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828건

 '로열'의 무게…신선주 '블루 클라우드-경복궁 근정전'
  • [e갤러리] '로열'의 무게…신선주 '블루 클라우드-경복궁 근정전'
  • 신선주 ‘블루 클라우드-경복궁 근정전’(사진=갤러리BK)[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어둠이 내린 궁궐의 밤. 구름을 슬쩍 벗겨낸 달이 지붕에 올라탔다. 날렵하고 정교한 처마와 단청이 그제야 윤곽을 드러낸다. 담벼락이 가둔 경복궁 근정전이었구나. 왠지 처연한 이 전경은 작가 신선주(49)의 예리하고 무던한 붓끝이 빚었다. 작가는 건축물과 그 공간을 그린다. 특히 전통 목부재 건축을 부각하는 데 공을 들이는데. 예전에는 아니었다. 현미경으로 헤집듯 세상 건축물의 낯선 풍광을 캐냈더랬다. 목부재에 관심을 가진 건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에서 일을 하면서란다. 13년 전 화마에 쓰러진 숭례문 목부재 잔해를 비롯해 훼손된 여러 건축물을 접하게 된 거다. 이후론 상흔을 묻힌 목부재를 캔버스에서나마 살려내는 작업에 몰두했다. 이국에서 비롯된 건축·공간에 대한 시선이 가장 한국적인 곳에 꽂혔다고 할까. 색감에도 변화를 줬다. 고집해온 흑백에 색을 들였는데, 퍼렇다 못해 검은, 퍼렇다 못해 허연 ‘푸른’이 먼저다. 이 정도에도 작가는 ‘조심스러웠다’고, 그 무게감은 ‘로열블루’란 이름에 실었다. 하지만 그 덕에 말이다. 여긴 새로운 세상인 듯하다. ‘블루 클라우드-경복궁 근정전’(2021)이다. 5월 20일까지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갤러리BK서 여는 개인전 ‘검은 색조의 방식-로열블루’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파스텔·아크릴·새김. 91×116.8㎝. 작가 소장. 갤러리BK 제공. 신선주 ‘블루 문-경복궁 연생전’(2021), 캔버스에 오일파스텔·아크릴·새김. 150×170㎝(사진=갤러리BK)
2021.04.27 I 오현주 기자
숲의 적절한 밀도 유지 '숲가꾸기 사업', 산불 피해예방 효과 탁월
  • 숲의 적절한 밀도 유지 '숲가꾸기 사업', 산불 피해예방 효과 탁월
  • 2021년 2월 경북 안동 임동면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확산방향에 위치한 시설물들.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숲가꾸기 사업이 산불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2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인접 지역의 시설물을 조사한 결과, 사전에 시설물 주변 가연물질 정리와 숲가꾸기를 실시한 곳에서 산불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15일 밝혔다. 이 일대 시설물은 산림에 둘러싸여 있을 뿐만 아니라 산불 확산 방향에 있었고, 시설물 주변에 식재된 빽빽한 소나무에 수관화가 발생해 불에 탈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시설물 주변에 산불 연료인 지표 낙엽의 양이 일반적으로 불에 탄 지역보다 3분의 1 정도로 가연성 물질이 적어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면으로부터 높이 2m 이내의 가지를 제거하고, 숲 내 나무 밀도를 조절하는 솎아베기 등을 실시해 나무 사이의 간격을 6m 이상으로 떨어뜨리면 수관화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산불이 발생한 주변의 시설물은 숲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피해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번 산불에 피해를 받지 않은 시설물은 숲으로부터 거리가 10m 이상 떨어져 있었다. 2019년 고성산불의 경우 숲으로부터 10m 이내의 시설물들에서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안동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피해를 받지 않은 시설물은 숲과 건물 사이에 불에 강한 콘크리트 담벼락이 불길을 차단했고, 시설물 주변에 넓은 차량 진입로 및 선회공간이 있어 산불을 진화하는 차량과 진화 인력의 투입이 용이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박사는 “산불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요소인 기상, 지형, 산림 중에서 사람이 유일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산림 뿐”이라며 “시설물 주변 낙엽, 가지 등의 가연물질을 정리하고, 솎아베기 등을 실시해 숲을 적절한 밀도로 유지해야 산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1.04.15 I 박진환 기자
국민의힘 "'전셋값 인상' 김상조 경질? 꼬리자르기"
  • 국민의힘 "'전셋값 인상' 김상조 경질? 꼬리자르기"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전셋값 인상` 논란으로 경질당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해 “선거가 바로 앞에 있고 민심 분노가 크니 신속히 교체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대우조선 매각반대 범시민 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대우조선 매각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실장뿐 아니라 이 정권에서 경질돼야 할 사람이 숱하게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앞서 전날 김 전 실장은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본인의 강남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대폭 올렸다는 보도가 나온 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 이어 문재인 대통령에도 직접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즉각 수용했고, 후임에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을 임명했다.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부동산 임대차 3법의 문제점을 그렇게 지적할 때는 이를 외면하고 밀어붙였지만, 얼마나 그 법이 앞뒤가 안 맞고 잘못된 것인지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고 꼬집었다.이 외에도 김은혜 대변인도 즉각 구두 논평을 내고 “선거가 없으면 ‘버티기’, 선거가 있으면 ‘꼬리자르기’인가”라며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다. ‘재벌 저격수’라더니 ‘세입자 저격수’였던 셈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아울러 “국민은 벼락거지, 문재인 정권은 벼락부자. 청와대는 친일파라는 투기사범을 발본색원하고 싶다면 굳이 먼데 가지 말고 등잔밑부터 살펴보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2021.03.29 I 권오석 기자
내집 마련의 꿈 짓밟는 정보독점
  • [기고]내집 마련의 꿈 짓밟는 정보독점
  • 실물시장이나 금융시장에서 정보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거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배구시합을 하는 것과 다름없는 불공정거래다. 정보의 독점·왜곡·남용을 통한 정보의 사유화는 상대편의 패를 몰래 들여다보며 투전판을 벌이는 사기행각으로 비리와 부패의 원천이다. 우월적 위치를 가진 심술쟁이들은 정보를 독차지하고, 진실을 구부리고 늘려서 가짜 정보를 만들고, 정보를 끼리끼리 돌려 사람들을 농락하며 이권을 독차지하려 든다. 독재자, 내부자, 협잡꾼들이 남다른 정보를 거머쥐면 진실을 뒤엉키게 하여 질서를 어지럽혀진다. 시장 가격기능을 파괴하는 정보의 독점·왜곡·남용 행위는 시장경제체제 나아가 자유주의,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공적이다. 평생을 근검절약해도 보금자리 장만이 어려워 서울을 떠나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데다 어쩌다 집을 장만해도 세금내기가 고달픈 지경이다. 이 풍진세상에서 신도시개발 정보를 거머쥐고 개발지역과 주변 땅을 사들이고 쪼개고 하는 연금술사들은 가만히 앉아서 노다지를 캐게 되었다.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개발정보를 독차지하며 떼돈을 벌려는 막장놀음이 선량한 시민들에게 ‘절망에 이르는 병’을 앓게 만들고 있다. 그 내부자들이 돈벼락을 맞는 장면을 보면서, 영문 모르고 땅을 팔아넘긴 주민들은 눈뜨고 당한 자신을 원망할까. 아니면 평등과 공정과 정의가 가물가물해지는 세상을 한탄할까. 비밀을 저 혼자 거머쥔 협잡꾼들이 꿀꺽꿀꺽 삼킨 돈은 결국 건설원가에 전가되어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아무런 노력도 손실위험도 없이 거저 챙기는 재화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반드시 누군가의 아픔과 눈물의 범벅이다. 누군가 불로소득을 쌓아 올리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가 대가를 치러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할 공공부분 종사자’들에게 속절없이 당했다는 분하고 억울한 심정을 어찌 견뎌낼까. 이러한 병폐가 쌓여 가면 어쩔 수 없이 불신풍조가 번지며 사회적 수용능력이 마모된다.공정과 정의의 깃발은 구겨진데다 깃대는 한쪽으로 구부러져 있다고 느끼게 하는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해 지역과 주변 토지 거래에 동원된 자금의 출처와 흐름을 추적하여야 한다. 지저분하게 번 돈일수록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더 불리려 욕심내며 불가사리처럼 번지기 마련이다. 간단하게 끝낼 사안이 아니다. 발본색원, 환골탈태, 무관용이 레토릭에 그치지 않고 가감 없이 실천된다면 사회 곳곳에 수북하게 쌓여가고 있는 ‘불신의 미세먼지’를 걷어내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벼락부자가 되기를 마다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게다. 그러나 남모르는 정보를 움켜쥐고 멋모르는 이웃을 골탕 먹이며 재물과 권세를 차지한 인사들 중에 보람차고 여유로운 삶을 오래 이어가는 경우는 아무 데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갈수록 탐욕에 휩싸여 전전긍긍하거나 부질없는 위엄을 부리다 소중한 인생을 망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성경에도 “속임수로 뺏어 먹는 빵은 달콤하지만 뒷날 그 입은 모래로 가득 차게 되리라(잠언 21 : 16)”고 하였다.
2021.03.23 I 권소현 기자
국민의힘 "文, 정세균 총리 이하 내각 총사퇴 시켜야"
  • 국민의힘 "文, 정세균 총리 이하 내각 총사퇴 시켜야"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민의힘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이라는 이름의 부동산 비리를 진정으로 청산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세균 총리 이하 내각을 총사퇴시키고 국가 기강을 일신하라”고 주장했다.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1차 조사 결과’ 발표를 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국민의힘은 14일 김은혜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불공정 내각, 이 정부를 국민들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검찰수사 없는 조사 또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고 이같이 밝혔다.김 대변인은 “사람이 연이어 숨지고 있다. 모두 변창흠 국토부 장관 휘하에 있었다. 애초부터 임명되지 말았어야 할 장관을 밀어붙이더니 문 대통령은 사의 수용만 할 뿐 사표수리는 못하겠다고 한다”며 “아무도 교체시기를 모른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장관직무, 이 또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졸렬한 인사다”고 지적했다.그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변 장관 경질과 함께 끝났다. 국민 앞에 일말의 죄책감이 있었다면 투기로 얼룩진 3기 신도시 중단, 비리의 온상이 된 공공주도 공급 대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단행했어야 했다”며 “부동산 투기로 분명히 확인된 게 있다. 이 나라의 공정과 정의는 죽었다. 이 정권은 임기 내내 적폐청산만 외치더니 스스로 적폐가 돼버렸다”고 일갈했다.아울러 “문 대통령은 부동산만큼은 자신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집이 있는 국민을 죄인으로 몰고 뒤로는 자신들 앞으로 땅을 긁어모았다”며 “기회는 불공정했으며 과정은 불의한 결과 국민은 벼락거지, 집권층은 돈벼락맞는 정권이 돼버렸다”고 덧붙였다.
2021.03.14 I 권오석 기자
롤러코스터 주가에도 서학개미는 한결같이 ‘뚠뚠’…한달새 11조 샀다
  • 롤러코스터 주가에도 서학개미는 한결같이 ‘뚠뚠’…한달새 11조 샀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20대 후반 회사원 A씨는 지난해 연말 성과급과 올 설 상여금 등 여유자금을 가지고 최근 해외주식을 시작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산다는 기술주 상위 종목에 투자했다. 코로나19 이후 주변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 버는 것만 구경하다보니 벼락 거지가 된 느낌이 들어, 지난달에 처음 증권 계좌를 만들고 테슬라·애플 등 남들이 다 산다는 주식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에 나섰다. A씨와 같은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시장에 꾸준히 유입되면서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연동해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는 중에도 가장 많은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몰렸다. 지난 1월 내국인의 주식, 채권 등 해외증권투자가 약 110억달러로 집계돼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발표한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를 뜻하는 증권투자의 ‘자산’ 증가액은 무려 109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다. 해외 주식과 채권투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해외채권투자는 1월 13억9000만달러를 증가했다. 8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다. 특히 해외 주식은 95억5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9월부터 17개월 연속 증가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 들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해외주식은 테슬라(14억39만달러), 애플(6억8788만달러), 팔란티어 테크놀로지(3억8537만달러)였다. 뒤이어 시가 총액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 TSMC(대만적체전로제조)가 2억9653만달러로 4위, 성장주 투자로 성공해 국내에 ‘돈나무 누나’로 유명한 캐시 우드의 ‘ARK INNVTION ETF’는 2억8945만달러로 5위다.그러나 서학개미들 순매수가 몰린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8일(현지시간) 기준 순매수 1위인 테슬라는 지난 1월 26일(883.09달러) 최고가일 때보다 36%나 급락했다. 뉴욕증시의 대장주인 애플도 4.2% 급락해 최근 3개월 새 최저가다. 게임 개발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최근 한 달 동안에만 30% 이상 내려 5위권 밖으로 밀렸다. 최근 증권투자 추이. (자료=한국은행)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이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0.5~0.6% 수준을 오르내리며 사상 최저치를 보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월 6일(연 1.039%) 연 1%대를 돌파한 이후 현재는 1.6% 수준으로 급등했다. 미국 증시 전망은 엇갈리지만 경기회복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더 많다. 올들어 빅테크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서학개미들은 저점매수 기회로 판단해 오히려 매수물량을 늘리는 분위기다. A씨는 “이렇게 빠지는 것 보니 거품이 아닌가 싶어 무섭긴 한데 그래도 전기차는 미래 산업이니 연말 이후부터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물 타기도 할 겸 지금 추가 매수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환율까지 오르면서 해외주식 투자가 아직 매력적인데다 저가 매수 수요까지 유입되고 있어서다. 박수민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팀 연구위원은 “미국 백신 보급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력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특히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 전망이 신흥국에 비해 더 좋을 것이라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그동안 소외 받았던 섹터나 기업으로도 관심이 이동하는 전환기로 보인다”며 “가치주 ETF뿐만 아니라 높은 그동안 실적이 코로나19 영향에 타격을 받았던 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03.10 I 이윤화 기자
서병수 "재개발 예정지 사들인 김의겸, LH 직원들도 보고 배워"
  • 서병수 "재개발 예정지 사들인 김의겸, LH 직원들도 보고 배워"
  •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윗물이 썩었으니 아랫물이 맑을 턱이 없다”고 비판했다.(사진=연합뉴스)서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부동산 투자하지 말라는 법 있나’라는 LH 직원의 글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LH 직원들이 나라를 도둑질했다”면서 “돌이켜보면 문재인 청와대에서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끌어모은 정보로 재개발 예정지역 부동산을 사들인 사람이 있었다.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이라고 지적했다.서 의원은 “(김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 소득주도성장 때문에 속절없이 폐업하고 문 닫은 호프집과 치킨집 건물을 사들였다”면서 “‘부동산은 자신 있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믿지 않았기에 부동산 재테크 판을 벌이고 도망갔다”고 힐난했다.또 “순진한 대한민국 국민은 벼락거지로 전락시키고 자기들은 온갖 편법과 변칙, 꼼수로 뒷배를 채우는 정권”이라며 “그런 김의겸 씨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밥까지 먹여가며 갈 데는 있느냐고 살뜰하게 챙겼다”고 꼬집었다.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극정성 덕분인지 김의겸 씨는 이제 국회의원이 된다. 민주당 위성 정당인 열린우리당, 586 조국을 수호하겠다고 만든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로 이름을 올려놓더니 국회의원 자리를 승계했다. 이렇게 문 대통령의 일자리 상황판도 완성됐다”고 질타했다.그러면서 “그러니 확실히 LH 직원들도 보고 배운 것이다. 따지고 보면 문재인 정권 내로남불 리더십에 충성한 LH 직원들이다”라고 일침을 날렸다.한편 지난 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H 직원들의 신도시 사전투기 논란을 두둔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 LH 직원은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말라는 법 있느냐. 내부정보를 활용해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직원은 “요즘 영끌하면서 부동산에 몰리는 판국에 LH 1만명이 넘는 직원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걸렸을 수도 있지 않으냐”고 따져 물었다.
2021.03.08 I 이재길 기자
홍준표 "文, 퇴임후 단죄 두려워 검찰 수사권 분리"
  • 홍준표 "文, 퇴임후 단죄 두려워 검찰 수사권 분리"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홍준표 무소속 국회의원이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한 것과 관련해 현 검찰과 정권에 대한 비판에 날을 세웠다.홍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돌변한 검찰로부터 비리로 단절될 것이 두려워 그 안전장치로 이렇게 수사권 집중보다 수사권 분산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사진=연합뉴스)이날 홍 의원은 “문 대통령은 검찰의 속성을 익히 알고 검찰을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난뒤 국가수사청, 공수처를 만들어 수사권을 분산하고 마지막에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까지 만들려고 하면서 검찰을 토사구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동안 중수청 설치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여 온 윤 총장은 지난 4일 끝내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창은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윤 총장의 사의가 받아들여지면 그는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임명된 지 1년8개월 만에 검찰을 떠나게 됐다.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검찰의 모습에 대해 “밤새도록 폭탄주를 돌리며 조폭 같은 의리로 뭉쳐 국민 위에 영감으로 군림해왔다”며 “검찰 개혁이 문제될 때마다 정구너의 사냥개 노릇을 자처하며 그 독점적인 권력을 유지해왔고 그 절정이 문 정권의 이른바 적폐 수사였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홍 의원은 “검찰조직은 하이에나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문 대통령은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니들은 수술 당하고 있는 거다”라며 “자업자득이다. 이제부터라도 말만 하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의 검찰로 거듭 나라. 그것만이 니들이 살 길이다”라고 덧붙였다.홍 의원은 계속해서 여권의 중수청 설치 추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에도 “공수처에 이어 중수청을 또 설치한다고 난리 법석이다. 집권 말기에 와서 국가수사청, 공수처를 설치해 검찰의 힘을 빼더니 이제 와서 검찰수사권을 마지막으로 해체하는 수순인 중수청을 설치한다고 한다”고 말했다.이어 홍 의원은 “벼락출세한 중앙지검장을 앞세워 중앙지검 특수 4부까지 만들어 이명박. 박근혜 정권 적폐수사를 강행 하면서 그렇게도 모질게도 정치 보복을 하더니 정권이 넘어가면 차기 정권이 또 다른 검찰 간부를 앞세워 문재인 적폐 수사를 자기들이 당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커서 이런 검찰은 해체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 주장했다.
2021.03.06 I 김민정 기자
홍준표 "윤석열 후임, '문빠'가 되면...안타깝다"
  • 홍준표 "윤석열 후임, '문빠'가 되면...안타깝다"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홍 의원은 4일 오후 페이스북에 “윤 총장의 입장으로선 자신의 사퇴로 후임 총장이 소위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가 되면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검찰을 위한 충정으로 사퇴했을 수도 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된 것을 보이는 ‘드루킹 상선(上線)사건, 원전 비리 사건, 울산 시장 선거 관권 개입사건이 적어도 문 정권 하에서는 묻힐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그러면서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윤 총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상당하다”며 “이 땅의 자유 민주주의와 문재인 폭정을 막는데 다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앞서 홍 의원은 윤 총장의 사퇴 기자회견을 앞둔 시점에 “지금 사표를 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결단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70년 경찰의 명예를 걸고 문재인 대통령 관련 세 가지 사건에 전 검찰력을 쏟아야 할 때”라며 이같이 주장했다.그는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하지 않고 지금 사표를 내면 죽은 권력이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매몰차게 한 것마저 정의를 위한 수사가 아니고 벼락출세를 위한 문재인 정부 청부 수사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고, 검찰 수사권을 해체한 마지막 총장이었다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어제(3일) 윤 총장의 대구지검 방문도 정치권 진입을 타진해보기 위한 부적절한 행보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검찰총장답지 않은 정치 행위를 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정면 돌파하라”고 조언했다.홍 의원은 “윤 총장의 기개와 담력을 믿는다. 정치는 소임을 다 하신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를 나타냈다. 최근 윤 총장은 여권이 추진하는 중수청 설치 등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왔다.윤 총장은 이날 사의 표명 직후 검찰 구성원들에게 보낸 사임 인사에서도 중수청 설치를 재차 비판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권 폐지와 중수청 설치는 검찰개혁이 아니다.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형사사법 제도는 한 번 잘못 설계되면 국민 전체가 고통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2021.03.04 I 박지혜 기자
홍준표 "윤석열 정면돌파하라..지금 사표는 잘못된 결단"
  • 홍준표 "윤석열 정면돌파하라..지금 사표는 잘못된 결단"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지금 사표를 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결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사진=연합뉴스)홍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70년 검찰의 명예를 걸고 문재인 대통령 연루 여부 세 가지 사건에 전 검찰력을 쏟아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이날 홍 의원은 “살아 있는 권력은 수사하지 않고 지금 사표를 내면 죽은 권력이던 이명박·박근혜 수사를 매몰차게 한 것마저 정의를 위한 수사가 아니고 벼락출세를 위한 문재인 청부 수사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라며 “검찰 수사권을 해체 시킨 당시의 마지막 총장이었다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어제 대구지검 방문도 정치권 진입을 타진해보기 위한 부적절한 행보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검찰총장 답지 않은 정치 행위를 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정면 돌파하십시오. 나는 윤 총장의 기개와 담력을 믿는다”고 전했다.그러면서 홍 의원은 “정치는 소임을 다 하신 후 하셔도 늦지 않는다”고 덧붙였다.홍 의원은 전날에도 윤 총장을 향해 △드루킹 사건의 상선(上線)으로 문재인 대통령 부부 관여 여부수사 △원전비리 사건의 최종 지시자로 문 대통령 관여 여부수사 △울산시장 선거 개입 비리 사건의 최종 종착지인 문 대통령 관여 여부 수사에 직(職)을 걸어 달라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한편 여권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입법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늘 대검찰청에서 직접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대검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늘 오후 2시 대검 현관에서 입장 표명을 한다”며 “내용은 총장이 직접 준비하고 있어 현재로써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앞서 윤 총장이 이르면 오늘 중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대검찰청은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2021.03.04 I 김민정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공정’ 앞세워 성과 배분 따진 MZ 세대
  •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다음은 2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공정’ 앞세워 성과 배분 따진 MZ 세대-“직업교육, 일자리 다양성 반영해야”-미국發 글로벌 공급망 재편…韓 기업, 새 기회 열리나-도시공원·그린벨트에 수소충전소 허용-[사설]노골화되는 당·정·청 엇박자, 국민 불안은 안중에 없나-[사설]백약이 무효인 인구감소, 근본적 발상전환 필요하다△2면 줌인&-‘믿을맨’ 김정태, 하나금융 1년 더…‘후계자 양성’ 과제로-한국형발사체 누리호 2차 연소시험 통과…10월 본발사 ‘이상 無’△3면 성장통 겪는 빅테크 기업들-‘일방통행 관례’ 성과급·인사평가도 논의 테이블…전통 대기업과 달랐다-스타트업 CEO “파격적 연봉 인상, 인재 유인에 긍정적”-1억 스톡옵션, 보너스 1000만원 준다고 해도…개발자 구인난△4면 전문가와 함께쓰는 스페셜 리포트 - 일자리 해법은<下>-시행착오 겪어온 직업교육 정책…독립·자율성 갖춘 거버넌스 구축 필요-“고용 환경 급변하는데…직업교육 예산 고작 1%”-작년 3분기 2030 일자리 15만개↓…청년층 타격 커△5면 바이든, 공급망 검토 행정명령-반도체, 美 자국기업 지원할까 긴장…배터리, 전기차용 수요 확대 기대갑-동맹국 규합 통해 중국 고립 전략, 더 세진 바이든식 ‘대중 무역 공세’△6면 정치-논란의 가덕도 간 文…野 “노골적 선거 개입”-당청 ‘檢개혁 속도’ 엇박자에 野 “레임덕 본격화” 총공세-가덕도신공항특별법 법사위 통과…오늘 본회의 처리 예정-박용진 “코스피 3000시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박지원 “불법 사찰도 문제지만 정치 이용하는 게 더 옳지 못해”-나경원 “여론조사 역선택 우려” vs 오세훈 “토론평가 왜곡”-지난해 정당 후원액 정의당 18억 최다△8면 경제-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골든타임’ 잡는다-한은, 올 경제성장률 3% 유지, 상향조정 전망 빗나간 이유는-‘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1회 연장제한 규정 없애기로△9면 금융-고소득·고신용자 몰려…카드론 1년새 3.3조 ‘쑥’-열 중 둘만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 경험”-‘라임펀드 판매’ 제재심 시작…우리·신한은행 적극 소명△10면 산업&기업-쌍용차, 운명의 주말…‘기사회생이냐 법정관리냐’ 갈린다-“도심에 수소車 인프라 확충…적극 도울 것”-허창수, 5연임 확정…전경련 2년 더 이끈다-美 오스틴 반도체 공장 9일째 셧다운…삼성전자 1000억 손실-SK, 美 플러그파워 손잡고 亞 수소시장 본격 진출△12면 산업·바이오-‘가습공기청정기’ 트렌드 주도…코웨이 승승장구-주문량만 50억弗…러 백신 생산 韓기업 대박 꿈-쌍용양회 새 이름 ‘쌍용C&E’…“종합 환경기업 재탄생”-“제가 가고 싶습니다”…이마트 직원들, 야구단 지원 봇물△13면 Auto&Life-오프로드광 아빠부터 스피드광 딸까지…여기선 누구나 카레이서-부드러운 가속에 안정적 코너링…기본기 탄탄한 세단의 정석△14면 상생·협력 앞장서는 기업들-진단키트업체에 스마트공장 지원…국가대표 기업 ‘따뜻한 동행’ 계속-2500억 금융지원·R&D 지원…협력사와 동반 성장-장병 위한 청춘책방, 맘 편한 놀이터…복지 사각 챙겨-벤처 플랫폼 구축…10년간 114곳 발굴·투자-태양광부터 그린수소까지…‘친환경 경영’ 선도△15면 상생·협력 앞장서는 기업들-임직원들 16년간 한결같이 저소득가정 아동 후원-공부방 만들기, 노숙자 배식…‘찾아가는 나눔’ 실천-전 세계 스마트에너지 사업 박차, 글로벌 인재 육성-‘인재’는 회사 경쟁력의 핵심…직급별 교육체계 강화-책 읽어주는 AI 조명 ‘클로바 램프’ 영어학습 필수템 등극-고객에 ‘봄’ 선물하고, 화훼농가 돕는 ‘일석이조 기부’△16면 손태호의 그림&스토리-달아 달아 헌 다리 줄게 튼튼한 다리 다오△18면 증권&마켓-금리 상승땐 성장株 매도?…“이익 느는 기업 되레 담을 때”-코스피 3.5% 뛴 날 개인, 사상 최대 매도-바이오 따라 출렁이는 코스닥…‘3월 반전’ 노린다△19면 증권-PEF 투자 규제 풀리면…‘한국판 엘리엇’ 나올까-국내외펀드에 분산 투자, 메리츠證 ‘마스터 랩’ 눈길-카카오, 5분의 1 액면분할…‘국민株’로 성큼-“1.5조원 기술 수출”…아주IB, 美바이오 투자 잇단 대박△20면 여행-유독 춥고 길었던 겨울의 끝…동백꽃 필 무렵, 봄마중 갑니다-색색이 담벼락 따라 구불구불 골목여행-고소한 전복죽·알싸한 갓김치 ‘천상의 조화’△22면 스포츠-“마음 찢어질 듯 아파”…“건강하게 돌아오길”김주형 “잠재력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멀티골’ 메시, 라리가 득점 단독 선두로-“중장년의 ‘고가 골프채’ 꼬리표 떼고…젊은 고객, 여성골퍼도 만족하는 브랜드 될 것”△24면 피플-“우수 인재 유입하고…규제개선 위해 노력할 것”-권오현 삼성전자 고문, 발명진흥 회장에 “한국판 지식재산 뉴딜 새로운 판 짤 것”-亞시장 견인 위해 올해 K콘텐츠에 5500억원 투자“-윤선영 특허심판장 임용…첫 민간출신 여성-취약층 돕고 지역상원 살리고…SK E&S ‘상생’△25면 오피니언-[목멱칼럼]대학 새내기 진로지도 체계화하자-[정재욱의 이슈Law]암호화폐 과세 보완 서두르자-[기자수첩]예상보다 더딘 中 백신 접종의 교훈△26면 부동산-‘레고처럼 뚝딱’ 모듈러주택, 공공개발 임시 거처로 급부상-광화문·동대문·왕십리역 GTX 3개역 신설 요청-반대 동 빼고 재건축 추진…명일 삼익가든 초강수-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대후 든든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 인기 쑥-인천 영종서 청약 1만건 넘겨 신기록 ‘e편한세상 영종국제도시 센텀베뉴’△27면 사회-[팩트체크]獨·日·佛도 ‘檢 수사·기소권’ 인정…與 “한국만 檢 수사기관화”-與 주도 ‘검찰개혁’ 선긋는 공수처장-‘공식 1호’ 접종자 없이…오늘 전국 213개소서 백신 접종 시작
2021.02.25 I 김나리 기자
 캔버스 밖으로 뛰쳐나온 ‘흰 소’를 만나다
  • [신축년] 캔버스 밖으로 뛰쳐나온 ‘흰 소’를 만나다
  • 부산 동구 범일동의 이중섭거리에는 이중섭 화가의 흰소를 테마로 만든 조형물이 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2021년은 흰 소의 해다. 소는 예부터 문학과 그림, 노래의 소재로 쓰였고, 이중섭은 ‘소의 화가’라 불릴 만큼 소와 관련한 그림을 많이 남겼다. 굵은 선과 역동적인 자세가 인상적인 ‘흰 소’는 이중섭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부산 동구 범일동의 이중섭거리에 가면 ‘흰 소’를 입체적으로 만든 동상을 볼 수 있다.범일동은 불운한 시대에 살다 간 천재 화가 이중섭의 애환과 예술혼이 깃든 동네다. 평안남도가 고향인 그는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피란했는데, 끼니조차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물감 살 돈이 없어 담뱃갑 은박지에 그린 은지화는 우리에게 큰 감동과 울림을 안긴다. 몇 년 전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소장한 이중섭의 은지화 3점이 국내에 처음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이중섭 화가의 그림들로 꾸민 이중섭거리한적한 주택가에 조성된 이중섭거리는 소박하면서도 여운이 오래 남는 여행지다. 큰길에서 골목으로 접어들면 축대에 설치된 이중섭의 부조가 눈에 띈다. 부산에 내려온 그는 1951년 가족과 잠시 제주에 건너갔다가 그해 12월 돌아와 범일동에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 이중섭은 부산에서 지내는 동안 ‘범일동 풍경’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조용히 따라가다 보면 마음 한구석이 자꾸 먹먹해진다. 담벼락을 활용한 거리미술관을 지나면 이중섭의 작품과 편지를 모아놓은 희망길100계단에 닿는다. 가파른 계단이 고달픈 그의 삶을 나타내는 듯,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아련함이 밀려든다. 어려운 시절에도 가족과 그림에 대한 희망을 품은 화가의 환한 미소가 애달파 보인다.이중섭 화가의 초상희망길100계단은 난간 부분을 작은 갤러리처럼 꾸며 발걸음을 떼기 쉽지 않다. ‘황소’를 비롯해 이중섭의 작품을 하나하나 관람하다 보면 우직하게 선 소 동상과 만난다. ‘흰 소’를 본떠 만든 조형물로, 마치 그림에 있는 소가 캔버스 밖으로 뛰쳐나온 듯 생동감이 넘친다. 흰 소의 해에 찾은 이중섭거리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이곳을 비롯해 계단 중간마다 작은 쉼터가 있어 화가의 작품과 일화를 감상하며 쉬기 좋다.이중섭은 부산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가족을 아내의 고향인 일본으로 떠나보내고 무척 슬퍼했다. 아내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마다 절절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그의 작품을 보면 가족과 함께한 시간에 가장 행복해했음을 느낄 수 있다. 그와 가족이 주고받은 편지를 읽다 보면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진다.이중섭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계단을 모두 오르면 범일동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중섭전망대에 이른다. 화가가 ‘범일동 풍경’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그가 살던 판자촌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산 아래 옹기종기 모인 집이 힘겨운 시절을 딛고 일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히 들려준다. 오른쪽에 우후죽순 솟은 고층 빌딩이 소박한 풍경에 현대적인 분위기를 더한다.이중섭전망대는 2017년에 방영한 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촬영한 장소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버스를 기다리는 곳으로 나왔다. 전망대 아래층에 있는 카페에서 그윽한 커피 향과 함께 여운을 음미하기 좋다(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운영 여부 확인 필요).만화 속 세상 같은 성북시장 웹툰이바구길성북시장에 있는 웹툰이바구길은 또 다른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황미나, 유현숙, 정연식 등 유명한 만화가들이 시장 골목을 개성적인 웹툰 거리로 만들었다. 다양한 캐릭터가 살아 숨 쉬는 시장은 마치 만화 속 세상 같다. 골목 따라 만화 간판과 벽화가 늘어서, 상점을 지날 때마다 만화 주인공이 말을 걸기라도 할 듯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시장 곳곳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나 낯익은 웹툰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만화체험관에서 그림을 그리고 스토리를 만들어보는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다.웹툰이바구길 언덕에는 숨은 보석 같은 책마루전망대가 있다. 동구도서관 외벽에 설치된 경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옥상에 조성된 전망대에 닿는다. 산복도로와 부산항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전망이 일품이다. 책마루전망대는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동구의 새로운 명소이자 부산 최고 전망 포인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증산공원에 세워진 증산전망대동구도서관과 이어진 증산공원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아담한 게이트볼장과 운동 기구들이 설치됐으며, 중심에 부산항 전망을 품은 증산전망대가 있다. 노을이 질 무렵에 가면 더욱 운치 있다. 증산공원은 동구 주민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곳이지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임진왜란 때의 아픈 역사와 만나게 된다. 공원 곳곳에 당시 왜군이 쌓은 옛 성곽(증산왜성)의 흔적이 있다.부산의 대표적인 도심 공원인 부산시민공원에도 우리 민족의 굴곡진 근현대사가 담겨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자본가들이 점유해 경마장과 일본 군용지로 사용했으며, 한국전쟁 당시부터 2010년 부지가 반환될 때까지 주한 미군 부산기지사령부가 주둔했다. 2014년에 문을 연 부산시민공원은 푸른 숲길과 연못, 음악분수, 갤러리, 역사관 등을 갖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주한미군 부산기지 터에 조성된 부산시민공원
2021.02.10 I 강경록 기자
토지 두고 건물만 분양…'반값아파트법' 발의
  • [e법안프리즘]토지 두고 건물만 분양…'반값아파트법' 발의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토지와 건물을 분리해 분양하는 ‘토지 분리형 분양주택 특별법’을 발의한다고 8일 밝혔다. ‘토지 분리형 분양주택 특별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같은 국가 및 공공기관 등의 사업시행자가 토지의 소유권을 가지고 건축물만 입주자에게 분양해 해당 주택의 입주자는 건축물에 대한 분양가격만 지급하고 토지에 대해서는 임대료만 지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또 토지분리형 분양주택법은 △무주택 세대주에게 우선 공급 △1세대 1주택에 한정하여 공급 △10년 이내 전매금지 △용적률 250% 이상 △임대차 기간은 40년 이내로 규정하는 등 반값 아파트의 정의를 ‘환매형’과 ‘분양형’으로 나누어 주택공급을 확대하면서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수요가 몰리는 도심지역은 시세차익을 볼 수 없도록 하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지역은 환매 없이 시세차익 취득이 가능하도록 재산권 제한을 풀어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웅래 의원은 “전국적 부동산 광풍 앞에서 이제는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방법은 토지와 건물을 분리하여 토지 없이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를 공급하면 반값 아파트가 실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2014년에 강남에서 건축문화대상까지 수상한 20평대 아파트가 2억 원에 분양된 적이 있는데, 이는 토지와 건물을 분리하여 분양했기에 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노 의원은 “반값 아파트는 단순히 값 싼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을 위한 꿈이자 청년세대의 희망사다리가 될 것”라고 강조하며, “반값 아파트를 통해 한순간 ‘벼락거지’가 되어버린 무주택자도, 주거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한 ‘전세난민’도 내 집 마련을 실현해서 두 다리 쭉 뻗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노웅래 의원을 포함해 기동민, 강득구, 김경만, 김병주, 박상혁, 양기대, 윤준병, 이해식, 한준호, 허영 의원 등 총 11명이 발의자로 참여했다.
2021.02.08 I 김겨레 기자
`국민생활기준 2030`…이낙연표 신(新) 복지제도
  • [전문]`국민생활기준 2030`…이낙연표 신(新) 복지제도
  • [이데일리 이성기 이정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新) 복지제도로 `국민생활기준 2030` 구상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역대 정부가 쌓아 올린 복지제도의 기반 위에, 높아지고 다양해진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기후 위기와 플랫폼 기술이 가져온 경제·사회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이 대표는 “세계은행과 국제노동기구 등은 대전환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보편적 사회보호`(Universal Social Protection)의 필요성을 2015년에 제기했다”면서 “국민생활기준 2030은 `보편적 사회보호`를 한국에 맞게 적용하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국민생활기준 2030`은 최저기준(minimum standards)과 적정기준(decent standards),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이 대표는 “소득, 주거, 교육, 의료, 돌봄, 환경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생활의 최저기준을 보장하고, 적정기준을 지향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선 “아동, 청년, 성인, 노년층 등 생애주기별 소득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현재 만 7세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선진국 수준인 만 18세까지 확대하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이어 “`아파도 미안하지 않은 사회`가 돼야 한다. 몸이 아파 쉬어도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도록 전국민 상병수당을 도입해야 한다. 온종일 돌봄을 40%로 높여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어드려야 한다”면서 `포괄적인 돌봄과 의료 보장 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을 누구나 차별 없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일상의 건강과 행복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이같은 구상을 구체화 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교섭단체 대표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박병석 국회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정세균 국무총리님과 국무위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입니다.1. 코로나 1년, 대한민국은 멈추지 않았습니다코로나19가 국내에 들어온 지 1년이 넘었습니다. 국내 첫 확진이 나온 때가 작년 1월 20일이었습니다.어제까지 국민 1425분이 목숨을 잃으셨습니다. 지금도 9493분이 병마와 싸우고 계십니다.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치료 중이신 모든 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지난 1년여, 우리의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불편과 고통을 힘겹게 견디고 있습니다.그 끝이 언제일지 모르기에 더 답답합니다.그러나 위기 속에서 우리의 저력은 빛났습니다. 우리는 방역 모범국가라는 세계적 평가를 받았습니다.인구 당 확진자는 OECD 37개 국가 중 세 번째로 적습니다. 우리의 진단 키트와 ‘드라이브 스루’는 인류에 기여했습니다.방역에 협력하신 모든 국민의 성취입니다.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땀과 눈물의 결실입니다.우리의 일상을 도와주신 필수노동자들 덕분입니다. 모두의 희생과 헌신, 연대와 협력이 눈물겹게 고맙습니다.세계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선진국들도 허망한 민낯을 드러냈습니다.우리는 달랐습니다. 코로나와 맞선 1년여, 대한민국은 멈추지 않았습니다.지난해 경제성장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GDP 규모는 세계 10위로 올라섰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G7의 한 국가를 추월했습니다.주가 3000포인트의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열렸습니다. 4년 연속 수출 5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자랑스러운 결과입니다. 노동자와 기업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께 감사드립니다.이제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국산 치료제도 사용 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우리는 진단, 치료, 예방을 모두 갖추게 됩니다.우리의 일상도 조금씩 바뀔 것입니다. 경제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입니다.그 시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를 향해 출발할 것입니다.2. 코로나가 할퀸 민생경제의 상처우리는 국가경제를 선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생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서울 남대문시장의 가게 3할이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3대를 유지해 온 비빔밥집이 폐업했습니다. 동네 탁구장이 58년 만에 사라졌습니다.온라인 중고장터에는 눈물의 떨이 세일이 넘쳐납니다. 소상공인 20%가 우울 위험군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무슨 말씀으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코로나가 할퀸 상처는 넓고 깊습니다.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된 업종은 하루가 위태롭습니다. 고용취약계층, 소득취약계층이 먼저 쓰러지고 있습니다.모아놓은 돈이 없으니, 버텨낼 힘이 없습니다. 아이를 둔 집에서는 누군가 직장을 포기합니다. 1년 이상 취업하지 못한 청년이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우리는 59년 만에 한 해 네 차례 추경을 집행했습니다.고용유지지원금과 고용안정지원금을 확대했습니다. 10조원의 유동성으로 자본시장의 경색을 막았습니다.558조 원, 사상 최대의 올해 예산도 상반기에 72.4%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그래도 부족합니다. 3. 정부 재정, 회복과 도약의 디딤돌 돼야당장 보호하지 않으면 쓰러질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쓰러진 뒤에 다시 일어서는 것은 더 힘듭니다. 쓰러지기 전에 붙들어야 합니다.지금은 일상의 불경기가 아니라 비일상적 위기입니다. 비상한 위기에는 비상한 대응이 필요합니다.우리의 재정은 상대적으로 튼튼합니다.작년 재정 적자는 주요 42개국에서 가장 낮은 편이었습니다. 국제기구들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권고합니다.국가채무 증가가 전례 없이 가파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라 곳간을 적절히 풀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풀 때는 풀어야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코로나 영웅은 나날을 숨 가쁘게 견디는 보통사람들입니다.그들이 국가의 역할을 묻습니다. 국민의 위태로운 삶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결단해야 합니다.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경기가 금방 나아지지는 못합니다. 서민들은 회복 과정도 늦어질 것입니다.코로나처럼, 민생과 경제에도 백신과 치료제가 필요합니다.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습니다.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습니다.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습니다.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은 두텁게 도와드리겠습니다.경기 진작을 위한 전국민 지원은 코로나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습니다.적절한 단계에서 야당과도 협의하겠습니다.4. ‘치료·진단·예방’에 ‘상생’까지 갖춘 나라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벼락 거지’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갑자기 가난해진 사람들이 많습니다.특히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고소득층의 소득과 자산은 날로 불어납니다.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과 일자리는 위태롭습니다.지난해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20%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전국의 일자리는 122만 개가 사라졌습니다.1990년 75.4%였던 중산층 비중이 작년에는 58.3%로 낮아졌습니다.소득 하위층부터 소득이 급감하더니, 이제는 중위층까지 소득이 줄고 있습니다.그런 불평등의 심화를 차단해야 합니다. 서민과 중산층의 붕괴를 저지해야 합니다.그래서 저는 `상생연대 3법`을 제안드렸습니다.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민생과 경제 회복에서도 성공해야 합니다.그러자면 연대와 협력이 다시 필요합니다. 연대와 협력은 일시적으로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을 피하자고 자기 살 길만 찾는다면, 상생은 멀어지고 공동체는 피폐해질 것입니다.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상생해야 합니다. 그에 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첫째, 영업제한 손실보상제입니다.거리두기로 영업이 금지 또는 제한된 업종이 많습니다. 그런 업종의 손실은 방역 협조의 비용입니다. 그것을 일정한 범위 안에서 보상하자는 것입니다.헌법 23조는 이렇게 명시합니다.‘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며, 공공 필요에 의한 제한은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손실보상제는 헌법을 지키는 길이기도 합니다.국회에는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습니다. 조속한 심의와 처리를 여야 의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둘째는 협력이익공유제입니다.코로나 상처의 치유에는 재정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민간의 상부상조가 필요합니다. 그것을 위한 지속가능 모델로 협력이익공유제를 제안합니다. 협력해 이익을 만들고, 그 이익을 부분적으로 공유하자는 것입니다.미국, 영국 등 자본주의 선진국에는 성공사례가 많습니다. 우리도 적잖은 기업들이 이익공유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이 지속되고 확산되도록 틀을 만듭시다. 세제지원을 포함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것을 제안합니다.ESG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환경과 사회를 위한 기업의 노력에 보상하자는 것입니다.국민연금은 그런 방식을 이미 도입했습니다. 다른 연·기금 투자와 공공 조달에도 ESG 평가를 반영하기 바랍니다.셋째는 사회연대기금입니다. 정부, 기업, 개인이 기금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도웁시다.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프랑스가 그렇게 했습니다.정부와 기업이 함께 소상공인 지원연대기금을 만들었습니다.우리도 2015년 한·중 FTA를 비준하며,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은행들이 ‘새희망 홀씨’를 만들었습니다. 전년도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서민대출을 지원했습니다.‘우분투’-네가 있어 내가 있다. 저는 작년 가을 이 자리에서 ‘우분투’를 소개해 드렸습니다.‘우분투’의 정신으로 우리는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습니다. ‘우분투’의 마음으로 경제적 방역에도 성공합시다.코로나의 진단-치료-예방에 이어 ‘상생과 포용’에서도 세계적 선도국가가 됩시다.5. 불안한 사회를 ‘안심 사회’로모든 세대가 살림과 일자리를 걱정합니다.청년은 더 소외됐습니다. 무주택자의 걱정은 더 커졌습니다. 교육의 사다리는 취약합니다.많은 사람들이 오늘을 힘들어하고 내일을 불안해합니다. 불안 없는, 편안한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첫째는 주거 안정을 이뤄야 합니다.주거 불안정은 민생의 가장 큰 위협입니다. 주거 불평등 악화는 공동체의 통합을 해칩니다.정부와 여당은 여러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참으로 송구합니다.시장에 유동자금은 넘치고, 저금리는 계속됩니다. 그래도 부동산 투기를 계속 억제하겠습니다.실수요자는 더 튼튼히 보호하겠습니다.서울 등 대도시권에 좋은 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려 공급하겠습니다.공공임대주택의 품질도 크게 개선할 것입니다. 주택의 공공성을 높이면서, 시장 수요에도 부응하겠습니다. 그런 부동산 정책을 정부가 곧 발표할 것입니다.둘째는 교육 불평등을 개선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길어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특히 교육 불평등이 커졌습니다. 교사의 79%가 학생들의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말합니다. 교육 불평등은 가장 가혹한 불평등입니다.현재의 불평등을 미래로 연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악순환의 확대·재생산을 끊어야 합니다. 저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디지털 교육 인프라 확충, 기초학력 지원인력 도입, 책임 등교, 디지털 기반 공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입니다.그 가운데 새 학기 책임 등교는 정부가 수용했습니다. 다른 대안도 정부가 검토해주기 바랍니다. 셋째는 노동 존중 사회를 이뤄야 합니다. 노동은 돈벌이 방법에 머물지 않습니다.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존엄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노동권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합니다. 작업환경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것은 공동체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국회는 올해 들어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습니다. 그에 따라 우선 재해 예방과 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산업안전보건청을 신설하겠습니다. 여야 합의로 정부조직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합니다.그에 앞서 현재 국(局) 단위인 담당 조직을 7월 1일 산업안전보건본부로 승격해 운영하겠습니다.우리는 고용 취약계층을 훨씬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고용보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국민취업지원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노동 존중 사회를 향한 의미 있는 출발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확대를 서두르겠습니다. 필수노동자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관련되는 법과 제도를 시급히 정비하겠습니다. 특히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법안이 이번 회기에 처리되기를 바랍니다.6.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신복지제도로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님 여러분! 역대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꾸준히 확충해 왔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를 도입하고 4대 보험을 정비하며, 복지국가의 기틀을 세웠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복지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저출산·고령화에 본격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 케어, 아동수당 신설, 고교무상교육 등으로 복지의 지평을 넓혔습니다.그 덕분에 우리는 ‘복지국가 형성기’에 올라섰습니다.우리의 사회복지비 지출은 1997년에 GDP의 3.9%였습니다. 그것이 2019년에는 12%를 넘어섰습니다. 대한민국은 최빈국에서 복지국가로 도약한 세계 최초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아직 불충분합니다. 수백 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4대 보험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노인의 절반은 빈곤상태입니다.아이를 맡길 공공 보육시설과 부모님을 모실 요양시설은 부족합니다.특히 1인 가구 증가는 가구 단위로 제공되는 기존 복지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있습니다.코로나19는 우리 사회안전망의 부족함과 불안함을 드러냈습니다.임시 일용직과 비정규직부터 일자리와 소득을 잃었습니다.원격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빈곤층 아이들은 끼니를 먼저 걱정해야 했습니다.코로나로 사회복지사들의 방문이 주춤한 사이에 취약계층의 고독사가 이어졌습니다.핵심 산업과 대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중산층마저 일자리와 삶을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경제·사회구조의 변화는 이미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그 변화는 규모와 속도에서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습니다.좋든 나쁘든 ‘사회 대전환’은 세계에서 이미 시작됐습니다.기존 복지제도의 축적을 바탕으로 경제·사회적 변화에 맞게 사회안전망을 혁신적으로 재구축해야 합니다.세계은행과 국제노동기구 등은 대전환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보편적 사회보호’(Universal Social Protection)의 필요성을 2015년에 제기했습니다.OECD와 유럽연합 등은 이 제안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보편적 사회보호’는 사회 구성원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포괄적이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자는 것입니다.우리도 역대 정부가 쌓아 올린 복지제도의 기반 위에 높아지고 다양해진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야 합니다.기후 위기와 플랫폼 기술이 가져온 경제·사회 변화에 대응해야 합니다.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복지제도로서 저는 ‘국민생활기준 2030’을 제안합니다.‘보편적 사회보호’를 한국에 맞게 적용하자는 제안입니다.‘국민생활기준 2030’은 최저기준(minimum standards)과 적정기준(decent standards),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됩니다.소득, 주거, 교육, 의료, 돌봄, 환경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생활의 최저기준을 보장하고, 적정기준을 지향하자는 것이 ‘국민생활기준 2030’입니다.최저기준은 최저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기준입니다.그것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가까운 시기에 국가가 시작해야 합니다.적정 기준은 중산층에 걸맞은 삶의 기준입니다. 그것은 2030년까지 달성할 국가의 목표입니다.국가와 개인과 사회가 힘을 합쳐 성취해 가야 합니다.대표적인 구상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첫째, 아동, 청년, 성인, 노년층 등 생애주기별 소득지원에 나서야 합니다.현재 만 7세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선진국 수준인 만 18세까지 확대하기를 제안합니다.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우선 최저생활을 보장해야 합니다.둘째, 포괄적인 돌봄과 의료 보장 제도입니다.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아파도 미안하지 않은 사회’가 돼야 합니다.몸이 아파 쉬어도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도록 전국민 상병수당을 도입해야 합니다.온종일 돌봄을 40%로 높여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어드려야 합니다.가까운 시일에 공공 노인요양시설을 시·군·구당 최소 1 곳씩은 설치해야 합니다.셋째, 교육을 누구나 차별 없이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대학 갈 실력이 있어도 가난해서 못 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사업하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합니다.누구나 더 나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나이에 관계없이 교육받을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넷째, 일상의 건강과 행복을 보장해야 합니다.산간벽지나, 작은 섬에서나, 누구든지 생활 체육과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품위 있는 생활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2030년이면 한국이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할 것입니다.복지제도 역시 ‘국민생활기준 2030’을 통해 선진국에 어울리게 완성될 것입니다.그때까지 분야별, 단계별 로드맵을 만들어 하나, 하나 실천해 가도록 하겠습니다.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 많습니다. 그것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습니다.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 학계의 활발한 논의를 기대합니다.김대중 정부의 복지국가 설계 이후 20여 년이 흘렀습니다.10년 뒤를 내다보며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부응하는 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틀을 세우겠습니다.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를 설계하고 추진하겠습니다.7. 그래서 미래 성장이 중요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님 여러분!국민의 삶을 폭넓게 보호하려면 많은 재원이 필요합니다. 복지를 강화하려면 국고가 든든해야 합니다.국고가 풍성하려면 경제활동이 왕성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가 쉬지 않고 성장해야 합니다.지난해 세계 1위 제품 수에서 우리는 공동 3위였습니다. GDP 대비 연구개발비는 세계 4위입니다.이제는 우리가 따라야 할 나라가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 스스로 세상에 없던 첨단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세상에 없는 정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에게 ‘추월의 시대’입니다.인류가 자연의 힘에서 벗어나 증기를 활용하기까지 1만 년이 걸렸습니다.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까지는 그로부터 200년이 걸렸습니다.‘지난 200년의 변화보다 빠른 2년의 혁신’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의 올해 주제입니다. 변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그 폭은 커집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입니다.더 빠른 변화와 더 과감한 혁신을 실천하는 국가만이 미래 경제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우리는 김대중 정부 때의 벤처 투자로 오늘날 디지털 강국이 됐습니다.노무현 정부 때의 바이오 테크 산업 육성으로 오늘의 바이오 강국이 됐습니다.선배들이 그랬듯이, 우리도 후배들에게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줄 의무가 있습니다.시스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미래 신산업 육성에 정책 역량을 모을 것입니다.우리의 핵심 산업은 세계 1위로 끌어올려 바닥을 다지고, 신산업은 새로 개발해 미래 먹거리로 만들겠습니다.선도형 경제는 민간 부문의 역동성이 전제돼야 가능합니다.창의적 도전 의식을 북돋우는 제도와 환경의 조성이 필요합니다.우리의 규제 시스템을 글로벌 표준에 맞게 혁신하겠습니다.현장의 애로를 상시적으로 듣고 제도에 반영하겠습니다. 그래서 저희 민주당은 당내에 ‘규제혁신추진단’을 구성했습니다.당장 처리할 혁신 과제와 중장기적 논의 과제를 조속히 정리해 이번 회기부터 하나씩 처리하겠습니다. 올해 본격 추진될 한국판 뉴딜은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입니다.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인 10대 대표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예산 투입과 제도 정비를 서두르겠습니다.데이터 댐 구축, 스마트 병원 선도 모델 선정, 스마트그린 산단 지정 등 주요 사업의 추진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습니다.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래전환 10대 입법과제’를 서두르겠습니다.데이터기본법, 그린뉴딜기본법, 미래모빌리티법, 지역균형뉴딜 지원법 등을 이번 회기에 처리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한국판 뉴딜의 성공은 공공과 민간의 긴밀한 협력에 달려 있습니다. 재정과 정책금융, 민간 투자의 유기적 조화가 중요합니다.3월부터 20조 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가 출범합니다.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생산적인 분야로 이동시키고, 한국판 뉴딜의 성과를 국민과 나누는 효과적 수단이 되도록 돕겠습니다. “한국판 뉴딜은 나의 삶을 위한 것”,그렇게 국민께서 체감하시도록 제도 안착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사회 대전환’을 재촉하는 요인에서 기후 위기를 뺄 수는 없습니다.선진국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등 경제 대국들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세계경제 질서는 탄소중립이라는 큰 개념 아래 재편되기 시작했습니다.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세웠습니다.친환경 산업과 에너지 전환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후위기는 경제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경쟁에서 낙오되는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탄소중립 목표와 일정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습니다. 8. ‘바이든 시대’, 남·북·미 관계 전환을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코로나19 이후 세계에는 새로운 외교안보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자국 우선주의, 배타적 민족주의, 보호무역주의 같은 폐쇄적 발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미·중간 불신과 갈등도 심해졌습니다. 그런 변화는 새로운 국제협력질서를 요구합니다. 새로운 국제질서는 중견국가들의 역할을 요구합니다.대한민국이 코로나에 대응하는 힘은 국격이 됐습니다.한국의 위상과 국민의 자부심은 높아졌습니다.한국은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국제사회에 더 기여할 것입니다.미국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는 ‘글로벌 리더십 회복’입니다. 그는 다자주의를 중시하고 동맹과의 단합을 강조합니다.한·미 동맹은 ‘바이든 시대’에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야 하고, 발전할 것입니다.‘바이든 시대’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진전되기 바랍니다. 남북관계, 한·미관계, 북·미관계의 선순환이 중요합니다.남북대화가 끊겼을 때는 북·미관계도 단절됐습니다. 남북대화가 긴밀할 때는 북·미대화도 활발했습니다.김대중 대통령의 남북대화 노력이 있었기에,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전략적 관여 정책 ‘페리 프로세스’가 작동할 수 있었습니다.2018년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후에 북·미정상의 ‘싱가포르 합의’가 나왔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는 남북대화가 중단됐을 때 나왔습니다. 바이든 정부도 한국의 역할을 중시하면서, 남북 대화를 지원하고 협력하길 바랍니다.그것이 바이든 정부에도 긴요하고 도움이 될 것입니다.북·미 협상의 출발점은 2018년 싱가포르 합의입니다.싱가포르 합의는 역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북·미 정상 간 합의입니다.절차적으로도 정당성과 권위를 가지며 내용도 남·북·미 모두 동의했습니다.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완전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싱가포르 합의 4개 항은 앞으로 북·미관계의 세부 경로가 어떻게 펼쳐지든 건설적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올해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입니다.분단 70년, 불신과 대결의 역사를 신뢰와 공존의 역사로 바꿔야 합니다.북한도 이 귀중한 시기를 놓치지 말기 바랍니다. 무력시위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언제 어디서든 만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 때입니다.국회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재추진해 남북 화해의 동력을 확보하겠습니다.야당도 국익을 위한 초당 외교에 함께해 주기를 바랍니다. 9. 시대적 과제, 여야가 함께 풀었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부족한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한 지 5개월 조금 넘었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코로나 방역과 경제는 ‘회복의 시간’을 맞고 있습니다.국회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지난해 우리 국회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법정 시한 안에 처리했습니다.시대가 남긴 국가적 과제도 함께 풀었습니다.과거를 매듭짓는 법도 있었고 미래의 초석을 놓는 법도 있었습니다.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법도 있었고, 시장 경제를 뒷받침하는 법도 있었습니다.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과 상생의 법도 있었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규제혁신의 법도 있었습니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 3법은 우리 민주주의를 한층 성숙시킬 것입니다.공정경제 3법은 경제 생태계의 건강을 높이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것입니다.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노동존중 사회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ILO 기본협약에 맞춘 노동 관련법, 지방의 자율성을 넓힌 지방자치법, 정의의 실현을 위한 5.18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관련법.그런 모든 입법을 통해 국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개혁을 실현했습니다.우리는 국가와 사회의 오랜 숙제를 해결하며 역사의 진전을 이루었습니다.그 과정에서 저는 큰 보람을 얻었습니다. 동시에 많은 것을 깨우치며 배웠습니다.함께 해 주신 의원님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남은 과제가 아직도 많습니다.검찰개혁과 언론개혁 관련법, 4.3특별법,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아시아문화중심도시법 등을 기다리는 국민이 많습니다.한국판 뉴딜과 규제혁신, 경제혁신 관련법 등도 시급합니다. 여야 의원님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10. ‘정치는 그때 무엇을 했는가’존경하는 여야 의원님 여러분!70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두 세대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습니다.그리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의 하나로 성장했습니다.우리는 추격자에서 추월자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가 따르려 했던 나라들이 우리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대한민국의 기적입니다. 우리 국민의 위대한 역량은 놀랍고도 존경스럽습니다.‘정치는 그때 무엇을 했는가’후손들의 물음에 우리는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국난을 극복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며, 대전환 시대를 선도할 소명에 힘과 지혜를 모아 최선을 다했노라고 우리가 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정치가 시대의 책임을 다하기를 소망합니다.지금 우리 사회에는 많은 단절이 겹쳐 있습니다. 단절된 것들을 연결하는 것도 정치의 과제입니다. 중앙과 지방의 연결, 지역과 지역의 연결, 계층과 계층의 연결, 임대인과 임차인의 연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더 연대하고 더 협력해 우리 사회를 하나로 연결해 갑시다.개혁은 중단 없이 계속해야 합니다. 개혁은 정권의 이익이나 정략의 문제가 아닙니다.공정하고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 더 많은 개혁,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행해야 합니다.코로나의 겨울은 혹독합니다.우리는 언 땅을 녹일 희망의 불씨를 지펴왔습니다. 저는 그런 희망을 북돋우기 위해 어떤 일도 하겠습니다.국민과 국민을 연결하고, 현재를 미래와 연결하겠습니다.11. 최근의 현안을 말씀드립니다2018년 남북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 시기에 저는 국무총리로 일했습니다.대통령의 지시로 국가정보원은 남북관계나 북한의 중요정보를 저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했습니다.제가 기억하는 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원전은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하신 USB에도 원전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그 무렵 주례회동에서 대통령님은 저에게 특별히 지시하셨습니다.남북정상회담 관련 조치 등에서유관 부처들이 과속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지시였습니다. 대통령님은 남북관계의 착실한 진전을 원하셨습니다.요즘 제1야당 지도자들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습니다.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극비리에 건설해주려 했다며, 대통령이 ‘이적행위’를 했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야당은 완벽하게 잘못 짚었고, 묵과할 수 없는 공격을 대통령께 가했습니다.야당은 거짓주장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합니다.거짓을 토대로 대통령을 향해 ‘이적행위’라고까지 공격했으면,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민족의 문제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악용하는 것은 무책임합니다.민족의 문제에 대해서까지 거짓을 서슴없이 말하고, 거짓을 토대로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국내·외적으로 정치의 신뢰를 손상하며 국기를 흔드는 위험한 일입니다.정치를 더는 후퇴시키지 맙시다.선거만 닥치면 색깔공세를 일삼는 절망의 수렁에서 벗어납시다. 낡은 북풍공작으로 국민을 현혹하려 하는 국민 모독을 끝냅시다.정치를 한 걸음이라도 발전시킵시다. 그것이 정치인 모두의 책임입니다.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2.02 I 이성기 기자
금태섭 “디지털부시장제 도입…자영업자·청년 지원”
  • [전문]금태섭 “디지털부시장제 도입…자영업자·청년 지원”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금태섭 전 의원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홍대 프리즘홀에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선언식을 갖고 “낡고 오래된 정치의 벽에 균열을 내고, 참신한 정치의 출발을 보여드리겠다. 함께 행복하고, 더 살기 좋은 포용과 통합의 공동체를 가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 공약으로 △디지털부시장제 도입 △자영업자 지원 △청년 긴급지원 재개 △공공재개발 확대 △서울인권조례 제정 △자치경찰제 구축 △서울시청 정치화 차단을 내걸었다.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한 카페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금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향해 1대1 경선을 제안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다음은 금 전 의원의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선언문.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금태섭입니다. 저는 오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합니다.이번 선거는 서울시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선거입니다.우리의 미래를 위한 변화의 새 판을 열어야 하는 선거입니다.그러나 정치권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오래된 싸움만을 하고 있습니다.민주당은 자신의 책임으로 인한 보궐선거에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를 내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국민의힘에서는 서울시장직을 스스로 걷어찬 후보, 총선 대참패에 책임이 있는 정치인들이 후보로 나서고 있습니다.변화의 서막은커녕 과거와 똑같은 사람, 똑같은 장면의 반복에 시민들은 기대를 접고 오히려 불안과 걱정에 빠져들고 있습니다.지금부터 향후 4-5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침체에 빠진 서울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혁신적 변화가 절실합니다.위기에도 대응해야 합니다.코로나로 인한 당장의 고통도 힘들지만, 환경과 기후문제, 더욱 극심해지는 양극화, 4차 산업의 도래로 사라져가는 일자리 등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이 또 찾아올 것입니다.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장애물을 극복할 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이 엄중한 시기를 오래되고 낡은 정치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원칙을 지키고,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리더가 필요합니다.시민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고민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합니다.소신의 정치인, 저 금태섭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통하여 서울의 새로운 변화를 열어가겠습니다.낡고 오래된 정치의 벽에 균열을 내고, 참신한 정치의 출발을 보여드리겠습니다.함께 행복하고, 더 살기 좋은 포용과 통합의 공동체를 가꾸겠습니다.서울에서부터, 저 금태섭이 해내겠습니다.사랑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재난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닥치지 않습니다. 재난은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먼저 공격합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한숨소리가 들립니다. 제가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이곳 프리즘홀은 서울의 자영업,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어려움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안정된 직장은커녕 알바 자리마저 막혀버린 청년들의 절규가 들립니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과 아이들의 간절한 호소가 들립니다. 택배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또 어떻습니까? 저는 코로나19 재난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민생을 회복하는데 저의 온힘을 다 바치겠습니다.오늘부터 66일 후, 저 금태섭이 서울시장이 되면 당장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로, 디지털 부시장 제도를 신설하겠습니다. 우리에게 닥칠 위기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닙니다.주기적인 감염병의 유행,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등 예상하기 힘든 사태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위험을 조기에 차단해야 합니다.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합니다.뉴욕시에도 CTO가 있고 런던시에도 CDO가 있지만 서울시 디지털 부시장은 대만의 오드리 탕 디지털 장관을 벤치마킹할 것입니다.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디지털 부시장에게 관련 인사, 조직, 시스템에 전권을 부여하겠습니다.비단 재난 대비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평상시에도 교통, 복지, 교육,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 시민들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공공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디지털 부시장과 스마트 서울을 위한 인프라 구축,그것이 1년 남짓한 이번 시장 임기 동안 제가 반드시 해낼 첫 번째 약속입니다.둘째, 자영업자들이 쓰러지지 않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버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매출감소폭을 기준으로 차등 지급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월 임대료의 80%에 해당하는 200만원 상당을 6개월 동안 지원하겠습니다.기존의 시혜적인 일시 지급이 아니라 계획을 짜고 재기를 기약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지원을 하겠습니다. 셋째, 작년 봄 이후 사라진 청년 긴급지원을 재개하겠습니다.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첫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2030 세대입니다.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이 매우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을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지급하겠습니다. 넷째, ‘서울형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겠습니다. 주택정책은 재건축, 재개발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서울은 가용 토지가 부족해서 고밀도 복합이용도시로 개발해야 합니다.기존의 재개발 지정 해제지역 393개소를 포함하여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공공재개발을 과감하게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서울시민의 생애 첫 주택 마련, 서울시민의 생애 첫 전세 마련을 지원하겠습니다.다섯째, 인권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반영한 ‘서울인권조례’를 다시 만들겠습니다. 서울이 더욱 발전하려면 이제 세계 도시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 다원적 민주주의는 저의 오래된 소신입니다.사회적 약자와 성소수자, 장애인을 비롯해 서울시민은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동등한 존엄과 평등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섯째, 7월 1일부터 시작되는 자치경찰제가 잘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자치경찰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정치적 중립성 훼손, 지역 토착세력과의 유착, 무사안일이 기승을 부릴 위험성이 있습니다.정인이 사건, 이용구 차관 사건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자치경찰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임명해야 합니다.이 문제에 있어서 모든 후보 중에서 제가 가장 적임자라고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정의 정치화를 차단하겠습니다. 시청 6층이 선거캠프 노릇을 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별정직 공무원들과 산하기관이 여의도 정치의 교두보가 되지 않게 만들 것입니다.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시장의 개인 취향을 구현하는 시정도 끝내겠습니다. 낡은 집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고 도시재생이라고 부르는 일,미래문화유산이라고 포장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한 동을 남기라고 강요하는 일,전임 시장의 손때가 묻었다는 이유로 한강다리 공사를 10년 이상 질질 끄는 일은 사라질 것입니다. 여의도와 용산 도심 재개발 같은 큰 사업을 공개해놓고 청와대 눈 부라림 한 번에 주워 담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빛은 언제나 존재합니다.우리가 그 빛을 바라볼 용기가 있다면.우리가 그 빛이 될 용기가 있다면.”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빛낸 청년 계관시인 어맨다 고먼의 시‘우리가 오르는 언덕’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어맨다 고먼의 시는 트럼프 시대가 초래한 분열과 후퇴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을 실현하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통합을 향한 저의 평소 소신을 밝히고자 합니다. 출마선언을 준비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려고 했습니다.지적하고 비판할 거리가 너무나 많습니다.그러나 좀 더 깊이 고민하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과거보다는 미래를, 남 탓보다는 통합을 얘기하고 싶습니다.우리가 진영논리, 편 가르기를 극복하고,상식과 원칙이 바로 선 정치의 새판을 열기 위해서는두렵지만, 누군가는 용기를 갖고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저는 검사로, 또 정치인으로 일하는 동안일관되게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살아왔습니다.제가 한 말과 쓴 글에 책임을 져 왔습니다.항상, 목소리를 내기 힘든 분들,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사람들의 옆에 용기를 내서 함께 서 있었습니다.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그러나, 그 과정에서 저에게 생겨난 것은 반격하자는 마음, 갚아주겠다는 마음이 아니었습니다.이런 지겨운 판을 바꾸자!내 편만 챙기고 상대방을 쳐부수어야 할 적으로 보는 편 가르기를 끝내자!그래야 민생이 산다.그게 진짜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이런 굳은 각오를 다지게 되었습니다.거대도시 서울이 부딪히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협력하면서 해답을 찾아나가야 합니다.그 누구도,정답을 항상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재난 극복을 위해서, 민생을 위해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통합과 협치의 기반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합리적인 정치, 상식에 맞는 정치가 되살아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신을 가지고 일관되게 원칙을 지켜온 저, 금태섭이 그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감히 자부합니다.제가 바꾸겠습니다.그런 취지에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제안 드립니다.지금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기 경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각 당의 경선 진행 기간 동안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제3지대 경선’(금태섭-안철수 단일화 경선)을 제안합니다. 진짜 민생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오래된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 진지하게 토론합시다.경선 룰을 둘러싼 볼썽사나운 샅바 싸움은 치우고 서울시민을 위한 진짜 문제를 놓고 각자의 입장을 솔직히 얘기합시다. 그러면 이번 선거를 확실한 변화의 계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3월초까지 매주 한 번씩만 주제를 정해서 토론을 해도 네 다섯 번은 할 수 있습니다.시민들로부터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도 제한 없이 받고 답을 드리도록 합시다.그 후 시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드립시다.서울시민들은 그런 토론을 지켜보고 후보를 고를 자격과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단일화 논의를 위해 언제든, 어디서든 안철수 후보를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우리는 재난과 싸워 이겨야 합니다.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합니다.우리가 사는 도시를 더 살기 좋고 행복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공동체로 만들어야 합니다.우리 모두가 내일을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합니다.서울의 대변화를 이끌겠습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한, 더욱 자유롭고 공정한 서울을 위해 힘차게 전진하겠습니다.소신의 금태섭, 서울을 바꾸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1.31 I 박태진 기자
 삭막한 담벼락, 이끼 대신 '예끼' 내려앉았네
  • [여행] 삭막한 담벼락, 이끼 대신 '예끼' 내려앉았네
  • 예끼마을 입구에 있는 예끼마을 조형물[안동(경북)=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안동호 호숫가에 자리한 경북 안동의 작은 시골마을. 이 마을의 이름은 ‘예끼’다. ‘예끼’는 누군가를 혼내거나, 혼이 날 경우에 듣는 말. 보통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쓰는 표현이다. 자연스레 ‘예끼’ 다음은 ‘이놈’이나 ‘고얀놈’이 입에 붙는 게 일반적이다. 왜 마을 이름을 ‘예끼’라고 지었을까. 예끼마을의 ‘예끼’는 ‘예술의 끼’의 줄임말이다. 예술의 끼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예끼마을’이었던 것이다. 이름처럼 마을 곳곳에는 크고 작은 갤러리와 새련된 카페가 자리하고, 오래된 골목은 예스러움이 세련된 감각으로 더해져 동네를 밝히고 있다. 여기에 세월의 이끼가 뒤덮인 고택과 그보다 더 오래된 가치를 소중하게 품고 사는 사람들의 삶의 터가 바로 예끼마을이다.선성현문화단지 옆 예끼마을 골목과 벽에 그려진 벽화. 예끼마을의 옛 모습과 선성수상길을 함께 그려놓았다.◇예안사람이 예끼마을에 정착한 이유예끼마을을 찾아가는 길. 안동시청에서 도산서원 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그렇게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한국국학진흥원. 그 아래 산기슭에 산골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예끼마을이다. 행정구역상 도산면 서부리다. 이 산골에 어떻게 마을이 생겨난 것일까. 사실 이 마을이 생겨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마을 사람 대부분도 예안이라는 곳에서 살던 사람들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일까. 45년 전인 1976년. 당시 낙동강 물길을 막아 안동댐을 건설하면서 여러 마을이 물속으로 사라졌다. 예안마을도 수몰 마을 중 하나였다. 대부분의 예안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지만, 차마 마을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은 산언덕으로 모여들었다. 발밑에서라도 고향을 두고 보려는 심산이었다.예끼마을 곳곳에 그려져 있는 다양한 벽화마을 규모가 400여 가구에 달했다. 대구를 왕래하던 직행 시외버스도 운행했을 정도. 장날이면 배를 타고 정성껏 지은 농작물을 한가득 머리에 이고 팔러 나오는 아지메와 고등어 한 손 손에 들고 비틀거리는 할배들로 북적댔다.옹기종기 모여살던 마을은 어느새 조용해졌다. 농사짓고 소 키우던 이웃은 새 돈벌이를 찾아 도시로 떠나고, 나이든 노인들은 세월이 가져다준 무게를 짊어지다 세상을 떠났다. 마을은 절반으로 줄었고, 그렇게 생긴 빈자리를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도 허전함으로 채워졌다.시간이 흘러 마을에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마을로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면서다. 지난 2018년 마무리된 안동의 ‘이야기가 있는 마을 조성사업’이 계기가 됐다. 잊혀지던 옛이야기도 하나둘씩 들춰내기 시작했고, 까맣게 이끼 때가 낀 담벼락에는 벽화로 이야기를 그렸다. 그러는 사이, 빈집들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예끼마을 내 있는 갤러리 ‘근민당’◇호숫가 마을 속 예술과 끼가 있는 사람들이제 예술의 끼가 흘러넘치는 이 마을을 둘러볼 차례. 마을입구부터 큰 조형물이 반갑게 인사한다. 조형물 아래 ‘예술과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여기서부터 안동호까지는 내리막길이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송곡고택이 있다. 예안마을에 있었던 것을 1975년 이곳으로 이전해왔다. 송곡고택 맞은편에 근민당(近民堂)이라는 미술 갤러리가 있다. 선성현 옛 관아가 한옥 갤러리로 탈바꿈한 것으로, 예술 작품에 한옥 고유의 품격을 더했다. 갤러리 창을 통해 보이는 마을 풍경은 어떤 풍경화보다도 투명하고 서정적이다.마을 곳곳에도 여러 갤러리가 있어 예술향이 가득하다. 조용했던 마을이 예술과 끼로 점점 채우고 있는 공간이다. 우체국은 유명작가의 전시공간과 교육공간으로, 마을회관은 작가 창작실로 탈바꿈했다. 안동선비순례길 종합안내소 앞의 ‘끼 갤러리’는 마을 아이들의 솜씨를 뽐내는 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끼마을 골목 중 ‘글읽는 테마골목’에 있는 조형물마을 골목으로 발을 들인다. 골목에는 1970년대식 풍경을 남겨두기도 했고, 너무 과하지 않은 정도의 벽화를 그려 넣기도 했다. 선성수상길을 그려놓은 골목에서는 ‘인증샷’ 찍느라 분주했고, 글을 테마로 한 골목에서는 가슴 울리는 문구에 길을 멈췄다. 벽 속의 꽃들은 사시사철 언제나 만개해 반긴다. 때로는 아이들의 말뚝박기도 훔쳐보고, 오래된 이발소도 들여본다. 벽 위의 그림들은 그렇게 여유롭게 지나간다. 비록 화려함이나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지만, 벽 속의 세상은 순수하고, 평온하다. 그렇게 골목들을 다니다 보면 한겨울 한파도 녹여버릴 따스함이 가득하다.예끼마을에서 걷기 좋은 길인 ‘선성수상길’◇호수 위 아득하게 뻗은 수상 다리에 오르다안동호 쪽으로 선성현문화단지가 깃들어 있다. 안동호가 훤히 내려보이는 자리에 객사, 동헌, 관창 등 옛 관아를 복원해 놓았다. 선성현문화단지 앞, 잔잔한 호수 위에 수상 데크(Deck)가 길게 펼쳐져 있다. 이 길은 지난 2017년 만들어진 ‘안동선비순례길’의 1코스인 ‘선성현길’. 오천리 군자마을에서 시작해 코스 이름이 된 선성현문화단지를 거쳐 월천서당에 이른다. 군자마을 뒷산을 넘어 안동호반을 따라가는 길로, 편안한 산길과 걷기 쉬운 데크로 이어져 있다.선성현문화단지 아래 안동호 수면 위에 길이 1.2km, 폭 2.7m의 규모의 부교(浮橋)가 놓여 있다. 선성현길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인 ‘선성수상길’이다. 이 부교 덕분에 편안하게 물 위를 걸으면서, 안동호의 아름다움에 빠져볼 수 있다. 선상수상길에서는 평지와 달리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부교를 타고 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예끼마을에서 걷기 좋은 길인 ‘선성수상길’세상을 꽁꽁 얼어붙게 했던 한파도 안동호의 아름다운 풍광에 잠시 힘을 잃는다. 수상길 중간 지점에는 쉼터를 겸한 포토존이 있다. 모형 오르간과 책걸상, 간이 철판 등 추억의 조형물도 있다. 과거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옛 예안국민학교가 이 자리에 있었음을 기념하기 위함이다. 일부나마 학교의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 코끝을 에는 시린 바람과 함께 따스한 추억에 젖어본다. 수몰로 인한 ‘실향민’들의 향수도 아련하게 전해져 오는 듯하다. 그렇게 한동안 신선처럼 호수 위를 거닐다 보니 현세의 번뇌가 마치 남 일 같이 느껴져 온다.선성현문화단지 입구◇여행메모△먹을곳= 예끼마을에는 식당이 제법 있다. 그중 마을 토박이가 추천한 식당은 민속식당은 안동찜닭이, 선비촌식당은 간고등어, 대풍식당은 오삼불고기, 나그네식당은 시골정식이, 미정식당은 육계장이다. 술을 좋아한다면 ‘맹개술도가’도 빼놓을 수 없다. 직접 빚은 세가지 도수의 안동소주를 잔에다 조금씩 시음해볼 수 있는 곳이다. △잠잘곳= 선성현문화단지 앞 주차장 쪽으로 한옥체험관이 있다. 모두 6동(8인용 2실, 6인용 2실, 2인용 2실), 세미나실, 식당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외부는 한옥이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만들어져 있어 한옥의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2021.01.29 I 강경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유통 공룡 변신 사활…`라방`서 활로 찾는다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다음은 2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유통 공룡 변신 사활…‘라방’서 활로 찾는다-삼성 “대형 M&A 선언”했지만…총수 공백에 속앓이만-내달 말 코로나 의료진부터 백신 접종-4차 재난지원금 가시화…15兆규모 선별지급 가닥-소비자 위한 자산관리…SC제일 ‘금융위원장상’△줌인&-인천 출신 변협회장, 로스쿨 첫 서울변회장…그 뒤에는 ‘영 파워’ 있었다-박용만 “기회의 문 열어달라”…32개 혁신 입법 처리 호소△4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가닥-하루라도 빨리 지급한다지만…與 ‘늦어도 4월 초’ vs 野 ‘선거 전엔 안 돼’-뿔난 자영업자 “영업손실 보상, 소급적용하라”-정부 “보상 규모, 재정 상황 따라”…민주당선 ‘최대 100조’의견도△백신 접종 로드맵 발표-2월 말 의료진 첫 접종, 일반인은 3분기부터…백신 종류 선택은 불가능-백신 부작용 비율 높지 않아…사망하면 4.3억 보상-“65세 이상엔 효과 없다”…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유통가는 지금 `라방` 중-유기농 배 들고나온 농부, 신간 선보인 유병재…쌍방향 장터 완판 행진-네이버 쇼핑 라이브, 한달 거래액 200억…현대홈쇼핑, 방송 1회당 매출 3000만원-제2 ‘김새롬 사태’ 막아라…꼼꼼한 리허설에 사고땐 방송 OFF△혼돈의 美증시-美 개미군단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월가 권력이동이냐 버블 전조냐-FOMC 결과에 실망감 겹쳐…뉴욕증시·코스피 줄줄이 하락△정치-이언주 “가덕도법 통과 안되면 사퇴”…野 부산시장 경선 전환점-조수진 ‘후궁 발언’ 사과에도…與, 국회 윤리위 제소-홍영표 당권 도전 공식화…‘포스트 이낙연’ 경쟁 시동△경제·금융-‘배당 줄이고 이익 나눠라’…은행에 몰아치는 외풍에 골병-올해 화훼, 내년엔 축산물…온라인 거래 키운다-한국중부발전, 중소기업·농어업인 온실가스 감축 돕는다△산업&기업-위기 뚫은 ‘반도체·모바일·가전’ 삼두마차…삼성전자 올해도 쾌속 질주-116조 실탄 보유한 삼성전자…차랑용 반도체 기업 인수 전망-“남좋은 일 시킨다”총리 발언에…LG·SK ‘배터리戰’멈추나△산업·바이오-소상공인 ‘커머스’의 힘…네이버 영업익 1.2조 돌파-“대기만 한 달”…인테리어·가구·가전 주문 폭주-SKT·한화 vs KT·현대차…‘K플라잉카’ 주도권 격돌△소비자생활-월마트선 취급 않는 ‘새끼 오징어’…이마트선 불법 아니라며 ‘세일 중’-부채 줄여 재무구조 개선…bhc, IPO 재시동거나-익숙함 속 새로운 맛…`품절템` 된 자매품△증권&마켓-매각 전 몸집 줄이기…경영 참여형 PEF `블록딜` 잇달아-“공매도 영구 금지” 靑청원 20만명 돌파…IMF “공매도 재개해야”-‘묻지마 투자 과열’ 조회 공시 요구 3배↑△여행-삭막했던 담벼락에 이끼 대신 내려앉은 ‘예끼’△스포츠-‘더 나은 골프 위해’…쉬는 날 없는 임성재-대니얼 강, 연장전 앞서 코치 조언 받아 논란-‘8전 9기’ 늦깎이 신인 신보민 “해낼 수 있다고 나를 믿었다”△부동산-‘특단의 공급 대책’ 예고에도…GTX따라 아파트값 들썩-연봉 1억대, 자녀 1명 맞벌이…신혼부부 `특공` 가능해진다-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건수 1년새 87% 늘어△사회-‘위헌 족쇄’ 푼 김진욱 “여운국 제청”…檢, 정권 겨냥 수사 속도-레슨이면 5인 이상도 괜찮다?…실외 방역 사각지대-유·초등 1~2학년·고3 매일 등교…돌봄·학습공백 되풀이는 없다
2021.01.28 I 신민준 기자
  • '지끈지끈 두통' 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아...제대로 알고 치료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두통은 너무나 친숙한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도 진통제에 의존하며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두통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15만5,940명이었는데 실제로 두통을 겪은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두통 강도가 심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할 때는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해야 한다.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하고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두통에 오래 시달려 온 사람들은 두통이 언제 발생할지 몰라 불안감을 갖게 되고 일상생활과 업무, 학업 등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요즘처럼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시기에는 두통과 코로나19를 동시에 방어해야하는 부담이 클 뿐더러 두통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은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두통은 스트레스나 불안, 진통제 장기 복용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뇌졸중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종류가 다양하고 이에 따라 치료방법도 달라진다. 특히 뇌졸중으로 인한 두통은 응급신호이므로 조속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두통,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해나갈 수 있는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은재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두통은 머리에 발생하는 통증이다. 머리라고 하면 뇌가 연상되는데, 두통은 대뇌 자체에서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두개골, 뇌혈관, 뇌를 둘러싼 막, 두피근육, 머리에 있는 말초신경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통증은 대뇌, 뇌혈관 그리고 주변 신경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두통에 뇌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두통은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일차성(원발성) 두통과 원인질환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두통으로 크게 구분된다. 일차성 두통은 뇌 바깥을 감싸는 혈관, 말초신경, 근육 등이 원인이다.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 두통이 이에 해당된다. 이차성 두통은 뇌종양, 뇌출혈, 머리 외상, 치아질환, 부비동 질환 등 원인 질환으로 인해 두통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최근 피곤한 일이 많았는데 머리 양측이 조이듯이 무겁고 아프다면 ‘긴장형 두통’의심 긴장형 두통은 일차성 두통 중 가장 흔하다. 만성 두통이 없는 사람에게 두통이 발생하면 뇌에 이상이 생겨 두통이 온 건 아닌지 걱정이 든다. 특히 갑자기 머리 전체나 뒷머리가 아프면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을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뇌졸중이 두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뇌종양일 가능성도 낮다. 이 경우 긴장형 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사와 입사 등 갑작스레 긴장된 상태에 놓이거나 좋지 않은 자세를 습관처럼 하거나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감을 느끼면 근육이 수축하고 뻣뻣해진다. 이로 인해 근육 통증과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두통 양상은 다양하다. 뒷머리가 묵직하거나, 콕콕 쑤시거나, 머리 전체가 멍하게 아프거나, 혹은 머리 여기저기가 번갈아 아프기도 한다. 편두통에서 흔히 보이는 오심, 구토, 안구통 증상은 긴장형 두통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긴장형 두통이 한번 발생하면 수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긴장형 두통을 예방하려면 강한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에 지나치게 민감한 성격, 불면증, 우울증 등 긴장형 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요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이 요인들을 없애지 않으면 긴장형 두통이 지속되거나 쉽게 재발되어 진통제를 남용할 수 있다. 두통 발생 이후 치료법은 스트레스 관리와 더불어 통증 억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또 목 부위 뼈나 근육 이상도 긴장형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에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경직된 신체를 자주 이완시켜주는 게 좋다.◇머리가 욱신욱신 깨질 것 같고 구토가 나거나 밝은 빛, 소음에 예민해진다면 ‘편두통’의심편두통은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머리가 반복적으로 울리는 증상을 보인다. 환자들은 “머리가 욱신거린다”, “쿵쿵대면서 아프다”고 표현한다. 많은 사람들이 편두통이라고 하면 머리 한쪽에 두통이 느껴지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편두통 환자의 50%만 머리 한쪽의 통증을 호소한다. 나머지 절반의 환자는 위치에 국한하지 않고 편두통 소견을 보인다. 통증 강도는 다양하나 대개는 일상생활을 저해할 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다. 짧으면 몇 시간에서 길면 3일 정도 통증이 지속된다. 두통으로 인해 소화불량과 메스꺼움, 심한 경우 구토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두통이 있는 쪽 눈이 아프거나 충혈이 되기도 한다. 머리를 흔들면 두통이 심해지므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 밝은 빛, 소음과 냄새에도 예민해진다. 그래서 편두통 경험이 많은 환자들은 두통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면 조용하고 어두운 곳을 찾아서 쉬려고 한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여러 신경학적 이상도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게 시야증상이다. 머리가 아플 때면 한쪽 시야에 암점이 점차 커지면서 주변에는 지그재그의 불빛이 나타나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시야 전체에 드문드문 뿌옇고 밝은 반점이 생겨 안과를 찾는 환자도 있다. 심한 어지럼증과 감각장애, 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일반 진통제에 잘 반응하는 가벼운 편두통은 약을 먹고 일정시간 휴식을 취하면 금세 완화된다. 반면 구토 증상이 있을 정도로 두통이 심한 경우 일반 진통제 효과가 거의 미미하다. 이 때는 편두통에만 잘 듣는 약을 의사에게 직접 처방 받는 것이 좋다. 편두통 약은 예방하는 약과 통증을 줄여주는 약으로 구분된다. 두통이 하루 4시간 이상, 한 달에 보름 이상 지속되고 이 중 8일 이상이 편두통 양상을 보이며 3개월 넘도록 지속되면 만성 편두통이다. 두통 발생 빈도가 높아서 주기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는 예방약을 먹어 두는 게 좋다. 예방약은 두통 빈도가 너무 잦거나, 급성기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게 사용된다. 특히 급성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을 너무 자주 복용하면 약물 효과가 감소할 뿐 아니라 약효가 감소할 때 발생하는 반동성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두통 빈도가 잦거나 많은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예방치료를 고려해야 한다.한편 편두통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청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20~30대에 주로 발병하기 시작하지만, 10살 전후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다만 60대 이후 발병하는 것은 드물기 때문에 이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이은재 교수는 ◇매우 심한 두통이 눈 주위 통증과 눈물, 콧물 등과 함께 특정 계절에 뭉쳐서 나타난다? ‘군발 두통’의심눈이나 관자놀이 주위에 통증이 느껴지고 눈물, 콧물, 식은땀이 나면 군발 두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두 달 동안 매일 한 번에서 수회에 걸쳐 심한 두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군발기와 수개월 간 두통이 사라지는 관해기가 반복된다. 군발기는 보통 수주에서 수개월, 관해기는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이며, 일년 중 봄, 가을 같은 특정 계절에 군발기가 잘 발생하는 연주기성과, 하루 중 특정 시간에 두통이 잘 발생하는 일주기성이 관찰된다. 통증은 10~15분 동안 점차 증가하며 약 1-2시간 정도 지속된다. 군발 두통은 하루 한 번 이상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잠에서 깨기도 한다. 일반 진통제로는 쉽게 완화되지 않아 신경전달물질을 늘려 뇌신경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진통제를 매일 먹는데도 두통을 달고 산다면 ‘약물 과용 두통’의심중년 여성들 중에는 진통제를 오래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두통이 없어도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몹시 불안해한다. 약물과용 두통은 진통제를 오랫동안 복용한 원발두통(긴장형 두통, 편두통) 환자에게서 흔하다. 치료로는 우선 과용한 진통제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환자들은 오랫동안 과량으로 복용해온 진통제만 중단해도 두통이 호전된다. 그리고 같이 동반된 원발두통의 양상과 빈도를 재평가한 뒤 치료의 목표를 재설정한다. 약물 과용 두통은 치료에 굉장히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아서 두통이 자주 재발해 진통제를 늘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하에 약물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평소 없던 심한 두통과 함께 팔다리 마비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뇌졸중에 의한 두통’의심평상 시 두통이 없던 사람에게 갑자기 심한 두통(일명 벼락두통)이 나타나고 팔다리 마비나 발음장애, 시력 저하, 의식 저하, 경련 등이 동반되면 뇌출혈 등 뇌졸중에 의한 두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두통 자체가 위험신호이므로 조속히 병원에 가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진통제로는 완화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만약 마비와 같은 증상은 없고 벼락두통만 있다면 뇌졸중이 아닌 양성 두통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벼락두통만 나타났더라도 증상이 아주 심하다면, 전문의에게 진찰받고 뇌 사진(CT나 MRI)을 찍어 보는 게 좋다. 반면 말이 어둔해지거나, 손발 사용이 불편해지거나, 걸을 때 휘청거리거나, 눈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이 벼락두통에 동반되면 뇌에 확실한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한 달 중 머리가 아픈 날이 안 아픈 날보다 많고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두통’의심3개월 이상, 한 달 중 머리가 아픈 날이 안 아픈 날보다 더 많을 때는 만성 두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부는 긴장형 두통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일부는 편두통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통 치료를 위한 과다한 약물 복용은 흔히 두통을 더욱 악화시킨다. 두통을 자주 느끼는 환자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을 남용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정기적인 상담을 거쳐 약물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식이, 운동, 수면과 같은 생활습관도 조절해 일상에서 두통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하고 균형된 식단을 구성해 식사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향상시킨다. 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한다. 수면 부족은 두통 발작을 일으키거나 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외 두통일지를 기록해 두통 발생 빈도와 변화, 심한 정도, 신체 변화, 약물 섭취와 약물 반응을 기록하면 만성 두통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두통 양상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고 약물 사용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두통 유발 요인을 피하거나 환경을 개선할 수도 있다.
2021.01.21 I 이순용 기자
유동성에 대한 맹신
  • [데스크의눈]유동성에 대한 맹신
  • [이데일리 권소현 증권시장부장] ‘더 큰 바보 이론’(Greater Fool Theory)지금 내가 사는 이 자산을 누군가가 나중에 더 높은 가격으로 살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어떤 가격이든 정당화한다는 이론이다. 자산의 가격이 펀더멘털이 아닌 시장참여자들의 비이성적인 기대로 형성된다고 보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3000선을 넘고 3266선까지 터치하자 이 이론이 회자되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이 상승장에 올라타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대거 증시에 뛰어들면서 이같은 믿음은 더 강해진 듯하다. 그럴만한 게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70조원에 달한다. 작년 1월부터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 합쳐 78조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도 증시로 들어올 수 있는 자금이 그만큼 더 남아있다는 뜻이다. 국내 은행권 예금에 머물러 있는 자금 1600조원 중에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자금은 해외주식과 예탁금을 다 합해도 10%가 채 안되기 때문에 더 들어올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세론자들이 증시 추가 상승을 점치는 이유 중 가장 1순위로 꼽는 게 바로 이 ‘유동성의 힘’이다. 피부로도 느껴진다. 어느 자리에서든 주식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안부 묻는 통화도 결국 “주식 뭐 담았냐, 어떤 주식이 좋냐, 이런 주식이 괜찮다더라”는 등의 대화로 끝난다. 모든 사회·경제 이슈가 주식으로 통하기도 한다. 최근 한 아파트 입구에 붙어 있는 안내문 사진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 나라의 경제를 유지합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것은 면해야 할 것 같아요”로 시작한 이 안내문은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달라는 국민청원 주소를 적고, 의사가 있는 분은 꼭 참여해달라며 정말 고맙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선처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독려 안내문이 한 아파트 벽에 붙어있다.얼핏 경제단체나 재계에서 발표한 성명 같기도 한 이 안내문은 아파트 주민이 붙여놓은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 주민이 아마 삼성전자 주주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 4일에 올라온 이 청원은 6만50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이 부회장의 법정구속이 그저 뉴스를 통해 접하는 법조 이슈가 아니라 당장 내가 갖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와 연결되고 자산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사안이 된 것이다. 동학개미가 지난해 1월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15조5000억원어치 이상 사들이면서 순매수 1위에 올려놨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모든 뉴스가 개미의 자산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정도로 주식투자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면 누군가 내가 갖고 있는 주식을 더 비싼 가격에 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게 자연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동성의 힘을 과신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된다. 마냥 좋을 것 같다가도 한순간에 돌변하는 게 투자심리다. 과거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이 꺼질 때에도 비슷했다. 특히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펜데믹때 0.5%선까지 떨어졌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어느덧 1%대로 올라왔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와 물가연동채(TIPS)의 금리차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BEI)도 2년여만에 2%를 넘어섰다.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슬슬 통화정책 정상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에서 좀 벗어나고 경기가 정상화될 수록 속도를 낼 것이다. 유동성 흡수에 대한 시그널만 나와도 시장 심리는 확 바뀔 수 있다. 돈을 빌려서까지 투자하는 ‘영끌’이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더 우려스럽다. 신용융자 잔고는 연일 사상 최대를 갈아치우며 21조원을 넘어섰다. 주가가 오르기만 하면 행복하겠지만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져 증권사가 강제로 매도한 ‘반대매매’도 늘고 있다. 지난 14일 미수거래 계좌의 반대매매 규모는 387억원으로 금융위기때였던 2008년 10월 27일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많았다. 더 큰 바보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 가격이 유동성 요인 빼고 정당화할 수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산업구조의 변화, 그리고 혁신 여부, 실적이 핵심이다. 돈은 ‘더 큰 바보’의 손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21.01.20 I 권소현 기자
실물과 금융 괴리가 부른 금융위기 교훈 잊었나
  • [목멱칼럼]실물과 금융 괴리가 부른 금융위기 교훈 잊었나
  • 금융시장이 실물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며 변동해야, 소비와 저축, 투자와 생산 같은 경제활동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금융부문과 실물부문이 동떨어져 움직이는 현상이 과도하게 지속되면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위기가 발생한다. 자산시장 거품 팽창과 붕괴가 심하면 어김없이 금융불안으로 이어지고 다시 실물경제 위축으로 진행된다. 과거 경제위기의 진행과정을 보면 대내요인이든 대외요인이든 금리·주가·환율 같은 금융가격지표가 성장· 물가·고용·국제수지 같은 거시경제 현상과 괴리가 심각했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실물경제와 금리의 지나친 괴리로 말미암아 초래된 재난이었다. 2000년 초반 IT 버블 붕괴 이후 유동성을 팽창시켜도 (기술혁신에 따른 생산성향상으로) 물가가 안정되자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금융정책이 성공한 것으로 오판하고 경제성장까지 동시에 달성하려는 실착을 범했다. 당시 페더럴펀드(Federal Fund) 금리가 2000년 5월 6.5%에서 2003년 6월 1%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자산유동화 현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유동성 범람 사태가 벌어지는 부작용을 방치했다. 주택가격은 1997년 이후 10년간 190%, 주가는 2003년 이후 5년간 82%나 상승했다. 뒤늦게 급격한 금융긴축을 단행하자 저신용등급 채권 지불불능사태가 금융부문 전체로 파급되고 다시 전 세계로 번져갔다. 1997년 아시아·외환금융위기는 실물경제와 환율의 극심한 불균형으로 야기된 재앙이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경상수지적자가 누적돼 가는 상황에서 외화보유고는 점점 줄어들어 환율상승 압박이 컸었다. 원·달러 환율이 850원대 이상 올라가면 ‘국민소득 1만 달러’라는 문민정부의 캐치프레이즈가 허공의 메아리가 되는 상황이었다. 올라가야할 환율을 거꾸로 떨어뜨리려고 부족한 달러를 바닥까지 긁어내 외환시장에 개입하다가 모라토리움 상황에 이른 참사였다. IMF 외환·금융위기는 날벼락처럼 온 것이 아니라 욕심 사나운 ‘정부로부터의 불확실성’이 누적돼 불거진 ‘참극’이었다.1929년 세계대공황은 실물경제와 주가의 극심한 거품으로 말미암은 대재앙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20년대 장기간 호황(roaring twenties)에다가 해외자금이 신대륙으로 몰려들어 유동성 완화로 주식시장 거품이 끝을 모르고 팽창되고 있었다. 열심히 일하기보다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노름판 상황이 벌어졌다. 뒤늦게 허겁지겁 취해진 급격한 금리상승과 유동성 흡수 같은 금융긴축을 신호탄으로 거품이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1929년 9월3일 381선이었던 주가지수는 10월29일 230으로 떨어졌다. 주식시장 폭락으로 소비수요기반이 붕괴되자 소비도 생산도 얼어붙는 재앙이 1933년까지 이어졌다. 주가는 1942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전고점을 회복하였다.오늘날 한국의 주식, 부동산 가격 과열에는 주식시장 공매도 금지조치, 부동산시장의 징벌적 양도세 과세가 시장을 불균형상태로 이끈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시장참여자들의 판단과 선택에 따라 매수매도가 균형을 이루고 적정 가격발견 기능이 이행돼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공매도를 장기간 금지하면서 시장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했다. 과도한 양도세 부과에다 높은 거래비용을 감안하면 부동산을 팔다가는 손해 보기 쉽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게다가 재개발 억제로 부동산 시장 불균형 현상을 막을 도리가 없어진 형국이었다. 사마천(司馬遷)은 4반만 년 전 절대왕정 시대에도, 무릇 시장은 물 흐르듯 해야 소비가 늘어나 생산도 늘어나고 백성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했다. 21세기에 시장을 마음대로 펴거나 우그려 트려도 된다는 사고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유사 이래 시장을 이긴 특단대책은 어디에서도 없었고 다만 시장을 망쳐 민초들의 삶을 피곤하게 할 뿐이었음을 상기하자. 민생과 직결된 주가와 부동산가격 조치는 우선하여, 거품인지 인플레이션 현상인지를 신중하게 구분하고 시장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해져야 한다.
2021.01.15 I 권소현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