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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메랄드빛 운동장에서 투명 카누 정원 유람
  • [강경록의 주말여행] 에메랄드빛 운동장에서 투명 카누 정원 유람
  • 삼척미로정원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삼척은 동해에 접한 해양 관광지로 유명하다. 국도7호선 드라이브의 백미 새천년해안도로나 넓은 백사장과 솔숲이 아름다운 맹방해수욕장이 대표적이다. 삼척미로정원은 삼척 시내에서 출발해 내륙 쪽으로 13~14km 거리에 있다. 가는 길부터 ‘바다의 삼척’을 슬며시 지운다. 강원남부로를 따라가다 사둔교를 건너기 전에 오른쪽으로 틀면 내미로리 방면이다. 산세가 좀 더 깊어진다. 설패산과 독봉산 사이로 사방이 신록이다. 오십천 줄기도 나란하다. 산 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 초록빛이 시원하다.삼척미로정원 바위에 그린 동물 그림◇마을공동체 정원으로 꾸민 삼척미로정원삼척미로정원은 1999년 문 닫은 미로초등학교 두타분교를 2017년 마을 공동체 정원으로 꾸몄다. 두타산이 동쪽으로 넘실대며 뻗어 나와 정원에 닿는데, 이름만 들으면 산속 미로(迷路)가 떠오른다. 그 품에서 좀체 벗어나고 싶지 않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실은 ‘늙지 않는다’는 미로(未老)다. 이곳에 살면 늙지 않을까? 시간이 이대로 멈춰도 좋겠다는 마음은 분명하다.얼핏 봐서는 폐교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옛 운동장에 심은 수목이 흙색을 초록으로 바꾼다. 길목마다 피어난 꽃이 계절을 말한다. 그 한가운데 풀장이 자리한다. 풀장 중심에 자그마한 섬이 있어, 마치 정원의 연못 같다. 커다란 호박 조형물을 인 옛 학교 건물 뒤쪽으로 산세가 너울댄다. 폐교 안의 정원이 자연스레 주변의 신록과 어울려 한 몸이 된다. 책 읽는 소년 소녀와 효행 소년 동상 정도가 간신히 이곳이 학교였음을 짐작케 한다.미로정원의 이색 풍경을 연출하는 트랙터 쉼터체험 프로그램도 삼척미로정원을 누리는 방법이다. 투명 카누 체험, 두부 만들기 체험, 공예 체험 등이다. 종류는 적지만 삼척미로정원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옛 운동장에 조성한 풀장에서 체험하는 투명 카누는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그저 아이들 놀이 같은데, 투명 카누에 오르면 생각이 바뀐다.삼척의 투명 카누는 장호항을 떠올리는 이가 많다. 삼척미로정원은 너른 바다에서 타는 카누와 다른 매력을 뽐낸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신선이 된 듯하다. 욕심낼 필요도, 서두를 까닭도 없다. 느릿하게 떠다니며 주변의 풍경을 만끽한다. 카누 위의 아이들은 풀장과 정원을 넘나드는 개구리를 관찰하느라 바쁘다. 자연스레 생태 학습이다. 풀장은 어른 무릎을 조금 넘는 깊이라 안전하다. 체험비는 2인용 투명 카누 1만원(40분)이다.미로정원이라 더 특별한 두부만들기체험두부 만들기 체험은 삼척미로정원이라 각별하다. 삼척미로정원이 있는 미로면에 태조 이성계의 5대조 무덤인 준경묘와 이승휴가 ‘제왕운기’를 쓴 천은사가 있다. 천은사는 준경묘를 조성할 당시 나라의 제사에 쓰이는 두부를 만드는 조포사(造泡寺)였다. 그래서 미로면의 두부 맛이 남다르다. 삼척미로정원 본관 건물 뒤쪽에 두부 체험장이 있다. 맷돌로 콩을 갈고 가마솥에 끓이는 옛날 방식으로 체험하며, 각자 만든 두부를 집에 가져갈 수 있다. 10인 이상 체험이 가능하며. 콩을 불려야 하므로 이틀 전에 예약한다. 체험비는 6~12세 7000원, 13세 이상 1만원(50~60분 소요)이다.미로주막식당의 두부 요리두부 만들기 체험에 참여하지 않아도 두부 맛을 볼 수 있다. 미로주막식당은 두부전골, 모두부, 청국장 등으로 점심 식사를 낸다. 여름에는 야외 주막에서 먹는 시원한 콩국수가 인기다.점심 먹고 나서 정원을 산책해보자. 풀장 주변 오밀조밀한 산책로는 멀리 산이 어울려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길가에는 애기원추리, 초롱꽃 등이 이른 여름을 맞이한다. 정원석에 그린 기린, 펭귄, 토끼 모양도 재밌다. 숨은그림찾기 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금 더 멀리 걷고 싶을 때는 마을 안길을 따라 통방아정원까지 2.2km 마을힐링탐방코스를 걸어도 좋다.본관 서쪽에 방갈로가 여러 채 있고, 운동장 입구에 소규모 캠핑 사이트가 있어 하룻밤 묵어가도 좋다. 본관 건물에 미로주막식당과 사무실 외에 도서관, 야생화체험실을 갖췄다. 카페는 새롭게 단장 중이다. 야외 벤치에서 태양광 방식으로 휴대폰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삼척미로정원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는 없다.도계유리나라 블루잉 체험◇유리 공예 체험부터 케이블카까지삼척 내륙 여행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도계 쪽으로 가자. 도계유리나라는 유리공예 작품 수백 점을 전시한 유리갤러리, 유리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유리역사관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작가들이 하루 5회 유리 성형 과정을 시연·설명하는 블로잉(blowing) 시연이 인기다.시연 관람과 별도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하루 2명). 블로파이프 끝에 액체 유리를 찍어 풍선 불 듯 공기를 주입하는 동작이다. 유리를 토치로 녹여 목걸이와 키홀더 등을 만드는 램프워킹, 유리컵에 물감으로 색깔을 입히는 글라스페인팅도 도전할 만하다. 이웃한 피노키오나라에서는 피노키오 작품 관람과 목공 체험이 가능하다.하이원추추파크 모습하이원추추파크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철도 체험형 리조트다. 스위치백트레인이 대표적인 체험이다. 스위치백트레인은 과거 강원도 산길을 운행한 기차다. 갈지자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 고도를 높이는 운행 방식이 특징이다. 현재는 증기형 관광열차로 개조해 나한정역까지 6.8km 구간을 오간다. 자연경관이 수려해 왕복 80분이 지루하지 않고,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촬영한 심포리역도 지난다.짧은 구간은 추추스테이션 내 생태연못을 평균 3km/h 속도로 약 10분간 순환하는 미니트레인이 제격이다. 정글대탐험, 키즈카페 등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연인은 최고 25km/h 속도로 산기슭을 도는 레일바이크가 좋다. 12개 터널을 지나며 짜릿한 순간을 만끽한다. 독채 빌라형 네이처빌, 기차를 개조한 트레인빌, 오토캠핑장 등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삼척해상케이블카 안에서 본 풍경바다 여행이 못내 아쉬울 때는 삼척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한다. 용화역과 장호역 사이 바다 위 874m 거리를 가로지른다. 선샤인호와 선라이즈호가 한 대씩 교차 운행하는데, 주행속도는 5m/s로 편도 약 10분이 걸린다. 장호리와 용화리는 삼척에서 소문난 바다로, 스노클링을 즐길 만큼 물이 맑고 소담한 항구 풍경이 아름답다. 케이블카는 바닥 일부가 투명해 바다 위를 지나는 느낌이 생생하다. 용화역과 장호역에 스카이라운지와 카페가 있어 커피 한잔하며 쉬기 좋다. 악천후 시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확인 후 방문한다. 매표는 용화역에서 하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입장과 탑승이 가능하다.◇여행메모△여행코스=삼척미로정원→삼척장미공원→도계유리나라→하이원추추파크→숙박→새천년순환도로→이사부사자공원→삼척해상케이블카→장호항△먹을곳= 테마타원길 보스대게는 대게, 도계로의 텃밭에노는닭은 물닭갈비, 새천년도로 부일막국수에서는 막국수가 유명하다.
2020.06.27 I 강경록 기자
6.25 70주년 설치미술 특별전 '광화문 아리랑' 제막
  • 6.25 70주년 설치미술 특별전 '광화문 아리랑' 제막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설치미술 특별전 ‘광화문 아리랑’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6.25 70주년 사업추진위 공동위원장인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 유엔참전국 대사 7명,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강익중 작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 6.25참전유공자회 송진원 부회장, 6.25 70주년 국민 서포터즈 캠벨 에이시아 등이 참석했다.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특별전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국내외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평화를 위한 기억, 그리고 한걸음’을 주제로 진행된다. 대한민국 및 6.25전쟁 22개 유엔참전국 등 23개국 어린이 1만 2000명의 그림과 6.25전사자 17만5801명의 이름을 표현한 작품을 세계적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가 참여해 만든 것이다. 이후 부산 유엔평화기념관 야외광장으로 이동해 전시된다.전시작품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약 8m의 정육면체 형태다. 두 개의 그릇이 모여 완성되는 ‘달 항아리’를 통해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반도의 화합과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특히 6.25전쟁 70주년의 의미를 담아 달 항아리 상부가 70초마다 회전하며 하부와 만난다. 작품 4면마다 한 가운데에 있는 달 항아리는 23개국 어린이 1만 2000명의 그림으로 완성된다. 6.25전쟁70주년사업추진위원회 주최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 과장에서 열린 ‘광화문 아리랑’ 설치미술 특별전 제막식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6.25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및 주요내빈들이 제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국가보훈처]
2020.06.15 I 김관용 기자
봄 대표하는 자생식물 137종…국립생태원에서 만나세요
  • 봄 대표하는 자생식물 137종…국립생태원에서 만나세요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전국에서 봄을 대표하는 자생식물 137여 종에 대한 전시가 국립생태원에서 열린다.25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자생식물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산들바람길 자생식물 이야기’를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야외공간에서 26일부터 오는 7월 12일까지 개최한다고밝혔다.국립생태원은 매년 봄, 여름, 가을을 주제로 계절별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매년 봄철에는 야생화를 주제로 특별행사를 개최하며, 여름에는 다양한 수생식물을, 가을에는 물억새와 갈대를 주제로 한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이번 행사는 개원 이후 지속적으로 만든 여러 길들을 하나로 연결한 산들바람길과 한반도 기후대별 산림식생을 재현한 한반도숲에서 봄을 대표하는 137여 종의 자생식물을 선보일 예정이다.울릉도에서 자생하는 큰두루미꽃, 섬바디 등을 비롯해 고산에서 자생하는 요강나물, 구름체꽃, 병품쌈 등 주변에서 보기 힘든 자생식물을 만날 수 있다. 또 잎이 넓게 퍼지는 모습이 처녀들의 치마폭을 닮은 처녀치마, 열매의 모양이 부채를 닮은 미선나무 등 관람객들의 이해와 흥미를 돕기 위해 모양과 이름이 특이한 식물의 해설판을 설치한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의 심신을 위로하고 소중한 생물자원인 우리 꽃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관람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생태전시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국립생태원의 야외 전시공간에 마련된 산들바람길 자생식물 이야기(사진=환경부 제공)
2020.05.25 I 최정훈 기자
충무공 이순신 탄신 475주년 기념다례 열려
  • 충무공 이순신 탄신 475주년 기념다례 열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제475주년 기념다례가 오는 28일 오전 11시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서 열린다. 이번 기념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충무공 후손들만 공식 초청해 문화재청장 주재 아래 다례만 진행하는 행사로 축소해 진행한다.현충사관리소장이 향을 피우고 술잔을 올리는 등의 초헌례와 후손대표가 헌작하는 아헌례·종헌례로 진행된다. 이어 대통령 명의의 헌화와 분향이 진행될 예정이다. 코로나 19 감염 예방을 위해 예년과 같은 별도의 공식오찬, 궁도대회와 각종 문화행사를 전면 실시하지 않는다. 대신 사회적 거리 유지가 가능한 야외공간을 활용해 ‘충무공 진심 마음에 담다’라는 주제로 △‘아산의 혼 이순신을 새기다’ 서각전시(4월 24일~5월 3일) △‘난중일기 속 붓향’ 서예작품 전시(4월 24일~5월 17일) △‘충무공 고택에 도(陶)’ 생활공예품 전시(4월 24일~5월 17일)를 개최한다. 코로나19로 휴관 중인 충무공이순신기념관에서는 28일 하루만 충무공탄신 제475주년을 기념한 ‘현충사 역사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연다. 행사 당일에는 코로나 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관람객의 입장을 제한한다. 충무문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입장객의 발열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제 474주년 기념다례 모습(사진=문화재청).
2020.04.21 I 이윤정 기자
철야하고 증설해도 태부족…"면마스크 쓰라"는 정부
  • 철야하고 증설해도 태부족…"면마스크 쓰라"는 정부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사실상 배급제를 실시하는 등 전시 상황에 준하는 통제에 나섰음에도 마스크 대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근본적으로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단 시간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일주일에 2장으로 구매물량을 제한했지만 현재 생산량으론 일주일에 한 장 공급도 쉽지 않다. 8일 마스크를 쓴 시민이 서울 시내 약국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1인 2매’ 제한했지만 공급량은 1인 1매도 어려워 정부에 따르면 9일부터 마스크 구매 제한과 요일별 5부제를 시행한다. 개인의 마스크 구매에 상한선을 둔 이유는 수요보다 공급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먼저 많은 물량을 확보하려는 사재기 수요도 많아 공평한 보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생산량 대다수를 정부가 통제하고 사실상 배급제를 실시키로 했다.현재 국내 업체들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1000만장 정도로 파악된다. 정부는 이중 80%인 800만장 가량을 공적물량으로 확보해 공급할 계획이다.우리나라 인구가 5160만여명(2018년 기준)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요일제를 시행하는 월~금 하루 평균 구매 대상은 단순 계산해도 1000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하루 공적물량 공급 대상은 400만명(1인 2장)이 최대다. 하루에 600만명 이상은 약국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셈이다. 그나마도 현재 하루 150만장을 공급 중인 대구·경북과 의료진 등 특별공급분을 제외한 수치다. 절대 생산량이 부족한 이상 마스크 부족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마스크 생산설비를 확충해 기존 업체의 하루 생산량을 1400만장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서 주말생산량을 늘려 매주 1320만장을 추가 생산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정부 계획대로 생산량이 확충되면 전체 생산량은 주당 1억120만장으로 늘어난다. 이 중 80%를 공적물량으로 확보해도 8000여만장에 불과해 여전히 일주일에 ‘1인 2장’을 맞추기에는 부족하다. 게다가 대다수 마스크 생산업체들이 이미 두 달 가량 가동률을 최고 수준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피로를 호소하고 있어 추가 생산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대부분 업체들이 경영 상태가 영세한 점도 증설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면마스크를 코로나19 대응 지원 물품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대만 대책 한달여만에 뒷북 베끼기…“공무원 면마스크 사용 앞장” 5일 발표한 대책이 이미 대만에서 시행 중인 내용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문제 심각성을 인지했음에도 마스크 수급의 ‘골든타임’이 너무 늦지 않았냐는 비판도 있다.대만은 이미 지난 1월 24일부터 마스크 수출을 중단했으며 같은 달 31일에는 국내 생산량을 모두 구매했다. 대만 위생복리부 질병관제서(CDC)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일주일에 1인당 2장씩 구매 제한을 실시했다. 우리나라보다 한 달 가량 빠른 대응이다.대만 건강보험증(NHI) 카드번호가 짝수로 끝나면 화·목·토, 홀수로 끝나면 월·수·금에만 살 수 있는 홀짝제를 도입했는데 이는 정부가 5일 5부제를 발표하기 직전 내놨던 대책과 유사하다. 마스크 수급이 조기 안정되자 이달 5일부터 일주일 구매 한도가 성인은 3장, 아동 5장으로 늘렸고 13세 이하 아동은 홀짝제를 폐지했다.마스크 수급 불안이 쉽사리 잦아들지 않자 정부는 대만이 실시한 ‘나는 괜찮다, 당신 먼저’ 캠페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저질환자 등이 먼저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다.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5일 브리핑에서 해당 캠페인을 언급하고 “공급이 수요보다 태부족한 상황에서 국민의 협력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업무 특성상 마스크가 가장 필요한 분들께 돌아가게 국민의 이해와 양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6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거나 건강한 분들은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하지만 마스크 착용이 사회적 배려이자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할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인식 변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공무원들이 먼저 태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가정 내, 개별공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며 “감염 위험성이 낮은 곳은 면마스크 사용도 권장해 공직사회가 먼저 면마스크 사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2020.03.09 I 이명철 기자
74주년 광복절, 한민족의 아픔 공연으로 달랜다
  • 74주년 광복절, 한민족의 아픔 공연으로 달랜다
  • 서울시립교향악단(사진=서울시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가오는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를 함께 기원하는 공연이 곳곳에서 열린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 등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예술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희망과 위로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국립합창단은 오는 15일과 16일 이틀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19 광복절기념 합창대축제’를 개최한다. 국립합창단과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인합창단 및 외국인 합창단이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 노래를 부르며 관객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양일간 각각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16일에 있을 창작칸타타 ‘광야의 노래’가 눈길을 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의 슬픔과 그들이 원했던 자유와 평화의 염원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처음 지정 선포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월 14일)을 기념해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 오병희가 작곡해 초연했다. 배우 손숙이 내레이터로 참여한다.이에 앞서 15일에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작곡가 우효원이 새로 작곡한 창작칸타타 ‘피스’를 초연한다. 우 작곡가는 “우리가 평화에 대해 말할 때 마다 그 말 한마디의 힘은 평화의 소망을 일궈내는 불씨가 되어줄 것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대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 한국계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가 협연자로 나선다.서울시립교향악단은 광복절 당일인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광복 74주년 기념음악회’를 무료로 연다.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 중인 지휘자 성시연과 함께 피아니스트 조재혁, 소프라노 임선혜, 베이스 박종민이 협연자로 나선다.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해 레너드 번스타인의 뮤지컬 ‘피터팬’ 중 ‘나와 함께 꿈을 꾸어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라’ 등을 선보인다. 공연 대미는 베를리오즈가 프랑스 7월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작곡한 레퀴엠과 프랑스 혁명을 기념하는 장송과 승리의 대교향곡으로 광복절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같은 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군사분계선이 보이는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경기필하모닉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및 광복 74주년 기념음악회’를 무료로 진행한다. 소프라노 임세경, 크로스오버 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 가수 김범수·김현정 등이 출연해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마련할 예정이다.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민족 전통예술인이 함께 꾸미는 축제도 만날 수 있다. 정효국악문화재단은 오는 15일과 16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과 정효아트센터 등에서 ‘제1회 세계한민족공연예술축제’를 개최한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5개국에서 활동 중인 40여 명의 전통예술인들이 광복절을 기념하는 특별한 무대를 꾸민다.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뮤지컬 ‘영웅’은 광복절 당일에도 공연을 이어간다.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앙코르공연 중이다. 광복절인 15일에는 안중근 역을 맡은 두 명의 배우 정성화, 양준모가 오후와 저녁 공연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제1회 세계한민족공연예술축제’에 출연하는 재일교포 출신 타악 연주자 민영치(사진=정효국악문화재단).뮤지컬 ‘영웅’의 한 장면(사진=에이콤).
2019.08.13 I 장병호 기자
대전시, 23~25일 보문산서 ‘숲속의 열린음악회’ 개최
  • 대전시, 23~25일 보문산서 ‘숲속의 열린음악회’ 개최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는 원도심 공연활성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오는 23~25일 대전 중구 보문산 숲속공연장에서 ‘숲속의 열린음악회’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숲속의 열린음악회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프로그램이다.올해로 6회를 맞는 숲속의 열린음악회는 대전시와 대전문화방송이 공동 주최하며, 대전시립예술단 주관으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국악, 팝 등의 향연으로 펼쳐진다.23일 오후 8시에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전임지휘자 류명우의 지휘로 오페라 ‘아이다’의 ‘개선행진곡’등을 연주하고,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 소프라노 강혜정, 기타리스트 라파엘 아귀레의 협연으로 특별한 야외 클래식 무대를 선보인다.24일 오후 7시에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국악연주단이 가수 김수희, 국악인 오정해, 해금 연주자 안수련을 비롯해 김덕수패사물놀이와 줄타기 신동 남창동이 출연해 듣고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퓨전 국악음악 무대를 선사한다.마지막 날인 25일 오후 7시에는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의 무대로 뮤지컬배우 최정원, 가수 이용과 양하영, 테너 권순찬, 색소포니스트 이기명이 협연해 재즈와 영화음악, 가요, 팝 등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이번 음악회에는 매 회 공연 시작 30분 전 오프닝 퍼포먼스가 준비돼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또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공연 2시간 전부터 중구청역 1번 출구에서 보문산 숲속공연장까지 순환하는 셔틀버스(유료 500원)도 운행된다.한선희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보문산 숲속에서 펼쳐지는 야외 공연장에서 온 가족이 특별한 나들이를 와서 음악과 함께 힐링하며 고품격 무대를 즐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9.08.12 I 박진환 기자
“살아있는 곤충 세상이 찾아온다”…‘벅스라이브전’ 개최
  • “살아있는 곤충 세상이 찾아온다”…‘벅스라이브전’ 개최
  •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아이들의 꿈틀대는 호기심을 쑥쑥 키워줄 세상이 벅스라이브전에서 펼쳐진다.‘곤충오디세이 벅스라이브전’이 용산 아이파크몰 7층 상상공간뮤지엄에서 지난 1일부터 오는 12월1일까지 약 4개월간 개최된다.이번 전시회는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대규모의 곤충체험전이다. 곤충의 신비함과 매력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곤충생물전시나 표본 위주의 나열식 전시에서 벗어나, 5억년 곤충의 비밀을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과감한 전시기법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어린이들의 교육과 놀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풍부한 즐길 거리도 가득하다. 6차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친환경 문화콘텐츠와 숲과 산에서 뛰노는 듯한 자연 놀이터는 물론, 특별히 산림청 국립 수목원의 지원으로 준비된 ‘장수하늘소’ 표본 공개까지 확정돼 있다. 벅스 라이브전은 곤충의 이야기를 담은 다채로운 섹션들로 구성돼 있다. 곤충의 탄생부터 곤충의 번성과정을 보여줄 ‘곤충의 서막’과, 엄청난 크기의 곤충 애니메트로닉스로가 살아 움직이는 ‘곤충세상 속으로’, 곤충의 신비한 생존스토리가 환상적인 디오라마와 전시패널로 펼쳐지는 ‘곤충 서바이벌’ 존으로 이어지며 곤충의 생태를 한눈에 이해하기 쉽도록 기획됐다.‘우리와 같이 사는 곤충’ 존에서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다양한 곤충을 만날 수 있다. 땅과 숲, 물과 들에 사는 곤충들을 직접 만나는 생생한 생물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곤충 공예와 회화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벅스갤러리’까지 마련돼 완성도 높은 다양한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하이라이트는 단연 ‘자연 놀이관’이다. 곤충들이 살아 숨 쉬는 자연의 계곡과 나무숲을 그대로 옮겨왔다. 아이들은 거대한 나무에서 뛰어놀며 곤충을 직접 채집해볼 수 있고, 경주게임과 곤충 낚시 등 생생하고 즐거운 친환경 놀이들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이번 벅스 라이브전을 더 특별하게 즐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무작정 전시장으로 입장하여 눈으로만 관람하는 것보다는 미리 책과 동영상 등으로 곤충에 대해 학습하고 전시회장을 방문해 더 깊은 곤충의 세계에 빠져 볼 것을 추천한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곤충노트를 만드는 방법도 좋다. 노트 가득 직접 만난 곤충들의 세상을 그려 넣는다면 곤충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함께 풍성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곤충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체험교육과 다양한 세미나들도 준비돼 있다. 자연과학과 생명존중을 다루는 곤충인문학 등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는 강연이 열릴 예정이니 시간과 장소를 체크하여 함께 참여해 보자. 아이들이 기다리던 신나는 여름방학. 무더운 날씨에 야외로 나가기 힘들다면, 시원하고 알차게 준비된 벅스 라이브전에서 놀라운 곤충의 세계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 용산역 상상공간 뮤지엄에서 신비한 곤충들과 함께하는 생생한 체험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2019.08.09 I 장구슬 기자
발레로 물드는 여름밤…'2019 수원국제발레축제'
  • 발레로 물드는 여름밤…'2019 수원국제발레축제'
  • ‘2019 수원국제발레축제’ 포스터(사진=발레STP협동조합).[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올해 5년차를 맞은 ‘수원발레축제’가 해외 발레단까지 함께하는 국제발레축제로 새 단장한다.수원시가 주최하고 발레STP협동조합이 주관하는 ‘2019 수원국제발레축제’는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경기 수원시 수원 제1야외음악당과 수원SK아트리움에서 열린다.올해 축제에는 발레STP협동조합 소속 6개 민간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이원국발레단·서발레단·와이즈발레단·김옥련발레단)과 함께 스위스 바젤발레단, 베를린 슈타츠발레단 등 해외 발레단이 함께 한다.스위스 바젤발레단과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은 올해 수원발레축제가 국내축제에서 국제문화예술축제로 영역을 확장하며 초청한 발레단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클래식 발레를 혁신적으로 재창조하는 두 발레단의 레퍼토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예정이다.축제 기간 다채로운 레퍼토리 공연과 특별한 부대행사들이 수원시의 여름밤을 발레로 물들인다. 22일 학생부 전공자들의 자유참가공연을 필두로 23일부터 25일까지 수원국제발레축제의 메인공연인 ‘클래식의 밤’ ‘발레 더 마스터피’ ‘발레 갈라 스페셜’이 개최된다. 국내 최정상 발레단 단장들이 직접 작품에 대한 해설과 발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누구나 쉽게 발레를 경험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전 연령 일반인 대상 ‘발레체험교실’(21~25일)을 운영한다. 초·중·고등학생 전공자를 위한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 수석교사 올리비에 루체아의 ‘마스터클래스’(24·25일)도 마련한다. ‘움직이는 발레 조각전’과 건강 발레체조 ‘발롱’을 배워보는 시간, 국내 유명 발레리나들의 ‘사인 토슈즈 전시’도 함께 열린다.
2019.08.07 I 장병호 기자
"건축이 무엇이냐" "바이러스다 체제를 늘 깨어있게 만드는"
  • "건축이 무엇이냐" "바이러스다 체제를 늘 깨어있게 만드는"
  • 우의정·이상진의 ‘마로니에 파빌리온’(2019).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앞마당에 강관·아크릴판으로 세운 설치작품이다. 450×900×450㎝ 규모의 이 철제구조물은 마로니에공원을 내다보며 건축가 이종호의 유작 ‘마로니에공원 리모델링’(2010)을 기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마로니에공원.’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심장부를 차지하고 있다. 1975년 서울대 문리대와 법과대가 관악캠퍼스로 옮겨간 뒤 시민에게 뚝 떨어진 공간이다. 1929년 경성제국대 시절 심었다는 나무 마로니에의 이름을 따 대학로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이 특별한 공간을 품은 듯 들어선 아르코미술관. 1979년 한국문예예술진흥원 산하 미술회관으로 개관했다가 2005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이 공간에서 떠올릴 이름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 아르코미술관은 그가 설계한, 예의 그 붉은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올린 건물이다. 얼마 전부턴 그 앞마당에 뚝딱뚝딱 뼈대를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러더니 어느 샌가 그럴듯한 철제구조물이 하나 들어섰는데. 이름 하여 ‘마로니에 파빌리온’(2019). 마로니에공원을 향한 이 구조물은 높이 450㎝, 가로·세로 폭이 900㎝, 450㎝에 달하는 야외설치작품이다. 강관과 아크릴판으로, 마치 어린이놀이터에 놓인 정글짐처럼 우뚝 세운 거다. 마로니에공원과 건축가 김수근, 또 ‘마로니에 파빌리온’. 도대체 이들이 어찌 연결된다는 건가. 답은 건축가 이종호(1957∼2014)다. 김수근의 마지막 제자인 이종호는 유작이 된 ‘마로니에공원 리모델링’을 진행했고, 후배 건축가 우의정·이상진이 그를 기려 아르코미술관에 내놓은 작품이 ‘마로니에 파빌리온’인 거다.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우의정·이상진의 ‘마로니에 파빌리온’(2019).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앞마당에 강관·아크릴판으로 세운 450×900×450㎝ 규모의 설치작품이다. 마로니에공원을 내다보며 건축가 이종호의 유작 ‘마로니에공원 리모델링’(2010)을 기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정문에서 내다 본 우의정·이상진의 ‘마로니에 파빌리온’(2019). 아르코미술관 앞마당에 강관·아크릴판으로 세운 450×900×450㎝ 규모의 설치작품은 마로니에공원을 내다보며 건축가 이종호의 유작 ‘마로니에공원 리모델링’(2010)을 기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도시에서 건축의 역할을 매시간 고민하고, 그 고민을 실천에 옮기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진 이종호를 추모하는 전시가 열렸다. 아르코미술관이 마련한 ‘리얼-리얼시티’ 전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팀은 총 17개. 그 면면을 살펴보면 이종호가 생전 이 도시에 끼친 영향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건축가는 물론 예술가·연구자·문화기획자 등이 모여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으니. 그렇다고 이종호의 옛 작업을 회고하자고만 모인 자리는 아니다. 이종호가 스스로를 들들 볶았던 ‘건축과 도시현실의 문제’를 바로 지금의 맥락으로 이어받아 다시 주목해보자는 의도니까. 이종호와 25년을 함께 작업했다는 우의정(건축사무소 메타 대표)이 “이종호의 전시가 아니라 이종호가 했을 법한 전시”라고 깔끔하게 정리해줬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 연 ‘리얼-리얼시티’ 전 전경. 왼쪽으로 우의정·이상진이 ‘마로니에 파빌레온’을 작업한 설계도·모형 등이 보이고, 뒷면으로 일상의실천이 작업한 타이포그래피 설치작품 ‘남겨진 언어’(2019)가 보인다. ‘남겨진 언어’는 전시제목인 ‘리얼-리얼시티’의 알파벳을 하나씩 제거하며 이미지와 언어의 경계를 실험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종호가 살아있었다면 했을 법한 전시 독립큐레이터 심소미와 건축연구자 이종우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이종호뿐만 아니라 현재 건축의 역할을 고심하는 이들의 사유를 결집한 형태다. 바로 이거다. “건축이 작가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도시현실에 다가서 소통해야 한다는 역할까진 공감했다. 그런데 왜 여전히 건축과 도시현실은 따로 놀고 있는가.” 전시는 그 의문을 풀기 위한 시선들을 모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도시를 향한 건축계의 눈높이, 도시화·도시재개발 등을 바라보는 예술계의 관심, 크고 작은 도시계획을 파헤치는 연구자의 분석 등. ‘리얼-리얼시티’ 전을 독립큐레이터 심소미와 함께 기획한 건축연구자 이종우가 이종호의 ‘아카이브룸’(2019)에 들어서서 생전 이종호가 그의 동료들과 고민하고 탐구한 기록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르코미술관과 마로니에공원의 ‘경계’에서 도심 내 보이지 않는 ‘경계’를 파고 들어간 ‘마로니에 파빌리온’은 그 시작이다. 동네 붕괴의 전조를 암시한 영화감독 김무영의 영상 ‘동네 안 풍경’(2016), 화가 정재호가 세운상가 옥상에서 비춰낸 도시 삶의 풍경을 그린 ‘4구역’(2019), 건축가 5명과 건축학도 20여명으로 구성한 리얼시티프로젝트가 전시기간 서울 외곽 그린벨트에 현장조사를 나서는 ‘그린벨트’(2019) 등이 전시장을 빽빽하게 채웠다. 이들 외에도 ‘감자꽃스튜디오’의 문화기획자 남소영·이선철, 건축가 김광수·김성우·정이삭·조진만·황지은, 작가 김태헌·최고은, 건축사진가 김재경, 영화감독 오민욱, 작가·디자이너의 콜렉티브 리슨투더시티·일상의실천 등은 사진·영상·가변설치 등으로 건축과 도시의 일상성에 대한 견해를 보탰다. 이종호의 기록을 한 데 모은 ‘아카이브룸’(2019)은 덤이다. 화가 정재호가 ‘리얼-리얼시티’ 전에 건 자신의 작품 ‘4구역’(2019)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운상가 옥상에서 비춰낸 도시 삶의 풍경을 그린 작품을 두고 그는 “이 풍경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놀라움을 회화로 풀어냈다”며 “해석이나 수식이 필요 없이 오늘의 안도와 한숨, 내일의 불안 등이 집결된 풍경을 그리려 했다”고 말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번 전시를 돌아보기 위한 전제는 꽤 까다롭다. ‘건축가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최소한 이런 질문 정도는 해봤을 것을 요구하니까. 이종호에겐 일상 같았던 그 일 말이다. 힌트를 여기서 얻어 보자. 같은 질문에 이종호는 “일종의 바이러스”라고 대답한 적이 있단다. “체제 안쪽에 늘 존재하면서 경계를 건드리는, 그래서 체제를 늘 깨어 있게 만드는 바이러스”(2002년 인터뷰)라고. ‘한국에서의 건축가란?’ 질문에도 비슷한 대답이 나왔다. “사회의 여러 과제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사람”(‘건축과 사회’ 2005년 여름호)이라고. 하지만 운동가와는 다르다고 방점을 찍었다. “운동가는 체제의 바깥에서 그 껍질을 깨려는 사람인 반면, 건축가는 체제의 껍질 안쪽에서 그 껍질을 밖으로 밀어내는 사람이다.” 세운상가군의 잠재력을 복원하는 ‘을지로 프로젝트’(2012∼2013)가 좀더 현실적인 대답일 거다. 이는 건축의 도시적 역할에 대해 이종호가 생애 마지막까지 몰두했던 주제다. 이번 전시에선 황지은이 ‘세운캠퍼스’로 되살려냈다. 공공가구 디자인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스터디 모델과 영상 등으로 꾸려서. 건축가 5명과 건축학도 20여명이 구성한 리얼시티프로젝트의 ‘그린벨트’(2019) 설치물 중 일부. 이들은 전시기간 중 서울 외곽 그린벨트에 현장조사를 나서는데, 작품은 그 사전기록인 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건축은 욕망 아닌 ‘진짜 현실’“자신의 일상에서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건축의 욕망으로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이는 사람.” 건축잡지 ‘공간’ 2000년 1월호는 이종호를 이렇게 요약했다. 사실 “건축설계에선 공공의 이익 도모가 늘 우선이고, 그런 건축을 통해 탐욕으로 일그러진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소망해 왔다”(2014년 타계 직후 건축가 승효상의 회고)는 평가대로라면 이종호에겐 건축의 욕망이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었을 터. 1980년 대학졸업 뒤 김수근의 공간연구소에서 일을 시작한 이종호는 1989년 독립해 문화집단 스튜디오 메타를 설립하고 대안건축교육기관 서울건축학교를 운영했다. 건축가보다 교육자·도시연구자로 왕왕 기억되는 이유기도 하다. 제도권 밖에서 도시읽기의 방법을 가르쳤으니까. 2005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부임하면서는 이 시도를 제도권 내로 끌어들이려 했을 거고. 그 철학은 홀로서기 건축가로 설계한 첫 건축물 ‘바른손센터’(1993) 이후 ‘박수근미술관과 박수근마을’(2001∼2013),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2003), ‘감자꽃스튜디오’(2004), ‘노근리 역사평화박물관’(2010) 등의 작업으로 올곧게 연결됐으니. 건축이란 결국 세상을 채우는 일이 아닌가. 하지만 무엇을 가져다놔도 이 건축가를 설명하긴 쉽지 않겠다 싶다. 비단 전시의 한계만은 아닐 터. 가두기엔 너무 큰 탓이다. 전시는 25일까지다. 김광수의 ‘여기에서 여기를’(2019). 아르코미술관의 공간에 주목한 설치와 영상이다. 1979년 개관한 이래 미술관을 지탱하는 충실한 지지체였을 천장을 탐색했다. 천장의 철골 트러스를 비추는 조명을 설치하고, 그 트러스를 따라다니는 시선을 담은 영상에 담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9.08.05 I 오현주 기자
 시원함은 '기본', 흥미진진한 매력까지 가득
  • [피서핫플 터널②] 시원함은 '기본', 흥미진진한 매력까지 가득
  • 판타지 영화나 동화 속 같은 단양 수양개빛터널의 빛터널[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동굴은 대표적인 내륙 피서지다. 단양은 우리나라 석회동굴을 대표하는 고수동굴과 천동동굴 등 동굴 여행지가 여럿이다. 자연 동굴뿐만 아니다. 수양개빛터널, 이끼터널, 천주터널 등 흥미진진한 인공 터널이 많다. 빛, 이끼 등 자연 동굴과 다른 요소가 매력 있다. 그 가운데 수양개빛터널은 많은 이들이 찾는다. 수양개라는 재미난 이름으로 쉬이 잊히지 않는데, ‘수양버들이 많은 개울’을 뜻한다. 선사 유적이 발견된 애곡리 일대를 아우르는 지명이다. 근래 단양에서 각광 받는 여행지가 모여 있다. 이곳에 일제강점기에 지은 철도 터널이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수양개빛터널이라는 빛의 여행지를 꾸몄다.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이 어우러져 한층 다채롭다.옛 기차 터널의 변신, 수양개빛터널의 빛터널◇빛터널 지나 비밀의 정원으로수양개빛터널은 크게 빛터널과 비밀의정원으로 나뉜다. 매표 후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로비와 수양개빛터널 카페를 지나 진입한다. 카페에서 야외로 나오면 빛터널을 지나 비밀의정원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인 동선이다. 빛터널은 길이 200m, 폭 5m에 이른다. 일제강점기에 철도 터널로 지어 사용하다가, 1984년 이후 노선이 바뀌며 방치된 것을 빛터널로 단장했다. 빛터널은 다채로운 LED 조명과 벽에 영상을 비춰 표현한 프로젝션 매핑 등을 활용한다. 여기에 음향효과가 더해지며 화려한 빛의 쇼를 연출한다.각 공간은 6개 거울 벽을 두고 주제를 달리하며 이어진다. 특히 LED 전구가 꽃 타래처럼 장식된 두 번째 구간은 전구 빛깔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꽃밭이다가, 얼음 왕국이다가, 판타지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벽이 거울이라 공간이 무한 확장되는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 재미난 사진을 건질 수 있어 비교적 오래 머문다. 마지막 레이저 구간은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무지개 조명이 터널을 만들고, 그 끝에서 레이저 쇼가 펼쳐진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가볍게 춤추며 즐겨도 좋을 듯싶다.빛터널의 은하수 조명빛터널에서 나오면 비밀의정원으로 향하는 가벼운 숲길이다. LED 라이팅 볼이 길옆에 보물처럼 놓여 한층 신비한 분위기를 만든다. 짧은 숲이 끝나면 비밀의정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비밀의정원은 일루미네이션 꽃의 향연이다. 개장 초기에는 LED 장미가 주를 이뤘는데, 2018년 재정비하며 LED 튤립으로 새롭게 조성했다. 그 사이로 수양개의 특징을 살린 구석기시대 사람 조형물을 배치했다. 경사가 완만하고 동선이 복잡하지 않아 편안한 여름 산책을 누리기 좋다.기념 촬영은 비밀의정원 서쪽에 있는 하트·반지·별 모양 포토 존이 무난하다. 비밀의정원을 배경 삼아 촬영할 수 있다. 조금 더 환상적인 분위기를 원할 때는 출구 쪽의 핑크빛 은하수 터널이 낫다. 나오는 길에 있는데 통로를 따라 핑크빛 미니 전구가 터널을 이뤄,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인다. 빛터널의 은하수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일루미네이션 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구석기 사람 조형물을 배치한 비밀의정원◇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과 이끼터널까지 수양개빛터널 여행 계획을 짤 때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도 방법이다.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과 이끼터널이 인접해 같이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은 1980년 수양개 일대에서 발굴한 구석기시대와 원삼국시대 유물을 전시한다. 찍개, 사냥돌, 슴베찌르개 등이 눈길을 끈다. 통합권으로 수양개빛터널과 함께 관람하거나,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만 관람할 수도 있다. 수양개빛터널 관람 시간은 오후 2시~오후 11시이며, 휴가철을 맞아 8월 12일까지 월요일에도 정상 운영한다. 관람료는 어른·청소년 9000원, 어린이 6000원(오후 2~5시 입장하면 주간 특별 할인으로 어른·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퇴장 시간은 기본 관람과 동일한 오후 11시)이다.단양 읍내 쪽에서 출발하면 천주터널, 애곡터널, 이끼터널을 지나 수양개빛터널에 이른다. 예전에 기차가 지나던 철도였는데 현재는 도로로 바뀌어 차가 다닌다. 천주터널은 1차선이라 신호등을 기다려 지나는 게 흥미롭다. 애곡터널은 무지개 조명이 볼거리다. 이끼터널은 수양개빛터널 주차장 바로 옆이다. 독특한 풍경이 여행자들 사이에 소문이 났다. 길 좌우로 축대 벽을 뒤덮은 이끼와 머리 위로 높게 자란 나무가 터널을 이뤄 장관이다. SNS에 사진이 많이 올라오는데, 차가 다니는 2차선 도로다. 좌우로 차를 피할 공간이 없다시피 하니 주의해야 한다.남한강을 내려다보는 만천하스카이워크◇만천하스카이워크, 패러글라이딩, 고수동굴 등 피서지로 각광만천하스카이워크 역시 수양개의 대표 여행지다. 만학천봉 정상에 위치한 전망대로, 스카이워크 3곳은 길이 15m에 폭 2m로 고강도 강화유리바닥에 삼지창 모양으로 공중에 뻗어있다. 바닥은 구멍이 뚫린 스틸그레이팅으로 만들어졌다. 80~90m 아래 남한강이 흘러 아찔한 스릴이 느껴진다. 만학천봉에서 환승장이나 주차장까지 잇는 짚와이어, 960m 숲길을 최대 시속 40km로 달리는 알파인코스터(모노레일)도 즐길 수 있다. 만천하스카워크는 8월 18일까지 휴장 없이 운영한다.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단양관광호텔까지 막히니, 수양개빛터널의 야간 여행과 연계하기보다 개장 시간에 맞춰 일찍 찾기를 권한다.단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패러글라이딩 체험 여행지다.단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패러글라이딩 체험 여행지다. 만천하스카이워크보다 높은 곳에서 단양을 내려다본다. 두산활공장과 양방산활공장이 유명한데, 두산활공장은 ‘카페 산(SANN)’이 명물로 자리 잡았다. 패러글라이딩 장비를 넣어두던 창고를 리모델링한 카페로 전망이 빼어나다. 카페를 목적지 삼아 SNS용 ‘인생 사진’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다.어린아이를 둔 가족 여행객은 다누리아쿠아리움이 좋다. 남한강 황쏘가리, 중국 홍룡, 아마존 피라루쿠 등 국내외 희귀한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높이 8m 메인 수족관, 단양팔경을 본뜬 수조도 볼거리다. 특히 2층 야외 전시장은 지난 1월에 태어난 새끼 수달이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단양 고수동굴(천연기념물 256호)도 꼭 들러야 할 여름 여행지다. 약 200만 년 전에 생긴 동굴로, 우리나라 석회동굴의 ‘레전드’다. 독수리바위, 마리아상, 만물상 등 특이한 종유석과 석순 등이 눈길을 끈다. 고수동굴이 익숙하다면 단양 천동동굴(충북기념물 19호)을 권한다. 규모가 작지만 종유석이나 석순 등을 보는 재미는 고수동굴 못지않다. 무엇보다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일석이조 여행지다.‘단양은 자연 여행지’라는 선입관에 도전장을 낸 곳도 있다. 단양 읍내 북쪽 영춘면에는 만종리대학로극장이 있다.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하던 허성수 대표가 동료들과 2015년 내려와 꾸렸다. 옛 우체국을 개조한 극장에서 매주 토요일 무대를 올린다. 몇몇 마을 사람은 ‘주민 배우’로 함께 연기한다. 관람료는 1만원이며, 식사나 차(커피)가 제공된다. 평일이나 주말 낮에는 극장 아트포스트가 ‘카페 떼아뜨로’로 변신해 방문객을 맞이한다.우리나라 석회동굴의 ‘레전드’, 단양 고수동굴◇여행메모△여행 코스= 만천하스카이워크→이끼터널→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수양개빛터널→다누리아쿠아리움→고수동굴→카페 산&패러글라이딩→만종리대학로극장△가는길= 중앙고속도로→북단양 IC 단양 방면 우회전→평동사거리 산업단지 방면 우회전→각시봉터널 진입→우덕사거리 단양 방면 좌회전→우덕삼거리 단양 방면 우회전→적성삼거리 적성 방면 우회전→수양개빛터널△먹을곳= 마늘순댓국은 도전5길의 충청도순대, 마늘정식은 삼봉로의 장다리식당, 쏘가리매운탕은 수변로의 박쏘가리, 묵밥은 상진13길의 오학식당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단양강 잔도, 도담삼봉, 사인암, 한드미마을옛 우체국을 개조한 만종리대학로극장
2019.08.04 I 강경록 기자
중앙과학관, '2019 한여름 밤 과학관은 살아있다' 야간 행사 개최
  • 중앙과학관, '2019 한여름 밤 과학관은 살아있다' 야간 행사 개최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립중앙과학관은 여름방학을 맞이해 청소년과 국민들에게 야간 휴식의 장과 다양한 볼거리 및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2019 한여름 밤 과학관은 살아있다’ 행사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중앙과학관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10시까지 자연사관, 인류관, 과학기술관, 미래기술관, 야외전시관을 야간까지 개방한다. 지난해에는 이 행사에 2만 명 이상 참여했다.이번 행사는 야간개관, 해설특집, 체험부스 운영, 별자리 관측, 공연, 특별전 등으로 이뤄지며 무료다.전문해설가와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한여름 밤의 과학 이야기 등을 인류관, 자연사관, 과학기술관, 천체관, 야외전시장에서 진행한다. 자연사관, 과학기술관, 미래기술관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리 만들기 등 6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과학캠프장에선 망원경을 이용한 별자리 관측 및 천체해설을 하고 중앙볼트, 중앙광장, 미래기술관 필로티에서는 과학마술, 저글링, 마임 등 버스킷 공연을 제공해 야간 관람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또 ‘2019 항공·우주 특별전’(7.2~9.1), ‘2019 주기율표 특별전’(7.30~10.27) 등이 행사 기간 중 개최돼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경품증정, 나눔과 기부를 위한 야간 플리마켓, 이색 먹거리 제공을 위한 푸드트럭 등도 운영한다.국립중앙과학관 측은 “‘2019 한여름 밤 과학관은 살아있다’를 통해 과학축제의 장을 마련해 온 국민이 과학을 쉽게 이해하고 호기심을 충족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19.07.25 I 이연호 기자
“가족고객 잡아라”…‘키캉족’ 모시기 나선 호텔업계
  • “가족고객 잡아라”…‘키캉족’ 모시기 나선 호텔업계
  • (사진=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해피플레잉패키지’ ‘마이리틀파머’ ‘JW키즈이모션어드벤처패키지’…. 호텔업계가 아이들을 위한 ‘놀이’가 있는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아이 동반 가족고객을 잡기 위한 프로모션으로 여름철 투숙객 모집에 한창이다. ◇그림책 콘서트부터 ‘골프’ 클래스까지16일 업계에 따르면 먼저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는 여름 방학 시즌을 맞아 다음 달 8일에는 미취학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 콘서트를, 8월23일에는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대상으로 골프 클래스를 들을 수 있는 두 가지 콘셉트의 ‘해피 플레잉 패키지’를 선보인다.8월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키즈 해피 플레잉 패키지에는 어린이와 그 가족을 위한 세련되고 즐거운 예술 놀이 콘텐츠를 선보이는 클랩과 함께 그림책 콘서트가 진행돼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도서와 교구 키트가 제공되며 가족을 위한 다과도 준비된다.그림책 콘서트는 모두가 똑같은 모습의 도시가 갑갑해 산으로 향하는 호랑이씨의 이야기와 브라질풍의 클래식 음악인 ‘스카라무슈’를 함께 만나보며 모두 함께 몸을 움직이고 음악 속으로 푹 빠져볼 즐거운 시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호텔 또는 리조트 수페리어 객실에서의 1박과 3인 가족의 조식, 바다가 보이는 야외 수영장을 비롯한 실내외 수영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호텔에서 제작한 피크닉 매트가 선물로 증정된다. 공연은 토요일과 일요일 2회 진행되며 투숙 기간 중 1회 이용 가능하다.8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주니어 골프 해피 플레잉 패키지는 아이는 티칭 프로 선생님에게 골프 레슨을 받는 동안 부모님은 36홀 골프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레슨은 이론과 실습으로 나누어 이틀에 걸쳐 2회 진행되며 부모님은 2일간 36홀 라운드를 이용할 수 있다.◇토마토 수확하고 동물 먹이주며 자연체험(사진=롤링힐스 호텔)수도권 리조트형 호텔 ‘롤링힐스 호텔’은 8월 30일까지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동물 먹이주기, 농작물 수확하기 등 아이들이 다양하고 이색적인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마이 리틀 파머’ 패키지를 선보인다.이번 패키지는 어린이 고객들이 오감으로 자연을 체험하고,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섯 가지 색깔의 방울 토마토를 수확하며 신선한 토마토를 마음껏 맛볼 수 있는 ‘오색 토마토 수확하기’, 직접 건초 먹이를 주며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아기염소 먹이주기’, ‘물풍선 놀이’, ‘모래 놀이’, ‘블록 놀이’ 등 체험장 내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돼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오감 통해 자연 경험하고 특별한 추억쌓기(사진=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은 가족고객을 위한 놀이 시설 및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그랜드캠핑서머패키지를 출시한다.그랜드 캠핑서머패키지는 그랜드객실 1박 및 어린이용 썬쿠션, 페이셜 마스크 팩 및 타투 스티커를 포함한 환영 선물을 제공한다. 또한 고객이 자녀와 함께하는 특별한 호캉스를 즐길 수 있도록 그랜드캠핑 1시간 이용 혜택을 포함한다.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의 그랜드캠핑은 어린이 고객이 오감을 통해 자연을 경험하고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야외 체험공간이다. 100평 넓이의 호텔 야외 부지에 자리한 그랜드캠핑은 샌드플레이존, 클라이밍존, 스윙존, 액티비티존으로 구성돼 있어 어린이가 놀이시설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운영 기간에는 액티비티존에서 자이언트다트, 버블아트, 어린이 스텝 등의 30분 체험활동이 매일 최대 4회 진행돼 어린이 고객은 놀이시설을 즐기는 중간에도 다양한 체험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증강현실 등 IT기술 접목한 어린이 놀이(사진=JW메리어트서울)JW 메리어트 서울은 오는 29일부터 8월 10일까지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특별 서머 패키지 ‘JW 키즈 이모션 어드벤처를 선보인다. 럭셔리한 호텔 객실에서의 1박 및 초대형 실내 수영장과 키즈풀, 피트니스 이용이 포함되며 투숙 기간에는 호텔 살롱에서 신나는 체험형 프로그램들로 진행되는 ‘키즈캔 라운지’를 이용하고 투숙 후에는 증정 받은 티켓으로 예술의 전당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극장展’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객실 내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호텔 자체제작 퍼즐, 배스볼, 어린왕자 키즈 어메니티, 컬러링북&색연필 등이 특별 선물로 증정된다.놀면서 배우는 어린이 놀이 문화 콘텐츠 회사 ‘키즈캔(Kids Can)’과 증강현실(AR : Augmented Reality) 기반 문화예술기획사인 ‘시도(SIDO)’와 협업하여 2주간만 특별 오픈하는 ‘키즈캔 라운지’는, ‘모션-이모션(Motion-Emotion), 나를 찾아 떠나는 모험’으로 꾸며지는 어린이 체험형 놀이 공간으로 4세부터 초등학생까지 가족당 최대 2인 어린이까지 이용 가능하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3명의 아티스트(김다예, 노현지, 이상욱)가 전시한 아트 작품들을 최신 IT 기술인 증강현실(AR)로 재미있고 색다르게 관람할 수 있고 나만의 감정 파이 만들기, 인형으로 나의 모습 표현하기 등 감성을 풍성하게 해주는 신선한 액티비티들로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운영된다.
2019.07.16 I 강신우 기자
  • 첨단기술, 문화예술과 만나다..24일까지 개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첨단 기술과 예술 분야의 만남을 직접 볼 수 있는 ‘글로벌 개발자 포럼 2019(이하 GDF 2019)’가 18일부터 24일(수)까지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개최된다. 글로벌 개발자 포럼 2019는 ‘경험의 확장(Beyond Experience)’을 주제로 진행되며 7일간 문화예술과 첨단 기술의 만남을 보여줄 수 있는 세계적인 VR/AR 아티스트들의 예술융합 콘텐츠와 22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GDF 2019에서 펼쳐지는 VR/AR 전시는 ‘생생한 꿈(Vivid Dream)’, ‘기술 생태계(Tech Ecosystem)’, ‘피크닉(Picnic)’ 등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생생한 꿈(Vivid Dream)에서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거나, 시각적 효과를 통해 감각을 전환시키는 VR/AR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세계적인 VR/AR 콘텐츠 스튜디오인 ‘뉴 리얼리티 컴퍼니(New Reality Company)’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윈슬로우 터너 포터(Winslow Turner Porter Ⅲ)’의 대표 작품인 ‘Tree’가 전시된다. ‘Tree’는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여 열대 우림 속의 한 그루 나무가 되어보는 VR 프로젝트로 2017년 선댄스 영화제에 공식 초청 받으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2017년 ‘두산연강예술상’ 수상 작가로 프랑스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권하윤’ 작가의 ‘489년’ 작품도 만날 수 있다. ‘489년’은 비무장지대 DMZ에서 군 생활을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 가상공간인 DMZ를 VR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두 번째 파트 기술 생태계(Tech Ecosystem)는 현실을 증강시키고 상상력으로 채워가는 기술 생태계는 미래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된다는 의미의 파트다. TED에서 나의 DNA 자판기라는 작품을 공개하며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미국의 출신의 영상 예술가인 ‘가브리엘 바르샤 콜롬보(Gabriem Barcia-Colombo)’는 이번 파트에서 ‘디센트(Descent)’라는 작품을 공개한다. 이 작품은 아바타가 자신의 희망, 꿈,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12개의 침대에서 증강현실로 표현되는 작품으로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파트인 피크닉(Picnic)에서는 VR/AR 콘텐츠를 통해 야외 공간과 가상의 세계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피크닉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에미넴과 함께 작업한 VR 작품 ‘마샬 프롬 디트로이트’로 극찬을 받은 ‘펠릭스 & 폴 스튜디오’가 이번 파트에 ‘스페이스 익스플로러스: 어 뉴 던(Space Explorers: A New Dawn)을 통해 지구와 우주, 우리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담은 VR 작품을 선보인다.글로벌 개발자 포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운영국 또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2019.07.14 I 김현아 기자
이국적인 풍경 하나만으로도, 이번 여름엔 포항으로~
  • 이국적인 풍경 하나만으로도, 이번 여름엔 포항으로~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올여름 외국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도 있지만, 국내에서 머물며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호캉스족은 좀 더 좋은 곳, 자연친화적인 곳을 찾기 시작했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소규모 풀빌라 시설이 있는 펜션들이 각광받는 추세다. 요즘 새롭게 오픈한 국내 풀빌라펜션은 이런 점을 보완해 설계부터 적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중 포항 풀빌라펜션 비치드웨일은 신비로운 바다 빛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여유로운 개인 공간, 모던한 객실 인테리어로 격이 다른 여행을 선물한다. 펜션은 커플,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평형을 갖추고 있다. 루프탑 전망의 단독 수영장, 개별 바비큐 시설이 있는 객실은 최대 8인까지 들어갈 수 있다. 7개의 풀빌라 객실은 인원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객실 어느 곳에 머물더라도 오션뷰 전망이다. 특히 풀빌라 루프탑과 실내 수영장이 있는 객실과 야외 수영장이 있는 객실은 어느 휴양지 못지않은 시설과 전망,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심플한 가구와 아늑한 침실은 여행자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객실 내 수영장과 야외 테라스 등 여행자의 편안한 동선까지 고려해 설계된 점이 돋보인다. 이번 만큼은 유명한 여행지 말고 특별한 여행코스를 선택해 보자. 포항 덕동문화마을은 여강이시 집성촌으로 ‘덕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92년 제15호 문화마을로 지정되었고 마을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인 용계정, 애은당 고택과 사우정 고택도 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이 사용하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덕동 민속전시관은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의 숨은 명소 ‘아름다운 마을 숲’인 소나무숲길이 있다. 더워지는 계절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기 좋다. 호미곶 해맞이 광장 부근에 있는 한적한 대보항도 가볼만하다. 빨간 등대가 길목 끝에 있고, 등대까지 가는 길은 대형 트릭아트가 그려져 있어 사진 찍는 묘미를 더해준다. 친구, 가족과 함께 트릭아트 위에서 즐거운 포즈를 취하면 특별한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재미있는 곳이다.
2019.07.11 I 심보배 기자
 사랑의 묘약이 만들어낸 `커피 플라워`
  •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사랑의 묘약이 만들어낸 `커피 플라워`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매 순간 사랑 앓이를 하는 이가 내리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사랑이 있어 커피를 알게 되었고, 사랑 때문에 행복했고, 사랑 때문에 한층 성숙한 인생을 살고 있는 바리스타. 그리고 사랑하는 것이 또 하나 생겼다. 여행이다. 알 수 없는 미지를 탐미하는 ‘커피 플라워’ 황용옥 대표를 만났다.“27살에 결혼하면서 LG 카드 본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가진 돈이 없어 신혼여행을 외국으로 못 가고 중고차를 몰고 포항, 울릉, 강릉 등 전국투어를 다녔죠. 신혼여행을 하면서 아내에게 말했어요. 돈 많이 벌면 꼭 해외여행을 시켜주겠다고. 대학교 때 근로장학생으로 미국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봤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그렇게 커피에 얽힌 그의 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004년 즈음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받던 시기였어요. 저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었지만, 장사를 하고 싶었어요. 평소 요리를 좋아했거든요. 회사 다니면서 요리학원과 강릉 유명 맛집 대표로부터 요리를 배웠어요. 젊고 혈기왕성한 추진력에 당시 잘 나가는 회사를 과감히 때려치우고 작은 가게를 계약을 했죠. 오픈 준비를 하던 중 배가 아프다는 아내와 병원 가서 내시경을 받았는데 위암 말기 암 판정을 받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아내 병간호를 했죠. 회사도 그만둔 상태라 무엇이라도 해야 했기에 보험을 시작했어요. 보험 하기 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 고객들을 카페에서 만나면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다가 나중에는 에스프레소를 마실 정도로 커피 맛에 끌렸어요.”그가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대체의학 치료법의 막스 거슨 박사의 커피 관장 때문이었다. 암 환자들이 한 번은 시도해본다고 해서 아내도 시도를 했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없었다. 그 후 더 좋은 커피를 알고 싶었다. 보험 고객에게 신선한 커피를 내려 드리기 위해 멸치 통으로 볶아 커피를 대접했다. 그러던 와중 32살인 아내는 그 해 겨울 세 명의 아이를 가슴에 묻고, 눈에 담아 또 다른 나라로 떠났다.황 대표의 눈에 이슬처럼 눈물이 맺히더니 투 툭 하고 떨어졌다. 삼키고 있던 슬픔이 장마철 소나기처럼 터져 나온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만 알게 되는 허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졌다. “아내를 보내고 한동안 술로 살았어요. 아이 셋을 둔 아빠의 무게감이 참 만만치가 않았어요. 2004년엔 커피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았는데 자료조사를 하다가 커피 월간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분당 ‘가비양’ 양동기 사장님을 찾아갔어요. 커피 볶는 것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카페 옆 공원에 텐트를 치고 낮에는 고객들을 만나 계약을 하고, 미팅이 없는 날에는 로스팅과 커피 추출을 배웠어요.” 첫 가게는 2007년도 경상대학교 정문 공원 근처에 오픈했다. 상권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힘들어 하루 오만 원의 매출도 나오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자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즈음, 커피 맛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서 술을 마시려는데 술이 딱 떨어졌어요. 다시 술을 사러 나가자니 그렇고, 마침 베란다에 한 달 정도 방치된 막걸리 한 통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그 막걸리를 무심코 마셨어요, 이건 뭐지? 쫘악! 극강의 신맛이었어요. 처음으로 느낀 맛이었죠. 커피의 맛에 대한 깨달음은 막걸리에서 영감을 얻은 셈이죠. 사람들이 커피에서 어떻게 신맛이 나느냐고 물어보면 막걸리로부터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후론 커피 맛의 기준을 정할 수 있었고 막걸리의 청주만 마시거나 숙성시켜 마시는 애주가가 되었죠”2살, 5살 7살 된 어린아이를 위해서 재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내세울 게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커피, 와인, 막걸리,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강단에 설 수 있는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마산대학교 바리스타학과, 호서직업전문학교 호텔관광학과, 외부 강연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 중이다. 그러나 사랑은 아직 미완성이다. 두 번의 사랑이 찾아왔지만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카페는 계속 잘 되었어요. 손님들도 줄 서서 기다렸다 커피를 마시고 갈 정도로 알려졌어요. ‘다른 지역엔 왜 카페가 없냐?’라는 질문을 많이 하셔서 2010년 진주시 평거동에 2호점을 냈어요. 음악 감상 전문 카페와 커피 아카데미 매장을 오픈했었고 다른 곳에는 낮에는 커피, 저녁에는 와인과 수제 맥주를 파는 4곳의 카페를 오픈했었습니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고 했던가요? 체계적인 시스템이 되지 못한 단계에서 확장을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어요. 4개의 카페를 관리하는 것은 결국 사람 관리였어요. 2곳의 매장을 운영할 때는 근무자와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매장이 늘어나면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일하게 되고, 생각과 습관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 둘 접하다 보니 현실과 이상의 차이로 인해 큰 결정을 내려야 했었죠.” 홀가분한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그는 벌려놓았던 매장을 정리했다. 본점 건물을 팔려고 내놓던 무렵 자주 다니던 길에 폐가처럼 내버려진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한 달에 서너 번 문을 열었다가 웨딩 촬영을 하는 날을 기다려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공간 한 켠에서 카페를 할 수 있겠냐?’라고 물었는데 일언 싫다는 얘기에 마음을 접었다. ”얼마 후 본점 건물 매매 계약과 동시에 부동산 업자는 다른 건물을 사라며 권했어요, 마음에 둔 건물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말을 하다 보니 같은 건물인 거예요. 운명이었는지, 본점을 건물만 매각하고 평거점, 학원을 모두 이전하고 지금 이 건물을 샀죠. 3개월 정도 내부를 바꾸고, 정원을 손보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자리를 이동해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Memory, Turn your face to the moonlightLet your momory lead youOpen up entry inIf you find that the meaning of what happiness is.Then a new life will begin’‘기억, 고개를 돌려 기억의 발자취를 따라서 그 문을 열고, 들어가그 안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뮤지컬 ‘캣츠’의 Memory가 흘러나왔다. 황 대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 ‘커피 플라워’처럼 말이다. 커피의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주는 것은 찻잔이다. 전시된 커피잔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여행하면서 가져온 것들로 예쁜 잔이 카페와 아주 잘 어울렸다. 본점에서는 원하는 커피잔에 커피를 마실 수 있다. LP 판 음악의 울림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카페 곳곳에서 그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액자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외부로 연결된 2층 테라스와 야외 정원에는 글램핑 텐트가 쳐져 있었다. 비가 오거나 겨울에 머물 수 있는 운치 있는 공간인 셈이다. 2층에서 정원을 내려다보니 행복한 부케향이 나는 듯했다. 정열의 장미, 부케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라, 변함없는 사랑을 의미하는 백합꽃이 만발해 왜 ‘커피 플라워’인지 뽐내듯 살랑거렸다. 좋은 것들은 늘 울림을 동반한다. 사람도 여행도 음악도 카페도 말이다. 뮤지컬 ‘캣츠’의 가사처럼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라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는 듯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자신만의 향기를 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오지랖 넓은 응원을 보낼 정도로. 정원에서 인터뷰는 다시 이어졌다. “힘든 시간을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건 여행이에요.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여행을 택했어요. 1년에 한 번씩은 아이들과 여행을 다녔어요. 남미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로 국경을 넘을 때 한국과 전혀 다른 사람들의 삶과 환전하는 호객행위.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되돌아가는 상상 속의 날들이었죠. 그때 함께 느끼고 나누었던 시간이 나와 아이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아요. 여행이 좋은 건 뭉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특히 외국여행이라면 더욱 그렇죠. 네비를 켜고 가다 보면 아이들이 길잡이 역할을 할 때도 있었어요. 서툴렀던 아빠의 행동도, 어렵기만 한 시기도, 어깨를 뚝 치며 건네는 몇 마디 말로 지난 시간이 용서가 되었으니까요. 렌터카 안에서 아이들과 나눈 추억은 잊지 못해요.”어릴 때부터 아이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하지만 아이들 기억속의 여행은 아주 흐릿한 형체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는 여행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것으로 표현되고 발휘된다. 여행의 경험이 성장하면서 구체화되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고, 여행은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 몸으로 익히는 지식이라고 여기는 황대표. 그의 말처럼 여행은 아이들의 꿈을 만들어주기 위한 가장 귀한 시간이었다. 큰 아이는 여행을 통해 구호활동을 하고 싶어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둘째는 더 많은 사람과 여행을 하고 싶다며 스튜어디스가 되겠다고 승무원 학과에 다니고 있으니.”혼자 스페인으로 자전거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이 건물을 계약한 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570km를 자전거로 다녔어요. 외곽으로 가니까 흙 길이었어요. 첫날은 너무 힘들어 숙소에서 빨리 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어요. 스페인 어느 외딴곳에 와인 양조장을 겸한 호텔에서 묵었는데 너무 건물이 이쁜 거예요. 그 기억이 남아 ‘커피 플라워’ 건물을 짙은 겨자색으로 칠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아무튼 다음날부터 여정은 미치도록 힘들고 미치도록 아름다웠어요. 자전거 바퀴가 수시로 펑크가 날 만큼 험난한 길이었고 하루 종일 사람 한 명 만날 수 없는 스페인 산골 오지의 길을 갔어요. 때로는 끌고, 때로는 자전거를 메고 다녔어요. 70년대 새마을 운동할 때나 보았던 비포장도로를 아름답다던 유럽의 자전거 도로에서 만나게되다니. 맨땅에 자갈길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때 보름간 다녔던 자전거 여행은 해병대 6개월 훈련보다 더 힘들었고, 헬스클럽 일 년 동안 다진 근육량 보다 더 많이 만들어진 것 같았죠. 상상할 수 없을 일들이 일어나더니 길동무가 생겼어요. 펑크를 때우는 어댑터를 챙기지 못한 나에게 어댑터를 가진 자전거 여행자는 천사 같았어요. 스페인 친구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전거 사랑에 빠졌는데 제가 몬스터라고 별명을 지어 줬었죠. 어찌나 다리 힘이 센지 끝이 없는 오르막길을 난 죽을 것 같았는데, 그 친구는 묵묵히 쉬지 않고 자전거로 올라가더라고... 괴물 같은 그 친구도 나중에는 엉덩이가 아파서 제 자전거와 바꿔 타고 가자고 이야길 하더군요. 먼 타지에서 만난 그 이앙키 inaki 친구와는 얼굴 표정, 손짓, 발짓으로 모든 대화가 통했죠. inaki 친구와 헤어진 후 외로움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진 노란 해바라기 밭과 자전거로 몇 시간을 달려 보았던 보라색으로 펼쳐진 라벤더 밭, 사람보다 자연이 주는 장관에 다시 힘을 얻어 페달을 밟을 수 있었어요. 오지에서 사람을 찾아다니며 보았던 풍경, 아~~~ 그 풍경들이 너무 좋았어요.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네요.” 커피 플라워에 있는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삶이란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흐를 때가 있다. 황 대표의 인생철학은 ‘두 가지 길이 있다면 늘 어려운 길을 선택한다’라는 것이다. 살아보니 못할 것도 안 할 것도 피할 것도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좌절했던 남자도하루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고, 1년, 5년이 지나공개수업이 있는 날 세반을 뛰어다녔던 학부모도,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공 했던 아빠도함께 여행하며 멋진 풍경을 보고, 상상할 수 없는 일들로 흉터를 새기게 된 시간도,자전거를 타고 강 따라 본점까지 달리는 남자도아이덴티티가 사랑인 ‘커피 플라워’에 있었다.황대표가 생각하는 성공의 요건은 무엇일까?“첫째는 감수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감수성에는 사랑이 들어가야 하는데, 사랑 없이 커피숍을 한다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봐요. 카페라는 공간은 찾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해요. 또 다른 배려라 할 수 있죠. 자신이 꽃을 싫어한다고, 잔디 관리가 힘들다고, 다 안 한다면 안 되죠. 내가 싫어도 손님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카페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고 봐요.둘째는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건데. 창업하는 사람 옆에는 항상 도움이 되는 사람이 필요해요. 힘들면 토닥거려 줄 사람이 필요하고, 단 5분이라도 카페를 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해요. 혼자서는 하기엔 힘든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요. 셋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해요. 항상 웃을 수 있는 마음, 다정하게 인사할 수 있어야 해요. 아무리 커피가 맛있어도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지 못한다면 손님은 더 이상 오지 않죠. 공구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드릴은 기본, 건물 유지 보수, 화장실 변기 뚫는 것, 정원 잡초 제거하기, 화단에 물줄기, 잔디 관리하기 등 만능이 되어야 롱런할 수 있어요. 제 창고에는 없는 공구가 없을 정도로 많아요. 넷째는 장, 단기적 계획과 목표가 명확해야 해요.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꼼꼼하게 카페 운영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하구요. 계획을 세우더라도 잘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다섯째. 카페는 마음의 수양처라고 생각해야 해요. 생각지도 뜻하지도 않은 일들이 벌어져요. 마음을 내려놓고 현실을 직시하고 차근차근 헤쳐갈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죠. 이 모두를 두루 갖추었다면 카페 창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만약 가게를 안 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물었다. “중남미 코스타리카 쪽으로 가서 히피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과테말라에 여행 갔을 때 현지인들의 삶이 너무 평온해 보여서 이민 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지인처럼 살고 싶어요. 다시 남미 여행을 계획 중인데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가게를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해 놓고 또다시 여행을 떠나려 구요”때마침 남미 여행서가 차 안에 있었다. 단숨에 읽었던 책이라 선물하고 싶었다. ‘남미히피로드’ 책을 보더니 색감이 너무 좋다며 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한다. 자신이 먼저 읽고 아들에게 보여줘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좋은 사람과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하늘과 땅, 사람이 만든 특별한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의 카페로 가보자. 봄이면 프로포즈 하듯 향기로운 꽃들이 유혹하고, 여름이면 짝을 찾아 재잘거리며 한 쌍의 새가 날아다닌다. 가을이면 노오란 은행나무 풍경 속 주인공이 된다. 겨울이면 따뜻한 커피를 음미하며 창가에 앉아 담쟁이가 남겨둔 흔적에 자신의 시간을 돌이켜 보게 되는 곳, 바로 ‘커피 플라워’다. 인간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들려는 본능을 가진 존재라 한다. 부케향 가득한 사랑이 황대표에게 찾아오기를 바라본다. 영화 ‘맘마미아 2’ 주인공 샘처럼.
2019.07.09 I 심보배 기자
 부산 끝 섬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 여행
  • [차타고 섬으로①] 부산 끝 섬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 여행
  • 연대봉에서 바라본 거가대교[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덕도는 부산 서남단 끝에 위치한다. 가덕대교를 건너 섬 북쪽에서 진입한다. 2010년 가덕대교가 개통하기 전에는 부산신항만 쪽 녹산선착장에서 뱃길로 오갔다. 가덕도 서쪽은 거제도다. 같은 해 개통한 가덕해저터널, 거가대교가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다. 덕분에 부산 시내에서 가덕도를 지나 거제도까지 차로 오갈 수 있다.가덕대교와 거가대교가 생기고 나서 가덕도를 찾는 이가 늘었다. 개통 초기에는 부산과 거제를 잇는 경유 섬이었으나, 9년 정도 지나니 가덕도의 매력이 발길을 잡는다. 가벼운 드라이브 코스에서 깊이 있는 역사 여행까지 가능하다. 특히 가덕도는 러일전쟁과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가 새겨진 섬이다. 천성항과 대항 등 서쪽 해안에 들어선 카페나 연대봉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빼어나다. 그러니 호국보훈의달에 알맞은 가족 나들이 장소다.외양포 엄폐막사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하는 아빠와 아들◇일제가 군사기지로 쓰던 마을 ‘외양포’가덕도 여행은 외양포에서 출발한다. 외양포는 러일전쟁 당시 일제가 민가 64호에 살던 주민을 퇴거시킨 뒤 군사기지로 쓴 마을이다. 광복 후에는 군사 보호구역이라 개발이 불가했다. 덕분에 당시 흔적이 비교적 상세하게 남아 있다. 마을 초입 대항낚시 앞 삼거리 이정표는 포진지, 화약고, 병사, 사령관실 등 당시 흔적을 가리킨다. 대항낚시 역시 20세기 초에 헌병부가 있던 자리다. 삼거리에서 가덕해안로 쪽은 병사와 사령관실이 있었다. 지금도 마을 사람이 사는 집이다. 그 형태가 긴 세월을 보여주는데, 가운데를 기준으로 좌우 지붕 모양이 다르다. 한 지붕 아래 몇 가구가 살았기 때문이다. 광복 후 이주민이 옛 건물에 들어와 살았고, 군사시설로 쓰일 정도로 큰 건물이라 한 집에 몇 가구가 입주했다. 이제는 지난 연대기를 몸에 새긴 특별한 증언이 됐다. 대항새바지 요새동굴의 총안구포진지도 남아 있다. 대항낚시에서 가덕해안로1325번길로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온다. 관광안내소와 옛 화장실 터가 진입로 역할을 한다. 진지에는 두 개씩 짝을 이룬 280mm 유탄포 포좌 터와 탄약고, 포진지 엄폐 막사 등이 옛 군사기지를 짐작케 한다. 엄폐 막사는 반원 아치형 입구에 위쪽은 대나무로 위장했다. 안에는 포대 진지 배치도, 러일전쟁 역사 안내판 등이 이해를 돕는다. 광복 후에는 사람들이 집으로 사용해 온돌이나 아궁이 구조도 남아 있다. 건너편은 5~6m 높이 토성 형태로 제방을 쌓아 엄폐했다. 외양포를 돌아볼 때는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이 필수다. 설명을 들으면 마을이 간직한 이면의 시간을 여행할 수 있다. 퍼즐이 맞춰지듯 개개의 역사가 한 줄에 꿰진다. 역사는 배우고 알지 못하면 흔한 ‘볼거리’에 그치고 만다. 아이와 손잡고 아픈 우리 역사를 마음에 새겨보면 어떨까? 문화관광해설사는 주말과 공휴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포진지 앞 안내소에 상주한다. 세 가구로 나뉜 외양포 일본군 사령관실외양포에서 나와 가덕도 동쪽 대항새바지로 향한다. 샛바람을 맞는다고 새바지다. 방파제를 따라 트릭 아트 벽화가 있어 사진 찍기 좋다. 이곳 역시 2차 세계대전 말에 일제가 만든 요새 동굴이 있다. 방파제가 남쪽 야트막한 언덕 아래 입구가 세 개, 안쪽은 약 50m로 연결된 형태다. 동굴 반대편 출구 쪽은 한적한 몽돌 해변이다. 반전이 있어 출구에서 찍은 사진이 SNS에 많이 올라온다. 실은 출구가 없는 동굴이었다. 일제가 미군의 상륙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가로×세로 50cm 총안구 두 곳만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 한 곳이 출구가 됐다. 동굴은 강제징용 된 강원도 탄광 노동자들이 팠으며, 한동안 마을 사람들의 어구 창고로도 쓰였다.대항새바지 북쪽으로 연대봉(459.4m) 일부가 보인다. 연대봉은 가덕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보통 지양곡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편도 40~50분이 걸린다. 부산의 대표 걷기 길인 갈맷길 5-2구간에 속한다. 마지막 구간이 제법 가파른데, 정상에 서면 후회하지 않는다. 발아래 대항새바지 전경이 또렷하고,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가덕해저터널, 대죽도 건너 거가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닷속으로 들어가 지상으로 나오는 도로가 새삼 신기하다. 맑은 날에는 일본 땅 쓰시마섬[對馬島]이 보인다.정거마을 벽화◇배가 풍랑을 피해 머물던 ‘정거마을’가덕도에서 가덕대교를 넘기 전에는 정거마을에 들르자. 정거마을은 정거장마을로 여기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닻 정(碇)을 쓰는 정거마을은 배들이 닻을 내리고 풍랑을 피해 머물던 곳이다. 근래에는 소담한 벽화 마을로 알려졌다. 마을 동쪽 끝까지 약 300m 골목을 아기자기한 벽화가 장식한다. 가리비 껍데기로 꾸민 물고기나 부엉이 벽화가 특이하다. 골목이 끝나면 진우도와 마주한다. 부산신항만이 생기고 갯벌이 사라진 뒤, 마을 사람들은 굴 종패(씨조개) 양식을 한다. 가리비는 굴 종패에 쓰인다. 마을로 들어서는 도로 옆에도 가리비 껍데기가 작은 산을 이룬다.부산현대미술관 2층 전시실가덕대교를 건너 부산 시내로 가는 길에 을숙도를 지난다. 을숙도의 떠오르는 명소는 지난해 6월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MoCA BUSAN)이다. 지하 1층과 지상 1~2층 전시실, 3층 아카이브실과 업무 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뉴미디어 아트를 포함한 동시대 미술,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전시한다. 외관부터 그 특징이 드러난다. 식물학자 패트릭 블랑(Patrick Blanc)이 국내 자생하는 식물 175종을 식재한 ‘수직정원’이 건물 외벽을 푸르게 물들인다. 방문객이 미술관 밖에 오래 머무는 이유다.실내에도 부산현대미술관의 특징을 담은 공간이 있다. 미술관 카페는 1층에 있는 박스형 공간으로, 독일 작가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의 설치 작품이 카페 인테리어나 다름없다. 마치 판타지 소설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레베르거는 2009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세계적 작가로, 원색의 화려한 색감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부산현대미술관 카페는 SNS 사진의 성지다. 카페 뒷문으로 나가면 야외 공원이 보이는 나무 데크가 실내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지하 1층에는 을숙도 갈대숲을 닮은 어린이예술도서관이 가족 나들이객을 반긴다.을숙도의 생태를 탐방하고 싶다면 낙동강생태탐방선이 무난하다. 생태해설사가 동승하는 에코 탐방선을 타고 을숙도 주변을 돌아본다. 요일과 시간에 따라 30분 코스, 60분 코스, 120분 코스가 있다.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모래가 쌓여 생긴 섬, 을숙도를 실감한다.낙동강생태탐방선◇여행메모△여행 코스= 외양포→연대봉→대항새바지→ 정거마을→부산현대미술관→낙동강생태탐방선△가는길= 남해고속도로제3지선 진해 IC→ 거제·명지 녹산·용원 방면→진해톨게이트→마천터널 진입, 2.2km→용원터널 진입, 녹산산업대로 5km→거제·가덕 방면 우회전→가덕대교 진입, 거가대로 6.2km→천성·대항 방면→서천로에서 좌회전, 천성대항길 2.5km→외양포로 1.3km→외양포△먹을곳= 서구의 대궁삼계탕은 삼계탕이, 강서구의 소희네집에서는 해산물정식, 서구의 송도공원에서는 숯불갈비가 유명하다.△주변 볼거리= 가덕도등대, 대항어촌체험마을, 가덕해양파크휴게소, 을숙도생태공원낙동강하구에코센터
2019.06.24 I 강경록 기자
CJ ENM, 파주에 '콘텐츠 월드' 만든다
  • CJ ENM, 파주에 '콘텐츠 월드' 만든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오른쪽이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왼쪽이 최종환 파주시장이다. CJ ENM 제공파주 통일동산지구에 원스톱 콘텐츠 제작시설이 들어선다.CJ ENM (대표이사 허민회)은 파주 통일동산지구 특별계획구역 내 방송 콘텐츠 제작 및 복합체험시설인 ‘CJ ENM 콘텐츠 월드(가칭)‘ 조성을 위해, 파주시와 상생협약을 12일 체결했다. 파주시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와 최종환 파주시장이 참석해,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212,884.7m2 (약 6.4만평) 규모의 대단위 스튜디오와 체험시설을 조성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CJ ENM은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기반시설을 조성해 양질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마련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다. 파주시는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지원을 맡기로 했다. CJ ENM은 이번 사업으로 상암 본사와 약 30여 분 떨어진 곳에 콘텐츠 제작부터 후반작업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안정적인 제작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파주시는 지역경제활성화를 통한 지역 사회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CJ ENM 콘텐츠 월드 조감도‘CJ ENM 콘텐츠 월드’는 10여 개의 스튜디오, 오픈 세트, 특수 촬영 시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시·체험 시설까지 결합된 원스톱 복합 제작 시설이다. ▲대단위 스튜디오, 야외 오픈세트 등 제작시설, ▲VFX[1], SFX[2] 등이 가능한 특수 촬영 스튜디오, ▲경찰서, 병원 등 상설세트 등으로 각각 구성된다. 또한 일부 공간은 중소 외주 제작사에 사무실로 제공해, 콘텐츠 업계와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오픈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 후 일반에 공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경우, 주요 촬영지인 충남 논산 <선샤인랜드>에 매 월 수 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방송 스튜디오의 파급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CJ ENM과 파주시는 를 통해 연간 12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는 목표다. 고용창출효과도 향후 10년 간 2만 1천여 명으로 예상되며, 생산유발효과는 2조 2천억원으로 전망된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파주시와 함께 콘텐츠 제작부터 후반작업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CJ ENM 콘텐츠 월드’를 조성해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안정적인 인프라로 초격차 제작역량을 확보해, 차별화된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우리 시는 수도권과의 우수한 접근성과 자연환경까지 두루 갖춰 방송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도 최적인 장소로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며 “CJ ENM 콘텐츠 월드 유치에 따라 파주시가 명실상부한 한류 콘텐츠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06.12 I 김현아 기자
“콘텐츠월드 조성”…CJ ENM·파주시, 상생협약 체결
  • “콘텐츠월드 조성”…CJ ENM·파주시, 상생협약 체결
  •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오른쪽)와 최종환 파주시장(사진=CJ ENM)[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파주 통일동산지구에 원스톱 콘텐츠 제작시설이 들어선다.CJ ENM (대표이사 허민회)은 파주 통일동산지구 특별계획구역 내 방송 콘텐츠 제작 및 복합체험시설인 ‘CJ ENM 콘텐츠 월드(가칭)’ 조성을 위해, 파주시와 상생협약을 12일 체결했다. 이 날 파주시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와 최종환 파주시장이 참석했다.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212,884.7m2 (약 6.4만평) 규모의 대단위 스튜디오와 체험시설을 조성딜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CJ ENM은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기반시설을 조성해 양질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마련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파주시는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지원을 맡기로 했다. CJ ENM은 ‘CJ ENM 콘텐츠 월드’ 조성으로, 상암 본사와 약 30여 분 떨어진 곳에 콘텐츠 제작부터 후반작업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안정적인 제작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파주시는 지역경제활성화를 통한 지역 사회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CJ ENM 콘텐츠 월드’는 10여 개의 스튜디오, 오픈 세트, 특수 촬영 시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시·체험 시설까지 결합된 원스톱 복합 제작 시설이다. △대단위 스튜디오, 야외 오픈세트 등 제작시설, △VFX, SFX 등이 가능한 특수 촬영 스튜디오, △경찰서, 병원 등 상설세트 등으로 각각 구성된다. 또한 일부 공간은 중소 외주 제작사에 사무실로 제공해, 콘텐츠 업계와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CJ ENM과 파주시는 ‘CJ ENM 콘텐츠 월드’를 통해 연간 12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는 목표다. 고용창출효과도 향후 10년 간 2만 1천여 명으로 예상되며, 생산유발효과는 2조 2천억원으로 전망된다.
2019.06.12 I 김윤지 기자
2019 BIFAN, 49개국 288편 상영…김혜수 특별전
  • 2019 BIFAN, 49개국 288편 상영…김혜수 특별전
  • 2019 BIFAN 공식 기자회견[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출항을 알렸다. 개막식은 SF영화 클래식으로 평가받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를 기본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한다. ‘블레이드 러너’의 시대배경이 2019년임을 감안한 세레모니를 갖고, 2000여 명의 관객 및 초대손님이 함께하는 스마트폰 오케스트라 축하공연 등도 마련한다. 폐막식은 23회 성공개최를 축하하며 24회를 기대하게 하는 ‘판도라의 상자’ 콘셉트로 진행한다.23회 BIFAN에서는 49개국 288편(장편 170, 단편 118)을 상영한다. VR빌리지·특별기획전·관객 이벤트 등 부대행사와 NAFF·코리아나우·뉴미디어 등 산업 프로그램도 진행한다.상영작 중 한국영화는 104편, 외국영화는 184편이다. 288편 중 프리미어(첫 상영) 작품이 222편(77%)이다. 월드 프리미어 67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8편, 아시안 프리미어 81편, 한국 프리미어 36편이다. 상영관은 5개소 15개관이다. 부천시청과 CGV부천·소풍 등이다.개막작은 ‘기름도둑’, 폐막작은 ‘남산 시인 살인사건’이다. ‘기름도둑’(감독 에드카 니토)은 멕시코의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드라마다. 경제난국과 청소년의 비극을 과장 없이 담담하게 담아낸 이야기와 영상이 커다란 충격과 울림을 준다. ‘남산 시인 살인사건’(감독 고명성)은 살인사건을 다룬 추리극이다.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근간을 새로운 작법으로 들여다봤다.올해를 상징하는 대표적 상영 프로그램은 배우 특별전 ‘매혹, 김혜수’다. 영화 ‘깜보’(1986)로 데뷔한 이래 한국영화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매혹 넘치는 변신을 거듭해온 김혜수의 대표작 10편을 상영한다. 기념 책자 발간, 기자회견, 전시, 관객과의 대화 등도 마련한다.VR 빌리지도 주목을 끈다. △아틀라스 V 특별전 △카오싱 필름 페스티벌 △샌드박스 임버시브 페스티벌 특별전 △한국 VR 초청전 △해외 VR 초청전 △VR 챌린저스 라운드 등을 통해 VR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23회 BIFAN은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오픈시네뮤직(6~9월 매주 토요일, 시청앞 잔디광장) △판타스틱 뮤직페스티벌(7월 5~6일 부천아트벙커B39) △로봇특별전(6월 27~7월 7일) 등을 갖고 야외상영 및 관객파티, 서바이벌 및 셔틀버스 이벤트, 국립영화박물관 유치 추진 이벤트 꽃길(인피오라타) 프로젝트도 진행한다.제23회 BIFAN은 오는 6월 27일(목)부터 7월 7일(일)까지 11일간 부천시 일대에서 관객과 함께한다.
2019.05.31 I 박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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