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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쇼킹했던 건"...잼버리 대원 학부모 '분통'
  • "가장 쇼킹했던 건"...잼버리 대원 학부모 '분통'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잼버리 야영장에서 폭염으로 온열질환을 호소한 대원들이 속출한 가운데, 참가 학생 학부모는 “너무 화가 나고 이해가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중학생 자녀가 참가 중이라는 학부모 A씨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같이 말했다.A씨는 “아이한테 들은 건 완전 애들도 지쳐 있고 아이들이 (전날 개영식을 마치고) 퇴장할 때 구급차가 지나가는 걸 봤다고 하더라”라며 “더운 날씨에 이걸 왜 했나 싶더라. 왜냐하면 거기에 애들이 5시간 정도 앉아 있었다. 나가고 들어오는데 1시간 정도 걸렸다. 그날 낮에 체감온도가 40도였다”라고 말했다.이어 “탈수로 병원에 갔다 온 애들도 있는데, 이 재미없는 행사에서 가장 쇼킹했던 것은 내외빈 입장하는데 ‘모두 일어나 주십시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더라)”라며 “진짜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 힘든데 도열을 왜 하는 건가? 애들이 잔디에서 벌레하고 싸우는데 무려 25분간 알파벳순으로 입장, 나라들을 다 호명하는데 도대체 리허설을 한 건지 모르겠더라”라고 덧붙였다.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지난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행사장에서 한 참가자가 그늘에 들어가 쉬고 있다. 이날 부안군에는 폭염경보가 발표 중이다 (사진=연합뉴스)A씨는 자녀가 가장 힘들다고 한 건 더위와 ‘정보가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그는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전에 정보가 없다”며 “큰 잡초들, 먹을 거, 음료수나 화장실, 샤워실이 다 문제라는 거다. 이게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이 정도면 직무유기”라며 “어떤 언론사에서 도지사님하고 인터뷰를 했더라. 텐트를 치고 2명이 가면 우정이 쌓인다? 요즘 애들 덩치 커서 두 명 들어가서 자지도 못한다.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면 어제 왜 환자들이 나왔겠는가?”라고 꼬집었다.A씨는 응급 상황에 대한 대비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그는 “(비상 상황에 대한) 어떤 메뉴얼도 안내가 없었다”며 “저 같은 경우에는 119에 전화해서 종합상황실 전화번호 찾았고 종합상황실 전화해서 잼버리 병원 전화해서 찾았다”고 주장했다.A씨 자녀 역시 발열과 구토 등의 증상이 있었다고 했다.그는 또 “참가국 애들이 낸 돈이 100만 원 이상씩이라면 430억 원”이라며 “(텐트 치는 데에) 무슨 팔레트를 까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샤워시설도 천막으로 돼 있다더라. 천으로 가렸기 때문에 옆에서 다 보인다는 거다. 화장실도 남녀로 돼 있는데 어떤 데는 남녀 공통으로 돼 있고 전기가 안 들어오는 데도 있었다더라”라고 전했다.끝으로 A씨는 “모든 게 알고 있었던 문제이지 않는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정부하고 관계자가 직무를 유기한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아울러 “텐트에 선풍기라도 돌렸으면 좋겠고, 하다못해 애들이 (비상 시 사용할) 휴대전화 충전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쓸데없는 데 돈 쓰지 말고, 사고 나서 책임 물을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투자하는 게 범정부 차원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라고 강조했다.전북경찰청은 전날 잼버리 개영식에서 88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을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이 가운데 83명은 온열질환으로 잼버리 내 병원에서 의료진의 처치를 받았고 5명은 발목 골절이나 불안장애 등의 증상을 보여 원광대병원 등으로 이송됐다.오후 8시께부터 시작한 행사는 기수단 입장, 축사, K팝 컬처 갈라쇼, 드론쇼 등 2시간 30분 넘게 이어졌다. 이 무렵 기온은 28도 내외였다.소방 당국은 개영식이 끝날 때쯤 여러 명이 쓰러지자 한때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뒤 조직위원회에 부대 행사 중단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대부분 단순 탈진으로 크게 다친 참가자들은 없다”고 말했다.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할 계획이다.
2023.08.03 I 박지혜 기자
'위장취업' 풍자 "아버지 조개구이집 했다가 망해"
  • '위장취업' 풍자 "아버지 조개구이집 했다가 망해"
  • (사진=채널S, KBS Joy ‘위장취업’)[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위장취업’의 김민경이 조개구이 먹방 중 ‘그린 라이트’ 대신 ‘근수저의 위엄’과 인기를 실감했다.2일 방송된 ‘위장취업’ 8회에서는 김민경, 신기루, 홍윤화, 풍자가 인천 SSG 랜더스 홈구장을 찾아가 팬들을 위해 고기를 직접 구워주는 이벤트를 선사하는 한편, 퇴근 후 월미도 맛집에서 조개구이 먹방까지 펼쳐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이날 SSG 랜더스 홈구장에 모인 4인방은 ‘고용주’인 야구장 홍보팀 직원과 인사를 나눈 뒤 ‘구단주’ 정용진이 선물한 특대 사이즈 유니폼을 받았다. 이후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들은 작업반장 선발전에 돌입했고, 그 결과 풍자가 8대 작업반장에 등극했다. 고용주는 작업반장에게 야구장 매점에서 쓸 수 있는 ‘법카’를 전달했다. ‘야구 덕후’인 신기루는 “인천 야구장 매점은 크림새우가 웬만한 중화요리 매장보다 맛있다”라며 모두를 매점 맛집으로 리드했다.고용주가 화들짝 놀랄 정도로 ‘법카 찬스’를 야무지게 사용한 4인방은 이후 본격적으로 팬들을 위한 ‘고기굽러’로 변신했다. 이때 신기루는 자신의 팬인 한 커플을 손님으로 맞았는데, 두 사람은 아예 초대형 불판과 업소용 식탁 비닐을 챙겨와 신기루 못지 않은 ‘먹스케일’로 놀라움을 안겼다. 반면 풍자는 고깃집을 운영한다는 손님을 맞아서 “심사받는 기분인데?”라며 긴장했다. 그러면서 회심의 미나리 대패 삼겹살을 대접해 물개박수를 이끌어냈다. 이후에도 4인방은 각자의 ‘먹레시피’를 활용한 고기 파티로 손님들을 대만족시켰으며, 자신들의 얼굴이 새겨진 수제 케이크까지 선물받아 기분 좋게 업무를 종료했다.야구장 열일을 마친 4인방은 인천 월미도의 조개구이 맛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공복 상태에서 이들은 가리비와 키조개를 주문했다. 치즈 가리비의 환상적인 맛에 감탄하던 중, 풍자는 갑자기 “우리 집이 조개구이 가게를 하다가 망했다”고 돌발 고백했다. 이에 신기루는 “아버지가 전집도 하시다가 망하시지 않았냐? 사업 수완이 안 좋으신가?”라고 의도치 않게 팩폭(?)을 날렸다. 풍자는 “그 얘기 하지 마. 우리 아버지 눈물버튼이야”라고 덧붙여 짠내 웃음을 안겼다.그러던 중 풍자는 “여기 유부녀가 두 명인데 최근 나와 (김)민경 언니에 대해 물어보는 남자는 없었어?”라고 물었다. 홍윤화는 “최근 민경 언니에 대해 궁금해 사람이 있었다”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나 홍윤화는 “그 남자애가 ‘민경 누나 진짜로 차 끌어?’라고 물어봤다”고 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혹시나 ‘그린 라이트’를 기대했던 김민경은 “(차) 끈다고 전해줘!”라고 급발진해 ‘근수저의 위엄’만 재확인했다.한바탕 수다가 끝이 나자, 신기루는 비장의 화이트 크림 키조개구이를 만들었다. 이에 풍자는 “키조개엔 화이트지~. 요즘 기루 언니 소스, 타율이 좋아”라며 환호했다. 뒤이어 음식을 맛 본 멤버들은 “프랑스 음식 같아~”라며 극찬했다. 또한 홍윤화는 조갯살 곰탕 라면을 먹자고 추천했고, 잠시 후 “기루 언니 가방에 라면 있는 거 봤다”라고 폭로했다. 이에 당황한 신기루는 “너, 내 가방 뒤지니?”라며 정색했다. 라면 사리를 넣은 시원한 국물로 식사를 마무리한 4인방은 “오늘 일하는 것 같지 않고 너무 행복했다”, “다음 번에도 힘내서 일하자”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위장취업’은 오는 9일 오후 8시 채널S와 KBS Joy에서 만날 수 있다.
2023.08.03 I 윤기백 기자
'허 찌르기' 한판…리움미술관은 왜 김범의 13년 침묵을 깼나
  • '허 찌르기' 한판…리움미술관은 왜 김범의 13년 침묵을 깼나
  •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이 기획한 김범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에 나온 설치작품 ‘자신이 도구에 불과하다고 배우는 사물들’(2010). 앞과 뒤에서 각각 바라본 전경은 여느 교실 풍경과 다르지 않다. 다만 ‘만석’의 의자를 채운 이들은 선풍기, 저울, 화병, 커피포트, 물뿌리개, 스프레이 살충제 등. 작은 TV 브라운관 안에만 존재하는 강사는 칠판 바로 옆에 ‘놓인’ 채 이들 사물 청중을 대상으로 ‘주입식 교육’이 한창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새들은 종류가 아주 다양해. 봐봐. 얘는 키위라고 하는 애야. 더운 나라에 사는데, 거기엔 타조도 있어. 얘는 아주 빨리 달릴 수 있단 말이야. 그래서 날 필요가 없었어.” 작은 모니터 안에서 무릎에 두툼한 책자를 올린 한 남자가 강의 중이다. 어깨 너머 뒤로는 온갖 새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도 붙여뒀다. 내용은 들리는 그대로다. 책장을 넘기고 사진을 가리켜 가며 새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는다. 그것도 장장 87분 30초에 걸쳐서. 관심을 가진 누구나 들을 수 있게 만든 ‘인강’(인터넷 강의)쯤 되려나 싶지만, 아니다. 대상이 정해진 강의니까. 그렇다면 청중은 누구? 글쎄, 이 부분이 좀 난감하다. 나뭇가지 위에 걸터앉은 돌이니까. 남자는 지금 1m 남짓 떨어진 돌덩어리에게 열강을 하는 중이다. 그 강의 끝에 결국 자신을 새라고 믿게 된 돌덩어리가 나뭇가지와 함께 세상에 나왔고(‘자신이 새라고 배운 돌’ 2010). 김범의 ‘자신이 새라고 배운 돌’(2010). 12인치 평면 모니터 속 단채널비디오에 든 한 남자가 1m 남짓 떨어진 돌을 상대로 세상의 모든 새에 대해 강의 중이다(87분30초·오른쪽). 그렇게 돌은 새처럼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채 세상에 나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당황스러운가. 어쩌나. 이게 끝이 아닌데. 절정은 어느 교실 풍경을 옮겨놓은 또 다른 장면이 아닐까. ‘히포크라테스’ ‘반 헬몬트’ ‘수소 매트 암모니아’ 등 모를 단어들이 적힌 칠판을 바라보며 정렬한 작은 의자들이 ‘만석’이다. 그 자리를 채운 이들은 낯설지 않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마주쳤을 ‘사물’들이니까. 선풍기, 저울, 화병, 커피포트, 물뿌리개, 스프레이 살충제 등등. 역시 작은 TV 브라운관 안에만 존재하는 강사는 칠판 바로 옆에 ‘놓인’ 채 이들 사물 청중을 대상으로 ‘주입식 교육’이 한창이다. ‘가장 안전한 네 현실은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란 내용으로 말이다(‘자신이 도구에 불과하다고 배우는 사물들’ 2010).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드넓은 기획전시실을 채운 작품들은 거의 이런 식이다. 상식을 뒤집고 현실을 비틀고 고정관념을 깬다. 한마디로 ‘허를 찌르는’ 장면·화면의 연속이다. 아예 “당신이 보는 것이 보는 것의 전부가 아니다”란 ‘경고성 일침’까지 내걸었는데.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작가 김범(60)이란 카드다. ‘바위가 되는 법’이란 타이틀을 걸고 작가 최대 규모의 개인전을 열었다. 1990년대 초기작부터 물이 오른 2010년대 중반까지 30여년을 꿰뚫는다. 김범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에 나온 회화작품 ‘26개의 제목 없는 드로잉’(1991∼1996). 본질을 뒤집는 ‘전복’과 예상을 뒤엎는 ‘반전’으로 딱딱한 고정관념의 허를 찌르는 작가 작업에 출발점이 된 작품들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망치라고 임신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작가의 이름이 낯설다면 당연하다. 국내 미술계에는 드물게 소개된 데다 작가 자체도 그다지 나서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작품 수는 더욱 적다. “과작하는 작가”란 말을 미술관이 여러 차례 귀띔했을 정도로 작품 발표가 잦지 않았다. 덕분에 신작 없이 그간의 작품 히스토리를 내보이는 ‘서베이전시’ 형식으로 마련한 이번 개인전조차 13년 만이란다. 미국의 클리브랜드미술관, 뉴욕 아트 오마이, 홍콩 엠플러스 등 국내외 소장처와 소장자를 수소문해 작품 70여점을 옮겨왔다. 그렇다면 왜 굳이 김범이어야 했나. “이제라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획에 직접 나선 김성원 부관장은 “가장 많은 생각을 가장 적게 보여준 작가”라며 “미술계, 특히 1990년대 한국미술에 미친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작가를 소개했다. 드러나진 않지만 가장 원초적인 역할인, 미술계의 ‘뿌리’쯤에 위치시킨 거다. 13년간 지켜온 침묵을 깰 가치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김범의 ‘캔버스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캔버스를 도려낸 뒤 서로 연결하고 단추까지 달아 ‘내면의 주머니들’을 상징한 ‘자화상’(1994·왼쪽)과 실로 한땀 한땀 점처럼 찍어 형상을 만든 ‘기도하는 통닭’(1994)(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가치는 한국미술사, 범위를 좁혀 개념미술사를 놓고 볼 때 도드라진다. ‘모든 문제는 우리가 가진 인식체계에서 비롯된다’는 걸 단박에 일깨워주는 직관적인 작품들이 말이다. 한마디로 본질을 뒤집는 ‘전복’이고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다. 가령 작가가 ‘망치가 임신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고 치자. 아마 대답은 ‘네’ ‘아니오’가 아니라 ‘정신 나갔네’에 가깝지 않겠나. 이 틈새서 보인 작가의 반응이 ‘임신한 망치’(1995)다. 멀쩡하게 생긴 망치의 나무 손잡이가 불룩한 이 작품은 보는 이의 복잡한 생각이 스치게 만든다. ‘망치가 진짜 임신을 했네’ ‘망치의 손잡이는 배였구나’ 등을 앞세워 ‘망치라고 임신하지 말란 법이 있는가’까지. 어차피 뭔가를 생산해야 하는 역할을 가진 공구라면 말이다. 김범의 ‘두려움 없는 두려움’(1991·왼쪽)과 ‘임신한 망치’(1995). 1990년대 작가가 고민했던 화두 두 가지를 옮겨낸 대표작이다. ‘이미지의 비현실성과 회화의 현실성 사이의 간격’ ‘사물에도 생명이 있다는 생각’. 개가 거칠게 벽을 뚫고 나온 듯한 ‘두려움…’은 드로잉을 공간에 입체적으로 제작한 작품이고, ‘임신한…’은 일상의 사물을 동물적 생명력과 연결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전시장 입구에 걸린 거대한 영상 ‘볼거리’(2010)는 반전과 전복으로 이어지는 작가세계의 서막쯤 된다. 치타가 뛰니 영양이 덩달아 뛰는 숱하게 봐온 ‘동물의 왕국’ 그거다. 그런데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 1분 7초짜리로 짧고 굵게 편집된 이 영상은 ‘도망가는 치타와 뒤쫓는 영양’의 다이내믹한 ‘도주 신’을 담고 있으니까. 작가가 직접 나서 좀더 선명한 의도를 전한 작품도 있다. 31분짜리 ‘노란 비명 그리기’(2012)다. 25호쯤 되는(66×86㎝) 하얀 캔버스를 앞에 둔 작가가 ‘노란 비명’이란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한다. 그저 묵묵히 한 획씩 그어가는 모습일 거란 예측은 작가가 붓질을 하는 순간 여지없이 깨지는데. ‘아아아악’ 하는 비명에 맞춘 붓질이 한참 동안 이어지니까.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회화작품으로 보이는, 부드럽고 따뜻한 ‘노란 비명’(2012)에 담긴 비화를 작가 스스로 공개하고 나선 거다. 작가 김범이 직접 나서 강연 형식으로 제작한 영상 ‘노란 비명 그리기’(2012, 단채널 비디오 31분 6초) 중 두 장면을 뽑았다. 움직이는 붓선에 작가의 비명소리를 담아내는 과정을 담아냈다. 비명 한 번에 노란선 한 획씩이 캔버스에 그려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김범의 ‘노란 비명’(2012·66×86㎝). 작가의 거친 비명소리를 먹고 부드럽게 완성된 유화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캔버스는 비딱한 상상에 수시로 불을 붙인 도구라고 할까. 남들은 물감으로 꽃단장시키는 캔버스를 작가는 온전히 내버려 두질 않았다. ‘물성’이라 말하는 그 태생 자체에 의문을 던진 건데. 뚫어내는 건 기본. 빈 공간을 철망을 연결하고(‘철망 통닭 #1’ 1993), 모조리 뜯어낸 뒤 여러 개의 직사각형으로 얼기설기 꿰매 붙이고(‘벽돌 벽 #1’ 1994), 곡물을 다닥 붙여 긴 문장을 적어놓기도 했다(‘허수아비’ 1995). ◇허점은 당신의 생각과 인식에 있다시작은 어이가 없고, 과정은 유머러스하며, 끝은 긴 여운이다. 작품의 허점인 듯 운을 뗀 뒤 가장 익살스러운 방식으로 종국엔 당신의 허점이란 걸 친절하게 알려주니까. 가장 부드러운 도구로 본능·관성·진리의 원칙이란 걸 모조리 째고 아낌없이 부수는 식이니까. 김범의 ‘철망 통닭 #1’(1993·58.5×87.5㎝). 1990년대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던 작가의 ‘캔버스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 중 한 점이다. 캔버스를 통닭 모양으로 오리고 빈칸을 철망으로 채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굳이 작가의 그 DNA를 캐보면 전혀 안 잡히는 것도 아니다. 회화·조각·설치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은 아버지인 조각가 김세중(1928∼1986), 작품보다 더한 작품명을 다는 재주는 어머니인 시인 김남조(96)에게서 받았을 거다. 아버지는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제작한 작가로, 어머니는 ‘가난한 이름에게’ ‘심장이 아프다’ 등의 시집을 펴낸 1960∼1970년대 대표시인으로 꼽힌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 독특한 작품세계에 유려하게 설명을 붙여줘야 할 작가가 끝내 ‘공식적인 등장’을 하지 않은 거랄까. 작고작가 혹은 해외작가가 아닌 다음에야, 엄연히 생존해 있는 작가의 개인전에서 그 작가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흔치 않으니까. 과연 이조차 ‘뒤통수치기’의 마지막 한 점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겠다 싶다. 작가가 줄창 일러준 대로라면 ‘안 보이니 없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전시는 12월 3일까지. 김범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 전경. 전시장에 발처럼 내걸린 ‘무제’(2002)의 일부다. 종이를 오려 사람과 사람이 선과 발로 연결된 모양을 ‘빚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3.08.02 I 오현주 기자
혁신 신당 꿈꾸는 양향자 "양당 정치 한계 봉착"
  • 혁신 신당 꿈꾸는 양향자 "양당 정치 한계 봉착"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민주당에 대한 지지 여론이 20%대로까지 내려갔다. 더 이상 이 세력에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롭게 창당한 ‘한국의희망’은 이런 국민께 희망을 드리고자 한다.”7월 31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한 양향자 의원고졸 출신 첫 삼성전자 여성 임원이자 반도체 전문가로 이름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31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 인터뷰에 출연했다. 양 의원은 “‘추락이냐 도약이냐’ 기로에 서 있는 대한민국에 현 정치 세력은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극심하게 갈라져 있는 사회 분열, 진영 갈등, 포퓰리즘, 부정부패 등이 만연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도약 동력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 같은 결과가 여론 조사 결과로 나왔다”고 진단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어느 곳도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이 늘었다. 일부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2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20%대까지 갔다는 것은 더 이상 이 세력에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호남내 민심도 결코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양 의원은 봤다. 양 의원은 “가장 쉽다고 여겨졌던 후보 윤석열에게 진 이재명이, 다음 선거에서 오세훈, 원희룡, 홍준표 등의 후보에게 이길 수 있는지 물어보는 광주시민이 많다”면서 “열 분 중 여덟 분은 ‘윤석열 보기 싫어서 TV를 안 본다, 그런데 민주당이 더 보기 싫어 TV를 켜지 않는다’고까지 말한다”고 전했다. 양 의원은 내년도 총선을 앞둔 민주당 상황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상황과 비슷하다고 봤다. 당시에도 대선 패배에 대한 후유증은 컸다. 문재인 대표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은 분당 사태에 이르렀고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으로 향했다. 양 의원은 “양 거대 정당에 희망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당 투표만큼은 ‘한국의희망’으로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현실화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253개 지역구를 분석해봤을 때 50석 정도는 우리가 가능하겠다고 봤다”고 예상했다. 다만 양 의원은 ‘국민의당’ 전례만큼은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국민적 지지와 열광으로 출범한 정당인데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새정치와 관계없는 반대 세력과 인위적인 결합을 했다”고 했다. 또 “2016년 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 될 인물들을 살려준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하면서 “(자신은) 처음 했던 스스로의 약속을 흔들림없이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전남 화순 출신인 양 의원은 고졸 여사원으로 1985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연구원이 됐고 2011년 상무로 승진했다. ‘학벌과 여성’이라는 유리천장을 깬 입지전적인 인물로 화제가 됐다. 2016년 1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입 인재로 정계에 입문했다. 양 의원이 창당한 한국의희망은 지난 6월26일 창당발기인 대회를 했다. 창당발기인으로 1000여명이 참석했다. 주요 인물로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임형규 전 SK 부회장 등이 있다.
2023.08.01 I 김유성 기자
(영상)양향자 "尹에도 진 '이재명 민주당' 정권 창출 못 해"
  • (영상)양향자 "尹에도 진 '이재명 민주당' 정권 창출 못 해"[신율의 이슈메이커]
  •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한국의희망’ 창당을 준비 중인 양향자 의원(광주서구을)이 지난달 31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많은 광주 시민들이 가장 경쟁하기 쉬웠던 후보 윤석열에게 진 이재명의 민주당은 이제 정권 창출을 못 할 것 같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양 의원은 광주, 전라 등 호남의 민심이 이전과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호남인들은 정권 교체를 위해서 어떤 후보가 가능성이 있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대표가 오세훈, 원희룡, 홍준표 등 후보들에 이길 수 있는지 확신이 안 서 심정이 복잡하다고 한다”고 전했다.양 의원은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이 증가하고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서도 이재명 대표를 향한 불신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조사의 결과는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는데 이 결과는 민주당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게 보여지는 것”이라며 “거칠고 신뢰 받지 못하는 정부라도 민주당이 감시와 견제 속 돕기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도 있을 텐데 지금 민주당의 모습은 신뢰도 희망도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에 대해서는 “분위기가 절대 좋았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서 대선 경선을 치르는 과정을 경험했다. 이미 그 과정에 대한 신뢰가 제로(0)이며 회복할 수 있는 1%도 없다고 보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았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가 명낙회동 후 ‘도덕성 회복’을 언급했는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은 100%”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신당 추진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의희망이 내년 총선에서 90석까지도 확보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우리의 비전, 정책과 신당과 함께 하는 분들을 국민들이 인식하는 순간 양 거대 정당에 희망을 갖지 못했던 분들이 정당 투표는 한국의희망에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의 지지층이 상당히 많다고 느껴진다”며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인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서 새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자는 의미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양 의원은 이날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 합류 가능성 △반도체 산업 △8월 정국 등과 관련해 의견을 밝혔다.양향자 의원이 출연한 ‘신율의 이슈메이커’ 본방송은 오는 4일(금) 오후 4시에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IPTV 이데일리TV 채널에서 방영된다.※전체 내용은 동영상과 대담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보도시 프로그램명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를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양향자 의원이 지난달 31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 (사진=이데일리TV)▷신율: 시청자 여러분, 더위에 건강하시죠. 신율입니다. ▷이혜라: 이혜라입니다.▷신율: 장마가 끝나더니 이제 엄청난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덥기만 하면 괜찮은데 간혹 가다가 집중호우도 지금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참 걱정이 많은데요. 그런데 이 더운 여름 만큼이나 뜨거운 곳이 있죠. 바로 대한민국 정치판인데요. 지금 신당 창당 움직임도 있고 또 기존 양당들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요. 사법리스크 등 정말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이혜라: 네. 여전히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새 바람을 기대하는 국민들도 많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런 말씀을 좀 들어볼까 하는데요. 두 번째로 뵙네요. 양향자 의원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양향자: 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이혜라: 분주히 지내고 계시죠?▶양향자: 네, 너무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이혜라: 네. 주목할 만한 여론조사가 두 가지 있는데요. 일단 한국갤럽 자체 조사인데요. 지난 28일에 공개된 내용이고요.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고요. 정당 지지도에 관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이 35% 민주당이 29% 무당층이 31%로 집계가 됐고요. 또 한 가지 이보다 전에 발표된 NBS 조사가 있는데요.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조사가 됐고요.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입니다. 이쪽을 봐도 민주당 지지율 23% 정도를 기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통해서 보시면 될 것 같고요.결과를 보면요. 민주당 지지율이 무당층 비율보다 낮고 20%대로 추락한 상태입니다. 이 결과 어떻게 평가하시고 왜 이렇다고 보십니까?▶양향자: 모든 여론조사의 결과는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결국은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20%대로 갔다는 것은 더 이상 이 세력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보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지금은 추락과 도약 경계의 기로에 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지금 정치 세력에게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제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결국은 정치의 한계 때문이라고 보여지는데요. 무엇을 가지고 한계로 규정하냐라고 하면 지금 사회적으로 나오는 모든 현상들, 극심하게 분열돼 있는 사회 분열 또 극심한 진영 갈등 극심한 포퓰리즘 그리고 극심한 부정부패. 이런 것들이 지금의 정치의 한계와 대한민국이 도약하고자 하는 동력을 더 이상 기대할 수가 없게 만든다. 그런 결과라고 보여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결과에 따라 어떤 민의가 지금의 여론조사의 결과로 나왔는데. 그래도 이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을 좀 도와서 같이 잘 해주기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도 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보여지는 그런 모습들은 그야말로 신뢰도 또 희망도 없다. 국민들께서 그렇게 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신율: 행태에서 보여준다. 예를 들면 어떤 것이요? 국민들이 실망을 느끼는 행태 예를 들어주세요.▶양향자: 지금 대통령의 메시지로 나오는 예를 들면 노동 개혁, 연금 개혁, 교육 개혁, 카르텔을 없애자, 킬러문항을 없애자 등 여러 가지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리고 또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수) 방류 이런 문제를 봐도 굉장히 이 정부의, 정권에 불안을 느끼는 갖는 국민들이 있는 것 같고. 오세훈, 원희룡, 홍준표 이런 후보들한테 이길 수 있겠나 우리는 그런 확신이 안 선다, 그래서 심정이 복잡하다는 이런 말씀이었어요. 그런데 이 불안하고 거칠고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부를 그래도 민주당이 감시와 견제를 하며 어떤 솔루션을 내놓는다면 국민들이 그래도 민주당한테 좀 기대고 뭔가 희망을 찾으실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 이 상황이 그대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신율: 광주 자주 가시죠?▶양향자: 그렇죠. 이번주에 제가 들었던 가장 많은 이야기가 우리 광주 시민들께는 죄송한 이야기인데. ‘이재명의 민주당은 이제 정권 창출을 못 할 텐데’(라고 하셔서)왜 그러십니까라고 했더니. 지금 어떤 사법 리스크 등 다 떠나서 가장 쉬웠던 후보 윤석열에게 진 이재명이 과연 다음 선거에서 오세훈, 원희룡, 홍준표 이런 후보들한테 이길 수 있겠나 우리는 그런 확신이 안 선다, 그래서 심정이 복잡하다는 이런 말씀이었어요.▷신율: 아까 이혜라 기자가 얘기한 여론조사도 그렇고. 제가 광주 지역을 따로 해서 통계를 한번 내본 적이 있어요. 민주당 지지율, 호남 지역, 광주 전라 지역이죠. 48~50% 중후반 왔다 갔다 합니다. 근데 50% 이하로 내려갈 때도 있어요. 그리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10%를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10% 이하로 내려간 건 올 들어서 한 2번 정도밖에 안 되고 보통 10~13% 정도 되거든요. 근데 제가 주목한 건 무당층이에요. 지금은 전국 평균 무당층보다 광주 전라 지역의 무당층이 항상 높아요. 거의 예외 없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그러한 것들이 지금 말씀하신 대로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못 해서 방황하는 표라고 볼 수 있을까요?▶양향자: 열 분 중 여덟 분이 똑같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냥 있는 대로 말씀드리면 윤석열 보기 싫어서 TV를 안 본다. 그런데 기대를 걸고 싶은 민주당은 더 보기가 싫어서 TV를 안 켜신다는 말씀을 하세요.▷이혜라: 민주당이 공천을 하면 광주에서는 이건 무조건 당선이라고 보는 경향이 세잖아요. 다음 총선은 어떻게 보세요?▶양향자: 전혀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매주 이렇게 지역을 내려가면 주민들께서 처음 제가 신당 한국의 희망을 출범한다고 이야기했을 때하고 지금 몇 주 지난 지금의 상황하고 또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고 아예 이제는 말씀들을 해주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요. 조금 더 정치에 희망을 드려야 되겠다. 특히 제가 지역구를 광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 지역민들께 진정한 희망이 돼야 겠다는 이런 다짐을 하게 됩니다.▷신율: 제가 왜 2015년도 이야기를 했냐면요. 21대 총선은 일반적인 선거가 아니었기 때문에 분석을 할 이유가 없어요. 일반적인 선거가 아니었다는 첫 번째 이유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치러진 총선이었고, 이때는 결집 효과가 굉장히 나타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당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거고. 두 번째는 탄핵의 영향력이 아주 강할 때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선거라고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21대를 제외하고 20대를 본다면 가장 최근은 20대 총선이거든요. 지금 총선 한 240여 일을 남겨둔 시점이라면 그때 총선 기준으로 남겨진 시점인 2015년 7월 4주차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21%였습니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결국은 그래서 2015년 12월에 새정치민주연합을 포함해 안철수 대표가 분당으로 나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20%대로 지속되면 또 비슷한 일 발생하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보세요?▶양향자: 당시에 제가 영입될 무렵이네요. 그때가 새정치민주연합이었죠. 더불어민주당 전에 지지율이 가장 바닥이었을 때고 거의 분당 사태를 눈앞에 두고 있었을 때 같습니다. 그때 상황도 거의 비슷한 게 뭐였냐면 문재인으로 정권 교체 어렵다 이게 팽배하게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2012년도에 우리가 90% 이상을 호남에서 지지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를 못 해낸 무능한 후보를 더 이상 밀어줄 힘이 없다는 판단을 하셨고. 그런데 지금도 약간 비슷한 상황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가장 큽니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 어떤 후보가 가능성이 있느냐를 가장 첫 번째로 두고 보시기 때문에 지금 국민의힘이 잘하냐 민주당이 잘하냐보다도 그 위에 있는 것이 이재명으로 가능할 것이냐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 그것이 지지율도 낮게 나오고 호남인들께서 굉장히 힘겨워 하시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이혜라: 지금 이재명 대표 얘기하셔서 지난주에 결국 명낙회동 성사가 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낙연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당의 목표를 도덕성 회복 이렇게 언급을 했더라고요. 그런데 이 도덕성이라는 말에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포함된다고 보십니까?▶양향자: 도덕성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도 중요하지만 인식되어지는 것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국민이 이런 사법 리스크의 사실보다도 그것으로 비추어지는 어떤 신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도덕성으로 이어지고. 개인적인 얘기지만 저는 (민주당에서)의혹만 가지고 조사 없이 그냥 제명 의결을 했었습니다.▷신율: 혹시 우리 시청자 여러분이 헷갈리실까 말씀드리는데 의원님 본인 문제가 아니라 보좌진과 관련된 이슈였죠.▶양향자: 그런 상황을 보면 의혹만 갖고 자당 의원을 제명한다고 했을 때 이재명 대표는 이미 제명되었어야 맞다. 그런 형평성이 담보되지 않은 정당의 모습을 아마 국민들도 보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덕성에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들어가느냐라고 질문하셨는데 100%라고 생각합니다.▷신율: 명낙회동 보도를 보면 분위기가 좋았다고 그랬어요. 근데 제가 언론사로부터 들어온 거를 제가 딱 봤거든요. 근데 보다 보니까 이건 분위기가 좋은 게 아니고 분위기가 아주 나쁨을 확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저는 사실 했거든요. 동의하세요?▶양향자: 절대로 좋을 리가 없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제가 민주당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또 대선 경선을 치르는 그 과정을 보면서 이미 그 경선 과정에서 신뢰가 제로이기 때문에 그것을 회복할 수 있는 1%도 없기 때문에 그게 불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이혜라: 알겠습니다. 한국의희망 얘기 좀 여쭤보고 싶어요. 일단 당명이 너무 인상적이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최소 50석 목표를 언급하셨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나온 수치인지 좀 들어보고 싶네요.▶양향자: 우선 한국의희망이라는 이름은 미래, 혁신, 청년, 비전, 이런 걸 다 수렴해서 보면 희망으로 귀결이 됩니다. 그래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당명으로 쓰고 싶었고. 어떠한 희망이냐. 너와 나의 희망, 우리의 희망, 대한의 희망, 청년의 희망 이렇게 여러 희망을 내놨는데 결국은 한국의희망이 가장 그래도 국민들한테 소구력 있게 다가가겠다고 하는 결론에 이르러서 이제 한국의 희망을 썼던 것이고요. 그리고 절망뿐인 정치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한국의 희망은 참 부르기도 좋습니다. 한국의 희망 양향자입니다. 한국의 희망은 우리입니다. 우리가 한국의 희망입니다. 호남이 한국의 희망입니다. 한국의희망은 어디더라도 즐겁고 진취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50석 목표로 했는데요. 한국의희망의 가치와 비전과 발표하는 정책과 또 함께 하는 분들을 국민들께서 인식하게 되는 순간, 양 거대 정당에 희망을 갖지 못하는 분들이 적어도 정당 투표는 한국의희망으로 할 것이라는 게 처음에 깊이 생각했던 부분이고 아마 그것이 이제 현실화할 것이고. 그리고 253개 지역을 분석을 일차적으로 좀 해봤습니다. 우리 200명의 발기인들과 함께. 그랬을 때 50석 정도는 우리가 가능하겠다고 봤고. 그래서 당명을 처음에 좀 명징하게 2450당을 하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2024년도에 50석을 목표로 하는. 당명에 숫자가 들어간 경우도 없었고 그리고 목표가 분명하고. 그런데 저는 지금의 어떤 민주당의 상황 지금의 국민의힘의 상황을 보면 미니멈 90석이 가능하겠다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이혜라: 이용섭 전 시장과 함께할 가능성, 어떻습니까?▶양향자: 이 프로에 이용섭 전 시장님이 출연하시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함께 하느냐 이렇게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럴 가능성을 보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광주 상황을 보면 이용섭 전 시장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당히 분패를 하신 상황으로 본인도 그렇고 이제 객관적으로 봐도 좀 그런 상황인데 여전히 이용섭 시장님에 대한 지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희망이 민주당에 실망한 이용섭 시장님과 함께 한다면 상당히 호남에서 폭발적이지 않겠느냐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깊이 말씀을 나누지는 아직 않았습니다. 뉘앙스로 보시면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신 것 같은데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게 한국 경제의 현실 얘기하는 겁니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이게 우리나라 현실에 굉장히 힘들어요. 그러니까 2015년 12월에 안철수 전 대표가 뛰쳐나와서 2016년 초에 국민의당을 만들었을 때 호남에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국민의당이 그렇게 성공하기 힘들었잖아요.▷신율: 그래서 제가 이용섭 전 시장도 그렇고 다 어우러지면 호남을 기반으로 해서 그 세를 전국적으로 넓히기도 용이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었거든요.▶양향자: 그런데 실질적으로 지방선거 또 그 전에 국회의원 선거 등을 통해서 굉장히 아쉬워하고 억울하신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어떤 정치적 재기라든지 이런 부분도 한국의희망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고. 그런데 저는 제가 광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기 때문에 그냥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제가 광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리고 저희 지금 창당 총괄님으로 모신 최진석 교수님. 안철수 대표 선임 선대위원장을 하셨었죠. 근데 이제 이분이 또 함평에 계시고 전남 분이고 호남 분이지 않습니까.▷신율: 그런데 그분은 과학이 아니라 철학자시죠.▶양향자: 그렇죠. 그러니까 이 철학과 과학의 어떤 결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철학이 없는 과학은 거푸집이라 그러고 과학이 없는 철학은 헛소리라고 그럽니다. 근데 이제 그런 전 혼합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 기반은 저희가 탄탄하다고 보여지고 있고.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이 호남 출신이지만 또 영남 배우자로 두고 있고. 물론 배우자가 영남 출신이라고 해서 영남 기반이냐는 아닌데, 삼성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화합이 됐죠. 그리고 수도권에서 40년 가까이 살았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한다고 충청도에 가서 일을 했고. 제 성이 또 제주도예요. 또 최고위원 전국 선거를 두 번을 하다 보니까 전국의 지지층이 제가 스스로 느껴질 정도로 상당히 많다고 느껴집니다.▷이혜라: 반도체 얘기를 꼭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미중 간 반도체 패권 다툼 심화하고 있다. 이 얘기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이 사이에서 치이는 것도 치이는 거지만, 또 어떻게 보면 우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도 나오고요. 일단 삼성전자도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세요?▶양향자: 자세히 보시면 사실은 중국의 부상을 미국이 견제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앞으로 모든 신흥 기술들은 중국이 다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인적 자원 그리고 어떤 국가적 지원 이런 부분에서 보면 새롭게 출연하는 모든 첨단산업에서는 아마 중국이 다 주도하고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이 제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제재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미국과 기술적으로 전략적 동맹을 확실하게 해놓지 않으면 가장 위험한 국가가 됩니다. 우리는 원천기술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에게는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는 이 상황이 어찌 보면 우리한테는 상당한 기회라고 보여지는 거죠. 왜 그러냐면 이제 전 세계는 반도체 패권 전쟁인데 대한민국의 메모리반도체를 삼십 년간 1등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이라는 나라가 파운드리에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만의 TSMC의 파운드리를 대체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어디냐고 물으면 궁극적으로 삼성전자가 유일합니다. 그래서 그 삼성전자의 바이든 대통령도 그 전에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한 구애를 했던 것이 미중 간 패권 다툼에서 대만이 위험해지게 될 때 대만의 나라의 의원보다도 TSMC의 파운드리 산업이 미치는 그 영향이 너무나 크고 가장 데미지를 받을 국가가 미국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미리 대안을 찾은 거죠. 미국으로서는 굉장히 위험하죠. 그래서 우리한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사실 신당 창당의 두 번째 이유가 아까 말씀드렸던 추락과 도약 그 기로에 서 있는 이 첨단 산업의 방향, 그리고 비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이것에 대해서도 지금 정부가 이것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판단이고. 더더욱 민주당에서는 아예 이 부분을. 글쎄요 어떻게 표현을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새로운 세력이 국가를 도약시키는 이 부분도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해서 한국의 희망을 창당을 했고. 한국의 희망에 200인의 발기인뿐만 아니라 저는 과학기술, 산업, 경제 기업의 영역에 뒤에 100명의 자문그룹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언젠가는 오픈을 할 건데요. 그래서 지금의 국민의힘과 민주당과는 다른 새로운 정당이고 한국의 희망인데. 이 한국의희망은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정당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그래서 우리가 캐치프레이즈를 이제는 건너가자. 이 한계에서 이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정말 위기의 어떤 기로에 서 있다. 그래서 창당을 하게 됐다고 말씀드립니다.▷신율: 8월이 건너가기에 굉장히 힘들 것 같아요. 정치권에서 야당은 야당대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다시 한 번 국회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처리하느냐, 기명 투표를 하느냐 이런 문제 가지고 아주 시끌벅적할 것 같고. 또 여당은 여당대로 일본 정부에 의한 후쿠시마 방류가 임박하지 않았습니까. 방류가 되면 약간 또 그때 흔들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의 정국,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양향자: 그래서 방금 말씀하신 그런 상황들을 보면 더 어렵고 불안하고 절망의 늪으로 빠져갈 수밖에 없다. 양 진영이 전쟁이기 때문에. 이것을 문제를 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정쟁의 수단으로 증폭시키고 포퓰리즘을 양산할 것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보여지는 거고. 이게 포퓰리즘이 어떤 예산을 퍼주고 이런 게 아니라 국민의 정서를 독극물로 마비시키는 것과 같은 결과이기 때문에 점점 어려워진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절망에 높여서 허우적거릴 시간이 없다.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인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서 여기서 허우적거릴 때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자는 의미라고 보시면 됩니다.▷신율: 네, 알겠습니다. 요새 휴가철인데 휴가 갈 시간도 없으실 것 같아요. 어쨌든 이 더운 여름에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터질 텐데 잘 극복을 하셔서 정말 한국의 희망처럼 국민들한테 희망을 좀 보여주시면 저희로서는 정말 고맙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양향자: 고맙습니다.▷신율: 제가 지금 희망을 얘기를 했는데 여러 가지로 참 복잡합니다. 선생님들은 계속 이 땡볕에도 시내에서 시위를 하고 계십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동안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들어주지 않았으면 선생님들이 이 땡볕에 나가서큰 목소리를 낼까 생각해보면 정말 희망을 얘기해야 되는데 가슴부터 미어집니다. 좀 균형 잡힌 세상이 돼야 되는데 그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어요.▷이혜라: 그 바람, 희망대로 좀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는 여기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2023.08.01 I 이혜라 기자
"오염수 괴담은 선거불복 반정부 투쟁…광우병 때와 판박이"
  • "오염수 괴담은 선거불복 반정부 투쟁…광우병 때와 판박이"[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는 “괴담 선동 정치의 기저에는 선한 세력이 악한 세력을 타도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운동권의 세계관과, 과학적 지식은 이런 정무적 판단에 종속돼야 한다는 그들의 진리관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송길호 이데일리 논설위원 겸 에디터] 광우병 괴담, 천안함 좌초, 4대강 녹조, 사드 전자파, 후쿠시마 오염수…. 한국 사회를 뒤흔든 괴담 선동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중 사실로 판명난 건 단 한 건도 없다. 이를 유포하는 세력은 오로지 지지층 결집과 상대 진영 공격을 위해 국민 분노와 불안심리를 부추기는데 혈안이 돼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신뢰는 무너지고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주목할 점은 2000년대 이후 이런 괴담 선동정치의 배후에는 민주당 계열의 일부 정치세력, 좌파 시민단체, 정파적 언론 등 진보진영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이들 진영을 장악하고 있는 386운동권의 습속이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6∼2008년 한미 FTA범국민운동본부 정책팀장을 맡아 광우병 사태의 최전선에 섰던 ‘30년 골수운동권’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로부터 괴담 선동정치의 본질, 그 기저에 깔린 386 운동권의 세계관과 진리관을 들었다. 그는 광우병 사태 이후 운동권과 점차 거리를 두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조국사태를 계기로 2019년 완전히 전향했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특강을 통해 광우병 사태의 본질을 밝히며 조명을 받고 있다.민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대안연대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괴담 선동 정치의 근저에는 선한 무리가 악한 무리를 타도해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운동권의 세계관과, 사실과 과학적 지식은 이런 정무적 판단에 종속돼야 한다는 그들의 진리관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선동세력들은 광우병이든 후쿠시마 오염수든 과학적 진실엔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오직 선거 불복과 반정부 투쟁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동기만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 대표는 “이런 선동 괴담 정치는 다양한 형태로 계속 이어지며 내년 총선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이를 이용하는 세력들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운동권의 습속 ▶젊은 시절 주사파의 미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셨습니다. 1985년 하반기 학생운동권이 레닌주의 내에서 NL과 PD로 본격적으로 갈라지는데 86년 NL이 완전히 장악합니다. 그때 제가 속한 학내 서클(한국사회과학연구회)이 그쪽으로 돌아서면서 자연스럽게 주사파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87년 6·10항쟁 때 인문대 학생회장을 맡으며 대중투쟁에 참여했고 88년부터 2년간 공장생활도 경험했어요. 93년 김영삼 정부 들어 북한 노선에 동조하는 통일운동이 본격화됐는데 95년부터 10년간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으로 조총련을 통해 북한과 계속 연계, 활동하며 북한의 애제자가 됐죠. 간첩으로 몰려 2번 수감될 때마다 북한이 민경우를 석방하라고 할 정도였으니. ▶조국 사태가 결정적인 전향의 계기가 됐다고 하던데요. 광우병 사태 이후 운동권과 거리를 두다가 문재인정부의 실정에 심정적으로 돌아섰어요. 그러다 조국 사태때 운동권 후배가 찾아오더니 조국 수호 집회에 나가겠다는 거예요. 만약 그때 그 친구가 조국이 잘못 했지만 누구나 다 털면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변호했으면 동의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조국은 원래부터 깨끗하고 평생 운동만 하던 사람인데 윤석열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거예요. 그런 분위기를 두고 볼 수 없었어요. 서울대 집회에서 연설했죠. 골수운동권인 저도 조국의 사퇴를 요구하고 이를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고. 조국 사태 때 의미 있는 행동을 하면서 전향을 구체적으로 증명한 셈이죠.▶독일 통일 후 브란트 총리의 비서실장이 간첩이었다는 일화가 있잖아요. 지금 정치권과 사회 곳곳에 주사파들이 여전히 많이 포진해 있을 텐데요. 대략 1급과 2급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1급은 실제 북한의 노동당원이면서 충성 맹세를 한 사람들이에요. 민주노총 진보당 등에 꽤 있을 거예요. 특히 친북세력들이 주도하는 민주노총은 지금 굉장히 병들어 있어요. 하지만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아요. 민주노총에서 간첩이라고 적발된 사람들은 운동권에서 변방에 있던 사람들이에요. 북한이 보기에도 그렇게 비중있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2급은 조국 통일운동 한다면서 친북 노선에 따라 사실상 간첩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죠. 국회의원 중에도 있고 특히 보좌관중에 많이 있어요. 최근 군사기밀 유출 혐의 등으로 방첩 기관의 내사를 받고 있는 민주당 전직 보좌관도 그중 하나일 거예요.▶직접 활동을 하지 않아도 심정적 주사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들 못지않게 위험한 건 40∼50대 좌파 인텔리들이에요. 이들은 고학력에 재력도 좀 있고 사회적 활동도 왕성한데 예전 운동권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류들이죠. 90년대에 운동을 그만두었지만 급진이념에 사로잡혀 사회를 한번 뒤집어 엎겠다는 친구들도 있고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실상을 잘 모르고 그 부채의식으로 동조하는 친구들도 있죠. 대학교수 친구가 있는데 운동권이 순수한 운동을 했다고 착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북한 방송을 보고 그 지침에 따라 운동했다, 순수한 민주화 운동을 한 게 아니다라고 했더니 놀라더군요. ▶문재인정권을 주도했던 386운동권 중 북한에 충성맹세를 했던 사람들이 반성 없이 공직을 맡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대협 의장으로 임수경을 파북한 임종석이 과거 사상에 대한 명확한 청산 없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은 건 문제였죠. 통일부 장관 이인영도 그랬습니다. 청문회 때 보면 참 불편했어요. 주사파들만 알 수 있는 용어들을 써요. 예를 들어 북한을 지칭할 때 그냥 ‘북’이라고 합니다. 일반인들은 잘 이해가 안 되겠지만 90년대에 통일 운동하던 사람들은 앞으로 북한을 북이라고 부르자는 집단적 합의가 있었어요. 그래서 주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징표점으로 이들의 용어를 주목합니다. 문재인이 능라도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고 남쪽 대통령이라고 한 것도 주사파적 감수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대한민국 정부는 경시하고 남북을 통할하는 통일정부에 대한 미망이 남아 있기 때문이겠지요. 운동권의 통일운동은 기본적으로 남한 정부를 부정하고 남북을 포괄하는 가상의 통일정부를 상정하고 있어요. 당연히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을 접수하는 형태의 (흡수)통일은 아니잖아요. 냉정히 보면 반국가적 반역적 발상인데 운동권에선 이를 통일 조국에 대한 염원이라고 포장합니다. 운동권이 김구를 존경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해방 정국에서의 김구는 이승만 단독 정부를 부정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초대 대통령과 반대 노선을 걸었던 사람을 민족의 지도자로 추앙한다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뭐가 되는 건가요. ▶운동권의 이승만 폄하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의도 아닌가요. 80년대 중반 학생운동 세력이 유포했던 선동이 세월이 지나 전 세대 전 국민에게 확장된 최대의 성공 사례가 이승만 폄하, 적대 아닐까요. 문재인정부 시절 한 방송에서 김구와 이승만을 비교하는데 이승만은 완전히 개차반, 김구는 영웅적인 민족 지도자로 평가하더군요. 운동권 시절 이승만은 그냥 반동이라는 딱지를 붙였어요. 독재자를 넘어 민족 반역자로 몰아갔아요. 이유는 북한 때문이었어요. 이승만이 틀렸다고 공격해야 북한이 옳은 것으로 귀결되고 정통성이 북한에 있게 되는 거죠. 다만 북한을 직접 언급하기 어려우니 대체재로 김구를 떠받든 거예요. 우리 운동권이 그렇게 했어요. 그런데 이런 선동이 우리 사회에 무비판적으로 확산됐죠.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이승만 복원사업은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을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보는 운동권의 세계관과도 연관되는군요. 80년대 운동권들이 배운 민주주의는 레닌이었어요. 사회시스템은 특권 질서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선 조직된 힘으로 이를 뒤엎어야 한다는 거예요.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고 선한 무리가 악한 무리를 타도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사회주의 혁명이 실패했잖아요. 그래서 90년대가 되면 레닌 얘기는 잘 안해요. 대신 그 콘텐츠만 살아남아요. 민중이 하나가 돼 기득권질서를 혁파해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게 민주주의라는 생각이죠. 프롤레타리아 독재, 인민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이를 마치 전 인류의 보편적 사상처럼 지금도 고수하고 있어요. 선한 세력인 자신들이 이명박 박근혜 보수언론 검찰 같은 악한 세력을 타도하면 정말 위대한 사회가 온다는 겁니다. 그런 생각이 신화의 영역으로 들어가 촛불혁명으로 거듭났죠. 이를 이용해 문재인정권이 적폐청산에 이용한 겁니다. ▶운동권의 조직력, 결속력은 매우 강합니다. 뭔가 난관에 부딪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걸 뚫고 타도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죠. 광우병사태 때도 그랬고 박근혜 탄핵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줬잖아요. 이들은 폭동을 정당화하는 이론체계를 갖고 있어요. 지금 윤석열정권 타도투쟁에 이를 적용하고 있죠. 대선에서 졌지만 아직도 힘이 있으니 한번 붙어도 된다는 거예요. 매우 위험한 생각이죠. 여기에 촛불이 재림해 세상을 정화할 것이라는 판타지도 형성돼 있어요. 사람들이 거대한 대중 집회 속에 함께 있으면 신화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집단적 정체성이 형성되면 결속된 힘으로 이어지게 마련민경우 대표는 “선동세력들은 광우병이든 후쿠시마 오염수든 과학적 진실엔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오직 선거 불복과 반정부 투쟁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동기만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입니다. 운동권 후배들 중 상당수는 언젠가 거리에 나가 세상을 구하겠다는 메시아적 생각을 여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어요. ◇괴담 선동정치의 본질 ▶최근 선동 정치 괴담 정치의 기저에도 386의 이런 습속이 그대로 투영돼 있는 것 같군요. 민주당도 공당의 운영 원리로 받아들이고 있고. 세상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는 운동권의 세계관과 함께 이들의 독특한 진리관을 이해해야 합니다. 운동권은 정치가 과학보다 우위에 있다고 봐요. 후쿠시마 오염수나 광우병 문제는 과학의 세계잖아요. 과학자들이 시시비비를 가리면 됩니다. 그런데 운동권에게 과학자들은 지배세력의 이데올로기에 포획된 기능적 지식인일 뿐이에요. 즉 사회를 유기적으로 판단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식과 지식인이 따로 있다고 봅니다. 철학과 인문학을 배운 지식인들이 사회를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과학자들은 기능적 지식인으로 그냥 그 분야만 좀 알 뿐 전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후쿠시마오염수 문제와 관련, 과학자들이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이들이 개의치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제를 경제학자들게만 맡겨두어선 안 된다는 얘기를 한 것도 그런 맥락이군요.경제학자들이 신자유주의적 세계관에 포획돼 있어 경제학자들을 믿으면 안 된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런 얘기는 우리가 대학교 2∼3학년 세미나 때 하던 거예요. 대통령까지 하신 분이 아직도 의식수준은 대학 2∼3학년 운동권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참 미스터리합니다. 이런 운동권의 세계관과 진리관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이나 사회 전체에 확산됐습니다. 운동권은 현실이 자신들의 서사에 맞지 않으면 조작을 통해서라도 꿰맞추려고 하죠. 이 과정에서 각종 괴담이 등장하고요. 그런 모순된 과정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광우병 사태와 연동해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전개되고 있죠. 선거 불복에 따른 반정부 투쟁, 이게 광우병과 후쿠시마에 흐르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동기에요. 2008년 4월초 한미FTA 재협상이 거론되기도 전에 이명박 탄핵서명 운동이 벌어졌어요. 다음 아고라에서 벌어진 서명운동이 5월 4일 100만 명을 넘어요. 광우병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그 하루 이틀 전이고요. 즉 광우병 문제 때문에 이명박 퇴진투쟁이 벌어진 게 아니라 정권타도의 분위기가 충만한 상황에서 광우병 문제가 얹힌 겁니다. 당연히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전문적 견해에 대해선 아무도 관심 없었죠.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도 마찬가지예요. 윤석열 정부 3개월쯤 됐을 때 탄핵 퇴진 투쟁이 시작됐어요. 이명박이 싫어서 광우병이 터진 것과 똑같은 현상이에요. ▶대중을 자극하기 위해 광우병 괴담을 유포한 것과 같군요.2006년부터 한미FTA 반대투쟁을 했지만 처음엔 동력이 생기지 않았어요.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조직해도 모이질 않았죠. 한미FTA를 체결하면 미국의 식민지가 된다는 주장이 도시 중산층이 보기엔 허황된 거죠. 정상적으로 설득이 안 되니 자극적인 주제가 나온 겁니다. MBC PD수첩이 광우병 관련 내용을 방영하기 전 기획단계였던 것 같은데 한 모임에서 A교수가 담당 PD에게 ‘소가 이렇게 픽픽 쓰러지는 장면을 보면 분노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더군요. 당시엔 의아했죠. 광우병이라는 전문적 영역을 경제학 교수가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그런 식으로 선동이 시작됐어요. 광우병 괴담이 먹히니 이후 괴담정치가 일상화됐죠. ▶그래도 광우병 사태때와 달리 이번 후쿠시마오염수 문제에선 과학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광우병 사태 당시 아쉬웠던 건 수의과 교수들이나 전문가들이 책임 있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과학자들이 자신감 있게 권위를 갖고 진실을 얘기해야 하는데 자칫 무시당하거나 격멸당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러니 중우정치, 대중의 광기에 휩싸인 거예요. 하지만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선 과학자들이 제 목소리를 냅니다. 문재인 정부시절 탈원전으로 원자력공학 등을 전공했던 과학자들이 많이 천대받고 소외됐잖아요. 국회의원들 앞에서 강연을 해야 할 원자력공학과 노교수가 아무도 들어주질 않으니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거예요. 그런 교수들이 이제 좀 조직화되고 적극적으로 발언하면서 판세를 바꿨어요. 과학자들이 책임 있게 발언할 수 있는 분위기, 과학을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그만큼 중요해요. ▶대중의 인식도 달라졌어요.광우병 사태는 대중이 주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광기에 의해 엄청난 군중이 거리를 장악했어요. 반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퇴진 투쟁을 위해 상반기엔 강제 징용 문제를 통해 반일 선동을 했지만 잘 안 먹히니 오염수 문제로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있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이재명 사법처리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판 흔들기 측면도 있고요. 하지만 여론이 가세하지 않고 있어요. 자발적 대중의 힘이 작용하는 것도 아니고 과학자들도 전면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선동이 먹히기 힘들어요. 광우병 사태때는 방송과 신문이 보도하면 기정사실화됐지만 지금은 매체가 워낙 다양하니 일방적인 선동이 먹힐 가능성도 약해졌죠. 그동안의 경험 때문에 효과를 보기는 힘들 겁니다. ▶그래도 이런 선동 정치는 계속될 텐데요. 386운동권의 습속이 선동 정치, 괴담 정치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습니다. 세상을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보는 세계관,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인식, 과학적 지식에 대한 폄하. 이런 행태가 총선에서 거의 피크를 찍지 않을까 싶어요. 386의 부정적 유산이 가장 극도로 첨예화된 형태로 나타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를 퇴치하지 않으면 시대가 발전할 수 없어요. 한국 정치가 진보 보수를 떠나 이런 선동정치의 메커니즘에 의해 광기로 변질되고 있는 건 불행입니다. 다음 총선에선 이를 주도하는 세력들을 반드시 심판해야 합니다. 386의 퇴장과 새로운 정치 물결의 도래를 알리는 변곡점이 돼야 합니다. 민경우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후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주사파, NL(National Liberation·민족해방), PD(People’s Democracy·민중민주) 1980년대 중후반 학생운동이 급진적 경향을 띠며 한국 사회의 발전정도와 실천전략에 따라 반미투쟁을 모토로 삼는 NL과 계급투쟁을 우선시하는 PD로 급격히 갈린다. 이중 주사파(주체사상파)는 NL의 한 분파로 북한이 제시한 혁명이론과 김일성 주체사상을 수용하며 이후 사회 각 분야에 침투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NL내 비주사파는 북한의 수령론을 제외한 나머지를 수용해 북한에 다소 독립적인 태도를 취한다.민 대표는…△196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사학과(의대 입학 후 자퇴) △1987년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2006∼2008년 한미 FTA범국민운동본부 정책팀장 △1995~2005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2번에 걸쳐 총 4년 수감) △학원 수학강사 △대안연대 공동대표
2023.08.01 I 송길호 기자
LH 철근 빼먹은 15단지 공개…“관리감독 허술, 구조적 문제”(종합)
  • LH 철근 빼먹은 15단지 공개…“관리감독 허술, 구조적 문제”(종합)
  • [이데일리 박지애 박경훈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전수조사결과 철근을 누락한 아파트가 15개 단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공개한 철근 누락 아파트는 시공사부터 설계, 감리사 모두 제각각 이뤄져 문제점을 드러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른바 ‘순살’로 불리는 철근 누락 사태는 특정 업체가 아닌 건설업계 구조적 문제라며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이한준 LH 사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 브리핑 전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토교통부와 LH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과 시공사 등을 공개했다. LH가 발주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전수 조사 결과 철근 누락 단지는 총 15개 단지로, 준공완료단지는 9개, 공사 중인 단지는 6개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으로 민간이 발주한 ‘무량판 아파트’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파주운정 A34, 충남도청이전 신도시 RH11, 수서역세권 A3, 수원당수 A3, 오산세교2 A6, 남양주별내 A25, 음성금석 A2, 공주월송 A4, 아산탕정 2-A14 등 준공 후 9개 아파트에서 주차장 철근이 누락됐다. 이중 파주운정 A34, 남양주별내 A25, 음성금석 A2, 공주월송 A4, 아산탕정 2-A14 등 5곳은 입주를 완료했다.파주운정 A34의 누락 원인은 ‘구조계산 누락(계획 변경구간의 계산누락)’이었고 5200만원을 들여 내달 10일까지 보강에 나선다. 남양주별내 A25와 음성금석 A2의 누락 원인은 ‘다른 층 도면으로 배근’이었고, 9월 30일까지 보강을 완료한다. 공주월송 A4와 아산탕정 2-A14의 누락 원인은 ‘단순 누락’이다. 이들 아파 역시 9월 30일까지 보강을 완료한다.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는 양주회천 A15, 광주선운2 A2, 양산사송 A2, 양산사송 A8, 파주운정3 A23, 인천가정2 A1 등 6곳이다. 해당 아파트는 8월 10일~20일 사이 보강을 완료할 계획이다.무엇보다 철근 누락의 대부분 원인은 시공과 설계 오류 등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담당 시공사와 설계사, 감리사 등도 제각각이어서 전체적인 관리감독에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이한준 LH 사장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두고 단순히 시공사의 설계사, 감리사의 문제는 아닌 건설 시스템의 구조상 문제라고 판단했다”며 “먼저 감독기관이자 발주청인 LH가 전반적인 과정을 통제하지 못한 1차적 책임이 있고 설계사도 무량판 구조에 대해 모든 설계사가 100%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이 사장은 “현장 감리사도 새로운 공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을 수 있다”며 “현장 책임자인 시공사도 인력 부족의 원인으로 전문성이 결여된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설계나 시공 과정에서 철근을 누락한 원인에 대해 LH는 ‘소통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 사장은 “건축설계는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데 소통이 안 돼 미반영한 상황이 종종 있었다”며 “보강근이 들어가는 부분에서 표기 부분이 미반영되거나 더 근본적으로는 도입이 얼마 안 된 무량판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이 필요 없어 지하주차장을 넓게 만들기 좋은데다 비용 절감 효과도 탁월해 2017년부터 국내 대규모 아파트 위주로 빠르게 도입됐다.이 사장은 “무량판 도입으로 인건비를 포함해 보철근, 거푸집 등 자재 절감 등 효과로 LH사업에서 총 751억원의 사업비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사용했다”며 “무량판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현장의 이해도 부족과 설계과정에서 소통 부족 등이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됐다”고 재차 언급했다.이번 사태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LH의 전관예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자 이에 대한 혁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 사장은 “LH가 설계, 감리 등 발주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모든 업체에 전관 명단을 사전에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허위 명단 제출 시 입찰 제한, 계약 취소 등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국토부도 LH 아파트 외에 2017년 이후 무량판 구조로 지은 전국의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민간 아파트 전수 조사관련)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기관을 통해 정밀안전점검을 거치는 등 안전 확보에 한 치의 우려도 남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현재까지 파악한 무량판 구조의 전국 아파트 단지는 시공 중인 105곳, 준공된 188곳으로 총 293곳이다. 민간 아파트의 보수보강 비용에 대해서는 주택업계가 보수보강을 위해 예치하는 금액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이권카르텔에 대한 대대적인 조치도 예고했다. 원 장관은 “책임을 물어야 하는 모든 관계자에 대해선 수사 고발과 법적인 모든 책임과 인사조치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원 장관에게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 조사하고 즉시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떨어진 만큼 전수조사는 기존 국토부의 조사 범위보다 더 넓게 설정해 진행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17년 이후에 설계되고 시공된 아파트들이 조금 문제가 있는 측면들이 있어서 그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앞선 정권에서 설계와 시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할 수 있지만 그와 관계없이 우리 정부는 책임지고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2023.07.31 I 박지애 기자
'더 문' 도경수 "우주복 와이어 신, 엑소 활동이 도움 될 줄이야"①
  • '더 문' 도경수 "우주복 와이어 신, 엑소 활동이 도움 될 줄이야"[인터뷰]①
  • (사진=SM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그룹 엑소(EXO)로 활동하며 춤을 춰온 게 무중력 우주에서의 움직임을 표현하는데 뜻밖의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무거운 우주복을 입고 더위를 견디며 촬영하는 건 확실히 힘들긴 했죠(웃음).” ‘더 문’ 도경수가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과 재회해 우주 SF 대작의 주인공으로 처음 우주인 연기에 도전한 소감과 과정들을 털어놨다. ‘더 문’이 작품을 본 모든 관객들에게 삶의 용기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는 소망도 전했다. 도경수는 영화 ‘더 문’의 개봉을 앞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쌍천만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처음 도전한 우주 프로젝트이자, 국내 최초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작품으로 일찍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전작 ‘신과함께’에서 호흡을 맞춘 도경수가 달에 고립된 주인공 ‘황선우’로 분해 김용화 감독과 재회했다. 압도적 기술력과 연출로 아름다운 우주의 세계를 구현할 ‘더 문’은 8월 2일 개봉을 확정, ‘밀수’,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과 함께 국내 영화 대작 ‘빅4’ 대열에 합류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도경수는 ‘더 문’에서 UDT 출신에 분자물리학을 전공한 달 탐사작전 투입 대원 황선우 역할로 열연을 펼쳤다. 황선우는 ‘더 문’에서 달 탐사작전 수행 도중 태양풍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로 선배 둘을 잃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막내 대원. 도경수는 달에 홀로 고립된 ‘황선우’를 연기하기 위해 5~6줄의 특수 와이어를 달아 무중력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인의 움직임을 완벽히 구현했다. 또 홀로 우주선에 남겨진 대원의 불안과 공포,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는 책임의식, 삶을 향한 의지와 희망을 풍부하게 표현한 열연으로 시사 이후 호평을 한몸에 받고 있다. 도경수는 김용화 감독과의 재회 및 ‘더 문’ 작업 소감을 묻자 “너무 행복하다”며 “사실 ‘신과함께’ 때는 분량이 많지 않았어서 오랜 시간을 띄엄띄엄한 빈도로 촬영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감독님과 친하게 스며들 기회가 많지 않았다. ‘더 문’을 찍으면서 감독님과 정말 많이 가까워졌다. 거의 혼자 계속 끝까지 촬영에 임했기 때문에 감독님과 이야기 나눌 기회도 많았다. ‘신과함께’ 땐 몰랐는데 감독님이 장난기도 엄청 많으시더라. 김용화 감독님의 새로운 면모를 많이 알게 된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도경수는 ‘더 문’에서 선배들을 잃고 홀로 달에 고립돼 생존하는 대원의 외로움과 번민, 삶에 대한 의지 등을 표현해야 했다. 설경구와 김희애가 함께 출연하긴 하지만, 우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극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작품에서 선배들을 마주할 기회가 잘 없었다. 도경수는 이에 대한 부담이 없었는지 묻자 “처음 시나리오 읽었을 때 이 캐릭터를 어떻게 그러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그런 불안을 점차 해소할 수 있었다. 다행히 고민한 만큼 장면도 잘 나오고 재미있게 촬영한 기억이다. 큰 어려움을 느꼈기보단 새로운 경험이란 생각이 컸어서 오히려 즐거웠던 기억”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연히 ‘더 문’이 너무나 큰 영화니까 부담은 있었다. 그래도 감독님이 절 선택해주신 만큼 작품의 모든 스태프들에게 걱정이 되지 않게 내 역할을 잘 해내자란 생각이 우선이었다. 그만큼 노력도 많이 쏟아부었다”고 강조했다. 우주인을 연기하는 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의 2~3배 이상의 품이 드는 작업이었다. 5~6kg, 체감상으론 10kg 이상처럼 느껴지는 무거운 우주복을 입은 채 특수 와이어 5~6줄을 달고 무중력 우주 속에서의 유영을 표현해야 했다. 공중에 몸이 매달린 채 동선을 고민하고, 감정선의 타이밍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작업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고단했다. 도경수는 “몸에 힘을 준 채로 움직이느라 행동을 빠릿빠릿하게 하기 어렵고, 일반 작품에서 연기할 때 2~3개 생각할 걸 ‘더 문’에선 7~8가지 요소를 고민해야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특히 더위를 이기기 힘들었다. 스태프들이 얇은 패딩을 껴입어야 했을 정도로 에어컨을 빵빵히 틀었는데도 땀이 많이 흐르더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다만 11년을 아이돌로 활동한 경험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도경수는 “사실 액션신을 하며 동작을 외우고 캐치하는 건 오랜 시간 엑소 활동을 하며 이미 경험했던 일”이라며 “워낙 오랜 시간 합을 맞춰봤기에 동작은 금방 외우고 도움받을 수 있었다. 불편한 동작을 최대한 빼고 필요한 동작을 최대로 살리는 건 춤에서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사회를 통해 ‘더 문’을 감상하면서는 생각 이상으로 실감나게 구현된 우주의 모습에 감탄했다고 했다. 도경수는 “찍으면서 ‘이 장면이 완성본엔 어떻게 구현돼 있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완성본을 보면서는 ‘이건 내가 찍은 게 아닌 것 같다. 이렇게 나왔다고?’ 생각될 정도로 멋진 장면이 많더라”고 전했다. 실제 촬영할 때도 혼자 우주선 세트장 안에 갇힌 채로 연기를 했기에 극 중 황선우의 상황과 감정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현장의 우주선 세트 안에 들어가면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극 중 황선우처럼 우주선 안 마이크로 흘러나오는 음성에 의존해 연기를 해야 했어서 몰입이 잘 되는 현장이었다”라며 “스태프들도 바로 앞에 없었다. 그 안에서만큼은 정말 혼자였고, 극 중 우주선이 흔들리는 장면도 실제 세트에 흔들림을 줘서 탄생한 장면이라 실제 상황처럼 느껴졌다”고 부연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우주인’들의 위대함을 실감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제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대단한 분들”이라며 “실제로 우주인으로서 훈련을 받는 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다. 연기를 하면서 관련 인터뷰 기사, 책, 다큐들을 참고했는데 이를 접할수록 더욱 대단한 분들이라고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의 상상 훨씬 이상으로 힘들었다. 우주복을 입자마자 말이 안 나오더라”며 “그럼에도 호평을 받을 수 있던 건 CG 기술력, 연출 등 감독님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어색했던 부분이 많아 아쉽지만,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음 작품에선 훨씬 자연스러워질 수 있겠다고 다짐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눈물에 인색한 자신이 ‘더 문’을 보면서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도경수는 “평소 눈물 흘리는 걸 부끄럽게 생각해 많이 참는데 시사회를 보면서는 눈물이 나더라”며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모든 이가 고군분투 하는 상황에 인류애가 느껴졌다. 감정을 확실히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선우’를 통해 내 자신도 위로와 용기를 받았다”며 “우주가 아닌 다른 장소를 사는 우리도 선우의 마음가짐을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관객분들이 받아가셨으면 한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한편 ‘더 문’은 오는 8월 2일 개봉 예정이다.
2023.07.31 I 김보영 기자
개미들 피눈물…840억 챙긴 사기 수법 뜯어보니
  • 개미들 피눈물…840억 챙긴 사기 수법 뜯어보니[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62.5%. 오늘 뒷담화는 이 수치를 보고 분통이 터져서 쓰게 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사모 전환사채(CB) 악용 불공정거래 기획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감원이 올해 1월부터 기획조사를 한 내용인데요, 부당이득 840억원을 챙긴 33명을 적발한 내용이 골자입니다. 그런데 9쪽에 달하는 보도자료를 보다가 눈길을 끈 것은 ‘주가조작 전력자 다수 연루(62.5%)’ 문구입니다. 사모CB를 악용하고 주가조작을 한 일당들이 초범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적발된 일당들이 처벌을 받아도 개미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불법을 계속 자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주가조작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 중 하나입니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뒤 잠깐 감옥 갔다가 나와서 버젓이 불법을 다시 저지르고 있는 셈입니다. 현행 사모CB 제도가 범죄자들이 악용하기 쉬운 취약한 제도적 문제를 갖고 있는 점도 원인입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사모CB 불법 사례를 구체적으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사태 원인을 분석하고 금융위원회, 금감원의 대책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 뒷담화 키워드는 ‘개미들 울리는 사모CB 사기’로 준비하셨네요. △사모CB(Convertible Bond)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전환사채인데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사모CB는 회사의 자금 조달과 관련돼 있고, 사모CB 전환 공시가 투자자에게 호재나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런데 가짜 호재를 퍼뜨려 주가를 띄운 뒤 CB를 주식으로 바꿔 비싼 값에 매도하는 사기 행각이 드러났습니다. 금감원이 지난 6개월간 조사를 한 건데요, 이런 사기를 친 33명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구요. 이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챙긴 부당이득이 84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모CB 시장이 자본시장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월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 직을 걸고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사진=이영훈 기자)-우선 어떤 사기 행각이 있었는지가 궁금한데요. △사례를 들어서 사모CB 문제가 얼마나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3가지 사례를 준비했는데요, 첫 번째 사례를 가짜 신약 사건입니다. 금감원에 적발된 3명은 허위 사실로 주가를 띄우기로 공모했습니다. 이들은 일단 A사의 전환사채(CB)를 미리 싼 가격에 사서 보유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A사가 개발한 신약이 임상시험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고, A사가 신약개발사를 인수한다는 가짜 정보로 주가를 띄웠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사업에도 투자한다고 부풀려서 홍보를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A사의 업무협약(MOU)은 결렬됐고요. 임상 투자는 엎어졌습니다. 투자자들이 이렇게 손해는 봤는데 이들 일당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놓고 비싼 가격에 이미 팔아서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상태였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허위 공시로 투자자를 속인 경우이네요. △적발된 5명은 B사의 사모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비싼 값에 팔기로 모의를 했습니다. 이들은 일단 B사 계열사 자금으로 사모CB를 사서 공모자들에게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이전해 놓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수의 투자자가 B사의 사모CB를 인수한 것처럼 허위 공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있지도 않은 ‘허위 신규사업’을 알립니다. 어떻게 알렸는지 보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당시 B사는 ‘코로나 방역 사업, 치료제 개발 등 신사업 진출과 관련한 사업 목적을 추가하기 위한 주주총회 소집했다’고 공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런 치료제 개발을 시도한 자체가 없었거든요. 금감원이 조사해 보니 기존에 해오던 사업과 전혀 무관한 신사업 진출을 홍보해놓고 관련 실적은 전무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렇게 부풀려 사모CB 전환주식을 비싼 값에 팔았고요. 10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겼습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세 번째 사례는 ‘가짜 보도자료’·‘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내용이네요. △C사의 전 대표 등 5명은 경영권을 인수한 뒤 주가를 띄워서 보유 주식을 비싸게 팔자고 짬짜미를 했습니다. 이들 일당은 사모CB를 발행하면서 신규 바이오 사업에 사용될 대규모 자금이 단기간 유입된다는 가짜 소문을 냈습니다.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지도 않으면서 유망한 바이오 산업을 추진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사모CB 발행할 때에도 자금조달 목적을 쓰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도 ‘바이오 사업 추진’이라고 기재를 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CB 인수자는 자금 납입 능력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바이오 사업도 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였습니다. 바이오 사업 관련 조직이나 인원도 없었고요. 바이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조차 검토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자 이들 일당은 450억원대 부당이득이 챙겼습니다. -이런 사례가 빙산의 일각이네요. 수십 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던데. △그렇습니다. 금감원이 올해 1월 ‘사모CB 합동대응반’을 구성했거든요. 그리고 지난달 말까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관련 40건의 의심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것은 지난 6개월간 조사를 해서요 33명의 840억원의 부당이득을 적발한 건데요, 이건 전체 의심사건 40건 중에 14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한 결과입니다. 조사된 14건 내역(복수 응답)을 보면, 코로나19 관련 사업 등 허위의 신규 사업 진출을 발표하거나 대규모 투자유치를 가장해 투자자를 속이는 부정거래 혐의가 1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요. CB 전환주식을 비싼 값에 팔기 위해 부정거래와 함께 초기 주가 모멘텀을 형성하기 위한 주가조작을 하는 시세조종 혐의도 포착됐습니다. 악재성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가 급락 전 전환 주식을 사전에 팔아버리는 등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도 있었습니다. 이들 상당수 사기꾼들은 시장에서 유행하는 테마 사업에 신규 진출한다고 해서 대규모 투자 유치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끌어모았습니다. ‘테마주 주가는 뜬다’는 투자 심리를 교묘하게 악용한 것입니다. 조사 중인 40건 중 앞으로 26건의 조사 결과가 더 남았거든요. 이것은 아마도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거잖아요. 투자자들 피해는 어떻습니까. △이들 사기 일당이 사모CB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떠안았습니다. 이들 일당이 불공정 거래에 활용한 기업 39개사 중 상장 폐지된 기업은 4개사, 관리종목 지정 기업은 14개사(상장폐지 사유 발생 13개, 자본잠식 50% 이상 1개)나 됐습니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30% 이상 줄어들어 제대로 된 경영이 힘든 기업도 11개사에 달했습니다.금감원이 해당 기업에 대한 실명은 공개하지 않아서요, 구체적인 기업명은 현재 보도가 없는 상황인데요. 일단 84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33명이 검찰에 넘겨진 상황이라서요, 빠르면 하반기에 수사나 기소 과정에서 어떤 기업인지 실체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이데일리TV)-이런 수법도 문제이지만,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도 심각한데요. △그렇습니다. 금감원에 물어봤습니다. ‘이번 사모CB를 조사하면서 어떤 것을 주목했냐’고 물어봤는데요.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렇게 투자자들 피해를 입히는 수법도 문제이지만, 이런 사기 행각을 계속 반복해서 하는 게 더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모CB 조사 대상 40건 중 25건(62.5%)이 상습 불공정거래 전력자 및 기업사냥꾼과 연루돼 있었는데요.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사기꾼들이 적발돼도 감옥에 잠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사실 최근에 2차전지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니까 ‘무늬만 2차전지’로 해서 신사업을 홍보하고 투자 자금을 끌어들인 기업들도 있거든요. 정말 진정성 있게 2차전지 사업을 하는 곳도 있지만 테마에 편승해서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나간다는 전망에 주가가 들썩이니까, 이 판국에 사기로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세력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그런데 이렇게 사모CB든 무늬만 2차전지든 적발이 되면 결국 불공정거래로 인한 처벌인데, 이는 지난번 주가조작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현행 법이 ‘솜방망이’ 상황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극을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는 2009년에 징역 150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대 양형 기준이 징역 15년에 불과합니다. 주가조작단이 수백억원 부당 이득을 챙겨도 수사당국이 부당이득 산정에 실패하면 최대 5억원 벌금만 내면 끝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사모CB가 범죄의 온상이 됐습니까.△사기꾼들 입장에서 보면요, 사모CB가 범죄로 악용하기 참 좋은 수단이라고 합니다. 3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는 사모CB를 발행이 쉽다고 합니다. 증권신고서의 경우 자금 사용목적, 회사 경영상황 및 영위 사업 등과 관련한 위험요인 등을 상세히 기재해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반면 사모CB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발행이 가능합니다. 둘째는 CB 공시규제가 촘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장기업이 CB 발행대금을 현금이 아니라 비상장주식·부동산 등으로 납입 받는 것을 대용납입이라고 하는데요, 사모CB 대용납입시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를 안 해도 된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는 이를 개선했다고는 하는데, 과거에는 이런 수법으로 공시망을 피해갔다고 합니다. 셋째는 CB가 부당이득을 챙기기 쉬운 가격 제도가 있는데요.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주식 전환가격을 재조정하는 리픽싱(refixing) 옵션이 도입돼 있는데, 원칙적으로 최초 전환가액의 70%보다 낮추는 것은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정관 등에 기재하면 예외적으로 최저한도보다 하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하거든요, 이를 통해 CB 전환가격을 마구 조정을 해서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합니다. -사모CB 적발도 중요하지만, 시급히 제도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관련 제도개선 방안이 현재 논의 중인데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전환사채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방안’(주최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 후원 금융위·금융감독원) 주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참석해서요. 3가지 제도적 문제와 3가지 대책 방향을 발표했는데요. 3가지 문제로는 1)전환사채의 발행·유통과정이 깜깜이라는 점, 2)전환사채를 마구 찍어 내다보니 일반투자자의 지분 희석과 시장 충격이 있다는 점, 3)콜옵션·리픽싱과 같이 전환사채에 부여된 다양한 투자 유인 조건이 오히려 불공정거래에 악용돼 투자자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관련해 금융위는 1)전환사채 시장의 투명성 제고 2)전환사채의 무분별한 발행과 유통 방지 3)불공정거래에 대한 엄중 제재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 피눈물을 흘리지 않게 ‘한번 걸리면 패가망신한다’고 할 정도로, 주가조작이나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요. 기업들 입장에서는 사모CB라는 게 투자 자금을 유치할 때 중요한 수단이었거든요. 규제를 너무 강화하면 기업들이 투자 자금 유치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추진하는 게 필요합니다. (자료=신한투자증권)-끝으로 이번 주에 주목할 만한 국내외 경제일정 소개해주시지요. △미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내달 4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발표됩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 긴축이 계속될 수 있어 이번에도 지표를 예의주시해야 할 듯합니다.카카오페이(377300) 1일, 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게임즈(293490) 2일, 카카오(035720) 3일, 네이버(NAVER(035420)) 4일 2분기 실적 발표도 주목됩니다. 시지트로닉스는 내달 3일, 엠아이큐브솔루션은 내달 4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증시 일정도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31일 ‘2023년 6월 국세수입동향’을 공개합니다. 올 5월까지 국세는 전년동기대비 36조4000억원 덜 걷혔습니다. 이대로 가면 올해 40조원 넘게 역대급 ‘세수 펑크’(세수 결손)가 예상됩니다. 관련해 부족한 세수 충당, 경기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가 주목되는데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빚잔치 추경 못한다”며 추경 편성에 선을 그었는데요. 올해 4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1072조7000억원이어서, 기재부는 ‘빚내는 추경’에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달 1일 ‘7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합니다. 수출 감소폭이 두자릿수(-14.5%)로 확대되고 무역수지로 다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수출을 하반기 경제정책 1순위로 꼽은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은 내달 2일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공표합니다.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전년 동월 대비 2.4%)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요. 집중호우,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상추값이 급등하면서 고깃집에서 ‘서비스 상추’는 사라지고, 추가로 돈을 더 내야 상추를 먹을 수 있는 실정입니다. 이대로 가면 추석(9월29일)을 앞두고 가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물가 지표는 낮지만 체감물가는 높은 이같은 상황에서 8월31일 유류세 인하 종료를 앞둔 정부가 예정대로 종료할지, 인하 기간을 연장할지 주목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2023.07.30 I 최훈길 기자
이수정 “‘신림 살인’ 조선, 범행 후 여유…영웅 되고 싶었던 듯”
  • 이수정 “‘신림 살인’ 조선, 범행 후 여유…영웅 되고 싶었던 듯”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2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고 체포된 조선(33)에 대해 “(범행) 과정을 쭉 보면 결국은 이 사람(조선)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한 지점은 센세이셔널한 범죄 끝에 일종의 영웅 같은 것들이 되고 싶어 하는, 뿌리 깊은 열등감을 해소하는(하려고 한 것이라고) 식으로 연결을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21일 오후 2시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칼부림 사건 범인이 도주하고 있는 장면이 녹화된 골목 폐쇄(CC)회로 영상캡쳐.(사진= 뉴스1)이 교수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선은)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되게 높다. 마지막 순간, 흉기 난동을 부린 다음 계단에 앉아서 체포될 때까지 편안하게 쉬는 모습이 눈여겨봐야 될 대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범행에 대해 단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사 단계에서 외관상 취약점 때문에 열등감이 있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데, 무차별적인 흉기 난동에 합리적인 동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본인이 불행한 척 하다가 진술이 번복되고 있는 걸 보니 일반적인 사고라고 보기 어렵다”며 “터무니 없는 범행 동기, 이게 어떻게 보면 가장 전형적인 묻지마 살인의 어떻게 보면 특징이다. 극도로 반사회적이고 터무니없는 동기로 그야말로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이런 행위는 꼭 단죄돼야 된다”고 했다. 아울러 과거 범죄 경력이 다수였던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큰 숙제를 던졌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 사람이 전과 17범이. 소년 전과 14번. 12살 정도부터 사실상 처벌을 하니까 12살, 18살 사이에 14번을 처분을 받으려면 1년에도 2번 이상 처분을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불가능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처리되는 와중에 또 범죄를 저질러야 그다음 사건이 등장을 하게 되는데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이 사람은 일단은 현행법상에 무엇도 두려워하는 바가 없이 성장을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상당히 좀 의외의 행위들을 많이 했고, 좀 일반 범죄자로부터 현저히 벗어났다”며 “이런 사람들은 다시는 발생하면 안 되는데 이제는 형사사법제도에 커다란 숙제를 던진 사건”이라고 말했다.
2023.07.27 I 박기주 기자
(영상)이용섭 "민주당, 전략도 혁신도 도덕성도 비전도 없다"
  • (영상)이용섭 "민주당, 전략도 혁신도 도덕성도 비전도 없다"[신율의 이슈메이커]
  •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이 26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 (사진=이데일리TV)[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이 26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한 것과 관련 “헌재에 이 장관 탄핵심판이 소추됐을 때 민주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었다”며 “지금 민주당에는 전략도 없고 혁신도 없고 도덕성도 없고 비전도 없어서 이러한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과 시장을 지내고 국세청장, 청와대 수석 등 요직을 거친 이 전 시장은 이날 친정인 민주당을 향해 잇따라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행보가 민생·서민 중심으로 중도 세력을 대변하던 ‘과거의 민주당’과 달리, 투쟁적인 모습만 부각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이 전 시장은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의 혁신은 내년 선거용”이라며 “혁신위가 꾸려진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는 수준의 혁신 방안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내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민주당을 향한 광주 민심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광주 투표율이 37%였다. 시민들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은 수준”이라며 “민주당이 달라지지 않으면 언제든 민주당을 버릴 수 있다는 민심이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이 전 시장은 최근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추진 주체가 ‘혁신 신당’으로서의 역할과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 신당이 공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자기 생존을 위해서 만드는 선거용 정당이 되면 안 된다”며 “가치 중심의 정책 신당을 만들면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방향으로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혁신 신당이 국민의힘 등과의 초당적 연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개혁적 보수, 합리적 진보가 신당 추진 주체가 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며 “다만 국민이 기대하는 혁신 신당은 개혁적 보수, 합리적 진보가 포용적으로 중도 세력을 대변하고, 대내외 복합 위기를 긴밀하게 대처할 수 있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지녀야 하며, 선거용 정당으로 전락하거나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의 위성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이 전 시장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국가의 중요한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이제는 한국 정치를 발전시키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유능한 후배들의 구단주나 후원자 역할을 하겠다. 훗날 돌이켜 봤을 때 나의 인생의 황금기는 70대였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이용섭 전 시장이 출연한 ‘신율의 이슈메이커’ 본방송은 오는 28일(금) 오후 4시에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IPTV 이데일리TV 채널에서 방영된다.※전체 내용은 동영상과 대담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보도시 프로그램명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를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이혜라: 당면한 과제들이 많은데요. 정부와 정치권에서 다양한 국정 경험을 해온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과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이용섭: 안녕하십니까.▷신율: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 기각 말씀드렸는데, 어떻게 보세요?▶이용섭: 저는 이것도 예견된 사고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 많은 문제들을 사법부에 넘기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많은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겁니다. 저도 고위공직에 여러 번 있어봤습니다만. 고위공직자의 책임은 세 가지거든요. 정치적 책임, 도의적 책임, 법률적 책임. 그러니까 이상민 장관의 경우에는 법률적 책임을 묻기 전에 도의적, 정치적 책임을 물어서 여야가 대화와 협의에 의해서 물러나도록 했더라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 거거든요. 결국은 이제 탄핵 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면서 저는 양쪽에 다 부담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선 정부는 159명이라고 하는 소중한 국민들이 생명을 잃었는데도 책임지지 않는 정권, 그리고 민주당의 경우에는 발목 잡는 식으로 이렇게 걸고 넘어지는 투쟁적인 모습만 부각이 돼가지고 서로 많은 부담이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저는 탄핵심판 청구한다고 했을 때 기각을 예상했어요. 이건 얼마든지 대화와 타협에 의해서 이상민 장관 그만두게 하고 그리고 이제 돌아가신 분들 그리고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쓰다듬어줄 수 있는데 유족들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기가 막힌 그런 상황이에요.▷신율: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국회를 통과시켰을 때 민주당 의원들도 헌법재판소 가면 진짜 될 거야 이렇게 생각을 했을 거라고 보세요?▶이용섭: 그러니까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고 독주하다 보니까 생긴 거거든요. 행정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독주하고 입법부에서는 민주당이 독주하는. 저는 민주당이 이게 헌법재판소에 탄핵 심판 청구됐을 때 이건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근데 지금 민주당에는 전략도 없고 혁신성도 없고 도덕성도 없고 비전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죠.▷이혜라: 지금 정치권 상황을 독주, 이렇게 표현을 해주셨는데요. 정치권에서도 국회의원, 광주광역시장 등 여러 직책을 지내오셨습니다. 지금 정치권을 조금 더 세세히 살펴보자면 어떠세요?▶이용섭: 지금 정치권은 여야 간의 공방을 보면 한마디로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금 정치권의 양당 공방을 보면 그야말로 눈 뜨고 볼 수 없는 목불인견이고 점입가경입니다. 과거에도 우리 정치가 국민에게 불신을 받았을 때가 많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막장드라마는 아니었었거든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목소리가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것이 정치인데 지금 정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고 정치인을 위한 정치 자기들의 눈물을 닦고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는 탐욕의 정치로 흐르고 있고요. 또 가장 큰 문제가 대화와 타협에 의해서 해결해야 될 많은 문제들을 사법부에 떠넘기면서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고 우리 사회가 지금 분열과 갈등 양극화 이게 매우 심각하거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될 정치권이 오히려 양산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되면 이제 무슨 문제가 생기냐면 정치라고 하는 큰 그릇이 흔들리면 그 안에 있는 경제도 흔들리고 사회도 흔들리고 그래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불안하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래서 지금 정치권이 대변혁하고 유권자인 국민들이 각성하지 않으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복합 위기를 극복할 수도 없고 양극화와 이중구조도 심화되고 우리 경제는 추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신율: 민주당이 민주당의 전통적인 유산을 이어오고 있지만요. 정치 행위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과거에 민주당과 현재의 민주당이 차이가 있다고 보세요?▶이용섭: 저는 18대, 19대 국회의원을 했는데 우리가 국회의원을 할 때는 주로 정책으로 투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우리가 소수야당이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국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170석이 넘는 거대야당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창조적이고 창의적으로 정책과 법률을 가지고 국가의 미래를 설계해야 되는데 그때보다도 오히려 더 투쟁적이 돼버렸어요. 그리고 좀 더 이념적으로 왼쪽에 치우치면 아쉬운 부분이죠. 그때는 민생 중산 서민의 정당이고, 민생 정당이고, 중도 세력을 대변했는데 지금은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감이 있습니다. ▷이혜라: 과거의 민주당, 현재의 민주당 이렇게 표현을 해주셨는데요. 이 차이를 원내에서 의원들이 직접 느꼈는지 아니면 어떤 연유로 했는지는 봐야겠지만. 대변혁이라고도 표현을 해 주셨는데 이 대변혁의 한 줄기가 신당 바람이 부는 것 아니겠습니까. 혁신 신당을 강조하셨더라고요. 말씀해주신 혁신 신당, 어떤 겁니까?▶이용섭: 제가 민주당에서 국회의원도 하고 광주시장을 했는데 새로운 혁신 신당을 주장하는 게 다소 문제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제 민주당 발전보다는 국가 발전이 더 중요하고 정치인들의 미래보다는 국민의 미래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혁신 신당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고요.우리 정치권의 가장 문제라고 하면 양당 독과점 진영 정치. 지금 호남은 민주당이 독점하고 있고 영남은 사실상 국민의힘에서 독점하고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호남의 선출직이나 국회의원, 시장은 시민들이 뽑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임명하는 식입니다. 영남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영호남을 제외한 수도권의 경우에도 양당의 공천을 받지 않으면 당선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떤 현상이 빚어지느냐. 정치인들은 우선 공천을 받아야 되니까 국민이 볼 때는 무모할 정도의 충성 경쟁을 하게 되고 당 지도부는 자기 당의 공천을 받아야 당선되니까 오만해지고. 유능한 사람을 영입하기보다는 자기 사람 심기에 빠지기가 쉽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국민은 선거장에 가면 양자택일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돼요. 그래서 양당이 극한 대치로 가게 됩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는 혁신 신당이 나와서 경쟁 체제로 가야 된다. 시장에서도 독점 체제가 이루어지면 상품의 가격이 오르고 상품의 품질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당이 국민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자기 이익에 매몰되는 그런 집단으로 변질이 되어 버리죠.근데 이제 제가 얘기하는 혁신 신당은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됩니다. 우선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보면 극좌와 극우를 제외하고 개혁적 보수 그리고 합리적, 이성적 진보가 참여하는 포용적 중도 세력을 대변해야 된다는 거고요. 또 지금은 여러 가지 복합 위기에 우리가 직면해 있고 변화의 시대입니다. 한국적 특수성과 국제적 변화에 긴밀하게 대처해서 이러한 복합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도덕성과 혁신성과 전문성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야 된다는 뜻이고요. 또 하나 우리가 여기서 경계해야 될 것은 양당에서 공천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양당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이용해서 선거용으로 만드는, 이런 선거용 정당이 난립돼서는 안 되고 또 양당의 위성 정당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겁니다.▷신율: 근데 말씀 들어보니까 지금 생각난 것이요. 지금의 민주당을 뜯어고치기는 힘들다고 보시는 모양이죠?▶이용섭: 지금 민주당의 혁신위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혁신을 진득하니 해야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혁신을 합니까. 그래서 이건 당연히 내년 선거형 혁신이라고 보고요. 그리고 이게 내년 총선이 끝나고 나면 제도와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또 옛날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저는 그래서 우리나라 정치권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면 이 두 가지가 해결돼야 된다고 보는데요. 실은 오늘의 정치가 이렇게 삼류 정치로 추락한 데는 두 가지 책임이 있죠. 하나는 정치인의 자질 문제 또 하나는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우리 정치를 보면 생계형 정치인은 많은데 소명의 정치인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정치인의 자질 문제보다는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한 2대 8 정도 3대 7 정도 그렇기 때문에 설령 내년에 우리가 총선에서 좋은 사람을 뽑는다 하더라도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옛날로 되돌아가 버릴 수 있죠.그러면 어떤 제도와 시스템을 바꿔야 되느냐. 저는 크게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제왕적 대통령제 두 번째는 양당 독과점 체제. 지금은 집단 지성의 시대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한 사람의 머리보다도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내리는 결론이 최적의 결론을 도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제왕적 대통령 버려야 될 때가 왔고요. 근데 이것은 내년 총선이 끝나면 개헌이 논의될 때 집중적으로 논의를 해야 될 것입니다.지금 우리가 해야 될 것은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하면 양당 독과점 체제를 물리치고 경쟁 체제를 도입할 것이냐. 그래서 제가 주장한 게 혁신 신당이 나와야 된다. 그러려면 우선 국회에서 지금 선거법 개정 논의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부분적으로라도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고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도입되고 또 디지털 시대에 맞게끔 플랫폼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개편이 되면 저는 제3지대 혁신 정당이 훨씬 더 빠르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것과 상관없이 혁신 정당은 나와야 되기 때문에 저는 우리 사회가 뒷받침을 해줘야 된다. 그런 차원에서 제가 혁신 신당을 주장하는 것이죠.▷신율: 그럼 지금 현재 민주당 혁신으로 오히려 분란의 불씨를 낼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 의미로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이용섭: 제가 언젠가 인터뷰를 하면서 제가 정치권에서 어떻게 행보할 것인가 묻기에 지금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꾸려져 있기 때문에 민주당 혁신위가 내놓는 혁신 방안을 보고 앞으로 향후 행보를 결정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혁신위가 꾸려진 지 상당히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혁신 방안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물론 민주당이 혁신위원회를 가동하는 것 자체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늦게라도 또 내년 총선 의식해서라도 혁신위를 만드는 것은 잘한 것이죠. 그런데 혁신위에서 크게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이고, 또 혁신위에서 좋은 방안이 나와서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더라도 이건 내년 총선이 끝나면 시스템과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옛날로 회귀하기 때문에 제도와 시스템을 양당 독과점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바꾸어야 된다는 것이고요.이것의 대표적인 성공적인 나라가 독일입니다. 통일이 돼서 그동안 9명의 총리를 배출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과정을 보면 계속 협치와 연정에 의해서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계속 연속되고 그리고 성과는 축적됩니다. 그러니까 1969년에 브란트 총리가 취임하고 나서 동방정책을 얘기했지 않습니까. 그 후에 정권이 바뀌었어도 계속해서 통일 정책은 그대로 이어받아서 마침내 1990년에 통일이 됐지 않습니까. 또 하나 독일의 모범적인 협치 사례라고 볼 수 있는 것은 거기에 겐셔 외무부 장관이라고 있었지 않습니까. 이분은 18년간 외무부 장관을 하면서 독일 통일에 기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기민당도 아니고 사민당도 아니에요. 제3의 정당이었거든요. 그렇지만 역대 정권이 그 사람의 경력과 통일에 대한 의지나 전문성을 인정해서 계속 기용을 한 겁니다.근데 우리나라 보십시오.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5년마다 새로운 정권이 아니라 새로운 나라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앞선 정권은 보복과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되고 정권은 완전히 폐기되고 성과는 단절되고.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100년 대계가 가능하겠습니다. 그래서 독일의 모범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고 제3의 혁신 정당이 나오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를 넘는 정당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제 1 대 1 극한 대립의 정치는 사라지고 협치가 이루어지고 민생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시대정신에 대해서 충실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신율: 내각제는 어떻게 보세요?▶이용섭: 아까 제왕적 대통령제 수명은 끝났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이제 두 가지죠.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면서 대통령 중임제로 간다든지 내각제로 간다든지. 저는 내각제를 선호하는 사람입니다. 세계에서 대통령제를 하면서 발전한 나라는 미국과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그리고 지금은 집단 지성의 시대이기 때문에 공동으로 책임지고 공동으로 지혜를 따내면 내각제로 가야 되는데.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통령제의 많은 문제를 국민들이 절감하고 있으면서도 여기에 젖어 있어서 지금도 아마 여론조사를 하면 대통령제가 내각제보다 훨씬 인기가 많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 국민의 생각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깨어 있는 지도자들, 정치인들이 저는 내각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우리가 역사적으로 보면 많은 성과를 남긴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오래 근무를 했습니다. 그리 해야 성과가 나옵니다. 우리처럼 5년 해가지고 또 다음 정부가 정책도 계승 안해주는데 여기에 무슨 발전이 있겠습니까.▷이혜라: 신당 계속 언급을 하셔서 제가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게 아무래도 양향자 의원 신당일 텐데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이용섭: 지금 양향자 의원, 금태섭 의원 이분들이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어요. 저는 우리 정치권에서 양당 거대 독점 체제에서 정치인들이 신당을 추진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그래서 일단 그분들의 용기와 뜻을 높이 삽니다. 다만 이제 저와 사전에 어떠한 교감도 없었기 때문에 그분들이 추진하는 신당이 제가 생각하는 제3지대 혁신 신당인지 여부를 지금 지켜보고 있습니다.▷신율: 양향자 의원은 아무래도 지역구도 광주이니 아무래도 좀 잘 아실 거 아니에요.▶이용섭: 잘 알죠. 그러나 이제 제가 아까 얘기한 것처럼 혁신 신당이 공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자기 생존을 위해서 만드는 선거 이용 정당으로 나오게 되면 정말 그 혁신적인 신당이 나오는데 걸림돌이 되고 난립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저는 혁신 신당도 체계적으로 종합적으로 총체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시간이 가면 아마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이혜라: 현 시점까지 지금 거론되고 있는 신당 상황을 보면요. 대선 주자 없는 신당이 가능할까, 이게 궁금해요.▶이용섭: 저는 근데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선 주자가 없는 혁신 신당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것도 깨져야 될 우리의 사고입니다. 이유는 대선 주자가 물론 신당을 만들면 구심점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모이고 쉽게 창당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분이 대선에 나가서 실패하게 되면 아침 이슬처럼 그냥 사라져버립니다. 이미 우리 경험했지 않습니까. 정주영 신당, 이인재 신당, 문국현 신당, 안철수 신당. 그렇지만 뜻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정치 미래를 보고 선거용 신당이 아니라 가치 중심의 정책 신당을 만들게 되면 저는 훨씬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요. 그리고 우리가 여기서 한번 눈여겨볼 대목이 2017년에 프랑스의 마크롱이 우리처럼 거대 양당 정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당을 만들어서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것도 벤치마킹해야 되는 사례라고 생각을 합니다.▷신율: 지금 연대 가능한 세력이라고 하시면 이름을 말씀 안해주셔도 좋습니다. 그거는 당을 초월하는 겁니까? 국민의힘도 통합이 된다는 말씀이세요? ▶이용섭: 당연하죠. 왜 그러냐면 보수는 언제부터인가 너무 꼴통이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괜찮은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괜찮은 보수를 우리가 개혁적 보수 이렇게 얘기를 하고, 진보는 진보도 이제 좋은 거거든요. 보수와 진보는 역사 발전의 양 날개이지 않습니까. 근데 우리나라에서 진보는 너무 이념적이고 좌파적이고 그러기 때문에 그 앞에다가 괜찮은 분들이 붙인 게 합리적 진보, 이성적 진보 이렇게 붙였어요.그래서 제가 이제 그 신당 추진 주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부분들은 개혁적 보수 그리고 합리적 진보 이분들이 나가서 만드는 신당이면 저는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물론 그 바탕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양당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제가 이제 국회의원을 했던 광주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치 도시지 않습니까. 현재 있는 국회의원을 그대로 뽑겠다 하는 지지율이 12~13%입니다. 이제 그러니까 신당의 여지는 충분히 확보된 건데 과연 그 신당이 국민이 바라는 신당, 국민이 기대하는 신당이 되려면 그건 선거용 신당이 아니라 정책 신당, 가치 중심의 신당, 지속 가능한 신당이 혁신적 신당이 나와야 된다는 겁니다.▷신율: 지금 광주 말씀하셨는데 광주시민들이 지금 현재 민주당을 어떤 눈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하세요?▶이용섭: 매우 실망하고 있죠. 왜 그러냐면 광주를 빼놓고 민주당을 얘기할 수 없고 민주당을 빼놓고도 광주를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당은 광주 시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정당이죠. 그런데 이제 민주당이 오만한 겁니다. 당연히 광주는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민주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기 때문에 이분들이 괜찮은 후보들을 공천하기보다는. 그리고 정치인들은 다 자기 꿈이 있지 않습니까? 당대표도 나오고 대선도 나가고 그러니까 자기 사람 심기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여기 광주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중앙 정치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큰 정치를 못 하다 보니까 광주 발전은 지체되고. 그러니까 광주 시민들이 이제 언제까지 우리는 이런 식으로 희생을 당해야 되느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광주의 투표율이 37%밖에 안 됐습니다. 지방선거라고 하는 것은 잘 아시는 것처럼 시장 뽑죠. 구청장, 시의원 뽑죠. 구의원 뽑죠. 그리고 교육감을 뽑는 선거입니다. 그런 지역사회에서는 누군가 거기에서 한 사람은 지지해야 될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광주가 정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37%밖에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수준이에요. 나가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민주당이 달라지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민주당을 버릴 수 있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혜라: 평생 공직자로 살아오셨던 전문가이시니 이 시점에서 이제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해집니다.▶이용섭: 이제 많은 분들이 저에게 내년 선거에 나가냐고 묻습니다. 저는 선수로서는 그만 뛰고 싶다, 한국 정치의 발전 그리고 젊은 유능한 후배들이 많이 나갈 수 있도록 구단주 역할을 하든지 후원자 역할을 하겠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요. 저는 시골 촌사람인데 그동안 중요한 국가 일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이제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를 발전시키는 데 제가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제 인생의 황금기는 70대였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있습니다.▷신율: 꼭 파이팅하십시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이용섭: 네, 파이팅 하겠습니다.
2023.07.27 I 이혜라 기자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 "美 시높시스 같은 IP기업 성장 목표"
  •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 "美 시높시스 같은 IP기업 성장 목표"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퀄리타스반도체’를 미국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인 ‘시높시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삼성 3나노 등 선단공장 IP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사를 늘릴 것입니다.”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 (사진=퀄리타스반도체)◇“IP회사, 파운드리업체·팹리스와 ‘필연적’ 관계”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는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 퀄리타스반도체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퀄리타스반도체는 2017년 창업한 회사로, 통신용 반도체 설계 및 인터페이스 IP(설계자산)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인 김 대표는 2017년 창업 당시 삼성전자 출신 공학박사들과 빌라 지하실 단칸방에서 차고 창업의 형태로 창업을 시작했다. 그는 “삼성전자 재직시절 인터페이스 IP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반도체 IP개발업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반도체 IP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며 “당시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IP사업 협력에 참여한 바 있다”고 밝혔다.IP는 반도체 특정 기능을 회로로 구현한 설계블록으로 반도체 칩 설계시 이를 활용하면 빠르게 고성능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반도체 기술 경쟁이 심화하고 설계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제품을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 IP 회사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IP 회사로는 시높시스, 케이던스, 알파웨이브 등이 있다.그중에서도 퀄리타스반도체가 주력하는 인터페이스 IP는 2개 이상의 칩이나 네트워크를 상호연결하는 기술로 주요 IP 제품으로는 MIPI, PCle, SERDES 등이 있다. 김 대표는 퀄리타스반도체와 같은 IP회사들은 고객사인 팹리스들에 IP를 개발·공급하고 있으며 서로 경쟁보다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른바 생태계를 쉽게 설명했다. 이어 “현 시대에서의 SoC 개발은 레고를 조립하는 것”이라고 했다.김 대표는 “팹리스가 시스템온칩(SoC)에 IP까지 만든다면 4년 정도 걸린다”며 “반도체 칩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아 신속하게 만들어야 하는 팹리스 입장에서 바로바로 칩과 IP 등 블럭을 조합해야 하기에 IP 제조를 전담하는 IP회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대표적인 시스템반도체인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하나에 들어가는 IP가 10여 개 상당”이라며 “여러 IP회사들도 다같이 참여해 레고를 조립하는 것으로 이들 역시 각각 경쟁사라기보다는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파운드리와 IP회사의 협력 관계도 설명했다. 그는 “파운드리 선단 공정을 통해 반도체 크기(면적)와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고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면서도 “기존 공정에서 IP 하나라도 빠지는 것 없이 구비하는 게 파운드리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팹리스는 자사가 사용하는 IP를 보유하고 최적화 작업을 끝내 놓은 파운드리를 선택하게 돼 다양한 IP를 확보한 파운드리 업체가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 (사진=퀄리타스반도체)◇“AI시대에 필요한 건 인터페이스 기술…선단공정서 사용자경험 이어갈 것”퀄리타스반도체는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운영하는 파운드리 협업생태계인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파트너사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IP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한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3나노부터 8나노 공정까지 활용할 수 있는 수 십여 종의 IP를 제공받음으로써 AI과 그래픽처리장치(GPU), 고성능 컴퓨팅(HPC)은 물론 오토모티브·모바일 등 전 분야 고객을 확보하고 업계 1위 TSMC를 추격하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 IP파트너사로 선정된 배경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기술력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그는 “AI 시대에서 복잡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가속기를 붙여야 하고 결국 필요한 것은 인터페이스 기술”이라며 “GAA 기반 3나노 공정의 IP를 개발하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IP회사의 기술 고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IP회사가 전무하다시피한 데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어 삼성전자가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IP개발팀 출신으로 신뢰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부연했다.퀄리타스반도체는 국내 IP회사 중에선 몇 안되는 삼성전자 파트너사로 꼽힌다. 그는 “(IP관련 사업 관련) 삼성전자와 협력하며 전체 사업 중 IP 사업의 비중이 더 커졌다”며 “지난해 IP사업으로 107억원 상당 매출을 냈다”고도 덧붙였다.퀄리타스반도체는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며 초고속 인터페이스 IP기술을 앞세워 지난 3월 한국발명진흥회와 NICE평가정보로부터 각각 AA, A 등급을 받아 기술특례상장에 필요한 요건을 통과했다.그는 “저희가 할 일은 고객사(팹리스)들이 (자사를) 찾기 전에 5나노, 3나노 등 선단공정에 IP를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구축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예컨대 고객사들이 8나노와 5나노 공정을 두고 득실을 계산하면서도 선단공정을 쓰고 싶어할 때 IP회사로서 선단공정에서도 기존과 같은 IP를 쓸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이 이어지도록 준비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는 웬만한 선단공정 내 IP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2023.07.17 I 최영지 기자
日 도입 확정한 비동의간음죄…국내 입법 논의도 급물살 탈까
  • 日 도입 확정한 비동의간음죄…국내 입법 논의도 급물살 탈까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웃나라인 일본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비동의 간음죄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기현 광주고법 판사는 대법원이 발간하는 ‘해외사법소식’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본의 ‘비동의 간음죄’ 입법에 대한 의미를 다뤘다.지난 5월 일본 중의원, 6월 참의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개정안은 기존의 ‘강제성교죄’와 ‘준강제성교죄’를 통합해 ‘부동의성교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자민당 정부가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 원안에 중의원 논의 과정에서 정부의 5년 단위 실태 조사 의무를 부여하는 부칙 일부가 추가된 것이었다.개정안은 부동의성교죄가 성립하는 ‘부동의 상황’을 8가지 항목으로 목록화하고 있다. 기존 법안의 성립 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 등의 유형력 행사 △피해자의 심신상실·항거불능 외에 추가로 행위태양이나 피해자의 특정한 상태를 포함시켜 처벌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日, ‘피해자가 동의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강간 인정구체적인 ‘부동의 상황’은 △폭행 또는 협박을 이용하거나 이를 당한 것 △심신의 장애를 발생시키는 것 또는 그것이 있는 것 △알코올이나 약물을 섭취하게 하는 것 또는 그 영향이 있는 것 △수면 및 그 밖의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상태로 만드는 것 또는 그 상태에 있는 것 △동의하지 않은 의사를 형성, 표명 또는 완수할 틈이 없는 것 △예상과 다른 사태에 직면하게 하여 공포를 일으키거나, 경악케 하는 것 또는 그 사태에 직면하여 두려움이 크거나 경악하고 있는 것 △학대에 기인하는 심리적 반응을 일으키게 하거나 그것이 있는 것 △경제적 또는 사회적 관계상의 지위에 기초한 영향력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불이익을 우려하게 하거나 이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위의 4개 항목은 기존 부동의성교제에 있던 내용이고, 아래 4개 항목은 이번에 개정안에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다. 개정안은 여기에 더해 △그밖의 유사한 행위나 사유도 추가적인 범죄 성립 요건으로 규정해 구성 요건 체계가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뒀다.차 판사는 “일본 법무성 내에 설치된 ‘성범죄에 관한 형사법 검토회’가 논의 끝에 성범죄 수단 부분의 구성요건을 보다 세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하는 성범죄와 심신상실과 그에 준하는 항거불능상태를 요건으로 하는 성범죄로만 구별해 놓은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었다”고 설명했다.그는 “기존 법은 자칫 성범죄 피해자가 무리하게 성교 등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의식만 뚜렷하게 있다면 분명하게 거부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제가 있었다”며 “(법무성은) 실제 피해자가 처한 여건을 보면 이 같은 구분으로 포섭할 수 없는 ‘원하지 않았던 성교 등 행위’ 영역이 존재한다고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2017년 형법 개정을 통해 ‘강간죄’를 ‘강제성교죄’로 바꾸고 처벌대상과 형량을 대폭 강화했던 일본은 법 개정 이후에도 법무성을 중심으로 성범죄 관련 개정 논의를 지속해 왔다.법무성은 수년간의 논의 끝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기존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원하지 않았던 성교 행위’ 영역으로 △예상치 못한 성적 행위의 시도 및 그에 따른 놀라움·혼란과 같은 심리 상태에 빠진 케이스 △기만적인 방법이 이용된 경우 △극도의 스트레스로 분명 의식이 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얼어붙기 반응(freeze response)이 일어난 상태 등을 언급하며, 이 같은 법 개정을 통해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우리나라에 비해 성범죄에 미온적으로 알려진 일본이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확정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구체적인 도입 계획이 없는 상태다. 지난 정부부터 여성가족부는 비동의 간음죄 신설 필요성을 언급해 왔지만 정부는 ‘사회 각층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반대 취지의 신중검토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칫 입증 책임이 검사가 아닌 피고인에게 주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9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입증책임, 검사 ‘유죄 입증’서 피고인 ‘무죄 입증’ 전가 우려도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비동의 간음죄에 대해서 국내외적으로 찬반 의견이 많기 때문에 전문가 의견수렴과 해외 입법례를 연구하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동의 없는 성관계는 기본적으로 범죄다. 동의 여부를 묻는 건 세계적 판례 방향”이라면서도 신중한 입장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유죄의 입증 책임이 검사에게 있는 형사재판에서의 통상적 모습과 달리 비동의 간음죄가 도입될 경우 피고인이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 장관은 “범죄를 의심받는 사람이 상대방 동의가 있었다는 걸 법정에서 입증하지 못하면 억울하게 처벌받게 되는 구도가 된다. 죄를 안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반대로 입증하는 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가 피해자 의사를 함부로 무시할 수 없다고 보는 상황에서 억울한 사람이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차 판사 역시 이와 관련해 “비동의 간음죄 도입으로 자칫 성범죄의 입증 책임이 사실상 전환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법원도 피해자의 내심의 상태를 추단 하기에 적합한 심리의 방식을 체계화해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신중한 입장인 정부 역시 논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논의를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 판사는 “법원으로선 기존 판례에 나타난 피해자의 거부 의사 형성을 저해하는 구체적 유형력의 행사 태양이나 어떤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이용한 간음 등이 처벌 필요성이 있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목록화해 입법단계에서부터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3.07.14 I 한광범 기자
BTS, '해체' 위기 넘고 '피 안 섞인 가족' 되기까지
  • BTS, '해체' 위기 넘고 '피 안 섞인 가족' 되기까지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피 안 섞인 가족이죠’.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됐더라고요. 그 친구들이 힘들면 곁에 있어 주고 싶고, 기쁠 때 같이 웃어 주고 싶고, 뭔가 고민이 있을 때는 들어주고 싶고…서로에게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그룹 방탄소년단(BTS)의 10주년 기념 도서 ‘비욘드 더 스토리 : 텐 이어 레코드 오브 BTS’(BEYOND THE STORY : 10-YEAR RECORD OF BTS, 이하 ‘비욘드 더 스토리’)에 실린 제이홉의 인터뷰 발언 내용이다. 제이홉은 ‘방탄소년단의 의미’를 묻자 ‘피 안 섞인 가족’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멤버들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멤버들과 찍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표지 포스터는 액자에 넣어 집 거실에 걸어두었단다. 마치 가족사진처럼 말이다.(사진=타임)‘비욘드 더 스토리’는 서로 전혀 알지 못했던 일곱 청년이 방탄소년단이란 이름으로 뭉쳐 ‘피 안 섞인 가족’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끈끈한 사이로 거듭난 10년여의 시간을 되짚는다. △서울(SEOUL) △존재의 이유(WHY WE EXIST) △사랑, 증오, 아미(LOVE, HATE, ARMY)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착륙 없는 비행(A FLIGHT THAT NEVER LANDS) △방탄소년단의 세계(THE WORLD OF BTS) △우리(WE ARE) 등 총 7개의 챕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펼쳐진다. 위버스매거진 편집장 강명석이 인터뷰어로 나서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추억 여행을 함께했다. ‘21세기 팝 아이콘’으로 불리는 팀으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의 성공 신화를 다룬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출발 지점은 2010년의 청구빌딩. 하이브의 모태가 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있던 곳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어느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길의 끝쯤에 있었다는 그곳에 각기 다른 지역에서 성장한 소년들이 하나 둘 모여 합을 이뤄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일곱 멤버가 서로의 재능을 나누며 힙합 음악과 ‘칼군무’ 퍼포먼스를 연마한 끝 비로소 2013년 6월 12일 데뷔의 꿈을 이룬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사진=이데일리DB)데뷔 이후의 이야기는 그간 발매한 앨범의 작업기와 활동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실패하는 것이 마땅한 팀으로 보였던 중소기획사 소속 그룹이 이른바 ‘인정받기 위한 투쟁’의 나날을 보내면서 편견을 깨부수고 한계를 극복하며 놀라운 인기 성장을 이뤄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눈에 띄는 대목은 멤버들이 매순간마다 당시의 고민과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이 시대 청춘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진솔하고 공감력 높은 방탄소년단의 곡들과 ‘청춘’, ‘화양연화’,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같은 키워드의 탄생 비화를 책을 통해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팀 해체를 고민했던 2018년에 벌어진 이야기도 자세히 접할 수 있다. 슈가는 “‘그만 두자’는 말을 다들 하고 싶은데 꺼내질 못 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현실이 꿈을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찾아온 고민도 컸단다. 전 세계가 방탄소년단을 주목하며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에 대한 피로감도 상당했을 터. 진은 “쉬는 날이 정말로 거의 없었다. 그러니까 사람이 너무 지치면서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회사의 재계약 제안이 멤버들을 더욱 복잡한 심경에 빠지게 했다는 이야기도 책에 담겼다. 지민은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다들 엄청나게 지쳐 있던 상태에서 재계약 얘기가 나오니 부정적 감정에 빠졌던 것”이라고 그 무렵의 팀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새 앨범을 만들지 말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도 했다. 아울러 뷔는 “‘러브 유어셀프’로 활동하는데 우린 ‘러브 유어셀프’하지 못했고 서로 너무 예민했다”고, 제이홉은 “지옥 같았다. 처음으로 우리가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였다”고 회고했다.(사진=방인권 기자)“다들 힘들어 하는데 또 프로 정신은 있었어요. 그게 정말 웃겨요. 힘들어서 ‘아이씨…!’ 이러면서도 ‘아, 그래도 뭐, 할 건 해야지 하는.”(제이홉). 방탄소년단은 팀이 내부적으로 흔들리던 상황에서도 음악의 끈을 놓지 않았고, 계속해서 새 앨범을 작업하며 음악적 성장을 이뤄냈다. 그 과정에서 음악에 대한 애정이 점차 커졌고 자연히 팬들에게, 또 서로에게 위로받으며 한층 더 단단해졌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들은 해체를 고민했던 그해 소속사와 7년 재계약을 맺었다.책 말미에는 위기의 시기를 극복하고 ‘어나더 레벨’이 된 방탄소년단이 코로나19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 활동 계획을 전면 수정하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규모 투어 일정을 취소하는 등 계획은 틀어졌으나 방탄소년단의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이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빌보드 핫100 1위, 아메리칸 뮤직어워즈 올해의 아티스트상 수상, 그래미어워즈 후보 지명 등 굵직한 이력을 추가하는 영광의 순간들을 맞이한 이야기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다.(사진=빅히트뮤직)어느덧 데뷔 10주년. 방탄소년단은 ‘군백기’를 보내느라 솔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책에는 이들이 언제쯤 다시 ‘완전체’ 활동을 재개할지, ‘군백기’ 이후 활동 계획과 방향성은 어떻게 잡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다만, 인터뷰 답변을 통해 멤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방탄소년단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지 정도는 짐작해 볼 수 있다.“솔직하게 말하자면 요즘은 상에 의미 부여를 크게 안 하는 것 같아요.”(지민). “상을 받거나 하는 것보다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무대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게 돼요.”(슈가)“‘저희는 ‘아미’(ARMY, 팬덤명)가 웃고 기뻐할 수 있다면 그게 곧 우리 행복이다’ 생각하면서 계속 달려나가고 있어요.”(제이홉)‘비욘드 더 스토리’는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일본어 등 총 23개 언어로 지난 9일 발간했다. ‘아미’ 탄생일에 맞춰 발간한 책이라 팬들에게 의미가 더 남다르다.
2023.07.11 I 김현식 기자
배터리 아저씨는 왜 증권사 리포트를 안 믿었나
  • 배터리 아저씨는 왜 증권사 리포트를 안 믿었나[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리포트를 정조준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 5일 20여개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리포트 개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000 종목 사라’는 매수 위주의 리포트가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증권사가 사라는 종목에는 올해초 주가조작으로 하한가를 기록한 급락 종목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와중에 매수 리포트를 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수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겨 검찰에 송치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반면 뜨거운 감자인 2차전지주 관련해서는 올해 2분기에 매도 리포트가 잇따랐습니다. 2차전지주가 과열 상태라며 주식을 팔라거나 목표주가를 낮춘 리포트가 많았습니다. 반면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이사는 “증권사 리포트를 믿지 말라”며 2차전지주 상승세를 전망했는데요. 올해 상반기 결산을 해보면, 박 전 이사가 지목한 2차전지주 8종목 모두 올랐습니다. 에코프로는 16년 만에 ‘코스닥 황제주’(주가 100만원이 넘는 대형주) 등극을 앞두고 있구요. 증권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이같이 리포트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적 사정이 있다는 것인데요. 금감원은 올 하반기에 리포트 관련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관련 내용의 경과, 배경, 내용, 전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습니다.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 (사진=방인권 기자)-오늘은 어떤 뒷담화 소식을 준비하셨나요.△오늘은 ‘증권사 리포트 수난시대’ 주제로 준비를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5일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주요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의 안 좋은 고질적인 영업 관행을 개선해보는 취지”라고 밝혔는데요. 간담회 안건 중 하나가 바로 증권사 리포트 관련 내용입니다. 그동안 증권사 리포트가 ‘000 종목 사라’는 매수 리포트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금감원은 이런 매수 위주의 리포트 관행을 바꾸겠다고 한 것입니다. 단순히 간담회 하루 여는 수준의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서 더 주목이 됩니다. 앞서 금감원이 증권사 리포트에 대해 올해 중점 과제로 정해서 올해 상반기부터 관련 사안을 챙겨오고 있구요. 리포트 관련해 문제가 된 애널리스트에 대해선 검찰 입건 조치가 이뤄지고 있어서요, 올 하반기에 증권사 리포트 문제가 부각될 전망입니다. -그동안 매수 위주 리포트가 얼마나 많았나요.△그동안 증권사 리포트가 ‘매도 의견은 안 나오고 매수 의견만 나온다’는 얘기가 많았는데요, 구체적으로 수치를 확인해봤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1만5300개의 리포트가 나왔지만 이중 ‘매수’ 의견이 1만4444개(94.4%)였습니다. 중립 의견은 847개였구요, 매도 의견(비중 축소 포함) 9개였습니다. 어떤 종목에 대해서 팔라고 한 리포트가 0.05%에 불과한 것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별 투자의견 공시를 하는데요,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28개의 국내 증권사 중 22개사는 전체 리포트 중 매수 의견 비중이 90%를 넘습니다. DS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부국증권(001270), 한양증권(001750)은 매도 리포트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함용일 부원장은 지난 5일 간담회에서 ‘SG증권발(發) 주가조작 사태 당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주가급락 8개 종목 중 4개만 리서치 보고서가 있고, 이 가운데 3개는 모두 매수 의견뿐이었다’고 꼬집었습니다. 함 부원장은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문제 인식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증권사도 우리나라처럼 매수 리포트가 많나요.△그렇지 않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올해 1분기말 기준 해외 증권사의 투자의견 비율을 보면요, 매수 리포트가 90%가 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매수 리포트 비율이요 메릴린치인터내셔날 엘엘씨증권 서울지점은 53%,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48%, 제이피모건증권 서울지점은 47.4%, 모건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 서울지점은 36.8%였습니다. 매도 리포트도 많았습니다. 메릴린치인터내셔날 엘엘씨증권 서울지점은 23.5%,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16.2%, 제이피모건증권 서울지점은 14.5%, 모건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 서울지점은 17.9%였습니다. 어떤 종목에 대해서 팔라는 매도 리포트가 0.05%에 불과하다. (자료=에프앤가이드)-왜 우리나라만 유독 매수 리포트 비율이 높은 건가요.△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매도 리포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인기는커녕 매도 리포트를 쓰면 욕 먹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민원이 쇄도합니다.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느냐’, ‘그딴 식으로 밥벌이 하지 말라’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항의가 쇄도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매도 리포트를 대량으로 쓸 이유가 없습니다. 둘째로는 증권사 이익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사실상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돈을 버는 부서가 아닙니다. 법인 영업 부서가 돈을 벌어오는 곳이지요. 그런데 ‘00 기업의 주식을 매도하라’고 하면 해당 기업과 증권사와의 관계가 좋아질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법인 영업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구요. 그렇다 보니까 증권사 내부적으로도 매도 리포트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5일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에는 실적 가이던스(예상치)를 내는 기업이 거의 없어 가이던스를 알아야 하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기업과 원수지기가 쉽지 않다”며 공매도에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에서 매도 의견을 낼 경우 주주들이 반발한다는 점 등도 우려 지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그래도 이대로 가면 ‘증권사 제살 깎아먹기’ 아닌가요.△이런 현실적인 이유로 매도 리포트가 실종됐다 하더라도 이대로 가면 장기적으론 증권사 제살깎아먹기란 지적도 많습니다. 요즘에 유튜브, 텔레그램 등에서 주식 전문가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이분들이 거침없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얘기하는 반면, 증권사는 그렇지 못하면 리포트뿐 아니라 증권사 신뢰도나 영향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배터리 아저씨’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었지요.△‘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이사는 “증권사 리포트를 믿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애널리스트들의 위상이 떨어지고, 반대로 돈을 벌어주는 투자은행(IB) 사업부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애널리스트는 IB에서 시키는 대로 글을 쓰는 부속품이 되어버렸다”고 주장했구요. 특히 올 상반기에 2차전지주 전망 관련해 증권사 리포트와 박 전 이사가 충돌하기도 했었지요. 지난 4월에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리포트가 나오는 등 여의도 증권가에서 2차전지주 과열 목소리가 많았구요. 그런데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올해 상반기(1월2일~6월29일) 주가 등락률을 직접 확인해봤는데요, 에코프로(086520)가 593.20%로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이어 에코프로비엠(247540)(161.67%), 포스코퓨처엠(003670)(94.44%), 나노신소재(121600)(55.74%), POSCO홀딩스(005490)(40.14%), LG에너지솔루션(373220)(26.29%), LG화학(051910)(10.00%), SK이노베이션(096770)(2.60%) 순이었습니다. 박 전 이사가 지목한 8개 종목 모두 올 상반기에 주가가 오른 셈입니다. 특히 지난 7일 에코프로는 전날보다 3만9000원(4.14%) 오르면서 98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개미들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에코프로 매수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에코프로가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코스닥 황제주’(주가 100만원이 넘는 대형주)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관련해 금감원은 ‘무늬만 2차전지주’, ‘2차전지 작전주’에 대해 조사에 나선 상황이구요. 주가가 출렁해 손실을 입을 수도 있으니까요, 무리한 묻지마 빚투(빚내서 투자)는 하지 말라는 전문가들 지적도 있는 상황입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문제 인식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006800) 회장, 사진 오른쪽은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대표이사 모습. (사진=금융감독원)-이런 와중에 애널리스트가 검찰에 송치됐네요.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지난달 27일 적발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인데요, DB금융투자(016610) 애널리스트로 재직했던 그는 주식을 미리 사들인 뒤 사들인 종목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한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주가가 오르면 이 주식들을 팔았습니다. 총 22개 종목에 이렇게 손을 댔구요, 5억2000여만원의 차익을 챙겼습니다. 애널리스트 본인의 계좌는 모두 감독을 받기 때문에, 그는 차명계좌를 활용해서 이렇게 했다가 금감원 조사망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던데. △이와 같은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2020년에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와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동일한 수법으로 선행매매한 것을 적발했습니다. 이들은 결국 2021년에 각각 징역 3년과 1년6개월이 확정됐습니다.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정보를 얻고 투자 결정을 할 때 주요한 판단 자료로 활용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애널리스트가 자신의 부당이득을 위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심각한 범법 행위입니다. 금융투자협회는 “권한이 없는데 협회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혔구요. 해당 증권사 측은 “개인 일탈일뿐 회사가 미리 알 수 없었다”며 선을 그었는데요. 금감원에서는 증권사의 임직원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봤구요. 이번에 증권사 CEO 간담회를 열게 된 것입니다. -금감원 대책은 무엇인가요. △금감원은 지난 5일 간담회에서 개별 증권사 차원보다는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증권업계 공동의 적극적인 변화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독립성을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예산배분, 공시방식을 개선하고 독립리서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0일 임원회의에서 “금융투자회사의 불건전 영업 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투자회사 스스로 소속 직원들의 모럴해저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상황을 다시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 증권사에 대한 금감원 감독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자료=금융감독원)-독립리서치 육성 내용은 어떻게 진행되나요.△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독립리서치 육성 내용은 올해 금감원 업무보고에도 담겼던 내용입니다. 금감원은 지난 2월6일 ‘2023 금감원 업무계획’을 통해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리서치 회사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독립리서치 회사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리서치 제공을 목적으로 설립된 리서치 제공 전문회사를 뜻합니다. 그동안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투자 정보에 대한 제 목소리를 못 냈기 때문에, 독립리서치는 ‘양질의 리포트 등 투자정보를 독립·중립적 시각에서 전문적으로 내보자’, ‘과감하게 매도 의견도 내보자’는 취지로 설립됐습니다. 금감원은 “제대로 된 독립리서치 회사가 육성되면 산업 발전 그리고 투자자 정보 제공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독립리서치에 반신반의하는 분위도 있잖아요. △그렇습니다. ‘과연 잘될까’라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독립리서치를 보면요, 현행법에 따라 금융투자업이 아니라 유사투자자문업에 속합니다. 유사투자자문업은 최근에 라덕연 일당이 유사투자자문업 등으로 등록해 주가조작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가 법인을 세워서 현행법에선 ‘주식 불법 리딩방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금감원은 이같은 독립리서치 회사를 정식 금융투자업자로 분류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하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오해도 불식할 수 있구요. 인가제 등으로 당국의 영업규제도 받기 때문에 보다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투자자문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독립리서치 대부분이 10명 이하 소규모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영세한 업계 현실을 감안할 때 규제만 강화할 경우 독립리서치 회사 경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규제만 있고 지원이 없다면 굳이 금융투자업에 등록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구요. 그래서 하반기에 관련 구체적 대안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일각에선 증권사 리포트 유료화 얘기도 나오네요. △해외 증권사가 우리나라 증권사보다 매도 리포트가 많은 건 해외의 경우 지식재산권 개념이 확실하고 유료 리포트를 발행하는 영향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리서치센터가 애널리스트들을 통해 다양한 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인건비 등 비용 대비 수익이 많지 않거요. 그 이유 중 하나는 리포트가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지식재산권 개념도 거의 없구요. 그러다 보니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지적재산권을 보장하고 리포트 유료화를 고민해볼 시점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정말 쉽지 않습니다. 일례로 지금 독자들께서 보시는 기사가 지금부터 유료로 전환한다고 하면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유튜브 등 다양한 수단이 많은데 섣불리 유료화에 나섰다가 오히려 고객들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냐는 증권사 고민도 있구요. 그렇다 보니 기사 유료화처럼 리포트 유료화도 당장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얘기처럼, 투자자들은 ‘양질의 보고서부터 생산해야 하지 않냐, 그렇게 해야 신뢰를 얻고 유료 리포트를 구독할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유료화도 중요하지만, 독립적이고 제대로 된 리포트부터 만들어내는 과제도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같은 제대로 된 리포트를 위해선 증권업계 자정노력뿐 아니라 금융위원회, 금감원의 지원도 동시에 필요합니다. (자료=키움증권)-끝으로 다음주 주목할 만한 국내외 경제일정 소개해주시지요. △12일(수) 오후 9시30분(이하 한국 시간 기준)에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3일(목) 오후 9시30분에는 미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표됩니다. 이달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발표되는 지표여서 주목됩니다.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이번 달을 비롯해 오는 9월, 11월, 12월 총 네 차례입니다. 아울러 내주에는 TSMC, 델타에어라인, JP모건과 웰스파고, 씨티, 펩시코 등 본격 시작되는 2분기 어닝 시즌도 주목됩니다. 12일(수) 오전 8시에는 통계청이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합니다. 지난 5월 취업자수 35만1000명 증가, 고용률 역대 최고, 실업률 5월 기준 최저 등의 호조세를 이어갈지, 5개월 연속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가 중단될지가 주목됩니다. 13일(목) 오전 10시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동결할지, 조정할지를 논의합니다. 현재로선 동결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2023.07.08 I 최훈길 기자
(영상)김병준 "한국 기업들 위대...정치가 놓아주면 뛴다"
  • (영상)김병준 "한국 기업들 위대...정치가 놓아주면 뛴다"[신율의 이슈메이커]
  • 지난달 27일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이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TV)[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이 지난달 27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한국 기업과 국민은 위대하다. 이들의 자율적인 통제력을 믿고 국가 권력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지난 3월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직을 맡은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장 등 여야를 넘나들며 요직을 지냈다. 현재는 정치, 학계 등 다분야에서 두루 일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전경련 위상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김 회장직무대행은 한국의 발전을 제한하는 요소로 비대한 국가 권력을 꼽았다. 그는 “인플레이션, 공급망 체계 변화, 기술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도 어려운데 한국 은 특히 정치 문제가 기업에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며 “국가 권력이 시장, 시민사회 등 곳곳에 개입하고 있는데 국가가 그만한 능력이 있으면 괜찮지만 우리 정치 상황에서 보듯이 그런 능력이 없다. (정부가) 개입을 줄이면 사람들이 스스로 뛰어서 세계의 중심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부와 비교해 규제 완화 등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시장 원리나 자유주의 원칙을 활용한 노무현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시장을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라고 인식하는 등 국가주의적인 성향이 강했다”며 “이런 면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 완화나 지방분권 등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우리나라가 체제와 가치관 차이를 이해해 이를 바탕으로 국가별로 전략적인 관계 정립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회장직무대행은 “일본, 미국과는 ‘가치적·기능적 관계’를 바탕으로 제도나 안보상 협력을 이어가되 중국, 러시아와는 ‘기능적 상호의존 관계’ 또는 ‘산업적 상호의존 관계’를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한국이 산업 경쟁력을 높여 중국이 우리 기업들의 부품과 소재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전경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이제는 시장과 국민을 바라보고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전경련은 변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와는 규제 완화를 놓고 논쟁도 해야 하며 국민들에게는 지지받고 신뢰받는 대기업 집단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회장직무대행은 이날 △현대자동차의 노조원 대상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대법원 판결 △최저임금 인상 등과 관련해서도 견해를 밝혔다.※전체 내용은 동영상과 대담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보도시 프로그램명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신율: 시청자 여러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죠? 신율입니다. 요새 비가 자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라는 게 때로는 굉장히 낭만을 가져다 줄 수도 있지만 요새 내리는 장마의 규모나 속도나 이런 것을 봤을 때에는 낭만과는 너무나 거리감이 있고 공포스러울 정도로 많이 늘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쪼록 비 피해 없도록 만전을 기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도 지금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도 마치 정말 이 무서운 장마, 집중호우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재계가 그나마 버티고 있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이만큼 굴러가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죠.▷이혜라: 진짜 경제 너무 어렵다는 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혜안을 전해주실 분을 모셨습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과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병준: 안녕하십니까.▷신율: 지금 전경련에서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계신데 정치, 학계, 경제계를 다 아우르셨잖아요. 셋 중에 뭐가 제일 어려우세요?▶김병준: 다 어렵죠. 그런데 기본적으로 답답하기는 정치가 제일 답답해요. 사실 정치가 잘 되면 경제고 뭐고 다 잘 되죠. 정치가 잘 돼야지 이게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고 경제도 제대로 돌아가죠. 제가 보기에는 한국에서는 오히려 정치 문제가 더 심각하다.▷이혜라: 기업인들 많이 만나실 텐데요. 기업인들도 힘들다는 소리 많이 하죠?▶김병준: 답답해하죠. 한편으로는 대외 여건부터 시작해서 경제 여건이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업이 가치 사슬 체계도 바뀌고 공급망 체계도 바뀌고 기술 경쟁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금 금융이나 통화량, 인플레이션 문제 이런 것도 심각하고요. 그러면서도 또 한국 사회는 한국 사회 나름대로의 정치적 문제가 또 많거든요. 그것도 기업한테는 상당한 부담이 되고 어렵습니다.▷이혜라: 네,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약속을 했었잖아요. 잘 이행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십니까?▶김병준: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전 정부하고 비교를 하면 좀 더 시장 친화적이고 또 시장 원리를 좀 더 존중하려고 하는 측면에서 이제 규제도 많이 풀어서 시장이 움직이도록 하려고 하는 그런 경향이 보이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죠.▷신율: 지금 앞 정부와 비교했을 때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회장님께서는 또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도 굉장히 중대한 역할을 하셨어서요. 그렇다면 노무현 정권과 문재인 정권은 차이가 크다고 보십니까?▶김병준: 굉장히 큽니다. 본질적으로 다른 정부입니다. 노무현 정부는 기본적으로 시장 원리라든가 자유주의 원칙이라든가 이런 것을 가지고 있던,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굉장히 실용적이라고 봐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FTA나 서비스 산업 육성, 규제 완화라든가 지방분권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이라든가 이런 것을 도모를 했는데 지난 정부는 그것과는 좀 다르죠. 상당히 국가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무엇이든지 규제를 하려고 하고 국가가 뭘 이끌어 가는 그런 성향이 강하고. 또 시장은 마치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라는 인식), 일단 그런 것들이 있었죠. 그러다 보니까 시장에 대해서나 시민사회에 대해서 규제를 자꾸 많이 만들고 푼다고 하면서도 더 만들고 그랬죠. ▷신율: 한미FTA를 계속 반대했던 분들이, 왜 문재인 대통령부터 이해찬 대표라든가 이런 분들 다 반대했던 분들이 아주 중심을 이뤘지 않습니까? ▶김병준: 참여정부 노무현 정부 때만 하더라도 예를 들어서 참여연대라든가 이런 시민단체 출신들이 그렇게 포진을 못했습니다. 근데 지난 정부 때는 보면 이념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다 포진을 했었죠. 상당히 아니라 본질적으로 다른 정부라고 봅니다.▷이혜라: 다시 이번 정부 얘기로 돌아와봐서요. 기업들이 법인세율 인하를 많이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대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얘기도 하잖아요.▶김병준: 욕심 같아서는 저희들, 특히 전경련 같은 입장에서는 이제 법인세를 좀 더 내려주면 좋겠다고 아주 강한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그게 이제 우리가 원하는 만큼 내려가지 않으니까 더 촉구를 하고 있고요. 법인세는 사실 또 한편으로 보면은 국민적인 반대라든가 이런 게 있거든요. 그렇다면 법인세를 적게 내리더라도 특히 R&D(연구개발) 투자 세제 혜택이라든가 이런 것을 좀 더 늘려줬으면 하는 생각이죠. 우리 경제가 지금까지 기존의 산업 구조 속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그런 기업들의 경쟁력이 올라가다가 지금 이제 내려가는 단계예요. 왜냐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차고 올라오니까 기존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죠.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이차전지나 바이오, 시스템반도체라든가 첨단 산업 쪽을 육성해야 하는데. 이건 전부 R&D거든요. 설비 투자도 중요하지만 이런 부분에 좀 더 큰 혜택을 주면 법인세를 좀 덜 낮추더라도 그나마 기업이 숨 쉴 수 있는 틈이 더 생긴다고 보고 있습니다.▷신율: 지금 중국 문제 말씀하셨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중국과의 관계가 조금 멀고 일본하고 미국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기 때문에, 야권 같은 경우에는 이거 중국이 우리한테 제1의 파트너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중요한데 이렇게 외교를 하면 되느냐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일각에서는 그런 얘기를 하더랍니다. 지금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문제에 대해서 상당한 규제라기보다는 견제를 하고 있어서 그것에 대한 간접적인 이익을 우리가 받고 있다는 얘기도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김병준: 그렇죠. 그런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반도체나 이차전지 부분은 중국에 대해서 규제를 하는 만큼 우리가 조금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는 게 있습니다. 또 하나는 그 이전에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일본하고 미국하고의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유는 결국 서로 비슷한 체제, 소위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력하기가 쉽습니다. 또 제도도 비슷한 게 많고 안보상 중요한 국가들이어서 협력하기가 좋으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하고 미국의 관계는 가치적 관계와 기능적 관계 둘 다 가져가야 된다고 봅니다. 가치적 관계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를 확대해 나가는, 그 다음에 안보 등 관계를 강화하면서. 기능적 관계는 산업적 연관관계, 상호의존 관계도 키워나가야 된다고 보고요. 중국하고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기능적 상호의존 관계 내지는 산업적 상호의존 관계, 그러니까 서로가 필요해서 서로가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관계 속으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여기는 어차피 우리하고 체제가 다릅니다. 체제와 추구하는 국가 목표도 달라서 철저하게 우리가 산업 경쟁력을 높여서 중국이 우리의 부품과 소재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야 된다. 그래야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미국하고 일본이 대화하는 것 하고 달리 돼야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중국하고는 철저히 산업적 기능적 관계를 중심으로 해서 상호 번영의 관계로 가는 것이 맞다.▷신율: 지금 윤석열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지금 설정한 방향성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결국은 중국이 필요하면 우리한테 어떠한 식으로든 계속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김병준: 제가 이야기드리기가 참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완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요. 오히려 어떤 관계로 가는 게 맞는가 하면 중국이 우리한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관계를 만들어요. 우리 산업 경쟁력을 더 높여서 중국이 우리의 부품 하나라도 사다 쓸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고. 특히 가치 사슬로 묶여서 한국이 잘못되면 중국도 같이 잘못될 수밖에 없는 이런 의존관계로 만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것을 통해서 상호 의존적이 되면서 그러면서 상호 번영을 추구하고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미국하고 일본의 관계는 더 프렌들리하게, 그런 산업적 연관관계에 더 협조하면서 우리가 똑같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위해서 글로벌 사회로 같이 손잡고 나가는 이런 관계까지 가야 된다고 봅니다.▷이혜라: 국가별로 합리적인 선택 속에서 그런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을 해주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이번에는 한일관계를 볼까요? 전경련이 두 나라 사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래기금 공동위 조성이라든지 한일산업협력포럼 등을 통해서 이제 한일관계 개선에 노력을 하고 계신데 잘 이행이 되고 있다고 보시나요?▶김병준: 일본하고 우리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서 같이 하면 공동의 경쟁력을 서로 키울 수가 있잖아요. 특히 일본은 반도체 부문에서 장비가 굉장히 뛰어나고 우리는 생산 역량이 뛰어나니까 서로 협조하면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데 이런 쪽에서 빨리 협조를 해서 잘 가야 되는데 그동안 그게 잘 안 됐어요. 그래서 이제 하자는 건데. 처음에는 굉장히 서먹서먹했습니다. 특히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는 위안부 문제 때문에 당시 외무장관일 때 자기가 한국하고 협상을 다 했는데 그것이 뒤집어지면서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 있어요. 근데 이번에 또다시 윤석열 정부하고 뭘 약속을 하고 했는데 이것이 정권이 바뀌면서 또 한 번 뒤집어지면 그야말로 기시다 본인으로서는 두 번 바보가 되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총리부터가 굉장히 소극적이었다고 봤고요. 총리가 소극적이니까 내각 전체와 재계도 소극적인 입장이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먼저 던지는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가 먼저 내놓고, 먼저 던지는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했는데. 결과는 어떠냐. 지금 저희들은 재계를 주로 만나고 있습니다만 재계의 입장이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상당히 적극적으로요.▷신율: 지금 화이트리스트도 완전히 다 복원된 것 같은데요.▶김병준: 복원시키고 그 다음에 협력 관계도 복원하고. 스터디그룹도 하고. 반도체, 이차전지 이런 것들을 연구하고 있고요. 일본인들의 자세나 태도가 훨씬 더 적극적으로, 이번에는 우리가 할 만하다라는 걸 지금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잘 돼 가고 있습니다. 그저께 이제 우리 한일 파트너십 기금은 그저께 이제 등기를 마쳤습니다.▷신율: 후쿠시마 오염수는 어떻게 보세요?▶김병준: 국민 여론상 문제 제기하는 분들이 많으니까 방해가 되겠죠. 그래서 그런 부분은 사실은 철저하게 과학적 검증 그런 것이 앞서기 전에는 서로 너무 세게 이야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거고요. 근데 서로 주장이 참 이상해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오염 물질을 한 방울 떨어뜨려 놓으면 그것이 바다로 퍼지고 시간이 가고 하면서 정화 작용도 일어날 텐데. 오염수를 마셔보라고 하고. 너 마셔봐라, 마시지도 못하면서 이렇게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들이 전 국민 감정을 지금 막 건드리고 있다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것이 이제 한일관계 회복에 장애라든가 어떤 짐이 되겠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지금 우리가 너무 급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사회의 산업 구조가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속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금 안 되게 돼 있어요. 누가 1등을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매달려서 그것이 방해하도록 우리 국민들이 두지 않을 거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이혜라: 알겠습니다. 전경련의 역할이 앞으로도 지켜보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몇 해 전에 전경련에서 4대그룹이 탈퇴하면서 아무래도 재계 맏형으로서의 위상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일고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복원을 해나갈 계획이신지요?▶김병준: 탈퇴한 것은 일종의 결과고요. 결과 이전에 전경련이 사실은 시대의 흐름이나 시대 변화를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사회적 기여라든가 대국민 보다는 말하자면 정부만 주로 쳐다보고 활동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그 과정 속에서 내지 않아야 될 돈도 서로 나눠서 내고 그러다가 사고가 일어났는데. 이제 전경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이제는 시장을 보고 가야 되고 이제는 국민과 소비자를 보고 가야 되는 상황이 됐다고요.그런 식으로 이번에 전경련을 저희들이 다 바꾸고 있습니다. 규제 완화라든가 이런 문제를 놓고서 정부하고 오히려 논쟁도 해야 되는 그런 관계가 돼야 되고. 그러면서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대기업 또 신뢰받는 대기업 집단 이렇게 가야 된다고 보고 있고. 또 국민들로부터 지지도 받아야 되고. 그래서 변화한 모습을 보이면 새로운 모습 속에 4대 그룹뿐만 아니라그동안 가입하지 않고 있던 대기업들도 저는 많이 들어오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이혜라: 그러면 현 시점에 국민들과 신뢰받는 대기업 집단, 모임을 가장 경색하고 있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김병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연구나 정보 기능을 굉장히 강화해서 우리 기업 집단들에게 이제 나눠주고 해야 되는데 그런 것은 오히려 등한시하고 정부 눈치만 보고 이랬던 과거가 없죠. 그런 것 때문에 국민들은 그걸 싫어하는 거예요. 기업이 당연히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도 많을 텐데 우리 사회에 기여를 하지 왜 권력 눈치만 보고 그러느냐 이런 것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걸 이번에 그런 방향성을 다 바꿔놓겠다.▷이혜라: 한국경제연구원 통합해서 연구 기능을 강화한다는 부분도 그런 방침 중 하나겠네요.▶김병준: 전경련 제1의 교체의 중요한 기능을 앞으로는 연구와 정보 제공 이런 걸로 두려고 하니까요. 만일 그렇게 둔다면 별도의 연구원을 따로 둘 필요가 없죠. 연구원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연구원이 안으로 들어와서 더 확대가 되는 거고요.그러면서 이제 어떤 분은 또 그래요. 전경련이 연구기구로서 거듭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게 연구 기능은 중요한 개념이 되고요. 그러면서 미국 같이 자유민주주의나 자유시장 경제가 잘 자리 잡고 있는 나라 같으면 연구만 해도 되는데 우리는 아직 그런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연구도 하고 때로는 규제 완화라든가 시장 기능의 활성화라든가 이런 것을 위해서 우리가 뭘 해야 되는가 하면은 정부하고 싸움도 하고 때로는 그러면서 우리 시민사회의 자유시장 경제가 얼마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기능도 하고. 아직도 사실은 그 기능이 강한 것 같지만 약합니다. 우파고 보수라고 하면 굉장히 반공주의 보수만 생각하지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 경제의 보수는 잘 생각은 안 합니다. 그런 점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신율: 전경련이 과거 정권보다는 훨씬 그 위상이라든지 역할이라든지. 물론 이제 회장님 취임하신 후 본격적으로 언론이라든지 사회 각계의 주목을 굉장히 많이 받게 됐어요.▶김병준: 그래서 정부하고 협력하면서 경제사절단이라든가 이런 것을 모집해서요. 우리가 지금 한미정상회담 때도 같이 가기도 했고. 그것뿐만 아니라 우리 ‘갓생한끼’라고 한국판 버핏과의 대화처럼 정의선 회장과 젊은이들하고 대화를 하게 한다거나. 그 다음에 젊은이들로 자문단을 꾸리기도 하고 심지어 (유튜브)쇼츠도 만들어요.▷이혜라: 그러니까요. 요새 전경련이 MZ세대랑 접점을 많이 늘리고 있더라고요.▶김병준: 쇼츠로 하여금 우리 기업들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그 다음 실질적으로 사회적 기업, ESG나 CSR, CSV 활동을 더 북돋우는 그런 활동들을 하고 있거든요. ▷신율: 그리고 아무래도 현 정권 정부도 전경련을 일종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그걸 계기로 다시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김병준: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또 지금 이 자리를 맡아서 있는데. 왜냐하면 지금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것이 여러 가지 이설이 있고 논란이 있습니다만, 저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어쨌든 자유주의를 천명하고 그 자유주의 속에서 시장 경제 활성화, 자유민주주의의 활성화가 들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전경련의 방향과 일치한다고 봅니다.▷이혜라: 이번 주에 전경련에서 낸 자료를 보니까요.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도래를 하면 일자리가 최대 7만 개까지 줄 수 있다. 그런 연구 결과가 또 나온 것 같더라고요. 이 부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김병준: 최저임금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가 보기에 따라서 서로 의견이 다르겠습니다만. 우선 너무 빨라요.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고 다른 OECD 국가들이나 우리와 비슷한 지금 환경에 있는 국가들에 비해서 우선 너무 높고 빠르다는 문제가 있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의 문제는 너무 획일적이에요. 다른 나라 같으면 지역에 따라서 차별을 두기도 하고 그다음에 그 노사 협의에 따라서, 직종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두는데. 우리는 예를 들어 최저생계비라든가 이런 것을 감안해서 우리가 최저임금을 정하는데 강원도 어느 지역의 최저 생계비와 그다음에 서울 종로구의 최저 생계비가 다를 수가 있는데 다 덮어버려요. 이것이 과연 합당한 제도인가 여기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만일에 이렇게 획일적으로 그렇게 높이 측정했을 경우에 오히려 그것이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영업자들 문을 닫게 한다든가 그렇게 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를 하는 겁니다.▷신율: 지금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사실 재계와 노조가 갈등을 겪을 수 있는 사안들이 있거든요. 근데 특히 당장 노란봉투법이 제일 크게 부각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김병준: 전경련이나 회원사들 입장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정말 잘못됐다고 봅니다. 이 말 그대로 적용하자면 그 책임을 갖다가 개개인에게 다 지금 달리 본다는 건데 그건 사실은 책임을 못 묻는다는 이야기고. 그렇게 되면은 이제 노동 투쟁이라든가 이런 것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는 겁니다. 법원이 그저께도 제가 해명을 들어보니까 법원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달라진 게 왜 없어요. 달라진 게 분명히 있죠. 어떤 개별적인 책임을 갖다가 연대 책임이 아니라 개별적인 책무로 했는데 그게 왜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그게 민법과도 상충되고 그래서 이건 정말 잘못된 판결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판결이 결국은 뭔가 한국의 노사관계를 난잡하게 만들고. 결국은 누구를 죽이는가 하면은 산업과 사용자와 노동자를 다 죽이는 그런 결과를 낳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법 논리에도 안 맞고 그다음에 우리 경제 현실에도 안 맞는 그런 판결을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해서 판결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신율: 지금 우리나라 이 정도 위치까지 올려졌는데 앞으로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제일 시급하다. 뭘 꼽으시겠어요?▶김병준: 굉장히 먼 이야기지만 국가 권력을 줄여야 되는 게 맞다. 국가 권력이 너무 강해요. 아직도 곳곳에 개입해서 학교, 시장, 시민사회 곳곳에 개입하는데 국가가 그만한 능력이 있으면 되지만 우리 정치에서 보듯이 그런 능력 없습니다. 무슨 국회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우리 관료 사회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런데 그 능력도 없으면서 계속해서 말하자면 일종의 이 끈을 달아놨단 말이에요. 끈을 달아놓고 당겼다 밀었다 하는데 한국 국민들 위대합니다. 한국 기업들 위대합니다. 풀어주면 뜁니다. 사람들이 뛰어서 세계의 중심으로 가게 돼 있는데 왜 그 사람들을 갖다 붙들고. 제발 국가 권력을 좀 줄여서, 국가 권력을 줄이면 정치도 줄 것 아닙니까. 그럼 정치가 말썽인 부분도 좀 줄 거예요. 관료 사회가 붙들고 있는 것도 좀 줄 거고.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이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이제는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들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출산 휴가 한번 안 줬다가 회사가 망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제 우리 사회가 시민사회의 통제력을 믿고 또 그 자율적인 통제 기능을 믿고 좀 풀어주셨으면 해요. 풀어주면 되는데 왜 아직도 계속해서 그 모습 그대로 쥐고 있느냐. 그래서 저는 지금 윤석열 정부가 지금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규제 완화라든가 지방분권 같은 거 이거 지금 옳은 방향으로. 거버넌스 그쪽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2023.07.06 I 이혜라 기자
'나는 솔로' 영숙, 영철서 영호로 변심?…영수 순자에 직진 "공주님"
  • '나는 솔로' 영숙, 영철서 영호로 변심?…영수 순자에 직진 "공주님"
  • ‘나는 솔로’[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는 SOLO(나는 솔로)’ 15기가 ‘대환장 데이트’로 극과 극 러브라인을 달렸다.지난 5일 방송한 SBS PLUS와 ENA의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SOLO’에서는 슈퍼 데이트권으로 인해 뒤바뀐 ‘솔로나라 15번지’의 아슬아슬한 로맨스가 공개됐다.이날 15기 솔로남녀들은 ‘슈퍼 데이트권’이 걸린 ‘짝피구’를 했다. 남녀가 2인 1조로 대결하는 ‘짝피구’에서 정숙은 어마무시한 괴력을 발휘했다. 영수와 짝이 된 정숙은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으로 돌변해 공을 터뜨리는가 하면, 자신의 파워에 놀라 박수를 치는 영호마저 떨어뜨리는 등 승부욕을 드러냈다. 마지막 남은 순자마저 아웃시킨 정숙은 ‘짝’이었던 영수와 나란히 슈퍼 데이트권을 확보했지만, “수치스럽다”라며 뒤늦게 밀려온 ‘현타’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반면 정숙의 승부욕과 열정을 관심 있게 본 영호는 “마르고 조용한데 의외로 강한 면이 있는 것 같아서 더 알아보고 싶다”며 ‘짝피구’ 후 커진 호감을 드러냈다. 뒤이어 영숙은 제주도 방언 퀴즈, 금귤 알까기 게임에서 연이어 우승해 슈퍼 데이트권을 2개나 획득했다.정숙, 영숙은 슈퍼 데이트권을 얻은 뒤, 누구와 데이트를 나가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정숙은 영철, 영호 사이에서 고민하는 영숙에게 “영철님한테 표현 안 했지? 똑같은 사람과 두 번 데이트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라고 조언했다. 이어 “난 영호님을 선택할까 싶었는데, 너무 바락바락 (슈퍼 데이트권을) 따서 이제 안 쓰고 싶어졌다. 심지어 내가 (영호님을) 떨어뜨렸는데, 같이 데이트 하자고 하면 너무 ‘돌+아이’ 같아서”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바로 이때, 제작진과 인터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영철이 영숙을 발견했고, 정숙은 센스 있게 자리를 비켜줬다. 영철은 “내일 누구한테 (슈퍼 데이트권을) 썼으면 좋겠냐”는 영숙의 질문에 “나한테 써야 하지 않나? 두 개 다 써도 돼”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영숙은 귀신에 홀린 듯, 영철에게 슈퍼 데이트권 두 개를 다 쓰겠다고 약속했다. 숙소로 돌아온 정숙 역시, 영호를 조용히 불러내 “내일 (슈퍼데이트 같이 할) 준비해주세요”라고 대시했다.영철과 대화를 마친 영숙은 얼마 뒤 안절부절 못했고 결국 영철을 다시 불러서 “내일 두 개 말고 하나만 쓸게”라고 말했다. 이에 영철은 “영숙님도 다른 사람을 알 기회가 한 번은 있어야 하는 것 같다”면서도 내심 서운해 했다. 영숙은 슈퍼 데이트권 사용을 위해 영호를 불러냈고, 이를 지켜본 정숙은 “전쟁터구나 싶었다”며 “(영호님이)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걸 보니까 (슈퍼 데이트권을) 쓰기 싫어지더라”고 털어놨다.영자 역시 영호를 따로 불러내, 1대1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영자는 “추구하는 게 같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어필했다. 하지만 제작진과의 속마음 인터뷰에서 영자는 “영호님과 인연을 이어가기엔 지금 좀 늦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속상해했다. 상철은 영자에게 산책을 제안하며 “누나가 내 안에 있긴 해”라고 은근히 대시했다. 이에 영자는 “다 알아가 봐. 그래도 난 괜찮아”라고 답했다.늦은 밤 영수는 슈퍼 데이트권을 순자에게 쓰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음 날 아침 산책 데이트를 하면서 식사 메뉴를 정하기로 했다. 같은 시각, 상철은 순자에게 조용히 “우리 밥 한번 먹은 적 없잖아. 억울해”라고 직진했고, 이를 보던 영자는 표정이 굳었다. 광수는 “우리 놀러가요”라고 옥순을 밖으로 불러내 로맨틱한 온수풀 데이트를 즐겼다. 이어 광수는 “옥순님이 분홍색을 좋아한다고 해서 오늘 분홍색 옷을 입었다”고 고백했다. 데이트를 마친 뒤 옥순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마음) 표현을 해주셔서 심쿵한 포인트가 있었다”며 웃었다.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영수와 달리 순자는 늦잠을 잤고, 산책 데이트를 지키지 못했다. 뒤늦게 일어난 순자는 영수를 찾아가 사과했다. 이때 영철은 영수와 순자가 함께 아침 식사를 요리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줬지만, 영수는 “(식재료를) 썰거나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어 모두를 속 터지게 했다. 그런데 상철이 방에서 나와, 순자에게 다가가 요리를 돕는 상황이 벌어졌다. 영수는 상철과 순자를 바로 뒤에서 바라보면서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식사 후, 영수는 순자와의 데이트를 앞두고 안 바르던 스킨, 로션까지 바르며 열심히 준비했다. 또한 영자 등 솔로녀들의 데이트 코칭에 힘입어 영수는 순자와의 데이트에서 “앉으세요, 공주님”이라며, 의자를 빼주는 매너를 선보여 확실하게 점수를 땄다. 순자는 “영수님 첫인상 선택 때 좋게 봤다”고 칭찬했고, 영수는 “첫인상 선택 때 가까이서 보고 ‘어? 순자 예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심쿵 멘트를 날렸다. 심지어 영수는 “스트레스 안 받는 성격이 좋은 것 같다”는 순자의 칭찬에 “그게 마음에 든다니 그 부분은 수정하지 않을게”라고 어필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성실해 보인다”는 순자의 말에는 “말했잖아. 앞으로 조금씩 성실해질 거라고”라고 약속했다.영호와 정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데이트를 했지만, 데이트 후 정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직장동료랑 밥 먹다 온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영철은 영호와 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영숙과 먼저 데이트를 하면서 “영숙이 여기 없었으면 나는 여기서 아무것도 안 했을 수도 있어”라고 한 뒤, “그런데 왜 영호야?”라고 슈퍼 데이트권을 영호에게 쓴 이유를 물었다. 영숙은 “운동도 좋아하고 딱 봤을 때 호감형이라서”라고 답해 영철을 속타게 만들었다.마지막으로, ‘15기 결혼 커플을 찾아라!’ 코너(?)에서는 예비 신부의 아기 때 사진이 공개돼 데프콘, 이이경, 송해나를 집중시켰다. 사진을 확인한 데프콘은 “옥순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고, 송해나는 “영숙 같지 않냐”라고 추측했다. 이이경은 “현숙 느낌이 있다”라고 하는데, 과연 15기 결혼 커플이 누구일지 관심이 쏠린다.‘나는 솔로’는 오는 12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SBS PLUS와 ENA에서 방송한다.
2023.07.06 I 김가영 기자
"괴담이 불안감 증폭…매출 반토막에 예약 끊긴 지 2주"
  • "괴담이 불안감 증폭…매출 반토막에 예약 끊긴 지 2주"[르포]
  • [이데일리 조민정·김범준 기자 김영은 수습기자] “옛날 광우병 파동 때 괴담처럼 안 좋다고 얘기하니까 일반 국민들은 불안감이 생길 거 아니냐. 희망 없다고 장사 접은 상인이 최근 3개월 동안 15명도 넘는다. 전반적으로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들 느끼고 있다.”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25년 넘게 장사해온 전창배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얘기에 장탄식을 내뱉었다. 이 시장의 4개 상인회 중 하나인 대중상우회 총무를 맡고 있는 전씨는 “상인들은 언론과 정치인들 한마디한마디에 죽어나가고 있다”며 “자극적인 문구로 이슈화가 되니 속이 타들어 간다”고 했다.5일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김모(54)씨가 수조에서 어류를 건져 올리고 있다.(사진=김영은 수습기자)◇ “불안 이용한 선동, 광우병 때랑 닮았다”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발표한 지 하루 뒤인 5일에도 노랑진시장의 풍경은 전날과 다를 바 없었다. 오가는 손님들이 드물고 한산해, 상인들이 물 묻은 장화를 신고 지나간 까만 발자국만 시장 바닥에 또렷이 보였다. 간이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등 상인들의 모습은 무료하고 무기력해보였다.시장의 상인들은 야당 등을 중심으로 도는 ‘오염수 괴담’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오염수 방류 시 국민 먹거리 안전이 위협 받는다면서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 없다”는 등의 과격한 말들까지 나온 상황이다. 30년째 장사 중인 이모(66)씨는 “몇월 며칠에 방류하겠다는 결정이 나면 방송에 취약한 국민들은 내일모레 당장 죽는 걸로 생각할 것 같다”며 “수질검사 기간, 안전평가 등이 있는데도 괴담이 도니까 그러는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조개류를 파는 50대 박모씨도 “온라인에서도, 언론에서도 하도 괴담을 떠들어대니까 장사 개시도 못하는 날이 생겼다”며 “‘먹으면 다 죽는다’ 같은 말 말고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서 방류를 반대하면 도움이 되겠는데 국민을 불안하게만 하고 있다”고 했다. 장을 보러 왔던 70대 손님 김모씨는 “지금 미국산소고기 먹을 사람은 먹고 안 먹을 사람은 안먹는데 광우병 때는 나라 망할 것 처럼 불안하게 했잖나”라며 “정치인들이 선동하는 모습이 그때와 닮았다, 불안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오염수에 대한 불안, 이 불안을 증폭시키는 괴담으로 시장엔 손님들의 씨가 말라가고 있었다. 박씨는 “못 팔아도 하루에 30~100만원은 팔았었는데 요즘 들어 20~30만원 밖에 안 나오는 날이 많아졌다”고 했다. 40년 동안 장사해왔다는 윤모(63)씨는 “후쿠시마 방류 소식으로 시끄러웠던 지난달 무렵부터 손님이 눈에 띄게 줄더라”며 “일주일에 3~4회 정도 단골을 포함해 예약이 늘 꽉 차있었는데 예약이 끊긴 지 2주 정도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는 개시하고 손님을 한명도 못 받았다고 하는 상인들이 여럿 있다, 요즘 이런 일이 자주 있다”고 했다.지난 4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내부. 손님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사진=김영은 수습기자)◇ “정확·투명한 설명, 실효성 있는 정부 대책 필요”시장에서 만난 상인과 시민들은 정부가 올바른 정보 전달과 대책으로 국민에게 오염수로부터 안전하단 인식을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괴담도 문제지만,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처가 따라주지 않고 있단 점도 문제라는 것이다.상인 김모(54)씨는 “방류 결정에 민감한 국민들은 ‘방류=구입 안 한다’란 등식이 생기기 때문에 정부의 친절한 설명 없이 방류만 이뤄지면 우리는 전멸할 것”이라며 “IAEA가 삼중수소다 뭐다 하는 말을 하면서 과학적으로 방류해도 안전하단 근거를 내놓고 있는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더 쉽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상인 이씨도 “정부가 아주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그 부분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설명해줬으면 좋겠다”며 “오염수 방류로 인한 안전 관리에 준비가 제대로 돼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오랜만에 수산시장을 찾았다는 70대 남성 김모씨는 “당장 어느 지역이 제일 위험한지, 우리나라까지 얼마나 오염수가 오는지 등 방사능 정보를 정확히 알리고, 어떻게 대처할지 알기 쉽게 홍보도 해야 한다”며 “수치가 이렇다더라 하는 것 말곤 오염 물질이 얼마큼 도달하는지, 우리 식탁엔 얼마나 올라오는지 이런 기본적인 설명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 수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주일에 3회 실시하던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5회로 늘려 거의 매일 하고 있고, 하루에도 수시로 틈날 때마다 하고 있다”며 “수협중앙회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방류 이후 어떻게 대응할지 검사체계 강화 등에 대해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시장 상인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지원책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창배씨는 “여기는 법정 도매시장이라 정부에서 발행해주는 온누리상품권도 결제가 안된다”며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 온누리상품권이라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 중”이라고 덧붙였다.한편 IAEA는 전날 “11개 국가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원자력 안전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거의 2년 동안 작업한 결과”라며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려는 일본의 계획이 IAEA의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차관급)은 “IAEA가 국제적으로 합의된 권위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거기서 (결론)내린 거에 대해서 존중한다는 기본 입장은 이번에도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국내외 설득작업을 거쳐 이르면 8월에라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3.07.06 I 조민정 기자
‘중고차도 쿠팡처럼’ 오토플러스 “온라인 판매에 당일배송, 전액환불까지”
  • ‘중고차도 쿠팡처럼’ 오토플러스 “온라인 판매에 당일배송, 전액환불까지”[르포]
  • [인천 청라=이데일리 박민 기자] “중고차업계 쿠팡이라 보면 됩니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중고차를 찾아보고,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차량 상태 확인 및 맞춤 상담을 받고 결제까지 마치면 당일 배송도 가능합니다. 만약 마음에 안들 경우 반품 탁송비(서울 기준 3만5000원)만 받고 100% 전액 환불도 해줍니다.”인천 청라지구에 있는 오토플러스의 직영 상품화 공장 ATC(Autoplus Trust Center)) 전경.(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지난 22일 인천 서구 청라지구에 있는 오토플러스 ‘중고차 상품화 정비공장’(ATC·Autoplus Trust Center)’에서 만난 이정환 오토플러스 대표는 회사의 롤모델에 대해 온라인 유통기업 ‘쿠팡’을 들며 이 같이 말했다. 회사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불신과 편견이 큰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온라인 판매 전략을 택했다. 소비자가 실물로 차량을 보지 않고도 믿고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최상급의 중고차만 판매하겠다는 방침에서다.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국내 중고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직영 체제로 중고차 상품화 공장을 운영하며 차량 정밀진단부터 정비와 수리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이 대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차량을 직접 보지 않고, 사진이나 영상만 보고 사기에는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소비자들에게 구매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이라는 ‘확신’을 주는 게 가장 중요했고, 이를 위해 무엇보다 엄격한 품질관리가 필요해 차량 매입부터 품질검증, 정비와 수리, 판매와 환불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체 서비스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영중고차 업체인 오토플러스는 엔카와 헤이딜러와 같은 거래 플랫폼 업체보다는 매물 수는 적지만 철저한 관리가 가능해 균질한 품질을 추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이정환 오토플러스 대표.(사진=오토플러스)특히 오토플러스가 중고차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자리 잡게 한 원동력은 이날 찾은 오토플러스 ATC에 기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축구장 두 개 크기 규모의 이곳 ATC는 최초 차량 품질과 성능에 대한 정밀진단부터 판금도색과 도장 등 정비와 수리, 온라인 라이브 방송 스튜디오까지 원스톱으로 갖춘 곳이다. 특히 오토플러스는 이곳 ATC의 품질보증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고차 판매 온라인 사이트에서 ‘가성비 리포트’도 공개하고 있다. 출고 당시의 품질과 가격을 100%로 보고, 현재의 품질 상태와 가격 수준을 수치화해 비교 분석해주는 것이다. 오토플러스는 이곳 ATC를 인천 청라 이외에 부산에서도 한 곳 더 운영하고 있다.오토플러스 ATC가 자부하는 건 자체적으로 만든 15개 카테고리 260개 점검 시스템인 AQI(Autoplus Quality Inspection)다. AQI는 차량의 성능부터 기능, 품질, 외관 등 그야말로 차량의 모든 것을 다 들여다본다. 차량 하부 손이 쉽게 닿지 않는 곳도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 정비용 내시경도 도입했다. 이러한 엄격한 품질진단을 거친 뒤 일정 요건을 충족한 차량을 대상으로만 판매한다. 이 대표는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품질에 자신 있어야 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준에서 떨어지면 가차없이 소비자 판매에서 제외하고, 중고차 도매업체나 수출로 재매각한다”고 말했다. 인천 청라 오토플러스 ATC에서 정비사가 차량 성능 및 품질진단을 하고 있다.(사진=오토플러스)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오토플러스가 특허까지 받아 점검하는 항목이 ‘냄새 등급제’다. 비대면 판매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눈을 볼 수 없는 냄새까지 등급화해 이를 투명하게 알리고 있다. 차량 상태가 아무리 좋더라도 찌든 담배냄새나 애완견 배설물, 오래된 차량 특유의 악취 등이 날 경우 판매에서 제외한다. 박종호 오토플러스 생산본부장(전무)은 “기계가 잡아내지 못한 냄새까지 점검하기 위해 조향사 자격증을 취득한 향 전문가가 직접 냄새 측정과 개선 공정에 관여하고 있다”며 “오직 1~3등급에 해당하는 양질의 차량만을 대상으로 판매가 진행한다”고 말했다. 1등급으로 분류된 차량의 경우 무취에 가까울 만큼 쾌적한 실내 환경을 보증한다.오토플러스는 스스로 ATC의 품질인증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에서 품질 인증도 수년째 받고 있다. 국내 중고차 정비공장으로는 유일하게 독일의 시험인증기관 티유브이슈드(TUV SUD)로부터 4년째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156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티유브이슈드는 우리나라로 치면 KS인증 마크와 유사한 인증기관으로 자동차 품질 및 안전 시험, 검사, 인증에 있어 높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인정받는 곳이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굳이 왜 인증까지 받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며 “이는 스스로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차원“이라고 자부했다.오토플러스는 직영 정비공장 운영의 이점을 활용해 안정성과 주행성능에 영향을 주는 항목은 필수로 정비하고, 외관 흠집과 소모품 교체 등의 항목은 고객이 직접 선택해 개선할 수 있도록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주행에 문제되지 않는 부분까지 전체를 상품화해 판매사 수익성을 높이기보다 소비자 개별 취향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소비자에게 최상의 품질을 보증해도 막상 차를 받아봤다가 변심 등으로 구매를 취소하고자 하는 경우도 전체 1% 정도 있다”며 “고객이 만족하지 않을경우 8일 이내(800km 미만 주행)에는 반품 탁송비만 제외하고 100%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고 말했다.오토플러스는 온라인 비대면 판매를 강화하고, 오프라인 판매 지점은 축소하는 전략으로 ‘고정비 절감’과 ‘수익성 개선’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성과도 달성했다. 지난 한해 1만2649대의 중고차를 팔아 매출 2319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 5.6%를 달성하며 전년 2.92% 대비 두 배 가까이 수익성이 늘었다. 이 대표는 “중고차 1대를 팔았을 때 남는 영업이익이 2021년에는 29만원이었지만, 지난해는 87만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대형화, 집중화로 고정비를 크게 줄였고, 중고차 판매 리드타임(공정에 착수하는 시점부터 완제품이 출고되는 시점)도 개선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직영중고차는 입고되는 물량만큼 판매로 이어지는데 오토플러스는 올해 1만4000여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오토플러스의 비대면 중고차 브랜드 ‘리본카’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비자에게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오토플러스)
2023.07.02 I 박민 기자
최민식 "34년 연기 외길… 여전히 뜨겁게 사랑하고 있어"
  • 최민식 "34년 연기 외길… 여전히 뜨겁게 사랑하고 있어"
  • 배우 최민식이 30일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신구 선생님도, 이순재 선생님도 계시는데… 대배우라뇨? 전 어림 반 푼어치도 없습니다.”연기 경력 34년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이 ‘대배우’라는 호칭에 대해 화들짝 놀라면서 이같이 답했다.최민식은 30일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배우 특별전 ‘최민식을 보았다’ 기자회견에서 “이순재 선생님은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연극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다”며 “이런 분들이 바로 대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대배우란 수식어는 배우 인생을 통틀어서 존경받을 분들에게 붙여드려야 한다”며 “겸손이 아니라 좀 멋쩍고 어색하다. (대배우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그러면서 최민식은 “신구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처럼 인생의 풍요로움과 깊이를 더해 그 연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며 “작품을 더 즐기고 음미하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고 소망했다.올해로 61세가 된 최민식은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잠깐이나마 과거를 돌아보게 됐다”며 “34년 동안 연기 밖에 한 게 없다. 밥을 안 먹으면 안 되듯, 이젠 연기가 생활이 됐다”며 “연기는 아직까지도 내가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이 식으면 미련 없이 떠나겠지만, 아직까지는 (연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최민식은 또 “60세가 넘어가면서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앞으로는 더 많은 장르와 (연기) 표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삶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이유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이번 특별전에서는 박종원 감독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부터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신화를 쓴 ‘쉬리’, ‘해피엔드’, ‘파이란’, ‘올드보이’, ‘꽃피는 봄이 오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천문: 하늘에 묻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까지 1990년대부터 최근 개봉작 중에서 최민식 배우가 직접 선정한 10편을 상영한다. 또한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으로 두 편의 한국영화아카데미 단편 출연작인 ‘수증기’(1988)와 ‘겨울의 길목’(1989)을 디지털 복원해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민식 배우의 지난 여정을 집대성한 기념 책자 발간, 전시회, 배우가 직접 참여하는 메가토크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2023.06.30 I 윤기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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