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487건
- [ESF 2021]“기업의 깜찍한 거짓말 안통하는 시대…진정성이 중요”
- [이데일리 김정현 김나리 김가영 공지유 기자] “이제는 고객들이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기업 내부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기업 내부 환경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을 하면 오히려 커다란 역풍을 맞게 됩니다. 기업 내부 환경이 정말 이런 메시지를 내도 괜찮을지 살펴야 합니다.”마케팅·창의력 전문가로 손꼽히는 ‘30년 광고쟁이’ 황보현 솔트룩스 부사장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제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 자본주의 대전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노믹스’ 마스터클래스3 세션에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마스터클래스3 세션은 ‘ESG 브랜딩·마케팅·기술’을 주제로 진행됐다. 연사로 초대된 ‘브랜드 밸류 크리에이터’ 최소현 퍼셉션 대표와 황보현 솔트룩스 부사장, ‘정보기술(IT) 전문강사’ 김지현 전 카이스트 겸직 교수는 ESG 마케팅을 위해서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일제히 강조했다.최소현 브랜드 밸류 크리에이터(퍼셉션 대표)와 황보현 마케팅·창의력 전문가(솔트룩스 부사장), 김지현 IT전문강사·저술가(전 카이스트 겸직 교수,왼쪽부터)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12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착한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ESG+ 브랜딩·마케팅·기술’이란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중요한건 ‘진정성’…깜찍한 거짓말 안통한다ESG 마케팅 전문가들이 일제히 진정성을 강조한 것은 고객들 간에 소통이 점점 더 활발해지면서다. 진정성이 없는 기업의 마케팅은 결국 어떤 고객에게는 들통나게 마련이고, 이 부분이 다른 고객들에게 급속도로 퍼지게 된다는 경험에서다.황 부사장은 일례로 남성용 데오도란트 회사 ‘AXE’와 비누, 샴푸 등을 만드는 ‘도브’ 사례를 들었다. AXE의 경우 데오도란트를 사용한 남성에게 비키니를 입은 수백명의 여성들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영상으로 광고를 찍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샀다. 반면 도브는 소녀들의 자존감을 지키겠다는 광고를 제작했다. 모든 여성들이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과 이를 위한 펀드까지 만들겠다고 공언했다.문제는 AXE와 도브가 ‘유니레버’라는 기업을 모기업으로 하는, 사실상 같은 회사였다는 점이다. 한 네티즌이 이 같은 내용을 꼬집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황 부사장은 이를 소개한 뒤 “유니레버는 이로 인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면서 “말하고 싶은 것은 기업의 ‘깜찍한’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기업 내부의 정비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진정성이 없는 것은 들통나게 돼 있다는 뜻이다.최소현 대표도 진정성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젊은 세대는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선호를 표현하는 세대다. 가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서 ‘찐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ESG가 체화되지 않는다면, 작은 실수로 등을 돌린 팬을 다시 되돌리기는 불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 역시 기업과 고객 간의 관계가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최 대표는 “과거에는 한 기업이 리더십을 가지고 자신이 만든 브랜드를 고객에게 일방향으로 설명했다면, 최근에는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 내재화가 중요해졌다”면서 “MZ세대를 저는 넥스트 제너레이션이라고하는데, 신념을 중시하고 가치소비를 하는 이 세대는 공감하는 브랜드에게는 무한 애정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브랜드 내재화가 중요하다. 브랜드 안의 식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누가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ESG, 기술과 철학의 시대…기술 도움 받아야ESG 마케팅을 위한 기술의 중요성도 화두에 올랐다. 김지현 전 교수는 “많은 기업들이 ESG를 꿈꾸고 추진하고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는 점과 사회에만 도움이 되고 기업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디지털 기술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김 전 교수는 그러면서 “디지털 기술이 회사 제품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어떻게 고객 현의를 높일 수 있는지에 집중하면 ESG 경영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면서 “회사 프로세스를 기술 기반으로 바꾸면 회사가 건강해지고 구성원이 즐거워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사회가 즐거워진다”고 했다. 황 부사장도 기술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황 부사장은 “결국은 기업 철학을 바뀌어야 한다. 10년 전 어떤 회사 광고를 하려고 회장을 만나 기업 철학을 물었는데, 기업 철학을 만들어달라고 하더라. 이렇게 되면 힘들다”면서 “기업 철학은 기술로 표현할 수 있다. 이제 기업에 필요한 것은 철학과 기술”이라고 말했다.ESG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최 대표가 “중소기업은 시작조차 엄두를 내지 못 하지 않나”고 묻자, 김 전 교수는 “오히려 중소기업이 쉽다. 중소기업은 인력이 작아서 (기업 철학을) 명확하게 공유하는 게 쉬울 수 있고, ESG에 대한 설득이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 "이재명식 기본소득과 다르다"는 이준석, 全국민 재난지원금도 반대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여권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과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을 공개 질의한데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이 얘기하는 기본소득이 이 지사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선을 그으며 이재명 지사가 제안하는 국토보유세나 탄소세 등 목적세를 신설을 통한 기본소득 지급에도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환담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앞서 지난 20일 이 지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정성을 중시하는 이준석 대표님께 드리는 공개질의’라는 글을 통해 △선별복지는 공정성에 반하고 기본소득은 공정성에 부합한다는 생각이 바뀌었는지 △기본소득이나 그에 준하는 전국민 보편재난지원금에 찬성하는지 △당 정강정책과 대표의 신념에 어긋나는 일부 당원들의 정책 주장과 기본소득 공격에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이준석 대표께서 저서에서 ‘국민 전체에 지급하는 수당은 공정성 시비가 없으니 기본 소득에 찬성한다‘면서 ’청년수당이나 노령연금은 특정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니 반대한다‘고 했다는 보도가 있다”고 거론하면서 “기본소득은 국민의힘 정강정책 제1조1호이고 직전 김종인 비대위원장이나 이 대표가 주장하는 정책이지만, 당원들이 하위 소득자만 골라 소득 지원을 하자는 안심소득, 공정소득 등을 주장하며 기본소득을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베스트셀러에 오른 2년 전 출간한 인터뷰집 ‘공정한 경쟁’에서 이 대표는 젠더, 청년정치, 북한, 경제, 교육, 보수의 미래 등 6가지 주제에 대해 소설가 강희진씨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기본소득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기본소득이 워낙 복잡한 주제라서 이준석이 언급하는 `다른 복지제도를 일원화해서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이재명식의 `따로 줄 것을 주고 또 더 주자는 기본소득`은 다를 것”이라며 “물론 국토보유세, 탄소세, 데이터세를 신설하자는 이재명식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편적 재난지원금이랑 기본소득이랑 그저 돈 주는 것이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큰일 난다”면서 “재난지원금은 이미 소비 진작에 대해 한계성을 드러냈고, 진정 어려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계속 민주당을 압박해 달라”고 당부했다.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 지사는 지금은 매번 한정된 재원 내에서 `A를 쓰냐 B를 쓰냐`의 논쟁에서 `A도 쓰고 B도 쓰자` 이런 식의 답변으로 일관하고 계신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 [밑줄 쫙!] ‘불가리스 사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자식에 경영권 안 줘”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 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시간. 밑줄 쫙, 집중하세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5인의 장관 후보자들이 선서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첫 번째/5개부처 장관 인사청문회 ‘슈퍼화요일’국회는 4일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5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었어요.국토부 노형욱과 해양수산부 박준영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고용노동부 안경덕, 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장관 후보자가 검증 대상이에요.국민의힘 등 야당은 부인의 도자기 대량 반입 의혹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박준영 후보자에 대해 송곳 검증을 펼쳤어요.특히 위장전입·외유성 출장 등 의혹에 휩싸인 임혜숙 후보자와 관사 재테크 논란과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된 노형욱 후보자를 두고 여야가 격돌했어요.또 안경덕·문승욱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최저임금, 청년 일자리, 탈원전 정책 등이 쟁점이 됐어요.한편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6일부터 7일까지 열려요.◆野, “임혜숙은 여자 조국” 난타...與, 방어에 진땀이날 국민의힘은 △아파트 다운계약 △위장전입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무자격 지원 △논문 표절 등 임혜숙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열거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어요.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임 후보자의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 “공무 출장에 가족을 데려간 게 당연하다는 식의 답변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정부 부처를 이끄나.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어요.박대출 의원은 임 후보자가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가진 상태에서 과기연 이사장직 공모에 지원한 것을 두고 "응모 자격에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이것은 부정 입학이며 입학 취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이어 임 후보자의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가 세금을 이용한 무임승차, 무임 숙박이자 연구비 부정 사용"이라고 지적했어요.박 의원은 "명색이 장관 후보자란 사람들이 밀수, 절도, 탈세 등 무슨 유치장 대기자들"이라며 "의혹·하자 종합세트인 임 후보자를 두고 '여자 조국'이냐는 말까지 나온다"라고도 했어요. 그러면서 "임 후보자가 임명되면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에 터보엔진을 달게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어요.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임 후보자 방어에 주력했어요. 다만 일부 논란에 대해서는 임 후보자의 처신이 다소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어요.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과기연 지원 자격 논란과 관련해 "박대출 의원의 지적대로 응모 시점에서의 자격이 맞다"라면서 "(임 후보자는) 그렇게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어요. 그는 가족 동반 출장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는 공적 업무시 가족을 동행하는 데 국민 정서가 열려있지 않다. 가족 동행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 겸허히 답해야 한다"고 했어요.윤영찬 의원은 "공과대학의 경우 해외출장시 가족을 동반하는 관행이 있지 않느냐"며 "주최 측에서는 가족 동반을 장려하는 문화도 있지만 국내는 여전히 그런 문화가 없다. 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했어요.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장관 후보자도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며 "파렴치한이라는 식의 표현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부적절하다. 야당은 인격 모독성 발언에 대해서는 주의하라"고 요구했어요.한편 임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거듭 사과했어요. 다만 NST 이사장 지원 당시 당적 보유 논란과 배우자에 대한 ‘논문내조’ 의혹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어요.그는 NST 이사장 공모에 지원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어 지원 자격에 맞지 않는다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의 질의에 "NST에 문의한 결과 임명 당시에만 당원이 아니면 된다는 답을 받았다"며 "초빙 공고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어요.거듭된 질의에도 "공정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정당에 소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다. 공고에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며 "응모 자격을 눈여겨보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이해한 대로 진행했다"고 밝혔어요.또 본인과 배우자가 교수 시절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학생이 해당 논문의 공동저자 또는 제1저자로 들어가서 문제가 없다"며 "남편은 핵심적 아이디어부터 논문의 전반적 기술까지 제1저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고 말했어요.해당 논문이 남편의 부교수 승진에 기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이 논문 없이도 승진에 필요한 충분한 점수를 확보했다"고 반박했어요.◆野, 노형욱 ‘관테크’ 질타이날 청문회에서 진땀을 뺀 건 임 후보자 뿐이 아니예요. 노형욱 후보자도 과거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재테크 논란과 위장전입 의혹 등이 제기돼 연신 사과했어요.노 후보자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이 세종시 아파트 특공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당시 세종시 행복도시가 초기 단계라 정주여건이 좋지 않아 이전 촉진 차원에서 여러 대책이 있었고 그에 따라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며 "하지만 여러 사정상 결과적으로 실거주는 못하고 매각하게 됐다"라고 설명했어요.그러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금과 같은 부동산 상황과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불편하게 느낄 것으로 생각하며, 경위와 상관없이 송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어요.그러나 야당은 이 문제를 계속 지적했어요.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 특공을 통해 갭 투기를 한 것"이라고 몰아붙였어요. 그는 "후보자는 당시 대출 2억여원을 끼고 아파트를 분양받고는 등기하자마자 바로 전세를 주고 대출금을 갚았고, 나중에 80%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팔았으니 이런 것이 갭투기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어요.같은 당 박성민 의원은 "후보자는 (국무조정실 근무 시절) 세종시 집은 세를 놓고 관사에 살았는데, 본인 아파트는 근무처에서 300m 떨어져 있었지만 관사는 3㎞나 떨어져 있었다"며 "왜 굳이 자신의 집에 들어가지 않고 관사에 거주했느냐"라고 질의했는데요.노 후보자는 "당시 저희 집에 세입자가 들어온 지 7~8개월밖에 되지 않아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관사에 머물렀다"라고 답했어요.노 후보자 가족이 위장전입한 의혹도 거론됐어요.이종배 의원은 "노 후보자는 자식들을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학교에 보내기 위해 처제 집 등으로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아직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어요.이에 노 후보자는 "경위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하다"라며 "지금 돌이켜보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말했어요.박성민 의원도 "당시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전입한 것이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고, 노 후보자는 "부적절한 주소 이전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미국에 교육 파견 갔다가 귀국하는 과정에서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렇게 됐다는 취지로 답했어요.◆박준영 “도자기, 집에서 사용” 해명에...“궁궐서 살았냐”박준영 후보자에 대해서는 후보자 부인의 ‘고가 도자기 밀수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어요.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후보자 부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을 꺼내들며 주영국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시절 도자기와 장식품을 가정생활에 사용했다는 박 후보자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몰아붙였어요.김 의원은 "외교부에 확인해보니 후보자가 (영국에서) 지냈던 거처가 30평밖에 안 된다"며 "영국에서 궁궐에서 살았나"라고 꼬집었어요. 그러면서 "샹들리에는 사진에 보이는 것만 8개"라며 "처음 접했을 때 난파선에서 보물 건져 올린 사진인 줄 알았다"고 비판했어요.박 후보자는 "사진 보면 중간에 2개가 현재 집이다. 카페 창업 전에 가정에 달아놨던 것"이라며 장식품들을 실제 가정에서 사용했다고 주장했어요.김 의원은 지난해 10월 30일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계부처 회의에 박 후보자가 불참한 이유가 부인의 도자기 판매행위를 도우려 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어요. 회의에 불참한 다음 날 박 후보자의 부인이 영국에서 들여온 장식품과 도자기 개봉 사진을 SNS에 올렸다는 것이에요.김 의원은 "국가 차원에서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하는데 만약 후보자가 도자기와 장식품 정리 때문에 회의에 불참하고 배우자를 도왔다면 장관은 둘째치고 고위공직자로서 기본적 자세가 안 된 것"이라고 지적했어요.이에 박 후보자는 "저뿐만 아니라 9개 부처 중 5개 부처는 실장과 국장이 대리참석했다"며 "휴식이 필요해 휴식을 취한 부분은 맞다"고 해명했어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두 번째/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불가리스 논란 책임지고 물러나겠다”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어요. 홍 회장은 경영권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어요.홍 회장은 4일 오전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어요.이날 홍 회장은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어요.이어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의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2013년 회사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파문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의 외조카 황하나 (마약)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덧붙였어요.특히 홍 회장은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성 상무(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것은 물론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돼요. 홍 상무는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보직 해임됐어요.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는 전날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밝혔어요.홍 회장은 마지막으로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을 다시 한번 믿어 주시고 성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어요.이번에 홍 회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업계는 주목하고 있어요. 과거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2019년 외조카 황하나 씨의 마약 범죄 혐의 당시에도 남양유업은 홍 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홍 회장 본인이 공식석상에서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어요.한편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2003년부터 회장직을 맡아왔어요. 회장 취임 이후 '맛있는 우유 GT',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등 히트 상품을 내놨지만 이번에 불가리스 파문까지 잇따라 구설에 올랐어요.◆‘불가리스 사태’ 21일 만홍 회장의 이번 사과와 사퇴 발표는 ‘불가리스 사태’가 일어난 지 21일 만이에요.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는데요.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 소장은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어요.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아닌 세포 실험이란 명확한 한계가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설명이 생략됐어요.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인체 대상의 연구가 아니어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일축했어요.또 식품의약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해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어요.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에 따르면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는 금지하고 있어요.여기에 식약처는 남양유업 세종 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도 요청했어요.이후 불가리스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또다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어요.이에 불가리스 사태로 피해를 입은 대리점주들도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인데요. 전국대리점주협회는 지난달 29일 이광범 대표 퇴진과 대리점 정상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했어요. 협회는 남양유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전국 모든 대리점이 주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본사 측에 전달했어요.◆대리점 갑질부터 특허 침해까지...끊임없는 논란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에도 일명 ‘대리점 갑질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는데요. 당시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하며 물량 밀어내기(강매) 갑질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게 시작이었어요. 해당 논란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이어져 남양유업은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10년 가까이 불매운동 대상이 됐어요.이후 홍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요. 사과가 무색하게 사내 결혼이나 출산한 여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등의 사내 성차별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추락한 기업 이미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어요.또 2019년엔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부정적인 기업 이미지가 다시 한 번 굳어졌어요. 지난해 10월에는 홍보대행사 직원을 동원해 경쟁사 매일유업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달게 한 혐의(명예훼손)로 홍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 6명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부정적 이미지에 쐐기를 박았어요.뿐만 아니라 지난달 30일에는 남양유업 건강기능식품 ‘포스티바이오틱스 이너케어’의 제품용기가 hy(옛 한국야쿠르트) ‘엠프로3’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어요. 남양유업이 지난 2월 출시한 해당 제품은 알약이 뚜껑 부분에 분리 보관돼 있고, 뚜껑을 열면 알약과 음료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데요. 이는 먼저 출시된 엠프로3와 섭취 방식, 용기 크기, 형태 등이 유사해요. 두 제품 뚜껑은 서로 바꿔 끼울 수 있을 정도예요. 엠프로3는 지난 2019년 출시됐어요.해당 뚜껑의 특허권은 중소기업인 내추럴웨이가 보유하고 있는데요. 내추럴웨이가 해당 뚜껑을 hy에 납품하고 있고, hy는 해당 제품을 사용한 출시권을 가진 상태예요. 이에 내추럴웨이와 hy는 공동으로 남양유업을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어요.한편 남양유업에서 이처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 중심의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근본 원인으로 꼽았어요. 실제로 남양유업은 표면적으로는 오너인 홍 회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오너 일가의 회사 지배력이 절대적이에요. 홍 회장 개인 지분만 51.68%고 이를 포함한 총수 일가 지분이 53.85%에 달해요. 또 남양유업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홍 회장 가족이에요. 이광범 대표이사(상무)를 제외하면, 홍 회장과 장남 홍진석 상무, 어머니 지송죽씨가 등기임원이에요. 빌 게이츠가 그의 아내 멀린다와 결혼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사진=AFP)세 번째/재산만 146조원...빌게이츠 부부 27년만에 이혼세계적 억만장자 부호이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이혼하기로 합의했어요.빌 게이츠와 멀린다는 3일(현지시간) 각자의 트위터를 통해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 성명에는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보도했어요.이들은 “지난 (결혼 생활) 27년간 우리는 3명의 놀라운 아이들을 키웠고,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일하는 재단도 설립했다”고 했어요. 이어 “우리는 이 임무에 대한 신념을 여전히 공유하고,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하겠지만 우리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어요. 그러면서 “이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시작하는 동안 우리 가족에게 생활공간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해달라”고 덧붙였어요.다만 더 자세한 설명은 없어 구체적인 이혼 사유가 관심을 끌고 있어요.이들 부부는 관할 법원에 이혼 신청서도 제출했는데요. 법원에 제출한 이혼 신청서에서 “결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경에 이르렀다”며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를 합의했다”고 밝혔어요.또 세 자녀 가운데 막내가 최근 만 18세가 돼 민법상 미성년자가 없다면서 자신들이 제출한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합의를 승인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어요. 재산은 무려 14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재산 분할 내용은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어요.◆“제프 베이조스에 이은 폭탄선언...‘자선계(界)’ 흔들리게 돼”전 세계 부호 순위를 평가하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재산은 1305억달러(약 146조2000억원)로 세계 4위 수준이에요. 아직 재산 분할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역대 가장 값비싼 이혼 기록 중의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커요.빌 게이츠는 현재 260억 달러(약 29조원) 규모의 MS 주식 1.37%를 보유하고 있어요. 또 캐나다 국영철도, 포시즌스 호텔, 미국 에너지 기업과 부동산 등을 소유하거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어요. 미국 워싱턴에 약 1900평의 대규모 저택을 비롯해 별장을 세계 곳곳에 갖고 있기도 해요.이에 뉴욕타임즈는 “두 사람의 이혼으로 전세계적인 자선사업과 공중보건·비즈니스 분야에 충격파가 몰아칠 것”이라며 “이들은 전세계 정부와 기업, 비영리기관 최고위층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민간인이었다”고 전했어요.로이터는 2년 전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 창업자인 대부호 제프 베이조스의 이혼에 이어 이들 부부의 이혼으로 ‘자선계(界)’가 흔들리게 됐다고 촌평했어요.앞서 기업인의 이혼 중에는 제프 베이조스의 2019년 사례가 ‘역대급’으로 남았는데요. 베이조스는 재산 분할로 아마존 전체 주식의 4%를 헤어지는 배우자 메켄지에게 넘겼어요. 이 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83억 달러로, 한화 약 44조8000억원이에요.베이조스는 당시 재산분할 뒤에도 1148억 달러(약 134조원) 상당의 아마존 지분을 소유해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유지했어요.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포브스를 인용해 보도한 세계 부호 순위에서 1위는 제프 베이조스예요. 이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빌 게이츠 순이에요.한편 빌 게이츠와 베이조스 외에도 이혼의 재산 분할 액수가 상위 기록으로 남아있는 이들이 있어요.지난 1998년 이혼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재산 분할액이 17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연예계에서는 영화배우 멜 깁슨이 지난 2006년 이혼하면서 4억2500만 달러를 당시 아내에게 넘겨 이목을 끌었어요. 이는 멜 깁슨 자산의 절반으로 할리우드 이혼사에서 최고액이었던 것으로 전해져요.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결혼한 지 4년만인 1989년 파경을 맞으면서 재산분할액은 1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스타 커플로 주목을 받았던 조니 뎁과 앰버 허드는 15개월 만에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으며, 앰버 허드는 700만 달러를 받아 모두 기부했어요.또 스포츠 스타 중에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1억6800만 달러를,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1억1000만 달러를 지불했어요.◆직장동료→모범부부→자선동반자빌 게이츠 부부가 이혼 발표를 터트리면서 27년 간 ‘모범 부부’ 면모를 보여온 이들의 발자취에도 관심이 쏠려요.빌 게이츠(65)와 멀린다(56)는 각각 31세, 22세이던 1987년 직장에서 처음 만났어요. 빌 게이츠가 1975년 세운 MS에 멀린다가 합류하면서예요.두 사람은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비슷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빌 게이츠는 어려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몰두한 괴짜 소년이었고, 하버드대를 2년만에 박차고 나와 MS를 세웠어요. 멀린다도 학창 시절부터 컴퓨터 게임과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키워오다 듀크대 졸업 후 첫 직장인 MS에 발을 디뎠어요.이들이 결혼에 골인한 것은 1994년이에요. 결혼식은 하와이에서 열렸고, 신랑인 빌 게이츠는 이미 억만장자인 상태였어요.이어 27년간 이어진 결혼 생활에서 이들은 동반 성장했어요. 빌 게이츠가 MS를 이끌면서 세계 최고 부자로 올라서는 동안 멀린다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설립자로 어깨를 나란히 했어요. 두 사람은 2000년 세운 이 재단을 함께 운영하면서 지구촌 기아와 불평등 퇴치, 교육 확대에 힘쓰는 동지로 공식석상에 동반했어요.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에는 백신 개발 지원에 전념하며 '모범 부부'의 면모를 이어갔어요.부부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어요. 빌 게이츠는 2020년 밸런타인데이에 인스타그램에 멀린다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이 여정에서 더 좋은 파트너는 없을 것"이라고 썼어요.다만 두 사람 사이에 어려운 때가 없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여요. 멀린다는 결혼 25주년이던 2019년 인터뷰에서 남편이 하루에 16시간씩 일하느라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언급하면서 때로는 결혼 생활이 "너무나 힘들다"고 토로한 적이 있어요. /스냅타임 심영주 기자
- '조선구마사'→'설강화'…드라마계 집어삼킨 '똑똑한' 보이콧
- (사진=JTBC)[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중국풍, 역사왜곡 논란으로 2회 만에 폐지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사태가 드라마 제작 시장 전체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 사태를 계기로 대중의 반중(反中) 정서와 역사왜곡 우려는 더욱 커져 ‘설강화’, ‘간 떨어지는 동거’ 등 아직 방송을 시작하지도 않은 드라마들을 향한 ‘사전 보이콧’으로도 번지는 분위기다. 사실 한 작품이 여론 악화 등으로 조기 종영을 맞는 것은 드라마 시장에서 과거에도 있던 일이지만, 이번 ‘조선구마사’ 폐지를 촉발한 시청 불매 운동은 대중의 행동력은 물론 파급력에서도 기존 규모를 압도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불매 운동의 주축이 된 MZ세대(198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2000년대 초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신조어)의 ‘똑똑하고 적극적인’ 소비 행태에 주목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치, 사회적 표현에 거리낌이 없는 MZ세대는 소비행위에 개인의 신념을 투영하는 ‘미닝아웃’ 식 소비 패턴을 내면화하고 있다”며 “이들은 지난 2019년 반일감정으로 촉발한 ‘노 재팬 운동’ 등 일상에서 신념을 표현한 보이콧 운동이 가시적 성과를 안겨주는 사례들로 변화가 주는 성취감을 몸소 체험한 세대다. 바로잡아야 할 대상이 있으면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행동한다”고 분석했다.(사진=SBS ‘조선구마사’ 포스터)◇똑똑해진 소비자…“민원 대신 현실적 압박”‘조선구마사’의 조기 종영이 주목을 받는 것은 시청자의 비난 여론에 부딪쳐 방송 2회 만에 내려진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간 드라마 조기 종영은 시청률 부진이나 주요 출연진이 연루된 각종 사건, 사고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이 모든 과정 및 결과는 시청자들의 조직적이고도 적극적인 의사 표출에 기인한다. 예전에는 방송 콘텐츠에 문제가 있으면 포털 사이트 공식 소통 창구나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글을 올리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하는 정도였다. ‘조선구마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드라마 제작에 직결된 광고 예산이나 제품 협찬, 장소 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및 지자체도 함께 압박했다. ‘광고 및 협찬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중국풍, 역사왜곡 논란에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조선구마사’의 광고 배치, 제품·장소 협찬에 참여한 기업, 지자체 목록까지 리스트로 정리해 보이콧 움직임을 보였다.하재근 평론가는 “방심위 등 공식 소통 창구를 이용했으면 답변에만 몇 개월이 걸렸을 과정들이 단 며칠 만에 드라마 폐지로 이어졌다”며 “이는 시청자들이 이미 수많은 콘텐츠와 정보들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드라마 제작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 및 현실적인 과정들에 대한 정보도 함께 습득했음을 의미한다. 어떻게 작품을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도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설강화’ 등도 불똥…도 넘는 비난 우려불씨는 다른 드라마들로 빠르게 옮겨붙는 모양새다. 오는 5월 첫 방송인 tvN ‘간 떨어지는 동거’와 7월 방송을 앞둔 JTBC ‘설강화’가 대표적이다. ‘설강화’는 지난 2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통해 일부 시놉시스가 유출되면서 역사왜곡 논란에 직면했다. 유출된 내용에 따르면 배우 정해인이 맡은 남자주인공 역이 실은 북한 간첩이며,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가 맡은 여주인공 캐릭터를 둔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직원과의 삼각관계 갈등이 예정돼 있다. 해당 시놉시스 내용이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고 간첩, 안기부를 미화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일며 논란은 확산됐다.JTBC 측은 “현재 이어지고 있는 논란은 ‘설강화’의 내용 및 제작 의도와 무관하다”고 즉각 해명했지만 비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지난 26일 ‘설강화’의 촬영 중지를 요구하며 게시된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약 3일 만인 29일 기준 11만 7000명을 넘어섰고, ‘설강화’에 제품을 협찬했던 흥일가구는 급기야 이러한 논란을 인식해 드라마 시작도 전에 협찬을 중단하기로 했다.‘간 떨어지는 동거’의 경우 중국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기업인 아이치이(iQIYI)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반중 정서의 타깃이 됐다.tvN ‘간 떨어지는 동거’에 캐스팅 된 혜리, 장기용. (사진= 각 소속사 제공)이은희 교수는 “시청자들로선 이번 ‘조선구마사’ 사태가 폐지라는 일종의 ‘성과’를 안겨준 만큼, 앞으로 등장할 논란에 비슷하게 행동하되 더욱 신속하고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제작자들이 앞으로 더 경각심을 갖고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일 계기가 됐다는 점에선 순기능을 띨 수 있지만, 일부 비난을 위한 비난, 과도한 몰아가기와 공분, 도를 넘은 수위의 불매운동에 제작 환경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경각심도 가져야 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