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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주하는 車산업)①국민경제 이끈다
- [edaily 김기성기자] 지난 76년. 두 살박이 조랑말 `포니` 6대가 중남미 에콰도르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이후 30년의 세월이 흐른 2005년. 한국 자동차산업은 전세계 180여개국으로 번성한 `포니`의 후예들을 실어나르는 세계 여섯번째의 자동차 가문으로 우뚝섰다.
자동차산업이 명실공히 우리 경제의 최대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년 연속 최대 수출 품목, 고용창출 1등 공신, 제조업 생산액의 11%, 부가가치의 10.9%, 정부 세수의 17.8%...`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더 이상 자동차업계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 이유들이다. 이제 국가경제 차원에서 철저한 준비와 육성이 필요한 때다. 전체 산업중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수출경쟁력을 가지면서 고용유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산업으로 남은 게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오는 2010년 국내 450만대, 해외 200만대 등 총 6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 미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4강 진입을 향해 숨가쁘게 뛰고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길 열쇠를 쥐고 있는 주역으로 우리 앞에 다가섰다.
edaily는 `질주하는 자동차산업-국민소득 2만불 시대 이끈다`는 주제 아래 여섯차례에 걸쳐 자동차산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제를 짚어본다.
◇4년 연속 최대 수출 품목..국가경제 영향력 1위
자동차산업이 국가경제를 주도하는 핵심 제조업이라는 사실은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 규모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車산업 수출·무역수지 추이
지난 2001년 반도체를 따돌리고 최대 수출 품목으로 등극한 자동차산업은 4년 연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수출 326억달러를 달성해 수출품목중 사상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총수출액인 2542억달러의 12.8%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그 산업이 국민경제에 실질적으로 얼만큼 도움을 줬느냐를 가늠하는 무역수지 흑자 규모에 와서는 자동차산업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자동차산업은 지난해 284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해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인 298억달러의 95.3%나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3년에는 197억달러로 전체 무역수지흑자 규모인 150억달러 보다 47억달러 많았다.
우리 국가경제 성장동력의 중심축인 자동차, 반도체, 조선, 디스플레이산업중에서도 으뜸이라는 얘기다.
◇고용 등 전후방 연관 효과 `으뜸`..국민소득 2만불 달성 `열쇠`
더욱이 자동차산업은 고용 등 산업의 파급 효과를 뜻하는 전후방 연관 효과가 가장 크다. 2만~3만개의 부품으로 조립되는 대표적인 종합기계산업이기 때문이다.
생산단계에서는 철강, 기계, 전자, 전기, 플라스틱 등 소재분야 관련 산업의 발전을 선도한다. 세계 자동차산업이 석유소비량의 절반, 고무생산의 절반, 유리생산의 25%, 철강생산의 15%를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유통단계에서는 금융, 보험업, 자동차판매업, 광고업, 중고차매매업과, 이용단계에서는 운송업, 유류판매업 등과 폭넓은 연관성을 맺고 있다.
특히 이같은 전후방 연관성에 따른 고용효과는 자동차산업의 중차대한 기능이다. 국내 자동차 제조업에 직접 종사하는 인원은 21만명으로 전체 제조업의 7.6%를 차지한다. 차부품과 판매, 정비, 서비스 등 관련산업의 인력까지 합치면 153만명에 달한다.
2003년 국내 인구가 48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4인 가족을 기준으로 8가구당 1가구는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산업이 발전해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국민소득도 높아질 수 있다는 반증이다.
이밖에 제조업 생산액의 11.1%, 부가가치의 11.1%를 차지하고 있다. 세수 부문에서도 18.2% 비중을 기록하면서 국가 재원조달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0년 세계 4강을 향해 달린다..정부의 과감한 지원 필요
`자동차 생산 6위(346.9만대), 자동차 내수 13위(112만대), 자동차 수출 6위(238만대), 자동차보유대수 13위(1500만대)`
멀게는 지난 55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차인 시발자동차가 탄생한지 50년, 좀더 가깝게 보면 국내 첫 고유모델인 `포니`가 76년 첫 수출을 시작한지 30년이 된 국내 자동차산업의 성적표다. 한켠으로 보면 대견스러운 위상이다. 2차 대전 이후 자동차산업 국가중 유일하게 성공한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한켠으로 보면 선진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아직 채워야할 공백은 여전히 남아있다.
우리 자동차산업은 중소형차 부문의 경쟁력과 양질의 노동력, 정보통신(IT) 인프라 등 핵심 장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거점과 품질 및 브랜드 경영을 접목시켜 오는 2010년 명실공히 세계 자동차 4대 강국으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국내 450만대, 해외 200만대 등 총 6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춰 세계시장점유율을 현재의 5%대에서 10%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현대 기아차는 이를 위해 중국, 인도, 터키, 슬로바키아, 미국 등에 글로벌 생산거점을 마련, 권역별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GM대우는 시보레, 스즈키 등 GM 계열사 브랜드로 수출을 대폭 확대하고 있고, 상하이자동차 계열로 편입된 쌍용차(003620) 역시 상하이자동차를 등에 업고 중국 등지의 수출 확대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품질 혁신 및 브랜드 경영은 세계 4강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다.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던지지 못하는 한 자동차 강국의 꿈은 물거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98년 6300달러에 불과했던 자동차 수출 단가가 지난해 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어서고 컨슈머리포트, 마켓워치 등 해외 유력지로부터 국산차의 초기 품질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장밋빛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리 자동차산업이 갈길은 아직 멀고도 험하다. 특히 세계적으로 화석연료가 빠르게 고갈되고 환경 문제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세계자동차업계의 또다른 지각변동을 몰고올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기술확보가 시급하다.
업계는 물론 정부가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에 과감히 투자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연간 100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이 수요를 초과하는 세계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협력적이고 안정적인 노사관계 구축도 우리 자동차산업이 비상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김소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는 "전후방 연관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산업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도 보호하는 전략산업"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육성과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본주의?` "빈부격차 떠올라요"
- [edaily 김수헌기자]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자본주의`라는 단어에서 `빈부격차`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6일 `청소년 경제교육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9월 연구소 웹사이트에 등록한 중고등학생 14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본주의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로 `빈부격차`(41.0%)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은 `경쟁`(24.3%), `효율성`(10.4%), `부정부패`(7.6%),`물질적 풍요`(6.9%),`풍부한 기회`(6.3%),`착취`(0.7%) 등 순이었다.
따라서 효율성이나 풍요, 기회 등 긍정적인 면은 10명 중 2명 꼴에 그친 반면 빈부차, 부패, 착취 등 부정적인 면은 10명 중 5명으로, 절반에 달했다.
아울러 중고등학생들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제적 부의 창출`이라고 인지하고 있지만,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경제적 부의 창출`은 25.7%, 그 다음으로 `사회공헌활동`(18.8%), `좋은 상품의 생산`(18.8%),`고용창출`(16.7%) 등을 꼽았다. 정직한 납세는 9.7%이고 수출증대는 5.6%였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는 역사적 배경의 특수성때문에 올바른 경제관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고, 70~80년대 정부주도의 경제발전 과정은 정부개입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고 시장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또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드러난 일부 기업의 부정적 사례는 자본주의와 기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형성했고,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재는 부(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한편 학교 경제교육은 입시 위주의 교육시스템과 경제이론 및 지식 전달위주의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현실경제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따라서 민관합동의 경제교육 로드맵을 설정, 경제 교육이 일관성과 객관성을 갖추고 효율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근영 연구원은 "먼저 양질의 교과서와 교육자료를 개발함으로써 학교경제교육을 내실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기업 활동과 연계한 적극적 파트너십 구축과 정부의 법적·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車수출, 연간 2백억불 사상 첫 돌파(상보)
- [edaily 지영한기자]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는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GM대우차 쌍용차(003620) 르노삼성차 등이 해외에 수출한 자동차 규모가 오는 26일 사상 처음으로 연간 200억달러를 돌파, 10월말에 205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25일 전망했다.
완성차 수출액은 지난 96년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다시 8년만에 2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괘거를 이룬 셈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신차가 전년동기대비 36.2% 증가한 183억달러, 중고차 및 KD(현지조립생산) 등이 68.0% 증가한 22억불달러를 기록해 신차· 중고차·KD 등에서 고르게 수출이 증가했다.
이중 신차 수출대수의 경우엔 10월말 185만대로 2003년 실적(181만대)을 이미 넘어설 전망이며, 11월중엔 사상 처음으로 200만대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부품수출도 국산차의 해외시장 판매 급증과 해외 현지생산 증가에 따라 10월까지 전년동기대비 45.0%나 늘어나는 등 사상 처음으로 5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KAMA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와 부품을 포함한 자동차 총수출은 금년 10월말 255억불로 2003년 총수출 233억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자동차(완성차, 부품) 총 수출액은 사상 처음 300억달러를 넘어서 31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245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2.7%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KAMA는 국산차의 품질 및 브랜드 이미지 향상, 미국·서유럽 시장의 회복세, 국내업체의 해외 딜러망 확충, GM대우의 수출본격화, 수출 차종의 다양화 등이 연간 수출 200억달러 시대를 견인했다고 풀이했다.
- 아주그룹, 자동차 리스사업 진출
- [edaily 이진철기자] 아주그룹은 자동차 리스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6월 ´아주오토리스´를 설립하고 그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아주그룹은 "아주오토리스가 계열사인 에이비스 렌터카 및 전담 정비회사인 오토MS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리스는 영업용 번호판을 사용하는 렌터카와는 달리 고객명의의 차량등록을 통해서 고객의 품위를 지키고 보험경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자동차세, 보험료의 일시납부, 중고차값 하락, 처리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어 차량 구입보다 유리하고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전체 차량 판매의 40% 정도가 리스로 취급될 만큼 보편적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오토리스는 수입차를 중심으로 금융리스만을 제공하는 중소규모의 리스사들과 차별적으로 단순 운용리스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구매, 발주에서부터 등록 업무까지 모든 절차를 서비스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리스계약 기간동안 발생하는 보험료, 자동차세, 보험사고 수리, 고장수리, 일상점검, 소모품 교환 등 일체의 차량 유지관리를 해주는 메인터넌스 리스(Maintenance lease)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오토리스 시장은 2000년 629억원에서 지난해 1조641억원, 올해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대캐피탈, 삼성카드, 대우캐피탈 등 10여개사가 경쟁을 하고 있다.
아주오토리스 관계자는 "메인터넌스 오토리스 상품은 일본의 경우 오토리스 시장의 70%를 차지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고 우리나라는 현재 현대캐피탈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메인터너스 오토리스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주그룹은 건자재 관련 계열사인 아주산업, 아주레미콘을 비롯해 아주기술투자, 호텔서교, 하얏트리젠시 제주 등 물류정보, 호텔, 금융부문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 잊을 만하면 되살아나는 "똘이장군"의 추억
- [오마이뉴스 제공] 요즘 우리 학교의 도서관 전산화 작업이 한창이다. 학교의 역사가 60년 가까이 되다 보니, 도서관 안에는 옛날에 쓰던 교과서에서부터 이제는 낡아서 바스러질 것 같은 문고판 책들이 가득하다.
얼마 전 그 많은 책들 가운데,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반공교육연구회, 1976)라는 책을 발견하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던 기억이 있다.
총 1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북한의 현실을 담고 있는데, 페이지마다 교활하고 탐욕스럽게 생긴 북한군 간부와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담은 삽화가 있어 실감을 더해준다.
상단에 중학교용이라고 쓰여진 걸 보면, 모든 학교 교실마다 꽂혀 있었을 법한 책이다.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 도덕과 윤리 교과서의 매단원이 끝날 때마다 있었던 북한 관련 내용이 주르르 머리 속을 스쳐간다.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가 국민학교 시절에 보았던 <똘이 장군>이라는 만화영화가 떠올랐다. 이내 머리 속에 "똘이 장군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똘이 장군 나가신다. 겁낼 것 없다. 덤벼라 덤벼라 붉은 무리 악한 자들아~~"라는 만화 영화의 주제가가 맴도는 걸 보면, 당시 참 신나게 그 영화를 보았던 것 같다.
당시 영화관에서 상영돼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고, 이후에 TV에서도 보여주었던 <똘이장군>은 늑대의 모습을 한 북한군이 북한 주민을 착취하고, 뚱뚱한 몸에 붉은 옷을 입은 붉은 수령이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똘이 장군의 활약으로 붉은 수령의 가면이 벗겨지고 그의 정체가 "돼지"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우리는 환호했다.
어린 마음에도 "늑대 같은 놈들, 돼지 같은 놈들"하며 증오심이 생겼던 것 같다. 참으로 절묘하게 <똘이장군>은 어린이들의 반공 의식을 고취시켜 주는 데 기여했던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이상한 시대였다.
오늘(22일) 아침 인터넷 조선일보 1면 <북녘추억2> "축구공에도 사상이 있나?-남한 적선물이 가져온 소동"을 보고 있노라니, 다시 그 낡은 책의 삽화들과 똘이장군의 활약이 떠올랐다.
이 글은 전방부대에서 근무한 탈북자가 쓴 것인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적들의 선전물이라는 "적선물"이 남쪽(우리를 말한다)에서 날아오는데, 거기에는 라이터, 목욕수건, 야구공, 축구공 심지어 여성 속옷까지 들어있었단다. 적선물을 소각시키라는 명령에도, 그 중 축구공 하나를 그냥 쓰려고 하다가 곤경에 처할 뻔했던 이야기가 거기에 담겨 있었다.
<조선닷컴> "축구공에도 사상이 있나?"
축구공 쓸 것을 제안하자 인민군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동무, 정신 있소? 어버이 수령님의 교시학습도 안했나? 김정일 동지께서는 적들에 대한 환상과 숭배는 자본주의 나라 물건에서부터 들어온다고 하시었소. 물건에도 사상이 있단 말이오. 적들의 사상? 당장 비판서를 써서 연대 보위부로 올라오시오."
그런데 이 글에서 더욱 내 눈을 자극한 것은 바로 이 대목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강화도는 아예 없어질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포탄이 장전돼 있고 특히 152㎜ 자주포는 서울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전방은 대포가 남쪽을 향해 빼곡히 들어차 있으며, 지하갱도에는 번쩍거리는 포탄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그야말로 화약고인 셈이다. 게다가 민간인들은 거의 없고 수만 명의 군인들만 득실댄다.
전방의 모든 화포는 「직일포」(24시간 장전 상태에서 명령만 기다리는 포)로 불린다. 저마다 특정 목표물을 겨냥하고 있지만 포병부대의 기본 전략은 「빗자루전술」에 종속돼 있다. 목표지역을 빗자루로 쓸 듯이 초토화시켜 버리는 단기 전략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이들 말대로라면,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수도 서울은 그야말로 "불바다"가 될 판이다.
물론 북한의 실상과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 탈북자들의 증언을 반공 교육에 이용했던 과거와는 달리, 신문이 객관성을 가지고 이들의 증언을 보도하려는 데에도 긍정적인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신문 매체의 1면, 그것도 상단 타이틀에 왜 하필이면 이런 글이 실려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지울 수가 없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학교 신문을 만드는 정도의 수준밖에 안 되는 나도 신문의 "헤드라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비중 있는 뉴스를 다룬다는 것쯤은 상식으로 알고 있을 정도인데 말이다.
분단 상황에서의 안보의식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민족의 화해와 협력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업이다.
그러나 남북한 관계 개선이나 통일이라는 거창한 의미까지는 생각지도 못해도, 또 신문편집 과정에 숨어 있는 행간의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은 없어도 이런 글을 읽으며 "똘이장군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똘이장군 나가신다 겁날 것 없다~~~"라는 노래가 맴도는 것은 반공교육에 익숙해져 있는 나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