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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예기자석]롯데가 강팀이되길 바라며(하)
- [이데일리 SPN 고남욱 명예기자] "일부 팬들이 그럽니다. 롯데 팬들은 너무 극성 맞은 것 아니냐고, 냄비 팬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 구장에서 SK와 게임을 보면 이 팀이 정말 1위 팀인가 싶습니다. 점수 차이가 나도, 집중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박경완(35)을 비롯한 고참급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야. 이거 너무 열심히 하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롯데 선수들은 안타깝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가족들(팬들)이 구장에 본인들 게임 보러 왔는데 야구를 그리 하면, 우리보고 어쩌란 말입니까."(롯데 팬 이현우씨) ▲냉정과 열정사이. 6월 29일, 사직구장. 팬들이 게임을 보면서 낙담하는 기운이 드리울 무렵, 심상치 않은 플래카드가 걸렸다. 선수들이나 구단 관계자들 모두 놀랐던 것은 당연한 일. 현재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보안업체 직원들이 달려오고, 팬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사직에서 흡연하는 이들이 우스갯소리로 절대 88담배를 안 핀다고 할 정도로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가을 야구에 대한 열망이 상상을 초월한다. 월드컵 4강도 중요하지만, 롯데의 4강에 목숨을 건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롯데 팬들을 적잖이 볼 수 있다. 사직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게임이 열리는 날이면, 구장 옆에 있는 할인마트는 평소보다 2배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이들도 롯데 자이언츠가 강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런 부분이 참 아쉽다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현우 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팀이 항상 강팀이 아니니까, 응원이라도 해서, 다른 팀의 기를 꺾어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단 한 번도 아버지 손잡고, 동원이 형님(49, 최동원 한화 2군 감독)의 투구를 보면서, 절대 롯데 자이언츠를 배신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당시 제가 8살 때였습니다. 어린 아이가 무얼 알겠습니까." "물론 현재 강병철 감독님 오셔서, 많이 노력하신다고 저는 느끼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 예전처럼 바로 입단해서 통하지 않는 프로야구에서 정말 막내 동생 보다도 어린 친구들이 운동해서 저렇게 하는 것 보면 대견하기까지 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지도 모릅니다. 그간 너무 못해서, 올라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한숨). 나이 드셔서 고민 하시다가 롯데 자이언츠 감독 맡으신 걸로 아는데, 팬들의 한을 다 들어 주시는 것도 답답하시겠죠." "2006년 5월에 원정 연패할 때, 감독님께서 직접 차에서 내리셔서 고개 숙여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할 때, 저도 울었습니다. 왜 우리는 맨 날 이래야 하는 겁니까. 웃으면서 야구를 볼 수는 없는 건지, 하루 하루가 너무 힘드네요. 야구를 안보면, 스트레스를 안 받겠지만, 그게 쉬웠다면 이렇게 지내고 있지 않겠지요." ▲기도 지난 달 30일, 롯데 팬들의 정성이라고 해야 할까. 게임 시작 전부터 응원하는 한 켠에서 사람들이 부지런히, 가지런하게 마련된 상으로 음식을 나르고 있다. 이날 경기는 'Again1984'를 기리는 올드 유니폼 행사와 맞물린 홈 3연전 중 두 번째 게임이었다. 전날 4연패를 당하면서, 팬들의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정수근이 홈런을 치면 게임은 진다는 방정식이 맞아 들어가, 최근 분발하는 정수근에게 스윙을 줄이라고 외치는 팬들도 눈에 들어왔다. "롯데 자이언츠는 홈 승률이 2007년 유난히 안 좋습니다 팬들이 많아서 부담되는 거 아니냐 라는 얘기를 술 마시면서도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그럴 때 일수록 그런 징크스가 정말 있다면 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하면 우리 팀 선수들도 너무 긴장 한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큰 게임을 많이 안 치러봤고, 어린 선수들이 많고, 그러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르게 생각하면, 1984년 동원 행님 때, 기억이 많이 나시는 분들에게는 참 복장터지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동원아 우짜노’라는 이야기 나왔을 때, 우리도 걱정했습니다. 최동원 행님이 나와서 또 던질 때, 저희 아버지가 우셨습니다. 선수들에게 최동원 행님(감독님이 아니라, 형님이라는 표현을 계속 썼다.)처럼 쓰러져도 그라운드에 있을 만큼 견디라는 요구 안합니다. 그런데 참 그 때 인상이 너무 깊었던지, 쉽지가 않네요. 1992년 염종석 선수가 이제 노장이라는 것도 참 씁쓸하고 말입니다."2007년 5할 승률에서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을 때도 불안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고사 상을 차려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다시 야구를 보고 있다는 것은 롯데 팬들에게 참 안타깝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일주일간 믿었던 선발진들이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 그나마 장원준(22)이 5이닝을 조금 넘겨줬을 뿐, 에이스 손민한(32)을 비롯한 최향남(36), 염종석(34) 모두 2이닝 정도에 그치는 피칭을 했다. 개막을 앞두고, 현대 유니콘스와의 게임에서 3연승을 달렸을 당시, 막강 선발진이라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이승화가 이탈했고, 호세는 한국에 없다. 주형광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안타까운 투수로, 입단 당시 주목받던 김사율(27), 강민영(26)은 2군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물론 롯데 자이언츠에 아쉬운 일만 있던 것은 아니다. 이원석(21)의 기량이 눈에 띌 정도로 날로 늘어나고 있고, 예전과 달리 한 포지션에 여러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기량을 점검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어찌 보면 이제 롯데 팬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로또 복권을 손에 쥐고 절실히 바라는 심정이기도 하다. 그런 롯데 팬들이 차려준 고사의 효험 때문일까. 아니면 롯데의 토요일 승률의 지속세 덕분일까. 일부 팬들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하던 이인구(27)가 모처럼 팀이 기대하는 자신의 역할을 해 주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 롯데가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들 말한다. 그리고 많은 팬들이 현재 감독 경질이라던지, 코칭 스태프를 갈아엎는 초강수는 팀에 자극이 아니라, 찬물을 끼얹는 결과로 다가올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 또한 인지하고 있다. ‘강팀’이라는 의미는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고, 상대팀이 바라봤을 때, '어렵겠다, 까다롭겠다'라고 판단이 된다면, 써도 충분한 단어다. 정말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을까. ‘강팀 롯데가 되기를’이라고 한 사찰에 붙여진 소원들이 줄줄이 이루어지기를 많은 사직의 갈매기들이 바라고 있다. <사진-8개 구단 야구 팬클럽 사이트 inning.co.kr, 장원석>▶ 관련기사 ◀☞[명예기자석]롯데가 강팀이되길 바라며(상)
- [명예기자석] WS로 본 SPN 올스타
- ▲ 올스타전 최다득표를 기록한 롯데 이대호[이데일리 SPN 황규인 명예기자] '올스타급' 선수들을 뽑아 보자. 어떤 선수를 올스타로 뽑던 그것은 팬들의 자유다. 그 누가 됐던, 그 어떤 이유 때문이던 팬들이 해당 포지션에 최다 투표를 선물한 선수는 올스타가 된다. 올스타 투표의 아주 간단한 원리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선수에게 '올스타급'이라는 표현을 쓸 때는 '올스타'의 의미가 달라진다. 리그 정상급의 선수를 일컬어 ‘올스타급'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올스타 선수는 인기가 우선이지만, 올스타급 선수라면 실력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이미 올스타 투표는 동군 1루수 이대호에게 역대 최다 투표를 안기며 마감됐다. 사실 이대호는 인기와 실력면에서 모두 최고다. 하지만 올스타로 선정된 모든 선수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한번 '올스타급' 선수들을 뽑아 보자. 기준은 윈쉐어(Win Shares, 이하 WS)다. 윈쉐어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아버지 빌 제임스가 창안해 낸 메트릭으로 해당 선수가 팀 승리에 기여한 정도를 숫자 하나로 간략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간략하게 말해, 공.수.주 전체에 걸친 선수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표현해 주는 도구가 바로 윈쉐어라고 할 수 있다. ◆ 동군 (두산, 롯데, 삼성, SK) 투수 ; 리오스(두산, WS 12) WS는 일반적으로 포수를 과대평가하고 선발투수를 과소평가하는 도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과소평가에도 불구하고 리오스보다 높은 WS를 기록한 선수는 오직 5명뿐이다.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가 올스타전에 빠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포수 ; 박경완(SK, WS 8) 물론 '강민호송'의 중독성은 야구 팬 모두가 인정한 바 있다. 그리고 '80년대에 태어난 포수 가운데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 역시 강민호일 것이다. 하지만 1위 팀 주전 포수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1루수 ; 이대호(롯데, WS 17) 두 말할 것도 없이, 이대호야 말로 'Mr. 올스타‘다. 실력과 인기 모두 따라올 자가 없다. 2루수 ; 고영민(두산, WS 11) 1997년 롯데에서 배출한 올스타는 딱 한 명이었다. 바로 박현승이 그 주인공.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박현승은 다시 올스타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박현승(WS 6)보다 거의 2배나 뛰어난 WS를 기록한 젊은 2루수가 있는 것을. 3루수 ; 김동주(두산, WS 14) 확실히 김동주는 리그 최고의 3루수다. 게다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마지막 올스타전이 될지도 모른다. 기꺼이. 유격수 ; 정근우(SK, WS 10) 물론 1위 팀에서 유격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나주환이다. 하지만 그의 WS는 4밖에 되지 않는다. 팬들이 올스타로 뽑아준 박진만의 WS도 5로 큰 차이가 없다. 정근우는 투표용지에 유격수 후보로 기록 돼 있고, 올스타로 뽑힐 성적을 기록했다. 그래서 정근우다. 외야수 ; 이종욱(두산, WS 8), 박재홍(SK, WS 8), 박재상(SK, WS 7) 팬들도 박재홍이 올스타급 선수라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종욱과 박재상 대신 박한이와 이승화를 선택했다. 이승화는 어차피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우니 일단 넘어가자. 하지만 박한이의 이번 시즌 WS는 5밖에 되지 않는다. 비인기팀 소속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박재상이 뒤질 게 없다는 뜻이다. 지명타자 ; 양준혁(삼성, WS 12) 팬들이 뽑지 않았더라도, 기록이 지금보다 더 나빴다고 하더라도, 양준혁은 2000안타만으로도 올스타전에 초청되어야 했을 선수다. 그래서 양준혁이 대단하다. 인기와 실력 그리고 대기록을 모두 가진 선수니까 말이다. ◆ 서군 (한화, 현대, KIA, LG) 투수 ; 류현진(한화, WS 9) 최고의 우완 선발 투수가 리오스라면, 좌완은 단연 류현진의 몫이다. 지난 시즌 MVP라는 이유만으로도 류현진은 올스타가 되기에 충분하다. 물론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말이다. 포수 ; 조인성(LG, WS 9) 물론 이 정도 성적을 올리는 것에 대해 소위 'FA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아마 올해 성적이 조인성의 야구 인생에서 커리어 하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올스타로 뽑히는 데 어떤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조인성은 확실히 현재까지 최고의 포수다. 1루수 ; 김태균(한화, WS 15) 올스타 게임처럼 별명을 만들기 좋은 경기가 또 있을까? 기대하시라, 그의 새로운 별명을. 2루수 ; 이종열(LG, WS 9) 해마다 시즌이 개막되기 전이면, 참 많은 이름이 LG 주전 2루수로 거론된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면 이 자리는 늘 그의 차지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종열은 꾸준하고 성실하다. 어쩌면 그래서 올스타에는 어울리지 않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손지환이라고? 그의 WS는 이종열의 ⅓밖에 되지 않는다. 3루수 ; 이범호(한화, WS 10) .239밖에 안 되는 타율이 문제지만, 5일 현재 .375의 출루율은 전체 13위에 해당하는 준수한 기록이다. 장타율 .468 역시 전체 11위로 수준급이다. 여기에 그가 수비에서 기록한 WS 2.6보다 뛰어난 수비를 자랑한 3루수는 없다. 유격수 ; 권용관(LG, WS 8) 물론 수비만 놓고 보자면 김민재(2.8)의 WS가 권용관(2.4)보다 낫다. 하지만 타율 .250만 치면 좋겠다던 권용관은 어느 덧 .278의 놀라운 타율을 기록 중이다. 덕분에 WS 총점에서 김민재보다 3점 앞선다. 진정한 ‘용달매직’의 수혜자가 아닐지. 외야수 ; 크루즈(한화, WS 16), 이택근(현대, WS 9), 박용택(LG, WS 9) 크루즈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종범의 WS는 말하기 창피한 수준이고, 전준호는 롯데 팬들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 사실 현대 외야수 가운데 한명이 뽑혀야 한다면 전준호(WS 6)가 아닌 이택근이다. 한편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과소평가 받는 경향이 있지만 박용택은 또한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명타자 ; 브룸바(현대, WS 12) 홈런 레이스 1위가 빠진 올스타전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주(註) : 윈 쉐어는 승리공헌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팀이 승리한 승수에 곱하기3을 한값을 그 팀의 선수들의 공헌도에 따라 나눠 공정히 평가한 수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