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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서 잇단 한인 피살사건…대책은 전무
-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피살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우리 교민·유학생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지만, 막상 정부는 현지 경찰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외하곤 딱히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9일 외교부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유학 중인 20대 한국인 여대생 A씨가 몸값을 노린 괴한들에게 납치된 후 한 달여 만에 피살된 채 발견됐다. 이 여대생은 지난달 3일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가 피랍됐으며, 한 달 이상이 흐른 이달 8일 납치범들이 필리핀 경찰에 의해 검거되면서 함께 시신이 발견됐다.정부 당국자는 “필리핀 경찰이 여성을 납치한 범인으로 추정되는 필리핀 인을 검거한 뒤 은거지를 수색하던 중 한국인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며 “여성의 시신을 남동생이 확인한 결과, 부패 정도가 심해 육안으로는 신원을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복장이 피랍자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지난 6일에는 필리핀 북부 관광도시인 앙헬레스의 한인타운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해 온 B(45)씨가 야외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다 괴한의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필리핀은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피살사건이 가장 많은 국가로, 2009년 이후 모두 40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3명이 피살된데 이어, 올해에만 벌써 4명의 한국인이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은 치안이 불안할 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인 수는 2012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에는 약 116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민을 포함해 현지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은 8만여명이며, 이 가운데 3만명이 유학생으로 추정된다.이번 피살사건을 포함해 필리핀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응책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우리 교민·유학생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필리핀 경찰 내 ‘코리안 데스크’에 한국인 경찰 1명을 파견했지만, 이번에 다시 유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정부 당국자는 “현재 한 명의 경찰관이 코리안 데스크 파견돼 있다. 인원 증원 문제 등을 관계부처와 협력해서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필리핀 유학생 사회에 안전을 유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필리핀 유학 여대생 숨진 채 발견☞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1명 피살☞ 이탈리아 외교관, 필리핀서 '아동 인신매매' 혐의 체포☞ '리얼스토리 눈' 필리핀 자유부인들의 실체 '기러기 엄마의 두 얼굴'☞ [특징주]한국항공우주, FA-50 필리핀 수출 소식에 반등
- 미국 검찰, `보스턴 테러범'에 사형 구형 검토
- (뉴욕=연합뉴스)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을 수사중인 연방검찰은 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20)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연방검찰은 이번 주내로 에릭 홀더 법무장관에게 사형 구형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이와 관련, 법원은 지난 12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에 내년 1월31일까지 최종 구형 의견을 확정해달라고 요청했다.그러나 조하르 차르나예프는 이날 재판에 나오지 못했다.조하르가 검찰측의 요청으로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특별보호조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보호조치에 따라 조하르는 재판이 있더라도 포트 데븐스 연방교도소를 벗어나지 못한다. 조하르측 변호인은 특별보호조치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변호인은 또 검찰은 조하르의 숨진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가 2011년 또다른 살인사건에 연루됐다고 주장하지만 이와 관련된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지난 4월15일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로 3명이 숨지고 260여명이 부상했다.앞서 미국 언론은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으로 경찰 총격에 사망한 타메를란이 2011년 9월 발생한 남성 3명 살해사건에도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 관련기사 ◀☞ 보스턴 테러범, 체포 직전 남긴 말 "F*** America"☞ 보스턴 테러범, 본래 美 독립기념일 행사 표적삼아☞ 보스턴 테러 추가 용의자 3명 구금.."범행 도운듯"☞ 보스턴 테러용의자, 뉴욕 맨해튼서 추가범행 계획☞ '보스턴대학살 셔츠' 나이키 '울고'..아디다스 '웃고'☞ 보스턴 테러 용의자 조하르 "이슬람권 보호하기 위해 형이 테러 주도"☞ 보스턴 테러용의자 기소.."일반 사법체계서 처리"☞ "보스턴 테러 용의자 형제, 뉴욕서 추가테러 계획했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용의자 의식 회복☞ 美FBI, 보스턴 테러 동기 규명에 난항..용의자 사형 선고받을 수도☞ 보스턴테러 용의자 닷새만에 검거…부상 심각☞ 보스턴 테러 도주 용의자 20시간 만에 검거☞ 보스턴 테러 용의자 도주 중 체포☞ "보스턴 테러, 우리 짓"..용의자 형제, 인질에 밝혀☞ "보스턴 테러용의자들, 러시아 출신 형제"(재종합)
- 케냐 쇼핑몰 테러 인질극 참사…한국인도 1명 사망(종합3보)
- (나이로비·서울=연합뉴스)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대형 쇼핑몰에서 21일(현지시간)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의 테러공격으로 한인 여성 1명을 포함, 60명 가까운 인명이 숨지고 175명 가량이 부상하는 참사가 벌어졌다.강문희(38)씨로 알려진 한인 여성은 총상 등으로 끝내 사망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또 한국인 여대생 1명도 사건 직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등 추가 한인 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테러범들이 사건 발생 만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 쇼핑몰 안에서 인질 수십명을 붙잡고 케냐 군경과 총격을 주고받으며 대치하고 있는데다 현장에서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고 있고 중상자도 상당수여서 사망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말 한낮 쇼핑몰서 무차별 총격…수십명 붙잡고 인질극 계속케냐 정부 발표와 목격자 증언 등에 따르면 21일 정오께 나이로비 웨스트랜드 지역에 있는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 무장괴한 1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쇼핑·식사를 즐기거나 어린이 대상 이벤트에 참여하며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던 방문객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졌다.목격자들은 AK-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하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 괴한이 쇼핑몰에 난입했으며 ‘무슬림은 살려주겠으니 밖으로 나가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또 이들 괴한은 아랍어 또는 소말리아어로 보이는 외국어를 쓰고 있었고 쇼핑객 다수를 처형하듯 사살했다고 또 다른 목격자는 증언했다. 테러 직후 현장에 출동한 케냐 군경은 총격 끝에 해당 쇼핑몰을 장악하고 괴한들을 1층의 한 대형 슈퍼마켓 안으로 몰아넣지만, 이들이 민간인 수십 명을 인질로 잡고 있어 진압이 지연되고 있다.정확한 인질 규모는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CNN은 최소 36명이 잡혀 있다고 보도했다.AFP는 군경의 진압 작전으로 인질 5명이 구출되기도 했으나 이후 쇼핑몰 안에서 총소리가 들리는 등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군인 2명이 부상해 구급차에 실려갔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번 테러의 배후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단체 ‘알 샤바브’인 것으로 드러났다.이 단체는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케냐가 소말리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보복으로 비무슬림을 상대로 이번 공격을 자행했다고 주장하며 케냐 정부와 협상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성 1명 총상 입고 숨져…59명 사망·175명 부상이번 테러에 따른 사상자는 한인 30대 여성 사망자 1명을 포함해 230명을 넘어서고 있다. 케냐 정부는 22일 현재 파악된 사망자 수가 59명에 부상자는 175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케냐 적십자사는 사망자 48명·부상자는 200명 이상으로 파악했다. 당초 정부는 괴한 1명과 경찰 2명, 어린이 다수 등 사망자 39명에 부상자 150명으로 집계했으나 현장과 병원 등에서 추가 희생자가 보고되면서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인 여성 강문희씨가 사망한 사실도 22일 확인됐다. 강씨는 영국인 남편 닐 사빌씨와 함께 쇼핑몰을 방문했다가 괴한들이 쏜 총탄과 수류탄 파편에 맞아 왼쪽 다리와 등을 크게 다친 채 억류돼 있다가 수시간만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케냐 동포사회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 소식통은 “테러범들이 정오께 쇼핑몰에 난입한 뒤 케냐군 특공대가 현장을 일부 장악한 것이 오후 4시쯤”이라면서 “적십자 요원들이 특공대가 장악한 현장으로 들어가 시신을 수거할 때 강씨의 시신도 시체보관소로 옮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주케냐 한국 대사관은 사건 직후 강씨의 남편으로부터 강씨가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고 신변을 수소문했으나 당시에는 시신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다 강씨가 한 달 정도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의 주인 김모씨가 이날 시체보관소에서 시신을 직접 확인했다.강씨의 시신은 왼쪽 다리에 총탄과 수류탄 파편 흔적으로 보이는 구멍이 3군데가량 나 있었고, 등과 손가락 등에도 수류탄 파편이 박혀 있는 등 피투성이였으나 얼굴은 식별 가능한 상태였다고 김씨는 전했다. 강씨의 남편 사빌씨는 어깨와 다리 등에 3군데 총상을 입고 시내 아가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숨진 강씨는 컨설팅 업체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지난 5월 나이로비에 왔으며 결혼 후에도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교민사회 소식통과 케냐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주케냐 한국대사관, 케냐 한인회 등은 한국의 강씨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장례 절차 등을 논의 중이다.◇한국 여대생 1명 연락 두절·한인들 극적 탈출…외국인 피해자 다수웨스트랜드 지역에는 우리 교민이 많이 거주하고 주케냐 한국대사관도 있어 한국인 추가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국대사관에서는 인질 중에 한인이 더 포함돼 있는지 등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해 애를 태우는 가운데 나이로비를 방문 중이던 한국인 여대생 이모양이 테러 직후부터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알려져 인질로 잡혔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현지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는 최모씨는 연합뉴스에 “분식점 프로젝트 시장조사차 지난 19일 르완다를 통해 케냐로 입국한 여대생 이모양과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이 양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한인 여학생 등 상당수 교민도 현장에 있다가 도망쳐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로비에서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 L양(16)은 이날 친구 생일을 맞아 쇼핑몰을 찾았다가 테러 발생 직후 친구 가족과 함께 2층 영화관의 영사실로 몸을 숨긴 끝에 가까스로 탈출했다.L양은 영사실에서 빛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모든 창문을 밀봉하고 숨어 있었으며, 밖에서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머니가 전해 주는 상황을 접할 수 있었다.L양은 “범인들을 피해 숨어 있었던 4시간이 현실같지 않아 아무 감정이 일지 않았지만 엄마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비로소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케냐 당국은 언론에 희생자들의 정확한 신원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외국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와 캐나다 정부는 각각 이번 사건으로 자국민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캐나다인 사망자 중에는 외교관 1명도 포함됐다.나이로비의 한 영안실 관계자는 AP통신에 “도착한 시신들은 주로 아프리카, 아시아인, 그리고 백인들”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도 복수의 자국민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무고한 시민에 대한 ‘비열한 테러 공격’을 가장 강력한 단어로 규탄하고 유족들에 애도를 표한다”면서 케냐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