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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5년⑤)벤처, 신화탄생과 몰락, 그리고 발전
- [edaily 김춘동기자] 97년 IMF외환위기와 함께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한국형 성장신화가 붕괴됐다. 이후 벤처산업이 전체적인 산업 체질을 개선하고, 고용창출에 기여할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때마침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인터넷 및 디지털 경제 열풍은 이러한 흐름에 기름을 부으며 불과 3~4년만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게 된다. 반면 정부주도로 이루어진 벤처 육성은 과거 대기업의 전례를 답습하며, 정경유착과 함께 머니게임으로 얼룩진 상처를 안겼다.
국내 벤처 붐의 본격적인 시작은 99년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적인 인터넷 혁명으로 인터넷 및 벤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쯤 정부는 피폐화된 전통제조업 대신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벤처산업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향후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며 세제혜택, 자금지원 등 파격적인 활성화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코스닥시장도 99년 초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골드뱅크(현 코리아텐더)의 폭발적인 상한가 행진으로 인터넷 업종 및 코스닥시장이 `대박` 기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해 5월 SBS, 8월 새롬기술, 11월 다음의 코스닥 등록으로 코스닥시장은 거래소를 능가하며 최고의 절정기를 구가하게 된다. 코스닥시장의 급팽창은 벤처투자와 창업을 더욱 자극하게 된다.
실제로 국내 벤처산업은 제2의 한강의 기적에 비견될 만큼 4~5년만에 급성장했다. 97년말 주가지수 97, 시가총액 7조원, 기업수 359개에 불과하던 코스닥시장은 벤처 열풍이 최고점에 달했던 99년말 주가지수 256, 시가총액 106조원을 기록, 불과 2년여만에 15배 이상 성장했다.
99년 새롬기술, 다음 등 인터넷 기업과 함께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 업종 등 첨단산업주가 특수를 누렸으며, 바이오 업종도 각광 받았다. 2000년 이후에는 엔씨소프트 등 게임 및 컨텐츠 업체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벤처붐에 따라 인력도 고급화된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주로 대기업에서 분사하거나 비자발적인 퇴사로 기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이후에는 우수한 인력의 유입으로 대기업을 능가하는 분야도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모색하게 된다.
반면 개발독재 시대 정부주도의 산업정책이 한계를 들어냈던 것처럼 정부 주도의 정책은 정경유착을 낳았고, 제도와 인식의 미비는 각종 게이트로 대표되는 머니게임을 양산했다.
부정부패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싸늘하게 식어갔다.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99년말 106조원에서 2000년말 24조원으로 쪼그라들었으며 현재까지도 머니게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벤처산업은 한국경제가 전통적 산업구조에서 21세기형 지식산업 구조로 이전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전반의 고용패턴과 임금체계, 기업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산업모델로서, 국내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으로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KTB네트워크 박훈 이사는 "외형적으로는 벤처산업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고, 외환위기 이전으로 회귀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상적인 길을 가고 있다"며 "버블 붕괴 이후 기업 및 시장의 투명성이 강화되고 있으며 일부 경쟁력 있는 벤처들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밝혔다.
- (IPO 기업소개)오디티
- [edaily 정태선기자] 오디티는 지난 98년 오리온전기에서 분사한 LCD(액정표시장치) 제조전문업체다. 휴대폰, 유무선 전화기, 계측장비, 신용카드 단말기 및 PDA와 MP3 플레이어 등에 사용되는 그래픽 LCD 글래스 및 LCD 모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오디티의 매출액은 지난 99년 151억원, 2000년 241억원(60% 증가), 지난해 228억원(-5.4%)을 기록했다. 경상이익은 99년 10.5억원, 2000년 17.8억원(62%증가)으로 대폭 신장했으나 지난해는 경기침체로 전년대비 5.4% 감소한 228억원에 그쳤다.
오디티는 지난 98년 오리온전기의 LCD사업팀에서 분사하기에 앞서 79년 오리온전기가 한독의 LCD 부문을 인수한 점을 감안할 때 20년간 LCD사업에 주력해 온 셈이다.
이 때문에 오디티는 한독에서 국내 최초로 LCD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LCD 설계·개발·제조기술 등의 분야에 종사해 온 핵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오리온전기와 거래했던 국내외 고객과 연계해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오디티는 핵심연구 및 개발인력과 설비, 공장만 소유하고, 생산인원은 위탁운영하고 있다. 영업의 경우 대만, 홍콩, 미주, 유럽 등 경험 있는 판매 대리점 등을 확보하고 있다.
오디티는 신용카드 단말기 시장 등에서 대만의 난야(Nan Ya) 등과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디티는 일본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경쟁사들과는 달리 국내와 대만, 홍콩업체들에게 STN LCD모듈에 들어가는 부품을 자체 개발하도록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간사인 신영증권은 오디티의 LDC사업은 기술위주이기 때문에 전문인력의 육성 및 관리에 따라 회사의 전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직원 중 10명(26%)이 연구개발인력으로 구성돼 있지만 핵심연구원이 퇴사할 경우, 연구개발 실적의 외부 유출 등 수익성과 성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2000년 연구개발비로 매출액의 4%(905백만원)를 지출(자산처리 536백만원, 비용처리 369백만원)했지만 자산으로 처리된 개발비가 향후 매출신장에 기여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오디트의 최대주주는 이일 대표 및 특수관계인으로 3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보캐피탈도 19.98%를 확보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년간, 기보캐피탈 지분은 1년간 보호예수된다. 주간사는 신영증권이며 오는 9~10일까지 130만주를 일반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가는 1400원.
◇경영실적(2001년말 기준)
매출액 228.4억원
경상이익 11.6억원
당기순이익 10.5억원
- (초점)텔넷아이티 M&A, 머니게임 "희생" 가능성
- [edaily 김춘동기자] 텔넷아이티(43220)의 M&A가 회사 현금을 노린 지알엔홀딩스가 펼친 머니게임의 희생물일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지알엔은 회사 인수 후에도 경영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현금관리에만 치중하고 있으며, BW상환 거부와 관련 M&A를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6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회사 현금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텔넷아이티는 임시주총 무산과 함께 신임 대표이사 및 임원 선임이 지연되고 있는 반면 대표이사를 포함한 기존 임원들은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공시담당자도 퇴사해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에 빠져있다.
한편 지알엔홀딩스는 최근 심스밸리를 인수해 92억원의 회사 현금 가운데 90억원을 인출한 후 입금하지 않아 감사의견을 거절당했으며, 추후 지알엔 및 심스밸리 대표인 유난주씨에게 90억원을 대여했다고 밝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주총 무산은 신임 대표 후보와의 갈등때문"
텔넷아이티는 26일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사 후보자 미확정으로 임시주총이 무산됐으며, 영업은 지속되고 있다고 공시했다. 또한 9월말까지 전체 인력의 24.5%에 해당하는 인력이 퇴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텔넷아이티측에 따르면 지난 23일 주총이 연기된 이유는 신임 대표이사 후보와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알엔측은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면서 회사운영과 관련 무리한 요구를 했고, 대표 후보가 이를 거부하면서 선임 자체가 무산된 것.
회사관리조직 부재설에 대한 추가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서는 "현재 최가열 대표를 비롯해 임원진들이 출근하지 않고 있다"며 "공시책임자도 공석 상태며, 공시사항은 지알엔측에서 답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니게임 징후 곳곳에
이번 M&A와 관련 머니게임의 징후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선 텔넷아이티의 최대주주였던 최가열 대표측은 지난 7월11일 1년간의 지분 전면매도 금지 기간이 끝난 직후 기다렸다는듯이 지알엔측에 130억원에 250만주(34.11%)를 예약 매도했다. 이는 회사 경영보다는 돈에 더 관심이 있었다는 반증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알엔측이 자금관리를 제외한 회사 경영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의심스럽다. 지알엔은 지난 7월11일 주식양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법인인감과 통장 등을 넘겨받아 전적으로 자금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회사 현금은 약 160억정도.
반면 회사 관계자들은 자금의 사용 내역은 물론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들이 출근하지 않고 있고,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무대응으로 일관으로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비교적 풍부한 현금에도 불구하고 텔넷아이티는 지난 8월 680만달러의 BW 상환을 거부한 것은 물론 직원들의 월급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일주일 가량 늦게 지급됐으며, 이번 달에도 급여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BW상환 거부..M&A 물리기?
680만달러(85억원) 규모의 BW 조기상환 요청을 거부한 점도 석연치 않다. 이는 BW 발행 당시 포함된 규정에 따른 것이지만 지알엔측은 M&A계약 당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알엔측이 BW상환을 계속 지연시키면서, 임시주총 개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있는 배경과 관련 이번 M&A계약을 파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 160억원 가량의 내부현금을 목표로 인수했던 지알엔측이 예상치 못했던 BW의 조기상환 요구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160억원 가량의 회사현금을 목표로 130억원의 매입 비용을 지불했지만 680만달러(약85억원)의 BW를 상환하게 될 경우 회사 현금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BW 미상환과 관련 예약매도 예정인 최가열 대표의 지분 140만주 가량이 가압류 돼 있어 정상적인 예약매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M&A계약의 파기 근거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텔넷아이티의 앞날은 종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빠져들게 됐다. 지알엔측은 물론 기존 대표이사인 최가열씨도 회사 경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가운데 회사의 경영시스템도 빠르게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160억원의 행방과 함께 이번 M&A계약이 유효하게 지속될 것인가에 따라 텔넷아이티도 상반된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