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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UN 워크샵에서 기술 기반 인권경영 사례 발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카카오가 UN 행사에서 인권 경영을 위한 AI 기술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카카오(대표 정신아) 현지시간 기준으로 지난 13~14일에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 ‘OHCHR’의 동북아 기업과 인권 워크샵에 참석하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권경영 사례를 발표하고 기업의 인권 존중 책임을 강조했다.행사에서 하진화 카카오 CA협의체 ESG위원회 정책팀 프로젝트리더가 카카오의 인권경영을 위한 기술 내재화 정책과 사례, 광고 윤리, 기술과 서비스의 포용성, 그리고 협력사의 지속가능경영 지원에 대해 소개했다.기술 내재화를 통한 인권경영은 디지털 공간에서 모든 이용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이를 위해 카카오는 소개한 세이프봇이라는 AI 기술을 활용한 기능을 소개했다. 세이프봇은 욕설, 비속어가 포함된 댓글이나 게시물 운영 정책 위반 댓글을 분석하여 자동으로 필터링한다. 욕설과 비속어를 음표로 치환하고, 다른 이용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댓글을 노출되지 않도록 가려준다. 세이프봇을 도입한 후에는 2020년 하반기에 신고/삭제된 뉴스 서비스 댓글 수 기준으로 유해정보 규모가 94.7%까지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카카오 세이프봇 통계카카오는 광고 및 콘텐츠 분야에서도 윤리 정책 및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광고 메시지 내에 포함된 비속어나 혐오표현 등을 필터링하고, 특히 청소년 보호를 위해 연령 인증 기술을 도입하여 디지털 안전을 보장하는데 힘썼다.또, 기술과 서비스의 포용성을 강화하는 ‘카카오 접근성 서포터즈’와 ‘무장애 나눔길’을 소개했다. ‘카카오 접근성 서포터즈’는 장애인 이용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서비스 개선을 논의하는 협력체다. 지난 5월에는 카카오맵에 113개의 산림복지공간 ‘무장애 나눔길’을 장소 데이터로 추가했다.카카오는 협력사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21년에는 기업사이트에 협력사 지속가능경영 가이드를 배포하여 모든 협력사가 인권, 안전, 환경, 개인정보 및 지적 재산권 보호, 윤리적 책임을 다할 것을 장려했다.하진화 카카오 CA협의체 ESG위원회 정책팀 프로젝트리더는 “카카오는 인권경영을 통해 인권 리스크를 사전 점검하고,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기업 평판 및 투자의 기회를 증대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체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카카오는 디지털 기업으로서 높은 수준의 신뢰와 안전을 갖추고, 기술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2018년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규범을 마련하고 증오발언 대응 원칙을 수립하여 인권경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인권경영선언문 발표, 정기 회의체 운영, 전사 교육, 인권 침해 신고 채널 운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권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 IFRS 18 수정하나…이윤수 증선위원 “韓 사정 맞게 준비”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가 최신 국제회계기준(IFRS 18) 수정안 도입도 열어놓고 검토하기로 했다. IFRS 18 원안 도입 시 재무제표가 대폭 바뀌어 기업의 회계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윤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상임위원 주재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회계기준원,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IFRS 18 제정 취지와 골자를 설명하고, 예상 문제점·고려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윤수 증선위원은 “IFRS 18은 20여년 만에 재무제표 기본구조가 바뀔 수 있는 기준”이라며 “관련해 기업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시장의 우려 사항과 도입 시 안내 필요사항 등을 파악하고자 이번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이윤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상임위원. (사진=방인권 기자)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달 9일 IFRS 18 기준서를 확정해 발표했다. 2027년부터 적용되는 새 기준서에는 손익계산서 표시와 주석 공시 기준 등 현행 재무제표가 대폭 개편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새로운 재무제표 표기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새 기준서가 시행되면 현재 일부 기업들이 영업손익으로 분류하고 있는 지분법 손익, 금융자산투자 손익 등이 영업손익 구성항목에서 제외된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매비, 관리비 등을 차감하는 방식인 현행 K-IFRS 영업손익과는 속성과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다. 관련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등에서는 “영업손익을 이미 표시하고 있던 한국적 특수성이 감안될 수 있도록 IFRS 18을 일부 수정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IFRS 18에 일시적·비경상적 항목이 상당수 포함되는 만큼 이익의 지속성·예측성이 떨어져, 투자자의 유용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류성재 금융위 기업회계팀장은 “IFRS 18에 따른 K-IFRS 제1118호 초안을 마련한 후 관계기관, 기업, 전문가로부터 충분히 의견수렴을 하겠다”며 “세미나·간담회 등을 수차례 개최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윤수 증선위원은 “IFRS 18 시행 시기인 2027년 이전까지 금일 제기된 의견 등을 바탕으로 국내 사정에 맞는 합리적인 도입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미술장터 뒤바꾼 '아트부산'…침체시장 뒤집기는 역부족
-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2024’ 전경. 탕컨템포러리아트 부스에선 국내 미술시장에서도 인기를 구가했던 세계적인 중국작가 웨민쥔의 ‘피스트 플라워’(Fist Flower·2020·170×140㎝, 오른쪽), 주진스의 ‘장페이는 그의 집을 잃었다’(Zhang Fei Lost His House·2023·200×200㎝) 등이 다시 등장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12일 나흘간의 여정을 끝낸 ‘아트부산 2024’는 ‘업그레이드한 변화’ 덕에 풍성한 볼거리를 꺼내놨으나 판매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부산=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아직 개시를 못했어요.” 한 갤러리스트가 허탈함을 감추며 애써 웃는다. 표정이야 그렇게 만들 수 있다 치지만 속마음은 영 편치 않은 게 보인다. 개막을 기다리며 설마 했던 상황이 뒤집힐 것 같지 않다는 낙담이 스쳤단 뜻이다. 그래도 첫날이 아닌가. 배배 꼬인 시장이 시원하게 풀릴 거란 희망은 있었을 거다. 그런데 결과는 그 ‘설마’를 넘지 못했나 보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갤러리가 도통 나서질 않으니 말이다. 상반기 국내 최대 규모인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4’가 12일 폐막했다. 국내외 20개국에서 찾아든 129개 갤러리가 수천점의 미술품을 내놓고 손님맞이에 나섰던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아트부산 2024’ 전경. 전시장 입구에 김덕희의 손 조각 ‘하얀 그림자’(2023) 사이로 와이어에 세운 꽃조각 ‘아침이 오는지에 대하여’(2023)가 설치돼 시선을 끌었다. 첫날인 9일 VIP 프리뷰로 오픈한 직후였으나 페어장은 한산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변은 없었다. 한껏 가라앉은 미술시장을 뒤엎을 반전드라마가 ‘아트부산’에서도 쓰이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지난 9일부터 나흘간 열린 아트부산을 찾은 관람객 수는 7만여명. 첫날 VIP 프리뷰 오픈에 맞춰 길게 늘어섰던 줄은 입장 10분 남짓 뒤 빠르게 사라졌고, 마치 흥행의 바로미터처럼 매해 인용되던 ‘긴 줄’은 더 이상 약발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나마 기상악화까지 겹쳐 방문 관람객 집계를 꺼낼 수 없을 정도였던 지난해에 비해선 선방했다고 할까. ‘아트부산 2024’ 전경. 첫날인 9일 VIP 프리뷰 오픈에 맞춰 관람객들이 줄을 지어 입장하고 있다. 개막 전 길게 늘어섰던 줄은 입장 10분 남짓 뒤 빠르게 사라졌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관람객들이 사들인 미술품 판매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해보단 줄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사실 불황에 빠진 미술시장의 형편 외에도 악재는 더 있는데. 우선 지난 3월 말부터 줄기차게 이어진 국내외 아트페어의 ‘과잉사태’(아트바젤 홍콩, 화랑미술제,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아트오앤오, 대구국제아트페어)가 꼽힌다. 피로감을 높이고 지갑을 닫게 했다는 거다. 여기에 매출액을 더했을 국내 중대형 갤러리들의 ‘불참’(갤러리현대, 아라리오갤러리, 갤러리바톤 등)도 이슈가 됐다. 참고로 2022년 아트부산에선 관람객 10만 2000명이 들어 미술품 746억원어치를 사갔고, 앞서 2021년엔 관람객 8만여명이 판매액 350억원을 써내며 두 해 연거푸 ‘역대급 실적’을 끌어냈더랬다. ‘아트부산 2024’ 전경. 관람객들이 부스를 옮겨가며 관람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널찍하고 쾌적하게 공간기획을 한 덕에 작품관람에는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왼쪽으로 국제갤러리 부수에서 내건 줄리안 오피의 ‘댄스 1 스텝 2’(2022)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렇다고 무작정 ‘죽 쑥 시장’은 아니었다. 모처럼 눈은 호강했다. 발품을 파는 만큼 볼거리는 늘어났다. 멈춰 세우고 시선을 붙드는 작품이 많았다는 얘기다. 널찍하고 쾌적한 분위기는 덤이었다. 다시 말해 몇 해 전처럼 그림을 보다 상대방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대기도 하고 지나가기만 해도 어깨가 부딪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풍경은 어디까지나 손님인 관람객의 호재일 뿐, 장사를 한 갤러리들의 사정은 다를 수밖에. 부스 복도를 떠밀려다니는 관람객 풍경이 그리웠을 수도 있었단 소리다. ‘아트부산 2024’의 퓨처섹션 중 별관 부스의 전경. 윤일권의 독특한 설치작품 ‘메모리’(2024)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흔히 보는 냅킨에 ‘얼굴들’을 스크린프린팅을 한 뒤 탑처럼 쌓아올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품은 덜 팔려도 페어는 ‘업그레이드’ 올해 아트부산에서 확연히 달라진 점은 ‘업그레이드’다. 일정 정도 수준을 끌어올린 데 더해 적어도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아트페어 일반에 내리던 평가를 넘어섰단 얘기다. 인기작가라면 한 부스 건너 한 점씩 걸리던 ‘작가·작품 겹침’ 경향을 벗겨냈고 갤러리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부스를 꾸몄다. 아예 새로운 시도로 오랜 세월 유지하던 볼거리를 바꿔낸 갤러리도 보였다. 그간 국내 중견작가의 작품들로 부스를 꾸려왔던 선화랑은 칠레 출신 작가 파토 보시치(46)의 작품(‘굴이 있는 탑’ 2023)을 입구에 내거는 파격을 단행했다. 여기에 ‘향불작가’로 불리는 이길우의 대형인물화(‘양복-걷는 사람’ 2023)와 곽훈의 대작(‘겁-소리’ 1993 등)을 매치해 기획전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아트부산 2024’의 선화랑 부스 전경. 이길우의 ‘양복-걷는 사람’(2023)과 곽훈의 ‘겁-소리’(1993), ‘치-Ⅰ·Ⅱ’(1985) 등을 매치해 기획전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페어 속 기획전’은 학고재갤러리에서도 이어진 풍경이다. 강요배의 ‘장밋빛 하늘’(2021)과 어울린 법관의 ‘선 2022’(2022), 또 이번 아트페어를 위해 호수를 줄여 제작했다는 김길후의 ‘춤추는 피카소’(2024) 9점 연작 디스플레이에선 얼핏 서울의 전시장이 보이기도 했다. ‘아트부산 2024’의 학고재갤러리 부스 전경. 한 관람객이 법관의 ‘선 2022’(2022·왼쪽)와 강요배의 ‘장밋빛 하늘’(2021) 사이를 오가며 오래 머물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중국작가 등장도 시선을 끌었다. 웨민쥔(62)의 ‘피스트 플라워’(2020), 주진스(70)의 ‘장페이는 그의 집을 잃었다’(2023) 앞에선 많은 발걸음이 멈춰섰다. 이들과 함께 국내 인기작가 전광영·우국원 등을 내건 탕컨템포러리아트는 출품작을 판매로까지 바로 연결하는 성과를 냈는데. 웨민쥔의 작품은 48만달러(약 6억 6000만원), 우국원의 작품 ‘트윙클 트윙클’(2024)은 10만달러(약 1억 4000만원)에 팔기도 했다. ‘아트부산 2024’ 전경. 왼쪽으로 탕컨템포러리아트 부스에 걸린 우국원의 ‘트윙클 트윙클’(2024)이 보인다. 작품은 10만달러(약 1억 4000만원)에 팔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대형갤러리의 압도보단 중형갤러리의 선전이 자주 들렸다. 물론 국제갤러리는 하종현의 ‘접합 22-79’(2022)를 3억원대에 판매하는 등 우고 론디노네, 장-미셸 오토니엘 등 대가의 작품들을 첫날 세일즈리포트에 올렸고, PKM갤러리도 윤형근의 작품을 일찌감치 1억원대에 판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히려 순조로운 판매는 신진·중진작가의 작품들에서 나왔는데. 갤러리조은은 채지민의 100호 신작 두 점(‘천천히 오른쪽으로’ 2024 등)을 앞세워 백윤조·성연화·마이코 코바야시 등의 작품을 팔아냈다. 아뜰리에아키는 정유미·윤상윤·권능·신영미 등의 작품을 고르게 컬렉터의 품으로 넘겼고, 갤러리루안앤코는 서민정의 회화작품 5점을 완판시키고 허온·임승섭 등의 평면·입체작품까지 골고루 판매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아트부산 2024’의 아뜰리에아키 부스 전경. 윤상윤의 ‘오픈 스카이’(2023), 신영미의 ‘자화상’(2023), 권능의 ‘아티스틱 디즈니’(2022), 정유미의 ‘바다에도 길이 있듯이’(2024) 등 출품작 앞으로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연신 이어졌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부산 2024’의 갤러리루안앤코 부스 전경. 허온의 평면작품 ‘따뜻한 기억, 가장 평온했던 시간’(2024·왼쪽) 등 위로 임승섭의 고양이조각 ‘나 여기에 있어’ 연작 중 한 점이 붙어 있다. 이들 작품 대부분은 판매됐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늘어나는 일본작가들…대거 부산 공략피부에 닿는 실감나는 변화는 더 있다. ‘아트부산’으로 진출한 일본작가가 대폭 늘어난 점이다. 쿠사마 야요이 이후 국내 미술시장에 ‘크게 뜨는’ 일본 작가가 적지 않은 데다가 지난해 부산시립미술관에서 한 달 연장으로 관객몰이를 한 ‘무라카미 다카시’ 전의 여파가 여전히 작용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아트부산 2024’의 갤러리우 부스 전경. 일본작가 마츠모토 타카히로 조각작품 ‘무제’(2023) 뒤로 무네히로 요시무라의 회화작품 ‘작고 붉은 후드’(2022), ‘침대 위의 여성’(2024)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가나아트는 전속작가인 시오타 치하루의 입체·평면작품을 대거 내놔 페어장 입구부터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었고, 갤러리우도 마츠모토 타카히로·무네히로 요시무라 등의 입체·평면작품을 부스 간판작품으로 세우고 걸었다. 몇 해 전부터 젊은층을 대상으로 호감도를 높이고 있는 마이코 코바야시는 전속인 갤러리조은에 작품을 내고 아예 아트부산 현장을 찾기도 했다. ‘아트부산 2024’의 가나아트 부스 전경. 일본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입체·평면작품을 대거 내놓고 관람객의 눈길·발길을 끌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부산 2024’의 갤러리조은 부스 전경. 아트부산 현장을 찾은 일본작가 마이코 코바야시가 자신의 작품 ‘무제’(2024)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뒤쪽으로 백윤조의 ‘마티니’(2024), 장광범의 ‘리플렛 러지’(2023) 등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퍼포먼스 드로잉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고 화제를 만든 일본작가도 있다. 세밀한 펜의 놀림으로 화면을 꾸며온 마에다 아츠시는 갤러리이리툼 도쿄 부스에 캔버스를 걸고 ‘라이브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루에 두어시간씩 작업해 페어 마지막날 작품을 완성할 예정”이라고 귀띔하는 갤러리 관계자 뒤로 카메라 셔터소리가 요란했다. ‘아트부산 2024’의 갤러리이리툼 도쿄 부스 전경. 일본작가 마에다 아츠시가 캔버스를 걸고 ‘라이브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작가 참여가 대폭 늘어난 점은 ‘아트부산 2024’의 주요한 특징으로 꼽힌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금융당국, IFRS18 도입 앞두고 의견수렴…"하반기 초안 마련"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금융당국이 재무제표의 표시와 공시 개선을 위해 제정된 IFRS18의 국내 도입을 앞두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졌다.1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IFRS18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유관기관과 함께 기업·투자자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재무제표의 표시와 공시를 개선하기 위한 IFRS18 기준서를 지난달 9일 확정 발표했다.FRS 18은 손익계산서 내에 영업손익 등 범주별 중간합계를 신설하고 영업손익을 투자나 재무 등의 범주가 아닌 잔여 개념의 손익으로 측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IFRS 18이 도입될 경우 그간 영업손익을 엄격히 규정해 오고 있던 우리나라의 재무제표 표시 방식이 바뀔 전망이다. 이윤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IFRS 18은 20여년만에 재무제표 기본구조가 바뀔 수 있는 기준인 만큼, 기업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시장의 우려사항과 도입시 안내 필요사항 등을 파악하고자 이번 간담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회계기준원은 IFRS 18 제정취지는 손익범주*별 중간합계를 신설·정의해 성과정보(Performance Information) 비교가능성을 제고하고 경영진 성과측정치 (Management-defined Performance Measures, MPM)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비회계기준(Non-GAAP) 성과측정치를 자의적으로 공시, 활용할 수 없도록 방지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간담회에 참석한 협회와 민간전문가들은 IFRS 18에 따른 영업이익은 잔여범주 접근법에 따라 산정되어 일시적·비경상적 항목이 상당수 포함되는 만큼, 이익의 지속성·예측성이 떨어져, 투자자의 유용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고, 기타손익 항목이 영업손익 항목으로 포함될 경우 각종 손상차손 추정 등에 있어 기업의 보수적 회계처리 유인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아울러 영업손익을 이미 표시하고 있던 한국적 특수성이 감안될 수 있도록 IFRS 18을 일부 수정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등을 제기했다.금감원은 현재 감사인 직권 지정, 금융투자업 인가 등 금융 규제에도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지속적·경상적 손익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 ‘영업손익’을 활용해 오고 있는 만큼, IFRS 18 도입에 따른 영향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 증선위원은 “IFRS18 시행시기인 2027년 이전까지 금일 제기된 의견 등을 바탕으로 국내 사정에 맞는 합리적인 도입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며 “올해 하반기 중 IFRS 18에 따른 K-IFRS 제1118호 초안을 마련한 후 관계기관, 기업 및 전문가로부터 충분히 의견수렴을 하고, 세미나·간담회 등을 수차례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돈의 권력> 쓴 시어드 "팬데믹 인플레, MMT 아닌 정책 실패의 결과"
- 폴 시어드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전임연구원 (사진=시어드 연구원 제공)[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나타난 인플레이션은 현대통화이론(MMT)이라는 이론을 잘못 따른 결과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서의 수요와 공급 간 균형을 제대로 읽지 못한 각 국의 정책 실수가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최근 국내 번역본이 출간된 <돈의 권력(The Power of Money)>(이정훈 옮김, 다산북스 펴냄)의 저자인 폴 시어드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 전임연구원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MMT는 통화와 재정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 또는 방법론일뿐”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다소 난해한 책의 메시지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고자, 최근 글로벌 경제 현안을 매개로 기획한 것이다. 정통 경제학자이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부회장을 지낸 주류 경제인이면서도 친(親) MMT 주의자가이기도 한 시어드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여러 국가에서 나온 과도한 부양책들이 MMT로부터 영향 받은 것일 수 있지만, 실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야기한 것은 팬데믹이 공급, 특히 노동 공급에 미친 엄청난 피해와 그에 따른 공급망 붕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주요국 경제가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치솟은 현 상황에선 더 이상의 돈 풀기를 멈추고 중앙은행과 정부가 ‘통합정부’ 차원에서 총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통화긴축을 펴야 하며, 재정당국도 (중앙은행에만 그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세금을 인상해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팬데믹 기간 중 한국의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적절했는 지를 판단하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재정적자나 국가부채의 적정성은 정부 규모나 사회안전망, 소득 재분배, 민간경제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수준의 재정적자나 국가부채를 목표로 삼아선 안된다”고 말해 위기 상황에서의 유연한 재정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어 최근 17년 만에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한 일본에 대해서도 “만약 MMT를 채택했더라면 지속적인 재정확장과 통화부양을 동시에 추진했을 것이라, 훨씬 더 일찍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돈의 권력> 저자인 시어드 연구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현대통화이론(MMT)에선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정부는 경제 부양을 위해 마음껏 돈을 찍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MMT가 팬데믹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주범이라고도 한다. MMT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 원인과 이를 억제할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MMT는 통화와 재정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 또는 방법론이다. MMT로부터 파생되는 정책적 함의와는 명확하게 구분하는 게 맞다. 사회복지나 여타 이전지출을 통해 정부가 지출을 함으로써 돈을 만들어 내고, 세금을 부과할 때 그 돈을 흡수한다는 게 바로 MMT에서 얻을 수 있는 핵심적인 통찰이다. 재정적자는 정부가 얼마나 많은 돈을 창출하거나 경제에 투입하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몇 년 간 전 세계적으로 목격된 인플레이션 충격은 정부가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내고 중앙은행이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경제능력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풀어내는 통화부양책을 썼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런 과도한 부양책이 MMT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 주된 원인은 팬데믹이 경제의 공급 측면, 특히 노동 공급에 미친 엄청난 피해였다. 이는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공급망 붕괴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은 (MMT라는) 이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읽지 못한 정책적 실수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MMT 이론이 기반한 것이라고들 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IRA에 들어가는 막대한 재정 부담을 증세를 통해 풀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하는데, 다른 나라도 증세로 인플레이션 위협에 대응할 필요가 있나. △개인적으로 IRA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에 잘못 지어진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 법은 2021년의 초당적 인프라법과 2022년의 반도체 및 과학법과 함께 에너지 전환, 기후변화 대응, 의료분야 국민부담 경감을 위해 바이든 정부가 다년 간 추진해 온 정책의 초석이 되는 법안이다. 다만 IRA를 위해 막대한 정부 지출이 이뤄지는 만큼, 경제 생산능력 증가가 그 만큼 일어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다. 그 때문에 IRA에 포함된 것과 같은 세금 인상을 병행하는 게 적절하다. 흔히 이런 증세를 정부가 지출을 늘리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얘기하지만, 실제론 경제에서 충분한 구매력을 인출해 인플레이션이 없는 방식으로 정부 지출을 수용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증세가 이뤄지지 않을 땐 같은 목적 달성을 위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더 긴축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재정정책은 세금 인상을 통해 수요를 억제해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중앙은행 임무를 함께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 정부는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물가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의 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 상승은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MMT 관점에서 그런 공격적 금리 인상이 적절했다고 보나. 정부가 역할을 했어야 하지 않나. △원래 전통적인 거시경제 정책에선 독립적인 중앙은행이 수행하는 통화정책과 의회로부터 통제 받는 재정당국이 수행하는 재정정책은 별개의 정책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런 맥락에선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해 통화긴축정책을 펴는 것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올바른 방법이다. 그러나 MMT 지지자들은 중앙은행이 통합정부의 일부이고 통화정책도 재정정책의 일부로 생각한다. 따라서 총수요와 고용,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지출과 조세의 역할을 더 집중하면서 적극적인 통화정책에는 덜 관심을 가진다. 결론적으로 MMT처럼 재정당국과 중앙은행이 통합정부 차원에서 조화롭게 정책을 편다면 정책금리를 (덜 적극적으로) 인상하는 대신에 정부 지출을 억제하고 세금을 올림으로써 총수요를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동시에 소득 재분배 효과도 노릴 수 있는 것이다.-이 책에선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실시해 온 양적완화(QE)가 경제적 불평등을 악화시켜는 건 오해’라고 했다. 왜 그렇게 주장하는가. 또 그와 무관하게 현실에 존재하는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해 재정정책은 어때야 하나. △통화정책은 금융시장을 통해 경제 내 금융여건을 완화나 긴축시키는 만큼 이는 소득과 부(富)의 분배에 차별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QE만 놓고 보면, 이는 통화완화정책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정책금리 인하라는 실탄을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추가 완화를 하려다 보니 QE를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 중앙은행이 QE를 실행할 때 장기금리를 낮추고 새로 만들어낸 중앙은행 자금(=준비금)으로 국채를 매입해 금융여건을 완화하는데, 이는 사실상 통합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재상환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QE나 통화정책이 불평등을 악화시킨다는 우려는 결국 정부가 재정정책을 통해 소득을 적절히 재분배함으로써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상호 작용하며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더 나은 정책의 틀이 필요한 것이다. -팬데믹 동안 한국은 주요국들 중 국가부채를 가장 적게 늘린 국가 중 하나였던 반면 한국 기업과 가계 부채는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이렇게 민간 부채가 늘어나니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금융당국은 부채를 통제하는 정책을 폈다. 당신 주장대로 라면 한국 정부가 민간 대신에 국가부채를 더 늘렸어야 했나. △팬데믹 기간 중 국내총생산(GDP)이 급락하고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뛰자 매우 부양적인 통화와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회복시키고 인플레이션도 다소 안정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국 경제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이 어려운 시기를 비교적 잘 헤쳐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당시 한국 재정정책이 부적절했는 지를 지금 판단하긴 어렵다. 적절한 재정적자나 정부부채 규모는 해당 국가의 정부 규모, 사회안전망 수준, 소득 재분배에 따라 다 달라진다. 또 정부의 경제 개입 정도나 민간부문 상황 등에 따라서도 바뀔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적자 규모나 정부부채 수준은 그 자체로 정책 목표가 돼선 안된다. -계속된 QE와 채권수익률제어(YCC)를 펴 온 일본은행이 근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고 경제도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는 MMT 이론이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되는 증거라 할 수 있나.△그렇진 않다.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난 건 통화와 재정정책이라는 거시경제정책 조합이 마침내 효과를 발휘한 것이기 보다는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과 더 관련 있다. 지난 30년 간 일본은행은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리더십 아래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매우 확장적 통화정책을 구사하면서 현재 일본 국채의 약 절반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통화완화정책에 의존하면서 재정 구조조정을 가장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일본 정부는 통화부양 기조 아래에서 소비세율을 5%에서 10%로 높여 가계 구매력을 오히려 낮췄다. 만약 일본이 MMT를 채택했다면 경기 부양을 목표로 지속적인 재정확장과 통화부양을 추진했을 것이고, 훨씬 더 일찍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에서 비트코인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고 비트코인 반감기를 지나면서 비트코인 값이 크게 뛰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달러에 대한 불신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고도 한다. 어떻게 보나.△블록체인 기술은 많은 잠재적인 활용성을 가진 혁신이지만, 비트코인과 여타 암호화폐는 지배적인 화폐시스템에 도전할 강력한 경쟁자는 아니며 일부 틈새 결제시스템에 쓰일 수 있고 투기적인 투자자산 또는 위험한 가치저장수단이라고 보는 게 좋다. 물론 일부 비트코인 투자 수요는 미국 달러와 주요국 법정화폐에 대한 불신과 글로벌 금융시스템 혼란에 대한 위험 회피(=헤지) 수요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 다만 신뢰는 상대적인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달러보다는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속적인 고물가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달러화 가치를 급격하게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따라서 재정적자 규모나 국가부채 수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구매력을 충족하는데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능력을 경제가 가지고 있는 지, 정부가 필요한 통화와 재정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걸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게 더 중요하다.
- "진실성 무너진 혼돈의 시대…내 안의 '평화'에 귀 기울이길"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금은 매우 혼란한 시대입니다. 진실성이 많이 무너졌고,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 시대에는 선(禪)명상을 통해 각자의 마음에 내재한 평화와 안정을 끌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금강스님, 당신이 있어 미황사는 아름답습니다.’ 금강스님이 3년 전 미황사 주지 소임을 끝내고 떠날 때 해남신문에는 이같은 제목의 이례적인 광고가 실렸다. 떠나는 금강스님을 잡기 위해 해남 군민들이 작성한 호소문의 일부였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폐허 위기였던 미황사를 국내외에서 찾는 명찰로 만든 이가 바로 금강스님이었기 때문이다. 어린이 한문학당을 설립해 20여회를 운영하며 16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특히 미황사 템플스테이는 국내 대표 체험장으로 성장했다. 2002년에 시작해 매년 내국인 4000명, 외국인 50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금은 대표 행사로 자리한 산사음악회를 만들어 전국에 미황사를 알리기도 했다.미황사뿐 아니라 국내 불교계에도 미친 영향력이 컸다. 금강스님은 부처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쉽게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템플스테이와 선명상을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한 인물도 바로 금강스님이다. 미황사를 떠난 이후에도 금강스님은 대중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알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중앙승가대 교수와 조계종 교육위원장이라는 직책 외에도 일반인을 위한 참선마을(경기도 안성)과 원명선원(제주)에서 참선수행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그래서일까. 예나 지금이나 금강스님의 인기는 여전하다. 최근 템플스테이 사찰의 지도법사 스님과 실무자를 대상으로 연 ‘선명상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운영 교육’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예정에 없던 2차 모집도 진행할 계획이다.15일은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날’이다.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연등행렬에는 약 5만 명이 참여해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들 예정이다. 최근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만난 금강스님은 “석가모니는 깨달음을 얻은 후 ‘모든 중생이 자기 안의 망상을 없앤다면 완전한 지혜와 자비가 드러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라며 “‘부처님 오신날’을 단순히 종교 행사로 치부하기보다 부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선명상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금강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이자 조계종 교육위원장인 그는 경기도 안성 참선마을, 제주도 원명선원에서 일반인을 위한 참선수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호흡·걷기 통해 ‘명상’…“마음의 폭 넓혀야”선명상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자기의 본래면목을 탐구하는 불교의 수행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명상’이라고 하면 가부좌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생각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금강스님은 단순히 앉아서 하는 것만이 명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장 기초적인 ‘호흡하기 명상’을 비롯해 ‘마음을 다해서 걷기 명상’, ‘화두를 들고 걷기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호흡하기 명상’은 숨을 들이켤 때에 맑고 청량한 기운을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내쉴 때는 호흡을 2배로 길게 하면서 마음속의 탁한 기운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이에요. 자기 안의 화나 짜증, 불만 등의 감정을 밖으로 보내면서 숨을 쉬는 거예요. 그러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을 느끼죠. ‘화두를 들고 걷기 명상’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문을 품으면서 걷기를 하는 거예요. 그렇게 걷다보면 마음속에 있던 평화로운 마음이 주인이 되고,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자유로운 나를 만나게 되죠.”금강스님은 선명상이야말로 가장 지혜로운 마음의 상태를 얻고자 했던 불교계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보배창고와 같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 수많은 명상센터나 심리치료 수행법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 그만큼 마음에 상처를 안고 있는 현대인들이 많다는 방증”이라며 “2600년 전 석가모니 시절부터 수많은 수행자가 이같은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금강스님은 번뇌의 마음을 버리고 ‘본심’(本心, 꾸밈이나 거짓이 없는 참마음)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일이든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건 없다. 마음의 평화도 노력하거나 투자하지 않으면 엉뚱한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현대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한 사람이 하루에 4만7000가지 생각을 한다고 해요. 그만큼 수많은 생각 속에 살고 있는 것이죠. 그 생각 속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면 찾을 수 없어요. 자신의 본심에서 찾아야해요. ‘부처님 오신날’을 기점으로 모든 사람이 자신의 본바탕에 평화로운 마음, 고요한 마음, 그리고 매 순간 살아있는 마음이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어떤 것에 집착하지 않는 그런 마음을 찾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어떤 종교든 자신의 마음을 붙잡는 계율이 필요하고, 자기 자신을 향상하는 수행법이 필요하다. 금강스님은 “자기 안에 갇혀 있으면 옆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없다”며 “마음의 폭이 넓어지면 우리는 모두 서로 돕고 있고,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선명상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금강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이자 조계종 교육위원장인 그는 경기도 안성 참선마을, 제주도 원명선원에서 일반인을 위한 참선수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 공정위와 '자율 제품안전협약' 체결…소비자 보호 강화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알리익스프레스가 오늘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플랫폼 자율 제품안전 협약’을 체결하고, 소비자 보호 강화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늘 서울 용산구 한국소비자연맹 본부에서 알리익스프레스 및 테무(웨일코코리아)와 함께 위해제품의 유통·판매 차단 및 재유통방지를 위한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왼쪽부터 웨일코리아 퀸 선 대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사진=알리익스프레스)알리익스프레스는 13일 서울 용산구 한국소비자연맹 본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위해제품의 유통·판매 차단 및 재유통방지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본 업무 협약식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하여 안전한 제품을 유통하고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자 마련됐다.알리익스프레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위해제품 정보를 기반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플랫폼에 입점한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위해제품의 리콜이나 시정조치 관련 정보를 제공 및 공지하기로 동의했다. 또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정부 기관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위해제품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이행 점검 요청에도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이번 협약을 계기로 알리익스프레스는 기존에 운영하던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정책에 더해 안전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서 한걸음 더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12월부터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프로젝트 클린’을 통해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과 판매자 검증 프로세스를 강화해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지적재산권 침해가 의심되는 약 7000개의 스토어를 폐쇄 조치했고, 8000개 이상의 한국 브랜드를 보호하는 성과를 거뒀다.더불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부터 ‘전화 상담 서비스’ 개시, ‘90일 이내 무조건 반품’ 등 고객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힘써왔다. 그 결과, 4월 한 달간 반품 및 환불 처리 기간은 2월 대비 56% 감소한 평균 1.4일로 나타났다. 또한 전화 상담 서비스 개시 이후 고객 상담 만족도는 90%에 달했으며, 가품 의심 상품에 대한 환불 처리 기간도 평균 2.4일로 감소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는 궁극적으로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며, “효과적인 소비자 보호 강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협업이 요구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앞으로 규제 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국내 표준을 충족하도록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오랜만에 웃은 K뷰티…시장 다각화 통했다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뷰티업계가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애경산업(018250) 등 뷰티 대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콜마(161890), 코스맥스(192820) 등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까지 일제히 실적 개선에 성공해서다. 주요 시장인 중국 사업 회복과 함께 북미 등 해외사업의 호조로 수익성을 끌어올린 모습이다.자료=각사, 단위:억원코스맥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9.1% 증가했다고 1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68억원으로 30.6%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96억원으로 2654.3%나 급증했다. 내수 소비 증가와 함께 미국, 일본 고객사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고 중국법인도 큰 폭의 성장을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실제 미국에선 동부지역 고객사들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서부지역 고객사들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선케어 제품 수요가 눈에 띄게 늘며 매출(388억원)이 43.2% 신장했다. 중국에서도 최근 화장품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매출(28.5%)과 영업이익(65.4%)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올 2분기부터는 차별화 원료와 고효능 성분을 내세운 신제품을 출시해 스킨 카테고리를 강화할 방침이다.같은 ODM 회사인 한국콜마도 1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1분기 영엽이익은 3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8.9% 늘었고 매출액은 17.8% 증가한 574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21억원으로 86.9% 증가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기록이다. 인디(소규모) 브랜드들의 선케어 출시가 늘어난 영향이다.화장품 제조업체들도 일제히 웃었다. LG생건은 1분기 영업이익이 15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 늘었고 매출은 2.7% 증가한 1조72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만에, 영업이익은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만에 성장세로 전환했다. 특히 화장품 분야에서 중국 사업 개선이 눈에 띄었다. LG생건의 1분기 중국 시장 매출은 213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9% 증가했다. ‘더후’ 리브랜딩으로 지난 3월 중국 티몰 기준 브랜드 지표가 세 지릿수 성장했고 백화점 신규고객도 3배 늘었다.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은 1분기 영업이익 8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했고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1조68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이 되살아난 영향이다. 특히 해외 사업에선 서구권에서 ‘설화수’,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의 성장세가 이어지며 북미에서 40%, 유럽·중동(EMEA) 지역에서 52% 매출이 신장했다. 애경산업 역시 1분기 영업이익 165억원, 매출 169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8%, 7.7%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사업 선전과 일본 등 글로벌 진출 확대로 화장품 사업의 실적이 모두 개선됐다”며 “중국에서도 ‘에이지투웨니스’의 명품 라인을 선보이는 등 제품군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올 1분기부터 주요 뷰티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뷰티업계는 코로나19 펜데믹 동안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부진을 거듭해 작년까지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실적 타격은 더욱 심했다. 이에 뷰티업체들도 중국 외 지역인 북미, 일본 등 해외시장 다각화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해 왔다. 다각화 노력에 더해 최근 중국 시장까지 회복세를 보이자 1분기 실적이 전체적으로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뷰티업계는 올 2분기에도 중국을 포함한 북미, 일본 등 주요 해외시장으로 다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시장 자체가 워낙 큰 만큼 빼놓고 갈 수 없는 지역이어서 국내 뷰티업체들도 주요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북미 시장은 국내 업계의 주요 전략 지역으로 설정된 만큼 각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다시 천장 뚫은 해상운임…수출기업들 전전긍긍
-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안정세에 접어드는 듯했던 글로벌 해상운임이 이스라엘·이란 충돌로 다시 폭등하며 국내 수출 기업들의 비용 증가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자동차 및 부품, 철강 등 주요 수출품 대부분이 바닷길을 이용하는 만큼 글로벌 해상운임 폭등 사태가 장기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13일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305.79를 기록했다. SCFI는 세계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운임을 나타내는 지수로, 2300선을 돌파한 건 2022년 9월 이후 무려 1년8개월 만이다.스위스 해운사 MSC 컨테이너선박 모습. (사진=MSC)SCFI는 지난해 말 친(親)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지난해 말부터 홍해를 점령하며 치솟기 시작했다. 홍해를 지나는 유조선, 컨테이너선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자 스위스 MSC, 덴마크 머스크, 우리나라의 HMM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지름길인 수에즈 운하를 포기하고 희망봉으로 항로를 우회해 운행하고 있다. 올 3월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방 수요 둔화로 다시 1700대선으로 떨어졌던 SCFI는 최근 이스라엘-이란 충돌로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자 재차 폭등했다. 만약 해상운임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국내 주요 품목들의 수출은 대부분 해상운송으로 이뤄졌다. 석유제품(100%), 자동차(99.94%), 철강판(99.86%), 합성수지(99.35%), 자동차부품(96.55%) 등은 사실상 수출 전량을 해상운송에만 의지하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당장 큰 타격은 예상하지 않으면서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비 증가가 당연히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아시아 권역 수출이 많고 장기계약 등 다양한 조건들로 계약을 체결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가 크게 늘어날 경우 현지 완성차 업체와 추후 정산을 나눠서 하는 등 비용 증가를 억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들에는 단기 해상운임 폭등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계약 협상력이 뒤처지고 물류대란 발생 시 선박 구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