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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4번타자 김태균이 사랑받는 세가지 이유
  •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이 사랑받는 세가지 이유
  • ▲ 김태균 [사진제공=한화이글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한국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사랑받는 선수는 누구일까.  열성팬이 가장 많은 롯데 선수들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고 이후 각 팀별 주축 선수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생각날 것이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26)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김태균에겐 보다 특별한 것이 있다. '좋아하는 선수'로 첫 손 꼽히진 않더라도 선택의 폭을 조금만 넓히면 그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측면에서 즐거움을 주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야구를 잘한다야구 선수가 사랑받는 가장 빠른 방법은 실력이다. 외모나 말발 등은 야구선수에겐 부산물이나 마찬가지다.  김태균은 24일 현재 타율 2할8푼1리 6홈런 20타점을 기록중이다. 옆구리 통증으로 시즌 첫주를 모두 쉰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빼어난 수치다.  특히 4할1푼2리의 득점권 타율이 말해주 듯 주자를 앞에두고 있을 때 강했다. 모두가 꼭 필요한 순간에 터진 안타는 아니었겠지만 어찌됐건 그의 방망이가 힘을 낼때 한화 스코어보드엔 많은 점수가 아로새겨졌다는 뜻이 된다. 팬들의 열광을 불러올 최적의 조건이다.  김태균에 대한 기대치는 지금의 성적을 웃도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그의 부재는 존재감을 더욱 확실히 해 줬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솔직히 팀이 계속 지면서 태균이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별명 놀이김태균이 사랑받는 두번째 이유는 어쩌면 그와는 큰 상관이 없어 보인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관심이기 때문이다. '별명 짓기 놀이'가 그것이다.  원조는 확실치 않다. 다만 누군가 TV 중계화면을 캡쳐해 '김뜬공'이란 별명을 붙인 것이 시초라는 설은 있다. 당시 김태균은 세타석 내리 뜬공을 기록, 그의 얼굴 밑 자막에 '뜬공'이란 글자가 나란히 배열돼 있었다.  김태균 별명 짓기 놀이는 어지간한 야구팬들 사이에선 등장때마다 화제가 된다. 포털사이트로 김태균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김태균 별명'이 뜰 정도다.  몇가지를 소개해보면 김태균이 자기 소개란에 별명을 '장동건,얼짱,꽃미남'이라고 적은 것을 빗댄 '김얼짱', 유니폼 윗 단추를 많이 풀어 헤치고 달린다고 해서 '김펄럭' 등이 있다.  워낙 인기를 끌다보니 그가 등장하는 범상치 않은(?) 사진이나 화면 캡쳐를 통해 '김삐짐' '김새침' '김하품' 등의 별명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팬들이 먼저 시작한 놀이(?)지만 김태균의 친근한 외모와 장난스런 동작들이 주는 편안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쩌면 그 발단은 그가 사랑받는 세번째 이유에서 출발한 것인지도 모른다.  ▲몸 개그김태균이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팬들에게 다가간 첫번째 사건은 지난 2006년 열린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이었다. 김태균이 주루 도중 크게 휘청이며 넘어진 것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세계 4강이라는 큰 위업을 이룬 대표팀의 선전과 더불어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 장면으로 아직까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의 몸 개그는 지난해에도 나왔다. 4월6일 대전 SK전서 범타를 치고 1루로 슬슬 달려가던 도중 넘어졌기 때문이다. 그 실수로 김태균의 연관 검색어엔 '몸 개그'가 추가됐다.  김태균은 "WBC때는 솔직히 정신이 없었다. 훈련도 부족했고 하늘 같은 선배들하고 뛰는 것도 어리 버리했다. 마치 만화에서 처럼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도 공중에서 맴도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수에 대해선 "그땐 그냥 안타를 못쳐 상심해서 뛰는데 땅에 걸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캐릭터로 자리매김을 하다 보니 최근엔 색다른 고민이 생겼단다. 해프닝 역시 그 답다. "이젠 원정가도 팬들이 반가워 해주신다. 가까이 가서 들어보면 "김태균 선수. 한번 웃겨주세요"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관련기사 ◀☞[24일]SK 짠물 야구 '부산 갈매기 잡다'...롯데전 3연승☞[24일]1년여 만의 선발승 SK 김원형 "박경완과 호흡 좋았다"☞[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23일]3연승 채병룡 "무슨 공 던졌는지 기억이 안나요."☞[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
2008.04.25 I 정철우 기자
  • SK 짠물 야구 '부산 갈매기 잡다'...롯데전 3연승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SK 다운 야구'로 3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SK는 24일 문학 롯데전서 선발 김원형의 호투와 만점 계투, 여기에 효과적인 득점 루트를 더해 2-1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3연승과 롯데전 3연승. 2위 롯데와 승차는 3경기로 늘어났다. 1회초 2사 1,3루 위기를 넘긴 SK는 1회말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이진영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켰고 2번 박재상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 이어 김재현이 큼지막한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이진영을 홈까지 불러들였다. 선발 김원형의 호투(5.1이닝 무실점)에 힘입이 1점을 잘 지켜오던 SK는 6회 한점을 더 달아났다. 선두타자 박재상이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한 뒤 김재현의 투수 땅볼때 3루까지 진루. 4번 박재홍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자 정근우의 재치로 또 한점을 더했다. 정근우는 2아웃임을 감안, 뒤로 물러나 있던 3루수 이대호 쪽으로 기습 번트를 댔다. 투수 이용훈이 황급히 따라가 공을 잡아봤지만 이미 1루 베이스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훑고 지나간 뒤였다. 박재상은 홈인. SK는 조웅천이 가르시아에게 우중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아 1점차로 다시 쫓겼지만 정우람 정대현의 완벽 계투로 승부를 매조지했다. 롯데는 올시즌 첫 3연패를 당하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홈구장인 사직구장으로 떠났다. 한편 한화는 LG를 13-1로 대파하고 최근 4연승과 함께 LG전 10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시즌 4승(1패)째를 따낸 반면 LG 선발 박명환은 4연패(올시즌 무승)를 당했다.▶ 관련기사 ◀☞1년여 만의 선발승 SK 김원형 "박경완과 호흡 좋았다"☞[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23일]3연승 채병룡 "무슨 공 던졌는지 기억이 안나요."☞[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2008.04.24 I 정철우 기자
  • 1년여 만의 선발승 SK 김원형 "박경완과 호흡 좋았다"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24일 문학 롯데전을 앞둔 SK 라커룸. SK 투수 김원형(36)은 심각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뭘 하고 있느냐"고 묻자 "운세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완이 "기왕 보는 거 내 것 좀 봐달라"고 하자 "그게 아니고 테트리스 하는 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목표 점수를 넘기면 오늘 운이 괜찮은 날 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참을 해도 좀처럼 기록을 깨지 못한다"며 짐짓 불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집에 있는 것 못지 않게 익숙할 나이. 그러나 모처럼의 선발 기회는 그런 노장에게도 떨리는 일이었던 듯 했다. 그러나 마운드에 선 김원형은 달랐다. 당당하게 자기 공을 던지며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5.1이닝을 던지는 동안 2안타 1사구만 내주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지난해 4월8일 대전 한화전 이후 1년여만의 선발승. 방어율을 0.59까지 떨어트리며 올시즌의 좋은 감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힘 있는 직구 위주의 승부가 돋보였다. 최고 143km의 직구는 지난해보다 한층 위력적이었다. 김성근 SK 감독이 "작년의 김원형과는 전혀 다르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직구를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변화구 승부도 주효했다.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 등 던질 수 있는 공들을 모두 던져가며 직구에 양념을 쳤다. 김원형은 "우리 투수진이 매우 좋지만 언젠가 선발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하고 캠프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박경완과 호흡은 역시 좋았다.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때마침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편하게 던졌다. 어떤 보직이 주어질 지 모르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오늘 경기는 선발 투수 하나를 얻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면 김원형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기 : 경기 후 김원형에게 "결국 테트리스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 그거 못깼어요"라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관련기사 ◀☞[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23일]3연승 채병룡 "무슨 공 던졌는지 기억이 안나요."☞[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2008.04.24 I 정철우 기자
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
  • [정철우의 1S1B]그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말자
  • ▲ 가득염 [사진제공=SK와이번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근데 롯데 애들이랑 우리가 사이 안좋다는 소문까지 있다면서요?" SK 투수 김원형이 허탈하게 웃으며 물었다. 아내가 인터넷을 보고 걱정스럽게 얘기했다는 것이다. 김원형은 "저번에 사직 갔을 때 손에서 공이 빠져 (정)수근이가 맞았어요. 다음날 훈련할 때 만나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형, 우린 다 알잖아요. 걱정마세요."하더라구요.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네요"라며 불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옆에서 듣던 가득염도 한마디 했다. "레이번도 그랬어. (이)대호가 맞았는데 절대 고의가 아니니까 오해 말라고 전해달라더라고. 대호한테 얘기하니까 "행님 거기(그런 경기 상황)서 맞히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괜찮습니더"하더라고." 이야기는 두산 선수들과의 관계까지 이어졌다. 송태일 매니저는 "솔직이 한국시리즈 때 보고 김동주를 오해 했었는데 다들 김동주에 대해 칭찬하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걔가 그렇게 괜찮은 선수라고 하던데..." 그러자 박경완이 말을 받았다. "동주처럼 선,후배에게 깍듯한 선수가 없어요. 그땐 오해가 있어 행동이 좀 과격했겠지만 우린 다 이해했어요. 정말 그런 애 없어요." 시점을 좀 바꿔 두산의 한 선수 이야기. "그때 최정이 도루(20일 잠실 SK-두산전)했다고도 뭐라 한다면서요. 근데 솔직히 도루 했는지도 잘 기억 안나요." 그러더니 나즈막히 속내를 털어놓았다. "솔직히 경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상한 분위기에 눌려서 머리만 복잡하고...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젠 정말 그런 게 싫으네요." 한국 프로야구가 험악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입씨름이 오고간다. 이런 저런 말을 모으다보면 이젠 야구가 아닌 전쟁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다르다. 그라운드에선 눈을 부라리고 험악한 얼굴을 지을 지언정 벗어난 순간엔 모두가 동료일 뿐이다. 그라운드에서의 모습은 그저 야구의 한 부분일 뿐이다. 기 싸움에서 눌리지 않기 위해 강한 척, 화난 척 할 뿐이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건 '그냥 야구를 하고 싶다'는 것 뿐이다. 괜한 오해와 억측에 밀려 야구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괴롭고 피곤하다. 가득염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말을 만들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나도 할 말은 많지만 그 말이 또 이런 저런 오해를 부를까 참고 있을 뿐이죠. 경기할 때는 물론 전쟁이에요. 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끼리의 법칙이 있고 모두 그걸 지키려 합니다. 제발 쓸데없는 오해로 우리팀은 물론 모든 팀 선수들이 흘린 땀을 더럽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관련기사 ◀☞3연승 채병룡 "무슨 공 던졌는지 기억이 안나요."☞SK 롯데 초반 제압하며 완승...2위 롯데와 승차 2게임☞[베이스볼 테마록]번트를 위한 변명☞한화 짜임새 야구로 LG전 8연승...정민철 2승째☞[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2008.04.24 I 정철우 기자
모창민 LG전서 3안타 펄펄...SK 오키나와 리그 전승 마감
  • 모창민 LG전서 3안타 펄펄...SK 오키나와 리그 전승 마감
  • SK 모창민이 LG전서 홈런을 때려낸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 신인 내야수 모창민이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서 4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모창민은 2일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서 홈런과 2루타를 1개씩 뽑아내는 등 3안타와 1도루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모창민의 활약에 힘입은 SK는 6-5로 승리하며 삼성,LG와 벌인 오키나와 리그서 4전 전승을 기록했다. 모창민은 2-2 동점이던 3회 선두타자로 나와 LG 투수 심수창으로부터 좌중월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파워를 뽐냈다. 볼 카운트 1-1에서 직구를 노려쳐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내 동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모창민은 SK 신인 선수 중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2차 1라운드 지명 선수.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데다 공격,주루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멀티 포지션과 무한 경쟁, 뛰는 야구가 특징인 SK에 잘 어울리는 선수다. 캠프 초반 평가는 좋지 못했다. 좋은 재능을 갖고 있지만 당장 프로에서 통할 것인지에 대해선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타고난 성실성을 바탕으로 팀의 소문난 지옥훈련을 충실하게 소화해내며 가파른 기량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일 경기서의 활약은 그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 한편 군에서 제대한 외야수 채종범도 큼지막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채종범은 SK가 3-4로 뒤진 6회 2사 1,2루서 역시 심수창으로부터 좌중월 스릴런포를 뽑아냈다. LG는 비록 1점차로 지긴 했지만 만만찮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박용택 김준수 권용관 등이 SK 레이번 김원형 이승호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다.▶ 관련기사 ◀☞히어로즈 투수 전준호 1억1천 재계약...우리 구단 계약률 77%☞[정철우의 1S1B]달라지는 걸 두려워말자☞법의 시각으로 본 야구규약 '무엇이 문제인가'(下)☞법의 시각으로 본 야구규약 '무엇이 문제인가'(上)☞최희섭 '두통 완치 위해 한방 입원 치료'
2008.03.02 I 정철우 기자
 8회초, 사자의 새끼를 키우는 법
  • [김성근 장인 리더십] 8회초, 사자의 새끼를 키우는 법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지난해 이맘때 쯤 일이다. SK 슈퍼루키 김광현(19)이 낭고 마무리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김성근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감독은 기분 좋게 이미 맥주 한잔을 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내가 맡아 본 신인 투수 중 최고다. 류현진(한화) 만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례적으로 “내가 말한 것을 써도 좋다”고까지 덧붙였다. 문득 옛 기억이 떠올랐다. LG 감독이던 2002 시즌을 앞둔 오키나와 캠프때 김 감독은 한 선수를 두고도 비슷한 얘길 했었다. “걔가 배팅을 치면 그물망 주위로 양준혁 김재현도 모여든다. 확실히 치는 재주가 남달라. 잘 키우면 재밌어질 것 같아.” 주인공은 박용택(28)이었다. 다만 처방이 조금 달랐다. 김 감독은 그때 담당 기자들에게 “일단 내 얘기는 쓰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부탁했었다. 얼마 뒤 이유를 알게 됐다. 박용택이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될 처지가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김 감독이 노발 대발하며 크게 나무랐다는 것이었다. 훈련태도가 태만해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박용택은 이후 며칠동안 훈련장 주변만 맴돌아야 했다. 다시 이를 악문 뒤에야 다시 방망이를 잡고 맘껏 땀을 흘릴 수 있었다. 그해 박용택은 타율 2할8푼8리 9홈런 55타점 20도루를 기록하며 신인답지 않은 매서운 활약을 펼쳤다. 당시 LG 주전 좌익수는 그의 차지였다. 주위에선 이를 놓고 수군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김 감독의 야구 보는 눈이 틀렸다는 것”이었다. “누가 봐도 좋은 재목인데 선수도 아니라며 쫓아내려했었다. 그런 선수가 저리 성장했으니 할 말이 없는 것 아니겠냐”며 비아냥 거렸다. 그러나 그건 김 감독의 노림수를 모르고 한 말이었다. 김 감독은 박용택을 크게 꾸짖은 날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내가 가만 지켜보니 자극이 필요한 스타일이더라. 그냥 잘 한다고 나두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겠더라고. 이제 다시 지켜보는 일만 남았어.” 김광현은 반대였다. 처음부터 손을 대지 않았다. 투구 폼에 문제가 보였지만 굳이 고치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던지는 이유를 묻고는 김광현이 “예전부터 이렇게 던져 지금이 편하다”고 답하자 그냥 내버려뒀다.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시즌이 시작되고도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부족한 것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는 본격적인 지도에 나섰다. 그리고 8월19일. 김광현은 이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김광현은 이날 광주 KIA전서 초반에 무너진 김원형을 대신해 1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경기가 기운 상태였기에 5회정도면 충분히 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광현에게 “이미 이렇게 된거 끝까지 던져보라”고 주문했다. 결국 김광현은 7회까지 139개의 공을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국시리즈의 영웅으로 거듭 난 김광현은 시리즈가 끝난 뒤 스포츠 2.0과 인터뷰서 “처음엔 이유를 몰랐는데 던지면서 알게 됐다. 힘을 빼고 공을 던지는 것이 어떤건지 느끼게 된 경기였다”며 “끝까지 믿어주신 감독님 덕분이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이젠 그 뜻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언뜻보면 박용택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다. 그러나 속내는 같았다. 스스로 어려움을 겪어보며 뭔가를 느껴보라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일부러 어려움을 안겨주지 않는다. 밑에서부터 한단계씩 올라오는 선수들에겐 좀처럼 훈련시간을 빼가면서까지 혼을 내지 않는다. 잘못이 눈에 띄면 반대로 훈련을 더 시키는 방법으로 꾸지람을 대신한다. 당장 눈에 띄는 부족함이 있는 선수는 일단 그 부분을 보충하는데 온 힘을 쏟는데만 온 신경을 집중한다. 김광현처럼 경기 중에 느끼도록 기회를 주는 경우도 드물다. 올시즌 김광현과 같은 방식을 쓴 선수는 채병룡(5월29일 잠실 두산전-140구)이 유일했다. 시련은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때론 인생이란 그릇을 찌그러트리기도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용택과 김광현은 김 감독의 눈을 단박에 사로잡은 최고의 재목들이었다. 그들의 내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선수들과는 또 다른 접근을 했던 것이다. 박용택은 2002년 KIA와 플레이오프서 홈런 2개를 치며 MVP를 차지했다. 공식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인터뷰 룸 앞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을 때 그동안 묻고 싶었지만 참아왔던 것을 물었다. “스프링캠프서 감독이 집에 가라고 호통쳤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그는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솔직히 제가 위에서 좀 눌러줘야 잘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많이 힘들었지만 그 다음부터 계속 긴장하면서 지낸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감독님께 감사하죠.” 사자는 새끼를 낳으면 우선 언덕 밑으로 굴러 떨어트린다고 한다. 그 언덕을 스스로의 힘으로 기어오르는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다. 강하게 클 수 있는 자식일수록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정글의 논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박용택과 김광현을 키워내는 모습을 보면 사람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2007.11.21 I 정철우 기자
SK 워밍업 하듯 중국 대파...13-0 7회 콜드게임
  • SK 워밍업 하듯 중국 대파...13-0 7회 콜드게임
  • ▲ 9일 열린 코나미컵 2차전 SK와 중국 대표팀의 경기. 조동화가 홈을 밟고 있다 [뉴시스][도쿄=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보다 쉬웠다. 한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한국 대표 SK를 꺾기엔 중국 대표팀의 힘이 너무 약했다. SK의 유일한 약점이 될 수 있었던 '방심'도 찾아볼 수 없었다. SK 선발 로마노는 1회 발빠른 중국의 1,2번에 연속 안타를 맞고 흔들리는 듯 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2,3루서 4번 지아위빙과 5번 장위펑을 내리 범타로 솎아내 경기 중 유일한 위기를 잘 넘겼다. 타선은 일찌감치 힘을 냈다. 1-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 정근우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켰고 조동화의 2루 땅볼 때 중국 실책이 더해져 무사 1,3루의 기회를 잡았다. 조동화는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시켜 중국을 더욱 압박했고 계속된 1사 2,3루서 4번 이호준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두점을 보탰다. 공격은 계속됐다. 이진영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박재홍의 볼넷으로 찬스를 이어간 뒤 정경배의 투수 내야 안타와 실책을 더해 다시 두점을 보탰다. 이미 5-0. SK는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6-0으로 앞선 5회 선두타자 박재홍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이 경기의 4번째 도루를 성공시켰고 정경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뒤를 받혀 다시 무사 2,3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 박경완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만루로 찬스를 불린 SK는 최정의 우전 적시타와 조동화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보탰다. 남은 것은 1이닝이라도 빨리 경기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는 일 뿐. SK는 주전 선수들 대부분 교체하고도 6회 다시 4점을 보태 13점째를 올렸다. 7회초 수비는 주장 김원형이 무실점으로 잘 막아 용 그림에 마지막 점을 찍었다. 13-0 7회 콜드 게임. SK는 10일 대만 대표인 퉁이전에 채병룡을 선발로 내세워 예선 리그 1위 통과를 노릴 예정이다.▶ 관련기사 ◀☞김성근 감독 "대만팀에 작년 대회 빚 갚겠다"☞SK는 왜 로마노를 중국전에 썼을까☞'스마일 K' 김광현 8개 연속 변화구의 비밀☞김성근 SK 감독 "일본팀에 지고 싶지 않았다"☞[서용빈 코나미컵 관전평]김광현 박경완 찰떡 호흡 빛났다☞토종 비룡 김광현 일본 용도 잠재우다...6.2이닝 1실점 쾌투
2007.11.09 I 정철우 기자
  • [19일]최희섭 그린 몬스터 넘기는 괴력으로 SK 격침...LG 삼성에 대역전승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KIA가 선두 SK에 매운 고춧가루를 뿌렸다. KIA는 19일 광주에서 열린 SK와 홈경기서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9-2로 대승을 거뒀다. 1회부터 승부가 갈렸다. KIA는 0-1로 뒤진 1회말 SK 선발 김원형의 제구 난조를 틈타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이어 4번 장성호가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쐐기타도 바로 나왔다. 최희섭이 크게 흔들린 김원형을 상대로 중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5점째를 뽑아냈다. 최희섭의 이 홈런은 광주구장이 외야 펜스를 뒤로 넓히며 생긴 일명 그린 몬스터를 넘긴 최초의 것이었다. 광주구장 그린 몬스터는 가운데 담장쪽에 폭 22m-높이 6.9m의 거대한 장벽으로 올시즌 홈런을 막는 또 하나의 장애물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최희섭은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파워를 뽐내며 그린 몬스터를 넘기는 첫 주인공으로 남게 됐다. SK는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선발 김원형을 내리고 슈퍼 루키 김광현을 투입했지만 KIA의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KIA는 김광현에게도 이후 4점을 더 뽑아내며 대승을 만들어냈다. SK는 최근 3연승과 원정 4연승이 멈췄고 KIA는 7연패의 긴 사슬을 끊어냈다. 한편 LG는 삼성에 대역전승을 이끌어내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3-3 동점이던 6회 대거 5점을 빼앗기며 패색이 짙었지만 7회 타자 일순하며 6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LG가 9-8로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LG전 연승을 4경기서 멈추게 됐다. 2위 두산은 대전 한화전서 4-1로 승리를 거두며 1위 SK와 승차를 5.5경기로 다시 줄였다. 선발 이승학이 6이닝을 1실점으로 잘 던졌고 임태훈과 정재훈도 만점 이어던지기로 팀 승리를 지켰다. 롯데는 사직 현대전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2007.08.19 I 정철우 기자
  • 박명환 ''에이스의 힘'' 8연승, 팀은 4연패 끝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성근 SK 감독은 5회 선발 김원형이 선두타자 권용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투수를 정우람으로 바꿨다. SK가 0-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 게다가 LG 마운드엔 올시즌 아직 패전이 없는 7연승의 에이스 박명환이 버티고 있었다. 그럼에도 SK의 승리 공식 중 하나인 소중한 불펜 요원 정우람 카드를 일찌감치 꺼내든 것이다. 박명환 이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였다. 점수차를 최소화하며 버티면 경기 후반 찬스가 올 거라 예상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LG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단 정우람은 급한 불을 끄고 실점 없이 이닝을 넘긴데 이어 7회 1사까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어 등판한 이한진도 무실점투를 선보였다. 김 감독의 계산은 박명환이 6회를 마친 뒤 강판되며 일단 현실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LG 불펜은 흔들림 없이 김 감독의 의도를 막아냈다. 7회 대타 김강민이 볼넷을 얻었고 8회에도 1사 후 정근우가 볼넷을 얻어 출루했지만 심수창 류택현 등 LG 핵심 불펜 요원들을 넘지 못해 1점도 뽑지 못한 채 끝내 0-3으로 패하고 말았다. LG 타선도 마운드 못지 않았다. 2회 2사2루서 김용우 조인성 권용관의 연속안타가 터져나오며 3점을 뽑는 집중력을 보이며 4연패를 끊는데 큰 힘을 보탰다. SK는 3연승 끝. 이날 생일을 맞은 박명환은 SK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며 8연승 행진과 함께 시즌 2호 전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세웠다. 한편 롯데는 대구에서 삼성을 3-1로 꺾고 삼성의 6연승 행진을 저지했다.
2007.06.07 I 정철우 기자
박명환 '에이스의 힘' 8연승으로 팀 4연패 끊어
  • 박명환 '에이스의 힘' 8연승으로 팀 4연패 끊어
  • ▲ 박명환 [뉴시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성근 SK 감독은 5회 선발 김원형이 선두타자 권용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투수를 정우람으로 바꿨다. SK가 0-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 게다가 LG 마운드엔 올시즌 아직 패전이 없는 7연승의 에이스 박명환이 버티고 있었다. 그럼에도 SK의 승리 공식 중 하나인 소중한 불펜 요원 정우람 카드를 일찌감치 꺼내든 것이다. 박명환 이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였다. 점수차를 최소화하며 버티면 경기 후반 찬스가 올 거라 예상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LG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단 정우람은 급한 불을 끄고 실점 없이 이닝을 넘긴데 이어 7회 1사까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어 등판한 이한진도 무실점투를 선보였다. 김 감독의 계산은 박명환이 6회를 마친 뒤 강판되며 일단 현실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LG 불펜은 흔들림 없이 김 감독의 의도를 막아냈다. 7회 대타 김강민이 볼넷을 얻었고 8회에도 1사 후 정근우가 볼넷을 얻어 출루했지만 심수창 류택현 등 LG 핵심 불펜 요원들을 넘지 못해 1점도 뽑지 못한 채 끝내 0-3으로 패하고 말았다. LG 타선도 마운드 못지 않았다. 2회 2사2루서 김용우 조인성 권용관의 연속안타가 터져나오며 3점을 뽑는 집중력을 보이며 4연패를 끊는데 큰 힘을 보탰다. SK는 3연승 끝. 이날 생일을 맞은 박명환은 SK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며 8연승 행진과 함께 시즌 2호 전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세웠다. 한편 롯데는 대구에서 삼성을 3-1로 꺾고 삼성의 6연승 행진을 저지했다.
2007.06.07 I 정철우 기자
  • [달인에게 묻는다1]양준혁 ''타자에게 변화구란''
  • [이데일리 정철우기자] 1863년 미국 메사츠세츠주에 살던 캔디 커밍스라는 소년이 조개 껍질을 던지다 우연히 '커브'를 발견한 뒤 모든 세상의 투수들은 변화구를 끊임없이 갈고 닦았다. 이젠 그 범위가 세분화 돼 그 수(마쓰자카가 던진다는 자이로볼 등까지 더하면)가 두자릿수에 이를 정도로 많은 구종들이 탄생했고 또 발전했다. 목표는 단 하나였다. 어떻게든 타자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 그렇다면 타자에게 있어 변화구란 어떤 의미일까.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2,000안타(8일 현재 1,969안타) 달성을 눈 앞에 둔 '위풍당당' 양준혁(38.삼성)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있어 변화구란 무엇입니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양준혁은 1993년 프로무대를 처음 밟았다. 전설의 강호 '해태'가 한참 전성기를 누리고 있을 때이며 '국보급 투수' 선동렬이 0점대 방어율로 펄펄 날 때다. 91년 1회 한.일 슈퍼게임에서 일본 투수들의 포크볼에 한국 대표 타자들이 가을 낙엽처럼 무릎을 꿇고난 이후 변화구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싹트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한국 야구에서 변화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커브와 슬라이더,그리고 슈퍼게임에서 배운 포크볼이 막 태동하던 시기였다. 양준혁은 "그땐 변화구가 많지 않았다. 그때는 포크볼도 귀했다. 조계현(당시 해태.현 삼성 투수코치)선배 빼고는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도 많지 않았다. 타자 입장에선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셈"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변화의 물결 본격적으로 변화구가 다양화의 길을 걸은 것은 98년 무렵으로 기억했다. 이 땅에 외국인 선수들이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던 때와 시기를 같이 한다. 우리에게 생소했던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등이 무더기로 소개됐다. 투수들의 노력도 눈물겨웠다. 힘 좋은 외국인선수들과 그에 영향을 받은 토종 거포들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갈고 닦았다. "용병들이 들어오면서 야구의 흐름이 크게 달라졌다. 타자도 우즈라던지 이런 선수들이 오면서 홈런 40개를 쳐야 명함을 내밀 수 있었다. 컷 패스트볼도 그때 처음 들어왔다. 짧게 잡고 딱딱 떨어지는데 정말 치기 어려웠다. 체인지업도 그때로 기억한다. 그 전에는 포크볼이 많지 않았는데 그때부터는 많은 선수들이 포크볼을 익혀 타자를 괴롭혔다." ▲변화구 구분법 투수의 공을 최대한 단순화 해서 대응하려 노력하는 것이 자신의 비결이라고 했다. 크게 직구(빠른 공),슬라이더(옆으로 휘는 공),포크볼(밑으로 떨어지는 공) 이렇게 3가지의 변화구만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다고 했다. "요즘은 변화구가 9개에서 10개 정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크게 3가지만 생각한다. 직구 슬라이더 포크 이렇게 3가지로 나눠 들어간다. 체인지업 정도는 포크 범주에 넣는 형식이다." 그럼 투수들은 왜 그리 많은 공을 던지려 하는걸까. 다 비슷하게 느껴진다면 말이다. 양준혁은 "내가 좀 독특한 스타일이어서 그런 느낌을 갖는 것 같다"고 답했다. ▲변화구를 잘 치려면양준혁은 변화구를 미리 머릿속에 넣지 않는다고 했다. 직구 타이밍에 스윙을 시작해 공의 궤적에 따라 대응하는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양준혁은 "노려치기에 능한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에겐 다양한 변화구가 효과적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난 그 부분을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한다. 난 변화구로 친 홈런이 더 많은데 투수들은 내가 노려친 거라 생각할때가 많다. 그래서 더 헷갈려 한다." 변화구를 잘 치기 위해 타자가 준비해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양준혁은 잠시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내말이 다 맞다고는 할 수는 없다. 야구는 답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몸에 맞는 것이 정답"이라고 전제한 뒤 "직구를 잘 칠 수 있어야 한다. 난 제일 치기 어려운 것이 직구라고 생각한다. 빠른 공을 맞힐 수 있다면,그걸 배트의 중심에 맞힐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밸런스가 그만큼 잡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항상 직구를 노리는 것이다. 변화구 치겠다고 그것만 연습하면 이도 저도 다 놓칠 수 있다." ▲직구가 마구다 양준혁의 발언은 야구계에서 종종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강타자들 중에는 "세상에서 가장 치기 어려운 공은 직구"라고 말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양준혁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나라 기준으로)직구가 145km가 넘을 정도면 치기 정말 어렵다. 0.1초 사이에 모든 것이 이뤄져야 한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느낌이 다르다. 빠른 공이 제대로 제구돼 들어오면 정말 치기 어렵다. 변화구는 변화가 이뤄진 다음에 대응할 틈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럴 땐 툭 쳐서 안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빠른공이 제대로 들어오면 언제나 밀린다." 그러면서 그는 '두려움'에 대해 슬쩍 얘기를 꺼냈다. 타자들이 가장 말하기 꺼려하는 부분이다. 투수에게 겁 먹어 공을 치기 힘들다는 말은 타자들에게 불문율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미국의 저명한 야구기자인 고(故)레너드 코페트는 그의 저서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타격은 두려움과 싸움이다. 타자들은 두려움에 대해 말하지 않지만 그건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교육 받아왔기 때문이지 무섭지 않아서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양준혁은 "솔직히 말해 빠른공이 살아 올라오는 느낌을 받으면 겁이날 때가 있다. 타격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직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타자를 움찔하게 만드는 두려움,거기에 코너워크까지 잘 되면 절대 치기 힘들다. 실투가 되는 건 몰라도"라고 덧붙였다. ▲구종별 강자 그렇다면 양준혁이 생각하는 한국 프로야구의 구종별 최강자는 누구일까. 양준혁은 생각지도 않게 이 부분에서 많은 뜸을 들였다. 그와 헤어지고 나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슬라이더 : 선동렬 현 삼성 감독. 슬라이더가 낮게 들어오다가 마지막 순간에 변했다. 제일 치기 어려운 코스로 오다가 마지막에 구석으로 빠져나갔다. *포크 볼 : 정명원 현대 코치. 내 기준에서는 아직까지 그 이상의 포크 볼은 본 적이 없다. 기본 스피드가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에 떨어지니 정말 어려웠다. 직구 타이밍에서 나오는 타자들이 원래 잡아내기 힘든 공이 포크볼이다. 난 헛스윙을 잘 안하는데 정명원 선배 볼에는 자주 당했다. 김용수(현 LG 코치) 조계현(현 삼성 코치)선배도 잘 던졌다. *체인지업 : 갈베스(2001년 삼성)가 제일 좋았다. 저 공은 정말 못 치겠다 싶었다. 분명 직구와 똑같은 궤적과 회전으로 들어오는데 마지막 순간에 변한다. 딱 한번 쳐본 것 같다. 류현진이 좋다고들 하는데 아직은 내가 대표로 꼽을 정도는 아니다. 송진우 선배도 좋다. 코너워크를 할 수 있으니까 최고다. *컷 패스트볼 : 용병들이 다 잘 던졌다. 현대 피어리(2003년) LG 해리거(2001~2002)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직구와 큰 차이가 없었을 정도다. *커브 : 글쎄.. 특별히 생각나는 선수가 없다. 왼손 거포를 상대로는 커브가 원래 많지 않다. 커브가 요즘 많이 늘기는 했는데 인상적인 선수는 별로 기억이 없다. 김기태 선배나 이승엽 같은 선수에게 크게 떨어지는 커브는 장타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김원형 최원호 김진우 등 커브 명인들의 이름을 꺼내도 그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직구 : 오승환(삼성) 나는 연습경기때나 몇번 상대해봤을 뿐이지만 보기에도 힘이 있다. 상대해본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공이 세번 살아온다고 한다. 그럼 아무리 잘 쳐봐야 파울이다. 그러니 삼진을 많이 당할 수 밖에 없다. *투심 패스트볼 : (투심은 변화구는 아니지만)아직은 한화 문동환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공을 상대해봤을때 '아.. 이게 투심이구나'하고 느끼게 한 투수는 문동환 뿐이었다. -여기서 잠깐. 양준혁이 언급한 구종별 강자들의 이름을 보며 느낀 점이 있는가. 양준혁은 대부분 현재 현역에서 은퇴했거나 한국에서 뛰지 않는 선수들의 이름만을 줄줄이 언급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일 것이다. 우선 추억의 힘. 지나간 세월이 아름다워보이는 감상적인 이유로 그런 답을 내놓았을 수 있다. 두번째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양준혁은 40세를 훌쩍 넘긴 나이까지 야구를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선수다. 그런 그에게 상대하기 껄끄러운 투수나 구종 목록은 아직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비밀 일기장'일 터. 많은 생각 끝에 보물 숨기듯 가슴 속에 묻어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그런 세심함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는지도 모른다.
2007.06.05 I 정철우 기자
SK 김원형 "우리의 땀을 욕되게 하지 말라"
  • SK 김원형 "우리의 땀을 욕되게 하지 말라"
  • ▲ 김원형 [뉴시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우리가 어떻게 흘린 땀인데..." SK 주장 김원형은 1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굳은 얼굴을 펴지 않았다. 수줍은 듯한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그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원형 뿐 아니었다. 대부분 SK 선수들도 심기가 불편해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최근 한 스포츠신문에 난 기사 때문이었다. SK가 2루에 주자가 나가면 포수의 사인을 훔쳐 타자에게 전달하는 비신사적인 행위의 대표적 팀으로 지목된 기사였다. 김원형은 이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 김원형은 "우리가 시즌 초반 잘 나가고 있는 것은 정말 한계상황에 이를 만큼 많은 훈련을 한 덕이지 절대 그런 비겁한 짓을 해서가 아니다. 다들 어떻게 노력해왔는데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게 너무도 억울하다"며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당한 노력으로 얻은 결과이기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어느 팀에서 나온 얘기인지 들어 알고 있다.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하게 떠들 수 있는 지 모르겠다. 팬들이 우리를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제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K는 지난 2003년 초반 돌풍을 일으켰을때도 문학구장에 카메라를 설치,사인을 훔친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결국 문학구장내엔 그런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음이 밝혀져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당시에도 SK선수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른 한 고참 선수는 "도대체 언제적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하늘을 우러러 절대 그런 일 없다. 우리를 샘내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는 것이야말로 비신사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2007.05.11 I 정철우 기자
 양준혁, 타자에게 변화구란
  • [달인에게 듣는다 1] 양준혁, 타자에게 변화구란
  • ▲ 양준혁 [뉴시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1863년 미국 메사츠세츠주에 살던 캔디 커밍스라는 소년이 조개 껍질을 던지다 우연히 '커브'를 발견한 뒤 모든 세상의 투수들은 변화구를 끊임없이 갈고 닦았다. 이젠 그 범위가 세분화 돼 그 수(마쓰자카가 던진다는 자이로볼 등까지 더하면)가 두자릿수에 이를 정도로 많은 구종들이 탄생했고 또 발전했다. 목표는 단 하나였다. 어떻게든 타자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 그렇다면 타자에게 있어 변화구란 어떤 의미일까.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2,000안타(8일 현재 1,969안타) 달성을 눈 앞에 둔 '위풍당당' 양준혁(38.삼성)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있어 변화구란 무엇입니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양준혁은 1993년 프로무대를 처음 밟았다. 전설의 강호 '해태'가 한참 전성기를 누리고 있을 때이며 '국보급 투수' 선동렬이 0점대 방어율로 펄펄 날 때다.  91년 1회 한.일 슈퍼게임에서 일본 투수들의 포크볼에 한국 대표 타자들이 가을 낙엽처럼 무릎을 꿇고난 이후 변화구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싹트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한국 야구에서 변화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커브와 슬라이더,그리고 슈퍼게임에서 배운 포크볼이 막 태동하던 시기였다.  양준혁은 "그땐 변화구가 많지 않았다. 그때는 포크볼도 귀했다. 조계현(당시 해태.현 삼성 투수코치)선배 빼고는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도 많지 않았다. 타자 입장에선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셈"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변화의 물결 본격적으로 변화구가 다양화의 길을 걸은 것은 98년 무렵으로 기억했다. 이 땅에 외국인 선수들이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던 때와 시기를 같이 한다. 우리에게 생소했던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등이 무더기로 소개됐다.  투수들의 노력도 눈물겨웠다. 힘 좋은 외국인선수들과 그에 영향을 받은 토종 거포들을 이겨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갈고 닦았다.  "용병들이 들어오면서 야구의 흐름이 크게 달라졌다. 타자도 우즈라던지 이런 선수들이 오면서 홈런 40개를 쳐야 명함을 내밀 수 있었다. 컷 패스트볼도 그때 처음 들어왔다. 짧게 잡고 딱딱 떨어지는데 정말 치기 어려웠다. 체인지업도 그때로 기억한다. 그 전에는 포크볼이 많지 않았는데 그때부터는 많은 선수들이 포크볼을 익혀 타자를 괴롭혔다."  ▲변화구 구분법 투수의 공을 최대한 단순화 해서 대응하려 노력하는 것이 자신의 비결이라고 했다. 크게 직구(빠른 공),슬라이더(옆으로 휘는 공),포크볼(밑으로 떨어지는 공) 이렇게 3가지의 변화구만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다고 했다.  "요즘은 변화구가 9개에서 10개 정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크게 3가지만 생각한다. 직구 슬라이더 포크 이렇게 3가지로 나눠 들어간다. 체인지업 정도는 포크 범주에 넣는 형식이다." 그럼 투수들은 왜 그리 많은 공을 던지려 하는걸까. 다 비슷하게 느껴진다면 말이다. 양준혁은 "내가 좀 독특한 스타일이어서 그런 느낌을 갖는 것 같다"고 답했다. ▲변화구를 잘 치려면양준혁은 변화구를 미리 머릿속에 넣지 않는다고 했다. 직구 타이밍에 스윙을 시작해 공의 궤적에 따라 대응하는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양준혁은 "노려치기에 능한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에겐 다양한 변화구가 효과적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난 그 부분을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한다. 난 변화구로 친 홈런이 더 많은데 투수들은 내가 노려친 거라 생각할때가 많다. 그래서 더 헷갈려 한다."  변화구를 잘 치기 위해 타자가 준비해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양준혁은 잠시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내말이 다 맞다고는 할 수는 없다. 야구는 답이 없는 것이다. 자신의 몸에 맞는 것이 정답"이라고 전제한 뒤 "직구를 잘 칠 수 있어야 한다. 난 제일 치기 어려운 것이 직구라고 생각한다. 빠른 공을 맞힐 수 있다면,그걸 배트의 중심에 맞힐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밸런스가 그만큼 잡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항상 직구를 노리는 것이다. 변화구 치겠다고 그것만 연습하면 이도 저도 다 놓칠 수 있다." ▲직구가 마구다 양준혁의 발언은 야구계에서 종종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강타자들 중에는 "세상에서 가장 치기 어려운 공은 직구"라고 말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양준혁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나라 기준으로)직구가 145km가 넘을 정도면 치기 정말 어렵다. 0.1초 사이에 모든 것이 이뤄져야 한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느낌이 다르다. 빠른 공이 제대로 제구돼 들어오면 정말 치기 어렵다. 변화구는 변화가 이뤄진 다음에 대응할 틈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럴 땐 툭 쳐서 안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빠른공이 제대로 들어오면 언제나 밀린다." 그러면서 그는 '두려움'에 대해 슬쩍 얘기를 꺼냈다. 타자들이 가장 말하기 꺼려하는 부분이다. 투수에게 겁 먹어 공을 치기 힘들다는 말은 타자들에게 불문율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미국의 저명한 야구기자인 고(故)레너드 코페트는 그의 저서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타격은 두려움과 싸움이다. 타자들은 두려움에 대해 말하지 않지만 그건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교육 받아왔기 때문이지 무섭지 않아서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양준혁은 "솔직히 말해 빠른공이 살아 올라오는 느낌을 받으면 겁이날 때가 있다. 타격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직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타자를 움찔하게 만드는 두려움,거기에 코너워크까지 잘 되면 절대 치기 힘들다. 실투가 되는 건 몰라도"라고 덧붙였다.  ▲구종별 강자 그렇다면 양준혁이 생각하는 한국 프로야구의 구종별 최강자는 누구일까. 양준혁은 생각지도 않게 이 부분에서 많은 뜸을 들였다. 그와 헤어지고 나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슬라이더 : 선동렬 현 삼성 감독. 슬라이더가 낮게 들어오다가 마지막 순간에 변했다. 제일 치기 어려운 코스로 오다가 마지막에 구석으로 빠져나갔다.  *포크 볼 : 정명원 현대 코치. 내 기준에서는 아직까지 그 이상의 포크 볼은 본 적이 없다. 기본 스피드가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에 떨어지니 정말 어려웠다. 직구 타이밍에서 나오는 타자들이 원래 잡아내기 힘든 공이 포크볼이다. 난 헛스윙을 잘 안하는데 정명원 선배 볼에는 자주 당했다. 김용수(현 LG 코치) 조계현(현 삼성 코치)선배도 잘 던졌다.  *체인지업 : 갈베스(2001년 삼성)가 제일 좋았다. 저 공은 정말 못 치겠다 싶었다. 분명 직구와 똑같은 궤적과 회전으로 들어오는데 마지막 순간에 변한다. 딱 한번 쳐본 것 같다. 류현진이 좋다고들 하는데 아직은 내가 대표로 꼽을 정도는 아니다. 송진우 선배도 좋다. 코너워크를 할 수 있으니까 최고다.  *컷 패스트볼 : 용병들이 다 잘 던졌다. 현대 피어리(2003년) LG 해리거(2001~2002)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직구와 큰 차이가 없었을 정도다. *커브 : 글쎄.. 특별히 생각나는 선수가 없다. 왼손 거포를 상대로는 커브가 원래 많지 않다. 커브가 요즘 많이 늘기는 했는데 인상적인 선수는 별로 기억이 없다. 김기태 선배나 이승엽 같은 선수에게 크게 떨어지는 커브는 장타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김원형 최원호 김진우 등 커브 명인들의 이름을 꺼내도 그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직구 : 오승환(삼성) 나는 연습경기때나 몇번 상대해봤을 뿐이지만 보기에도 힘이 있다. 상대해본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공이 세번 살아온다고 한다. 그럼 아무리 잘 쳐봐야 파울이다. 그러니 삼진을 많이 당할 수 밖에 없다.  *투심 패스트볼 : (투심은 변화구는 아니지만)아직은 한화 문동환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공을 상대해봤을때 '아.. 이게 투심이구나'하고 느끼게 한 투수는 문동환 뿐이었다.   -여기서 잠깐. 양준혁이 언급한 구종별 강자들의 이름을 보며 느낀 점이 있는가.  양준혁은 대부분 현재 현역에서 은퇴했거나 한국에서 뛰지 않는 선수들의 이름만을 줄줄이 언급했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일 것이다. 우선 추억의 힘. 지나간 세월이 아름다워보이는 감상적인 이유로 그런 답을 내놓았을 수 있다.  두번째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양준혁은 40세를 훌쩍 넘긴 나이까지 야구를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선수다. 그런 그에게 상대하기 껄끄러운 투수나 구종 목록은 아직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비밀 일기장'일 터. 많은 생각 끝에 보물 숨기듯 가슴 속에 묻어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그런 세심함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는지도 모른다.
2007.05.09 I 정철우 기자
(SPN)SK 스포테인먼트는 절박함의 산물
  • (SPN)SK 스포테인먼트는 절박함의 산물
  • SK가 팬들을 위해 문학구장 내에 꾸민 와이번스랜드 조감도[사진 SK 와이번스 제공]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지난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스포테인먼트'라는 생경한 단어를 화두로 꺼내들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SK 구단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정도가 다 였다. 말이 쉽지 사실 무척 부담되는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튀는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은 SK에 더욱 큰 짐이 됐다. 주위의 시선이 곱기만할 리 만무했다. 좋은 평가도 있었지만 "말 장난에 불과하다." , "우리는 팬을 무시하는 야구를 했단 말이냐" 등등 SK의 움직임을 깎아내리려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왔다. 빈 말은 아니었다. 어떤 이벤트도 결국 이기지 못하면 모래성처럼 무너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어쩌면 그저 지금까지처럼 이기는데 전념하느니만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포테인먼트는 어쩌면 화려하지만 그나마 지금까지 쌓아온 것마저도 잃을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그러나 SK는 아직 자신들의 선택에 후회는 하지 않고 있다. 누군가는 시도해야했을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어떻게 한다는 방법이 아니라 철학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SK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가는 길이 무조건 옳다거나 모두가 우리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 다만 이대로라면 모두가 공멸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무엇이든 부딪혀봐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뭘 하는가보다 왜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SK가 스포테인먼트의 철학으로 '개혁'을 핵심 포인트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위기에 움츠리지 않고 살기 위해 더 큰 걸음을 내딛어보자는 투자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스포테인먼트'는 꽤 순항중이다. 내놓는 이벤트마다 좋은 평가를 받으며 팬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그보다 더 큰 성과는 '스포테인먼트'가 비단 구단의 선동구호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감독이하 선수단 모두 구단의 방향에 공감하며 보폭을 맞추고 있다. SK 주장 김원형은 "스프링캠프 도중 현대 매각 소식을 들었다. 매각 대금이 100억원도 안된다는 말에 모두 놀랐다. 몇년전 삼성이 심정수를 영입할때 들였던 금액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아직 뭘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다른 팀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러나 양해를 구해서라도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 선수들의 생각이다. 다들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은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고한 이미지의 김성근 감독도 구단의 준비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선수들이 팬들의 사인을 특별한 이유 없이 거절했을 경우 벌금을 매긴다는 내부 규정을 만들기까지 했다. 계속 늘어만가는 구단 운영비와 그로 인한 적자폭 증대,유소년 야구 고사 위기 등 한국야구의 신호등엔 이미 빨간 불이 켜진 지 오래다. 그동안 위기를 알리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구체적으로 힘을 모아 움직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적어도 SK에서 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SK의 절박함이 시즌 후 희망으로 바뀔 수 있을까. 앞장서서 가시밭길을 택한 SK의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2007.03.19 I 정철우 기자
SK 스포테인먼트는 절박함의 산물
  • SK 스포테인먼트는 절박함의 산물
  • ▲ SK가 팬들을 위해 문학구장 내에 꾸민 와이번스랜드 조감도[사진 SK 와이번스 제공][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지난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스포테인먼트'라는 생경한 단어를 화두로 꺼내들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SK 구단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정도가 다 였다. 말이 쉽지 사실 무척 부담되는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튀는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은 SK에 더욱 큰 짐이 됐다. 주위의 시선이 곱기만할 리 만무했다. 좋은 평가도 있었지만 "말 장난에 불과하다." , "우리는 팬을 무시하는 야구를 했단 말이냐" 등등 SK의 움직임을 깎아내리려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왔다. 빈 말은 아니었다. 어떤 이벤트도 결국 이기지 못하면 모래성처럼 무너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어쩌면 그저 지금까지처럼 이기는데 전념하느니만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포테인먼트는 어쩌면 화려하지만 그나마 지금까지 쌓아온 것마저도 잃을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그러나 SK는 아직 자신들의 선택에 후회는 하지 않고 있다. 누군가는 시도해야했을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어떻게 한다는 방법이 아니라 철학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SK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가는 길이 무조건 옳다거나 모두가 우리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 다만 이대로라면 모두가 공멸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무엇이든 부딪혀봐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뭘 하는가보다 왜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SK가 스포테인먼트의 철학으로 '개혁'을 핵심 포인트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위기에 움츠리지 않고 살기 위해 더 큰 걸음을 내딛어보자는 투자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스포테인먼트'는 꽤 순항중이다. 내놓는 이벤트마다 좋은 평가를 받으며 팬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그보다 더 큰 성과는 '스포테인먼트'가 비단 구단의 선동구호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감독이하 선수단 모두 구단의 방향에 공감하며 보폭을 맞추고 있다. SK 주장 김원형은 "스프링캠프 도중 현대 매각 소식을 들었다. 매각 대금이 100억원도 안된다는 말에 모두 놀랐다. 몇년전 삼성이 심정수를 영입할때 들였던 금액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아직 뭘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다른 팀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러나 양해를 구해서라도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 선수들의 생각이다. 다들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은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고한 이미지의 김성근 감독도 구단의 준비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선수들이 팬들의 사인을 특별한 이유 없이 거절했을 경우 벌금을 매긴다는 내부 규정을 만들기까지 했다. 계속 늘어만가는 구단 운영비와 그로 인한 적자폭 증대,유소년 야구 고사 위기 등 한국야구의 신호등엔 이미 빨간 불이 켜진 지 오래다. 그동안 위기를 알리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구체적으로 힘을 모아 움직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적어도 SK에서 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SK의 절박함이 시즌 후 희망으로 바뀔 수 있을까. 앞장서서 가시밭길을 택한 SK의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2007.03.19 I 정철우 기자
  • "정몽헌 회장님께 우승 트로피를"
  • [오마이뉴스 제공] 현대가 또 다시 가을 전설의 주인공이 되었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 현대는 SK를 7-0으로 압도하며 챔피언의 반지를 차지했다. 이로써 현대는 96년 창단 후 98, 2000년에 이어 3번째 우승하며 신흥 명문 팀임을 입증했다. 더 이상의 이변은 없었다. 회오리바람에 파죽지세로 승천하던 "비룡" 이 현대 정민태에게 날개가 꺽이고 말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 팀이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한 것은 모두 열 번. 이 가운데 아홉 번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1승을 먼저 올린 뒤 패권을 내준 것은 89년 빙그레 딱 한번뿐이다. 비룡의 이변도 결국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최종전은 현대 "정민태의" ,"정민태를 위한" 경기와 다름없었다. 지난 2000년 현대의 우승에 이어 올 해 MVP를 거머쥔 정민태는 한국시리즈 사상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이에 정민태는 이종범(93년, 97년), 김용수(90년, 94년)와 함께 2차례 한국 시리즈 MVP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정민태는 이날 SK를 상대로 안타 2개, 볼넷 2개를 허용하는 완투로 현대의 우승을 이끌며 포스트시즌 최다승인 10승을 기록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 했던가. 정민태가 홀로 현대의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는 동안 SK의 마운드는 6명의 투수가 교체 되었다. 정민태의 호투에 힘입어 현대의 타선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승부처는 4회부터 시작됐다. 4회 이숭용에서 브룸바로 이어진 안타는 4회 2사까지 마운드를 걸어 잠군 SK 김원형을 강판시켰다. 그 후 SK는 5회에 무려 5명의 투수를 등판시켰지만 한번 터져버린 현대의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5차전의 SK망령이 다시 살아나기라도 한 것일까. 4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던 SK가 어이없는 수비 실책을 연발하며 5회에 현대에게 4점을 헌납했다. 그 후 일찍이 승리를 확신한 현대의 타선이 자신감으로 점점 화력을 높이는 데 비해 SK의 수비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정민태에 눌려 단 2안타만 쳤던 SK에 비해 현대는 6회와 9회 박종호의 적시타로 2점을 더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었지만 SK의 이변은 현대의 우승만큼이나 값진 것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정규시즌 4강의 관문을 깨고 창단 4년만에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SK는 보란듯이 지난해 우승팀인 삼성과 정규시즌 2위 기아를 완파했다. 비록 최종전에서 아쉽게 무너지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SK가 보여준 팀의 저력과 투지는 인천 야구 팬들의 설움을 달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올 시즌 프로 야구계에 가장 신선한 돌풍을 몰고 왔던 SK가 비록 우승의 문턱을 넘진 못했지만 올 해의 경험은 내년 시즌 더 한층 성장할 SK에게 분명 좋은 경험이 되어 줄 것이다. SK 조범현 감독 - 모든 것은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이다. 아쉽긴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부족함이 많았다. 내년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어려울 때 뭉쳐준 선수들과 코치, 전력분석팀, 스승인 김성근 감독 등 모두에게 감사한다. 특히 어려울 때마다 선수들에게 힘을 준 팬들에게 너무 고맙다. 선수들의 집념과 투지는 우리 팀이 어느 팀보다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 현대 김재박 감독 - 선수들이 열심히 잘 해준 덕분이다. 고 정몽헌 구단주께 우승 트로피를 바치고 싶다. 먼저 1승을 거둔 뒤 내리 2경기를 지고 4차전을 맞았을 때가 최고 위기였다. SK가 우리 작전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 솔직히 쉽지 않은 상대였다. 우리 선수들을 파악하며 세밀한 작전까지 구사해 상대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SK 투수들의 구질이 다양하고 볼배합이 까다로워 우리 타자들이 적응하기 힘들었다. 선수들을 조련한 조범현 감독은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MVP정민태 인터뷰 -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가장 뜻깊은 한해였다. 선발 21연승이라는 세계 기록도 세우고 한국시리즈 우승에다 MVP까지 수상해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돌아가신 정몽헌 회장님께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 어려운 상황을 혼자서 책임지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모든 것을 하늘이 내린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평소와 달리 1회부터 몸쪽공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이진영, 김기태 등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철저하게 잡으려고 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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