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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법안 초당적 가결
  • 미 하원,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법안 초당적 가결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하원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 천연가스, 석탄 수입 금지 등 추가 대(對)러시아 제재가 담긴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AFP)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러시아산 원유 금수 등의 내용이 담긴 추가 대러 제재 법안을 찬성 414표, 반대 17표로 가결했다. CNN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여파로 미국 내 석유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이 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얻으며 하원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법안엔 세계무역기구(WTO) 내 러시아의 역할 및 지위를 재검토하고, 인권침해에 연루된 러시아 인사들에 대한 제재 수단을 강화하기 위해 마그니츠키법 인권법을 재승인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기존의 러시아와 벨라루스와의 정상적인 무역 관계를 영구 중단한다는 조항은 제외됐다. 일부 의원들이 이 조항이 빠진 것에 불만을 드러낸 만큼, 상원으로 넘어가 추가 논의 과정에서 더욱 강경한 방향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은 내다봤다. 미 하원은 또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인도주의적으로 원조하기 위한 136억달러(약 16조 7300억원) 규모의 지원안에도 합의했다. 이는 당초 백악관이 요구했던 64억달러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이 지원안은 올해 9월까지 미 정부 재정에 사용될 1조 5000억달러 규모의 예산안에 포함됐으며, 예산안은 오는 11일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03.10 I 방성훈 기자
에너지안보 최우선…임기 내엔 NDC 달성 초석 마련 힘써야
  • 에너지안보 최우선…임기 내엔 NDC 달성 초석 마련 힘써야
  • [이데일리 윤종성 김형욱 기자] 기후·에너지분야 전문가들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단기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안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챙기되, 임기 중에는 불과 8년밖에 남지 않은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 2030 목표 달성을 위한 초석을 닦는데 정책의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9일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로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연일 급등하는 상황에서 에너지안보 대응이 새 정부가 당면한 최대 현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발표하면서 유가의 초강세 흐름을 우려하는 시장 불안감은 더 커졌다.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에너지안보와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공공요금 인상 억제, 유류세 인하 등 정책적 수단을 강구해 에너지안보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세계 각국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에너지 수급 안정성 확보, 자국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춘 탄소중립 계획을 짜고 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공급 차질 등 우려가 큰 상황에서 에너지안보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성경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원 교수는 “새 정부 에너지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우리가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 필요할 때 합리적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주권 확보”라며 “이를 위해 기존 전력망을 재점검하는 에너지시스템 혁신, 디지털과 연계한 에너지플랫폼 구축 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새 정부의 중장기 핵심 과제로 꼽은 것은 NDC 이행을 위한 초석 마련이다. 2030 NDC는 전 세계가 2050 탄소중립을 향해 가는 과정에 있어 중간 목표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우리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우리나라 배출 정점)에 견줘 40% 감축하는 내용의 2030 NDC를 지난해 확정하고,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했다. 기존 목표치는 26.3%로, 이를 40%(4억3660만t)로 대폭 상향했다.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 위기 대응은 우리 앞에 다가온 현실이며 점차 글로벌 외교·경제문제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새 정부는 임기 중 2030 NDC 목표 달성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전략을 세우고, 모든 경제주체가 이를 분명히 인식하도록 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성 교수는 “새 정부의 5년은 우리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 2030의 달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오는 2027년 5월 임기까지 초석을 잘 닦아놓은 뒤 다음 정부에 바통을 넘겨야 NDC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원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전주기(全週期·건설부터 폐기까지)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 수용성 문제로 신규 추가 원전 건설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기존 원전에서 배출되는 고준위 및 중저준위폐기물 처리시설을 마련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이외에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판매시장에 경쟁체제 도입 △갈등 조정 역할을 하는 독립적 형태의 기후·에너지규제위원회 신설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방안 마련 등을 새 정부가 중점 추진해야 할 기후·에너지분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유승훈 교수는 “소비자가 직접 판매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력판매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다양한 요금제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규모의 경제를 위해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를 2~3개로 재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2022.03.10 I 윤종성 기자
전국 휘발윳값 1900원 턱밑…"유류세· 원유관세 인하해야"
  • 전국 휘발윳값 1900원 턱밑…"유류세· 원유관세 인하해야"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국내 기름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제주, 서울, 대전과 부산 등 4개 지역의 평균 휘발윳값이 리터(ℓ)당 1900원대를 돌파하면서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ℓ당 1900원선 턱밑까지 올라왔다. 거침 없는 유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율을 최대치인 30%까지 확대하고 원유 관세도 한시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9일 오후 서울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기름을 넣고 있다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892.40원으로 전일대비 31.79원 상승했다. 전국 휘발윳값은 지난 5일 ℓ당 1803원으로 1800원선을 돌파한 뒤 △6일 1813원 △7일 1828원 △8일 1861원 △9일 1892원 등 오름세가 가파르다. 지역별로는 전날 제주·서울에 이어 이날 대전·부산 지역에서도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ℓ당 1900원대를 넘었다. 현재 ℓ당 가격은 △제주 1973원 △서울 1961원 △대전 1930원 △부산 1926원 △울산 1896원 △경기 1895원 △경남 1894원 △인천 1894원 △충남 1892원 △경북 1887원 △세종 1886원 △충북 1885원 △대구 1879원 △전북 1876원 △광주 1875원 △강원 1866원 △전남 1862원 등 전지역에서 1850원선이 뚫렸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 주된 원인은 국제유가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러시아산(産) 원유 수입금지 제재 조치에 대한 우려로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이날 오피넷에 따르면 8일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3달러 오른 123.7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4.77달러 상승한 127.98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122.99달러를 기록했다.국제유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한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으나 국제유가를 잡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게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발표하면서 유가의 초강세 흐름을 우려하는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통상적으로 2∼3주 정도 시차를 두고 선행지표인 국제유가 추이를 따라가기 때문에 국내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최근 국제유가 추이를 보면 휘발윳값이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ℓ당 2000원선’ 돌파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관측된다. 자료=오피넷정부는 국내 유가 안정화를 위해 4월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유가 장기화 상황을 대비해 인하율을 최대치인 30%로 확대하고, 2008년 이후 한 번도 조정한 적 없던 원유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추는 등 보다 강력한 보완·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국제유가가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는 등 `유가 천장`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세를 잡으려면 유류세 추가 인하 카드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할 경우 ℓ당 141원의 휘발윳값 추가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류세 인하 카드보다 휘발윳값 인하 효과는 적지만, 현재 원유에 부과되고 있는 수입관세 3%를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유류세 인하가 일부 휘발유 소비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반면, 원유관세 인하는 원유로 만들어지는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국민들이 수혜를 누린다는 것도 장점이다”고 덧붙였다. 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원유 수입 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미국, 칠레 등 3개국 뿐이다. 이 가운데 산유국인 미국과 칠레는 자국 원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2022.03.09 I 윤종성 기자
러에 원유 금수조치보다 더 아픈 에너지 기업들 철수 러시
  • 러에 원유 금수조치보다 더 아픈 에너지 기업들 철수 러시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글로벌 석유 기업들의 철수가 러시아 에너지 업계에는 장기적으로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AFP)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 석유산업의 어두운 미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엑손모빌,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셸 등 석유 메이저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발을 빼면서 러시아 에너지 업계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 회사들은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과 사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현지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BP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지분 약 20%를 모두 처분한다고 밝혔고, 엑손모빌은 사할린섬에서 25년간 진행해 온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셸은 러시아 에너지 구입을 중단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 러시아와 관련한 모든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토탈에너지스는 러시아에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AFP)러시아 석유 산업계는 앞으로 몇년 동안 어떻게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석유 회사들은 러시아의 어려운 정치적 환경 속에서 신중한 노력으로 30년간 사업을 육성시켜왔으나 최근 일련의 대러 제재로 이같은 노력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동안 외국 회사들이 맡아 온 어려운 개발 사업이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다. 그동안 러시아 에너지 업계에서는 개발이 어려운 곳은 서방 회사에 맡기고, 개발이 쉬운 곳은 러시아 회사가 하는 것이 하나의 공식처럼 통용됐다. 예를 들어 북극해 인근의 유전 개발은 국제 석유 메이저들 업체들이 함께 참여해 진행 중이다. 북극해는 극한의 시추 환경과 높은 생산비용 탓에 러시아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힘들어서다. 하지만 수백명의 서방 기술자와 관리자들이 떠나면 러시아가 첨단 부품 관리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업체들은 시베리아 등 이미 개발이 끝난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 지역의 생산량은 최근 줄어들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서방의 석유 기업들이 빠진다고 해도 러시아 에너지 업계가 한동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했다. 타티아나 미트로바 글로벌에너지연구센터 연구원은 “석유를 팔지 못하면 석유를 더 생산할 이유가 없다”면서 “서방 기업들이 참여하는 합작 벤처 등을 통해 생산되는 원유가 러시아 전체 생산량의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022.03.09 I 장영은 기자
결국, 러 원유 금수 결단…국제유가 200달러 갈까(종합)
  • 결국, 러 원유 금수 결단…국제유가 200달러 갈까(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최후의 보루’를 꺼내 들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격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는 주요 원자재 생산국인 러시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유가 폭등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미국도 출혈이 불가피하다. 양날의 칼인 셈이다.이를 잘 아는 러시아는 압박에 물러서지 않고 있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두 나라의 신경전에 유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월가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이상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그래픽=김일환 기자)◇러 원유 금수, 유럽 동참할까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 방침을 밝히면서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 이후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한다는 목표를 위해 우리는 단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치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안이지만, 유럽 동맹국들과 논의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이번 조치는 최후의 보루로 인식될 정도로 러시아 경제에 주는 피해가 클 전망이다. 주요 원자재 생산국인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 수급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러시아의 통상 하루 원유 공급량(원유 관련 제품 포함)은 700만배럴에 가까운데, 이게 사라질 경우 대체지는 마땅치 않다는 게 시장의 냉정한 진단이다. 이미 배럴당 140달러에 근접한 유가가 추가 폭등할 수 있는 셈이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듯 “미국이 치를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은 3%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까지 포함하면 8%다. 미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는 없다.에너지 자립이 가능한 미국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상황이 난처해진 건 주요 동맹인 유럽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동맹국들이 함께 하지 못하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유럽 일부 나라들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면 곧바로 수급상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재에 난색을 보여 왔다.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은 25%에 달한다. 천연가스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0%다.영국만 이날 미국의 제재에 동참했다. 영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크와시 쿠르텡 영국 산업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영국 수요의 8%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석유를 대체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AFP 제공)미국은 일단 유럽의 동참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기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원유 금수 문제는) 각국이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고,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CNBC에 나와 “동맹이 미국과 똑같은 조치를 하도록 압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경제 제재처럼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현실을 미국 역시 알고 있다.하지만 미국의 승부수가 먹히지 않고 전쟁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늘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반미를 고리로 러·중이 에너지 협력에 나설 경우 유럽은 금수 조치 압박을 받을 공산이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날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유럽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촉구한 건 그 연장선상에서 의미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미러 신경전에 휘발윳값 폭등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강대강 대치로 ‘보통 시민들’의 경제적인 고통이 커진다는 점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6% 상승한 배럴당 123.70달러에 장을 마쳤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수준인 배럴당 120달러 이상에서 매수세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원유시장은 사실상 패닉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배럴당 200달러 전망치를 제시했을 정도다. JP모건도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계속되면 올해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공급에 있어 러시아의 중요한 역할을 감안하면 사상 최악의 공급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미국 휘발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1갤런=3.785리터) 4.173달러를 나타냈다. 1년 전보다 50.4% 치솟은 수치다. 2008년 7월 기록한 이전 최고치(갤런당 4.114달러)를 단박에 뛰어넘었다. 휘발유 가격 오름세는 현재진행형이다. 유가정보업체 OPIS의 톰 클로자 에너지 분석가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50~4.7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마저 이날 대러 제재를 발표하면서 “기름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인정했다.(사진=AFP 제공)
2022.03.09 I 김정남 기자
미 휘발윳값 역대 최고 폭등…'보통 시민들' 고통 커진다(종합)
  • 미 휘발윳값 역대 최고 폭등…'보통 시민들' 고통 커진다(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최후의 보루’를 꺼내 들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격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는 주요 원자재 생산국인 러시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유가 폭등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미국도 출혈이 불가피하다. 양날의 칼인 셈이다.이를 잘 아는 러시아는 압박에 물러서지 않고 있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두 나라의 신경전에 유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미 미국 휘발유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초고유가에 따른 고통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AFP 제공)◇바이든, 독자 러 원유 금수 결단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 방침을 밝히면서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 이후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한다는 목표를 위해 우리는 단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치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안이지만, 유럽 동맹국들과 논의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이번 조치는 최후의 보루로 인식될 정도로 러시아 경제에 주는 피해가 클 전망이다. 주요 원자재 생산국인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 수급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러시아의 통상 하루 원유 공급량(원유 관련 제품 포함)은 700만배럴에 가까운데, 이게 사라질 경우 대체지는 마땅치 않다는 게 시장의 냉정한 진단이다. 이미 배럴당 140달러에 근접한 유가가 추가 폭등할 수 있는 셈이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듯 “미국이 치를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은 3%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까지 포함하면 8%다. 미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는 없다.에너지 자립이 가능한 미국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상황이 난처해진 건 미국의 주요 동맹인 유럽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동맹국들이 함께 하지 못하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유럽 일부 나라들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면 곧바로 수급상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재에 난색을 표해 왔다.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은 25%에 달한다. 천연가스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0%다.영국만 이날 미국의 제재에 동참했다. 영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크와시 쿠르텡 영국 산업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영국 수요의 8%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석유를 대체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러 신경전에 휘발윳값 폭등세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강대강 대치로 ‘보통 시민들’의 경제적인 고통이 커진다는 점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6% 상승한 배럴당 123.70달러에 장을 마쳤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치솟았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레벨인 배럴당 120달러 이상에서 매수세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원유시장은 사실상 패닉 상태다.이에 미국 휘발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1갤런=3.785리터) 4.173달러를 나타냈다. 1년 전보다 50.4% 치솟은 수치다. 2008년 7월 당시 기록한 이전 최고치(갤런당 4.114달러)를 단박에 뛰어넘었다. 기름값이 가장 비싸다는 캘리포니아주 모노카운티의 경우 갤런당 6.023달러까지 폭등했다. 미국은 자동차가 곧 발이라는 점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은 가계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국제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휘발유 가격 오름세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대러 제재를 발표한 자리에서 “이번 조치로 유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인정했을 정도다.휘발윳값뿐만 아니다. 상품가격 폭등은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초래하고 있다. 물가가 너무 뛰어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각종 금융자산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18.2% 하락한 게 대표적이다. 이 역시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소비 여력을 감소시키는 악재다.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 수석투자전략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원자재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우려, 불확실한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전망이 경기 침체 공포를 키우고 있다”며 “이는 주식을 급격하게 매도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2022.03.09 I 김정남 기자
유가 연일 폭등…스태그 공포에 3대지수 '털썩'
  • [뉴욕증시]유가 연일 폭등…스태그 공포에 3대지수 '털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약세 마감했다. 미국이 유럽을 뺀 채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제재에 나서면서 시장은 다소 안도했지만, 여전히 투자 심리는 약세 쪽을 가리켰다. 국제유가는 이날 재차 3% 이상 급등했다.(사진=AFP 제공)◇미, 독자적 러 원유 금수 조치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6% 하락한 3만2632.6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2% 내린 4170.7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8% 내린 1만2795.55에 장을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3.62% 내린 35.13을 기록했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히면서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 이후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한다는 목표를 위해 우리는 단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동맹국들이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는 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유럽 일부 나라들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면 곧바로 수급상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난색을 표해 왔다. 러시아의 통상 하루 원유 공급량(원유 관련 상품 포함)은 700만배럴에 가까운데, 이게 사라질 경우 대체지는 마땅치 않다는 게 시장의 냉정한 진단이다. 유럽의 러시아 원유 의존도는 25%에 달한다. 반면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은 3%에 불과하다. 각종 석유제품까지 다 포함해도 8%다. 이번 금수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뉴욕 증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직후 강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투자정보업체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시장은 미국만 원유 제재에 나섰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미국장보다 일찍 마감하는 유럽장은 혼조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07% 상승한 6964.11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02%,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32% 각각 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0.20% 하락한 3505.29를 기록했다.◇시장 짓누른 스태그플레 공포그러나 장 막판으로 갈수록 뉴욕 증시는 약세 압력을 받았다. 루홀드그룹의 짐 폴센 수석투자전략가는 “소포 반등은 장 막판 혹은 이번주 후반께 다시 시험대에 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곧바로 이날 현실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그에 따른 상품 가격 폭등이 재차 투심을 짓누른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6% 상승한 배럴당 123.70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133.15달러까지 상승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레벨이다.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1갤런=3.785리터) 4.173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다.국채금리는 상승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878%까지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의 경우 1.641%까지 상승했다. 금 가격은 극단적인 위험 회피 심리에 재차 상승하면서 장중 최고 온스당 2078.80달러를 기록했다.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 수석투자전략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원자재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우려, 불확실한 연준 통화정책 전망이 경기 침체 공포를 키우고 있다”며 “이는 주식을 급격하게 매도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호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개선됐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며 “워싱턴DC의 수사(레토릭)는 점점 매파적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2.03.09 I 김정남 기자
미 금수 조치에 WTI 또 3.6%↑…장중 130달러 육박
  • 미 금수 조치에 WTI 또 3.6%↑…장중 130달러 육박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또 급등했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격 금지하기로 하면서 공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사진=AFP 제공)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6% 상승한 배럴당 123.70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에는 배럴당 129.44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133.15달러까지 상승했다.이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전격 발표하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히면서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 이후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압박한다는 목표를 위해 우리는 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유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이후 폭등세는 한풀 꺾였다.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이번 제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의 독자 제재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은 약 3%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까지 포함하면 약 8%다.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는 없다. 유가가 상승분을 반납한 건 미국만 추진하는 금수 조치는 예상보다 큰 공급 대란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읽힌다.
2022.03.09 I 김정남 기자
  • [사설]치솟는 국제 유가ㆍ환율, 3차 오일쇼크 대비책 세워야
  •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3차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가 그제(현지시간) 장중 배럴당 139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장중 13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90달러 중반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주만에 40% 가까운 급등이다. 국제유가 폭등의 불길은 주요 국 증시로도 옮겨붙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그제 나스닥이 3.62% 하락했으며 유럽 증시도 독일(-1.98%)과 벨기에(-2.07%) 등이 폭락 장세를 보였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어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35원을 넘어섰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원유 수입 금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국제유가 폭등에 기름을 부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 초기 유럽 동맹국들의 참여가 없어도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서방의 강도 높은 수출 금융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한 포격을 강화하자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럽 국가들은 아직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독자 제재에 나선다면 세계경제는 3차 오일쇼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원유 및 석유 제품 공급량의 7%를 차지하는 세계 2위의 석유 수출국이자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산 원유 금수가 단행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는 5.6%로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한다면 국제유가 폭등은 불가피하며 우리 경제 전반에 막대한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차에너지 사용량의 92.3%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1979~1980년의 2차 오일쇼크(75%) 때보다 훨씬 높다. 유사시 대체 수입원 확보와 유가 및 원자재 값 폭등에 따른 인플레 억제가 문제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독자 제재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치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다.
2022.03.09 I 양승득 기자
美의회 이르면 8일 러 원유금수법안 처리…“유가 300달러” 러 협박
  • 美의회 이르면 8일 러 원유금수법안 처리…“유가 300달러” 러 협박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뉴욕=김정남 특파원] 미국이 대(對) 러시아 제재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 행정부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의회에서도 민주·공화당이 관련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미국의 초강수에 러시아는 국제 유가가 배럴달 300달러 이상 치솟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가히 세계 경제를 패닉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수준의 유가 폭등을 전망하면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러시아를 국제 경제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원유 수입 금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AFP)◇美 하원, 이르면 8일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 법안 처리 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중에 관련 법안을 성안하고 이르면 8일 처리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는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일반 무역 관계를 중지하는 등 강경한 대러 제재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세금 및 무역 관련 상·하원 핵심 인사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러시아를 국제 경제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원유 수입 금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앞서 유럽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동맹·파트너들과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독·영·프 정상들의 화상 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의회에서 추진 중인 법안에는 또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권한을 부여하고, 미 상무부 장관에게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퇴출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는 당장 국제 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에너지난이 발생할 우려도 나온다. 시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2% 상승한 배럴당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배럴당 130.50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139.13달러까지 올랐다. 연일 초고유가 상황이었던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당시 원유 확보 경쟁과 투기 수요 등으로 국제유가는 14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사회 비난에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구 소련의 영향력을 재건하겠다는 야욕을 보이고 있다. (사진= AFP)◇강대강 대치 장기화 전망…러 “유가 300달러 갈 것”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구 소련 재건’ 야욕을 감안하면 강대강 대치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정세도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원유 수입 금수 조치엔 다소 미온적인 유럽도 미국이 강하게 설득하면 마냥 모른 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를 응징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러시아는 전혀 물러서지 않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산 원유 금지는 국제금융시장에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배럴당 300달러가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루 공급량이 700만배럴에 달하는 러시아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지면 ‘모두 죽는다’는 사실상 협박이다. 그는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를 빠르게 대체하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유럽이 연간 사용하는 약 5억톤(t)의 원유 가운데 약 30%인 1억5000만t을 러시아가 공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난방비 등이 치솟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러시아의 자신감이 마냥 허황된 건 아니다. 모하메드 사누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이날 한 포럼에서 “전 세계는 (하루 700만배럴에 달하는) 러시아를 대체할 충분한 원유 생산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1973~1974년 1차 오일쇼크와 1979~1980년 2차 오일쇼크에 이은 3차 오일쇼크가 이미 왔다는 전망이 많아졌다. 유가 폭등은 가계과 기업 경제활동에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세계 경제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친다.
2022.03.08 I 장영은 기자
2차전지 소재주 '약세'…러시아 제재 속 원료값 폭등
  • [특징주]2차전지 소재주 '약세'…러시아 제재 속 원료값 폭등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차전지 소재주가 약세다. 미국 의회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니켈 등 2차전지 핵심 원료 등 가격이 폭등했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전거래일보다 1만5600원(4.09%) 하락한 36만5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엘앤에프(066970)는 6800원(3.42%) 내린 19만1800원에 거래 중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한때 전거래일보다 90% 폭등한 5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로, 2007년 기록(5만1800달러)을 넘어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2차전지 핵심 원자재인 알루미늄, 니켈, 리튬, 코발트 등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는 알루미늄, 니켈을 생산, 우크라이나엔 리튬, 코발트 등이 매장돼 있다. 이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중진 의원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에 합의했다. 미국 행정부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의회에서 적극 나서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일반 무역 관계를 중지하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2.03.08 I 이은정 기자
미 의회, 이르면 8일 러 원유금수법안 처리…백악관은 신중론
  • 미 의회, 이르면 8일 러 원유금수법안 처리…백악관은 신중론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중진 의원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에 합의했다. 미국 행정부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의회에서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AFP)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중에 관련 법안을 성안하고 이르면 8일 처리할 예정이다. 이 법안에는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일반 무역 관계를 중지하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세금 및 무역 관련 상·하원 핵심 인사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러시아를 국제 경제에서 고립시키기 위해 원유 수입 금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앞서 유럽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전날(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동맹·파트너들과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는 러시아 뿐 아니라 미국과 세계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가중이 예상되고,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에너지난이 발생할 우려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미국에서는 금수 조치를 시행한다고 해도 유럽 국가들이 동참할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도 즉각 반응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 이후 전날 국제 유가는 장중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며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의회에서 추진 중인 법안에는 또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권한을 부여하고, 미 상무부 장관에게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퇴출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은 신중한 입장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회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입법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말에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관련한 내부 논의가 유럽 동맹 및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서 러시아에 경제적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이날 미·독·영·프 정상들의 화상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2022.03.08 I 장영은 기자
러시아發 경기 둔화 우려…“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
  • 러시아發 경기 둔화 우려…“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NH투자증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가 나오더라도 수입 전면 금지 조치보다는 관세 인상 등 간접적 제재가 예상된다”면서 “이미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 국면에 진입하는 등 금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 발표 및 러시아 추가제재 발표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37% 하락한 3만2817.38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95% 내린 4201.09, 나스닥지수는 3.62% 내린 1만2830.96에 장을 마쳤다.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우려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심리 반영한 결과다.시티, UBS, 골드만삭스, 제이피모건 등 14개 주요 IB(투자은행) 투자자들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2022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평균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1.2%포인트로 불경기에 가까워질 것이고, 러시아는 두자릿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침체를 내다봤다. 주가지수 역시 S&P 500 기준 고점 대비 16%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며 저점 4000포인트를 제시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 휘발유 가격 상승은 미국 경기둔화를 견인하는 직격탄”이라면서 “미국은 전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 중 하나로 소비자들의 휘발유 가격이 상승할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에너지 효율성을 따지기보다 여타 생필품 구매를 줄이면서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최근까지도 강조하는 그린 에너지 정책은 저물가를 동반하기 어려운 조합이란 것이 조 연구원의 의견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에 따른 유가의 추가 상승은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담이 높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금수를 완화할 경우 이는 독재자로 규정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정치적 부담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2022.03.08 I 김윤지 기자
올라도 너무 오른다…고유가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 올라도 너무 오른다…고유가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장중 100달러를 돌파한 1일(현지시간) 기자는 부랴부랴 동네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러 갔다. 며칠 후 휘발유 가격이 또 뛸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사는 미국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는 이날 기준 갤런당(1갤런=3.785리터) 3.663달러(전미자동차협회·AAA). 미국 전역 평균(3.619달러)과 얼추 비슷하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골 주유소에 가서 다시 놀랐다. 이틀 전만 해도 보통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69달러였는데, 어느새 3.79달러로 올라 있었던 탓이다.주로 타고 다니는 준중형 SUV에 보통 휘발유를 가득 채우면 13갤런 남짓이다. 기자는 이날 결국 50달러 넘게 결제했다. 주유를 도와주던 한 직원은 “요즘 원유 가격이 너무 뛴다”며 “하루 이틀 지나서 또 휘발유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20~30달러대면 기름을 가득 넣을 수 있었다. 1년 전 뉴저지주의 휘발유 가격은 2.846달러. 1년새 28.7% 폭등했다. 그 이전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뛰었다. 마트에 갈 때도 차를 이용해야 하는 미국에서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이다. 기름값 폭등이 곧 생활물가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그나마 뉴저지주의 휘발유 가격은 미국 평균에 속한다. 캘리포니아주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837달러에 달한다. 1년 만에 31.19% 뛰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비싸다는 모노카운티의 경우 무려 5.750달러다. ‘기름이 물보다 싸다는’ 미국이 맞나 싶을 정도다(그래픽=이미나 기자)◇폭등세 이어지는 휘발유 가격유가 100달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상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점령 야욕이 ‘오일 쇼크’를 부르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기름의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경우 1970~8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8% 오른 배럴당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7월 말 이후 7년7개월 만의 최고치다. 최근 브렌트유에 이어 WTI까지 100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휘발유 가격 등은 시차를 두고 상승한다.유가가 갑자기 치솟은 것은 서방 진영이 러시아산 원유에 제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캐나다는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를 선언했다. 서방의 잇따른 금융 제재로 상품 거래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다. 원유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고착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서방 진영과 러시아간 대치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침공 엿새째인 이날 우크라이나 내 주요 도시의 군사시설 외에 민간인 거주지까지 폭격했다.푸틴 대통령이 야기한 오일 쇼크는 근래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가뜩이나 기업과 가계의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유가 폭등은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월가의 한 금융사 인사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훨씬 상회할 경우 경기 침체 우려는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1970~198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월가 주요 기관들은 유가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IEA 비축유 방출 효과 미지수미국은 급히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IEA의 31개 회원국은 이날 화상 회의를 열고 유가 안정을 위해 비상 비축유 6000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IEA가 비상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1974년 아랍의 석유금수조치로 제도가 설정된 이후 4번째다. 미국은 6000만배럴 중 절반인 3000만배럴을 부담하기로 했다. IEA는 “이번 조치는 국제원유시장에 공급 부족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IEA는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방출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그러나 IEA의 긴급 조치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관측에 무게가 살린다. 6000만배럴 규모는 러시아산 원유의 6일치 생산량에 불과해서다. 미즈호증권의 밥 요거 선물부문 이사는 “6000만배럴은 시장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며 “러시아의 공급 차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질적인 원유 공급의 키를 쥔 주요 산유국들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비축유 방출은 한계가 뚜렷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아직 증산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주유소에 갤런당 휘발유 가격표가 세워져 있다. (사진=AFP 제공)
2022.03.02 I 김정남 기자
'엄빠찬스' 3천여건 적발한 국토부, 기획조사 강도 높인다(종합)
  • '엄빠찬스' 3천여건 적발한 국토부, 기획조사 강도 높인다(종합)
  •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30대인 A씨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77억5000만원에 매수하면서 자금조달계획서에 12억5000만원에 대한 출처만 소명했다. 국토교통부는 A씨가 나머지 64억원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자 A씨의 아파트 매수과정에 편법증여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A씨의 거래 관련 자료를 국세청에 넘겼다. 국세청은 탈세혐의가 확인되면 미납 세금 등을 추징하기로 했다.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부모찬스’ 등을 통해 아파트를 편법 매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법의심거래 3787건이 적발됐다. 국토부는 특수관계(부모-자식) 간 직거래 등을 겨냥한 강도 높은 기획조사도 올해 안에 추가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신고된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 중 이상거래를 선별·조사한 결과 이상거래 7780건 중 위법의심거래 3787건(48.7%)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중 편법 증여 의심거래는 전체 연령대 중 30대가 1269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초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361건), 서초(313건) 등에서 위법의심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찰청에 6건, 국세청에 2670건, 금융위원회와 행안부에 58건, 관할 지자체에 1339건을 통보했다. 상시조사를 통해 적발된 위법의심거래는 이들 관계기관에 통보돼 범죄 수사, 탈세·대출 분석, 과태료 처분 등의 후속조치가 이뤄지게 된다.국토부는 이 같은 상시조사와 더불어 올해 안에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기획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부모 자식 등과 같은 특수관계간 직거래를 면밀히 살핀다는 계획이다. 최근 주택시장에선 거래절벽 속 최고가보다 수억원 이상 떨어진 매물이 직거래로 거래되는 등 편법 증여 의심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현대3단지 전용 59.67㎡ 아파트는 1월 24일 6억6000만원에 직거래됐는데, 이는 직전(1월 20일) 중개사를 통해 거래된 같은 평형 12억7000만원의 절반 수준이어서 위법 정황이 의심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왔다.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법인의 다주택 매수, 미성년자 매수뿐만 아니라 특수관계간 직거래 등에 대한 기획조사를 올해 중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특히 직거래의 경우 특정인에게 증여하다 보니 고가 주택이 아니라 오히려 저가 주택이 돼버리는 사례가 많다”며 “무조건 고가주택, 금수저 위주로 하는 게 아니라 가격대와 지역 등을 섬세하게 설계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이번 조사과정에서도 국토부가 위법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부는 2020년 2월 관련법 개정에 따라 실거래조사 전담조직을 발족하고 직접조사권한을 부여받았으나 이상거래와 관련해 소명대상자의 금융·과세자료를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는 권한은 갖추지 못했다. 이에 이상거래가 의심되더라도 실질적인 위법 여부는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관련 자료를 넘겨 판단받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권한을 갖춘 부동산거래분석원이 설립되면 무분별한 열람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등의 우려가 나온 이후 관련 법률 개정안이 다시 정비됐으나, 대선 정국을 앞두고 현재 국회 등에서 논의가 멈췄다”고 전했다.
2022.03.02 I 김나리 기자
푸틴이 야기한 '오일 쇼크'…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하나(종합)
  • 푸틴이 야기한 '오일 쇼크'…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하나(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결국 올 게 왔다. 북해산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무려 7년7개월여 만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급히 비축유를 풀기로 했지만, 러시아의 공격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유가가 안정화할지는 미지수다.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야욕이 ‘오일 쇼크’를 야기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멀게만 느껴졌던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에 조금씩 무게가 실린다.(사진=AFP 제공)◇WTI값, 7년7개월래 100달러 돌파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8% 폭등한 배럴당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7월 말 이후 7년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장중에는 배럴당 106.78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브렌트유에 이어 WTI까지 100달러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107.57달러까지 폭등했다. 이 역시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유가가 갑자기 10% 가까이 치솟은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내릴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 캐나다는 지난달 28일 세계 최초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를 선언했다. 이같은 기류는 서방 전반에 퍼질 수 있다. 러시아는 세계 3위의 주요 산유국이다. 게다가 서방의 잇단 금융 제재로 상품 거래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다. 원유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고착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무엇보다 러시아군의 잔혹성이 짙어지고 있어, 지정학 공포가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러시아는 침공 엿새째인 이날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리코프의 광장 등 민간인 거주지를 폭격했다. 군사시설 외에 민간인 거주지까지 공격하면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군은 또 수도 키예프에서 TV타워를 파괴 시켰다. 이에 월가는 속속 유가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중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100달러에서 1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향방에 따라 12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전망이다. 유가 폭등의 후유증은 이미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이날 갤런당 3.619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갤런당 2.720달러) 대비 33.05% 폭등했다. 유가의 추가 상승 전망이 많은 만큼 휘발유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푸틴 대통령이 야기한 오일 쇼크는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가뜩이나 기업과 가계의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유가 폭등은 엎친 데 덮친 격인 탓이다. 월가의 한 금융사 인사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훨씬 상회할 경우 경기 침체 우려는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1970년~8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더는 딴세상 얘기가 아니라는 의미다.외환거래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시장분석가는 “유가 급등으로 경제 성장 전망이 위협을 받으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IEA, 급히 비축유 방출 결정했지만… 미국은 급히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IEA의 31개 회원국은 이날 화상 회의를 열고 유가 안정을 위해 비상 비축유 6000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IEA가 비상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1974년 아랍의 석유금수조치로 제도가 설정된 이후 4번째다. 미국은 6000만배럴 중 절반인 3000만배럴을 부담하기로 했다. IEA는 “이번 조치는 국제원유시장에 공급 부족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부가 전략 비축유 3000만배럴을 방출하도록 승인할 것”이라며 “IEA는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방출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CNBC에 따르면 6000만배럴 규모는 러시아산 원유의 6일치 생산량과 비슷하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과 비교하면 12배 정도다. 러시아는 하루 400~5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레베카 바빈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는 “이 정도면 의미 없는 규모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일부에서는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즈호증권의 밥 요거 선물부문 이사는 “6000만배럴은 시장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며 “러시아의 공급 차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IEA의 비축유 방출 소식이 나왔음에도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사진=AFP 제공)
2022.03.02 I 김정남 기자
7년7개월 만에…러 침공이 초래한 유가 100달러 시대
  • 7년7개월 만에…러 침공이 초래한 유가 100달러 시대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북해산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무려 7년7개월여 만에 배럴당 유가 100달러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급히 비상 비축유를 풀기로 했지만, 러시아의 공격이 점차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유가가 안정화할지는 미지수다.(사진=AFP 제공)◇WTI, 7년7개월래 100달러 돌파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8% 폭등한 배럴당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7월 말 이후 7년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장중에는 배럴당 106.78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브렌트유에 이어 WTI까지 100달러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107.57달러까지 폭등했다. 이 역시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유가가 갑자기 폭등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내릴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 캐나다는 지난달 28일 세계 최초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를 선언했다. 이같은 기류는 서방 전반에 퍼질 수 있다. 게다가 서방의 잇단 금융 제재로 상품 거래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원유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고착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무엇보다 러시아군의 잔혹성이 짙어지고 있어, 지정학 공포가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러시아는 침공 엿새째인 이날 우크라이나 북동부 거점 도시인 하리코프의 광장 등 민간인 거주지를 폭격했다. 군사시설 외에 민간인 거주지까지 공격하면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군은 또 수도 키예프에서 TV타워를 파괴 시켰다.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으며, 국영 방송은 방송을 멈췄다. 이에 월가는 속속 유가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중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100달러에서 1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향방에 따라 12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전망이다. 유가 폭등의 후유증은 이미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갤런당 3.619달러다. 1년 전(갤런당 2.720달러) 대비 33.05% 폭등했다. 유가의 추가 상승 전망이 많은 만큼 휘발유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IEA, 비축유 6000만배럴 방출 이에 미국은 급히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IEA의 31개 회원국은 이날 화상 회의를 열고 유가 안정을 위해 비상 비축유 6000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IEA가 비상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1974년 아랍의 석유금수조치로 제도가 설정된 이후 네 번째다. 6000만배럴 중 절반은 미국이 부담하기로 했다. IEA는 “이번 조치는 국제원유시장에 공급 부족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부가 미국 전략 비축유 3000만배럴을 방출하도록 승인할 것”이라며 “IEA 회원국은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방출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CNBC에 따르면 6000만배럴 규모는 러시아 원유의 6일치 생산량과 비슷하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과 비교하면 12배 정도다. 러시아는 하루 400~5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레베카 바빈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는 “이 정도면 의미 없는 규모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일부에서는 이같은 조치는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즈호증권의 밥 요거 선물부문 이사는 “6000만배럴은 시장을 바꿀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며 “러시아의 공급 차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IEA의 비축유 방출 소식이 나왔음에도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22.03.02 I 김정남 기자
통일부 "北 김정일 생일, 내부 결속에 방점"
  • 통일부 "北 김정일 생일, 내부 결속에 방점"
  • 북한이 지난 15일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을 맞아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통일부는 17일 북한이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2월 16일)을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방점을 뒀다고 평가했다.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생전의 여러 성과를 부각하고 문화·예술·스포츠 행사를 예년보다 다채롭고 규모 있게 주민 참여형 대중행사로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당국자는 지난 15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열린 김정일 생일 80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지만 남북·북미관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북한이 김정일의 업적을 부각하면서도 핵무력 등 군사 부문 치적을 거론하지 않은 점 등에 주목했다.그러면서 “북한은 이번 행사를 대외 메시지의 발신 통로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없었다”며 “주민들을 위한 내부 축제로 행사를 진행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에 대외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이 한미를 의식한 행보로 보는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그런 태도를) 북한의 전반적 정세 인식이나 향후 행보에 대한 지표로 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김정일 생일 계기 김정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이 아직 전해지지 않은 데 대해선 “김 위원장은 집권 이래 2012년부터 현재까지 김정일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했다.
2022.02.17 I 김호준 기자
北 '김정일 생일' 80주년…백두산 삼지연서 보고대회(종합)
  • 北 '김정일 생일' 80주년…백두산 삼지연서 보고대회(종합)
  •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광명성절)을 맞아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삼지연시는 북한 김씨 일가를 지칭하는 소위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곳으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부각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북한이 지난 15일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을 맞아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일 동지 탄생 80돌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2월 15일 혁명의 성지 삼지연시에 높이 모신 위대한 장군님의 동상 앞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삼지연시에서 이런 대형 중앙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어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보고대회에 참석하시었다”면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동상에 김정은 동지께서 드리는 꽃바구니가 진정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신은 행사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별도 연설이나 메시지 등을 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백두산 인근에 있는 삼지연시는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혈통의 뿌리’를 상징하는 곳이자 김정일의 고향이 있는 곳이다. 김정일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백두산 일대인 양강도 삼지연 군의 밀영(密營)을 김정일의 출생지라고 주장하고 있다.북한이 김정일 80회 생일 기념행사를 이곳에서 성대히 개최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업적을 내세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북한은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와 함께 야간 불꽃놀이 행사도 진행했다. 통신은 “김정일 동지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15일 태양의 성지 삼지연시에서 축포 발사가 있었다”면서 “축포의 노래선율이 울려 퍼지며 백두 대지의 하늘가에 경축의 축포가 터져 올랐다”고 했다.삼지연시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이 김정일 생일을 맞아 축제 분위기다.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위대한 장군님의 고향 도시인 삼지연시와 수도 평양은 물론 각 도 소재지를 비롯한 전국의 거리와 마을들이 명절 일색으로 특색있게 단장됐다”고 보도했다.옥류관을 비롯한 유명 식당들에서는 대표 요리들을 인민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방송은 “옥류관과 청류관, 평양면옥과 각도 특산물 식당들을 비롯한 수도의 급양 봉사망들과 강계면옥, 신흥관, 경암각 등 각지 급양봉사 기지들에서는 특색있는 명절 음식들과 명요리들을 무료로 봉사한다”고 전했다.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을 맞아 지난 15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전했다. (사진=연합뉴스)다만 이번 보고대회에서 북한 군부 서열 1위인 박정천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불참해 관심을 끈다. 일각에서는 박정천이 좌천됐거나 오는 4월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 준비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림광일 인민군 총참모장 역시 김정일 생일 행사에 불참했다. 림광일은 조선인민군 창건 74년 행사 참석 후 주요 행사에 나오지 않고 있다. 권영진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이번 행사에 불참했다.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삼지연시 행사에 박정천뿐만 아니라 림광일 군 총참모장에 대한 언급도 없다”며 “북한이 1월부터 4월15일 열병식 준비를 꾸준하게 진행해왔고, 권영진 총정치국장과 림광일 군 총참모장에 대한 언급도 없는 것을 보면 4월15일 열병식 준비로 불참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이들이 다른 행사에도 모두 불참했을지는 조만간 이어질 북한 관영 매체의 행사 공개 보도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스스로 올해 김정일 생일 80주년을 경축한다고 의미 부여하고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금수산궁전 참배 등 후속 동향을 계속 주시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2022.02.16 I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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