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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은행 대형화· 겸업화 현황-심포지엄①
  • [edaily 문병언기자] 신한금융지주회사는 21일 오후 은행연합회에서 "금융지주회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유럽의 은행 대형화 및 겸업화 현황과 과제들- 크리스티앙 드 봐시외 교수(파리1대학) "겸업화 및 대형화, 은행 경쟁력에 긍정적 효과 많아" ■대형화 및 겸업화 현황 1980년대 이후로 유럽의 금융업계에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형화 및 겸업화 현상이 활발히 진행되었다. 유럽 금융업계의 대형화 및 겸업화 현상은 크게 네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국경 내 합병과 국경 외 합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둘째, 은행 동업종간 합병을 통한 대형화와 이업종간 통합을 통한 겸업화로 분류된다. 셋째, 현금자산을 동원한 대형화 혹은 최소한의 현금자산을 통한 합병으로 나눠진다. 마지막으로 적대적 M&A 혹은 비적대적 합병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위 두 번째의 기준으로 분류하였을 때 1999년 유럽의 국내 은행간 합병은 320건, 국외 동업종간 합병은 11건으로 총 331건이었으며 이업종간 통합은 총 166건이었다. 이와 같은 은행간 합병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급격한 증가를 보여왔으며 그 중에서 국내 은행간 합병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화 및 겸업화의 결과 합병 결과 경제규모가 작은 국가의 경우 소수의 은행만 시장에 남게 됐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와 같은 국가는 5개 대형은행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82.2%, 77%, 77.4%를 보여 금융업종의 집중화가 심화됐다. 이와 함께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대형은행의 경우 비은행업종의 진출과 같은 독일식 유니버셜 뱅킹 모델이 확산되었다. 대형화와 겸업화로 인한 집중화 현상은 은행의 비용 및 운영상의 효율성을 제고시켰으며 해당국의 경제성장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주었다. 물론 대형화와 겸업화 영향에 대해 앞으로도 많은 연구와 조사가 진행돼야 하지만 은행의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은행들은 강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탄력적인 금리제시로 수신과 대출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향상된 리스크관리 여건을 활용하여 건전성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향후 진행방향 2001년부터 유럽 금융계의 합병 열풍은 다소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2001년 상반기 유럽의 주요 구조조정 사례는 7건에 불과했으며 앞으로도 잠시 동안은 대형화와 겸업화의 추세가 주춤거릴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될 수 있다. 첫째, 세계경제 성장률의 둔화이다. 기업합병의 빈도수는 경제 성장률과 상호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합병실패 사례에 따른 교훈이다. 기업합병을 추진할 경우 정부규제, 고용문제, 지배구조 등 다양한 장애들이 있으며 이런 장애를 극복하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에 대해 금융기관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상의 요인으로 유럽의 대형화 및 겸업화의 현상은 잠시나마 주춤하겠지만 그 추세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지속될 전망이다. 첫째, 규제완화와 유로화의 통합에 따른 경쟁 격화는 합병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금융업에서도 경쟁 격화는 가격과 이윤측면에 상당한 위협요인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해질 것이다. 특히 유로화의 통합으로 기존 국경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역내 경쟁구도는 더욱 격화될 것이다. 둘째, 지금까지의 인수합병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럽시장은 여전히 Overbanking 상태(은행수 초과상태)에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수익성이나 각종 경영지표는 정상적인 수준을 밑돌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럽게 많은 금융기관들의 퇴출 또는 흡수합병을 유발할 것이다. 셋째,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대형화 유인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금융업은 독과점 상태에서 최대의 경쟁력을 발휘하는 특성이 어느 업종보다 강하지만 현재 유럽의 금융기관은 독과점 수준의 규모를 달성하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이유로 적정규모 달성을 위한 금융기관의 자발적 합병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관리의 측면에서 대형화 및 겸업화는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다. 시장 위험도나 경영위험도는 일정 규모를 달성해야 통제될 수 있으며 이러한 규모에 도달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규모확대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이런 대형화 및 겸업화의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10년 이내에는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집중도는 향후 10년 후이면 한계에 도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의 다양화 또한 아직 한계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10년 이내에는 한계에 도달될 것이다. ■향후 과제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금융기관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합병을 통한 대형화이냐 전략적 제휴를 통한 경쟁력 강화이냐에 대해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여러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합병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장점들이 전략적 제휴보다는 많기 때문에 합병을 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합병에 따른 문제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기업합병은 은행의 이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력관리 및 의사결정 구조의 효율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합병 추진시 의사결정 구조, 기업내 정보 유통절차, 인력관리 등 여러 문제점들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대형화는 또한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대형화된 금융기관이 도산할 경우 미칠 수 있는 경제적 여파로 인해 감독당국은 이들 금융기관을 시장원리에 따라 퇴출시키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을 잘 간파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자사의 위기관리에 안이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과 같은 대형화, 겸업화 추세는 감독당국에도 많은 과제들을 던져주고 있다. 과거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개별 금융기관별로 감독시스템을 운영하던 감독당국은 대형화, 겸업화된 거대 금융기관을 맞아 기능별 감독시스템을 도입해야 될 것이다. 또한 현재 각국별로 상이한 규제기준은 국경을 초월하여 대형화되고 있는 금융기관의 감독에 있어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일관된 감독기준의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2002.10.21 I 문병언 기자
  • (M+스페셜)①OTC파생상품..주식·채권·외환의 모호한 경계
  • [edaily 정명수기자] 증권회사들은 7월부터 장외(OTC)파생상품 개발과 투자가 자유로와졌다. 대형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에 OTC파생상품 거래를 위한 자격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찬바람이 불어올 때 쯤이면 우리나라에도 이들 증권사가 만든 새로운 파생상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OTC파생상품은 기존의 시장 영역을 무너뜨린다. 어디까지가 주식이고, 어디까지가 채권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채권이면서 주식이고, 주식이면서 채권이다. 국경도 없다. IMF 이후 우리 금융시장은 형식적으로는 100% 개방돼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투자 장벽이 존재했다. OTC파생상품은 장벽을 뛰어넘는 사다리다. OTC파생상품은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높여주면서 `초과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인할 것이다. 위험도 있다. 정책당국은 신용파생상품(credit derivatives)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러나 시장은 `규제`와 `위험`을 파고들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안다. OTC파생상품은 증권, 은행, 투신 등 투자기관의 생각과 행동을 바꿔 놓는 또 하나의 자극제다. `M+스페셜`에서 이 자극제를 정밀 분석했다. ◇바꾸고, 합성하고, 연결시키고 지난 5월 KT 교환사채(EB) 청약이 있었다. 주식 민영화와 EB 발행이 연계돼 있었다. 모증권사의 국제영업담당 이사는 깊은 시름에 잠겼다. 원칙적으로 KT EB는 외국인, 외국계 금융기관은 참여할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인` 고객의 요구에 맞춰 KT EB(또는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스킴(scheme)을 만들었다. KT가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입찰 직후, 외국인 우회 투자를 가려내겠다고 나선 것. 다행스럽게도(?) SK그룹이 KT 입찰에 전격 참여하면서 KT가 벌집 쑤신 것처럼 난리가 났고 외국인 우회투자는 유야무야 넘어갔다. EB OTC파생상품의 `원시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할 수 없는 것, 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때 여러가지 `금융기술`이 들어가는데 EB도 그 중에 한 재료로 활용된다. OTC파생상품이 꼭 탈법의 도구는 아니다.(그러나 많은 부분 그런 용도로 활용돼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OTC파생상품은 맞춤 금융상품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구상하고 있는 OTC파생상품도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개발”을 모토로 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를 맞추려면 이것과 저것을 바꾸고(swap). 이것으로 저것을 흉내내고(synthetic 합성 또는 분해), 이것과 저것을 연결(linked)시켜야한다. OTC파생상품에 대한 시대적, 상황적 요구는 투자자들의 다양성과 시장간 아비트러지(arbitrage) 욕구가 커졌다는 것이다.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기성복 시장에서 고르는 방법도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옷을 처음부터 디자인하고 재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장도 그것을 원한다. 채권시장만 놓고 보자. 회사채 발행은 정체 상태인데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투자자는 많다. 주식에 투자하자니 투자 리스크가 크고, 채권형 펀드의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다. 마침 고금리 신종채권이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집중적으로 발행됐다. 발행자와 주간사 증권사, 스왑뱅크들이 투자기관의 고민을 신종채권으로 해결(?)해준 것이다. 신종채권 중에는 OTC파생상품의 성격이 강한 채권도 많다. 채권은 별로 없고 주식은 넘친다. 넘치는 주식은 주가하락 위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식을 채권으로 바꾼다`면 채권투자자나 주식 보유자가 모두 윈-윈이다. OTC파생상품 시장이 이런 불균형을 놓칠 리 없다. ◇Equity Swap A기업은 경영권 보호, 주가 관리 차원에서 막대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를 가지고 있는데는 돈이 든다. ①주식에 묶인 돈을 융통해 쓰면서 ②주가하락의 리스크를 피하고 ③경영권 방어에도 활용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할까. OTC파생상품 설계자들은 주식스왑(Equity Swap)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첫째, 보유주식을 유동화하려는 욕구다. 자산유동화(ABS)를 활용하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문제가 있다. `주가상승 기회에 대한 투자`만 원하는 투자자와 주식스왑 계약을 맺으면 A기업은 주식에 대한 법적 소유권은 유지하면서 스왑을 해준 것에 대한 대가(수수료 또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주가 변동에 따르는 손익은 스왑 계약의 상대편인 투자자의 몫이다. A기업은 스왑의 대가로 정기예금 금리 또는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리턴을 보장 받는다. 셋째, 주식스왑은 주식의 여러 특성 중 주가변동의 기회만 교환한 것이므로 주식의 의결권은 A기업에 그대로 남아있도록 디자인한다. 물론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유통 주식수를 원천적으로 줄여 M&A 방어에 활용할 수 있다. 세가지 유형의 욕구는 각각 개별적으로 OTC파생상품으로 `상품화`할 수 있다. 세가지 욕구 전부 또는 한 가지나 두 가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스왑 형태를 바꿀 수 있다. 합성(synthetic)과 연결(linked)은 주식과 채권, 주식과 외환, 채권과 외환 등 시장간 연계 거래에서 본격적으로 볼 수 있다. (시리즈 ②로 이어짐)
2002.07.16 I 정명수 기자
  • 달러, "완벽한 경제" 신화가 문제-FT
  • [edaily 유용훈기자] 달러 약세가 어디까지 지속될까. 전일 일본의 사카키바라 전 재무차관이 "1달러=1유로"까지 떨어질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는 등 연일 달러화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과거 달러 가치를 받쳐주던 외국 자본의 유입이 미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눈에 띠게 줄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전에 미국 경제의 장점이던 시장지향적 정책과 특유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달러화 약세와 관련, 25일자 파이낸셜타임즈는 달러화에 대한 평가가 "완벽한" 미 경제라는 다음의 세 가지 가정 하에 평가됐다는 점이 문제였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의 달러화 약세는 미국 경제의 "불완전함"에 대한 투자자들의 보다 명확한 이해 속에서 다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신경제"는 없다 지난해 미 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신경제"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미국의 신경제는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빠른 경제성장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투자자들은 신경제의 "영광"이 미국의 불황을 끝내고 다시 돌아올 것으로 믿지 않는다. 경제 성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나마 현재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은 첨단산업이 아닌 자동차 건축 등 "굴뚝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며 굴뚝 산업 위주의 다우존스지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테러의 위험과 "봉쇄경제" 달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테러로부터의 공포다. 이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 자본을 산업발전을 위한 투자가 아닌 안보에 집중함으로써 미 경제가 상당한 비효율성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테러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공항이나 국경에 대한 감독 강화에다 최근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나 목재에 대한 관세조치, 농생산품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세계화의 시대에 역행하는 무역 장벽을 스스로 쌓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미국 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의 시장경제가 아닌 "봉쇄경제"로는 생산성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낮은 금리로 인한 투자 저하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년 450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는 미국이 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12억달러의 해외자본 유입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미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는 많은 해외 자본을 유치, 미 경제의 신화를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이미 유럽보다 더 낮은 저금리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은 이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 경제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린 투자자들에게 저금리의 미국에 투자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2002.06.25 I 유용훈 기자
  • "은행, 수익성 확보후 대형화 추진해야"-삼성硏
  • [edaily] 국내은행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부실축소와 수익성 유지에 주력해 성공적인 합병에 주력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핵심역량에 기초한 본격적인 겸업화, 대형화 및 전문화를 추진하는 한편 광범위한 업무위탁을 병행해 전략산업으로의 재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 국내 대형금융기관은 전세계적인 금융산업재편에 동참하는 한편 소형기관은 전문화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일 "금융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내 은행들이 경우 우선 수익성과 건정성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해말 6.6%에 달하는 무수익여신비율을 미국수준으로 축소하고 일본과 유사하게 부실채권을 직접상각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며 "ROA와 ROE를 각각 1.2~1.7%, 16~21% 수준에서 최소 3~5년간은 유지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해 우선 수수료율과 대출금리를 조기에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현재 은행중 절반이상이 조직재편과정에 있어 이들은행의 성공적인 통합이 은행업 전체의 안정성과 신뢰감 형성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선 부실정리 등으로 내실을 다진 후 각 기관의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핵심역량에 기초해 본격적인 겸업화, 대형화 및 전문화를 추진하고 광범위한 업무위탁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은행산업이 중장기적으로 벤치마킹할 만한 대상으로는 스위스와 네델란드가 적정하다"며 "스위스의 경우 한국과 여건이 비슷하지만 금융산업을 전략산업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점에서 국내 은행들을 모두 합병한다고 해도 스위스, 네덜란드의 선도은행 수준의 규모를 갖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국내 은행산업의 규모를 고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전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금융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 금융상품기술,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고객서비스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의 대형 금융기관은 전세계적인 금융산업재편에 동참하는 한편 소형기관은 전문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2001.06.01 I 김상욱 기자
  • (초점) 감독당국간 경쟁체제 도입해야- 이코노미스트
  •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지금이 국가간 금융 규제를 현대화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세계화(globalization)은 정치인들을 무력화시키고 자본보다 더 글로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한 과대광고와는 다르다. 자본이란 종종 묘사됐던 대로 통제할 수 없는 돈의 바다는 아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본이 갈 수 있는 곳을 제한하는 규율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정부가 자본에 대한 장벽이 국가 이익에 반한다는 생각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들은 자본통제의 벽 뒤에서 자신들의 경제가 가장 잘 번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금융규제를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 이동에 보다 적합하게 개혁하는 것은 정치적 아젠다가 됐다. 유럽에서는 벨기에 금융인인 알렉산드르 람팔루시 남작이 이끄는 "현인" 위원회에서 최근에 장기적으로 유럽연합내의 단일 자본시장을 담보할 수 있는 야심찬 제안서를 펴냈다. 미국에서는 상원금융위원회의 필 그램 의장은 미국의 구태의연한 규제 구조가 미 주식시장의 글로벌한 우월성에 위협을 가할 지도 모른다고 오래 전부터 우려해왔다. 지금이 바로 그램 의장이 뭔가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감독당국의 근대화를 위한 몇가지 단순한 교훈들이 있다. 첫번째로 규제를 받지 않는 시장들이 잘못 규제를 받는 시장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할 지라도 제대로 규제받는 시장이 이들보다는 더 낫다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좋은 규제인가? 최소한도로 볼 때 계약을 강제하지 않고 행위들에 대한 관습화된 규제 이상은 안하는 것이다. 전문가 끼리 만들어진 시장에서는 이러한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유로/달러 시장이 좋은 예다. 유로/달러 시장은 미국이 1960년 대에 금리 정도의 세금을 부과한 이후로 정부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번창했었다. 두번째 교훈은 비전문적 투자자들을 포함하고 있는 시장은 상이하게 규제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추어들은 정보나 기본적인 금융 기법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사기꾼들에게 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 자율규제는 답이 될 수 없다. 매수자 위험부담에 기반하지 않은 어떠한 체제도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보호받아야 적당하냐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이 유럽보다 개인 투자자들의 자본시장 참여가 훨씬 활발하고 미국의 규제가 아마추어와 전문가들이 함께 승부를 겨뤄볼 만한 수준 창조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특히 투자자들에 대한 모든 정보의 공개에 있어 미국은 어느 곳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세번째 교훈은 오늘날의 개혁주의자들에게 가장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은 규제당국간 경쟁이 좋다는 점이다. 이러한 종류의 경쟁이 바닥을 향한 경쟁, 즉 규제완화를 유발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제대로 규제받는 시장은 보다 효율적이며 이것은 그 시장이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규제당국간 경쟁은 실제로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호의적이다. 독점적 규제자는 과도한 규제를 할 수도 있으며 규제를 안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고 할 지라도 전 세계 자본시장에 대한 단일 규제당국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규제당국간 경쟁의 장점은 유럽연합의 단일 패스포트 정책에 의해 확실히 입증됐다. 단일 패스포트 아이디어란 유럽연합 국가의 어느 한 국가에서 승인받은 기업이나 거래소는 유럽연합 전체를 통해 자유롭게 운영될 수 있으며, 국민들은 대체로 모국의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미온적으로 실행됐다. 그렇다고 할 지라도 이것은 규제 체제간에 치열한 경쟁을 유발했으며, 그 결과로 몇몇 증권거래소가 통합됐고 새로운 거래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로써 유럽 증권시장의 효율성이 대폭 제고됐다. 유럽연합은 규제를 근대화할 때 과도한 단일성을 주장함으로써 건강한 프로세스를 훼손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보다는 대서양 건너까지 현재의 모델을 확장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규제당국자들은 유럽 거래소의 미국 거래 허용을 꺼려해왔다. 공식적인 이유는 미국의 비전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미국의 증권거래소를 보호하기 위해서 였다. 만약 그램 의장이나 람팔루시가 제대로 규제받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원칙들을 보다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면, 미국과 유럽의 증권거래소가 경쟁을 벌이는 감독당국에 의해 감독을 받으면서 상대방의 고객들을 목표로 경쟁하는 것이 자본의 아이디어다. 가장 좋은 규칙들이 결국은 성공하게 될 것이다.
2001.03.04 I 김홍기 기자
  • CEO 연찬회-이근영 금감위원장 개회사(전문)
  • 전환기 금융의 경영전략-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 안녕하십니까. 금융감독위원장 이근영입니다. 평소에 존경해 마지 않는 금융계의 최고경영자 여러분들을 모시고 한국금융의 장래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자리를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늘 모이신 여러분들은 모두 한국금융을 이끌어가는 지도층에 계신 분들이므로 예의를 갖추어 한분 한분 거명하는 것이 옳겠습니다만 토론의 시간을 보다 많이 갖기 위해 인사말씀은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IMF 위기가 발발한지 3년이 지났는데 마치 10년도 더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세대가 바뀐 것 보다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이 사실이고 보면 그렇게 느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 하겠습니다. 금융에 종사하는 우리들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저 자신도 얼마전까지 금융회사의 경영을 맡고 있었으며, 또한 채권은행의 입장에서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입장이 바뀌어서 감독을 담당하게 되었지만 금융회사를 경영하시는 여러분들의 고뇌를 십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는 개발연대로부터 누적된 부실을 정리함으로써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회계기준을 강화하고 적기시정조치를 시행하는 등 부실의 재발방지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선진국 수준에 근접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적인 금융개혁은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측면의 개혁은 아직 크게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차례 대대적인 금융구조조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적자금을 재차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못하였음에 가장 큰 이유가 있지만, 금융개혁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제도적 환경은 저만치 앞서 가고 있는데, 의식이나 관행이 뒤따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치 두루마기를 입고 테니스를 치는 형국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환기라고 정의될 수 있겠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에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마땅하지 않은 것처럼, 전환기에 맞는 경영전략을 일관성있게 정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이론들은 대개 비교정태분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균형상태에 있다가 외부적 충격이 있으면 각종 경제변수가 바뀌게 되고, 경제주체들이 이에 대해 반응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한다는 것입니다. 비교정태분석이란 원래의 균형상태와 새로운 균형상태를 비교해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규명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다시 말씀드리면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동안의 다이나믹한 과정은 생략하고 그 결과만을 비교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태분석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현실세계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태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이란 문자 그대로 구조를 바꾸는 작업입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20세기 중반기에나 적용될 수 있는 개발연대식 체제에서 벗어나, 21세기에도 통용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제체질을 개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가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기 마련이고, 더러는 상식의 혼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각에서 과거를 보면 어처구니 없기까지 합니다. 금감원이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기업 감사보고서를 감리한 결과 약 1,400개 대상기업 가운데 500개 이상의 회사가 분식회계를 하였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 그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중에는 경미한 위반사항도 많지만 불과 몇 년전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변화의 와중에 있다보니 현재와 미래가 충돌하기도 합니다. 오늘의 현실에 순응하자니 미래를 기약할 수 없고, 미래를 지향하자니 현실에 의해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바로 전환기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2∼3년에 걸쳐 온갖 노력을 다해 재무구조도 개선하고 경영의 투명성도 높였는데, 미래의 잣대로 평가하다 보니까 기업의 신용등급이 오히려 하락하는 모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손충당금을 한없이 추가적으로 쌓아야 하고, 그래서 엄격하게 거래기업의 신용을 평가하다 보니 여신을 공여할 수 있는 기업이 극소수로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여신을 중단하면 그 기업과 거래관계에 있는 우량한 다른 기업고객이 연쇄부도를 맞게 되는 부메랑 현상에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한 두 은행만 몸을 사리는 데서 그치지 아니하고 다수의 금융회사가 여신을 축소일변도로 운용하면 실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가계여신까지 부실화되어 대손부담이 더욱 늘어나게 되는 자가당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와같은 이율배반적인 상황이 바로 우리가 안고 있는 고뇌이고, 한국금융의 현주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이 따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경영평가를 할 때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측정하는데, 이 셋 중에서 수익성에 역점을 두는 전략이 순리에 맞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과거에 우리는 성장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어 왔습니다. 기업도 그랬고 금융회사도 그랬습니다. 여태까지 한국의 기업은 선진국에서 개발해서 상업성이 검증된 기술을 도입하여 면허제한, 무역장벽 등으로 독과점적인 특혜가 보장되는 상태에서 생산과 판매를 하였으므로, 남보다 앞서 규모를 키우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고 위험도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금융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가 규제되고 있을 때에는 마진이 고정되어 있었으므로 외형이 커지면 이익은 비례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당시에는 자금이 만성적 초과수요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운용은 어려울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따라서 자금의 조달 즉 예금유치가 관건이었고 그래서 너도 나도 앞다투어 지점을 늘려 나갔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자유화되고 난 다음에는 여건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행태는 그대로 남아 마진이 격감하였는데도 수신경쟁에만 몰두하여, 고금리를 제시하면서 경쟁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다시 이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여신을 확대한 결과 부실로 귀착되었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음에도 위험부담을 늘렸기 때문에 금융산업이 전반적으로 취약해진 것입니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경험이었으며, 금융위기를 초래하고 그에 대한 반성으로 구조조정이 강도높게 추진되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팽창전략이 외환위기를 초래하고 금융회사까지 퇴출되는 사태로 이어지면서 일제히 경영목표를 성장성에서 안정성으로 급속히 선회시켰습니다.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과민반응이 초래된 것입니다. 안전일변도의 여신정책이 부실을 오히려 증폭시킬 수 있다는 신용경색의 부메랑 효과에 대해서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안정성 일변도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례가 최근에 또 하나 나타났습니다. 절대 안전할 뿐 아니라 BIS비율에도 유리하다는 이유로 모두가 국채에만 투자하였습니다. 그러니까 국채수익율이 삽시간에 떨어져 역마진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안전성 일변도의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음이 증명된 셈입니다. 역마진이 발생하면서 금융회사들이 수신금리를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마는 지금도 역마진 상태에 있습니다. 금융회사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외형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합니다. 이제는 사고를 전환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은행 등 간접금융회사들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어 수신금리를 인하하면,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금들은 직접 금융시장으로 이동하여 채권시장이나 주식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은행의 기업여신에 대한 위험부담도 현저히 완화되는 포지티브한 부메랑 효과, 즉 자금흐름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금융구조조정의 목적은 지속 가능한 금융산업구조를 달성하는 데 있습니다. 새출발을 하기 위해서는 누적부실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전반적으로 금융산업의 수익창출 능력이 빈약하여 또다시 부실화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근원적으로 치유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차대조표의 클린화만으로는 구조조정의 필요조건에 불과하고, 손익계산서를 풍요롭게 하는 작업이 완수되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10년 이상의 장기호황을 구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은행은 총여신의 1%이상을 매년 대손으로 충당해 왔습니다. 장기호황은 창조적 파괴로 인해 가능하였는데, 이는 은행의 입장에서는 끊임없는 부실여신의 발생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은행이 세계최고의 건전성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을 펼친 결과 예대마진이 4%포인트 이상이고 예금에 대한 이자지급액보다 비이자수입 즉 수수료 수입이 더 커서, 대손충당금을 보전하고도 이윤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은행이 구조조정에 착수한지 20년이 가까웠으나 아직 현재진행 중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실물부문의 산업구조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수익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은행이 쉬임없이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떠합니까.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에 한국의 기업도 미국의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지지해야 하는 한국 금융산업의 수익성은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미국을 예로 들었습니다마는 유럽의 선진국과 비교하여도 대동소이합니다. 그리하기 때문에 지금의 한국 금융산업은 구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것입니다. 금리나 수수료 체계의 정비가 수익성을 추구하는 외부적 방안이라면, 성과중심의 경영문화 정착은 그 내부적 방안입니다. 성과주의 경영문화란 직원 모두가 자기개발에 적극 힘쓰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 회사전체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환경을 의미합니다. 계약연봉제나 사업본부제가 그 대표적인 방안들인데 성과나 수익에 대한 기여도를 계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영정보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면 소기의 목적을 추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진급인사를 연공서열순으로 한다든지, 명예퇴직 대상자를 나이순으로 정한다든지 하는 것도 성과중심의 경영문화를 도입할 수 있는 기초 데이터를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일어난 후진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먹구구식 경영으로는 21세기적 경영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탄력적인 조직문화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금융산업에서 이미 상당한 규모의 인력감축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증대로 귀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개인별 또는 부문별로 수익성 기여도를 평가 할 수 있는 계량적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인 자료가 미비하면 정실인사가 득세하게 되고 조직의 효율성과 응집력이 떨어져 조그만 외부적 충격에도 쉽게 무너짐을 경험으로 자주 보았습니다. 계약연봉제나 독립채산적인 영업본부제가 광범위하게 도입된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는데 이제는 이를 제대로 시행하여 그 결실을 기대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금융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력입니다. 훌륭하고 성실한 인재가 의욕을 잃어버린 상사의 눈치를 살필 필요없이 진취적으로 일해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성과주의 문화의 구축에 조직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최고경영자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는 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는 흑백논리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 현실과 이상이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는 금융회사의 경영 특히 여신정책의 결정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한국의 기업이 미국의 기업에 비해 전반적으로 경쟁력의 열세에 있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은행이 미국의 은행보다 위험을 더욱 적게 감수하겠다면, 한국에서는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없어 나라경제의 장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그동안의 노력에 힘입어 기업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평균적으로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상장기업의 2000년 상반기 이익이 16.3조원에 달해 99년의 연간 이익 14.6조원을 반년만에 상회하였으며, 하반기에는 그 이상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부채비율 또한 200% 이하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와 같이 기업의 재무구조가 평균적으로는 크게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이익을 내지 못하거나 향후의 생존가능성이 가변적인 기업이 상당수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업은 모두 포기하고 경쟁력이 확실한 기업만 살리겠다면, 사회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혼란이 초래될 뿐 아니라, 우량한 기업의 연쇄도산도 불가피해집니다. 흔히 금융은 위험을 다루는 비즈니스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위험하다고 해서 무조건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나아가 수익창출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시켜서,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위험의 정도를 대폭 높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한국경제가 21세기에도 번영할 수 있습니다. 검토결과 회생가능하다고 판정한 기업에 대해서는 채권은행의 책임하에 정상화를 지원토록 한다든지, 고의나 중과실에 의하지 않은 부실여신에 대해서는 임직원의 책임을 면하게 한다든지 하는 방안도 바로 이와 같은 견지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하여도 구조조정에 실패하는 기업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자동차가 고장이 나면 어떻게 합니까. 그냥 무조건 폐차시키지 않습니다. 정비공장에 가서 고장난 부품은 교체하고, 헐거워진 나사는 조여서 다시 타고 다닙니다. 그것도 안되면 쓸만한 부품을 분리해서 다른 차를 고치는 데 씁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원이 엄청나게 낭비될 뿐 아니라 폐차장이 부족하게 될 것입니다. 채권금융기관 공동의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를 설립하는 것도 같은 취지라 하겠습니다. 당해 기업의 경영에 문제가 있으면 경영진을 교체하고,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debt equity swap을 통해서 이자부담을 줄이고, 인력이 과다하다면 정리해고를 단행해서라도, 나라경제의 장래를 위해 보전할 가치가 있는 것들은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과거의 금융은 점잖은 신사의 직업이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구정물에 손을 넣지 않고서는 설거지를 마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나 하나쯤은 뒤로 빠져 있어도 문제가 없겠지" 하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무임승차하겠다는 사람이 여기 저기서 나타나면 구조조정이 추진력을 상실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가마를 타겠다면 가마가 움직이지도 않지만, 가마를 메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볍고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금융회사가 경쟁력을 미래지향적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이루어진 하드웨어 측면의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여신관행의 선진화, 선진적인 경영지배구조의 확립, 리스크 관리체계의 발전 등 수익성을 제고하고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측면의 개혁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개혁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진의 경영마인드 자체를 새롭게 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과정에서 최고경영자 여러분의 선도적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선진국 금융회사들은 겸업화·대형화·국제화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국경을 초월하면서까지 M&A 및 전략적 제휴 등을 벌써부터 활발히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최근들어 국내 은행권을 중심으로 이러한 대형화·겸업화 노력이 시도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제2금융권의 경우에도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하여 과감하게 경쟁력이 있는 체제로 갖추어 나가는데 최고경영자 여러분들게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미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마지막으로 최선이 안된다면 시간이 더 늦기 전에 차선을 과감하게 선택하는 지혜와 용기를 발휘해 주십사는 당부를 오늘 모이신 최고경영자 여러분들께 드리고자 합니다. 전세계에서 금융회사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흡수할 뿐 아니라, 강자와 강자가 결합하는 M&A가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게는 개인과 회사를 위하고 크게는 나라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장기적인 안목에서 현명한 판단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세계경제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아니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습니다. 한국이 잘하였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습니다. 세계경제여건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국제투자자본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한국이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차별성을 뚜렷이 부각시킨다면 전환기의 시련 또한 의외로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제 말씀은 이것으로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1.02.21 I 허귀식 기자
  • 전경련, 선진국가 건설을 위한 경제계의 다짐(전문)
  • ◇21세기 선진국가 건설을 위한 경제계의 다짐 지난 몇년간 우리는 미증유의 경제적 위기를 경험하였다. 온 국민이 분연일체가 되어 분발한 결과 위기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도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목전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진력하느라 우리는 미처 미래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비전을 가질 여유도 없이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였다. 이제 막 시작된 21세기는 지금까지 문명사의 연장선상에서 유추하기 어려운 거대한 변혁의 파도를 몰고 오고 있다. 정보통신과 생명공학을 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기술의 발달은 사회시스템은 물론 경제의 패러다임에까지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성장의 원천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간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범지구적인 에너지·환경문제의 대두는 지속적인 성장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글로벌 경제전쟁 속에서 선진국가의 반열에 서느냐 아니면 개발도상국의 대오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이 중요한 시점에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자명하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토대 위에서 자율과 경쟁을 보장함으로써 개인과 기업의 역량이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는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과거 산업경제시대에는 물적자원이 성장의 바탕이었지만 21세기 지식경제시대에는 우수한 인적자원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사회시스템이 바로 새로운 부를 창출해내는 기반이다.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인적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구축하고 세계에서 가장 경제활동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간다면, 분명 21세기 지식혁명의 시대에 당당히 승자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이에 우리 경제계는 21세기에 명실상부한 선진국가가 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모든 경제주체들과 더불어 이를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코자 한다. 경제계가 바라는 선진국가 건설의 조건 1.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 경제의 안정과 성장은 법과 질서의 바탕 위에서만 실현 가능하다. 법치주의가 구현되고 부정과 부패가 없는 사회, 편법을 배척하고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2. 투철한 직업정신 장인정신과 투철한 직업의식은 사회가 건강하게 기능하기 위한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과 소명의식을 갖고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회기풍을 조성해야 한다. 3. 창의력이 샘 솟는 교육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는 젊은이가 많이 나올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획일화·정형화된 인재가 아닌, 다원화된 지식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4. 잘 구축된 정보인프라 국민 누구나 컴퓨터를 다루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보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고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5. 언어장벽이 없는 나라 이제 영어는 세계공용어의 차원을 넘어 정보화 시대의 매개언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언어가 정보화·세계화의 장벽이 되지 않도록 국민의 영어 구사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6. 세계로 향해 열려진 의식구조 상호의존적인 네트워크와 세계화된 시장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방된 사고가 필수적이다. 민족과 세계를 함께 수용하면서 협력하고 경쟁해 나갈 수 있는 열린 의식구조를 지녀야 한다. 7. 기업가 정신이 발현되는 경제환경 기업가 정신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환경속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나올 수 있다. 누구나 손쉽게 기업을 만들 수 있고 개입과 통제보다 시장원리가 우선하는 자유로운 경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계의 각오와 다짐 1. 기업본연의 책무에 충실한다. 기업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기본 역할임을 재인식하고 건실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한다. 2.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해 나간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윤을 창출해 냄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한다. 3. 소비자를 중시하는 경영을 추구한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한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으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를 해 나간다. 4. 열린 경영으로 노사간 신뢰를 형성한다. 노사는 한 배를 탄 동반자이다. 경영성과의 합리적 배분과 열린 경영을 통해 인간적이고 상호신뢰하는 노사관계를 일구어 나간다. 5.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경영을 실천한다. 환경친화적 기업활동의 실천과 산업환경문제의 적극적인 해결노력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상생 주체로서 새로운 기업상을 만들어 나간다. 6. 지식·정보화 사회를 선도한다. 정보화에 대한 투자 증대와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지식·정보화를 선도해 나가는 동시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원천을 창출해 낼 수 있도록 한다 7.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세계화·자유화에 의해 국경이 사라지는 세계경영환경의 변화에 맞춰 세계시장을 목표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강력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 2001년 2월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2001.02.15 I 권소현 기자
  • (전망 2001)중국 WTO 가입, 국제무역 새 질서 예고
  • 2001년 국제 무역계의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는 ‘예정된 사건’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이다. 그것이 갖는 의미는 한마디로 차별없는 경쟁의 무대로 중국이란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 헤비급과 플라이급의 자유 경쟁 15억 인구의 대륙은 문호를 개방하게 된다. 군침을 삼키던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에 들어가 외국기업으로서의 차별을 받지 않고 중국기업들과 동등한 기회를 누리며 경쟁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중국기업들도 자신들은 제품을 외국시장을 향해 별다른 제약없이 선보이게 된다. WTO에 이미 가입된 나라들은 마찬가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해 호혜의 원칙에 따라 자국 기업과 똑 같은 대우를 하게 된다. 사실 한 나라의 WTO 가입이 ‘그리 대단한 문제일까’라고 생각할 수있다. 그러나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WTO 가입이 가져올 충격파가 그리 간단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경을 없는 것으로 만들어 자유롭게 무역한다는 관세무역자유협정(GATT) 시절부터의 논리를 단순하게 생각하면 별 게 아니다. 그러나 자유 무역이란 이상을 쫓을 만한 공정한 경쟁구조가 국제경제계에 갖춰져 있는가를 따져볼 필요는 있다. 국가간에는 환율의 차이가 있고 각 국별로 강한 산업과 약한 산업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 같은 차이는 WTO 체제하에서 합리적인 소비자들로 하여금 싸고 좋은 물건(어느 나라가 만들었는가는 나중에 생각하고) 쪽으로 몰리게 할 것이며 결국 무역 역조로 연결될 소지가 충분하다. 자유무역이란 이상을 쫓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어진 플레이어들간의 처지가 동등하지는 않다. 때문에 WTO는 헤비급과 플라이급간의 자유로운 경쟁으로 비유되고 한다. 중국의 WTO 가입은 정교한 기본기를 갖추지는 않았지만 초강력 ‘빤찌’(펀치)를 갖고 있는 준 헤비급 선수가 한 명 더 링위로 올라왔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어떨까. ◇ 97년 오픈게임에서의 기억 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20세기의 대미를 장식한 일대 사건이었다. 놀란 토끼 눈으로 한국을 비롯한 태국 말레이시아등 아시아의 많은 정책 담당자들은 도대체 원인이 무엇이었을까를 찾고자 부심했다. 내/외부의 이런 저런 이유들이 갑론을박으로 제기됐다. 부실덩어리를 왕창 끌어안고 있는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금융구조 같은 것들이다. 기업구조조정 금융구조조정은 오늘날까지도 외환위기 당사국에서 해결과제로 남아있는 뿌리깊은 사안이다. 물론 그뿐만이 아니다. 국제경제를 무대로 한 거시경제적 차원에서도 원인이 지적됐으니 바로 중국이 강력한 무역경쟁국으로 등장하면서 외환위기국들이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란 요인이 지적됐다. 중국은 89년 천안문사태를 계기로 서방의 심한 무역제재를 받았다. 외국인투자가 거의 끊어졌다시피 했다. 그러나 그 같은 서방투자의 공백을 메운 것이 동남아 일대 화교경제권으로부터의 투자였으며 이후 메이드 인 차이나를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세계의 저가품 시장을 휩쓸었다. 한국의 경우는 약간 상황이 달랐지만 태국 말레이시아등은 중국과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외환위기로 연결되는 주요 원인의 하나였음이 분명하다. 즉 중국에 밀려 무역기조가 흔들리게 되면 시시각각 통화가치를 시장 수요에 맞춰 평가절하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들 나라는 정책적인 차원에서 통화가치를 시장의 평가보다 높게 유지했으며 외환투기꾼들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일거에 환율이 급등하고 외국돈이 이탈하는 외환위기로 연결됐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은 또다시 이 같은 결과를 몰고 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물론 수업료를 톡톡히 지불했으니 대처하는 능력이 다르겠지만 세계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아무런 장벽을 거치지 않고 거래된다면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나라들의 제품은 시장을 잃게 될 공산이 적지 않다. 일본의 일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듯 국가에 따라 산업별로 역할분담을 하는 ‘기러기 형’ 국제 분업구조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지만 국가 주권이 살아있는 한 국제사회에서 그 같은 발전형태를 도출하기란 쉽지 않다. 또 그렇게 되더라도 일 국가 차원에서 일어나게 될 산업구조조정의 고통을 피하기는 어렵게 된다. 중국의 WTO 가입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97년의 아픈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충격파의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 앙상블의 공세 중국의 WTO 가입은 역사적으로 그 출발점이 50여년 그 전신이었던 GATT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50년 대만은 GATT에서 탈퇴했다. 72년 중국이 유엔으로부터 합법적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GATT 회원국이 될 자격을 얻었지만 이데올로기가 강했던 중국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86년 가입신청서를 제출했으나 94년 가입에 실패했으며 결국 WTO 체제가 출범한 95년 옵저버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이제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을 위한 기반정비를 끝내고 내년초 가입이 거의 기정사실화돼 있는 상황이다. 가입하면 경제 산업적으로 어떤 측면들이 변하는가.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조치들을 몇가지로 요약한다면 관세인하, 쿼터철폐, 투자허용과 자유로운 환율변동등이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무역에서 관세율은 9.4%(일부 품목은 7.1%)로 인하된다. 화학제품에서도 원료인 경우 관세율은 0%가 되며 중간제품은 5.5%, 완제품인 경우는 6.5%가 된다. 물론 일정 시차를 두고 점차적으로 내리는 업종도 있고 바로 시행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쿼터(외국제품 수입허용량) 역시 순차적으로 없어지거나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 떨어진다. 외국인투자도 마찬가지다. 정보통신등 기간산업으로 분류되는 분야에서도 당장 49%까지 외국인투자가 가능해지며 2년후에는 50%까지 소유하게 돼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 관세인하 쿼터철폐 투자허용등은 호혜원칙에 입각해서 중국이 하는 만큼 다른 WTO 가입국들도 중국에 대해 같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한편 자유로운 환율변동은 일정한 밴드를 정하는 중간단계를 취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율변동제로 전환된다는 원칙에 중국과 미국등 다른 WTO 가입국들이 합의한 상태다. 물론 중국의 WTO 가입을 방어적인 차원에서 어려워하는 입장에서 맞을 필요는 없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중국의 WTO 가입은 다른 많은 제품들이 뚫고 들어갈 시장이 확대된다는 좋은 의미를 갖는다. 수출품목의 관세가 인하되고 쿼터제한이 줄어들기 때문에 당장에 대중국 수출은 늘어날 수있다. 그러나 중국의 저가 제품에 의한 시장 잠식등도 고려해야만 하는 사안이다. 안그래도 중국산 고추가루 마늘이 한국시장을 장악한 지 오래이며 이 같은 경향은 더욱 강해질 수있다. 나아가 중국의 WTO 가입이후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을 위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들은 외국자본과 중국의 노동력을 결합해서 만들어내는 ‘앙상블’ 제품이란 분석이 많다. 외국인투자가 들어가 널리 알려진 브랜드 제품을 저임노동을 기반으로 만들어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들어올 경우 한국이 액면비교에서 우위를 점하는 산업분야에서도 이들 앙상블 제품에 무너질 수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내년에 1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당장의 효과는 외국인투자의 증가에 의한 경제성장이겠지만 아시아 각국에 수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중국은 WTO 가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GDP 성장률 8.2%로 개도국 최고의 성장률을 바라보고 있으며 미국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작아진 파이를 중국이 상당부분 차지할 수있다는 지적이다.
2001.01.01 I 박재림 기자
  • OECD 규제개혁 한국 심사보고서 요지
  • OECD 규제개혁 한국 심사보고서 요지 한국은 야심적인 규제개혁, 금융개혁과 구조개혁을 통해 1997년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했으며, 1999년과 2000년에 걸친 경제회복에 핵심적 역할을 하였음. 정부개입 경제개발모델에서 시장지향 경제발전 모델로 옮겨가고 있는 한국의 정책변화는 OECD 국가중에도 가장 광범위한 경제적 노력을 보이고 있음. 그러나 한국의 개혁은 안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경제는 다시 어려워지고 문제에 빠질 위험이 있음. 제1장 한국에서의 규제개혁 1997년 위기의 와중에서 추진된 규제개혁정책은 광범위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조치를, 즉 규제의 심사, 민영화의 가속화, 금융산업에서의 새로운 규제제도의 도입 등의 조치들을 포함하고 있음. 앞으로의 과제는 개입이라는 관행을 바꾸는 것임. 시장의 신뢰도를 유지하려면 정부개입을 중립적인 시장의 역할로 대체해 나간다는 분명한 계획이 필요함. 향후의 성장은 경쟁과 혁신에 의해 생성되는 생산성 향상으로부터 나올 것임. 규제개혁은 그러한 성장의 여건을 갖추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 제2장 고품질의 규제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역량 정부 규제의 거의 50%가 철폐되는 대량의 규제완화 조치가 1998년과 1999년에 걸쳐 단행되었음. 개혁 조치들은 이제 규제의 질과 제도 조성에 한층 더 전향적이고 종합적인 주의를 기울이는 단계로 옮아가고 있음. 정치적, 행정적 차원에서 규제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여러 기구들이 만들어 졌음. 한국은 규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조치들을 취하였으나, 의사결정 과정에 이해 당사자들을 참여시키는 폭을 더욱 넓혀야 할 것임. 한국의 규제영향분석 프로그램은 잘 구성되어 있으나, 부처들의 실제 적용은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 업종별 독립 규제기관들이 만들어짐으로써 투명성과 책임성 문제는 한층 개선될 것임. 제3장 규제개혁에서 경쟁정책의 역할 비록 정책환경은 개입과 경쟁이 아직도 혼재되어 있지만, 한국정부는 경쟁 원칙을 빠른 속도로 확대 적용하여 왔음. 경쟁법과 경쟁당국은 모범적 국제 관행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잘 갖추어져 있음. 가장 심각한 형태의 수평적 담합들이 가일층 강력하게 조치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지배력의 남용에 대해 단순히 구조적으로만 접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음. 경쟁정책의 집행 과정도 적절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증거를 수집하는 권한이 강화되는 것이 더 좋을 것이고, 형사처벌은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음. 또한 경쟁당국은 소비자보호 문제도 담당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시장원리에 입각한 개혁 조치들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끔 되어 있음. 제4장 규제개혁을 통한 시장개방의 제고 최근 몇 년간 한국정부는 절박하게 필요한 외국자본과 외국전문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국경에서의 무역장벽을 낮추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자유화하는데 큰 진전을 보여 왔음. 규제 및 행정절차 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몇 가지 긍정적인 조치들이 취해졌음. 그러나 한국의 규제제도는 아직도 외국기업에 불투명한 것으로 교역상대국들의 눈에 비쳐지고 있음. 한국의 법 체계상 무차별 원칙은 잘 지켜지고 있으나, 일부 규제들로 해서 사실상의 장벽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음. 교역상대국들이 제기하는 불필요한 무역 제한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협의의 기능과 최근 설립된 옴부즈만 제도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임. 한국은 기술규제 및 표준들을 국제표준과 조화시키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음. 제5장 전력산업분야에서의 규제개혁 한국의 전략산업 개편 계획은 비록 불완전한 상태이지만 시장을 경쟁으로 이끌어 가는 건전한 틀을 제시하고 있음. 개혁 조치들은 이제 겨우 이행단계가 시작되었으나, 계획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음. 역시 기업지배 구조상 민간 소유권자의 역할을 증대시켜야만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고, 정책당국자들이 시장참여자들 사이에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 “공익 기능 프로그램(전력산업기반기금)” 은 이러한 관점에서 좋은 조치임. 독립적이고 책임있는 규제기관의 설립과 같은 시장 기구의 개선은 개혁의 초기 단계부터 필요함. 몇 가지 중대한 규제와 관련한 조치들이 취해져야 함. 예를 들면, 요율의 결정,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경제적 규제의 도입, 좌초비용(standed cost)에 대한 정책의 명확화, 그리고 저비용으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시장기구 등임. 제6장 통신산업분야에서의 규제 개혁 한국의 통신산업에서도 규제개혁이 진전되고 있음. 국유화된 기본 시장구조에서 출발하였으나 경쟁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일부 가격의 인하를 추진시키고 있음. 정보화 사회 및 전자상거래를 위한 규제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쟁의 촉진에 대한 전략적인 비전이 필요한 때임. 시장개방은 상당히 개선되었으나 중요한 분야에서 아직도 장벽들이 상존하고 있음. 통신위원회는 만약 그 독립성과 책임성이 대폭 향상된다면 경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 제7장 결론 및 규제개혁을 위한 정책권고안 한국의 규제개혁은 중도에 멈추지 않는다면 향후 성장을 위한 건전한 기초가 될 것임. 남아있는 과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나 혜택 또한 클 것임. 시장원리에 입각하여 재벌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사회정책적 규제들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임. 정부내에 상존하고 있는 개입과 통제의 관행을 바꾸어야 함. 지속적인 개혁을 위해 정책수단들은 강력해야 하며 강력한 정치적 지지가 필요함. - 개혁의 총체적인 플랜에 입각하여 정리지향적인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함. - 공정위의 역할을 강화하여 시장경쟁원리에 의한 소비자편익을 증대하여야 함 - 행정부내에서 규제의 품질관리 체제를 강화하고 규제영향분석의 수준을 높여야 함 - 이해관계집단, 시민단체 등과의 협의를 제도화하여 투명성을 높이고, 행정지도 사용은 철폐되어야 함 -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모든 행정부차원에서 개혁집행능력을 제고해야 함 - 신설 독립규제기관의 효율성.독립성.책임성을 위한 정책적 기초를 증진시켜야 함 - 시장개방원칙을 국내규제체계에 통합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함 - 전력산업 구조개편계획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나가고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야 함 - 통신산업에서의 시장경쟁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의 안전장치가 설치되어야 함
2000.06.02 I 안근모 기자
  • 금융산업, 인터넷 확산으로 위협받아 - 피치IBCA
  • 금융산업이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확산으로 구조적인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피치IBCA가 지적했다. 피치IBCA는 지난 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처럼 지적하고 이같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전략적 대응을 하고있으며 이런 노력들이 향후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다. "인터넷금융: 신화와 현실간의 괴리"란 보고서에서 피치IBCA는 우선 인터넷 확산에 따른 파급은 금융부분의 경쟁력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금융시장의 최대 장벽이었던 지점망 등의 개념이 무너지며 신규 참여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이 되고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추세로 인해 비금융기관들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이나 국경을 초월한 금융사업이 확산될 것으로 보았다. 또 인터넷이 실질적인 가격 투명성을 향상시켜 금융상품의 상품화(commoditization)의 모멘텀을 더 강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이고 이런 요인들로 금융업계의 잠재적인 효율성이 증진되고 신기술 발달로 금융기관들이 독점해오던 가격 경쟁력은 무너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터넷 확산이 결과적으로 상품 수익성이나 마진을 압박하고 더 나가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수익기반을 마련하고 비용절감과 같은 구조조정을 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치IBCA는 그러나 통합 혹은 독립적인 인터넷 금융기관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이들이 수익성을 갖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중기적으로도 높은 마케팅비용과 자산 운용사업에 뛰어든데 따른 높은 채무보증 손실 등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존 금융기관들은 상품화의 위협과 경쟁 확대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자신들의 상품을 어떻게 상품화할 수 있는가에 따른 능력에 크게 의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금융기관들의 브랜드이미지 제고와 시스템 강화 노력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지점망의 보호에 아주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터넷 확산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요 금융기관들은 강력한 고객기반과 브랜드 이미지, 지속적인 비용절감 노력으로 비교적 안정되어 있으며 전장상거의 도전에 전략적으로 잘 대응할 경우 현재의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반대로 인터넷의 도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고비용구조의 금융기관들은 병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어 등급이 압박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치IBCA는 결론부문에서 인터넷과 전자상래의 파급으로 금융기관의 승자와 패자간 간격이 더 양극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0.05.16 I 유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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