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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원폭위령비 참배·피해동포에 사과한 최초의 대통령됐다
- [히로시마=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며 거듭 사과했다. 일본 히로시마에 있는 원폭 피해자와 후손들을 향해서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참배도 했다. 원폭 동포를 만난 최초의 한국 대통령, 한일 정상 최초의 공동참배, 위령비를 처음 찾은 한국 대통령의 기록이 새롭게 작성됐다.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1일 오전 기시다 총리 부부의 안내를 받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위령비를 찾았다. 양국 정상 부부는 위령비에 헌화한 후 짧은 묵념을 했다. 참배를 마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평화기념공원 내 국제회의장으로 이동해 한일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참배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용기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 내외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를 올렸다. 이는 양국 관계에 있어서도, 세계 평화를 기리는 관점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공동참배와 관련 한일 양국 협력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동북아,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핵 위협에 두 정상, 두 나라가 공동으로 동맹국인 미국과 함께 대응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앞서 지난 19일 윤 대통령은 방일 첫날 원폭 피해 동포와 초청 간담회를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동포 19명 대부분은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당시를 직접 겪은 피폭 1세대였다.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늦게 찾아뵙게 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동포가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 고국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이들을 위로했다. 원폭 피해 이후 78년 만에, 정부 수립 이후 75년 만에 한국 대통령의 위로를 받은 것이다.두 살 때 원폭 피해를 입은 권양백 히로시마 민단 고문은 “오늘 꿈을 꾸는 것같이 감격스럽다”며 “선배 영령들을 저세상에서 만나게 되면 대통령님 오셨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있던 기념비를 1999년 공원 안으로 옮기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원폭 2세대인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께서 피폭 피해자들을 만나 주신 것이 한일 관계 발전에 이바지하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당초 이날 인사말 후 이석할 계획이었지만, 40여 분간 자리에 더 머물렀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 동포들의 얘기를 더 들은 후 마무리 발언에서 “제가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서 동포가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 고국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리고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허리를 숙였다.이어 “히로시마에 있는 피폭 동포와 그 가족, 그리고 함께 애를 쓰셨던 민단과 많은 동포 관계자분들께서 조만간에 꼭 한국을 한번 방문해 주시기를 (바라며) 제가 초청하겠다”고 했다.
- "이준석 만남보다 광주 온 이유에 집중"...전두환 손자, '주먹밥' 소회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를 대신해 사죄한 그의 손자 전우원 씨가 지난 17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 전야제 행사 중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를 만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우원 씨는 이날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제가 이름도 많이 들어보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정치인분들도 어쩌다 보니까 만나게 돼서 인사드렸다”고 말했다.그는 “‘이때까지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죽기 전엔 만날 수 없는 TV 속 인물들이 현실 세계에서 나타나네’라는 일차원적인, 신기한 마음이 컸다”면서도 “‘분명히 정치인분들이랑 같이 있으면 사진이 많이 찍히고 여기에 대해서 기사가 써질 수도 있는데 정작 저는 그분들을 TV에서 많이 뵀다는 거 외에, 저 스스로 가볍게 조사를 해본 거 외에는 아는 게 하나도 없는 분들이어서 함부로 말을 걸고 그분들이랑 주도적으로 사진 찍는 게 두렵더라”라고 했다.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전우원 씨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오월 주먹밥’ 나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1980년 5월 광주 공동체를 재현한 시민난장에서 우연히 만났다 (사진=연합뉴스)우원 씨는 또 “주먹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TV 속에서만 보던 분을 뵀는데 ‘와 이런 일이 저에게도’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카메라 수십 대가 제 앞에 있으니까 기쁨과 놀라움도 잠시, 바로 걱정과 두려움으로 바뀌었다”며 “여기서 이분을 만난 거에 집중하기보다는 제가 왜 이 장소에 와 있는지, 제가 5월 17일에 광주에 오게 된 이유가 뭐고 제가 전야제에 있는 이유가 뭔지, 여기서 제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민주화 운동을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그분들의 희생을 조금이라도 많은 분에게 전파할지 집중했다”고 밝혔다.우원 씨는 전 씨 일가 가운데 처음으로 5·18 추모식에 참석했다.그는 이날 전야제 행사 중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펼쳐진 시민난장을 찾았는데, 이곳에서 이 전 대표와 함께 주먹밥을 빚게 됐다.5·18 당시 광주 시민과 상인들이 계엄군에 맞서는 시민을 위해 주먹밥을 만들던 현장을 오월 어머니집 회원들과 함께 재현한 것이다.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주황색 앞치마를 두르고 비닐장갑을 손에 끼운 채 직접 빚은 주먹밥을 시민에게 나눠줬다.이 전 대표는 우원 씨와 주먹밥을 빚은 뒤 “정말 우연히 만났는데 진정성 있는 행보가 광주 시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보수 정당의 정치인들도 뭔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저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아마 광주 시민을 포함해서 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저분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퇴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추모식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도 ‘우원 씨와 만날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특별히 계획을 갖고 있진 않지만 계기가 된다면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제43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편, 우원 씨는 18일 할아버지 전 씨가 역사적으로 ‘학살자’라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위선자인 것도 같다. 왜냐하면 정말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했으면 국가를 이루는 국민의 희생이 있을 때 그분들의 목숨과 삶을 할아버지 본인의 목숨과 삶의 소중함만큼 생각하고 그분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보가 이어져야 하는데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이어 “어떻게든 그때 있었던 그분들의 희생을 폄훼하고 왜곡함으로써 할아버지 본인의 과오가 조금이라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셨고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중 하나로만 기억되는 게 아니라 한 개인의 욕심이 먼저이고 국민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 얼마나 잔인한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지 되새기고 기억할 수 있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 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1주기 추모식 열려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회장 1주기를 맞아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추모식을 열었다고 밝혔다.이날 추모식에는 고인의 3녀인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과 과거 고인과 연을 맺었던 재계 인사를 비롯하여 아워홈 임직원들이 참석해 고인의 경영철학과 삶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12일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가 헌화하고 있다.(사진=아워홈)추모식은 묵념을 시작으로 고인 약력과 일대기 소개, 추모 영상 상영, 헌화, 가족 대표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정형화된 방식과 과도한 의전을 지양했던 고인을 기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구 부회장은 가족 대표 인사말을 통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은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이라며 “아버지의 도전과 성공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견고한 초석이었다”라고 말했다.이어 “아버지가 곁에 계시지 않지만, 남기신 발자취와 말씀을 통해 지금도 항상 배우고 있다”라며 “언제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셨고 직원과 사람을 소중히 여기셨던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계승하여 진정한 경영자이자 리더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추모 영상은 “남이 하지 않는 것, 남이 못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구 회장의 주요 업적 소개와 함께 사람과 현장을 중시했던 경영철학이 담겼다.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 생전 모습(사진=아워홈)아워홈 창립자 지수(智水) 구자학 회장은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구 회장은 1960년부터 2022년까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국가경제의 번영과 국민생활 향상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 ‘사업보국(事業報國)’에 매달렸던 기업인이다. 이와 함께 6·25 전쟁에 참전했으며 다수의 무공훈장을 받았다.구 회장은 1960년 한일은행 창구 업무를 시작으로 울산비료 경리부장, 제일제당 기획부장, 금성판매 전무 이사, 금성통신 부사장을 거치며 기획과 회계, 영업 등 현장 업무를 맡았다. 이어 광업제련 대표이사부터 호텔신라 초대 사장, 중앙개발(현 삼성물산), 럭키(현 LG화학), 금성사(현 LG전자), 금성일렉트론(현 SK하이닉스), LG건설(현 GS건설) 등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회사를 이끌었다. 구 회장이 거쳤던 기업들은 현재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구 회장은 “남이 하지 않는 것, 못 하는 것에 집중하는 일이 남을 앞서는 지름길이다”라는 만트라(주문)를 자신과 조직에게 되뇌고 실천으로 옮겼다. 그런 그가 자주 쓰던 단어들이 바로 ‘창의’와 ‘모험’이었다. 때문에 구 회장이 걸어온 길에는 수많은 ‘최초’가 탄생했다.럭키는 1981년 당시에 없던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으며,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으며,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서는 굴지의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업계 최초로 일본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2000년 아워홈을 창립한 이후에도 수많은 최초를 만들어냈다. 아워홈은 업계 최초로 식품연구소와 센트럴 키친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한식 소스와 천연 식품 향료를 개발했으며, 이는 맛의 표준화와 식재 대량 생산의 초석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2010년 중국에서 단체 급식사업을 시작하며 업계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동종 업계 최초로 자동화 식자재 분류 기능을 갖춘 동서울물류센터를 오픈한 바 있다.특히 구 회장은 현장주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최고 전문가라고 여겼다. 그가 회의 석상에서 임원들에게 가장 많이 하던 말은 “가봤냐, 써봤냐, 먹어봤냐”, “실무자가 얘기하고 있지 않냐. 들어봐라”, “질문은 끝까지 듣고 해라”였다. 실제로 구 회장 역시 모든 현장에 다 가본다는 주의를 지니고 있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국내외 14개 물류센터와 10개의 제조 공장 설립을 위해 직접 모든 부지를 찾았다. 특히 2003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일본에서 열리는 식품공업 박람회를 찾아 선진 기술과 설비 등을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다.아워홈 관계자는 “1주기 추모식을 통해 직원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격의없이 소통했던 구자학 회장을 추억할 수 있었다”며 “고인의 뜻을 이어 창의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다짐하는 자리였다”라고 말했다.
- 효명세자 효심 담긴 왕실잔치, 창덕궁서 만난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효명세자의 효심이 담겨 있는 왕실잔치인 ‘조선 순조 무자년 연경당 진작례’가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창덕궁 후원 연경당에서 재현된다.‘진작례’란 조선시대 왕실의 특별한 날에 신하들이 임금에게 술과 음식을 올리고 예를 표하는 연희의식이다. ‘조선 순조 무자년 연경당 진작례’는 순조 무자년(1828년 음력 6월)에 효명세자가 모친인 순원왕후(1789~1857, 순조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연경당에서 마련한 왕실잔치다.‘2022 공연 의례’ 모습(사진=문화재청).세계민족무용연구소는 ‘순조무자진작의궤’의 문헌기록을 학술적으로 고증하고 이를 격조 높은 전통의례로 복원했다. 이번 공연에서 춤, 음악, 노래, 복식, 음식, 의물 등을 재현한다. 2006년 이후 올해 아홉 번째 공연이다. 전체 23종목의 정재 중 망선문, 공막무, 무산향 등 선정된 6종의 정재춤이 무대에 오른다.올해 공연은 화병을 올려놓는 탁자인 헌화탁, 8각으로 만들어진 보상반, 상서로운 의미를 지닌 깃발인 당, 무동이 들고 추는 검기 등을 실물로 제작해 완성도를 높였다. 창덕궁 후원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공연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