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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스타 서희 "11년 만에 고국 무대, '줄리엣'이라 더 기뻐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줄리엣을 15년 동안 연기했지만, 하면 할수록 질문이 많아지는 역할 같아요.”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동양인 최초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인 발레리나 서희(38)가 11년 만에 고국에서 전막 발레 공연을 펼친다. 서희는 10~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으로 출연한다.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가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줄리엣 역의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서희가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지난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희는 “발레단(ABT) 공연 스케줄이 바빠서 한국에서 공연한 것이 오래됐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며 “뉴욕에서 공연해 온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국 관객에게 보여 드릴 수 있어 더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로미오와 줄리엣’은 서희의 대표작이다. 2005년 ABT에 연수단원으로 입단한 서희는 이듬해 정단원이 됐고, 2009년 군무임에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 줄리엣 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이후 서희는 2010년 솔리스트로 승급했고, 2012년 동양인 최초로 ABT의 수석무용수로 발탁돼 명실상부한 발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서희가 한국에서 전막 발레 공연을 하는 것은 2013년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 출연 이후 11년 만이다.이번에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드라마 발레의 거장 케네스 맥밀란(1929~1992)이 안무한 작품이다.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에 인물의 심리를 극적으로 풀어내고 입체감 있는 연출을 더해 셰익스피어의 원전을 가장 잘 살려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1965년 영국 코벤트가든 초연 당시 40분간의 박수와 43회의 커튼콜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 서희는 ABT의 또 다른 수석무용수인 다니엘 카마르고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가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문훈숙 단장, 줄리엣 역 수석무용수 강미선,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서희, 솔리스트 이유림. (사진=유니버설발레단)서희가 꼽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명장면은 1막의 발코니 파드되(남녀 무용수의 2인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공연에서 가장 낭만적인 장면이다. 서희는 “발레할 때 세상을 잠시 잊고 공연하는 그 순간에 빠져 있는 것을 좋아한다”며 “발코니 파드되는 아름다운 음악과 안무가 어우러져 춤을 출 때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서희와 함께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이 줄리엣 역에 캐스팅됐다. 강미선은 지난해 무용계 최고 권위의 상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 무용수 상을 받은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스타다. 또한 솔리스트 이유림이 케네스 맥밀란 재단의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줄리엣 역으로 캐스팅됐다. 로미오 역으로는 다니엘 카마르고와 함께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현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각각 강미선, 이유림과 페어를 이뤄 출연한다.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강미선과 서희는 노련하면서도 성숙한 아름다움이 있다면, 이유림은 풋풋함이 매력적이다. 서희는 아름다우면서도 자연스러운 춤의 선이 돋보이고, 강미선은 세밀하게 감정을 분석하고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며, 이유림은 신예 무용수답지 않은 타고난 연기력이 빛난다”고 세 주역 무용수를 소개했다.유니버설발레단은 케네스 맥밀란이 안무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2012년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2016년 한 차례 더 공연했고, 이번이 8년 만의 무대다. 올해 창단 40주년 기념의 의미를 함께 담았다. 문 단장은 “대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40주년이라는 큰 기념의 해에 올리게 됐다”며 “기존에 출연했던 무용수들과 새로 출연하는 무용수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신선함과 성숙함을 함께 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 기자간담회가 8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줄리엣 역 수석무용수 강미선,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서희, 솔리스트 이유림. (사진=유니버설발레단)
- 尹 “트럼프 집권해도 한미 동맹 굳건…한러 관계 관리할 것”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과 새롭게 구축한 한미일 협력체계를 외교 성과로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가치 연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러시아 등 주변국 외교를 확대해 글로벌 중추국가(GPS)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도 크게 넓혔다”며 “150여 회의 정상회담을 포함한 활발한 세일즈 외교를 통해, 5000만명의 시장에서 80억명의 시장으로, 우리 기업의 운동장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이어 “작년 4월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 동맹을 핵 기반의 안보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한미 글로벌 포괄 전략 동맹을 가동하고 있다”며 “새롭게 구축한 한미일 협력체계는 우리 안보를 강화할 뿐 아니라 경제적 기회를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성과를 소개했다.이날 외신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과 같이 부유한 국가는 방어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을 인용한 질문에 윤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윤 대통령은 “동맹국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의 대선 결과를 예측하고 가정해서 언급을 하는 것은 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미동맹에 관해서 미국 조야, 양당, 상원, 하원,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한미의 탄탄한 동맹관계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이어 윤 대통령은 “거기에 기반해서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원만하게 여러 가지 협상과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미 방위비 협상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강제징용 등 한일 간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는 과거사와 일부 현안에 대해서 양국 국민의 입장 차이가 확실하게 있다”며 “한일 양국의 미래세대를 위해서, 양국 경제협력과 인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에서 양국의 공동 어젠다에 대한 리더십 확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여러 현안과 과거사가 걸림돌이 될 수는 있지만 확고한 목표 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건 인내해가면서 가야할 방향을 걸어가야 한다”며 “저와 기시다 총리는 서로에 대해 이제 충분히 신뢰하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마음의 자세가 있다”고 덧붙였다.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뜻을 확실히 했다. 다만 한러 관계를 의식한 듯 러시아와 협력 의사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는 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우리가 반대하거나 경계할 것은 하면서 러시아 관계를 가급적 원만하게, 경제 협력과 공동의 이익은 함께 추구해 나가는 관계로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의사도 없음을 확실히 했다. 윤 대통령은 “공격용 살상 무기는 어디에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그런 확고한 방침을 가지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교 파트에서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만 4개를 받아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중국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을 하지 않으며, 소원해진 한중 관계에 대한 대책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공연예술창작산실 '아들에게', 60회 백상예술대상 2개 부문 수상
- 극단 미인 제공.[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극단 미인의 <아들에게 (부제 : 미옥 앨리스 현)>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60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에서 백상연극상과 연기상을 수상했다.연극 <아들에게>는 우수 신작 발굴을 위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적인 지원사업인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에 선정돼 지난 1월 13일부터 21일까지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아들에게>는 1903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중국, 일본에서 공부하고 중국, 러시아, 미국을 오가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실존 인물 현미옥의 삶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당대의 지식인이자 여성 독립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했던 현미옥은 성별과 이념, 배경 때문에 해방 이후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역사에도 지워진 인물이다. 연극 <아들에게>는 가려져 있던 실존 여성 인물 현미옥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동시에 우리 근현대사의 굴곡진 순간들을 생생하고 속도감 있게 담아낸다. 또한 주체적인 삶을 살았으나 동시에 일과 사랑, 가족 등 현실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좌절했던 고단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섬세하고 밀도 있게 그려내어 동시대 관객들에게 공감을 선사했다.올해 60회를 맞은 백상예술대상은 지난 1년간 방영, 상영 또는 공연된 TV/영화/연극부문의 제작진과 출연자에게 시상하는 종합예술상이다. <아들에게>가 수상한 연극 부문의 백상연극상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에서 공연된 한국 연극 중 가장 뛰어난 연극적 성과를 갖춘 작품 또는 연극인에게 수상한다. 김수희 연출이 이끄는 극단 미인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 사업을 통해 노동, 여성, 이념갈등의 문제를 다룬다. 공연예술창작산실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 연간 지원으로 우수 창작 작품을 발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 지원사업이다.
- ‘챗GPT도 금지’…美, AI 기술도 中 수출 통제 검토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이어 ‘챗GPT’와 같은 핵심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기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을 검토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AFP)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미국의 AI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기 위해 AI모델의 소프트웨어와 훈련된 데이터를 비공개 소스화하거나 대중수출을 제한하는 등 새로운 규제를 추진 중이다. 새로운 AI 수출 통제를 적용받을 국가는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적성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현재 AI 모델을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은 정부의 관리·감독 없이 전 세계 어느 나라든 AI 모델을 수출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미국의 적성국들이 방대한 양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마이닝하는 모델을 사용해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거나 강력한 생화학 무기를 만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S는 지난 2월 중국, 북한, 러시아, 이란 등과 연계된 해킹 조직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악용해 해킹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미국은 새로운 AI 모델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AI 행정명령에 포함된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컴퓨팅 성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개발자들은 AI 모델 개발 계획과 테스트 결과를 상무부에 보고해야 한다. 컴퓨팅 성능에 따라 수출 제한 대상이 되는 AI 모델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다만 규제 당국이 업계의 급변하는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AI기술이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터라 사후적으로 규제를 하더라도 규제망을 피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대 중국 견제를 통상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규정하고 연내 중국에 대한 투자 규제 규정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하원 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이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핵심기술 통제에 집중하려 한다. 우리는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은 접근할 수 없는 기술을 보호하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과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미국 자본의 중국 첨단 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와 관련해선 “재무부가 주도하고 있으며, 내가 알기로 올해 안에 규정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학균의 투자레슨]미국의 강세장이 끝날 때 나타났던 모습
-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어디에나 사이클이 있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강세장도 끝이 있고, 무적의 제국도 언젠가는 쇠한다. 큰 흐름에서 금융시장은 당대의 주류 질서를 반영하곤 한다. 주식시장에서도 주도주가 있지만, 국가 간에도 주도 국가가 있다. 대체로 주도 국가의 주도주가 무너지면서 한 사이클이 끝나곤 한다. 최근 30년의 사이클을 돌아보면, 1990년대의 주도 국가는 단연 미국이었다. 인터넷 혁명을 주도했던 나스닥 기술주들이 무너지면서 2000년대 초 전 세계적인 베어마켓이 전개됐다. 2000년대 초반 10년의 승자는 중국 증시였다.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가 몰락할 때, 한국의 차·화·정(중국 고성장의 수혜를 받았던 자동차·화학·정유주)이 함께 무너졌고, 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컸던 한국 코스피는 장기 박스권에 접어들었다.우리 시대의 주도 국가는 미국이다. ‘Magnificient 7“으로 불리는 미국의 기술주들은 한국의 서학개미들을 비롯한 전 세계 투자자들을 빨아들이고 있고, S&P500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저점 대비 676%, 연평균으로는 14.6%나 상승하면서 미국 증시 130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강세장을 구가하고 있다. 한국 증시 투자자들은 말하곤 한다. ’국장(한국 증시)은 답이 없어, 미국 주식을 사야 해‘라고.미국 증시가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대상이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세계의 인재를 빨아들이는 교육은 경쟁력이 높은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주도하는 민간 부문의 혁신은 부러울 정도다. 여기에 재산권의 보호가 확실하고, 주주 친화적인 투자 문화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의 투자자들이 분산의 관점에서 미국 시장에 대한 노출도를 높이는 건 좋은 일이라고 본다.다만 미국 증시가 늘 불패인 것은 아니다. 사이클로부터 자유로운 자산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좋고, 나쁨‘에 기인한 해석이 아니다. 훌륭한 자산일수록 투자자들의 몰입이 생기고,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버블이 생기는 것이다. 버블의 끝이 어디일지 알 수 없을 뿐, 버블은 반드시 터진다. 질이 나쁜 자산은 파산으로 마감되고, 좋은 자산은 과잉 낙관의 산물인 버블이 붕괴됨으로써 단기적인 급락과 장기적인 휴식기에 들어간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보면 요즘처럼 미국 경제와 자산시장에 대한 믿음이 컸던 시기는 모두 세 차례 있었다. 1950~60년대, 1990년대,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요즘까지의 기간이다. 세 시기 모두 미국 증시의 성과는 기록적으로 좋았고, 강세장이 마감된 이후 미국 증시는 장기 횡보에 들어가곤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 증시의 장기 강세장이 끝날 때 나타났던 공통점들이 있었고, 이는 요즘의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을 제외한 두 번의 장기 강세장이 종결될 때 나타났던 신호들은 ‘과잉 팽창’, ‘재정수지 적자’, ‘주식시장의 고평가’ 등이다.20세기 이후의 패권국가 미국의 헤게모니가 강할 때 미국 주식시장도 장기 강세장을 나타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60년대는 ’자본주의 황금기‘로 불린다. 세계 대전 이후의 복구 수요가 있었고, 미국은 서구블록의 절대 강자였다. 미국 증시도 대공황의 흔적을 지우면서 장기 강세장을 나타냈다. 1990년대도 소련의 몰락과 중국의 자본주의 체제 편입으로 미국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넘버원이 됐고, 나스닥의 기술주들은 인터넷 혁명을 주도했다. .국가로서의 미국이 너무 잘 나가다보니, 미국의 대외정책은 공세적으로 바뀐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베트남전의 수렁에 빠졌고, 1990년대의 호황을 경험한 직후였던 2000년대 초에는 테러와의 전쟁으로 불린 전쟁을 수행한다. 이들 전쟁은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현저히 후퇴시켰다. 파시즘과 나치즘으로부터 인류를 구했던 자유의 나라 미국은 베트남전을 거치면서 ’양키 고홈‘이라는 공격을 받았고, 2000년대 테러와의 전쟁을 치를 때의 미국을 지지했던 국가는 영국이 거의 유일했고, 구미권에서는 반전 시위가 나타났다. 중국과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도 미국이 개입하고 있는 요즘의 모습에서 기시감을 느낀다. 공세적 대외정책에서 비롯된 과잉팽창은 필연적으로 재정수지의 악화를 불러온다. 국방비는 경직적 지출이라 한 번 전쟁에 발을 들여 놓으면 씀씀이를 줄이기 어렵다. 미국의 재정수지는 1960년대 중반부터 적자로 반전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초 역시 1990년대 균형을 회복했던 미국의 재정수지가 급격한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최근에도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는 크게 확대되고 있다.장기 강세장의 막바지 국면에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60년대 강세장의 종반부에는 Nifty Fifty로 불렸던 소수 우량주 강세가 있었고, 1990년대 후반의 강세장에서는 인터넷 주식들에 대한 대중의 몰입이 만든 닷컴버블이 있었다. 닷컴버블과 Nifty Fifty의 주도 종목군은 다소 결이 다르다. 수익모델이 전혀 없던 부실 종목들도 닷컴버블에 올라탔지만, 매력적인 50 종목으로 불렸던 Nifty Fifty 종목군은 당대의 우량주들이었다. IBM,맥도널드,제록스 등이 그들인데, 문제는 PER이 80~100배에 이를 정도로 이들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았다는 점이다.향후 시장에 대한 대처에서도 미국의 재정적자 추이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고삐 풀린 재정적자가 진정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이든은 계속 재정을 써 댈 것이고, 트럼프가 공언하고 있는 감세도 재정적자를 늘리는 쪽으로 작동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직간접적으로 세계의 굵직한 분쟁에 개입하고 있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재정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재정적자는 과잉팽창의 그림자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는 미국의 기술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우리나라 찾는 도요새 56종 81.5만 마리...2015년 대비 67%↑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5년부터 9년 간 전국 20곳의 갯벌과 연안습지를 대상으로 도요새 국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 도래하는 도요새가 총 56종 81만5000 마리에 이른다고 8일 밝혔다.일본에서 가락지가 부착된 도요새(흑꼬리도요)의 국내 관찰 모습. 사진=이재범.이는 도요새 개체수 현황 집계 연구를 시작한 2015년 48만9000 마리에 비해 약 67%가 늘어난 것이다. 도요새는 도요목의 도요과와 물떼새과 등에 속하는 물새류의 통칭이다.지역별 도요새 연평균(2015~2023년) 도래 개체수는 △유부도(15만8000마리), △아산만(5만9000마리), △남양만(5만8000마리), △장항해안(4만7000마리), △영종도(3만3000마리), △압해도(2만4000마리), △강화도(2만3000마리), △금강하구(2만2000마리) 순으로 많았다.국내에서 관찰된 도요새 56종 중에서 40종 이상은 러시아, 중국 북부, 알래스카에서 번식하고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봄과 가을 우리나라를 거쳐 간다.개체수가 많은 종은 △민물도요(19만8000마리), △붉은어깨도요(5만1000마리), △큰뒷부리도요(4만5000마리), △알락꼬리마도요(4만1000마리), △개꿩(3만5000마리) 순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와 별개로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최근 5년(2019~2023) 간 해외에서 가락지가 부착된 도요새 18종 884건을 우리나라에서 관찰해 호주, 러시아, 뉴질랜드 등 연구 협력 국가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알락꼬리마도요와 붉은어깨도요의 수명이 23년 이상인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특히 해외에서 가락지가 부착된 884건 중에서 국립생물자원관 가락지 정보 수신 이메일과 철새정보시스템 가락지 발견 보고를 통한 제보가 760건(86%)에 달해 도요새의 이동 경로를 밝히는데 국민의 기여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5월 11일 세계 철새의 날을 맞아 국가철새연구센터를 주축으로 국제기구와 도요새 보호 및 서식지 관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가락지가 달린 도요새를 관찰하면 ‘철새정보시스템 가락지 발견 보고’에 제보해 도요새 이동 경로 연구와 보호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표=환경부.
- 뉴욕증시, 카시카리 발언에 보합 마감…"당분간 고금리 유지"[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거의 변동 없이 보합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시기 및 횟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인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에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금리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투심이 일부 얼어붙었다.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8% 오른 3만8884.26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5P500지수는 0.13% 상승한 5187.70을,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10% 빠진 1만6332.5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장중 한때 5200선을 돌파했지만, 카시카리 총재의 매파 발언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였다.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카시카리 총재 ‘매파’ 고수…“금리인상 배제 안 해”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에서 열린 밀컨연구소의 2024 글로벌 콘퍼런스 대담에서 “많은 소비자와 기업이 저금리에 부채가 묶여 있기 때문에 연준의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이번 사이클에서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꼽히는 인물이다.그는 “인플레이션은 횡보하는 반면 경제 성장은 탄력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며 “통화정책이 예상했던 만큼 수요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이를테면 30년 고정 모기지금리는 2021년 평균 3% 미만에서 현재 7% 이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신규주택건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기존 집에 머물면서 저금리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고금리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이론보다 덜 할 수 있다는 게 카시카리 총재의 진단이다.그는 통화정책에 대해 세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나는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둔화돼 연말까지 2%까지 떨어지는 경우, 다른 하나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해 횡보하는 경우, 마지막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는 경우다.카시카리 총재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실제로 계속되고 있는지, 아니면 멈췄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을 때까지 장기간 버티는 것”이라며 “아직 이에 대한 답을 알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대담자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냐고 묻자 카시카리 총재는 “현재의 3%대 인플레이션이 고착된다면 우리는 필요할 경우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올해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3월 기준으로 나는 올해 연말까지 2회 금리 인하로 적어냈다”며 “6월엔 내가 어디에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2회 인하에 머물 수 있고 0회 인하까지 갈 수도 있지만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더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밀컨연구소)전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현재 금리는 충분히 제약적이라며 올해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비하면 카시카리 총재는 여전히 매파 색채를 고수한 것이다. 카시카리 총재 발언이 나오면서 뉴욕증시는 상승폭을 줄였고, 나스닥 지수는 결국 하락 반전했다.뉴욕의 잉걸스 앤 스나이더의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인 팀 그리스키는 “조용한 날이었고, 차익 실현도 일부 이뤄지고 있다”며 “초점은 여전히 연준에 맞춰져 있지만 연준은 조만간 금리 인상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사흘 연속 랠리를 펼쳤던 엔비디아는 이날 1.72% 하락했다.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인공지능(AI)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를 출시한 애플은 0.38% 상승에 그쳤다. 아이패드 프로는 AI를 위한 칩이라는 M4칩이 탑재했다. 테슬라(-3.76%), 마이크로소프트(-1.02%) 등은 하락했다. 테슬라는 4월 중국 전기차 출하량이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월트디즈니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으면서 9.5% 급락했다. ◇3년물 국채경매 수요 탄탄…10년물 4.45%국채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소폭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455%를, 30년물 국채금리는 4.5bp 떨어진 4.597%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0.4bp 오른 4.826%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580억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게 영향을 미쳤다. 3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4.605%로, 지난달 입찰 때보다 57bp가 낮았다. 견조한 수요를 기록한 것이다. 8일에는 420억달러의 10년물 국채, 9일에는 250억달러의 30년물 국채입찰이 있을 예정이다.◇달러 강세…달러·엔 환율 다시 상승장초반 약세를 보던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31% 오른 105.37을 기록 중이다. 엔화 환율도 다시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0.5% 오른 154.69엔을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10달러(0.13%) 하락한 배럴당 78.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17달러(0.2%) 하락한 배럴당 83.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가 석유 수출국(OPEC)플러스의 증산 가능성을 내비친 게 영향을 일부 미쳤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OPEC+가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OPEC+의 감산 여부는 6월1일 열리는 회의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유럽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영국FTSE100지수는 1.22%, 독일 DAX지수는 1.4%, 프랑스 CAC40 지수는 0.99%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