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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호 영업사원 효과’ 사우디서 24억弗 건설 수주…방산협력도 막바지
- [리야드=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건설과 방산, 첨단 미래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었다. 특히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을 맞은 올해 24억 달러 규모의 가스 플랜트 사업도 수주하면서 새로운 ‘중동의 붐’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양국 간 대공방어, 화력무기 중심의 방산 협력도 막바지 조율 중이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대폭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효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한 가운데 기업인들이 착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푸라 2 가스플랜트 수주 등 4건 MOU 체결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있는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1973년 삼환기업이 우리 기업 최초로 사우디에서 알울라-카이바 고속도로 사업(약 2000만 달러)을 수주한 해로부터 50년이 지난 것을 기념하면서, 네옴시티 등 첨단 미래 도시와 디지털 인프라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한국과 사우디가 굳건히 다져온 토대 위에 기술변화 및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인프라 경제협력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면서 “사우디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 등에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도시건설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국이 함께 미래 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윤 대통령 임석 하에 △자푸라 2 가스플랜트 패키지2차 사업(약 24억 달러)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모듈러 사업 협력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MOU △디지털 인프라 구축 MOU 등의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사우디 순방 성과인 총 51건의 MOU와 계약에 포함된 내용이다.특히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000720)은 사우디 아람코와 24억 달러 규모의 자프라2 가스 플랜트 패키지 2차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최대 셰일가스존인 자쿠라 지역에 매장된 천연가스를 정제하기 위한 플랜트 사업으로, 2021년 수주한 29억 달러 규모의 자프라 1단계 사업에 이어 연속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양국은 스마트 인프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와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는 사우디 5개 도시에 현실 공간과 똑같은 가상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구축해 도시계획 및 관리,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약 1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한국과 사우디 양국은 ‘방산 협력’을 막바지 단계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발표될 ‘한-사우디 공동성명’에 포함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안보실 1차장은 전날 현지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회담 내용을 전하며 “방위산업은 사우디와의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대공방어체계, 화력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우수한 방산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가 사우디의 국방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협력해 나가고자 하며, 이는 우리의 방산 수출 성과를 한층 확대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네옴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디지털·청정에너지·바이오헬스·우주 연대”윤 대통령은 23일 오후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KACST)에서 개최된 ‘한-사우디 미래기술 트너십 포럼’에도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고 한-사우디 양국의 공통 관심 분야인 에너지·디지털·바이오·우주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 간 연대·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덕연구개발특구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과학기술 진흥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며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저탄소 산업구조 개편에 힘쓰고, AI, 바이오헬스, 우주 분야를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혁신을 가속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고 타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4대 분야(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한국이 사우디와 함께 연대해 나가면, 사우디의 도전적 목표를 함께 이뤄나갈 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윤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리야드에 있는 킹 사우드대학교에서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킹 사우드대는 1967년 사우디에 설립된 최초 대학이자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졸업한 학교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는 30세 이하 청년들이 인구의 63%를 차지하는 젊은 국가”라며 “진취적인 사우디 청년들은 창업에 적극적이며 새로운 문화와 기술에 대한 수용성도 매우 높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사우디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사우디 청년들이 한국을 찾아 한국어를 배우고 다양한 분야 교육과 연구에 참여토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길 희망하는 사우디 학생을 위한 정부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킹 사우드 대학에서 열린 ‘사우디 미래 세대와의 대화’에서 강연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며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중기부, ‘KSC 하노이’ 개소…K스타트업 진출 발판 마련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에 ‘K스타트업 센터(KSC)’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KSC 하노이는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센터로 KSC 최초로 민관협업을 통해 마련했다.K스타트업센터(KSC) 싱가포르. (사진=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기부는 KSC 하노이를 통해 스타트업에 공간 제공과 현지 정착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현지 투자유치 및 네트워킹 활동 등 종합적인 지원 정책을 제공할 예정이다.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SC 하노이 개소식에는 이준희 기술창업과장과 우영환 중진공 부이사장, 최영삼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를 비롯해 롯데벤처스, 신한은행, 코트라, 현지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AC) 등 민간 협·단체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베트남에서는 쩐 홍 타이 과학기술부 차관, 팜 홍 쾃 국가기술기업 및 상용화개발청 청장이 자리했다. 이번 개소식에선 ‘한국-베트남 스타트업 지원 협의체’ 발족도 진행됐다. 한국 스타트업의 진출 활동을 지원·육성하기 위한 양국 민관협의체로 베트남 과기부 산하 국가기술기업 및 상용화개발청, 베트남 스타트업 멘토 협회, 하노이 혁신스타트업협회, 현지 VC와 AC 등 총 9개 기관이 참여한다.박용순 중기부 창업정책관은 “이번에 개소한 KSC 하노이는 최초의 민관협업형 글로벌 거점”이라며 “한국과 베트남 창업생태계의 다양한 참여자 간 교류와 협력을 촉진해 한국 스타트업이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200자 책꽂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아팠다 외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아팠다(이찬휘 외|312쪽|들녘)바흐, 사도세자, 마이클 잭슨, 장국영 등 세계사를 수놓은 유명인들의 질환을 살펴본다. 위인 가운데 특정 질환을 앓은 사람을 골라 그들이 질환을 앓게 된 배경, 경과, 결과와 함께 그들이 겪었던 고통과 대응 방법을 소개한다. 죽는 모습이나 죽음에 대한 태도가 특별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다뤘다. 생로병사라는 생명체의 숙명 앞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초수익 모멘텀 투자(마크 미너비니|380쪽|이레미디어)미국 투자 챔피언십 3회 연속 우승자, 18개월 만에 1만 달러를 1800만 달러로 불린 사나이 등 트레이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트레이딩 세계의 진정한 마스터’가 알려주는 개인 레슨이다. 누군가는 이들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투자가 망하는 이유를 발견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더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시장을 이긴 트레이더들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사피엔스의 몸(김성규|344쪽|책이라는신화)13가지 주제로 우리 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난다. 대학교수인 저자가 ‘몸’을 주제로 학생들과 만나 강의한 내용을 담은 인문교양서다. 영화, 드라마, 문학, 신화를 넘나들며 인간의 몸으로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몸을 지니고 진화한 수백만 년의 여정부터 미래 과학의 발달로 만날 기계화된 몸까지, 몸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룬다.△여자와 여자의 세상(스즈키 이즈미|436쪽|문학과지성사)저자는 누드모델, 핑크영화(일본 성인영화 장르 중 하나) 배우, 연극배우, 각본가 등 다채롭게 활동했다. 독특한 개인사로 먼저 알려졌지만, 90년대부터 그가 남긴 SF 소설을 통해 작품 세계와 문학성을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도 저자의 작품집이 출간됐다. 작가 사후 약 40년 만에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집이다. SF 명작 단편 7편과 그의 삶과 철학을 담은 에세이 4편을 수록했다.△꺾여도 그냥 하는 용기(정예헌|256쪽|헤르츠나인)스무 살 어린 나이에 가스라이팅과 폭력에 의한 최악의 연애로 마음의 상처를 얻었다. 오랜 고시 공부로 인한 정서적 결핍, 가족과의 불화에서 빚어진 스트레스는 외모에 대한 강박으로 이어졌고, 섭식장애(음식 섭취에서 겪는 장애)의 굴레에 빠졌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섭식장애와 심리적 외상의 치유 과정에서 의지가 꺾였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드는 용기에 관해 이야기한다.△MBC를 날리면(박성제|228쪽|창비)박성제 전 MBC 사장이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날리면’ 논란의 뒷이야기를 공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날리면’ 논란은 현 정권의 ‘MBC 죽이기’의 시발점이다. 저자는 언론인으로서 자신이 겪은 일을 바탕으로 정부가 어떻게 언론을 장악하려고 시도하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MBC를 살리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 국감 단골손님 된 네이버·카카오…빅테크는 언터처블?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정치권이 플랫폼 경쟁력에서 오는 영향력을 문제 삼고 있는 가운데, 규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빅테크들은 쏙빼고 국내 기업들만 동네북 신세가 되고 있다.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느 순간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손님이 됐다. 두 기업의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최근 수년간 국회 출석을 반복해 왔다. 올해 역시 출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이해진 GIO는 2017년, 2018년에 이어 2021년과 2022년에도 국감장에 소환됐다. 김범수 센터장의 경우 2018년부터 2020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국회에 불려 갔다. 특히 2021년엔 국감 기간 동안 각기 다른 세 개의 상임위원회(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대기업 총수들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이들 창업자 외에도 대표이사나 계열사 대표이사가 다른 상임위에 출석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두 기업의 급격한 성장세와 이에 맞춰 커지는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한다고 해도,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과도하다는 지적이다.◇창업자가 불려가는 韓 IT기업…빅테크는 ‘형식적 대표’만국회의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공세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논란과 플랫폼 기업 서비스가 연관돼 있을 때 정치권의 공세는 더욱 거셌다. 과거엔 실시간 검색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항의방문을 하거나 뉴스 편집에 대한 불만으로 기업 전체를 특정 정치성향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여야 할 것 없이 국회는 유독 국내 플랫폼 기업에는 냉정했다. 하지만 국회는 정작 유튜브 등 빅테크 플랫폼들의 국내 공습이 가속화되며 발생한 여러 문제점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관대한 태도를 보여왔다. 과거 구글과 넷플릭스의 세금 회피 논란, 구글의 인앱결제 논란 등 사회적 공분이 발생할 때 한국 법인 대표이사를 부르지 못하고, 형식적인 역할만 하는 한국 법인 대표들만 국감장에 불러 세웠다. 빅테크 한국 법인의 임원도 아닌, 마케팅 법인의 형식적 대표들이 출석하면서 맹탕 국정감사는 예고된 일이었다.실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과방위 국감에 출석했으나 망사용료 갈등, 조세회피 의혹 등에 대해 “잘 모른다”, “확인해 보겠다” 등의 답변만 반복했다. 결국 과방위는 김 사장에 대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 방침을 결정했다. 하지만, 위원회 의결 절차와 변호사 선임 등이 늦어지면서 실제 고발은 올해 3월에야 뒤늦게 이뤄졌다. 검찰에서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치열해지는 기술경쟁 시대…“정부, 스포츠 매니저처럼 선수 지원해야”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은 빅테크의 신기술 공습에 국내 시장 수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색, OTT, 음원 등 주요 디지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점유율을 뺏기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정부가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자율규제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정치권 역시 이에 발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희진 LKB&파트너스 변호사는 “국내 IT 시장에서의 빅테크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차별적 규제가 계속될 경우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이들이 만드는 거대한 디지털 일자리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더욱이 생성형 AI로 빅테크 기업들간 기술경쟁이 거세지며 빅테크들의 공습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빅테크들의 기술 개발과 투자에 국내 기업들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는 형국이다.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 총액은 지난 21일 기준 1조 6900억 달러(약 2265조원)로 네이버(34조 6144억원), 카카오(20조 4434억원)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이미 전 세계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구글은 조만간 생성형 AI 챗봇 ‘바드’를 검색 엔진과 결합해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 검색 시장 공습 역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에 막강한 자본력을 쏟아부으며 점유율을 높여온 넷플릭스는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 OTT들은 막대한 투자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티빙·웨이브·왓챠의 영업적자는 2020년 385억원에서 지난해 2964억원으로 폭증했다. 엄청난 콘텐츠 투자에도 공고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넷플리스 아성을 넘어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열해지는 디지털 플랫폼 분야 경쟁 속에서 정부 역할은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안전과 혁신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지혜로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용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서울대 인공지능 정책이니셔티브 디렉터)는 “지금은 단순히 시장이나 기업 단위의 경쟁이 아닌 국가 간에 총체적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시대”라며 “정부의 역할은 영리하게 안전과 혁신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선수가 아니어서 직접 경기에 개입할 순 없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매니저처럼 뒤에서 선수들(국내 플랫폼기업들)을 열심히 지원해야 한다”며 “호흡을 길게 하고 좋은 거버넌스 시스템을 찾아내고, 선택하고, 공부하고.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 ‘40년간 12억 벌기 챌린지’ 시작했습니다[가계부 쓰다가]
- 2015년부터 8년째 가계부 쓰고 있는 월급쟁이 글쟁이의 소소한 경제이야기. 제 기사를 가장 많이 보는 ‘40대’, 특히 저와 같은 ‘보통의 급여생활자’를 중심으로 많은 독자와 돈 고민과 의견을 틈틈이 공유하려 합니다. 댓글, 이메일 등 통한 소통 환영합니다. <글쓴이>[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제겐 ‘이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을 쓰자’는 공적인 목표 외에 아주 개인적인 금전적 목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게 남은 40년, 즉 기대여명 동안 최소 12억원을 더 버는 것입니다. 요즘 20~30대가 몇 년 안에 1억을 모으자며 시도하는 ‘1억 모으기 챌린지’의 콘셉트를 빌리자면 ‘(40년간) 12억 벌기 챌린지’라고나 할까요. 어느 게 더 어려울까요.(사진=게티이미지)◇40대가 40년간 연 3000만원씩 번다는 것쉬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1년에 3000만원씩 모으자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벌자는 거니까요. 요샌 사회 초년생 연봉 평균도 3000만원을 넘는 시대고, 전 이래저래 사회경력 만 15년을 넘었습니다.문제는 제가 어느덧 40대 초중반이라는 점입니다. 이른바 ‘제도권’에서의 직장을, 아니 돈이 되는 일 자체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제 남은 기대여명 40년 중 절반 이상은, 특히 60세 이후부턴 안정적 수입이 사라지거나 팍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그나마 공무원이 아닌 보통의 민간기업 직원은 법적 정년 60세도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어쨌든 2년 전(2021년) 이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시 적다고 할 순 없는 나이에 아이가 커가니 덜컥 걱정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능력으로 끝까지 현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게 가능한 건지 한번 계산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때마침 정부가 1년 전(2020년) 2060년까지 40년에 걸친 장기재정전망을 발표했고, 이를 참조했습니다. 저만의 ‘장기재정전망’인 셈입니다.기자의 기대여명 40년 동안의 자산-수입 변동 그래프. 현 수준의 직장에서 퇴직하는 시점(52~56세)에서 수입이 크게 줄어들며 자산 감소가 시작되지만, 가급적 오래 경제 활동을 유지해 그 속도를 최대한 늦출 계획이다. 또 완전한 경제활동 이탈 이후(60~65세)엔 (국민)연금 수입과 부동산 외 자산 일부로 여생을 보낸다는 목표다.52~56세까지는 현 수준의 직장에서 살아남으리라 생각하고 이를 돈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제 수입이 물가상승률보다는 높은, 연 3%씩 늘어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더 정확히는 그 정도까진 해줘야 노후 대비가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여기에 당분간 맞벌이도 할 수 있고, 현 자산도 예금 금리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으로 운용 가능하다는 걸 계산에 넣었습니다.그리고는 앞선 6년간 작성한 가계부를 토대로 예상 지출을 계산해봤습니다. 아이의 성장기에 맞춘 비용도 대략 상상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벌 돈과 들어갈 돈이 대충 맞아떨어지더군요. 제가 52세에 제도권 직장에서 이탈하면 빡빡하고, 56세 이상 버티면 여유가 약간 생기는 정도. 은퇴 후 사는 곳과 삶의 질은 실제 하기 나름이겠지만, 이 정도만 돼도 최소한 먹고살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습니다.◇지속가능 삶에도 도움 주는 장기재정전망‘현실주의자’인 가족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뭣하러 시간 들여 이 짓을 했느냐는 거죠. 사실 계획과 현실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불과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많은 전제가 바뀌었습니다. 올해쯤 집을 좀 더 넓히자는 계획이었는데 기약 없이 미뤄진 상태입니다. 그새 부동산 시장이 널뛰었고 금리도 뛰었습니다. 수입이 예상보다 약간 더 늘었지만, 지출은 그보다 훨씬 많이 늘었습니다. 다음 장기재정전망 때 반영해야 할 부분입니다.어쩌면 틀리는 게 당연합니다. 보통의 개인이 모든 대내외 경제 변수를 예측할 순 없으니까요. 그럴 수 있다면, 지금처럼 경제 관련 글을 쓸 게 아니라 한국의 워런 버핏(미국의 유명한 가치투자자)을 꿈꾸며 전업투자로 뛰어들어 큰돈을 벌었겠죠.심지어 정부도 늘 틀립니다. 1년짜리 세금 수입(세수) 전망도 대개는 조원 단위로 틀립니다. 막판에 부족하면 메울 방법을 찾고, 남으면 남는 대로 또 대책을 세우는 게 일상입니다. 최근 3년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그에 따른 급격한 경기 변동으로 세수가 예상보다 10% 이상 적게 들어오기도 했죠.[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올해도 그랬습니다. 작년 말엔 나라 곳간에 400조5000억원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9월에 다시 계산해보니 341조4000억원 밖에 안 들어온다는 결론이 나와 정부가 비상입니다. 부족한 59조1000억원을 메우기 위해 이례적으로 ‘저금통’(외국환평형기금)까지 깬 상황입니다. 당분간은 이래저래 나랏돈 씀씀이도 줄어들 것 같아 걱정입니다.정부는 그럼에도 매년 치열하게 나라 살림 계획을 세웁니다. 또 5년에 한 번 40년에 걸친 장기전망을 합니다. 가장 마지막이 제가 참고한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이고, 2025년쯤 한번 더 할 겁니다. 초저출생으로 인구는 팍 줄고,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자연스레 경제성장률이 떨어져, 나랏빚이 늘어나는 우울한 전망이지만 그래도 미래를 예상하고 대책을 세우는 게 가만있는 것보다는 나을 겁니다. 한 번쯤 봐두시면, 인생 계획 세우는 데, 투자하는 데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될 겁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구태여 8년째 가계부를 쓰고, 이를 토대로 장기재정전망을 하는 건 노후에 돈이 바닥나 빈곤층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라가 지속 가능하도록 계획을 세우듯, 저 역시 여생이 지속 가능해야 하니까요.하다 보니 꽤 유익했습니다. 자연스레 인생 계획이 세워집니다. 어쨌든 제 돈의 흐름이 경로대로 가고 있다는, 정해진대로 열심히 살면 꽤 그럴듯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안정감을 얻습니다. 삶의 경로가 정해진 사람으로서 눈앞의 과도한 욕심에 미혹(迷惑)하지 않는 평정도 덤으로 얻습니다.겸사겸사 삶의 리미트도 정해놨습니다. ‘우주 정복’을 꿈꾸는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엑스 창업자)는 혀를 끌끌 찰 일이지만, 제 삶의 한도는 50억원입니다. 빚을 뺀 순자산이 이를 넘는다면, 일체의 영리행위를 하지 않고 자기계발과 사회공헌에 매진키로 했습니다. 지난 반평생의 삶, 작아진 상상력으로는 이 정도 돈이면 우주 정복도 가능할 것만 같습니다. 물론 제 삶의 경로에선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즐거운 상상’이지만, 현실적으로도 과도한 욕심에 삶을 그르치지 말라는 스스로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 제게 12억원을 준대도, 로또 1등에 당첨된대도, 총액이 50억원을 넘기지 않는 한 제 삶의 경로에 평정심을 유지하리란 삶의 다짐이기도 합니다.◇‘보통 사람의 평범한 삶’에 필요한 돈물론 여러분이 아직 20~30대라면, 공무원처럼 삶의 경로가 대체로 정해진 게 아니라면, 이런 장기전망이 필요 없을 수 있습니다. 이게 목표가 될 수도 있지만, 창창한 나의 가능성, 꿈을 제한하는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보통의 20~30대 직장인이라면 아직 ‘1억 챌린지’가 맞을 겁니다. 사업을 한다면 당장 빚을 더 내서라도 가치에 투자하는 게 올바른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삶의 경로는 다양하고, 심지어 그 주된 가치가 꼭 돈일 필요는 없습니다. 주변에 20대 때 번 돈을 탈탈 털어 세계 일주를 간 친구가 있는데 지금도 멋지게 잘 삽니다. 저 역시 10~20대 내내 ‘우주정복’에 버금가는 멋진 꿈을 좇았으나 돈 한 푼 건지지 못한 채 실패했지만, 또 이제 와선 그럭저럭, 아니 꽤 잘 먹고 삽니다. 40대 초중반인 지금 다시 ‘우주정복’을 꿈꿔서는 곤란하겠지만, 원하는 일을 하고 사랑하고 아이를 키운다는 게 ‘소우주 정복’쯤은 됩니다. 대단히 어렵지만 그만큼 경이(驚異)롭습니다.지난 8월26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크루-7’ 우주선이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다만, ‘보통 사람이 평생 평범하게 먹고살 정도의 돈을 버는 일도 만만치 않다’는 건 좀 일찍 참조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쟁이라며 ‘소우주 정복’, ‘경이’ 따위로 포장했지만, 일상의 실상은 ‘전쟁’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부족한 머리 굴려 세상을 공부해가며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빡빡한데, 지켜야 할 가족이 있고 강대국에 끼여 고생하는 우리나라를 걱정합니다. 기후위기를 마주한 지구까지 걱정입니다. 좀 거창한데 결론은 소소합니다. 첫 인생계획 때부터 돈의 요소를 고려하면 좀 더 좋았겠다는 자기반성입니다. 아직 인생계획이 없더라도 가계부 쓰는 습관은 일찍 가져보자는 가벼운 제안입니다.이제 곧 추석 연휴입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댁내 평안하고 즐겁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내가 안 아파야, 집에 아픈 사람 없어야 돈도 벌고 계획도 세울 수 있겠더라고요. ‘보통 사람’ 만세입니다.
- 삼성증권, ETF 투자정보 맛집 ‘ETF 찍먹 시즌2’ 인기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삼성증권(016360)(사장 장석훈)은 공식 유튜브 채널 ‘삼성증권 POP’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ETF 찍먹 시즌2’가 시즌1에 이어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21일 밝혔다.‘ETF 찍먹 시즌2’는 지난 상반기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돼 큰 인기를 끌었던 ETF찍먹 시리즈의 후속작이다. 실제 국내 주요 운용사들의 ETF 전문가를 초청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콘텐츠다. 시계가 보이지 않는 현재 주식 시장에서 다양한 섹터에 입맛대로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에 대한 유튜브 투자정보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6월 기준 100조원을 돌파했고 8월말에는 ETF의 일평균거래대금이 5조원에 육박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ETF 투자 니즈에 발맞춰 삼성증권은 ETF 관련 투자정보를 손쉽게 전달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준비했다.지난 2월과 3월에 모두 8편이 공개됐던 ‘ETF 찍먹 시즌1’은 올해의 유망한 투자 테마를 비롯해 성공적인 ETF투자전략을 소개해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국내 대표 운용사들의 본부장급 인력들이 총출동했고, 총 19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지난달 18일에 첫 편이 공개된 ‘ETF 찍먹 시즌2’는 현재까지 모두 8편이 공개됐고, 9월말까지 총 3편이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즌1보다 뜨거워졌다. 전편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회수는 25만회를 넘어섰다.‘ETF 찍먹 시즌2’는 올 상반기 ETF 시장에 대한 진단과 함께 하반기 유망 테마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는데, 지금까지 출연한 운용사 전문가들은 바이오와 반도체, 모빌리티 등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담당은 세상의 변화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언급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차세대 항암제, 비만 치료제 등이 세상의 변화를 만들고 있고, 이를 투자기회로 연결하기 위해 바이오헬스케어에 투자하는 액티브ETF를 출시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ETF 브랜드네임인 KoAct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고령화 사회 (Aging Society)와 기후위기(Climate Crisis), 기술변화(Technology)라는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이 흐름에 꼭 필요한 액티브 ETF를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 ‘ETF 찍먹 시즌2’의 포문을 열었던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상무는 ‘K방산과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 그리고 일본 반도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실적성장이 기대되는 미국의 매그니피션트7을 강조했다.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본부장은 ‘친환경 선박의 교체수요가 꾸준해 조선해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고, 고태훈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본부장은 ‘강건한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해야 성장하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안상혁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은 ‘엔화 ETF와 일본 주식형 ETF에서 투자기회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언급했고, 조상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부장은 향후 AI가 모든 산업으로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AI 테마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찍먹 진행을 맡은 전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국내 ETF 시장이 순자산총액 10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ETF 투자가 대중화 됐다”며 “시장이 성장하면서 테마도 다양해지고 ETF종류도 많아진 만큼, 시장을 공부하고 제대로 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ETF 찍먹 시리즈는 삼성증권 공식 유튜브 채널인 ‘삼성증권 POP’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파운트,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 본격 준비…알고리즘 개발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 파운트는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과 협업해 자문 형식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데서 나아가 일임 형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파운트는 정부가 로보어드바이저의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추진함에 따라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운용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종 가이드라인은 이달 안으로 확정될 전망이다.로보어드바이저의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는 가입자 정보를 바탕으로 컴퓨터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퇴직연금을 자동으로 운용해주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다. 낮은 수수료는 물론 모바일과 PC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장기투자, 방어, 리밸런싱 등에 강하기 때문에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연금 관리 및 운용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연금저축 등의 방식으로 이미 사적연금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빅데이터 분석 및 학습, 활용 등으로 컴퓨터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전략 등을 구현해내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의 경우 아직 로보어드바이저가 본격 투입되지 않았으나, 가입자가 직접 시장 상황을 살피거나 공부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운용 및 리밸런싱이 가능해 장기 투자 관점에서 유리하단 의견도 나온다.파운트는 이번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 준비에 앞서 이미 연금저축 자문 서비스로 사적연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이다. 자회사 ‘파운트투자자문’이 서비스 중인 파운트 앱을 이용해 투자할 수 있으며, 절세부터 수익, 노후 대비 등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연금 운용 경험 등을 바탕으로 파운트는 퇴직연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장기 투자, 방어에 강한 특성상 노후 대비 금융상품인 퇴직연금 운용에 안성맞춤인 투자 전략”이라며 “파운트는 그동안 쌓아온 금융 빅데이터 정제 및 분석, 머신러닝 등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퇴직연금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해 투자자들의 자산 증식은 물론 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꼴등이 1등하긴 어렵다"…여전히 끈적한 美물가[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반에서 꼴등을 했던 학생이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면서 10등까지 성적을 올렸다. 원래 공부를 안 했기에 조금만 노력하니 성적이 금세 좋아졌다. 목표를 더 높였다. 그래도 한번 시작한 공부, 제대로 해서 1등을 해보자며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벽은 높았다. 성적은 쉽게 오르지 않았고 때로는 등급이 더 떨어지기도 하면서 우울증도 왔다. 이게 한계인가 고민이 깊어졌다. 혼란스럽다.미국의 인플레이션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치솟았던 고물가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으로 상당수 내려오긴 했다. 그야말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인플레이션에 다가가려면 아직 멀었다. 물가가 일부 다시 꼬리를 드는 모습도 나오고 이대로 고물가가 고착화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와 싸움’에서 승리를 외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모니터를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AFP)◇실망과 기대 혼재…국채금리 하락에 나스닥만 강보합투자자들의 기대감과 실망감이 적절히 혼재됐던 상황이 8월 마지막 뉴욕증시에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장초반 3대지수는 일제히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이내 힘을 잃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48% 내린 3만4721.9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6% 떨어진 4507.66에 마감했다. 그나마 나스닥지수가 버텼지만 0.11% 오른 1만4034.97에 장을 마쳤다. 4일 내내 상승세를 탔던 뉴욕증시가 물가 하락세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랠리도 잠시 중단된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놓고 저울질을 했다. 시장 예상치엔 부합하면서 서프라이징(놀라운) 소식은 없었던 게 위안거리였다. 미국 상부부에 따르면 지난달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직전 월인 올해 5월 당시 상승률(3.0%)보다 소폭 올라갔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0.2%다. 모두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연준이 중시하고 있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2% 상승했다. 전월(4.1%)보다 소폭 오른 셈이다.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이역시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근원 PCE는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수치다. 지난달 4.1%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꼬리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긴축 종료’를 과감하게 외치기에는 아직 물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장초반 소폭이나 상승세를 탔던 다우, S&P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투자자들의 이런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CMC마켓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휴슨은 “7월 PCE물가지수는 끈적한 물가에 대한 추가적인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물가가 더 낮게 이동하기 어려움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수차례 인플레 싸움이 갈길이 멀다고 언급해 왔다. 지난주 잭슨홀 티밍 연설에서 그는 “근원PCE가격이 (연초대비) 낮아진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지속 하락을 확신하는 데 필요한 시작일 뿐”이라며 “아직 PCE지수가 어느 정도까지 낮아질지, 어디까지 정착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다만 물가가 심각하게 튄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일단 금리동결을 결정한 뒤 추가 물가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9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전날(90.0%)에서 소폭 내린 88.5%를 가리키고 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PCE지수에 서프라이즈(큰폭의 상승)가 없었기에 연준이 내달 금리 동결 결정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증시 향방은 9월1일 고용보고서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 둔화가 시들해졌지만, 뜨거웠던 고용이 식었다는 증거가 보다 명확해진다면, 그래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줄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6만5000명으로 지난달의 18만7000명에서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3.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발표된 구인·이직보고서(JOLTS),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지표는 고용 둔화 현상을 보여줬던 터라 비농업 신규고용만 확실히 둔화된다면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재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키 프라이빗 뱅크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조지 마테요는 “고용시장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경제가 여전히 추세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냉각되지 않았다고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그나마 채권금리는 계속 내림세…달러는 강세그나마 채권금리가 떨어진 것은 위안거리다. 사흘 연속 미국 국채금리는 소폭 떨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4시40분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4.106%로 전거래일 대비 1.2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2.1bp 내린 4.863%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7bp 내린 4.21%에 거래되고 있다. 국채금리가 떨어진 덕분에 그나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상승세는 유지된 셈이다.테슬라는 0.46%, 엔비디아는 0.18%, 애플도 0.12%로 겨우 강보합에 마감했다. 아마존은 2.18% 상승했다.달러는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거래일 대비 0.46% 오른 103.63을 가리켰다.유가는 6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00달러(2.45%) 오른 배럴당 8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자발적 감산을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계속 나옥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조만간 OPEC+와 합의한 사항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유럽증시도 혼조세였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65%, 영국 FTSE100지수도 0.46% 하락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만 0.35% 올랐다.
- 금융에 밝은 '잘파세대' 10명 중 8명 "앱테크·저축한다"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1990년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초반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 이들을 말하는 ‘잘파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어렸을 때부터 금융·경제 이슈에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파세대 10명 중 8명은 용돈으로 앱테크를 하며, 받은 용돈의 일부를 남겨 규칙적 또는 간헐적으로나마 저축을 생활화하고 있다.‘잘파세대’의 앱테크 (사진=게티이미지)30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 10·20대)금융행태를 분석한 ‘잘파세대의 금융 인식과 거래 특징의 이해’ 보고서에 따르면 알파세대를 포함한 잘파세대는 ‘금융·경제 교육이 주요 교과목만큼 중요하므로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에 68%가 동의했다. 인생 주요 과업인 학업과 시험, 교우관계에 대한 관심만큼 앱테크, 용돈 추가 마련과 같은 금융 이슈에도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또 잘파세대의 약 80%는 부모에게 용돈을 받고, 앱테크로 추가 용돈도 마련했다. 또 받은 용돈의 일부를 저축에 활용했다. 특히 알파세대는 중·고등학생보다 용돈은 적지만 더 많은 용돈을 남기고 더 규칙적으로 저축하는 등 성실한 금융생활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파세대의 바른 금융생활은 부모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실제로 알파세대는 금융 의사결정 시 본인(44%)보다 부모의 영향력(56%)을 더 높게 인식하고 용돈 관리 시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알파세대의 81%는 소비·지출 내역을 부모와 공유해도 거부감이 없었고,이중 3분의 1은 부모와의 공유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알파세대 10명 중 6명이 부모와 같은 금융회사를 거래하길 원하고, 실제 같은 주거래은행을 이용 중이다.잘파세대 내에서도 ‘은행 인식’과 ‘금융 거래’에 있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알파세대를 비롯한 Z세대에게 은행 브랜드를 제시하지 않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이 어디인지 물으면 대부분 전통의 시중은행 중 하나를 말했지만, 디지털에 익숙한 중·고등학생들에게 금융거래는 이와는 차이를 보였다.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이 인지하는 브랜드는 시중은행이 아닌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었다. 처음 거래를 시작한 금융기관도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유스앱이 46%를 차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청소년 특화 앱 출시 후 중고등학생의 거래가 앱 기반으로 급변했다고 분석했다.반면 알파세대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브랜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이 1위였다. 알파세대가 처음 거래를 시작한 곳도 시중은행이 75%에 달한다. 부모 동반거래 경향이 큰 알파세대는 여전히 모바일 금융기관보다 시중은행이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이들에게 은행은 어떤 의미일까. 본격적 경제활동 전이므로 돈을 불리거나 빌리는 ‘자산관리’ 측면 보다 주고·받고·쓰는 ‘기능적 측면’을 더 우선시한다. 하지만 알파세대는 Z세대보다 ‘돈을 모으는 곳’으로서 은행의 가치(역할)를 더 높게 인식해 ‘자산 축적’ 기능에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알파세대도 그렇지만 특히 Z세대의 금융거래에서 모바일 앱의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동안 잘파세대의 70% 이상이 모바일뱅킹이나 핀테크/빅테크 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아직 금융거래 이슈가 많지 않은 알파세대는 자동화기기(ATM)이용률이 가장 높고 모바일뱅킹과 핀테크 앱은 20% 정도에 그친다. 모바일뱅킹 및 핀테크 앱 이용률은 중학생부터 급상승했다. 중학생 이상 Z세대 10명 중 9명은 유스앱 이용 경험이 있고 핀테크 앱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앱 만족의 유발 요인은 메뉴 배치, 접근성 등 이용 편리성과 이벤트·혜택이 꼽힌다.잘파세대 전체를 관통하는 니즈는 ‘소액보상·포인트 적립, 미션과 보상의 경제적 혜택에 대한 기대’였다. 아직 부모의존이 높은 알파세대는 부모와 함께 돈 모으기·소비, 친구·또래와 함께 소통하기 등 동반금융거래를 지원하는 유스앱 컨셉을 선호했다. 하지만 소비와 지출이 증가하는 중·고등학생에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용돈이 자동으로 관리되거나(21%) 계획적으로 분배관리(20%)되는 유스앱 쪽으로 선호가 변화된다. 알파세대의 부모 역시 금융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자녀에게 직접 금융관리를 맡기는 이유 1위엔 ‘금융교육 때문(41%)’이 꼽혔다. 교육 콘텐츠도 돈·금융상품 개념설명, 다양한 금융체험처럼 수준 높은 품질을 요구한다. Z세대로 넘어가면 모의투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환율·금리, 글로벌 경제를 포함한 금융·경제 원리 공부로 관심 범위가 확대된다.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대 관심이 MZ에서 Zalpha(잘파)로 이동해 가고 있지만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알파와 Z를 하나의 동질집단으로 묶어 해석하면 정교함이 떨어질 수 있다”며 “미래 은행의 기반손님 관점에서 잘파세대에게 접근할 때 알파부터 시작해 시기별 변화 관리로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논란 컸던 R&D예산·보조금 줄이고…취약층 복지·안전망 지원 늘렸다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건전재정’을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가 재정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 맸다. 총지출 증가율(2.8%)은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가장 낮고,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23조원의 추가 재원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이권 카르텔 지적을 받았던 연구개발(R&D) 예산은 8년 만에 삭감 칼바람을 맞았고, 부정수급 논란이 일었던 보조금도 싹둑 잘려나갔다. 정부는 재정 정상화로 확보한 재원을 △약자복지 △미래준비 △일자리 △국가 본질기능 등 4대 중점분야에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보호, 청년들의 자립 기반 지원 예산을 크게 늘렸다.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이상동기 범죄(묻지마 범죄)와 기후위기로 인한 수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확대 편성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올해 본예산 대비 2.8% 증가…2년 연속 20조원 구조조정정부가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내년도 총지출 예산안은 656조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대비 2.8% 증가했다. 총지출 증가율 2.8%는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 동안 확대된 재정수지 적자 폭과 1000조원 이상 누적된 국가채무로 인해 재정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올해와 내년의 세수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2.8%의 지출증가율은 건전재정을 지켜내기 위한 정부의 고심 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지난해 출범한 윤석열정부가 첫 예산에서 건전재정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올해는 이를 더 공고히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40조원 안팎의 세수 결손에도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을 대응하는 대신, 평년 대비 두 배 수준인 20조원 이상의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2년 연속 단행하는 등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쪽을 택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7월 전 부처를 대상으로 취합이 끝난 예산 요구서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하며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나눠먹기식’이라고 비판했던 R&D와 관행적 지원이 확대돼온 보조금은 중점 정비 분야로 선정됐다. 내년도 R&D 예산은 25조9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올해(31조1000억원) 대비 16.6% 줄어 정부 예산 12개 분야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재정비한 7조원 가량의 R&D 예산 가운데 2조~3조원은 다른 사업으로 이관됐고, 4조~5조원 가량은 삭감됐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구조조정 사업 목록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가 지자체와 민간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 예산 규모는 2018년 66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02조3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감사원, 국무조정실, 기재부 보조금부정수급관리단은 재정누수 요인으로 지적된 보조금 사업들을 점검해 정비 대상을 솎아냈다. 그 결과 비영리민간단체의 경우 부정수급, 부적정 집행된 부분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 편성 규모는 약 33억원으로 올해(65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보조금 예산 감액 규모는 총 3조8000억원에 달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9조원으로 편성됐다. (사진=뉴시스)◇취약층 민생지원 집중…정신건강·마약 등 사회문제 대응도이렇게 절감한 재원은 사회적 약자 복지, 안전망 확충 등에 집중 투입한다. 주요분야별 재원 배분 계획을 보면 보건·복지·고용 분야는 242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공공질서·안전 분야(24조3000억원)도 6.1% 증가했다. 반면 교육 분야와 일반·지방행정분야는 교육교부금과 지방교부세가 총 15조원가량 줄어든 영향으로 각각 6.9%, 0.8% 축소됐다.생계급여 최대지급액을 올해 대비 최대 13.2%(21만3000원·4인가구 기준) 인상하는 등 저소득층 지원에는 19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주간 1대1 돌봄체계 신규 도입 등 장애인 지원에 들어가는 예산은 6조3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저소득 다문화 가족 자녀 6만명에 168억원을 들여 교육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내년 처음 실시된다. 청년들이 연 최대 32만4000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 대중교통 통합정기권 ‘K-패스’ 도입에는 516억원이 편성됐다. 대학생들이 경제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저리 생활비 대출 한도는 3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늘리고,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료는 50% 감면한다. 노후 산업단지를 청년친화형 환경으로 바꾸는 산리단길 프로젝트에는 1152억원, 청년농 육성 패키지 지원에는 4582억원이 각각 투입된다.군 초급간부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은 1조1000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녹물관사 등 문제가 됐던 노후 시설을 개선하고 3년 미만 초급 간부에 대해서도 주택수당을 신규 지원한다. 단기복무장려금을 장교는 9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부사관은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300만원과 250만원 인상한다. 최근 이상동기 범죄를 계기로 국민 정신건강 관리 관련 예산은 550억에서 1282억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고·중위험군 8만명 대상 상담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정신응급의료센터는 2개소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경찰관 3명당 1정씩 지급됐던 저위험 권총을 한명에 1정씩 지급하기로 하는 데 86억원을 쓴다. 마약류 오남용 예방 지원 예산은 238억원에서 602억원으로 늘리고, 수해 피해가 빈번해지면서 국가 물 안전관리체계 구축에도 6조3000억원을 투입한다.추 부총리는 “국가 재정건전성에 관한 가치는 한시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기본은 바른 건전 재정 기조에 확고히 두되, 민생 지원, 경제 활력, 미래 대비, 국민 안전, 국방 등 돈을 써야 할 곳에서는 제대로 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