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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호 규제개선·대전역세권 개발, 지역발전 전기 마련”[지자체장에게듣는다]
-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이 민선8기 출범 1주년을 맞아 13일 구청사 청장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대전 동구청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지난 1년간 당초 욕심냈던 만큼의 변화는 없어 아쉽지만 대청호 규제개선의 당위성을 적극 알려 전국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데 이어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이 시작되는 등 지역 발전의 큰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은 민선8기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구청사 청장 집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그간 정치권에 있었던 경험을 좀 살려서 동구의 활력을 불어넣고, 공직사회에 창의적이고 글로벌한 마인드를 불러 넣으려고 했지만 아직 당초 생각했던 수준까지는 오지 못한 것 같다”고 전제한 뒤 “자력이 아닌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만 추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발전 동력을 살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공직사회와 지역발전에 대한 아쉬움이자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이 민선8기 출범 1주년을 맞아 13일 구청사 청장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대전 동구청 제공)박 청장이 취임과 동시에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바로 대청호 규제완화이다. 대청호는 충청권 식수와 생활용수, 공업용수 공급 등을 위해 1980년 건설된 다목적댐인 대청댐 건설로 생긴 인공호수이다. 박 청장은 지난 40여년 동안 7가지가 넘는 중복된 규제로 고통받는 대청호 인근 지역주민들을 위해 환경부를 비롯한 중앙부처에 적극적으로 규제개선을 건의하는 한편 기자단 팸투어, 동구포럼 등을 개최해 규제개선의 당위성을 적극 알리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공무원과 법률, 언론, 도시개발, 환경, 관광 등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청호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민관협의체를 구성했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민관협의체 위원들과 함께 다양한 시각으로 대청호 활용방안을 비롯해 규제개선을 위한 논리 개발 및 과학적 근거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박 청장은 “현재 우리가 요구하는 규제 완화는 민박 허용, 대청호 인근 식당의 영업면적을 현행 30평에서 60평으로 늘리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정도 낮은 수준도 환경부는 ‘절대 불가’라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환경단체들도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행안부, 국무조정실에 이어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등도 우리 의견에 공감하고 있고, 이런 일련의 흐름들이 대청호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들의 ‘수질 개선이 우선’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규제를 개선하면 수질은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것”이라고 단언한 뒤 “다만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건전한 토론은 언제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민선8기 최대 현안사업인 대전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는 “대전역세권 개발 중 복합 2구역은 한화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총사업비 1조원 규모로 민자 유치에 성공해 내년 상반기 드디어 첫 삽을 뜰 전망”이라며 “복합환승센터도 80층 정도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이 두 사업이 모두 시작하면 역세권 개발은 구색이 조금은 갖춰질 수 있고, 여기에 공공기관 2차 이전과 함께 도심융합특구법도 국회를 통과하면 어느정도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은 동구의 자랑인 동시에 대전 전체로 봐도 지역의 새로운 성장 거점이 탄생하는 것”이라며 “그간 대전역은 낙후되고 원도심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 사업들이 본격화되고 자리를 잡으면 이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며, 2030년에는 대전역 인근이 서울의 강남과 같은 그런 유사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동구도 타 지자체들이 공동으로 갖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대전 동구는 현재 매달 100~150명 정도 인구가 줄고 있다. 박 청장은 “현재 동구 총인구 수는 21만 9800명으로 22만명선이 무너졌다”며 “대내외적인 환경을 보면 부정적인 요인이 많지만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어느 시점에서 반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가장 취약한 부분은 청년 일자리 부문”이라며 “제대로 된 산업 기반이 없기 때문에 재정 구조가 취약하고, 청년들이 새롭게 유입될 가능성 자체가 낮아지는 악순환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현재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각 자치구별로 별도의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대상 사업지를 물색 중이다. 연말 쯤 대상지를 선정한 후 친환경 산단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유치 업종으로는 바이오헬스를 지목했다. 그는 “지역의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바이오헬스 관련 기업들을 유치해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대청호 주변의 친환경적인 요인을 최대한 활용해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플랫폼 기업들을 유치해 자연과 기업, 시민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 제주 마을여행 '카름스테이' 3개 마을 신규 지정
-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제주시 김녕리와 교래리, 서귀포시 무릉리가 제주 ‘카름스테이’ 마을에 신규 지정됐다. 제주관광공사는 17일 지난 5월과 6월 진행한 공모를 통해 11개 마을 중 3개 마을을 최종 신규 카름스테이 마을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주 지역에 카름스테이 마을은 종전 10개에서 13개가 됐다. 카름스테이(KaReum Stay)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마을 중심의 농촌여행 수요 확대를 위해 2021년 개발한 제주 마을관광 여행 통합 브랜드다. 제주어로 작은 마을, 동네를 의미하는 ‘가름(카름)’에 영어 ‘스테이(stay)’를 더해 만든 합성어다. 카름스테이는 이번에 신규 지정된 3개 외에 서귀포시 하효리와 한남리, 의귀리, 신흥리, 호근리, 수산리, 가시리, 제주시 세화리와 저지리, 신창리 등 10개 마을이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마을 위치에 따라 섬 동쪽과 서쪽은 동카름과 서카름, 남쪽과 북쪽은 알가름(아랫동네), 웃카름(윗동네)으로 나뉜다. 이번에 신규 선정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는 마을회와 구좌마을여행사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해녀마을 김녕리 카름스테이를 추진한다. 마을에 있는 공방, 상가, 숙소 등을 연계하는 마을호텔 콘셉트의 체류형 마을여행으로 신규 카름스테이 마을에 선정됐다. 국제요트학교 해양레저체험, 김녕 별빛 캠핑, 마을노을장 등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카름스테이의 테마는 웰니스 관광마을이다. 교래리는 심사에서 삼다수 숲속 명상 및 요가, 노르딕 워킹, 천미천 하천 트레킹 등 지역 펜션·민박을 연계한 프로그램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서귀포시 대정읍 무릉2리는 한적한 농촌 분위기를 강조한 프로그램으로 신규 카름스테이에 뽑혔다. 마을기업 무릉외갓집이 주축이 돼 지역 주민들이 손수 재배한 농산물, 과일 등을 꾸러미로 상품화한 농촌생활 콘셉트의 카름스테이를 운영한다.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신규 선정된 마을을 대상으로 전문가 컨설팅과 시범 상품 운영 등을 통해 카름스테이 체류형 상품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13개 카름스테이 마을을 연결하는 상품 개발 등 네트워킹 사업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 '악귀' 한 명 더 죽는다…김태리 관련 인물일까
- ‘악귀’[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SBS ‘악귀’가 “사람이 한 명 더 죽는다”고 예고해 긴장감을 모은다.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제작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의 강력범죄수사대 베테랑 문춘(김원해)은 책상 서랍 안에 손목에 누가 꽉 잡은 듯한 붉은 멍자국이 있는 자살 사건 파일을 모아왔다. 그 시작은 문춘이 신입 형사였던 1995년에 맡았던 첫 사건, 바로 해상(오정세) 어머니의 자살 사건.불에 탄 작은 민박집에서 발견된 변사자가 대들보에 목을 맸는데, 양쪽 손목에 붉은 멍이 있었다. 현장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어린 아들 해상은 당시 “현장에 다른 사람이 있었고, 엄마는 자살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CCTV도 없고 과학 수사도 미비하던 시절, 문춘 역시 처음이라 많은 것이 어설펐고 결국 현장에서 사라졌다는 용의자를 찾지 못한 채 자살로 종결됐다. 계속 맘에 걸렸던 이 사건을 시작으로, 비슷한 사건이 계속 발생했다. 오랜 세월 이 사건들을 홀로 조사해왔던 문춘은 파트너 홍새(홍경)에게 “이 사건 해결해보자”고 제안했다. ‘경찰대 수석 에이스’ 홍새도 이상한 자살 사건에 주목한다. 사전 공개된 3회 예고 영상에서 홍새가 “최근에 일어난 자살사건을 찾아봤는데, 이상한 것이 발견됐다. 피해자들이 숨진 날 똑 같은 하이힐 소리를 들었다”며 조사한 사건 파일을 문춘에게 건넨 것.그런데 이 사건을 조사하던 사이, 해상과 산영을 마주한 홍새 역시 강력하게 의문을 품는다. 최근 산영 모녀에게 사기를 친 보이스피싱범, 산영의 아버지 강모(진선규)와 할머니 석란(예수정) 등 주변 인물들이 죽거나 사라지는 것. 여기에 해상이 “곧 한 명이 더 죽을 거다”라며, “죽는 걸 알면서도 외면하면 더 힘들어진다”고 산영에게 경고해 그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다.제작진은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는 이상한 자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강력범죄수사대 파트너 홍새와 문춘이 조사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악귀 미스터리를 추적중인 산영, 해상과 맞닥뜨리게 된다. 두 사람이 왜 이 사건에 얽히게 될지 지켜봐달라. 놀라운 반전이 숨겨져있다”고 예고했다.‘악귀’ 3회는 30일 금요일 오후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 진선규 유품부터 김태리 그림자…'악귀', 김은희 표 미스터리
- ‘악귀’[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제작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가 방송 첫 주부터 미스터리함을 선사했다. 구강모(진선규) 교수가 딸 구산영(김태리)에게 붉은 댕기를 남기고 악귀로 인해 사망한 사건을 시작으로, 각종 미스터리의 단서가 장진리 여아 살인 사건이 벌어진 1958년의 과거로까지 이어지면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작품 곳곳에 치밀하게 심어 어떤 장면도 허투루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김은희 작가의 강점은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악귀’ 측은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미스터리 키포인트를 정리해 공개했다.◇진선규가 남긴 붉은 댕기와 편지산영이 악귀에 잠식된 계기는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버지 강모의 유품 때문. “너한테 꼭 전해달라는 물건이 있었다”는 유언과 함께 친할머니 김석란(예수정)으로부터 전해 받은 목각상자 안에 있던 건 붉은 댕기였고, 산영이 이를 만지는 순간 “받았다!”라는 의문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후 아버지처럼 민속학을 연구하고,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염해상(오정세)은 산영에게 “그쪽한테 악귀가 붙었다”며, “싫어하거나 없어졌으면 하는 사람들 중에 사람이 죽는다. 악귀는 사람의 욕망을 들어주면서 커진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산영의 주변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실제로 연이어 발생했다. 더 의문스러운 점은 강모가 미리 해상에게 “내가 죽으면 내 딸 구산영을 도와달라”는 편지를 보냈다는 것. 해상은 강모가 쓴 논문을 주목하며 여러 차례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15년 전 은퇴한 강모의 행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 그가 마치 죽음을 예측했다는 듯이 해상에게 편지를 남긴 것이다. 대체 강모는 어떤 이유로 딸에게 이런 불길한 유품을 남겼는지, 어떻게 죽을 걸 알고 만나길 거부했던 해상에게 딸을 보호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는지는 ‘악귀’ 미스터리를 풀어갈 결정적 단서다.◇악귀의 징표들, ‘그림자, 왼손, 문’지난 방송 2회차에서는 ‘악귀’의 여러가지 징표가 드러났다. 가장 가시적인 것은 바로 ‘그림자’. 해상이 산영과의 첫 만남부터 본 ‘머리를 풀어헤친 그림자’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악귀는 산영의 엄마 경문(박지영)에게 사기를 친 보이스피싱범을 죽음으로 몰아 그 그림자의 크기를 키웠다. 두번째는 ‘왼손’이다. 오른손잡이인 산영은 이삿짐센터 아르바이트 마친 뒤, 떨어진 볼펜을 왼손으로 집어 들어 퇴근 장부에 왼손으로 싸인했다. 그리고는 산책로 벤치에 앉아, 이사한 집 아이가 떼를 쓰던 애착인형을 꺼내 왼손에 쥔 커터칼로 망가뜨리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정신이 돌아온 산영은 자신이 왜 이 인형을 가지고 있는지 몰라 혼란에 빠졌다. 악귀가 왼손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는 행동이었다. 마지막으로 악귀는 ‘문’을 통한다. 해상은 이를 두고 “문의 안과 밖은 다른 세상, 그걸 연결하는 통로가 문이다. 누가 밖에서 문을 두드리면 꼭 확인하고 열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모, 보이스피싱범, 석란, 그리고 과거 해상의 엄마(박효주)까지 열린 문으로 들어온 악귀로 인해 사망했다. “문 좀 열어줘”라고 소리치며 문을 두드리다, “문을 열었네?”라고 스산하게 읊조리는 악귀의 소리는 공포를 증폭시키는 장치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 악귀가 어떤 방식으로 그 존재를 드러낼 지 역시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김태리의 2023년, 오정세의 1995년, 그리고 1958년 장진리해상은 2023년 현재 산영을 통해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그 악귀를 봤다. 몇십 년간 악귀를 쫓아온 그에겐 간절한 사연이 있었다. 지난 1995년, 아버지가 운명을 달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어머니는 아픈 해상을 어딘가에 있는 민박집으로 데려갔다.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해상이 문을 열었고, 결국 목을 매는 어머니를 보고 말았다. 이후 병원에서 깨어난 어린 해상에게 사람들은 어머니가 어린 자식을 두고 자살했다고 했지만, 그는 믿지 않았다. 어머니는 해가 가장 먼저 비춰 귀신이 싫어하는 동쪽으로 가고 있었고, 악귀에서 벗어나려다 죽임을 당했다고 굳게 믿었다. 어머니가 죽기 전 가지고 있던 것이 바로 붉은 댕기였다. 그리고 이 댕기의 사연은 과거 1958년 장진리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강모의 노트 속에 흑백 사진으로 존재했던 최만월(오연아)이 푸른 천으로 씌워진 채 쓰러져 미동도 하지 못하는 여자 아이를 붉은 생고기로 유혹하더니, 이내 곧 그 아이를 칼로 내리쳤다. 천 아래로 살짝 보이는 아이의 깡마른 손이 붉은 댕기를 쥐고 있었다. 악귀 미스터리는 그렇게 1958년-1995년-2023년으로 이어졌다.‘악귀’는 매주 금, 토 오후 10시 SBS에서 첫 방송된다.
- 양양 ‘서피비치’ 성공 비결은…“이래야 지방 창업 안 망한다”[ESF 2023]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지역에서 창업해 돈을 벌 수 있다면 사람들이 떠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지방에는 몇 년 만에 망하고, 빚까지 지게 되는 젊은이가 여전히 많습니다. 동료와 함께 지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오는 21~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 연사로 나서는 박준규 서피비치 대표가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강원도 양양을 서핑의 ‘성지’로 만든 박준규 라온서피비치리조트 대표는 7일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성공적인 ‘로컬(지방) 창업’을 위해 교육·지원이 함께 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로컬 창업에 대한 박 대표의 지론은 확실하다. 그는 “로컬 창업은 매출 대부분이 여행객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여행자가 돈을 주고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는 직업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했다. 지역을 찾는 여행객은 콘텐츠를 즐기고, 직원들은 정당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역 인구가 늘고 경제도 돌아간다. 지속 가능한 지방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셈이다.이는 박 대표의 치열한 고민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그는 로컬 창업과 지역의 특장점, 어떤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인지 등을 촘촘히 기획해 지난 2015년 ‘서피비치’를 탄생시켰다. 양양은 강릉과 속초라는 한국 대표 관광지 사이에 낀 한적한 도시였다. 군사 지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바다도 많아, 일 년에 딱 45일만 개장하는 해수욕장 장사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드물게 보이던 서핑샵 몇 곳이 박 대표에게 아이디어를 줬다. 파라솔과 튜브 대신 젊은 서퍼들이 해변에 등장했다. 굳이 서핑하지 않아도 이들을 구경하려는 이들이 몰렸다. 마치 발리처럼 밤에는 ‘해변 파티’도 열렸다. 해외에 가지 않고도 이국적인 해변을 즐길 수 있다는 소문이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퍼졌다.이제는 연간 MZ(밀레니얼+Z)세대 수십만명이 찾는 대표 관광지가 됐다. 성수기도 5월부터 10월까지로 길어졌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일몰을 보며 요가 수련을 하는 콘텐츠까지 확장했다.현재 서피비치는 계절직 사원 100여 명을 포함해 총 130명가량의 직원을 두고 있다. 타지에서 오는 계절직 사원들은 100% 숙소를 받는다. 양양 노인들이 하던 민박집을 통째로 빌렸다. 현재 양양 인구는 2만7000명으로 서피비치 창업 이후 꾸준히 늘어 왔다. 머무는 사람이 늘어나니 지역 경제도 살아났다. 박 대표는 “성수기에 주변 식당 사장님에게 손님을 보낸다고 하면 바쁘다고 툴툴댄다”면서도 “그래도 열심히 준비하며 넉넉한 마음을 보여준다”고 말하며 웃었다.오는 21~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 연사로 나서는 박준규 서피비치 대표가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제2, 제3의 양양이 더 나올 수 있을까? 그는 상황이 더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 지방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많은 이들이 창업을 결심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들에게 지원금을 뿌리지만, 대부분이 빚잔치로 끝난다. 결국 빚을 갚기 위해 이들은 일을 찾아 떠나고 지역 경제 규모도 함께 쪼그라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박 대표는 “로컬 창업을 이해하고, 사업 아이템과 기획·운영·실행안까지 나온 사람들을 지원해야 지속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예비 창업자들은 △고객 △동료 △지역 등 세 분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라”며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는 동료의 이득을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지자체 입장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곳을 유치하는 게 낫다고 봤다. 박 대표는 “지역에서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10곳보다 한 달에 400만원씩이라도 남기는 창업기업 200~300곳이 나오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박준규 대표는 오는 21~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로컬 창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젊은 시절 자신감만으로 창업했다가 망했고 3년을 신용불량자로 살아봤다. 그래서 청년 창업가 아이들이 돈을 버는 것보다 망하지 않게 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 준비된 아이들이 창업하는 시대가 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 하동 차밭과 토지…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 경남 하동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스타웨이 하동과 주변 풍경[경남 하동=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경남 하동에선 급할 것이 하나 없다. 문학세계에 빠져 차 향기를 음미하며 신선놀음을 해도 하나 이상할게 없는 고장이어서다. 이를테면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에서 하릴없이 거닐고 차를 마시고 느긋하게 책을 읽어도 누구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없다. 해가 진 뒤에는 평상에 누워 쏟아지는 별빛을 두 눈에 담다보면 어느새 마음은 하늘만큼 광활해진다. 근심과 걱정마저 ‘모두 다 지나가리라’는 격인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슬로시티 하동에서의 여행은 보통 이렇다. ◇대하소설 ‘토지’의 실제 무대가 된 평사리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자리한 최참판댁소설가 박경리가 26년간 집필한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 현대문학이 거둔 최고의 성취로 꼽히는 작품이다. 총 5부 25편 362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에 이르기까지 전통적 지주인 최참판댁의 외동딸 서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민족의 고난과 역경, 그리고 극복 과정을 보여준다.이 소설의 주요 무대는 최참판댁이 있는 평사리다. 실제로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는 ‘최참판댁’이 있다. 소설 속 공간을 재현한 곳으로 연간 100만 명이 찾는 하동군의 대표 명소다. 소설 속 고택이 이곳에 떡 하니 자리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토지는 지금까지 드라마로 세 번 제작됐는데 가장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버전은 1987년 배우 최수지가 주인공 서희로 분한 KBS 2TV 작품이다. 2년간 총 120회가 방영된 드라마가 인기리에 종영한 후 사람들은 드라마를 추억하며 주 무대인 평사리로 몰려들었으나 당시 최참판댁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쉬워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하동군은 IMF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에 예산 30억 원을 들여 1만㎡ 넓이의 땅을 사서 2001년 최참판댁을 준공했다.소설 토지의 주인공 서희가 머무는 장소인 별당채소설을 바탕으로 지은 집이지만 철저한 고증을 통해 등장인물의 공간을 오롯이 담아냈다. 주인공 최서희의 공간인 별당채를 비롯해, 최참판의 사랑채, 최서희의 할머니 윤씨 부인의 안채 등을 그대로 재현해 팬들의 향수를 자아낸다. 소설 마지막에서 주인공 서희는 일본의 패망 소식을 듣는다. 그러고는 해당화 가지를 잡고 주저앉아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소설의 대단원에 등장한 해당화는 최참판댁 담장에 피어 있으며 방문객에게 환희의 순간을 전하고 있다.최참판댁 담장에 핀 해당화.◇지리산 청정 자연과 섬진강 강물이 만든 들판동정호와 하트 출렁다리최참판댁 앞에는 274만여㎡(약 83만 평)에 달하는 광활한 평사리 들판이 펼쳐져 있다. 지리산 청정 자연과 섬진강의 풍부한 수량이 옥답을 만든 곳이다. 2022년 경상남도 대표 우수습지로 지정된 하동 동정호도 이곳에 있다. 삼국시대 때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이 백제를 침략할 당시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호수를 보고 당나라 악양의 동정호와 비슷하다고 해서 부른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동정호 안에 있는 작은 섬을 연결하는 하트 출렁다리는 연인들의 인기 장소. 평사리의 너른 평야와 부부 소나무최참판댁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부부 소나무’가 서 있다. 넓은 들판에 딱 두 그루만 서 있는데 이곳이 소설 토지의 배경이라 남녀 주인공의 이름을 붙여 서희와 길상나무라고도 부른다. 5대째 만석꾼인 최참판의 명성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땅이 있을까 싶다.작가 박경리는 토지를 쓰기 전 평사리를 다녀간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2001년 판 토지 서문에서 “지도 한 장 들고 한 번 찾아와 본 적이 없는 악양면 평사리, 이곳에 ‘토지’의 기둥을 세운 것은 무슨 까닭인가. 우연치고는 너무나 신기하여 과연 박 아무개의 의도라 할 수 있겠는지, 아마도 그는 누군가의 도구가 아니었을까. 30년이 지난 뒤에 작품의 현장에서 나는 비로소 ‘토지’를 실감했다”고 술회했다.박경리 문학관 앞에 있는 작가의 동상토지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평사리에는 박경리 문학관도 생겼다. 최참판댁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문학관에는 박 작가의 육필 원고와 토지의 주요 줄거리, 등장인물도, 관계도, 박경리 어록 등이 전시돼 있다. 그야말로 삶의 모든 것을 토지 집필에 쏟아 넣은 박경리 작가는 1971년 8월 암 수술을 받고 보름 만에 퇴원한 당일에도 가슴에 붕대를 감고 원고 100매를 썼다. “목숨이 있는 이상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던 박 작가의 의지는 지금도 찾아온 이들을 숙연하게 하고 있다. 박경리 작가의 육필원고와 유품들.◇백 년 차밭의 시간을 체험하다하동 모암마을 주변 산과 차밭하동은 차(茶)의 고장이다. 삼국사기에는 서기 828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흥덕왕이 하동의 지리산에 심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동 화개면의 쌍계사 주변이 차나무 시배지로 알려져 있다. 화개장터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모암마을은 차를 체험하고 마시기에 좋은 곳이다. 마을 입구부터 경사가 심한 산등성이에 조성된 야생차밭이 눈에 띈다. 보성 차밭과 같이 SNS 감성이 나도록 예쁘게 다듬어진 것이 아니라서 좀 더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든다. 이곳에는 직접 차를 재배하고 민박이나 카페 등을 겸하고 있는 농가가 120여 곳에 이른다. 차를 직접 가꾸고 만드는 사람과 함께 아담한 차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프로그램이 인기 코스다.모암마을 ‘만수가 만든 차’ 체험장주민에게 왜 하동 차가 유명하냐고 물으니 “이것 말곤 할 게 없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지리산 급경사에는 다른 농작물보다 차를 키우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란다. 환경도 최적이었다. 연평균 15도 내외의 기후, 풍부한 강수량, 물 빠짐이 좋은 경사지, 미네랄 성분이 가득한 토양, 운무가 자주 발생하는 다습한 환경이 차 재배에 최상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차 체험을 위해 ‘만수가 만든 차’를 찾아갔다. 100년이 넘은 차밭에서 직접 재배한 찻잎을 쓰는 곳이다. 차 체험을 신청하고 가면 1시간 동안 여유롭게 2~3종류의 차를 음미할 수 있다. 체험에는 무를 삶아 만든 무정과와 함께 도라지정과 생강, 감자칩도 나와 입을 즐겁게 한다.차를 우리고 담는 모습매장 입구에는 가득 쌓인 장작과 무쇠솥이 있는데 다가가니 화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여기서는 수확한 찻잎을 전통방식 그대로 솥에 장작불을 피워 덖는다. 곡우 전에 딴 차를 우전차라고 하는데 맛과 향이 가장 뛰어나 찻잎 중 최상품으로 친다. 우전차에는 아미노산 성분이 많아서 맛이 달고 고소하다. 한편으론 떫은맛이 느껴졌다. 이날 팽주(차를 우려주는 사람)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차는 맞고 틀린 게 없습니다. 각자가 느끼는 입맛이 다 다르니까 떨떠름한 맛이 나기도 하죠. 그저 기호나 취향에 따라 즐기면 그만입니다”라고 말했다.이날 맛본 차는 50g에 20만원이나 한다는 특등급 우전차. 엄지손톱 크기의 작은 잔에 감질날 정도의 양만 내어준다. 바로 마시지 말고 입에 머금고 있다가 넘기는 것이 정석. 따라하니 단맛이 계속 목젖을 타고 올라올 정도로 향이 좋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가격은 큰 장벽. 여름철에 큰 병에 담아 넣고 먹고 싶다고 하니 굳이 비싼 차를 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뜨거운 물 말고 찬물에 찻잎을 넣어두면 천천히 우러나오면서 구수하고 맛있는 차가 됩니다. 이런 경우 우전 대신 세작, 중작을 써도 됩니다.”◇느릿느릿한 반달곰 사는 의신마을숙소 ‘모암차차’ 내부경치 좋은 모암마을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지리산 정기 머금은 차를 즐기고 싶다면 놀루와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숙소 ‘모암차차’에 가면 된다. 원룸형과 한옥형 두 가지 형태를 갖춘 모암차차는 차밭과 계곡을 캔버스 삼아 멍하니 바라보며 힐링하는 숙소다. 진정한 슬로우 라이프나 자연 속에 파묻혀 일상의 피로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알맞은 곳이다.‘2023 하동세계차엑스포’의 웰니스관차 애호가라면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를 추천한다. 다음달 3일까지 하동스포츠파크와 하동야생차문화축제장 등에서 열리는 축제는 하동 햇차를 왕에게 진상하는 ‘왕의 차 진상식’, 차를 주제로 한 ‘한복 패션쇼’, 차를 활용한 음식을 선보이는 ‘세계 티푸드 경연대회’, 명인 토크콘서트, 케이팝 콘서트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스타웨이 하동의 전망대모암마을에서 16㎞ 거리에 있는 스타웨이는 최근 하동의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지리산과 평사리 들판, 섬진강을 바라보는 곳에 세워진 곳으로 전망대와 카페가 있다. 하늘에서 보면 별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섬진강 수면에서 150m 높이에 건립돼 소설 토지의 주 무대와 하동의 멋진 비경을 관람할 수 있다.의신마을 베어빌리지의 반달가슴곰의신마을 베어빌리지 역시 하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이곳에선 반달가슴곰 두 마리를 볼 수 있다. 어미인 22살 ‘산’과 17살 딸인 ‘강’이다. 어미의 원래 이름은 ‘막내’인데 2001년 지리산에 방생했으나 사람을 너무 좋아해 따라다니다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야생에 적응하지 못해 회수됐고 보호 과정을 거쳐 지금은 지리산에서 따온 ‘산’이라는 이름으로 의신마을의 베어빌리지에 살고 있다. 직접 가보니 커다란 곰이 어슬렁대며 걸어 다니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가까이서 곰의 생태를 직접 볼 수 있는 장소라 아이들 체험학습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 '지구탐구생활' 정동원 "나 한국 돌아갈래!"…스리랑카 생존 노동기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정동원이 체감 온도 50도에 육박하는 스리랑카의 더위를 견디며 생존 노동을 펼치는 생생한 현지 체험기를 전한다.MBN 글로벌 프로젝트 ‘지구탐구생활’은 “내가 만약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 열일곱 정동원이 인종도, 언어도, 문화도 다른 타국의 삶을 체험하고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글로벌 생존기’를 담는다. 여기에 대한민국 예능 대부 이경규, 국민 고모 김숙이 때론 따뜻하게, 때론 엄하게 정동원을 보호하는 멘토로서 활약 예정이다.오늘(9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될 ‘지구탐구생활’ 첫 회에서는 정동원이 인도양의 진주로 불리는 스리랑카를 찾아, 현지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삶에 좌충우돌 적응해가는 대망의 첫 탐구기를 펼친다. 먼저 공항에 도착한 정동원은 초대장과 100달러만을 들고 숙소를 홀로 찾아야 하는 첫 미션을 받아든 채 멘붕에 빠졌던 상황. 또한 김숙 역시 해외 경험 햇병아리 정동원을 위해 글로벌 보호자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무려 20시간이 넘는 험난한 비행 여정은 물론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 등 본격 체험도 하기 전, 지친 모습을 보여 폭소를 유발했다.정동원은 우여곡절 끝 스리랑카 현지 생활을 함께할 주인공 수다뜨를 만났고, 능숙한 한국어로 자신을 반겨주자 놀라움을 표했다. 특히 수다뜨는 한국에서 10년을 일하고 금의환향한 사연으로, 유튜브 조회수 488만 뷰를 기록한 화제의 인물. 정동원이 스리랑카에서 식당은 물론 민박집과 전자기기 수리점 운영까지, 24시간이 모자라게 일하는 수다뜨의 하루를 잘 따라갈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이후 수다뜨의 일터에 방문한 정동원은 이색적이면서도 맛깔나는 현지식을 맛보며 만족감을 표한 것도 잠시, 바로 청소를 시작하라는 말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걸레를 들고 숙소를 쓸고, 닦던 정동원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논스톱 폭풍 청소에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었고, 결국 “나 한국 보내줘”라고 외쳐 폭소를 자아냈다.다음날 정동원은 4월에 시작된다는 스리랑카의 새해를 맞이했고, 하루 만에 현지 분위기에 완벽 적응한 듯 어색함 없이 맨손으로 아침 식사를 해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정동원이 평화롭게 식사를 이어가던 중 갑자기 폭발음이 울려 퍼졌고, “집 안에서 밥을 먹으면 안 된다”는 말에 맨발로 밥그릇을 들고 뛰쳐나가는 돌발 상황이 이어졌다. 정동원을 식겁하게 만든 아침 식사 사태 전말은 무엇일지, 정동원과 보호자 김숙의 예측불허 스리랑카 생존기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달팽이 호텔’ ‘밥블레스유’ ‘동원아 여행가자’ 등을 연출한 황인영 PD는 “물도 낯도 설은 타국인만큼, 무엇 하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고군분투하는 K-청소년 정동원의 모습이 흐뭇한 웃음을 자아낼 것”이라며 “세계 곳곳 다양한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줄, 글로벌 프로젝트 ‘지구탐구생활’ 첫 방송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한편 ‘지구탐구생활’이 9일(오늘) 오후 9시 10분 첫 방송 되면서, MBN ‘장미꽃 필 무렵’은 29일(월) 오후 10시 40분 방송된다. ‘장미꽃 필 무렵’을 통해 ‘불타는 트롯맨’ 신에손(손태진-신성-에녹)과 MZ 트롯맨들이 전국을 돌며 노래 선물을 전할 예정이다.
- 정부, 불법숙박업소 신고 '안전신문고'로 일원화
-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 홈페이지[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업종과 유형에 따라 분산돼 있던 불법 숙박업소 신고 창구가 다음달 1일부터 ‘안전신문고’로 일원화된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는 일상생활에서 안전에 저해되는 위험요인을 신고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국민 누구나 발견한 위험요인을 안전신문고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그동안 숙박시설은 불편사항이나 불법 영업행위 등을 신고하는 창구가 국민신문고, 지자체 민원창구, 전화신고 등으로 분산돼 운영됐다. 업종과 시설 유형에 따라 관리·운영 주체가 각기 달라서다. 관광호텔업과 외국인 도시민박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지만 모텔 등 일반숙박업과 생활숙박업은 보건복지부가 관리를 맡고 있다. 농촌과 어촌 지역 펜션, 민박 등 숙박시설은 농어촌민박업에 속해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리를 맡는다.이렇게 업종에 따라 관리 주체가 제각각인 탓에 불법 숙박업소 신고 등 각종 숙박 관련 민원은 접수부터 처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최근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여행 수요가 급증, 정식으로 영업신고를 하지 않은 무허가 숙박업소의 안전사고와 위생관리 부실 등이 문제로 대두됐다.실제로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숙박시설에서는 최근 3년간(2019~2021년) 미끄러짐·넘어짐, 추락 등 안전사고가 매년 20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숙박업소로 볼 수 있는 ‘상세 불명의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가 호텔(37.8%) 다음으로 높은 24%를 차지했다.소비자원과 공정위는 봄철 여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 3월 전국 호텔·펜션 등 숙박시설에 대한 안전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숙박시설의 경우 어린이와 고령자 등 안전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 장비와 시설이 부족하고 불법 개·증축으로 화재, 붕괴 위험에 노출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불법 숙박업소 신고 대상은 정식 영업신고를 하지 않고 숙박 영업을 하는 업소 또는 신고를 했더라도 업종에 따라 준수해야 하는 영업 요건을 위반한 업소가 모두 포함된다. 용도가 숙박시설이 아닌 오피스텔, 아파트, 단독(다가구)주택을 숙박시설로 운영하거나 독립층 기준 객실 30개 이상인 생활형 숙박시설(분양형 호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숙박업소는 모두 신고 대상이 된다. 정식으로 영업신고를 하지 않은 무허가 숙박업소 여부는 관할 지자체 또는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개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 숙박요금을 게시하지 않은 일반 숙박시설, 규제샌드박스 지정 예약 플랫폼인 ‘위홈’을 제외한 다른 예약 사이트를 통한 외국인 도시민박업 등록 숙박시설의 내국인 대상 영업 행위, 사업주가 실거주 조건을 위반한 농어촌 민박, 시설 불법 증·개축, 소화기와 일산화탄소 감지기, 화재 경보기 미설치 숙박업소 등도 신고 대상이다. 숙박업소의 불법영업 사례는 안전신문고 홈페이지와 앱에서 관련 예시를 확인할 수 있다. 신고는 안전신문고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에서 ‘생활불편’ 메뉴를 선택한 후 ‘생활불편신고’ 유형 중 불법숙박을 선택하고 관련 사진 또는 동영상을 첨부하면 된다. 정부 관계자는 “안전신문고로 신고 창구가 일원화되고 신고 접수와 동시에 관할 지자체로 자동 이송되도록 돼 이전보다 신속한 단속이 가능해졌다”며 “불법 숙박업소는 안전사고와 위생관리 부실 위험이 큰 만큼 적극적으로 신고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 日 토종 OTA '라쿠텐 트래블' 韓 여행시장 공략 본격화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일본 IT(정보기술)기업 라쿠텐(Rakuten) 그룹 소속 ‘라쿠텐 트래블’이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저비용 항공사 에어부산과의 일본 항공·숙박 특가 프로모션을 통해서다.지난 10일 라쿠텐 트래블은 에어부산과 ‘우리 같이, 일본 여행’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인천과 부산에서 출발하는 일본행 항공권을 최대 60%, 일본 현지 숙박시설은 40만원 상당의 할인을 제공하는 ‘특가’ 프로모션이다.◇일본여행 열풍 타고 B2C 시장 확대하는 ‘라쿠텐’지난 2004년 한국 진출 이후 줄곧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주력하던 라쿠텐 트래블이 본격적인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 확대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해 7월 글로벌 사이트 리뉴얼을 통해 한국어 외에 영어와 중국어, 대만어, 태국어, 인도네시아 등 7개 언어 서비스를 시작한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라쿠텐 트래블은 이번 에어부산과의 대대적인 특가 프로모션에 앞서 지난해 10월 일본여행 재개 이후 산발적으로 자체 프로모션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라쿠텐 트래블은 일본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라쿠텐 그룹이 2001년 설립한 온라인 여행사(OTA)다. 전자상거래부터 금융, 통신, 콘텐츠 등 70여개 온라인 서비스 채널을 운영 중인 라쿠텐 그룹의 막강한 네트워크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단기간 업계 1·2위 OTA로 자리잡았다. 특히 일본식 환대문화 ‘오모테나시’(최고의 환대를 의미하는 일본어) 등을 평가하는 ‘재팬 퀄리티’(Japan Qualilty) 자체 인증제도는 일본 현지에서도 양질의 숙소를 고르는 척도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6개 국가와 도시에 지사 등 사무소를 둔 라쿠텐 트래블은 일본 현지에 있는 4만여 개 호텔·리조트에 대한 검색·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선 OTA, 여행사 등을 통해 약 7000여 개에 달하는 일본 현지 호텔·리조트를 공급하고 있다. 라쿠텐 그룹은 일본 정부가 도심 공유숙박을 합법화한 2018년 일본여행에 나서는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현지 호텔과 료칸, 민박 등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야놀자와 손을 잡기도 했다.라쿠텐 트래블 측은 “일본 항공노선 운항 재개에 이은 증편으로 일본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현 시점이 한국 내에 라쿠텐 트래블 브랜드를 알리는 최적기라고 판단해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사진=라쿠텐 트래블 제공)◇도쿄·오사카·후쿠오카 항공권 최대 60% 할인라쿠텐 트래블과 에어부산이 지난 10일부터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시작한 ‘우리 같이, 일본 여행’ 프로모션의 콘셉트는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는 ‘찐’ 일본여행이다. 온라인 여행사와 처음 특가 프로모션에 나선 에어부산은 이달 17일 오후 11시까지 부산 또는 인천에서 출발하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항공권을 최대 60% 할인가에 제공한다. 편도 기준 인천에서 출발하는 도쿄(나리타) 항공권은 8만9700원(할인율 58%), 오사카(간사이)는 7만4000원(54%), 후쿠오카는 6만4000원(60%)이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도쿄 항공권은 10만3000원(47%), 오사카는 8만3000원(46%), 후쿠오카는 5만9000원(41%)이다. 공항사용료와 유류할증료가 포함된 가격이다.에어부산은 부산~도쿄 노선은 매일 1편, 오사카는 일 3편, 후쿠오카는 월~토요일은 일 4편, 일요일은 5편이 운항한다. 인천 왕복 노선은 도쿄는 매일 2편, 오사카는 3편, 후쿠오카는 2편의 항공편을 운항한다. 프로모션 특가 항공권 탑승기간은 7월 20일까지다.라쿠텐 트래블은 이달 28일 오후 5시까지 일본 내 숙박시설을 예약하면 40만 원 상당의 쿠폰팩을 준다. 프로모션 기간 라쿠텐 트래블에서 처음 숙박시설을 예약하면 결제금액의 10%를 추가 할인해 준다. 할인 쿠폰팩 이용기간은 5월 연휴기간,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과 8월, 추석연휴(9월 28~30일) 포함 10월 10일까지다.프로모션 기간 항공권과 숙박시설을 예약하면 추첨을 통해 무료 항공권과 숙박 할인쿠폰도 준다. 에어부산은 17일까지 항공권 예약자 중 2명을 추첨으로 뽑아 라쿠텐 트래블에서 사용할 수 있는 30만원 할인 쿠폰을 경품으로 준다. 라쿠텐 트래블도 이달 28일까지 숙박시설을 예약한 이용객 중 2명을 뽑아 에어부산 무료 항공권을 제공한다. 라쿠텐 트래블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항공권과 고품질 숙소를 제공하는 이번 특가 프로모션이 ‘일본 여행은 현지 OTA인 라쿠텐 트래블’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 한류의 원조 슈퍼스타…왕인 박사, 일본에 가다[여행]
- [영암=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전남 영암은 한반도 역사의 걸출한 인물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곳이다. 고대 일본에 백제의 선진 문명을 전달한 왕인(王仁) 박사가 태어난 고장이자, 신라의 4대 고승으로 풍수지리의 대가이기도 한 도선국사 역시 영암 출신이다. 조선시대 명필가였던 한석봉도 여기서 공부했고, 임진왜란 당시 물자 보급에 어려움을 겪던 이순신에게 군량미와 군수품을 지원해 감사의 서한을 받은 이들이 살던 구림마을도 영암에 있다. 영암을 말할 때 역사 속 인물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다. 백제인의 의복.◇‘큰 나라’ 백제가 전한 원조 한류우리가 만든 드라마, 영화, 음악 등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한류의 인기는 일본에서도 뜨겁다. 일본에서의 한류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일본어에 그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500여 년 전. 당시 일본에서는 백제(百濟)를 ‘구다라’로 읽었다. 원래 ‘햐큐사이’라고 발음하는 게 맞다. 백제의 발음은 어쩌다 ‘구다라’가 됐을까. 여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백제가 멸망한 뒤 많은 유민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선진 문명을 갈구하던 일본은 이들을 크게 환영했다. 고대 일본에게 백제는 선진문물의 창구이자 신세계였다. 세계를 아우르는 교역망을 갖췄던 백제는 빛나는 문명의 씨앗을 일본에 뿌렸다. 선진적인 율령 체제, 토목 기술, 불경, 침술, 농기구 등이 한꺼번에 전파되면서 어둠 속에 있던 일본은 광명을 보게 됐다. 일본은 건너온 백제인들을 고관대작에 앉히는 등 극진히 대접했다. 백제인들은 잃어버린 조국을 ‘큰 나라’라고 부르며 사무치게 그리워했다. 일본에서 ‘큰 나라’는 ‘구다라’로 변했고 백제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구다라나이’라는 말도 여기서 유래했다. 직역하면 ‘백제(구다라)에 없다(나이)’라는 뜻인데, ‘시시하다. 하찮다’는 의미다. ‘훌륭한 것은 모두 백제에 있으니, 백제 것이 아니라면 하찮다’는 말이다. 옛날 일본 사람들이 백제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던 흔적이 언어에 녹아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으니 ‘원조 한류’라고 할 만하다. ◇슈퍼스타 왕인의 흔적을 마주하다 백제의 대표 한류스타는 영암 출신의 왕인 박사다. 일본이 문명국가로 나아갈 길을 닦은 전설적인 인물로 지금도 일본에선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을 정도다.왕인박사유적지 안에 있는 왕인 박사의 동상.백제 제14대 근구수왕 때 전라남도 영암에서 태어난 왕인은 18세에 주역, 시경, 서경, 예기, 춘추 등에 능통한 사람을 일컫는 관직인 오경박사에 등용됐다. 일본의 15대 왕인 오진(應神)의 요청으로 왕인은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갖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당시 왕인 박사와 함께 도공, 대장장이, 기와 장인 등 많은 기술자들이 넘어갔는데 이렇게 전달한 기술과 학문은 훗날 아스카 문화가 꽃피우는 기반이 됐다. 세종대왕급 업적도 세웠다. 일본 최초의 한시집 ‘가이후소’에는 왕인 박사가 처음으로 일본에 글을 가르쳤고, 한자를 이용해 왜어(倭語)의 특성을 망가뜨리지 않고 글자로 표현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에 갈 때 영암을 출발한 왕인 박사는 사가현을 거쳐 오사카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지에 빛나는 학문과 문화를 전파하다 세상을 떠났다. 오사카 히라카타 시에는 왕인 박사의 묘지인 ‘전왕인묘(傳王仁墓)’가 있으며 오사카 당국은 1938년에 이곳을 사적 제13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왕인박사유적지의 영월관.한국에서도 왕인 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곳을 찾을 수 있다. 왕인 박사의 고향 영암에서는 구림마을의 동쪽 문필봉 기슭 7만5,128㎡ 크기의 땅에 ‘왕인박사유적지’를 1987년 조성했다. 박사의 기념전시관인 영월관을 비롯해 오사카에 있는 묘를 실제 크기로 제작한 가묘 외에도 박사의 동상, 청룡과 황룡을 형상화한 신선태극정원, 한·중·일 명사 1,000명의 자필로 새긴 천자문 조형물 등의 볼거리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이곳에서 왕인 박사가 일본으로 넘어가 백제의 문화를 전파하러 떠나던 모습을 재구성한 퍼레이드가 펼쳐져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구림마을왕인박사유적지에서 차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삼한시대부터 지금까지 2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구림마을이 있다. 왕인 박사를 비롯해 고려 태조 왕건의 탄생을 예언한 신라시대의 고승 ‘도선국사’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역사적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곳이라 그런지 마을에 흐르는 기운이 범상치 않게 느껴진다. 구림마을의 모임 장소로 쓰인 회사정.구림마을의 구는 비둘기 구(鳩), 수풀 림(林)을 쓰는데 도선국사의 탄생 설화와 관련이 있다. 통일신라 때인 827년, 영암 월출산 아래 성천(聖川)에서 최씨 집안 처녀가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때 오이 하나가 떠내려왔는데 그 오이를 베어 먹은 처녀의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아이를 낳게 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비 없는 자식’은 설움을 겪기 마련인데 과거에는 오죽했으랴. 키워봐야 평생 놀림감이나 될 터라 처녀는 아이를 마을 숲속 바위에 몰래 버렸다. 죽었으면 묻어줄 생각으로 며칠 후에 가보니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비둘기들이 깃털로 아기를 감싸고 먹이를 물어다 주며 보호하는 것이 아닌가. 처녀는 놀라 아기를 집으로 데려와 키웠는데 이 인물이 바로 도선국사다. 비둘기들이 아기를 보호하던 숲은 사라졌지만 바위는 낭주 최씨 선조를 모시는 사당인 국암사 근처에 그대로 남아 있다. 동행한 해설사는 “바위에 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좋은 기운이 흐른다고 해서 아기를 원하는 아녀자들이 바윗돌을 긁어간 흔적”이라고 설명했다.◇이순신 장군이 감사를 표한 동네구림마을은 작지만 명사와 영웅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녹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곳곳에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한석봉이 쓴 육우당 현판.함양 박씨 가문이 세운 육우당도 이곳에 있는데 형제 여섯 사람이 한 방에서 함께 살아서 붙은 이름이다. 현재 ‘육우당’에 걸린 현판은 조선 제일 명필 한석봉의 글씨로 알려져있다. 한석봉이 어머니와 불 끄고 글씨쓰기 시합을 했던 유명한 일화도 이 마을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의외지만 이순신 장군의 흔적도 구림마을에서 만날 수 있다. 마을에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어록비가 세워져 있다.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유명한 말로, 장군의 친필을 새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외가 쪽이 연주 현씨 집안인데 이들은 영암 구림마을에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다. 외가 쪽 인물인 현덕승, 현건은 장군의 군영에 군수물자를 보내는 등 도움을 주곤 했다. 이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이 감사의 편지를 보낸 것을 모아 편찬한 것이 충무공 서간첩으로 현재 국보 제76호로 지정돼 있다.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 어록비.편지에 적힌 내용 중 하나가 바로 ‘약무호남 시무국가’다. 왜란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략적·지정학적 중요성을 모두 갖춘 호남을 사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군량미 등 자원을 공급하고 때로 지원군 역할까지 하며 희생했던 호남인이 아니었다면 나라를 지킬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지금도 장군이 쓴 글귀는 마을 어귀에 우뚝 서서 호남인들의 자부심의 상징이 되고 있다. 죽정서원 숭봉문.구림마을은 하릴없이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은 곳이다. 유서 깊은 마을의 모임 장소로 쓰인 회사정, 조선시대에 인재를 키우던 사설 교육 기관 죽정서원을 비롯해 전통가옥, 옛 돌담, 수령 250여 년의 보호수, 유려한 곡선이 어우러진 금강송 등이 느릿한 발걸음을 붙잡는다. 스쳐 지나치기 아쉽다면 민박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멀리 솟은 월출산을 바라보며 툇마루에 앉아 차 한 잔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자. 구림마을에는 전통 한옥 민박집이 있어 아늑하고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공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