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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대체연료 100% 유럽 시멘트 공장…'쓰레기' 아니라 '순환자원'
- [베쿰(독일)=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이곳은 순환자원 사용률이 100%에 달합니다. 유연탄은 사용하지 않고 대체연료만으로 시멘트를 생산하는 것이죠.”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를 타고 4시간 이동해 도착한 중소도시 베쿰. 이 곳에 위치한 시멘트 생산 시설 피닉스시멘트공장을 5월 22일 방문했다. 시멘트 공장이라는 선입견을 벗어날 정도로 깔끔한 내부 환경이 인상적이었다. 순환자원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나쁜 냄새는 느껴지지 않았다.지난 1962년 완공 이후 지금까지 가동 중인 피닉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43만t, 실제 연간 생산량은 연간 40만~52만t 수준이다. 피닉스 공장은 향후 연 60만t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독일의 글로벌 기업인 티센크루프 폴리시우스사의 설비를 활용해 15가지 이상의 다양한 시멘트 제품을 광범위하게 생산하고 있었다. 독일 베쿰에 위치한 피닉스시멘트공장 시설 모습(사진=함지현 기자)◇순환자원 100% 사용…1450℃ 열로 독소 제거이 곳은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순환자원 사용률이 100%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질소산화물을 저감할 수 있는 장치인 SCR(선택적 촉매 환원법)가 설치된 곳이라는 특징이 있다.시멘트는 석회석, 사암, 점토, 철광석 등 자연상에 있는 재료들에 초고온을 가해 반제품 ‘클링커’를 만든 뒤, 이를 곱게 빻아 제조한다. 1450℃에 이르는 열이 필수로 좋은 열원을 확보하는 게 숙제다. 피닉스 공장에서는 폐기물을 연료로 열을 높이고 있었다. 열량이 높은 석탄재나 폐타이어·폐플라스틱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인근 제약사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물질과 동물 사체 등도 열원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공장 내부에는 회전식 킬른(소성로)이 한 기 작동하고 있었는데, 지면에서 7m 높이에서 돌아가고 있음에도 엄청난 열기가 바닥까지 전해졌다.이렇게 열을 가하면 악성물질이 시멘트로 전이되지 않는다. 일정 온도가 넘어가도록 가열하면 오염물질이 분해되기 때문이라는 게 공장 측 설명이다. 여기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R&D(연구개발) 센터에서도 꾸준히 샘플링을 통해 성분을 검사하고 있다.시멘트 생산에 사용하는 연료는 크게 고운 입자와 굵은 입자로 나눠져 있었다. 먼저 수분이 적어 열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고운 입자를 메인 소성 공정의 열원으로 투입한다. 실제 고운 입자를 적재해둔 창고에 들어가니 거대한 먼지덩이에 들어간 듯한 느낌은 들었다. 그러나 폐기물로 만든 연료임에도 우려했던 것처럼 냄새는 심하지 않았다. 크레인이 자동으로 연료를 옮기기도 해서 사람의 손이 하나도 쓰이지 않을 정도로 자동화도 돼 있었다. 입자가 거칠고 수분을 좀 더 머금은 연료는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도 되는 석회석 원료 예열 공정에 활용한다. 피닉스공장은 에너지 효율성을 일정수준 유지하기 위해 공급처를 7곳으로 다각화했으며, 각 공급처마다 주마다 샘플 테스트를 실시해 함량을 유지하는지 확인한다. 연간 순환자원 사용량은 6만 5000t 규모다.입자가 고운 상태로 입고된 대체연료의 모습. 아직 주초반이라 창고가 비어있는 모습이다.(사진=함지현 기자)◇유연탄 대체해 탄소중립·온실가스 감축 핵심으로 부상순환자원 재활용이 중요한 이유는 탄소중립·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가연성폐기물 중 주로 사용하는 폐합성수지의 열량은 4500~8000kcal/kg이다. 유연탄의 열량이 6000kcal/k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품질이 좋을 경우 유연탄보다 더 높은 열량 함유한 셈이다. 더군다나 유연탄과 동일한 열량을 만드는데 오히려 이산화탄소(CO2) 배출 계수는 21% 낮다.탄소중립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가연성 폐기물 대체율을 높이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유럽은 2035년까지 순환자원 연료 재활용률을 6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고,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6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아직 국내 시멘트 산업의 재활용률은 유럽에 비해 낮다. 지난 2021년 기준 유럽 재활용률은 52%인데 반해 국내 시멘트산업 순환자원 재활용률은 전체 연료 중 35% 수준이다.순환자원은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한다. 폐기물을 매립이나 단순 소각하는 과정에도 온실가스는 발생하는데, 화석연료인 유연탄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대체함으로써 국가 전체 온실가스 총량 저감에도 도움을 줄 수도 있다.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피닉스 공장에서 사용하는 SCR과 같은 장치를 사용할 수도 있다. SCR은 공장에서 나오는 배출가스에 암모니아나 요소수 등 환원제를 분사한 후 촉매에 반응시켜 질소산화물(NOx)을 저감하는 장치다. 경유 자동차에 요소수를 써서 질소 배기가스를 저감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다. 다만 초기 설치 시 수백억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 데다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다. 독일에서는 처음 SCR을 도입할 때 정부가 지원금을 내주므로 보급률이 약 80%에 달한다고 한다. 독일은 폐기물의 매립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규제가 강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가면서 이같은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다. 유럽 전체로 보면 SCR의 보급률은 약 20% 수준에 그친다. 만약, 피닉스 공장보다 수 배 크기에 달하는 국내 공장에는 이같은 시설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과감한 재정지원이 수반돼야 할 수도 있다. 국내 주요 시멘트 7개사의 생산능력은 피닉스의 100배가 넘는 6000만t에 달한다. 현재 우리나라 업체들은 값비싼 촉매제를 사용하지 않는 SNCR(선택적 촉매 환원법)의 효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접근 중이다.티센크루프 폴리시우스사의 기술부문 총괄책임자인 우웨 마스(Uwe Mass)는 “시멘트 및 콘크리트의 완전 탈탄소화 달성에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며 “높은 비용 때문에 한계도 있다면, 기존의 순환자원 재활용 방식과 새로운 감축 옵션을 둘 다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뉴욕증시]부채 협상이 투심 짓눌렀다…6월 금리 인상론도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부채 한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혼조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붐에 엔비디아가 초강세를 띠면서 나스닥 지수는 올랐지만,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확 뛰지는 못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의 부채 한도 상향 추진이 막판 진통을 겪을 수 있다는 소식이 불확실성을 키웠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변수다.(사진=AFP 제공)◇엔비디아, 반도체 첫 1조달러 클럽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5% 하락한 3만3042.78에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7포인트 오른 4205.52를 기록했다. 상승률은 0.00%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32% 뛴 1만3017.43에 거래를 마쳤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32% 떨어진 1767.29를 나타냈다.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혼조를 보였다.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호재는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가 AI 붐에 힘입어 연일 강세를 띠고 있는데, 이 덕에 나스닥 지수는 상승해서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9% 상승한 40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19.38달러까지 올랐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무려 180% 이상 치솟았다.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제조업체다. 챗GPT 같은 생성형AI를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하려면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와줄 GPU 같은 보조칩이 필요한데, 엔비디아의 칩이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엔비디아의 GPU가 이른바 ‘AI칩’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에 AI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성능을 키우기 위해 엔비디아의 칩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엔비디아의 시총 역시 불어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 규모는 991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조달러를 돌파하면서 반도체업계 최초의 1조달러 클럽 가입 회사로 남게 됐다. 지난 1993년 청업 이후 30년 만이다. 시총 규모 자체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우디 아람코,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에 이은 전 세계 6위다. 버크셔해서웨이,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테슬라, TSMC 등 7~10위 회사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많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붐은 이제 막 시작했다”며 “더 많은 관심을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3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에 4.14% 올랐다. 테슬라에게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동시에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의 최대 생산 거점이다.◇“부채협상 합의까지 시장 현상유지” 다만 부채 한도 상향 과정이 막판까지 만만치 않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주말 동안 한도 상향을 잠정 합의했으나, 법안 통과 과정에서 난항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하원 운영위원회는 오는 31일 하원 전체 회의 표결을 앞두고 이날 오후 법안 논의에 돌입한다. 운영위는 공화당 의원 9명, 민주당 의원 4명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문제는 공화당 위원 9명 중 2명이 이미 이번 합의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강경파 공화당원들은 매카시 의장이 백악관에 굴복했다고 맹비난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 전에도 미국은 파산을 향해 기울고 있었다”며 “그런데 합의 이후 미국은 계속 파산으로 향할 것”이라고 했다.인터렉티브 인베스터스의 리처드 헌터 시장담당 대표는 “부채 한도 합의안이 완전히 결승선을 넘은 게 아니라는 사실에 투자 심리는 누그러질 것”이라며 “최종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시장은 현상 유지를 할 것 같다”고 했다.◇월가, 연준 6월 금리 인상론 기울어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 역시 시장을 짓눌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68.8%로 보고 있다. 전거래일 64.2%보다 높아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결이 확실시됐다는 점에서 다소 급격한 변화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라이언 프라이스 투자관리책임자는 “모든 투자자들은 여전히 연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위해 수요가 냉각하고 있다는 신호를 찾고 있다”면서도 “아무리 봐도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이날 나온 부동산 지표는 강세를 보였다. S&P 다우존스 지수(S&P Dow Jones Indices) 등에 따르면 3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전월인 2월 0.2% 반등한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그 직전까지 미국 집값은 7개월 연속 하락 중이었다. 연준 공격 긴축과 함께 하락했던 집값이 반등하면서 ‘하락장이 끝났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S&P 다우존스의 크레이그 라자라 매니징 디렉터는 “두 달간 가격 상승이 확정적인 회복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결과는 지난해 6월 시작한 집값 하락세가 끝났을지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이번달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02.3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99.0)를 상회했다. 그러나 전월(103.7)보다 하락했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27%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29%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1.38%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42% 내린 배럴당 69.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뉴욕증시]부채협상 기대에 '안도'…다시 연준의 시간 온다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부채 한도 협상 타결 기대감에 반등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이 이번 주말께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커지면서 안도 랠리가 나왔다. 다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공포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진다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사진=AFP 제공)◇백악관-공화당 부채 협상 희망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0% 상승한 3만3093.3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0% 오른 4205.45를 기록하며 4200선을 돌파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19% 뛴 1만2975.69에 마감하며 1만3000선에 근접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05% 오른 1773.02에 거래를 마쳤다.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강세 압력을 받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 측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측이 부채 한도 상향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오전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저녁 실무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졌다”며 낙관론을 폈다. 그는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최종 타결할 때까지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를 2년간 상향하는 방안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년 동안 부채 상한을 높이고 국방과 보훈을 제외한 모든 연방정부 지출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시장은 전날까지만 해도 긴장감이 만연했지만, 다시 불안감이 잦아드는 분위기다.다만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여전히 양측의 입장이 다소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카시 의장 측 협상팀인 개럿 그레이브스 하원의원은 “우리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측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재무부가 연방정부 디폴트 시한인 ‘X-데이트’를 다음달 1일이 아닌 다음달 5일로 밝힌 것도 다소 긍정적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장 마감 직후 디폴트 시한은 다음달 5일이라고 밝혔다고 CNBC는 전했다. 다음주 메모리얼 데이 연휴 기간 의회가 휴회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협상 시간은 이번주밖에 없다는 게 당초 걱정이었는데, 백악관과 공화당은 다음달 초까지 협상 시간을 더 벌 수 있게 됐다. 클라로 어드바이저스의 라이언 벨란저 창립자는 “부채 한도 이슈에 대한 안도 랠리가 나왔다”고 말했다.다만 변수는 여전히 높은 물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했다. 월가 전망치(4.3%)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7% 상승하면서 전문가 전망치(4.6%)를 상회했다. 연준 통화정책 목표치(2.0%) 대비 한참 높다. ◇‘인플레 우려’ 4월 PCE 고공행진이에 연준이 다음달 또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70.5%로 보고 있다. 전날 51.7%보다 높아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결이 확실시됐다는 점에서 급격한 변화다.뉴욕채권시장 역시 곧바로 반응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639%까지 상승했다. 전거래일보다 13bp 안팎 오른 수준이다. 또 다른 물가 지표인 미시건대 기대인플레이션은 약간 낮아졌다.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달 1년 기대인플레이션 확정치는 4.2%로 전월(4.6%) 대비 하락했다. 예비치(4.5%)와 비교해도 더 떨어졌다. 다만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1%로 전월 3.0%보다 소폭 올랐다.증시는 현재 부채 협상에 모든 시선이 쏠려 있다. 이 때문에 PCE 보고서 등의 영향력이 이날은 작았지만, 추후 증시 흐름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일단 부채 협상이 끝나면 시장은 연준이 경제를 죽일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전날 25% 가까이 폭등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역시 2.54% 뛰었다. AMD의 경우 5.55% 급등했다. 애플(1.41%), 마이크로소프트(2.14%), 알파벳(구글 모회사·0.87%), 아마존(4.44%), 테슬라(4.72%), 메타(페이스북 모회사·3.70%) 등 빅테크 주가도 일제히 오르면서 나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다. 인텔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가는 각각 5.84%, 4.08% 폭등하면서 다우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1.20%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24% 뛰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74% 올랐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17% 오른 배럴당 72.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뉴욕증시]엔비디아 24% 고공행진, 긴축 공포 잠재웠다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비교적 강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인 ‘X-데이트’(6월 1일)가 다가오면서 시장은 긴장감이 만연했지만, 엔비디아가 증시 투심 전반을 끌어올린 것이다. 게다가 부채 한도 협상 역시 일부 진전 기미를 보여 타결 기대감을 높였다.(사진=AFP 제공)◇24% 폭등한 엔비디아, 투심 반등 2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1% 하락한 3만2764.65에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8% 오른 4151.2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1% 상승한 1만2698.09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70% 내린 1754.60을 나타냈다.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강세 압력을 받았다.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전날 깜짝 실적 덕에 주가가 24.37% 폭등한 379.80달러를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를 중심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394.80달러까지 급등했다. 역대 최고치다. 올해 들어서만 무려 165% 이상 치솟았다.엔비디아는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71억9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밝혔다. 월가 전망치(65억2000달러)를 큰 폭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09달러로 시장 예상치(0.92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액이 1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71억5000달러)를 무려 50% 이상 웃돈 수치다.엔비디아의 호실적은 인공지능(AI) 덕이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제조업체다. 챗GPT 같은 생성형AI를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하려면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와줄 GPU 같은 보조칩이 필요한데, 엔비디아의 칩이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AI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 성능을 키우기 위해 엔비디아의 칩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총 역시 불어났다. 이날 기준 시총 규모는 939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애플(2조72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조4230억달러), 사우디 아람코(2조590억달러), 알파벳(구글 모회사·1조5730억달러), 아마존(1조1790억달러)에 이은 세계 6위다. 또 다른 주요 반도체주인 AMD 주가는 11.16% 폭등했다. 이외에 애플(0.67%), 마이크로소프트(3.85%), 알파벳(2.09%), 메타(1.40%) 등도 강세를 보였다.서튜이티의 딜런 크레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크로 포인트는 기술 혁신이 경기 둔화 혹은 더 높은 금리의 역풍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술주와 성장주는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부채 한도 협상, 약간 진전 보여”그럼에도 부채 한도 상향 협상은 여전히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날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면서도 향후 하향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여파가 이날 이어졌다. 다우 지수가 이날 장중 내내 약보합권에 머문 것은 이 때문이다. 그나마 백악관과 공화당간 협상이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는 소식이 전해지며 3대 지수는 오후장 들어 상승 폭을 약간 키웠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신임 합참의장 지명 행사에서 “지금껏 공화당과 협상은 생산적이었다”며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방법은 초당적인 합의”라며 “이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측 협상팀인 개럿 그레이브스 하원의원은 이날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주 내 합의 가능성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콜린스 무시한 시장, 긴축 공포↑경제 지표는 대체로 예상을 웃돌았다. 미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 잠정치는 1.3%로 나타났다. 앞서 나온 속보치(1.1%)를 상회했다. 미국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나눠서 나온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전미활동지수(NAI)는 0.07을 기록하면서 전월(-0.37) 대비 상승했다.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아울러 노동부 집계를 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월가 전망치(24만5000건)를 한참 밑돌았다. 노동시장 과열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이는 모두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을 지지하는 지표라는 평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48.2%까지 높여 잡았다. 전거래일 36.4%보다 큰 폭 높다.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시점에 도달했거나 혹은 근접한 지점에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완화의 희망적인 신호가 일부 보인다”고 말했지만, 월가는 이를 무시한 것이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오늘 지표는 대부분 연준 긴축을 지지했다”며 “콜린스 총재의 발언을 무시했다”고 전했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31%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33% 떨어졌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74% 하락했다.국제유가는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38% 내린 배럴당 71.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뉴욕증시]널뛰는 인플레 지표…연준 피봇 기대감 '안갯속'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예상 밖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오면서 국채금리가 뛰었고, 주식 투자 심리는 한풀 꺾였다.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한 피봇(pivot) 기대감은 점차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기류다. 연방정부 부채 한도 협상 리스크 역시 시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사진=AFP 제공)◇시장 예상 상회한 미 기대인플레1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3% 하락한 3만3300.6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6% 내린 4124.08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35% 떨어진 1만2284.74에 마감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22% 내린 1740.85를 기록했다.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오전 10시 미시건대 보고서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약간 바뀌었다. 월가 예상을 웃도는 기대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왔기 때문이다.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달 미시건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5%를 기록했다. 전월(4.6%) 대비 소폭 내렸지만, 시장 전망치(4.4%)를 웃돌았다. 사람들이 1년간 4% 중후반대 물가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4.4%로 4%대를 유지했다.특히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2%로 전월(3.0%)보다 높아졌다. 시장 전망치(2.9%) 역시 웃돌았다. 지난 2011년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근래 뉴욕 연은 조사 결과 3년 기대인플레이션(2.8%→2.9%)과 5년 기대인플레이션(2.5→2.6%) 모두 한달새 올랐는데, 미시건대 수치도 비슷하게 나온 것이다.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0%)를 상회하며 ‘끈적끈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물가 완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을 두고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둔화 중이라는 의견과 여전히 연준 목표치를 훨씬 상회한다는 견해가 맞섰는데,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들은 후자 쪽에 더 무게가 쏠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이에 뉴욕채권시장은 일제히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008%까지 뛰었다. 전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가까이 뛴 수준이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464%까지 올랐다. 6bp 이상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02.71까지 치솟았다.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최한 한 심포지엄 연설에서 “물가 압력이 식지 않고 노동시장이 둔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연준은 추가로 기준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것 같다”며 “연준 정책은 한동안 충분히 제한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보우먼 이사는 그러면서 “다음달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에 나오는 데이터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 인사들의 근래 발언들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 올릴 가능성을 17.2%로 보고 있다. 전날 10.7%보다 높아졌다. 오는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역시 줄어들었다.◇은행 위기에 부채 위험까지 점증‘매파 연준’ 우려가 커지면서 진정하나 했던 중소 지역은행 불안감도 점차 커졌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팩웨스트 뱅코프의 주가는 이날 2.99% 하락한 4.55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20% 이상 떨어진 이후 또 내린 것이다. 장중 4.4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외에 코메리카와 자이언스의 주가는 각각 2.14%, 1.10% 떨어졌다. JP모건체이스(-1.43%), 뱅크오브아메리카(BoA·-1.10%), 씨티그룹(-1.26%), 웰스파고(-2.19%) 등 미국 4대 은행의 주가는 모두 1~2%대 내렸다. 연방정부 부채 한도 협상 리스크 역시 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미국 1개월물 국채금리가 장중 24bp 이상 뛴 5.787%까지 오른 게 그 방증이다. 이른바 ‘X-데이트’ 근방에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공포감에 투매에 나선 것이다.미국 의회예산국(CBO)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소 7월 말까지는 정부가 자금을 계속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다음달 첫 2주 동안 디폴트에 빠질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CBO는 특히 올해 연방정부 재정적자 예상 규모를 1조50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재정 지출 삭감을 주장하고 있는 공화당 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다. 민주당은 부채 한도 상향을 두고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이를 지출 삭감과 연계하려고 하고 있다.경기 침체 우려도 투심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대인플레이션과 함께 나온 이번달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7.7을 기록했다. 전월(63.5)보다 큰 폭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다. 시장 전망치(63.0)까지 밑돌았다.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60.5→53.4)는 한달새 큰 폭 떨어졌다. 현재 경제여건 지수는 68.2에서 64.5로 내렸다. 연준의 매파 통화정책 기조, 여야간 부채 한도 협상 난항, 중소 지역은행의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불안 등이 겹친 결과로 읽힌다.칼라모스 인베스트먼트의 조 쿠식 포트폴리오 전문가는 “전반적으로 시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를 반영해 모든 섹터가 설득력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50%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45% 올랐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31% 뛰었다.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17% 내린 배럴당 70.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뉴욕증시]팩웨스트 23%↓…은행 뱅크런 공포 '현재진행형'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를 보였다. 스트리밍 사업 우려에 디즈니 주가가 폭락하고 중소 지역은행 위기론이 다시 등장하면서 시장 전반은 약세를 보였다. 연방정부 부채 한도 리스크 역시 조금씩 암운을 드리웠다. 다만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밑돌면서 기술주들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사진=AFP 제공)◇또 불거진 지역 은행 위기론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6% 하락한 3만3309.5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7% 내린 4130.62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18% 상승한 1만2328.51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84% 빠진 1744.71을 나타냈다.3대 지수가 보합권에서 약세 압력을 받은 것은 은행 위기 불안감이 다시 커져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중소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뱅코프의 주가는 이날 22.70% 폭락한 주당 4.7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4.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곳은 그동안 퍼스트 리퍼블릭에 이은 위기 은행으로 지목 받아 왔다. 팩웨스트 주가가 폭락한 것은 예금 감소 소식 때문이다. 팩웨스트는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지난 5일까지 일주일 동안 예금이 9.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이후 총예금이 증가했다는 앞선 발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팩웨스트는 현재 유동성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으나,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패닉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또 다른 지역은행인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와 코메리카, 자이언스의 주가는 각각 2.07%, 6.76%, 4.51% 가까이 떨어졌다.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2.46% 떨어졌다. JP모건체이스(-0.32%), 씨티그룹(-0.73%) 등 미국 주요 은행 주가도 소폭 내렸다. 서튜이티의 딜런 크레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팩웨스트의 소식은 지역은행 위기와 부채 한도 협상 이슈로 인해 심리가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디즈니 실적까지 증시를 압박했다. 디즈니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 2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전망치(217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수는 전기 대비 400만명 감소한 1억5780만명으로 집계됐다. 100만명 이상 늘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무색해졌다. 이에 디즈니 주가는 하루 만에 8.73% 폭락했다. 디즈니가 포함돼 있는 다우 지수의 낙폭이 특히 컸던 이유다.◇카시카리 “물가 목표치 상회”개장 전 나온 미국 물가 지표는 예상을 밑돌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P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3%를 기록했다. 직전 월인 올해 3월(2.7%)보다 낮아졌다. 지난 2021년 1월 이후 최저다. 전월 대비 PPI는 0.2% 올랐다. 월가 예상치(0.3%)를 하회했다. 식료품과 에너지,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4%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2% 상승했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PPI까지 헤드라인이 예상을 밑돌면서 연준 금리 인상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공급망 개선 덕에 도매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이와 함께 나온 실업 지표는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노동부 집계를 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4000건으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2만2000건 증가했다. 2021년 10월 이후 최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24만5천 건) 역시 크게 상회했다. 실업수당 청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노동시장 과열이 점차 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이에 따라 이날 오전 한때 연준이 당장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부터 금리를 4.75~5.00%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소수 나왔다. 월가는 늦어도 9월부터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매파’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시건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2.0%)를 웃돌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임금 상승률이 다소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매우 혼재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은 꽤 끈질긴 상태”라며 “이것은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유지할 것임을 뜻한다”고 했다.◇부채 리스크, 시장 덮칠 수도이로 인해 오전장만 해도 급락했던 국채금리는 서서히 상승했고, 거의 전거래일 수준 근처까지 갔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오전 한때 3.810%까지 내렸다가, 오후 들어 3.941%까지 다시 올랐다. 이후 3.9% 안팎에서 줄곧 움직였다. 예상을 밑돈 PPI에 그나마 국채금리가 약간 떨어지면서 빅테크를 중심으로 주가가 소폭 올랐고, 나스닥은 플러스(+)를 유지한 채 마감했다. 전날 인공지능(AI) 챗봇 ‘바드’를 전면 오픈한 구글의 경우 4.31% 또 급등했다.연방정부 부채 한도 리스크 역시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방정부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전시상황실’(war room)을 가동하고 있다”며 “디폴트 가능성에 접근할수록 시장은 패닉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미 매주 전시상황실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는 매일 3회씩 회의를 할 예정이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를 만나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한도 증액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1일 사상 초유의 디폴트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재무부의 경고다.다이먼 회장은 “디폴트가 발생하면 금융권에 파급돼 계약, 담보물, 청산소 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고객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야는 부채 한도 상향에 대해) 제발 협상해서 합의해 달라”고 말했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39% 하락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28% 올랐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14% 떨어졌다.국제유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33% 내린 배럴당 70.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