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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냅타임] 우리가 꼰대를 싫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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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갈등을 겪는다. 남성과 여성의 갈등부터 20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들의 갈등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갈등의 주체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 한다. 평행선을 달리는 의견 차이에 갈등은 좁혀지지 않는다. 애초 서로를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 예민하고 민감한 사항일수록 더 그렇다.
그러나 갈등은 그냥 버려둘수록 곪아간다. 갈등이 벌어지는 이유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투성이이기 때문이다.
갈등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부터가 시작이다. 말 할 수 없었던 서로의 속사정을 ‘뒤땀화톡’을 통해 소개하고 뒤에서 흘린 땀과 화를 시원하게 식혀주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꼰대’라는 말이 있다. 과거엔 ‘늙은 사람’을 지칭하는 은어였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이자 시대를 따라오지 못하는 고리타분한 사람을 뜻한다.
‘꼰대’는 현대 사회에서 비판의 대상이자 기피 대상 1순위다. 모든 사람들이 꼰대를 싫어함과 동시에 자신은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한다. 오죽하면 꼰대 자가진단 테스트,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한 지침 등이 있을 정도다.
꼰대를 마치 사회의 금기이자 ‘악’처럼 여기는 듯도 하다. 사람들이 이토록 ‘꼰대’를 미워하고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지=스냅타임)
“내가 너만 했을 때는 말이야”라는 꼰대에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저는 슬하에 두 명의 자녀를 둔 52세 가장입니다. 중소기업 사원에서 시작해 지금은 부장까지 달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 제게 유일한 고민이 있다면 졸업한 지 반년이 넘어가는데도 취업을 안 하고 있는 딸입니다. 면접에 붙어도 회사의 미래나 구조 얘기를 하면서 가질 않더군요. 어디든 일단 들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 "적당히 괜찮은 곳 들어가서 경력을 먼저 쌓아라. 어디든 똑같은데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냐. 아빠 때는 밑바닥부터 시작했다"고 조언을 건넸습니다. 그런데 딸이 "왜 이렇게 쉽게 말하냐"며 화를 내더라고요. "아빠 때랑은 다르다"고. 결국, 그날 다투고 3일간 어색하게 지내야 했습니다. 전 조언을 해줬을 뿐인데 딸이 화를 내니 속상하더라고요.
'꼰대'의 초창기 비유 대상이었던 기성세대는 IMF와 같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라온 세대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가족을 부양하고 나름의 경제적 요건을 갖춘 세대이기도 하다.
슬하에 두 명의 자녀를 둔 안중식(52·남)씨도 그랬다. 그래서 안씨는 취업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고 있는 딸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기업만 바라보는 것 같다는 생각에 조언을 건넸다.
그러나 호기롭게 시작했던 대화는 예상과 다르게 다툼으로 이어졌다. 안씨의 딸 안지영(24·여)씨에겐 전혀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지영(24·여)씨는 아버지가 했던 말에 대해 "첫 직장이 중요하고 몇 년, 어쩌면 평생 일할 직장이니까 내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신중한 건데 너무 쉽게 말하는 느낌이었다"며 "의도는 알겠지만, 아버지 세대와 나는 엄연히 다른 세대를 살고 있는데 현재 상황이나 내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얘기하는 것 같아 서운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고생도 많이 하셨고 열심히 노력하셨다는 것은 안다"며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고 취업난, N포세대와 같은 고충을 '별거 아닌 것'이나 '엄살'로 여기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위와 같은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요즘 것들은 복에 겨웠지, 우리 때는 말이야", '요즘 것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과거사를 장황하게 늘어놓지만 정작 '요즘 것들'에겐 와 닿지 않는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요즘 것들'의 시대는 다르기 때문이다.
시대의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 건네는 말은 '인생 선배의 뜻깊은 조언'이 아니다. 젊은 세대들이 왜 힘든지, 왜 기성세대의 젊은 날처럼 살아갈 수 없는지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의 경험과 삶을 강요하는 행위일 뿐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꼰대에게 - 당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
10학번 선배였던 김모(27·남)씨는 ‘꼰대’ 중에서도 ‘젊은 꼰대’의 대표적인 예였습니다. 학과 사람들은 이미 혀를 내두를 정도로 유명했으니 김씨의 꼰대 짓이 그만큼 심했다는 거 느껴지시나요? 후배들은 모두 그를 싫어했습니다. 그가 입을 열면 고개를 숙이고 눈을 피하기 바빴죠. 김씨는 전형적으로 자신의 생각이 ‘진리’라고 믿는 사람이었거든요. 후배와의 소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에이 그건 아니지”라며 후배의 말을 배척하기 급급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주입하려는 경향이 그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어요.
꼰대의 특징은 다양하다. 권위주의적인 태도, 타인의 말을 수렴하지 않는 태도, 의식이 깨어 있는 척하지만 구태의연한 사고 등. 이처럼 다양한 특징들을 살펴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 경험이 진리이자 '옳은 사고'라 믿는다는 점이다.
사례에 등장한 10학번 선배 김씨가 스물일곱의 나이에 '꼰대' 취급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사례를 소개한 박주영(23·여)씨는 "김모씨는 자신의 윗사람에겐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후배에겐 정말 별로인 선배였다"며 "한 시간이 넘도록 자신의 얘기만 쏟아내기도 하고 후배에게 '넌 이게 문제'라며 지적만 하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씨는 "더 화가 나는 건 자신의 말이 무조건 옳다는 식의 태도였다"라며 "다수가 이유를 들며 설득해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강요하는 통에 다들 입을 다물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누구나 자기주장이 있지만, 타인에게 내가 이렇게 생각하니 너도 동의하라는 식으로 강요하진 않지 않나"라며 "이는 상대방에 대한 무시이고 존중 없는 일방적 소통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꼰대는 말한다. "내가 옳고 타인은 그르다"고. 그러나 이는 각자의 가치관과 생각이 다름을 무시한 채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한 시대착오적 설교에 불과하다. 언제나 당신이 옳은 것은 아니며, 설령 당신이 옳았다 해도 그것이 타인의 생각을 무시하고 '틀리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되진 않는다.
- [스냅타임] 웹툰의 재탄생 - 안나라수마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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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재탄생한 안나라수마나라
(사진=네이버 웹툰 '안나라수마나라')
(사진=위로컴퍼니)
기간: 2017/08/01~2018/10/21
시간: 월 - 공연없음/ 화,수,목,금 - 5시/ 토,일 - 3시
장소: 대학로 위로홀
문의: 070-8600-8342
가격: 전석 30,000원 *관람연령: 만 10세 이상
기획: 위로컴퍼니
나는 예술을 사랑한다. 그중에서도 음악, 공연, 웹툰, 영화는 특히 사랑한다. 그런데 공연과 웹툰을 함께 즐길 수 있는데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하일권 작가의 <안나라수마나라>를 재구성한 연극이라니!
원작 웹툰이 워낙 뛰어난 작품이었기에 내용적인 면은 단연코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다.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원작의 독특한 기법과 극적인 효과, 배경 등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였다.
기대 반과 걱정 반의 마음으로 연극 <안나라수마나라>를 만났다.
웹툰과 연극 어떻게 다를까
한정된 무대, 뛰어난 활용
웹툰 <안나라수마나라>는 흑백으로 이뤄져 있다. 꽃, 빛, 입술 등 특정 부분에만 색을 넣어 강조하는데 이러한 기법이 마술의 '환상적인' 느낌을 더 도드라지게 만든다.
버려진 유원지에서 마술사 'ㄹ'이 주문을 외는 순간 보라빛의 불이 켜지는 장면은 <안나라수마나라>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사진=네이버 웹툰 '안나라수마나라')
이 외에도 돈으로 접은 계단을 만들어 여주인공 '윤아이'의 가난함을 표현하거나 인물의 그림을 움직여 쳐다보는 시선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기법이 사용된다.
(사진=네이버 '안나라수마나라' 웹툰)
(사진=네이버 '안나라수마나라' 웹툰
그렇다면 연극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 있을까?
연극 <안나라수마나라>는 한정된 무대를 학교, 여자 주인공(윤아이)의 집, 학교 등 다양한 장소로 이용해야 했다. 그래서 무대의 구성이 매우 독특하다.
(사진=스냅타임)
마치 미술 작품처럼 색색의 벽과 포토그램이 들어가 있다.
무대 위엔 아무런 소품도 없는 휑한 모습이다. 무대 뒤엔 다양한 공간이 숨겨져 있고 서랍처럼 의자, 책상 등을 빼고 꺼낼 수 있다. 책상과 의자를 꺼내 학교가 되기도 하고 마술사 'ㄹ'이 지내는 서커스 천막 안이 되기도 한다.
(사진=스냅타임)
무대의 활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조명을 사용해 등장인물의 떨림을 표현하거나 신비로움을 담아낸다.
위에서 설명했던 명장면은 색색의 조명을 활용해? 표현했다.
또한 등장인물의 독백이 많은 웹툰처럼 해설, 배경음 등을 이용해 연극의 분위기를 더 고조시켰다. 장면이 변환될 때마다 극장이 암전되고 다양한 배경음이 흘러나오는데 노래가 굉장히 좋았다. 잔혹 동화 같은 느낌이어서 몰입도가 더 올라갔던 것 같다.
(사진=스냅타임)
실제 마술쇼가 눈앞에서
웹툰 <안나라수마나라>는 중간마다 'ㄹ'이 마술을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연극도 마찬가지다. 무대 위 배우는 실제 마술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사진=스냅타임)
우편함에 편지를 넣고 열어보니 없어져 있기도 하고 텅 빈 모자에서 인형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마술쇼에 비하면 기본적인 마술일지도 모르지만, 연기와 병행하며 노력했을 배우들이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연극 내내 관객들은 박수갈채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웹툰과 같은 느낌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현실의 마술은 역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두길 바란다.
웹툰은 독자조차 ㄹ이 진짜 마술을 부리는 마술사인지 자신이 진짜 마술사라 믿고 싶은 사람인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 (결말까지도 의견이 분분했을 정도다.)
그래서 윤아이가 "어쩌면 ㄹ은 진짜 마술사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그러나 연극은 이러한 공감까지 이끌어낼 순 없다. 대신 관객에게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줄어든 '나일등'의 역할
'나일등'은 <안나라수마나라>의 복병이다. 극 중 캐릭터의 프로필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전교 1등을 도맡아 하고 얼굴도 잘생겨 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다. 잘생겼다는 설정이지만 화면 속 얼굴은 다소 비정상적이다.
이는 부유한 상위층을 희화화 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이자 후에 '나일등'의 감정 변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다. 웹툰의 말미에 본래의 얼굴이 드러나는데 틀을 깨고 '꿈'을 갖게 됨을 뜻한다.
(사진=네이버 '안나라수마나라' 웹툰)
나일등은 사실상 주위 환경에 의해 꿈을 잃어가는 어른의 모습을 가장 잘 투영하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론 윤아이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웹툰은 주인공인 윤아이, ㄹ뿐만 아니라 나일등의 생활, 생각에도 초점을 맞춰 독자에게 전달한다. 그래서 독백 장면이 굉장히 많다.
그러나 연극에선 나일등에 초점이 맞춰진 장면 대부분이 빠졌다.
그래서 나일등이 왜 법관, 의사 등의 안정적인 꿈을 버리고 "마술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게 됐는지, 부모님의 뜻에 따라 지내며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는지 등이 자세히 드러나지 않는다.
연극 <안나라수마나라>는 나일등의 분량을 줄이는 대신 윤아이와 ㄹ의 얘기에 집중한다.
(사진=스냅타임)
1인 다역 멀티맨
웹툰 <안나라수마나라>는 엑스트라마저 대충 만들지 않았다. 각각의 역할이 있고 이는 극의 흐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하다. 주요 인물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대략 12명 정도다.
그런데 연극 <안나라수마나라>의 배우는 4명이다.
(사진=스냅타임)
그 중 세 명이 ㄹ, 윤아이, 나일등을 맡으면 남은 배우는 한 명.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멀티맨'이다. 나일등이 웹툰 <안나라수마나라>의 복병이었다면 연극 <안나라수마나라>의 복병은 멀티맨이라 할 수 있다.
사회부터 엑스트라 인물 전부를 도맡아 하는 멀티맨은 자칫 암울할 수 있고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를 재밌게 풀어낸다. ㄹ이 "예쁘다"고 말하는 장면이나 "넌 또다시 오게 될 거야. 이미 내 마법에 걸렸으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오글거린다"고 대놓고 말하며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관객에게 말을 걸고 체험을 유도하기도 한다.
(사진=스냅타임)
하지만, 때로는 원작이 주는 명대사와 명장면의 감동을 상쇄시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는 연극이 전반적으로 개그 분위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재미는 주되 극의 말미엔 좀 더 원작의 메시지를 강하게 담는 것에 집중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마술(MAGIC) = 꿈(DREAM)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누군가 이러한 질문을 건넨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NO'라고 답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는 질문을 한 사람을 '미친 사람'으로 취급할지도 모른다. 몸과 마음이 커버린 어른에게?'마술'은 '산타할아버지'처럼 어린아이나 믿는 환상에 불과할 테니까.
그런데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
어린 아이였을 땐 아무런 의심 없이 믿었던 '마술'을 우리는 언제부터 믿지 못하게 된 걸까?
이 원초적인 물음은 <안나라수마나라>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바로 '꿈(dream)'이다.
소방관, 대통령, 탐정, 가수, 파워레인저.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것들까지 모두 '꿈'이었던 어린 시절의 우리는 어른이 돼가며 안전함, 돈, 회사의 크기 등 현실적인 것에 타협해 꿈을 잃어간다.
마술을 믿지 못하게 된 어른은 꿈을 잃은 어른을 뜻한다. 그래서 <안나라수마나라>는 철없는 어른이 되라고 말한다. 지지 말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것만 하라는 게 아니야.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만큼 하고 싶은 일도 하라는 거지”라며.
<안나라수마나라>는 우리에게 사실 이렇게 물었던 게 아닐까?
"당신, 꿈을 믿습니까?"?
- '콜래보 제품 쑥쑥'…롯데마트, 협업 상품 강화
- (사진=롯데마트)[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롯데마트는 인지도가 높은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상품 소재의 고급화, 디자인 다양화, 단독 상품 출시 및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고객 만족과 신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롯데마트 전체 매출에서 26.6%를 차지하던 패션 부문의 매출구성비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30.9%를 차지하는 등 4.3%포인트(p) 매출 비중이 늘었다.롯데마트의 대표적인 콜라보 상품은 ‘보나핏 울트라쿨(ULTRACOOL) 언더웨어’의 ‘코오롱패션머티리얼 라인’이다. 이는 롯데마트가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이하 코오롱)과 함께 하절기 고객 수요에 최적화된 소재를 찾아 적용한 상품이다. 울트라쿨 언더웨어는 통기성과 흡습성이 등이 뛰어난 쿨론, 아쿠아로드 등을 사용해 만들었다. 주로 아웃도어, 등산복 등에 사용되는 소재로, 야외활동과 더위에 최적화되어 가볍고 땀 배출 기능이 탁월하다.롯데마트는 소재뿐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 협업한 PB상품도 출시했다. 롯데마트의 SPA브랜드 ‘테(TE)’의 청바지를 데님 전문 브랜드인 ‘에프알제이(FRJ)’와 함께 만든 것.청바지의 구매 결정 요인 중 가장 큰 부분은 몸에 맞는 핏(Fit)과 실루엣(Silhouette)이다. 에프알제이는 사이즈코리아에서 한국인의 체형에 최적화된 코리안 핏(K-Fit) 디자인으로 인정한 기업이다. 롯데마트는 이런 에프알제이와 협업해 테 코리안 핏 데님 4종을 출시했다.롯데마트가 인기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출시한 단독 상품도 인기다. 스매싱나인(Smashing 9)은 국내 메가 히트 브랜드 및 다양한 스니커즈를 병행 수입해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롯데마트의 슈즈 멀티 브랜드다.스매싱 나인은 인기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해 단독 상품을 출시했다. 인기 브랜드 제품의 특징을 살린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고, 마케팅, 물류, 재고비용 등 제반 비용을 최소화해 PB브랜드의 장점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스니커즈 등 다양한 슈즈를 판매한다.지난해 3월 국내 우븐 슈즈 1위 브랜드 블루마운틴과 스매싱 나인이 함께 기획한 상품인 스매싱 나인 우븐 슈즈는 출시 후 1달 만에 약 6000족을 판매했으며 현재 서초점, 은평점, 김포한강점 등 롯데마트 100개점에서 3만 9000원에 판매 중이다.박효진 롯데마트 의류편집팀장은 “유명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는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상품 운영 및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어, 대형마트 PB가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이 된다”라며, “대형마트가 패션과 무관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들과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박인비, 이번엔 준우승 징크스 깰까..20번째 도전
- 박인비가 15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8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추첨에서 최유림의 이름을 뽑은 뒤 앞으로 들어 확인시켜주고 있다. (사진=KLPGA)[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19전 20기’국내 첫 우승에 도전하는 세계랭킹 1위 박인비(30)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7500만원)에서 강적을 피했다. 박인비는 15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조별리그 대진 추첨결과 정연주(26), 최유림(28), 최혜용(28)과 한 조에 묶였다. ‘골프여왕’ 박인비는 기록제조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메이저 대회 7승을 포함해 통산 19승을 쓸어 담았다. 또 2016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획득하며 사상 처음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고, 종종 출전한 일본에서도 4번이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런 박인비가 이루지 못한 단 하나가 국내 대회 우승이다. 지금까지 19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6차례 거뒀을 뿐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랐지만, 김자영(27)에게 패해 또 한 번 준우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일찍 마감했던 박인비는 2월 복귀 뒤 3번째 출전한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이후 출전한 대회에서도 연일 맹타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린 ANA인스퍼레이션 공동 2위에 이어 롯데 챔피언십 공동 3위, LA오픈 공동 2위에 올라 부상 이전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23일에는 2년 6개월 만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명예도 회복했다. 박인비는 비장함으로 조별리그를 준비했다. 이날 대진 추첨 뒤 “매치플레이는 경기 특성상 상대가 누구냐 보다 컨디션이 중요하다”며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유리하기에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어 “아직 100%로 올라오지 않은 퍼트감각을 제외하면 컨디션이 좋다”며 “작년 부족했던 부분을 생각하며 매치를 준비하겠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조 추첨 결과 최혜진(19)과 장수연(24), 김현수(26), 하민송(22)이 이른바 ‘죽음의 조’를 이뤘다. 공교롭게도 넷 모두 롯데의 후원을 받고 있다. 조 추첨자로 나섰던 장수연은 “롯데 소속 선수만큼은 피하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다”며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상금왕 이정은(22)도 강적들을 만났다. ‘엄마골퍼’ 안시현(34)과 2014년 이 대회 우승자인 ‘베테랑’ 윤슬아(32) 그리고 박소영(26)과 대결해야 한다. 팬들의 눈길을 끄는 조 편성도 이뤄졌다. 이번 시즌 1승을 거두면서 통산 4승을 기록 중인 김지현(27)은 ‘지현 시대’의 또 다른 주인공인 이지현(22)을 만났다. 지난해 나란히 첫 승을 거두며 주목을 끌었던 ‘지현’끼리의 맞대결 승자가 누가될지 관심이 쏠린다. 박민지(20)와 박신영(24), 박보미(24), 박주영(28)끼리 맞붙게 될 ‘박(朴) 씨’조도 눈길을 끈다. 박민지는 “가족 같은 박 씨 골퍼들과 한 조가 된 것도 인연인데, 집에 빨리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비장함을 엿보였다.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장하나(26)는 이선화(32), 박성원(25), 김수지(22) 등 비교적 무난한 상대를 만나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대회는 5일 동안 총 7라운드가 진행된다. 3일째까지는 조별리그를 펼쳐 각조 1위가 16강에 진출한 뒤 4일째부터 토너먼트 방식의 1대1 매치플레이로 진행된다. 또 16강부터는 매일 2경기씩 치러야 하고 7경기를 모두 이겨야 우승할 수 있다. 2018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편성.
- [춘추관에서] ‘文의 친구’ 노무현 vs ‘盧의 선물’ 문재인
- 실내행사장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는 노무현 의원과 문재인 변호사(사진=노무현재단)[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다시 5월입니다. 2009년 5월은 누군가에게 눈물조차 흘리지 못할 정도로 슬펐던 시절입니다. 2017년 5월과 2018년 5월은 만약 또 다른 그 누군가가 살아있었다면 너무나도 기뻐했을 것입니다. 누군가와 또 다른 그 누군가는 36년 전인 1982년 운명처럼 만났습니다. 생면부지의 남이었지만 둘은 잘 통했습니다. 민주화운동의 동지로 뜨거운 시대를 함께 했습니다. 6살의 나이 차가 나는 선후배였지만 ‘친구’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2003년과 2017년 각각 14년의 시차를 두고 나란히 대한민국 대통령에 올랐습니다. 바로 노무현과 문재인입니다.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돌베개)와 ‘문재인의 운명’(가교출판)을 참고해 두 사람의 인연을 정리해봤습니다. ◇인생이 뒤바뀌다 ‘부림사건’ vs 로펌 스카우트 거절하고 ‘부산으로’ 1975년 3월 제17회 사시에서 ‘고졸’ 합격자가 탄생합니다. 그는 “벌레가 사람이 된 것만큼이나 큰 사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훗날 회고에서도 대통령 당선보다 더 기뻤다고 밝혔습니다. 사법연수원을 거쳐 대전에서 짧은 판사생활을 마쳤습니다. 부산에서 개업한 뒤 세속의 변호사로 잘 나갔습니다. 승소율도 높았고 돈도 잘 벌었습니다. 1981년 9월 ‘부림사건’을 만나며 인생이 뒤바뀌었습니다. 구타와 고문으로 초췌한 젊은 청년들을 접견한 뒤 “분노로 머릿속이 헝클어지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노무현입니다. 1982년 인생의 동지이자 친구로 부르게 되는 한 사람을 만납니다. 모르는 사이였지만 곧 의기투합했습니다. 노무현의 기억에 그는 정직하고 유능하고 훌륭한 사람이었습니다. 1980년 5월 서울의봄 당시 구속된 한 경희대생이 서울 청량리경찰서 유치장에서 사시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1982년 8월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지만 시위전략 탓에 판사에 임용되지 못했습니다. 변호사로 방향을 바꾸자 ‘김앤장’을 비롯해 유수의 로펌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우트에 나섰지만 모두 거절합니다. 보통 변호사의 길을 걷기로 하고 부산으로 낙향합니다. 사법고시 동기의 소개로 부산 부민동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갑니다. 그는 문재인입니다. 그 곳에서 평생의 운명으로 이어질 한 사람을 만납니다. 나이 차도 적지 않고 고시도 5년 위의 대선배였지만 상대는 깍듯한 높임말로 존중해줬습니다. 문재인의 기억에 그는 아주 소탈했고 솔직했고 친근한 사람이었습니다. 1987년 6월 18일 부산 민주항쟁 시위중 부상으로 사망한 고 이태춘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부산 거리를 행진하는 노무현 변호사와 문재인 변호사 등 부산지역 민주인사들과 시민들.(사진=노무현재단)◇청문회 스타에서 노사모 탄생까지 vs 떠나고 남은 자리를 홀로 지키다시국사건인 ‘부림사건’과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을 변호하면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입니다. 대학 운동권 새내기처럼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고 부산에서 6월항쟁을 주도했습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사람사는 세상’을 선거구호 내걸었습니다. 당선 이후 치열한 의정활동으로 ‘청문회 스타’가 됐습니다. 주먹을 불끈 쥔 오른팔을 들고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 해야 합니다”고 3당합당 반대를 외치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이후 기나긴 좌절의 연속입니다. 지역주의에 도전했지만 벽은 높았습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를 버린 채 모두의 반대 속에 부산 출마를 고집합니다. 또 실패였습니다. ‘바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 ‘노사모’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는 노무현입니다. 친구를 국회로 보내고 홀로 남았습니다. 일이 많았지만 삶에서 가장 안정된 시기였습니다. “꼭 인권변호사가 되겠다”는 목표는 없었지만 어느덧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노동·인권변호사가 됐습니다. “젊은 나에게 영감님 호칭은 거북하다. 앞으로 변호사로 불러 달라”고 직원들에게 말할 정도로 소탈했습니다. 독재정권에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스스로 깨끗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골프도 배우지 않았고 폭탄주도 멀리 했습니다. 1995년 법무법인 부산을 설립했고 노동운동 지원에 집중했습니다. 사실상 80·90년대 부산경남 지역의 노동관련 소송은 혼자 도맡았습니다. 큰돈을 벌지는 못했습니다. 연이은 낙선으로 어려웠던 친구의 정치활동을 직간접적으로 도왔습니다.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바보 노무현’의 기적을 도왔습니다. 그는 문재인입니다. 2007년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노무현재단)◇대선승리 후 파란만장 靑생활 5년 vs 친구에서 참모로 ‘민정수석에서 비서실장까지’2002년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이인제 대세론’을 꺾었습니다. 그러나 지방선거 참패 후 지지율이 곤두박질쳤습니다. “대통령 자질이 없다” 노골적인 후보교체론도 나왔습니다. 2002년 11월 2일 부산선대위 발족식에서 격정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 친구를 보라고 했습니다. 나이는 적지만 믿음직한 문재인을 친구로 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대통령 감이 됩니다.” 정몽준과의 단일화와 대선 전날 파기라는 우여곡절 끝에 기적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청와대 생활 5년은 파란의 연속이었습니다. 대북송금 특검, 열린우리당 창당, 재신임, 탄핵, 국가보안법 폐지, 이라크파병, 대연정, 수도이전 위헌, 종부세, 한미 FTA, 개헌, 남북정상회담 등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집권 내내 ‘경제를 망친 대통령’이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MB집권의 일등공신이라는 조롱도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는 노무현입니다. ‘친구’라는 표현은 과분한 것이었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부산선대본부장을 맡아준 후배에 대한 고마움이었습니다. 사실 정치는 늘 불편한 옷이었습니다. 13대 총선에 이어 2002년 부산시장 선거와 2004년 총선 출마도 거절했습니다.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도 “민정수석으로 끝내겠다”, “정치하라고 하지 마십시오”라는 다짐 끝에 받아들였습니다. 청와대 생활 1년 만에 치아 10개를 뽑았습니다. 17대 총선 직전인 2004년 2월 네팔로 건너갔습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에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고교 때부터 피워온 담배도 끊었습니다. 현지에서 대통령 탄핵안 발의 기사를 접하고 귀국했습니다. 운명의 끈은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탄핵 기각 이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복귀했습니다. 다시 민정수석으로 일했다가 2007년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습니다. 친구에서 참모로 청와대 생활을 5년을 고스란히 함께 했습니다. 그는 문재인입니다. 손녀를 태우고 봉하벌판을 달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사진=노무현재단)◇“야∼ 기분좋다” 짧았던 화양연화 vs 2009년 5월 23일 가장 고통스러웠던 하루퇴임 이후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갔습니다. “야∼ 기분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화양연화(花?年華). 그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청와대를 떠나올 때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낙인에 시달렸지만 고향은 따뜻했습니다. 국민들도 박수와 웃음을 보내줬습니다. 야당과 일부 언론의 ‘아방궁’이라는 비판에도 사저로 몰려드는 방문객들은 날이 갈수록 늘었습니다. 모두들 집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쳤습니다. 낮에는 방문객 인사를 하느라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손녀와 자전거를 타거나 마을 쉼터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상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상황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외출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습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2009년 4월 30일 대검찰청으로 생애 마지막 외출을 했습니다. 5월 23일 모든 것을 내던졌습니다. 그는 노무현입니다. 봉하마을과 가까운 경남 양산에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몇 달간 외출하지 않고 마당을 돌보고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가끔은 봉하마을에도 들렀습니다. 2009년 5월 23일 새벽부터 전화 벨소리가 요란했습니다. “실장님, 저 경수입니다. 지금 빨리 와주셔야겠습니다” 가장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었던 하루였습니다. 마지막 비서실장을 했던 게 후회됐습니다. 시신확인에 이어 서거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대단히 충격적이고 슬픈 일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오늘 오전 9시 30분경 이곳 양산 부산대 병원에서 돌아가셨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봉화산 바위에서 뛰어내리신 것으로 보입니다. 가족들 앞으로 짧은 유서를 남기셨습니다”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국민장 영결식 때 이명박 대통령의 헌화 순서 때 백원우 의원이 “정치보복 사죄하라”고 울부짖었습니다. 영결식이 끝날 때 “조문 오신 분한테 예의가 아니게 됐다”며 고개 숙여 사과를 했습니다. 그는 문재인입니다.2009년 5월 23일 봉하마을회관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들고나와 임시분향소로 이동하는 문재인 비서실장과 이병완 비서실장(사진=노무현재단)◇운명으로 묶인 두 사람…‘사람사는 세상’ vs ‘사람이 먼저다’유서는 짧았습니다. 단 14줄의 문장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 오래된 생각이다” 수많은 국민들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노사모 때부터 참여정부 마지막까지 지지했던 이들도, 이라크파병·대연정·한미 FTA 때문에 지지를 철회했던 이들도, 폭등하는 아파트 가격에 욕망을 제어하지 못한 채 비난을 퍼붓었던 이들도, 모두가 한마음이었습니다. 해마다 5월이면 봉하에는 노란 물결이 일렁입니다. 돌이켜보면 열정의 과욕과 준비부족도 한계였지만 참여정부가 그토록 박한 대접을 받았어야 했는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말처럼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외롭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원했던 그는 노무현입니다. 친구 문재인은 그를 부활시켰습니다. 유서 전문을 출력한 최초 원본을 늘 지갑 속에 가지고 다녔습니다.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냥 버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의 가치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재단을 만들고 추모사업에 매달렸습니다. 정치는 여전히 어색한 것이었습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늘 피해 다녔지만 친구가 세상을 떠난 후 정치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2012년 대선실패 이후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국정농단을 시작으로 탄핵을 거쳐 조기대선까지.위대한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에 올랐습니다. 소수파 정권의 탄생에 걱정이 쏟아졌습니다. 요약하면 ‘참여정부 시즌2가 아니라 노무현을 뛰어넘어야 한다’였습니다. 1년이 흘렀습니다. 모든 건 기우였습니다. ‘사람이 먼저다’고 외쳐왔던 그는 문재인입니다. 어쩌면 그는 노무현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선물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2002년 12월 6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열린 ‘새정치를 실천하는 부산시민후원회’에서 꽃다발 전달하는 어린이들을 안고 활짝웃는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사진=노무현재단)
- 볼턴의 '채찍'·폼페이오의 '당근'..왜 동시에 나왔나
- 사진=연합뉴스[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북한이 폐기할 핵시설·핵물질을 보관할 장소까지 정해놓았다는 의미다. 테네시 오크리지는 2004년 리비아의 핵시설·핵물질을 옮겨놓은 곳으로,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해제·경제보상’이라는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라는 김정은(사진 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의 해법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폭스뉴스·CBS방송에 잇따라 출연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의 민간투자가 허용될 것”이라며 “북한의 에너지 망 건설과 인프라 발전을 미국의 민간 부분이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대동강 변에 트럼프 타워나 평양에 맥도날드를 열거나, 미국과 컨소시엄 합작사업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발언과 비슷한 취지의 언급이 미 국무장관의 입에서 직접 나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의 외교·안보라인의 양대 축인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한날한시에 각각 ‘채찍’과 ‘당근’을 강조한 것으로, 이를 두고 ‘역할분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결단을, 즉 비핵화 초기에 일부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를 촉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머나먼 신뢰..김정은 ‘강한 의구심’워싱턴 조야에선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이 지난주 제2차 평양 회동을 통해 양측 간 최대쟁점 사안인 ‘비핵화’와 ‘체제보장·경제보상’을 놓고 어느 정도 큰 틀의 합의를 봤을 것이라는 걸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양측 모두 지난(至難)한 비핵화 과정을 담보할 만한 ‘신뢰’가 아직 쌓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4·27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간 고위급 접촉 등을 통해 불신의 틈새가 일단 봉합돼 있지만, 언제든 수가 틀린다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가뜩이나 최근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 선언을 똑똑히 목도한 김 위원장으로선 ‘미국은 신뢰하기 힘든 나라’로 인식했을 수도 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각각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와 ‘워싱턴 불바다’를 거론하며 서로 ‘핵 버튼’에 손을 올리고 있던 사이였다.김 위원장이 미국의 빅딜 제안에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언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른다’라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실제 1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미국이 비핵화를 종료하면 경제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약속을 지킬지 믿을 수 없다”며 비핵화 중간단계에서 경제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한다. 요미우리는 외교소식통을 인용, “북·미는 협상에서 비핵화 완료 시기와 검증방법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며 “비핵화 대가로 대규모 경제지원을 기대하는 김 위원장은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어떤 경제적 지원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점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 ◇폼페이오, 백악관·김정은 중재 나섰나?일각에선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 간 회동 이후 이어진 양측간 물밑접촉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으로선 내달 12일 싱가포르라는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까지 천명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결단’이 늦어지자,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잇따라 ‘채찍’과 ‘당근’을 각각 들고 나왔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막후 조정자인 볼턴 보좌관이 ‘압박’, 실무책임자인 폼페이오 장관이 ‘회유‘라는 역할분담에 나섰다는 얘기다. 한편에선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비핵화 원칙을 깨선 안 된다’는 워싱턴 내 ‘강경파’를 의식한 언행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의 결단을 위해 ‘당근’이라는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 이 경우 미국 내 강경파가 반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한 만큼 ‘압박’을 동시에 내세웠다는 의미다. 트럼프 외교안보 라인 내부에 미묘한 엇박자가 나오는 것에 주목하기도 한다. 김 위원장과 백악관을 이어주는 끈 역할의 폼페이오 장관이 백악관의 ‘선(善) 비핵화 후(後) 경제보상’ 원칙과 김 위원장의 ‘동시적·단계적’ 비핵화 조처 사이에서 접점을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비핵화-체제보장·경제보상’을 2~3개의 큰 덩어리를 묶는 식으로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폼페이오 장관이 중재에 나섰다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양측 모두 ‘신뢰’를 쌓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상태”라며 “향후 북한에 무게를 실어줄 중국의 입김도 작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정치적인 ‘주고받기 식’ 타협이 이뤄질 공산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 美-EU 갈등 심화…美, 이란제재 면죄부 요청에 “유럽기업 예외없다”
-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FP PHOTO)[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으로 시작된 무역갈등이 최근 미국의 이란 핵협정(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탈퇴,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등과 맞물리면서 오랜 동맹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美, 對이란 제재시 유럽기업도 포함…세컨더리 보이콧 예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유럽 기업들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유럽 기업들에게 제재를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유럽 기업들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국 제재)’ 가능성에 대해 “가능하다. 다른 나라 정부들의 행동에 달려있다”며 단독으로 대이란 제재를 시행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유럽 기업들이 이란과 거래하는 경우에도 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유럽은 이(미국의 결정)를 따르는 게 궁극적으로 자신들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볼 때 이란의 경제 여건은 매우 불안하다. 따라서 (제재의)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우리가 협정을 탈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유럽은 우리가 탈퇴했다는 사실과 엄격한 제재를 시행하기로 한 것에 매우 놀랐다.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될 지 두고보자”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8일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뒤, 앞으로 3∼6개월의 유예 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대이란 경제 제재 조치를 복원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후 미국 재무부는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가 운영하는 대규모 환전 네트워크와 관련된 기관 3곳과 개인 6명을 새롭게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지난 2015년 미국과 함께 이란 핵협정에 합의한 독일, 프랑스, 영국 등 3개국은 기존 이란 핵협정을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굳힌 상태다. 미국 없이도 이란 핵협정을 유지하겠다는 것.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미국의 결정 이후 지난 8~9일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킬 경우, 이란 핵협정을 믿고 투자·사업을 진행한 유럽 기업들에게는 면죄부를 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아울러 유럽 기업들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기업들은 이란 핵협정 합의 이후 정유 업계를 중심으로 이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독일의 다임러와 프랑스의 PSA 푸조 시트로엥 등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란 파트너와의 제휴를 통해 시장에 진출했다. 독일 지멘스는 이란과 기관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프랑스 에너지업체 토탈은 이란 근해 천연가스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유럽 최대의 항공·방산업체인 에어버스는 이란항공에 여객기 100대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이들 기업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복원되면 이란과 거래를 끊어야 하는 처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보다 강력한 제재 방안을 담아 이란 핵협정을 새롭게 다시 쓰고, 이를 유럽이 수용토록 만들기 위해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美, 철강·알루미늄 이어 유럽산 車에도 高관세 가능성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조짐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취임 직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충분히 내고 있지 않다며 비난했다. 그는 유럽 국가 대부분이 당초 약속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의 방위비 지출을 하지 않는다며 ‘무임승차론’을 주장했다. 당시 28개 나토 회원국들 중 GDP 대비 2% 합의를 지킨 나라는 미국(3.6%) 외에 그리스(2.4%), 영국(2.2%), 에스토니아(2.2%), 폴란드(2.0%) 등 4개국 뿐이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겐 유로화를 인위적으로 낮게 조작해 막대한 무역흑자를 올리고 있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유럽 순방당시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독일을 “나쁘다”고 언급했다. 귀국 후 트위터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며 독일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익숙치 않았던 당시까지만 해도 ‘매우 나쁘다’라는 직접적 수사는 외교적 결례로 여겨졌다. 그는 이외에도 파리기후협약 탈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지지 등으로 유럽과 갈등을 빚어 왔다. 유럽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은 올 들어 본격적인 무역정책으로 가시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협상을 위한 유예기간을 당초 예정됐던 이달 1일에서 내달 1일까지 연기하고 EU와 여전히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수입할당제(쿼터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EU는 이에 맞서 쌀, 담배, 자동차·오토바이, 오렌지주스, 주방용품, 의류 및 신발, 세탁기, 섬유, 위스키, 메이크업 제품 등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연평균 28억유로, 우리 돈으로 약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을 이끄는 주요 지도자 3명은 지난 달 29일 삼자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이 관세 부과 결정을 거두지 않을 경우 보복조치를 취하겠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미국은 위축되지 않고 유럽산 자동차에도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며 더욱 강경한 태도로 유럽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자동차 대기업 임원들과 회동하며 수입산 차량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산 자동차보다 배기가스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AFP PHOTO)◇유럽, 이스라엘 美대사관 개관식 불참…美- EU 항공사 갈등 재점화미국과 유럽은 최근 들어서는 외교적으로도 충돌을 빚고 있다. 미국은 14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개관식을 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언급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예루살렘을 국제도시로 인정한 70여년간의 유엔 합의를 깬 처사여서, 중동지역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유럽은 평화를 위협한다며 크게 반발했고, 대부분은 이스라엘에 설립된 신규 미국 대사관 개관식에도 자국 외교관들을 참석시키지 않기로 했다. 대표단을 보내는 곳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찬성했던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정도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미국과 EU가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에 미국 정부와 EU 에어버스의 해묵은 논쟁에 대한 판결이 나와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보잉은 조지 워커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4년 유럽 국가들이 에어버스에 매년 220억달러 규모의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회사의 연구개발과 확장을 지원하고 있다며 EU와 에어버스를 WTO에 제소했다. 당시 미국 측은 EU의 불법지원이 없었다면 에어버스가 보잉의 경쟁업체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르면 14일 WTO가 판결을 내놓을 것이라며, WTO의 결정이 미국과 EU 간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외교관 출신의 피터 체이스 독일 마셜재단 선임 연구원은 “WTO 판정이 미국에 매우 유리하게 나오면 철강 관세 부과라는 지렛대와 더불어 EU를 옥죄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며 “미국과 EU간 긴장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핵협정 탈퇴'에 바빠진 이란…中 만나 지원 요청
-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란의 외교수장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중국에 방문해 아군 만들기에 돌입했다. 1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자리프 장관을 만나 이란 핵협정은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핵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자간 정책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에 중국이 이란 핵협정 유지를 주장하는 점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자리프 장관은 이란은 중국과 우호 관계에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며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서 중국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의 핵협정 탈퇴 이후 중국과 러시아, 유럽 일부 국가를 방문하며 지원군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5년 미국과 함께 이란 핵협상을 체결한 국가(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의 뜻을 모아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게 이란의 계획이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2015년 체결된 원안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는 미국이 탈퇴한 이상 ‘세컨더리 보이콧’(이란과 무역·금융 거래를 하는 제3국의 개인과 기관을 제재하는 것)을 지키기 어려워진 만큼 새로운 핵협정을 모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란은 원안을 주장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먼저 아군으로 확보한 뒤 영국, 독일, 프랑스를 돌며 이란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중국은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이후 반대를 밝힌 국가 중 하나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란 핵협정은 관련 6개국과 유럽연합(EU), 이란 등이 담판을 통해 달성한 다자 협의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각국이 반드시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힌 힌 바 있다. 특히 중국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이란 핵 협정을 탈퇴한 점을 거론하며 미국이 스스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압박 중이다. 리 웨이지엔 상하이 국제과학연구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을 무산시켜 미국의 변동성을 드러냈으며 이는 북미정상회담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중국에서 왕 위원과 만난데 이어 이날(14일) 러시아로 이동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다. 자리프 장관은 이후 15일부터는 유럽을 차례로 방문해 핵협정 구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