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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동물을 찾아서]가을…나그네새가 돌아왔다
- 벌매(국립생물자원관 제공)이데일리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된 동식물을 소개하는 기사를 국립생물자원관의 도움을 받아 연재합니다. 인간의 남획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변화는 수십년 전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있던 동식물들마저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멸종위기 동식물들에 대해 더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합니다.[편집자주][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벌써 가을입니다. 어떤 분은 계절의 변화를 몸과 마음으로 느낀다고 하는데요, 어떤 동물들은 계절이 바뀌면 이사를 준비합니다. 계절에 따라 옮겨다니는 철새가 대표적인 동물입니다.가끔 이런 모습을 ‘철새 정치인’ 등으로 비하하기도 하는데요, 철새들이 알면 자존심이 많이 상할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이동은 생존을 위한 숙명과도 같은 일입니다. 새는 크게 장거리 이동 없이 한 곳에 터전을 잡고 사는 텃새와 계절마다 이동하는 철새로 구분됩니다. 철새는 또 계절에 따라 여름철새와 겨울철새, 봄·가을에 이동하는 나그네새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현재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은 246종입니다. 이 중 조류는 61종(1급 12종·2급 49종)입니다. 이들 가운데 매년 봄·가을 우리나라를 찾는 나그네새는 10여종 정도입니다.가장 대표적인 나그네새는 △넓적부리도요(1급) △청다리도요사촌(1급) △검은머리촉새(2급) △무당새(2급) △물수리(2급) △벌매(2급) △알락개구리매(2급) △알락꼬리마도요(2급) △흑두루미(2급) 등입니다.넓적부리도요는 몸길이 14.5㎝의 덩치가 그리 크지 않은 도요과 조류입니다. 부리 색이 검고 끝이 주걱 모양으로 생긴 것이 특징입니다. 여름철 번식기에는 얼굴과 가슴 등이 붉은 갈색으로, 겨울에는 머리가 엷은 회색으로 눈썹선과 가슴은 모두 흰색으로 변합니다. 다리는 검은색입니다.청다리도요사촌은 몸길이 30㎝의 중형 도요과 조류입니다. 몸길이에 비해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들도 여름과 겨울에 몸색깔이 바뀌는데요, 여름에는 정수리와 뒷머리가 검은빛이 도는 갈색으로, 겨울에는 몸 윗면 회색 깃 가장자리 흰색이 됩니다. 다리가 노란색이어서 다른 도요과 조류들과 구분됩니다.검은머리촉새(국립생물자원관 제공)검은머리촉새는 몸길이 15㎝의 멧새과 조류입니다. 수컷은 얼굴과 멱이 검은색이고 배는 선명한 노란색입니다. 암컷은 눈썹선과 배가 연한 노란색입니다. 옆구리에 어두운 갈색 줄무늬가 있습니다. 무당새는 몸길이 약 14㎝정도의 멧새과 조류입니다. 겨울깃은 암컷과 수컷 모두 머리 꼭대기, 머리 옆 뒷목이 녹색으로 각 깃털 끝이 다소 진합니다. 부리는 비교적 가늘고 긴 편으로 붉은 갈색, 다리는 살구색입니다. 주로 남해안 일대에서 관찰됩니다. 물수리(국립생물자원관 제공)물수리는 날개가 가늘고 긴 형태의 수리과 조류입니다. 몸길이는 54~64㎝로 머리가 흰색이며 등과 날개 윗면은 흑갈색입니다. 중앙꼬리를 제외하고 몸 바깥쪽 꼬리는 흑갈색 또는 담갈색 반점이 있습니다. 날개 아랫면은 전체적으로 희색이지만, 날 때에 윗면은 어두운 흑갈색을 띱니다. 주로 어류를 사냥합니다.벌매는 매목 수리과 속하는 맹금류지만, 벌의 유충을 주로 잡아먹는다고 해서 ‘벌매’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몸 윗면은 갈색 또는 흑갈색을 띱니다. 제주도의 중산간 초지대, 곶자왈, 마라도 등에서 발견되며, 9월 한 달에 걸쳐 수십마리에서 수백마리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룹니다. 알락개구리매(국립생물자원관 제공)알락개구리매는 수리과 조류입니다. 몸길이 41~49㎝, 날개를 편 길이는 103~116㎝로 날 때 날개를 위로 들어 올려 ‘V’자 모양을 만듭니다. 수컷은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암컷은 갈색을 띱니다. 주로 하천에서 소형조류나 양서류, 파충류, 설치류, 곤충류 등을 잡아먹습니다.알락꼬리마도요는 몸길이가 53~66㎝로 도요새 중에 덩치가 큰 새로 분류됩니다. 휘어진 긴 부리로갯벌에 숨은 갯지렁이와 게 등을 끄집어내 물에 씻어 먹을 정도로 영리합니다.낙동강 유역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포착된 재두루미와 흑두루미(환경부 제공)흑두루미는 국제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새입니다. 두루미, 재두루미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선비와 장수의 상징인 학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겨울을 우리나라에서 보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일본 이즈미로 향하는 중간 기착지로 우리나라를 찾습니다.철새는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장거리 여행하며 사는 것이 숙명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이 ‘동→서’ 이동이 아닌 ‘북→남’ 이동을 합니다. 많은 철새들이 여름철에 시베리아와 몽골 등 북반구에서 번식해 가족을 꾸립니다. 이어 짧게는 1~2일, 길게는 1~2개월 동안 우리나라에서 머무른 뒤 다시 추운 겨울을 피해 따뜻한 동남아시아나 호주 등 남쪽으로 이동합니다. 철새의 수명은 확인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벌매의 경우 약 30년 정도를 사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들은 매년 봄 가을 두번씩 먼바다를 건너고 있습니다. 벌매는 러시아 동부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한반도를 거쳐 중국 산둥반도로 넘어갑니다. 이때 소청도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상승기류를 타고 400㎞정도 떨어진 산동반도까지 날아갑니다. 힘들고 고된 일일 텐데도 명절이면 고향을 찾는 우리처럼 매년 이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대이동은 왜 하는 걸까요? 여기에는 여러 학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먹이설입니다. 새들도 사람처럼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더 좋은 환경을 찾아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먹이도 많고 쾌적한 환경에서 짝을 찾아 가족을 이루고 충분하게 휴식을 취한 뒤, 날씨가 추워져 먹잇감이 사라지면 잠시 다른 먹잇감이 풍부한 곳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고향을 찾는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이들의 긴 여행에 휴게소와 같은 곳이 되는 셈입니다.넓적부리도요와 청다리도요사촌 등 도요새류는 날갯짓으로만 비행을 하는데요, 서해 갯벌에서 먹이 활동을 통해 몸집을 2배 가까이 늘려서 체력을 보충한 후에 장거리 여행에 나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몸집만 봐도 우리나라에 언제 왔는지가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아쉽게도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는 매년 크게 줄고 있다고 합니다. 서식지와 월동지에서의 무분별한 남획과 개발 등으로 이들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탓입니다. 새가 없는 하늘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새가 없다면 사람도 살 수 없다고 합니다. 생태계 연결고리에서 한 고리만 깨져도 생태계 피라미드가 와르르 무너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김성현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는 말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지킬 수 있습니다. 어떤 새가 멸종위기인지를 알지 못한다면 지키려고 해도 지킬 수 없습니다. 이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관련기사 ◀☞ [멸종동물을 찾아서]멸종위기종 삵…호랑이보다 무서운 교통사고☞ [멸종동물을 찾아서]일본인이 더 사랑한 '조선원앙'☞ [멸종동물을 찾아서]“살았나 죽었나”…일제때 사라진 ‘아무르 표범’☞ [멸종동물을 찾아서]무지개 팔색조 제주로 돌아온 이유☞ [멸종동물을 찾아서]한라산 노루 '멸종위기' Vs '유해동물'☞ [멸종동물을 찾아서]'여우야 여우야 뭐하니..죽었니 살았니?'☞ [멸종동물을 찾아서]향기탓에 멸종위기..휴전선 덕에 살아남은 사향노루☞ [멸종동물을 찾아서]백령도 점박이물범…천적은 '상어' 아닌 '사람'☞ [멸종동물을 찾아서]마지막 한국늑대 동물원에서 죽었다☞ [멸종동물을 찾아서]정력에 좋다는 속설에 멸종당한 '대륙사슴'☞ [멸종동물을 찾아서]한국 스라소니, 사냥꾼은 "있다" Vs 학계는 "없다"
- [e한가위] '은은한 묵향' '살진 꽃게'…진도 운림산방·서망항
- 전남 진도 운림산방 가는길(사진=이정화)[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하늘이 드높고 햇살이 따사로워 어디로든 떠나기 좋은 가을, 발걸음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예향 진도로 향한다. 지금 진도에 가야 할 이유는 두 가지다. 19~20세기 남종화의 성지인 진도 여행 1번지 운림산방이 이맘때 가장 아름답고, 특산물 꽃게가 제철을 맞았기 때문이다. ◇남종화의 대가 허련 선생이 머문 곳 ‘운림산방’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 선생이 머물며 작업한 곳이다. 아담한 화실, 잉어가 노는 연못, 단정한 초가 살림채가 첨찰산을 병풍 삼아 볕 좋은 자리에 들어섰다. 그런데 남종화는 무엇이고, 소치는 누구인가? 운림산방이 왜 진도 여행 1번지일까? 남종화니 북종화니 하는 용어는 중국 명나라 때 나왔다. 당나라 이후의 그림을 아마추어인 문인 출신이 그린 남종화와 직업 화가들이 그린 북종화로 구분한 것이 시초다. 직업 화가란 이를테면 조선 시대 도화서 소속 화원이던 단원 김홍도 같은 이를 가리킨다. 남종화는 기법이나 세부 묘사보다 그림을 통해 문인의 이상과 사상, 철학 등 내면을 표현하는 것을 중시했다. 조선에 남종화 화풍이 들어온 것은 18세기로 심사정, 강세황 등이 주도했다. 19세기에는 추사 김정희와 그 제자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남종화의 세계가 펼쳐졌다. 소치는 추사의 애제자다. 원나라 말기 최고의 서화가로 꼽히는 대치 황공망에 견줄 만하다며 ‘소치’라는 호를 지어준 이도 추사다. “압록강 동쪽에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한 데서 그 뜻을 짐작할 수 있다. 소치의 일생에 추사를 만난 것이 결정적인 사건이지만, 그 외 동시대 인물들과 나눈 인연도 드라마틱하다. 소치의 첫 스승은 해남 대흥사의 초의선사다. 시, 서, 화에 두루 능했을 뿐 아니라 《동다송》을 지어 조선 후기 차 문화 부흥에 앞장선 주인공이다. 소치는 초의선사 덕에 해남 명문가인 고산 윤선도 일가의 녹우당에 드나들며 공재 윤두서의 화첩을 보고 그림 기법을 익혔다. 당대 최고 학자인 추사에게 소치를 소개한 이도 초의선사다. 전남 진도의 간장게장(사진=이정화)◇초가를 두른 돌담에 오래 머물고파소치는 추사의 문하생이 되어 서울로 올라간 지 10여 년 만에 헌종 앞에서 그림을 그려 바치는 영광을 누린다. 다산 정약용의 아들 정학연, 흥선대원군 이하응, 민영익 등 유명 인사들과도 두루 교분을 나누었다. 그러다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낙향해 운림산방을 짓고 여생을 보낸다. 운림산방은 소치의 작업실이었을 뿐만 아니라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의재 허백련, 임전 허문 등으로 화풍을 이어간 남종화의 산실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한 가문에서 이렇듯 걸출한 화가가 여럿 나오고 화맥이 이어진 경우는 어느 나라 회화사에도 유례가 없다.운림산방은 이런 내력을 알고 가야 더 잘 보인다. 하지만 사전 지식 없이 찾아도 연못가나 툇마루에 걸터앉아 쉬고 싶을 만큼 운치가 빼어나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뱃놀이 장면의 배경이 된 연못 가운데 둥근 섬에는 소치가 심은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웠고, 툇마루에 앉으면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한숨 자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운림산방 현판도 눈여겨보자. 소치의 방손으로 남종화의 마지막 대가라 일컬어지는 의재 허백련의 글씨다. 화실 뒤편에는 안채와 사랑채가 ‘ㄱ’자 모양으로 붙은 살림집이 있다. 이곳에서 미산과 남농이 태어났고, 어린 의재가 그림을 공부했다. 초가를 두른 돌담과 마당 한옆에 핀 봉선화가 정겨워 오래 머물고만 싶다. 소치와 그 후손의 작품을 모아 전시한 소치기념관, 진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진도역사관도 관람하자. 토요일에 진도를 찾는다면 오전 11시에 남도예술은행이 주관하는 토요그림경매에 가보는 것도 좋다. 운림산방 옆 몽연각에서 열린다. 바로 옆에 남도전통미술관도 있어 예술의 향기에 흠뻑 취해볼 수 있다.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는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진도북놀이, 남도잡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토요민속여행 무료 상설공연도 펼쳐진다. ㅈ◇삼별초 항쟁지 서망항서 꽃게는 덤 ‘서망항’꽃게 산지인 서망항으로 갈 차례인데, 그 전에 들를 곳이 있다. 진도 남도진성(사적 127호)이다. 고려 때 몽골에 대항해 남하한 삼별초가 항쟁 근거지로 삼은 곳으로, 현재 있는 성은 조선 시대에 개축한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성안에 사람이 살았으나, 지금은 모두 이주하고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성 외곽을 건너다니기 위해 축조한 무지개다리 쌍운교와 단운교는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형태라 한다. 이밖에 군사 관련 유적이 여럿이다. 삼별초가 여몽 연합군과 협상 장소로 이용한 벽파진도 그중 하나다. 명량대첩 때 충무공 이순신의 군대가 머문 곳이기도 하다. 벽파진에는 명량대첩 승전을 기념해 세운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가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 국한문 혼용비로 그 의미가 각별하다. 노산 이은상이 짓고, 추사 이후 최고 서예가로 꼽히는 소전 손재형이 썼다. 소전의 작품 세계는 진도군청 옆 소전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제 꽃게잡이가 한창인 서망항으로 가자. 서망항에는 7~8월 금어기를 제외하면 늘 꽃게가 난다. 적조가 없는 청정 해역인데다 플랑크톤을 비롯한 먹이가 풍부하고, 갯바위 모래층이 형성돼 꽃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 때문이다. 진도에서는 통발로 꽃게를 잡는다. 그물로 잡을 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아 게 맛이 훨씬 좋다. 잡히자마자 집게를 절단하므로 집게만 봐도 진도산인지 아닌지 금방 안다. 꽃게잡이 어선이 들어오면 박스마다 들어찬 꽃게를 지게차에 실어 수협 위판장으로 옮기는데, 경매를 위해 수조에 풀어놓자마자 언제 꽁꽁 묶여 있었나 싶게 팔딱거린다. 9월 이후 나오는 꽃게는 살이 꽉 차 그대로 쪄 먹어도 맛있고, 탕이나 무침으로도 인기다. 진도읍의 신호등회관이 꽃게 요리로 유명하다. 서망항에서는 해마다 진도꽃게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0월 24~25일 개최될 예정이다. 1박 2일 일정이라면 바다가 보이는 펜션이나 운림 삼별초공원 한옥체험장에서 묵기를 권한다. 전남 진도의 토요민속여행(사진=이정화)◇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운림산방→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진도 남도진성→서망항▷1박 2일 여행 코= 첫째 날 / 운림산방→점심식사(꽃게 요리)→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진도 남도진성→서망항, 둘째 날 / 소전미술관→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진도타워(진도대교와 울돌목 조망)△가는길▷기차= 용산역-목포역, KTX 하루 16회(05:20~22:15)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1544-7788▷버스= 서울-진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7:35, 09:00, 15:30, 17:35) 운행, 약 4시간 40분 소요. 목포-진도, 목포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여 회(06:15~20:30) 운행, 약 1시간 소요.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진도공용터미널 (061-544-2121) 목포종합버스터미널 (1544-6886)▷자가용=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영산호하굿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77번 국도→우수영→진도대교→녹진교차로에서 금골리(진도군청) 방면 좌회전→진도대로→남동교차로에서 쌍계사(금갑) 방면 좌회전→남산리에서 신비의 바닷길(의신) 방면으로 좌측→운림산방로→운림산방 △ 주변 볼거리= 세방낙조 전망대, 쌍계사, 첨찰산, 장전미술관, 배중손사당 등전남 진도의 꽃게찜(사진=이정화)
- [e주말] 허연 물줄기가 절벽에 핀 꽃 같아라
- 홍푱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보라가 무지개를 만들어 내고 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양산 천성산 깊은 곳에 비경이 있다. 울창한 숲을 배경 삼아 절벽을 타고 물줄기를 쏟아내는 홍룡폭포다. 위풍당당한 물줄기와 물보라가 퍼지며 생기는 무지개, 고즈넉한 암자가 어우러진 풍경이 신선도 반할 만큼 아름답다. 홍룡폭포를 만나려면 홍룡사로 가야 한다. 홍룡사는 673년(문무왕13) 원효가 창건한 절이다. 원효가 천성산에서 중국의 승려 1000명에게 《화엄경》을 설법할 때 창건했다고 한다. 조선 선조 때까지 영남 제일 선원으로 꼽히다가 임진왜란 때 불탄 뒤 1910년에 새로 지어 고찰의 면모는 보이지 않는다.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는 홍룡폭포◇승려들의 목욕터 ‘홍룡폭포’대웅전 오른쪽으로 난 돌계단이 홍룡폭포 가는 길이다. 다소 가파르지만 짧은 거리라 힘들지 않다. 마지막 돌계단에 올라서면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홍룡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거대한 바위를 타고 떨어지는 물줄기와 절벽 아래 자리한 관음전이 시선을 압도한다. 관음전 맞은편으로 다리를 건너면 최근에 세운 약사여래불이 있다. 원효가 설법할 당시 승려들이 절 옆의 폭포수를 맞으며 몸을 씻었다니, 홍룡폭포는 승려들의 목욕 터였던 셈이다. 폭포와 암자, 불상이 어우러져 신선이 사는 세상인 양 신비함을 연출한다. 하얗게 쏟아지는 물줄기는 절벽에 핀 꽃 같고, 절벽 아래 작은 암자는 물 위에 핀 연꽃 같다. 크고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신비로운 풍경이 천하제일이다. 여름철 소나기가 한바탕 지나면 폭포의 물줄기는 더 힘차게 떨어진다. 고요한 산중에 폭포 소리만 울려 퍼진다. 쉼 없이 정진하라는 마음속 울림 같기도 하고, 108배 올리는 이들의 기원 같기도 하다. 녹음이 우거진 숲, 말없이 미소를 머금은 불상 속에서 홍룡폭포만 생동감을 표출한다. 홍룡폭포에 가면 할 일이 있다. 물보라 사이로 피어오르는 무지개를 찾아보는 일이다. 폭포 물줄기가 바위에 부딪히며 3단으로 떨어지는 구조여서 햇빛이 비추는 날이면 항상 무지개가 뜬다. 물이 떨어질 때 바위에 부딪혀 사방으로 물보라가 퍼지면서 무지개가 생긴다. 홍룡이라는 이름도 무지개 홍(虹)에 용 용(龍)을 합친 것이다. 《양산시지》에 따르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보라가 무지개를 만들면 황룡이 무지개를 타고 승천하는 것 같아 ‘홍룡’이란 지명이 유래했다고 한다.계곡미가 뛰어나 소금강이라 불리는 내원사계곡◇양산시민의 제1피서지 ‘내원사계곡’내원사계곡은 양산 시민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피서지다. 천성산 울창한 숲 사이로 흐르는 계곡은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계곡물이 바위를 타고 흐르다 만들어진 소가 많아 아이들 물놀이하기 좋다. 계곡을 따라 음식점이 있어 너럭바위에 걸터앉아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닭백숙 먹으며 더위를 씻어내기에 그만이다. 계곡 상류에는 원효가 천성산 기슭에 창건한 89개 암자 중 하나인 내원사가 있다. 법기수원지는 새롭게 알려진 휴양지다. 1932년 일본인에 의해 건설된 수원지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80년 동안 출입을 통제해오다 지난 2011년부터 일부 구간이 개방되었다. 법기수원지의 매력은 손때 묻지 않은 원시림에 있다. 높이 30m가 넘는 편백이 숲을 이루기도 하고, 아름드리 벚나무가 터널을 만들기도 한다. 한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 삼림욕하며 더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통도환타지아는 양산의 대표적 놀이 시설이다. 프리스윙, 바이킹, 콘돌 등 20여 개 놀이기구가 쉴 새 없이 돌아가 아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꾸며진 아쿠아환타지아도 연계된다.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놀 수 있는 파도풀, 튜브를 타고 급류를 따라 흘러가는 토렌토리버, 건물 4층 높이에서 순식간에 내려오는 다양한 슬라이드 등을 갖췄다. 아쿠아환타지아의 모든 풀에는 지하 암반 온천수가 제공된다. 양산의 야경을 감상하기 좋은 양산타워.◇활기넘치는 ‘남부시장 오일장’남부시장은 상설 시장이지만 끝 자리 1·6일에 오일장이 열린다. 장날이면 시장 안은 물론, 평소 조용하던 길가에도 좌판이 들어서 시끌벅적하다. 조선 후기부터 활성화된 양산오일장은 쌀, 보리, 면포, 과일, 어류 등 없는 게 없는 시골 백화점이었다. 물금, 부산, 김해, 울주, 경주 등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왔다. 낙동강 수운이 쇠퇴하고 장터가 도심으로 변하면서 주춤하기도 했으나, 남부시장을 중심으로 오일장이 열리면서 찾는 사람이 늘고 거래도 활발해져 활기가 넘친다. 양산타워에 오르면 양산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국내 세 번째 높이를 자랑하는 양산타워(160m) 전망대에서 양산 시가지와 낙동강하굿둑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영대교와 인근의 음악분수도 한여름 밤에 펼쳐지는 불빛의 향연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다. ◇여행메모△여행코스= 홍룡폭포→내원사계곡→법기수원지→양산타워→(숙박)→ 남부시장→통도환타지아→대운산자연휴양림△가는길▷기차= 서울역-물금역, ITX-새마을호 및 무궁화호 하루 9회(6시10분~17시40분) 운행, 약 4시간 30분~5시간 20분 소요.▷버스= 서울-양산,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4회(8시30분~18시) 운행, 약 4시간 1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6~8회(7시50분~23시30분) 운행, 약 4시간 소요▷자가용= 경부고속도로→양산 IC→양산대로 언양?양산지방공단 방면→감결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우회전→대석저수지→홍룡로→홍룡폭포△잠잘곳= 통도환타지아콘도(055-379-7000, 대운산자연휴양림(055-379-8670), 통도자연관광호텔(055-381-1010), 쇼모텔(055-382-6699)△먹을곳= 천성산너른터(촌닭백숙, 055-375-3192), 왕개미집(메기매운탕, 055-384-2120), 경기식당(산채비빔밥, 055-382-7772), 금호정우리밀칼국수(메밀국수, 055-381-2232)
- 온천욕에 한상가득 밥상은 '덤'...'쉼' 있는 설
- 테르메덴[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올해 설 연휴는 여느 해보다 길다. 닷새나 되는 자유 시간, 지난 명절처럼 가족 친지들과 텔레비전 앞에서 리모컨 눈치싸움을 하거나 핸드폰만 들여다보기엔 너무 아깝다. 어떻게 하면 꿀같은 연휴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면, 멀리 가지 않고도 낭만과 여유, 그리고 가족과 쫀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멋과 맛, 흥이 살아있는 경기도로 떠나자.◇몸과 마음을 어르다, ‘이천 온천여행 + 쌀밥정식’ 명절의 의미를 뭐니 뭐니 해도 휴식에서 찾는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물 좋은 곳, 이천으로 향할 때다. 이천 테르메덴 온천은 지하 암반 800~ 1200m에서 퍼 올린 나트륨 알카리성 중탄산 온천이다. 독일식 온천을 모델로 한 실내 원형 바데풀에 몸을 담그면 뜨끈한 기운과 함께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린다. 테르메덴은 어른을 모시고 가족 삼대가 함께 방문하면 50% 할인이 된다. 여기에 몸과 마음의 노곤함을 풀고 반질반질 윤기가 나는 이천 쌀밥 정식 한상이면 온 가족 기운을 북돋는 의미 있는 명절을 지낼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모시기에 손색없는 이천 여행으로 효도도 하고 재충전도 하자. 평일 09시~20시, 주말 08시~20시. (031)645-2000△주변 먹을 곳▷나랏님(쌀밥 한정식)= 최대 600명까지 수용가능한 대형 식당으로 떡갈비, 황태구이 등이 별미다. 가격은 돌솥이천쌀밥정식이 1만 2000원.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031-638-8088)▷임금님 쌀밥집(쌀밥 한정식)= 양념게장과 떡갈비, 된장찌개가 별미다. 쌀밥정식이 1만 2000원이다. 18일과 19일은 휴무다. (031)632-3646수원화성 설경◇행궁서 나들이하고 갈비도 먹고, ‘수원 화성 여행 + 수원갈비’ 왕도가 될뻔한 도시. 수원은 젊은 왕 정조의 야망과 효심의 역작인 화성을 품고 있다. 당당한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은 낮에는 거중기로 건축된 과학 설계의 정수를, 밤에는 조명과 어우러지며 고요한 성곽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호젓하게 화성을 거닐다 보면 수원천의 북쪽 수문 돌다리, 화홍문과 정자인 방화수류정을 만날 수 있다. 7개의 무지개 모양의 다리와 그 위에 단층의 누각을 감상한 후 방화수류정에서 화성열차를 타고 수원행궁을 돌면 걷기의 고단함도 덜고 아름다운 용연도 구경할 수 있다. 수원 화성박물관도 쭉 돌아보며 화성에 대한 이해를 높인 후에 출출해진 배는 수원 갈비로 채워보자. 수원은 원래 화성축성 때문에 우(牛)시장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갈비로 유명해졌다. 200년간 이어진 수원 갈비의 명성에 걸맞게, 좋은 마블링, 풍부한 육즙, 게다가 양도 많은 생갈비집이 여행객을 유혹한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갈비 한 상이면 온 가족이 따뜻한 설날을 보낼 수 있다. 수원화성은 주중 월요일이 휴관이다. 하절기에(3월~10월)는 09시부터 18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09시부터 17시까지 운영한다. (031)290-3600△주변 먹을 곳▷삼부자 갈비= 설 연휴에는 19일에 쉰다. 한우 갈비 1인분이 2만 3000원, 미국산은 1만 2000원, (031)211-8959. ▷가보정= 무려 1000석 규모다. 국내산한우 생갈비 1인분이 5만 4000원이다. 미국산 1인분은 3만 8000원(450g)이다. 한우 갈비 정식과 양념갈비 정식 1인분은 2만 2000원이다. 1600-3883
- '고추장보다 붉은 유혹' 어서오라 손짓…전북 순창
- 강천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현수교(구름다리)와 강천산의 가을 풍경. 50m 높이로 하늘을 가르듯 놓여 있는 현수교를 건너자 발 아래로 강천산의 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바야흐로 시간은 가을의 뒤안길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10월 초 설악산 대청봉에서 시작된 단풍이 전 국토를 오색 물감으로 채색하더니 거침없이 남하 중이다. 이제는 조금 서두르는 게 좋겠다. 워낙 빠른 남하 탓에 자칫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바삐 달아나는 가을을 쫓아 남쪽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지는 고추장의 고장, 전북 순창이다. 순창에도 벌써 가을향기가 물씬난다. 순창의 명산인 강천산의 단풍은 가을 햇살 아래 현란한 황금빛을 발산하기 시작했고, 붉고 샛노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남도의 단풍이 절정을 맞았다. 붉고 샛노란 단풍이 옷을 갈아입은 강천산 산책길에서 다정한 연인이 그들만의 추억 담기에 여념이 없다.◇호남의 소금강 ‘강천산’…색동옷 입다 강천산은 순창에서 고추장 다음으로 유명하다. 순창군 팔덕면과 담양군 용면의 경계에 있다. 산은 높지도 낮지도 않다. 정상이 불과 584m. 적당한 높이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 그 품이 마치 고요한 덕산(德山)의 형상이다. 그런데도 제법 명산 대접을 받는다. 수려한 산세와 웅장한 암벽 등 산에 깃든 옹골찬 풍경 덕이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이유다. 원래 이름은 용천산(龍天山)이었다. 산세가 용이 꼬리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아서다. 1982년 전국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천혜의 비경도 잘 보전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강천산을 찾는다. 지난해에만 무려 120만명 이상이 다녀갔다. 절정은 단풍철이다. 이 시기에 강천산 일대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물감을 칠한 듯 색색으로 변해 단풍의 명산이라는 내장산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산이 높지 않으니 오르는 부담도 덜하다. 동네 야산을 산책하는 것보다 조금 더 힘을 쓰는 정도다. 예닐곱 시간씩 걸리는 강천산 일주산행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병풍계곡에서 강천사를 지나 현수교 전망대를 거쳐 구장군폭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가볍게 산책하듯 풍경과 산세를 고루 엿볼 수 있다. 매표소에서 구장군폭포까지는 약 5㎞ 남짓. 왕복으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이 완만한 데다 물소리 새소리도 그치지 않은 산등성이 틈새로 단풍이 훠이훠이 이어진다. 산책로는 계곡을 따라 조성됐다. 말 그대로 단풍길이다. 물 위에 비친 단풍의 색감은 더 정겹다. 산책로를 따라 이파리가 꼭 아기 손바닥 만한 애기 단풍나무가 도열해 있다. 붉은 잎들 위로 어른거리는 햇빛이 얼마나 고운지, 빨갛고 노란 이파리가 얼마나 매혹적인지 자주 걸음을 멈추게 된다. 매표소를 지나 첫 번째로 만나는 절경은 병풍폭포. 4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2002년에 만들어진 인공폭포다. 하지만 절벽에 이끼가 자라고 작은 소(沼)로 폭포수가 떨어져 자연폭포보다 더 자연스럽다. 절벽으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와 오색찬란한 풍경, 오후 햇살이 만들어낸 무지개가 장관을 연출한다. 초록빛 터널을 이룬 22그루의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지나면 강천사다. 강천사는 작고 소박한 절집이다. 천왕문도 따로 없지만 신라 때 창건돼 역사가 깊고, 절집 곳곳에선 시간의 흔적이 느껴진다. 강천사를 지나 강천산의 명물 구름다리로 향한다. 전망대로 향하는 푯말을 따라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등산로에 조성한 대나무 숲길도 운치가 있다. 여기서 10분 정도 걸으면 강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를 만난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붉은색 현수교인 구름다리는 지상 50m 높이에 폭 1m, 길이 76m로 발을 내디딜 때마다 흔들거려 정신이 아득해진다. 구름다리 아래로 펼쳐지는 단풍물결은 바람이 불 때마다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구름다리를 건너 다시 산책로로 내려올 수도 있고 신선봉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다시 산책로로 내려와 10여분 더 걸으면 구장군폭포다. 120m 높이. 그저 장엄한 모습에 순간 걸음이 멈춰진다. 마한시대 아홉 장수가 죽기를 결의하고 전장에 나가 승리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곳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구장군폭포는 쌍폭으로 장마철에만 폭포수가 쏟아지는 마른 폭포이지만 물을 끌어올려 사계절 폭포수가 쏟아지게 됐다. 장군목은 수만년 동안 거센 물살이 다듬어 놓은 기묘한 바위들이 마치 살아움직이는 듯 기묘하다.◇자연이 빚은 명당 중 명당 ‘장구목’강천산을 나와 귀미마을로 향했다. 무량산 아래 자락에 자리한 귀미마을은 순창의 대표적인 장수마을. 630여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집성촌으로도 유명하다. 과거에는 구미마을로 불렸다. 거북바위가 있어서 마을이름을 ‘구미’(龜尾)라고 지었다고 한다. 왜 장수마을인지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마을 앞에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강이 펼쳐져 있다. 섬진강 상류인 적성강이다. 강은 동계면 어치리 내룡마을부터 풍산면 대가리 향기마을까지 24.2㎞에 걸쳐 순창의 동쪽 땅에 숨죽여 흐른다. 소녀의 눈동자처럼 물이 맑다고 해서 붙은 이름. 섬진강 530리 물길 중에서도 가장 경치가 아름답고 한적하다. 구미마을을 기점으로 섬진강을 따라 조성된 거북이길을 따라 걸으면 산들이 빙 둘러 늘어서고 강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강 길을 따라 오르면 장군목에 이른다. 장군목은 섬진강의 최상류에 있다. 순창에서도 ‘명당 중 명당’이라고 한다. 섬진강 물줄기 중에서 가장 웅장하고 원시적인 구간이다. 장군목이라는 이름은 서북쪽으로 용골산과 남쪽으로 무량산의 봉우리가 마주 서 있는 풍수의 형상을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이라 부르는 데에서 연유한다. 흔히 마을사람들은 장구의 목처럼 좁아진다고 하여 장구목이라 불렀다. 장군목은 강바닥 전체가 바위로 이뤄져 있어 마치 거대한 바위가 살아움직이는 군무를 보는 듯하다. 수만년 동안 거센 물살이 다듬어놓은 기묘한 바위들이 약 3㎞에 걸쳐 드러나 있는데, 큰 거북은 강심을 차지하고 작은 거북들이 강가에 모여 노는 듯한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연꽃바위, 자라바위, 장군목 ‘요강바위’. 한때 배짱 큰 도둑이 훔쳐가기도 했지만 지금은 제자리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지켜주고 있다.요강바위 등 기기묘묘하게 움푹 파인 바위들은 원시 그대로의 모습이다. 그중 강 중심 바위 가운데가 요강처럼 움푹 파여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요강바위다. 높이 2m, 폭 3m, 무게는 무려 15t이나 된다는 요강바위에는 깊은 웅덩이가 파여 있는데, 한국전쟁 때 마을주민이 몸을 숨겨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아이를 못 낳는 여인네가 이 바위에 치성을 드리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도 있다. 마을사람들이 수호신처럼 받는 이 바위를 한때 배짱 큰 도둑이 통째로 훔쳐 가기도 했다. 하지만 도난 후 1년 6개월 만에 제자리를 찾아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지켜주고 있다. ◇여행메모△가는길=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익산포항고속도로, 순천완주고속도로, 88올림픽고속도로를 차례로 타고 순천나들목으로 빠져나간다. △먹을곳=장군목 요강바위 입구에 장구목(063-653-3917)의 대표 메뉴인 민물새우탕을 추천한다. 식당 앞 적성강에서 잡아올린 신선한 민물고기와 민물새우로 끓인 매운탕.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민물새우탕은 4만 5000원(4인기준·공깃밥 제외)이다. 순창고추장의 명가인 명가원(063-652-1667)의 순창고추장 숯불삼겹살구이(1인분 12000원)도 일품이다. 순창고추장과 삽겹살 맛의 조화가 특징. 매콤하면서도 고소하다. △잠잘곳=순창은 숙박시설이 많지 않다. 그중 장류체험관(063-650-5432)이 싸고 깨끗한 편. 하지만 고추장 담그기, 농촌체험을 해야만 숙박이 가능하다. △주변 볼거리=순창군은 30일부터 나흘간 순창 고추장민속마을과 강천산 일대에서 제9회 순창 장류축제를 연다. 올해 축제는 ‘자연이 빚은 순창이야기’가 주제. 순창 장류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80여개 체험 행사와 공연, 전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대표적인 장류인 간장·고추장 등의 장류와 쌈장, 김치, 쿠키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또 옹기 만들기, 인절미와 떡볶이 만들기, 나만의 이색 비빔밥 만들기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도 있다. 강천산의 절정은 단풍철이다. 이 시기 강천산 일대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물감을 칠한 듯 붉고 노랗게 변한 단풍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강천산 산책길은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이 완만한데다 새소리, 계곡소리가 그치지않고, 알록달록 단풍은 훠이훠이 지나간다.강천산 병풍폭포의 가을 풍경. 4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인 병풍폭포는 2002년 만들어진 인공폭포다. 절벽으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와 오색찬란한 단풍, 오후 햇살에 비친 무지개가 장관을 연출한다.강천산 현수교(구름다리)에서 바라본 강천산의 가을 풍경. 50m 높이로 하늘을 가르듯 놓여 있는 현수교를 건너자 발 아래로 강천산의 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강천산을 찾은 산행객들이 천우폭포 앞에서 잠시 쉬어 가고 있다. 거대한 암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의 모습이 장관이다.발갛게 물든 강천산 애기단풍. 강천산은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제법 명산 대접을 받는다. 단풍철이면 단풍 명산인 내장산 부럽지 않게 물감을 칠한 듯 붉고 노랗게 단풍이 변한다.강천산 구장군폭포. 1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가 장쾌하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구장군폭포는 장마철에만 폭포수가 쏟아지는 마른 폭포지만 물을 끌어올려 지금은 사계절 폭포수가 쏟아진다.섬진강 상류 ‘장군목’에 있는 자건거길. 장군목은 순창에서도 ‘명당 중에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장군목 ‘요강바위’ 앞에 있는 장구목 식당의 민물새우탕. 적성강에서 잡아올린 신선한 민물고기와 민물새우로 끓인 매운탕으로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맛이 일품이다.순창 고추장 명가인 명가원의 고추장숯불삼겹살구이. 매콤한 순창고추장과 고소한 삽겹살이 입맛을 돋운다.
- 자연도 예술도…시들지 않는 도시 '시드니'
- 제19회 시드니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코카투 섬에서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고 있는 가족 여행객.[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사는 게 참 힘들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 하루하루를 세상과 맞서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네 단상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 아닐지요. 물질은 넘쳐 나지만 마음은 가난한 시대,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저마다 처한 환경이나 생활방식은 다르겠지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은 어디든 같겠지요. 누구나 행복해지고, 풍요롭고,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입니다. 이번에 다녀온 호주 시드니를 돌이켜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호주는 참으로 부러운 나라입니다. 풍요로운 대자연 속에서 사람은 그저 잠시 머물렀다 가는 존재였습니다. 그렇기에 개발은 늘 보존의 위엄 앞에선 뒷전으로 밀려 있습니다. 여행지로서의 시드니가 아닌 사람 사는 곳 시드니의 모습이지요. 지금 시드니로 가신다면 그 모습을 권해 드립니다. 시드니는 지금 가을입니다.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죠. 한국의 계절과 정반대인 이곳은 아마도 나와 당신, 우리가 만족하는 여행의 모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220여년 전, 호주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록스(Rocks) 시장에서 가족들이 한가로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록스는 영국에서 건너온 군인과 죄수들이 1788년 첫 상륙한 지역. 바위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시드니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전통시장 거리로 변모해 있다.◇24㎞ 울창한 숲과 맑은 수역, 시드니항죄수의 나라, 호주. 1788년 영국에서 건너온 군인과 죄수가 시드니 록스 지역에 상륙하면서 호주의 역사는 시작됐다. 바위가 많아 붙여진 이름 록스. 죄수들이 바위를 걷어내고 개척한 록스에 사는 호주민들의 삶은 여유 그 자체였다. 연중 따뜻한 기후와 청명한 날씨. 삶에 대한 만족도는 세계 최상위 그룹에 속한다고 한다. ‘그 여유로움에 나 하나 보탠다고 달라지지는 않겠지’라는 사심으로 시드니에 도착했다. 시간은 물 흐르듯 흐르니 지체할 필요는 없었다. 우리네 단상과는 또 다른 삶을 이번 기회에 느껴보고 싶었다. 시드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호주 전체 인구의 25%가 모여 있는 곳이자 경제적으로도 호주 교역의 중심지다.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시드니항의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민족은 서로 다른 독특한 문화가 조화를 이뤄 오세아니아 최대 도시를 이루고 있다. 시드니 여행은 시드니항를 중심으로 한 항구와 해변 그리고 도심으로 나눠 일정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만 입구에서부터 약 24㎞에 이르는 넓은 수역은 울창한 숲으로 뒤덮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시드니를 상징하는 건 단연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관광객의 발길은 이곳을 거쳐 자연스럽게 현대미술박물관, 뉴사우스웨일스미술관 등으로 향하게 된다. 시드니 왓슨스베이(Watsons Bay)와 갭파크(Gap Bluff)를 연결하는 로버트슨 공원(Robertson Park). 아이를 안은 어느 주부가 공원을 한가롭게 거닐고 있다. 시드니에는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 공원들이 많이 있어 해마다 수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지만 복잡한 기분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하버브릿지 아래 힉슨로드(Hickson Road)의 도스포인트(Dawes Point)에서 바라본 오페라하우스의 야경. 문화와 예술의 도시답게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365일 노래가 끊이지 않는, 오페라하우스 시드니를 문화의 도시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오페라하우스 덕분이다. 둥근 천장이 독특한 건물이다. 거의 매일 공연이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페라하우스에는 수많은 일정이 잡혀 있다. 공연이 없는 낮에는 유료가이드 투어를 진행하니 공연장 내부가 궁금하다면 한번 시도해보길. 요금은 23호주달러(약 2만 2000원). 오페라하우스 건너편에도 특별공연장이 있다. 이곳에서도 공연은 계속된다. 다음 달 12일까지 오페라 ‘나비부인’이 이곳에서 공연된다. ‘라보엠’ ‘토스카’와 함께 푸치니의 3대 명작으로 꼽히는 ‘나비부인’은 1904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초연됐다. 푸치니는 연극을 보던 중 버림받고 자살하는 주인공에 감동, 장면에 어울리는 정적이면서도 동양적인 정서를 음악으로 표현해냈다. 첫사랑의 설렘, 이별의 아픔, 그리움과 절망의 애절한 이야기들이 시드니의 풍광과 닮았다. 하버브리지도 시드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오페라하우스와 마주한 하버브리지는 파란 바다와 어우러져 시드니의 멋진 풍경을 완성해낸다. 하버브리지는 오페라하우스가 건축되기 40여년 전인 1932년에 완공됐다. 시드니의 중심상업지구와 북쪽 해변 사이의 시드니항를 가로질러 놓은 다리다. 철도·차량·자전거와 보행자의 통행을 담당한다. 아치교 특유의 디자인으로 인해 시드니 사람들에게는 ‘코트 행어’(옷걸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하버브리지의 아치교를 오르는 하버브리지 클라이밍은 시드니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141m에 이르는 교각을 특수복장과 안전장치를 장착한 후 등반하듯 오르면 짜릿한 시드니의 전부를 감상할 수 있다. 시드니 비엔날레가 열린 코카투 아이랜드의 옛 선박장. 코카투 아일랜드는 초창기엔 감옥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조선소로 쓰였던 척박한 섬이었다. 지금은 여기저기 흩어진 공장 건물과 방공호로 쓰였던 토굴까지 섬 전체가 미술관 밖에서 미술을 만나는 보물섬으로 변신했다.◇죄수 수용소가 갤러리로, 코카투섬시드니는 현재 ‘제19회 시드니 비엔날레’가 한창이다. ‘상상은 욕망이다’가 주제다. 현대미술발물관, 코카투섬, 오페라하우스, 로열보태닉가든 등 도심 속 7개 장소에서 12주간 무료로 열린다. 올해는 6월 9일까지다. 비엔날레 개최 장소 중 하나인 코카투섬 전시가 가장 인상적이다. 초창기엔 감옥으로, 2차대전 때는 조선소로 쓰였던 척박한 땅이 동시대 미술에 맞는 환상적인 전시장으로 재활용했다는 점이 흥미를 끈다. 코카투섬은 현대미술박물관 앞에서 페리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된다. 무료다. 일반적으로 시드니 시내에서 페리를 타면 10달러가 훌쩍 넘는 편인데, 이를 무료로 탈 수 있다고 하니 주머니 가벼운 여행객에게는 솔깃한 제안이다. 정부와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하는 덕에 입장료도 무료다. 역시나 평일 오전인데도 페리 안은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꽉 차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코카투섬은 과거 식민지 시절 죄수 수용소였다. 낡은 건물들은 녹이 슬어 칠이 벗겨지고 심지어 벽이 허물어진 채로 보존돼 있다. 감옥을 개조해 갤러리로 만들었다는 것조차 상상이 되질 않을 정도다. 하지만 작가들은 날 것 그대로의 버려진 섬을 갤러리로 탈바꿈시켰다. 갤러리는 크게 네 구역. 감상은 마음대로 해도 좋다. 다만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섬 입구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대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그만이다. 이들 작가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건지 굳이 궁금해하지 않아도 된다. 있는 그대로를 보고 느끼면 충분하다. 로열 이스터 쇼에서 젖소짜기 체험을 하고 있는 아이. 농장주들이 직접 젖소 농장에서 어떻게 우유가 만들어지고, 가공되어지는지에 대해 직접 시연하고 체험하도록 해 소비자와 생산자의 신뢰를 형성해나간다.◇별별 경쟁 다 있네, 로열 이스터 쇼호주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시드니 로열 이스터 쇼’를 추천한다. 해마다 부활절 기간 올림픽파크에서 2주간 열리는 행사다. 1823년부터 시작돼 1891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에게서 ‘로열’이라는 경칭을 부여받은 뒤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있는 문화축제다.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한다. 일단 규모부터 엄청나다. 쇼에 참가하는 인원만 1만 5000여명. 여기에다가 3만 5000여가지의 대회와 전시도 열린다. 양치기개 경주대회·돼지달리기 대회·애완견 콘테스트·조랑말 경주와 같은 동물 관련 행사를 비롯해 농수산품 경진대회·통나무베기 대회·로열 로데오 대회 등까지. 가축·원예·미술·공예·전통스포츠 부문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다. 핵심은 경쟁이다. 다양한 분야의 챔피언 우승자를 가린다. 이 쇼를 기회로 참가자들은 각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전국 각지서 모인 3000여명의 예술가들은 다양한 춤과 음악·희극·시 등 대규모 문화행사와 라이브 쇼를 펼친다. 또 화려한 불꽃놀이와 레이디 캐논볼, 흥미진진한 스턴트쇼 등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180년이 넘는 지난 세월 동안 행사의 규모나 장소는 바뀌어 왔다. 하지만 이 축제가 호주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로 꼽히는 이유는 이들의 문화를 있게 한 농업에 대한 관심과 부흥이라는 기본적인 의미 때문일 것이다. 먼 나라 행사지만 우리가 보고 느껴야 할 것들까지 챙겨준다. 관람료는 성인 31호주달러(약 3만원), 어린이 25호주달러(약 2만 4000원). 로열 이스터쇼 입장료와 시티레일 또는 이스터쇼 임시버스 왕복 탑승권이 포함돼 있다. 로열 이스터쇼에서는 호주의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도끼로 나무 베기 등 각종 대회도 함께 열린다.◇여행메모△인근 볼거리시드니 지도- 포트스테판: 시드니 동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약 200㎞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 해변과 사막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다. 약 40㎞에 이르는 해변을 따라 고급 휴양리조트, 호텔 등이 즐비해 휴양지의 낭만을 엿볼 수 있다. - 본다이비치: 시드니의 수많은 해변 중 가장 유명한 곳.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데다 부드러운 모래밭과 적당히 몰아치는 파도가 서핑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가는길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인천~시드니 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소요. 시드니 갭파크 옆 이름모를 교회 위로 무지개가 걸려 있다. 비록 푸른 시드니의 하늘을 볼 수는 없었지만 , 이런 날엔 때론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하기도 한다.본다이비치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는 서퍼의 모습. 원래 파도가 거칠어 서핑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이날 찾아간 본다이비치는 유독 강하게 불어대는 바람으로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 냈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위를 거침없이 서핑을 즐기기엔 이보다 더 좋은 날은 없을 듯 하다.시드니 동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포트스테판에서는 모래썰매 등 다양한 스포츠 등을 즐길 수 있다.▶ 관련기사 ◀☞ 통영맛집‘달인 충무김밥, 통영 여행의 필수코스!☞ [여행家]하나투어, 드라이빙 패키지 출시 外☞ 뛰는놈 나는놈 헤엄치는놈…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 교육부 “전국 학교 1학기 수학여행 전면 중단”☞ [진도 여객선 침몰] 교육부 “전국 학교 1학기 수학여행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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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여울 문화마을의 흰여울길.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좁은 골목길 담장에는 알록달록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부산 영도. 섬의 옛 이름은 절영도였다. 끊어질 절(絶), 그림자 영(影)을 썼는데 나중에 ‘절’자가 떨어져 나갔다. 사연은 이렇다. 신라 때부터 조선 중기까지 영도에는 나라서 직접 관장하는 말 방목장이 있었다. 방목되던 말 가운데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는 천리마도 있었다. 말이 어찌나 빨랐던지 그림자가 따르지 못하고 곧잘 끊어졌단다. 그래서 절영도였단다. 그런 영도에도 봄은 소리 없이 와 있었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한결 수굿해졌고, 바다의 색깔마저 봄의 기운을 닮은 듯 따스했다. 파란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핀 붉은 동백꽃은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하얗다 못해 순결한 매화 또한 거리 곳곳을 메우기 시작했다. 남녘의 봄은 그렇게 이미 와 있었다. 얼마 전 다시 도개(跳開·큰 배가 지나갈 때 다리 상판 일부를 들어 올리는 것)한 영도다리까지 수많은 명소를 품은 영도를 찾았다. 하지만 이 모두를 제쳐놓고 길손의 발길을 잡은 것은 시간도 멈춰 쉬어가는 마을, 흰여울 문화마을이었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강호가 국밥집 아주머니를 기다리던 곳은 이곳 흰여울 문화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부산의 산토리니 ‘흰여울 문화마을’ 부산엔 유독 판자촌이 많다. 개항 후 일제에 의해 항만 건설에 투입된 노동자들과 한국전쟁 발발로 갈 길을 잃은 피란민들이 모여살 던 곳이라서다. 부산 영도구 절영로 2번지 송도삼거리 인근 ‘흰여울 문화마을’도 그랬다.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모여 있다. 한국전쟁 중에 피란민들이 주로 살던 동네다. 작은 공간에 많은 집들이 모였기 때문일까. 한 사람 정도 겨우 빠져나갈 골목길들과 미니어처같은 작은 집, 그리고 ‘어떻게 저기에 집이 생겼지’라고 의문이 드는 집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현재는 저소득층 가정과 폐·공가들이 밀집돼 있어 슬럼화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2011년 부산시는 이런 마을을 재개발하려다 계획을 바꿔 일부만 개발하고 옛 정취를 그대로 살리기로 했다. 이송도 삼거리 근처 절영로 옆, 폭 1m 남짓한 샛길에서부터 흰여울길은 시작된다. 벽에 ‘흰여울길’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하늘색 바탕에 하얀구름이 그려진 벽화가 맞이하는 샛길로 30m가량 내려가면 흰여울 문화마을이 나온다. 그 앞 절벽 아래로 부산 바다가 펼쳐진다. 여기가 흰여울길이다. 평일임에도 알음알음 찾는 방문객들이 제법 많다. 영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에 등장하며 널리 알려졌고, 영도대교 도개로 대교와 주변 관광지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덩달아 발길이 잦아졌다. 부산의 옛 모습을 간직한 흰여울 문화마을과 흰여울길 옆으로 펼쳐진 부산 바다는 아름다운 풍광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여기에다가 골목 틈새로 바라보이는 강렬한 바다, 오래된 돌계단에 앉은 하얀 꽃 그림, 기왓장 너머로 고개를 빼꼼히 내민 강아지 얼굴까지. 어른 가슴 높이까지 올라온 담장이 얼추 1km는 이어졌다. 그 담장이 선을 긋지 않았다면 집들은 바다로 더 내려갔을 테다. 오래된 전봇대에서 기어나온 전깃줄은 팽팽한 하늘에 느릿느릿 선을 그렸다. 담장 너머 바다에선 큰 배들 사이로 고기잡이배 한 척이 길고 하얀 물금을 그렸다 지웠다. 아침시간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하늘에는 분홍빛 잔상이 남았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지점에 길게 누운 대마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완만한 오르막길 왼편으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오른쪽으로 가파른 절벽과 해안산책로,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다. 대부분 집들은 폭이 1m 정도인 샛길만을 사이에 두고 있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 샛길로 들어서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로가 이어진다. 그 길 위에 점점이 박힌 사람들. 바다로부터 뱃고동 소리가 더해질 때 그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길의 중간쯤에 이르자 벽화들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낸다. 강렬한 색감의 꽃밭과 뛰노는 아이들이 그려진 벽화는 오래된 마을에 산뜻한 생기를 안긴다. 벽화집 중엔 영화 ‘변호인’에서 송강호가 국밥집 아주머니를 기다리는 곳도 있다. 젊은 연인들은 송강호가 앉았던 자리에서 인증샷을 찍느라 여념 없는 모습이다. 어느새 흰여울길의 끝자락. 거기엔 도착점인 백련사 버스정류장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과 절영해안산책로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다. 조금 더 바다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해안산책로로 내려가면 된다. 상판을 번쩍 들어 올린 영도대교. 도개 장면은 매일 낮 12시부터 15분간 펼쳐진다.◇추억을 들어올리다 ‘영도대교’ ‘금순아∼ 어데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였드냐. …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지난 7일 낮 12시쯤. 사이렌 경고음이 울린 직후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가 울려 퍼졌다. 때를 맞춰 다리 상판 일부가 서서히 들어 올려졌다. 운집한 수백명의 관광객들은 짧은 탄식과 함께 일제히 사진을 찍어댄다. 도개현장을 보기 위해 영도대교 아랫길 골목과 다리 옆 통행로 등에 구름떼처럼 몰려든 관광객이다. 부산 중구 영도대교 도개현장의 모습이다. 다리 하나 들어 올리는 게 뭐 대수겠나 싶겠지만 영도대교는 다르다. 사연이 많은 탓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도개교인 영도다리는 일본강점기인 1934년 11월 23일 개통됐다. 영도에 조선소를 지으려던 일제는 물류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 교량이 필요했다. 한데 해운업자들의 반대가 심했다. 다리가 서면 큰 배가 부산항에 들어갈 수 없어 우회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때 절충안으로 나온 게 도개교였다. 당시 부산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6만여명이 몰려 다리 상판이 올라가는 장면을 지켜봤다고 한다. 공식 명칭은 ‘부산대교’. 1980년 바로 옆에 새 부산대교가 생기면서 영도대교로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줄곧 ‘영도다리’라고 불렀다. 한국전쟁 중엔 한 맺힌 공간이었다. 1951년 1·4후퇴 때 이북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져 남으로 향했다. 부산까지 쫓겨온 이들은 혹여나 전쟁통에 가족을 잃어버리면 당시 가장 많이 알려졌던 영도다리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래도 기약은 했지만 피란통에 “영도다리에서 다시 만나자”가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가족과의 재회에 실패하고 팍팍한 피란살이를 견디지 못한 이들은 종종 영도다리 아래로 몸을 던졌다. 피란민의 애절한 사연들은 그렇게 다리 난간에 맺혔다. 다리 밑 판자촌엔 가족의 안위를 궁금해하는 피란민들을 상대로 점집도 생겨났다. 한창 때는 80여개에 달했다고 한다. 도개는 1966년 멈췄다. 교량 노후화, 교통량 증가 등이 이유였다. 영도로 들어가는 상수도관이 부착되면서 다리는 도개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동시에 철거계획도 추진됐다. 그러다 예전과 같은 모양의 도개교를 새로 짓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지난해 11월 27일 새 다리가 개통됐다. 왕복 4차선이던 폭이 6차선으로 넓어졌고, 도개 각도가 최대 80도에서 75도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예전과 거의 비슷하다. 철거된 옛 다리의 부속시설들은 기념관이 세워지면 전시될 예정이다. 도개는 하루 한 차례 낮 12시부터 약 15분간 진행된다. 영도와 자갈치시장을 오갔던 도선도 올해 부활될 예정이다.영도대교 아래 옛 건물에 다닥다닥 들어찬 점집들. 한창 때는 무려 80여개의 점집들이 성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의 화려함은 사라지고 금새 무너질 듯한 낡고 좁은 점집들이 서너군데 영업을 하고 있다.◇여행메모△가는 길: 영도다리 건너 영도경찰서 뒤쪽 항만으로 빠지면 남항동 일대다. 남항방파제를 따라가면 절영해안산책로 시작점이다. 종착지인 중리해변까지는 3㎞.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 안쪽에 돌아볼 수 있다. 산책로 들머리 위쪽이 흰여울 문화마을이다. △잠잘 곳: 부산롯데호텔이 서면에 있다. 시내 한가운데 있어 부산의 동서남북을 이동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여기엔 여행자를 위한 특별한 상품이 있다. 부산 체험 관광 프로그램 ‘L.T.E ROAD’가 바로 그것이다. 전문가이드가 투어의 시작부터 끝까지 동행하고, 셔틀버스도 운행해 고객은 몸만 실으면 그만이다. 호텔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1실 최대 4인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051-810-1100. △먹을 곳: 부산에 간다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들이 있다. 돼지국밥, 부산밀면, 생태탕이다. 돼지국밥은 양산왕돼지국밥(051-781-2722)이 유명하다. 특유의 돼지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 먹기에 부담이 없다, 부산밀면은 부산역 맞은편의 초량밀면(051-462-1575)을 추천한다. 시원하고 깔끔한 맛은 기본이요, 주머니 가벼운 이들을 위해 값도 싸다. 냉면과는 또 다른 별미다. 점심시간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영도 쪽엔 복어찜과 생태탕이 유명한 일번지복국(051-416-5231)이 유명하다. △여행팁=부산을 처음 여행한다면 교통수단을 잘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시내 곳곳을 두루 살펴보고 싶다면 시티투어버스(1688-0098)를 이용하자.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만큼 이동 또한 편리하다. 하지만 가족이나 연인, 친구끼리 부산을 여행한다면 등대콜서비스(051-600-1000)를 이용하는 게 좋다. 부산의 교통체증과 주차난, 지리 등을 생각한다면 최적의 교통수단이다. 택시기사의 친절한 안내는 덤. 여성들을 위해 숙소까지 안전귀가 서비스 등을 갖추고 있다. 1시간당 2만원. 해운대 한화리조트(2901호)에서 바라본 부산의 야경. 해가 저물고 저녁 8시경이면 부산의 앞바다는 환하게 빛을 낸다.영도대교 아래 옛 건물에 다닥다닥 들어찬 점집들. 한창 때는 무려 80여개의 점집들이 성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의 화려함은 사라지고 금새 무너질 듯한 낡고 좁은 점집들이 서너군데 영업을 하고 있다.상판을 번쩍 들어 올린 영도대교. 도개 장면은 매일 낮 12시부터 15분간 펼쳐진다.절영해안산책로에서 흰여울문화마을로 올라가는 계단. 가파른 계단만큼이나 언덕 위의 마을 또한 높이 자리하고 있다.소위 ‘천국의 계단’이라 부리는 무지개 계단. 알록달록 무지개 색감이 정겹기도 하지만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이의 모습은 힘에 부친듯 가픈 숨을 내쉬게 된다.흰여울 문화마을 끝자락 즈음에 피어 있는 매화. 새하얀 매화나무의 빛깔이 따스한 햇살을 받아 더 하얗게 물들었다.해변을 따라 형성된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가 아름다운 절영해안산책로.절영해안산책로의 해변을 따라 형성된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걷는 재미를 더 한다.흰여울 문화마을 아래에 펼쳐진 해안가를 따라 만들어진 절영해안산책로의 무지개다리. 알록달록한 계단이 인상적이다.흰여울길 시작점에서 바라본 흰여울 문화마을과 절영해안산책로. 파란바다와 하늘, 그리고 산 아래 동네마을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같다.늦은 오후 다시 찾은 흰여울길의 벽화는 넘어가는 해로 인해 더 진하게 채색되어진다.흰여울길 음표를 그려놓은 벽화. 알록달록한 집들과 노란 담장. 그 속에 까만 음표들이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하다.흰여울길의 좁은 골목. 1m도 채 되지 않은 좁은 골목 사이로 빛이 들어가고 있다.흰여울 문화마을의 흰여울길 입구. 바다를 바라보고 벼랑끝에 서 있는 이 마을의 좁은 골목길은 그 자체로 시간이 멈춰있는 곳이다.
- [국내여행]바람 속 가을을 느껴보세요...자전거 화천 여행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을이 언제왔나 싶었는데 어느새 만추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붉게 타오르던 낙엽도 하나둘 고엽이 되어 떨어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신기하게도 지금이 야외활동을 하기 좋을 때다. 사색을 즐기거나 구불진 골목이나 가파른 산길을 걷기위해 하나둘 산으로, 들로, 바다로 떠난다. 이번 가을엔 자전거를 타고 가을단풍의 설렘을 만끽해 보는 것도 더 좋다. 한국관광공사는 <두 바퀴로 만나는 늦가을 여행지> 라는 테마 하에 2013년 11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자전거로 떠나는 물의 나라 화천 여행 (강원 화천)’, ‘섬과 섬 사이를 달린다, 신·시·모도 자전거 여행 (인천광역시 옹진)’, ‘자전거 라이딩의 천국, 선유도 등 (전북 군산)’, ‘느리고 고요하게 가을 늪을 달리다, 우포늪 (경남 창녕)’, ‘설악산 울산바위가 함께하는 낭만 라이딩, 영랑호 자전거 길 (강원 속초)’ 등 5지역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산소길 자전거도로 서쪽 끝인 연꽃단지를 돌아보는 라이더(한국관광공사 제공)화천 산소길 36km를 달린다. 화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300m 거리에 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빌린다. 오전 9시~오후 3시에 자전거를 대여해주고, 오후 5시까지 반납하면 된다. 대여료 1만 원을 내면 화천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1만 원짜리 화천사랑상품권을 준다. 상품권으로 밥도 먹고, 필요한 물품도 살 수 있어 자전거를 공짜로 빌리는 셈이다. 자전거를 타고 붕어섬 쪽으로 향한다. 자전거도로 시작부터 북한강을 옆에 두고 달린다. 처음 만나는 화천의 명소는 붕어섬이다. 강에 있는 섬인데 다리로 연결됐다. 섬이 붕어를 닮았다고 해서 붕어섬이 됐다는 설과 옛날부터 이곳에서 붕어가 많이 나서 붕어섬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설이 있다. 붕어섬은 휴양지이자 간단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중에 매달린 줄을 타고 이동하는 ‘하늘가르기’가 짜릿한 즐거움을 준다. 카약도 탈 수 있다. 하늘가르기는 평일 1만 원, 주말과 휴일 1만 5000원이다. 카약 체험은 1~2인용 대당 30분에 1만 원이다. 매표하면 5000원짜리 화천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점심시간)에는 매표 불가능. 붕어섬에서 나와 가던 방향으로 간다. 들이마시는 공기가 맑고 신선하다. 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에서 화천 산소길 서쪽 끝인 연꽃단지까지 8km 정도 되는데, 주변 풍경을 즐기는 동안 도착한다. 약 19만 8400㎡ 터에 13만 2300㎡ 연밭이 조성됐다. 연꽃단지 주변을 돌아보고 온 길로 되짚어간다. 처음 출발한 자전거 대여소 아래 자전거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향한다. 4km 정도 가면 미륵바위를 만난다. 미륵바위는 자전거도로 바로 옆에 있다. 전설에 따르면 조신 후기 이곳에 절이 있었다고 한다. 다섯 개 중 가장 큰 미륵은 높이 170cm, 둘레 130cm다. 나머지 네 개는 작은데, 바위들이 나란히 북한강을 바라보는 형상이다. 화천읍 동촌리에 사는 장씨 선비가 이 바위에 극진한 정성을 들여 과거에 급제하고 양구현감까지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소금을 운반하던 선주들이 안전한 귀향과 장사가 잘되기를 바라며 제를 올린 곳이라고도 한다. 미륵바위에서 강 건너편을 보면 물 위에 긴 다리가 있다. 물 위에 뜬 다리다. 강을 건너서 강을 따라 길게 이어진 물 위에 뜬 다리로 접어든다. 이 다리 이름이 ‘숲으로다리’다. 이 다리는 1.2km나 이어지는데,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숲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다. 물 위에 뜬 다리를 어느 정도 체험했으면 온 길로 돌아 나와 가던 방향으로 달린다. 미륵바위에서 3.5km쯤 가면 꺼먹다리(등록문화재 110호)가 나온다. 꺼먹다리는 1945년경 화천댐과 화천수력발전소가 생기면서 놓인 다리다. 철골과 콘크리트로 만든 다리로, 길이 204m다. 다리 상판이 검은색 콜타르 목재라서 옛날부터 꺼먹다리로 불렸다. 꺼먹다리에서 2.5km 정도 가면 딴산유원지다. 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에서 딴산유원지까지 10km 거리다. 자전거도로는 화천댐까지 이어지지만 자전거 여행은 여기서 끝낸다. 딴산유원지는 텐트를 치고 물놀이나 낚시를 즐기고, 어항을 놓아 고기도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인공 폭포가 가동되는 시간이면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도 볼 수 있다. 또 이곳에는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이 있다. 황쏘가리, 금강모치, 연준모치, 버들치, 산천어, 무지개송어 등 다양한 물고기를 볼 수 있다. 토속어류생태체험관까지 둘러봤으면 온 길로 돌아가서 붕어섬 입구 대여소에 자전거를 반납한다. 화천 산소길 자전거 여행을 마쳤다면 화천을 물의 나라로 만드는 주변 여행지를 돌아볼 차례다. 대표적인 여행지가 비수구미다. 청정 계곡 비수구미 산책로를 따라 여유 있게 산책을 즐기고, 나물 향 살아 있는 산채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화천 읍내에서 460번 도로(평화로)를 따라 평화의 댐 쪽으로 가다가 비수구미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된다. 버스는 돌릴 곳이 없으니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 승용차도 비수구미마을까지 못 들어간다.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가 산으로 오르는 계단 부근에 차를 세우고 산길을 15분 정도 걸어가면 비수구미마을이 나온다. 마을이라고 해봐야 집이 몇 채 안 된다. 민박과 산채비빔밥을 파는 집이 있다. 파로호 유람선 여행도 할 수 있다. 파로호 선착장에서 물빛누리호를 타고 왕복 세 시간 정도 유람선 여행을 즐긴다. 월요일 화요일은 운항하지 않는다. 수~금요일은 30명 이상 예약 시 운항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9시와 오후 1시 30분(11~4월은 오후 1시)에 출항하는데, 이용 인원이 10명이 넘어야 한다. 승선료는 평화의 댐 선착장까지 14세 이상 8000원(왕복 1만 5000원), 3~13세 5000원(왕복 9000원).평화의 댐도 가볼 만하다. 댐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다. 비목공원도 있고, 세계 평화의 종도 쳐볼 수 있다. 세계 평화의 종은 30여 개 분쟁 지역의 탄피를 모아 만들었다. 누구나 무료로 종을 칠 수 있었는데, 종에 이상이 생겨서 수리 한 이후 지금은 500원을 받는다. 타종 비용은 에티오피아 빈민 가정 장학 기금으로 기부한다. 식당과 작은 매점도 있다. 돌아가는 길에 해산령 전망대에 차를 세우고 산줄기에 안긴 파로호 북한강 물줄기가 흐르는 풍경을 감상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미륵바위 맞은 편에 있는 숲으로다리 위를 지나는 라이더(한국관광공사 제공)▲여행수첩▷당일 여행 코스= 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붕어섬→연꽃단지(화천 산소길 서쪽 끝. 온 길로 돌아감)→붕어섬→미륵바위(숲으로다리에 갔다가 돌아옴)→꺼먹다리→딴산유원지→토속어류생태체험관(자전거도로는 화천댐까지 이어지지만 여기서 온 길로 돌아감)→딴산유원지→꺼먹다리→미륵바위→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총 36km)▷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날)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붕어섬→연꽃단지(화천 산소길 서쪽 끝. 온 길로 돌아감)→붕어섬→미륵바위(숲으로다리에 갔다가 돌아옴)→꺼먹다리→딴산유원지→토속어류생태체험관(자전거도로는 화천댐까지 이어지지만 여기서 온 길로 돌아감)→딴산유원지→꺼먹다리→미륵바위→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총 36km)→비수구미마을(숙박) /(둘째 날)비수구미 트레킹→평화의 댐(비목공원, 세계 평화의 종)→해산령 전망대 ▲여행 정보▷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화천군 관광정보 http://tour.ihc.go.kr - 토속어류생태체험관 http://fish.ihc.go.kr ▷ 문의 전화 - 화천관광안내소 033)440-2575, 2557 - 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 033)440-2574 - 붕어섬 033)441-7575 - 물빛누리호 033)440-2731 - 토속어류생태체험관 033)442-7464▷ 대중교통 정보[버스] 서울-화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4회(07:05~19:35)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화천버스터미널에서 300m 거리에 붕어섬 입구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화천버스터미널 033)442-2902, www.hwacheonterminal.co.kr ▷ 자가운전 정보미사리→팔당대교→6번 국도 양평 방향→터널 나오자마자 청평 방향→남양주종합촬영소→새터삼거리→대성리→춘천→화천 서울춘천고속도로→춘천 JC→중앙고속도로→고속도로 빠져나와 직진→소양2교→화천▷ 숙박 정보 - 파로호한옥펜션 : 화천읍 평화로, 033)441-1488, http://paroho.kr (한옥에서의 하루) - 덕성파크 : 화천읍 상승로, 033)442-2204 - 비수구미산장펜션 : 화천읍 비수구미길, 033)442-0994,http://cafe.daum.net/bisugumi▷식당 정보 - 산장회매운탕 : 민물고기매운탕, 간동면 배터길, 033)442-5611 - 화천어죽탕 : 어죽탕, 간동면 파로호로, 033)442-5544 - 평양막국수 : 초계탕?막국수, 화천읍 평화로, 033)442-1112 ▷ 주변 볼거리용담계곡, 화악산, 광덕산, 용화산▶ 관련기사 ◀☞ [여행]위동항운유한공사, 청소년 중국문화 탐방 투어 진행☞ 천혜의 자연과 천상의 예술이 어우러진 곳…일본 다카마쓰 여행☞ 한중관광장관, 한중 관광품질 향상을 위한 관리체계 구축 합의☞ 문화관광서비스융합포럼, 25일 창립총회 열어☞ 국내최대쇼핑관광축제 '2014 코리아그랜드세일' 내년 1월 3일 부터 열려
- [대선기획] 朴 '인프라 구축한다' 文 '예술인 구제한다'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이데일리가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문화예산, 문화산업 독과점, 문화예술인의 일자리와 복지, 소외계층 문화향유권 등 총 13개 문화예술 관련 항목을 질문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보내온 회답을 분석한 결과, 두 후보는 문화예술 분야가 한국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은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 방안과 심화되는 독과점 문제의 해결에서는 차별성을 보였다. 특히 최근 경제민주화와 맞물려 이슈로 부각된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해결 방안에선 크게 달랐다. 박 후보는 대기업을 규제하기보단 제작사와 동반성장할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문 후보는 불공정 거래의 처벌을 강화해 독과점 폐해를 제거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문화계에 환원하는 선순환방식을 택했고, 문 후보는 유통 중심의 수익배분구조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서도 차이가 났다. 박 후보는 콘텐츠 창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조원 펀드를 조성하고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일반 국민들의 ‘1인 1예술 또는 1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문 후보는 젊은 예술인 1000명에게 월 100만원씩을 지원하고 연소득 4600만원 이하 직장인의 교양오락비에 대한 소득공제를 공약했다. 박 후보가 문화인프라 조성에 무게를 뒀다면 문 후보는 직접지원 방식을 택한 셈이다. 문화정책 방향의 기조도 달랐다. 박 후보는 ‘문화의 힘으로 창조사회의 실현’을 비전으로 삼았다. 창의인재 육성, 통합형 여가정책, 쌍방향 문화교류의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비해 문 후보는 문화예술 분야의 국가성장동력에 중점을 뒀다. 경제적 가치 창출, 문화유산의 체계화와 표준화, 지역문화 격차 해소 등을 기본틀로 삼았다. ▲ 문화예산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정부의 문화예산을 2%로까지 증액하겠다는 입장에선 일치를 봤다. 박 후보는 5년에 걸쳐 매년 17%씩 증액해 2%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고, 문 후보는 관광·체육을 제외한 문화예산을 2%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일자리와 복지문화예술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박 후보는 콘텐츠 강화를 내놓았다. ‘콘텐츠코리아랩’을 설립해 영재 1000명을 발굴하고, 1조원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디자이너 1만명을 양성하는 등 2017년까지 콘텐츠 분야 일자리 10만개를 더 만들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권리를 침해당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법률구조센터를 만들고, 문화생산자조합의 설립·운영, 사회적 기업의 육성을 약속했다. 또한 연간 120억원을 들여 젊은 예술인 1000명에게 월 100만원씩 1년간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문화프런티어’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소생계비는 보장돼야 한다는 예술인들의 ‘생존’ 현안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예술인복지법’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예술인의 ‘4대보험 가입’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박 후보는 예술인이 실질적인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연·영상 분야 스태프의 처우개선과 예술인 취업프로그램 확대 등을 답했고, 문 후보는 예술인복지법이 보장하는 산재보험에 고용보험을 추가해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문화산업, 문화유산 종사자에게도 확대적용하겠다고 했다. ▲ 독과점 문제두 후보는 모두 독과점이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박 후보는 대기업을 규제하기보다는 제작사와 동반성장하는 것에 목표를 뒀다. 정부와 대기업이 참여한 ‘문화콘텐츠상생펀드’를 운영해 대기업의 수익금 일부를 문화계에 환원, 시장의 파이를 계속 키워 나간다는 것이다. 반면 문 후보는 창작자에게 불리한 유통 중심의 수익배분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생각이다. 표준계약서를 제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거래 조사 및 처벌권한을 강화해 시장 내에서 대기업으로 인한 독과점 폐해를 제거하는 데 중점을 뒀다. ▲ 문화바우처빈곤층이 문화예술에서도 소외당하는 현상을 타계할 방안을 묻자 두 후보는 문화바우처 제도의 확대를 언급했다. 박 후보는 문화바우처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복지대상자를 늘리고 복지를 전담할 문화복지사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장애인들의 문화권리를 국가가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문화바우처의 지원자격을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고, 연간 5만원에 불과한 지원금도 월 5만원으로 현실화하겠다고 공약했다. ▲ 문화향유권 두 후보는 일반 국민의 문화향유를 위한 복안도 마련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 ‘1인 1예술 또는 1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연소득 4600만원 이하 직장인의 교양오락비에 대한 소득공제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다문화가구와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정책도 물었다. 박 후보는 문화다양성법을 제정하는 동시에 이주민들과 상호 문화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무지개다리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교육에 방점을 찍었다. 학교·기업·지역에서 문화다양성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동네 작은도서관을 통해 이주민 출신국의 서적과 음악, 영화 등 문화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대답했다. ▶ 관련기사 ◀☞[대선기획] 역대 정권 문화정책☞[대선기획] 박근혜·문재인 문화분야 멘토들 누구?
- [이하람의 서울산책] 한강, 아는 만큼 즐긴다
- 뚝섬 백사장, 마포 새우젓, 선유봉. 젊은 사람들에겐 생소한 이 단어들이 한때는 한강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지금의 뚝섬 한강공원은 우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수영복 몸매를 자랑하던 한강 해수욕장이었고, 그 옛날 마포나루는 새우젓 상인들의 우렁찬 소리가 오고가는 떠들썩한 장터였다.양화공원 무지개 다리. 여행작가 이하람 용도폐기 된 하수처리장이 선유도로 탈바꿈하면서 계절마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만 양화나루터에 돛단배가 정박하던 시절, 선유도가 서른 가구 남짓 옹기종기 마을을 이루던 선유봉이었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다. 양화나루터에서 선유봉을 오가는 배도 있었다고 하니, 뱃사공 노 저었던 나룻배는 지금의 한강공원양화지구와 선유도를 잇는 무지개다리로 변한 셈이다. 아낙들이 빨래를 널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았던 한강변의 노란 모래밭은 수풀이 우거진 양화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다른 한강시민공원과는 달리 잡초가 무성해 어디든 돗자리를 펴면 폭신한 잔디밭이다.넘실거리는 한강 위로 강바람이 휘이 지나가고, 그곳에서 한가로이 선유도를 바라보면 그 옛날 풍류를 즐겼을 선비가 부럽지 않다. 한강고수부지로 통칭됐던 한강둔치는 이제 12개의 한강시민공원으로 밤낮없는 시민들의 휴식처가 됐다. 한강을 있는 최초의 교량인 한강철교가 생기면서 교통의 혁신이 이뤄졌고, 제3한강교로 불렸던 한남대교는 참외밭, 땅콩밭 뿐이던 강남의 개발을 몰고 왔다. 서울사람이라면 아침저녁으로 마주치는 흔하디 흔한 한강이지만, 우리는 세계 어느 강보다 크고 아름다운 한강을 제대로 보고 즐길 줄 모른다. 제법 차가워진 바람과 달걀노른자처럼 곱게 풀어지는 저녁노을은 도심속에서 반짝이는 한강 위에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광나루 걷고싶은 다리. 여행작가 이하람12개의 한강시민공원 중에서도 가을의 풍광을 가장 아름답게 담아내는 곳은 바로 광나루지구이다. 5000년 전 선사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암사동 선사유적지와 가까운 한강시민공원이다. 그래서일까, 세월의 흐름을 눈치 챌 수 없을 만큼 가장 서울답지 않은 한강의 모습으로 유명하다. 그물을 던지면 한가득 물고기가 잡혀 올라올 것 같은 광나루지구엔 가을만 되면 특별한 풍경이 연출된다. 코끝에 찬 기운이 서리면 어김없이 옷을 갈아입는 그 곳엔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진풍경, 가을 억새밭이 물결을 이룬다. 광나루 한강공원은 여의도지구나 반포지구처럼 반듯하고 아기자기한 멋은 없지만 겨울철새가 매년 빠지지 않고 찾는 생태보존지구다. 거친 자연의 숨결은 잔잔한 한강의 물결과 어우러져 자꾸만 휴대폰과 카메라를 꺼내게 만든다. 옛 나루터의 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광나루에는 서울시에서 선정한 걷고싶은 다리, 광진교가 한강을 가르고 있다. 한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도록 조성한 광진교는 한강공원에서 바라보는 한강과는 또 다른 멋을 선사한다. 그동안 늘 가던 한강만 찾았다면 이제는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한강을 거닐어 보자. 아는 만큼 보이는 한강에는 우리가 몰랐던 놀라운 낭만이 숨겨져 있다. <여행작가>
- 같은 금강산, 붓은 다르다 말하네
- 겸재 정선 ‘단발령도’(위)와 최북 ‘헐성루망금강도’(사진=포스코미술관)[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단발령’. 강원도 금강군과 창도군 경계에 있는 고개. 신라 마의태자가 망국의 설움을 달래며 이 고개에 이르러 머리를 잘랐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겸재 정선(1676∼1759)이 그 단발령에 올라 금강산을 대면하는 순간 그림이 나왔다. 진경산수화 ‘단발령도(斷髮嶺圖)’다. 마치 하늘에서 새처럼 내려다본 듯해 불국토를 연상케 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겸재가 조선의 화성 혹은 묵성으로 불리는 으뜸은 ‘진경산수’에 있다. 골산이 유독 많은 조선 산천의 바위나 산의 표현에 그는 이전과는 다른 화법을 썼다. 골산은 필선으로, 토산은 번짐의 효과를 이용해 한 화폭에 선명하고 흐릿한 물상을 동시에 처리한 것이다. 이는 중국 화북과 강남의 필법을 섞어 조선식으로 해결한 겸재의 업적이다. 이후 맑은 하늘 아래 수려한 자태로 빛을 내는 조선의 산천을 그려낸 산수화가 독자적인 화풍으로 자리잡게 됐다. 조선 문화사에서 황금기로 꼽히는 조선후기 서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겸재부터 혜원까지, 천재화인열전’이란 테마가 붙었다. 겸재의 산수화를 비롯해 혜원의 풍속화, 섬세하게 새와 동물을 잡아낸 영모화와 인물화, 또 문인화까지, 조선 화가와 문인들이 먹으로 풀어놓은 관(觀)·경(景)·속(俗)·도(道)다. 공재 윤두서, 단원 김홍도, 화재 변상벽 등 시대를 풍미한 29명 작가의 44점이 나왔다. 전시는 겸재가 이룬 진경산수가 후기 화단에 미친 영향력에 대한 탐색으로도 볼 수 있다. 조선 산하에서 발견한 무릉도원을 다루는 데 중국풍이 아닌 한국풍을 비로소 형성하게 됐다는 거다. 가령 겸재의 ‘단발령도’와 비교되는 금강산으로는 호생관 최북(1712~1786)의 ‘헐성루망금강도(歇惺樓望金剛圖)’가 있다. 금강산의 빼어난 주봉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내금강 정양사의 헐성루에서 바라본 경관이다. 흰 바위산과 먹의 흙산을 대비한 것은 겸재의 여파다. 표암 강세황(1712∼1791)의 ‘금강산 비홍교도(金剛山 飛虹橋圖)’도 있다. 금강산 장안사 앞 계곡에 날아갈 듯 놓인 무지개다리가 돋보이는 그림이다. 겸재와 같은 듯 다른 건 먼 바위산의 푸른빛이다. 겸재의 진한 먹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표암이 선택한 중국의 남종화풍이다. 머릿속 이상향을 꺼내놓은 관념산수는 진경산수와 견주어지며 도드라지기도 했다. 겸재와 반대로 남종화풍을 계승·발전시킨 현재 심사정(1707∼1769)의 ‘방예운림산수도(倣倪雲林山水圖)’가 그것. 이 그림은 당시 작화 관습을 잘 드러낸 수작으로 꼽힌다. 단원 김홍도(1745∼?)와 혜원 신윤복(1758~?)이 풍속화만 그린 것이 아닌 건 단원의 산수화 ‘임수간운도(臨水看雲圖)’, 혜원의 ‘수조도(樹鳥圖)’로 엿볼 수 있다. 서화뿐 아니라 문인들의 서예작품도 걸렸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송이익위논남북학술설(送李翊衛論南北學術說)’을 필두로 석봉 한호, 미수 허목, 추사 김정희 등의 글씨가 화려하다. 9월25일까지 서울 대치동 포스코미술관. 02-3457-1655.
- (서울 新명물)한강 위 작은 쉼터 `한강전망대`
-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멀게만 느껴지던 한강다리가 시민들에게 한발 다가섰다. 지난 7월1일 한남대교를 시작으로 잠실대교, 동작대교, 한강대교, 양화대교에 잇따라 전망대가 세워졌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발밑에 두고 한강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덩그러니 전망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망대마다 개성있는 모습과 먹거리로 손님을 맞는다. 한강 전망대는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었다. 좀더 많은 시민들이 부담 없이 한강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반영됐다. ◇ 한강전망대, 볼거리·먹을거리 `각양각색` 한남대교 위에 자리한 전망대 `레인보우`는 자전거를 테마로 만들었다. 1층에는 자전거 보관소가 있고 3층과 4층에 위치한 카페 내부 곳곳에는 자전거도로 지도 등 자전거 관련 소품을 전시해 놨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서 한남대교 방면 버스를 탄 후 한남대교 전망대 앞에서 내리면 된다. 동작대교 남단 양쪽에 위치한 `구름카페`와 `노을카페`는 야외 옥상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야외 옥상 전망대는 주말에는 줄을 서서 올라가야 할 정도로 연인들 사이에 인기다. `구름카페`는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분수, `노을카페`는 남산타워의 불빛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카페마다 각각 24대의 승용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한강대교 북단 양쪽에 조성된 `노들카페`와 `리오카페`는 등대모양의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두 곳 모두 한강 노들섬 조망이 가능하다. `노들카페`는 한강 전망대로는 드물게 맥주를 판매한다. 한강대교 위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어 인근지역 주민들의 방문이 잦다. 이외에도 양화대교 남단에 위치한 `카페 아리따움 양화`와 `카페 아리따움 선유`는 경사형 엘리베이트가 설치된 덕분에 전망대에 시민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끝 부분을 연장해 가로등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광진교 하부에 설치된 `리버뷰 8번가`는 투명한 바닥창을 통해 한강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중간벽체를 기준으로 북쪽 공간은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공연장으로, 남쪽 공간은 미술품 전시가 가능한 갤러리로 꾸몄다.잠실대교 위 `리버뷰 봄`은 다양한 꽃과 화초가 있는 전망대다. 연인들을 위해 꽃을 활용한 이벤트를 해주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동작대교 전망쉼터 `노을카페`(왼쪽위) `구름카페`(오른쪽위), 한강대교 전망쉼터 `리오카페`(왼쪽중앙), `노들카페(오른쪽중앙)`, 양화대교 전망쉼터 `카페아리따움양화`(왼쪽아래), `카페아리따움선유`(오른쪽 아래)◇ 25억원 전망대..하루 이용객은 100명 수준?서울시는 광진교, 잠실대교, 한남대교, 동작대교, 한강대교, 양화대교 등 6개 다리 위에 9곳의 전망대를 만드는데 총 222억원을 투입했다. 전망대 하나 짓는데 평균 25억원이 들었다. 가장 적은 공사비가 든 곳은 한남대교 전망대로 18억원, 가장 많은 공사비가 든 곳은 양화대교 전망대로 각각 30억원이 들었다. 평균 25억원의 사업비가 쓰인 한강전망대 방문객 수는 전망대마다 천차만별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문화공연이 열리는 광진교 전망대와 주차장과 야외전망대가 있어 이용객이 많은 동작대교의 지난달 일일 평균 방문객은 각각 873명, 1433명이다. 반면 잠실대교, 한남대교, 한강대교 전망대의 일일 평균 이용객 수는 166명, 115명, 290명이다. 한남대교의 경우 평일기준으로 일일 평균 방문객수가 92명에 불과하다.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이용도는 턱없이 떨어진다.한강전망대는 서울시가 만들었지만 운영은 대부분 민간이 담당한다. 입찰로 선정된 일반인이나 단체가 서울시와 임대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연간 사용료는 1000만원에서 2500만원 수준이다. 전망대마다 공사비가 달라 사용료도 다르게 책정됐다. 민간이 운영하는 한남·동작·한강·양화대교의 운영자는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됐다. 동작·한강·양화대교는 입찰자가 각각 1곳밖에 없었고 한남대교는 다수의 입찰자 중 심사를 거쳐 최종 입찰자를 선정했다. 서울시는 연간 사용료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민간사업자의 카페 운영안 및 인테리어 투자 비용을 감안해 평가위원회에서 사업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강전망대의 장점은 식음료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이다. 한강 옆 선상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시려면 보통 8000~1만원 가량 들지만 전망대 안 카페 음료수 가격은 보통 2500~5000원 선이다. 음식가격은 서울시가 권고한 수준에서 정해진다. 한강전망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접근성`이다. 전망대에 쉽게 갈 수 있도록 전망대 앞에 버스정류장과 주차장을 만들고 자전거도로를 연결했다는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한강전망대의 접근성은 여러모로 불만의 대상이다. 실제로 한강대교 전망대의 경우 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지나다니는 버스는 6211번 하나다. 원래는 여러 대의 버스가 한강대교 전망대를 거칠 예정이었지만 정체가 많은 구간에서 버스들이 정차를 위해 차선 변경을 하면 사고 위험이 많다는 지적이 있어 6211번 버스만 다니게 됐다.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동작대교 전망대를 제외한 나머지 전망대는 전망대 바로 옆 주차장이 없어 인근 한강공원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주차 후 다시 한참을 걸어야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다. 한강전망대의 전망 기능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한남대교 전망대의 경우 바로 앞을 가로막고 있는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때문에 일부 자리에서는 답답한 느낌이 든다. 한강쪽 방향을 향하고 있더라도 한강시민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는 몇석 되지 않는 탓에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 한강전망대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