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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벤처기업 힘 닿는데까지 지원"- 김 대통령
  • [edaily] 김대중 대통령은 28일 "정부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힘 닿는데까지 지원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힘이 없어서, 잘 몰라서 못 도와주는 경우는 있어도 힘이 있고, 알고 있으면서 도와주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소·벤처기업도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신용대출을 건의했는데 여러분이 금융기관에도 투명한 경영을 설명하고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중소기업·벤처기업 대표 200여명과 가진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대통령 발언(전문) ▲ 대통령 : 여러분과 오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누고 고충을 들었다. 직접 호흡하면서 여러분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해 의견교환을 했다. 나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발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40년전부터 펴왔다. 71년엔 대중경제론을 통해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발전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만과 이태리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다. 미국, 독일도 중소기업이 튼튼하다. 산업사회는 자본과 자원, 정보를 많이 동원하는 대기업이 발전을 주도했다. 지금은 달라졌다. 21세기는 중소기업, 벤처인, 그리고 여성과 지식인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인류역사 발전과정과 농업, 산업사회 발전과정을 설명) 산업사회에서는 중소기업인과 여성은 불리했다. 벤처나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도 설 땅이 없었다. 21세기는 달라졌다. 이젠 창의력이 얼마나 넘치느냐, 그런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가 국력을 좌우한다. 빌 게이츠 10명이 있으면 세계 최대 강국이 된다. 지금은 가난한 사람들도 컴퓨터 1대와 아이디어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중소기업이나 여성 할 것 없이 불리할 것이 없다. 모험가들이, 엉뚱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 바로 여러분들이 그런 사람들의 대표들이다. 나는 미리 내다 보고 45년간 중소·벤처기업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대통령이 된 후 외환위기를 극복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금융·기업 등 4대 구조조정에 힘을 쏟았다. 바로 그때 나는 정보화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정보화를 중시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82년 청주교도소에서 앨빈 토플러가 쓴 "제3의 물결"을 읽고 정보화 시대가 온다는 것을 느꼈고, 놀랐다. 그때 눈이 띄였고 야당활동을 하다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이 분야에 착수한 것이다. 오늘 우리나라는 정보화에서 세계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인터넷 인구가 2,100만명이다. 초고속망은 400만이다. 미국에 버금간다. 일본, 유럽이 못 따라온다. 정보화를 안하면 안된다. 중소기업 심지어 농업분야도 경쟁하려면 정보화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정보화와 관련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국민의 정부가 잘한 일도 있고 비난받는 일도 있지만 정보화를 왜 안 했느냐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또 성공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도 없다. 이젠 여러분의 시대가 왔다. 그렇지만 경쟁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세계일류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래서 돈을 벌어야 한다. 가장 싸고 질 좋은 물건을 만들면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얼마든지 팔 수 있다. 세계와 경쟁하는 것은 예외가 없다. 양말공장, 구멍가게 사람들도 세계와 경쟁을 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다른 것은 다 도와줘도 관세장벽을 치고 개방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도와줄 수는 없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힘 닿는데까지 지원할 것이다. 하지만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적당히 하는 기업은 경제에 부담을 주고 국민에게도 부담을 준다. 세계경제가 어렵다. 예측하기도 힘들다. 지난번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에 가서 IMF, IBRD 총재 그리고 미국 경제장관들에게 미국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 물어봤다. 미국경제가 경착륙은 안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귀국해 보니 미국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또 오늘 아침에 보니까 소비지수가 좋아져 전망이 밝아진다고 한다. 정말 예측하기란 어렵다. 그렇지만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한국인들은 충분히 이겨낼 것이라고 본다. 벤처기업이 재작년에 4,934개였다. 그동안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가 어려웠는데도 작년말에는 8,798개로 늘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무리 어려워도 모험을 좋아하는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민족이다. 겁 없는 민족 아니냐. 일본에는 이런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우리는 다르다. 이런 것이 필요하다. 여성들도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 사관학교에서 훌륭한 생도들을 배출하고 있고 조금 있으면 여자 전투기 조종사가 나올 것 같다. 여성들이 일어나고 있다. 남자와 구분이 없어져 간다. 우린 세계지식강국으로 나갈 것이다. 일본, 미국 시장은 어려워지고 있다. 대신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 시장이 유망해지고 있다. 앞으로 일본이 자동차 부품공장을 우리 나라로 옮기고 우리 부품을 가져갈 것이라고 본다. 오늘 신문에 보니 미국에 160억 달러 어치 삼성전자 제품을 계약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경쟁력을 키우면 불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과거에 어떤 나라였는가. 중국에 조공을 바치고 일본 식민지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 세계 강국에 둘러싸여 있다. 대륙, 해양 할 것 없이 강대국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4,600만명의 인구가 있다. 한국인이 세계에 500만명이 나가 살고 있다. 남북한을 합하면 7,000만명이다. 경의선, 경원선이 놓이면 만주와 중국,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어갈수 있다. 지금 한국은 3.8선이 가로놓여 있지만 남북한이 합하면 유라시아, 유럽의 물류중심지가 된다. 지금 우리는 중심에 살고 있다. 여러분 중에 내년에 개성에 가서 사업을 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중앙아시아에서 물건를 실어나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수한 국민을 갖고 있다. 4면이 강대국이지만 그만큼 큰 시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제일 좋고 싼 물건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면 된다. 중국에 어려움을 당하고, 일본의 식민지로 살고, 국토가 분단되어 전쟁을 겪었고, 눈치보고 살던 우리가 10대강국, 일류강국을 지향하고 있다. 여러분들이 이끌고 정부가 밀고 가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이 쌍두마차가 되어 가야한다. 나는 옥중서신에서 이런 얘기를 쓴 일이 있다. 유일한 박사가 재산을 사회에 헌납했을 때 개인으로는 참 훌륭한 일을 했다. 하지만 기업인으로 훌륭한 것과는 별개라고 썼다. 기업인은 좋은 물건을 만들어 소비자에 공급하고, 근로자에게 많은 임금을 줘야 하며, 재투자해서 기업을 키우고 정당한 세금을 내는 것이 훌륭한 기업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인이 돈을 내놓는 것은 개인적으로 훌륭한 일이지만 기업인으로는 아니다. 정부는 힘있는 데까지 여러분을 도와줄 것이다. 정부가 힘이 없어서, 잘 몰라서 못 도와주는 경우는 있어도 힘이 있고, 알고 있으면서 도와주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러분이 열심히 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의 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 신용대출을 건의했는데 여러분이 금융기관에도 투명한 경영을 설명하고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1.03.28 I 조용만 기자
  • 고 정주영 명예회장 경영 에피소드
  • [edaily]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불도저에 비유되는 저돌적인 경영기법으로 주변을 놀라게 하곤 했다. 정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을 일궈낸 저돌적 경영기법의 이면을 살펴본다. ◇빈대의 교훈 네 번째 가출로 인천 부두에서 막노동 시절. 그 곳의 노동자 합숙소는 빈대 지옥이었다. 정주영은 어느 날 꾀를 써서 밥상 위에 올라가 잤는데, 잠시 뜸한가 했더니 이내 빈대가 밥상 다리로 기어 올라와 물어뜯기 시작했다. 정주영은 다시 머리를 써서 밥상 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궈 놓고 잤다. 빈대가 밥상다리를 타려다 양재기 물에 떨어져 익사하게 하자는 묘안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빈대들이었다. 빈대들은 사람을 물기 위해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간 다음, 사람을 목표로 뚝 떨어져 목적을 달성했다. 그때 정주영은 하찮은 빈대도 물이 담긴 양재기라는 장애물을 뛰어 넘으려 그토록 전심전력으로 연구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제 뜻을 이루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뜻을 세우고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500원 짜리 지폐와 초라한 백사장 사진의 신화 현대조선소 설립 당시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다. 정주영은 71년 9월 영국 버클레이 은행으로부터 차관을 얻기 위해 런던으로 날아가 A&P 애플도어의 롱바톰 회장을 만났다. 조선소 설립 경험도 없고, 선주도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은행의 대답은 간단히 "NO"였다. 정주영은 그때 바지주머니에서 5백원 짜리 지폐를 꺼내 펴 보였다. “이 돈을 보시오. 이것이 거북선이오. 우리는 영국보다 300년 전인 1천 5백년대에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소. 단지 쇄국정책으로 산업화가 늦었을 뿐, 그 잠재력은 그대로 갖고 있소.”라는 재치 있는 임기응변으로 롱바톰 회장을 감동시켜 해외 차관에 대한 합의는 얻었지만 더 큰 문제는 선주를 찾는 일이 남아 있었다. 그때 정주영의 손에는 황량한 바닷가에 소나무 몇 그루와 초가집 몇 채가 선 초라한 백사장을 찍은 사진이 전부였다. 정주영은 봉이 정선달이 되어 황량한 바닷가에 소나무 몇 그루와 초가집 몇 채가 선 미포만의 초라한 백사장 사진 한 장을 쥐고 미친 듯이 배를 팔러 다녔다. 결국 정주영은 그리스 거물 해운업자 리바노스를 만나 26만 톤짜리 배 두 척을 주문 받았고, 조선소 건립과 동시에 2척의 배를 진수시킨 세계 조선사에 유일한 기록으로 남기게 되었다. 이렇게 정주영의 개척정신과 적극적인 추진력으로 이루어낸 현대조선소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중공업회사로 성장했다. ◇사우디 주베일산업항 대양수송작전 사우디의 주베일산업항 건설 당시 정주영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모든 기자재를 울산조선소에서 제작하여 세계 최대 태풍권인 필리핀 해양을 지나 동남아 해상, 몬수운의 인도양을 거쳐서 걸프만까지 대형 바지선을 끌고 가는 대양수송작전이라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모험과 도전을 제시했다. 수송 도중 대형 파이프 자켓이 태풍으로 해난사고가 날 것에 대비해 자켓이 해면에 떠 있도록 하는 공법을 강구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 당시 선진국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자켓 설치 공사 착수와 함께 자켓을 연결하는 빔 제작도 설계대로 울산에서 제작한 사실이다. 수심 30미터나 되는 곳에서 파도에 흔들거리면서 중량 5백 톤짜리 자켓을 한계오차 5센티미터 이내로 꼭 20미터 간격으로 심해에 설치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선진국들도 일단 자켓 설치가 끝난 후 그 간격을 재서 빔을 제작하던 실정이었다. 그러나 정주영의 창조적인 발상과 그칠 줄 모르는 도전의식으로 가로 18미터, 세로 20미터, 높이 36미터로 무게가 5백 톤이나 되는 자켓 89개를 울산에서 운반해 와 5센티미터 이내의 오차로 완벽하게 설치해 만든 사우디 주베일산업항은 20세기 최대의 역사라고 세계 언론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올릭픽 유치와 꽃바구니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유치전 당시 한국이 올림픽 유치를 성공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유치위원장이었던 정주영은 현대의 해외파견 직원들을 동원해 IOC위원들에 대한 세밀한 신상파악으로 성향을 분석하고 경쟁 유치국의 활동상황까지 치밀하게 분석했다. 승리의 여신이 정주영에게 미소를 지운 사건은 바로 정회장의 꽃바구니 전략! 정주영은 한국의 IOC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꽃바구니 하나씩을 각국의 IOC 위원 방으로 넣어 주었다. 그 꽃바구니는 단순히 주문된 것이 아니라 현대의 해외파견 직원 부인들이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만든 것이었다. 그 꽃바구니의 반응은 의외로 대단했다. 그 다음날 각국 IOC위원들이 회의를 끝내고 로비에 모였다가 정주영 일행을 보면 모두 반가워하며 아름다운 꽃을 보내 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진심으로 해주었다. 그때 일본측은 IOC위원 부부들에게 최고급 일제 손목시계를 선물했는데 시계 선물에 대한 인사는 없고 꽃바구니에 대한 감사인사만이 만발했다. 역시 값비싼 선물보다는 마음과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이 인간적인 따스함을 전달할 수 있고 부담감도 안 준다는 사실을 정주영은 알았던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각국 IOC 위원들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으로 변했고 그동안 정주영과 현대 임직원들이 펼친 유치활동은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결국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쎄울 코리아!”를 외쳐 일본과의 올림픽 유치전은 한국의 승리로 마감됐다. ◇서산간척지의 신화 - 유조선 공법(일명 정주영 공법) 80년 초 정주영은 바다를 메워 옥토를 만드는 대규모 간척사업을 착수했다. 서산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워낙 커 20만톤 이상의 돌을 구입해 매립해야만 물막이가 가능한 곳이었다. 이때 정주영은 공사비 절감과 공기단축 방안을 강구하다 대형 유조선으로 조수를 막으면 바위덩어리 외에도 흙이나 버력 등 현장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도 물막이를 할 수 있다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정주영은 『간척지 최종 물막이 공사는 인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공사이며, 설사 인력으로 해결이 된다고 해도 그 엄청난 비용이 문제다』라고 말하며,『밀물과 썰물의 빠른 물살을 막기 위해서는 폐유조선을 침하시켜 물줄기를 차단 내지 감속시킨 다음 일시에 토사를 대량 투하하면 제방과 제방사이를 막을 수 있다』고 현대의 간부진들에게 제안했다. 유조선 공법에 대한 실행 가능성을 현대의 기술진들이 면밀히 분석한 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자 정주영은 1984년 2월 24일 직접 유조선에 올라 최종 물막이 공사를 진두지휘했다. 그래서 이 ‘유조선 공법’을 일명 ‘정주영 공법’이라고도 부른다. 이 공법 덕분에 현대건설은 계획공기 45개월을 35개월이나 단축, 9개월 만에 완공시킴으로써 총 공사비를 2백 8십억 원이나 절감해 세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정주영이 창안한 「유조선 공법」은 그 후 미국의 「뉴스위크」와 「뉴욕타임즈」에 소개되었고, 런던 템임즈강 하류 방조제 공사를 수행한 세계적 철구조물 회사인 랜달팔머 & 트리튼 사(社)가 유조선 공법에 대한 문의를 해오는 등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소떼몰이 방북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정주영에게 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전통적인 농가에서 소는 생계의 밑천이요,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정주영은 어린 시절 가난이 싫어 소 판 돈을 갖고 무작정 상경했다. 그후 노동판의 막일꾼에서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공하기까지 정주영은 묵묵히 일 잘하고 참을성 있는 소를 성실과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삼고 인생을 걸어왔다고 한다. 지난 1998년 6월 정주영은 민간기업인 최초로 소떼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방북하면서 『이제 그 한 마리가 천 마리의 소가 되어 그 빚을 갚으러 꿈에 그리던 고향산천을 찾아간다』며, 『이번 방북이 단지 한 개인의 고향방문을 넘어 남북간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립과 갈등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의 빗장을 열게 한 소떼몰이 방북은 정회장만이 생각할 수 있는 창조적인 발상이었던 것이다. 소떼몰이 방북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문명비평가인 기소르망은 “20세기 마지막 전위예술”이라고 평한 바 있다.
2001.03.21 I 이경탑 기자
  • (긴급진단) ②깊어가는 내우(內憂)..커지는 외환(外患)
  • [edaily] 한국 경제가 재도약의 시동을 걸기도 전에 바다 건너에서 불어오는 거센 태풍으로 사면초가 상황에 몰렸다. 경기가 추락하는 가운데 물가는 앙등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한다`고 기염을 토하며 10년 장기호황을 구가했던 미국 경제는 지금 증시와 함께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20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나스닥지수는 4.80%(93.72포인트), 다우지수는 2.39%(238.35포인트) 폭락했다. 미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 여력으로 경착륙 가능성은 높지 않다던 연초 각 연구기관들의 전망도 차츰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20일 오후 진념 경제부총리 주재로 개최된 대외경제동향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의 60%는 미국의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관측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칠게 착륙(rough landing)하되 경착륙(hard landing)까지는 안 갈 것이란 전망도 늘고 있지만, IT제품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수출이 타격을 받기는 마찬가지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진 부총리도 21일 열린 능률협회 주최 조찬 간담회에서 "미국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4%미만이 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더욱 걱정되는 곳은 일본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일본 경제는 여전히 막대한 금융부실과 낙후된 경제시스템으로 몸살기가 더해가고 있다. 인플레보다 더 무섭다는 디플레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성장세 회복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문제는 경기를 회복시킬 재정·통화정책의 여력이 거의 소진됐으며, 과감한 구조개혁을 추진할 리더십도 없다는 점이다. 바크레이 캐피탈의 한 분석가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가 계속 하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엔화절하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4년만에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한 일본은 2월에도 흑자폭이 25%이상 줄었다. 일본경제의 무역의존도가 10%대에 불과하지만 엔화절하를 통한 수출경기 진작과 디플레 탈출 시도는 불가피해 보인다. 닛케이파이낸셜데일리는 일본은행의 통화확대 조치로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도이체방크의 한 투자전략가는 증시급락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의 통화가 추가적인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본의 침체와 엔화절하는 미국의 경착륙 우려에 더해 우리 경제를 더욱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조찬 강연에서 "일본의 경우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사용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엔화약세의 영향으로 환율이 불안해져 물가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9일에 이어 21일 재차 1300원선을 가볍게 상향돌파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경제의 불안심화는 세계적인 유동성 위기를 불러 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등 국제자본이 아시아지역 투자비중을 급격히 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융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악순환마저 우려되고 있다. 재정, 통화, 환율 등 거시경제정책 조합을 적절히 구사하는 데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런 외환(外患)에 내우(內憂)까지 겹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월말 4대부문 개혁 완료를 통해 상시 구조조정 체제 진입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확실성과 불신감은 제거되지 않고 있다. 특히 문제의 핵으로 지목되고 있는 현대문제는 해결의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1년 가까이를 끌고 있다. `현대`라면 무조건 불신하고 보는 시장의 시각이 여전해 누구도 선뜻 소비와 투자를 늘릴 생각을 않는다. 정책 일선에 있는 당국자들 조차도 대부분 `현대` 얘기가 나오면 표정이 심각해진다. 현대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이들은 더욱 비관적이다. 대우자동차 매각 문제는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동아건설의 회사정리절차 폐지결정으로 대규모 국제송사에 휘말릴 가능성마저 있어 걱정거리가 커졌다. 연초 국민들의 자신감 회복에 주력했던 정책당국도 이제는 `해외충격으로 인한 경착륙` 가능성을 내비치며 `마음의 준비`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기업과 소비자의 호전된 심리에 대해서도 당국은 평가를 유보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해외로부터의 태풍을 막아낼 리더십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 세무조사 등으로 언론과 팽팽한 긴장관계에 있는 국민의 정부는 급기야 터져 버린 의약분업의 부작용과 건강보험의 재정파탄 문제로 궁지에 몰려 있다. 여기에 지난해 초여름부터 나돌고 있는 `개각설`은 1년이 다되도록 관가를 흔들고 있다. 21일 강연에서 전철환 한은 총재는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적 리더십과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겠지만..."이라며 전제를 달았다. 거세게 몰아닥치는 외풍을 막아낼 준비가 우리에게 돼 있는 지 여당과 야당, 정부와 국민 모두가 심각히 생각해 볼 때다.
2001.03.21 I 안근모 기자
  • (증시포커스)럭비공 장세..쿼바디스 증시
  • [edaily] 주가가 덤블링하듯 오르고 내림을 거듭하고 있다. 마치 심술쟁이 뺑덕어멈처럼 변덕이 죽을 끌이는 모양세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탓할 일은 아니다. 세계경제가 어수선하고 투자자들의 마음도 갈피를 못잡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증시와 더불어 국내증시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세계증시는 튀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럭비공과 같다. 최근의 시장 흐름은 쿼바디스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만든다. 순교의 현장을 피하려고 로마를 떠난 베드로가 부활한 예수를 만났다. 베드로는 물었다. "쿼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몇몇 시황분석가들에게 "쿼바디스 증시"를 물었다. 그러나 분석가의 상당수는 난감해하면서 솔직히 "쉬는게 낫다."고 말했다. 부화뇌동하다간 낭패보기 쉽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정리해보면 극히 조심스런 형국이다.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변동성 클 때 단기 시세를 따먹을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하겠지만, 실제 위험을 떠안고 나선 투자는 성공할 확률은 희박하다. 공격적인 투자자세를 용감하다고 자랑할 때는 결코 아니다. ◇춤추는 증시, 거래소 540선/코스닥 70선 버텨내 15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 큰폭으로 되밀리다 반등을 시도하면서 결국 1.45포인트(0.27%) 떨어진 541.83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도 70선을 깨고 내려섰다 낙폭을 좁히면서 전일 보다 0.80포인트(1.11%) 하락한 71.24포인트를 기록했다. 장중에 전해진 미국 나스닥선물의 상승반전과 일본증시의 반등세 등이 낙폭을 줄이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하락종목수는 전일 보다 200개 이상 줄었지만, 그래도 거래소(606개)와 코스닥(402개)를 합쳐 1008개에 달했다. 때문에 지수하락폭에 비해 투자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지수는 상대적으로 심한 하루였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각각 3억8519만주와 3억9576만주로 전일에 비해 거래소는 줄고, 코스닥은 늘었다. ◇누가 사고, 누가 팔았나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55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매수 하룻만의 매도반전이다. 개인도 2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57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 어느 투자주체도 매매의 일관성은 없다. 코스닥시장에선 기관과 개인이 각각 57억원과 7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38억원을 순매도했다. 선물시장에선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727계약과 1095계약의 매수포지션을 취한 반면 투신은 2716계약의 매도로 맞섰다. 외국인은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산 셈이다. 외국인은 선물에서 사흘연속 매수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장중 변동성이 커 일관된 흐름으로 파악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은 물론 선물에서도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는 투자주체는 없는 셈이다. 데이 트레이더가 아닌 이상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다. ◇외국인 금융주 집중매도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금융주를 집중 매도했다. 금융주 매도규모는 전체 매도액을 웃도는 623억원에 달했다. 전일 220억원 순매수에서 대규모 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금융주는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은 크지 않았다. 은행업종은 1.82% 떨어졌고, 증권은 1.04%, 보험은 0.18% 하락에 그쳤다. 이날 외국인의 매도타깃이 된 금융주는 현대증권을 비롯 신한은행, 하나은행,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미은행, 국민은행, 외환은행, 대신증권, 대신증권1우 등이다. 경기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금융주의 향방은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경기가 어려우면 금융기관의 잠재부실이 증가해 결국 금융주는 맥을 못춘다느게 과거 시장이 보여준 학습사례다. 전일 미국을 비롯 일본의 금융주가 급락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거나 준비중에 있다. 특히 오는 20일 열리는 미국의 공개시장준비위원회에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게 한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금리의 인하조치가 경기와 기업실적에 반영되는데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시차를 시장에선 어떻게 반영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금요일 징크스(?)..신중함을 널을 뛰는 장세는 곤두박질치는 장세 보다 낭패 볼 확률이 높다. 연일 곤두박질치는 하락장에선 쉬면 그만이다. 그러나 널뛰기 장세는 마음 급한 사람을 더욱 유혹한다. 사고 팔다 보면 수수료는 배가된다. 게다가 방향이 한번 어긋나면 그야말로 곤혹치루기 쉽상이다. 16일은 금요일이다. 강세장에선 금요일이든 월요일이든 오를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약세장, 특히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에선 금요일은 주의가 요망된다. 오르고 내림이 반복되는 최근의 시장 사이클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목요일날(15일) 떨어졌으니까 금요일(16일)에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월요일은 다시 생각해 볼이다. 미국증시도 징검다리다. 우리시간으로 16일 저녁에 오르면 17일밤(현지시간 금요일)에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널뛰기를 전제로 한 것이다. 3월들어 금요일이었던 지난 2일과 10일 모두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금요일 징크스라고 불릴 단계는 아니지만, 최근들어 금요일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유념할 일이다. ◇당분간 위험관리 힘쓸 때 세계경제에 대해선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세계경제는 미국과 일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만큼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의 경기상황이 금리인하 조치만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리를 인하한다고 경제의 펀드멘탈이 곧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전세계는 광우병과 구제역 파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소비를 위축시킬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은 아직 광우병과 구제역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선 햄버거가 잘 안팔린다고 한다. 고기 때문이다. 그런데 햄버거가 안팔리면, 콜라도 안 팔릴 것이고, 고기 소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축산농가는 타격을 받게 된다. 한쪽에서 소비가 위축되면 여타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수 있다. 경기문제가 세계증시를 짓누르는 상황이다. 국내증시도 예외는 아니다. 거시경제의 뚜렸한 개선 조짐이 이뤄지지 않는 한, 위험관리에 나서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경기문제가 거론될 때에는 실적주와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쿼바디스 증시에 대한 답은 세계경제가 해줄 것이다. 그러나 그 답을 얻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2001.03.15 I 김진석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①오석태 씨티은행 부장(상)
  • [edaily]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정책당국자들은 서둘러 시장을 안정시키기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는 주식시장이나 외환위기를 통해 상식이 풍부해진 외환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아직도 상당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전체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채권시장은 한 나라의 경제지표중 가장 중요한 금리를 결정한다. 이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각 기관에서 특별히(?) 훈련받은 정예 요원들이다. edaily는 “300조를 움직이는” 채권시장의 중요 인물들을 찾아 거래경험과 철학, 운용중 겪었던 재미있는 경험 등을 들어보는 연속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으로는 지난해말과 올해초 “경기경착륙”과 “V자형 회복”을 가장 먼저 주장,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씨티은행의 오석태 부장이다.(약력은 기사하단 참조) 오 부장은 채권시장에 몇 안되는 전문 이코노미스트로서 서울대 경제학과을 수석으로 입학하고 하바드에서 수학한 “수재형”경제분석가중 한명이다. 그는 통상적인 애널리스트들과 달리 단순한 경제전망에 그치지않고 경제현상과 경제정책에 대해 주관적이고 직설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채권 이코노미스트로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또 다른 희망이 있습니까. ▲이코노미스트를 70세까지 하는 것입니다. -직업인으로서 이코노미스트가 아니라..일종의 비전 같은 것을 여쭤본 것인데요. ▲새로운 비전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여유가 없습니다. 평일날은 일에 치여서 살고 있고 게다가 요즘엔 아침에 헬스클럽 다닌답시고 6시에 집에서 나와요. 그게 일과입니다. 어차피 이코노미스트라는 게 정년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이 일을 오래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전에 어디 기관에서 세미나를 하고 오셨다면서요. 그 얘기좀 해주시죠. ▲우리 경제 상황이나 현장 분위기가 미국에 의해 이끌려가는게 사실입니다. 저는 진정한 구조조정은 미국에서 독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선언을 하려니까 산업생산지수도 안 좋게 나오고 미국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도 많이 안 좋다는게 문제입니다. 지금 방향 제시를 해주어야 하는데 V자 모양이 확실한 것도 아니니 6개월 후에 금리가 4.5%다 뭐다 하는 게 무슨 필요가 있겠나 싶습니다. 전 6개월이나 12개월 전망 따위는 믿지도 않습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6개월 후의 전망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중요한 건 지금 당장의 방향이 뭐냐하는 것이지요. 과감하게 말하자면 "한국경제는 올해 하반기에도 반등없다" 라고 말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게 잘 안됩니다. 왜냐하면 확인이 안 되니까요. "V자 회복은 전망이 아니라 희망이다" -V자 회복에 대해서는 전망이 아니라 일종의 희망사항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지금 문제는 한국경제가 아니라 미국이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쓰러지면 한국은 없습니다. 미국이 어떻게 되느냐가 지금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입니다. 지난 5년 동안 미국의 초과성장을 이끌어 온 건 결국은 IT산업입니다. 그런데 이게 흔들리고 있어요. IT가 무너지면 전 세계경제는 없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어떤 부분이 취약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금융시장이 그린스펀의 말 한마디에 목 매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취약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스닥이 하루에 4-5%씩 내렸다 올랐다 하는데 이건 정상이 아니거든요. 한국은 주가가 1월에 많이 올랐을 때도 "이걸로는 안된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인데 미국은 이나마도 없지 않습니까. -시티그룹의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습니까.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긴 합니다. 처음에는 시티도 부정적으로 보긴 했는데 그 다음 다른데서도 다 그런 식으로 따라오고...그러니 차마 "미국 경제 올해 내년 별볼일 없다" 라고 하기가 어려운 것이죠. 게다가 내가 봐도 미국 사람이 미국 경제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으로 쓰는 것이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전에 씨티은행이라는 기관이 한국 금융 시장에서 일정한 롤이 정해져있어서 리서치 페이퍼가 제약받는 부분도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좋을 수도 있습니다. 내부자가 하나는 있어야 하니까요. 한국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제 위치가 무척 특별합니다. 저는 외국기관에서 일하지만 한국인이고 그래서 “외국기관이 한국을 좋게 본다” 라는 점이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매주 리포트를 쓰셔야하는데요. 부담이 되시죠. ▲쓰다가 쓰다가 안되면 “이번주에 아무것도 없다" 라고 보내면 그만인데 그럴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도 기자들처럼 다음 리포트를 뭘로 써야할지 늘 고민합니다.(웃음) 사실 생각이야 많지만 그걸 일일이 다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사실 인플레이션, 인구증가율, 자본축적 이미 이 세개 그래프가 꺾였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금리를 끌어내린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채권수익률 급락 이유있다 -지금까지 채권시장이 이유있는 강세장이라는 의미인가요. ▲예. 사실 지금 아무도 작년 올해초 금리가 떨어진 이유를 말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코스닥거품처럼 쉽게 꺼지는 것도 아니고. 금리가 내려갔다는 사실의 70-80%는 (펀더멘털로) 인정을 해줘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연초 랠리는 좀 과하지 않나 싶어요. 미국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만약 2월에도 경제가 안 살아난다면 좀 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써야합니다. -리포트를 쓰실 때 여러가지 경제지표를 참고하실 텐데요. 무엇을 주로 보십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지표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숫자의 오류 가능성이 너무 높아요. 일례로 산업생산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이상인데 이것으로 진정한 산업생산을 평가할 수는 없죠. 미국처럼 다양한 데이터를 모두 봅니다. 남들이 잘 안보는 고용지표도 참고하구요. 저는 어떤 지표를 보느냐보다는 그 지표의 이면에 숨겨진 진짜 뜻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애널리스트라는 것이 한쪽이 약하다고 하면 연쇄적으로 약하다고 하는 군중심리 같은 것이 있는데요. ▲그런 묘한 심리가 있습니다. 한 쪽에서 나쁘다고 쓰고 뒤따라서 또 쓰고 그러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마저도 "아닌가" 하고 갸우뚱하게 되고 그래서 상승작용을 일으키죠.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 애널리스트들이 기술주에 대해 누가누가 더 나쁘게 보나 하고 경쟁하는 것입니다. 이제 내성이 생길만도 한데. 그 사람들은 아마 70달러 하던 시스코가 10달러가 돼도 직성이 안 풀린 듯 합니다. 이미 닷컴들은 다 맛이 간 상태고 남아있는 것도 거의 없어서 지금 그 쪽에서는 그런 주식들을 “ex-블루칩” 이라 부릅니다. 예전에 잘 나갔지만 지금은 애물단지에 불과하다는 의미죠. 물론 IBM, GE 등 진짜 블루칩들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한 때 뉴블루칩이라 불리며 미 경제의 상승을 주도했던 선마이크로시스템즈 같은 기업들의 주가가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아직 PER가 높다는 게 미국의 문제죠.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수정은 언제든지 될 수 있습니다. 원래 V자 회복 전망은 성장률에 기인한건데 비관적 시나리오로 보면 2% 대로 간다는 전망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일부 국내 증권사에서는 성장률이 2.8%까지 내려간다고 강한 어조로 썼지만. 저도 물론 그렇게 할 수는 있습니다. 홍콩에 있는 아시아리서치팀 보스한테 "까짓거 성장률 2%대 라고 쓸까요" 라고 물었더니 "네가 나설 필요 없다. 어차피 안 좋다는 거 다 알고 있는데 적당히 깎아라"라고 하더군요. 나와있는 수치나 싸이클상으로 보면 올해 하반기쯤에는 반등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반기에는 V자 회복이 있을 것이다라고 쓴 겁니다. 한국에서는 이제까지 V자 회복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구조조정보다 경기부양이 우선이다" -지금까지 써낸 리포트는 제목 등이 무척 강렬해서 마치 주식쪽에 있던 “스티브 마빈”을 연상시킨다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뭐가 그렇게 강렬하죠?(웃음) -시장이 기억하는 문제작이 2편이나 있지 않습니까. “하드랜딩”과 “V자회복”. 두가지 주제 모두 오부장께서 먼저 언급한 것 아닌가요. ▲앞뒤말이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V자 회복이 되려면 하드랜딩이 앞서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하죠. 골이 깊어야 산도 높아지는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지난해말에는 분명 하드랜딩을 이야기하셨는데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걸 안 하면 시장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과 둘째는 정부에게 신경 좀 쓰라는 의미였죠.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도 모르고 그 때 정부는 구조조정(restructuring)이니 뭐니 한다며 거기에만 신경쓰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restructuring”이라는 말을 무척 싫어합니다. -왜 그렇죠? ▲restructuring이라는 게 말이 쉽죠. 한 꺼풀만 벗겨서 "대체 restructuring이 뭐냐" 고 물어보면 사람마다 다 다르게 이야기합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학을 배운 사람인데 경제학 교과서에는 restructuring이라는 단어를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어요. 지금 노조는 구조조정 결사반대를 외치고, 정부는 구조조정 해야한다고 난리고, 외국 사람들은 한국은 구조조정이 안 돼서 문제라고 하는 게 우리의 현실 아닙니까. 그럼 이게 대체 뭐냐는 말이죠. 시티 내부적으로는 restructuring에 대해 경기반등의 필요조건은 아니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restructuring이 안돼서 “너희는 꽝이다”라는 건 상황을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이고 오히려 우리는 경기가 반등했을 때 restructuring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restructuring을 제대로 안 할 바에는 경기부양이라도 하라는 거죠. 근데 그걸 못하니...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라는 식은 곤란하다는 겁니다. -손놓고 있지만 말고 뭔가 해야한다는 뜻입니까. ▲물론입니다. 사실 경기부양책을 쓰면 국내에서는 체감하기 힘들지 몰라도 외국투자자들은 더 좋아해요. 그 단적인 예가 일본이죠. 자기들이 다 일본주식 사 놨는데 주식 값이 올라야 할 거 아닙니까. 사실 외국인들이 무척 이중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중요한 건 성장이지 구조조정이 아닙니다. 자기가 투자한 돈이 아깝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건 수익성(earnings)인 것 같네요. ▲earning이든 뭐든 무엇보다도 기업경기전망(Business outlook)이 밝아야만 합니다. 그래야 earning도 나오게 되죠. 사람 자르는 식의 구조조정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한국은 사람을 많이 자르기도 했고. 심리적인 안정이 중요 -오부장께서 쓰신 “경기부양을 선택하라”는 보고서는 edaily내에서도 논란이 됐습니다. 경기부양이든 구조조정이든 둘 중 하나는 해야하는데 하려면 경기부양을 해야한다는 내용을 보고 씨티가 정부를 도와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혹시 그 보고서 이후 정부측에서 만나자는 제의는 없었나요? ▲전혀 없었어요.(웃음) 기본적으로 씨티에서도 현대전자 문제에 깊이 관여했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다 나쁘다, 쓰러진다 말할 때 우리까지 그러면 안된다는 건 있을 수 있죠. 그렇게 하면 완전히 숨 넘어가는 사람에게 칼 꽂는거 아닙니까. 어떻게 보면 씨티에서 정부보다 먼저 현대전자가 괜찮다고 판단한 거죠. 사실상의 경기부양 효과를 일으켜 사람들의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단기적이지만 일조를 했다고 봅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에요 그린스펀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쏠리는 이유말입니다. 지금 당장의 금리인하가 큰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안정감을 얻고 싶은 심리죠. -다른 이코노미스트들과 교류가 있습니까. ▲없어요. 저는 제 직업을 청기와장수같다고 생각합니다. 교류할 시간도 없고, 사실 주식시장의 애널들을 보면 서로에 대해서 경쟁심리도 많이 느끼는 것 같은데 그런 건 별로 없어요. -하바드에서 공부할 때 전공분야는 뭐였습니까. ▲거시경제, 특히 소비 관련을 공부했습니다. 소비가 무엇에 의해서 결정되느냐 같은 주제로. 박사학위를 끝내지는 못했어요. -유학을 하게 된 동기는 뭐였습니까. 고등학교때부터 대학졸업때까지 수석을 놓친 적이 거의없다고 들었는데요. ▲학력고사 수석이라고 알려져 있을 뿐이에요. 그거 말고는 뭐...원래는 이과쪽을 지망하려했습니다. 아버님이 서울대 법대를 나오셔서 공무원 생활을 하셨는데 공무원 생활이라는게 빤해서 어머니가 힘들어하셨어요. 아버님을 보면서 법대갈 생각은 추호도 안했죠. 공무원은 돈 못 번다는 생각이 뼈속 깊이 박혀 있어서. 나중에 보니까 서울대 법대가 무척 좋은 학교더라구요.(웃음) 자연계로 가려니 아버님이 과학자해서는 한국에서 출세하기 힘들다고 극구 말리시고, 솔직히 지금 철들고 나니까 아버님의 그 말씀이 공감이 갑니다. 그래서 전공을 결정하려고 보니 남는 건 경제학밖에 없었어요. 요즘에야 젊은 사람들이 생각이 바뀌어서 경영학과도 많이 가지만 우리 때만 해도 문과생들이 택할 수 있는 과는 법대, 그게 싫으면 경제학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학교 졸업하고 보니 뭔가 허전했습니다. 바로 취직하기도 그렇고, 다른 친구들처럼 고시 볼 마음도 없고, 그래서 유학을 선택했죠. "자네는 교수될 것 같지는 않은데" -대학시절에도 역시 공부를 잘 했다던데 교수님들의 주목도 많이 받았겠어요. 어떤 분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까. ▲정운찬 교수님, 한승수 교수님 등이죠. 뭐 맨날 일등만 한 건 아니었고 성적은 그런대로 잘 나온 편이었어요. 어쨌든 주목을 받고 장도에 오르긴 했는데 한승수 교수님이 악수하면서 그러시더라구요. 그 때 막 비서실장 하시고 주목을 많이 받으시던 때인데 그분이 그러셨어요. "자네는 교수될 것 같지는 않은데...뭔지는 모르지만 무척 재미있는 일 할 것 같구만" 이라고. -유학생활은 어땠나요? ▲가서 공부를 따라가는 건 사실 어렵지 않았어요. 그러다 중간에 군대 문제가 걸려있어 다시 한국에 들어와 입대했죠. 군대에 갔을 때 사수가 하버드 MBA를 나온 사람이었습니다. 그 선배가 투자은행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 가서 이코노미스트라는 걸 하면 별로 하는 것 없이 돈도 많이 준다고 하더라구요. 가뜩이나 교수는 싫고 뭐 딴 거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그런 것도 있나 싶었죠. 교수만 해야하는 줄 알았는데 새로운 일이 생긴거죠. 군대 마치고 돌아갔더니 2년의 공백기간 때문인지 공부가 잘 안됐어요. 논문도 잘 안 써지고. 박사 수료까지는 논문만 남았었는데 이 논문 쓴다는 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게다가 지도교수라는 사람이 "너는 박사하는 것 보다 딴 거 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고 말하더군요. 그 말은 즉 "너는 여기 적당하지 않으니 딴 데가서 딴 길 알아봐라" 이거죠. 그래서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일단 한국에 들어가고 보자. 연봉 천만원을 받더라도 들어가서 일 하는게 낫지 여기선 폐인되겠다" 라는 생각에 귀국했습니다. 그 때 우연찮게 지금 삼성증권 상무로 계시는 박진회 상무를 만나 씨티은행 입사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게 언제죠 ▲96년이죠. 그리고 97년 말에 IMF가 터지면서 이코노미스트로서의 눈을 뜨게 됐습니다. 그 전까지는 뭐 이코노미스트라는 것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98년부터 현장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전 경험이 풍부해야 -학위를 목전에 두고 귀국했는데 거기에 대해 일말의 미련이나 후회는 없습니까. ▲없어요. 현장에서 배우는 게 거기서 허송세월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 계통의 사람들 보면 박사학위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어요. 박사학위 소지자들은 대부분 IMF나 세계은행에서 커리어를 쌓고 돈 벌겠다고 투자은행쪽으로 발길을 돌린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 얘기들어보니 IMF나 세계은행도 거의 제2의 재경부나 마찬가지더라구요. 상당히 관료적인 조직이라 연줄이 중요하고 위로 올라가는 거 바늘구멍 뚫기보다 힘들고. 그러니 연봉 몇 십만불 주는 투자은행에 오는 거죠. 박사학위 목전에서 관둔 나같은 사람도 무척 많아요. 따지고 보면 그린스펀도 나랑 똑같은 경우죠. 나중에 뉴욕대에서 박사학위를 주긴 했지만. 우리 리서치 헤드도 박사학위가 없습니다.(웃음) 내가 대학교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면 모르겠는데 그럴 맘도 겨를도 없고...그냥 이거 70세까지 할 생각입니다. -학문으로서 경제학을 택한 것은 만족하십니까. ▲경제학 이론과 금융시장에서 이코노미스트가 봐야할 것은 전혀 별개입니다. 경제학원론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는 첨단을 달리는 실무 현장에서 결론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죠. 경제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대학에서 배운 건 오직 그거 하나죠. 저는 정말로 이코노미스트가 연예인이랑 같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자산운용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까. ▲아직은 이코노미스트로 할 일이 남았기에 그런 생각 없습니다. 전혀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닌데. 글쎄...만일 하게 된다면 스트레티지스트 정도? 이렇게 해라 저저렇게 해라 전략을 제시해주고 실무는 밑에 있는 사람들이 하고, 그런 방식으로 한다면 모르죠. 내가 직접 한다? 우선 나이가 걸려요. 대부분의 딜러가 30대 초반이 아닙니까. 30대 후반 40대 초반 돼서 오면 누가 받아줄까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내은행에서 일할 생각도 있습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그쪽은 경험이 없어서. 사실 글로벌 리서치조직의 일원으로 있다는 것이 아직 제게는 많은 이득이 됩니다. 배울점도 훨씬 많고. 저를 씨티에 입사하게 만든 박 상무께선 그런 고민 끝에 회사를 옮기셨습니다. 물론 저도 그 분이 삼성증권으로 옮길 때 하셨던 고민을 할 때가 오겠죠. 하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데이터를 의심하고 숨겨진 의미를 찾아라" -다른 이코노미스트들과 자신의 차별점이랄까 장점은 무어라고 보십니까. ▲앞서 말했듯이 숫자를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잘은 모르지만 결과물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데이타가 나오면 우선 의심을 해봐야하는데 배운 이론이라던가 과거 경험이라던가 그런데 얽매여서 단순하게 생각한다” 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로서의 한국의 프로페션은 내가 만든다" 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이코노미스트는 무조건 극단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고. 수없이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수많은 리포트를 써내는데 극단적으로 쓰지 않으면 누가 그걸 읽어주겠습니까. -리포트를 쓰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나요? ▲인터넷이 발달한 후 이코노미스트들의 리포트를 쉽게 쉽게 받아보는 건 좋은데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부담이 됩니다. 저번에도 이 정도면 조정을 받을 것 같다고 썼더니 딜러가 전화해 "오부장. 그런거 쓸거면 미리 얘기나 해주고 쓰지. 어제 채권 샀는데 어떡하라구" 라고 하더라구요. 그거 말고는 글쎄? 아마 옛날에 쓴 리포트 지금 읽으면 부끄러워서 못 볼겁니다. (인터뷰 하편으로 이어짐.)
2001.03.10 I 정명수 기자
  • (초점) 웹밴의 쓰디 쓴 교훈- NYT
  • 인터넷을 이용해 잡화 비즈니스를 개혁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잡화 비즈니스 개혁을 위해 10억 달러나 쓴 웹밴의 사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19일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웹밴은 실패한 인터넷 상거래 업체의 대명사격으로 간주되고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지금까지 12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인 웹밴은 아마존에 이어 두번째로 큰 온라인 상점이다. 그러나 부엌 선반까지 식품을 배달하는 것은 UPS를 통해 책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처음 장사를 시작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웹밴은 그 지역 가구의 6.5%로 부터 주문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1년 반 동안에 이룬 성과치고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이 두번 다시 주문을 내지 않았다. 그리고 시스템 운영에 돈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연간 매출이 1억 2500만 달러가 넘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3분의2 정도를 달성했을 뿐이다. 웹밴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문제를 풀기 전까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웹밴은 매 분기마다 1억 달러의 현찰이 줄고 있는 중이다. 지금 현재 갖고 있는 현찰은 2억 1200만 달러. 웹밴은 원래 작년 9월까지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흑자로 반전할 것이라고 다짐했으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 후로는 더 이상 현찰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연간 400만 달러의 돈을 받고 앤더슨 컨설팅(액센추어)에서 일하다가 웹밴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조지 샤힌은 "만약 당신이 2년 전에 나에게 "모델이 괜찮느냐"고 물었다면 나는 "아니다. 거품이 꺼지고 말 것이다"라고 말했어야만 했을 것이다"라고 실토했다. 그는 "당시에 나는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웹밴이 가능한 웅장하게 보이려고 했다고 말한다. 웹밴은 아주 복잡하고 비싼 자동화된 배달 시스템에 모험을 걸었다. 그리고는 이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전에 26개 도시로 확장해 나갔다. 로버트슨 스티븐스의 애널리스트인 로렌 레비탄은 "그들은 한 시장에서 그들 모델을 완벽하게 만든 뒤 긍정적인 현금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웅장함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프로그래머들은 더 이상 미래 주방을 개발해내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의 매출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전자 쿠폰 시스템만 만들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다. 웹밴은 이미 26개 도시 진출 계획을 포기했으며 뉴저지 등의 3500만 달러짜리 창고 오픈 계획도 철회했다. 이러한 사업 축소와 여러차례에 걸친 해고 등 웹밴의 구조조정 계획이 성공한다면 웹밴은 올해 말이면 은행에 100만 달러의 현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웹밴의 주가는 현재 34센트다. 최고가보다 99%나 떨어졌다. 나스닥은 이미 웹밴의 거래를 중단시킨 상태다. 웹밴이 망한다면 이는 지금까지 있었던 인터넷 사고로는 가장 큰 규모가 된다. 벤치마크 캐피털, 세퀘이아 캐피탈, 골드만 삭스, CBS 등이 7억 9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웹밴이 인수한 홈그로서에는 다른 기업들이 4억 3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문제는 그 돈이 모두 고객들이 어떠한 서비스를 원하는 지에 대한 리서치없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폐쇄적인 성격인 수학자이자 창업자인 루이 보더스는 복잡한 재고 관리와 배급 시스템 수립에만 집중했다. 샤힌에 따르면 "보더스는 우리가 만들기만 하면 고객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보더스는 지금까지 어떠한 유통업체도 하지 못했던 "많은 상품에 대해 싼 가격에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웹밴은 이에 따라 30분 내에 배달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피포드를 비롯한 경쟁업체는 2시간 배달을 하고 있었다. 보더스는 "크지 않으면 망한다"는 인터넷 투자 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벤치마크 캐피털의 데이비드 베르니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베르니는 지난 주에 "좀 더 적은 수의 시장에서 했었더라면 하고서 말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샘 월튼이 월마트를 개설하는 것보다 더 빨리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만큼 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장이 있었다. 그러나 돈을 끌어들이고 브랜드 네임을 세우고 투자자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잡음 수준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아직까지도 보더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옹호하고 있다. 그는 또한 웹밴이 두려워 했던 것은 경쟁업체가 앞서나가지 못하도록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사실 피포드, 스트림라인, 아마존,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바이어스 등이 홈그로서를 지원하고 있었다. 결국 양측에서 군비확장 경쟁이 일어났다. 홈그로서의 창업자인 테렌스 드레이튼은 "모든 투자은행 직원과 금융 조언자들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멀리 더 빨리 나가라고 재촉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돈은 끝없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작년 여름 인터넷 주가가 급락하면서 홈그로서는 웹밴에 인수됐다. 홈그로서의 후원자들에게 있어서 웹밴의 매각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왜냐하면 홈그로서는 더 싸고 덜 자동화된 창고를 가진, 시장의 실제와 보다 많이 부합하는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홈그로서의 초기 투자자중 한 명은 "우리가 더 컸었고 더 잘했고 수익을 내는데 더 근접해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웹밴이 월스트리트를 향해 허황된 소리를 함으로써 우리의 장점을 훼손시켰다"고 말했다. 웹밴의 경영진들도 홈그로서의 1000만 달러짜리 창고가 자신들의 3500만 달러짜리 창고보다 더 낫다고 말한다. 웹밴의 사장인 로버트 숀은 "우리가 만약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한 시장용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밴은 샌프란시스코에 하루에 8000개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창고를 지었다. 이는 이 지역의 전체 잡화 매출의 3%가 넘는 규모였다. 15개월 안에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3000개의 주문만 처리할 수 있으면 됐다. 그러나 작년 말까지 주문은 하루에 2150개 밖에는 안됐다. 웹밴은 75달러 이하의 상품 주문에 대해서는 4.75달러의 배달료를 부과, 비용을 줄였다. 그리고 30분 배달도 지금은 한 시간으로 연장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웹밴은 기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어야만 했다. 평균적으로 웹밴의 고객들은 분기당 1.8건 밖에는 주문하지 않고 있다. 현재는 핵심 고객을 상대로 한 이메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추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은 웹밴이 쿠폰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 또한 기저귀와 종이 타월과 같은 저가 패키지 상품도 내놓고 있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웹밴은 지금 새로운 충성도 보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웹밴은 지금 올 3분기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으며 올 연말까지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넷스케이프의 전 최고경영자인 제임스 박스데일은 "모델을 입증하던지 안하던 지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필요는 혁신의 어머니"라고 잘라 말했다. 샤힌은 "앞으로 2개 시장에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면 필요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미래는 어두울 것이며 용서를 구할 수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2001.02.20 I 김홍기 기자
  • 증권사 사장단 청와대 간담회 발언록(전문)
  • 8일 낮 청와대에서 개최된 김대중 대통령과 증권시장 관계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업계 대표들은 "기업연금 제도의 조기도입이 필요하다"고 김 대통령에 건의했다. 이에 김 대통령은 "매일같이 증시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정부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이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간담회 발언록. ▲오호수 LG투자증권 사장 = 새해 들어 증권시장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큰 활력을 되찾고 있다. 정부가 수요보강을 위해 연기금 주식투자를 늘리고 근로자 주식투자, 회사채 신속 인수제 등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들을 취한데 힘입어 이러한 증시정책에 공감하고 신뢰를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증권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취약하다. 개인투자 거래비중이 높고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크게 부족하다. 외국인 자금 움직임에도 민감하다. 기업연금을 도입해 장기투자를 유도하면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을 높일 수 있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 주식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정부의 지속적 개혁과 금융개혁에 힘입어 여러 제도와 여건 개선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이덕훈 대한투자신탁증권 사장 = 증권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동안 시장이 위축돼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작년에 상당히 어려웠다. 채권시장은 거의 거래가 중단되는 등 신용경색 현상이 나타났다. 작년말 대규모 기업 연쇄부도의 우려가 있었다. 특히 투신은 고객의 불신이 강해 기관투자가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연말에 환율을 1300원대에서 1100원대로 과감히 조절해주고 신주인수제도 등을 도입해 채권시장도 경색현상이 풀리고 주식시장도 좋아지고 있다. 정책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시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업계는 많이 낙후돼 있다. 시장경제가 움직이는 것은 90년대 후반부터 가능했다. 증권회사의 고객 수요 충족 노력이 부족했다. 업계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시의적절한 정책을 세워주신다면 증권사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 우선 업계를 신뢰해 달라. 특히 증권업계는 위험을 갖고 미래를 예측하고 산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과거 잘못으로 민·형사 책임을 받고 있다. 옥석이 구별되지 않아 사장이하 전직원이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자유화에 대한 규정과 규제부문에 대해 정부와 업계가 신뢰하고 시기를 놓치지 않고 개선해 준다면 기여할 수 있다.정부도 기업마인드를 갖고 업계에 동반자적인 도움을 줬으면 한다. ▲최운열 한국증권연구원 원장 = 대통령께서는 증시활성화 방안을 물었을 때 철저한 기업개혁이 활성화 방안이라고 정확한 답을 했다.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증시 불확실성이 높았고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시장이 평가했다.합리적이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도록 해달라. 전체 주주 중심의 기업이 되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하나 시장에서 평가를 못받고 있다.당근 정책은 어떤가.시장을 신뢰할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에 금리 차등, 신용평가 우대, 회사채 납부시 수수료 차별 등으로 당근정책을 쓰면 달라질 것이다. 외국 기관 투자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지배구조를 바꾸면 38%이상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겠다는 답변을 했다.지배구조를 바꾸면 이렇게 좋아진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개인투자가 비중이 너무 높다. 기업연금제를 가능한 조속히 추진하는게 좋겠다. ▲진념 경제부총리 = 오사장이 기관투자가의 비중 높여야 한다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제기한 대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지적하는데 환율 조정은 시장 상황에 과감히 맡겼다. 정부도 업계를 신뢰하는데 업계도 정부보다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규제완화할 것을 지적하면 반영하겠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과정에서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얘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정부는 인위적인 정책은 쓸 수 없고 안쓰려고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는 방향에 중점을 두고있으며,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정부는 증시활성화와 관련해 시장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는 방향이면 몰라도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은 기업 자체 일이다. 내외투자가에 대해 주주중심으로 경영하고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회사가치를 극대화하고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증시활성화가 수많은 투자가에게 좋은 기회를 준다고 생각하고 심리적 안정에 역점을 두겠다.2월말까지 개혁을 마무리짓고 그 이후에는 상시적 개혁과 자기 혁신이 이뤄지도록 하겠다.지금 어렵지만 구조개혁하고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면 확실히 비전이 있다. 증권과 자금 관리의 최고경영자 여러분이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금년은 증시가 다시 도약하는 해로 하자.귀를 열어놓겠다.힘을 모으자.그 심부름을 내가 하겠다.어렵지만 이같은 구조조정 노력을 하고 투자 소비심리가 안정되면 비전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지나친 자만심은 안되지만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우리가 자신감을 안 가지는데 외국인이 오겠나. ▲대통령 = 오늘 이 자리에는 증권관리소 이사장,증권계의 지도자들이 모였다. 먼저 작년에 어려움을 겪은데 대해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 드린다. 450만명의 투자가들, 중복까지 치면 780만명의 투자가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100조원의 손실을 입은 작년 상황에 대해 때로는 밤잠을 설치면서 걱정하고 가슴아프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힘을 내서 새해부터 증시가 활력을 찾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올해는 작년에 잃은 것을 회복할 수 있는 증시로 발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부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지금 자본시장이 회복중에 있고 증시도 약간 활기를 띄고 있다고 해서 매일 같이 TV에 나오는 증시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IMF를 극복할때 증시가 도움이 되고 벤처창업의 동기부여도 된 것을 기억하면서 금년에도 더 한층의 역할을 부탁한다. 증시활성화는 왕도가 없고 정도만 있다. 정도의 하나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또한 증시안정정책을 세워 주변 환경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기업이 경쟁력이 있어야 주식이 팔린다. 기업의 경쟁력은 이윤을 내야하는 것이다. 돈을 버는 기업, 부채가 적은 기업, 재무구조가 투명한 기업, 이런 기업이 우리에게 필요하다.이를 위해 우리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하고 기업의 상품가치를 높여 증시에 내놓아 하며 관련기업에 대해서 그런 것들을 엄격히 주문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4대부문 개혁에 대해 어떻게 보면 열심히 했고, 어떻게 보면 신속 철저하지 못했다. 그점을 반성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금융개혁을 했고 기업도 56개 기업을 퇴출시키고 살릴 것은 과감히 살리는 노력도 해왔다. 공공부문도 한전,한국통신,한국중공업,철도청 등 민영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연말 금융대란이라고 했는데 정부도 큰 곤혹을 느꼈다. 두 은행이 파업해도 걱정이었다. 전 금융기관이 파업한다고 할 때 위기의식도 느꼈다. 그러나 정부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대처했다. 노동조합은 근로조건을 가지고 싸울 수 있으나 노동조합이 합병 등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용납해서는 안된다. 주주와 이사가 결정할 일이지 노조의 일이 아니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집회,파업,정치활동 등을 모두 합법화해 주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조건을 제시했다.모든 자유를 주겠다,그 대신 법을 지키고 폭력을 써서는 안된다.그런데 금융계가 파업을 했다.정부는 여기서 정권의 안위를 걸고 반드시 극복하겠다,노동질서를 바로 세워 새로운 노사문화 만들자는 각오로 임했다. 그 결과 희생없이 무사히 해결됐다. 이것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올해 우리 노동계는 작년보다 더 안정돼 갈 것으로 확신한다. 노동계와 대화해서 어려운 문제를 풀고 있고 있다. 또 많은 사업장이 무쟁의 선언을 하고 있다.우리가 세계적인 경쟁에서 이기려면 구조조정을 철저히 해야하며 노사가 힘을 합해 이겨내야한다. 외환위기 당시 기아자동차가 파산해 15000명을 해고했다. 그러나 경쟁력이 강화되니까 다시 자동차가 팔리고, 나갔던 노동자들이 대부분 복귀했다. 현대도 그런 예에 속한다. 따라서 개혁을 철저히해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국가경제와 기업, 노동자를 위해 좋은 일이다. 우리는 노동자를 위해 구조조정을 철저히 해나갈 것이다. 기업이 경쟁력을 높혀야 돈을 벌고,주식시장에서 기업이 값있는 상품으로 등장할 수 있지 않겠는가.동시에 증시가 안정적으로 발전되도록 정부는 자본시장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자본시장 발전이 기업발전에 연결되도록 할 것이다. 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장기안정을 위한 수요기반 조성을 위해 연기금 투자를 확대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시가총액대비 연기금 투자비율이 미국이 24%, 영국 33%,한국은 1%이다. 우리는 연기금의 주식투자비중을 앞으로 대폭 늘려나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경제 부총리가 적극 추진할 것이다. 선진국의 연기금이 증시 안정의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듣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점을 참고로 해야 할 것이다. 회사채 신속인수는 국내외적으로 비판이 있다. 그러나 이 조치가 매우 중요했다는 평가를 하는 것을 보고 감사히 생각한다. 이 문제는 IMF도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동시에 단기에 그쳐야한다는 주문도 있다. 이 주문도 명심해야 한다.언제나 긴급조치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근본적으로 증시 상장기업들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왕도가 아닌 정도를 찾는 증시정책을 해야한다. 앞으로 증시안정화를 위해 정부, 증권거래위원회, 코스닥 관리위원회 ,거래소 등 유관기관들이 긴밀히 협조해 시장안정에 노력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자신을 가져야 한다.우리 민족은 어느때보다도 자신을 가질 자격이 있고 가치가 있는 시대이다. 산업사회는 자본,노동, 원자재 등 눈에 보이는 물질이 기반이었다.우리는 이런 것들이 없었다. 그러나 지식기반시대인 IT, BT시대에는 인간의 창의력,모험심이 경쟁력의 핵심요소이다. 알기쉽게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빌 게이츠 같은 사람 10명만 나오면 세상이 바뀔 것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일사분란한 단체행동,즉 민족의 경쟁력이 강해야 했다. 그러나 창의력과 모험심이 경제를 움직이는 시대에는 문화창의력,모험심이 있는 우리 민족이 때를 만난 것이다. 불교가 들어오면 해동불교로 발전시켰다.중국이 한국만은 중국화시키지 못했다.그 원인은 중국문화를 받아들여 동화되지 않고 재창조했기때문이다.만주족은 중국에 청나라를 세워 270년 동안 통치했으나 중국에 동화돼 소멸됐다.그러나 우리는 7천만명의 대민족으로 당당히 남았다. 이런 소중한 유산이 21세기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여러분은 이 나라를 세계 경제국가로 만들 전사들이다.정부는 이것을 지원할 것이다.이러한 우리 민족의 자질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평가하고 있다. 21세기 IT,BT시대에 여러분이 선두에 서주시고 정부가 길을 열고 뒤에서 밀어 이 나라도 한번 세계일류 경쟁국이 되는 기반을 남은 임기동안에 닦을 생각이다. 국민적 합의속에 4대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사람들이 별로 인정안하지만 앞으로 국민의 정부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될 것은 정보화에 주력하고 벤처기업을 육성한 것이다.여기에 앞장선 것이 평가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우리는 하면 된다.외환유기를 극복했고 작년 외환보유고 세계 5대 국가이며 7개밖에 없는 순채권국가에 들어갔다. 지금 어렵지만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국민의 능력으로 보아, 세계가 놀라는 정보화를 추진한 힘으로 보아 우리는 앞날에 희망이 있고 하반기부터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시적으로 하지말고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체제를 강화해 어떠한 불황에도 이겨내도록 하고, 재무구조를 강화해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러한 체질강화를 하는 동시에 증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여러분이 이 경제를 끌고가는 책임자로 앞장서주고 정부는 지원자로서 서로 손을 잡고 증시활력을 이루어나가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일류 경제강국의 기초를 닦아서 후손들에게 넘겨준다는 각오로 일해주기 바란다. 임기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지원할 것이다. 정부를 믿고, 정부는 약속을 반드시 실천한다고 이해하고 증시부문에서 성공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부탁한다. 이 해가 우리증시가 크게 발전하는 해 가 되도록 다 같이 협력하자. <끝>
2001.02.08 I 안근모 기자
  • 이용득 금노위원장 기자회견문(전문)
  •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금융노동자 여러분! 우리 금융노동자들은 비와 눈보라가 몰아치는 혹한속에서도 값진투쟁을 전개했습니다. 금융노동자의 의지와 투쟁성을 대내외에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투쟁에서 국가경제를 책임져야할 정부는 파업시 대책이나 파국을 막을 힘이 전혀 없음을 여실히 드러냈으며, 우리의 투쟁력과 강고한 단결력의 표출은 이미 싸움에서 승리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투쟁으로 많은 고객들과 국민여러분에게 불편과 피해를 끼쳐드렸습니다. 아울러 이에 대한 책음은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먼저 저희 금융노조에서는 파업명령을 내린 위원장인 제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법처리를 받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은행장들과 정부 관계자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하건대, 충격요법으로 금융시장을 교란시키고 기업등에 자금경색을 가져와 결과적으로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졸속적 금융정책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무능한 경제관료들의 가시적인 한건 실적을 위한 금융정책은 철저하게 근절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번투쟁을 통하여 분명히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의 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11개은행의 퇴출과 4만 8천명의 금융인이 구조조정의 희생물로 직장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정부정책의 실패를 계속 금융인에게 전가하고 국민들을 호도하는 얄팍한 속임수를 즉각 멈추고 금융시장 안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안정시켜야 합니다. 특히 금번 파업을 통해 정부와 은행책임자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하여 보여준 행동이 궁극적으로 어떠한 대가로 돌아오는가를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연말의 자금이동이 집중되는 시기에 파업 때문에 수많은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국가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는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이번 파업을 12월 28일 16시 20분을 기하여 일단 유보함과 동시에 다음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또다시 전 금융인의 총파업을 강력하게 전개해나갈 것임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요구사항 1. 금번 12월 22일 국민은행-주택은행 합병선언은 단지 계약(MOU)일 뿐이다. 은행업은 사람을 기본으로 하는 신용사업이므로 전종업원이 반대하는 합병은 원천적으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합병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합병에 관한 전반적인 노사간 자율적인 협의를 반드시 거쳐 결정하여야 한다. 2. 금번 파업에 참여한 전종업원에게는 어떠한 인사상불이익과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 3. 금번 파업의 노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파업명령권자인 금융산업노조위원장에게 있기 때문에 금융산업노조위원장과 국민ㆍ주택지부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간부에 대해서는 일체의 책임을 최소화하고 노사협의회의 일정기간은 유예되어야 한다. 2000. 12. 28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이 용 득 국민지부 위원장 이경수, 주택지부 위원장 김철홍
2000.12.28 I 김병수 기자
  • (요약)정운찬 교수 "내가 본 한국경제" 강연
  • 서울대학교 정운찬 교수는 16일 "현대건설을 비롯한 부실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야한다"며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음은 정 교수가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조찬에서 강연한 "내가 본 한국경제" 의 요약이다. ◇2001년 경제전망 현재 한국경제의 성장률, 물가, 국제수지 등 거시지표는 좋은 상황이다. 내년도에도 현재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성장 측면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이 성장을 주도, 불균형이 심하다. 수요 측면에서는 내년도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분배의 불균형이 소비수준을 더 떨어뜨릴 것이다. 수출은 미국 경기와 관련이 있다. 미국의 10년 호황에는 거품이 있어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기업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대외적으로는 고유가가 문제다. 대내적으로는 98년 가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총통화가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국제수지는 GNP의 3% 수준인 150억달러 흑자가 적정하고 외환보유고도 수입액의 25%인 300억달러면 적정한 것으로 얘기하지만 위기상황이므로 이 기준을 넘어서도 좋다고 본다. 다만 외환보유고 950억달러의 많은 부분이 차입인 것은 문제다. 높은 금리로 달러를 빌려서 낮은 금리를 받고 외국은행에 묻어둔 외환보유고는 의미가 없다. ◇기업구조조정 기업의 이익(영업이익 등)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을 보면 이미 94년부터 이 비율이 1미만인 기업수가 전체 기업의 30%인 1000여개 달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상태가 3년간 계속되면 퇴출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재벌기업의 경우 계열사 지원을 통해 기업이 퇴출되는 것을 막아줬다. 은행도 기업퇴출을 과감하게 하지 않았다. 정부도 책임이 있다. 정부는 재벌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해결하라는 정책을 폈다. 최근 경제부처 책임자가 혼선과 실망을 주고 있다. 재벌에게 계열분리를 하라고 주문하면서 현대건설이 위기에 몰리니까 형제들에게 도와주라고 한다. 한국은 그냥 놔둬서 다 망하느냐, 일부만 망하느냐 선택의 기로에 있다. 현대건설이 살기 힘들면 청산해야 한다. 현대는 벌써 수차례 자구안을 내놨다. 잘 되는 기업에 돈을 주고 내실을 기해야한다. 실업 걱정을 하지만 노동자들에게 실업수당을 주고 다른 길을 모색하도로 하면서 구조조정을 해야한다. ◇금융구조조정 기업이 부실화되면서 은행까지 엄청난 부실채권을 떠안았다. 케인즈는 이렇게 말했다. "1천 파운드 빚을 지고 있으며 밤에 잠이오지 않는다. 10만 파운드 빚을 지며 은행원이 잠을 자지 못한다." 우리 은행들은 부실기업과 난파선에 동승한 형국이다. 외환은행이 현대에 끌려다니고 있다. 은행장이 나서서 현대가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다닌다. 은행의 부실채권이 100조원 정도 될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한다. 은행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는데 인색할 필요는 없다. 과거 40년간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건 적건 국민들이 수혜를 봤다. 다만 성장의 과실을 많이 딴 사람은 공적자금 부담도 많아야 한다. ◇은행 퇴출과 합병 공적자금을 쓰는데 인색하지는 않지만 쓰는 방법은 달라져야한다. 98년 은행구조조정을 할 때 이른바 클린뱅크 정책이 맞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바뀌었다. 큰 은행이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퇴출시켜야한다. 부작용을 줄이는데 공적자금을 써야한다. 은행합병에 대해서는 (우량은행간 합병을 제외하고) 반대한다. 부실 더하기 부실은 당연히 부실이다. 우량은행 더하기 우량은행은 우량은행 또는 부실은행이다.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을 한다고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에서도 은행간 합병은 성공확률이 30%로 낮다. 은행합병의 모티베이션은 효율을 위해 각 은행이 최대한 노력한 다음, 그래도 다시 효율을 위해 합병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이 합치고 또 다른 우량은행과 합친다고 하는데 성공확률은 더욱 떨어진다. 과거 제일은행과 서울은행 처리는 외환위기 당시 청산을 하거나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1원에 사가라고 했어야 했다. 질질 끌다가 처리가 어려워졌다. ◇현대건설 지금 국민여론을 조사해보면 현대건설을 살리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쉬운 길을 택한 것이다. 개인적으로(학교에 있는 사람으로서) 현대건설을 청산시켜야한다고 생각한다. 현대건설 처리를 놓고 외국에서 문의가 많았는데 (처리방향이)너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우려했다. 현대건설은 법정관리도 안된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은 경재업체를 죽이는 역효과가 있다. 법정관리를 받으며 저금리로 회사를 운영하고 덤핑으로 물건을 판다. 될 수 있으면 잘 안되는 기업은 청산시켜야 한다. ◇노동문제 기업을 퇴출시키면 대량 실업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업수당을 제공하면서 재출발 기회를 줘야한다. 노동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노동시장이 좀 더 유연해져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노동자의 항의를 무조건 나쁘다고 해서도 안된다. 대통령이 정치적 의지를 보여줘야한다. DJ는 못사는 사람, 노동자의 지지를 받았다. 이들을 섭섭하게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나서서 "잘못하면 다 죽는다. 노동자도 그만 요구하라"는 식으로 정치적 리더쉽을 발휘해야한다. ◇기업퇴출은 필요조건 현대, 대우를 무너뜨리는 것에 대해 "역사가 중요하지 않나", "그동안 잘한 것도 있는데"라는 반론이 있다. 그러나 이는 폐쇄경제 시절에 경쟁상대가 없을 때 얘기다. 92년을 계기로 세장이 바뀌었다. 냉전기간중에는 미국이 한국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한 표본으로 생각했다. 어느 정도 봐주는 것이 있었다. 냉정이후에는 동반자(Equal Partner)로 같이 가자는 식으로 바뀌었다. 미국을 포함한 외국시각은 삼성그룹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보고 한국경제에 실망했을 것이다. 현대가 금강산 관광하는 것을 보고 외국금융기관이 대출을 끊었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세계 전파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다. 부실기업을 퇴출하지 않으면 모두 무너진다. 기업퇴출은 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충분조건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2000.11.16 I 정명수 기자
  • "현대,쌍용 원칙대로 처리"- 김대통령 발언(전문)
  • 김대중 대통령은 7일 "아무리 덩치가 큰 기업도 돈을 못 벌면 기업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현대, 쌍용양회도 이런 원칙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번에 실업자가 5만명 정도가 늘어날 것이지만 정보통신만 20만명의 고용 효과가 있기 때문에 15만명의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셈"이라면서 "실업문제도 정부가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아울러 "민족의 장래를 위해 미군이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의 안전을 지켜주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이며 남북관계가 아무리 잘 돼도 미·북관계가 잘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여수 돌산체육관에서 전남지역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공보수석실이 전했다. 다음은 발언 전문. ▲이기호 경제수석 : 전남 발전계획과 중요 경제 쟁점에 대해 설명하겠다.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체감경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구조조정을 철저히 하고 내부에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을 하면 안정성장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외국 전문가의 의견이다. ▲ 대통령 : 존경하는 허경만 지사, 전남 각계인사 여러분, 이렇게 찾아와 만나니 진심으로 감격스럽고 또 오랜만에 와서 감회가 깊은 느낌을 금할 수 없다. 여수에서 전남 일을 같이 상의하는 것도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2010년 세계해양박람회가 가장 큰 관심사인데 정부도 유치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제가 여러분께 한없이 감사드려야겠다. 전남도가 어느 도 못지않게 나를 지지해 마침내 대통령이 돼 이 나라 사상 처음으로 여야 정권교체를 하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세울 수 있었다. 당선은 내가 했지만 여러분이 한 것이다. 여러분의 지지, 투표가 없었던들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경제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외환위기는 아니다. 외환보유고가 35억달러가 975억달러로 바뀌었다. 세계에서 가장 외환을 많이 가진 5개 나라에 들었다. 순채권 국가로 바뀌고 있다. 이제 다시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금 모으기 심정으로 돌아가자. 고유가, 반도체가격 하락, 미국 증시 폭락 등 악재가 있는데 외환위기를 이겨낸 마음이라면 자신을 갖고 이길 수 있다.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시켰다. 최고의 성과는 북한이 50년동안 일관되게 주장하던 미군철수를 철회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과 얘기할 때 "할 얘기는 다 하자"고 했다. "합의한 것은 하고, 안 된 것은 의견을 나눈 만큼 덕이다"고 했다. "미군은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특수한 지정학적 위치, 대륙에 붙어있는 위치에서 동북아가 안정이 된다. 미군이 나가면 엄청난 국방비가 든다. 러시아, 중국, 일본 이런 거대한 나라에 싸여 있다. 이런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청·일 전쟁, 러·일 전쟁이 나고 일본에 당했다. 민족의 장래를 위해 미군이 있어야 한다. 미군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이익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몽고, 시베리아, 동북아에서 방대한 이익을 위해서다. 우리와 이해가 맞아 떨어져 있는 것이다. 동구에서 공산주의가 망해도 나토가 있지 않느냐. 유럽은 같은 민주주의고 문화적으로 같은데도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되겠나"라고 했다. 그러니까 김위원장이 내가 남쪽 신문에서 김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봤다. 어쩌면 나 자신과 그렇게 생각이 같으냐. 통일 이후에도 미군이 있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다 됐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통일된 후에 미군이 있으면 동북아가 안정된다. 이것이 우리 이익이다. 이점에서 역시 같은 민족으로서 민족의 운명을 같이 걱정하는구나 생각했다. 한·미·일이 공조하면서 러시아, 중국과 잘 지내지 않느냐. 북한은 왜 못 그러느냐고 말했다. 북한의 안전을 지켜주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이다. 핵무기를 갖고 있고, 국제 금융기관들에 미국이 대주주다. 미국이 OK 안 하면 안 된다. 일본, 유럽도 투자를 못한다. 관계를 개선하라. 생각이 있으면 돕겠다고 했다.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를 만나서도 얘기했다. 북한이 미군이 있어도 좋다고 했다. 조명록 차수가 미국 가고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에 가고, 미사일 협상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미국과 북한은 상당한 개선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잘 돼야 한다. 남북관계가 아무리 잘 돼도 미·북관계가 잘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도 같이 가야 한다. 이제까지 안보상황에 공조했지만 북한과 관계개선에도 공조해야 한다. 우리가 북한을 자유롭게 오가며 문화, 체육, 경제교류를 해야 한다. 정상회담에서 이 모든 것을 시작했는데 이것도 여러분이 지지하지 않았다면 이뤄내지 못 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남북문제에 진정을 갖고 접근한 것은 사형언도를 받아 공부한 때문 아니겠느냐. 무엇보다 기쁜 것은 우리 민족이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민족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전쟁이 나면 지역이 무슨 의미냐. 북한 미사일이 부산도 때리고 목포도 때린다. 적화통일도 안되고 흡수통일도 안 된다. 20년이고 30년이고 평화공존하다가 통일을 하자고 했다. 통일은 함께 잘 살자는 것이지, 어느 한쪽을 지배하자는 것이 아니다. 북한에 대해 두 가지로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하나는 긴장완화, 또 하나는 교류협력(이산가족,경제, 사회문화)이다. 이렇게 가는 것이 자랑스러운 데 그 공은 여러분이 가져야 한다. 그런 정책을 갖고 여러분이 대통령으로 선출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제 세계를 다니면서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노벨상이 나왔다고 얼마나 해외 500만 교민들이 자랑스러워 하나. 그것이 기쁘다. 나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다시 한번 감사하다. ASEM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을 만나니 당신은 그 어려운 세월을 감옥 가고 박해 받고 했는데 어떻게 이겼느냐고 물었다. 하나는 신앙이다.하나는 역사에 대한 믿음이다. 이제 죽는다고 생각하니 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군 당국자들이 우리와 협력하라, 안 하면 죽이겠다. 대통령만 포기하면 뭐든 시켜주겠다고 할 때 나도 살기만 하면 좋겠다는 유혹도 느꼈다. 그러나 그 유혹을 뿌리친 것은 역사에 대한 믿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의롭게 산 사람은 당대는 성공하지 못해도 역사에서 이긴다. 불의하게 산 사람은 반드시 패자가 된다. 나는 그것을 원치 않고, 영원히 살기 위해 죽음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살아서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까지 받아 다시없는 영광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IMF를 극복했다. 물가도 과거 10%정도 올라간 것이 올해 2.5%정도 올랐다. 피부 체감과 지수물가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수는 지수다. 환율이 안정돼 있다. 동남아가 다 불안한데 그렇다. 금리도 금년 초까지 10%이다가 8%로 떨어졌다. 우리는 무역에서도 금년의 여러 어려운 조건에서도 흑자가 전망된다. 외자유치도 62년부터 32년간 246억달러 투자 유치했는데, 지난 2년반 동안 323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허경만 지사에게서 전남에도 외국에서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단계의 체감경기에 문제가 많다. 내외조건이 다 있다. 개혁을 충분히 완성하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 금년말까지 금융개혁, 내년 2월까지 공공, 노사개혁을 철저히 완수하겠다. 생존, 발전 가망이 있는 기업은 과감히 살려내고, 가망이 없는 기업은 단호히 퇴출할 것이다. 돈 못 버는 기업은 기업이 아니다. 아무리 덩치가 큰 기업도 돈을 못 벌면 기업이 아니다. 현대, 쌍용양회도 이런 원칙에서 처리할 것이다. 내년부터는 우리 경제가 힘차게 일어설 것이다. 현재 IMF, OECD 등 세계의 권위있는 기관들은 한국경제를 위기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건전하지만 개혁을 서두르는 바람에 철저하지 못할 경우 그때는 문제가 생긴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외환위기를 극복했는데 다시 4대 개혁을 마무리하겠다. 이번에 실업자가 5만명 정도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만 20만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 15만명의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실업문제도 정부가 해결해 나갈 것이다. 재래시장도 이제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백화점 등과 어떻게 경쟁할지 생각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해서는 아무리 정부가 지원해도 소용없다. 노력을 했지만 아직도 지방색을 탈피 못하고 있다. 세계가 하나로 되고 있다. 남북이 결국 하나로 왕래 교류하고, 장차 통일이 될 것이다. 이런 때 국내에서 융합을 못하면 되겠나. 여러분 모두가 상대방이 잘 하면 나도 잘 한다는 생각을 말고 같은 국민으로서, 같은 민족으로서 지역감정에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해결하는데 도와주고, 앞장서 달라. 임기동안 여러분의 성원대로 최선을 다해 나라를 바로 세워 나갈 것이다. 세계의 모범적 민주국가로 만드는데 노력하겠다. 2000년 11월 07일 청와대 공보수석실
2000.11.07 I 조용만 기자
  • 김 대통령·역대 경제팀장 간담회 발언록(전문-2)
  • 다음은 김대통령과 역대 경제팀장 오찬중 대화. ▲남덕우 전 부총리 : (건배제의) 초청에 감사드린다. 대통령님과 성공적인 구조개혁을 위해 건배하자. ▲조 순 전 부총리 : 우리 경제는 경기지표로 본다면 예상외로 좋다. 경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 구조조정은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남아 있다. 그 방향과 진행은 대단히 좋은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작용도 있다. 지금까지 한 경제개혁의 방향과 과제 차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개혁의 방향은 우리 경제에 꼭 필요하다. 목표와 정향성에 일부 문제가 있다. 닭잡는 칼로 소를 잡으려고 했다든가 명분에 너무 얽매인 것도 있고 또 어떤 부분은 준비가 부족해서 실망감을 주는 것도 있다. 따라서 부실로 나타나면 안 되기 때문에 과욕을 해서는 안되고 소기 목적을 달성해야 하고 우선순위를 두고 해야 한다. 이승윤 전 부총리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현실적으로 많지 않지만 국민에게 선택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다. 훨씬 더 준비해서 하는 것이 좋고 은행통합도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은 것이다. ▲최각규 전 부총리 : 바로 보고에서 나타났듯이 거시 경제지표와 체감경기의 차이, 또 서민들이 느끼는 격차가 문제다. 경제위기론도 경제지표가 좋지만 시민, 기업들이 느끼는 어려움 때문인 것이다. 재경부의 정책은 거시경제 중심으로 가되 과거 산업정책과는 달리 분야별, 부분별, 지역별 각론으로 들어가서 더 정책을 세워야 될 것 같다. 국제신용질서 안정이 필요하다. 금융이 부실하면 국제신인도에 영향을 준다. 점차 국민이 자기 책임아래 시장력으로 금융 자체가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 과거 금융관행이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과거 금융관행이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은행에 더 책임을 맡기는 식으로 가야 한다. 실제로 퇴출기업이 20개 정도 된다는데 모든 기업이 부도날 것처럼 위기론이 나와서는 안된다. 일본에서도 장기신용은행과 무슨 은행 하나가 부도가 났는데 자체가 부도되도록 했다. 그래야 투명성이 확보된다. 예금보장제와 관련해 사회적 통념상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보장하는 것이 좋다. 은행이 10억, 15억 이런 예금까지 보장해서는 안된다. 시기도 지금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믿고 맡길 은행이 흔들리는데 그런 은행에 돈을 맡기겠는가? 서민생활과 관련해 전기와 지하철, 버스요금 운영이 적자라면 요금인상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어려운 사람들한테는 교통비도 큰 부담이 되는 것이다. 서민생활에는 어려움을 주기 때문에 이런 것은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나웅배 전 부총리 : 두 가지 말씀을 드리겠다. 하나는 최대 과제가 부실기업정리와 시장안정이다. 퇴출시킬 기업을 퇴출시키는 것이 옳다. 살릴 기업은 경영진에게 계약을 해서 약속을 받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살아가려면 채권단과 경영진, 노조 3자가 적극 협력해야 한다. 경영진이 아무리 하려고 해도 안 된다. 일례를 들면 흑자가 날 때까지 임금인상을 안 한다든가 쟁의를 안 한다는 등의 약속이 같이 있어야 한다. 이런 약속을 채권단에게도 받고, 채권단도 자산정리를 하면서 탕감해줄 것은 탕감해 주는 식으로 채권단, 경영진, 노조가 3박자가 되어 서로 협력해야 한다. 적자나는 기업에서 인건비와 노사문제로 분열하면 결국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노사간에 협력해서 기업을 살리는 정신이 필요하다. 대우와 한보 문제가 있지만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7조는 큰 액수지만 우리 경제 규모로 볼 때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 성사 안 된 것 갖고 너무 당황할 필요가 없다. 살릴 기업은 확실히 살려 채권단이 채무조정 같은 것을 해줘서 그렇게 해야 한다. 대우자동차가 워크아웃 상태에서 노조운동이 있었는데 구조조정으로 실마리를 풀고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기아도 흑자로 전환했다. 채무를 상환하고 있다. 그 과정을 보면 채권단이 채무조정을 해줬고 노조의 협조 등이 같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실사를 외국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우리 스스로 점검해서 사실대로 드러내고 매각정리해 나간다면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국제수지 적자시대에 제가 경제부총리를 했는데 지금은 흑자시대다. 그래서 외환위기로 다시 가지는 않는다. 내년에 외환자유화를 본격 실시하게 되는데 외환자유화 전에 적절한 외화유출억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홍재형 전 부총리 : 이헌재장관이 7월에 바뀌었는데 이미 교체설 때문에 정책을 집행하기가 어려웠다. 지금 진념 경제팀이 2개월밖에 안됐는데 흔드는 분위기가 일부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외국금융기관들이 우리 시장을 보는 시각이 있는데 그대로 전하겠다. 50조 공적자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인지, 남북경협에 한국정부가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 또 2차 구조조정이 심각한 현실인데 현실로 인식하고 고난의 길을 정부가 택한 것은 긍정평가하나 과연 집행이 될 수 있겠는지, IMF위기 때는 그 위기감 속에서 IMF의 협상조건에 따라 정책을 집행했는데 지금 그런 것 없이 집행이 가능하겠는지, 구조조정을 하면 실업자가 늘어나는데 정부가 이를 감내하고 실업자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 궁금해 한다. 제가 실명제를 집행했었지만 개혁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선택적,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 기업구조조정을 하면서 예금보호제도를 시행하면 혼란이 올 것이다. 돈이 크게 움직이는 복잡한 혼란이 올 것이다. 정부가 발표했기 때문에 집행하는 것과 그 집행을 하지 않음으로써 혼란이 줄이는 것 양자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김만제 전 부총리 : 지금 우리나라에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느냐는 것이 최근에 핵심적인 의문이다. 거시경제지표를 보고 말씀드리면 가장 중요한 것은 거시지표를 관리하는 것이다. 환율, 통화량, 물가가 가장 중요한 거시지표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99년, 2000년 상당히 성공했다. 성장률이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체감경기가 다른 것은 연간 소비수준이 이제 겨우 97년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98년에 줄었던 것이 회복중에 있다. 그리고 기계설비라든가 투자도 늘어서 IMF 전으로 회복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이 건설분야인데 건설분야는 주택경기가 반토막이 되고 그래서 부실기업들이 건설업에 많다. 99년 흑자가 늘었는데 우리가 또 해외진출이 많이 있었다. 우리가 흑자를 많이 냈어도 상당 부분 외국에 이전한 것이다. 체감경기가 나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금년들어서 세계 무역량이 사상 최대로 증가하고 있다. 성장의 주요 요인은 세계경제이다. 저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 원유가가 높아졌지만 이 문제도 낙관적으로 본다. 일시적으로 30달러를 넘어섰지만 그것이 유지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가에 1-2% 영향을 줄지 모르지만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다.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중요하지만 거시지표가 훨씬 중요하다. 거시지표가 지금 좋기 때문에 잘 관리하면 큰 탈없이 우리 경제는 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금 건설업이 어려운데 건설업을 걱정하나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내수가 줄었는데 그것은 할 수 없다. 외국환 순환표도 판이한 몇가지 통계수치를 제시해 보면 주식발행이 99년의 3배가 늘었고, 회사채가 4배로 늘었고, 수익증권이 6-7배, 은행대출이 약 22조 줄었다. 간접금융이 없어지고 직접금융이 늘었다. 여기서 강조할 것은 한국은행이 아주 잘 했다는 것이다. 통화량을 33% 늘리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중앙은행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은 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50조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부실을 해소해도 자금경색은 해결 되지 않을 것이다. 금융기관들이 꼭 하겠다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거시지표를 잘 관리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단기간에 금융기관을 깨끗이 하려고 해도 안 된다. 은행이나 신용금고에서 클린뱅크를 한다는데 그럴 필요없이 놔두는 것이 좋다. 지금 주지 말고 은행들이 기업이나 부실자산을 매각하고 손실이 얼마나 났다고 하면 그때 주는 것이 BIS유지라든가 이런 것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건설업이나 서비스업, 워크아웃이나 자산관리공사 쪽으로 관리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자산을 바로 매각해서 처리해야 한다. 금융사도 마찬가지이다. 망하면 그냥 팔아서 없애야 한다. 그렇게 과감하게 해야 한다. 은행을 절대 깨끗이 해 두면 또 문제가 된다. 자구노력과 다른 많은노력을 해야 하고 단시간에 불가능하며 국민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신협이 늦게 없어진다고 해서 지원해 줄 필요가 없다. 은행 몇 개 없어지면 다른 은행은 오히려 좋아질 것이다. 대우도 따로 분할매각하는 것이 좋다. 자산으로 파는 것이 좋다. 몇 개만 하면 달라진다. ▲정재석 전 부총리 : 오늘 모임이 퇴임 이후 6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정말 이렇게 나라경제 걱정하는데 불러줘서 고맙다. 위기냐 위기 전단계 상황이냐 이야기들 하는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절대 단호히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금 정부가 하는 개혁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정부가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해야 하지만 위기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성장률, 경상수지, 물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 지금 우리나라 경제를 보면 가장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우리 선배들부터 제가 일할 때까지 다른 건 좋아도 물가를 못 잡아서 어려웠는데 50년 한국경제에서 이렇게 건전하고 균형 있었던 때가 없었다. 50년 동안 이렇게 어려운 때가 없었는가? 항상 어려웠다. 그런데 왜 어렵다고 하는가? 타개하고 갈 일은 타개하고 넘어갈 일이다. 위기라고 하면 오히려 더 안 좋다. 지구상에 200여개의 국가가 있는데 지금 이 세 가지 경제지수를 보면 이런 균형조건을 갖추고 있는 나라가 거의 없다. 중국을 제외하면 없을 것이다. 중국도 지금 물가로 엄청나게 시달리고 있다. 우리가 60-70년대에 고민했던 문제들이 지금은 없다. 2-3주 전에 일본 게이오대의 총장을 만났는데 "일본경제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 부러웠는데,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니 온통 망할 것같이 난리라고들 하는 것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더라. 국민을 설득하는데 위기의식을 갖고 하자는 것은 좋지만 그리고 경제가 항상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닌데, 위기라고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우리가 개혁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정책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문제는 경제팀이 일을 하는데 장관들이 소신으로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사회분위기에서 장관들을 너무 혼내는데 또 국회에 가면 또 그런다. 연말, 내년초까지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장관들이 신념을 갖고 일하도록 정부운영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좋다. 다행히 팀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렇게 운영하는 것을 더 강화해 줄 필요가 있다. 경제팀이 대통령님의 임기와 같이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좋다. ▲임창렬 전 부총리 : 과거의 오랜 적폐를 해소하다보니 우리 경제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또 우리가 현재 21세기를 보고 눈을 돌려야 하는데 지식기반산업을 위한 정책과 벤처기업을 위한 첨단산업기지를 기업가들이 원하는 곳에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SOC를 더 늘려야 되는데 이번에도 예산이 비교적 적게 책정돼 있다. 그리고 관광산업이 우리나라가 호황을 맞아 잘 되고 있는데 호텔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허가를 해 줘야 된다. 벤처기업육성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 예금보장은 방향은 옳지만 시간을 갖고 하는 것이 좋다. ▲이규성 전 장관 : 현재의 개혁이나 정책방안은 현실인식이나 방향에서 옳다고 본다. 그대로 실천된다면 우리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도 공감할 것이다. 다른 대안이 없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상시적 기업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하는데 국민적 참여하에서 했으면 좋겠다. 금융단체라든가 경제단체가 협의대상이 됐으면 좋겠다. 근로자들도 구조조정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성장잠재력으로서 지식기반산업과 에너지 정책을 병행해서 추진해야 한다. ▲강봉균 전 장관 : 시중 자금문제와 증시문제가 문제고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이 있는데 이 방향대로 가는 것이 좋다. 문제는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조정 시기와 주체에 관한 문제인데 공공기업 개혁 지연은 노사문제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대외신뢰는 투자자유화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벌개혁이 신용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투명성과 지배구조문제를 더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예금부분보장에 대해서는 실시해야 한다. 예금보장한도를 일거에 줄이지 않고 단계적으로 1년후 2천만원이 되는 그런 식으로 줄이는 것이 좋겠다. 실시하지 않으면 경쟁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벤처산업육성을 해야 한다. ▲이헌재 전 재경장관 : 직전 장관으로서 송구하다. 거시지표가 중요하다. 한번 잘못되면 거시지표는 어렵다. 균형을 맞춰가야 한다. 지금 거시지표가 좋은 것은 다행이다. 구조조정을 하는데 한계기업들과 관련해서는 초기의 정책으로 가야 한다. 3대원칙과 5대과제, 구조조정은 기업 스스로 해야 한다. 신용정책으로 해야 한다. 정부는 감독해야 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연기금에 눈을 돌려야 한다. 연기금의 운용이 너무 경직되어 있다. 주식과 회사채에 투자를 못하게 돼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병행해서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체감경기와 관련해서는 건설경기 때문에 그러는데 주택문제는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이제까지 소유정책에서 임대정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미 소유가 다 되어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면 소유인센티브는 없어진다. 예금부분보장은 해야 한다. 잘못하면 금융구조조정이 원점으로 돌아갈 우려가 있다. ▲대통령 : 여러분들의 말씀을 다 듣고 나니 느낀 것이 많다. 이 모임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얻은 바가 크다. 한 분 빼지 않고 정성껏 어떻게 하면 나라와 정부가 더 잘하겠느냐 귀중한 말씀을 해 줘서 감사하다. 특히 과거 정부정책을 총괄하는 경험에서 우러난 말씀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고 약속한 대로 4대개혁을 마무리하고 정보화를 계속 추진하고 전통산업을 정보화에 접목시키고 바이오산업도 고효율 산업으로 육성시켜 즉 다시 말하면 4대개혁과 정보화, 바이오 산업을 3위일체로 추진해서 국가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21세기 혁명적 변화의 시기에 적응해 나가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이런 말씀을 자주 듣도록 하겠다. 특히 김만제 위원은 당이 다른 데도 좋은 말을 해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간혹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2000.10.06 I 안근모 기자
  • (분석)결합재무제표 제출임박, 재계 비상
  • 기업들의 결합재무제표 작성, 제출시한이 2주앞으로 다가오면서 결합재무제표 작성대상인 19개 그룹, 776개 계열사가 긴장하고 있다. 결합재무제표 작성으로 계열사간에 이뤄진 매출이나 당기순이익이 줄어드는 대신 부채비율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정부의 구조조정의 압력과 시장의 냉혹한 평가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극심했던 기업자금난의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별 결합재무제표 공개가 부채비율 증가나 매출감소 등으로 나타날 경우 신용악화로 자금경색이 다시 불거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 결합재무제표의 정의와 효과 = 결합재무제표는 그동안 적용돼 왔던 연결재무제표보다 포괄적인 개념. 연결재무제표는 기업집단내 특정 기업을 작성기준으로 해서 그 회사와 지배 및 종속관계에 있는 회사들의 내부거래를 상계한후 작성되는 재무제표를 말한다. 반면 결합재무제표는 특정 기업이 아니라 기업집단을 기준으로, 해당 기업집단에 소속된 모든 계열사(해외 계열사 포함)의 내부거래를 상계한 후 작성하는 재무제표다. 따라서 연결재무제표보다는 작성대상 회사의 범위가 훨씬 넓고 결합재무제표에는 모든 계열사의 내부거래가 상계되기 때문에 계열사간의 매출이나 이로 인한 영업이익 등이 즐어들 가능성이 높다. 또 기업들의 상호출자나 계열사간 부당 자금지원 내역도 낱낱이 드러나기 때문에 상호출자 등의 눈가림식 수법으로 부채비율을 줄인 그룹들의 실질적인 부채비율이 드러나게 된다. 이 경우 4대 재벌들의 부채비율도 당초 정부가 달성했다는 목표비율 200%이하보다 크게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합제무재표 작성대상 기업집단은 현대 삼성 LG SK 한진 롯데 한화 쌍용 한솔 두산 동아 동국제강 동부 코오롱 동양 새한 진로 영풍 삼양사 등 19개 그룹이다. △ 결합재무제표 어떻게 활용되나 = 19개 그룹의 결합재무제표 작성회사들은 7월말까지 해외현지법인을 포함, 총 776개 계열사의 결합재무제표를 금감원 회계감독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앞서 그룹의 결합재무제표 작성회사는 결합재무제표에 대해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아 적정여부에 대한 감사인의 의견을 묻게 된다. 안영환 회계감독국장은 “기업들이 현재 금감원이 정한 기준에 따라 결합재무제표를 작성중이며 우리로서는 시한에 늦지않게 결합재무제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안국장은 “기업들이 제출한 결합재무제표에 대해 검증작업을 거친후 그룹별로 결합재무제표에 따른 부채비율이나 상호출자 현황, 내부자금 거래 등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회계법인이 작성한 결합재무제표 감사보고서도 공시해 일반투자자들이 그룹의 재무상태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 자료를 공정거래위원회나 금감원 신용감독국 등에 통보해 부당내부거래 조사에 활용하고 채권금융기관을 통해 대기업의 부채비율이나 여신건전성 등을 점검하는 데에도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 결합재무제표는 2차 기업 구조조정의 도구 = 정부는 7월말 기업들의 결합재무제표가 제출되면 이를 2단계 재벌 및 기업구조조정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정부는 올초부터 재벌과 대기업들을 상대로 수차례 결합재무제표 작성이전에 자발적으로 부채비율을 줄일 것을 경고해왔다. 이용근 금감위원장은 올초 전국경제인연합회 신년 세미나에서 “부채비율 200%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느냐에 대해 재계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결합재무제표 기준으로 부채비율 200%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이헌재 재경부 장관은 지난 4월 한국능률협회 주최 강연에서 “특히 오는 7월에 있을 결합재무제표 공시를 기업의 실질적인 재무개선과 투명경영 정착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이를 위해 채권은행에 대해서 결합재무제표를 기업의 건전성 판단자료로 활용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창 금감원 부원장도 최근 한국회계학회 국제학술대회 기조강연을 통해 “4대 그룹의 경우 작년말 평균 174%의 부채비율을 달성했지만 결합재무제표가 나오기전까지는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외국투자자들의 기본입장”이라며 “결합기준으로 부채비율이 현저하게 높아질 그룹들은 상반기중에 재무구조개선 노력을 가일층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계일각에서 결합재무제표 제출 및 공시에 따른 부작용과 자금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같은 단기적인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결합재무제표의 도입과 시행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기업구조조정 실천위한 제도적 장치도 구축 = 정부와 IMF는 최근 한국에 대한 마지막 정책협의를 통해 결합재무제표를 기업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고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무리했다. 정책협의에서 정부와 IMF는 4대 재벌 등 재벌개혁을 위해 금감원이 연결 및 결합재무제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감사기준 준수여부를 점검해 이를 준수하지 못하는 기업과 감사인에 대해서는 적절히 조치하도록 했다. 아울러 회계보고와 감사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재무제표의 허위공시에 대해서는 상장법인 경영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금감원이 30대 재벌을 대상으로 이자부담수준, 수익성, 단기차입비율 및 부채비율 등의 재무제표에 기초한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모든 비금융 관계회사의 대차대조표를 기초로 한 반기별 점검 가이드라인을 채권금융기관에 제시하도록 했다. 여기서 부채비율이 합의된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나 신용평가 결과가 평균 이하인 경우, 채권금융기관에 대한 약정불이행 또는 거액손실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 그룹에 재무구조개선계획을 요구하도록 했다. △ 결합재무제표 파장에 고심하는 재계 = 재계는 7월말 결합재무제표가 공개되고 보다 강화된 기업지배구조개선 방안이 나오는데다 최근 대통령이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연내처리까지 지시한 점 등을 감안, 현 정부가 올 하반기에 기업개혁의 마지막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는 특히 이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결합재무제표 제출을 앞두고 그룹별로 부채비율이 얼마나 증가하고 매출이나 당기순이익 규모가 어느정도 축소될지 여부와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민간 경제연구소와 재계 일각에서는 결합재무제표가 공개될 경우 재무구조가 부실한 일부 그룹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무엇보다 결합재무제표가 현행 연결재무제표와는 달리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상계하고 계열사간 상호출자 규모를 상쇄해 그룹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 자기자본 등을 감소시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상계할 경우 그룹 매출액의 약 30~40%가 감소하고 계열사간 출자지분의 상쇄로 재벌들의 부채비율도 지금보다는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결합재무제표 작성으로 매출액이 차입금 총액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거나 부채비율이 300%를 웃도는 기업들의 경우 신용도 하락에 따른 자금조달의 애로나 주가하락 등의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4대 재벌뿐만 아니라 올들어 자금시장 경색으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은 중견기업들에게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오고 있어 재계는 7월말과 8월초 결합재무제표 제출 및 공시에 따라 한바탕 홍역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00.07.17 I 조용만 기자
  • 이헌재 재경부장관 연설 요지
  •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은 29일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위정책포럼에 참석,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2단계 구조조정 추진방향을 밝혔다. 다음은 이 장관의 기조연설 요지 <기조연설> 1분기 GDP 11.8% 성장했으나 교역조건 악화로 GNI는 6.5% 증가에 그쳤다. 생산 상당부분이 교역을 통해 소득이 해외로 유출된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중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돼 GDP상승률 보다 GNI 상승률이 높을 것이다. 걱정되는 점은 물가이나 다행히 상반기중 기름값이 거의 대부분 시장에 반영됐다. 정보에 따르면 OPEC도 25달러 전후로 해서 생산량을 조절할 것이라 한다. 하반기에 유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듯 하다. 버스요금 및 의료보험 수가 등 공공요금 인상요인이 있는데 연중 상승률 2.5%선에서 물가가 안정될 것이다. 다만 국제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안심만 할 수는 없다. 통관기준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각각 상반기중 4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보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상반기에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이 많고 하반기에 수출이 많은 패턴을 갖고 있다. 하반기에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늘어나, 60억에서 80억불 정도가 될 것이며 연간으로는 당초 예상했던 120억달러에 근접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40억에서 50억불 정도의 약간의 흑자를 보이는 것이 통화운영에도 좋고 통상마찰을 완화하는 데도 좋다. 다만 외환위기의 후유증이 있으므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당규모의 흑자가 필요하다. 하반기에는 재정긴축을 강화해 연간 통합재정수지 적자규모를 10조원 이하로 가져가겠다. GDP의 2내지 2.5% 수준의 적자를 낸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이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으로 가야 한다. 금융은 더욱 신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금융시장의 안정 뿐 아니라 기업 구조조정을 활발히하기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하반기에는 금융시장 안정이 매우 중요하므로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펼 것이다. 구조조정 진행기에 자칫 책임소재가 불투명해 질 우려가 있다. 이제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므로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하겠다. 정부가 금융기관에 책임과 손실을 떠넘기는 행위는 않을 것이다. 나중에 책임을 못 묻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10조규모의 채권펀드도 은행 등이 자기책임 아래 투자하고 정부는 신용을 보완해 주는 등 정부가 책임질 부분은 정부가 떠 안는다. 시장에 위험을 인수하라는 요구는 않는다. 당초 IMF와 99년말 기준으로 FLC를 적용, 충당금은 향후 2년간 나눠 쌓기로 합의가 됐다. 그 계획을 이번에 앞당긴 것이므로 당분간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내년에 예금부분보장제도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이번에 대손충당금을 쌓는데 큰 문제가 있는 은행은 몇 개 안된다. 대부분 지방은행이다. 지방은행에는 이미 상당기간동안 적기시정 발동을 않겠다고 선언했다. 은행의 부실규모나 이미 적립한 대손충당금 규모, 경상이익 등을 볼 때 문을 닫는 등의 적기시정조치는 없다. 합병과 금융지주회사는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위험관리 능력을 높이고 개방시장에서 생존하는 등의 2단계 금융구조조정을 위한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정부는 이런 2단계 금융구조조정 방법을 보완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법을 만들어 원활한 통합과 업무통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량은행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절 아무말 않겠다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공적자금 투입은행은 정부가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는 것인데 조흥과 한빛은행을 묶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 없다. 다만 하나의 방법이라고 얘기했을 뿐이다. “올해중 가시적인 합병이 안나올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 말을 바꾼 적이 없다. 올해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 충격을 주는 큰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2000.06.29 I 안근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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