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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CEO는 ‘기술자’여야…‘클라우드·AI’ 세상 바꿀 것”
- [마리나베이(싱가포르)=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이젠 모든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술 리더’여야 합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술은 혁신의 기반이 될 것이고,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한다면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폴 버튼 IBM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2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에서 열린 ‘씽크 온 투어 싱가포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하이브리드 클라우드·AI가 세상 변화시켜폴 버튼 IBM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에서 열린 ‘씽크 온 투어 싱가포르’에서 “디지털화는 이젠 선택이 아니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는 이 같은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기술”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씽크 온 투어’는 IBM의 연례 기술 행사로 올해는 전 세계 13개 도시에서 열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싱가포르가 첫 개최국이다. 폴 버튼 사장은 IBM의 아·태지역 비즈니스 전반을 이끄는 인물이다. 폴 버튼 사장은 “아·태지역은 매우 역동적인 경제가 형성돼 있는 지역인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 이 2가지 기술은 전 세계 단일 조직과 정부 기관 혁신에 도움이 된다”며 “퍼블릭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비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2.5배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외부 인프라를 사용하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자체 인프라를 활용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합쳐진 클라우드를 의미한다. 현재 3200개 이상의 고객사가 IBM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폴 버튼 사장은 “전 세계 80%의 기업들이 이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유연성, 속도, 비용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설명했다.AI도 현 시대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기술이다. 폴 버튼 사장은 “최근 IBM 기업가치연구소에 따르면 35%의 기업들이 현재 비즈니스에 AI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전년대비 5% 늘어난 규모”라며 “인재가 부족하기도 하고, 또 데이터가 너무 많아져서 AI를 통한 자동화가 비용 등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폴 버튼 사장은 현재가 기업내에서 AI 활용이 가속화되는 변곡점이라고 정의했다. 더 이상 기술은 단순 비용이 아닌 경쟁 우위로서의 역할을 하는 핵심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AI 활용도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때문에 노동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줄어드는 노동력은 결국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창의성 있는 업무에 투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비즈니스 결정들이 이젠 데이터 기반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모든 CEO들은 ‘기술 리더’여야 한다. 기술을 어떻게 도입하는지가 기업의 성공을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폴 버튼 IBM 아시아태평양 사장이 미디어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IBM)◇한전과 디지털 전환 ‘맞손’…생태계 구축 중요해현재 IBM은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많은 협력사들과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폴 버튼 사장은 “하나의 기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만큼 다양한 관점을 지닌 협력자들과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생태계 강화의 한 사례로 최근 한국의 한국전력공사(015760)와의 협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한전에 우리의 AI 분석 솔루션 ‘맥시모’ 기반의 자산성능평가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주요 자산 정보를 디지털화해 단일 플랫폼 상에서 통합 관리하고 설비별 리스크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비용 절감 및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국 정부와도 긴밀한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폴 버튼 사장은 “아직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밝힐 건 없지만,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폴 버튼 사장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AI 이후 세상을 변화시킬 기술로 ‘양자 기술’을 꼽았다. 그는 “IBM이 현재 선도하는 기술이기도 한데, 양자 기술을 일반 컴퓨터와 결헙하게 되면 정말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술도 현재 시작단계이긴 하지만, 향후 양자 기술로 또 다른 세계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미국 급 떨어뜨렸다” BTS 백악관 방문 조롱한 美앵커의 막말
-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미국 뉴스 진행자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백악관 예방을 두고 “미국의 위상을 떨어뜨린다”라고 조롱해 논란이 일고 있다.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에 초청된 세계적인 K팝 스타 방탄소년단(BTS)을 취재진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진=AFP)1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롤링스톤은 미국 폭스 뉴스 진행자인 터커 칼슨이 백악관에 초청된 방탄소년단을 두고 조롱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방탄소년단은 백악관을 방문해 반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를 두고 칼슨은 폭스 뉴스에서 “조 바이든의 상황이 외부적으로, 내부적으로든 매우 나빠졌다. 그들은 이에 대해 무엇을 하고 있나”라며 “오늘 백악관에 한국 팝 그룹을 초대했다”라고 말했다.칼슨은 RM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오늘 반아시아 혐오 범죄, 아시아인의 포용, 다양성의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그래, 그래서 우리는 미국의 반아시아 혐오 범죄에 대해 토론할 한국 팝 그룹을 모았네, 잘했어 얘들아. 미국의 급을 떨어뜨릴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라고 비꼬았다.이후 칼슨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언론조차 더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백악관 상황이 좋지 않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방탄소년단 팬들의 항의 글이 빗발쳤다.이에 매체는 “칼슨은 오늘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며 “방탄소년단을 찾으면 팬들이 올 것”이라고 짚었다. 또 “방탄소년단은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 발매를 앞두고 있어 칼슨의 재잘거림을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진=AFP)한편 방탄소년단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약 35분간 환담했다. 이번 방문은 백악관이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 도서 주민(AANHPI) 유산의 달’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방탄소년단을 초청해 성사됐다.환담에 앞서 방탄소년단은 백악관 브리핑룸을 찾아 100여 명의 각국 취재진들과 인사를 나눴다. RM은 “친절한 소개에 감사드린다. 우리는 BTS고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아시아인에 대한 포용성과 다양성이란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늘 백악관에 초청받은 것이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진은 “오늘은 AANHPI 헤리티지 먼스(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의 마지막 날”이라며 “저희는 AANHPI 커뮤니티와 뜻을 함께하고 기념하기 위해 오늘 백악관에 왔다”라고 전했다.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로 굉장히 놀랍고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이런 일이 근절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제이홉은 “저희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다양한 국적 언어문화를 가진 팬 아미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정국은 “한국인의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서 전 세계에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다는 게 아직까지도 좀 신기하다”라며 “그리고 이 모든 걸 연결시켜주는 음악이란 건 참으로 훌륭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슈가는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뷔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 있는 존재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방탄소년단(BTS)이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제공)이후 환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의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 등을 언급하며 “증오는 단지 숨어 버릴 뿐이다. 선한 사람이 증오에 대해 이야기하고,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이야기하면 증오는 점차 줄어든다”라고 밝혔다.이어 “사람들은 여러분이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여러분이 하는 일은 모든 이들에게 선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이는 여러분이 가진 재능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메시지 때문으로, 이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말했다.이에 방탄소년단은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의 해결책을 찾는 데 저희도 조그만 노력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화답했다.
- 지방선거 개표방송 시청률 1위는 KBS…SBS 2위·MBC 3위[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지상파 3사(KBS·MBC·SBS)가 화려하고 다채로운 볼거리로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은 기록한 방송사는 KBS다.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개표 방송 평균 시청률은 4.5%(이하 전국 기준, 뉴스 포함)로 집계됐다.4원 연결 방송을 진행한 KBS는 부산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300대의 드론으로 펼친 ‘드론쇼’를 선보이며 표심을 분석했다. 여의도 메인 세트에서는 24m 초대형 LED 화면인 ‘듀얼 K-월’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했고 한강 노들섬에는 야외 스튜디오 ‘토크석’을 설치해 에서 정치 전문가들과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깊이감 있게 다뤘다. 세종 금강보행교를 배경으로 ‘AR존’도 운영했다. 개표 방송 평균 시청률 2위는 3.2%를 기록한 SBS다. SBS는 3면 미디어 월, 초대형 천장 LED를 활용해 스튜디오를 꾸며두고 선거 개표상황을 보여줬다. 여전히 힘의 균형점을 찾지 못한 정치 지형을 무중력 상태의 우주 공간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로 시선을 붙잡았다. 주요 후보자들의 개표 상황은 3D 모델링 기술을 활용한 영상으로 다뤘다. 치열한 접전을 벌인 김동연,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놀이동산을 뛰어다니며 아이유 ‘너랑 나’ 춤을 추는 모습 등을 구현했다. 동요도 활용했다. 국민의힘 후보들을 소개할 때는 ‘멋쟁이 토마토’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소개할 때는 ‘파란나라’를 배경 음악으로 썼다.MBC 개표 방송 평균 시청률은 지상파 3사 중 가장 낮은 2.0%로 집계됐다. MBC는 가로 17m, 세로 13m, 높이 7m에 달하는 초대형 LED를 통해 전국 투표 상황과 각종 선거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담아 전달했다. 아울러 ‘터치M’, ‘데이터M’ 등 다양한 코너를 마련해 유권자 수의 구성과 변화, 세대별·성별 후보 지지율, 선거 지역 민심 등 다양한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캠핑 요리, 전통 공예, 초상화, 붓글씨 등 다양한 포맷 구성을 준비해 색다른 화면도 제공했다. 캠핑 요리 포맷에는 토마호크 스테이크, 도루묵구이, 귤케이크 등이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종합편성채널 중에선 TV조선이 평균 시청률을 3.0%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채널A와 MBN 평균 시청률이 각각 2.0%와 1.4%로 집계됐고, JTBC 평균 시청률은 0.6%에 그쳤다.
- 개표방송 보니…'드론쇼'에 아이유 노래·토마호크까지 등장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지상파 3사(KBS·MBC·SBS)가 화려하고 다채로운 볼거리로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4원 연결 방송을 진행한 KBS는 부산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300대의 드론이 펼친 ‘드론쇼’를 선보이며 표심을 분석했다. 여의도 메인 세트에서는 24m 초대형 LED 화면인 ‘듀얼 K-월’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했고 한강 노들섬에는 야외 스튜디오 ‘토크석’을 설치해 에서 정치 전문가들과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깊이감 있게 다뤘다. 세종 금강보행교를 배경으로 ‘AR존’도 운영했다. MBC는 가로 17m, 세로 13m, 높이 7m에 달하는 초대형 LED를 통해 전국 투표 상황과 각종 선거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담아 전달했다. 아울러 ‘터치M’, ‘데이터M’ 등 다양한 코너를 마련해 유권자 수의 구성과 변화, 세대별·성별 후보 지지율, 선거 지역 민심 등 다양한 선거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캠핑 요리, 전통 공예, 초상화, 붓글씨 등 다양한 포맷 구성을 준비해 색다른 화면도 제공했다. 캠핑 요리 포맷에는 토마호크 스테이크, 도루묵구이, 귤케이크 등이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SBS는 3면 미디어 월, 초대형 천장 LED를 활용해 스튜디오를 꾸며두고 선거 개표상황을 보여줬다. 여전히 힘의 균형점을 찾지 못한 정치 지형을 무중력 상태의 우주 공간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로 시선을 붙잡았다. 주요 후보자들의 개표 상황은 3D 모델링 기술을 활용한 영상으로 다뤘다. 치열한 접전을 벌인 김동연,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놀이동산을 뛰어다니며 아이유 ‘너랑 나’ 춤을 추는 모습 등을 구현했다. 동요도 활용했다. 국민의힘 후보들을 소개할 때는 ‘멋쟁이 토마토’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소개할 때는 ‘파란나라’를 배경 음악으로 썼다.
- "천지개벽한 창원공장…한국지엠, '턴어라운드' 책임진다"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상전벽해’(桑田碧海·세상일의 변천이 심함), ‘천지개벽’(天地開闢·자연계에서나 사회에서의 큰 변혁을 일컫는 말)김기혁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소형차 생산기술연구소 부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스퀘어 위워크에서 진행한 미디어 인터뷰에서 변화된 창원공장에 대해 “과장을 조금 보탰다”며 웃은 뒤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창원공장 리뉴얼(새 단장)의 주역 GMTCK 생산기술연구소(ME) 소속 4인방 △김기혁 부장 △설동문 프레스&폴리머팀 부장 △성기택 VSMEGA 실행2팀 부장 △배준 차체 공정기술팀 부장 등이 자리했다. 창원공장 리뉴얼 주역들이 지난 30일 서울 위워크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생산기술연구소 성기택 부장, 김기혁 부장, 배준 부장, 설동문 부장.(사진=한국지엠 제공)◇소형차 전문 공장서 전 차종 혼류생산 기지로…“전기차도 문제없다”창원공장은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핵심 기지로 꼽혀온 곳이다. 창원공장에는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오는 2023년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CUV는 부평1공장에서 생산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한국지엠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핵심 차량이다.한국 사업장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창원공장은 최근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했다. 지난해 3월 새로운 도장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대규모 작업 끝에 프레스, 차체, 조립공장 리뉴얼도 마쳤다. 이 작업에만 수천억원에서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는 게 한국지엠 측 설명이다.창원공장은 리뉴얼로 전혀 다른 공장으로 변모했다. 기존 스파크와 다마스 등 소형 차량 전문 공장에서 소형~대형 차량까지 전 라인업을 제작할 수 있는 혼류생산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창원 조립공장을 책임지는 성기택 부장은 “(코로나19 상황 이전) 창원공장은 스파크만을 시간 당 32대 정도 생산했다”며 “이번 시설투자로 시간당 60대의 CUV를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동시에 스파크도 16대 혼용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창원공장이 혼류생산 기지로 변모한 건 한국지엠으로서 의미가 크다. 현재는 스파크와 CUV 생산 계획만 갖고 있지만, 언제든 다른 모델도 생산할 수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김기혁 부장은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4공장(프레스·차체·도장·조립) 모두 혼류 생산이 가능하며, 혼류 생산 중인 2개 차종(스파크·CUV) 외에도 다양한 차급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생산 계획이 없지만 차세대 전기차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고 귀띔했다.김기혁 소형차 생산기술연구소 부장이 지난 30일 서울 위워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쇄도하는 해외 사업장의 벤치마킹 요청…“CUV, 한국지엠 정상화 자신”창원공장은 제너럴모터스(GM) 해외 사업장 중 가장 최근 리뉴얼을 단행한 만큼 새로운 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창원공장에는 GM 해외 사업장에서 새 기술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프레스 공장을 담당하는 설동문 부장은 “창원공장에 적용된 비전 인스펙션 시스템, 카본 티빔(Carbon T-Beam) 애플리케이션 등은 글로벌 사업장에서 창원공장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대표적 기술들”이라며 “이 중 비전 시스템은 패널 형상을 3D 카메라로 자동으로 체크, 패널의 형상이 잘못됐거나 누락된 홀(Hole·구멍)이 없는지를 검증해주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창원공장 리뉴얼 과정도 해외 사업장에서 화제가 됐다. 보통 공장을 리모델링 하면 최소 6~8개월이 걸리지만, GM 본사는 한국 사업장에 대한 경영정상화 의지를 드러내며 4개월 내 완료해줄 것을 주문했다. 창원공장 임직원들은 짧은 기일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마찬가지로 경영정상화에 대한 열망으로 ‘오프라인 테스트’ 방식을 착안해냈고 공사기일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오프라인 테스트는 외부 공간에 창원 공장의 실제 시설들을 4분의 1 크기로 축소해 제작한 뒤 사전 테스트를 진행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짧은 기간에도 성공적 공장 리뉴얼이라는 역사를 창원공장이 쓴 것이다.이날 창원공장의 리뉴얼 주역 4인은 차세대 전략 차종 CUV 성공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기혁 부장은 “창원공장에서 출시하게 되는 CUV는 회사 경영 정상화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한국지엠이 보유한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 노력이 담긴 의미있는 차량으로, 임직원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마켓인]콘텐츠 제작사 '와이낫미디어' 200억 규모 투자유치
- [이데일리 김예린 지영의 기자] 콘텐츠 제작사인 와이낫미디어가 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다. 와이낫미디어는 투자금을 활용해 애니메이션 제작사 네임엑스엔터테인먼트와 더그레이트쇼를 인수하면서 기존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 제작 경쟁력에 더해 애니메이션과 장편 드라마 제작 노하우까지 갖추게 됐다.와이낫미디어의 대표작인 ‘일진에게 찍혔을 때’, ‘새빛남고 학생회’ 포스터. 사진=와이낫미디어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와이낫미디어는 200억원대 규모 투자유치를 결정하고 라운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리드 투자자는 전략적 투자자(SI) 신한캐피탈로 최근 원신한(One-Shinhan)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로 70억원을 조달했다. 신한은 와이낫미디어의 비금융 콘텐츠와 IP를 활용해 그룹사 플랫폼 ‘쏠(SOL)’과 메타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했으며, 숏폼 콘텐츠 제작 등에 협업할 계획이다. 다른 신규 SI들과 재무적투자자(FI)도 이번 라운드 참여를 결정한 상태로, 딜은 이달 마무리된다.앞서 와이낫미디어는 지난해 4월 SI 4곳과 FI 6곳 등 10곳의 투자자로부터 프리 시리즈C 라운드로 150억 원을 유치한 바 있다. 게임업체 컴투스(078340),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 키이스트(054780), 패션기업 F&F(383220) 자회사 F&F파트너스, 일본 대형 통신사 KDDI가 SI로 참여했다. FI로는 기투자사인 KTB네트워크와 SL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신규 투자사 미래에셋벤처투자, 한컴인베스트먼트, 유안타증권(003470), 캐피탈원 등이 투자했다. 이번 시리즈C 라운드까지 포함하면 누적 투자액은 600억원이 넘을 예정이며 기업가치는 1000억원대 초반이다.와이낫미디어는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제작사 투자에 활용했으며, 나머지는 자체 IP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가장 최근 투자한 업체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네임엑스엔터테인먼트(네임엑스엔터)다. 하이브에 소속돼 BTS 캐릭터 ‘타이니탄’을 기획 제작했던 팀이 창업한 회사로, 타이니탄의 캐릭터를 활용해 숏폼 애니메이션도 만들었다. 장무현 감독 등을 비롯해 네임엑스 팀원들은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 레드슈즈를 제작하기도 했다. 와이낫미디어가 지분 43%를 사들인 만큼 깊은 전략적 협업에 나설 전망이다. 웹툰 시장이 커지는 데 따라 사업 기회가 많아지는 애니메이션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특히 메타버스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3D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 등에 나설 예정이다.와이낫미디어는 지난달 tvN ‘나빌레라’, ‘더 로드-일의 비극’ 등을 제작한 드라마 제작사 더그레이트쇼도 인수했다. 네임엑스엔터와 더그레이트, 작년 말 인수한 오즈아레나까지 종합 콘텐츠 제작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만큼, 연간 4~5개 장편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본래 경쟁력을 보유했던 MZ세대 타깃의 숏폼 콘텐츠는 물론 미드폼·롱폼 드라마,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형식과 장르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와이낫미디어는 프로듀서(PD) 출신 이민석 대표가 2016년 제작사다. 그간 숏폼 콘텐츠 제작에 힘주면서 ‘전지적 짝사랑 시점’, ‘일진에게 찍혔을 때’ 등 웹드라마가 유명세를 탔으며, 최근에는 한국 최초 장편 BL 드라마 ‘새빛남고 학생회’를 제작해 왓챠 시청 순위 1위, 텐센트 WeTV 1위를 달성하면서 장편 드라마 제작 역량을 입증했다.
- [마켓인]"신한금융 신사업 발굴 이끄는 어벤저스 되겠습니다"
- [이데일리 김예린 지영의 기자] 혁신 스타트업을 파트너로 모시려는 금융권 벤처캐피털(VC)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금융지주마다 계열사를 통해 대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한금융그룹은 가장 먼저 전략적 투자(SI) 펀드를 디지털 사업에 접목하면서 금융지주 간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신한 SI 펀드 운용사(GP)인 신한캐피탈 SI금융본부를 이끄는 정상훈 본부장을 만나 그룹 내 역할과 비전을 들어봤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상훈 신한캐피탈 SI금융본부장이 13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신한은행 광교빌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신한금융그룹에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할 때 시너지가 날 파트너사를 찾아 투자함으로써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정상훈 본부장이 전한 조직의 역할이다. 느슨한 업무제휴(MOU)로 사업을 함께할 파트너를 찾기엔 경쟁이 심하고 한계가 있기 때문에 끈끈한 관계를 맺고자 전략적 투자까지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금융사 SI 펀드 1호 ‘순항 중’SI금융본부는 신한캐피탈이 지난해 설립한 신설 본부로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략 펀드 운용을 담당한다. 작년 3월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금투·신한라이프·신한캐피탈 등이 약 3000억원을 출자해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결성한 이후 쉼 없이 투자하고 있다. 유망 기업에 투자해 금융 계열사들의 디지털 사업에서 협업하겠다는 전략으로, 국내 금융사 중 디지털 분야 SI 펀드를 운용을 시도한 건 신한이 최초다.그간 1호로 투자한 곳은 커머스와 프롭테크,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의 18개 기업으로, 총 2245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인성데이타(배달대행)와 포티투닷(자율주행), 번개장터(중고거래), 서울옥션블루(미술품 공동 구매), 에이블리(패션 커머스), 발란(명품 커머스), 쟁글(가상자산 공시) 등이다. 지난해 9월 연예인 부캐 지적재산권(IP) 사업을 영위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갤럭시코퍼레이션에도 투자했는데, 올 3월 후속 투자를 유치하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가 5배나 뛰었다. 가장 최근에는 와이낫미디어(콘텐츠 제작사)와 디알엑스(이스포츠 구단)를 포트폴리오로 담았다.투자금융 역량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달에는 3000억원 규모 원신한 펀드 2호도 결성했다. 방향성은 같되 트렌드 변화가 있거나, 금융과 밀접하지만 그간 투자하지 못했던 영역, 1호 펀드 포트폴리오 중 팔로우온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 등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모든 투자의 관건은 그룹의 디지털 전략 방향에 맞느냐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배달 플랫폼 ‘땡겨요’ 사업에서 신한 SI 펀드로 투자한 인성데이타의 배달대행 서비스 ‘생각대로’를 활용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목적 자체가 재무적 이익보다는 전략적 시너지 가능성에 방점이 찍혀 있기에 초기가 아니라 성장성을 입증해낸 그로스 단계 스타트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라고 전했다.신한금융그룹은 지난 5월 4일 그룹의 디지털 전환 및 생태계 확장 가속화를 위해 3000억 규모의 디지털 전략적 투자(SI) 펀드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2호’를 조성했다. 사진=신한금융그룹◇“전 계열사 인재들 모여라”SI금융본부는 펀드 운용뿐만 아니라 투자를 통해 그룹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으로 심사역 위주의 일반적인 VC들과 달리 각 계열사 출신 다양한 인력이 모여 있다. 정 본부장을 포함해 총 7명으로 벤처투자 경험이 많은 VC 출신 심사역과 팁스 심사위원, CFA(국제재무분석사), FRM(재무위험관리사), 신용분석사, 그룹 디지털 사업을 이끌었던 전문 실무자들까지 모여 있다. 각종 실무 전문가와 투자 전문 인력들이 그룹 디지털 전략 지원·이행을 위한 ‘어벤져스’로 뭉친 셈이다.투자 과정에서 동원하는 인력 범위는 더 넓다. 스타트업 한곳씩 만나고 투자하기까지 시작과 끝은 SI금융본부가 맡지만, 중간에 여러 소통 과정을 거친다. 그룹 차원의 전략과 맞는지, 각 계열사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인지 소통해 최종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정 본부장은 “은행·카드·금융투자·라이프 각 디지털 관련 부서들과 꾸린 협의체를 통해 함께 IR(투자설명회)을 가거나 잠재적인 투자 업체를 서로 공유한다”며 “AI, 블록체인 기업을 들여다볼 때는 석박사급 기술 전문가가 기술 측면을 분석한다”고 전했다. 이어 “디지털 사업을 총괄하는 김명희 신한금융그룹 CDO(최고디지털책임자) 및 각 그룹사 CDO들이 그룹 차원의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 업체와의 시너지에 대해 자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신한금융그룹 내에서 벤처투자를 하는 신한벤처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들과는 무엇이 다를까. 정상훈 본부장은 “그룹 SI 펀드는 재무적 목적보다는 신한금융그룹과 투자업체가 어떠한 전략적 협업 포인트가 있는지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신한캐피탈의 투자 시너지는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올 초 블록 오딧세이에 투자한 뒤 금융권 최초로 NFT를 발행했고, 생각대로 라이더 대출상품도 출시했다. 에이블리에서는 입점 사업자 대상 선정산 대출상품도 출시하면서 다방면의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번개장터와 카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신한의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급증하는 등 마케팅 성공 사례도 있다. 정 본부장은 “시장 각 분야의 리딩 플레이어들과 선제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협업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한의 디지털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되고 투자사도 성장할 수 있는 ‘윈윈’ 가능한 파트너들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SK텔레콤 오픈 KPGA 대회 실시간 데이터 방송 중계, 어떤가?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골프 중계를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는 지금 몇 번 홀에서 플레이를 하는 지, 순위 및 스코어카드는 어떻게 되는지?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바로 볼 수 없는지?‘를 알 순 없을까.SK브로드밴드(대표이사 사장 최진환)가 2일부터 5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SK텔레콤 오픈 2022’ 남자 골프 대회에 데이터 방송 ‘B tv 플러스바(Plus Bar)’를 적용해 중계한다.B tv 플러스바(Plus Bar)는 이번 대회를중계하는 B tv 채널 132번(JTBC GOLF)이 제공하는 데이터 방송으로 국내 스포츠 중계 방송에 적용하는 첫 사례다. 어떻게 보는데? B tv 고객이 JTBC GOLF 채널을 선택하면 15초 뒤 자동으로 B tv 플러스바(Plus Bar) 데이터 영역이 활성화 된다. 이를 통해 출전 선수, 조편성, 실시간 순위, 선수별 AI 편집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이벤트 참여도가능하다. 골프 방송을 보면서 양방향 데이터 방송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선수의 플레이 모습을 따로 즐길 수 있는 하이라이트 영상은 골프팬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에는 리더보드 상위 선수 중심으로 중계방송이 되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가야만 했기 때문이다.본 경기에 앞서 최경주, 박찬호, 박지은, 윤석민, 이보미, 김하늘, 김한별, 박상현 등 8명의 스포츠 스타들이 출전하는 ‘SK텔레콤 채리티 오픈’이 1일 개최되고 참가 스타들의 생생한 경기상황과 영상이 데이터 방송과 함께중계된다.JTBC와 협력 SK브로드밴드는 경기 주관 방송사이며 중계 채널인 JTBC GOLF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SK텔레콤과 협력을 통해 플러스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야구, 축구 등 국내 스포츠 중계에 확대 적용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볼거리를 충족하는 새로운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 CO담당은 “B tv 플러스바는 시청자들이 스포츠 경기를 더욱 생생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SKT AI 기술을 기반으로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 시청자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펜을 든 택배기사·기관사, 일하는 마음을 쓰다
- 책 ‘모두가 기다리는 사람’(어떤책)을 쓴 25년차 택배기사 서영길(58·왼쪽)씨와 직접 써 내려간 안내멘트와 기관사의 일상을 담은 책 ‘고민과 걱정은 열차에 놓고 내리세요’(북센스)를 펴낸 양원석(28)씨가 각자의 일터에서 일하고 있다(사진=각 저자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 “하루 300곳도 넘게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만나게 된다. ‘저 사람 왜 저래?’ 하고 성내기보다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갔다. 그래야 다음 날 또 일할 수 있었다.”지난 5월 10일 출간된 에세이 ‘모두가 기다리는 사람’(어떤책)의 저자 서영길(58)씨는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서씨는 25년간 택배 일을 하며 겪은 희로애락을 메모장에 적어두었다가 책으로 펴냈다. 서씨의 ‘큰딸’(35)은 몇 권이나 되는 아빠의 메모를 보고, 책으로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기록으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2. “우리 열차에서는 현재 덥다는 민원과 춥다는 민원이 동시에 접수되고 있습니다. 저도 참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데요.”지난 4월 나온 책 ‘고민과 걱정은 열차에 놓고 내리세요’(북센스)에는 이같은 지하철 풍광과 익숙한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5년째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를 운행하는 양원석(28) 기관사는 직접 쓴 안내방송 멘트와 기관사의 일상을 담아 에세이를 내놨다. 본캐(본래 캐릭터)는 택배기사인 서영길씨가 펴낸 에세이 ‘모두가 기다리는 사람’(어떤책)과 5년째 5호선 열차를 운행 중인 양원석 기관사의 책 ‘고민과 걱정은 열차에 놓고 내리세요’(북센스)의 표지.◇독자, 노동의 가치를 산다…다양해진 직업 에세이요즘 서점가에선 직업 에세이가 꾸준히 읽힌다. 3~4년 전부터는 돈과 권력이 보장되지 않아도 애정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이 기꺼이 구매해 읽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자기계발서를 벗어나 ‘사람 이야기’가 중심이다. 의사·교수·변호사 등 전문직에 쏠렸던 직업군도 다양해진 게 특징이다. 노동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출판계에 따르면 주요 독자층이 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뜬구름 잡는 성공 스토리보다 동료나 친구가 일터에서 겪은 경험과 단상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소셜미디어(SNS)나 브런치 같은 글쓰는 공간이 늘어난 것도 저자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업세이(직업+에세이)의 잇단 출간은 타인의 삶을 폭넓게 이해하는 수단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도 담겨있다. 택배기사 서씨의 큰딸은 “아무리 봐도 우리 아빠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아빠의 메모나 이야기를 듣고 제가 적은 글을 다시 아버지가 검증하면서 책을 써내려 갔다”고 했다. “내가 갑인데 왜 택배기사가 갑 노릇을 하죠?”라며 막말하는 고객을 만나면 “상생 관계”라고 고쳐 말해보지만 서글펐다. 택배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거나, 술에 취해 우는 고객의 전화를 받았을 땐 당황스러웠다. 서씨는 택배 일을 마치면 매일 펜을 들었다. “기록을 해두면 확실히 실수할 일이 적어져요. 마음관리도 되고요. 화가 났다가도 글을 쓰다 보면 차분해지더라고요.” 책은 서씨의 일상을 56개의 글로 담아 그냥 담담하게 보여주는데, 울림이 크다. 일과 직업을 대하는 서씨의 자세와 “그것만으로도 웃을 수 있다”고 말하는 여유와 위트는 낡은 사고방식을 깨고, 독자를 푸근하게 안는다. 25년차 택배기사 서영길씨가 매일 쓴 메모의 일부분(사진=저자 서영길씨 제공).이같은 깨알 메모 덕분에 작가라는 부캐(부수적 캐릭터)도 얻었다. 서씨에게 택배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금방 가겠습니다”라는 현답이 돌아왔다. 서씨는 믿는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더 좋은 사회가 되고 있어요. 진부하지만 더 높이 더 멀리 가기 위해, 다리에 힘이 풀릴 때까지 이 일을 할 생각입니다.”양 기관사는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승객들의 일상을 담아 위로한다. 그가 달려온 거리는 어느덧 6만km. 지구 한 바퀴 반을 훌쩍 넘는 거리다. 1.5평 운전실에서 승객들의 DJ를 자처하며 지하철 5호선을 5년째 누비고 있다. 약 30초에서 40초, 서너줄 문장의 안내 방송이지만, 직접 써 내려간 소소한 메시지로 승객들과 소통한다. 녹음된 안내 방송을 트는 대신 생방송으로 하는 멘트 방송은 업무의 외적인 부분이다. 잘한다고 해서 연봉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기관사 개인의 선택인 것이다. 승객들을 미소짓게 만드는 그의 안내방송 비결은 뭘까. “마음가짐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매일 같이 기분이 좋을 수는 없는 일이 잖아요. 승객들이 제가 운행하는 열차에 올라탔을 때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다 보면 한 번쯤 그가 운행하는 열차를 타 보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지하철에 울려 퍼지는 내 목소리가 승객들의 지친 삶을 위로해주고, 또 나를 조금은 특별하게, 따뜻한 존재로 만들어 줍니다.”양원석 기관사는 1.5평 운전실에서 승객들의 DJ를 자처하며 지하철 5호선을 5년째 누비고 있다(사진=저자 양원석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