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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 혹은 기우? 또다시 드리운 'WBC의 저주'[웰뱅톱랭킹]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열린 뒤에는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 있다. 바로 ‘WBC의 저주’다. 과거 사례를 보면 WBC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이후 정규시즌에서 부진했던 경우가 종종 있었다.2006년 제1회 대회 경우 해외파들이 유독 저주에 시달렸다. 2005년 뉴욕 메츠에서 8승2패 평균 자책점 2.59를 올린 서재응은 WBC 참가 후 2006년 3승12패 5.33으로 추락했다. ‘써니’ 김선우는 당시 소속팀 신시내티 레즈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빅초이’ 최희섭도 시즌 내내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2009년 제2회 대회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대표팀 투수 13명 가운데 10명이나 정규시즌 평균 자책점이 치솟았다. 대표팀 마무리를 책임졌던 오승환은 평균자책점이 1.40에서 4.83으로 크게 올랐다. 2008년 평균 자책점 1위였던 윤석민도 평균자책점이 2.33에서 2009년 3.46으로 상승했다. 2008년 12승8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던 좌완 장원삼은 2009년 4승8패 평균자책점 5.54로 추락했다.타자도 WBC 출전 이후 성적이 나빠진 경우가 많았다. 타자 15명 가운데 11명이나 타율이 떨어졌다. 2008년 .328이었던 최정의 타율은 2009년 .265로 내려갔다. 박기혁은 .291에서 .217로 수직 낙하했고 이용규(.312->.266), 이종욱(.301->.276), 강민호(.292->.260)도 마찬가지였다. 상당수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안타깝지만 2023년도 그런 기미가 보인다. 올해는 특히 대표팀 선수들이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 미국, 한국, 일본을 이동하는 무리한 이동에 전지훈련지 날씨까지 도움이 안 됐다. 선수들은 훈련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회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WBC 악재는 정규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웰뱅톱랭킹 포인트로 보더라도 WBC를 다녀온 대표 선수들 부진은 확연히 눈에 띈다.일단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하거나 개점휴업 중인 선수가 여럿 있다. 지난 시즌 웰뱅톱랭킹 투수 부문 2위였던 지난 시즌 구원왕 고우석(LG)은 어깨 염증으로 4월 18일에 복귀했지만 다시 전열에서 이탈한 후 현재 77위를 기록하고 있다. 웰뱅톱랭킹 투수 3위였던 김광현도 시즌 개막 후 2경기에 선발로 나선 뒤 왼쪽 어깨 염증으로 잠시 휴식 후 복귀했고 45위를 기록하고 있다. 13위였던 소형준은 오른쪽 전완근 염좌 진단을 받은 뒤 재활에 몰두 후 최근 복귀하였다.다른 투수들도 기대에 못 미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웰뱅톱랭킹 투수 부문 19위였던 구창모(NC)는 34위에 걸쳐 있다. 28위였던 원태인(삼성)은 올 시즌 50위, 32위였던 김윤식(LG)은 올 시즌 초반 59위로 밀려난 상태다. 40위였던 박세웅(롯데)는 아예 100위권 밖에서 허덕이고 있다.불펜투수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5위였던 이용찬(NC)도 올해는 62위로 어려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27위였던 정우영은 100위권 밖에 있고 톱랭킹포인트가 마이너스다. 시즌 초반 팀에 제대로 도움되지 않는다는 의미다.그렇다고 모두가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아니다. WBC 대표 참가 투수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곽빈(두산)이다. 5월 8일 기준 지난해 웰뱅톱랭킹 투수 부문 47위였던 곽빈은 올해 10위로 급상승했다. 하지만 7일 경기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잠시 주춤한 상황이다. 30위였던 정철원(두산)이 곽빈의 뒤를 이어 21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26위였던 양현종(KIA)은 올 시즌 27위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10위였던 고영표(KT)는 올 시즌 11위에 위치하고 있고 지난해 41위였던 이의리(KIA)는 52위에 위치하고 있고 29위였던 김원중은 올해 17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 롯데의 수문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타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WBC 대표팀 타자 엔트리 15명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외한 KBO리그 소속 선수는 13명이었다. 이들 중 지난해보다 웰뱅톱랭킹 타자 부문 순위가 올라간 선수는 강백호(KT)와 김혜성(키움), 오지환(LG) 단 세 명뿐이다. 지난해 웰뱅톱랭킹 타자 부문 74위였던 강백호는 이번 시즌 36위로 산뜻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대표팀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던 김혜성 또한 지난해 28위에서 올해는 14위로 초반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해 8위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던 오지환도 부상 여파에도 불구하고 8위에 위치하고 있다.그 외 11명은 모두 순위가 내려갔다. 지난해 웰뱅톱랭킹 타자 부문 1위였던 이정후(키움)는 올해 18위에 랭크돼있다. 지난해 3위였던 김현수(LG)는 9위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 10위에 자리하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던 최지훈(SSG)은 19위로 떨어졌다. 이들은 그래도 20위권 안을 지키면서 변함없는 레벨을 자랑하고 있다. 단순히 순위가 몇 계단 떨어진 것은 큰 의미가 없다.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 웰뱅톱랭킹 타자 부문 11위였던 양의지(두산)는 올해 초반 59위까지 내려왔다. 7위였던 박병호(KT)는 올해 초반 32위에 위치했다. 그밖에 지난해 웰뱅톱랭킹 타자 부문 22위였던 박해민(LG)은 43위로 내려왔고 24위였던 박건우(NC)도 51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4위였던 나성범(KIA)은 부상으로 아직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순위 자체가 없다.당연한 말이겠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다. 시즌은 길고 반등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 아직 어떤 결론을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 지금 여러 기록이나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WBC를 치른 선수들이 이처럼 한꺼번에 시즌 초반 부진을 겪고 있다는 것을 마냥 우연의 일치라고 보긴 어렵다. 과연 ‘WBC의 저주’가 이번 시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은 야구뿐 아니라 배구, 당구에서 종목별 공식기록을 바탕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신개념 선수 평가 시스템이다. 포지션 부문 랭킹 차트와 함께 선수 개개인의 점수 현황을 웰뱅톱랭킹 공식 홈페이지와 KBO를 중계하는 방송사(KBS N스포츠, MBC SPORTS+, SBS스포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웰뱅톱랭킹은 공식 홈페이지 회원제 도입과 함께 보다 스포츠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모든 야구팬을 찾아갈 예정이다.
- '160km 시대 본격 열렸다' 프로야구 뒤흔드는 강속구 혁명
- 한화이글스 문동주. 사진=한화이글스키움히어로즈 안우진. 사진=키움히어로즈[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젊은 강속구 투수들이 한국 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출발은 한화이글스 소속의 프로 2년 차 특급 유망주 문동주(20)였다. 20살 오른손 투수인 문동주는 지난 12일 광주 KIA타이거즈전에서 1회 박찬호를 상대로 시속 160.1㎞짜리 강속구를 뿌렸다. 2011년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서 피치트래킹시스템(PTS)을 운영하기 시작한 뒤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속 160㎞를 돌파한 기록이었다.지난달 WBC에서 150㎞대를 가볍게 넘기는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일본 야구와 수준 차를 뼈저리게 느꼈던 한국 야구가 희망의 빛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당시 문동주의 투구를 지켜본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나도 프로 선수들 공을 많이 봤지만, 문동주의 패스트볼은 내가 본 공 중에 최고인 것 같다”며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종전 국내 선수 최고 구속 기록은 롯데자이언츠 최대성(현 동아대 코치)이 보유했다. 그는 2012년 9월 9일 한화이글스전에서 장성호(현 KBS N 해설위원)를 상대로 158.7㎞를 던졌다.문동주 이후 이에 강속구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문동주가 160km를 찍은 바로 다음 날인 13일 키움히어로즈 토종 에이스 안우진(24)은 두산베어스와 경기에서 KBO 공식 PTS 기준 158.2km를 찍었다. 안우진의 KBO리그 공식 경기 최고 구속인 158.4km(2022년 9월 30일 SSG랜더스전)에 육박한 수치였다. 구단 자체 측정 기록으로 159.8km까지 나왔다.지난 19일에는 한화의 특급신인 김서현(19)이 두산 베어스와 프로 데뷔전에서 PTS 기준 157.9km 강속구를 던졌다. 문동주가 쏘아 올린 구속 혁명에 안우진, 김서현 등이 본격 동참했다.그밖에도 최근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LG트윈스 마무리투수 고우석(25)은 최고 구속 156km를 던졌다. 키움 장재영(21), KIA 이의리(21), 두산 곽빈(24) 같은 선수들도 150km대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지르고 있다.문동주, 안우진, 김서현과 같은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선 일단 체격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안우진은 191cm 90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 문동주는 188cm 97kg, 김서현은 188cm 91kg의 신체조건을 자랑한다. 고우석의 경우 182cm로 투수치고 작은 편이지만 그 역시 90kg이 넘는 체중과 탱크처럼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프로야구에 ‘강속구 혁명’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과학 기술도 한몫했다. 과거에는 투수 훈련에 지도자의 경험이 크게 좌우했다면 지금은 첨단장비를 활용, 선수의 신체적인 특징을 분석해 맞춤형 훈련이 가능하다.웨이트 트레이닝하더라도 근육량과 상태를 부분별로 세심하게 측정해 거기에 맞게 훈련을 진행한다. 이동식 궤적 추적 장치인 ‘랩소도’ 등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투구폼 교정이 가능하다.과거에는 일부 프로 구단에서만 이런 기술을 활용했다. 이제는 은퇴 선수들이 운영하는 사설 아카데미에서도 보편적으로 접할 수 있다. 지금 프로야구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젊은 투수들도 학생 시절부터 이런 기술의 도움을 받았다.송재우 야구 해설위원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강속구 혁명이 시작된 것은 최근 5년 정도 됐다”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피지컬 관리와 훈련 방법이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보편화되면서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들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일본도 빠르게 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구속이 빨라졌다고 해서 모든 게 OK는 아니다. 공이 빠르면 투수에게 유리한 것은 맞지만 빠른 공이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선동열의 슬라이더, 최동원의 커브, 류현진의 체인지업 등 확실한 변화구가 있어야 한다.또한 공을 원하는 곳에 정확히 던질 수 있는 제구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아무리 공이 빨라도 스트라이크존에 넣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한가운데 들어오는 강속구도 프로 수준의 타자들은 놓치지 않고 받아친다.안우진은 “고등학교 때는 150㎞가 넘는 직구를 던지면 거의 모든 타자가 헛스윙한다”며 “하지만 프로에 있는 타자 선배들은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분명 그 공을 친다”고 설명했다.이어 “나도 포수 미트만 보고 가운데로만 공을 던지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빠른 공만 믿어선 프로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며 “누구보다 절실히 겪었기에 잘 안다. 구속에만 빠져선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
- 영건들의 몰락...한국 야구, 근본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이유
- 지난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6회말 한국 투수 김윤식이 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7회말 한국 투수 이의리가 경기가 풀리지 않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도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세계 4강’을 목표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젊은 투수들의 동반 부진이다.이번 대표팀 구성을 살펴보면 타자들의 평균연령은 31.3세로 높았지만 투수들의 평균 연령은 27.1세에 불과했다. 2000년생 이후 출생한 투수가 원태인(23·삼성), 김윤식(23·LG), 소형준(22·KT), 이의리(21·KIA) 등 4명이나 됐고 1999년생 투수도 곽빈(24), 정철원(24·이상 두산), 정우영(24·LG) 등 3명이었다. 지난 시즌 구원왕을 차지한 고우석(25·LG)은 1998년생이었다.과거 김광현(SSG), 류현진(토론토)이 국제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들 젊은 투수들에게도 이번 WBC가 더 높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배짱 있게 외국 타자들을 상대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잔뜩 주눅이 들고 얼어붙었다. 자기 공을 던지기는커녕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그 결과는 호주전 역전패와 일본전 대패로 나타났다.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에 합류한 투수는 15명, 이 가운데 목근육 통증으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고우석을 제외하고 14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안타깝게도 98년 이후 태어난 젊은 투수 가운데 3이닝 이상 공을 던진 선수는 원태인(4⅓이닝 5피안타 3실점)과 소형준(3⅓이닝 1피안타 2실점) 두 명뿐이다.특히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걸었던 구창모, 이의리, 김윤식의 성적은 처참했다. 3명이 합쳐 1⅔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피안타 3개에 볼넷을 5개나 헌납하며 5실점을 내줬다. 패기 넘치는 모습을 기대했던 기대주들이 오히려 주눅이 들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은 답답함을 넘어 처참함까지 느끼게 하였다.젊은 투수들이 국제대회에서 몰락한 것을 두고 무조건 실력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대표팀의 준비 상황이 너무 꼬인 것도 사실이다. 미국 전지훈련지 기상 이변으로 투수들이 몸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환경임은 틀림없었다. 처음 만져본 공인구도 젊은 투수들에게는 낯설었다.하지만 국가대표로서 몸을 만드는 것은 결국 본인 책임이다. 나이는 어려도 이미 KBO리그에선 각 팀 주축 선수들이다. 연봉도 수억 원대 고액을 받고 있다. 날씨가 안 좋아서, 공인구가 낯설어서 부진했다는 것은 결국 변명일 뿐이다.‘투잡러’들이 모인 체코 야구대표팀의 에이스 마르틴 슈네이데르는 한국 투수들이 난타당했던 호주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5⅓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막았다. 65개 투수수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5이닝을 넘기면서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120% 해냈다. 체코 감독은 투혼을 발휘한 슈네이데르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슈네이데르는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다. 24시간을 근무하고 48시간 휴식을 취하는 업무 형태다 보니 자국리그 경기를 온전하게 소화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뒷마당에 그물을 쳐놓고 쉬는 날 공을 던지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중요한 것은 결국 마음가짐이다.일부에선 투수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리그 환경을 문제 삼기도 한다. 흥미를 위해 더 많은 득점을 유도하다 보니 투수들의 수난이 이어졌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서 투수들이 성장할 토양 자체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KBO는 지난해 ‘정상화’라는 명목하에 스트라이크존을 넓혔다. 하지만 제구력이 부족한 투수들에게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나마도 시즌 중반 이후에는 스트라이크존이 다시 좁아지는 모습까지 나왔다.투수들의 몰락은 학생야구부터 시작된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만들겠다며 출석 인정 결석 허용 일수를 줄이고 수업이 끝난 뒤 방과 후나 주말에만 훈련하니 좋은 선수가 나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한 유소년 지도자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며 “선수들은 하체 강화 등 기본적인 체력 훈련조차 하지 못하고 경기를 치르는데 급급하다”고 말했다.또다른 지도자는 “투수 제구력은 성인이 돼 좋아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어릴 때 공을 많이 던져 스스로 감을 깨우쳐야 하는데 훈련 시간 부족과 투구수 제한 규정 등에 막혀 그러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한 야구 관계자는 “프로야구팀들이 구속에만 너무 집착을 하다보니 어린 선수들도 제구보다는 구속을 끌어 올리는데만 신경 쓴다”고 털어놓기도 했다.이미 문제점은 다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해결 의지다. 프로와 아마 모두 이해관계를 떠나 한국 야구가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도 학생 선수들을 규제하는데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 '박건우 3안타 4타점' WBC 대표팀, 국내 평가전서 불방망이
-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과 SSG 랜더스 2군팀과 연습경기. 7회말 1사 상황에서 WBC대표팀의 박건우가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과 SSG 랜더스 2군팀과 연습경기. 2회초 WBC 대표팀의 선발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과 SSG 랜더스 2군팀과 연습경기에서 10-2로 이긴 이강철 대표팀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이 결전지 일본 입성을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국내 평가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랜더스 2군과 연습경기를 펼쳤다. 경기는 대표팀이 10-2로 승리했지만 SSG 2군도 대표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되는 등 사실상 청백전으로 치러져 승패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날 대표팀은 더 많은 타자에게 타격 기회를 주기 위해 10명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1번 2루수 김혜성(키움), 2번 유격수 오지환(LG). 3번 중견수 이정후(키움), 4번 좌익수 김현수(LG), 5번 1루수 박병호(KT), 6번 지명타자 강백호(KT), 7번 포수 양의지(두산), 8번 우익수 나성범(KIA), 9번 3루수 박건우(NC), 10번 지명타자 박해민(LG) 순서대로 공격에 나섰다. 박건우는 원래 외야수 자원이지만 주전 3루수 최정(SSG)의 컨디션 난조로 출전하지 못해 이날 3루수를 맡았다. 대표팀 외야수 최지훈(SSG)과 포수 이지영(키움)은 SSG 2군 소속으로 경기에 나섰다.대표팀 선발 투수는 고영표(kt)가 등판했다. 뒤를 이어 양현종(KIA), 김윤식(LG), 소형준(KT), 이의리(KIA)가 마운드를 책임졌다. 나머지 대표팀 투수들도 투구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SSG 2군에서 등판했다. SSG 2군 선발로는 좌완 김광현(SSG)이 나왔다. 김광현에 이어 곽빈(두산),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이용찬(NC), 정철원(두산), 고우석(LG), 김원중(롯데)이 대표팀 타선을 상대했다.대표팀 방망이는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2회말 선두타자 박병호의 중전 안타와 강백호의 진루타로 만든 1사 2루 찬스에서 양의지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3회말에는 2사 후 김혜성과 오지환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대표팀은 2-1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 양의지의 우중간 2루타와 나성범의 진루타로 만든 1사 3루 기회에서 박건우의 우측 외야 담장을 직접 맞히는 적시 2루타로 3루 주자 양의지를 홈에 불러들였다. 이어 오지환이 중전 적시타까지 더해 4-1로 달아났다.박건우는 5-2로 앞선 7회말 타석에서 대표팀 투수인 정철원(두산)을 상대로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6-2로 앞선 9회말에도 무사 1, 2루 기회에서 대표팀 투수 김원중에게 가운데 펜스를 맞히는 주지 일소 2타점 2루타를 기록하는 등 4타수 3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이번 대회에서 내야 전천후 요원으로 기대를 모으는 김혜성과 오지환도 각각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을 올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유격수 오지환은 4회와 5회 호수비를 펼쳐 대표팀 동료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투수 가운데는 호주전 선발로 기대를 모으는 고영표의 호투가 빛났다. 대표팀 선발로 나선 고영표는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호투했다. 너무 일찍 예정된 3회를 채운 탓에 투구수를 채우기 위해 아웃 카운트 2개를 더 잡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SSG 2군 팀에서 선발로 나선 김광현도 대표팀 타선을 상대로 안타 3개를 내주긴 했지만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한편,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와 2루수를 맡을 ‘빅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이날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WBC 사무국이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해 비공식 연습경기 출전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신 경기 전 라이브 배팅 훈련을 가졌다. 우완 원태인(삼성)과 좌완 구창모(NC)를 상대로 라이브 배팅 훈련을 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국내 훈련 일정을 마무리한 야구대표팀은 4일 WBC 본선 1라운드 B조 경기가 열리는 결전지 일본으로 출국한다. 대표팀은 6일과 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한신 타이거스를 상대로 이틀 연속 공식 평가전을 치른 뒤 도쿄로 이동해 9일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 WBC 이강철호, 우여곡절 끝에 전원 귀국…김하성까지 ‘완전체’
- 비행기 기체결함으로 예정보다 귀국이 늦어진 이강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 감독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귀국했다.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23명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오전 선발대 13명이 입국한 데 이어, 후발대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를 마친 김하성(샌디에이고)까지 선수단과 같은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귀국해 대표팀 완전체가 이뤄졌다.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이날 오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이용해 한국에 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투손에서 경유를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3대의 비행기 중 한 대가 기체 결함 문제를 일으켜 이륙하지 못했고, 선수단 절반 이상의 발이 묶였다.이 비행기를 탔던 이강철 감독과 이정후(키움), 김광현, 최정(이상 SSG), 고우석(LG) 등 22명은 급하게 구한 버스를 타고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했다. 하지만 예정된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 12시간 뒤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다.이강철 감독은 귀국 후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의 좋은 모습을 많이 봤다. ‘한 팀이 되어가는구나’를 느꼈다. 약 35시간 정도 동행했는데 서로 많이 도와주고 챙기고 그런 상황에서 불평불만 없이 잘 따라준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앞서 김기태 코치, 정현욱 투수코치, 배영수 불펜코치, 투수 이의리(KIA), 원태인(삼성), 박세웅(롯데), 양의지(두산)와 진갑용 배터리 코치와 이용찬·구창모(NC), 양현종(KIA), 박건우(NC), 나성범(KIA) 등 13명은 이날 오전 일찍 인천공항에 착륙했다.메이저리그 소속팀의 시범경기 일정 때문에 투손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했던 김하성도 이날 후발대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어렵게 ‘완전체’가 된 대표팀은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차 적응과 회복 훈련을 가질 예정이다. 메이저리거 김하성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 모두 함께 훈련한다. 3일 같은 장소에서 SSG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완전체로 펼치는 첫 실전이다.이어 대표팀은 4일 일본 오사카로 이동해 5일 공식 연습을 한다. 6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7일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으로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7일 한신전을 마치고 곧바로 ‘결전의 땅’ 도쿄로 이동하는 대표팀은 9일 호주와 WBC 1라운드 첫 경기에 출격한다.
- WBC 대표팀, 12시간 늦은 1일 오후 귀국...훈련 정상 소화 가능
- 2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 보조 구장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오른쪽)과 김기태 타격코치가 대표팀 미국 합동 훈련을 마치며 소속팀 KT위즈 선수단과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 국내선 기체결함으로 귀국에 차질을 빚었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이강철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다행히 대체 항공편을 빠르게 구했다.KBO는 28일 오후 “WBC 대표팀이 대체항공편을 구했다”며 “3월 1일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편으로 각각 오후 5시 30분, 5시 40분에 귀국한다”고 밝혔다.당초 대표팀 선수들은 1일 오전 5시 30분 경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지 사정으로 귀국이 12시간 정도 늦어지게 됐다. 그나마 일정이 더 미뤄지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대표팀이 3월 1일에 모두 귀국하는 만큼 대표 선수 30명이 처음으로 모두 모이는 2일 고척스카이돔 회복 훈련과 3일 SSG랜더스와 연습경기도 예정대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며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밝게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2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3개 조로 나눠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한 뒤 LA에서 2개 비행편으로 나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김민호·김민재·심재학 코치, 김광현, 최정, 최지훈(이상 SSG), 이정후, 이지영, 김혜성(이상 키움), 고영표, 소형준, 강백호(이상 KT), 고우석, 정우영, 김윤식, 오지환, 김현수, 박해민(이상 LG),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 김원중(롯데), KBO 관계자 등 26명이 탄 미국 국내선 항공기에서 기체결함이 발견됐다.시간이 늦어질 것으로 판단한 대표팀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급하게 버스를 수소문해 7시간에 걸쳐 LA로 이동했다. KBO는 급히 대체 항공편을 찾았고 항공권을 구했다. 국내선 항공편에 이상이 없었던 나머지 대표팀 멤버는 예정대로 3월 1일 오전 5시 30분에 귀국한다.
- WBC 야구대표팀 초비상...현지 항공편 취소로 귀국 일정 차질
- 2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 관계자들이 훈련 장비, 라커룸 짐 등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물품을 화물차에 싣기 위해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준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에 초비상이 걸렸다.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3개 조로 나눠 항공편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한 뒤 LA에서 3월 1일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일정이었다.그런데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고영표, 소형준, 강백호(이하 KT), 김민호 코치, 고우석, 정우영, 김윤식, 오지환, 김현수, 박해민(이하 LG), 이지영, 김혜성, 이정후(이하 키움), 김민재 코치, 김광현, 최정, 최지훈(이하 SSG), 김원중(롯데), 곽빈, 정철원(이하 두산), 심재학 코치 및 KBO 스텝을 포함해 총 26명이 타고 갈 예정이었던 미국 국내선 비행기에서 기체결함이 발생했다.이들은 현지시간 오후 5시44분 LA로 출발 예정이었던 비행기 탑승 수속을 마치고 좌석에 자리했지만 다시 내려야 했다. 대신 LA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다행히 버스는 LG트윈스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약 7시간 동안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예정됐던 인천행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KBO는 급히 새 항공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귀국 일정 자체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3월 3일로 고척스카이돔에서 예정된 SSG랜더스와 연습경기도 취소될 수 있다.야구 대표팀은 투손 전지훈련 기간에 예상치 못한 낮은 기온과 잦은 비 때문에 고생했다. 실전 감각을 키우기 위한 평가전도 두 차례나 취소됐다. 그런 가운데 귀국 비행편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WBC 대회 준비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대표팀은 4일 일본으로 출국해 대회를 준비한다. 첫 경기인 호주전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