 추정컨대 9월 FOMC에서 위원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의견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도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고 소비심리도 8~9월 2달 연속 크게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연준의 정책방향이 ‘물가 잡으려고 긴축하다가 소비를 위축시키지 말자’에서 ‘물가 때문에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으니 물가부터 잡고 보자’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한 전망은 어느 때보다 갈리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시장이 연준을 믿지 못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선 가운데, 파월도 ‘사실 나도 몰라’라고 인정한 만큼, 적어도 지금과 같은 금리 급등은 잦아들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달 말 1.55%까지 올랐던 미국채 10년물은 1.4%대를 유지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리가 오르지 않을 거란 얘기는 아닙니다. 금리와 상관관계가 높은 경기 개선으로 인한 대출 수요 증대는 지금 10년물엔 녹아있지 않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김 연구원은 “90년대에서 2000년대를 지나면서 경제학자들은 경제와 사회를 구성하는 입자들에 대한 생각을 바꿨는데, 생각보다 경제주체들이 똑똑하고 또 본인들도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식의 생각을 해왔다”라며 “연준이 아무리 과학적으로 분석해도 미래의 인플레는 모르고 그걸 사람들도 안다. 최근의 금리 조정은 이에 대한 견해차를 맞춰나가는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10년물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정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너무 낮았던 실질금리가 명목금리를 맞춰가는 것이지, 지금이 실질금리가 금리 인상을 주도하는 것으론 보기 어려운 것 같다”며 “(성장이 반영된 금리 수준은) 아직 멀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