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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카플란 "한일 갈등 지속 땐 안보 심각한 타격"
- 세계적인 지정학 대가인 로버트 카플란(69)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소장은 “미국과 중국이 멀어질수록 한국의 입지는 더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카플란 소장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패권 경쟁의 강도는 과거와 비교해 어느 정도일까. 미국과 동맹 관계이면서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최근 국제 정세를 보면 지난 2005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쓴 베스트셀러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에 의구심이 들 정도다. 프리드먼은 글로벌화로 인해 상품과 서비스의 장벽이 사라진 세계를 이렇게 표현했지만, 16년이 지난 지금은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서로 ‘우리 편’을 끌어모으는 데 골몰하고 있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뺀 채 약 110개국을 불러모아 지난 9~10일(현지시간)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연 게 대표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한 듯 “억압적인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질타했다. 중국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는 건 당연지사다.이 때문에 워싱턴 정가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게 국제정치학의 한 분야인 지정학의 중요성이다.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패권을 다투는 시대다. 다시 말해 ‘세계는 평평하지 않은’ 시대다. 국경 없는 세계화 화두에 혹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나라 위치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 인도, 호주를 묶어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QUAD)를 결성해 중국을 압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과 동맹을 맺는 동시에 중국 땅과 붙어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지정학이 더 중요한 화두다. 이데일리는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첫날인 9일 로버트 카플란(69)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소장과 서면 인터뷰를 했다. 그는 베스트셀러 ‘지리의 복수(The Revenge of Geography)’ 등으로 주목받은 석학이다. 그는 국제정치 석학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뒤를 잇는 지정학 대가로 평가받는다.◇“세계는 이미 신냉전 시대 진입”“세계는 이미 신냉전(new cold war)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쟁 관계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겁니다.”카플란 소장은 “두 나라는 폭력적인 방식의 군사적인 전쟁(hot war)을 벌이는 게 각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그래서 우리는 이를 신냉전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나라가 정상급 회담 혹은 고위급 회담을 종종 열면서 대화에 나서겠지만, 패권 경쟁은 가까운 시일 내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카플란 소장은 이어 “이번 신냉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왔던) 기존의 냉전(original cold war)과는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구 소련의 패권 다툼이 핵 개발 등 군사적인 분야에 국한됐다면, 지금은 그 범위가 훨씬 넓다는 것이다. 두 나라 간 경쟁은 군사 안보, 경제·통상, 기술, 문화, 교육 등을 넘어 우주 개발까지 걸쳐 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중국과 금융 분야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전 냉전 때는 없었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패권 경쟁의 역사를 훑어봐도 이렇게 다차원적인 갈등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문제는 두 나라와 모두 관계가 깊은 한국이다. 공교롭게도 지리적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교차·충돌하는 지점이 한반도다. 카플란 소장은 “미국은 한국의 동맹국이지만 지리적으로 보면 지구의 반이나 떨어져 있다”며 “반면 중국은 (한국의) 바로 옆에 이웃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멀어질수록 (두 나라 사이에 끼인) 한국의 입지는 더 약해질 것”이라며 “이는 한국이 과거보다 능숙한 외교 수완을 발휘해야 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외교 기조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표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미·중이 별다른 패권 경쟁을 벌이지 않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같은 줄타기 정책은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카플란 소장의 조언으로 읽힌다. 그의 저서 제목처럼 국제 정세의 현실에 눈 감고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면 ‘지리의 복수’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미·중 경쟁이 격화할수록 한국은 선택을 강요 당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카플란 소장은 “(한국의 안미경중 기조는) 이전에는 큰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었지만 미·중 관계가 악화할수록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대선 주자들, 정책 연속성 중요”줄타기 외교를 하다 노선을 정한 대표적인 나라가 호주다. 미국은 최근 호주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 기술의 이전을 전격 결정했고, 이에 따라 호주의 잠수함 능력은 일취월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호주는 한국처럼 안미경중 외교 기조가 있었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진영 동맹의 핵심으로 뚜렷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카플란 소장은 이를 두고 최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미국이 호주로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건) 쿼드의 신뢰성과 자신감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썼다.그렇다면 한국 외교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카플란 소장은 한일 관계 개선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이 일본과 (각종 분쟁을 해결하면서) 관계를 개선해 동맹 구조에 쉽게 적응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미국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동맹을 맺고 있는 나라다. 카플란 소장은 더 나아가 “쿼드는 4개국이 아니라 5개국이 돼야 한다”며 한국의 가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쿼드에 동참하면서 한국은 결국 군사적으로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는 동시에 한국이 일본과 극한 갈등을 이어갈 경우 안보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그는 또 북한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는 “북한은 정상국가가 아니다”며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더 가속화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북한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슈다.기자는 끝으로 카플란 소장에게 내년 3월 한국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각 후보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외교정책의 연속성’을 첫손에 꼽았다. 카플란 소장은 한국의 대다수 정책 기조가 5년마다 열리는 대선에 따라 크게 바뀐다는 점을 지적한 듯 “서울에서 나오는 (외교 관련) 정책들이 연속성이 더 있으면 한다”며 “미국의 목표와 잘 부합하는 꾸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로버트 카플란 소장은…△1952년 미국 뉴욕 출생 △코네티컷대 학사 △애틀랜틱 먼슬리 기자 △신미국안보센터 선임연구원 △미국 국방부 국방정책위원 △미국 해군사관학교 교수 △전략정보 분석업체 스트랫포 수석지정학분석가 △외교정책연구소(FPRI) 소장 △2012년 포린폴리시 선정 ‘100대 글로벌 사상가’ △’지리 대전’ ‘21세기 국제정치와 투키디데스’ ‘지리의 복수’ 등 베스트셀러 저자
- [전문]文대통령 “선진국 중 가장 빠른 회복… 경제 대국 위상 굳건”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흔들리지 않는 무역 강국, 경제 대국으로 힘차게 달려가자”며 최단기간 무역 1조 달러, 사상 최대 무역액·수출액 달성을 축하했다.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날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올해는 우리 경제사에서 2021년은 무역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도 무역의 힘으로 힘차게 살아나고 있다”며 “G20 선진국 중 가장 빠른 회복력을 보이며 세계10대 경제 대국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내수도, 고용도 회복되고 있다”고 했다.아래는 문 대통령의 58회 무역의날 기념식 축사 전문이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무역인 여러분, 우리 경제사에서 2021년은 무역의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우리는 올해 사상 최단 기간에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올해 대한민국의 수출 규모는 63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1조2천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합니다.모두 사상 최대입니다.우리는 한 계단 더 뛰어올라 세계 8위의 무역 강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무역인들과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성과입니다.국민들은 방역에 최선을 다했고, 기업들은 생산과 수출에 전력을 다했습니다.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수출 운송을 도왔고, 정부는 기업과 함께 90여 척의 임시 선박을 투입하여 수출길을 열었습니다.우리 경제도 무역의 힘으로 힘차게 살아나고 있습니다.G20 선진국 중 가장 빠른 회복력을 보이며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내수도, 고용도 회복되고 있습니다.우리는 보란 듯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습니다.58회 무역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 무역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무역인들게 깊이 감사드리고, 자랑스러운 성과를 거둔 수상자들께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자랑스러운 무역인 여러분, 올해 우리 무역은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내실도 튼튼하게 다졌습니다.주력산업과 신산업이 모두 경쟁력을 높였습니다.조선은 사상 최대 수주량을 달성했고,석유화학 수출도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메모리반도체는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지켰고, 시스템반도체, 친환경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과 이차전지, 올레드 수출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한류는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문화 콘텐츠 수출이 3년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 새로운 수출동력이 되었고, 한류의 열기에 힘입어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가 열렸습니다.농수산 식품 역시 사상 처음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K-뷰티도 세계 3위권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무엇보다 수출 시장이 폭넓게 확대되고, 수출기업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미국, 중국, EU, 일본의 4대 주요 시장뿐 아니라 아세안과 인도, 독립국가연합, 중동, 중남미의 5대 신흥 시장에서도 수출이 8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습니다.한편으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수출의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만 개에 가까운 벤처기업과 2만5천 명의 소상공인까지 수출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습니다.중소기업 수출은 지난 11월에 이미,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2018년의 연간 실적을 넘어섰습니다.수출동력은 다양해지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이뤘습니다.무역인들의 열정과 땀의 결과입니다.종합 무역 강국, 대한민국이 우리 눈앞에 있습니다.국민 여러분, 무역인 여러분, 대한민국은 자유무역으로 성장하고 발전했습니다.다자무역체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세계 GDP의 80%에 달하는 57개국과 FTA를 체결했습니다.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더 넓은 세계로 뻗어갔습니다.우리는 끊임없이 자유무역 앞에 놓인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코로나로 인한 이동 제한과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고, EU는 탄소국경조정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정부는 보호무역과 새로운 무역장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무역인들이 세계와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입니다.첫째,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철저히 대비하겠습니다.지난달부터 조기경보시스템을 가동하여 대외의존도가 높은 4000여개 품목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생산과 수출 상황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경제안보 핵심품목을 지정하고 비축 확대, 수입선 다변화, 국내 생산 등 품목별 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물류 정체에도 적극 대응하겠습니다.통합 물류 정보 플랫폼을 통해 기업에 물류 상황을 실시간 제공하고, 해외 공동물류센터 확충과 물류비용 지원도 확대할 것입니다.둘째, 외부의 충격에 흔들리지 않도록 무역의 저변을 더욱 확대하겠습니다.더 많은 중소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금융, 마케팅, 컨설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중소기업에게 기회가 되고 있는 디지털 무역 기반도 강화할 것입니다.해외 바이어 구매 정보 제공, 온라인 결제, 해외 배송 지원 등 디지털 수출 전 과정을 돕겠습니다.수출 시장도 더욱 넓혀 가겠습니다.내년 초 RCEP이 발효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시장이 넓어집니다.메르코수르, 태평양동맹, 걸프협력이사회, 아랍에미리트와 FTA를 추진해 중남미와 중동 시장도 확대할 것입니다.셋째, 글로벌 환경 규범 강화에 대응해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 노력을 지원하겠습니다.세계는 탄소중립으로 가고 있습니다.탄소배출을 줄인 기업과 상품만이 새로운 무역 질서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정부는 저탄소 기술 개발을 위해 R&D와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특히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RE100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ESG 경영에 속도를 내는 우리 기업들을 응원합니다.기업의 탄소중립 노력에 정부가 함께하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무역인 여러분,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는 만장일치로 우리나라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변경했습니다.유엔무역개발회의 설립 후 최초 사례입니다.우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부터 코로나까지 연이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무역의 힘으로 선진국이 되었습니다.그러나 이 같은 소중한 성과마저도 오로지 부정하고 비하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국민들의 자부심과 희망을 무너뜨리는 일입니다.우리 경제에 불평등과 양극화 같은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입니다.그러나 잘한 성과에는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오늘 무역인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십시오.우리는 어떤 도전도 이겨낼 것입니다.우리 국민의 저력은 정말 자부할 만합니다.우리는 어떤 위기도 기회로 바꿔낼 것입니다.흔들리지 않는 무역 강국, 경제 대국으로 힘차게 달려갑시다.감사합니다.
- SM C&C, 오디오 플랫폼 ‘플로’와 콘텐츠 제작 협업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 SM C&C가 오디오 플랫폼 플로(FLO)와 ‘음악 콘텐츠’를 매개로 오리지널 음악 전문 콘텐츠 제작과 콘텐츠 이용 접점 강화에 나섰다.(좌측붙)이예지 SM C&C 스튜디오부문장, 공동제작 신규 오디오 콘텐츠 진행을 맡은 유튜버 장지수, MC 박선영, 김동훈 드림어스컴퍼니 플랫폼사업부문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M C&C)SM C&C는 지난 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플로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인 ‘스튜디오돌핀’에서 이예지 SM C&C 스튜디오부문장과 김동훈 드림어스컴퍼니 플랫폼 사업부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콘텐츠 공동제작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SM C&C와 플로는 장르를 불문한 새로운 ‘음악 콘텐츠’ 트렌드를 만들고, 다각화된 형태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긴밀한 업무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상호 지원을 도모한다. 이번 양사의 협약을 통해 SM C&C의 아티스트 자산 및 다양한 OTT 콘텐츠 제작 경험이 바탕이 되어 글로벌 Z세대의 니즈를 충족시켜 온 제작 역량과 플로의 오디오 플랫폼을 더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SM C&C 가 축적한 Z세대 맞춤형 콘텐츠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콘텐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콘텐츠 간의 상호 연결을 주도해 글로벌 영향력을 전파하는 등 SM C&C와 플로의 차별화된 오리지널 음악 전문 콘텐츠 경험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이번 협약의 체결과 함께 첫 시작으로 오디오 공동제작 콘텐츠 <지금 당신의 음악, 박선영입니다 이하 지당음)>과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선뵌다. 아나운서 박선영이 진행하는 <지당음>은 장르, 세대, 국경 등을 초월한 세상의 모든 음악을 함께 듣고 공유하는 음악 전문 오디오 콘텐츠로, 라디오나 팟캐스트와 달리 시간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음악과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지당음’에는 어반자카파 권순일, 평론가 차우진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업계 전문가들이 출연해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는 콘셉트다. 또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130만 유튜버 ‘부캐’ 꽈뚜룹에서 ‘본캐’로 돌아간 장지수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오디오 콘텐츠다. 수험생들의 멘토로 활약하고 있는 5수 고대생 유튜버 미미미누와 박학다식한 콩고 왕자 조나단이 함께하는 ‘아무말 대잔치’ 콘셉트로, 20대 젊은층의 뜨거운 호응이 기대된다.이 콘텐츠들은 오는 9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2회 모바일 플로 앱에서 관련 음원이 제공되어 ‘듣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SM C&C 스튜디오부문 유튜브 채널에서는 영상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콘텐츠 이용 접점을 한층 강화해 선뵌다. 이예지 부문장은 “SM C&C는 플로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장르의 제한없이 보다 새로운 포맷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다각도로 선뵐 수 있게 됐다”며 “음악이 사용자의 취향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콘텐츠인 만큼 양사의 음악, 콘텐츠 전문성을 집약해 트렌디함과 깊이 있는 음악 경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방향의 콘텐츠 발굴이라는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상 향한 끝없는 노력, 영웅은 그렇게 만들어져"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영웅은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지난달 9일부터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 속 영웅에 대한 색다른 재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음유시인 오르페우스는 사랑하는 연인 에우리디케를 찾기 위한 노동자 계급으로 묘사되고, 에우리디케를 사로잡은 지옥의 신 하데스는 사랑을 갈구하는 자본가로 그려지는 것이 그렇다. 영웅의 이야기를 인간적으로 바라보는 이 작품은 포크, 록, 재즈 등 다채로운 음악을 더해 기존 뮤지컬과는 다른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뮤지컬 ‘하데스타운’의 작가·작곡가·작사가 아나이스 미첼(사진=Shervin Lainez, 에스앤코)이토록 참신한 발상은 ‘하데스타운’의 극작·작사·작곡을 맡은 아나이스 미첼에게서 나왔다. 미첼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작품의 주인공인) 오르페우스가 오늘날까지 영웅이라는 점이 참 흥미롭다”며 “그 이유가 오르페우스가 미션(뒤로 돌아보지 않는 것)에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미션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을 향한 노력이 소용없는 일처럼 느껴지더라도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하데스타운’은 미첼이 자신의 고향인 미국 버몬트 주에서 2006년 처음 선보인 공연이 바탕이 됐다. 미첼은 이 공연을 바탕으로 2010년 아니 디프랑코, 밴드 본 이베어의 저스틴 버논 등 동료 가수들과 함께 동명의 앨범을 발표했다. 2012년 연출가 레이첼 챠브킨을 만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선보였고,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초연해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작품은 그리스 신화를 자본주의적인 계급사회로 해석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미첼은 “그리스 신화에서 하데스는 종종 ‘부유한 자’로 불리고, 지하세계 또한 죽음을 떠올리게 하면서 동시에 금이나 은처럼 땅에서 채굴해야 하는 화석연료를 연상시킨다”며 “반면, 페르세포네는 땅·자연·계절 등 지구를 상징한다. 이 두 신들의 결혼 생활은 결국 산업과 자연의 불안한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뮤지컬 ‘하데스타운’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하데스타운’이 브로드웨이에서 주목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여성 창작자들의 활약이다. 미첼과 챠브킨 모두 여성이고, 등장인물인 에우리디케, 페르세포네를 그리스 신화보다 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묘사한 점이 눈길을 끈다. 미첼은 “‘하데스타운’을 통해 영향력 있는 여성들과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그리스 신화에서 에우리디케와 페르소포네는 피해자 같은 인물로 등장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주체적일 때 이야기가 더 풍부해진다는 생각으로 두 캐릭터를 스스로 선택할 줄 아는 강인한 여성으로 바꿨다”고 말했다.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 이외의 지역에서 처음 선보이는 라이선스 공연이다. 지난달 9일 개막 이후 관객 발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26일 기준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뮤지컬 월간 예매랭킹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첼은 “‘하데스타운’의 첫 해외 프로덕션이 브로드웨이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나라라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고, 이것이야말로 국경(장벽)을 넘어 어디서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의 힘, 오르페우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 한국에 방문해 한국 공연을 꼭 보고 싶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하데스타운’은 내년 2월 2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 美 반도체 정보 요구, 韓 기업 우려 직접 전달
-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김정일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 행정부에 반도체 정보요구에 대한 우리 기업의 우려를 직접 전달한다고 밝혔다.김 실장은 제레미 펠터(Jeremy Pelter) 미 상무부 차관보와 면담 시 최근 미국 정부의 우리 반도체업체에 대한 정보제공 요구와 관련, 영업비밀 유출 등 우리 기업의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달 1일로 예상되는 미-EU간 철강 232조 합의를 앞두고 동맹국의 지위에 부합하는 대우를 한국에 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사라 비앙키(Sarah Bianchi) USTR 부대표, 마이클 비만(Michael Beeman) 대표보, 후안 밀란(Juan Millan) 대표보와의 면담을 통해 한미 통상-공급망·기술 대화 개최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한미 FTA 공동위 개최를 위한 의제들도 점검한다. WTO 제12차 각료회의의 성공과 다자무역주의 강화를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 WTO개혁 진전을 위한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한다.피터 하렐(Peter Harrel)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 제니퍼 해리스(Jennifer Harris) 선임국장과의 대화를 통해 양국간 공급망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이 글로벌 트렌드임에 공감을 표하면서 EU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무역에 관련된 환경조치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우리측 입장을 공유하기로 했다. 샐리 랭(Sally Laing), 알렉산드라 휘태커(Alexandra Whittaker), 마유르 파텔(Mayur Patel) 등 미 상·하원 수석전문위원과의 면담을 통해 최근 미 의회 내에서 논의하고 있는 전기차 보조금 법안(Build Better Back Act)에 대한 통상규범 위배가능성 등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양국간 공급망 복원력 강화를 위한 투자 제고방안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들도 CHIPS for America Act, NSF for the Future Act 등을 통한 미국 투자 인센티브 지원을 동등하게 받아야 함을 요구하기로 했다.윌리엄 롸인쉬(William Reinsch) CSIS 선임자문 등 미국 주요 싱크탱크 인사, 전문가와의 면담을 통해 최근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 [데스크의 눈]자국 기업 옥죄는 정부
- [이데일리 최은영 산업에디터]“모든 나라는 자국 산업을 고려해 규제안을 마련한다. 그런데 한국은 자동차 배출가스를 측정할 때 휘발유와 가스(LPG) 차량은 미국 기준을, 디젤 차량은 유럽 기준을 따른다.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지 모르겠다.” 최근 만난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목표에 맞추려면 감산 밖에는 답이 없다.” 정부가 최근 2030 ‘국가 온실가스(탄소)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발표하자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주요 기업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곳곳에서 ‘아우성’이다. 글로벌 최대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전환 정책에 대한 불만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가속화하고 ‘녹색 규제’가 신설되는 격변기에 우리 실정은 안중에 없고 단순히 허울 좋은 것만을 좇는 우리 정부의 무능함을 꾸짖는 말이기도 하다. 탄소국경조정세 등 녹색 규제는 새로운 형태의 ‘무역장벽’이 되고 있다. 단순히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환경적 정책이라기보다 선진국들은 자국 산업을 보호·육성하는 장치로 이를 활용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탄소중립 깃발을 가장 먼저 들고 나선 곳이 그간 탄소경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또 가장 오래 누려온 유럽연합(EU)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영국이 증기기관, 독일이 내연기관을 개발하며 산업혁명이 촉발했고 석탄과 석유의 시대가 도래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EU가 왜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외치는지 그 배경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물론 심각한 기후변화가 첫 번째 이유이지만, 지금의 선택이 유럽 산업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유럽의 국가들이다. EU는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해외시장에 이식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탄소중립을 이루는 시점은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2050년. 유럽 등 선진국이 수십년 전부터 해오던 일을 이제 시작하면서 같은 시기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28.4%로 높을 뿐만 아니라 전력 소비가 큰 철강,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중공업 비중 역시 크다. 재생에너지 사용 여건도 유럽과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의 조건과 환경에 맞는 전략과 속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소중립이 다가올 내일의 걱정이라면 중대재해처벌법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내년 1월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대표이사 등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제계는 “기승전‘처벌’법”이라며 법률상 처벌 대상이 모호해 모든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잠재적 범죄자 신분에 놓이게 된다고 우려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요즘 특히 한국에서 사업을 포기해야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글로벌 반도체 화상회의를 열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전자·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우리는 왜 미국, EU와 같은 정부가 없는가. 21세기에도 ‘사농공상’(士農工商)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반도체 핵심 소재인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현지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며 삼성전자 등 19개 반도체·자동차·IT 기업들에 투자를 당부했다(사진=AP/연합뉴스 제공)
- [주톡피아]쿠팡 잇는 이커머스株 나올까…소비재 투자 전략은?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소비재는 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까지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회사의 성장 동력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유튜브 채널 <주톡피아>와 인터뷰에서 유통을 눈여겨 봐야하는 이유를 이처럼 설명했다. 15년 동안 유통을 포함해 소비재 업종을 분석해온 박 연구원은 “소비는 모든 산업의 시작점에 있다”면서 “소비재는 안정적인 투자처이지만 온라인이 모든 것을 바꿔놨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유통 산업을 다룬 저서 ‘로켓 배송은 어디서 날아왔을까’를 최근 출판했다. 계기는?△유통 업종 주식 시장은 요즘 재미가 없다. 추세적으로 보면 지난 10년 동안 주가가 우하향했다. 산업으로 보면 어느 섹터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업종이 변했지만, 상장된 기업이 거의 없어 흐름을 반영하지 못했다. 하지만 쿠팡을 시작으로 마켓컬리, 쓱닷컴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기본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유통 대표주인 이마트(139480)에 대한 전망은?△온라인 유통의 방향성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이마트를 추천할 때 한국의 월마트라고 추천했다. 식품 온라인 시장에서 차별적인 진입 장벽을 세워두고 있고, 성공 가능성도 높았기 때문이다. 월마트의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은 한자릿수 수준이다. 아마존과 비교하기 힘들다. 하지만 월마트가 지난 2~3년 동안 실적과 주가가 좋았던 것은 식품 온라인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아마존을 제쳤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온오프라인의 시너지가 있다. 3000개 넘는 점포를 기반으로 신규 투자 없이 신선도가 높은 제품을 배송할 수 있는 능력이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이마트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1위 업체로, 시장 점유율을 점점 늘려가고 있다. 식품 온라인 시장이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대형 마트가 필요하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마트는 2013년부터 준비해왔다. 그런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투자 포인트나 사업의 방향이 바뀌었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 결제액은 20조원이다. 이제 연결 자회사인 쓱닷컴(지난해 결제액 4조원)의 실적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한국의 월마트가 아니라, 아마존과 월마트를 함께 꿈꾸게 됐다. 이마트의 투자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다. 온라인 유통은 ‘승자독식’이란 특징이 있다. 쿠팡과 전쟁에서 이마트가 승기를 잡는다면 현재 4조원 수준인 시가총액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승산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수 이커머스 업체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실적 가시성은 어떻게 판단하나. △안일하게 접근하면 안 된다. 예전처럼 이마트 실적이 좋아지면 업종에 속하는 다른 종목들도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오프라인 유통업은 거리가 하나의 진입장벽이다. 아무리 A마트가 좋아도 집 바로 앞에 B마트가 있으면 B마트를 간다.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라인 유통은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 쿠팡이 한때 시가총액 100조원을 기록한 이유는 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기대감의 반영이었다. 유통 업종은 1위 기업의 승자독식이기 때문에 쿠팡이 높은 가치를 받았다고 해서 모든 이커머스 업체가 그럴 것이라 생각하면 착각이다. 롯데쇼핑(023530)이나 현대백화점(069960), 이마트는 오프라인에서 현금흐름이 발생한다. 온라인 유통 사업은 플러스 알파 수준이다. 티몬이나 위메프는 그런 현금흐름이 없기 때문에 인수합병(M&A) 등 합종연횡 흐름으로 갈 수 있다. ―쓱닷컴과 마켓컬리는 어떤가.△쓱닷컴은 식품 온라인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로, 오프라인인 이마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나름대로 고평가를 받을 여지가 있다. 계열사간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외연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어찌보면 쓱닷컴에 가장 긍정적이다. 마켓컬리는 갑론을박이 있다. 마켓컬리는 자산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렇다면 사업 가치를 따져야 한다. 영업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향후 현금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쿠팡은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손실 폭이 줄어들고 있다. 마켓컬리는 아직 아니다. 최소한 영업적자가 줄어들어야 실적 가시성이 생긴다. 신선 식품과 관련된 인프라는 이마트가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새벽배송이 마켓컬리의 경쟁력이었는데, 과연 마켓컬리만 가능한 것인가 되짚어 보면 물음표가 있다. 마켓컬리는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고 본다.―유통측면에서 NAVER(035420)를 본다면?△NAVER가 유통 측면으로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회사다. 전 세계적으로 포털 사이트에서 쇼핑을 하는 나라가 드물다.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된 시기를 보통 2013년으로 꼽는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된 시점이다. 그전부터 이미 유럽이나 미국이나 중국은 절대적인 1등 사업자가 있었다. 그 상태에서 모바일 쇼핑으로 넘어가면서 위세가 커졌다. 당시 국내는 온라인 유통 시장이 파편화돼 있었다. 11번가부터 지마켓, 옥션, 위메프, 티몬, 쿠팡, 인터파크 등등 어디가 가장 저렴한지 알 수가 없었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는 다른 벤더(판매자)들의 상품까지 다 올라와 있어 그곳에서 가격 비교를 하면 된다. 당시 국내는 그런 1등 사업자가 없었기 때문에 ‘교통정리’를 해줄 회사가 필요했다. NAVER가 그 시장에 진입했다. 그곳에서 막대한 트래픽이 발생한 거다. 너무 확대되다 보니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쇼핑 관련 광고 등에서 발생하게 됐다. 발을 뺄 수 없게 됐다. NAVER의 가장 큰 기회요인은 파편화된 유통 시장이었다. 쿠팡이 재편시키는 유통 시장은 반대로 가장 큰 위협이다. 때문에 내놓은 전략이 네이버페이와 풀필먼트(물류총괄대행)다. 온라인 유통은 소비자 잠금 효과(Lock-in effect)가 중요하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NAVER는 광고 등 다른 수입원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받는 판매 수수료는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NAVER만 할 수 있는 장치다. 우수한 벤더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데, 벤더들의 고민이 배송이다. 배송을 NAVER가 책임져주는 거다. NAVER가 플랫폼 업체로서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소비자와 벤더를 묶어놓고 인프라는 대한통운이나 쓱닷컴을 이용하면서 또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백화점 종목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한국은 시장 재편이 마무리됐다. 신세계, 롯데, 현대로 시장이 이미 정리됐다. 온라인으로 떠날 고객은 떠났고, 백화점에 남을 고객은 남았다. 2016년을 기점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포함해 백화점 성장률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 가치가 높다고 볼 순 없다.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투자할 때는 철저하게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을 권한다. 경기의 바닥에서 사서 10~15% 이상 수익률을 달성하면 차익 실현하고, 다시 경기 바닥에서 사는 식이다.―유통주, 소비재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소비는 모든 경제의 시발점이다. 소비재 투자는 안정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조선은 한번 사이클이 오면 30년은 간다고 한다. 소비는 그렇지 않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재 투자를 할 때 자신의 경험을 주의해야 한다. 사람들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경험이란 착시 때문이다. 경험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경험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경험이 투자 아이디어가 될 수는 있다. 투자로 이어지기까지 중간에 반드시 데이터가 들어가야 한다. 나의 경험이 의미있는 통계로 나타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소비재=가치주’라는 공식은 유효한가.△섹터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소비재도 마찬가지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설 수 있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 업체는 해외 수출이 용이해졌고, 중국인 소비가 늘면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소비재는 성장의 여력이 커졌다. 회사의 핵심적인 성장 동력이 무엇인가에 따라 (가치주 혹은 성장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소비재 투자할 때 유의점은.△특정 종목을 투자했다면 투자를 결심한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LG생활건강(051900)을 대중국 브랜드 인지도를 이유로 매수했다고 생각해보자. 중장기적으로 그 실적을 보고 샀는데, 펀더멘털 외적인 요인으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흔들렸다면 그건 저가 매수 기회인 거다. 또 변화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산업적인 변화도 있고, 회사의 변화도 찾아야 한다.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면서, 그 안에서 또 자세하게 봐야 한다. K-뷰티가 중국에서 유행하던 초창기 모든 화장품주가 오르던 시기 아모레퍼시픽(090430)을 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수익률은 추후 차이가 발생했다. 디테일을 모르고 뛰어들면 수익률도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사놓고 덮어둔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그건 운에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코로나19를 누가 알았겠나. 시장 상황은 계속 변한다. 처음 투자한 핵심적인 가치가 변화 없다면 계속 보유하면서 저가 매수 기회가 오면 비중을 늘려가는 식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